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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가 포커스]전직 대통령 잇단 서거에 술렁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다음날인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들이 유독 많았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 때문에 평소 회색이나 밝은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 공무원들은 특히 행정부 최고 수반이었던 전직 대통령이 3개월도 되지 않아 연달아 서거하자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 계장급 공무원은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리기는 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는 또 다른 충격”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우리 역사에서 이룩했던 일을 생각하면 비통한 심정”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공무원들은 그러나 서울광장 등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 사무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도 있고, 정권이 바뀐 지금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일부 공무원들은 동료와 무리를 지어 분향소를 찾기보다는 민간에 근무하는 다른 지인들과 조용히 다녀오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비교적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공무원노조의 애도성명도 잇따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평생을 민주화 투쟁과 인권신장에 헌신했고, 냉전의 한반도에 화해의 전기를 마련했다. 고인이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목포지부는 사무실 건물에 김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비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작곡가 이흥렬 탄생 100돌 기념

    실내악단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21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작곡가 고(故) 이흥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청소년음악회 ‘썸머 클래식스’를 갖는다.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1997년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젊고 재능있는 연주자들을 모아 창단한 실내악단. 국내외 순회·초청 공연을 활발히 펼치는 가운데 지난 2006년에는 첫 앨범 ‘클래시컬 모더니티’를 발매하고, 같은 해 12월 벨기에 싱얼홀에서 연주하며 활동 무대를 세계로 넓혔다. 뛰어난 기량과 조화로운 음색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조이 오브 스트링스는 이번 공연을 고 이흥렬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몄다. 한국인이 가장 즐겨 부른다는 동요 ‘섬집 아기’를 비롯해 귀에 익숙한 ‘어머니의 마음’, ‘바위고개’, ‘코스모스를 노래함’ 등을 연주한다. 아울러 모차르트의 현악 세레나데 G장조(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크라이슬러의 ‘중국의 북’,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바르톡의 ‘루마니안 댄스’ 등도 선사한다. 이성주 교수가 무대에 올라 해설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협연도 할 예정이다. (02)780-505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종로구에 정신건강증진센터

    종로구가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서울대병원에 위탁운영해 만성 정신장애인의 재활을 도울 뿐만 아니라 우울증 관리, 노인들의 치매 예방에 나섰다.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주민 중 사회적응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재활 프로그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 3회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입원·퇴원한 환자의 재활을 목적으로 퇴원한 환자의 지속적인 약물 관리와 사회 적응을 위해 필요한 신체·정서·사회적 기술을 교육한다. 정신보건전문요원들과 전문강사, 자원봉사자가 직접 ▲정신건강관리 교육과 인지재활 등 사회기능 강화 프로그램 ▲음악치료와 운동치료 등 여가기능 강화 프로그램 ▲요가와 탁구 등 동아리 활동 등을 진행한다. 희망자는 이 증진센터(745-0199)로 접수하면 상담평가 후 프로그램에 등록할 수 있다. 아울러 종로구는 다음달 2일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치매의 이해와 관리를 주제로 ‘어르신 정신건강 강좌’를 연다. 5일에는 혜화동 연극센터 1층 세미나실에서 ‘아빠와 함께하는 산전교실’을 통해 우울증 검사와 산후 우울증 예방 및 대응 교육을 한다. 22일 청계천에서 ‘우울증, 알코올 스크리닝 및 상담’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복지센터는 대학생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수시모집하고 있다. 참여자는 프로그램 보조 및 행사 지원 활동을 하며, 자원봉사확인서도 받을 수 있다. 김상준 건강증진과장은 “정신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소외된 정신장애인들에게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인 및 아동·청소년·노인들의 정신건강 검진과 상담 및 연계치료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가벼운 관세법 위반 과태료만 부과

    보세구역이 아닌 곳에 수입물품을 놔두는 등의 가벼운 관세신고 의무 위반자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물면 된다. 지금은 죄질에 관계없이 형사처벌 대상이다. 관세를 내지 않을 것에 대비해 물품 수입 때마다 반드시 제공해야 했던 담보 의무도 내년 7월부터 사라진다. 기획재정부는 18일 관세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09년도 관세제도 개편방안을 마련,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전과자 양산을 막기 위해 관세형벌을 완화했다.”면서 “관세 납부절차를 간소화해 수출입기업을 돕는 한편 녹색성장과 관련된 관세감면 제도 시한을 연장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관세법 상의 미성년자, 심신미약자 등에 대한 벌금형 처벌을 면제 또는 경감하기로 했다. 관세포탈, 밀수 등의 범죄를 준비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은 예비범의 형량도 실행에 옮긴 기수범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반면 관세 회피범의 처벌은 강화된다. 재산 은닉을 통해 관세를 체납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관세 회피를 돕기 위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1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한 규정을 신설했다. 관세담보 제도는 수출입 기업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원칙적으로 무담보 방식으로 전환한다. 단, 최초 수입업체, 법 위반, 체납업체 등은 담보제공 의무가 계속 유지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문화 없는 ‘광화문 광장’ 유감/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문화 없는 ‘광화문 광장’ 유감/문소영 문화부 차장

    폭염주의보가 발동됐던 지난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한밤까지 사람들이 넘쳐났다. 시원한 분수 물줄기에서 깡충깡충 뛰노는 어린아이부터 20대 연인들, 천사의 머리 위에나 달릴 법한 동그란 그늘막에 엉거주춤 앉아 있는 40~60대의 사람들 등등, 연령대도 넓었다. 해외연수를 마치고 1년만에 한국에 막 돌아온 친구가 “광화문 광장을 구경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귀갓길에 동행해 본 풍경이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광화문이 마주 보이는 끝까지 천천히 20여 분을 걸어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광화문 광장은 실망스러웠다. 1년 넘게 광화문 광장을 기대하며 출퇴근의 불편을 참았던 것을 감안하면 한심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그늘막과, 시위대를 막기 위해 설치했다는 화단, 대형 해태설치물, 분수대 등을 포함해 어디를 둘러봐도 2007년 이래로 2년간 415억원이 들어간 문화적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도시계획이라는 것이 주변의 건물과 경치 등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가 다니지 않는 공간을 확보한다는 의미 외에 너무도 생뚱맞고 동떨어진 공간이 됐다. 도무지 디자인 도시를 표방하고 유네스코의 창의도시에 선정되기 위해 애쓴다는 서울시가 만들었다고 믿기지가 않는다. 광화문 광장에 대한 불만은 하루에도 최소 두어 번은 광화문 주변에 접근하는 택시기사들이나, 자가 운전자들에게서도 슬슬 나오고 있다. 세차 여부와 관련없이 광화문 분수대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을 맞아야 할 뿐만 아니라, 차도로 흘러내린 물줄기로 도로가 미끄러워 위험하다는 것, 양방향으로 차도가 줄어들면서 만성적인 정체구간이 됐다는 것 등이 문제다. 이런 지경인데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개장 1주일만인 8일 방문객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방문객이 많이 오고 갔다는 홍보로 더 많은 인파를 모을 수 있을까. 하지만 ‘광장’답게 뚫려 있는 이곳에서 서울시는 방문객들을 어떻게 측정했을까? 만약 정말 100만명이 오고 갔다면 왜 그 많은 인파가 모였을까. 아무래도 서울시에서 415억원을 투입했다고 하니, 광화문 광장에 청계천처럼 뭔가 새로운 볼거리가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졌을 듯하다. 아니라면 서울 시민들이 얼마나 갈 만한 장소가 없으면 8월 땡볕 아래 그럴싸한 그늘도 없이 지글지글 끓는 도로 한복판을 찾아온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광화문 광장은, 파란 잔디를 깔아놓아 녹지공간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고 떠들썩한 공연만은 가능한 서울광장보다 훨씬 못하다는 느낌이다. 광화문 광장은 전시행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민선시장들의 입장에서야 임기 내에 과시할 수 있는 성과물을 내고 싶을 것이다. 특히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조급한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수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시민들의 불편을 감수하고 조성한 공간이라면 그것은 최소 50년, 100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수준으로, 세월이 흐른 뒤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화재적인 공간으로 자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영국 버밍엄의 빅토리아 광장처럼.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지난 7일 개막한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도 향기로운 문화는 없었다. 축전에 참가해야 마땅한 세계적인 도시들을 유치하기보다는 국내 도시들의 참가가 더 많아 국내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행사장 내부에 송도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따야 하는 국내 건설사들, 이를테면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인천도시개발, 한국토지공사 등의 견본주택들을 선보이는 등으로 축전의 본모습을 잃고 있다. 제대로 된 계획 아래 제대로 된 도시계획이나 행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國民葬땐 장의기간 7일·국고 보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정부는 장례 준비에 착수했다. 전직 대통령이 서거할 경우 장례는 ‘국장·국민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장(國葬) 또는 국민장(國民葬)으로 거행된다. 김 전 대통령 장례는 지난 5월 영면한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국민장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18일 행정안전부 의정관실 관계자는 “가족장, 국민장 등 장례형식을 놓고 유족 의사를 물어봐야겠지만 주요 전직 대통령들의 전례에 비추어 국민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유족과의 협의가 원만히 이뤄지면 즉각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장례형식을 결정하고 장의위원회 구성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민장으로 치러질 경우 역대 14번째 국민장이 된다. 앞서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난 2006년 최규하 전 대통령의 장례 역시 국민장으로 치러졌다. 국장은 현직 대통령으로 지난 1979년 서거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가 유일하다. 국장의 장의기간은 9일이며 장의비용은 전액 국고에서 부담한다. 국민장 기간은 7일이고 장의비용은 일부만 국고에서 보조한다. 국장은 장의기간 내내 조기를 달고 장례일 당일 관공서가 쉬지만 국민장은 당일만 조기를 달며 관공서 휴무도 없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장의비용은 30억원이었으며 최규하 전 대통령의 국민장에는 3억 3700만원 정도가 쓰였다. 장의위원회 규모는 유족의 희망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따라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국민의 정부 시절 장·차관 등이 대거 장의위원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장의위원회는 법에 따라 유족이 희망하는 정부 인사들로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1383명) 때보다 더 많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결식 장소는 박정희·노무현 등 역대 대통령의 장례가 거행됐던 서울 경복궁 흥례문(興禮門) 앞뜰이 확실시된다. 한편 행안부는 이날 각 시·도에 공문을 보내 장례 기간 중 축제 등의 행사를 가급적 연기하도록 요청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공주형 미술세계] 미술장터 갈 때 필요한 10가지 작품구입 노하우

    여기저기서 미술장터 소식이 들려온다. 다양한 품목에서 착한 가격까지 장터마다 내세우는 미덕도 다양하다.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미술장터를 보는 주변의 반응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미술 장터가 많아 장보기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도 한다. 미술장터가 부담 없이 들러 주머니 사정에 따라 찬거리를 준비하는 퇴근 길 장터와는 다르다는 인식 때문일 것이다. 요즘 들어 부쩍 미술장터에 가기 전에 챙겨야 할 정보나 장보기의 노하우를 묻는 질문들이 쇄도한다. 어떻해야 할까.첫째, 어느 산에 오를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 미술품을 사기 전에 감상인지 투자인지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감상이라면 걸어 두고 보기 좋은 작품을, 투자라면 시장에서 환금성이 보장되는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둘째, 귀가 아닌 눈으로 사라. “누구 그림이 좋다더라.” “누구 그림이 돈이 된다더라.”라는 소문보다 더 위험한 말은 없다. 보지 않고 듣고 사는 미술품은 두고 보기도, 되팔기도 어렵다.셋째, 인기주가 아닌 우량주에 주목해야 한다. 미술 시장의 오르내림과 관계없이 천천히 가더라도 오래갈 작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넷째,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라. 시간이 지나면서 변색이나 균열이 진행되는 재료도 있다. 재료에서 비롯된 변화까지를 미술품의 일부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다섯째, 전시장에 가면 간혹 파란 스티커나 빨간 스티커가 미술품 옆에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블루 닷은 ‘예약’을, 레드 닷은 ‘판매’를 뜻한다.여섯째, 작품 보증서는 출생신고서와 같다. 미술품 구입처에서 이 작품이 진품임을 인정하는 보증서를 발급받아 잘 보관해야 한다. 위작 문제가 발생 했을 때나 작품을 되팔 때 필요한 것이 작품 보증서이다.일곱째, 작품을 우습게 보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쉽게 “나도 저 정도는 그리겠다.” 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도 당신의 그림에 거장들의 작품처럼 금전적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돈을 지불한 것은 안료로 덮인 캔버스가 아니라 작가가 그 작품에 이르는 과정과 개념이기 때문이다.여덟째, 이름 있는 작가의 것이라도 좋은 작품을 사야 한다. 같은 작가의 같은 크기의 작품이라도 작품의 완성된 시기에 따라, 작품성에 따라 작품 값은 다르다. 아홉째, 미술 시장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작품 선택에 자신이 없다면 아트 어드바이저(아트 컨설턴트)와 같은 미술 시장 전문가의 안목을 빌리는 것도 방법이다. 혼자 해결하려다 너무 많은 수업료를 지불할 수도 있다.마지막으로 반짝이는 모든 것이 금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작품성과 흥행성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발품을 팔아 옥석을 가릴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 “연아 재능은 하늘의 축복 아닌 땀의 결과”

    “김연아의 재능을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김연아가 연습하는 과정을 딱 사흘만 지켜보라.” 김연아(19·고려대)를 2009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우승으로 이끈 브라이언 오서(48) 코치가 자신의 피겨 인생과 김연아를 지도하면서 겪은 땀과 눈물의 도전기를 엮은 자서전 ‘한 번의 비상을 위한 천 번의 점프’를 출간했다. 오서 코치는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에서 겨울올림픽 2회 연속 피겨 남자싱글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1987년 세계선수권 싱글 우승에 빛나는 캐나다의 ‘피겨 전설’이다. 주니어 시절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성공해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서전에서 2006년 5월 캐나다 토론토로 안무를 받으려고 찾아온 ‘수줍은 소녀’ 김연아와 첫 만남부터 지난 3월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200점대(207.71점)를 돌파하며 금메달을 차지하기까지 함께한 3년간의 세월을 솔직하게 그려냈다. 그는 “연아는 무엇이든 스펀지처럼 흡수해버리는 놀라운 능력을 갖춘 제자”라며 “처음 만났을 때 연아는 가공하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 같은 존재임을 깨달았다.”고 칭찬했다. 또 “연아의 유일한 결점은 가끔 지나치게 연습을 하는 완벽주의자라는 것”이라며 “몸에 밴 습관을 바꾸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만 그것 때문에 불필요하게 긴장할 때도 있다. 때로 압박감이 너무 심해 울기도 하는데 그땐 마음껏 울게 해준다.”고 뒷얘기도 소개했다. 그는 특히 “1989년 프로로 전향해 ‘죽음의 무도’로 그해 세계프로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그로부터 20년 뒤 동양의 천재 스케이터인 제자 연아가 같은 곡으로 2009년 세계선수권을 제패했다.”며 남다른 인연임을 강조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19·일본)의 라이벌 관계에 대해서도 “연아와 아사다가 경기 전 워밍업을 할 때 서로 시선을 맞추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서로 싫어하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선수들은 기계가 아니다. 둘은 피겨라는 공통된 지점에서 서로 존중하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오서 코치는 “나는 연아가 올림픽을 한껏 즐기기 바란다. 올림픽에서 선수들은 인생을 영원히 변화시킬 만한 경험을 하게 된다.”라며 “나는 연아가 그중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기를 바라기에 오늘도 연아와 함께 링크에 있다.”고 마무리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조직과 인력 충원의 문민화/성낙인 서울대 법학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국가조직과 인력 충원의 문민화/성낙인 서울대 법학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1987년 헌법체제 아래서 다섯 명의 직선 대통령이 배출되면서 국가와 사회의 문민화가 진척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가조직 곳곳에서 기득권에 안주하는 특정 전문가집단의 독식현상은 여전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즉시 전광석화와 같이 군 내부의 최대 사조직인 하나회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했다. 군사정부의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최고 권력자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장관을 비롯한 핵심 요직은 전현직 장군들의 독무대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 시절에 6년간 재임한 도널드 럼즈펠드와 그 후임인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모두 문민 출신이다. 게이츠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국방장관으로 계속 재임한다. 외교부도 장관을 비롯한 대부분의 관료가 직업외교관 일색이다. 선진국에서는 직업외교관 출신이 아니라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가장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충원한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해 주요국 대사는 오히려 비외교관 출신으로 충원된다. 동종번식이 계속되는 한 핑퐁 외교를 통하여 중국을 개방시킨 닉슨 대통령 시절의 헨리 키신저 같은 훌륭한 외교관이 배출되기 어렵다. 법조계의 배타적 독식현상은 더욱 심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판사출신의 젊은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장관으로 전격 발탁했다. 검사들의 저항에 부딪치자 전무후무한 ‘대통령과 평검사의 대화’가 TV를 통해서 생중계됐다. 그 이후의 ‘검사스럽다’는 유행어에서 드러나듯이 노회한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에게 열정만 앞선 젊은 검사들이 참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실험은 단명으로 끝났다. 법무부의 상층조직은 현직 검사의 독점 공간이다. 그 인적 구성에 관한 한 대검찰청과 차이가 없다. 오히려 검찰의 전위조직이나 마찬가지다. 검사는 현장에서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 대신 법무부는 인권, 범죄예방, 교정, 법교육 같은 고유한 법무행정을 담당해야 한다. 1년이 멀다 하고 단행되는 검찰의 인사이동에 휘둘려 법무행정의 안정적 수행은 불가능하다. 대법원도 마찬가지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법원행정처장을 법원장 출신이긴 하지만 비법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후임은 종전대로 현직 대법관이 겸임한다. 법원행정처의 핵심 요직도 온통 법관으로 보임되어 있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법원행정처는 법원행정 전문가로 충원돼야 한다. 법관은 재판이 그의 소명이다. 그런데 심지어 법관이 해외주재 대사관 소속 또는 국회사무처 소속으로 파견 근무도 한다. 이는 법관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본질적으로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헌법적 가치인 사법부의 독립 중에서도 핵심적 요구사항인 법관의 인적 독립에도 어긋난다. 국방부는 장군, 외교부는 외교관, 법무부는 검사, 대법원은 판사 출신이 행정의 수장으로 있으면 우선은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편할지 모른다. 하지만 국가행정은 기관이기주의에 매몰될 것이다. 물론 외부인사가 관료조직에 휘둘려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물러나고 마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1년이 멀다하고 갈아치우는 장관직의 소모품화를 청산하고 장관이 실질적으로 업무를 파악하고 기관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장관직의 안정을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국가의 존립이유와 직결되는 국민의 신체와 재산을 보전하고 국가안보를 책임지며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핵심적인 국가기관은 이제 문민화돼야 한다. 정부의 다른 부처에는 각종 직역의 다양한 인재들이 수장에 취임하고 핵심보직도 차지하지만 유독 이들 부처만은 여전히 장군, 외교관, 검사, 판사의 철옹성이다. 민주화 이후에 정권교체와 정부교체가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지도자의 정치철학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는 인사들이 책임 있는 지위에서 국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성낙인 서울대 법학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 [새 음반]

    ●페어리 온 디 아이스-더 팝 앨범 피겨 여왕 김연아를 앞세운 음반이 또 나왔다. 지난해 말 ‘생상스-죽음의 무도’ 등 김연아의 피겨 프로그램에 깔린 클래식 등을 모은 ‘페어리 온 디 아이스-더 클래식 앨범’이 발매 3개월 만에 5만장이 팔려나가며 인기를 끈 터라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에는 김연아가 아이스쇼 및 갈라쇼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했거나 즐겨 듣는다는 팝·뮤지컬 음악 30곡이 2개의 CD에 수록됐다. 리아나의 ‘돈트 스탑 더 뮤직’, 마이클 잭슨의 ‘벤’, 레이디 가가의 ‘포커 페이스’, 니요의 ‘미스 인디펜던트’, 푸시캣 돌스의 ‘웬 아이 그로 업’, 제임스 모리슨의 ‘유 기브 미 섬싱’, ‘맘마미아’와 ‘오페라의 유령’의 삽입곡 등이다. 깜찍한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북클릿이 구성됐다. 유니버설뮤직. ●크레이그 데이비드 그레이티스트 히츠 싱어송라이터로 빼어난 음악성을 뽐내고 있는 영국 R&B 슈퍼스타 크레이그 데이비드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베스트 앨범이다. 2000년 봄 19세에 데뷔한 그는 그동안 4장의 정규 앨범을 냈고, 11차례나 영국 싱글 차트 정상을 밟았다. 미국 150만장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2000만장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19일 첫 내한공연을 앞두고 스페셜 투어 에디션으로 다시 포장됐다. 지난해 말 ‘인솜니아’, ‘라이즈 앤 폴’, ‘필 미 인’, ‘7 데이스’ 등 15곡을 담아 발표한 베스트 앨범에 ‘랑데부’, ‘스패니시’ 등 4곡이 추가됐다. 크레이그 데이비드가 직접 엄선한 뮤직 비디오와 자신의 음악적 견해와 제작 과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인터뷰 등이 담긴 DVD가 포함됐다. 워너뮤직.
  • [스포츠 돋보기] 한국농구 다시 시작하라

    지난 3일 제25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 출전 차 중국 톈진으로 떠나던 허재 농구대표팀(FIBA 랭킹 26위) 감독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출사표를 토해 냈다. 선수 면면을 보면 역대 최고로 손색이 없었다. 우승은 힘들더라도 3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터키 세계선수권 티켓은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가 드리웠다. 하지만 지금 농구계는 흉가 분위기다. 레바논(24위)에 패해 4강 탈락한 것은 물론 타이완(44위)에 져 7~8위전으로 밀려난 것. 16일 필리핀에 82-80으로 이겨 간신히 7위에 올랐다. 1960년 1회 대회 이후 한국 남자농구가 4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12년 만의 세계선수권 출전은커녕 최악의 성적을 남긴 것.1년 전만 해도 희망은 있었다. 2007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 김남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강호 슬로베니아(20위), 캐나다(19위)와 접전 끝에 패했다. 당시 대표팀은 김주성(동부)과 주희정(SK)을 빼면 ‘유니버시아드(대학선발)급’. 하지만 외곽에 의존하는 ‘양궁농구’를 버리고 조직력에 승부를 걸었다. 확률 높은 인사이드 공격 패턴이 늘면서 덩달아 3점슛 성공률도 52.2%로 치솟았다.왜 퇴보한 것일까. 대표팀 관리부터 주먹구구였다. 한국농구연맹(KBL)과 대한농구협회(KBA)의 알력으로 사령탑 선임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틀을 잡아가던 전임감독 체제는 일찌감치 뭉개졌다. 악전고투의 시즌을 치른 허재(KCC) 감독에게 지휘봉이 맡겨졌다. 기본으로 여겨지는 상대팀 전력분석이나 평가전도 없었다. 윌리엄존스컵 출전이 전부. 합숙은 용인 KCC체육관에서, 트레이너와 주무도 KCC 프런트가 맡았다. KBA와 KBL은 뒷짐만 지었다. 색깔 없는 농구와 전술 부재도 뼈아팠다. 골밑의 하승진이 제몫을 못하고, 외곽슈터 방성윤·이규섭이 슬럼프에 빠지자 대책 없이 무너졌다.이란과 요르단, 레바논 등이 중국을 넘볼 만큼 성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만 ‘아시아 2인자’란 착각에 빠져 있었다. 결국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1960~70년대 우승을 나눠 가졌던 일본과 필리핀이 몰락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그의 삶 그의 꿈]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

    [그의 삶 그의 꿈]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

    교육은 백년대계라 했다. 그런데 먼 앞날을 내다보고 세워야 할 중요한 계획이 목표부터 잘못된 듯하다. 일류대 진학이 교육의 목표가 되면서 학교는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을 양성하는 게 아니라 안하무인 독불장군을 배출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무한경쟁과 1등제일주의가 교육의 다른 말이 된 오늘날, 우리에게 인성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정보통신 발전, 선진국으로 가는 길 삼보컴퓨터 창립자인 이용태 박사가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개인용컴퓨터(PC)의 개념조차 확립되지 않았던 1980년부터 삼보는 국내 컴퓨터 시장을 성장시켜 온 선두주자였다. 대한민국이 정보통신 대국이 된 과정과 삼보컴퓨터의 발자취는 맥락을 같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보의 역사는 바로 이용태 박사의 역사이기도 하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용태 박사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것은 1969년. 귀국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일하던 1970년, 그는 인텔에서 발명한 IC 컴퓨터를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다. “1세대 컴퓨터의 구성소자는 진공관입니다. 진공관은 가지만한 크기인데 이때의 컴퓨터는 공장과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했습니다. 다음에 나온 게 콩만한 크기의 트랜지스터인데 이 컴퓨터는 장롱 10개를 펼쳐놓은 것만 했죠. 그리고 1970년에 나온 게 3세대 컴퓨터입니다. 손톱만한 칩 안에 수천 개의 트랜지스터를 인쇄해 놓았어요. 엄청난 혁명이죠.” 복잡하고 거대한 컴퓨터의 시대가 종식되는 것을 목격한 이용태 박사는 두 가지 이유에서 흥분했다. 하나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겠구나’, 또 하나는 ‘국산 컴퓨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구나’. 그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임을 확신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다들 로켓트 만들어 달나라 가자는 사람 취급했지요. 정부와 재벌을 상대로 10년을 설득했지만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제가 직접 만드는 수밖에요. 1980년 청계천에서 자본금 1,000만 원 가지고 삼보컴퓨터를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국산 컴퓨터 개발, 정부기관의 행정전산망 통일, 초고속 인터넷 보급…. 뛰어난 통찰력과 결단력으로 그 모든 일을 해온 그가 2005년 삼보컴퓨터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인성교육 전도사로 변신한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정보산업 발전에 평생을 바쳐온 그는 “컴퓨터 만드는 일보다 인성교육 사업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IT 산업보다 더 중요한 인성교육 이용태 박사가 1996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박약회는, 초대 회장인 포항공대 김호길 총장과 지인들이 도산서원 내 박약제(搏約劑:학문은 넓히고 예술은 줄이다)에 모여 퇴계 이황 선생에 관한 스터디모임을 가진 것이 시작이었다. 모임의 횟수가 거듭되면서 회원이 늘어났고, 이용태 박사가 회장이 되었을 때는 회원 수가 3,000명에 이르렀다. 그는 박약회 회장으로서 오늘날의 선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에 관해 고심했다. “과거와 미래 중에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문집을 간행하고 서원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과거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미래는 후진을 바르게 인도하는 것이죠. 저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05년 삼보컴퓨터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손자 손녀들을 모아놓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 것이 인성교육 사업의 첫 걸음이었다. 아이들에게서 긍정적인 변화를 본 그는 ‘인성교육을 국민운동 차원으로 벌이자’, ‘나부터 인성교육의 전도사가 되자’라고 결심했다. 먼저 박약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인성교육법을 강의했고 22개 박약회 지회에서 젊은 어머니들에게 전도했다. 이것이 인성교육 사업의 1단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부산 동래교육청으로부터 인성교육을 특별사업으로 실시할 계획이니 강연을 해달라는 전갈이 왔다. 2007년 그는 여러 차례 부산을 방문해 동래교육청의 공무원, 초등·중학교 교장,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그리고 2008년 동래교육청에서 본격적으로 인성교육을 시작하면서 각 가정으로 인성교육에 관한 안내문을 보냈고 900여 가정이 신청했다. 이로써 인성교육 사업 역시 2단계로 접어들었다.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 그가 말하는 인성교육법은 쉽다. ‘한 달에 한 시간, 교훈 하나 이야기 두 개’면 충분하다. “인성교육을 신청한 가정에 한 달에 한 번 교훈 하나와 교훈에 맞는 이야기 두 개를 보냅니다. 그걸 가족들이 다 함께 읽은 다음에 토의합니다. 정말 쉽죠?” 이토록 간단한 인성교육의 실천사례는 실로 놀랍다. 동래교육청과 박약회가 펴낸 《감화이야기를 통한 가정 인성교육 실천사례》를 읽어보면, 새옹지마에 관한 교육 후 실패를 두려워하던 아이가 실수를 하고도 자신감을 잃지 않아 기쁘다는 어머니, 양보와 배려에 관한 교육 후 싸움이 잦던 연년생 형제의 사이가 좋아져 뿌듯하다는 어머니 등 감동적인 실천사례가 가득하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아이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변화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인성교육의 날을 정하고 가족이 둘러앉아 토의의 시간을 가지면서 평소에도 가족 사이에 대화가 늘었다. 부모가 솔선수범하여 그달의 교훈을 실천하다 보니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는 감화사례도 있다. 이용태 박사는 이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는 데 ‘한 달에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한 달에 한 시간, 일 년이면 열두 개의 교훈을 아이에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덕목은 생각만큼 많지 않습니다. 열 가지면 충분하죠. 3년이면 열 가지 이야기를 서너 번쯤 되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요.” 왜 인성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건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취업할 때에는 일류대 나온 게 중요할지 몰라도 입사 후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는가, 열의와 의지가 강한가, 일을 하는 데 있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가, 하는 것이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수한 사원은 인성으로 판가름 나는 셈이다. 사회활동만이 아니다.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느냐 못하느냐도 결국 가족 구성원의 인성 문제다. “부부 사이에 불만이 있다면 상대가 라틴어 문법을 몰라서도 아니고 칸트의 철학을 몰라서도 아닐 겁니다.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아서, 함부로 말해서, 이기적인 태도를 취해서 불만인 거예요. 그게 바로 인성 아닌가요?” 인성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전후 우리는 잿더미 속에서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범죄률과 자살률이 날로 높아가는 현재, 우리가 정말 예전보다 행복한지 자문해 볼 일이다. 이용태 박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GDP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모두가 반듯한 사람이 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예전에 저는 우리가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선진국을 숨 헐떡이며 쫓아갈 게 아니라 그들 앞으로 껑충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컴퓨터였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에 있어 세계 1등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앞서 가기 위해서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것이 교육이에요. 그래서 인성교육 사업이 제게는 컴퓨터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교육의 목적이 일류대에 진학하는 것이 되어버린 세태가 안타깝다. 크게는 사회에 유용한 인간을 기르고 작게는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을 만드는 게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불어 사는 법과 스스로를 경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서양학문엔 없지만 예부터 우리 교육이 중시해 왔던 게 바로 그것이다. 다행히 5년간의 인성교육 사업이 호응을 받고 있어 그는 요즘 너무 기쁘다. “아침부터 밤까지 만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반듯하고 착하면 그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글_ 하재경 소설가
  • 순국선열 위패 용산공원에 모신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바친 순국선열들의 위패를 모시기 위한 대규모 봉안시설이 서울 용산가족공원에 마련된다. 그동안 사실상 방치됐던 순국선열의 위패를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14일 국가보훈처와 서울시, 광복회, 순국선열유족회 등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서대문독립공원 내 독립관에 안치된 순국선열 위패 2835위를 용산가족공원의 태극기광장으로 이전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이들은 이를 계기로, 독립운동 관련 훈·포장을 받은 1만 1766명을 포함한 2만여위의 위패를 모두 한 곳에 모아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봉안 시설인 ‘추모의 공원(가칭)’ 건립 비용 300여억원은 국비로 지원되며, 새 위패 봉안시설에 대한 기공식은 내년 광복절에 가질 예정이다. 차창규 광복회 사무총장은 “위패봉안시설 건립은 일제 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2만여 독립유공자들의 공헌을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해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운동 관련단체들은 현재 순국선열의 위패가 안치된 서대문독립공원이 애초 청나라 사신들의 만찬장소였다는 점을 들어 위패 봉안장소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해왔다. 게다가 위패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부에 위패봉안시설을 확장·이전해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예산부족을 들어 이를 거절해 왔다. 그러자 광복회가 정부의 의지 부족을 문제삼아 지난해 열렸던 순국선열의 날(11월17일) 행사에 불참하면서 위패 관리 문제가 공론화됐다. 결국 한승수 총리가 “국가가 나서서 위패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서울시도 이를 위한 부지 제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순국선열회 측이 위패 이전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1년 가까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표류해 왔다. 순국선열유족회의 한 관계자는 “아무도 돌보지 않던 위패를 지금까지 관리해오던 우리를 제쳐두고 다른 단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게 서운했다. 하지만 ‘순국선열들의 위패는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수용해 위패의 용산 이전에 동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광장] ‘해운대’ 흥행과 영화계 이데올로기 망령/노주석 논설위원

    [서울광장] ‘해운대’ 흥행과 영화계 이데올로기 망령/노주석 논설위원

    한국영화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쌍끌이 흥행이 무더위를 가시게 한다. 해운대는 이번 주말 관객 900만명 돌파를 향해 질주하고 있고, 국가대표도 3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흥행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괴물’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실미도’에 이어 해운대의 관객 1000만명 돌파는 시간문제다. 우리 영화계는 지난 2~3년 사이 궤멸의 길목에 들어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급전직하 중이었다. 한국영화 좌석 점유율이 형편없이 떨어지고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다. 올 초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300만명을 스크린 앞에 불러 모으며 선전했지만 다른 영화는 지리멸렬했다. 영화계에 희소식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호기를 이어가야 할 영화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속으로 곪고 있다. 내부분열 중이다. 곳곳에서 악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른바 ‘좌파 영화인’ 숙정작업의 여파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집권 10년간 영화권력을 휘두른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우파 영화인’ 인선작업이 핵심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개막을 석 달여 앞둔 부산국제영화제는 좌파 영화인의 본거지로 여겨지고 있다. 황지우씨가 물러난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자리에 뉴라이트 발기인 출신 박종원 영상원장이 임명됐다. 문화예술분야 좌파 엘리트의 온상 한예종의 색깔 바꾸기를 눈여겨볼 만하다. 영화진흥위원회, 남양주종합촬영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알짜배기 영화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 여부는 뇌관이다. 보수우파가 지배하는 충무로를 풍비박산 내려는 노사모 관련 영화계 인사들의 의도라는 지적이다. 이데올로기가 문제다. 영화판의 해묵은 좌우 이데올로기 격돌이다. 문화권력 쟁탈전 양상이다. 뉴라이트 문화단체인 ‘문화미래포럼’이 좌파 공격에 총대를 메고 있다. 문화미래포럼 측은 좌파 영화인들이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FTA 체결반대 등 좌파적 문화운동의 도구로 영화를 이용했다고 주장한다. 정용탁 대표는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좌파사상을 전파하고, 근대사를 왜곡·비하했다.”고 비판했다. 조희문 인하대 교수는 “한국영화계가 그동안 이념과 선동의 레드 카펫을 걸었다. 이들의 스크린쿼터 수호는 한국영화 보호라는 명분을 업은 채 반미선동의 명분이 되었다.”라고 몰아붙였다. 두 사람은 영진위원장 공모에 후보자로 등록했다. 공격받는 쪽의 반발도 만만찮다. 이들은 “정부와 생각이 다르면 모두 좌파고, 비판하는 사람은 배후자의 사주를 받는 것으로 간주하느냐.”면서 ‘좌파 적출식’ 마녀사냥을 중지하라고 요구한다. 영화계에 왜 이런 이데올로기 갈등이 계속될까. 물러난 강한섭 영진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얼치기 진보주의자, 가짜 자유주의자’가 영화계에 판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영화계 내부에서 좌파다, 우파다 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논쟁”이라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말에 공감이 간다. 한국 영화계가 언제까지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야 하나. 해운대, 국가대표 같은 영화는 이데올로기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 한마디로 신물이 난다. 관객들은 영화계의 좌파, 우파 영역 다투기에 관심이 없다. 좌우로 갈려 이데올로기 공세와 세력 다툼을 벌이는 동안 모처럼 찾아온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놓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구시대 이데올로기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물 좀 틀어봐!”…협동해 물먹는 비둘기

    호주 브리즈번 번화가에 위치한 수돗가에 세마리의 비둘기가 협동심을 발휘해 물을 마시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화제다. 브리즈번 시내 우체국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이 수도는 손잡이를 눌러주면 물이 나오게 되어있다.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수돗가에 아무도 없는 틈을 이용해 세마리의 비둘기가 날아들었다. 이들 중 한마리는 손잡이에 앉아 자신의 몸무게를 이용해 물이 나오게 하고, 다른 한마리는 망을 보듯이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마리가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물을 마신 비둘기는 목욕을 하듯 몸에 물을 적시기도 했다. 그리고 물을 다 마신 비둘기가 이번엔 손잡이에 앉고 다른 비둘기가 번갈아 가며 물을 마시고 목욕했다. 비둘기 세마리는 10여분 동안 이렇게 서로 협동심을 발휘해 물을 마시고 목욕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존 설은 “비둘기가 팀웍(Teamwork)을 이뤄 다른 비둘기에게 물을 마시게 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고 밝혔다. 비둘기는 다른 새들이 물을 담아 목을 뒤로 젖혀 물을 삼키는 것과는 달리, 부리를 빨대처럼 사용해 물을 마신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호주통신원 김형태(tvbodaga@hanmail.net)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新일본/김종면 논설위원

    일본의 제1야당인 민주당이 30일 실시되는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을 누르고 정권교체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일본 열도뿐 아니라 우리 또한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민주당이 내세우는 노선이 사뭇 진일보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조치 가운데 하나가 야스쿠니 신사를 대신할 별도의 국립 추도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1869년(메이지 2년) 천황을 위해 내란에서 죽어간 일본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초혼사(招魂社)로 출발, 10년 뒤 야스쿠니 신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재 야스쿠니 신사에는 240여만명의 전몰자 위패가 ‘신’으로 모셔져 있다. 1978년 태평양전쟁 당시 총리인 도조 히데키 등 A급전범 14명을 합사해 전쟁범죄자도 일본인들이 추앙하는 신으로 격상됐다. 일본 내전으로 사망한 1만 5000여명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침략전쟁 중 죽은 군인이다. 한마디로 군국의 침략사상이 종교화된 현장이 바로 야스쿠니 신사인 것이다. 그러니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공식 참배에 한국 등 피침략 국가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계승하겠다며 과거사 문제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이 과연 아무도 가지 않은 그야말로 파천황(破天荒)의 길을 갈 수 있을까. 민주당은 자민당에서 탈당한 우파그룹부터 사회당 계열의 좌파까지 다양한 세력이 정권쟁취를 위해 한 지붕 아래 모인 무지개 정당이다. 국민적 컨센서스를 떠나 내부 합의 자체가 쉽지 않다.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도 변수다. 독도 문제에 대해 자민당과 마찬가지로 일본 땅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등 다분히 ‘일본적’인 역사인식을 지니고 있는 점도 꺼림칙하다. 언제 어디서 일본인의 핏속에 면면히 흐르는 강고한 내셔널리즘의 DNA가 힘을 발휘할지 모른다. 하토야마의 ‘신(新)일본’ 선언. 우리는 전통처럼 이어져온 일본 지도층 망언의 계보학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그들의 고질적인 역사 건망증을 증오한다. 하지만 광복 64돌, 오늘만큼은 그냥 일본을 믿어 보고 싶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미셸 콴·김연아 기자회견서 서로 칭찬

    “유튜브(미국 동영상사이트)에서 연아의 연기를 처음 봤는데 ‘와~대단하다.’ 했었다.” ‘피겨의 전설’ 미셸 콴(29·미국)이 김연아(19·고려대)의 스케이팅을 본 소감을 털어놓았다. 14일부터 사흘간 치러질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를 하루 앞두고 13일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콴은 “김연아는 관객에게 다가서는 연기를 한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콴이 김연아의 우상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김연아는 이날도 “초등학교 2학년 때 콴을 처음 봤는데 지금까지도 계속 존경하고 있다. 어제 처음 같은 얼음 위에서 연습했는데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얼굴을 붉혔다. “지금까지도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는 게 멋지다.”는 김연아의 말에 콴은 “내가 굉장히 늙은 것 같네요.”라면서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콴은 “우리 가족 소유의 아이스링크 코치가 종종 새로운 피겨 선수나 피겨계 뉴스에 대해 말해줬다. (그가)자주 김연아 이야기를 해서 어느날 유튜브를 통해 연아의 연기를 찾아봤다.”고 기억을 떠올린 뒤 “모니터를 통해 연아의 연기를 보는 순간 ‘와우~’하는 감탄을 연발했다.”고 전했다. 콴은 또 “연아는 관객에게 열정과 감흥을 잘 전달한다. 1만 5000명의 관객이 있다 해도 모든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나는 지난 3년 동안 관객이 있는 빙판에서 연기한 적이 없다.”면서 “정말 떨리고 흥분된다.”고 말했다. 열정적인 환호를 보내는 한국팬들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연아는 지난 시즌 쇼트프로그램인 ‘죽음의 무도’와 이번 시즌 갈라쇼 프로그램인 ‘돈 스톱 더 뮤직’을 선보이고, 콴은 새롭게 준비한 ‘카르미나 부라나’와 ‘윈터송’을 연기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최첨단 디지털아트 즐기세요

    최첨단 디지털아트 즐기세요

    백설공주와 왕자님 인형을 만나게 했다. 그랬더니 그림자 영상이 만들어진다. 아니 왕자님이 말에서 떨어져 공주를 만나기도 전에 죽어버리고 만다. 다시 백설공주와 왕자님을 만나게 했다. 그러자 왕자님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바람이 나 도망가버렸다. 다시 백설공주와 왕자님을 만나게 해도 동화책 속처럼 해피엔딩이 될지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서효정의 ‘테이블 위의 백설공주’는 이렇게 자유롭게 서사구조를 바꿔놓는 독창적인 결말을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관객이 가장 많이 줄서서 경험하려는 작품이다. ●관객과 작가가 서로 작용하는 작품들 인천세계도시축전 내 디지털 아트관에서 열리는 인천국제디지털아트 페스티벌에서는 이처럼 관객과 작가가 서로 작용하는 다양한 재미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미국 유럽 등 12개국에서 44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국제행사답게 미국의 크리스티안폴, 오스트리아의 게르프리트 슈토커, 한국의 신혜경 등이 큐레이팅을 맡았다. 카라처럼 길게 조각된 작품 앞에서는 어떤 소음도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 상쾌한 자연의 소리로 되돌아오고(김병호 작 ‘조용한 꽃가루’), 두 개의 초상화는 하늘의 해와 달을 따라 관찰하고 움직이며 밤과 낮에 각각 눈을 감는다(존 제라드의 ‘잠들지 않는 초상화’). 자본주의 금융경제의 심벌인 주식시장의 상장종목들을 가지고 나무를 만들어, 관련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면 파란 색으로 시들어가고, 주가가 오르면 붉은 색으로 피어나는 뮌의 ‘우연한 균형’도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살아 있는 듯 주식가격이 나무를 휘돌아 움직이는 모습은 자본주의의 탐욕과 거품을 보여주는 듯한데, 여기서는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차 등이 어떤 나무로 성장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묘미다. 이번 전시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을 직접 눈으로 목격할 수도 있다. 최종훈의 작품인 ‘A storm in a teacup’이다. 전시장 코너에 위치한 테이블 위에 있는 찻잔을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으므로 꼼꼼히 잘 봐야 한다. 사람이 붐벼서 찻잔이 위태롭게 보이기도 한다. 십이간지의 동물과 관람객을 연결해 반인반수의 형태를 보여주는 빅토리아 베스나의 ‘혹스 조디악’,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전시장 바닥에 나무 잎사귀를 떨어뜨리고 그것을 빗자루로 쓸어내도록 한 김경미·이강성의 ‘나무의 시간’도 흥미롭다. 자연의 순환을 통한 인생을 은유하는 작품이다. 마이클 비엘리키와 카밀라 리히터의 ‘떨어지는 신문기사’는 꼭 봐야 하는 작품 중 하나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에 대해 정보 소비자인 작가는 대표값(이미지)을 만든 뒤 뉴스정보를 새롭게 가공해 내놓았다. 이미지들은 울고, 웃고, 목을 메고, 총을 쏘고, 전쟁을 일으킨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짐 캠벨의 LED 조명으로 영상을 만든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 2009’와 ‘빗속의 노래’에 맞춰 접이식 우산이 펴졌다접혔다 하는 피터 윌리엄 홀덴의 ‘오토진’ 도 장관이다. ●너무 협소한 공간과 비싼 관람료가 흠 작품들은 훌륭한데 전시 환경은 썩 훌륭하지 않다. 이를테면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관람객을 일시에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과, 인천국제도시축전 연계행사로 관람료(1만 8000원)가 무척 비싸다는 것, 전시 날짜는 긴데 개막 두 번째 날부터 일부 인터렉티브 작품이 작동되지 않고 다운된 것 등이다. 10월25일까지. (032)858-733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누가 인권을 독점하려 하는가/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인권을 독점하려 하는가/김종면 논설위원

    진보논객 리영희 선생은 최근 한 강연에서 “지금은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 파시즘 시대 초기”라고 단정했다. 그런가 하면 임기를 넉달 남짓 남겨둔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은 “정권은 짧고 인권은 영원하다.”는 비장한 이임사를 뒤로하고 떠났다. 세상의 이치를 알 만큼 아는 사회 원로가, 고매한 인격의 법학자가 왜 그런 극한의 말을 거침없이 토해냈을까. 많은 이들이 고깝게 여겼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때 그 날선 비판의 말을 좀더 아프게 새겨들었으면 하고 후회하는 이들은 없을까. 새 수장을 맞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닻을 올렸지만 여전히 어린애를 물가에 내놓은 것처럼 불안하다. 자질 논란 속에 어렵사리 취임한 현병철 위원장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의장직 포기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의장국 지위를 놓쳤으니 개인의 치욕을 떠나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헤아릴 수 없는 무형의 국가적 손실을 초래했지만 아무도 사과나 반성의 제스처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주 현 위원장은 인권위의 기존 입장을 계승하겠다고 밝혀 보수단체들로부터도 뭇매를 맞았다. 촛불집회에 대한 경찰 진압은 과잉이고, 인권위 조직 축소는 현 정부의 인권위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며, 국가보안법은 인권침해법이니 폐지해야 한다는 게 인권위의 기존 입장이다. 그렇다면 현 위원장은 ‘좌파’? 그의 취임을 반대한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공동행동)의 성향과 딱 맞아떨어져 보이는데 그들은 왜 그렇게 한사코 현 위원장을 거부할까. 이제라도 현 위원장은 중심을 잡아야 한다. 무색무취의 정체성이라도 분명히 해야 국민이 헷갈리지 않는다. 그는 공동행동 측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인권위의 기존 견해를 지지한다는 ‘소신’을 밝혔으면서도 다른 자리에서는 또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선 안 된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는 말을 한다. 소신인가, 보신인가 아리송하다. 이렇다 할 주의·주장 없이 풍타낭타하는 듯한 모습이 안쓰럽다. 현 위원장은 진보 쪽에서도 보수 쪽에서도 공격 받는 신세가 됐다. 바람 부는 인권의 벌판에서 원칙 없이 왔다 갔다 해서는 정말 옴치고 뛸 수도 없음을 이제 실감했을 것이다. 2001년 인권위가 출범한 이래 8년간 궤적을 살펴보면 인권위의 무게중심은 사뭇 진보라는 이름의 ‘좌’로 기울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인권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이념편향으로 무작정 이어져서는 안 된다. 너나없이 인권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권감수성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 진보가 인권을 빌미로 정권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보수가 득세하면 인권이 죽지 않을까.… 그런 것들이 다 콤플렉스다. 인권은 진보·보수를 뛰어넘는 인류 보편의 가치다. 대명천지에 인권친화적이 아니면 진보든 보수든 존재할 수 없다. 누가 인권을 독점하려 하는가. 인권위는 그동안의 시행착오가 무엇인지 냉철히 돌아보며 정위치를 찾아가야 한다. 슬기로운 호민관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조도상금(操刀傷錦). 칼을 다루다가 비단을 상하게 한다는 말이다. 현 위원장을 향한 그런 식의 쑥덕거림은 이제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덧씌워진 ‘무능’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도 현 위원장은 더욱 강단있는 자세로 인권위의 새로운 위상을 세워 나가야 한다. 일단 인권위의 균형감각부터 회복하라.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4대강 그린코리아의 동맥] (下) 물길 따라 흐르는 문화

    [4대강 그린코리아의 동맥] (下) 물길 따라 흐르는 문화

    4대강 살리기는 물그릇을 키워 홍수를 예방하고, 수질을 개선해 강에 맑은 물을 흐르게 하려는 것이지만 이것은 4대강 살리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던 강은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의 삶과 유리돼 오염이 심화되고, 경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4대강 살리기는 이런 강의 정화와 생태계 복원을 통해 강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그린 문화·생활 공간’을 만들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4대강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복합공간으로 재창조 작업을 벌이게 된다. 우선 상하류를 잇는 자전거길 1728㎞를 놓는다. 한강 305㎞, 낙동강 743㎞, 금강 248㎞, 영산강 220㎞, 섬진강변 212㎞를 자전거로 달릴 수 있게 된다. 또 산책로와 인라인스케이트, 수상레포츠 등 다양한 레저활동 공간과 야영장, 휴게시설 등 편의시설을 조성해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강 접근도 쉬워진다. 강이 도시를 통과하는 경우 제방 상부의 길을 녹화하거나 우회차로 등을 설치하고 보행자로와 자전거길, 보행육교 등을 놓아 쉽게 강에 닿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강을 레크리에이션 기능으로 활용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일상 도시생활공간으로 개발, 수변공간의 쾌적성 등을 적극 활용해 수변에 양질의 거주·업무·여가공간도 조성된다. 강변에는 랜드마크를 조성해 관광자원 등으로 활용하고, 공공청사,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문화시설을 배치해 ‘수변문화벨트’를 육성한다. 특히 녹색관광 실현을 위해 내륙·강·바다를 잇는 친환경 유람선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숙박시설과 연계한 500㎞에 달하는 ‘역사문화생태 탐방 리버워크’를 조성한다. 4대강 인접·배후지역에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패키지형 관광거점을 조성해 주변지역과 연계해 활성화를 도모한다. 한강은 현대적 감성공간(Art River)으로, 금강은 서해안시대 국제교류 중심(Gold River)으로, 영산강은 맛과 멋의 중심(Romantic River)으로 낙동강은 자연과 사람이 숨쉬는 공간(Eco River)으로 특화개발한다. 4대강 주변의 역사문화유적을 중심으로 박물관 벨트를 조성하고 4대강 디지털 가상체험 콘텐츠도 시범 개발해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4대강 주변 중 개발여건이 유리한 마을에 농어촌 개발사업을 종합 지원해 미래 ‘금수강촌(錦繡江村)’으로 개발하게 된다. 4대강 살리기가 마무리되면 강과 자연, 사람이 어우러져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청사진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 지역 건설경기·관광자원 개발 시너지 효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노릇’을 할 것입니다.” 권홍사 대한건설협회장은 4대강 살리기 등 그린뉴딜정책으로 경제성장은 물론 위기에 처한 건설산업을 회생시키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특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무엇보다 지역 건설경기 및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은 치수뿐 아니라 골재 채취, 관광자원 개발, 건설경기 부양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대강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내륙지역을 지나고 있어서 사업이 진행되면 지역의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의 균형발전에도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지역 중소 건설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턴키 발주를 지양하고, 중소규모 분할 발주에 중점을 둬야 지역경기 회복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지역 공동 도급 확대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지역 중소 건설업체가 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그는 건설업계의 책무도 강조했다. 권 회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성공을 하려면 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들이 품질향상과 비용절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면서 “정부도 건설업체들이 이런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주변여건을 갖춰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회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면 우리나라 물관리 기술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라는 기대감도 표시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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