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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 TV 하이라이트]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초등학교 시절 믹키유천이 너무도 좋아했던 여자 친구. 그 행운의 스캔들 상대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그리고 믹키유천은 그 첫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초등학교 시절 오지호를 겁먹게 했던 전교 제일의 빅 덩치를 자랑하던 여걸, 킹콩파. 오지호가 무서워했던 킹콩파의 실체는 과연?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3년 내내 학습지를 하는 동안 한번을 거르는 법 없이 과제를 성실하게 해온 초등학교 5학년 상아. 성적은 반에서 10등 안팎. 하는 것에 비하면 못 미치는 성적에 부모와 학교, 학원 교사들도 의아해할 정도다. 학습 태도와 학습에 대한 열정도 높은데, 그만큼 성적이 따라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있을 때 잘해(MBC 오전 7시50분) 진우를 찾아간 동규는 유미를 이용해 무슨 수작을 부리려 하는 거냐며 진우를 몰아세운다. 진우는 동요 없이 유미에게 순애와의 결혼에 대한 얘기를 꺼낸 당시의 상황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오해를 풀려고 한다. 한편 동규는 순애를 계속해서 뷰티모델로 쓰라는 회사 내 압력을 거절하자 지방으로 발령이 난다.   ●슈퍼아이(SBS 오후 6시50분) 실내 온도가 16도 이상을 기록하는 겨울철에도 충분히 세균들은 우리 주위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모든 주부들이 안심하고 쓰는 주방용품들의 실태는 어떨까? 대중식당보다 더 위험한 가정의 도마. 그리고 위기의식 없는 주부들. 지금도 아무 의심 없이 사용되는 도마. 과연 안심해도 좋은지 살펴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캐나다는 내년 이민자 정착 예산을 올해보다 8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정착 지원금은 이민자들의 언어교육과 통·번역 서비스, 정착 상담, 지역정보 제공과 취업 알선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인구 유입만이 캐나다의 고질적인 노동력 부족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문화지대 사랑하고 즐겨라(KBS1 오후 10시) 틀 안에 갇혀 사는 성직자가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시인이 되었다.‘민들레의 영토’ ‘내 영혼에 불을 놓아’ 등 시집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민 시인으로 자리잡은 이해인 수녀. 그녀가 2년 만에 ‘사랑은 외로운 투쟁이다’와 ‘풀꽃 단상’으로 돌아왔다. 이해인 수녀를 화가 김점선이 만난다.          
  • 600년만의 황금돼지해 호텔가 ‘카운트다운 파티’

    쌍춘년을 보내고 600년만에 찾아온다는 황금돼지해를 맞는 연말 호텔가는 유난히 부산스럽다. 특히 12월 마지막 날인 31일,‘이어 엔드 파티’ 또는 ‘카운트 다운 파티’라는 이름의 송년 행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밀레니엄 서울힐튼의 영국풍 바 오크룸에서는 31일 ‘송년 카운트 다운 파티’가 열린다.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뷔페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다음 파티 모드로 돌입. 방문 고객에게는 파티에 어울리는 소품을 증정한다.1인당 2만 6000원(세금, 봉사료 별도).(02)317-3234.롯데호텔월드 펍 메가씨씨는 ‘가면 무도회 파티’를 준비했다. 간단한 뷔페와 맥주가 무제한 제공되며 1인당 5만원(세금, 봉사료 포함)이다. 베스트 드레서, 댄싱 퀸&킹 선발 대회 등 다양한 게임과 이벤트로 푸짐한 경품도 증정한다.(02)411-7421.서울프라자호텔 메이플 홀에서는 오후 9시30분부터 새해 오전 1시까지 ‘이어 엔드 파티’로 진행된다. 라이브 음악과 함께 다양한 안주와 주류가 제공된다.1인당 8만 5000원(세금, 봉사료 별도).(02)310-7721. 아무 계획도 못 짰다면 임페리얼 팰리스호텔 로비에만 서 있어도 된다. 로비라운지에서는 31일 오후 11시30분부터 새해 0시30분까지 카운트 다운 행사를 연다. 로비에 있는 모든 고객에게 샴페인을 한 잔씩 제공하며, 운 좋으면 호텔 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02)3440-8123.하얏트 리젠시 인천의 Vy바에서는 23∼24,30∼31일 파티가 열린다. 특히 31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열리는 파티의 입장은 무료. 베스트 드레서로 뽑히면 무료 숙박권 등 푸짐한 경품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032)745-1234.제주신라호텔은 송년 파티 패키지를 29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판매한다. 모든 고객에게 와인 1병이 무료로 증정되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눈썰매장을 선착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1588-1142.홀리데이 인 서울도 22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저렴한 패키지를 내놓았다. 객실료 9만원(세금, 봉사료 포함), 객실+조식(2인) 12만 6000원(세금, 봉사료 포함) 등 두 가지. 투숙 고객에게 홍천대명 비발디파크 할인권, 남성 사우나 50% 할인권을 제공하며 오후 2시까지 체크아웃 시간도 연장해 준다.(02)710-7185.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51)정치란 무엇인가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51)정치란 무엇인가

    공자의 말씀인 ‘정치는 올바른 것’(政者正也)이라는 정의가 ‘논어’(안연편)에 실려 있다. 이것은 공자가 만년에 노(魯)나라로 돌아와 노나라의 정치권력자인 계강자의 물음에 답하는 말이다. 이어서 공자는 계강자에게 ‘귀하가 올바르게 백성을 이끈다면, 누가 올바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였다. 정치는 백성을 올바르게 이끄는 길과 같다. 이어서 계강자가 다시 도둑이 많은 것을 걱정하면서 공자에게 묻자,‘귀하가 진실로 탐욕하지 않는다면, 상을 주어도 백성들이 도둑질을 안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시 정치를 하는 계강자가 반사회적인 무도한 죄인들을 사형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올바르게 나아가게 한다면, 어떻겠는가 하고 공자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공자가 다시 ‘귀하가 정치를 하는데 어찌 살인이 필요하겠소? 귀하가 선을 추구한다면, 백성들이 저절로 선해질 것이니,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과 같은 것이라, 풀은 바람을 맞으면 반드시 눕게 되어 있소.’라고 응대했다. 이와 같은 공자의 정치론은 맹물처럼 밋밋해 보이지만, 대단히 깊은 예지력을 함의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 얻는 것이 가장 중요 공자가 좀 더 구체적으로 정치의 본질을 언급한 대목도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정치에 관하여 묻자, 공자는 정치는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 세 가지 기능은 ‘첫째로 백성들이 경제적으로 잘살게끔 하고, 둘째로 백성들이 전쟁의 참화를 당하지 않게끔 군비를 튼튼히 하고, 셋째로 백성들이 믿게끔 하는 것’이라고 상세히 지적했다. 저 세 가지 기능 중에서 우선 순서를 묻는 자공에게 공자는 ‘믿음과 경제와 국방’의 순서라고 밝혀주었다. 이것은 정치의 기능을 묻는 중요한 대목이다. 또 제나라 임금인 경공이 정치를 묻자, 공자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술회했다. 이것을 공자의 정명(正名)사상이라 부른다. 공자의 소론들을 다시 종합하면, 백성을 먹이고 살리는 경제정책과 백성들로 하여금 전쟁의 참화를 사전에 예방하게 하는 국방정책과 백성들이 정부를 믿게 하는 신뢰정책 등이 실패하는 경우에 그 정치는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다. 요컨대 실패한 정치는 나라의 재앙이 된다. 저 세 가지 올바른 정치의 기능은 공자가 주유천하하면서 각 나라들의 실정을 성찰한 다음에 내린 결론이겠다. 더구나 공자는 임금부터 각계각층의 모든 국민에 이르기까지 다 제 위치에서 해야 할 몫을 아낌없이 신명나게 하게끔 하는 정치를 펴나가는 것이 정치의 요체라고 언명했다. 나는 공자가 말한 ‘군군(君君) 신신(臣臣) 부부(父父) 자자(子子)(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자식은 자식답게)라는 구절이 올바른 정치의 본질을 밝히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고 여긴다. 저 구절은 의무적으로 임금과 신하와 아버지와 자식이 각각 제 이름에 맞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신명이 나서 국민 모두가 제 이름에 맞는 몫을 즐겁게 해 나가려는 자발성을 북돋우는 경지가 곧 정치의 궁극목적임을 말한 것이겠다. 당위적으로 옳기 때문에 해야 하는 국민의무가 아니라, 국민들이 신바람과 신명이 나서 자발적으로 일을 즐겁게 하는 그런 경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 되는 셈이다. 국민들이 사회주의 독재체제에서처럼 무겁고 어둡고 침울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밝고 생기발랄하게 각자가 자기의 특장(特長)을 자유스럽게 살릴 수 있는 그런 자유사회를 창조하는 것이 정치의 존재이유가 되는 셈이다. 전국시대 양 나라의 혜왕을 찾아 온 맹자에게 자기나라를 위하여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맹자는 대뜸 퉁명스럽게 어찌 왕이 인의(仁義)를 묻지 않고 이익만을 챙기느냐고 힐난했다. 맹자의 저 말은 두 가지의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첫째로 임금과 같은 지도층이 나라를 공평무사하게 다스릴 생각은 하지 않고 사리사욕만 챙기는 수단으로 권력을 이용하는 사고방식을 질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달리 맹자의 저 훈계는 정치가 이익을 멀리하고 오로지 인의의 도덕만을 숭상하도록 해야 한다는 도학정치의 본령을 말한 것으로도 읽을 수 있겠다. 그런데 맹자의 소견이 첫째의 것이 아니고 둘째의 것이라면, 그 소견을 나는 받아들이기 좀 어렵다. 왜냐하면 인의의 도덕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이상이고, 따라서 그것은 유치한 낭만적 공상에 불과할 터이기 때문이다. 인의를 당위적인 도덕으로 강조하면, 사회에는 자발적인 신명이 솟아나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이익으로 사람들이 생기를 얻는다. 이런 나의 소견은 공자가 말한 ‘정치는 올바른 것’ 또는 ‘정치는 백성을 올바르게 이끄는 것’이라 정의하고 걸맞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리라. 그런데 무엇이 올바른 것(正)인가? 지도층이 선을 추구하면, 백성들은 저절로 올바른 선을 실행할 것이며, 상을 주어서 나쁜 일을 하라고 해도 백성들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자가 말했다. 정치가 백성을 올바르게 이끌어 가는 지도층의 바람에 비유되고, 백성은 지도층의 바람을 자연스럽게 따르는 풀로 은유화된 것은 정치가 당위적 도덕주의와 다른 행로를 간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겠다. 왜냐하면 정치가 백성들의 본래적 본성에 자극만 주는 좋은 바람만 불게 하면, 백성들은 쉽게 좋아하는 선을 실행할 수 있다는 양명학적 관점을 공자가 미리 언질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본디 정치는 인간으로 하여금 양질의 사회생활을 유지하게 하는 경영과 다르지 않겠다. 양질의 사회생활은 인간이 타자에 대하여 괴로움과 피해를 안 주게끔 하는 규칙의 준수에서 가능하다. 그래서 실정법이 필요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타자를 괴롭히지 않게끔 하고, 그것을 어긴 경우 처벌을 하는 것이 법이다. 그 법의 발동이전에 자발적으로 그런 위법행위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자가 본 올바른 정치의 존재이유겠다. 그런데 그런 정치의 효과는 당위적인 의무감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보다, 오히려 인간이 자발적으로 그런 사회적 선의 경지를 신명나게 시행하는 것에서 더 빛나겠다. 나는 이 후자의 길이 공자가 강조한 진정한 정치의 길이라 본다. 이 길은 양명학에서 말한 양지(良知=배우지 않고서도 저절로 알 수 있는 타고난 인간의 본성의 신령한 능력)의 발현과 다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지는 인간이 본래 지니고 있는 자발적인 본성의 가르침을 말한다. 따라서 도덕과 정치도 양지의 발현에 다름 아닌 셈이다.15~16세기의 명나라의 왕수인(王守仁=陽明)은 주자학적 8조목(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도 조목조목 8개 단계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번에 인간의 타고난 양지를 발양시키는 일만 하면 저절로 저 8조목이 다 해결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것을 왕수인은 치량지(致良知=양지를 발현시킴)라고 불렀다. 나는 정치의 요체가 왕수인이 말한 치량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일체만물처럼 이익을 좋아한다. 인간이 이익을 선천적으로 좋아하는 심성을 양지라고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이 이익은 결코 반(反)도덕적이라고 생각되어서는 안 된다. 이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이기배타적 이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리이타적 이익이다. 전자는 인간만이 실행하는 것이지, 동식물의 자연세계에서 저런 이기배타적인 본능은 없다. 동물이 살생을 하여도, 그것은 자기 생존의 냉엄한 법칙일 뿐이지, 이기적 탐욕이 아니다. 실로 금수에는 도덕이 적용되지 않는다. 생물학적 자연의 생존본능을 존재론적으로 보면, 그것은 자연의 상생적 본성의 이면과 다르지 않다. 이 자연적 본성을 왕양명은 곧 양지라고 불렀다. 본능처럼 인간의 본성은 상생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이다. 이치량지의 정치는 결코 공상적 이상도 낭만적 꿈도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가장 사회적으로 효율스럽게 또 실현가능하게 좋은 나라가꾸는 방편이 된다. 선은 옳기 때문에 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좋기 때문에 사람들이 선을 행하려 한다는 사실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선은 좋은 것이지, 옳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선의 실천은 의무가 아니라, 기호다. 선과 이익은 같은 개념이다. 다만 그 이익의 실현방법이 이기배타적이 아니고, 자리이타적일 뿐이다. 선은 왕수인이 ‘전습록’에서 밝힌 것처럼,‘호호색(好好色=좋은 색을 좋아함)하고 오악취(惡惡臭=악취를 싫어함)하는’ 것과 같은 자발적인 기호다. 누구나 다 이익을 좋아하지만, 그 이익을 일체를 위하여 쓸 때에 그런 열린 마음이 곧 선이 된다. 이익을 더 넓게 쓸수록 그 이익은 소유론적 차원에서 존재론적 차원으로 이행한다. 이익이 나의 이익에서 우리의 이익에로 넓혀지면, 그리고 우리의 이익에서 국민 모두의 이익으로 확장되고, 또 인류의 이익과 자연의 이익으로 더 넓어지면, 그 이익은 곧 소유론적 영역에서 점차로 존재론적 영역에로 탈바꿈한다. 선악은 이익을 다루는 마음의 활용에 달렸지, 선이 이익과 무조건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이것은 왕수인의 사상이 우리에게 전수해 주는 이치다. ●지도층 사리사욕 버려야 국민 복락 정치가 곧 ‘치량지’라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각자가 타고난 재주를 신바람나게 각분야에서 양지를 발현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는 것과 같다. 국민들에게 도덕적 의무감으로 무겁게 눌리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량지적 정치라 하겠다. 그러기 위하여 공자가 가르쳐 주는 지혜는 절대로 지도층들이 자기들의 사리사욕의 탐욕심에서 이익을 사취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도층들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이익을 자리이타적으로 쓰도록 모범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공자가 언명한 정치의 본질이겠다. 이것은 각자가 다 자기 이름에 알맞은 직업을 신명나게 빛내는 일과 같겠다. 이것이 또 공자가 말한 정명(正名)사상이겠다. 정명은 이데올로기적인 명분이 아니라, 나라의 복락을 가져오도록 일하는 직업의 다양한 이름을 말한다. 업(業)을 잘못 쓰면, 그것은 우리를 괴롭히는 업장이 되나, 그것을 자리이타적으로 쓰면, 그것이 곧 우리 모두를 복락게 하는 직업(職業)이 된다. 올바른 정치는 싸움판에서 정의(正義)를 따지는 사법적 기능이 아니고, 우리를 즐겁게 하는 복락(福樂)을 주는 적극적 신명의 기능과 다르지 않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작년 꼴찌 교육부 올해 ‘개선도 1위’ 명예회복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 작년 꼴찌 교육부 올해 ‘개선도 1위’ 명예회복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는 지난해에 비해 수치면에서 일부 호전됐으나 내용면으로는 오히려 나빠진 부분도 있다. 전체적인 금품·향응 제공률은 감소했으나 부패취약 분야에서 고질적인 금품 관행이 근절되지 않았다. 부패취약 분야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교육청은 꼴찌 검찰청은 중앙행정기관 중 청렴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힘 센’검찰에 대한 민원인의 체감 평가와 맞아떨어진다.10점 만점에 청렴도는 7.80이다. 지난해 해양수산부와 교육인적자원부에 이어 세번째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해 8.37보다 0.57점이나 더 떨어졌다. 지방교육청도 기관유형별로 보면 종합청렴도가 8.54점으로 가장 낮았다. 금품·향응제공률도 1.2%로 가장 높다. 운동부와 학교급식 운영관리에서의 부패도가 높아서다. 교육청의 운동부 운영의 청렴도는 7.95점, 금품·향응 제공률은 4.1%로 높다. 올해 처음으로 측정한 학교 급식 운영관리 업무도 청렴도가 7.52점으로 교육청 업무 중 가장 취약하다. 금품·향응제공률도 3.5%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기관별로 차이가 많다. 중앙행정기관에서는 부처·위원회의 청렴도가 8.95점으로 청의 8.77점보다 높고, 금품·향응 제공률이 낮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기초자치단체의 청렴도와 금퓸·향응제공률이 8.76점,0.7%로 광역자치단체의 8.58점,1.0%보다 높다. ●부패 고착화 경향 문제점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금품·향응 제공률은 감소하지만 금품·향응제공자의 제공 빈도와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 제공 경험자의 경우 지난해 3.23회,92만원이었으나 올해 3.26회 102만원으로 증가했다. 지속적인 대책에도 금품·향응제공이 관행화되고 있다는 적신호다. 신속한 일처리, 감사의 뜻, 명절·휴가비 등이 제공 이유로 꼽혔다. 둘째는 앞으로도 부패가 줄어들 것 같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래 부패유발요인을 반영하는 ‘잠재청렴도’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당하다고 느끼는 업무처리에 대한 이의제기의 용이성, 업무처리 과정에서 담장자가 제시하는 정보공개 정도 등이 모두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조사업무, 인허가 업무 부패 취약해 업무 성격에 따라 청렴도가 달리 나타났다. 구조적으로 부패취약 지대가 있다는 얘기다. 중앙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에서는 조사업무가 부패에 가장 취약하다. 조사업무 청렴도는 8.61로 전체평균 8.92보다 낮다. 그나마 금품·향응 제공률은 0.4%로 양호하다. 광역자치단체에선 소방시설 점검업무, 기초자치단체에선 주택건축 및 토지개발 행위 인허가 업무가 부패 취약 부분이다. 소방시설 점검 업무의 경우 청렴도가 8.05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에 비해 금품·향응 제공률도 1.1%에서 2.2%로 2배 증가했다. 주택건축·토지개발 행위 인허가 업무의 청렴도는 8.41로 마찬가지로 낮은 수준이다. ●청렴도 희비 엇갈려 지난해 꼴찌 성적표를 받았던 교육부와 해양경찰청이 올해 개선도 1등을 차지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이들 두개기관은 청렴위로부터 컨설팅을 받는 등 ‘특별과외’수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해양경찰청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어떤 금품·향응 수수시에도 징계 및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한다는 청렴사직 서약서를 썼다. 기초자치단체에서 1등인 전남 목포시는 부패 발생 때 상급보직자와 연대책임을 묻는 등 12개 청렴도 특단대책을 세워 좋은 성적을 냈다. 반면 경기도와 검찰청, 식품의약품안전청, 조달청 등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다. 청렴위 관계자는 “일부 기관에서는 평가대상도 아닌데 청렴도 조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청렴도 개혁을 통해 조직을 혁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인사등 내부 청렴도↓ 이번 청렴도 평가에서 눈에 띄는 점은 소속 직원들의 내부업무 청렴도가 매우 낮게 나왔다는 점이다. 부패경험 점수가 10점 만점에 7.62점으로,8∼9점대가 대부분인 대국민·대기관 업무보다 현저히 낮았다. 내부 업무 청렴도는 인사나 예산집행, 상급자 업무지시 등 소속기관의 내부 업무에 관련한 부패를 측정해 산출해 낸 것. 이를 테면 승진·전보 등 인사와 관련한 금품·향응·청탁 행위, 부서운영비·여비·업무추진비, 교육훈련·시설사업 등 조직내 사업예산 등의 목적외 사용행위 등이 대상이다. 상급자가 부당이득을 얻기 위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방해하는 지시를 하거나, 골프장·콘도 예약 등 개인 이익·편의를 위해 청탁·압력 행위를 하는 것 등도 포함된다. 과(팀)장급 미만 직원 7960명을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조사했다. 기관별로는 공직 유관단체(7.84)가 가장 높고 광역자치단체(6.94)가 가장 낮았다. 인사업무의 금품·향응 제공률에서 중앙행정기관(0.3%)은 낮은 반면 지방교육청(1.4%)과 광역자치단체(1.7%)는 높았다. 금품·향응의 액수는 50만원 미만이 64.4%로 가장 많았으며,301만∼500만원대도 6.8%에 달했다. 업무 유형 중에선 예산의 목적 외 사용 등 부당한 집행(4.3%)이 매우 높았다. 응답자들은 판공비와 운영비, 업무추진비 등의 부족(51.7%), 관행(19.6%)을 주요 사유로 제시했다.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경험은 광역자치단체(2.2%)가 가장 많았고, 지방 교육청(1.0%)이 가장 적었다. 내부 업무 청렴도 평가는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올해는 시험측정 기간이기 때문에 93개 기관만 대상으로 기관별 점수를 공개하지 않고 종합 분석만 내놓았다. 내년부터는 모든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 기관별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청렴위 관계자는 “평가 항목은 대부분 공무원 행동강령에 들어 있는 것임에도 ‘관행’ 등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관별 측정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비교적 솔직한 응답이 나옴으로써 청렴도가 매우 낮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예산등 ‘합법적 부패’도 척결해야” “개인이 20만∼30만원 정도의 금품을 받는 것보다 공공기관이 몇십억, 몇백억원의 예산을 무분별하게 쓰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 큰 부패가 될 수 있습니다.” 이영근국가청렴위원회 정책기획실장은 “공공기관이 합법적으로 예산을 집행했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예산을 유용해 국민세금을 낭비했다면 부패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공공기관의 내부 조직 청렴도는 올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이 실장은 “개인적 차원의 부패척결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공공부문의 ‘합법적’ 부패에는 아직 인식이 약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 부당한 판공비 집행 등도 부패로 규정하면서 앞으로 교육 등을 통해서 내부 청렴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직접적인 부패 경험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로 부패할 수 있는 소지를 보여 주는 잠재청렴도가 여전히 높은 것은 교육 및 정보공개 등 제도개선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매년 청렴도 결과가 나오면 그는 각 기관들로부터 항의전화 등으로 곤혹을 치른다. 평가가 잘 나온 기관에서는 박수를 치지만, 그렇지 못한 기관에서는 평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청렴도 등수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각 기관에 부패 취약점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이를 고쳐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관에 취약 분야에 대한 제도개선을 이행하도록 반부패관계기관 협의회를 통해 독려하고, 관행적인 금품·향응 제공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도록 행동강령 등을 운영해 위반하면 엄정한 처벌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부패 척결에 있어 지금 힘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청렴도 조사를 처음으로 시작했던 5년 전보다는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몇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부패 개선이 이뤄져 다소 느슨한 분위기가 되더라도 다시 부패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의 뿌리까지 뽑아 내는 것이 청렴위의 역할입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부당업무 이의제기 낮아 ‘부패 적신호’ 청렴도 측정은 11개 항목으로 나눠 조사됐다. 다각적인 분야에서 조사를 벌여 부패지수를 종합화, 객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평가와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11개 항목으로 청렴도 평가 청렴도는 부패실태 및 유발요인 등 11개 항목에 대해 각각 가중치를 달리 두어 점수를 계량화했다. 체감청렴도와 잠재청렴도를 합해 측정했다. 금품·향응제공 빈도와 규모는 체감청렴도에 포함시켰다. 부패 인식, 관행화, 추가 면담, 기준절차, 정보공개, 공정성, 수수기대, 노력도, 이의 제기 등은 잠재청렴도에 들어간다. 이번 조사는 청렴위가 약 10억원을 투입해 지난 8∼11월 한국갤럽에 의뢰, 일반 국민과 공무원 8만 9941명을 대상으로 304개 기관의 1369개 대국민·대기관업무에 대해 이뤄졌다. 지난해 청렴도 상위 35개 기관은 제외했다. 성인오락 게임물 ‘바다이야기’로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문화관광부는 청렴도 평가에서 꼴찌를 면했다. 각종 비리 의혹을 받은 게임물 정책에 대한 부실, 심의집행이 청렴도 평가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청렴위측은 “종합적인 점검을 하는 것이지 돌출 사안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1년 단위로 평가를 하다보니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부패 측면을 평가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는 평가다. ●해당 부처 협조 잘 안 이뤄져 청렴도 핵심은 민원인들의 답변에 달려 있다. 청렴위는 독자적으로 민원인 리스트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게 된다, 민원인 리스트를 평가대상 기관으로부터 받기 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수반된다. 평가대상 기관에서 청렴위가 민원인과 접촉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또 부패 관련 항목을 정하는 데 있어 각 기관마다의 고유 업무를 감안해야 하는 점도 어려움이 있다. 각 기관과 협의를 거쳐야 하지만 일부 부처는 은연중 반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대상 기관의 입장에서는 부패와 관련된 평가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10대소년이 밤새 7건 살인·강도 저지른 까닭

    “뭐요,6시간동안 살인·강도 등 흉악 범죄를 저지른 ‘막가파’식 범인들이 10대 후반의 청소년들이라니!” 중국 대륙에 하루 밤새 7건의 살인·강도사건을 저지른 10대 청소년 범죄단 3명이 붙잡혀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막가파’ 범죄의 장본인들은 중국 동북부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시에 살고 있는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10대 후반의 안바오창(安保昌)·둥더룽·류차오진(劉超進)등 3명이다.이들 잔인한 소년 ‘삼총사’는 원한은 커녕 처음 본 사람을 대상으로 샐닢 몇 푼을 뜯어내기 위해 잔인무도한 폭력을 휘두른 만큼 ‘중국판 막가파’인 셈이다. 이들 어린 ‘저승사자’는 지난 14일 오후 7시2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불과 6시간동안 모두 7건의 살인·강도 등을 저질러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히는 대형 범죄 혐의로 붙잡혀 세상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현대쾌보(現代快報)등 중국 언론들이 최근 보도했다. 왕후이치(王會奇) 푸순시 공안국부국장에 따르면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지난 14일 오후 7시20분쯤,푸순시 순청(順城)구 허둥(河東)거리 부근에서 류(劉)모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엄장 큰 사내 3명이 뎬신(甸新)촌으로 가자며 올라탔다.몸 속에 칼과 자전거 체인 등을 숨기고서…. 목적지로 가던중 차 뒤에 타고 있던 한명이 갑자기 운전사의 등을 칼로 찌르며 그의 지갑속에 있던 500위안(약 6만원) 상당의 돈과 휴대전화를 훔쳐 유유히 사라졌다. 10여분이 지난 뒤 이들은 허티난루(河堤南路)에서 장(江)모씨가 모는 택시에 올라 5분쯤 가다가 칼로 장씨의 얼굴에 5번이나 그어대며 그의 돈 1100위안(13만 2000원)의 돈을 턴 뒤 사라졌다. 특히 이들은 범행 대상자에게 원한이 있기는 커녕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선량한 시민들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단순히 한건 올려 하룻밤을 즐겁게 보내는데 필요한 ‘유흥비’를 벌겠다는 것이 목적이어서 아연실색케 했다. 2건의 범행을 저질러도 공안에 들키지 않은데 대해 ‘재미’를 느낀 이들 ‘막가파’ 삼총사는 또다시 푸(富)모씨가 몰던 택시에 올라 그를 무려 11번이나 찌르는 ‘과감성’을 발휘하며 중태에 빠뜨리고 돈 800위안(9만 6000원)과 휴대전화를 강탈해갔다. 이들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은 것은 물론 수법도 더욱 악랄해졌다.이 때문에 결국 불행한 일도 벌어졌다.택시를 운전하던 리(李)모씨는 이날밤 10시쯤 이들 3명으로부터 등·머리·복부 등 온몸에 칼로 찔려 끝내 목숨을 잃었다. 특히 밤길을 걸어가던 70대 룽(榮)씨 할머니도 이들에게 비명횡사할 뻔했다.이날밤 10시 20분쯤 룽씨 할머니는 손자의 얼굴이 자꾸 눈에 밟혀 아들집에 들러 손자와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던중,재수없게 이들을 맞닥뜨리는 바람에 온몸에 11곳에 찔리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있다. 5건의 범행을 저지른지 ‘숨이 찼던지’ 1시간여 이상 휴식을 취한 이들은 밤 12시 전후 이들은 운전사 런(任)모씨가 운전하는 택시를 또다시 범행 타겟으로 삼았다.런씨의 택시에 탄 이들은 시 외곽으로 빠지며 조용한 곳이 나타나자 곧바로 강도로 돌변,그를 난자한 뒤 500위안(6만원)과 휴대전화를 강탈해 사라졌다. 이어 술을 먹고 귀가하던 다이(戴)모씨도 얼굴에 자상을 입는 등 끔찍한 일을 당했다.막가파 삼총사들을 만나자마자 “제발 살려만 주세요.”라며 애걸복걸한 끝에 목숨만은 살렸다. 왕 푸순시 공안부국장은 “공안생활 20여년동안 이렇게 잔인하고 악랄한 범죄는 처음”이라며 “이들을 신문한 결과 범행 대상자에 대해 원한은 커녕 얼굴조차 모르는 사람들이어서 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MBC 간접광고 시정명령

    MBC가 1년 동안 간접광고 위반으로 3차례 제재조치 명령을 받아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처음으로 ‘삼진 아웃제’ 대상이 됐다. 방송위원회(위원장 조창현)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간접광고 위반으로 처음 제재조치 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1년 안에 3차례 이상 같은 사유로 제재조치 명령을 받은 MBC에 대해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MBC는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3월13일 등)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4월30일) ‘있을 때 잘해’(9월18일 등) 3개 프로그램에서 특정상품이나 업체를 의도적으로 노출해 제재조치 명령을 받았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우즈 올 총상금 수입액 스포츠스타 랭킹 1위에

    우즈 올 총상금 수입액 스포츠스타 랭킹 1위에

    “올해도 스포츠 수입 랭킹왕은 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0·미국)가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타깃월드챌린지(총상금 575만달러)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올시즌을 화려하게 마쳤다. 우즈는 올해 상금 총액만 1000만달러(약 92억원)를 넘기며 부동의 스포츠 재벌 1위 자리를 지켰다. 우즈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 셔우드골프장(파72·709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US오픈 챔피언 조프 오길비(호주)를 4타차로 따돌렸다. 이로써 우즈는 올해 PGA투어에서 6연승으로 시즌 8승을 거뒀고, 비정규대회 3승을 포함해 11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우즈는 상금 135만달러를 남부캘리포니아 교육센터에 기부한다. 우즈는 올시즌 총상금도 정규대회 994만 1563달러에 비정규대회 310만 233달러를 합하면 1304만 3896달러나 된다. 광고 출연과 스폰서십 등을 고려하면 총수입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우즈는 최근 스포츠용품사 나이키와 5년간 2억달러에 재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가 최근 상금, 연봉, 광고 출연 등 모든 수입을 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많은 돈을 번 스포츠 스타는 약 840억원을 챙긴 우즈로 나타났다. 올해 은퇴를 선언한 ‘레이스왕’ 미하엘 슈마허(37·독일)가 624억원으로 2위. 미셸 위도 156억원으로 1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우즈는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10억달러 고지’를 향해 진군하고 있다.1996년 프로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광고 등 스폰서 수입만 4억 8175만달러에 대회 상금으로 6604만 6176달러를 쓸어담아 모두 5억 4779만 6176달러를 벌었다. 이르면 2008년, 늦어도 2010년이면 10억달러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5)끝 아프리카 이슬람 전초기지 탄자니아 잔지바르

    [이슬람 문명과 도시] (25)끝 아프리카 이슬람 전초기지 탄자니아 잔지바르

    탄자니아 동쪽 섬 잔지바르는 동부 아프리카의 적도 끝 인도양에 진주처럼 떠 있다. 블랙 아프리카로는 드물게 주민의 95% 이상이 이슬람 신도다. 검은 얼굴에 하얀 이슬람 모자 코피야를 쓰고 원색 차도르를 걸친 그들은 아프리카 이슬람의 또 다른 얼굴이다. 수도 이름은 다르 에 살람으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인도양이 시작된다. 인도에서 본다면 인도양의 끝이다. 열려 있는 바다를 통해 바깥의 문화와 기술을 쉽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생각 이상의 높은 수준의 삶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 다르 에 살람에서는 최초의 인류가 탄생했다는 울두바이 계곡을 잠시 둘러보고, 서둘러 잔지바르행 배를 탔다. ‘하디무’라 불리는, 육지에서 건너온 이곳 원주민 반투족들이 이슬람을 접한 것은 9세기쯤. 계절풍 따라 교역하러 온 페르시아 상인들을 만나면서다. 키짐카지 모스크에 남은 1107년 비문에는 페르시아인 거주지에 대한 기록도 있다. 이들은 ‘다우’라 불리는 범선을 타고 12월쯤 잔지바르에 왔다 6월쯤 역풍을 이용해 되돌아갔다. 그래서 지금도 잔지바르 사람들은 자신들을 ‘시라지’라 부른다. 페르시아만의 항구도시 시라즈 출신이란 뜻이다. 이 섬에 처음 도착한 페르시아인들은 백옥같이 하얀 백사장에 검은 흑인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잔지바르’(검은 해안)란 이름을 남겼다. # 잔지바르의 영혼이 숨쉬는 구시가, 스톤 타운 잔지바르 이슬람의 역사가 1000년이니 그 사연도 복잡하고 절절하다.1499년 바스코 다 가마의 발길이 닿은 뒤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고, 향료·황금·노예를 노린 유럽상인들의 아프리카 전초기지가 됐다.‘아라비안 나이트’를 유럽에 소개한 리처드 버튼은 물론, 대탐험가 리빙스턴과 스탠리도 잔지바르를 거쳤다.1832년부터 150년동안은 아랍 해상왕국 오만의 술탄이 이 곳을 통치했다. 술탄의 궁정이었던 ‘경탄의 집’을 비롯, 이슬람 유적지는 대부분은 이 시대의 것이다. 잔지바르의 축소판인 16세기 스톤 타운의 미로 속으로 들어갔다. 노예와 술탄의 후예들이 공존하는 형제애의 공간이다. 끝없는 미로 골목에서 아랍의 정취가 강하게 묻어난다. 아치형 창틀의 발코니와 아라베스크 문양이 수놓인 카펫만 보면 중세 아랍마을을 보는 듯 착각이 인다. 골목을 메운 수천개의 작은 상점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낯익은 3개의 문화가 아름답게 만나고 있다. 니그로에 가까운 토착 흑인, 아랍인, 인도계 사람들의 문화이다. 잔지바르는 특히 세계 최대 클로브 산지이다.19세기초 경제작물로 시작한 클로브가 지금은 섬 전체를 뒤덮고 있다.‘향료의 섬’답게 수확이 끝난 겨울에도 클로브의 향기가 섬 전체에 깔려있다. 하얀 이빨을 드러낸 검은 무슬림들이 스와힐리 말로 인사를 건넨다. 낯설지 않은 발음과 단어가 들리기 시작한다. 몇 마디 아랍어쯤은 쉽게 알아들었다. 스와힐리어는 아랍어에다 아프리카의 토착언어를 결합시킨 동부 아프리카의 통용어다. 아프리카 이슬람은 스와힐리어를 바탕으로 해안선을 따라 빨리 퍼져갔다. 오늘날 아프리카에 이슬람이 뿌리를 내린 배경이다. 그들에게 고개 숙일 수밖에 없는 것은 참혹한 역사의 응어리를 너무도 깔끔하게 녹여냈기 때문이다. 잔지바르는 동부 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거점이다. 잠비아·말라위 같은 내륙에서 잡혀온 노예들은 동쪽 바다 끝 항구도시 바가모요로 끌려온다. 이 곳에서 바다를 건너 잔지바르로 실려간다. 이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영혼의 안식처인 셈. 바가모요는 ‘내 마음을 이 곳에 두고 간다.’는 뜻이다. # 100만의 노예가 유린당한 비극의 현장에서 잔지바르에는 노예무역의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다. 지금은 대성당이 들어선 곳은 노예를 거래하던 시장터였다. 산타 모니카 호스텔의 지하에는 노예를 가둬뒀던 쪽방이 보존돼 있다. 제 한 몸 일으키지도 못할 낮고 비좁은 방에서 2∼3일씩 굶으며 팔리기만 기다렸다.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자신의 운명과 가족과의 이별을 생각하면서 몸부림치던 그들의 절절함이 온 방안에 가득하다. 이렇게 팔려나간 노예만도 1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사람에 의해 다른 사람의 삶과 영혼이 파괴된 그 현장에 우두커니 서 있으니 괜히 눈물이 고인다. 탐험가 리빙스턴의 호소로 노예시장이 폐쇄된 바로 그 해에 노예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대성당이 착공되었다 한다. 대성당 뒤뜰에는 당시의 쇠사슬을 이용해 노예무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잔지바르의 모습을 다시 한번 가슴에 담기 위해 스톤 타운 성곽 안의 노천시장 주변을 천천히 거닐어 보았다. 중동의 시장과는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다. 건들건들한 듯한 그 한걸음 한걸음이 모두 리듬이고 율동이다.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탄자니아와 잔지바르를 여행하는 동안 내내 흘러나오는 노래는 ‘말라이카’(천사)였다. 이루지 못한 사랑의 비극을 현실적이고 감동적으로 묘사한 노래다. #“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내일 할 수 있는 일은 내일로 잔지바르 무슬림들은 싱거운 인도양 바닷물을 닮아서인지 한없이 친절하고 포근하다. 그리고 서두르지 않는다.“하라카 하라카 하이나 바라카.” “내일 할 수 있는 내일로 미루자.” 자신있는 사람들의 당당한 삶의 철학이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의 노예가 아니라 시간의 창조자로 살아간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배가 고프면 밥을 먹는 것이다. 아프리카 이슬람의 전초기지로서 잔지바르는 뛰어난 해상세력인 아랍상인들을 불러들이면서 세계적인 무역항으로 발돋움했다. 유럽이 암흑의 시대에 잠들고 있을 때, 잔지바르는 아프리카가 세계를 만나는 창이었다. 그들이 만난 이슬람은 근엄하고 율법적인 종교가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와 남이 함께 하는 조화와 절충과 겸손이 종교였다. 녹색 치마에 빨간 차도르를 걸친 잔지바르 여인의 대담함과 색감이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 “편견없는 다문화시대 선도” 14억 인구,57개 이슬람 국가가 만들어 내는 이슬람 문화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서구가 만들어 놓은 모습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이슬람을 우리의 시각과 주관으로 재조명하는 작업은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넘어야 할 산이다. 우리와 다른 모습,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편견없이 사랑하며 끌어안는 자세야말로 다문화시대 최고의 경쟁력이 아닐까.1년간 언론사 최초로 심층적으로 살펴본 ‘이슬람 문명과 도시´ 시리즈를 통해 우리는 더욱 친숙한 이슬람이란 이웃과 친구를 만났으리라 확신한다. 서울신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희수 한양대 교수·이슬람문화硏 소장
  • [HAPPY KOREA] 강원지역 4곳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강원지역 4곳 주민활동 탐방

    과거를 답습하면 미래는 없다. 같은 맥락에서 농촌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농촌이 변화하려면 일거리의 ‘양’을 늘리거나, 생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인 ‘질’을 높여야 한다. 그 밑거름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이다. 이같은 변화의 과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강원도 산골마을들을 찾았다. ■ “농한기 따로 없어요” “농한기가 뭐이래요?” 겨울은 한가한 농한기가 아니냐는 질문에 순박함이 물씬 풍기는 강원도 사투리로 농담반, 진담반 이렇게 되묻는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용탄2리 달뜨락마을 주민들과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 펜션마을 주민들의 겨울은 농번기 이상으로 바빴다. ●달뜨락마을 주민, 영농자금 ‘소 닭 보듯’ 달뜨락마을은 몇 해 전만 해도 이맘때가 마땅한 할 일이 없는 농한기였다. 마을 주민들의 소득원 가운데 80%는 콩이다. 콩은 5∼6월에 파종해 9월이면 수확이 끝나기 때문에 10월부터 이듬해 이른 봄까지는 별다른 일거리가 없었다. 해발 1500m가 넘는 가리왕산 자락에 위치한 산촌마을이라, 겨울철에는 땔감을 구하러 산을 오르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달뜨락’이라는 상표를 만든 뒤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고철호 당시 이장은 “일반적으로 농촌은 농번기 6개월은 일하고, 농한기 6개월은 쉰다.”면서 “농한기에 술에 빠지거나 씀씀이가 커지게 마련이라, 일거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수확한 콩으로 11∼12월에 메주를 쑨다.2월에는 메주로 간장과 된장 등 장류를 담근다. 메주와 장류는 마을 공동생산·판매시설에서 달뜨락이라는 상표로 판매되며, 수익금은 주민들이 일한 만큼 나눠 갖는다. 예전에는 콩 80㎏ 1가마를 내다팔아 20만원 정도를 버는 데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콩 1가마를 메주로 팔면 60만원, 장으로 판매하면 90만원으로 각각 소득을 높일 수 있다는 비결을 터득했다. 농사일이 한가해지는 여름철에는 도시민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 매년 5000명 정도가 마을을 찾는다. 마을 근처에는 국내 두 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정선탄전이 있다.80년대에는 달뜨락마을을 포함한 인근 5개 마을에 3000명 가까이 살았지만, 탄전이 폐광된 현재 주민 수는 채 1000명도 안 된다. 유독 달뜨락마을은 최근 10가구 30명가량 늘었다. 농한기, 농번기 구분이 사라진 덕분이다. 고씨는 “우리 마을에 배정되는 연간 1억원의 영농자금을 예전에는 서로 빌리겠다고 다툼이 일었지만, 지금은 절반 이상 남는다.”면서 “마을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돈을 빌려가라고 먼저 제안하는 금융기관도 있지만, 오히려 주민들이 관심조차 갖지 않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달뜨락마을 주민들은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마을 공동기금을 활용해 ‘생약초체험관’을 짓고 있다. 지천에 널려있는 황기, 더덕, 도라지 등 약초와 산나물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펜션마을 주민,“시골에서 농사만 지어야 하나요?” 흥정계곡을 끼고 6㎞ 구간에 길다랗게 위치한 흥정리 펜션마을은 옥수수와 감자, 배추 등이 주산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 122가구 가운데 ‘손에 흙을 묻히지 않는’ 농가가 전체의 40%가 넘는 49가구다. 더이상 농사 지을 힘이 없는 노령층이 많아서가 아니다. 오히려 40세 미만 젊은층이 전체 주민의 절반에 육박한다. 산골짜기와 계곡 사이사이에 농업기반 시설을 늘리는 노력 대신, 흥정계곡이라는 자연자원과 연계한 펜션 등 체험관광시설을 확충하는 데 주력한 결과다. 현재 마을에는 모두 80여개 펜션이 자리잡고 있다. 모양과 형태도 제각각이어서 전국적으로 손에 꼽히는 펜션단지로 자리잡고 있다. 하룻밤에 600여 가족이 동시에 머물 수 있다 보니, 지난해 방문객만 17만명에 이른다. 김형일 이장은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연간 2000만원 안팎이지만, 상위 20%의 소득은 5000만원 이상”이라면서 “상위 소득자들은 농업과 펜션을 겸업해 사계절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민간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정선·평창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가가치 높였어요” “부가가치를 높여야죠.” 인구와 소득 감소로 신음하는 우리 농촌의 살 길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답은 의외로 명쾌하고 간결했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1리 산채마을 주민들과 홍천군 화촌면 외삼포2리 산초울마을 주민들이 몸으로 실천하는 농촌의 나아갈 방향을 들여다봤다. ●산채마을 주민,30~40대 평균소득 7000만~8000만원 산채마을은 당초 해발 700m 고지에 자리잡은 화전민 마을이었다.60∼70년대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250가구 1500명이던 주민 수는 37가구 110명으로 급감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은 주민들이었다. 주민 수는 줄었지만, 고랭지 배추와 감자 등을 재배했던 농지는 고스란히 남아있었던 것. 지금은 농가당 경지면적이 평균 2만∼3만평에 달해 주민 모두가 ‘만석꾼’인 기업농 형태가 됐다. 1999년부터는 마을 공동으로 산채작목반을 구성, 산나물을 심기 시작했다. 마을 주변 산에서 생산되는 나물만 취나물과 곤드레 등 13종에 이른다. 더덕과 꿀, 오미자 등 철마다 생산되는 농산물이 수십종에 달할 만큼 생산품이 다양해졌다. 감학석 당시 이장은 “농촌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면서 “주민들끼리 협의를 통해 품목별 생산량을 자율 조정하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해 울상 짓는 일도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마을이 명성을 얻고 체험시설을 갖추자, 방문객도 증가했다.1999년 당시 한 명도 찾지 않던 이곳에 지난해는 1만명이 다녀갔다. 김씨는 “방문객이 늘면서 직거래가 가능해져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해졌다.”면서 “특히 산나물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태기산채영농조합’에서 적정 가격으로 일괄수매하기 때문에 중간도매상들이 가격을 낮추고 폭리는 취하는 횡포도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3000만원 안팎이다. 마을 주민들에게 균등 분배하는 체험마을 운영수익 등 가구당 500만원 정도의 농업외소득도 포함돼 있다. 특히 30∼40대 젊은층의 평균 소득은 7000만∼8000만원을 웃돈다. 마을 땅의 30% 정도를 외지인이 사들였을 정도로 여느 농촌의 ‘팔리지 않는 땅’과도 거리가 멀다. 김씨는 “마을의 발전된 모습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면서 “하지만 마을이 바뀌기까지 주민들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배워가야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발전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초울마을 주민,“생산은 필수, 가공도 필수” 산초울마을은 지난 3월 마을 공동으로 발아현미 작업장을 건립했다. 발아현미는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발아과정에서 유익한 효소도 생성되기 때문에 친환경 농산물로 떠오르고 있다. 발아현미는 현재 전국적으로 10여곳에서만 생산된다. 농민 입장에서는 굳이 생산물을 바꾸지 않아도 소득을 끌어올리는 수단이 된다. 일반쌀은 80㎏ 한 가마당 16만원 선이지만, 친환경재배를 통해 현미로 팔면 24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현미를 발아시키면 가격은 70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주민 최철수씨는 “앞으로는 발아현미를 이용한 가공식품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라면서 “다만 판로 확보에는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외부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초울마을은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층과 휴경 농지를 각각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묘안’도 짜냈다. 주민 330명 가운데 3분의1 정도인 65세 이상 노인들이 공동으로 휴경 농지를 경작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섭 노인회장은 “농사를 안 지으면 농지도 흉물이다.”면서 “수익금은 노인회 운영기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사진 횡성·홍천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재계 ‘휘문 3총사 vs 경복 3총사’

    재계 ‘휘문 3총사 vs 경복 3총사’

    휘문 대(對) 경복 재계에 때아닌 고등학교 세(勢) 대결이 화제다. 오너 3세들 가운데 유난히 서울 휘문고와 경복고 출신이 많은데서 비롯됐다.30대인 이들은 경영권을 사실상 넘겨받았거나 연말 인사에서 잇따라 승진 중용돼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대상에 올랐다. 대부분 국내 명문대학과 미국 ‘아이비 리그’(미국 동부지역의 명문대학들) 출신들로 ‘부모 세대’와는 또 다른 경영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휘문고 3총사의 대표주자는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이 나이 마흔이 넘어 얻은 외아들이다. 지난해 3월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발탁됐다. 또래 3·4세들 가운데 가장 먼저 CEO 시험에 들어 무난하게 합격점을 얻었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GS칼텍스에 합류한 허세홍 상무(싱가포르 부법인장)도 휘문고 출신이다. 허 상무는 LG그룹과의 오랜 동업을 끝내고 홀로서기에 나선 ‘허씨 일가’의 3세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아버지다. 다국적 기업 셰브론사에 사표를 내고 아버지 회사에 합류했다. 훗날의 경영권 상속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기아차 정 사장보다 한 살 위다. 이보다 며칠 앞서 임원으로 승진한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사는 휘문 출신 막내다.75년생으로 박삼구 그룹 회장이 아버지다. 지난해 10월 금호타이어 기획조정팀 부장으로 입사해 1년도 채 안돼 초고속 승진과 함께 핵심요직(그룹전략경영본부)을 맡았다. 경복고 3총사의 대표주자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다. 사촌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경복 출신이다. 두 사람은 나이(38세)도 같다. 하지만 서로 일이 바빠 자주 어울리지 못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얘기다. 정 부회장은 얼마 전 그룹 인사에서 사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부회장으로 ‘특진’하면서 어머니(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혔다. 상무 4년차인 이 상무도 내년 1월 그룹 인사에서 승진할 것이 확실시돼 사촌간 경사가 예상된다. 두 사람보다 네 살 어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도 경복 출신이다. 아버지(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3남인 정몽근 그룹 명예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으로 사실상 그룹을 이끌게 돼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사장(38)도 경복고 동문이다. 이들 가운데 유난히 연세대 출신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이재용 상무, 정용진 부회장, 정의선 사장을 빼놓고는 모두 연세대다. 이 상무와 정 부회장은 서울대, 정 사장은 고려대를 나왔다. 아이비리그 출신인 점도 닮았다. 하버드대(이재용·정지선), 브라운대(정용진), 스탠퍼드대(허세홍) 등 유학 경력이 화려하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비싼 돈을 들여 일부러라도 해외의 좋은 대학을 나온 인재를 영입할진대 오너 아들딸이라고 해서 안쓸 이유가 없다.”면서 “같은 이유로 실력이 떨어지면 오너 아들딸도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공무원연금개혁 더 논의 해봐야”

    “공무원연금개혁 더 논의 해봐야”

    지방에도 중앙부처의 고위공무원단과 비슷한 제도가 도입된다. 또 행자부 공무원들이 본부장 이상 고위직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지방 근무를 반드시 해야 할 것 같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다소 늦출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여 정부 입장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13일 취임식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정부종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혁신(革新)을 넘어 뼈를 깎고 피를 바꾸는 골신(骨新), 혈신(血新)을 해야 한다.”고 직원들의 변화를 주문했다. 행자부가 하는 일이 많지만 무엇인가 복잡하고 목표의식이 불분명해 정통성과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비쳐진다고 설명했다. 무원의 순환 근무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지방에도 중앙정부의 고위공무원단과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일정 계급 이상 공무원들을 묶어 ‘광역-광역’,‘기초-기초’,‘기초-광역’,‘광역-중앙’간 교류근무를 강화해 경쟁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본부장 이상 간부로 일하기 전에 반드시 지방의 부지사 등을 지내 지방경험을 키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자부가 추진 중인 공무원연금제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현 정부 내에서 개혁할 것인지도 좀더 논의를 해봐야겠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행자부가 연내에 시안을 마련해 내년 상반기중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참여정부 내에 못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부연설명을 요구하자 “일정을 리뷰해 보겠다.”는 의미라고 말했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의지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인상도 주었다. 공무원 정년 연장을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30∼40년 뒤 고령화되면 고려할 사항이라고 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이용원 칼럼] 젊음이여, 철밥통을 걷어차라

    [이용원 칼럼] 젊음이여, 철밥통을 걷어차라

    어제 2007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됐다.60만 가까운 대입 수험생, 그리고 학부형들은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성적에 맞춰 응시할 대학·학과를 찾느라 고심할 것이다. 아울러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예년과 다름없이 사회에 나가 안정적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직업을 갖기에 얼마나 유리하냐에 둘 것이다. 우리사회에는 ‘철밥통’이라 불리는 직업이 몇 있다. 큰 사고만 안 치면,‘잘릴’ 걱정 없이 장기 근속이 보장되는 데다 급여 및 복지 수준이 이 사회의 평균치를 웃도는 직장들이다. 요즘에는 흔히 공무원·교사·공기업체 직원 등이 꼽힌다. 젊은이들의 철밥통 선호는 대학 진학에서부터 나타난다. 일선고교 교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최근에는 연세대·고려대와 서울교대·경인교대(옛 인천교대)에 중복 합격한 여학생의 경우 서너명 가운데 하나를 뺀 나머지는 교대를 선택한다고 한다. 또 지난 10월1일 치른 서울시 지방공무원 7·9급 공채 필기시험에 10만명 가까이 응시, 경쟁률이 105대1에 이를 정도로 공무원 인기는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청년실업은 갈수록 증가하고 힘들게 직장을 잡아도 ‘사오정’‘오륙도’의 덫에 걸려 허덕이는 이 시대에, 젊은이들이 직업의 안정성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이 하등 이상할 건 없다. 그렇더라도 이 사회 젊은이들이 철밥통에 목 매는 현상은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교육대학이 연세대·고려대보다 뒤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물론 아니다. 교사·공무원이 다른 직종에 견줘 가치가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다만 사회 각 분야에 고루 진출해 발전의 동력이 되어야 할 우수한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특정 직역(職域)에 쏠리는 현상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일 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의 철밥통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회발전 속도가 미래학자의 예측보다도 앞서 나아가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지금 철밥통처럼 보이는 직업이라고 해서 10∼20년 후에도 안정성이 유지된다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 우선 인기 직종은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공무원 시험은 차치하고 교직만 따져보아도 교대를 졸업하면 바로 초등교사가 되는 시절은 끝났다. 지난달 실시한 초등교원 임용고시의 경쟁률은 1.95대1이었다. 교대 졸업생의 절반은 교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중등 임용고시가 10대1을 넘어선 지는 오래됐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교사가 되더라도 정년까지 안주하기는 힘들어질 것이다. 이 시대에 공무원 숫자가 느는 것은 특수상황일 뿐, 이웃 일본이 시작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공무원 숫자를 줄이는 일은 머잖아 올,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교직의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까닭도 취학인구 감소에 따라 채용 인원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젊은이들이 교사·공무원을 택하건 남다른 직종을 택하건 미래는 어차피 가변적이다. 따라서 지금 인기 높은 직업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공부하는 게 즐겁고, 학업 성취가 쉬우며, 관련 직업을 잡기에도 유리해진다. 아울러 좋아하는 일을 해야 인생이 결국 행복하다. 젊음을, 작고 폐쇄된 철밥통 안에 우겨넣고 만족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자신의 재능을 믿고 노력해 경쟁력을 길러라. 그 경쟁력이야말로 진짜 나만의 철밥통이다. ywyi@seoul.co.kr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女골프 개인·단체 동시석권 굿~~샷

    한국여자골프가 개인전과 단체전 동시 석권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여자대표팀의 유소연(16·대원외고)은 10일 도하골프장(파73·5751야드)에서 열린 도하아시안게임 개인전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9개의 버디를 낚아 9언더파 64타를 쳤다. 유소연은 중간 합계 23언더파 196타로 2위 청야니(타이완·15언더파 204타)를 8타차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최혜용(16·예문여고)도 12언더파 207타로 공동 4위에 올라 힘을 보탰다. 유소연의 연일 계속되는 선전으로 한국여자는 단체전에서 401타를 쳐 409타를 기록한 2위 타이완과의 격차를 8타로 벌렸다. 한국남자는 개인전(파72·7181야드)에서 김도훈A(17·영신고)가 1타를 잃어 중간 합계 9언더파 207타로 3위가 되는 바람에 1위 자리를 판청충(타이완)에게 내줬다. 하지만 에이스 김경태(20·연세대)가 5타를 줄인 10언더파 206타로 단독 2위에 올라 마지막 라운드에서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신명훈(상무)은 복싱 라이트웰터급(64kg) 준결승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마흐무도프 딜슈드(우즈베키스탄)를 23-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신명훈은 12일 사피예프 세릭(카자흐스탄)을 누르고 결승에 오른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분줌농 마누스(태국)와 정상을 다투게 됐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서적 수집 25년 외길 박대헌 영월책박물관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고서적 수집 25년 외길 박대헌 영월책박물관장

    고서(古書)가 헌책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기록이요, 그 진실의 두께를 켜켜이 담아낸 정의로운 보물이다. 또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냈던 선조들의 온갖 지혜가 녹녹하게 발라져 있어 미래를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다.‘고서 속에는 만가지 봉록(俸祿)이 다 들어있다. 다만 그것은 아는 자만의 것이다.’라고. 이밖에도 금과옥조 같은 여러가지 표현으로 고서의 소중한 가치를 깊이 새기게 한다. 박대헌(54) 영월책박물관장.‘백수’로 지내던 20대의 젊은 나이 때부터 25년 가까이 고서적만을 옹골지게 수집해온 특별한 삶의 밭을 일구고 있다. 흙속의 진주 캐기라고나 할까. ●영월의 폐교에 책박물관 열다 1998년, 그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강원도 산골의 한 폐교에 ‘책박물관’을 떡 하니 열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사람, 자연, 책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그림 같은 문화마을’에 대한 평소의 동경과 신념이 작용했다. 이와 함께 1983년부터 서울에서 운영해 오던 고서점 ‘호산방’ 또한 아예 두메산골로 옮겼다. 그는 여기에서 300∼400년 전의 조선시대 희귀본 등 수백권의 고서를 찾아내 빛을 보게 했고 박물관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는 문화적으로 여러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주었다. 영월지역을 다녀온 이들은 한결같이 “정말, 대단한 분이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영월에 있던 ‘호산방’을 서울 도심 한복판인 태평로1가의 한국프레스센터 지하로 옮겼다. 고서점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다소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주 ‘호산방’에서 박 관장을 만났다. 입구에는 ‘호산방은 30년 후를 생각합니다.’는 글귀가 인상깊게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200년 전의 ‘의방활투’를 비롯,‘추사문집’ 초판본, 조선후기의 ‘우병치방법’ 등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희귀 고서 500여권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우병치방법’은 소가 병들었을 때 치료하는 요령이 상세히 담겨 있어 당시 우리 선조들이 소를 어떻게 대했는지 짐작하게 했다. ●프레스센터 지하에 고서점 열어 특히 한쪽에 진열된 1960∼1970년대의 국민학교 교과서들은 당시의 추억 어린 향수를 떠올리게 했다. 아울러 월북 시인 임화의 ‘현해탄’, 박두진의 ‘해’, 그리고 소월의 스승 안서 김억의 육필원고 등도 소중하게 다가온다. 박씨가 10년 전 펴낸 필생의 역작 ‘서양인이 본 조선’도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17∼20세기에 걸쳐 조선에 다녀간 서양인들이 조선에 관해 쓴 책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살펴 새롭게 정리했다. 이를 위해 그가 모은 원본만 모두 287권. 세계 각국의 고서점을 구석구석 뒤지고 다닌 발품의 결과물이기에 학계에서도 소중한 사료가치로 인정한다. 그가 ‘서지(書誌)학자’로 불리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시내 중심가에 둥지를 새롭게 마련한 지 두달 됐다는 그는 “영월에 있는 책박물관 운영이 어려워져 이곳에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 하기야 산골에서 박물관을 운영하기란 그리 쉽지는 않았을 터. “영월의 책박물관도 살리고 또 수도 서울 한복판에 고서문화의 한 중심축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지금은 약간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희망합니다.” ●고서, 작은 마을의 희망이 되는 물건 ‘30년 후를 생각합니다.’라는 글귀의 뜻을 물었더니 “고서를 통해 이전과 현세대, 그리고 미래 세대를 연결시키는 공간을 의미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30년 후를 생각해 보면 주위에 남을 만한 책들이 얼마나 될지 걱정도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대형마트에서 팔지 않는 물건, 작은 마을의 희망이 되는 물건, 그게 바로 고서의 가치”라고 거듭 강조한다. 웬만한 강원도 여행객치고 박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의 책사랑은 소문이 나 있다. 그가 서울에서 영월로 향했을 때만 해도 강과 산으로 둘러싸인 산골마을에 서점과 음악·연극 공연장, 문화 예술인의 작업실, 화랑, 카페가 있는 마을을 구상했다. 그래서 ‘영월 책축제’만 7회나 여는 등 나름대로 온 힘을 기울였다. 하지만 책과 문화에 대한 주변 사람들과의 시각차이를 좁히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박물관을 잠시 폐관했다가 얼마전 다시 재개관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책마을은 영국의 ‘헤이 온 와이’입니다. 웨일스의 작은 마을이지요. 폐광 등으로 1960년 초만 해도 쇠락해가는 마을이었는데 어느날 리처드 부스라는 한 젊은이의 노력으로 지금은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책마을로 변모했습니다.” 평소 박씨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영월책박물관은 옛 학교터(여촌분교)와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학교는 1962년 개교해 1998년 문 닫기까지 36회에 걸쳐 400여명이 졸업했다. 현재 박물관에는 3만∼4만여점이 소장돼 있다. 박씨의 책사랑은 고교 때부터 시작됐다. 어느날 은사에게 옛 책의 소중함을 듣고 용돈을 아껴 시간날 때마다 청계천 등지에서 한두 권씩 책을 사모았다. 원래의 꿈은 도예가. 그래서 홍익공업고등전문학교에서 요업을 전공했다. 고교과정 3년과 대학 2년과정을 합친 5년제 학교였다. 군 제대후에는 도예학원을 운영했으나 아무런 성과를 이룰 수가 없었다. 백수생활로 접어들면서 방황이 시작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도서관, 그리고 서울의 여러 고서점을 들르는 일이 유일한 낙이었다. 그 많은 유물을 눈감고도 줄줄 꿸 정도였다. 덕분에 도자기뿐만 아니라 고미술 전반에 대한 안목이 높아졌다. 고서적도 마찬가지. 결국 곰곰이 생각하던 끝에 서울 장안평 고미술상가에 고서점 호산방(壺山房)을 열었다. 이때가 1983년 서른 살의 나이였다. 호산방이라고 한 것은 조선 말기 서화가 우봉 조희룡의 호 호산(壺山)에서 비롯됐다. 고서점을 연 후에는 주로 필사본과 간찰, 또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 때의 역사와 문학 관련 양장본들에 관심을 쏟았다. ●수집에 미쳐 가족엔 ‘미안한 아빠´ 1992년 장안평 고서점을 광화문 인근으로 옮겼다. 이때 인사동의 한 고서점 주인은 “인사동에서도 안 되는 고서점이 광화문에서 되겠어? 1년도 못버틸 걸.” 하고 말렸다. 하지만 꽤 유명세를 탔고 번창해 나갔다. 그 사이 방송통신대학을 9년만에 졸업했고 동국대 정보산업대학원에서 출판잡지를 전공,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때가 1998년 나이 마흔 여섯이었다. 박씨네 가족이 현재 거주하는 곳은 책박물관 한쪽에 있는 허름한 관사. 말이 관사이지 한겨울에 연탄난로를 두 개씩 피워도 거실의 물이 얼고 수도관이 터지기 일쑤. 그러다 보니 박씨는 무능한 가장으로 전락했다.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1학년이던 두 아들은 이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서울에서도 학원 한번 보내지 못하고 시골에 데려왔지만 큰아들은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4학년에 재학중이고, 둘째는 내년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누가 그러더군요.‘고서수집을 하는 것은 독립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입니다.” 어쩌면 이 말은 그동안 산골마을에서 외롭게 문화독립운동을 해온 박씨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그는 고서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위해 “고서는 열번 잘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한번 잘못 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내년 초 그동안의 고서수집 노하우와 에피소드를 담은 ‘서창야화-어느 고서점 주인의 잠꼬대(가제)’라는 책을 발간한다. km@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동굴’지도자는 나타날까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동굴’지도자는 나타날까

    영국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훌륭한 지도자의 유형을 이렇게 꼽았다. 국정에서 한발짝 비켜선 뒤 온갖 시련과 고초를 겪으며 심신을 단련한 끝에 다시 한번 전면에 부상하는 지도자가 나라를 발전시킨다고 설파했다. 그러면서 토인비는 핍박받는 이스라엘인들의 출애굽을 이끈 모세를 예로 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동굴(洞窟) 비유도 이와 비슷하다. 즉,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과 동굴에서 살다가 동굴 밖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동굴을 떠나, 밝은 세상을 보게 된 지도자가 다시 동굴 속으로 돌아와 동굴만이 유일한 생활터전이라고 믿는 무리들에게 화려한 바깥 세상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을 각성시키는 일을 차곡차곡 진행시키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라는 것이다. 중국의 오늘이 있게 한 덩샤오핑이 그랬고 대영제국의 기초를 공고히 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그랬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이 일으킨 문화혁명으로 숙청을 당해 10년 이상 야인으로 지내며 개혁 개방에 대한 신념을 더욱 굳게 한 끝에 중국이 나아갈 방향의 틀을 체계화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딸을 낳았다는 단 한가지 이유로 아버지 헨리 8세가 그녀의 어머니인 앤 블린 왕비와의 결혼을 무효로 하고 사형까지 시키면서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다. 졸지에 서출이 된 것도 그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일. 그러나 그는 이복 오누이인 메리 공주와 에드워드 왕자에 이어 왕위에 오른 뒤 영국을 가장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 기초를 닦았다. 우여곡절의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끊임없는 자기 성찰로 나라를 잘 이끈 엘리자베스 1세는 이후에도 훌륭한 지도자의 전범으로 추앙받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너무 쉽게 당선되면 끝이 안 좋다.’는 통설이 있다. 처음 치른 국회의원 선거에서 너무도 쉽게 금배지를 단 의원 치고 의정활동 성적이 뛰어난 사람 별로 없고, 이후 연속 당선에 성공한 이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현실을 빗댄 것이다. 내가 왜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고, 의원이 된 후 지역구민과 국민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법안을 만들 것인지 정도는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어떤 경험과 심신 단련을 했는지, 그리고 성과별 자기관리는 확실하게 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함은 물론이다. 단순히 정파적 이해에 따라 출마하고 특정인 줄서기나 해서는 국민들 뇌리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국회의원이 될 수 없다. 이는 곧 ‘정치인’과 ‘정치꾼’의 차이다.17대에서 탄핵 열풍으로 금배지를 단 탓에 ‘로또 의원’이란 비아냥을 듣는 국회의원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갈라서기 직전에 놓인 여당의 심각한 분열상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후보군 가운데 ‘동굴’ 지도자는 과연 있을까. 후보군마다 이런 시련과 저런 고초를 겪으며 나라를 제대로 이끌 안목을 키웠다고 주장할 것이다. 문제는 국가를 운영할 정도의 위치에서 그런 일을 했느냐가 문제다. 변호사나 언론인, 기업인으로서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물론 여기에서 남녀의 차이를 두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모세나 덩샤오핑처럼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국민들의 몫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것이다. jthan@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행복은 관계속에서 형성된다/길자연 목사 왕성교회 당회장

    가난과 질병만이 고통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불행과 실패만이 고통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원치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은 고통 중의 고통입니다. 가난과 질병, 실패와 불행이 눈에 보이는 가시적 고통이라면 원치 않는 사람과 함께함으로써 생기는 고통은 내면에 상처를 주는 정신적 고통입니다. 문제는 이런 고통을 피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원치 않아도 고통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계속 찾아와 나를 괴롭힙니다. 왜 원치 않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고통입니까? 그것은 가치관과 생각과 삶의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르다는 것은 때로는 신비감과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지옥의 체험입니다. 그래서 수십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부부가 남남으로 갈라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토록 함께한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함께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공동체의 장이라는 데 있습니다. 탕자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없는 곳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와 자신 간에 도저히 메워지지 않는 세대차, 그리고 생각과 관념, 신앙관 차이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집은 넉넉했습니다. 그를 간섭하고 억압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는 아버지 집에서 온갖 풍요를 누리면서 마음껏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와 자기 사이를 가로막는 차이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 집을 떠나 먼 나라에 가서 사는 것이 모험임을 모르는 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설령 어려움을 당한다 해도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보다 나아보였기에 미련 없이 집을 떠난 것입니다. 이렇게 원치 않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함께하는 것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할 때 행복이 깃들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두사람이 한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삶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요셉은 생각이 다르고 입장과 처지가 다른 형들과 함께 양을 쳤습니다. 르위스 박사는 “인간 고통의 70%는 곁에 있는 사람들이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요셉에게 고통을 준 것은 형들이었습니다. 그토록 미워하고 불평을 하던 형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그는 형들로부터 미디안 상인들에게 은 이십냥에 팔려 애굽으로 끌려가 참으로 오랜 세월동안 노예로, 죄수의 몸으로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그 형들과 함께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위대성입니다.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사회의 문제를 경제나 국방의 위기에서 찾으려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함께할 줄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사람끼리 함께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갈라섬으로써 생기는 고통보다는 훨씬 수월한 일입니다. 행복은 함께하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자랍니다. 차이가 고통은 주어도 함께해야 할 이유는 행복은 서로 함께하는 인간관계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성탄절의 의미는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하려고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셨다는 데 있습니다. 조지 허버트는 “남을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자기가 건너야 할 다리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서로를 용서하면서 함께 살아야 할 이유는, 그것이 행복의 다리를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길자연 목사 왕성교회 당회장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해외수출업자에 사기당한 오퍼상

    Q법인 사업자로 오퍼상을 운영하다가 해외 수출업자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 대금을 지급했는데, 빈 화물을 보낸 것입니다. 국내 발주자는 저를 사기죄로 고소했고, 회사와 저를 상대로 물품대금 3억원을 반환하라고 민사소송을 냈습니다. 저는 현지에서 수출업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소송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출업자의 사기행각을 알고도 자금이 급해 나머지 국내 발주자들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게 있습니다.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법인에도, 제게도 별다른 재산이 없고 저 스스로는 2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어 파산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여인수(35) A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것은 제3자인 수출업자의 사기 때문이며, 여기에 여인수씨 회사가 공모하지 않았다면, 회사는 채무불이행의 책임을 지지 않고 물건의 납품의무도 면할 수 있습니다. 형평을 위해 법률상으로는 상대방인 국내 발주자에 대한 매매대금 지급 의무도 여인수씨의 회사에 지우지 않게 돼 있습니다. 관련 조항으로 민법 537조는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 채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인해 이행할 수 없게 되면,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여인수씨 개인의 책임이 성립하는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법인은 구성원 또는 기관인 개인과는 구별된 독립된 실체로 취급됩니다. 법인은 그 이름을 걸고 하는 개인활동을 추상화한 것에 불과하고 실체가 없는 것이지만, 개인과의 연관성을 떠나 여러 사람의 활동을 조직화하려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가정해 계약효과를 법인에 귀속시키는 것입니다. 주식회사의 주주나 이사 개인은 주식회사가 책임질 채무에 대해 개인적인 책임을 지지않는 게 원칙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십시오. 따라서 원칙적으로 여인수씨가 대표로 있는 법인 사업자인 오퍼상이 국내 발주자와 거래를 한 것으로 본다면, 여인수씨 개인은 법인이 반환해야 할 3억원에 대해 책임을 지지않을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는 실제로 행위자가 여인수씨이고, 법인에는 변변한 재산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려깊은 거래처는 실제로 행위한 개인에게 법인의 채무를 보증하도록 요구할 때가 있습니다. 금융기관의 경우 법인에 여신을 할 때에는 회사의 대주주, 대표이사, 나아가서 가족까지 법인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하도록 요구하는 게 관행이기도 합니다. 혹시 여인수씨가 국내 발주자에 대해 법인 채무를 연대보증한 적이 없는지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또 법인 사업자로 거래했다고 해도 법인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는 예가 가끔 있습니다. 법인 자금과 회계가 개인의 그것과 사실상 혼동돼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한편 여인수씨가 수출업자의 사기행각을 알았다면 국내 거래처에 이를 알리거나 최소한 감추지는 말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그 이후에도 거래처로부터 받은 5000만원에 대하여는 그 동기야 어찌되었든 형사상 처벌을 받는 사기죄를 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이 한도 내에서 매매대금반환채무와는 별도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데,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한 법인은 있을 수 없으니 원칙적으로 개인이 책임을 지고 영업과 관련한 것일 때 법인은 보조적 책임을 집니다. 즉 국내 거래처가 여인수씨의 말을 믿고 5000만원을 지출한 손해를 입은 것에 대해 여인수 씨는 개인적으로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566조에 따라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파산절차에 의하여도 면제될 수 없습니다. 한편, 금액이 5000만원 정도의 피해라면 형사법원은 대략 1년 내외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으므로 이를 면하려면 거래처에 대하여 적절한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무슨 영화 볼까]

    ■ 다케시즈 감독 기타노 다케시 주연 기타노 다케시 이 영화는 독설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기타노 다케시가 12년간 기획하고 감독·주연을 겸한 영화. 수많은 다케시가 등장, 분열된 자아를 보여준다. ■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감독 박찬욱 주연 임수정·정지훈 이 영화는 “내가 평생 AS 해준다.”정신병원이라고는 믿기 힘든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웃기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 사랑할 때 이들은 너무도 멀쩡하다. 감독 래리 찰스 주연 샤차 바론 코헨 이 영화는 카자흐스탄 시골 출신의 방송국 리포터 보랏의 엽기적인 미국 유람기. 실제와 허구가 중첩된 ‘모다큐멘터리’ 형식이다. ■ 크리스마스 악몽 3D 감독 헨리 셀릭 주연 대니 엘프만·크리스 서랜던 이 영화는 미국에서 13년 전에 개봉했던 팀 버튼 감독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 3D로 돌아왔다. 줄거리와 목소리 연기 등은 원작 그대로. 감독 모리 준이치 주연 구보즈카 요스케·고유키 이 영화는 세탁소에서 일하는 순수 청년 ‘테루’의 눈을 통해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영화. ■ 저스트 프렌드 감독 로저 컴블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에이미 스마트 이 영화는 10년 전 짝사랑하던 여자친구로부터 거부당했던 폭탄.‘킹카’로 거듭난 뒤 우연히 들른 고향에서 다시 그녀를 향해 작업을 시작한다.
  •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준비된 金이거든”

    체조 안마에서 금메달을 딴 김수면(20·한국체대)에게 모두들 ‘깜짝 금메달’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13년 동안 묵묵히 구슬땀을 흘린 뒤 얻은 ‘준비된 금’이라는 표현이 맞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속에서도 꿋꿋하게 ‘지조’를 지킨 데 대한 어쩌면 최소한의 대가인지도 모른다.김수면은 마루와 단체전 동메달을 합쳐 이번 대회에서 금 1, 동 2개를 거뒀다. 그동안 대표팀 막내로 ‘차세대 주자’라는 알쏭달쏭한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이제는 당당히 ‘에이스’다. 김수면은 “전혀 예상치 못한 금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지만 내심 금메달을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이번 금메달로 미안했던 감정을 훌훌 털어버렸다. 그는 “태릉에서 훈련을 하느라 집에 못갔다.”면서 “엄마와 형이 아주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면은 포철서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체조를 시작했다. 포철중·고교를 거치면서 한 눈을 팔지 않고 체조에 열중, 실력을 키워갔다.그리고 태극마크를 달기에 이르렀다. 지난 8월 인도 수라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개인종합 3위에 등극,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수면 뒤엔 포스코교육재단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포철서초교, 포철중·고 체조부를 운영 중인 포스코재단은 한국 체조의 산실이다.비인기종목인 체조에 수십년 동안 묵묵히 투자해 왔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기초종목이 튼튼해야 다른 모든 종목이 강해진다는 신념하에 ‘무소의 뿔’처럼 묵묵하게 ‘올인‘해온 것. 포스코가 길러낸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현재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는 이장형이 안마 정상에 올랐었다.도하아시안게임에도 김수면을 비롯해 여자체조에 유한솔, 김효빈(포철고)이 출전했다.1983년엔 국내 일반학교로서는 처음으로 국제규격의 체조전용경기장을 세웠고, 이듬해부터 전국 초·중학교 체조대회를 매년 열고 있다. 투자에 가속도를 붙여 2001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러시아 출신 남녀 코치 2명을 영입, 선진 기술을 짧은 시간에 흡수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여권발급 수수료 부풀려 징수

    외교통상부가 여권 발급에 필요한 수수료 원가를 연간 120억여원이나 과다하게 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해 9월부터 여권의 종류에 따라 1000∼6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더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각 부처에서 재외공관에 파견된 주재관들이 의무사항인 현지 활동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제멋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 4∼6월 외교부 본부와 LA총영사관 등 24개 재외공관을 대상으로 ‘재외공관 운영 및 외교부 본부 예산집행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외교부는 2004년 여권발급 방식이 여권에 사진을 직접 붙이는 부착식에서 컴퓨터로 스캔처리하는 전사식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인적사항 등이 기재되지 않은 백지여권인 ‘공백여권’ 구입비 115억원을 이중으로 예산에 책정했다. 부풀려진 원가는 여권발급 수수료에 그대로 반영됐다. 복수여권(5년,10년)은 6055원, 단수여권(1년)은 2009원, 여권 분실시 발급되는 여행증명서는 1075원을 더 내게 됐다. 또 LA총영사관 등 5개 재외공관을 표본조사한 결과 16명의 주재관 중 1명을 제외한 15명은 분기별·반기별 활동보고서를 외교부장관에게 제출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외교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이들은 기본적인 의무도 수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도 여권발급시 징수하는 국제교류기여금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 55억원 정도 추가 징수했다. 여권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여금이 복수여권의 경우 1만 5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낮춰졌는데도 종전 기준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또 외교부가 지난해 2월 APEC(아시아태평양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시설보완사업 목적으로 제주도에 지급한 국고보조금 50억원 중 10억원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전용됐는데도 반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가 적발됐다. 외교부는 2004∼2005년 환차익으로 발생한 여유재원 592억원 중 239억원을 기획예산처장관과의 협의 없이 인건비와 공관 운영비 30억여원 등으로 임의로 전용했다가 감사에 걸렸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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