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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민중을 기록하다(박태순·황석영 외 20인 지음, 실천문학 펴냄) 스무 편의 르포와 한 편의 시로 엮은 한국 현대사다. 박태순, 황석영, 공지영, 윤정모, 오수연 등 한국 대표 작가들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21개 사건들에 직접 뛰어들어 역사 한 줄 기록되지 않은 자들의 침묵을 깨뜨리고 우리가 외면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담았다. 아무도 모르는 청계피복공장 23살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추적하고, 기사 한 줄로만 기록된 강원도 고한 탄광지대 산재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대검으로 무장한 공수부대에 맞선 5월 광주의 시민들과 함께하며 불법 이주로 내쫓기는 갈색 눈의 노동자들과 같이 분노하고, 미군기지 이전에 맞서 살붙이 같은 터전을 지키려는 황혼기 노인들의 손을 맞잡았다. 616쪽. 2만 8000원. 외교의 시대(윤영관 지음, 미지북스 펴냄) 한국의 국제정치적 상황과 나아가야 할 길을 밝힌 외교 전략서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격화되기 시작했고, 한반도가 위치한 동아시아는 두 대국의 첫 번째 격돌 장이 됐다.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자 국제정치학자인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책에서 향후 국제 질서가 흔히 이야기하는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 양극 체제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보다는 미국과 중국이 제1변수가 되고 일본, 러시아, 인도, 유럽 등 대국들이 제2변수가 되는 다극 체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출판사 측은 “한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질서가 양극화하는 것을 막고 통일을 이뤄야 한다”며 “이 책은 이를 위한 한국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416쪽. 2만원. 베이징 800년을 걷다(조관희 글, 푸른역사 펴냄) 베이징은 원나라 이후 현재까지 800년 이상 한 나라의 수도로서 중국의 심장부 역할을 해 왔다. 단순히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집적돼 있는 공간이다.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선 베이징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소설로 읽는 중국사’ ‘조관희 교수의 중국사 강의’ 등을 통해 중국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힘써 온 저자는 이번 책에서 중국의 속살을 날것 그대로 만날 수 있도록 베이징의 모든 것을 담았다. 2008년 펴낸 ‘세계의 수도 베이징’을 새롭게 다듬으면서 베이징의 역사, 문화, 풍습, 제도 등을 보다 알기 쉽도록 다시 썼다. 저자는 “베이징은 중국인들의 중화 관념에 따라 만들어진 계획도시”라고 설명했다. 368쪽. 1만 8000원. 이십원 쁘로젝뜨: 미친 방랑(문정수·김광섭 지음, 이정수 사진, 북하우스 펴냄) 세 명의 청춘이 모였다. 특별히 오랜 벗? 아니다. 문득 만나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20원-딱히 부여할 의미는 없지만 무가치함의 상징쯤 된다-만 들고 서울에서 부산을 향해 떠났다. 삼복더위에 갓 쓰고 저고리 입고 걸으니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차를 태워 주거나 잠을 재워 주기도 해서 교통과 숙박의 걱정은 덜고, 권하는 술잔 넙죽넙죽 받아먹으며 요기하고, 흥이 나면 각설이 타령을 뿜어내거나 엉터리 사주관상쟁이 흉내를 내며 인생 상담한 대가로 돈을 벌었다. 대책 없이 영혼은 자유로운 이들은 좌충우돌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인생의 행복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한다. 기성세대의 어설픈 위로보다 훨씬 낫다. 348쪽. 1만 5000원. 존 프리먼의 소설가를 읽는 방법(존 프리먼 지음, 최민우·김사과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저자는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계간지 ‘그랜타’의 편집장 출신이다. 당시 오에 겐자부로, 귄터 그라스, 무라카미 하루키, 존 업다이크, 조이스 캐럴 오츠, 모옌, 필립 로스 등 노벨문학상, 퓰리처상, 부커상 등을 받은 세계적 문학의 거장 70명과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문학을 자신의 언어와 사유로 유려하게 펼쳐냈다. 문학사의 교과서와 같은 얘기, 대표작의 서사가 만들어진 배경, 그 대표작의 그늘에 가려진 다른 작품이 담아낸 깊이 등을 따라가다 보면 진짜 작가가 갖춰야 할 자세, 정신 등이 죽비 소리처럼 다가온다. 580쪽. 1만 8000원.
  • [커버스토리] 올해 노벨상 주인공은 누구

    [커버스토리] 올해 노벨상 주인공은 누구

    올해는 어떤 ‘깜짝 수상자’가 나올까. 오는 5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엿새간 6개 분야의 주인이 가려질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9일과 10일 각각 평화상과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문학상 수상자 발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관례상 8일이 유력하다. 이미 각계 인사들과 도박사이트들은 올해 수상자가 누가 될지를 놓고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상 수상 여부다. 또 중국 소설가 모옌(2012년) 이후 3년 만에 아시아계 등 제3세계 작가의 문학상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상을 받는다면 역대 교황 중 첫 수상자가 된다. 종교인으로선 달라이 라마(1989년) 이후 26년 만이며, 가톨릭 성직자로선 테레사(1979년) 수녀 이후 36년 만이다. 또 10년 넘게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은 시인이 막판 이변을 연출한다면, 114년 역사의 노벨상에서 김대중(2000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수상자로 기록된다. 노벨상은 역대 수상자와 다양한 시상기관, 물리학·화학·생리의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학자들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이를 기초로 각 수여 기관이 최종 수상자를 선별한다. 다만 각 부문 후보는 관례상 50년 동안 공개되지 않는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평화상 후보 난립 노벨상 웹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평화상 후보로는 기관 68곳, 개인 205명 등 모두 273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278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일단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꼽은 유력 후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인 영국의 베트페어(www.betfair.com)는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높은 4대1의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올해 54년 만에 이뤄진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의 숨은 중재자로 알려져 있다. 또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정부와 반군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국제 분쟁 종식과 인권 문제, 환경 문제까지 폭넓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어 성폭행 여성 수천 명을 치료한 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5대1), 많은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한 무시에 제라이(13대2) 신부 등이 유력한 수상후보로 꼽힌다. 단체로는 러시아의 언론사 노바야가제타(8대1)와 일본 국민(평화헌법 9조를 지켜낸 일본 사람들·10대1)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미 국가안보국(NSA)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상 12대1)과 반기문(14대1) 유엔 사무총장 등이 거론됐다. 사이트 순위에는 없지만 역사적 이란 핵합의를 끌어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수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AFP는 시리아 난민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며 난민 문제를 공론화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유력한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꼽았다. ●제3세계 문학인들 강세… 과학 분야에선 여풍 드세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는 모두 198명이 추천받았다. 이 중 36명이 올해 처음으로 추천된 작가다. 베트페어는 우크라이나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5대1의 배당률로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언론인 출신인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증언록인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등 다큐멘터리 형식의 산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어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대1), 케냐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7대1),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와 조이스 캐럴 오츠(이상 10대1)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은 노르웨이의 욘 포세,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이상 18대1)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평화상과 문학상은 대중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변수가 많은 분야로 꼽힌다. 학계에서 확고한 공적을 인정받는 이들이 수상하는 경제·과학 분야와 달리 예측이 쉽지 않다. 도박사이트들이 따로 베팅 코너를 꾸리는 이유다.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를 예측해 온 톰슨 로이터는 지난달 25일 올해의 화학·생리의학·물리학·경제학 분야 예상 수상자 명단을 내놨다. 그런데 유독 여풍이 드세다. 톰슨 로이터는 “2002∼2014년 12년간 예상 수상자 명단에 오른 여성은 6명에 불과했는데 올해에만 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 저자 중 여성 비율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초반 ‘X선 회절사진’으로 DNA 구조를 밝힌 영국의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상에서 배제됐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위상이다. 노벨상이 처음 시상된 1901년 이후 단지 17명의 여성만이 과학분야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에선 유전질환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한 유전체 편집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가 후보로 꼽힌다. 생리의학상에선 ‘단백질 펴짐 반응’이라고 불리는 메커니즘을 연구한 모리 가즈토시 일본 교토대 교수와 피터 월터 UC 샌프란시스코대 교수가 거론됐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극저온에서 존재하는 최초의 ‘페르미온 응축물’을 만든 데버러 진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교수 등이 언급됐다. 경제학 분야에선 정치적 판단과 시장의 관계를 밝힌 리처드 블런델 런던대 교수 등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노벨상 선정 뒤에는 정치적 판단? 올해 노벨상 선정도 숱한 뒷얘기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추악한 뒷모습을 그린 스웨덴 영화 ‘노벨스 라스트 윌’(2012년)처럼 말이다. 영화에선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의 암투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뒤바꿔 놓았지만 현실에선 정치적 고려가 당락을 가를 변수로 보인다. 역사학자로 25년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예이르 루네스타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선된 지 얼마 안 된 오바마에게 상을 준 것은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해 달라’는 취지였지만 심사위원들의 기대를 채워 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노벨상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막대한 부를 일군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남긴 유언에 따라 제정됐다. 노벨은 그의 유산 약 3100만 크로나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기부했고,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유산을 기금으로 노벨재단을 설립해 1901년부터 노벨상을 수여했다. 노벨상은 애초 생리의학, 화학, 물리학, 문학, 평화 등 5개 부문에 수여됐는데, 스웨덴중앙은행이 1968년 노벨을 기리며 경제학상을 신설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화학상·물리학상·경제학상),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생리의학상), 스웨덴한림원(문학상),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평화상)가 나누어 심사한다. 노벨이 유서를 작성하고 노벨재단이 설립될 무렵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하나의 나라였다. 1905년 나라가 분리됐지만 심사 및 수여 기관은 바뀌지 않았다.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개최되며,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머지 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수여된다. 수상자는 상장과 금메달, 상금을 받는다. 상금은 올해 부문당 약 800만 크로나(약 11억원)이며 한 부문 수상자가 다수일 경우 나눠 갖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커버스토리] 올해 노벨상 주인공은 누구

    [커버스토리] 올해 노벨상 주인공은 누구

    올해는 어떤 ‘깜짝 수상자’가 나올까. 오는 5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엿새간 6개 분야의 주인이 가려질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9일과 10일 각각 평화상과 경제학상 수상자가 공개된다. 문학상 수상자 발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관례상 8일이 유력하다. 이미 각계 인사들과 도박사이트들은 올해 수상자가 누가 될지를 놓고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상 수상 여부다. 또 중국 소설가 모옌(2012년) 이후 3년 만에 아시아계 등 제3세계 작가의 문학상 수상이 점쳐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상을 받는다면 역대 교황 중 첫 수상자가 된다. 종교인으로선 달라이 라마(1989년) 이후 26년 만이며, 가톨릭 성직자로선 테레사(1979년) 수녀 이후 36년 만이다. 또 10년 넘게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고은 시인이 이변을 연출한다면, 114년 역사의 노벨상에서 김대중(2000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인 수상자로 기록된다. 노벨상은 역대 수상자와 다양한 시상기관, 물리학·화학·생리의학 분야에서 활동하는 학자들로부터 추천을 받는다. 이를 기초로 각 수여 기관이 최종 수상자를 선별한다. 다만 각 부문 후보는 관례상 50년 동안 공개되지 않는다.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평화상 후보 난립  노벨상 웹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평화상 후보로는 기관 68곳, 개인 205명 등 모두 273건의 추천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278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일단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꼽은 유력 후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인 영국의 베트페어(www.betfair.com)는 2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높은 4대1의 배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은 올해 54년 만에 이뤄진 미국과 쿠바 국교 정상화의 숨은 중재자로 알려져 있다. 또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정부와 반군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국제 분쟁 종식과 인권 문제, 환경 문제까지 폭넓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어 성폭행 여성 수천 명을 치료한 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5대1), 많은 아프리카 난민을 구조한 무시에 제라이(13대2) 신부 등이 꼽힌다. 단체로는 러시아의 언론사 노바야가제타(8대1)와 일본 국민(평화헌법 9조를 지켜낸 일본 사람들·10대1)이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이케다 다이사쿠 창가학회 명예회장, 미 국가안보국(NSA) 내부 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상 12대1)과 반기문(14대1) 유엔 사무총장 등이 거론됐다. 사이트 순위에는 없지만 역사적 이란 핵합의를 끌어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의 수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AFP는 시리아 난민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며 난민 문제를 공론화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유력한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꼽았다.    ●제3세계 문학인들 강세…과학 분야에선 여풍 드세  ‘노벨상의 꽃’으로 불리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는 모두 198명을 추천받았다. 이 중 36명이 올해 처음으로 추천된 작가다.  베트페어는 우크라이나의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5대1의 배당률로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언론인 출신인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증언록인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등 다큐멘터리 형식의 산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어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대1), 케냐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7대1),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와 조이스 캐럴 오츠(이상 10대1) 등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은 시인은 노르웨이의 욘 포세,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이상 18대1)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평화상과 문학상은 대중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변수가 많은 분야로 꼽힌다. 학계에서 확고한 공적을 인정받는 이들이 수상하는 경제·과학 분야와 달리 예측이 쉽지 않다. 도박사이트들이 따로 베팅 코너를 꾸리는 이유다.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를 예측해 온 톰슨 로이터는 지난달 25일 올해의 화학·생리의학·물리학·경제학 분야 예상 수상자 명단을 내놨다. 그런데 유독 여풍이 드세다. 톰슨 로이터는 “2002∼2014년 12년간 예상 수상자 명단에 오른 여성은 6명에 불과했는데 올해에만 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 저자 중 여성 비율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초반 ‘X선 회절사진’으로 DNA 구조를 밝힌 영국의 로절린드 프랭클린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수상에서 배제됐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위상이다. 노벨상이 처음 시상된 1901년 이후 단지 17명의 여성만이 과학분야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에선 유전질환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을 알아내기 위한 유전체 편집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 버클리대 교수가 후보로 꼽힌다. 생리의학상에선 ‘단백질 펴짐 반응’이라고 불리는 메커니즘을 연구한 모리 가즈토시 일본 교토대 교수와 피터 월터 UC 샌프란시스코대 교수가 거론됐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극저온에서 존재하는 최초의 ‘페르미온 응축물’을 만든 데버러 진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교수 등이 언급됐다. 경제학 분야에선 정치적 판단과 시장의 관계를 밝힌 리처드 블런델 런던대 교수 등이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   ●노벨상 선정 뒤에는 정치적 판단?  올해 노벨상 선정도 숱한 뒷얘기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추악한 뒷모습을 그린 스웨덴 영화 ‘노벨스 라스트 윌’(2012년)처럼 말이다. 영화에선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의 암투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뒤바꿔 놓았지만 현실에선 정치적 고려가 당락을 가를 변수로 보인다.  역사학자로 25년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예이르 루네스타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2009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선된 지 얼마 안 된 오바마에게 상을 준 것은 ‘앞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해 달라’는 취지였지만 심사위원들의 기대를 채워 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노벨상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막대한 부를 일군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남긴 유언에 따라 제정됐다. 노벨은 그의 유산 약 3100만 크로나를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에 기부했고,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유산을 기금으로 노벨재단을 설립해 1901년부터 노벨상을 수여했다. 노벨상은 애초 생리의학, 화학, 물리학, 문학, 평화 등 5개 부문에 수여됐는데, 스웨덴중앙은행이 1968년 노벨을 기리며 경제학상을 신설했다. 노벨상 수상자는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화학상·물리학상·경제학상), 스웨덴 스톡홀름의 카롤린스카의학연구소(생리의학상), 스웨덴한림원(문학상),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평화상)가 나누어 심사한다. 노벨이 유서를 작성하고 노벨재단이 설립될 무렵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하나의 나라였다. 1905년 나라가 분리됐지만 심사 및 수여 기관은 바뀌지 않았다.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 개최되며, 평화상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나머지 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수여된다. 수상자는 상장과 금메달, 상금을 받는다. 상금은 올해 부문당 약 800만 크로나(약 11억원)이며 한 부문 수상자가 다수일 경우 나눠 갖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여름의 끝에서 카버·하루키를 읽다

    여름의 끝에서 카버·하루키를 읽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작가의 미발표작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문학동네)와 발표작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비채)다. 하루키는 카버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는 1988년 카버 사후 그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초기의 미발표 단편소설 다섯 편과 장편소설 일부, 에세이 등이 수록돼 있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학에 대한 견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 체호프·헤밍웨이 등 작가들에 대한 소견 등이 실려 있다. 출판사는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수 있고, 카버는 생전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의 장편소설 조각은 장편 작가로서 카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 설명했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는 서문에서 “카버의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애프터 다크’는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되던 2004년에 발표한 열한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어둠의 저편’이란 제목으로 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비채가 번역자를 달리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한밤에서부터 날이 밝기까지 7시간 동안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을 그렸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동생 ‘마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하루키 문학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을 쓰며 다진 근육이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1Q84’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평론가 권택영은 “작가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답게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인 영상 표현기법으로 그려 낸 야심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레이먼드 카버 미발표작 ‘내가 필요하면...’ 출간

    레이먼드 카버 미발표작 ‘내가 필요하면...’ 출간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작가의 미발표작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문학동네)와 발표작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비채)다. 하루키는 카버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는 1988년 카버 사후 그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초기의 미발표 단편소설 다섯 편과 장편소설 일부, 에세이 등이 수록돼 있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학에 대한 견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 체호프·헤밍웨이 등 작가들에 대한 소견 등이 실려 있다. 출판사는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수 있고, 카버는 생전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의 장편소설 조각은 장편 작가로서의 카버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고 설명했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는 서문에서 “카버의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애프터 다크’는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되던 2004년에 발표한 열한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어둠의 저편’ 제목으로 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비채가 번역자를 달리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한밤에서부터 날이 밝기까지 7시간 동안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을 그렸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동생 ‘마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하루키 문학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을 쓰며 다진 근육이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1Q84’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평론가 권택영은 “작가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답게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 영상 표현기법으로 그려낸 야심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달콤한 유혹’ 디저트 먹으러 백화점에 간다

    ‘달콤한 유혹’ 디저트 먹으러 백화점에 간다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은 29살의 평범한 여자 김삼순.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 줄 아는 파티시에다. 좋지 않은 인상으로 시작했던 레스토랑 사장 진헌과의 인연은 그녀가 만든 달콤한 망고 무스 케이크로 시작해 사랑으로 이어진다. 2005년 방영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은 삼순이지만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디저트였다. 이 드라마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디저트를 만드는 장인을 말하는 파티시에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무스 케이크, 마들렌, 밀푀유 등의 지금은 익숙해도 당시에는 생소했던 디저트들을 알게 됐다. ●명품 가방은 못 사도 디저트는 먹는다? 드라마가 방영된 지 10년이 지난 현재 디저트는 이른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분야로 진화했다. 농담 삼아 밥을 먹는 배와 디저트를 먹는 배가 따로 있다고 말할 정도로 디저트는 주식 그 이상으로 중요해졌다. 물론 버터와 설탕으로 가득한 디저트를 먹고 살찔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가 음식에 대해 쓴 수필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에서 무스 쇼콜라에 대해 오죽하면 악마처럼 달콤한 맛이라고 표현하지 않았겠는가. 패트병 뚜껑만한 크기의 초콜릿 하나가 5000원 안팎에다 칼로리가 높음을 알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값비싼 디저트를 사 먹으며 맛은 물론 고급스러움이란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이런 사람들의 만족을 채워 주면서 동시에 고객 유치를 위해 인기 디저트 전문점들을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박보영 갤러리아백화점 F&B전략팀 바이어는 “미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디저트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명품 가방 등은 쉽게 구매하기 어렵지만 디저트는 스몰 럭셔리의 한 분야로 누구나 쉽게 고급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황슬기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수석바이어는 “디저트 브랜드들은 고객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점포 내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 때문에 백화점 업계에서는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밝혔다. 맛있다고 해서 바이어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권진희 AK플라자 상품본부 식품팀 과장은 지난해 여름 일본 홋카이도 현지에서 유명한 ‘르타오’의 ‘더블 프로마쥬 치즈케이크’를 발견하고 분당점에 입점시키기 위해 일본 현지를 왔다 갔다 하며 1년 가까이 일본 본점을 설득했다. 권 과장은 “반짝 유행하고 없어질 브랜드가 아닌 수년을 이어질 브랜드를 고르고 어딜 가나 먹어볼 수 있는 디저트가 아닌 희소가치가 있는 디저트를 고르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고생스럽게 입점시킨 디저트 브랜드들은 백화점 매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도쿄,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서 3번째로 입점시킨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피에르 에르메 파리’는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각각 월평균 2억 5000만~3억원 매출을 올리며 현대백화점 식품관 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7월 본점 신관에 입점시킨 일본 생초콜릿 브랜드 ‘로이즈’는 지난달 매출 실적이 지난해 7월보다 약 10% 정도 올랐다. 파블로, 라꾸르구르몽드 등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한 롯데백화점의 디저트 상품군 매출 신장률은 2012년 30%, 2013년 23%, 2014년 29%, 2015년 상반기 27%로 크게 오르고 있다. ●맛있다고 입점?… 수년간 이어질 브랜드 ‘낙점’ 해외 유명 디저트만 입점시키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각지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한 제품들도 백화점에서 즐길 수 있다. AK플라자 분당점에서는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한 샌드위치 맛집 ‘마리앤마사’의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다. 압구정 갤러리아 식품관 고메이494에서는 서래마을에서 유명한 스페인 추로스 전문점 ‘츄로 101’의 추로스를 만나 볼 수 있다. 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과 수원점에서는 한국 제과 명장인 김영모 명장의 대표 디저트 ‘몽블랑’을 음미할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무라카미 하루키, 아베 역사인식에 일침

    무라카미 하루키, 아베 역사인식에 일침

    무라카미 하루키, 아베 역사인식에 일침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17일 보도된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잘한 사실이 어쨌건 간에 (일본이) 타국을 침략했다는 개요는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무라카미는 한중일 관계를 언급하며 “역사인식은 매우 중요하기에,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상대국이 ‘시원하게 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정도 사죄했으니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는 오는 8월로 예정된 전후 70주년 담화 발표와 관련,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문구를 넣을지 말지 망설이는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인식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루키 “日, 韓·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하루키 “日, 韓·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일본의 세계적인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6)는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며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루키는 17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잘한 사실이 어쨌든지 간에 (일본이) 타국을 침략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루키는 한·중·일 관계에 대해 “역사 인식은 매우 중요하기에 제대로 사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국이 ‘시원하게 한 것은 아니더라도 그 정도 사죄했으니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는 8월로 예정된 전후 70주년 담화 발표와 관련,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문구를 넣을지 말지 저울질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역사 인식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키는 “동아시아 문화권에는 아주 큰 가능성이 있고, 시장으로서도 매우 큰 양질의 시장이 될 것”이라며 “서로 으르렁대서는 좋을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경제 대국이고, 중국과 한국이 개발도상국이던 시대에는 여러 문제가 억제돼 왔지만 중국과 한국의 국력이 상승해 그 구조가 무너지면서 봉인됐던 문제가 분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져 온 일본에는 자신감 상실 같은 것이 있어서 좀처럼 그런 전개(한국과 중국의 부상)를 솔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3국 관계가) 진정될 때까지 분명 파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키는 지난해 11월 3일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도 일본 사회에 만연한 책임의식 회피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화가 황주리와 패션 ‘컬래버’/문소영 논설위원

    협력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은 줄여서 ‘컬래버’(collabo)라고 부른다. 역사적으로 ‘컬래버’를 호명할 때는 제2차 세계전쟁 때 독일 나치 정부에 협력했던 내통자나 부역했던 배신자들을 말한다. 주로 프랑스에서 사용했다. 현대에서 거론하는 ‘컬래버’는 긍정적이고 예술적이다. 예술가나 연예인들이 의류·도자기 등의 브랜드와 협력하거나, 다른 두 개 이상의 분야가 다른 브랜드끼리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컬래버’는 2000년대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예술가나 연예인,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은 ‘한정판’(리미티드) 제품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값비싼 상품에 예술적 감성이 덧붙여지면 다른 경쟁 제품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컬래버’를 주도했던 대표적 회사가 루이비통이다. 갈색의 모노그램 가방이 더이상 젊은 고객에게 소구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루이비통은 2001년 벽면 낙서처럼 보이는 그라피티 작가인 스티븐 스프라우스와 협업해 ‘그라피티’ 컬렉션을 선보였다. 변화의 조짐을 보고 2003년에는 일본의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멀티 컬러 모노그램’을, 2005년에는 ‘채리 모노그램’을 각각 내놓았다. 이후 무라카미 다카시는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루이비통은 2012년에도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여성작가 구사마 야요이와 ‘물방울 컬렉션’을 내놓았다. ‘아트 컬래버’ 덕분에 루이비통은 보수적이고 고루한 이미지를 떨쳐내고서 경쟁자인 구찌를 2003년부터 압도했다. 또 고가 상표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국내 기업들은 예술가와의 컬래버가 그렇게 많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몇몇을 제외하고 황무지에 가깝다. 화가 황주리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지금 (서울 삼성동)코엑스에서 제 그림 이미지로 이영주 패션디자이너가 컬래버 패션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림 옷을 입고 워킹도 해요ㅡ하하!”라며 글을 올려 미술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현장에서 자신의 작품이 프린트된 화려한 코트를 입고 찍은 ‘셀카’도 직접 올렸다. 황 작가의 그림 ‘불독 베티’가 티셔츠로 살아나고, 최근 작품인 ‘식물학 시리즈’의 각종 모티브가 고급 맞춤복이 돼 9등신의 모델들이 입고 활보하는 동영상을 보니 아트 컬래버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 신선하게 느껴진다. 황 작가의 ‘식물학 시리즈’는 2013년에도 여행가방 브랜드인 샘소나이트와도 아트 컬래버 상품으로 나왔지만 생생한 현장의 느낌은 덜 하다. 황 작가는 “패션의 아트 컬래버는 생각보다 훨씬 활기 있게 작품들이 활용됐다”며 만족했다. 순수예술을 전시장에서만 본다는 관습이 깨지고 있는 시대에 더 많은 작가와 더 많은 영역에서 컬래버가 이루어지고, 패션이나 생활 소품에서도 예술이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10년간 최다판매 작가 日 무라카미 하루키, 총 몇권 판매?

    10년간 최다판매 작가 日 무라카미 하루키, 총 몇권 판매?

    10년간 최다판매 작가 日 무라카미 하루키, 총 몇권 판매? 10년간 최다판매 작가 한국에서 10년간 가장 많은 책을 판매한 작가는 누구일까. 2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해 2월까지 작가별 도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89만 4000여 권을(교보문고 기준) 판매해 10년간 최다판매 작가로 선정됐다. 이는 2009년 출간돼 열풍을 일으킨 ‘1Q84(전 3권)’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루키의 뒤를 잇는 작가는 87만 3400여 권의 판매량을 기록한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다. 베르베르는 ‘제3인류(전 6권)’, ‘신(전 6권)’, ‘뇌(전 2권)’ 등 시리즈물을 발표해 인기를 모았다. 한국 작가 공지영도 69만 6300권을 판매하면서 3위에 올랐다. 2005년 이후 발간한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즐거운 나의 집’ 등이 주목을 받았다. ‘도가니’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영화로 제작돼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 다음으로는 히가시노 게이고, 파울로 코엘료, 기욤 뮈소, 김진명, 신경숙, 조앤 K 롤링, 조정래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살만 루슈디가 겪은 ‘도피생활 12년’ 무라카미 류가 그려낸 日 중·장년의 삶

    살만 루슈디가 겪은 ‘도피생활 12년’ 무라카미 류가 그려낸 日 중·장년의 삶

    영국, 일본의 유명 작가 작품이 잇따라 번역 출간됐다. 살만 루슈디의 자서전 ‘조지프 앤턴’(문학동네)과 무라카미 류의 소설집 ‘55세부터 헬로라이프’(북로드)다. ‘조지프 앤턴’은 이슬람교의 탄생 과정을 도발적으로 묘사한 소설 ‘악마의 시’로 1989년 이란의 종교 지도자 호메이니에 의해 유례없는 공개 처단명령이 떨어졌던 루슈디의 자서전이다. ‘악마의 시’ 집필 계기와 작품을 둘러싼 논란, 처단명령 발동 시점부터 영국·이란 정부 간 협상에 따른 명령 철회, 2002년 영국 경찰 특수부대의 루슈디 경호업무가 해제되기까지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13년의 기록이다. 호메이니는 ‘악마의 시’ 출판 당시 “자랑스러운 전 세계 무슬림에게 공포한다. 이슬람교와 예언자 무함마드와 쿠란을 모독한 ‘악마의 시’ 작가에게, 그리고 이 책 내용을 알면서도 출판에 관여한 모든 자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어디서든 그자들을 발견하는 즉시 처단하기를 모든 무슬림에게 촉구한다”(16쪽)는 내용의 ‘칙령’(파트와)을 발표했다. 파트와의 후폭풍은 거셌다. 이탈리아어 번역가는 칼에 찔려 중상을 입었고 일본어 번역가는 살해당했다. ‘조지프 앤턴’은 루슈디가 ‘악마의 시’를 발표한 뒤 도피생활을 하며 지은 가명이다. 그가 존경하는 작가 조지프 콘래드와 안톤 체호프에서 따왔다. ‘55세 헬로라이프’는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 사회를 배경으로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4050세대의 가느다란 희망을 담고 있다. 작가는 대표작 ‘69’ 이후 30여년 만에 ‘55’라는 숫자를 들고 나왔다. 전후 풍요로운 일본 사회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춘들의 얘기를 담은 ‘69’와는 정반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TV만 보는 남편과 이혼하고 재혼남들을 만나며 사랑을 찾는 여자(‘결혼상담소’), 작은 출판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뒤 노숙자만 보면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는 남자(‘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 중견 가구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려나자 조기 퇴직한 뒤 재취업의 어려움을 겪는 남자(‘캠핑카’), 무뚝뚝한 남편 대신 반려견에게 의지하는 여자(‘펫로스’), 운송회사를 다니다 그만두면서 아내와 헤어지고 트럭운전사로 살아가는 남자(‘여행 도우미’) 등 5편의 중편소설을 통해 중장년의 절망과 희망을 여과 없이 보여 준다. 현대 일본 사회의 시대적 문제를 앞장서서 읽어내는 작가라는 평에 걸맞게 인생의 변곡점에 선 중장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세계적 문호 24인 ‘창작의 고통과 즐거움’

    세계적 문호 24인 ‘창작의 고통과 즐거움’

    세계 문학 거장들은 언제, 어떤 식으로 글을 쓸까. 실제 인물에 착안해 등장인물을 창조할까. 이 물음들에 명쾌한 답을 내놓은 책이 나왔다. ‘작가란 무엇인가’(다른)다. 지난해 1월 1권이 출간된 데 이어 최근 2, 3권이 잇달아 발간됐다. ‘작가란 무엇인가’는 미국의 저명한 문학잡지 ‘파리 리뷰’가 세계적인 문호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을 엮었다. 파리 리뷰는 1953년 창간 이후 노벨 문학상, 퓰리처상, 부커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들을 인터뷰해 오고 있다. 작가들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글쓰기 습관과 동기 부여 과정, 열정, 소설가로서의 영욕 등을 낱낱이 고백했다. 출판사는 파리 리뷰에서 인터뷰한 소설가 250여명 가운데 국내에 소개된 작가 7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에 참여한 독자, 국내 문예창작학과 대학생, 작가, 평론가의 의견을 종합해 ‘가장 만나고 싶은 작가’ 36명을 선별해 12명씩 묶어 3권으로 펴냈다. 2권엔 올더스 헉슬리,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도리스 레싱, 귄터 그라스, 토니 모리슨, 주제 사라마구, 스티븐 킹 등이, 3권엔 앨리스 먼로, 트루먼 커포티, 커트 보니것, 줄리언 반스, 잭 케루악, 수전 손태그, 프랑수아즈 사강 등이 실렸다. 앞서 나온 1권엔 움베르토 에코, 무라카미 하루키,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이 수록됐다. 출판사 측은 “소설가들이 겪는 문학의 고통과 즐거움이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소설을 쓰고 있거나 글을 다루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학평론가 이현우는 “작가들의 육성을 들으며 우리는 그들의 문학을 좀 더 가슴 가까이에 놓고 싶어질 것”이라며 “우리의 심장박동을 더 크게 해 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소설가 정이현은 “인터뷰로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작가론이자 창작론”이라며 “작가로 구성된 인터뷰어들은 때론 냉철하고 때론 사려 깊게 공들여 준비한 질문을 던지고 답을 경청함으로써 깊은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권승혁 서울여대 영문과 교수와 김진아 충북대 영문과 교수가 번역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소설가 무라카미 음악가 오자와 ‘두 거장의 만남’

    소설가 무라카미 음악가 오자와 ‘두 거장의 만남’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와 마에스트로가 만났다. 수십 년간 음악가로서 작가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큰 산을 이룬 두 거장의 만남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음악, 인생에 대해 묻고 오자와 세이지가 답했다. ‘오자와 세이지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비채)에서다. 인터뷰는 오자와가 식도암으로 음악 활동을 쉬게 된 1년여에 걸쳐 이뤄졌다. 무라카미는 가나가와현 자택이나 도쿄 작업실로 오자와를 초대하기도 하고, 오자와가 강의하는 ‘스위스 국제음악아카데미’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콘서트와 콘서트 사이, 제네바에서 프랑스 파리로 이동하는 특급열차 안에서도 대화를 나눴다. 오자와의 지휘로 사이토 기넨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브람스 교향곡 제1번 다단조 작품68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장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5번 내림마장조 작품82 등 다양한 곡을 들으며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학창 시절, 사이토 기넨 오케스트라가 탄생한 근원점인 스승 사이토 히데오에 대한 추억, 뉴욕 필 부지휘자 시절 레니 번스타인과의 에피소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빈 국립오페라극장 음악감독 재임 시절 이야기 등 오자와의 음악 인생을 반추했다. 악보 해석 같은 전문 지식부터 베토벤, 브람스, 말러 등 일반 교양 수준의 클래식 이야기까지 두루 나눴다. 둘은 비슷한 점도 있다. 오자와는 음악 안의 자음과 모음에 귀를 기울이고 하루키는 글을 쓸 때 리듬을 중시한다. 무라카미는 말한다. “나는 오자와씨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조금이라도 더 많이 ‘좋은 음악’을 이 세상에 선사해 주시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좋은 음악’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그것을 소중한 연료로 삼아 살기 위한 의욕을 충전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2015년 연극 미리보기

    2015년 연극 미리보기

    지난해 세월호 참사 등으로 침체를 겪었던 연극계가 새해를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놓쳐서 아쉬웠던 연극의 재공연 무대, 쏟아지는 초연 작품, 해외 거장들의 내한…. 통장이 ‘텅장’이 될 소식들이 넘친다. 인기 공연은 언제든 다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올해는 특히 재공연 소식이 많다. 명동예술극장은 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등 3관왕을 거머쥔 극단 이와삼의 ‘여기가 집이다’를 시작으로 손숙의 연극 ‘어머니’ 15주년 기념공연, 지난해 호평받은 ‘유리동물원’을 차례로 올린다. 연극계 대모 백성희와 고 장민호의 연극으로 잘 알려진 ‘3월의 눈’과 5월의 광주를 담은 ‘푸르른 날에’는 각각 국립극장과 남산예술센터에 오른다. ‘레드’는 3번째, ‘해롤드 앤 모드’는 6번째 공연이 성사됐다. 지난해 대학로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유도소년’과 ‘엠 버터플라이’ 등도 다시 한번 관객 몰이에 나선다. 공연계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신작보다 흥행성이 보장된 인기작 위주로 재편된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극장과 제작사가 안정적인 레퍼토리를 구축해가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작품성을 인정받은 소극장 연극이 규모를 키워가며 자리 잡아가는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인기작이 각축을 벌이는 사이 신작들의 도전도 계속된다. ‘한여름밤의 꿈’으로 영국에서 호평받은 바 있는 양정웅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후기 4대 낭만극 중 하나인 ‘페리클레스’를 무대에 올린다. 타이어의 왕 페리클레스가 안티오쿠스 왕의 딸과 결혼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웅장한 스케일의 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산예술센터는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 장우재 연출의 신작 ‘햇빛샤워’, 성북동비둘기의 ‘변신’, 성기웅 연출과 다다 준노스케(일본) 연출이 또 한번 손을 맞잡은 ‘태풍이야기’, 극단 그린피그의 ‘치정’ 등 신작들을 쏟아낸다. 지난해 남산희곡페스티벌에서 소개된 ‘햇빛 샤워’는 삶에 찌든 20대 여성과 그녀의 집 근처에 사는 10대 소년을 통해 비틀린 삶의 양상과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은 극중극 형식으로 현실과 극 속 공연이 얽히고설키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울시극단은 제주 해녀의 삶을 소재로 한 ‘숨비소리’와 장용학의 원작을 재해석한 ‘원형의 전설’, 대중음악의 선구자였던 작곡가 김해송(1911~?)의 음악인생을 소재로 한 서사가무극 ‘오빠는 풍각쟁이야’ 등 세 편을 선보인다. 해외 작품의 내한 공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극단 컴플리시테는 ‘라이온 보이’를 들고 처음 한국을 찾는다. 극단의 창단 30주년 기념작이자 지난해 초연한 최신작이다. 지주 코더가 쓴 동명의 모험 판타지 소설이 원작으로, 텍스트를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영상, 움직임 등으로 구현해 새로운 연극적 경험을 안긴다. LG아트센터는 로베르 르파주(캐나다)와 니나가와 유키오(일본) 두 거장의 작품을 한국에 소개한다. 1991년 초연해 로베르 르파주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바늘과 아편’은 실연에 빠져 있던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공중에 매달려 있는 육면체의 무대가 회전하며 현실과 꿈, 무의식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펼쳐놓는다. 니나가와 유키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를 각색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무대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구현해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日피겨, 행운의 그랑프리

    13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파이널 여자 싱글 출전자를 배출하지 못한 일본이 행운의 출전권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카고 트리뷴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오는 11~1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2014~15시즌 피겨 그랑프리파이널 여자 싱글 출전권을 확보한 그레이시 골드(19·미국)가 왼발 부상으로 포기했다. 지난달 28~30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6차 대회에서 우승한 골드는 올 시즌 포인트 합계 26점으로 랭킹 4위에 올랐고 1~6위가 참가하는 파이널에 초청받았다. 골드를 대체할 선수들은 랭킹 7~9위인데 모두 일본 선수다. 그랑프리 시리즈 4차 대회 우승자 혼고 리카(18)와 미야하라 사토코(16)가 각각 포인트 합계 22점으로 7~8위에 올라 있으며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무라카미 가나코(20)는 20점으로 9위에 자리해 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日 정치권 ‘12월 총선’ 격랑 속으로

    일본 정치권이 ‘12월 총선’이라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의원을 이달 내 해산하고 새달 총선(중의원 선거)을 치르겠다는 의향을 여당인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 간부에게 전했다고 교도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통신은 여당 간부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가 ‘중의원 19일 해산, 새달 14일 투·개표’를 주축으로 삼은 일정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여당 내에서는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재인상을 2017년 4월로 1년 6개월가량 미룬 뒤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오는 17일 여당 간부들과 협의해 최종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중의원 해산에 대해 아베 총리는 연내 결정할 예정인 소비세율 재인상과 관련해 국민의 재신임을 묻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야권과 여당 일부, 재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속출하고 있다. ‘장기 집권’의 고비가 될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고려한 정치적 계산에 따른 해산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각료들의 정치자금 문제로 내각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진 가운데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야당이 전열을 정비하지 못한 틈을 타 국회를 ‘리셋’ 함으로써 정권 기반을 다시 공고히 하려는 포석이라고 분석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간사장은 “대의 없는 당리당략 해산”이라고 비판했다. 노다 다케시 자민당 세제조사회장도 당내 회의에서 “명분 없는 선거는 좋지 않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두려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중의원 9선 의원인 무라카미 세이치로 전 행정개혁담당상은 “엔화 약세에 대한 대책이 서 있지 않다”며 “선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친(親)아베 노선을 강화해 온 게이단렌(한국 전경련과 유사한 단체)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도 “산적한 정책 과제를 수행하는 데 전념하면 좋겠다”며 “그런 것(국회 해산 및 총선거)을 할 시기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하루키 “日의 문제는 책임회피”

    하루키 “日의 문제는 책임회피”

    “일본이 안고 있는 문제에는 공통적으로 자기책임의 회피가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5)가 3일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회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공식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이지만 최근 들어 현안에 대해서는 곧잘 날카로운 발언을 해왔다. 2011년 6월 스페인에서 카탈루냐 국제상을 받을 때도 “일본은 핵에 대해 계속 ‘아니오’라고 말했어야 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근대 일본의 전쟁을 다뤘던 작가로서 내년에 종전 70년을 맞는 것과 관련해 “1945년의 종전(패전)에 대해서도,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서도 누구도 진심으로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령 종전 후에는 결국 누구도 잘못하지 않은 것이 돼버렸다. 잘못한 것은 군벌이며 천황(일왕)도 멋대로 이용당했고 국민도 모두 속아서 지독한 일을 겪은 것으로 됐다. 그렇게 되면 중국인도, 한국인이나 조선인도 화를 낸다. 일본인에게는 자신들이 가해자였다는 발상이 기본적으로 희박하고 그런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전 문제도 누가 가해자인지를 진지하게 추궁하지 않았다. 물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섞여 있기도 하겠지만, 이대로 간다면 ‘지진과 쓰나미가 최대의 가해자였고 그 외에는 모두가 피해자였다’ 는 식으로 덮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걱정되는 일”이라고 했다. 하루키는 냉전 후의 혼란스러운 세계에 대한 질문에는 “냉전 붕괴로 동이냐 서냐, 좌냐 우냐는 축(軸)이 없어지고 혼돈이 일상이 됐다. 내가 소설에서 쓰려고 했던 것도 말하자면 축이 없어진 세계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즈음부터 내 소설이 유럽에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9·11 사고가 일어난 후에 받아들여졌다. 축의 상실이 키워드가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세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식의 이상주의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젊은 세대는 세계가 오히려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젊은 세대를 향해 소설을 쓰고 싶다. 우리가 1960년대에 갖고 있던 이상주의를 새로운 형태로 변환시켜 넘겨주는 건 중요한 작업이다. 축이 없는 세계에, ‘가설의 축’을 제공하는 것이 소설의 임무라고 믿고 있다”는 다짐으로 인터뷰를 매듭지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지드래곤-키코 열애설, 한국에서도 데이트? ‘디스패치에 찍힌 사진보니..’

    지드래곤-키코 열애설, 한국에서도 데이트? ‘디스패치에 찍힌 사진보니..’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 빅뱅 지드래곤과 일본의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키코의 데이트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8일 한 매체는 이미 수차례 열애설에 휩싸인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의 데이트 사진을 다수 포착해 보도했다. 두 사람은 강남과 이태원 바 등지에서 데이트를 하며 자연스럽게 스킨십과 애정 표현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두 사람은 과거 아이스 버킷 챌린지 영상에서도 열애설이 불거진 바 있다. 8월 25일 지드래곤은 수영장에서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하며 “제 두번째 ALS 아이스 버킷 도전입니다. 전 윤누나, 유카 짱, 친애하는 키코를 지목합니다”라며 미즈하라 키코를 지목한 것. 지드래곤과 미즈하라 키코는 2010년부터 여러 번 열애설에 휘말렸다. 크리스마스에 동반 해외여행을 다녀온 정황이 SNS 사진으로 공개되기도 했고, 두 사람이 다정하게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팬들에게 포착되기도 했다. 한편 미즈하라 키코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난 2003년 패션잡지인 ‘세븐틴’의 전속 모델 오디션에서 ‘미스 세븐틴’으로 선택돼 전속 모델로 활동했으며, 2007년 7월부터는 ‘비비’의 전속 모델이 되면서 잡지 모델로 얼굴을 알렸다. 또 지난 2010년에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에 출연했으며, 이를 계기로 현재까지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단편 드라마 ‘캐빈 어텐던트 형사~ 뉴욕 살인’에 출연했다. 키코의 여동생 역시 패션모델인 미즈하라 유카다.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 소식에 네티즌은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대박이네”,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이번엔 사진이 찍혔네”,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이번엔 인정?”,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아이스챌린지때도 의심받았었는데”,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사귀는 게 아니면 얼마나 친하길래”,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잘 어울린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지드래곤-키코 디스패치 포착, 미즈하라 키코) 연예팀 chkim@seoul.co.kr
  • 2014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후보는 누구누구

    2014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후보는 누구누구

    세계 문단을 들썩이게 하는 노벨문학상의 시즌이 돌아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발표 직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지만 후보들은 끊임없이 입길에 오르내린다. 후보군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하나가 전문가 그룹이 갖가지 정보를 취합해 후보 목록을 작성하고 배당률을 산정하는 영국 도박 사이트 래드브록스다. ●3위엔 알제리 출신 제바르… 아프리카 작가 강세 래드브록스는 2009년 수상자 헤르타 뮐러, 2010년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요사를 제외하고는 줄곧 높은 적중률을 보여 왔다. 2006년 오르한 파무크의 수상을 정확히 예견한 데 이어 2011·2012년에도 수상자 모옌(중국)과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스웨덴)를 2위로 예측했다. 지난해 수상자인 캐나다의 단편 작가 앨리스 먼로도 지난해 래드브록스에서 유력 후보 5위에 올랐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일 현재 래드브록스에 따르면 케냐 시인 응구기 와 시옹오가 배당률 4대1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시옹오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 아프리카 출신 흑인 작가로는 나이지리아 극작가 월레 소잉카(1986년 수상)에 이어 두 번째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배당률 5대1로 2위로 밀려났다. 하루키는 201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1위 후보로 꼽혔으나 2012년에는 그해 처음 래드브록스에 이름을 올린 모옌에게, 지난해에는 앨리스 먼로에게 각각 패했다. 하루키가 만약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오에 겐자부로에 이어 세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배출하게 된다. ●고은 시인은 배당률 25대1에 그쳐 하루키를 제외한 아시아 작가로는 중국 저항시인 베이다오(배당률 20대1)의 뒤를 이어 고은 시인(25대1)이 자리하고 있다. 케냐의 시옹오(1위)에 이어 3위에는 알제리 출신 여성 작가 아시아 제바르(10대1)가 올라 있어 아프리카 작가들이 노벨문학상을 가져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기자 출신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10대1)가 제바르와 함께 공동 3위다. 이 외에 국내에서도 친숙한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들도 골고루 포진해 있다. 미국 현대문학의 4대 작가로 불리는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돈 드릴로와 최근 국내에서도 새 장편 ‘무의미의 축제’를 펴낸 밀란 쿤데라, 이탈리아의 움베르토 에코 등이다. 적절성 논란은 있지만 포크가수이자 시인인 밥 딜런도 여전히 후보군에 맴돌고 있다. 노벨문학상은 18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스웨덴 아카데미가 선정한다. 이 가운데 4~5명의 회원(3년 임기)으로 이뤄진 선정위원회가 매년 9월 전 세계 600~700여 개인 및 단체에 후보 추천서를 보낸다. 이듬해 1월 31일 마감되는 추천서는 매년 평균 350여개가 도착한다. 여기서 추천되는 후보는 200여명. 선정위는 2월 한 달간 적절성 여부를 판단해 추린 후보 명단을 아카데미에 제출해 승인을 받는다. 4월 선정위는 심사를 통해 15~20명의 예비 후보를 선정하고 5월 최종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다. 6~8월에는 최종 후보들의 작품을 읽고 평가한다. 아카데미는 이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9월 중순 첫 회의를 시작으로 수상자를 놓고 논의에 들어간다. 이후 투표(과반 이상 득표 시)를 통해 10월 초·중순 수상자를 결정해 발표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맥 못추는 中 소설

    맥 못추는 中 소설

    최근 10년간 국내 독자들이 가장 사랑한 중국 현대문학 작가는 위화였다. 22일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판매된 중국 소설 가운데 위화의 작품이 1~3위를 독식했다. 허삼관 매혈기’가 1위, ‘인생’이 2위, 지난해 8월 출간된 ‘제7일’이 3위였다. 특히 ‘허삼관 매혈기’는 배우 하정우가 감독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내년 2월 개봉 예정이어서 최근에도 판매가 꾸준하다. ‘중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쉰의 ‘아Q정전’은 5위와 8위를 차지했다. 중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작가인 모옌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구리’와 ‘홍까오량 가족’이 각각 7위와 10위를 기록했다. 4위는 청소년문학인 창신강의 ‘열혈 수탉 분투기’, 6위는 다이허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 9위는 장융의 ‘대륙의 딸들(상)’ 등이었다. 중국 현대문학 판매 추이를 보면 국내 독자들이 주로 소비하는 중국 소설은 위화, 모옌, 쑤퉁, 옌롄커 등 중국 현대문학 대표작가로 꼽혀온 1950~1960년대생 작가의 작품이나 근현대 대표작에 편중돼 있음이 드러난다. 다른 언어권 작품들과 비교하면 판매 부수 자체도 규모가 작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가 각각 국내에서 200만부가량 팔려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허삼관 매혈기’(17만부)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실제로 국내 출판 기획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소설은 한국에서 장사가 안 된다”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 중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도 한국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고, 이미 출간된 작품들도 절판의 운명을 맞은 것들이 적지 않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중국 작가들의 화제작을 소개해 왔던 출판사들도 요즘에는 출간을 중단하거나 보류한 상태다. 웅진지식하우스는 옌롄커의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첫 권으로 2008~2010년 중국 당대문학 걸작선 시리즈로 5권을 냈으나, 현재는 출간을 멈췄다. 비채도 쑤퉁의 2011년 ‘화씨 비가’를 마지막으로 중국 소설을 펴내지 않고 있다. 자음과모음도 200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장편 9종과 단편선 등 중국 젊은 작가들을 적극 소개해 왔으나 올해는 신간을 내지 않았다. 장선정 비채 편집장은 “서점 매대에 중국 소설 코너가 따로 없는 것만 봐도 상황이 대충 설명될 것”이라며 “대작도 없고 읽히는 작가도 한정돼 있어 독자들도 (중국 소설에서) 신선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출판사도 판매가 보장이 안 되니 새 작가를 찾아 중국 소설을 계속 펴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삼국지’, ‘수호지’ 등 중국 고전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과 달리 현대 소설에 국내 독자들의 호응이 적은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소설들의 주요 배경인 중국 현대사에 대한 국내 독자들의 무관심이나 이해 부족을 첫손에 꼽는다. 김택규 중국문학 번역가는 “중국은 문화대혁명, 항일투쟁 등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겪은 경험과 한(恨)이 해소되지 않아 소설 속에도 이를 소재로 한 책이 대부분인데, 그런 역사와 굴절된 문화가 우리 독자들에게는 생경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잃은 가치, 역사 의식을 품고 있는 게 중국 소설의 힘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무겁고 지루하다는 점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요즘 중국 젊은 작가들은 도회적이고 상업적인 소설이나 로맨스·판타지 등의 장르소설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책에 반영된 라이프스타일이 뒤처져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 국내 독자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중국 문학 출판을 계획 중인 글항아리의 강성민 대표는 “중국에서 1000만부 팔린 책 등 장르소설 3권을 이미 다 번역해 놨는데 반전의 묘미, 구성의 층위, 속도감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아 아직 출간하지 못하고 있다. 영미권이나 일본 장르소설의 치밀하고 세련된 기법, 구성에 비해서는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번역의 질 문제도 중국 소설에 손이 잘 안 가는 이유로 지적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학의 중국 관련 학과가 1980~1990년대 실용적인 수요에 따라 양산되다 보니 인문학적 토양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면서 “그런 만큼 소설 읽는 맛을 제대로 살려주는 번역가가 부족한 것도 중국 소설이 국내 독자들을 유인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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