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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지사 당선자에게 듣는다 (9)] 안희정 충남지사 “세종시 원안·4대강 수정 대화로 관철”

    [시·도지사 당선자에게 듣는다 (9)] 안희정 충남지사 “세종시 원안·4대강 수정 대화로 관철”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끈 인물 중 한명이다. 안 당선자는 행정경험이 없다. 정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도정 방향에 대해서는 전문 행정가 못지않은 포부를 밝혔다. 11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세종시는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도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지사로서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당선되자마자 세종시 수정안부터 집중 비판했다. 이유가 뭔가. -균형발전 차원이기도 하지만 세종시는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도시계획 모델이다. 도시는 시대를 이끌고 반영한다. 로마가 로마시대를 이끌었다면 석탄과 기름에 기반한 미국 맨해튼은 20세기를 이끈 도시모형이다. 세종시는 21세기 시대적 철학과 비전을 갖고 동북아를 이끌 새로운 도시 모델이었다. 도시 자체가 대한민국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녹색도시인 세종시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세종시 수정안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자치단체장으로서는 한계가 있지 않나. -이미 막은 것 아닌가. 이젠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는 주민이 많다는 얘기는 더 하지 못한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얻은 표까지 합하면 80%가 넘는다. (정부가 주민·지역간)싸움 붙이는 일을 더 해서는 안 된다. 결론 난 것을 또 만져서는 (수정안을 재론해서는)안 된다. →4대강 사업도 반대하고 있다. 적치장 허가는 시장 군수가 내주는 것인데. -정상적인 치수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보를 쌓고 하상공사를 하는 것은 안 된다. 국민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도지사 허가 권한도 있고, 괜히 싸움 붙이지 마라. 대화와 토론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겠다. 골탕 먹일 생각을 하면 토론이 안 된다.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사퇴라도 해야 하나. -사람이 사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공개적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맞다. 사퇴해도 한나라당에서 똑같은 사람이 나올 텐데.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해야 한다. 사퇴를 쟁점 삼고 싶지 않다. →정부에 선전포고적 말을 쏟아냈다. 정부와 계속 껄끄럽게 지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의 지위와 처신을 믿는다. 충청도에 불이익을 준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포기하는 것이다. (내가)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걱정하니까 토론하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무슨 문제가 있나. -국정철학에 대해 걱정이 많다. 첫번째로 균형발전 철학을 갖고 있는가이다. 서울의 과밀화는 역대 정권이 모두 걱정했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와 아무도 걱정하지 않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괜히 그린벨트 만들고 했겠는가. 가장 큰 미스정책이다. 감세정책도 잘못된 정책이다. 교육·보육투자, 노령화 대비 노인정책에서 재정수요가 엄청나게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 북한 관계도 ‘버르장버리 고친다.’는 것 외에 얻은 게 뭔가. →‘노무현의 부활’이란 얘기도 있다. 노 전 대통령 스타일로 갈 것인가. -무엇이 노무현 스타일인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이 나라를 망쳤다고 하면 내가 당선이 됐겠나. 안희정 스타일로 한다. →전임 이완구 지사가 ‘시·도지사는 정치적 행보를 경계하고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선출직 지사는 임명직과 다른 사명을 갖는다. 도민이 원하는 사항을 정확히 반영하고 풀어주는 일이다.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 뭐하러 선거를 하나. 지금은 대통령에게 ‘저 좀 잘 봐주세요.’ ‘예산 좀 더 주세요.’가 아니라 ‘같이 갑시다.’가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임무다. 중앙정부와 불편할 수도 있지만 공직자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충분히 풀어갈 수 있다. →측근들이 ‘호가호위’할 거라는 우려도 있는 듯하다. -(대통령과 달리 도지사는)조각권이 별로 없다. 말 나올 내용이 아니다. 기존 인사시스템이 잘 돼 있다. 불합리한 것만 고칠 생각이다. →충남 홍성·예산으로 옮기는 도청신도시 걱정도 있을 텐데. -청사 이전은 걱정 없지만 신도시 조성이 큰 문제다. 조성원가가 평당 198만원이다. 원가를 낮춘다고 해서 얼마나 떨어뜨리겠는가. 세종시 원안을 지키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원안 추진이 발표되는 순간 탄력을 받을 것이다. →안희정을 선택한 도민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돌려줄 것인가. -행복한 충남, 새로운 충남을 만들 것이다. 복지를 가장 중시하겠다. 농업과 농촌에 좀더 집중하고 균형발전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이끌겠다. 그 핵심은 대화와 토론을 통한 민주주의 방식이어야 한다. ‘나를 믿고 따라와.’라는 산업화시대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 따뜻한 호소, 따뜻한 변화로 도정을 이끌어 가겠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안희정 당선자는 2002년 대선에서 ‘좌희정, 우광재’로 불리며 노무현 정권을 창출했지만 참여정부 5년간 아무런 공직을 맡지 못한 ‘비운의 정치인’이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도 받지 못했다. 1964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고교 입학 5개월 만에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의문을 품었다는 이유로 계엄사에 끌려가 중퇴했다. 검정고시로 1983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했고,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통일민주당 김덕룡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선거 첫 도전인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에 당선돼 일약 ‘거물 정치인’의 반열에 올랐다. 상대방이 가슴 아파할 얘기를 못하는 것이 단점이다. 세상이 순리대로 가지 않아 싸우다 보니 투쟁적 이미지가 짙다. 부인 민주원(46)씨와 1남1녀.
  • 유재석,무도 ‘달력모델’서 ‘응삼이’로 깜짝변신

    유재석,무도 ‘달력모델’서 ‘응삼이’로 깜짝변신

    유재석이 얼짱 ‘응삼이’로 깜짝 변신했다. 6월 1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장기 프로젝트 ‘도전! 달력모델’이라는 주제로 2011년 달력을 미리 제작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2011년 1월의 달력주제는 ‘내가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이에 모델 장윤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종완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도움으로 콘셉트를 잡은 ‘무도’ 멤버들은 1월 화보를 개별로 촬영한다고 밝혔다. 다시 태어난다면 하고 싶은 직업으로 ‘파일럿’을 선택한 유재석은 영화 속에서 파일럿을 연기한 톰 크루즈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연상시키는 분장을 했다. 그러나 ‘파이럿’으로 변신한 유재석을 발견한 멤버들은 괴성을 질렀다. 멤버들은 “벌레인 줄 알았다.”, “누가 봐도 메뚜기다.“, “응삼이인 줄 알았다.”고 말해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 실제 방송에서 응삼이(박윤배)의 젊은 시절 모습와 유재석의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비교 화면이 공개돼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2011 도전! 달력모델’ 프로젝트는 12일부터 2주에 걸쳐 방송된다. 사진 = MBC ‘무한도전’ 캡처 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동이’ 한효주 “무한도전 멤버들 촬영장에 와달라” 당부

    ‘동이’ 한효주 “무한도전 멤버들 촬영장에 와달라” 당부

    배우 한효주가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하 ‘무도’)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섹션 TV 연예통신’에서 한효주는 “최근 ‘무도’에서 ‘동이’ 합성을 방송한 바 있는데?”란 질문에 “봤다. 평소 ‘무도’를 사랑하는 애청자다.”라고 답하며 ‘무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한효주는 “드라마 ‘이산’의 촬영 때는 ‘무도’ 멤버들이 촬영장을 방문했다고 들었다. ‘동이’ 촬영장에도 꼭 한번 놀러와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무도’ 멤버들은 지난 2008년 3월 MBC ‘이산’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는 ‘무도-이산특집’을 진행한 바 있으며 방송 당시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편 MBC 월화드라마 ‘동이’ 촬영현장에서 이뤄진 이날 인터뷰에는 배우 지진희, 이소연 등이 함께 참여해 드라마 촬영 에피소드를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 MBC ‘섹션TV 연예통신’ 방송캡처, MBC ‘무한도전’ 방송캡처 서울신문NTN 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고래 발자국/임영석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고래 발자국/임영석

    고래 발자국/임영석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고래들의 발자국을 보고 싶다 고래가 발을 버리고 왜 지느러미를 갖게 되었는지 무슨 아픔이 있어 바다로 몸을 숨겼는지 발자국을 보면 그 의문이 풀릴 것만 같다 새끼를 낳고 젖을 물리는 고래들의 발자국을 고고학자들은 왜 아무도 찾지 않을까 바닷속 어딘가는 두 발로 혹은 네 발로 걷던 발자국 무덤들이 가득히 있을 것인데 수천 년 동안 고래 발자국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역사(歷史)를 발로 쓰고 다닐 때 고래들은 천리 밖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바닷속 가득 풀어놓고 낙엽처럼 밟고 다녔을 것이다 그 발자국 따라 오늘도 새우떼를 쫓을 것이다
  • 단체장 물갈이… 지자체 곳곳 업무 혼선

    6·2 지방선거에서 전국 광역단체장 및 기초자치단체장 상당수가 물갈이되면서 단체장이 바뀌는 대다수 자치단체가 인사는 물론 주요 업무 등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당선자 측이 신규 사업과 인허가 업무를 자제하라는 지침을 전하면서 직원들과 민원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전국 주요 광역시와 서울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인천시에서는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의 시장직 인수위원회인 ‘대인천 비전위원회’가 지난 7일 인천시와 산하기관에 재산·토지 매각을 일체 중지하고 관련 업무에 대해 반드시 송 당선자와 인수위에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또 시와 산하기관이 모든 문서, 자료를 파기하거나 위·변조, 수정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불가피한 인사 이동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당선자 측과 협의토록 했다. 인수위는 특히 송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인천시 재정악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큰 것으로 지목했던 인천도시개발공사에 인수위 사무실을 마련, 시에 대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대전에서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을 놓고 박성효 현 시장과 염홍철 당선자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 시장은 8일 마지막 확대 간부회의에서 “임기가 다하는 6월까지 마무리할 것은 할 것”이라며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을 직접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선거 기간 중 엑스포공원 재창조 사업 공모와 공원 내 주거시설 건립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염 당선자는 지난 7일 재창조 사업에 대한 별도 보고를 요구, 경제과학국장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염 당선자는 “대전시가 시장 임기 10여일을 앞두고 투자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제주에서는 선거 직후 4급 승진 인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우근민 당선자 측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청장이 교체된 23개 자치구 역시 손발이 꽁꽁 묶여 사실상 행정 공백 상태다. 새 당선자들은 선거 이후 해당 구청 간부 등과 개별 접촉을 하거나 인수위원회를 통해 구청 측에 요구나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모 구청장 당선자는 선거 직후 구청을 방문해 간부들과 인사를 나눈 자리에서 직원 인사뿐 아니라 각종 인·허가 업무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 이 당선자는 직원들에게 청소를 깨끗이 하라는 ‘잔소리’를 하는 등 취임 전부터 시시콜콜한 일까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청의 한 직원은 “법적 절차나 일정상 처리해야 하는 일들까지 손대지 말라고 하면 한달 가까이 구정을 마비시키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구청장이 바뀌는 다른 구에서도 상당수 당선자가 “신규사업과 선심성 행사를 자제하고 긴급하지 않은 예산 지출 결정은 보류하며, 인사를 해야 하면 미리 협의해 달라”는 등의 뜻을 내비쳤다. 구청에서는 당선자 발언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우왕좌왕하거나, 반대로 당선자가 별다른 방침 표명을 하지 않아 어떤 속뜻을 갖고 있는지를 몰라 불안해하기도 했다. 전국종합·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김수철, 전과 12범 ‘상습 성 범죄자’ 과거 드러나

    김수철, 전과 12범 ‘상습 성 범죄자’ 과거 드러나

    ‘제 2의 조두순’ 김수철의 극악무도한 인간성에 경찰도 경악했다. 현재 서울 영등포경찰서 유치관리실에 수감중인 김수철은 관계자들에게 “얼마나 (징역을) 살면 됩니까?”라고 묻기도 하고 경찰 진술에서 당당히 “(성폭행후)기분 좋아 잠들었다.”고 대답하는 가증스러운 면모를 내비쳤다. 구속과 함께 전 국민의 공공의적으로 떠오른 김수철의 과거가 밝혀지고 있는데 조사결과 김수철은 교도소를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 ‘강간’과 ‘미성년자 성추행’ 등 갖가지 범죄를 되풀이한 전과 12범의 ‘상습 성범죄자’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지난 9일 “김수철은 1987년 강도ㆍ강간 혐의로 15년간 복역했다.”고 전했다. 김수철은 과거 부산의 한 가정집에 침입, 남편이 보는 앞에서 부인을 참혹하게 강간한 뒤 금품을 탈취하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범행을 저질렀다. 또 2002년 출소 후에도 폭력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철창 신세졌으며 2006년에는 15세 소년을 상대로 동성(同性) 성추행까지 저질렀다. 당시 김씨는 범행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소년의 부모에게 “네 아들이 동성애인자인 걸 세상에 알리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은 합의가 이뤄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김수철은 이처럼 잔인하고 변태적인 성적 취향을 가지고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김수철이 제외된 이유는 1990년 이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설명. 한편 10일 김수철은 오전 조사를 받지 않았고 시금치 바지락국과 갖가지 반찬 등으로 맛있는 식사를 한 뒤 편하게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 중앙일보 10일자 지면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폰서검사 사실상 ‘면죄부’

    스폰서검사 사실상 ‘면죄부’

    2009년 3월17일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51)씨가 한승철 당시 창원지검 차장검사를 만나 식사와 술을 접대했다. 한 차장검사에게는 택시비로 현금 100만원을 건넸고, 동석했던 A부장검사에게는 성접대를 했다. 3월30일과 4월13일 정씨는 부산고검 B검사와 부산지검 C부장검사에게 술을 샀다. 돈이 없어서 정씨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 접대비를 충당했다. 당시 정씨는 검사에게 부탁해 불법 오락실 단속을 무마해주겠다며 2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사건은 그해 8월3일 검찰로 송치됐다. 접대했던 검사에게 정씨는 연락해 하소연했다. B검사와 C부장검사는 ‘당사자가 억울하다고 하니 기록을 잘 살펴 달라.’고 수사지휘 검사에게 전화했다.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주임검사에게 ‘아프다는데 수술받게 해 줄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정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났다. ‘스폰서 검사’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가 출범 48일 만인 9일 박기준 부산지검장 등 현직 검사 10명을 징계하라고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정씨에게서 식사와 술접대를 받거나 정씨의 진정사건을 공람종결하거나 각하해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징계시효(5년)가 지난 검사 7명은 인사조치, 회식에 따라갔던 28명은 경고토록 했다. 45명이 조치건의 대상자다. ●대검, 징계절차 신속 진행키로 대검찰청은 이날 김 총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진상규명위의 처분 권고를 수용해 신속히 징계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인사제도 개선 등은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면서 “조만간 검찰 자체의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뇌물이나 직무유기로는 아무도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뇌물 혐의는 ‘대가성’이, 직무유기 혐의는 ‘고의성’이 부족하다고 진상조사단이 판단했고, 진상규명위가 이에 동의했다. 성접대를 받은 A부장검사에 대해서만 형사처벌을 검토할 것을 건의했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정씨가 대가성을 부인하는 데다 술접대할 때 경찰수사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서 “접대는 4월, 부장검사의 부탁 전화는 8월이라 직접 관련성이 있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진상조사단은 채동욱 대전고검장 등 검사 9명으로만 구성됐다. ●性접대 부장검사만 형사처벌 건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에 너무 많은 권력이 있어 돈 싸들고 가서 향응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시대 변화에 따라 검찰도 바꿀 것은 바꾸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황희석 대변인은 “진상위의 권고안은 ‘도마뱀 꼬리 자르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평했다. 김선수 민변 회장도 “검찰권을 견제할 별도의 수사기관이 필요하다는 걸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공수처 신설 다시 수면 위로 검찰의 수사·기소독점권을 견제할 대안으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 거론된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정치인, 검사 판사 등 고위공직자를 수사할 사정기구로 최근 한나라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7%가 찬성한다고 진상규명위는 이날 공수처, 상설특검 등 검찰권을 통제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진상규명위는 ‘스폰서 문화’ 개선책을 제안했다. ▲검찰문화 개선 전담기구를 설치해 음주 일변도의 회식문화에서 벗어나고 ▲검찰 윤리 매뉴얼을 만들어 부적절한 외부인사 접촉을 금지하며 ▲검사가 가족과 함께 지방에서 근무하도록 예산·인사상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건의했다. 정은주·임주형기자 ejung@seoul.co.kr
  • 유로존 위기 예언 ‘英 미네르바’

    유로존 위기 예언 ‘英 미네르바’

    “혼자서 경제를 독학한 그가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붕괴를 예언했을 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경고가 현실이 된 지금,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조언을 구하는 위치에 올랐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존의 위기를 정확하게 예언한 한 독립 이코노미스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영국판 미네르바’가 된 시간제 영어교사 에드워드 휴(61)를 소개했다. NYT는 휴를 ‘유로 카산드라(그리스 신화 속 예언자)’로 부르면서 “유럽 각국 정부와 미국 백악관까지 그의 블로그(http://allaboutedwardhugh.blogspot.com)를 즐겨 찾고 있다.”고 전했다. 리버풀에서 태어난 휴는 런던정경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중간에 진로를 바꿔 문학과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간제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NYT는 “그의 블로그는 유로존 경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정확한 전망을 담고 있었지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로존 위기가 현실화하자 네티즌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휴는 블로그를 통해 유로존 구상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경제상황이 서로 다른 유럽 국가들을 ‘유로’라는 동일화폐로 묶는 것은 지속될 수 없는 비전이라는 것이다. 특히 휴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내 선진국과 그리스, 아일랜드 등 신흥국의 경제‘’격차가 오히려 점점 벌어지면서 유로존이 붕괴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적어도 지금까지 유럽발 재정위기의 진행상황을 보면 그의 예언대로 돼 가고 있는 셈이다. 브래드 들롱 캘리포니아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휴의 블로그는 유럽경제에 대해 아주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라고 평가했다. 휴는 최근 IMF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주최한 경제회의에 참석해 스페인 경제위기와 유로존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면서 새삼 주목받았다. 일개 블로거의 발언에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거물들과 경제학자들이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정작 휴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딱히 변한 것은 없다.”면서 “이제 카탈루냐에 집을 갖게 됐고, 사람들이 내 얘기를 듣기 위해 점심을 살 뿐”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미래에 대해서는 “독일이 유로존을 떠나게 될 것이며 이는 유로존 해체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제2 조두순’ 활개치는데 속수무책

    초등학생이 40대 성범죄 전과자에게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돼 성폭행당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올 들어 경찰이 등·하굣길 아동 성폭력 방지를 약속하고, 법무부도 미성년 대상 성범죄자 관리강화책을 내놓았으나 눈가림일 뿐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초등학교 2학년 여학생을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모(44)씨에 대해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생 A(8)양을 1㎞쯤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납치,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은 학교 자율휴업일로 A양은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평소보다 늦게 학교에 도착해 혼자 운동장에서 놀다가 변을 당했다. 범인이 잠든 사이에 도망친 A양은 국부와 항문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인근 병원에서 6시간에 걸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김씨는 1987년 가정집에 침입해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르고 15년을 복역한 뒤 2002년에 출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에도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15세 남자 미성년자를 강제추행했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해 ‘공소권 없음’으로 처벌 받지는 않았다. 이렇게 잔인하고 변태적인 성적 취향을 갖고 있었지만 김씨는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관리대상에서 빠져 주기적인 관리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올 2월 부산에서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김길태 사건 뒤 성범죄 전과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990년 이후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김씨는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 학교 안전도 구멍이 뚫렸다. A양이 납치될 때 학교 안에는 교사, 방과 후 수업 강사, 경비원이 있었지만 아무도 외부인인 김씨가 운동장 안에서 A양을 납치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학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도 범행을 막지 못했다. 학교도 안전지대가 아니었던 셈이다. 시민들은 또다시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제2의 조두순’사건이 발생하자 분노했다. 홍모(31·여)씨는 “어린 여자아이가 또다시 성폭행의 대상이 된 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학교에서조차 안전을 안심할 수 없는 우리 현실이 서글프다.”고 말했다. 한편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날 영등포서를 방문해 “성폭력 우범자 관리 실태를 재점검하고, 녹색어머니회·안전지킴이 등과 협조해 아동성폭력 공동 감시체제를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초등생 또 납치·성폭행당해…정부 뭐했나

     대낮에 또다시 성폭행(강간) 전과자에게 초등생이 납치돼 무참히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부산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 직후, 미성년자 성범죄 관리 대상자를 기존 13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늘려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나 ‘공수표’만 날린 꼴이 돼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이 성폭행범은 23년전 부산에서 남편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해 15년을 복역한 뒤 지난 2002년 출소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등교하던 초등학생을 학교 운동장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4·무직)을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8)양은 지난 7일 영등포구 모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낯선 남자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 이 날은 학교 휴교일이었지만 A양은 방과후 학교수업을 받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운동장에서 혼자 놀던 A양의 목에 커터 칼을 들이대고 협박, 눈을 가린 뒤 학교에서 1㎞ 정도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했다. A양은 범인이 잠든 사이 도망쳐 집으로 갔지만, 아무도 없자 오후 2시30분쯤 학교로 돌아왔다. 당시 A양의 어머니는 직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양의 부모는 딸이 귀가 시간이 돼도 돌아오지 않자 학교로 가 주위에 설치된 CCTV에 딸이 납치되는 장면이 찍힌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학교에서 울고 있던 A양은 출동한 경찰과 부모에게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A양은 국부와 항문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어 5~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다. 의료진은 A양이 회복하기 힘든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치료에만 최소한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A양 뿐만 아니라 부모도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화면과 A양이 진술한 범인의 인상 착의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7일 밤 일용직 노동자인 김을 용의자로 붙잡았다. 경찰은 “김은 검거 과정에서 커터 칼을 휘두르며 강하게 저항했고 자해 소동도 벌였다.”면서 ”김이 휘두른 칼에 경찰관 1명이 오른쪽 팔뚝에 상처를 입었다.”고 전했다. 김은 범행 후 집 인근을 배회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김은 경찰에서 “새벽에 영등포역에 일을 구하러 나갔다 일감이 없어 집으로 돌아온 뒤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2008년 12월 8세 여자 어린이 나영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 이후 ‘등하굣길 아동 안전지침이’ 등 다양한 예방책을 내놓았다. 올해 2월 13세 여중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 때도 성범죄자의 리스트를 만들어 철저한 관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으나 성폭행범 김은 관리대상 기간에 들어가지 않아 관리되지 않았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설] 구멍뚫린 아이핀 의무도입 재고하길

    인터넷상의 주민등록번호 대체 인증수단인 아이핀(I-PIN·인터넷 개인식별번호)의 보안에 결정적인 허점이 발견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해킹 등을 통해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아이핀을 부정 발급받은 뒤 중국 게임업체 등에 팔아넘긴 일당을 검거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개인정보 보호 정책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정부가 오는 2015년부터 국내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 의무 사용을 추진 중인 아이핀은 주민번호를 입력한 뒤 휴대전화 인증, 신용카드나 무기명 선불카드의 뒷번호 등으로 신원확인을 거친 뒤 발급된다. 서울신용평가정보 등 6개 기관에서 아이핀 번호를 발급받으면 주민번호를 알려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줄어들어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이런 본인확인 절차의 허점을 노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이핀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해당카드사가 본인확인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카드 명의자를 변경한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면서 “2015년 아이핀 의무화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이핀에 결정적인 허점이 드러난 이상 의무도입 계획은 재고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견해다. 방통위는 최근 부정발급된 것으로 파악된 4700개 아이핀을 즉각 사용중지시키고, 무기명 선불카드는 본인 확인 과정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미 유출된 주민번호로 아무 문제 없이 아이핀을 발급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핀의 불법 발급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미 유출된 주민번호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아이핀 불법 도용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의 몫이다. 갈수록 지능화되어 가는 사이버 범죄를 막을 수 있도록 보안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뒤 시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 [연극리뷰] ‘벚꽃동산’

    [연극리뷰] ‘벚꽃동산’

    통상적인 연극 작품에서 사람들이 보는 직사각형 형태의 무대 넓이가 1이라면, 그 무대 뒤에 숨은 공간은 3~4배인 3~4 정도는 돼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무대 위 한 장면을 위해 무대 뒤에서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 연출의 ‘벚꽃동산’은 일단 이런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연극은 무대 뒷공간을 다 까발린다. 까발리되, 무대 앞쪽으로 기울어진 경사면 위에다 목조구조물을 대각선으로 크게 가로질러 입체적인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이는 무대 뒤 공간이 30m에 이르는 극장 특성 때문에 가능했다. 지차트콥스키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무대디자이너 에밀 카펠류시도 이런 극장이 흔치 않다는 점을 알고 매우 도전적으로 연출한 공간이라 한다. 여기다 대각선 건너편 무대를 그냥 버리지도 않는다. 무도회 등 몇몇 장면에서는 주요한 배경장면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영리함도 선보인다. 대각선으로 갈라진 무대를 두고 조명 등으로 강렬하게 표현한 명암대비, 깊은 공간감으로 인해 요새 유행하는 3차원(3D)처럼 관객들 시각에 확실하게 꽂히는 입체감과 원근감, 탁한 나무재질의 거대한 세트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등장인물을 찍어 누르는 듯한 느낌. 이는 19세기 말 제정 러시아라는 시공간적 상황에 가위눌린 채 발버둥치기 바쁜 개개인을 드러내기 좋은 장치로 보인다. 연극적인 맛 가운데 하나로 무대적 상상력을 꼽는다면,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이런 무대를 한번쯤 감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차트콥스키는 연출의도를 설명할 때 ‘라넵스카야는 몰락하는 철없는 지주’라는 기존 해석에 반대하면서 40대의 아름답고 발랄한 여성으로 설정했다고 언급했다. 긍정적 인물이라는 것이다. 원작은 멀리서 벚꽃나무가 잘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연극을 마무리짓지만, 이번 작품은 비가 내리는 것으로 끝난다. 러시아에서는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 것을 굉장한 길조(吉兆)로 여긴다고 한다. 긍정적인 해석을 부각시키려 했던 연출자의 의도가 녹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대는 이런 긍정적 해석을 삼켜 버린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백인 대지주의 결기를 드러내는 스칼릿 오하라의 엔딩 클로즈업 장면 같은 느낌을 라넵스카야에게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벚꽃동산’은 예술의전당이 엄선한 정극만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토월 전통연극’ 시리즈 12번째 작품이다. 13일까지. 3만~6만원. 1599-921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이핀도 뚫렸다

    아이핀도 뚫렸다

    내년부터 국내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인실명확인 수단으로 의무 도입 예정인 ‘아이핀’(I-PIN, 주민등록번호 대체 실명인증 수단)이 이미 유출된 주민등록번호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뒤 국내외에서 밀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6일 “해킹 등으로 유출된 개인정보(주민번호 등)를 이용해 아이핀을 불법 발급받아 중국 게임업체 등에 팔아넘긴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킹된 주민번호가 인터넷 사이트에서 금융범죄 등에 악용되는 것을 막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정보통신부(현 방송통신위)가 2006년 도입했으나 명의도용을 통한 발급이 실제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명의도용 아이핀의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내년 의무도입에 비상이 걸렸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아이핀은 신원 확인을 거친 뒤 발급되기 때문에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범죄조직들이 신종범죄 수단으로 선호하고 있다.”면서 “아이핀이 금융기관까지 적용되면 통장계좌번호, 카드거래 및 입·출금 내역 등 전 금융정보 조회가 가능하고, 신용카드 불법 발급·사용 등 개개인의 금융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이들은 서울신용평가정보,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정보,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등 아이핀 발급기관들의 발급시스템의 허점을 노렸다. 아이핀은 주민번호를 입력한 뒤 휴대전화, 신용카드 등으로 신원확인을 거친 뒤 발급된다. 이들은 지난해 9월까지 가능했던 대리인 인증과 현재도 가능한 타인 명의의 대포폰 또는 무기명 선불카드(5000원, 1만원권 등 상품권을 카드화한 것으로 일반 신용카드처럼 카드번호, CVC 등이 기재돼 있음)로 인증을 받아 아이핀을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인권시민행동 김영홍 사무처장은 “정부가 이미 유출된 개인정보를 활용해 아이핀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면서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의 불법 금융거래는 약과다. 금융 분야에 아이핀이 적용되면 불법예금인출 등 개개인의 금융 피해는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대포폰 등으로 발급된 명의도용 아이핀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신고가 들어와야 파악이 가능한데 지금까지 신고가 접수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핀 가입자 수는 2006년 1만 7193명에서 올해 4월말 현재 206만 1430명으로 급증했다. 아이핀 이용 가능한 사이트도 같은 기간 23개에서 4496개로 늘어났다. 백민경 김승훈기자 white@seoul.co.kr ■용어클릭 ●아이핀(I-PIN)이란 인터넷 개인 식별번호(Internet 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 만든 용어로, 인터넷 상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본인 확인을 하는 수단이다. 아이핀을 발급받으면 식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인터넷 사이트 회원 가입이나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상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 “판사 유·무죄 예단 사라지고 재판시간은 2배 이상 늘어나”

    “판사가 유·무죄 예단을 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16년간 판사, 28년간 사선 변호인, 7년간 국선 변호인으로 살아온 ‘베테랑 법조인’ 심훈종(73)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가 이끈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10명의 범죄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법언(法言) 대원칙이 형사재판에서 점차 구현되고 있다고 그는 평했다. →과거와 현재의 재판을 비교하면. -예전에는 판사가 검찰이 보낸 수사 기록을 미리 읽고 첫 재판에 들어갔다. 판사 직무실에서 증거를 보며 유죄 심증을 굳히니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하더라도 뒤집기가 힘들었다. 지금은 예단을 없애기 위해 판사는 공소장만 받고 재판을 시작한다. 증거는 법정에서만 받고, 공소사실과 관계 없는 증거는 아예 받지 않거나 받아도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다. 판사는 법정에서 증인과 피고인의 진술, 제출 증거를 살펴보고 유·무죄를 판단한다. →법조인에게 생긴 변화는. -인력이 부족한 검사가 많이 힘들다. 예전에는 수사기록을 다 재판에 넘기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증거를 분리해 제출하고 의견서도 내야 한다. 변호인은 무죄 증거를 새로 찾아야 한다. 폭행사건에서 의사진단서가 정확한지 사실 조회를 신청해 엉터리를 발견하기도 했다. 증거를 법정에서 다 제출하니까 재판시간이 2배 이상 길어졌다. 그만큼 판사의 업무도 늘어난다. →재판할 때 힘든 점은. -증인이 소환에 잘 응하지 않는다. 피고인이 억울하다고 해도 증인이 나오지 않아서 무죄를 입증하기가 어렵다. 미국은 증인소환장을 받으면 법정에 다 나온다고 한다. 우리 국민도 의식을 바꿔 법정에서 아는 대로 솔직히 증언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했으면 한다. 그게 법치국가로 가는 길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무도’ 박명수 몰카, ‘15Kg 기저귀’ 화제

    ‘무도’ 박명수 몰카, ‘15Kg 기저귀’ 화제

    ‘무한도전’ 멤버들이 100일 동안 준비한 ‘박명수 몰래카메라’가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멤버 유재석,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은 눈치가 빠르고 의심이 많아 좀처럼 ‘몰래 카메라’에 속지 않는 박명수를 위해 ‘명수형, 속아주길 바래’ 특집을 마련했다.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신곡 ‘파이야’ 뮤직비디오 촬영을 미끼로 박명수를 황당 상황에 몰아넣었다. 박명수는 15Kg짜리 카메라를 허리에 착용해야 하는 특별 장비를 장착하고 촬영에 임했다. 이 과정에서 촬영에 몰두한 박명수의 모습에 “15Kg 기저귀 카메라”라는 내용의 자막이 덧대졌다. 이는 허리에 카메라를 장착한 모습을 기저귀에 빗대 표현한 것으로 방송직후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화제로 떠올랐다. 이외에도 화염 방사기 대신 캠핑용 토치를 들고 촬영장면과 섹시한 댄서들의 적극적인 댄스에 당황하는 박명수의 모습이 방송돼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최근 뚱스로 싱글앨범 ‘Go 칼로리’를 발표한 정형돈과 길은 박명수의 뮤직비디오 세트장을 습격해 ‘도둑 촬영’을 해 박명수의 화를 돋워 눈길을 끌었다. 사진 =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무도-인도여자좀비’, 무리수 VS 신선해

    ‘무도-인도여자좀비’, 무리수 VS 신선해

    ‘무한도전’의 ‘인도 여자 좀비’ 특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MBC ‘무한도전’은 지난 5일 최악의 에피소드였던 ‘여성의 날’, ‘좀비특집’, ‘인도특집’ 에피소드를 묶어 ‘인도여자좀비’ 특집을 선보였다. 이날 방송분에서 ‘무한도전’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은 폐건물에 숨겨진 백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은 차례대로 인도여자좀비의 습격을 받아 감염됐고 좀비로 변했다. 후반부까지 살아남아있던 유재석은 좀비가 된 멤버들을 피해 몸을 숨기며 “무섭다. 나 지금 너무 무섭다.”고 공포에 질린 심정을 내비쳤다. 결국, 유재석 마저 백신 획득에 실패하고 몰려든 좀비에게 감염되면서 ‘인도여자좀비’ 에피소드는 ‘미션 실패’로 끝이 났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신선하다. 내가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비명을 지르게 될 줄 몰랐다.”, “유재석이 소리 지를 때 나도 질렀다.”, “한편의 좀비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낯선 ‘무한도전 공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반해 “공포를 위해 재미를 반감한 것이 별로다.”, “솔직히 재미는 별로 없었다.”, “예능은 웃으려고 보는 건데 무표정으로 한 시간을 보냈다.” 등 ‘재미’의 부재를 질타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후반부 방송된 ‘박명수 몰래카메라’는 ‘파이야’ 뮤직비디오 촬영 과정에서 벌어지는 황당 상황에 대처하는 박명수의 모습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 = MBC ‘무한도전’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책없는 유부남녀의 불륜 블랙코미디

    대책없는 유부남녀의 불륜 블랙코미디

    참 대책없는 남녀 한 쌍이다. 청춘들의 불같은 애정 행각도 아니고, 그렇다고 금기를 뛰어넘고자 하는 지고지순한 사랑 얘기도 아니다. 그저 각자의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고 마음의 터 잡지 못한 유부남과 유부녀가 충동적으로 벌이는 불륜의 도피일 뿐이니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구경미(38)의 새 장편소설 ‘라오라오가 좋아’(현대문학 펴냄)는 존재감을 상실해 가는 이 땅 가장들이 처해 있는 현주소를 블랙코미디 형식이지만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라오라오’에서는 또한 국제결혼을 맺은 이주여성의 욕망과 갈등에 대해서도 슬쩍 보여준다. ‘라오라오’는 라오스 전통술 이름이다. 아내, 아이들 먹여살리겠다고 라오스까지 건너가 오랜 시간 건설 현장 소장으로 일하며 돈을 벌어 보내고, 그 뒤 오랜만에 돌아온 한국 본사에서는 승진에서 밀리고, 후배들과도 서먹할 뿐인 40대 가장인 ‘그’의 모습은, 여느 작품에서나 볼 법한 전형적인 인물상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소외되고 지친’ 그는 라오스에서부터 어떻게 한 번 가져보고픈 심보로 스무살 가까이 어린 라오스 처녀 ‘아메이’에게 선물과 데이트 등 선심 공세를 퍼붓다가 그게 마음대로 안 되자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해준다는 명분으로 데리고와 처남에게 소개시켜 결혼까지 시킨다. 그런데 어찌어찌하다가 술에 취해 처남의 아내와 하룻밤을 함께 지낸 뒤 부산으로, 일본으로, 지리산으로 ‘사랑 아닌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인다. 허세를 부리느라 여관 아닌 호텔을 찾고, 차까지 사서 다니지만 끊임없는 지갑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아메이 역시 알코올 중독 남편의 폭력과 폭언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동남아 이주여성의 모습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생활에서 기대한 멋진 집과 차 등 돈이 줄 수 있는 것들을 좇은 탐욕이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지하게 목에 힘을 주는 형식은 구경미의 방식이 아니다. 때로는 통통 튀는 가벼운 문체로, 때로는 능청맞은 서사로 이 대책없고 안타까운 인물들을 몰아간다. 1999년 등단해 두 번째 장편소설을 내놓은 구경미가 ‘라오라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주체의지를 상실한 우리 삶 앞에 던져진 우연성이다. 가정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유일한 희망이 되어 버린 아메이에게서조차 버림받은 그가 마지막으로 행한 주체적인 선택은 다시 라오스로 돌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그가 라오스에서나마 잘살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표의 힘, 당신의 힘

    한표의 힘, 당신의 힘

    1만 5794표 대 1만 5784표. 40.5% 대 40.4%.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충남 연기군수 선거는 단 10표가 승부를 갈랐다. 경남 창녕에서는 65표 차이, 역시 득표율 0.1% 포인트가 군수를 결정했다. 강원 화천 가선거구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거짓말처럼’ 딱 한 표 차이로 당선자가 결정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년 전인 제4회 지방선거에서 선정한 근소표차 선거구는 400여곳이나 된다. 선관위는 최대 2~3% 포인트 차로 당선된 지역을 근소표차 선거구로 꼽는다. 이들 지역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마음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나 “그래도 내 손으로 뽑아야지.”라고 결심한 유권자가 몇 명만 더 있었다면 승패가 바뀌었을 곳이다. 선관위는 1일 한 유권자가 8표나 행사하는 이번 선거에서는 근소한 표 차로 승패가 결정되는 선거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표의 위력’이 어느 때보다 크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표의 힘은 후보자의 운명만 바꿔 놓는 게 아니다. 올바른 선택은 내 고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만 잘못된 선택은 내 세금만 축낼 뿐이다. ‘긍정의 나비 효과’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서울신문이 공동으로 주최한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기초자치단체들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주민들이 야간 및 토요·공휴일 민원 처리에 애를 먹었던 한 자치구에는 구청장이 바뀐 뒤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업무지원 시스템이 구축됐다. 점차 낙후해 가던 한 농촌 마을은 새 시장이 사이버시민을 모으겠다는 공약을 이행해 활력을 되찾았다. 전국에서 너도나도 ‘벤치마킹’하겠다고 나선 사례들이다. 반면 잘못 행사한 한 표는 ‘부정의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선관위에 따르면 4년 전 지방선거로 선출된 기초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 가운데 비리와 선거범죄 등을 저질러 직위를 박탈당하거나, 개인적 사정으로 사직해 재·보궐 선거가 실시된 지역이 331곳이다. 재·보궐 선거를 치르느라 들어간 선거비용은 403억 891만 5000원이나 된다. 경북 청도군에서는 군수를 두 번이나 다시 뽑았다. 부정선거운동 때문이었다. 특히 0.1%의 승부가 벌어졌던 충남 연기군과 경남 창녕군에서도 당선된 군수들이 금품살포, 부정선거, 뇌물 등의 범죄에 연루돼 각각 두 번씩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시장·군수들은 너나 없이 “예산이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매년 3000억~60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주무른다. 시·도지사가 편성하는 예산은 무려 5조~21조원이다. 적자는 중앙정부가 전액 보전해 주기 때문에 수시로 보도블록을 들어내고, 멀쩡한 청사를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다. 지방의원들은 자기 사업을 하거나 직장을 다니며 연평균 4000여만원의 의정활동비를 받는 ‘신이 내린 직업’을 향유하면서도 좀처럼 단체장의 ‘전횡’을 막지 못한다. ‘선택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들은 8장의 투표용지로 지역일꾼 3991명을 뽑는다. 광역단체장 16명, 기초단체장 228명, 광역의원 680명, 광역비례대표 81명, 기초의원 2512명, 기초비례대표 376명, 교육감 16명, 교육의원 82명. 이들 중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레알 마드리드와 무리뉴의 아이러니한 만남

    레알 마드리드와 무리뉴의 아이러니한 만남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 감독이 ‘갈락티코 2기’ 레알 마드리드의 수장이 됐다. 지난 시즌 인터밀란을 이탈리아 클럽 사상 첫 트레블로 이끌며 감독 생활의 정점을 찍은 그가 레알 마드리드의 ‘독이 든 성배’를 들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현존하는 세계 최고 감독 무리뉴의 만남은 분명 위대한 일이다. 그러나 양측이 추구하는 축구 철학을 생각하면 조금은 아이러니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무리뉴는 우승 제조기지만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는 감독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첼시 시절부터 3-2 보다 1-0 승리를 더 선호했으며 인터밀란에서도 필요에 따라 선수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안티풋볼을 구사했다. 즉, 무리뉴에겐 이기는 축구가 곧 아름다운 축구였다. 하지만 레알은 결과와 내용 모두를 원하는 클럽이다. 제 아무리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한들 승리하지 못하면 소용없고, 승리한들 내용에 있어 ‘뷰티풀’하지 못하다면 과감히 감독과 선수를 내치는 클럽이 바로 레알이다. 2006/07시즌 프리메라리라 우승을 차지하고도 경질된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인내심이 부족한 레알의 수뇌부와 팬들은 무리뉴가 라이벌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안티풋볼을 구사하는 모습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1-0 승리가 아닌 3-0 이상의 완벽한 승리를 원한다. 만에 하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패배라도 당한다면 무리뉴 역시 비난에서 자유롭긴 어렵다. 무리뉴가 레알을 이끌기에는 그의 철학과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도 많다. 1) 레알은 그냥 승리가 아닌 아름다운 승리를 원하며, 2) 팀 보다 선수가 우선시 되는 클럽이다. 또한 3) 한 시즌 이상 기다려줄 인내심이 부족하다. 무리뉴가 이 모든 걸 뒤집지 않는 이상, 레알과 무리뉴의 만남은 잘못된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높다. 레알이 원하는 감독은 최고의 선수들을 적절히 조합해 최단기간 결과물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나 무리뉴는 마법사가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역할은 무리뉴 보다 거스 히딩크가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무리뉴가 인터밀란에서 성공하기까진 두 시즌이 걸렸다. 사실 첫 번째 시즌은 실패에 가까웠다. 리그 우승을 했지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인터밀란 부임 첫 해의 성적은 결코 레알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성적은 지난 시즌의 트레블이다. 하지만 무리뉴가 성공한 이유는 그를 믿고 기다려준 인터밀란의 수뇌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레알이라면 이를 기다려줄 수 있을까? 카펠로는 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쫓겨났고, 페예그리니는 클럽 사상 최고 승점을 기록했지만 무관에 그쳤단 이유로 쫓겨났다. 과연, 무리뉴라고 다를까? 서울신문 나우뉴스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투표하겠다’ 59.5%로는 안된다

    하루 남은 6·2 지방선거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최대의 선거축제이며, 유권자는 그 축제의 주인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어제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59.5%로 집계됐다. “아마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자 24.2%를 합치면 83.7%가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응답률이 불과 16.6%임을 감안하면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단 한 명의 유권자도 빠짐 없이 선거축제를 맞을 준비를 먼저 해야 한다. 투표율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무엇보다 유권자 스스로를 위해서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정당과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표 사냥꾼’이다. 그들은 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그들은 유권자들이 원하는 바를 공약으로 내건다. 유권자들의 요구와 이익을 정책으로 반영하는 정도는 유권자의 참여도와 정비례하는 게 선거판의 기본 생리다. 유권자들은 누구나 투표하지 않으면 요구의 목소리도 낼 수 없다는 사실, 즉 ‘No Vote, No Voice’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선거판이 후보단일화 등으로 막판에 요동치고 있다. 후보 95명이 단일화 명분 아래 중도 포기했다. 당선 후 보직 나눠먹기나 또 다른 거래의 소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금품 제공, 폭행, 상호 비방, 허위사실 유포 등 못된 선거병도 도지고 있다. 게다가 천암함 폭침사태로 빚어진 안보 문제, 국가 존위의 문제를 놓고 선거에 이용하려는 행태들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일들을 잘한 건지, 잘못한 건지 가리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가 주인 의식을 잃으면 풀뿌리 민주주의는 자리를 잡지 못한다. 이제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부활된 지방선거도 5회째로 접어든다. 낮은 투표율은 나라의 주인임을 포기하는 자해 행위나 다름 없다. 유권자의 적극 참여 노력은 기본이고, 정부나 정치권, 시민단체 등은 물론 사기업이나 소규모 직장에서도 투표율 제고에 힘써야 한다. 어떤 일이든 1인 8표를 행사하고 난 뒤에 하도록 적극 독려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투표일은 임시 공휴일이지만 노는 날로만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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