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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꽃이]

    ●양주팔괴(저우스펀 지음, 서은숙 옮김, 창해 펴냄) 양주팔괴는 강희제에서 건륭제에 이르는 청대 번영기에 양주를 무대로 활동한 8인의 직업적 문인화가를 가리킨다. 그 구성원에 대해선 약간씩 견해가 다르지만 대체로 왕사신, 이선, 김농, 황신, 고상, 이방응, 정판교, 나빙을 꼽는다. 이들은 당시 중국 최대의 서화시장을 형성했던 양주에서 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자유인으로 지냈다. 자유분방한 필치로 보수적인 청대 화단에 생기를 불어넣은 이들의 예술생애와 ‘기괴한’ 작품세계를 다룬다.1만 9000원.●호남명촌 구림(김삼웅 지음, 시대의창 펴냄) 구림지편찬위원회 지음, 리북 펴냄) 전라남도 영암 구림은 나주 금성산 금안동, 태인 정토산 수금마을과 함께 호남 3대 명촌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자연마을이다. 남도 땅에서 달이 가장 예쁘게 뜬다는 월출산 무릎 아래 있는 구림은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탄생지로 유명하며, 천년고찰 도갑사 등 역사문화 유적도 풍성하다. 이 책에는 구림마을 사람들이 손수 쓴 마을 공동체의 역사와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2만 8000원.●발칙한 신조어와 문화현상(김다은 지음, 작가 펴냄) “신조어는 폭력이나 권력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문화적인 작동에 은밀하게 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칙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추계예대 교수)의 말대로 오늘날 유행하는 신조어들은 더없이 반문화적이고, 그 뒤엔 ‘숨어있는’ 권력이 있다. 예컨대 ‘찌질이’는 일진회에서 폭력을 당하는 허약한 학생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디지털권력과 예술권력에 의해 그 의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한다.9000원.●거미박사 김주필의 거미이야기(김주필 지음, 쿠키 펴냄) 거미의 세계에선 동물세계의 일반법칙과 달리 ‘성에 대한 권한’을 암컷이 장악하고 있다. 거미는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힘도 세다. 암컷이 발정하지 않는 한 수컷이 아무리 적극적으로 달려들어도 결혼은 성립되지 않는다. 짝짓기를 앞두고 신경이 예민해진 암컷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달려온 연인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수컷은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구혼춤을 추거나 먹이를 갖다 바치기도 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한번에 보통 수백개의 알을 낳는다.‘인간의 숨은 벗’ 거미에 관한 이야기.9500원.●불교, 이웃종교로 읽다(오강남 지음, 현암사 펴냄)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북쪽으로 길게 일곱 발자국을 걸어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자와 같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상천하 유아독존”. 종교다원주의자인 저자는 이 말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는 예수의 말에 견준다. 또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깨침과 메타노이아(회개), 자비와 사랑 등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기독교와 불교의 양경반조(兩鏡反照)적 관계, 즉 불교와 기독교의 진리가 하나의 사물이 양쪽에 놓인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닮은꼴임을 강조.1만 5000원.●맥루언을 읽는다(김균·정연교 지음, 궁리 펴냄) 미디어이론가 맥루언은 1964년 ‘미디어의 이해’의 출간과 함께 대중들에겐 유명인사가 됐지만 많은 학자들에겐 혼란스럽고 무책임하며 경박스러운 인물로 인식됐다. 인류의 역사를 매체에 따라 구어시대-필사시대-인쇄시대-전자시대로 4등분해 얘기하는 것 자체가 학문적으로 무리라는 지적도 따른다. 맥루언은 1960년대라는 문화격동기에 잠시 반짝했던 ‘지적 사기꾼’에 불과한가, 아니면 동시대인들이 이해하기엔 지나치게 시대를 앞질러간 예언자적 존재인가. 그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다.1만 3000원.
  • ‘식스틴 블럭’ ‘인사이드 맨’ 서 이미지 대변신

    ‘식스틴 블럭’ ‘인사이드 맨’ 서 이미지 대변신

    왕년의 스타들이 다시 뭉친 할리우드 스릴러물이 선보인다.‘식스틴 블럭’(16 Blocks·20일 개봉)과 ‘인사이드 맨’(Inside Man·21일 개봉).‘인사이드 맨’은 사회성 짙은 영화를 찍은 스파이크 리 감독에다 덴젤 워싱턴·조디 포스터가 만났고,‘식스틴 블럭’은 러셀웨폰 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도너 감독과 브루스 윌리스·모스 데프가 힘을 합쳤다. 일단 폼은 난다. 그런데 할리우드도 왕년의 스타들이 나오는 스릴러물이 계면쩍었을까. 제법 많은 반전과 트릭을 숨겨놨음에도, 그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변신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모스 데프 vs 덴젤 워싱턴 할리우드 영화 속 흑인은 대개 끊임없이 떠벌려대는 수다쟁이거나 대책없는 낙천주의자로 그려진다. 거기서 떨어져 있는 배우라면 단연 덴젤 워싱턴이다. 흑인이지만 심지가 굳고, 고뇌하고, 이지적인 배역들을 맡아왔다. 아카데미가 계속 외면하다 2002년에야 남우주연상을 준 이유를 거기서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인사이드맨’에서 맡은 형사 ‘키스 프레지어’ 역은 이 틀을 깬다. 그는 영화 내내 끄덕끄덕대며 걸어다니고, 랩식으로 대사하고, 마누라와는 지분거리며 논다. 반면 모스 데프는 ‘식스틴 블럭’에서 흑인의 전형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알려졌다시피 원래 배우로 데뷔했다가 그런 흑인의 전형성이 싫어 활동 무대를 음악으로 옮겼다. 사회성 짙은 가사를 읊는 최고의 프리스타일 래퍼로 이름을 날리다 최근 영화쪽으로 다시 진출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영화에서 ‘에디 벙커’를 다소 모자라고, 바보 같을 정도로 낙천적인 뒷골목 흑인으로 그려낸다. 영화 내내 이상한 톤에다 혀짧은 소리로 대사를 처리하는 게 인상적이다. ●브루스 윌리스 vs 조디 포스터 반면 할리우드 영화 속 백인 주인공은 대개 천하무적 슈퍼맨·슈퍼우먼들이다. 못 하는 게 없고, 하다 못해 멋있거나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브루스 윌리스는 ‘식스틴 블럭’에서 술에 찌든,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배불뚝이 퇴물형사 ‘잭 모슬리’로 나온다. 그러니 늘상 휘청대는 걸음걸이에, 세상만사 귀찮다는 말투로 일관한다. 일부러 10㎏ 이상 몸무게를 늘리고 구두에다 자잘한 돌멩이를 넣어서 걸어다녔단다.‘다이하드’에서 인상적이었던 ‘날쌘돌이’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조디 포스터도 이지적인 배우로 기억된다. 사실 얼굴부터가 이지적이긴 하다.‘인사이드 맨’에서 맡은 매들린 화이트역은 그러나 돈이 굴러 다니는 곳이라면 어디든 붙어먹는 더러운 거간꾼이다. 얼굴에 철판 깔고 상대를 적당히 속여넘겨야 하는 인물이다. 능숙한 부드러움이 요구되는 이 연기를 무심한 듯 자연스럽게 해낸다. ●도심은 정글이다 두 영화는 또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 한복판을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식스틴 블럭’은 법정에 증인으로 설 에디를 호송해야 하는 잭과 동료경찰들간 다툼을 그린다. 알고 보니 에디는 동료경찰의 비리를 법정에서 진술할 예정이었다. 경찰서에서 법정까지의 거리는 불과 열여섯 블록. 그러나 거대한 빌딩과 수많은 사람과 차들이 넘쳐나는 도심은 이제 생존을 위한 정글로 변한다.‘인사이드 맨’도 뉴욕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은행강도사건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누가 죽고, 얼마나 많은 돈을 털렸냐고?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 것도 털리지 않았고 아무도 잡히지 않았다. 도대체 뭐야 하는 순간부터 그 밑에 깔린 사연과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다만 완성도 면에서는 ‘인사이드 맨’이 더 후한 점수를 얻을 듯.‘식스틴 블럭’은 매번 위기상황과 탈출을 만들어내지만 스토리보다는 편집에 의존하는 바람에 긴장감이 높지 않다. 아무래도 할리우드식 선악구도가 유지되다 보니 뻔한 구석이 있다. 반면,‘인사이드 맨’은 정말 정글의 논리에 충실하게 ‘믿을 놈 하나 없는 세상’을 그려내기에 긴장감을 한껏 높인다. 리처드 도너와 스파이크 리라는, 두 감독의 차이가 고스란히 반영된 듯. 두 영화 모두 15세 이상 관람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22) 체육시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웰빙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 웰빙족들은 ‘건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인스턴트 식품보다는 유기농 채소를 즐기고, 틈나는 대로 주변 운동시설을 찾아 건강관리에 나선다. 특히 다이어트와 여가활동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스포츠센터와 골프연습장, 수영장 등 운동시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골프연습장·스포츠센터 강남지역에 밀집 2005년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서울시내 공공체육시설은 실내체육관은 44개, 수영장은 41개, 야구·축구장은 40개, 종합운동장은 2개다. 또 민간 체육시설로는 수영장 100개, 체육도장 2152개, 볼링장 78개, 테니스장 35개, 골프연습장 1018개, 체력단련장 1379개, 에어로빅장 546개, 당구장 4070개 등이 있다. 그러나 운동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 듯 골프연습장과 체력단련장(스포츠센터) 등은 늘어나는 반면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볼링장과 당구장 등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볼링장은 1999년 163개에서 78개로, 당구장은 6546개에서 4070개로 크게 줄었다. 반면 골프연습장은 576개에서 1018개로, 체력단련장은 936개에서 1379개로 늘었다. 공공 수영장은 25개에서 41개로 늘었다. 골프연습장은 상당수가 강남 지역에 밀집해 있다. 강남과 송파에 각 161개, 서초 76개, 강동 55개, 양천 49개, 영등포 47개, 마포 43개 등의 순이었다. 반면 관악 6개, 강북 7개, 금천 12개, 용산 16개 등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체력단련장 역시 강남에 많았는데 강남이 109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송파 86개, 강동 70개 등이다. ●빙상장은 강북권에 몰려 빙상장은 모두 8개가 있는데 노원에 3개, 양천·서초·송파·성북·용산 등에 각 1개씩 있다. 특이한 점은 무도학원이 신고체육시설로 분류되는데 무도학원은 영등포 31개로 가장 많고, 중구 26개, 동대문 20개, 관악 16개, 강서 13개, 강동 12개 등이다. ●한국 최초 종합경기장은 동대문운동장 서울의 종합경기장은 잠실종합운동장과 목동운동장 2개다. 그러나 한국 최초의 종합경기장은 1926년 3월 준공된 동대문운동장이다. 잠실운동장이 생기기 전까지 시립운동장으로 많은 경기와 행사를 개최한 유서깊은 체육시설이다. 주로 축구와 야구가 개최됐으나 축구장은 2003년 3월 폐쇄돼 임시 주차장 및 풍물시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야구장에서는 아마야구를 개최하고 있다. 잠실종합운동장은 1984년 9월 완공됐으며, 제 10회 아시안게임, 제 24회 서울올림픽 대회 메인 스타디움이었다. 국제 축구경기 및 각종 콘서트 등이 개최되고 있다.12만여평에 올림픽 주경기장인 종합운동장과 야구장, 수영장, 실내 체육관 등 대형 경기장이 있다. 목동운동장은 서울 서부지역 3만 8000여평의 대지위에 지난 1987년 야구장 착공을 시작으로 주경기장과 실내 빙상장 등이 있다. 1960년 준공한 효창운동장은 4800여평으로 인조잔디가 깔려 서울시 종별 축구대회 등이 열린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누가 론스타에 ‘대박 확신’ 줬나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접수’하던 2002년 하반기∼2003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었다. 당시 신용등급 ‘E+’로 국내은행 중 가장 허약했던 외환은행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외환은행은 당시 시장에서 회수 불능으로 여겨지던 하이닉스, 현대건설, 현대상선의 여신을 각각 8023억원,3645억원,3065억원씩 갖고 있었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지금의 4∼20%에 불과했다.금융권 관계자는 “현대 계열사들의 부실채권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BIS 비율은 3∼4%포인트 이상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그해 3월11일 터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은 외환은행에 치명타였다.SK글로벌에 3000억원이 물려 있었던 것은 물론 이를 계기로 자회사였던 외환카드는 ‘사망선고’를 받아야 했다. 채권시장이 얼어붙는 바람에 카드채를 발행해 영업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신용카드사들은 누가 먼저 쓰러지느냐를 계산하는 처지가 됐고, 그 1순위를 LG카드와 외환카드가 다퉜다. 두 카드사는 결국 그해 말 현금서비스 중단 사태까지 빚었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이 13일 “한 달에 무려 9000억원의 외환카드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은 부실을 부풀리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민카드를 흡수한 국민은행도 대손충당금이 2002년 말 7700억원에서 2003년 말 2조원으로 늘었다.”면서 “당시의 위기 상황을 모르고 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3년 전 외환은행은 최악의 위기였고, 론스타만이 외환은행 매각에 적극 나섰다는 것”이라면서 “론스타에 누가 이런 자신감을 심어 줬는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은행은 정부에 공적자금을 요청했지만 단박에 거절당했다. 대주주였던 코메르츠방크나 수출입은행도 증자를 거부했다. 론스타에 대한 찬반양론은 2003년 7월에 집중적으로 불거졌고, 현재 검찰이나 감사원의 수사도 2003년 7월 당시 서둘러 외환은행을 매각하려고 했던 담당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하지만 론스타는 2002년 10월 투자의향서를 접수하면서 이미 외환은행을 차지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경쟁자 없이 무혈입성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부실덩어리’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론스타의 실력이 진짜 실력이었는지 아니면 2002년 말부터 지금 거론되는 실무자들이 아닌 다른 ‘윗선’이 대박을 보장한 것인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시론] 권력,돈,줄 있어야 로비하는 세상/김진하 대구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시론] 권력,돈,줄 있어야 로비하는 세상/김진하 대구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김재록 로비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것을 보면서 크고 작은 정책 결정이 권력이나 돈, 혹은 줄이 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하는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있는 정치체제라는 민주주의의 이론이 현실과는 다르다는 실망을 하게 된다. 작년 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회를 신뢰하는 응답자는 7%에 불과했고, 행정부 공무원을 신뢰하는 응답자도 13%에 지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입법이나 정책결정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외감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의 경우 정책결정 과정에 국민이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하고 있으며 로비는 청원권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되고 있다. 국민들은 정책결정 과정에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 그 의사표시의 매개자가 로비스트인 것이다. 로비스트를 통하여 일반 국민들이나 기업, 이익단체 등은 의사표시를 한다. 또한, 특정 분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의원이나 행정부 관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입법과 정책의 필요성이나 문제점을 홍보하기도 한다. 로비스트를 고용한 기업이나 단체는 자금, 정보, 혹은 유권자들의 표를 제공하고 그들에게 유리한 입법이나 정책을 의회로부터 받아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로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국과는 달리 국민의 청원권으로 인정되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음지에서 불법적으로 금전적 대가나 개인적 혜택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정책의 영향을 받는 개인이나 집단의 로비를 막을 수는 없다. 로비가 불법이기에 대한민국에 로비 행위가 없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단지 지금까지의 로비는 권력, 돈, 줄이 있는 자들의 잔치로 인식되었을 뿐이다. 권력층에 줄이 없는 사람들도 필요하다면 로비를 할 수 있도록 로비를 모두에게 열어놓아야 한다. 돈이 없는 일반인들의 단체도 유권자의 표를 지렛대로 하여 로비스트를 통해 입법이나 정책결정 과정에 청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전문적인 로비스트의 수급을 늘리고, 로비과정을 공개함으로써 로비의 비용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민초들이 로비를 하지 못하더라도 정책결정 과정을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하는 것 자체가 또한 중요하다. 국민이 정책결정 과정을 감시할 수 있어야 책임 정치나 책임 정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로비공개법은 로비스트들의 등록을 의무화하고, 자금 출처와 자금의 용도 등을 보고하도록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로비는 일반인들이나 시민단체의 눈으로부터 차단되어 음성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비가 공개된다면 로비스트뿐만 아니라,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사람이나 로비스트로부터 청탁을 받는 사람들 모두가 국민의 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정치권과 행정부가 부패와 정경유착의 사슬을 끊어내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로비의 양성화에도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로비 양성화에 대한 우려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로비를 음지에 묶어두어 가진 자들의 독점이 되는 것의 폐해는 더 크다. 규제보다는 공개를 통하여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 훈련된 로비스트를 양성하고, 로비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로비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청원권을 인정하고, 정책결정 과정을 투명화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싶지 않은가 정치권에 묻고 싶어진다. 김진하 대구계명대 미국학과 교수
  • [14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산수유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와도 같은 꽃. 하지만 차와 술로 먹는가 하면 간장과 신장 등의 기능 강화와 원기회복에 좋아 약재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산수유 전국 생산량의 60%를 넘는 구례의 산수유축제를 통해 산수유의 효능, 먹는 방법을 배우고 그 밖에도 다양한 활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시네마 천국(EBS 오후 11시55분) 1889년 4월16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희극계의 위대한 별, 찰리 채플린. 절로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의 이면에 담겨진 심오한 비유적 메시지를 통해 단순하지만 거대한 영화 세계를 창조해낸 전설과도 같은 인물, 채플린의 영화 세계로 들어가 본다.‘광대를 위하여’에서는 개성파 배우 유해진을 만나본다.   ●어느날 갑자기(SBS 오후 8시55분) 유란이 신형을 찾아갔다가 은혜로부터 문전박대를 받기에 이른다. 이에 신형은 은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란을 데리고서 자리를 뜬다. 은혜는 엄마가 신형의 짐을 다 싸서 복순네 집으로 보내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화를 내지만, 은혜엄마는 둘이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맞선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은주엄마는 영민에게 이혼신고서를 내밀고 은주와 헤어지라고 말한다. 영민은 은주를 병원에 데려가겠다는 은주엄마에게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은주는 영민을 따라 나선다. 한편, 마권을 사느라 희정에게 줄 돈을 잃은 태수는 태희를 찾아가 돈을 빌린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귀고리를 훔치다 걸린 미경은 경찰서에 가지만 형사 혁준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된다. 첫눈에 미경에게 반한 혁준은 다시 만날 것을 제의하지만 미경은 경찰서를 내 집 드나들 듯 하는 식구들 때문에 망설인다. 우여곡절 끝에 결혼은 하지만 도둑집안과 형사집안이 사돈을 맺었으니 조용할 날이 없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봄 주꾸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4월은 주꾸미를 먹는 제철이다. 지방 1% 다이어트 최고의 식품이자 콜레스테롤 저하 및 간장 해독기능 등 현대인들의 건강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주꾸미. 제철을 맞은 주꾸미의 효능과 다양한 조리법을 비롯해 주꾸미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본다.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5) 소유에서 존재로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15) 소유에서 존재로

    지금까지 독자들은 이 연재를 통하여 소유와 존재라는 낱말을 여러 번 보았을 것이다. 이 두 낱말의 의미는 이 연재를 관통하는 핵심적 철학용어 중의 하나인데, 소유라는 개념은 쉽게 와닿지만, 존재라는 낱말은 다소 어려운 의미로 여겨졌을 것이다. 더구나 존재론적 사유라고 하면 더 아득해서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 그런 말이겠다. 실제로 존재와 존재론적 사유는 쉽게 파악이 안 되는 그런 용어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존재의 의미를 살펴보자. 우리는 인생이 있다는 것을 안다. 또 죽음이 있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내가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막상 인생과 죽음과 내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면, 그것들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정의하기가 어려워진다. 돈과 명예와 권력과 지식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다 안다. 그런데 그것들을 내가 소유하려고 하며 또 소유할 수도 있다. 내가 그것들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그것들을 남들에게 자랑삼아 으쓱대면서 제시하거나 전시할 것이다. 물론 제시나 전시하는 방법이 가지각색일 수 있다. 그런데 인생과 죽음과 나를 물으면, 나는 그것들을 남들에게 소유물로서 제시하거나 전시할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나의 소유물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소유는 인생의 존재를 딛고 서서, 그리고 나를 근거로 삼아서, 죽음의 이전에서만 가능하다. 죽음은 인생에서의 모든 소유의 한계를 뜻한다. 죽음의 너머로 인간은 이승의 어떤 것도 가져갈 수 없다. 모든 소유를 다 버리고 인간은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야 한다. 죽음은 소유의 무상함을 철저히 가르쳐 준다. 죽음은 존재하나 그 누구도 죽음을 소유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죽음은 소유의 탐욕을 철저히 고쳐줄 수 있는 존재의 약이기도 하다. 소유는 미술전시회처럼 전시가능한 것, 제시가능한 것을 일컫는다. 또 소유는 명사처럼 분명히 구획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구획짓기가 불가능한 모호한 것은 소유의 싸움을 일으킨다. 돈의 구획이 불분명하고, 권력과 명예가 선명하게 그어지지 않으면, 사람들 사이에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 분쟁이 일어난다. 지식과 도덕도 소유의 영역에 속한다. 지식도 인간이 배워서 소유한 능력이고, 도덕도 사회생활에서 인간들을 지배하고 다스리는 공공(公共)의 원리가 되기를 사람들이 원한다. 이 말은 사회생활에서 사람들이 도덕을 공통으로 소유하여 그 힘이 지배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인생이나 나와 죽음 등은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나 나는 소유를 가능케 하는 근거가 되고, 죽음은 소유를 불가능하게 하는 한계상황이다. 철학에서 이런 것을 존재라고 명명한다. 인생이나 내가 있기에 소유가 가능해진다. 인생과 내가 없다면, 무엇 때문에 소유하려고 그렇게 안간힘을 쓸 것인가? 그러나 인생과 나의 구획은 명확하지 않고 대단히 모호하다. 내 인생의 폭과 반경이 얼마나 될는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그리고 누구나 자의식을 갖고 있으나, 그 자아의 경계가 얼마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아는 넓게는 하늘의 허공만큼 광대할 수 있고, 작게는 바늘구멍만큼 미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존재는 구획불가능하고, 그 경계가 모호하다. 또 존재는 전시되거나 제시될 수 없다. 인생과 자아를 전시하거나 제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내 인생을 보여달라고 하면, 나는 비밀창고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처럼 그것을 전시하거나 제시할 수 없으므로 그냥 있는 그대로 나의 인생을 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방편을 우리는 현시나 계시라고 부른다. 소유는 전시(展示)나 제시(提示)가 가능하지만, 존재는 오직 현시(現示)하거나 계시(啓示)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소유와 존재의 두 번째 차이다. 모든 소유는 대상화가 가능하다. 대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객관화가 가능하다는 것과 같다. 대상화가 가능하기에 내가 그것을 취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빼앗길 수 있다. 그러나 존재는 그런 대상화가 불가능하다. 인생과 나라는 것은 모든 대상화를 가능케 해주는 근거이지 스스로 대상화가 안 된다. 나의 인생을 대상화해도 그것을 다시 대상화하는 다른 나 자신이 뒤로 물러나 있기에 결국 나의 인생은 대상화가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소유는 형이하학적인 물질의 영역에서 기술의 대상이거나 경제적 영역으로서 상품가치를 지닌다. 또 다른 한편으로 소유는 형이상학적 정신의 영역에서 사회생활을 혼란과 무질서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사회구성원들이 소유해야 할 정신적·도덕적 가치로서 제시될 수도 있다. 이처럼 소유는 가치와 동격의 의미를 지닌다. 가치가 없는 것을 사람들은 소유하려고 하지 않는다. 인생을 가치있게 만들려는 사상은 결국 인생에서 비싼 소유를 많이 지닐수록 더 값나가는 이치와 같다 하겠다(9회 글). 결국 나의 인생은 가치를 소유하게끔 해주는 근거의 역할을 하지, 그 자체가 가치로 매겨지지 않는다. 존재는 명사적 개념으로 쉽게 구획되지 않고 모호하며, 오직 사실을 사실 그대로 현시하거나 계시할 수밖에 다른 길이 없고, 또 대상화가 안 되고, 경제기술적 가치나 도덕적 가치로 환원되지 않기 때문에 대단히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본질을 지닌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존재는 자의식처럼 나의 존재를 근거로 하여 소유가 생기게 되는 그런 근거와 같다고 언급되었다. 즉 존재는 소유의 근거와 같지만, 존재 자체는 철저히 비소유적이다. 그런데 ‘나’나 또는 ‘우리’라는 자의식이 강렬하면 할수록, 소유는 그런 자의식의 강도에 비례하여 발생한다는 것이다. 소유의식이 두드러지게 대두되는 이유는 경제성과 도덕성에 있다. 즉 경제성은 자아의 이기심이 좋아하는 이익과 연관되어 있고, 도덕성은 공동체적 우리의식의 공공적 정의가 옳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소유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있다. 경제적 자아의식이든 도덕적 공동체의식이든 다 예리한 자의식활동을 전제한다. 그런 점에서 소유의 가치론인 경제기술학과 사회도덕학은 다 의식의 철학에 바탕하고 있다(2회 글). 오랜 세월동안 인간은 가치를 만들고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는 요청 때문에 인간의 역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경제성과 도덕성의 가치창조에 몰입되어 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장사상과 불교사상에서 가치창조를 넘어서는 무위법을 말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인간의 현실세상에 맞지 않는 둔세적 사유라고 하여 개인의 사적 공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과거의 서양철학에서도 존재론이라는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은 철학적으로 존재(Being)를 존재자(beings)로 오독한 철학의 과오라고 지적한 이가 바로 독일의 하이데거다. 과거의 전통 철학은 존재를 존재자로 잘못 읽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존재는 쉽게 손에 잡히지 않음으로 사람들은 그것을 존재자로 해석했다는 것이 하이데거의 소론이다. 존재자는 존재를 명사적 개념으로 구획가능한 어떤 형이상학적 대상으로 취급하여,‘신이 존재한다.’,‘사람이 존재한다.’,‘산과 구름이 존재한다.’에서와 같이 주어의 명사들이 바로 ‘존재하다’라는 동사의 개념적 주체와 같은 것으로 보는 그런 철학이 재래의 존재론이다. 이런 철학을 하이데거는 존재자적(ontic)인 사고방식의 철학으로 여겨 존재론적(ontological) 사유와 엄격히 구분했다. 엄밀히 말하여 존재자적인 사고의 철학은 존재론이 아니고 소유론인 셈이다. 왜냐하면 존재자학은 의식이 써먹으려는 소유적 가치의 관념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하이데거는 포착하고 파악하기 어려운 존재론적 사유를 주장하는가? 인생과 세상은 인간이 능위적으로 창조한 경제기술적 가치와 사회도덕적 가치로 황폐화되었고, 따라서 인간의 마음도 그 가치들에 의하여 아집(我執)과 법집(法執)으로 둘러싸여 세상을 여여하게 사실 그대로 보지 못하는 편견으로 꽉 찬 것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다. 아집에 먹힌 경제기술적 가치는 탐욕을 부르고, 법집의 분노에 젖은 사회도덕적 가치는 독선의 독기를 세상에 뿌린다. 존재론적 사유는 ‘신/사람/산/구름’ 등의 구분없이 일체의 존재를 명사적 개념으로 보지 않고,‘존재하다.’의 동사적 방식으로서 읽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들의 존재방식은 서로 연계되어 연기법적으로 얽혀 있어서 우주가 모두 한 몸임을 알게되고, 신약(마태복음 6:25-33)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공중의 새와 들에 핀 백합화’처럼 무위적으로 먹이를 먹고 옷을 입는 사실을 대우주의 필연적 존재방식의 선물로서 깨닫게 되리라는 것이다. 하느님이 새와 백합화에게도 그런 존재의 선물을 주는데, 하물며 지혜를 가진 인간에게 어찌 존재하기에 필요한 경제와 도덕의 선물을 주지 않겠는가? 이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이것은 이상주의적 공상이 아니다. 이상주의는 이성이 꾸미는 꿈이다. 이것은 그런 꿈이 아니다. 이것은 존재하는 필연법(하느님)의 사실이다. 자연은 필요한 것을 다 보시한다.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이기도 하다. 자연은 인간이 돈의 탐욕으로 환장하거나 정의의 분노로 흥분하지 않으면, 자리이타하는 본성을 준다. 이것이 또한 ‘하느님의 나라와 그 의’를 자연적으로 행하는 일이겠다. 존재론적 사유는 인간의 의식이 잘난 체하지 않고 고요히 쉬면, 깊은 마음에서 본성(本性)과 신성(神性)이 다 함께 공명하는 경제성과 도덕성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다. 존재론적 사유는 인간도 공중의 새와 들에 핀 백합화처럼 그렇게 살기를 기약하는 지혜닦기에 다름 아니다.14세기 독일의 가톨릭 수도사인 에카르트는 예수가 그리스도의 길을 보여준 하나의 큰 활용이고, 인간 모두가 다 작은 그리스도라고 언명했다. 석가모니가 용대(用大)로 마음의 활용법을 크게 가르쳐 준 화신불(化身佛)이라고 인도 고승 아슈바고샤(1세기)가 말했듯이(11회 글), 예수 그리스도도 인간에게 그리스도가 되는 마음의 활용법을 보여주기 위해서 육화(肉化)하였다는 것이 에카르트의 가르침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데스크시각] 최경주의 외로운 도전/곽영완 체육부 부장급

    지난 주말 미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가 막을 내렸다. 필 미켈슨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2연패를 저지하며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는 드라마를 보며 그를 우상으로 삼는 백인들의 흥분은 마지막 홀을 보기로 마치는 쑥스러움에 아랑곳 않고 넘쳐 흘렀다. 하지만 한국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다. 마스터스에 출전한 100여명의 ‘명인’ 가운데 유일하게 응원했던 최경주가 일찌감치 컷오프되는 바람에 맥이 빠져버린 탓이다. 올해로 4년 연속 출전권을 받았고,2004년엔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친 최경주였던 만큼 기대도 컸었는데. 사실 올 들어 최경주는 아직 ‘톱10’에 한번도 못 들 정도로 부진하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이젠 돈도 벌만큼 벌었을테니’하며 예전만큼 강인해 보이지 않는단다. 그런데 미켈슨이 우승하는 순간, 최경주는 어디 있었을까. 컷오프되자마자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갔을까. 최경주는 아마도 오거스타골프장 어딘가에 있었을 것이다. 거기서 자신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보완하고 있거나 남아서 플레이하는 다른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봤을 것이다. 최경주는 그런 선수다. 기자는 국내외에서 여러차례 최경주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지만 지난 2003년 그해 두번째 메이저로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필즈에서 치러진 US오픈에서 본 최경주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대회에서 그는 단 1타차로 컷오프됐다. 물론 그는 많은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컷오프도 됐지만 그가 컷오프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본 건 그 때가 유일하다. 남은 이틀 동안은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판이었다. 그는 컷오프된 직후 곧바로 연습그린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연습을 거듭했다. 마치 다음날도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처럼. 표정에도 부끄러운 기색이 없었다.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투어프로라면 모두 그럴 것이라고?천만의 말씀이다. 그는 2년전 나상욱이 동참하기 전까지 PGA 투어의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지난 2000년 그가 처음으로 PGA 투어에 도전할 때 그의 성공을 예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올림피아필즈에서 보았던 그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왜 성공했는지를 알 게 해주는 단편적인 것에 불과했다. 미국 진출 초창기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가에 골몰하던 그는 연습을 멈추고 옆에서 연습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샷을 연구했다. 그는 지금도 “타이거 우즈, 어니 엘스 등이 모두 나의 스승”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치라고 가르쳐 주진 않았지만 그들의 샷을 보고 따라하며 그들의 장점을 배웠다는 뜻이다. 그같은 노력이 골프의 명인들만 출전한다는 마스터스에 4년 연속 출전할 수 있는 바탕이 됐고, 그같은 노력을 했기에 부끄러움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마스터스에서 컷오프될 즈음 국내에서는 그 못지않은 노력이 필요했을 또 다른 스포츠스타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의 최우수선수인 하인스 워드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29년만에 자신이 태어난 한국을 방문한 흑인 혼혈인 그는 짧은 체류기간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오는 2009년부터 초·중·고교의 교과서부터 단일민족에 대한 강조보다 다인종·다문화를 수용·인정하는 쪽으로 내용을 바꿀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흑인 혼혈이라는 멸시 속에 NFL의 최우수선수가 된 워드와 백인들의 영역인 골프에서 명인 반열에 오른 최경주. 우리에게 처음 다가온 워드가 많은 것을 한꺼번에 알려줬다면 최경주는 서서히 우리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는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마이너리티의 핸디캡을 딛고 성공한 대표적인 선수들로 기억돼야 할 것이다. 곽영완 체육부 부장급 kwyoung@seoul.co.kr
  • [하프타임] 조석환 킹스컵 복싱金

    아테네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조석환(충북체육회)이 1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킹스컵 국제복싱대회 57㎏급 결승에서 술토노프 바호디르좀(우즈베키스탄)에 33-17로 판정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64㎏급의 신명훈(국군체육부대)도 마흐무도브 딜슈드(우즈베키스탄)를 22-16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전남 과수원 ‘폭설 후유증’

    지난겨울의 ‘눈 폭탄’ 파장이 과수원을 덮치고 있다. 10일 전남 영암군과 나주시 등에 따르면 영암군의 경우 무화과 과수원 122㏊ 가운데 72%인 88㏊(26만여평·250여 농가)에서 저온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과수원에는 돋아야 할 새싹이 사라졌고, 가지가 말라 비틀어지거나 통째로 고사한 나무도 적잖다. 동해에 약한 3년생 미만 무화과나무는 거의 죽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무화과는 이달 중순에 싹 틔우기가 시작돼 6월 중순까지 자라므로 5월쯤에 최종 판단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난 연말부터 영암에는 1m가 넘는 폭설이 내려 무화과의 생육 한계점인 영하 7도 이하 기온이 한 달 이상 이어졌다. 또 나주시의 배 밭도 꽃눈이 터지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6000여평에 배농사를 짓는 정천수(50·나주시 공산면 동촌리)씨는 “지금 배 꽃눈이 활짝 벌어져야 수정이 될 텐데, 겨울처럼 그대로 있다.”며 “꽃눈 1개에서 5개 정도 꽃이 피어야 하나 1∼2개에 그쳐 수정이 되더라도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관내 배밭 2824㏊(3317농가)에 대해 저온 피해 조사에 나섰다.한편 대나무의 고장인 담양군에서는 1800여㏊에서 대나무 이파리가 말라 죽었고 여수·순천·광양시에서는 가로수인 후박나무 800여그루가 고사했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불가리아 중부지역에 해마다 3월이면 집시 처녀들이 모여든다. 결혼 적령기의 집시 처녀들을 놓고 흥정을 벌이는 신부 경매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예쁘고 처녀이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지만 대략 300만∼600만원 정도다. 딸을 잃은 데 대한 보상도 되지만 새 가족을 잘 보살펴 줄 것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재봉틀과 천 한 장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 멋진 창가를 만드는 커튼과 안락한 쿠션, 입맛이 돌게 만드는 식탁보는 물론 낡고 오래된 가구 수선까지 모두 ‘천’을 이용하는 호경자 주부의 홈패션 인테리어 노하우를 공개한다.‘주부생활백서’에서는 자투리 천을 활용한 생활소품을 만들어 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SBS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부부는 아니지만 과거에 낳은 딸의 친아버지에게 딸이 죽었다고 거짓말 한 경우 여자에게 죄가 있는지 알아본다. 강제추행 당한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와 합의금을 받고 합의를 끝냈지만 피해 당사자가 가해자를 고소할 경우 가해자는 강제추행죄로 처벌 받는지 확인해 본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은민아빠는 태경과 은민의 신혼집을 찾아가 결혼 선물이라며 아이 배냇저고리와 장난감을 건네고, 태경은 결국 임신이 거짓임을 밝힌다. 은민아빠는 은주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 은민엄마를 걱정한다. 희정은 몰래 딸기를 사다가 희수에게 주고 맛있게 먹던 두 자매는 태경모에게 들키고 만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55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탁재훈의 인기비결과 무명시절 이야기가 공개된다. 두번째 손님은 주옥같은 히트곡을 내며 한국 대중가요사에 큰 획을 그은 작곡가 김희갑, 작사가 양인자 부부. 아름다운 부부의 금슬로 짠 노래로 수많은 명곡을 남긴 부부가 들려주는 대중음악사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여자들이 화장품을 사기 위해 쓰는 돈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생활 속 간단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색다른 화장품으로 바꿔 쓸 수 있다고 한다. 재치만점 주부들에게 직접 들어보는 화장품들의 깜짝 변신, 그 노하우와 서랍 속에 있던 화장품을 꺼내 직접 만들어 보는 재활용 화장품, 그 비법이 공개된다.
  • 혼혈자녀 대입 할당제 검토

    혼혈자녀 대입 할당제 검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혼혈인 자녀에게 부모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적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대학 입학 때에는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할당받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키로 했다. ‘혼혈인’이라는 용어도 ‘결혼 이민자의 자녀’로 법제화하도록 병역법 등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7일 천정배 법무부장관과 김한길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법무부가 마련한 ‘혼혈인 처우 개선 및 인권보호대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이 자리에서 ‘혼혈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키로 하는 등 법무부는 물론 국방·행정자치·보건복지·여성가족부 등 범정부적 차원에서 혼혈인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했다고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가 밝혔다. 법무부가 마련한 대책에는 한국인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외국인 및 그 자녀에게도 국적과 영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부모가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혼혈인 자녀도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부모가 자식으로 인정하는 경우에만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 당정은 또 인종, 피부색, 용모, 부모의 출신국가 등에 의한 차별 또는 모욕행위를 금지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제결혼가정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 법안에는 ▲최저생계자 대상 보육센터 운영 ▲학습장애아 특별교육 확대 ▲대학입학시 일정비율 할당제 ▲고용 차별 금지 등을 담을 계획이다. 혼혈인 병역의무화와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자율적으로 입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되 병역 의무도 함께 지도록 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女談餘談] ‘퍼플 오션’이라는 화두/구혜영 정치부 기자

    ‘강금실 현상’.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정치 무대에 데뷔한 뒤 등장한 신조어다.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강금실 현상’에 대해 “국민들이 정치를 말하면서 웃기 시작했다.”고 해석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 5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전후로 강금실 전 장관이 몰고 다니는 보랏빛 행보 속에서 얼굴 찡그렸던 시민을 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국민이 정치를 향해 보였던 웃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강 전 장관이 복마전 같은 정치판을 향해 “코미디야, 코미디.”라고 했을 때도 통쾌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가 냉소에 가까웠다면 최근 강금실 현상을 지칭하는 웃음의 본질은 ‘미소’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강 전 장관이 ‘퍼플(보라색) 오션’ 전략을 내걸자 여기저기서 이미지 정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자는 ‘퍼플 오션’을 들으며 ‘여성 후보’ 강금실을 평가해보고 싶었다. 강 전 장관은 최초의 여성 법무부장관, 최초의 여성 형사판사, 최초의 여성 법무법인 대표라는 굵직한 이력이 뒤따른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유독 성공한 여성을 향해 불편한 시각을 보내는 데 익숙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강 전 장관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려는 눈금은 너무도 까다로운 것 같다. 강 전 장관도 “내가 남자라도 그렇게 평가할까요.”라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혹독한 신고식이 예상될수록 ‘퍼플 오션’이 여성 후보의 장점을 마음껏 내세우는 전략으로 부각되기를 바란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성적 원리’라고 부르고 싶다. 강 전 장관의 여성적 원리는 엄마처럼 과도하게 희생하지도 않고 지나치지도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다는 게 아닐까.‘강금실 현상’에 대해 시인이자 전 청와대 비서관인 노혜경씨는 “우리 정치가 만날 먹고사는 데만 징징대왔다. 강 전 장관은 그게 다가 아니라 정치를 통해 행복해보고 즐거워지자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금실 현상’이 승패를 떠나 진정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드는 기폭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나무를 심는 까닭은/원철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신도국장

    서울 도심 종로 우정국로와 조계사 주변의 커다란 소나무들은 옮겨 심은 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본래 있었던 자리처럼 잘 어울린다. 지난겨울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서있는 그 모습에 취하여 들고 있던 찻잔이 식는 줄조차 몰랐다. 하긴 이 동네의 또 다른 이름은 수송동(壽松洞)이 아니던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천연기념물 백송(白松)은 큰법당 옆에서 오랜 세월 풍상을 버텨오며 그 이름값을 하느라고 여전히 그 기상이 당당하다. 중국 파두산의 소나무도 그랬다.‘재송(栽松)’이라고 불리는 노승이 그 산에 살면서 심어놓은 것들이었다. 그는 당시에 이름없는 뒷방노장이었다. 틈만 나면 소나무를 심는 것으로 수행을 대신했다. 그런 까닭에 주변에서 그를 ‘소나무 심는(栽松) 도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공부가 하고 싶었다. 스승의 방으로 달려가 법문을 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나무나 열심히 심으라.”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머리가 허옇고 눈가에 주름이 가득하며 손에 굳은 살이 박힌 그를 새삼 공부시킨다는 것도 어렵거니와 설사 가르친다고 한들 곧 다비장으로 가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눈치 챈 그는 인위적으로 몸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원하는 바대로 그는 다시 태어났다. 다섯 살 어린 몸으로 다시 출가 했다. “스승님! 재송(栽松)이가 왔습니다.” “무엇으로 그걸 증명하려는가?” 아이는 방 앞의 소나무를 가르키며 말했다. “제가 심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열심히 수행했고 나중에는 스승을 이어 그 산문의 방장이 되었다. 문하에서 유명한 육조혜능(638∼713)선사를 배출했다. 나무를 부지런히 심은 복으로 인하여 스스로 의지대로 환생했고, 또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다. 요즈음 방방곡곡에 개인이 만든 식물원과 수목원이 보통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관심과 시선을 받고 있다. 어느 부부가 30여년 동안 가꾸었다는, 섬 전체가 식물원인 남해 작은 섬의 해상농원은 이미 유명관광지 반열에 올랐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없이 나무와 인간이 공존할 수 없었다. 임제(?∼867)선사는 나무심는 이유를 ‘산문의 경치를 가꾸고 동시에 뒷사람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모든 독림가(篤林家)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나무사랑 제일은 일본의 대우양관(1758∼1831)선사일 것이다. 어느 날 머물고 있는 방의 마루 밑에서 죽순이 올라왔다. 점점 자라 마루바닥에 닿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자 마루를 그만큼 잘라내어 대나무가 뻗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점점 더 자라더니 마침내 천장까지 닿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시 천장마저 뜯어내어 대나무가 뻗어올라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날씨가 궂으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럼에도 선사는 그 구멍으로 비가 들어와도, 눈이 내려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야! 대나무가 많이 컸구나. 많이 컸어.” 하긴 모든 것은 가치의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달려있다. 그걸 몸소 보였을 뿐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나무에도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 작년 이맘때쯤 큰 산불로 인하여 소실되어 모든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천년고찰 낙산사는 굴참·물푸레·상수리나무 등 불에 강한 수림대를 새로 조성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해인사가 고려대장경의 경판재료인 자작나무 등을 이번 봄에 가야산 일원에 심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심는 것 못지않게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나무는 삼십년이 지난 이후라야 화답을 해오니까. 원철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신도국장
  • [재계 인사이드] ‘숨죽이고 떠나고’ 두산家 4세들

    ‘숨죽이고, 들어오고, 떠나고….’ 두산 ‘형제의 난’의 단초가 됐던 오너가(家) 4세들. 명분없고, 승자없는 싸움이었지만 그럼에도 7개월이 지난 지금 엇갈린 경영행보를 걷고 있다.가장 큰 타격을 본 곳은 박용오 전 회장가(家). 장남인 박경원 전신전자 사장은 최근 보유중인 전신전자 주식(171만주)과 경영권을 144억원에 매각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벤처 갑부의 꿈을 안고 뛰어든 지 4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재계에선 박 사장의 갑작스러운 전신전자 매각과 관련, 불어나는 재판비용과 의욕상실에 무게를 싣고 있다.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데다 차가운 주위시선 등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관측된다. 차남인 박중원 전 상무도 지난달 보유중이던 두산산업개발 주식(21만주) 전량을 처분함으로써 두산그룹과의 인연을 끊었다.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는 기획조정실에서 핵심업무를 맡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참여한 이후 활발한 경영 행보를 내딛고 있지만 이번 두산가의 분쟁으로 대외 활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과 박용현 연강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박태원 두산산업개발 상무는 4세 가운데 잘 풀린 경우다. 박 부회장은 ‘형제의 난’이 한창인 지난해 11월 ㈜두산 상사BG 사장에서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으로 말을 갈아탔다. 박용오 전 회장가를 막기 위한 박용성 전 회장측의 긴급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그룹 순환출자의 핵심기업인 두산산업개발에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박 부회장은 또 최근 열린 ㈜두산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장손의 후광’을 톡톡히 누렸다. 박태원 상무는 부친인 박 이사장이 두산가의 3세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함에 따라 네오플럭스캐피탈에서 두산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부자가 같은 회사의 등기이사와 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다만 두산가의 4세들은 올 초 임원 승진 인사에서 모두 빠졌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일방통행식 혁신’ 없던일로

    행정자치부에 옛날 ‘계장’에 해당하는 ‘파트 리더’가 확대 도입된다. 팀제로 바꾸면서 업무 성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중간관리자를 없애는 바람에 오히려 비효율적인 구조로 악화됐다는 불만이 내부에 팽배했기 때문이다. 팀제가 오영교 전 장관이 추진한 ‘행자부 혁신’의 핵심 사안이었다는 점에서 ‘일방통행식 혁신’이 결국 좌초하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기존 팀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은 만큼, 인원이 많은 팀을 중심으로 소팀장 격인 파트 리더를 빠른 시일 안에 확대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일단 운영지원팀 등 5∼6개 팀이 도입 대상이다. 파트 리더는 계장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다만 총괄 업무를 맡던 계장과는 달리 일반 팀원처럼 자기 업무도 주어지는 것이 다를 뿐이다. 기존의 행자부 ‘팀 운영지침’에도 구성원이 30명이 넘으면 별도의 그룹 활동이 필요하고,5명 이상의 팀원을 이끌어야 하면 파트 리더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민제도팀 등 2개 팀에서 이미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침의 조건을 더욱 완화해 파트 리더를 늘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팀제에 대한 불만은 지난해 3월 도입될 때부터 있었다. 팀원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만큼 불가피하게 소팀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이용섭 장관이 직원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도 팀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직원들은 ▲사무관이 현실적으로 계장 역할까지 하는 바람에 업무가 과중하고 ▲팀의 중간관리자가 없어지면서 팀원들 사이의 업무 능력 격차가 벌어졌다고 ‘성토’했다. 파트 리더의 조건을 완화한다는 것은 상당부분 ‘오 전 장관의 혁신’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통일부, 국정홍보처 등 17개 부처와 공기업 등 행자부 사례를 ‘모범’으로 팀제를 도입한 다른 기관들도 골치를 앓게 됐다. 행자부 내부에서는 이런 ‘파행’의 원인을 오 전 장관 스스로가 제공했다고 본다. 한 직원은 “전임 장관은 직원들의 의견에는 귀막으면서 밀어붙이기로만 일관, 결과적으로 ‘비효율적인 혁신’에 매진했다.”면서 “이상이라는 침대에 맞춰 현실의 다리를 잘라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성과관리시스템 등 오 전 장관이 자랑했던 치적들도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직원은 “팀제나 성과관리시스템을 현행대로 고집하는 것은 파울 홈런을 쳐놓고선 홈런이라고 우기는 격”이라면서 “시민 생활을 향상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혁신의 본래 의미를 되살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결혼도 하지 않은채 25년째 동굴서 사는 이유

    90세를 눈앞에 둔 독신남이 심산유곡의 동굴 속에서 나홀로 생활하는 까닭은? 중국 대륙에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세상을 등지고 20여년째 깊은 산속 동굴 속에 틀어박혀 은둔하는 늙은 ‘괴인(怪人)’이 등장,시선을 끌고 있다. 중국 중남부 후난(湖南)성 평장(平江)현에서 살고 있는 한 노인은 결혼도 하지 않고 깊은 산속 동굴에서만 25년동안 살아와 주변 사람들로 ‘도인’ 취급을 받고 있다고 장사만보(長沙晩報)가 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인’으로 통하는 사람은 올해 86살의 리지보(李基佰)씨.지난 1980년대 초반 입산한 뒤 지금까지 동굴에서만 도인과 같은 생활해왔으니 벌써 25년이나 되는 셈이다. 1981년 핑장현 석회공장에서 퇴직한 리씨는 지금까지 결혼은 말할 것도 없고 연애 한번 하지 않았으므로 무려 86년 동안 ‘완전한 동정’을 지키고 있어 ‘기네스북’로 등재감으로도 결코 손색이 없다. 그가 25년 동안 첩첩산중 산속의 동굴 속에서 결혼도 하지 않고 홀로 살아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사실은 없다.리씨가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소문이 무성하다. 이들 소문 중에서 리씨가 여자를 호랑이보다 더 무서워한다는 것을 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은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그 이유는 아직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지만,그는 젊은 시절 여성을 만나기만 하면 멀리 피하는데만 급급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예컨대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좁은 길 위에 여자와 마주치면 리씨는 몸을 잔뜩 움추리고 한쪽에 비켜서서 여자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부득이 여자의 얼굴을 쳐다봐야 할 때도 여자 얼굴을 쳐다보기도 전에 자신의 얼굴이 먼저 붉어지고 한마디의 말도 건네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리씨의 부모는 자연히 안달이 날 수 밖에 없었다.그를 장가 보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였다.해서 인근 지역의 처녀들을 물색,선을 보여줘도 리씨는 도무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여러 수십 번 선보는 자리를 마련해도 언제나 도망 다니기에만 급급했다. 이에 따라 리씨의 부모들은 감히 그에게 선을 보라고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결국 ‘여자를 호랑이보다 더 두려워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리씨의 결혼대작전’은 포기해버렸다.이후 평생을 ‘완벽한 총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온라인뉴스부
  • [기고] 동북아역사재단은 어찌 되었나/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소장

    최근에 한 국내 대학에서 일본학을 강의하는 일본인 교수가 우리의 독도 연구수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독도와 관련된 한국 측의 모호함이 일본이 우길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는 정밀한 연구는 하지 않은 채 주장만 한다는 지적이다. 얼마 전에는 한국의 한 어린 유학생이 중국의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에서 석굴암을 일본 불상으로 잘못 표기한 것을 바로잡았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이 교과서에서 진정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석굴암의 오류가 아니다. 세계 각 지역의 사회와 문화를 소개하는 이 교과서에서 한국은 전혀 다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더 큰 문제이다. 일본과 중국에 의한 역사 왜곡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의 교과서 왜곡이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역사왜곡의 시작도 전부도 아니다. 그것은 오랜 역사 왜곡 드라마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그것이 드라마의 마지막인지 클라이맥스인지 아니면 클라이맥스의 전단계인지 사실 아무도 모른다. 흐름으로 보아 드라마의 마지막 부분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미리 짜여진 각본이 없는 드라마이기에 지켜보는 것이 불안하기 그지없다. 그들이 쓰고, 그들이 주연이고, 그곳이 무대이기도 한 이 드라마를 우리는 계속 지켜보고 흥분만 할 것인가. 중국을 둘러싼 주변 지역의 역사나 문화를 중국 문화에 예속된 것으로 보는 중화사관의 뿌리 깊음이나 세계적 영향력은 굳이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 아직도 세계 많은 나라 교과서나 역사 서적에서 한국의 전근대 역사는 중국의 영향력 하에 있었던 것으로 과장되어 묘사되고 있다. 일본에 의한 역사왜곡도 식민지 강점 준비기였던 19세기 말에 이미 시작되었다. 탈아론을 내세운 후쿠자와 유키치가 1885년에 “우리는 마음 속으로부터 아시아의 나쁜 친구를 거절해야 한다.”고 외친 이후 일본은 아시아를 무시하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 주체적 개화에 실패한 한국은 무시 대상의 첫 번째이다. 아시아에 대한 무시의 핵심에 아시아 역사에 대한 자의적 해석, 일본 중심 해석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단순한 호칭이나 교과서 표현이 아니라 뿌리 깊은 중화주의 사관과 일본식 역사인식 그 자체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길게는 수세기 적어도 1세기 이상 지속되어온 역사 왜곡이기에 하루아침에 바로잡힐 리 만무하다는 점이다. 그들의 삐뚤어진 사관을 바로잡는 데는 앞으로 1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독도, 동해, 임나일본부설, 군대위안부, 고구려사와 같은 몇몇 사례의 시정에 매달리기보다는 좀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동북아역사재단 설립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2004년의 중국 동북공정 파문, 그리고 지난해에 다시 불거진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파동 속에서 대안으로 제시되어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기대감을 갖게 했던 것이 동북아역사재단이었다. 그러나 출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동북아 역사재단은 어찌되었는가. 지난 1년간 주변국으로부터의 반복되는 역사 모욕을 감내해 온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는 정치권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 소장
  • 주말부터 ‘벚꽃들의 향연’

    이번 주말부터 수도권 최고의 벚꽃 명소인 서울 여의도와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벚꽃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의도 벚꽃 축제’가 이번 주말인 8일부터 16일까지 여의도 일대에서 열리고, 어린이대공원의 왕벚나무도 8일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15∼16일쯤 만개한다. 여의도에서는 서강대로∼국회 뒤∼파천교로 이어지는 윤중로 등 7㎞ 구간에서 벚꽃을 만끽할 수 있다. 윤중로에는 왕벚나무 1400여 그루가 아름다운 꽃길을 만든다. 축제기간 동안 여의도 일대에서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된다. 봄꽃 축제가 열리는 어린이대공원은 정문 분수대에서 후문 분수대까지 왕벚나무 1126그루가 심어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벚꽃 외에 개나리, 산수유, 튤립, 팬지 등 10종의 봄꽃 21만 포기가 공원 전역을 수놓고 60m의 정문담장과 3곳의 꽃탑 등이 축제의 분위기를 더한다.8일 밤 8시에는 개막행사로 예정됐다가 우천으로 연기된 불꽃놀이쇼가 펼쳐진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박태호교수가 말하는 ‘유목주의’

    박태호교수가 말하는 ‘유목주의’

    최근 ‘노마디즘(Nomadism·유목주의)’에 대한 비판론이 고개들고 있다. 어딘가에 머무르지 말고 자유롭게 살자는 얘기는 참 좋은데,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느냐는 반문에서 출발한다. 한마디로 먹물 깨나 든 선진적인 지식인 그룹의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게 비판의 요체다. 또 하나는 몰라서든, 잘못 이해돼서든 신자유주의를 정당화할 위험이다.‘먹튀’ 논란이 일고 있는 론스타도 자칫 자본의 노마디즘으로 포장될 판이다. 얼마 전 출간된 ‘유목주의는 침략주의다’(천규석 지음·실천문학사 펴냄)는 지나친 감이 있지만 이 대목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소장학자들의 연구집단 ‘수유+너머’의 핵심 멤버이자 국내의 노마디즘 대중화를 이끌었던 박태호 서울산업대 교수를 만나 노마디즘의 진정한 뜻을 물었다. 마침 지난달 29일 서울대에서 프랑스 소르본5대학 미셸 마페졸리 교수와 노마디즘을 놓고 토론했고, 또 ‘미-래의 맑스주의’(그린비 펴냄)라는 책도 낸 터였다. ▶노마디즘 개념이 혼란스럽다. 명쾌하게 해달라. -‘유목’하면 자꾸 ‘떠난다’는,‘이동(移動)’을 떠올린다. 예를 들어 엥리쉬는 ‘잡노마드’에서 유럽을 떠도는 한 독일인 여선생의 삶을 노마디즘이라 한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노마디즘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그 독일인 여선생이 어느 순간 연구실에 파묻혀 책만 봐도, 전공을 넘나드는 연구 등 새로운 일을 벌인다면 그것도 노마디즘이다. ▶토론회에서 노마디즘에도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많이 배우거나 여유있는 사람들의 얘기라는 의미냐. -대단한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외려 많이 배우고 가진 사람일수록 전공, 분야, 직위에 매여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데 서 오는 습관·습속·버릇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수유+너머’가 단적인 예다. 여기서 공부하는 사람들, 대단한 사람 없다. 퇴직하신 어르신에서부터 초등학생까지 그냥 공부하고 싶어 온다. 그리고 ‘수유+너머’는 ‘촉발’에 의미를 둔다는 점도 알아달라.‘너희가 그렇게 잘났냐.’보다는 ‘우리도 저런 거 하나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먼저 해줬으면 한다. ▶월급쟁이들이 사무실이나 공장을 버리기는 어렵다. -굳이 버릴 필요없다. 거기서 나름대로 변화를 꾀한다면 그게 바로 노마디즘이다. 다만 정말 안 되겠다면 그때는 박차고 나와야 한다.‘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는 것처럼 한심한 말은 없다. 물론 쉽지는 않다. 익숙한 것을 버려야 하니 마음먹기가 어렵다. 또 단순하게 버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한다. 그런데 창조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이번 책에서 코뮌주의를 대안으로 내세운 것도 그런 의미인가. -마르크시즘을 재구성하는 게 책의 목표다. 그러려면 국가단위로 생각하는 습성을 버리고, 프롤레타리아(PT) 계급도 다시 정의해야 한다. 그래서 ‘코뮌’이라는 단어를 썼다. 예전에 PT 하면 공장노동자였다. 지금은 그들마저 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주류화됐다. 대신 비정규직·이주노동자들 문제가 생겨났다. 이제 PT는 공장노동자가 아니라 이들의 집합이다. ▶누구나 안락한 삶을 바란다. 그런 면에서 노마디즘은 인간본성에 반하는 것 아닌가. -인간본성이라는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안락한 삶’ 자체가 이미 부르주아적이다. 다시 말해 그걸 지향하는 순간 부르주아가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런 부르주아적 욕망을 인간본성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근대의 사고방식이라는 점도 지적해두고 싶다. 사실 근대 이전에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이 있었다. 그런데 근대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이게 내 가족에 대한 헌신으로 축소됐다. 이걸 정확히 알아야 한다. 노마디즘은 바로 그런 부르주아적 욕망, 돈과 가족에 대한 욕망을 버리는 데서 출발한다. ▶그렇게 버리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수유+너머’ 사무실 임대료가 월 800만원 정도다. 사람들은 스폰서가 있겠거니 하는데 순수한 회비만으로 운영한다. 회비 내는 사람들? 돈 많은 사람 없다. 그 사람들이 왜 돈 내겠나. 얻는 게 있기 때문이다. 여기 사람들은 돈을 그렇게 내는 대신 사람 사이의 관계와 거기서 오는 기쁨, 토론으로 얻는 지식과 능력을 만끽한다. 확 버려야 더 크게 얻는다. 그걸 잘 모른다. ▶거기까지는 인정해도, 그게 변혁의 힘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나. -그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문제다. 이번 프랑스 사태를 봐라. 부르디외는 68혁명 뒤 사람들이 TV나 보면서 마비됐다고 했지만, 바로 지금 혁명적인 상황이 터져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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