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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결의없이 독자 해외 파병 日 자민당 항구법 조문안 승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이 자위대를 독자 판단에 따라 해외에 파병하고, 정당방위를 벗어난 무기사용도 가능케 하는 자위대 해외파견 관련 법안을 급속도로 추진하는 등 군사대국화 노선이 현실화되고 있다. 자민당 방위정책검토 소위원회는 31일 자위대의 국제평화협력 활동에 필요한 파병요건을 규정한 ‘국제평화협력법안’(항구법)의 조문안을 승인했다. 자위대를 유엔 결의 없이도 일본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파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당방위의 범위를 초월한 무기사용도 용인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임무도 종전의 인도적 부흥 지원에다 치안유지, 경호 활동, 선박 검사 등으로 확대했다. 자민당은 당내 논의 절차를 거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현재 차기 총리가 확실시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항구법 제정에 의욕을 보이고 있어 이 법안은 개헌과 함께 아베 정권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헌법과의 합치성 문제로 정부가 인정하지 않았던 영역에까지 임무를 확대한 것으로, 성립될 경우 헌법 개정 없이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위대가 해외에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국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는 해외에서의 무력 행사를 금지한 헌법 제9조를 위반하지 않도록 자위대의 활동지역을 ‘비전투지역’으로 한정, 정당방위와 긴급 피난의 경우에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그러나 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민당 ‘국방족’(國防族) 의원들은 헌법 개정을 언제까지나 기다릴 수 없다는 이유로, 현행 헌법을 최대한도로 해석해 제9조 개정에 버금가는 법안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taein@seoul.co.kr
  • [책꽂이]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박완서 지음, 문학동네 펴냄) 7년만에 새롭게 장정을 바꿔 펴낸 저자의 단편 전집. 이번 개정판에선 1998년 창비에서 나온 단행본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그 여자네 집’으로 제목을 바꿔 실었다. 부조리한 현실세계에 안주함으로써 더 큰 절망에 빠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린 초기소설부터 1990년대 후반 작품까지 총망라됐다.1∼5권 1만 2000원,6권 1만원. ●아인슈타인의 달팽이(전기철 지음, 문학동네 펴냄) ‘나비의 침묵’‘풍경의 위독’에 이은 저자의 세번째 시집. 해체된 자아를 통해 다음성적(多音聲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유마힐 문병기’‘풍경의 무게’‘문장의 기럭지’‘신노마만리(新駑馬萬里)’등 60여편의 시가 실렸다.7000원. ●지용시선(정지용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발간 60년 만에 복간된 ‘한국 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 시인의 시집. 정지용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언어에 대한 자각’을 실천한 최초의 시인이다.1920년대 시인들의 시가 대부분 과도한 감정의 분출을 드러내는 데 비해 정지용은 감정을 이지적으로 절제해 이미지로 표현하는 새로운 시작법을 선보였다.“시의 정신적 심도는 필연적으로 언어의 정령을 잡지 않고서는 표현 제작에 오를 수 없다.”는 게 지용의 말. 고려대 최동호 교수는 “지용 시에 이르러 한국어는 모국어로서 민족언어의 완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한다.9000원. ●문학의 모험­채만식의 항일투쟁과 문학적 실험(최유찬 지음, 역락 펴냄)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1930년대 대표적인 풍자작가, 리얼리스트로 평가받아온 채만식. 그러나 친일문학 행위에 대한 청산작업이 본격화된 2002년 이후 채만식의 문학은 일부 문학인과 사회단체의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채만식의 작품을 한국문학의 정전에서 배제하려는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는 것. 저자(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채만식은 “검열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알레고리를 자신의 문학 방법으로 사용한 식민지시기 최고의 저항문학 작가”라고 말한다.2만 2000원. ●나비를 태우는 강(이화경 지음, 민음사 펴냄) 소설집 ‘수화’와 인도동화번역집 ‘그림자 개’로 이름을 알린 저자의 첫 장편소설. 남성적인 공격성과 정복에 대한 은유로 해석할 수 있는 주인공 쿨만과 첸의 동성애, 그리고 첸을 사랑하는 또 한 명의 주인공 준하가 펼치는 짝사랑이 소설의 얼개를 이룬다. 첸이 마지막 여행지 인도에서 발견하는 삶의 아이러니와 사랑의 환멸이 소설의 포인트.9000원.
  • [01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숯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숯 부작, 숯 베게, 숯 초배지 등 숯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까지 등장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예부터 이용해 온 숯에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건강에 좋은 숯. 숯에 숨겨진 비밀과 과학적 원리를 알아본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부모특강’코너에서는 ‘화내지 않고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여성학자 오한숙희의 명강의가 펼쳐진다. 부모의 화를 부르는 아이의 뜻밖의 행동들, 그러나 아이를 잘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잔소리보다 효과적인 지켜보기의 노하우와 부모 행복법도 함께 알아본다.   ●내사랑 못난이(SBS 오후 8시55분) 차연이 호태와 집 앞에 서있는 모습을 본 동주가 차연을 차에 태우고 나가 밤을 새우고 들어오는데, 밤새 시할머니는 차연만 찾다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급하게 옮긴다. 정신을 차린 시할머니는 차연을 꼼짝 못하게 하고, 차연은 같은 병원에 입원한 두리의 병실도 둘러보느라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오후 7시20분) 초등학교 입학식날 자신이 아버지, 동생들과 성(姓)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경순씨. 너무도 가정적이었던 아버지였기에 자신의 친부가 아닐 거란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38년을 지내왔다. 그러나 얼마 전 우연히 자신에겐 친부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확인하는데….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7시10분) 태국 펫부리 마을의 바비큐 집은 1000개의 거울로 태양열을 모아 바비큐를 굽는다. 영업시간부터 조리법까지 해가 뜨고 짐에 따라 조절되는 거울 바비큐집의 태양의 맛을 찾아 태국으로 떠나본다. 또 1년 중 단 일주일동안만 황금어장으로 변신하는 베트남 판티엣 무이네 마을로 출발 해 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구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것이 맨손체조. 시간에 쫓겨 제한된 공간 안에서 해야 하는 운동이 부담스러워 미루고 있었다면, 상황별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맨손체조를 시작해보자.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동작들을 알아보고 유의할 점도 점검해 본다.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5) 님의 기도

    지난번(34회 글)처럼 인격적 정신보다 자연적 사실의 진리를 더 설파하면, 기도하는 종교적 마음이 생길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부처님’,‘하느님’ 같은 개념은 인격적 개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한국어의 님은 오로지 존칭적 인격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해님, 달님, 별님처럼 자연적 사물에 대해서도 사용된다. 민간신앙에서 한국인들이 기도하고 귀의하는 일체존재가 다 님이 된다. 님은 한국인의 심리에 거의 무의식적으로 깊이 새겨져 있는 것 같다. 예컨대 주자학은 매우 합리적 도리를 탐구하는 학문인데, 한국주자학은 이런 이지적 탐구의 학문을 넘어 다사로운 기도의 의미를 은연중에 안고 있다. 특히 퇴계유학이 이런 님의 종교성을 풍긴다. 주희가 아주 소극적으로 쓰던 상제(上帝=님)라는 개념을 퇴계는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주리(主理)유학의 거봉 퇴계는 만년에 상제개념을 상징하는 이능자도설(理能自到說=理가 스스로 내림함)을 제창한다. 퇴계의 태극지리(太極之理)는 우주의 추상적 원리보다 오히려 우리의 경배대상이 되는 인격적 상제를 더 짙게 함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는 퇴계의 유학이 자연적 신학사상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퇴계의 유학사상은 한국사상사에서 저 인격적 정신주의의 전통이 가볍지 않음을 생각하게 한다. 퇴계가 어느 유학자보다 더 경(敬)공부를 강조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경사상은 초월적 인격과 합일하기 위한 마음의 수의성(隨意性=상제의 뜻을 따름=disposability)과 다름없겠다. 그러나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은 그것이 지닌 고상한 이념에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인간과 신처럼 인격적인 것이 아닌 비인격적 사물들을 늘 주인인 정신이 소유가능한 도구로 여기는 인간중심주의적 생각에서 해방될 수 없다. 인격적 정신주의는 본의 아니게 이 우주를 주인과 손님으로 이분화하고 주인의 소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철학을 잉태한다. 이번 글은 자연적 사실주의에서도 님의 존재와 종교적 기도의 의미가 우러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한국사상사에서 님의 존재는 인격적 정신의 존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만해스님의 유명한 장편시 ‘님의 침묵’의 몇 구절을 인용하련다.“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 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뿌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님의 존재가 오동 잎, 푸른 하늘, 고요한 하늘의 향기, 작은 시내의 노래 소리 등으로 다양하게 구체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님은 인격적 존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미학적 모습을 담고 있다. 님은 한국사상에서 사랑하는 존재를 상징한다. 사랑하는 존재가 오직 인격인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이란 말을 감상적, 낭만적 차원에서 사용하기를 즐긴다. 이런 사랑을 ‘낭만적 거짓말’(romantic lie)이라고 프랑스의 20세기 철학자인 지라르가 그의 ‘낭만적 거짓말과 공상적 진실’에서 언급했다. 남녀간의 애욕은 본능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는 소유욕의 은유법에 불과하고, 그 애욕에는 경쟁과 질투와 환멸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그런데 인간사회가 그런 애욕을 불멸의 사랑이란 이름으로 애드벌룬처럼 붕 띄우는 ‘낭만적 거짓말’을 지라르는 냉혹하게 분석한다. 만해의 님은 낭만적 애욕의 상징이 아니다. 그 까닭을 다음의 시구들이 말해준다.‘님의 침묵’의 한 절구에서 만해는 ‘달콤하고 맑은 향기를 꿀벌에게 주고 다른 꿀벌에게 주지 않는 이상한 백합꽃이 어데 있어요/자신의 전체를 죽음의 청산에 제사지내고 흐르는 빛으로 밤을 두 조각으로 베히는 반딧불이 어디 있어요/아아 님이여 정(情)에 순사(殉死)하려는 나의 님이시여 걸음을 돌리서요 거기를 가지 마서요 나는 싫어요/(…)’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한 절구에서는 ‘님의 얼굴을 어여쁘다고 하는 말은 적당한 말이 아닙니다/어여쁘다는 말은 인간사람의 얼굴에 대한 말이요 님은 인간의 것이라고 할 수가 없을 만치 어여쁜 까닭입니다/(…)’라고 묘사되어 있다. 만해의 시를 이해하기 위하여 잠깐 우회의 길을 가자. 하이데거가 인격적 정신주의와 연관된 존재자학(ontic science)과 자연적 사실주의와 일맥상통하는 존재론(ontology)을 각각 구분하였다.(15회 글) 그가 다시 재래의 서정시(poem=Poesie)와 존재론적 시(ontological poetry=Dichtung)를 역시 구분했다. 서정시는 시인의 자아적 감정에 느껴지는 모든 것을 노래하는 낭만적 시다. 그런데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시는 그런 주관적 자아의 서정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감정이 비워진 무아의 평온한 마음에 비쳐지는 존재의 사실을 그대로 현시한다. 서정시의 주체는 서정시인인 ‘나’(I)인데, 존재가 계시하는 말은 ‘그것’(It=Es)의 말(17회 글)이다. 자아의 주관적 감정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인 사실의 존재가 삼인칭 단수로 말한다. 존재의 말을 받아 모시는 시인과 철학자를 ‘존재의 목자(牧者)’(shepherd of Being)라고 하이데거가 그의 저서 ‘숲길’에서 언급했고, 또 존재의 시와 존재의 사유는 존재의 진리를 보호하는 ‘존재의 집짓기’에 해당한다고 언명했다.14세기 독일의 신학자 에카르트가 특이하게 신(神)을 ‘그것’(Isness)이나 ‘무’(nothingness),‘존재가 없는 존재’(beingless Being=존재자가 아닌 존재) 등의 개념으로 천명했다(17회 글). 이 에카르트의 신학은 한국에서 통용되는 인격적 하느님의 신학과 아주 다르다. 그의 신은 인격적 절대자가 아니고, 우주의 사실적 존재 자체와 같다. 에카르트가 말한 신의 존재로서의 ‘그것’은 16세기 조선의 서산대사가 부처를 우주적 사실로서 지적한 ‘그것’(渠)과 다르지 않겠다. 에카르트에게 신은 ‘그것’이다. 그가 말한 ‘그것’은 신을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우주의 근원적 사실과 힘으로서 텅 빈 무(無)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신에 대한 기도도 인격신에 대한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하게 마음을 비우는 행위로 이해된다. 그가 ‘명상록’에서 남긴 말이다.“우리는 무심하게 신을 사랑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너의 영혼이 마음의 정신적 활동도 영상이나 표상도 없이 존재하도록 해야 한다. 너의 영혼이 모든 마음에서 벗어나라.” 영혼을 무심지심(無心之心)의 상태로 유지하라는 뜻이겠다. 또 에카르트는 ‘나는 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신에게 기도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무심하게 마음을 비움으로써 영혼이 우주의 ‘그것’과 합일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공자가 ‘장자’ 속에서 설파한 심재좌망(心齋坐忘=마음이 재계해서 온갖 것을 잊고 만물과 일체가 됨)의 경지와 다르지 않겠다. 서산대사와 에카르트, 하이데거가 공통으로 언명한 ‘그것’의 의미는 곧 우주의 진리가 인간중심으로 소유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겠다.‘그것’이 곧 우주의 본성으로서의 법성(法性)이고, 그리스도성이고, 천성이고, 양지(良知)고, 불성이다. 존재론적으로 ‘그것’은 우주의 일심(一心)이다.(30회 글) 이 말은 우주가 죽은 추상적 법칙의 세계가 아니라, 무한대의 고갈되지 않는 태허기(太虛氣)를 바탕으로 하여 생멸하는 존재론적 욕망의 표현임을 말한다. 우주가 기(氣)의 욕망이고, 마음도 기(氣)의 욕망이니 우주와 마음이 하나다.(1·16·23회 글) ‘그것’은 일심의 우주가 스스로 지닌 지혜다. 우주의 일체가 다 동기(同氣)로 엮어져 있다. 서로 존재하게끔 동기로 엮어져 있는 우주가 어찌 지혜없이 제멋대로 지리멸렬할까? 만약 그렇다면, 일체 동기하는 일심은 불가능하겠다.‘그것’은 지혜일 뿐만 아니라, 또한 자비이기도 하다. 지혜와 자비(사랑)가 바로 우주의 진리다. 일체 동기가 서로 존재하게끔 천을 짜나가는(34회 글) 지혜는 동시에 일체가 일체에게 복락을 주려는 자비와 같다. 이 우주를 소유론적으로 보면 지옥이 되나, 존재론적으로 보면 우주는 바로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 바로 천국이 된다. 외경으로 취급되는 도마복음(113절)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천국은 언제 오느냐 하고 물었다. 예수님이 가로사되 천국은 오지 않을 것이다. 너희가 그곳을 기다린다면, 여기를 보라든가 저기를 보라든가 하는 식으로 아무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나라가 이 지상에 이미 퍼져 있으나, 아무도 그것을 보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인간이 나중심이나 인간중심을 버리지 않는 한에서 인간은 소유욕의 차원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인간이 소유주의를 초탈할 때에, 인간은 우주의 ‘그것’(지혜와 자비)과 하나가 된다. 존재론적 기도는 소유론적 기도처럼 나중심의 소유적 갈구가 아니라, 무심한 마음이 우주적 지혜와 자비와 하나가 되기를 욕망하는 것과 같다. 기도는 나중심과 인간중심을 해체시킨다. ‘님의 침묵’은 불승이자 망국의 정한(情恨)을 지닌 시인이 조국의 산하와 역사를 님으로 모시면서 그 님과 하나가 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론적 기도의 노래다.‘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이다’로 시작하는 님의 노래는 끝에 가서 ‘네네 가요 지금 곧 가요’로 대미를 장식한다. 일제강점기에 조국의 역사와 산하대지가 다 훼손되는 현실에서 만해는 한국인의 님이 떠난 부재를 보았고 그 슬픔을 탄식했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오려는 님을 마중하러 급히 떠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글로 장편시의 막을 내린다. 님과의 이별과 그 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이에 그는 님과 하나가 되어지게 해달라는 기도를 올린다. 우리는 기도하자. 기도하되 나의 소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공동 존재의 복락을 위하여 님에게 기도하자. 그 님은 바깥에 있는 초월적 존재자가 아니고, 바로 사심을 버린 우리 마음이다. 그 님은 우주적 지혜와 자비로 변한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만해가 찾던 님은 바깥에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김종면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斑衣戱(반의희)

    때때옷을 입고 재롱을 떤다 춘추시대 초나라에 노래자(老萊子)라는 사람이 살았다. 나이 칠십의 백발 노인이었지만 효성이 지극한 그는 항상 어린아이처럼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부모 앞에서 재롱을 떨었다. 부모에게 나이 든 모습을 보이지 않고 즐거움을 안겨드리기 위해서였다. 늙은 자식의 재롱에 부모는 자신의 나이를 잊고 정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의희(斑衣戱) 또는 반의지희(斑衣之)라는 말은 이런 배경에서 태어났다. 이 이야기는 당나라 때의 문인 이한(李瀚)이 지은 책 ‘몽구(蒙求)’에 ‘고사전(高士傳)’을 인용해 실려 있다. 60세 이상 노인 자살자의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노인학대 기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에 실리는 우리 현실에서 이 반의희라는 말은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정부는 마침 내년부터 노인요양보장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인문제가 제도적인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임은 자명하다. 인간의 정신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날로 패역무도(悖逆無道)해지는 이 시대, 우리는 모두 때때옷을 입고 부모 앞에서 재롱을 부릴 마음의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도덕적·정신적 재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jmkim@seoul.co.kr
  • 音~천상의 유혹

    音~천상의 유혹

    다시 한국을 찾은 소프라노 조수미(44)는 다소 흥분된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고향땅에 돌아온 기쁨이 얼굴과 노래에 진하게 배어있는 듯했다.30일 오전 호암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녀는 회견에 앞서 “성악가로서 아침부터 목을 쓰는 위험을 무릅쓰고” 고음을 질러야 하는 ‘블루 다뉴브’‘서머타임’ 등 두 곡을 들려주는 센스를 보여줬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등지에서 국제무대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리사이틀을 가져온 조수미는 9월 한달, 서울을 비롯해 전국 10대 도시에서 한국팬들과 만나기 위해 지난 28일 한국에 들어와 시차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상태였다. 조수미는 회견 내내 ‘조국’을 강조했다.“예술가는 자기가 태어난 조국을 잊을 수 없다.”면서 “한국에 대한 애착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역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88년 조수미가 세계 정상의 무대에 서게 된 것은 명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만남 때문에 가능했다.“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으며 오디션에 초청되어 게오르그 솔티경이 지휘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의 오스카역으로 출연하면서 세계에 ‘조수미’를 알렸다. 결혼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저는 운명론자”라면서 “결혼 못하는 집시처럼 이렇게 세상을 떠도는 것도 운명이고 팔자이며 하나님이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말로 대신했다. 내년에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 도전할 생각이란다. 전국 투어는 9월 5일 수원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을 거쳐 서울에서는 23일(포스코센터)과 27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조수미를 만나볼 수 있다.(02)-598-8277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심층진단-레임덕 (하) 표류하는 정책과 사회적 손실] “바닥민심 챙겨 리더십 국민눈에 맞춰야”

    청와대 경험이 있는 인사들의 레임덕 관련 정국 진단은 대체로 소속 당에 따라 엇갈렸다. 다만 ‘민심을 살피고, 추진한 일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처방에선 다소 맞닿는 점도 있었다. 열린우리당 인사들 중 상당수는 아직 본격적인 레임덕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는 전직 청와대 보좌 출신 인사들은 이미 레임덕이 상당수준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전제로 고언을 쏟아냈다. 김대중(DJ)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을 지낸 전병헌 의원은 “커다란 고비 국면이지만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레임덕을 줄이기 위해선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당국자들이 겸허한 자세로 국민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 정부 핵심관계자였던 여당의 한 의원은 “노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이미 기득권층의 거부감 속에 국정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문학진 의원은 “대통령 스스로 ‘(아무도 대통령의)말을 안 듣는다.’고 할 만큼 (레임덕)징후들은 여기저기 보인다.”고 했다. 그는 “조기 레임덕을 방지하려면 오기로 비치는 일들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레임덕은 오래전 시작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영삼(YS) 대통령 시절 청와대 부속실장을 역임한 정병국 의원은 “이 정부는 처음부터 레임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의 첫 3년은 하고자 하는 사업의 틀을 세워 시작하고 나머지 2년은 관리하고 마무리하는 단계로 가야 하는데 좌충우돌했다.”면서 “이제 벌여놓은 사업을 정리하고 향후 과제는 차기 정권에 넘길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이성헌 한나라당 서대문갑 당원협의회장은 “레임덕이 오면 크게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고 전제,“집권당이 말을 안 듣고, 행정부가 말을 안 듣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 안에 있으면 경찰·검찰·국정원·비서실 보고 등 항상 짜여진 보고만 받게 돼 (올바른)정보가 단절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대통령이 할 일은 바닥민심을 듣기 위해 민생 현장을 다니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YS의 교육문화비서관 등을 지낸 이병석 의원은 “정부와 여당의 정책공조가 이뤄지지 못하고 끊임없이 갈등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 조정 역할을 놓쳐버린 데서도 조기 레임덕 현상을 볼 수 있다.”면서 “이제라도 대통령이 사심을 버리고, 정말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리더십 스타일을 국민 눈 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박지연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나는 17년 동안 ‘짐승’으로 살아왔습니다”

    “무죄 판결을 받아내는데 꼭 17년이 걸렸습니다.이 기간 동안 나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었습니다.너무 억울했으니까요.” 중국 대륙에 성폭행 혐의로 쇠고랑을 찼던 교사가 무려 10여년 동안 간단없는 법정싸움 끝에 결국 무죄 선고를 받아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 관양(灌陽)현에 사는 50대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 등의 무고로 성폭행 혐의를 받아 체포돼 영어(囹圄)생활을 하다가 석방된 뒤,뜬벌이 생활을 하며 법정싸움을 벌여 17년만에 무죄 방면돼 명예회복의 길이 열렸다고 남국도시보(南國都市報)가 24일 보도했다. 17년 동안 온갖 간난신고를 겪은 주인공은 올해 55세의 원충쥔(文崇軍)씨.35살 나던 해 교사로 임용된 원씨는 지난 1986년 관양현 신쟈(新家)향에 있는 한 중학교로 배치를 받았다. 모든 것이 자신만만하던 그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교사 3년차이던 89년 4월8일.상상도 할 수없는 일이,아니 정확히 말하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원씨가 맡고 있던 반의 루(陸)모양과 그녀의 부모가 신자향 파출소에 그를 성폭행범으로 고소를 해 파출소측으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았다.이들은 소장을 통해 원씨가 지난 4월 5일 밤 9시쯤,정전 사태로 석유등을 빌리러온 루양을 자신의 방에다 9시간 동안 감금하고 모두 5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원씨를 파출소에 출두,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파출소측은 성폭행 사실에 대한 증거 부족,사건 정황 불분명한 데다 그의 신원이 확실한 점 등을 들어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이에 화가난 루양의 부모는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그의 집으로 찾아와 “죽여버리겠다.”며 욱대겼다. 이들의 원초적인 협박에 시달리다 못한 원씨는 할 수 없이 슬슬 피하며 도망을 다녔다.원씨는 도망을 다니는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도 간단없이 루양 부모에게 자신의 결백을 발명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눈물 겨운 호소는 철저히 무시됐다.그러던중 7월 10일,산쟈 파출소의 상급부서인 관양현 공안국의 협조요청서가 날아들었다.해서 공안국에 출두하자마자,원씨는 이유도 모른채 그 자리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재판 결과는 도피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그해 9월 관양현 인민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비록 그가 자신의 죄를 결코 인정하지 않았으나 피해인의 진술과 증거,증인 등이 확실한 만큼 성폭행죄(미수) 혐의로 징역 5년과 노동개조 명령을 선고했다.원씨는 너무나 억울해 90년 4월과 93년 5월 두차례 걸쳐 항소를 했으나 오히려 반성하는 빛이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이 확정됐다. 93년 7월 그는 수형생활이 모범적이라며 1년 감형을 받아 만기 출소됐다.집으로 돌아가보니 집에는 아무도 살지 않아 집안 곳곳에 거미줄이 처져 있을 정도로 이미 흉가로 변해 있었다.게다 애를 끊는 아픔을 느끼게 한 것은 지금은 연락이 닿고 있지만,당시 10살과 9살짜리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는 것이었다. 며칠을 흉가에서 보내며 원씨는 곰곰 생각해봤다.결론은 지금의 모든 상황이 성폭행 사건으로 비롯된 만큼,사건을 마무리해야 되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해서 소송비를 마련하기 위해 백면서생이 뜬벌이의 길로 들어섰다. 이때부터 아무런 희망도 없는 유랑생활이 계속됐다.구이저우(貴州)·후난(湖南)성을 비롯해 광시장족(廣西壯族)자치구 구이린(桂林)·난닝(南寧),베이징(北京) 등지를 부평초처럼 떠돌아 다녔다. 이렇게 하기를 10여년.2005년 12월 광시장족자치구 고급인민법원은 피해자 루모양의 진술과 증인 쑨(孫)모·왕(王)모씨의 증언이 상호 모순되고,사건 당일 밤 피해자가 교사 원씨 방에 감금됐다고 증명할만한 근거가 없다며 관양현 인민법원의 판결을 취소했다. 그리고 8개월여가 지난 지난 8월18일,무죄 판결문을 받아든 원씨는 착잡하기만 했다.당시 공안들이 좀더 세심하고,좀더 성실하고,좀더 책임있게 사건을 다뤘다면 억울한 17년은 없었을 것이라고.그는 법원에 대해 명예회복과 판결을 잘못 내린데 대해 정식 사과하고 피해 보상조로 13만 3700위안(약 16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노인무도장’ 화재소동 1명 압사

    성인 무도장(콜라텍)에서 춤추던 수 백명의 노인들이 불이 난 줄 알고 급하게 대피하다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오후 4시20분쯤 영등포구 2동 A콜라텍에서 중·노년층 손님 500여명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잘못 알고 출입구로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이 과정에서 60대 여성 1명이 쓰러져 발길에 깔려 숨졌다. 이모(72) 할머니 등 8명은 다쳤으나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무도장 천장의 무대 조명에서 전기 스파크가 갑자기 일면서 정전이 되고 누군가가 ‘불이야’라고 외치자 손님들이 한꺼번에 3개의 출입구로 몰려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콜라텍은 6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인기를 끌어 주말마다 수 백명의 노인들이 모여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콜라텍 주인 이모(50)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와 과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콜라텍은 현재 소방법이나 건축법 등 관련 법령에 화재나 위생, 시설 설비 등에 관한 단속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녹색공간] 골목대장의 추억/김판기 용인대 교수

    새삼스럽게 전 환경부장관의 모 공단이사장 취임과 관련해 아직도 말이 많다. 그이가 이사장으로 자격이 되는지 안 되는지에 관한 것은 나의 관심을 끌지 않지만 환경부장관으로서의 자격이 되었는지에 대하여는 아직도 관심이 있다.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에게 골목대장 선발과 인정 과정은 명확하다. 초등학교 전학을 많이 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이 과정은 지키는 녀석과 필사적인 싸움을 전제해야만 한다. 싸움의 기준은 사교성과 공부와 위기대처 능력을 포함한 지도력의 검증과정이고, 마지막엔 주먹 다짐으로 전문성(?)을 평가하게 된다. 전문성에서 패하는 경우 구성원 중 아무도 대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에 없던 구박을 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환경부는 정부조직법 제40조(환경부)에 의하여 1994년 12월21일 설립됐으며, 초대 장관으로 김중위씨가 임명됐다. 정치인인 초대 장관은 환경부의 업무에 대해 얼마나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꼬박 1년간 자리를 지켰다. 공무원의 정실 임용을 방지하고 인사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1999년 5월24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건국 이래 최초의 인사 전담기구라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설명에서 공무원 인사의 핵심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규범과 크게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공정성과 중립성의 핵심에는 전문성이 존재한다고 이해된다. 지금의 환경부 이전에 환경처(1990년 1월3일∼1994년 12월21일)가 있었고, 그 전에는 환경청(1980년 1월1일∼1990년 1월3일)이 있었다.5년이 채 안 되는 환경처 시절에는 6명의 장관이, 환경부는 지난 3월까지 11년3개월간 10명의 장관이 자리를 바꾸었다. 김명자 장관이 3년8개월의 최장수를 누렸고, 손모 장관은 1개월2일간 자리를 지켰다. 환경부장관은 평균적으로 1년 남짓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가? 이는 환경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분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의 소위 ‘안배’라는 이름으로 임명돼 오기는 했지만 다른 관심에 기웃기웃하다 미련 없이 떠나야 했던 분들의 이름이 빼곡하다. 요즘 신문 지상에 이름이 거론되는 전 환경부장관은 임명 당시에도 전문적 식견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그나마 환경단체에 이름을 올려놓았던 이력을 붙잡고 버티어 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최근에 환경부는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수행하느라 분주하다.2004년 환경보건정책과라는 부서를 신설했는데, 그 배경에는 환경관리정책이 수질, 대기, 폐기물 등의 매체관리 중심에서 사람과 생태계를 포함한 수용체관리 중심으로 변화됨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환경보건학회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주장해온 논의였으며,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환경관리정책 기조로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채택해 환경관리정책을 이끌고 간다는 일은 그리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환경부 내에서도 아직 우왕좌왕하며, 정책의 변화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위 자문역을 맡은 전문가 그룹조차도 자신의 목소리 내기에 급급한 나머지 전체적인 조화와 발전을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문스러운 모습이다. 금년 가을에 태국에서 열리는 국제환경장관회의와 국제환경보건센터 유치와 관련해 환경보건에 기반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환경보건을 위해 전문적인 지도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며,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위기이자 기회이다. 장관을 임명하는 임명권자의 의중은 알 수 없으나, 우리가 뽑은 대표이기에 국민과 코드가 맞는 분이기를 바란다. 임명권자와 코드가 맞는 분이 아닌 해당기관 업무와 코드가 맞는 분이 임명되기를 소망한다.
  • 재경부 ‘인사 숨통’ 트이나

    재경부 ‘인사 숨통’ 트이나

    지금 재정경제부에선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보직을 내정받고도 자리가 비워지지 않아 엉뚱한 곳에 가 있는가 하면 과거에는 앞다퉈 가려던 ‘꽃보직’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사 적체가 심해서 생긴 결과로 보인다. 최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비서실장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나가 있던 정택환 국장이 내정됐다. 이미 귀국한 지 1주일이 넘었지만 비서실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청와대로 옮긴 육동한 정책기획관 자리에 임시거처를 틀었다. 허경욱 현 장관 비서실장이 갈 곳이 생기지 않아서다. 통계청장에 임명된 김대유 OECD 대표부 공사의 후임 선정도 진통을 겪고 있다. 공모로 뽑지만 공무원 가운데 국제금융에 밝은 쪽은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정도. 이전 같으면 1급 대우인 이 곳을 서로 지원했으나 지금은 고위공무원단의 직급 ‘가’에서 ‘바’ 가운데 네번째인 ‘라’급으로 규정돼 사실상 2급으로 강등된 처지이다. 특히 OECD 공사로 갔다가 공직에서 물러나기라도 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라’급 연봉 때문에 연금 정산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 마지막 3년의 임기가 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인사 적체로 재경부에 고참 국장들이 늘어나면서 퇴직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현재 ‘나’급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승우 경제정책조정국장과 노대래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의 ‘맞 트레이드’는 3개월째 입소문만 무성하다. 한 관계자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공직생활 25년 만에 이런 인사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때문에 재경부에선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홍석주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으로 가는 것도 ‘호재’로 본다. 최소한 재경부가 1곳을 차지하면 이를 계기로 인사에 숨통이 트이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벌써부터 금감위 부위원장엔 김석동 차관보가 거론되고 차관보에는 조원동 정책국장과 임영록 금융정책국장 등이 오르내린다. 증권금융 사장에도 고참급 1급들이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로큰·롤」축제서 고함치다 아기 낳기도

    「로큰·롤」축제서 고함치다 아기 낳기도

    지난번 미국서부 「캘리포니아」「알타마운트」초원에서 벌어진 광란의 「로큰·롤」 음악축제는 문자 그대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더벅머리에 긴 수염을 한 괴상한 차림의 온갖 젊은 남녀 30만명이 볼려들어 일대 광상극을 연출했다. 이 음악축제가 얼마나 소란스러웠던가는 하룻동안의 음악제에서 4명이 죽고 4명의 아기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증명하는 것. 영국서 온 유명한 「로큰·롤」악단인 「롤링·스톤즈」의 연주를 듣기 위한 것이었는데 미국을 순회중인 이 악단의 연주는 가는 곳 마다 대성황이어서 이 곳에서는 숫제 야외로 장소를 정한것. 그러나 막상 그 날이 외었을 때는 새벽부터 장사진. 심한 친구들은 전 날부터 숫제 이곳에서 자면서 자리를 지킬 정도 여서 장내 관리는 처음부터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연주가 시작될 때쯤해서는 30만의 인파가 여지없이 초원을 메웠는데 이들은 또한 모두가 제멋대로 하기를 즐기는 「히피」세대. 그래서 음악회는 성황이었지만 뭣을 연주했고 뭣을 들었는지를 아무도 모를만큼 처음부터 혼란연속. 연주가 시작되자 온 천지에서 괴성이 연발, 아기를 낳은 네산모는 너무 고함을 지르다가 그만조산을 했으며 아기와 아이들은 곧 「앰블런스」로 인근 병원에 후송(?). 환각제 과용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한 여자는 「헬리콥터」신세를 졌다. 수백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는데 주취측이 대기시킨 19명의 의사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밖에도 어떤 젊은 친구는 소란을 피우다가 경찰을 피하느라 13「피트」깊이의 인근 운하에 빠졌으며 옷을 벗은 무리가 군중을 누비고 다녀고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환각제는 현장에서 무진장으로 팔고 있었으며 한 친구는 환각제의 힘으로 온통 옷을 벗어 던지고 30「피트」 높이의 벼랑을 뛰어 내리다가 두 다리가 부러지고 엉덩이가 찢어졌으며 머리가 깨어지는 중상도. [선데이서울 70년 신년특대호 제3권 1호 통권 제 66호]
  • [Book Review ] ‘신음하는 지구’ 희망은 없는가

    태평양의 아름다운 환초섬 투발루. 지금 이 시간에도 이 섬은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해수면 상승률은 1년에 몇㎜ 정도였지만, 이제 가속이 붙어 섬의 생명을 앗아갈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에서는 주민들을 ‘노아의 방주’에 태워 뉴질랜드로 대피시킬 계획까지 짜놨다.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에서 위협받는 건 알래스카도 마찬가지. 일년 내내 얼어붙어 있어야 할 땅이 녹아버리면서 집과 도로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나 북극곰 등 오랜 친구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슬퍼하면서도 석유를 얻기 위해 북극 야생동물보호구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외친다. 이 ‘지속불가능한’ 개발에 대한 욕망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마크 라이너스 지음, 이한중 옮김, 돌베개 펴냄)은 투발루에서 알래스카까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누비며 쓴 책이다. 피지 출신의 환경운동가인 저자는 3년 동안 투발루의 어민, 알래스카 에스키모, 미국의 허리케인 헌터, 그리고 수많은 과학자들을 만났다. 책은 기후과학이 밝혀낸 다양한 재앙의 징후들을 보여준다. 페루의 웅장한 열대 산악빙하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페루와 인근의 남미 국가들은 이로 인해 심각한 물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강수량이 적은 이 지역의 물순환과 생태계는 전적으로 안데스 산맥이라는 자연의 급수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히말라야의 빙하에 의존하고 있는 인도나 톈산산맥의 빙하에 의존하는 중앙아시아 건조지역 국가들도 물부족은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다. 열대성 폭풍이나 태풍, 허리케인은 지구온난화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대서양 연안 국가들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허리케인은 처음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시작됐다가 세력이 강해지면 ‘열대성 폭풍’이 되고 풍속이 시속 120㎞에 이르면 비로소 ‘허리케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같은 폭풍이지만 태평양 서부에서는 ‘태풍’으로, 인도양에서는 ‘사이클론’으로 불린다. 책은 미국 프린스턴에 있는 지구물리유체역학연구소의 기후 시뮬레이션 연구를 소개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높은 기후에서는 폭풍의 강도가 5∼10%까지 더 세진다. 또한 폭풍으로 인한 피해는 풍속이 높아짐에 따라 거듭제곱으로 늘어난다. 저자는 지구가 이전에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참화를 겪은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며 지구의 미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2억년 전 페름기 말 다양한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지구는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했다. 화산 폭발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 데 따른 재앙이었다. 이후 10만년 동안 하늘에서는 매일같이 검붉은 산성비가 내렸고 바다는 지독한 메탄가스를 내뿜었다. 저자는 이런 지옥의 묵시록 같은 암울한 이야기를 전하는 한편 “아직도 희망은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 장은 2000년 헤이그 회담과 2001년의 본 회담을 중심으로 교토의정서가 거의 휴지조각으로 폐기되기 직전까지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되살아난 과정을 다룬다. 미국과 ‘우산그룹’(호주·캐나다·일본 등 미국의 반환경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그룹), 석유자본의 치열한 로비가 교토의정서를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초라하게 만들어버린 내력을 살피며 강자의 논리에 휘둘리는 국제 현실을 고발한다. 미국은 여전히 교토의정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호주는 투발루인들보다 30배나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호주는 ‘환경난민’들이 자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수용소를 지어달라는 몰상식한 요구까지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투발루는 전기를 일으키는 데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탄소중립적(carbon-neutral)’ 경제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면서 파손된 도로, 해수면 상승으로 밑동이 파헤쳐진 나무, 초목지대까지 집어삼키고 있는 중국의 사막화…. 이런 풍경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이 책은 이같은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을 추적 소개, 그것을 우리의 구체적인 고통과 슬픔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현대건설 ‘건설사관학교’로 부상

    현대건설이 ‘건설 사관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마다 현대건설 출신 임직원을 앞다퉈 영입 중이다.해외건설을 시작하는 한 중견 건설사는 최근 현대 해외건설사업 출신 임원을 사장으로 앉혔다. 다른 회사 출신과 달리 현대건설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진득하다. 현직에서 옮기지 않고 퇴사 뒤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받는다.●해외건설 전문가 영입 1순위 반도건설은 최근 김호영 전 현대건설 해외건설 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김 사장과 함께 자리를 옮긴 현기춘 부사장과 나도상 전무도 현대출신이다. 반도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펼치는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을 성공시키고, 알제리 신도시 개발 등 해외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현대 출신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한동진 부사장은 현대건설을 퇴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올 4월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해외 플랜트건설사업 일감을 확보한 현대중공업이 중동 시장에 밝은 한 부사장을 영입한 것이다. 함께 근무하는 윤호철 전무도 현대건설 출신의 정통 해외건설맨이다. 안인식 풍림산업 해외사업 본부장(부사장) 역시 현대건설에서 잔뼈가 굵었다.●대형 건설사 간부급 두루 포진 GS건설에서 동부건설로 옮긴 황무성 대표이사 부사장도 뿌리는 현대건설이다. 황 사장은 건설 안전 분야 베테랑이다.지난 6월 새 둥지를 튼 오명길 CJ개발 부사장도 현대건설에서 자리를 옮겼다.CJ출신 강세영 부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송형진 효성 건설부문 사장도 옮긴 지 오래됐지만 맥은 현대건설이다. 채희수 두산산업개발 부사장도 현대→고려산업개발→두산산업개발로 이어지는 현대 출신이다. 원현수 코오롱건설 부사장 역시 현대에서 잔뼈가 굵었다. 동양건설산업에는 안효신 부사장, 이봉기·김광욱 전무가 현대 출신으로 주요 포스트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에는 조영희 송도사업본부 전무를 비롯해 김덕태·박상곤 상무 등이 과거 현대맥을 잇고 있다. 태영 김외곤 부사장과 김영민 상무도 현대건설이 배출했다. 전창영 엠코 부사장(건축사업본부장), 김광석 한진중공업 전무, 강대신 한화건설 전무, 문인수 경남기업 전무 등도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람들이다. 이들 역시 국내 토목 및 건축·주택사업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풍부한 경험+추진력…영입 메리트 아예 내 회사를 차린 ‘현대맨’도 수두룩하다. 현대가 유통쪽에도 건설 출신이 많다. 최동주 현대아이파크몰 사장, 홍성원 현대홈쇼핑 사장, 김병훈 현대택배 사장이 현대건설 출신이다. 현대 출신 임직원의 주가가 올라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 지식과 국내외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녔기 때문이다. 때문에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거나 대규모 프로젝트가 나오면 현대건설 임직원에 먼저 손길이 뻗친다. 영입 제의는 많지만 현직에서 바로 옮기는 경우는 많지 않다. 현대에서 일단 퇴사한 뒤 영입되는 경우가 많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유공자자녀 공무원시험 비상

    유공자자녀 공무원시험 비상

    내년 7월부터 국가유공자 가족에게 주는 공무원 채용시험 가점 비율이 5%로 낮아짐에 따라 합격률도 절반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등권을 침해하는 가산점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줄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부딪히고 있다. 공무원 시험은 합격선에 수백명이 몰리면서 소수점 이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 가산점의 위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합격률 3분의 1까지 떨어질 듯 국가보훈처가 지난 17일 발표한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가유공자 자녀 등 가족이 6급 이하 공무원 공채를 치를 때 주는 가점 비율을 10%에서 절반으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유공자 본인과 유족에 대한 가점은 10%를 유지한다. 과락에 해당하는 개별 과목 40점 미만 득점자는 아예 가산점을 주지 않도록 했다.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가점제도가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현재 유공자와 유·가족 등 취업보호대상자는 28만 2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1만 9000여명은 앞으로도 10%의 가점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나머지 26만 3000여명은 법 개정에 따라 가점 5%를 적용받는다. 보훈처는 가산점을 낮추면 내년 하반기부터 유공자와 유·가족의 공무원 시험 합격률은 최대 3분의 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7급 공채에서 국가유공자 및 유·가족의 평균 합격률은 28.2%,9급은 16.2%였다.2004년 7급 공채에서는 무려 34.2%까지 합격률이 뛰어올랐다. 교원임용시험의 유공자 및 유·가족 합격률은 지난해 6.2%, 올해는 4.9%였다. ●‘일반인 역차별’ vs ‘합당한 보상’ 가산점을 둘러싼 공방도 네티즌 사이에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이디 ‘asdasdf’는 “100m 달리기에서 취업보호대상자를 10m 앞에서 달리게 하면 경기는 하나마나”라면서 “가산점 대신 학원비, 교재비 등 사회적 비용으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mintip’도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은 당연하지만 가족에 대한 가산점은 일반인에게 피해를 주는 만큼, 대상을 더욱 축소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더의 로망’은 “가산점은 사회에 봉사하다가 뒤처진 국가유공자와 가족을 배려하는 합당한 장치”라면서 “이 정도 예우도 없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사회에 헌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험생 홍모씨도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고, 보훈가족이 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나오게 됐다.”면서 “가산점으로 인심 쓰는 대신 유공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훈처 관계자는 “개정안도 각 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용역 연구 등을 거쳐 만들었지만 입법예고 기간에 다양한 의견을 들어 더욱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영등위“프로그램 심의할 의무도 장비도 없어”

    지난해 8월25일 ‘바다이야기’ 2.0버전을 심의에서 통과시킨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박찬 부위원장은 22일 “심의에 문제가 있다면 본심 전에 심의물을 70%쯤 거르는 예심에 있을 수 있다.”면서 “심의위원들이 매 건마다 토론을 하는 본심에서는 한두 사람에 의해 심사결과가 좌지우지될 수 없는 구조”라고 항간의 부적격 심사 논란에 대해 강력히 반박했다. 다음은 박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바다이야기’가 심의를 통과한 경위는. -지난해 7월 하순 2.0버전과 3.0버전을 심사하다 보니 예시·연타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30일 보류판정을 내렸다.2기(박 부위원장은 임기 3년의 3기 위원에 2005년 6월부터 위촉)에서 내린 설명문안이 느슨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를 보다 강화하자고 위원들이 결정했다.8월25일 6명의 소위 심의위원들이 재심의해 보니 2.0버전은 보완이 된 상태라 통과시켰고,3.0버전은 예시·연타에 관계 없이 메달이 여러 개 떨어지는 것을 발견, 고시 위반으로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문화부에서 재심의 요청은 있었나. -우리 때는 없었다.2기(2002∼2005년) 때는 영등위와 문화부가 심각하게 대립했다.3기가 들어서고는 문화부로부터 심의와 관련해 어떤 간섭이나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2000년대 초반 스크린 경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부상할 때 유진룡(문화부 전 차관)씨가 “스크린 경마를 허가해 줘서는 안 됐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바다이야기’와 관련해서는 어떤 말도 없었다. ▶사행성으로 문제가 될 줄 몰랐나. -2기 위원들도 말하지만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바다이야기’의 경우는 예시·연타를 가능토록 개·변조하는 데 문제가 있으며 그것까지 영등위에서 감시할 수 없다. 검찰에서 심의소홀을 지적하지만 영등위가 예시·연타를 숨긴 것까지 일일이 프로그램(기술) 심의를 할 수 있는 의무도, 장비도 없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김종배의 미디어 세상] 청와대의 ‘오프 더 레코드’

    [김종배의 미디어 세상] 청와대의 ‘오프 더 레코드’

    서울신문은 22일자부터 미디어면에 미디어 비평 칼럼인 ‘김종배의 미디어 세상’을 싣습니다. 김종배씨는 ‘미디어오늘’ 편집장 출신으로, 현재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조간브리핑’코너를 맡고 있는 중견 미디어 평론가입니다. 청와대가 지난 20일 ‘대담록’을 공개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3일 4개 언론사의 외교·안보 담당 논설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나눈 비공개 대담 내용이다. 청와대가 밝힌 대담록 공개 이유는 이렇다. 언론이 “불확실한 전언을 확인도 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보도”했고,“자의적 해석을 추가해 확대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리가 있다. 이날 청와대 오찬 대담은 배석했던 이백만 홍보수석의 요청에 따라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진행됐고, 이에 따라 논설위원들은 메모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불확실한 전언’과 ‘자의적 해석’을 양산했다. 청와대 말마따나 오찬 대담 내용이 “왜곡된 상태로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수수방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눈 여겨 볼 점은 따로 있다. 청와대가 공개한 대담록은 반쪽짜리다. 정치 사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만 공개했을 뿐 정작 이날 오찬모임의 주제였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대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렇게 설명했다.“안보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으나 사안의 성격상 해명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공개하지 않는다.”‘사안의 성격’이 뭔지, 부연설명이 없다. 미루어 짐작컨대 상대 국가가 있는 예민한 사안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이해하기 어렵다.‘오프 더 레코드’가 지켜졌다면 청와대의 설명은 타당하다. 하지만 이미 ‘오프 더 레코드’는 깨졌다.“사실과 다른 부분”이 “무책임하게 보도”됐고 “자의적 해석”도 확대되고 있다. 자칫하다간 상대국의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도 있다.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싸고 격한 논쟁이 오가고 있다.9월14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한미동맹의 미래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따져 보면, 노 대통령이 ▲뭘 잘못했는지 ▲임기가 끝났다고 생각하는지 ▲아무도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탄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외교·안보 현안은 성격이 다르다.“불확실한 전언”이 “자의적 해석”을 낳고, 그것이 국론 분열로 이어지면 국력이 소모된다. 상대국과의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파생되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사안의 성격이 극히 예민하고 내밀한 것이었다면 왜 4개 언론사 논설위원만 불렀을까. 오찬 대담이 국민에게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언론사는 꼭 알고 있어야만 하는, 그래서 올바른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기 위한 자리였다면 다른 언론사를 제외할 이유는 없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 대담에서 “보수언론은 권력화를 넘어 아예 정권교체 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고, 예전에도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과 관련해 보수언론이 ‘왜곡 보도’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이런 판단이 오찬 대담자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그건 부적절하다. 설령 보수언론의 실제 행태가 노 대통령의 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더라도, 아니 오히려 그럴수록 접촉면을 넓히는 게 타당하다. 외교·안보 현안은 정치문제를 넘어서 나랏일이고, 노 대통령은 정파의 좌장이 아니라 국가원수이기 때문이다.
  • 은행권 ‘넘버 2’가 뜬다

    ‘넘버 2’를 주목하라.’ 시중은행의 수석부행장, 국책은행의 부총재 또는 전무는 은행권의 2인자로 불리지만 전통적으로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행장을 말없이 보필하거나 뒷선에서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세간의 이목은 언제나 ‘넘버 1’인 행장에게 쏠렸고, 이들 ‘넘버 2’에게 요구되는 미덕은 조용한 ‘내조’였다. 그러나 요즘 은행권 ‘넘버 2’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은행의 ‘입’이 되는가 하면 인수·합병(M&A)처럼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굵직한 사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한다. 최근 끝난 LG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산업은행 김종배(56) 부총재와 신한금융지주 서진원(55) 부사장이었다. 김 부총재는 ‘파는 쪽’의 전략을 총괄했고, 서 부사장은 ‘사는 쪽’의 핵심 사령탑이었다. 지난 16일 김 부총재가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던 기자회견장에는 5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그의 ‘입’을 주목했고, 인수 후보들의 명암도 그의 발언에 따라 엇갈렸다.1974년 산은에 입행한 이후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올해 부총재에 올랐다. 기업금융본부장을 맡았던 지난해부터 LG카드 매각을 총괄지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핵심을 잘 알고 있었다. 신한지주의 서 부사장은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현재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LG카드 인수전에서 최종 인수가격 결정은 물론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라응찬 회장과 이인호 사장이 내렸다. 하지만 지난 9개월 동안 인수팀을 이끌며 인수 작업 전체를 주도한 사람은 서 부사장이었다. 두 달전 아들을 희귀병으로 잃고도 주말도 없이 야근을 밥먹듯이 해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M&A로 뜬 또 다른 인물이 바로 국민은행 김기홍(49) 수석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충북대 교수로 있던 김 부행장을 삼고초려 끝에 스카우트했다. 인수전은 물론 론스타와의 본협상을 이끈 김 부행장은 할 말은 하는 돌격형 스타일로 국민은행의 ‘입’이 됐다. 김 부행장이 매월 둘째 수요일에 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는 언제나 그의 말을 들으려는 기자들로 넘쳐난다.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인 김 부행장은 업무 때문에 언론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강 행장의 빈 자리를 채워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의 ‘넘버 2’ 김진호(59) 전무도 요즘 주목받고 있다. 현재 수은 내부에서는 다음달 3일로 임기가 끝나는 신동규 은행장 후임에 김 전무가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행장에 오를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팽배해 있다. 수은 행장은 창립 후 30년 동안 재정경제부 출신이 독식해 왔다. 최근에도 후임 행장으로 재경부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나,‘낙하산’ 인사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고려하면 내부 승진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전무는 은행 창립 멤버로 여신 및 기획 업무 등 주요 직책을 수행했고, 노조도 내심 김 전무의 은행장 승진을 원하는 눈치다. 기업은행 이경준(58) 신임 전무도 각광을 받는다. 이 전무는 지난달 27일 전무이사로 승진하면서 보험사 및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금융권을 놀라게 했다. 기업은행의 전례로 볼 때 전무의 입에서 은행의 향후 전략이 구체화된 적은 드물었다. 기업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로 끝난다.수출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선임이 모두 내부 승진으로 귀결되면,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관료 출신을 임명하던 국책금융기관 CEO 선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딸자랑] 서울식품공업 대표 서청택씨 맏딸 혜순씨

    [딸자랑] 서울식품공업 대표 서청택씨 맏딸 혜순씨

    실업계(實業界)의 「댄디」신사(紳士) 서청택(徐鶄澤)(49·서울식품공업주식회사대표)씨가 「댄디」인데는 사연이 있었다. 멋쟁이 맏따님 혜순(惠順)양의 막후 연출(演出)이 아버지를 청년(靑年)처럼 젊게 「메이크·업」한다는 소문. 사업(事業)과는 거리가 먼 「피아니스트」. 그러나 부녀(父女)는 무척 다정하다. 『성격이 아주 명랑하고 예술 하는 애답잖게 어디 한군데 괴팍한 데가 없읍니다. 맏딸 다와요. 집안 분위기를 늘 밝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저애 역할이에요. 그래서 우리 어른들은 이 딸을 퍽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죠』 서울대 음대(音大) 졸업반. 「피아노」가 전공이다. 장신(長身)의 아버지 옆에 서면 썩 귀엽게 어울리는 중간키 161cm, 41년생. 아닌게아니라 맏딸 다운 숙성한 표정이 쑥스러워서 썩 웃으니까 고만 귀여운 아기 얼굴이 되어 버린다. 『소질이 있어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했던 셈이지요. 저는 연구생활을 꿈꾸며 기악(器樂)공부를 했겠지요만 내 생각은 그렇지만도 않았어요. 여자애는 출가외인 아닙니까. 딸을 아무리 애지중지 길러 보았자 결혼한 다음에는 잘산다는 보장을 아무도 못해요. 재주를 한가지 익혀 둔다는 것은 보혈과 같은 것입니다. 기악(器樂)을 가르칠만한 정도면 아버지로서는 만족이에요』 딸에게는 「일가(一家)로서의 대성(大成)」을 바라지 않는 아버지들의 소원을 철저하게 고집한다. 혜순(惠順)양도 졸업을 앞둔 요즘 점차 아버지의 의견에 동의 해온단다. 학교 6학년인 막내둥이 따님이 또 「피아노」전공인데 이 따님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대성(大成)」의 방향이 될 듯. 곧 외국유학이라도 보내야 될 기쁘면서 탐탁찮은 처지. 『자녀들 자신에게나 부모에게나 일상생활을 너무 크게 희생하는 교육을 하는 것이 질색이거든요. 얘는 조용히 데리고 있다가…』 외국에는 보내더라도 공부 하러는 아니고 선진국(先進國)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보면서 눈과 마음을 살찌우는 정도로 그치게 할 작정이란다. 『숙녀(淑女)교육을 잘 시킨다는 숙명(淑明)여고에 넣었더니 다른 손맵시도 내 마음에 흐뭇할 만큼은 갖추더군요』 뜨개질이며 수놓기를 좋아해서 집안에는 따님 솜씨의 수예품들이 자랑스럽게 장식돼있다. 『저희 엄마 옷차림에도 아버지 못잖게 조언(助言)을 하고 간섭을 하죠』 「디자이너」 「조세핀」趙 여사의 모녀(母女) 2대(代)단골. 엄마의 의상고문이란다. 『외국손님들의 접대를 자주하게 되는데 그럴땐 약간 체면이 서요. 이 맏딸 덕택에』 장식한 수예 소품들이 따님의 「핸드·메이드」인데다가 여흥으로 이 따님의 「피아노」연주를 들려 줄 수 있으니까. 자매끼리 의가 좋은것도 아버지에게는 또 한가지 흐뭇한 일로 꼽힌다. 『전 아버지께 용돈을 타쓰지 않아요』 꽤 불리(不利)한 증언이라는 듯이 아버지는 쑥스럽게 웃는다. 『「피아노」지도해서 8~9천원 버는 모양입니다. 잡비 타 가는 일은 없어요. 한창 잔돈 쓸 일이 많은 그 나이에는 아버지한테 큰 부주해주는 셈이죠』 결코 자랑스럽지 않다는 얼굴은 아니다 『요즘은 인생철학(人生哲學) 가르치는 기회삼아 얘와 대화를 자주 나눕니다. 요즘 젊은 애들의 결혼관(結婚觀)이 자칫하면 경제조건 위주가 되고 허영에 뜨기 쉽거든요. 내 자식에게만은 건실한 인생관을 심어주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는 아버지의 표정은 또 그점에 관해서는 안심이라는 듯이 흐뭇하다. [선데이서울 69년 12/21 제2권 51호 통권 제 65호]
  • 靑 ‘대통령발언 왜곡사례’ 공개

    청와대는 지난 13일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신문을 비롯해 한겨레·한국일보·경향신문의 외교·안보분야 논설위원들과 가진 비공개 오찬의 발언록을 20일 공개했다. 청와대는 이날 “비공개 오찬 내용이 18·19일 보도됐을 뿐 아니라 왜곡·편집됐다.”고 강한 유감을 표시하면서 “실제 대통령의 발언과 한참 거리가 멀어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다.”고 공개 의도를 밝혔다. 다만 북핵문제 등 안보관련 내용은 해명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 내용)“내가 뭘 잘못했는지 한번 꼽아봐라. 대통령 비하 여론 납득 안돼.” ▶(청와대 해명)비정규직 문제와 구조조정을 통해 영세자영업자에게 살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 했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내 임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 개혁은 끝났다.” ▶대통령이 정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한다. 그러나 국회가 해줘야 할 일은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두 분은 임기말에 벼랑 끝으로 밀렸다. 그러나 나는 임기말에 국정의 공백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도 모르게 달러가 바닥이 나거나 경기 부양하다가 가계부채를 만들어 다음 정권에 넘기는 일도 없을 것이다. ●“아무도 내 말 안 듣는다.” ▶대통령이 장관들을 챙기고 있고, 장관들은 대통령의 수준만큼 정책을 챙기고 있다. 인사에 논란이 있는데 우리가 자격 안 되는 사람을 보내는 게 아니다. 내가 책임을 져야 되는 것만큼,(공기업에) 감사들을 많이 내려보낸 이유는 감사가 애정과 책임을 갖고 감사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공기업을 통제할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으로서는 정부의 기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다음 정권 잘해보라지 심정 반, 잘해서 물려줘야지 심정 반” ▶전직 대통령들도, 언론 달인이라고 한 사람도 결국 언론에 무너졌다. 내 생각엔 정부에 대한 언론의 평가 잣대가 높다. 도저히 못 맞추겠다. 보수 언론은 권력화를 넘어 아예 정권교체 투쟁을 하고 있다. 언론은 시민사회의 영역으로 돌아가야 한다. 다음 정권 맡는 사람들에게 꼬부라진 마음도 있는데(웃음)…아깝지만 그래도 잘 넘겨줘야지. ●“언론에 좌우로 협공 당하고 있다.” ▶FTA(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선 왼쪽에서 (비판이)날아오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선 오른쪽에서 날아오고. 총탄은 많이 맞았어도 엔진이 상하거나 타이어가 펑크나지는 않는다. 도와달라. 정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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