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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을 홍어×으로 본 사기극” 김태호, 단일화 비난하며 막말

    “국민을 홍어×으로 본 사기극” 김태호, 단일화 비난하며 막말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인 김태호 의원이 9일 야권 단일화 논의를 비판하면서 ‘홍어×’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중앙선대본부 회의에서 “대선이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를 하는 것은 국민을 현혹시키는 일”이라며 “이렇게 해도 국민이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국민을 ‘홍어×’ 정도로 생각하는 사기극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를 주재한 서병수 당무본부장은 김 의원의 발언 직후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면 감안해 달라.”며 진화에 나섰고, 김 의원은 바로 “과한 표현이 있었다. 국민을 무시한 데 대한 분노의 표현이 지나쳤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이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의 진성준 대변인은 “1997년, 2002년, 2011년 야권단일화에 따른 패배로 겁먹은 새누리당이 ‘멘붕’에 빠져 집단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이라면서 “일종의 ‘트라우마 외상후 장애’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정연순 대변인은 “너무도 저열하고 품위 없는 발언이라 따로 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오바마 “강남스타일 알아”…취임날 말춤?

    오바마 “강남스타일 알아”…취임날 말춤?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의 ‘강남 스타일’을 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방송된 뉴햄프셔주 라디오방송국 WZID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강남 스타일’을 소개하면서 “만약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 내년 1월 말 취임식이 끝난 뒤 백악관 연회룸 무도회 때 말춤을 추겠냐.”고 묻자 오바마 대통령은 “단지 비디오 영상으로만 봤을 뿐이다. (하지만) 그 동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취임식 무도회에서 내가 이 춤을 추는 것이 적절한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아마도 (부인인) 미셸 앞에서 개인적으로 보여 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 기사와 함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동영상을 링크해 놓기도 했다. 현재 ‘강남 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차트 ‘핫 100’에서 6주째 2위에 올랐고,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조회 수 6억건을 돌파하는 등 미국을 비롯해 유럽, 호주 등에서 돌풍을 이어 가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北, 밖으로 안보 위협] 유엔 가서는 “언제 전쟁 날지 몰라”

    북한이 유엔 총회장에서 한반도 정세는 “폭발 직전”이며 “언제 전쟁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위협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리동일 차석대사는 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때 북한과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담은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연례 보고서를 반박하며 이처럼 위협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그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과 전개 과정을 보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커진 적개심으로 위협과 협박의 강도를 높이길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은 “현시점에서 거의 죽은 상태”라고 밝혔다. 리 차석대사는 또 북한은 완전한 핵무기 보유국으로서, 핵활동에 대해 IAEA의 조사를 받지 않는 미국 등 다른 핵무기 보유국과 동등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IAEA가 “맹목적으로 미국 편을 들기 때문에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IAEA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면서 IAEA가 동아시아에서 핵과 관련한 긴장을 완화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文측 “安, 정치 도의 벗어난 무례한 발언” 부글

    文측 “安, 정치 도의 벗어난 무례한 발언” 부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일 ‘제주 희망콘서트’에서 “계파 이익에 집착하다 4·11 총선을 그르친 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발언한 사실이 전해지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는 “정치 도의를 벗어난 무례한 발언”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안 후보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태도와는 기류가 달랐다. 문 후보 선대위의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친노(친노무현) 일반을 지칭한 것이든 문 후보를 얘기한 것이든 대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할 야권 진영에 대한 발언치고는 참으로 예의에 어긋난다는 느낌이 든다.”며 “과거 민주화 운동이 한창일 때 안 후보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우리는 책임을 묻지 않았고 이를 비판하지도 않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문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4·11 총선 패배에 대해 여러 사람이 평가하고 진단할 수 있지만 마치 특정 계파의 이익으로 인해 총선을 그르쳤다고 규정하는 건 논쟁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안 후보와 양자 토론을 할 수 있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누가 봐도 안 후보가 특정 계파인 친노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미 2선으로 물러난 이해찬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단일화 상대인 문 후보에게 ‘친노 프레임’을 덮어 씌우려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정정당당하지 못한 발언으로 마치 구태 정치인을 보는 듯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가 지지율 욕심에 앞서 총명이 흐려진 게 아니냐.”며 “연대하고 통합할 상대를 깎아 내려 유리한 고지에 오르겠다는 욕망이 읽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 등 현 지도부 총사퇴론을 압박하고 있는 비주류 진영은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옳은 지적”이라고 수긍했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이길 수 있는 총선에서 계파 몫의 공천을 챙겼던 부분이 패인으로 작용한 게 사실”이라며 “총선 패배 후 책임을 가렸어야 옳은데 책임 규명도 못 한 채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상황으로 현재까지 왔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안 후보와의 단일화나 연대를 넘어 양 진영 간 통합의 길로 가려면 지도부 사퇴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커버스토리-출구없는 농촌 空洞化] 출산땐 최대 1400만원 혜택… 은퇴 귀농인 집들이 지원…

    [커버스토리-출구없는 농촌 空洞化] 출산땐 최대 1400만원 혜택… 은퇴 귀농인 집들이 지원…

    ‘인구를 늘려야 살아남는다.’ 시골 지자체들이 인구 늘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양육비와 의료비, 대학 등록금, 장학금 지원 등 출산장려책은 기본이고 도시인을 상대로 귀농·귀촌을 독려하는 엑스포를 열고 홍보 책자까지 발간하며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심지어 주둔 군부대 장병들의 주소 이전까지 독려하고 나섰다. 인구가 늘어야 국가로부터 지원되는 교부세를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고 공무원 조직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넓은 땅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가 살고 있는 강원도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무역전시장에서 ‘귀농·귀촌 엑스포’를 연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깝고 청정 환경을 간직한 강원 지역으로 도시 은퇴자들을 불러들이겠다는 심산이다. 수년 동안 실시해 오고 있는 관광농업과 체험 휴양마을들이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도 한몫했다. 전문 기술을 가진 도시인들을 농촌 지역으로 불러들여 농사만 짓는 시골 마을이 아닌, 쾌적한 도시형 부촌으로 농촌 마을을 만들겠다는 취지도 있다. 강원도에는 해마다 2000~3000명의 도시인들이 귀농·귀촌을 하고 있다. 해마다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충남 청양군은 군이 생산하는 생수병에 귀농을 홍보하며 은퇴 후 귀농하면 집들이까지 해주고 있다. 출산 장려를 통한 인구 늘리기 아이디어도 갈수록 진화하며 지원금도 늘고 있다. 도시도 나섰다. 대구시는 종전 셋째 자녀에게 주던 양육비 지원은 기본이고 불임부부 시험관 시술비 지원과 신생아 도우미 지원, 둘째 자녀 이상 어린이 보험금까지 지원하고 나섰다. 전남 함평군은 출산지원금으로 넷째 이상 자녀를 가진 가정에는 최대 1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완도군은 일곱째 아이를 낳으면 최대 1400만원까지 지원한다. 완도군은 이 제도를 시행한 2010년에는 전년도보다 82명, 2011년에는 104명 등 인구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경기 연천군은 신생아가 태어나면 은팔찌를 선물하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군부대 장병들의 주소지 이전을 독려하며 전입을 유도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중부전선 최전방을 끼고 있는 강원 양구군은 제대 군인 정착지원센터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충북 단양군은 산하에 인구증가대책위원회까지 구성, 전입하는 가구에 2만원씩의 상하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을 지급하고 인구 늘리기에 공을 세운 공무원이나 민간인에게는 포상금도 줄 방침이다. 김영철 강원도 정책개발팀 담당은 “인구수는 곧 지자체의 근간이기 때문에 인구 늘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열악한 교육 환경과 일자리 부족은 정든 고향을 등지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정부는 마을기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지원하는 한편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10년부터 영농조합·협동조합 형태의 마을기업 지원에 나섰고, 올해에만 국비와 지방비 각 100억원씩 2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현재 781개 마을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286개 마을기업은 정부의 지원 없이 자립형으로 운영되는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부터 도서 지역에 ‘찾아가고 싶은 섬’ 사업을 펼쳐 20개 섬에 부두시설, 건물, 주거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와 강원도 등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발전이 낙후된 접경지역 지원 사업도 활발하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지역 간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역 활성화 및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공동화된 지역에 특색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앞세운 전원학교 사업이 있다. 전남 31개교, 경남 22개교 등 전국적으로 초등학교 104개교, 중학교 66개교를 운영 중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00억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숙형 중·고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도교육청에는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특히 농산어촌, 도서 벽지에는 별도의 교사 정원을 책정해 선발하고, 장기 근무도 가능하도록 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떠나는 주민들의 발길을 잡기에는 부족하다. 심보균 행안부 지역발전정책국장은 “예산을 지원해 인프라를 갖춰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마을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도록 하는 것과 병행하지 않으면 든든한 토대를 쌓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주민 공동체의 자발적인 복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서울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민주 UAE 아크부대 파병 연장 반대 논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요청으로 지난해 1월 파병돼 올해 말 시한이 만료되는 아크부대의 ‘파병 연장안’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저지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여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원전 수주를 위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파병된 아크부대는 더 이상 수행할 임무도 없기 때문에 당론으로 파병 연장을 저지할 것”이라며 “아크부대에 배정된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방부가 검토 의견을 내고 연장을 추진한 것이 지난 7월이고 9월에 연장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된 지가 오래인데, 지금까지 아무 소리 없다가 대선을 앞두고서야 ‘원래 당론이었다’고 반대하기에는 너무 국익을 도외시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해외에서 평화 유지, 재건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부대 가운데 아이티 단비부대는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레바논 동명부대, 소말리아 청해부대, UAE 아크부대 등은 파병 연장을 추진해 왔다. 새누리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은 “현지 군의 훈련을 지원하는 부대를 철수하라는 얘기인데, 상대국 UAE가 요청하고, 국익도 막대해 아크부대의 파병은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도 “정세가 불안한 중동지역에서 현지 근로자들도 아크부대로 인해 그만큼 안정을 느끼고 있다.”고 거들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보도자료를 내고 “논의한 적도 없고, 당론을 정한 적도 없다.”면서 “추후 의총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Weekend inside-애니팡 신드롬] 국민 2000만 팡팡… 단순한 게임법칙, 세상의 시름 뻥뻥

    [Weekend inside-애니팡 신드롬] 국민 2000만 팡팡… 단순한 게임법칙, 세상의 시름 뻥뻥

    ‘팡팡…타임 오버.’ 출퇴근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한 번 이상은 들을 수 있는 애니팡 게임 음악이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의 모임에서는 애니팡 최고 점수를 묻거나 ‘하트’를 보내 달라는 당부를 듣곤 한다. 연예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애니팡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거나 TV에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이 애니팡을 하거나 이를 언급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애니팡을 소재로 한 시 구절이 전자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6300만여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기반으로 단숨에 10대에서 40~50대까지 남녀노소가 즐기는 ‘국민 게임’으로 등극한 애니팡. 애니팡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여명으로 이들은 하루에 1회 이상 애니팡을 즐긴다. 프로그램을 내려받은 이용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5명 중 1명은 하루에 한 차례 이상 애니팡을 하는 셈이다. ●성공 예측 못 했던 ‘60초 퍼즐’ 마법 2일 카카오에 따르면 게임 출시 전까지 어느 누구도 애니팡의 인기를 예측하지 못했다. 성공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도 시각이 엇갈렸다. 애니팡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소셜 게임으로 1분 안에 동물 모양 블록을 3개씩 맞춰 없애는 단순한 퍼즐 게임이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하트가 필요한데, 하트를 다 사용하면 하트가 생성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친구 등에게 얻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구매해야 한다. 아는 사람들과 점수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높은 점수를 받도록 경쟁을 유도한다. 최고 점수가 일주일 단위로 갱신되는 시스템을 도입해 친구나 동료 간 경쟁심을 자극한 점이 애니팡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을 오픈하는 올해 말까지 10개의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애니팡의 인기로 30~50개로 늘려 잡았다.”고 설명했다. 게임업체들도 자사의 게임을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탑재해 달라고 러브콜을 보낸다.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게임업체를 찾아가 게임 탑재를 제안하면 거절하는 곳이 많았다. 아무도 애니팡이 이렇게 뜰 줄 몰랐던 것이다. 애니팡의 열풍을 타고 카카오톡과 연계된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게임도 인기다. 이들 게임은 애플리케이션 매출 랭킹 5위 안에 진입해 있다. 애니팡의 월매출액은 100억원 이상, 드래곤플라이트는 이미 애니팡의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애니팡과 유사한 게임인 캔디팡·보석팡 등이 덩달아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가 하면 모바일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너도나도 모바일 게임 플랫폼 사업에 나서거나 모바일 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애니팡 열풍이 벤처 창업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애니팡의 대박 행진을 보면서 스타트업(신생벤처) 창업을 꿈꾸는 지원자들이 벤처 투자사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투자 지원을 원하는 스타트업 아이템 역시 모바일 게임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타트업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제2의 애니팡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의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월평균 100~200개의 투자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여건 안팎)에 비하면 최대 4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자꾸 생각나… ” 업무·학업 집중 못 해 올해 4월 설립한 초기 기업 전문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운영은 임지훈 대표가 하고 있지만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했다는 사실 때문에 최근 들어 스타트업 창업 지원자가 늘었다. 케이큐브벤처스는 모바일, 게임 등의 관련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 관계자는 “지원 요청 건수가 늘어 일주일에 수십건 이상에 달한다.”면서 “지원 요청 증가는 카카오톡, 애니팡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니팡으로 번진 모바일 게임 열풍은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업무나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목, 어깨, 허리, 손목, 손가락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회사원 박모(38·여)씨는 업무 중 애니팡 때문에 두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다가 상사에게 적발돼 “애니팡 하러 회사에 나왔느냐.”는 질책을 받았다. 이후 부서에서는 암묵적으로 ‘애니팡 금지령’이 내려졌다. 애니팡 게임을 즐기는 직장인 이모(35·여)씨는 ‘하트’ 스트레스 때문에 하트 받기를 차단했다. 카카오톡에 등록하지 않은 과거 남자 친구가 하트를 보내 오는가 하면 친분도 없는 거래처 직원이 늦은 밤에 하트를 보내는 일이 잦아지면서 남편에게 괜한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애니팡을 하려면 하트가 필요한데 하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동료나 친구들 간 새로운 갈등이 생기거나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 하트를 구걸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초·중·고교생 사이에는 동급생이나 후배들에게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하트를 발송하라고 요구하는 ‘하트 셔틀’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언론에까지 부작용 관련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인들이 애니팡에 대해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니팡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한국인 대다수가 사용하는 소셜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제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카카오톡이 소셜네트워크가 아니라 게임네트워크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시론] 나로호 이후의 과제/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시론] 나로호 이후의 과제/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기대를 모았던 나로호의 발사가 지름 10여㎝ 되는 고무 링 하나 때문에 연기됐다. 여론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나로호 발사를 직접 참관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우주센터 인근에 투숙했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하루가 지나지 않아 여론은 실망감에서 비난조로 바뀌기 시작했다. 아마 이러한 상황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할 때마다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나로호를 개발하고 발사를 주관하는 기술진을 믿고 기다려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우주발사체의 발사에 있어서 사소한 기술적인 이유 때문에 발사가 연기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세계 최고의 로켓 및 우주개발 선진국인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주왕복선(스페이스 셔틀)의 발사일자가 공개되면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는 발사 장면을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관람객이 몰려든다. 날씨의 변화나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가 연기될 때 관람객에게는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아무도 불평하거나 NASA를 탓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발사 연기 사유와 그 후속조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기술자들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진정한 우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자들을 믿고 그들의 판단을 존중하는 문화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고무 링이 파손된 것은 얼핏 매우 사소한 일로 보이지만, 기술진은 파손이 다른 부분의 결함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와 파손으로 인해 다른 부분에 2차 손상이 발생하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절차는 만전을 기하기 위한 상식적인 조치이고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발사준비위원회가 오는 9일로 발사일을 재공고 했지만, 점검 과정에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되면 다시 연기한다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기술진들이 죄인처럼 언론에 비쳐지고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기술자들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우주강국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우주에 대한 열망, 인내심, 실패로부터 다시 도전하는 것을 용인하는 문화를 가진 국민들만이 진정 우주강국의 주권자가 될 수 있다. 나로호 개발에 5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었고, 그중 2000억원은 1단 로켓개발을 위해 러시아로 빠져 나간 것을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그리고 또 왜 하필 러시아와 협력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국내에서 지출된 금액 가운데 500여억원은 2단 로켓의 제작 비용으로 지출되었고, 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사업단은 지난 10년간을 남은 예산으로 꾸려 왔다. 10년간 발사체 사업단 인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빠듯한 돈이다. 그러나 사업단은 이 돈으로 나로호 시스템을 개발하였고, 9년 후 완성될 한국형 발사체 주엔진의 축소형인 30t급 엔진을 시험했으며, 터보펌프 기술을 정착시켰다. 맡은 자리에서 기대한 것 이상의 성과를 분명히 거두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일반 산업기술에 있어서는 취약하다. 하지만 우주로켓의 핵심인 엔진 분야에서는 미국을 능가하고 있다. 미국의 우주 발사 기관들이 러시아의 RD 엔진을 수백기씩 들여다가 미국 내에서 우주발사체 주엔진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사실일 것이다. 우리를 포함하여 인도,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후발 우주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협력에 의존하는 것은 그것이 최선이고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러시아의 엔진기술을 조금이라도 배워서 우리 것으로 해야, 언젠간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우수한 우주로켓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제는 차분히 기다려야 할 때다. 8월부터 석 달 이상 외진 섬에서 발사를 위해 애쓰고 있는 한·러 기술진을 믿고 인내할 때다. 그들에게 마지막까지 힘내라고 전하고 싶다. 진정한 성공은 좌절과 낙심을 넘어서 오는 것이다. 10년 후 한국형 발사체가 우주에 당당히 쏘아지는 날, 웃으면서 오늘을 회상할 때가 오리라 믿는다.
  • [공연프리뷰]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공연프리뷰]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난 네가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줄 알았어. 이제 황태자 흉내 그만내고 황태자답게 행동해 보지 그래.” “그게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넌 몰라. 위험해지는 건 내가 아니야, 너야. 목숨을 걸어야 하는 사람도 너라고! 너와 너의 가족!” “싸울 가치가 있는 것에는 그만한 위험도 따르는 거야.” 비장한 대사가 연습장 안에 퍼졌다. 사랑을 깨달은 남자 루돌프와 처음 사랑을 만난 여자 마리 베체라는 이 장면(2막) 이후 파국으로 치닫는다. 행복과 슬픔, 희망과 좌절을 모두 감내하다가 결국 한날한시에 파란만장한 삶을 끝낸 두 연인의 이야기가 2시간 40분 동안 펼쳐졌다. 출연자 모두 무대의상 차림도 아니었고, 무대장치라고는 세트 위치를 맞추기 위한 나무판 몇 개뿐이었지만 드라마만으로 끝내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 서울 예장동 남산창작센터에서는 오는 10일 개막을 앞둔 ‘황태자 루돌프’의 막바지 전막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작품은 수많은 뮤지컬 히트곡을 만든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오스트리아 빈 극장협회(VBW)가 함께 제작한 첫 번째 뮤지컬이다. 올 상반기 한국 뮤지컬계 광풍을 이끈 뮤지컬 ‘엘리자벳’의 연작 성격이 강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작품은 비극이다. 19세기 말 합스부르크 가문의 황태자로서 치열하게 사랑과 개혁을 동시에 이루려다 좌절하고 마는 황태자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처절하지만은 않다. 왕가의 화려한 무도회와 시원스러운 스케이트장 장면은 가라앉는 극의 분위기를 반등시키기도 한다. 루돌프와 마리가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은 꽤 볼 만하다. 등장하는 배우 20여명 중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줄 아는 배우는 단 2명이었던 터라 배우들은 몇달 동안 한강 둔치에서 스케이트 강습을 받아야 했다. 덕분에 매우 활기찬 장면이 됐다. “지금도 아침마다 스케이트를 타면서 연습 중”이라는 옥주현은 자유자재로 회전과 정지를 하며 ‘실력’을 자랑한다. 루돌프로 열연할 안재욱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조건이 좋았다.”면서 농담을 던졌지만, 연습에서는 웃음기를 걷어냈다. 아버지 요제프 황제의 명령에 마지못해 순응하는 장면(1막)과 마리를 찾아 기차역에서 흐느끼는 장면(2막)은 그의 연기 내공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매일 연습을 하는데도 자꾸 눈물이 나온다. 관객들도 휴지를 꼭 챙겨와야 할 것”이라는 말이 이해되는 장면이다. ‘황태자 루돌프’의 한국 버전에는 빈 버전에서는 없는 음악이 삽입됐다. 루돌프의 정적 타페 수상과 마리의 후원자 라리시 백작부인이 부르는 탱고 선율의 ‘증오와 욕망’(1막), 황태자비 스테파니와 마리의 듀엣곡 ‘그 없는 삶’(2막) 등이다. 루돌프 역을 맡은 세 배우 중 안재욱의 연기는 단연 돋보인다. 임태경은 “노래로 연기를 하는 배우”로 평가받고, 박은태는 시원하게 내지르는 고음이 기대를 갖게 한다. 마리 역시 3명이 캐스팅됐다. 옥주현은 부드러운 목소리와 연기력이 출중하다. 김보경이 귀엽고 앙증맞다면, 최유하는 두 사람의 중간쯤에 있다. (02)6391-6333.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설] 지자체가 양양공항의 부활에서 배워야 할 점

    아무도 찾지 않아 ‘유령공항’으로 불리던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이 활기를 띠고 있다. 양양공항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텅텅 비어 있어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공항’이라는 조롱을 받는 신세였다.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8월 중순까지 9개월여 동안 단 한 편의 비행기도 뜨지 않았다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승객이 크게 늘어 연말까지 3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사 직전의 ‘식물공항’이 숨통이 트이고 적자 폭도 줄어 회생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양양공항의 부활은 중국 관광객을 강원도로 유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벌여온 다각적인 노력 덕분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중국에서 직접 관광설명회를 열고 여행사·전세기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양양공항만 살아난 게 아니다. 중국 관광객이 강원도에서 쓰고 간 돈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됐다. 양양공항의 회생은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보며 연명할 궁리를 하는 다른 지자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자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 죽어가는 공항을 살리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까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음을 똑똑히 봤다. KTX 개통 등으로 지방공항의 적자는 커질 수밖에 없다. 14개 지방공항 중 김포·제주·김해 등 3곳을 제외한 11곳이 5년간 연속 적자다. 어떤 공항은 고추 말리는 장소로 쓰인다는 웃지 못할 얘기가 나올 정도다. 양양공항은 아직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중국관광객 유치라는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희망을 쏘아올렸다. 오지 않는 승객을 앉아서만 기다릴 게 아니다. 양양공항이 설악산 등 도내 관광자원을 내세운 관광객 유치로 소생의 터전을 마련한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지방공항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면 지자체장들부터 발상을 바꾸고 지역특성을 살린 ‘맞춤형’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정의일까?/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정의일까?/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1.6%로 떨어졌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에 나선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세 후보는 복지와 경제민주화 정책을 계속 밀고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기업 개혁이 오히려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저성장일수록 복지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변한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은 보육·교육·대학등록금·노인·골목상권 문제 등에서 화려하다. 정녕 차기 대통령이 이끌 대한민국은 아무런 경제 문제 없이 안락한 낙원이 될 것인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을 이루고 복지를 통해 빈부격차를 줄이자는 이상을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경쟁 없이 상생하고, 성장 없이 복지할 수 있는 그런 유토피아가 가능할까? 정의를 지향한 인류역사의 실천적인 답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참된 정의는 무엇일까? 정답은 공동체 정신의 함양이다. 공동체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권리보다는 자발적으로 책임·공동선·헌신·미덕 등 아름다운 삶을 강조하는 정신이다. 하지만 공동체주의는 정의를 무조건적인 공정으로 보지는 않는다. 공동체사회는 결코 평등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공동체사회에는 당연히 불평등도 있고 따라서 빈부격차가 있고 실패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있지만 그래도 이웃으로 서로 돕고 살자는 좋은 삶에 우선적인 가치를 둔다. 단적으로 역사적인 모범답안이 있었다. 1920년대 미국의 대공황시대에 루스벨트 대통령은 공동체정신을 함양하는 정치로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했다. 젊은이들로 구성된 자연보호청년단은 국립공원 내에 캠프를 치고 도로와 다리 건설, 산불 끄기, 나무심기를 하면서 뭉치면 할 수 있다는 단결심을 다졌다. 조금만 봉사하면 끼니는 해결할 수 있는 일거리가 예술가들에게도 주어졌다. 음악가와 배우들에게는 시민들을 위해 공연을 하게 했고, 작가들에게는 지역의 특색을 발굴하여 아름다운 글로 마을 안내책자를 만들게 했다. 화가들에게는 공공건물의 벽에 색감 넘치는 벽화를 그리게 했다. 공짜는 없지만 함께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단결심을 고양시켰던 것이다. 원래 불평등이 사회에 주는 진짜 위험성은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부자와 가난한 자는 서로 멀리하고 심지어 증오와 투쟁의식만 커져간다는 사실이다. 그에 대한 해법으로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경제민주화 같은 강력한 행정규제나 보편복지 같은 무분별한 재분배가 아니라 부자나 가난한 사람 모두를 한자리에 끌어낼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에서 빼앗아 중소기업에 주는 초과이익공유제나 가진 사람 것을 빼앗아 없는 사람에게 준다는 무상복지가 아니라, 대기업들이 거출한 과학출연금·국가안보기금 등이 필요하고 가치를 가지는 이유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사장과 대기업 오너회장이 직접 만나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에 그칠 일이다. 대기업을 악마로 만든다고 하여 경제민주화가 앞당겨지는 것도, 그 자리를 중소기업이 차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단적으로 복지비용은 사회학적·정치적으로는 유용할 수 있지만 그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경제학적으로는 낭비되는 돈이다. 끊임없이 안락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인간본성에 비추어 결코 개인의 창의력과 자립심을 향상시킬 수도 없다. 복지는 경쟁에서 뒤처진 패배자들의 불만을 임시적으로 잠재울 수는 있지만 국가경제에 부담을 가져오고 개인의 창의력을 좀먹는, 정치 매표를 위한 악성담보일 뿐이다. “진정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통한 사회정의를 꿈꾸는가? 그렇다면 정치권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정치특권과 반칙을 내려놓고 국회의원 자리를 무보수 명예직으로 만드는 혁신을 단행해 보라.”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운명은 달라질 것이다. 선택기준은 명백하다. 대권후보들이 대한민국을 경제실험실로 만들려고 하는 이 판국에, 그나마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실험의 대상으로 덜 삼을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리라.
  • 공직 파워우먼 (1)국무총리실

    공직 파워우먼 (1)국무총리실

    여성 공무원이 30%를 돌파했으며, 4급 이상도 전체 공무원의 8%에 이른다. 이들이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요직에 속속 진출하면서 새로운 파워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4급 이상 여성 공무원들의 면면과 업무 스타일, 동선을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공직 파워우먼’ 시리즈를 시작한다. 국무총리실은 여성 공무원들에게 ‘삼무(三無) 기관’이다. 국장급을 비롯해 고위공무원단에도, 국정운영실 기획총괄과장 등 주요 총괄과장 자리에도 여성 공무원이 없다. 인사·총무·공보 등 조직을 관장하는 주요 실무 과장을 거친 이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총리실 ‘우먼 파워’의 약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첫 여성 행정고시 출신이 총리실에 발을 디딘 것은 1996년. 그 사이 과장급인 서기관 74명 가운데 15%인 10명이 여성일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사무관 92명 가운데 27%인 25명이 여성으로 ‘알파걸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 역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윤순희 서기관은 총리실 첫 여성 고시출신이란 점에서 시험대의 맨 앞에 서 있다. 지난 6월 말 영국 유학을 마치고 ‘꽃 보직’ 중 하나인 경제규제심사 1과장으로 복귀해 ‘공직 2라운드’를 시작했다. 사무관 시절 기대와 배려를 한 몸에 받았던 윤 서기관은 “‘지나치게 가정적’이어서 뛰어난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 왔다. 야근과 휴일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궂은일에도 몸을 던지는 공직자의 투혼을 발휘해 그가 총리실 맏언니로서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남성 고시 동기들보다 진급에서 한 걸음 늦은 상태다. 1990년대 후반 행정고시 합격과 함께 ‘여성 사무관 시대’의 문을 연 주인공들이 보직 과장 자리에 진입해 역량을 펼치고 있다. 권혜린 규제정보지원과장, 노혜원 성과관리2팀장, 손선미 에너지자원정책과장, 윤현주 저출산고령사회과장 등이 그들이다. 권 과장은 지난 8월 초까지 교통·해양정책과장으로서 중국 어선 불법조업 대책, 여수엑스포 지원 대책 등에서 정책 능력과 강단을 보였다. 이창수 농수산국토정책관과 팀을 이뤄 요지부동이던 엑스포 조직위와 국토부 관계자들을 어르고 달래며 다양한 정책 조정을 실현시켰다. 입장객 800만명 돌파도 이뤄 내는 등 ‘여수 엑스포 구하기’의 일등 공신이란 평가도 받았다. 노 팀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주무과장으로서 합리적인 논리로 타협안을 도출하는 데 기여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도 가정사를 일에 끌어들이지 않는 책임감도 인정받고 있다. 손 과장은 규제개혁실 총괄서기관 등을 거치면서 순발력과 복잡한 사안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종합능력과 넓은 시야를 인정받았다. 섬세하고 깔끔한 업무 처리로 상하 간에 인기도 높다. 윤 과장은 똑 부러지는 일 처리에 부하 직원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지닌 여장부란 평을 듣는다. 육아 문제로 ‘휴지기’를 거쳤으나 명쾌한 업무 능력으로 주요 현안을 다루는 자리로 돌아왔다. 방진아 공공갈등관리팀장과 양지연 고용정책팀장 등도 부처 간의 뒤엉킨 의견과 입장을 조율, 정부 전체 시각에서 풀어 내는 종합 능력과 균형감을 인정받는 유망주다. 이승아 온라인대변인은 ‘총리의 연필로 쓴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를 내는 등 총리실 페이스북 팬 20만명을 넘기게 한 주인공이다. 총리실 온라인 뉴스 ‘총총뉴스’의 기획 및 진행, UCC 콘텐츠 기획 등 1인 4역을 하고 있다. 전문계약직으로 관계에 들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뉴미디어를 이용한 정부 홍보의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황성혜 평가관리관실 자체평가 총괄 담당은 7급 공채 출신으로 고시출신 사무관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두드러진 업무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여성 사무관 25명 가운데 7급 공채 출신이 9명으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4명의 계약직과 별정직 사무관이 있다. 학교별로는 ‘이화학파’의 질주가 두드러진다. 여성 보직 과장 8명 중 3명이 이화여대 출신이고 사무관 이상에서도 이화여대가 10명으로 앞서고, 고려대(7명), 연세대(4명) 순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3) 여성 직장인에게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3) 여성 직장인에게 듣다

    ‘여성 상위시대라고?’ 사상 처음 유력한 여성 대선 후보가 나왔다지만 아직은 사회 곳곳에서 여성이 약자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아닌 직장인으로 오롯이 평가받고 싶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히 높은 벽입니다. 엄마라는 이유로 자신의 능력을 100% 펼칠 수 없는 제도적·사회적 불평등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18대 대선 후보들이 화려한 포장과 함께 내놓고 있는 여성·보육정책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여성 직장인 3명에게 이번 대선에 거는 기대를 들어봤습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지난해 1.24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안의 절반 수준인 보육·유아교육 재정지원 비율(2011년 GDP 대비 0.53%), 아시아 최저 수준의 기업 여성임원 비율(1%), 여성격차지수 세계 135개국 중 107위(지난해 세계경제포럼)….’ 각종 수치로만 보면 적어도 대한민국은 여성 분야의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직장맘’들은 “우리나라의 보육 환경과 여성의 기업 근무 환경은 갈 길이 한참 멀다.”고 입을 모았다. 미혼인 직장 여성도 “고용과 승진은 ‘유리천장’에 막히고, 보육은 엄마에게만 맡기는 사회 시스템 탓에 결혼을 외면하는 또래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기업·보육 환경 갈 길 멀어” 그럼에도 이들은 올해 18대 대선을 ‘바람’이라고 정의했다. 바람은 자유로운 공기이기도 하고, 거센 바람을 일으켜 낡은 구태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 또 어떤 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버겁지만 앞으로 5년 뒤엔 ‘나도, 아이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국민 마음 속에서 진정한 ‘바람’을 탄 후보가 당선되기를 소망하는 마음도 보인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도체 부품업체인 시리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리아의 서현아(34) 과장은 7살 아들, 5살 딸을 둔 워킹맘이다. 회사에선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시부모님이 육아를 도와주는 서씨는 어린이집이나 보육 도우미에 기대야 하는 동료들에 비해선 그나마 숨통이 트인 편이다. 그런 서씨도 업무 특성상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회의가 이어질 때가 다반사이고, 그럴 때마다 가시방석이다. 그는 “직장맘이 야근 때 회사 눈치를 본다면 아이도 어린이집에서 눈칫밥을 먹는다.”고 했다. 첫 아들을 낳았을 당시 법적으로는 출산휴가·육아휴직이 모두 보장돼 있었지만 4주만 쉬고 출근해야 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57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육아휴직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직장 내 눈치’가 절반 이상(51.9%)를 차지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A사에서 건축설계를 하는 신효민(29)씨는 9개월된 딸을 두고 복직한 지 한 달째를 맞고 있다. 대기업이라서 후생 복지가 좋은 편인데도 신씨는 “복직 이후 아직 저녁 7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산후 1년은 모성보호 기간이라 야근·휴일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아무도 ‘먼저 집에 가라’고 하지 않아요.”라고 신씨는 한숨지었다. 한 달에 150만원이나 드는 보육 도우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분유값, 기저귀값까지 합하면 한달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는 “아이를 낳아보니 안 낳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면서 “유럽 선진국은 보육료가 거의 안 드는데 우리는 돈이 없으면 아이를 낳을 수도 없다.”며 씁쓸해했다. 직장 새내기로 EBS 라디오부 조연출로 일하는 백지은(28)씨는 최근 면접을 봤던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의 남성 지원자에게 밀려 최종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미혼인 백씨는 “사회인으로 입문하는 시점에 성별을 이유로 차별부터 당하니 사기가 꺾이더라.”고 털어놨다. 각 후보마다 앞다퉈 내놓은 각종 육아 보육 대책도 대부분의 직장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백씨는 “(보육정책이 실현되려면) 기업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그나마 혜택을 받으려면 대기업에 근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노동자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먼 나라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씨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도 육아 휴직을 다 못 쓰고 승진에서 밀릴까 하소연한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면 굳이 결혼을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여성·보육 공약에 대해 “워킹맘들의 마음만 잔뜩 부풀려놓고 당선 이후엔 실망하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서 과장은 “민간 어린이집 수준이 그야말로 들쭉날쭉하다. 보육료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가정에 직접 지급했으면 좋겠다.”면서 “초등학교 방과 후 학습을 정규과정으로 편입하면 일하는 엄마들이 마음 편히 질 좋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켜줄 수 있다.”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정부 운영 24시간 키즈카페와 직장맘 문화수당도 아이디어로 내놨다. 사회 인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신씨는 “고위 임원 중에 ‘육아휴직을 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아직도 있다.”고 전했다. ●마음만 부풀리는 ‘풍선 공약’ 그만 각 후보마다 여성·보육 정책은 화려하지만 재원 확보안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다. 백씨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기를 바라지만 공약들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혼여성 직장인 비율에 따라 회사의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아이 나이에 맞는 맞춤형 보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00·끝) 의령 백곡리 감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00·끝) 의령 백곡리 감나무

    감나무는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울 만큼 우리 곁에 흔하게 심어 키우는 친근한 나무다. 살아 있을 때에는 그의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여느 시골 집 뒤란이든지 감나무 없는 집이 없다. 물론 감나무는 감을 얻기 위해서 키운다. 그러나 감나무 곁에는 뱀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도 감나무를 심는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아녀자들의 발길이 잦은 뒤란 장독대 곁에 키우면 이래저래 요긴할 수밖에 없다. 집 마당에 키우기에 이보다 좋은 나무도 없을 게다. 흔한 나무이지만, 만일 바람에 쓰러진다든가 병충해로 죽어 없어진다면, 그 상실감은 다른 나무에 비할 수 없이 크다. 흔하디흔한 나무가 우리 집에만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뒤늦은 존재감이다. ●열매를 못 맺어 베어낼 위기에 처하기도 꼭 10년 전인 2002년 이른 봄. 경남 의령 정곡면 백곡리 감나무를 처음 만나던 날, 나무 앞을 산책하던 마을 노인이 처음 던진 말은 “저깟 나무를 뭐하러 찾아왔우!”였다. 당시 여러 자료를 톺아보며 알게 된 의령 백곡리 감나무의 위용에 감탄을 금치 못하던 중 노인의 반응은 매우 당황스러웠다. 백곡리 감나무는 시골 집 뒤란에서만 보던 감나무와 사뭇 달랐다. 무엇보다 그 규모가 무척 컸다. 첫눈에도 우리나라의 감나무 가운데에는 가장 큰 나무이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훌륭한 나무를 ‘저깟 나무’로 부르다니. 노인이 나무를 무시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무는 크고 잘생겼지만, 감을 맺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흠이 있었다. ‘감이 열리지 않는 감나무가 무슨 쓸모냐.’는 게 그 노인을 비롯한 그때 마을 사람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머지않아 베어 버릴 듯한 기세였다. 백곡리를 다녀와 곧바로 출간한 졸저 ‘이 땅의 큰 나무’에는 그날의 안타까움을 담아 이 감나무야말로 오래 보존해야 할 우리의 자연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 책에 소개한 백곡리 감나무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본 사람 중에 독립 PD 박봉남씨가 있었다. 그는 이만큼 큰 감나무라면 세계적으로도 기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며 일년 동안 나무의 변화를 촬영하겠다고 했다. 감이 안 열린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감나무는 사람이 정성을 들이면 감을 맺는다.”며 그건 결코 흠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2005년 한 해 동안 촬영을 강행했고, 2006년 1월에는 ‘감나무, 자서전을 쓰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해 KBS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50년 고목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나무 주변은 깨끗이 정돈됐고, 나무 옆으로 이어지던 길 끝에 놓였던 우사(牛舍)는 들녘 맞은편으로 옮겨 갔다. 물론 마을 사람들의 나무에 대한 생각도 현저하게 달라졌다. 나무는 그 사이에 천연기념물 제492호로 지정돼 나무로서는 최상의 대우를 받는 상태가 됐다. “참 부지런히도 찾아왔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잊어 가던 감나무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내고, 옛날처럼 나뭇가지에 그네를 걸고 아이들을 데려다 태우기도 했지. 그해에 감이 꽤 많이 열렸어. 그래 봐야 고작 열댓 개 됐으려나.” 가을바람 깊어지고 다시 찾아간 백곡리 마을에서 만난 전병환(80) 노인은 10년 전의 상황을 천천히 돌아보며 이야기를 짚어 냈다. 전 노인도 한 해 내내 나무를 찾아와 수굿하게 촬영하던 박봉남 감독을 또렷이 기억했다. 촬영이 한창이던 그해 가을에 감이 얼마나 열리는지를 조바심 내며 기다리던 상황까지 돌아보았다. “아예 안 열리는 건 아니었어. 안 열리는 때도 있긴 했지만, 어떤 때는 가지 끝에 서너 알쯤 열리기도 했지. 지난해에는 열댓 개쯤 열렸는데, 올해는 하나도 안 열렸더구먼.” 공중파에 방영되면서부터 백곡리 감나무의 위상은 달라졌다. 인근 도로 곳곳에 세워진 ‘백곡리 감나무 찾아가는 길’이라는 큼지막한 안내판만 봐도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백곡리를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무 주위는 몰라보게 단정해졌다. 나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마침내 2008년 3월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졸저를 통해 나무의 존재를 알린 지 5년, 다큐 방영 후 2년 만의 일이다. 하마터면 베어질 뻔한 위기에 처했던 나무가 당당히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당시 문화재청에서는 백곡리 감나무의 나이를 450년쯤으로 추정했다. 대개의 감나무가 200년 혹은 250년 정도 사는 것에 비하면 무척 오래된 셈이다. 게다가 줄기 둘레는 5m 가까이 될 정도로 굵으며, 키는 무려 28m까지 솟아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감나무임이 틀림없다. ●소똥이나 그네 뛰는 아이들이 있어야 “감나무는 사람이 곁에 자주 다가가야 잘 크는 나무야. 소도 붙들어 매고, 두런두런 사람이 모여서 그네도 뛰어야 하지. 소똥이나 사람들의 수런거림이 죄다 좋은 거름이지. 그래야 감에 단맛이 드는 법이야.” 나무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레 사람과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이야기다. 똑같이 자연의 한 부분인 사람과 나무는 결국 서로 부대끼며 살아야 서로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자연주의적 삶의 깨달음이다. 4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람의 입맛에 충실한 열매를 맺느라 온힘을 바친 한 그루의 늙은 감나무는 이제 생식 능력이 고갈돼 더 이상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나무로 남았다. 무릇 이 땅의 모든 감나무들이 가지마다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 이 계절, 백곡리 감나무는 열매가 아니라, 나뭇가지 사이에 지은 허공에 사람살이의 흔적을 음전하게 담았다. 감이 안 열려도 열매보다 풍성한 사람살이의 열매를 담고 서 있는 이 땅에서 가장 풍요로운 감나무의 가을 풍경이다. 감나무의 뒤늦은 존재감처럼 남기를 100회에 걸쳐 ‘사람과 나무 이야기’를 애독하신 독자들께 감사드립니다. 감나무의 뒤늦은 존재감처럼 이 칼럼을 통해 보여 드린 여러 나무에 대한 느낌이 지금보다 더 오래 마음 깊숙이 머무르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글 사진 의령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남 의령군 정곡면 백곡리 576. 남해고속국도의 함안나들목으로 나가면 곧바로 나오는 돈산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넓게 펼쳐진 들녘을 따라 3.6㎞ 가면 악양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다시 좌회전해 마을로 접어든 뒤 유곡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법정로라고 부르는 지방도로 1011호선을 타고 4.3㎞쯤 가면 오른쪽으로 백곡리 입구가 나온다. 갈림길에 ‘백곡리 감나무’ 찾아가는 길 안내판이 두어 번 나온다. 백곡리 마을 어귀의 길 왼편에 나무가 있다.
  • 베풂을 가르친 건축가 김원철의 어머니

    베풂을 가르친 건축가 김원철의 어머니

    10년 전, ‘러브 하우스’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돕던 건축가 김원철(49)은 요즘 캄보디아 등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고통받는 제3세계 국가들을 돌아다니며 집을 짓는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을 고민하게 된 건 어머니 장윤자(72)씨의 가르침 때문이다. 2일 밤 10시 40분 EBS의 ‘어머니 전’에서 건축가 김원철의 어머니를 만나본다. 방 한 칸에 시부모를 모시고 시동생들과 함께 살았던 어머니는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서울로 이사를 왔다. 밤낮 없이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시댁 식구들은 자신만 쳐다볼 뿐, 누구도 일을 돕지는 않았다. 머릿속에 든 지식은 아무도 가져갈 수 없다고 생각한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도 김원철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학원에 보냈다. 어머니는 또한 늘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흘러가는 물이라도 떠 줘야 공이라고 생각을 한단다. 얻어먹는 사람이 되지 마라. 얻어먹는 사람이 제일 불쌍해.”란 말을 지금도 김원철은 간직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서울 미아리 일대에서 스테인리스 빗과 화로를 만드는 조그마한 공장을 운영했던 어머니는 재료값과 직원 월급을 꼬박꼬박 챙겼다. 공장 문을 닫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재료 업체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재료값을 가져가라고 말했을 정도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코쿠 기차 여행

    시코쿠 기차 여행

    매일 서너 시간씩 꼬박 기차를 탔다. 명승지가 많은 도시도 갔고, 역장 없는 간이역도 들렀다. 오솔길처럼 난 숲 속을 한 량짜리 기차로 달릴 땐 거의 창문에 매달려 갔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로 본전 뽑고 돌아온 시코쿠 기차 여행.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동미 취재협조 럭키투어 02-734-6656 4박5일간의 느린 여행 기차여행에는 비행기나 배로 하는 여행과는 다른, 막연한 낭만이 있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릴 때, 생각은 아무런 제약 없이 쑥쑥 커지고 상상이 되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알랭 드 보통 역시 <여행의 기술>에서 ‘모든 운송 수단 가운데에서도 생각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기차일 것’이라고 썼다. ‘열차 밖의 풍경은 안달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그러면서도 사물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며’ 영감을 준다. 한가로운 논과 밭을 옆에 두고 달리면서 나의 생각들도 적당한 속도로 함께 달렸다. 2년 전에 왔던 시코쿠의 늦겨울을 기억해냈고, 폭염이 쏟아지는 시코쿠의 여름 속에 사람들은 모두 거리에서 사라졌다. 돌아다니느라 땀을 흠뻑 흘리고 올라탄 시코쿠의 열차는 시원한 여유와 휴식을 제공하며 다음 목적지로 데려다주었다. 4박5일 동안 기차를 타고 시코쿠에 있는 네 개의 현들을 모두 밟아 봤다. 시코쿠는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주요 섬 중 가장 작은 섬이지만, 섬 안에 네 개의 현(우리나라로 치면 도)이 있는 큰 섬이다. 때문에 네 개의 현을 다 다니려면 여간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도 ‘올 시코쿠 레일 패스’가 있어 더욱 살뜰히 돌아볼 수 있었던 여행이다. 올 시코쿠 레일 패스는 JR 노선뿐만 아니라 지역간 특급열차와 기타 사철, 전차 등을 정해진 기간 내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다. 2일, 3일, 4일, 5일짜리 패스 중 자신의 일정에 맞게 선택해 원하는 지역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면 된다. 한두 여행지에서 충분히 머무는 게 목적인 사람보다는 다양한 열차를 타고 시코쿠의 작은 마을들을 만나 보고픈 여행자에게 더 유용하다. 한 칸짜리 카이요도 하비 열차를 타고 좁은 숲속 길과 작은 마을의 간이역들을 지난 시간은 이번 기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덜커덩거리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과거의 시간 속으로도 다녀왔고, 무인역에서 일하는 개암나무 할아버지도 만났으며, 고치에 사는 요괴들도 만나고 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고토히라에서 고토덴 열차를 타고 리츠린 공원에 도착하는 중 2 오보케협곡을 따라 30여 분간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 3 세토내해의 드넓은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시즈치 특급열차 4 작은 간이역들과 깊은 산속 길을 달려 도착한 오보케역의 풍경 5 고토히라구 신사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비석들. 신사에 헌금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비석들이다 6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도카와역 ▶travie info * 시코쿠 가는 방법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가가와현)와 마쓰야마(에히메현)로 가는 직항편을 일주일에 3회 운영하고 있다. 마쓰야마로 가는 항공편은 화·금·일요일, 다카마쓰로는 화·목·일요일에 출발한다. 다카마쓰로 입국하고 마쓰야마에서 출국하는 일정(그 반대)도 가능하다. 인천에서 소요시간은 각각 1시간 30분여 정도다. * ‘올 시코쿠 패스’란? JR뿐만 아니라 기타 사철 및 지역철도도 이 패스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한 칸짜리 특급 열차에서 전차, 지역간 특급열차 모두 탑승 가능하다. 자유석은 물론 패스를 이용해 좌석을 미리 지정할 수도 있다. 시코쿠의 다카마쓰역, 마쓰야마역, 도쿠시마역, 고치역 내 관광안내소와 간사이 우메다역에서 여권을 제시하고 판매 신청서를 작성하면 바로 구입 가능하다. 한국판매점 럭키투어 02-734-6656 www.tourismshikoku.kr 가격┃어른┃2일 패스 6,300엔, 3일 패스 7,200엔, 4일 패스 7,900엔, 5일 패스 9,700엔 어린이┃2일 패스 3,150엔, 3일 패스 3,600엔, 4일 패스 3,950엔, 5일 패스 4,850엔 칙칙폭폭 첫째 날 다카마쓰에서 시작하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인천에서 바로 도착하는 가가와현의 다카마쓰 공항이나 에히메현에 있는 마쓰야마 공항을 통해 시코쿠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번 여행은 다카마쓰에서 시작해 에히메현의 마쓰야마시를 거쳐 고치현의 시만토 강을 건너고,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협곡을 지나 고토히라에서 머문 뒤 다시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루에 꼬박꼬박 3~4시간 이상 기차를 탔는데, JR기차를 포함해 호빵맨 열차, 피규어로 장식된 가이요도 하비 트레인, 사방이 뚫려 있는 토롯코 궤도열차 등 다양한 기차들로 갈아탔다. 게다가 내리는 역에서는 타고 온 기차 노선의 이름이 적힌 호빵맨 도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심지어 기차 안에서도!), 꼬마들은 당연히 좋아하거니와 어른들도 꾹꾹 도장을 찍는 게 그리 유치한 행동은 아니었다. 어차피 여행은 평소에 하지 않는 일탈과 엉뚱함과 자유를 위한 시간 아닌가. 그래서 읽던 책 맨 뒤 페이지에 나도 호떡만큼 큰 호빵맨 도장을 꾸욱 찍고 다카마쓰역에 내렸다. 다카마쓰시가 있는 가가와현은 400년이 넘은 리츠린 공원과 연간 수백만명의 참배객이 찾는 고토히라 궁, 세토대교 부근에 위치한 세토우치 미술관 등 볼거리가 풍부한 여행지다. 특히 다카마쓰항에서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나오시마섬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중 미술관과 베넷세 하우스 등 섬 전체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예술품으로 꾸며진 ‘아트의 섬’으로 유명하다. 가가와현에서 하루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나오시마 섬을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다카마쓰 시내에서 머문다면 다카마츠츄오 상점가는 필수 코스다. 총길이 2.7km에 이르는 일본에서 가장 긴 아케이드 상점가로, 이 안에는 무려 800여 개에 달하는 상점과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워낙 상점가가 거대하다 보니 안에는 다시 8개의 개성 강한 쇼핑거리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거리가 마루가메마치 상점가다. 20년에 걸쳐 단계별로 정비해 온 이 거리는 오래된 일본의 상점가를 되살리려는 사업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유리로 천장이 만들어진 아케이드는 더위와 추위를 막아 주고, 날씨에 관계없이 돌아다닐 수 있어 편리하다. 루이비통 매장까지 들어선 이 상점가의 한 이자까야에서 닭다리 구이와 맥주를 마시며 첫날밤을 보냈다. 다카마쓰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닭다리 구이인데, 어미 닭다리 구이와 새끼 닭다리 구이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살이 연하고 야들야들하면서도 독특한 후추맛이 나는 영계 닭다리 구이와 기린 생맥주를 마시니 일본 여행이 달착지근하게 감겨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이시즈치 열차 앞 기차 안내원 2 현재 일본에 12개밖에 현존하지 않는 에도시대 이전에 건축된 천수의 마쓰야마 성 3 이마바리역 내에 위치한 자이언트 스토어 4 에히메현의 도고온천역 앞에 있는 봇짱 가라쿠리 시계. 매 정시마다 시계탑이 열리고 <봇짱>의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5 정겨운 마을과 숲속 오솔길을 달리던 한 량짜리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칙칙폭폭 둘째 날 봇짱열차 타고 과거로 다카마쓰 ▶▶▶ 마쓰야마 도고온천 다카마쓰에서 마쓰야마로 가는 특급열차 ‘이시즈치’는 시코쿠섬 북서부의 세토내해를 굽이굽이 돌아간다. 창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와 경사면을 따라 자리한 마을의 경치를 기차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코스다. 구루시마 해협 근처에 있는 아마바리역에 잠시 내려 구루시마 해협의 대교와 시마나미 바닷길도 헤아려 본다. 시마나미 해도는 이마바리와 히로시마현을 9개의 다리로 잇고 있는 해도로, 약 70km의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사이클링 명소로도 손꼽힌다. ‘사이클링의 성지’답게 이마바리역 옆에는 유명한 스포츠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자이언트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 일본 전역에 있는 8곳의 자이언트 스토어 중 최초로 렌탈 사이클 서비스를 선보이는 이곳에는 전문장비와 샤워룸까지 갖추어져 있어 사이클링 루트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사람들은 이곳에서 크로스 바이크와 헬멧을 대여해 ‘선라이즈 이토야마’로 먼저 간다. 60번째 사이클링 터미널인 이곳에 구루시마 해협 대교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카페가 있기 때문이다. 에히메현의 최대 도시인 마쓰야마에서는 도고온천을 빼놓을 수 없다.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1894년에 건축된 도고온천의 본관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목욕탕 ‘아부라야’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고,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봇짱(도련님)>에도 등장한다. 저녁 무렵이 되자 유카타를 입고 수건을 든 사람들이 온천 앞 거리를 활보한다. 그 풍경이 시계를 되돌려 19세기로 돌아간 듯 낯설고 옛스럽다. 마침 봇짱 가라쿠리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며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튀어나왔고,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 울렸다. 나는 마쓰야마에서 봇짱열차를 타고 과거로 가고 있었다. 칙칙폭폭 셋째 날 호빵맨, 피규어와 함께 고치 ◀◀◀ 마쓰야마 아침 일찍 마쓰야마에서 우와지마로 가는 특급열차 ‘우와카이’에 올랐다. 특급열차들은 속도가 빠르고 편안했지만 셋째 날까지 타고 온 열차들이 비슷비슷해서인지 기차 여행에 대한 감흥도 점차 떨어지고 있었다. 그나마 이번에 탄 호빵맨 오렌지 열차가 동심 어린 볼거리를 던져 준다. 호빵맨 열차는 이 만화를 그린 야나세 다카시 작가가 고치현 출신이라 시코쿠에서 운행하는 열차노선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다행히 호빵맨 열차 뒤에 탄 카이요도 하비트레인부터 풍경은 완전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푹푹 찌던 날씨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 비를 뿌렸다.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일본 피규어 제조회사인 ‘카이요도’사의 피규어들을 차량 안팎에 디자인한 기차인데, 달랑 한 량짜리 열차라는 점이 특이했다. 한 량짜리 기차에 기관사는 세 명이다. 앞에 두 명, 뒤에 한 명이 앉아 운전을 한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철로가 미끄러워 열차는 경사면을 오르지 못했다. 기관사들이 내려 철로 위에 모래를 뿌려놓고 다시 조심스럽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기차를 몰았다. 그 숲 속에서 예고 없이 15분 정도가 흘렀다. 멀리서 나란히 달리던 논과 평야는 어느새 사라지고, 고치현의 산속 작은 마을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작은 마을과 간이역을 촘촘히 지나면서 비를 맞은 풍경은 더욱 싱그러운 녹색으로 진해졌다. 깊은 산속에서 흘러나와 도사만으로 흘러가는 시만토강이 모습을 드러냈고, 시만토강이 내려다보이는 마을 휴게소에서 이 지방에서 나는 재료들로 만든 소박한 점심도 먹었다. 도카와역에서 일행은 도롯코 열차로 갈아타고 여정을 이어간다. 이번엔 두 량짜리 열차다. 뒤에 달린 칸은 그나마 창문도 없다. 사방이 다 뚫린 기차는 터널과 숲속 길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달렸다. 비가 들이쳤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앞 칸으로 피하지 않았다. 시만토강을 내려다보면서 달리는 이 절경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도롯코 열차가 우쓰이가와역에 섰고 그곳에서 일행은 카이요도 하비관과 갓파관을 둘러보았다. 카이요도 하비관은 2009년에 폐교가 된 우쓰이가와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으로, 카이요도사의 역사와 피규어 콜렉션을 모아 놓은 곳이다. 세계적인 프라모델들과 최신 피규어, 공룡, 미소녀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피규어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름부터 생소했던 갓파관은 쉽게 말하면 일본에서 전래되어 오는 상상의 동물 ‘갓파’를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시코쿠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갓파는 머리에는 접시, 손과 발가락에는 물갈퀴가 달렸고 입이 튀어나온 요괴인데, 인간의 나쁜 액을 막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시코쿠의 내륙에는 깊은 산과 계곡이 많아서인지 산마을마다 전해 내려오는 요괴도 많다. 요괴 인형은 식당 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가 하면, 사물함에도 붙어 있다. 마음 한켠에는 요괴에 대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요괴들을 정겨운 이웃처럼 여기는 사람들의 태도가 인상 깊게 남았다. 1 폐교가 된 초등학교의 체육관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 카이요도 하비관 2 개구리와 원숭이를 합쳐 놓은 듯한 상상의 동물 갓파를 다양한 조각과 캐릭터로 전시해둔 갓파관 3 기차 안 한켠에 공룡과 다양한 캐릭터의 피규어들을 전시해둔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 4, 6 열차의 외관과 내부가 호빵맨과 그 친구들로 그려진 호빵맨 열차 5 지난해 7월 카이요도 하비관의 개장과 함께 1년간 운행하기로 했던 카이요도 하비 트레인은 지역 주민들의 호응이 좋아 1년 더 연장 운행 중에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칙칙폭폭 넷째 날 비경을 가르는 도산선 루트 코토히라 ◀◀◀ 도쿠시마현의 오보케 ◀◀◀ 고치 시만토강을 굽어보고 고치를 거쳐 오보케 협곡을 지나는 JR 요도선과 도산선 루트는 이번 기차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아름다운 길이었다. 고치의 자연 비경과 순박한 사람들을 고스란히 만나는 길이라 더욱 생동감이 넘쳤다. 오보케역에 내리니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역장 모자를 쓰고 앞니가 두 개뿐인 남자 형상의 나무 조각상이 서 있다. “오보케역은 무인 간이역입니다. 도착하신 분들이 이곳에 아무도 없어 쓸쓸할까 봐 마을 사람들이 개암나무로 역장 할아버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 위에 보시면 위임장도 보이시죠? 고나키 할아버지는 작년 7월부터 이 역으로 출근을 하고 계신데요, 아직 한번도 안 나온 날이 없으시답니다.” 마을 관계자의 말을 듣고 보니, 고나키 역장의 표정이 마치 ‘어서 오십시오’하고 말하는 듯했다. 역 안에는 역무원 모자를 쓴 개의 사진도 걸려 있었는데, ‘고오타로’라 불리는 이 개는 매주 일요일마다 이곳에 출근해 고나키 역장 할아버지의 일을 돕는다고 했다. 이 정겨운 스토리에 나는 오보케 마을을 보기도 전에 마음을 빼앗겼다. 무인역 하면 아련히 떠오르는 쓸쓸함을 이 마을에선 찾아볼 수 없다. 오보케역에서 보이는 빨간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 지역은 오보케와 이야 마을로 나뉘는데, 우리가 들어선 곳은 이야 마을쪽이었다. 역 바로 앞에 있는 보께마트에서는 주인 유키코 아주머니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일행을 맞는다. 이 마트에서는 이야 마을에서 만드는 식료품들을 살 수 있는데, 겉이 매우 딱딱한 이와 두부와 이 마을에서 만든 녹차 등을 쉴 새 없이 권하신다. 훈훈한 이야기만큼 후한 인심과 정이 뚝뚝 묻어나는 마을이다. 일본에서 3대 비경으로 꼽히는 이야 계곡은 츠르기산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강의 물줄기가 시코쿠 산지를 날카롭게 파헤치며 20km에 걸쳐 이어진다. 우리는 2억년 전의 지층인 함력편암이 바위와 절벽을 이룬 오보케 협곡 아래의 강줄기를 따라 30분 동안 뱃놀이를 즐겼고, 덩굴나무를 엮어 만든 흔들다리 ‘카즈라바시’도 건넜다. 10여 미터 아래의 계곡물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길이 45m의 이 다리를 건너는 것은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영원히 건너지 못할 다리처럼 여겨졌으나, 거의 울다시피 하며 겨우 건넜다. 어쨌든 짜릿한 스릴을 느끼기에는 최고다. 신선한 가다랑어를 통째로 꼬치에 끼워 구운 것을 사람들이 핫도그처럼 들고 다니며 먹는 모습도 신기했다. 오보케의 마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이다. 오보케 협곡에서 뱃놀이와 다리 건너기로 기력을 소진한 채 난푸 20호를 타고 고토히라에 도착했다. 온천 호텔에 머물며 낮의 피로를 풀고 싶었으나, 온천욕은 밤으로 미루고 고토히라구에 먼저 올랐다. 일본에서 2대 신사로 꼽히는 이곳은 ‘곤피라산’이라 불리는 수호신을 참배하기 위해 일본 전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 참배길은 사람이 못 오면 개의 목에 돈을 달아 대신 보낼 정도로 유명했고, 일생에 한 번은 참배하고 싶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785단의 긴 돌계단을 오르면 고혼구에 이르며, 여기서 583단의 계단을 더 오르면 최종 목적지인 오쿠샤에 다다른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부적을 사고 소원을 빈다. 탁 트인 사누키 평원과 평원 위에 우뚝 솟은 사누키 후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그 소원이 사누키 평원을 지나 후지산에도 닿기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다. 1 무인역인 오보케역에서 고나키 역장을 도와 일요일마다 역으로 출근을 하는 고오타로 강아지 2 덩굴나무만을 엮어 만든 카즈라바시 다리 3 오보케 협곡 유람선 표를 파는 지역 휴게소 내의 음식점 한켠에는 고치현에 사는 요괴 인형이 놓여 있다 4 고토히라구의 고혼구 부근에 세워져 있는 석등 5 오보케역에서 승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개암나무로 만든 고나키 역장 6 고토히라역에서 내리면 유난히 낡은 상점과 집들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운치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1 이야 계곡 주변에는 카케나가시 원천의 노천탕을 갖춘 온천도 여러 곳 있다 2 100여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야마을의 오보케역에 놀러나오신 동네 할머니 3 이야마을로 시집 와 51년째 살고 있는 보께마트의 유키코 아주머니. 마을에서 직접 딴 고추 바구니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4 고토히라 신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길거리의 작은 사물함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미주통신] 美 CIA 보유한 ‘로봇모기’ 그 끔찍한 미래

    “어느 국가의 대통령 집무실. 살짝 날아온 로봇모기는 대통령의 목에 앉아 눈치를 채지 못하게 피를 빨아 DNA를 완벽히 분석하고 도청은 물론 정교한 장치의 눈으로 온갖 기밀문서를 다 촬영한 다음 유유히 날아간다.”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러한 로봇모기, 이른바 마이크로 드론(Micro Drone)이이미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70년대부터 개발해 왔었다고 미국에서 발행되는 잡지 ‘아틀랜틱’ 11월호가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2007년 베네사 앨러콘이라는 대학생이 반전 데모에 참가할 시 그 현장에서 헬리콥터 모양의 작은 잠자리 같은 물체를 목격했다. 그녀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살아 있는 곤충이 아니었다.”라고 주장한 바 있으며, 그 현장에 함께 있던 한 변호사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 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미 지난 2006년 플라이트 인터내셔널(Flight International)지는 “CIA가 지난 70년대부터 이러한 마이크로 드론을 개발해 왔으며 지난 2003년 이후 CIA 본부에 이들 모형(mock-up)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직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앨런 러브조이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장치는 굉장히 먼 거리에서도 조종할 수 있으며 카메라와 마이크로폰을 장착하고 모기처럼 피를 빠는 것은 물론 추적을 위해 마이크로 칩을 주입할 수도 있으며, 아무도 모르게 집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은 이러한 DNA 분석 기술과 게놈배열 정보 기술이 합쳐진다면, 특정인의 신체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 로봇무기는 특정인에게만 듣는 약물을 주입하여 아무도 모르게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고 아틀랜틱지는 밝혔다. 현재는 이러한 바이오 기술과의 조합이 상상이기는 하지만 2015년이면 바이러스학자들이 인간 게놈배열 정보를 마음대로 디자인 할수 있어 얼마든지 이론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깔깔깔]

    ●예찬 1 어느 뜨거운 불판으로 너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며 내게 다가왔다. 너는 나를 향긋함으로 유혹하고 나는 너를 뜨거움에서 뒤집어 주며 그렇게 우리의 사랑을 불태웠다.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은 때론 너무도 간절하여 내 가슴은 저 불판처럼 새카맣게 타 버리곤 했다. 내가 스무 살이 될 무렵 너는 내게 너의 벗을 보여 주었지. 유난히 매끈한 몸매에 매력적인 초록 옷을 걸친 그와의 눈 맞춤 7번 그의 이름은 소주란다. ●난센스 퀴즈 ▶얼굴이 못생긴 여자가 가장 좋아하는 말? 마음이 고와야 여자다.
  • [단독] 로또 1등 26억원 당첨자 직접 만나보니…

    [단독] 로또 1등 26억원 당첨자 직접 만나보니…

    경제가 긴 불황의 늪에 허덕이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서민들이다. 이들의 돌파구 아닌 돌파구는 바로 일확천금을 위해 로또같은 기적의 꿈을 찾아 몰리는 것. 이같은 ‘불편한 현실’속에서도 매주 ‘814만 분 1’로 통하는 그들은 매주 탄생한다. 지난주 517회차 1등에 당첨된 행운의 남자를 당첨금 수령 직후 어렵게 만났다. 그는 자신을 충청도에 사는 40대 가장이라고 소개했다. 지난주 로또 1등 당첨금은 총 132억원으로 5명의 당첨자가 약 18억원(세금 제외 실수령액) 씩을 나눠가졌다. -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 하는 행운을 얻었다. 당첨되는 순간 기분은 어땠나?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뻤다. 상기된 얼굴로 옆방에 있던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막 소리를 질러 손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웃음) 베란다에 나와 둥근 달을 보며 담배 한대를 피워 물고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오는구나 싶어 혼자 웃었다. - 당첨금은 언제 어떻게 수령했나? 지난주 토요일 저녁 당첨된 사실을 안 이후 잠이 안오더라. 주말 밤새 뒤척이다 월요일 아침 당첨금 수령을 위해 서울행 기차에 올랐다. 마음이 급해서인지 서울역에 내려 차도 안타고 바로 서대문에 있는 농협 본사로 걸어서 찾아갔다. 마침 도착시간이 점심시간으로 담당 직원들이 없어 안내데스크에서 밥도 못먹고 초초하게 ‘길고 긴’ 1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당첨금을 수령했다.        - 당첨금을 수령한 순간 기분이 어떻던가? 사실 당첨금을 받으러 오기 전 걱정이 많았다. 항간의 소문으로 농협본사 앞에 깡패들이 진을 치고 기다린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웃음) 은행에서 받은 거래내역확인서에 당첨금이 정확히 ‘2,659,057,725원’이 찍혀 있었다. 세금을 제외하고 내 통장에 18억원이 꽂히자 그제야 실감이 났고 마음이 홀가분 해 졌다. - 소위 ‘인생역전’이 됐는데 과거 생활은 어땠나?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 후 제대로 밥벌이를 하지 못해 어렵게 살아왔다. 현재는 계약직(일용직) 직원으로 이제 가슴 펴고 살수 있게 됐다. - 당첨되기 전 좋은 꿈이라도 꿨나? 한 1주일 전부터 과거 교통사고를 당하는 순간의 악몽을 자주꿨다. 꿈은 반대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 당첨된 사실을 주위 사람들도 아는가? 다른 사람들이 알면 큰일나게?(웃음) 아내 이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 평소 로또는 얼마씩 어떻게 구매했나? 실제 로또를 꾸준히 산 것은 1년 밖에 안됐다. 1주일에 2만원씩 모두 수동으로 구매했으며 나름대로 인터넷을 통해 로또 번호도 연구했다.(웃음) 1년간 4등에 1번, 5등에 3-4번 정도 당첨됐으며 이번 1등 로또는 추첨 당일 오후 평소 잘 안찾던 편의점에서 구매한 것이 덜컥 당첨됐다. - 당첨금 18억원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빚부터 갚고 평생 편안하게 보낼 집 한채 살 예정이다. 아직 당첨된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아무일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생활할 것이다. 이 기회를 통해 꼭 밝히고 싶은 것은 오랜시간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에도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를 위해 남은 인생을 살 것이다. 글=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사진=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시리아 300명 사망 ‘핏빛 휴전’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가 시작된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째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대규모 충돌이 발생해 사망자가 3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과 최대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연합군(FSA)은 앞서 26일부터 나흘간 임시 휴전에 합의했으나 계속되는 충돌로 사실상 휴전은 파기됐고 시리아 사태 해결도 어렵게 됐다. 시리아인권관측소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휴전은 끝났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8일 전했다. 이날도 시리아 곳곳에서 정부군 전투기의 폭격과 정부군·반군의 교전 등으로 사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전날 시리아 전역에서 차량 폭탄테러와 양측의 교전 등으로 민간인 47명, 정부군 36명, 반군 31명 등 모두 114명이 사망했다. 휴전 첫날인 26일에도 민간인 53명 등 모두 146명이 숨져 이틀간 26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흘째인 28일 예상되는 사망자 수까지 합하면 3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FSA 알레포 사령관 압델 자바르 알오카이디 대령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어 조치만 취했을 뿐 휴전 약속을 깨지 않았는데도 일부 전선에서 정부군이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정부군에 돌렸다. 반면 정부군 측은 “무장 테러 단체의 선제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반군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희생제 연휴 기간 동안 이라크 전역에서도 시아파 무슬림을 겨냥한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22명이 숨지고 65명이 다쳤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수니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마틴 코블러 유엔 특사는 “신자들을 겨냥한 테러 행위는 끔찍하고 극악무도한 범죄”라고 비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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