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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여름 뮤지컬, 신작 3편 감상해 보니

    쏟아지는 여름 뮤지컬, 신작 3편 감상해 보니

    뮤지컬 시장이 6월 중순부터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대극장 뮤지컬만 10편 가까이 같은 기간에 맞붙으며 뮤지컬 전용 극장은 빈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흥행이 검증된 작품의 재공연뿐 아니라 신작들이 쏟아진다는 점에서 여름 뮤지컬 시장의 성장세를 엿볼 수 있다. 대형 공연기획사들의 진검승부에서 ‘데스노트’와 ‘체스’,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먼저 뚜껑을 열었다. ‘데스노트’ - 괴물 보컬 웨스트엔드 무대를 밟은 홍광호와 그룹 JYJ의 김준수는 ‘데스노트’(씨제스컬쳐)에서 다시 한 번 이름값을 증명해 냈다. 앞서 도쿄 초연에서 다소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은 프랭크 와일드혼의 넘버는 홍광호의 ‘꿀성대’와 김준수의 금속성 보컬 덕에 한층 드라마틱하게 살아났다. 연극성이 강한 연출에서 두 배우의 연기력도 빛을 발했다. 홍광호는 똑똑한 고교생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손에 넣고 폭주하다 자멸하는 과정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죽음’(엘리자벳) ‘드라큘라’ 등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김준수는 기괴한 이미지의 천재 탐정 엘(L)이 맞춤옷이나 마찬가지였다. 일본 만화 ‘데스노트’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건 현대사회에 팽배한 허무주의, 정의와 선악에 대한 철학적 논쟁, 반전을 거듭하는 두뇌 대결 등의 요소 덕이다. 이 모두를 3시간 이내의 뮤지컬에 담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엘의 추리에는 중간중간 비약이 보였고, 라이토와 엘의 대결도 원작만큼 치열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판타지와 로맨스가 넘쳐나는 대형 뮤지컬 시장에 음울함과 냉소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강홍석은 라이토를 이용해 인간 세계를 희롱하는 사신 류크의 캐릭터에 대한 이해력이 높았다. 라이토를 사랑하는 아이돌 가수 미사 역의 정선아와 미사를 지켜주는 사신 렘 역의 박혜나도 비교적 짧은 분량에서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러나 뮤지컬계 최고 디바인 두 배우가 보조적인 역할에 머문 점은 아쉽다. 일본 공연을 수정 없이 가져온 탓에 일본 만화를 보는 듯 유치한 장면도 몇몇 보인다. 8월 15일까지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체스’ - 낯선 끌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등의 작사가 팀 라이스가 만든 ‘체스’(엠뮤지컬아트)는 브로드웨이에서 두 달 만에 막을 내린, 크게 성공한 작품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체스 챔피언 프레디와 러시아의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의 맞대결을 냉전이라는 맥락 속에서 그려낸 ‘체스’는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는 낯설고 독특한 소재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런 ‘체스’에 도전한 건 ‘삼총사’ ‘잭 더 리퍼’ 등 외국 뮤지컬에 대중성을 더해 성공시켜 온 왕용범 연출이었다. 뚜껑을 연 ‘체스’는 시각적인 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했다. 서숙진 디자이너는 체스의 고향인 이탈리아 마로스티카 마을을 옮겨 놓은 무대세트 위에 영상을 투사해 매끄러운 공간 이동을 구현해 냈다. 중세 이탈리아의 성벽은 눈 깜짝할 사이에 체스 세계챔피언십이 열리는 태국 방콕과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국 등 세계 각국으로 변신했다. 3m가 넘는 체스의 말을 들고 펼치는 앙상블의 군무도 신선한 광경이다.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물들을 사각의 핀 조명 아래 가둬 놓는 연출도 체스라는 소재와 절묘하게 맞물린다. 그러나 첩보물을 방불케 하는 스토리의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건 단조로운 구성이다. 극과 넘버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맞물리지 못하고, 한 장면이 끝나면 넘버가 2절까지 이어지는 뻔한 패턴이 반복된다. 흐름이 예측 가능한 탓에 극이 축축 처진다. 아나톨리가 프레디의 조수 플로렌스와 사랑에 빠지고, 아내와 조국마저 버린 채 미국으로 망명하는 과정도 급작스럽게 전개돼 설득력이 떨어진다. 7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시카고’ - 원조 파워 ‘시카고’(신시컴퍼니)는 국내 공연계의 베스트셀러다. 그만큼 익숙한 작품이지만, 1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리지널 팀에게는 ‘오리지널’만의 매력이 충분했다.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재즈 선율에 담은 ‘가장 미국적인’ 뮤지컬에서 미국 배우들은 관객들을 브로드웨이를 여행하는 것 같은 환상으로 끌어들인다. 놀라운 유연성을 갖춘 배우들은 다리를 일(一)자로 찢으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길쭉한 팔다리와 탄탄한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관능적인 몸짓은 시선을 단번에 붙잡았다. ‘올 댓 재즈’ 같은 명곡을 원어로 듣는 즐거움에 미국식 유머를 다양한 글씨체로 표현한 재기발랄한 자막이 재미를 더한다. 남편을 총으로 쏴 죽이고도 ‘무죄’를 외치는 여죄수들의 뻔뻔함도 배우들의 매력 때문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테라 매클라우드(벨마 켈리 역)와 딜리스 크로만(록시 하트 역)의 기량은 물론 출중했다. 그러나 섹시함과 뻔뻔함, 처연함을 오가는 입체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100% 표현하지는 못한 듯한 느낌이었다. 한국의 벨마와 록시인 최정원과 아이비의 기량이 결코 떨어지지 않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8월 8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북핵·다자외교 전문가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북핵·다자외교 전문가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천영우(63)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요즘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반도 통일 문제를 천착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북핵 및 다자외교 전문가인 천 이사장이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반도미래포럼은 북한과 동북아시아의 역내 동향을 분석하고 통일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전략을 연구하는 싱크탱크이다. 외교관 시절 군축·핵 비확산론자로 원칙을 중시하는 소신파였지만 회담장에선 유연성을 발휘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협상의 달인’이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하고 돌아오자마자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으로 떠나기 직전인 지난 18일 천 이사장을 서울 종로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한·일 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윤 장관이 일본에 간 것은 잘한 일이다.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출구를 찾아야 한다. 일본이 바뀌지 않더라도 우리가 손을 내밀어 현상을 타개해야 한다. 일본이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미래로 가는 발목을 잡도록 놔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이 밉더라도 일본과는 동북아 안보에 공통점이 많은 만큼 미래의 안보 도전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전략적 소통이 필요하다.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동침을 하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북한이 6·15 공동선언 발표 15돌을 맞은 지난 15일 ‘정부 성명’을 내고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어떻게 평가하나.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복잡한 조건을 붙이는 걸 보면 의지의 표현이 미흡하다. 지난달 북·중 접경지역을 여행하다 실종됐던 2명을 송환했는데, 그것 역시 큰 정치적 의미가 없다. 북한에서 잡고 있어 봐야 도움도 안 되고 그다지 관심도 없으니까 보내 주는 것이다. 과거에는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아 ‘장사’를 한 적이 있다. 그러면 전직 대통령이 북한에 들어가서 데려오기도 했다. 이제는 그런 ‘장사’가 잘 안 된다. 그리고 사람 돌려보내는 문제는 사실 북한이 우리에게 신세 질 일이 더 많다. 표류 등으로 북한 선박이 남한으로 오면 우리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다 돌려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 핵 문제가 큰 걱정이다. -북한 핵 문제는 우리 생존에 위협이 된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의 최대 위협이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20년 이상 지속되다 보니 국민들이 그 위협에 둔감하다. 계속 방치할 상황이 아니다. 핵불용 정책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핵무장한 북한과의 평화 공존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안위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선의나 자비에 의존하는 인질 사태가 돼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무장은 어느 수준인가 -아무도 모른다. 북한이 노리는 목표는 실제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믿도록 하는 것이다. 북한은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한·미 양국이 믿게 하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핵무기가 있든 없든 간에 있는 것으로 믿어 주면 실제로 없어도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만약 북한이 핵탄두를 6~8개만 갖고 있는데 국제 사회가 20개가 있는 것처럼 믿으면 실제 핵탄두 2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북한에 전략적 이익을 안겨 줘서는 안 된다. 북한은 플루토늄 수로 보면 5~6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론상 최대치를 꼭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우라늄 농축기술이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과 이란이 20년 이상 실제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지만 가동률은 20%밖에 안 된다. 너무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북핵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하나. -북한의 전략적 계산 공식을 바꾸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만큼 대북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 포괄적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5분의1도 안 된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수준의 제재 같으면 핵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제재 대상이 무기와 사치품에만 한정돼 있어 북한 대외무역의 10분의1도 안 된다. 국제사회가 이란에 가한 수준의 대북 제재를 결심하면 북한은 버틸 수가 없다. 중국이 외상으로 북한에 석유를 수출하는 것만 막아도 북한의 전략적 계산을 바꿀 수 있다. → 현재 한국과 미국 등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북핵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6자회담이 가장 좋은 틀이다. 하지만 지금은 외교적 해결을 위한 동력을 상실했다. 지금은 외교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북한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만큼 6자회담을 재개하더라도 효과를 거둘 수가 없다.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은 핵을 포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상의) 핵을 시비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앞으로 생산할 핵을 놓고 협상하자는 뜻이다. 때문에 기존 핵 보유를 정당화하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런 식이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연내 4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 -북한에 지금 중요한 것은 장거리 핵 운반 능력의 개발이다. 북한의 경우 많은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탓에 핵물질을 가급적 아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운반하는 미사일 발사 실험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미사일 발사의 가장 좋은 방법은 인공위성의 발사다. 인공위성 발사의 목적은 실제 인공위성이든 아니든 핵무기 운반능력을 높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은 폭압 정치에 의존하고 있다.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욱 폭압적이고 무자비하며 무모하고 더 예측불가능하고 더 위험하다. 앞으로도 불충(도전) 세력이 나오면 무자비하게 숙청할 것이다. 김정은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북한 군부에는 불만스러운 일이다. 군부는 무역회사·금융회사·건설사 등을 거느린 북한의 최대 재벌이다. 그런데 김정은 시대에 이를 노동당과 내각으로 옮겼다. 군부로서는 돈줄이 끊어진 것이다. 따라서 ‘핵·경제 병진 노선’은 북한 군부를 희생해서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인 탓에 군부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정은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가. -김정은 체제가 붕괴한다고 보는 것은 너무 안이한 판단이다. 김정은의 권력 장악력은 확고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의 폭압적 행태가 지도부를 불안하게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주민들에게는 불만을 해소해 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주민들과 스킨십을 많이 하는 등 인기주의 행보를 하는 점으로 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통치술이나 권력 장악력보다 김정은을 과소평가하면 정치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김정은을 높이 평가할 부분이 있다면. -농업개혁과 경제관리개선 조치 등 김정은의 개혁정책은 과거 어느 개혁조치보다 더 과감하고 폭이 넓다. 집단 농장에서 가족 농장으로 변화시킨 농업개혁은 가히 혁명적이다. 덕분에 식량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 수준에 이른 것 같다. 북한은 작년에도 가뭄을 겪었다. 100년 만의 가뭄인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식량이 모자란다는 얘기가 없다. 구체적 통계자료는 없지만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 인센티브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경제관리 개선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기업 경영에 자율권을 주는 이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 가시적 효과는 없지만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10만명의 인력을 내보내는 것을 보면 난국 돌파 의지를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시장경제를 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관계를 풀려면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24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북한이 천안함 폭침에 대해 책임을 인정해야 하고 다른 하나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압박 조치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핵무장 체력을 키우는 대규모 현금유입 수단만은 막아야 한다. 그런 만큼 5·24 조치 중 남북 대규모 현금거래와 관련이 없는 인적 교류 부문은 막을 필요가 없다. 이 문제는 천안함 폭침 인정 여부와도 관계없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5·24 조치의 부분 조정은 필요하지만 대규모 현금유입 가능 조치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오는 9월 중국 전승절에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김정은이 갈지 안 갈지는 알 수 없다. 중국도 전승절에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김정은이 간다면 전승절보다는 단독 방중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단독 방중이 어려우면 전승절에 갈 수도 있다. 김정은은 이런 이유와 북한의 내부 사정을 고려해 방중을 결정할 것이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시끌벅적하다. -우리가 AIIB에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굳이 미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지분과 발언권 확보 등의 상황을 미국에 설명하면 된다. 경제적 이해관계는 중국과 충돌할 일이 없다. 우리의 국익을 챙겨야 한다. (한국의 AIIB 참여에 우려를 표명한 것에 대해) 미국 외교안보팀이 오판했다. 사드 문제도 안보상 필요하면 하고 아니면 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 5000만 국민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사드가 군사적 효용성이 있으면 배치를 하고,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사드의 효용성은 어떻게 보나 -북한 핵의 선제공격을 무력화하거나 놓치는 미사일을 막는 데 미사일방어체계(MD)가 필요하다. 북한 미사일을 사드로만 잡지는 못한다. 미사일을 막는데 단층이든 다층이든 요격 확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핵미사일을 막는 요격미사일 패트리엇(PAC3) 단층막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드와 저고도미사일방어 등 복합 이중 미사일 방어망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PAC3 단층막의 요격 확률이 70%라면 (사드 등과) 결합하면 90%로 올라간다. 현재 재래식 탄두는 막을 수 있지만 핵폭탄이 떨어지면 몇만명의 대량 인명 살상이 일어난다. 대량 인명 살상은 막아야 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1994년 체결된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이행 차원에서 설립된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에 파견돼 근무한 데 이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임명돼 2년간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북핵 실무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로드맵으로 평가받는 ‘9·19공동성명’의 이행계획인 ‘2·13합의’를 이끌어내는 데도 핵심 역할을 했다. 195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천 이사장은 부산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1977년 외시 11회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유엔대표부 참사관과 국제기구정책관,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외교정책실장 등 정통 다자 외교라인과 영국주재 한국대사, 외교통상부 제2차관,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군축·비확산을 비롯한 안보정책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3년 국제 핵수출 통제기구 의장직을 수행하고 2004년 유엔 미사일 패널 위원으로 활약하면서 대량살상무기(WMD)의 비확산 분야에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 같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2006년 몬테레이 비확산전략그룹 위원과 2013년 아·태지역 비확산·군축 리더십네트워크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독박(讀博) 육아일기](14) 수능 성적표보다 가슴 떨렸던 아이 검진표

    [독박(讀博) 육아일기](14) 수능 성적표보다 가슴 떨렸던 아이 검진표

    지금껏 다른 사람에게 잘못한 일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그래도 살면서 이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 적도 없던 것 같다. 아기가 내 품에 찾아온 순간부터 미안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늘 미안했다. 엄마가 되면서 갖는 책임감이라는 것이 어쩌면 죄책감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이의 모든 것이 다 나만의 책임인 것 같았다 아이의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자마자 모유가 잘 안 나오고 아기가 젖을 제대로 못 무는 것이 당연한데도 나의 무엇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 심지어는 왜 아기가 쉽게 물지 못하는 가슴을 달고 살았는지 자책했다. 아기가 태어나고 한 70일 전후, 가장 극한의 시간을 보낼 때엔 하루종일 30~40분 간격으로 수유를 했다. 잠은커녕 밥 한 끼도 못 먹고 꾸벅꾸벅 졸면서 젖을 먹이는 와중에도 “내가 제대로 먹은 게 없어서 아기가 계속 배고파 하나보다” 걱정이 됐다. 일찍부터 피부에 트러블이 생긴 아기를 보면 임신했을 때 매운 음식을 먹어서 이렇게 된 건지, 커피를 마셔서 이렇게 된 건지. 어쨌든 좀 더 조심하지 못했던 엄마 탓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도 미안하다. 육아의 결과물이 숫자로 매겨지는 것이 아기의 몸무게였다. 나의 어깨를 가장 짓눌렀던 것이기도 하다. 정해진 시기마다 시행하는 영유아 검진이 마치 엄마의 육아 실력을 검증하는 고시 같았다. 고작 아기의 키와 몸무게, 머리둘레를 재고 육아 정보에 대한 조언을 듣는 검진인데 결과지를 받는 순간, 수능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들 때처럼 참담했다. 4개월 검진 때 아기는 키 하위 15% 몸무게 하위 18%였다. 100명 중에 뒤에서 15등이라는 말이었다. “정상 체중(3.15kg)으로 태어난 아기 치고는 작은 편”이라는 말이 가슴에 팍 꽂혔다. 그 날 일기에는 “충격”이라는 단어와 함께 “(지금까지의 육아가) 완전히 잘못된 것 같아 후회되고 마음이 무겁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9개월 검진 때는 성적이 더 떨어졌다. ‘뒤에서 5등’이라는 결과지를 받아들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키가 하위 5% 몸무게는 하위 12%였다. 의사 선생님이 아기의 몸무게를 늘리기 위한 조언을 해주는데 말 한 마디마다 “엄마가 그동안 뭘 했느냐”는 걸로 들렸다. 당시 몸무게가 8kg에서 몇 달이나, 아주 한참 동안 머물렀다. 17개월인 지금 겨우 9kg가 넘는다. 예방접종을 하러 병원에 갈 때마다 아기를 체중계에 올려놓기가 겁이 났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산후조리원 ‘동기’ 아기들이 쑥쑥 커나가는 것을 보면 움츠러들었다. 발달이 빠르고 너무 활동적이고, 밤에 잠을 잘 안 자는 아기여서 몸무게가 안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사들마다 별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혼자서만 아이를 보다 보니 제대로 먹이지도, 재우지도 못했다”는 자책이 쌓였다.  아기가 가장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먹는 것과 자는 것인데 그게 모두 나의 잘못된 육아방식 때문인 것 같았다. 100g도 늘지 않는 몸무게가 너무 초조하고 겁이 나 제발 이유식 한 숟가락씩만 더 먹어 달라고 갖은 애원을 했다. 그런데 겨우 입에 집어넣은 걸 툭 뱉어버리면 아무리 엄마라도 속에서 불이 났다. 한 번은 밥을 뱉고서 찡찡대며 매달리는 그 어린 아기의 엉덩이를 찰싹 밀어버린 적도 있다. 그 즈음 육아 카페에 고민 글을 여럿 올렸다. “제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걸까요?” “아기를 혼내는 저는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요” “너무 힘이 들어요” 지금봐도 참 암울한 제목들이다. 그래도 그렇게 글을 올리고 나면 비슷한 경험을 했던 엄마들에게 살이 되는 조언을 들었고 “힘내세요”라는 한 문장에 마음을 좀 다스릴 수 있었다. 새벽에 자다 깨서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래도 잘 진정이 안 될 때가 많다. 그러면 당장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 남편 눈치도 보였다. “도대체 애 하나 못 달래고 뭐하는 건가”라며 짜증을 낼 것 같았다. 우는 소리가 덜 들리도록 거실로 데리고 나와 “엄마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너라도 나를 도와달라”고 울부짖은 적도 있다. 모두가 깜깜한 새벽 4시, 그 때는 정말 이 세상 나와 아기 밖에 없었다. 나홀로 육아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외로움이었는데, 모든 책임을 나 혼자 지고 있다는 데서도 그 감정이 더해졌다. 책임감, 부담감을 나눌 곳이 없으니 아기의 모든 게 온전히 내 탓이라는 무게감이 너무 컸다. 때로는 힘들고 그래서 우울하지만 이런 감정을 아기에게 내비쳐서는 안 된다는 일종의 강박이 있었다. 아기의 정서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였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말도 못하는 아기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고 아기가 있는 앞에서 허공에 대고 소리를 질러대기도 했다. 그러고 나면 더 큰 후회가 밀려왔지만 말이다. 평소와 똑같이 울더라도 “역시, 내가 짜증내니 아기가 불안해서 더 우는구나”라고 생각됐다. 13개월쯤 정신 없이 소리를 질러대는 아기를 보며 그동안 스트레스를 감추지 못한 나의 탓인 것 같아 괴로웠다. 나중에 보니 그 시기 아기들의 비슷한 특징이었을 뿐이다. ●유리 같은 예민한 마음…알아주는 사람 없어 더 고독 이렇게 아기를 키우는 동안 내 마음은 아주 얇은 유리 한 장 같았다. 누군가가 아기를 향해 툭 던지는 말들이 쉽게 상처가 됐다. 나는 온 신경이 아기에게 집중돼 있고 모든 게 내 탓으로 여겨져 너무 무거웠는데, 남들은 쉽게 이야기하니 거부감부터 들었다. 아기 몸무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남편도 걱정이 되니 “영양제를 먹여보자”고 했는데 “역시 내가 먹이는 모유와 이유식으로는 부족하다는 거구나”하고 받아들였다. 특별히 더 유난스럽게 아이를 키운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남들보다 덜 신경을 써준 것 같은 미안함까지 보태져 있었는데 누군가 “아기한테 너무 집착해서 더 힘들어한다. 편하게 키워라”라고 말하면 말이 전혀 안 통하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편하게 키워도 먹고 자는 것에 소홀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일부러 갖지 않으려고 해도 달려오는 죄책감인데 편해지라니 한참 힘이 들 때에는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나마 도와주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만큼 간섭하는 사람들도 적어서 한편으로는 편한 쪽에 속하기도 했다. 육아 카페에서 시댁이나 친정 부모들의 육아 간섭에 부딪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간접 경험이지만 너무 답답했다. 내 아기를 누구보다 생각하는 것도 바로 엄마인 나고, 제일 잘 아는 것도 바로 엄마인데 옛날 방식의 육아를 강요하다 보면 당연히 부딪힐 수밖에 없다. 아기가 밥을 안 먹으면 누구보다 속상한 게 엄마인데 그 옆에서 “엄마 밥이 맛이 없어서 애가 밥을 안 먹는다”고 하거나, 모유를 못 먹여서 누구보다 속상한 것도 엄마인데 아이가 다 큰 뒤에도 감기라도 걸리면 “엄마 젖을 못 먹어서 저렇게 아프다”는 등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엄마들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아기가 돌이 지나고 단유를 하자 가장 고민거리였던 식욕이 거짓말처럼 왕성해졌고, 두 세 시간마다 깨던 것도 간격이 넓어졌다. 몸은 조금 편해졌지만 복직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하루종일 남의 손에 아기를 맡기고 아침 저녁으로만 얼굴을 보게 될 엄마를 과연 아기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금까지 쌓아온 애착 관계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나중에 커서 엄마가 왜 자기 옆에 있지 않았느냐고 평생 원망하진 않을까 여전히 걱정이다. 그런데 “엄마랑 같이 못 있어서 불쌍하다”는 등의 말을 건넨 사람들을 보면 일부러 나를 자극하려고 저런 말을 하는 건지, 나더러 일을 그만두라는 말이 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미안함과 죄책감, 엄마가 가져야 할 평생의 짐 영아기 자녀를 둔 엄마들의 감정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들이 많다. 엄마들이 육아를 통해 얻는 긍정적 감정도 있지만 이와 함께 부정적인 감정이 함께 있고, 특히 아빠에 비해 엄마들의 감정 변화 폭이 훨씬 크다는 내용들이다.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예민한 사람이었나 돌아봤을 만큼 낯선 감정들이었다. 나의 기분과 감정이었지만 그것조차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시간들이었다. 아기들에게도 모두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는 처음보단 마음이 많이 여유로워졌다. 당장 밥 한 숟갈 덜 먹어도 아기가 먹고 싶은 때가 있고, 기다려주면 자기에 맞게 성장한다는 것을 배웠다. 미안함과 죄책감이 엄마라면 평생 짊어져야 한다는 것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 고비를 넘기면 새로운 고비가 찾아온다. 그러면 새로운 걱정과 죄책감도 따라온다. 아마도 아이가 커서 공부를 못하면 직장다니느라 신경을 못 써준 내 탓이 될 것이고, 엇나간 행동을 한다면 그것도 바쁜 엄마 탓이 될 것 같다. 사실은 나도 그랬다. 그래서 부족함 없이 다 키워놓고도 지금껏 늘 “미안하다”고 말하는 친정 엄마의 자책을 당연한 듯 삼켜 넘긴다. 처음부터 끝까지 미안해 하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엄마의 영원한 숙제라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 김현웅 청문요청안 국회 제출…재산 총 5억 6097만원 신고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김현웅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요청안과 함께 제출된 재산신고사항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 본인과 부인, 장남과 차녀 명의의 재산은 총 5억 6097만원으로 나타났다. 본인 명의로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기준시가 3억 24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예금(4099만 7000원)이 있었지만 은행 채무도 1억 1992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 명의로는 서초구 양재동 빌라를 6억원에 전세 임차 계약했으며 449만원 상당의 2004년식 그랜저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부인 명의 예금으로 5494만 6000원, 장남 명의 예금으로는 2696만 7000원을 신고했다. 김 후보자는 1987년 5월 입대해 1990년 2월 육군 중위로 전역했다. 장남은 2009년 5월 개인 질병으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아 징집면제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인공수정 의뢰女에 몰래 자기 정자 넣은 의사

    인공수정 의뢰女에 몰래 자기 정자 넣은 의사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4. 자신의 정자를 준 의사가 착란증을 일으키기까지 (선데이서울 1973년 3월 25일) *이 이야기는 사건을 소재로 한 픽션입니다. 인공수정으로 생명을 창조하던 한 의사가 정신착란을 일으켜 몰락해 버렸다. 정신착란의 직접적 원인이 생명의 모체인 정충에 대한 무서운 회의 때문이란 소문도 있고, 병원을 찾은 미모의 유부녀와의 있을 수 없는 관계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산부인과 전문의 김창진(43·가명)박사는 오랫동안의 인공수정 실적으로 높은 권위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한 김 박사에게 하루는 뛰어나게 아름다운 한 여인이 찾아왔다. 최혜련(30·가명)이라는 이 여인은 5년 전에 결혼한 가정주부인데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성 기능을 잃어버려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불행 속에서 살고 있었다. 최여인의 얘기를 들은 김 박사는 우선 그녀를 진찰한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최여인의 말대로 남편의 원인으로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김박사는 친권자의 동의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최여인은 다음날 친정 언니와 함께 남편의 동의서를 들고 왔다. 모든 절차를 끝낸 김 박사는 최 여인에게 인공수정을 할 준비를 서둘렀다. 비극의 싹은 이 순간에 움트기 시작했다. 수술대에 반드시 누워 있는 최여인을 쳐다본 순간 김박사는 불같은 욕망을 느꼈다. ●정충 속에 무서운 병원균…아기 낳으면 3일 만에 죽어 너무도 아름답고 세련된 여인이기 때문이었다. 10년 가까운 개업의로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던 동물적인 욕망을 김 박사는 강렬하게 느꼈다. 김 박사는 돌아섰다. 남성 정충이 담긴 기구를 집어 들자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저 여인의 몸에 내 정충을 넣어 준다면?” 의사의 입장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김 박사의 이성은 이미 흐려져 있었다. 잠시 별실로 들어갔던 김 박사는 자기 자신의 정충이 든 기구를 들고 최 여인 앞에 섰다. 간호원의 보조를 받아 가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최여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남겨놓고 돌아갔다. 몇 달이 지난 뒤 최여인은 다시 김 박사를 찾아왔다. 명랑한 표정이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진찰 결과 임신이었다. 최여인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수십 번 하고 돌아갔다. 김 박사의 머리는 착잡했다. “그 여자가 내 아기를 낳는다. 그 아름다운 여자의 몸을 통해 또 하나의 내 생명이 태어난다….” 김 박사에게는 이미 2남 1녀의 자녀가 있었으나 종족 번식의 단순한 욕망이 아닌 어떤 신비스러운 쾌감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일종의 죄의식도 없지 않았다. 다시 몇 달이 지나고 최여인은 만삭이 된 몸으로 가족과 함께 찾아와 김 박사의 병원에 입원했다. 며칠 뒤 무사히 분만을 했다. 아들이었다. 최여인과 그의 가족은 모두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아기는 낳은지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골연화증이라는 특이한 병 때문이었다. 두개골이 형성되지 못하고 온몸의 뼈가 굳지를 못해 문어처럼 흐늘흐늘한 상태에서 죽고 만 것. 최여인과 그의 가족이 받은 충격은 컸다. 모두가 고개를 파묻고 흐느꼈다. 그러나 정말 충격이 컸던 사람은 김 박사 자신이었다. “내 자식인데, 내 정충으로 수정돼 탄생한 내 생명이었는데….” 충격적인 김 박사의 번뇌는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다시 몇 달이 지났다. 최여인은 또 한 번 김 박사를 찾아왔다. “죄송하지만 한번 더 수고해 주실 수 없을까요”하는 부탁이었다. 김 박사는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또 한 번 이상한 생각을 김박사는 하게 됐다. “다시 한번 해 보자. 내 정충에 대한 실험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해보자.” ●정부를 둔 여인이 임신 때마다 찾아와서 그래서 김 박사는 먼젓번과 똑같이 자기 정충으로 인공 수정을 끝냈다. 최여인은 물론 아무도 모르는 김 박사 혼자만의 비밀이었다. 몇 달을 기다렸다. 최여인은 다시 임신을 했고 김 박사는 또 한 번 그의 아기를 받아냈다. 그러나 비극의 운명은 정해진 방향대로 어김없이 움직였다. 두 번째의 아기도 먼저와 똑같은 골연화증으로 죽고 말았다. 최 여인과 그의 가족은 눈물을 남기고 돌아갔지만 김 박사에게는 눈물로써 해결지을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닥쳐왔다. “내 정충이 나빴기 때문이다. 내 정충에는 무서운 병원균이 섞여 있다. 그래서 두 생명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내 밑에 있는 저 자식들은 모두 어떻게 된 것인가?” 김 박사의 머리는 빠개질 것만 같았다. “20년 가까이 내가 키워온 저 자식들은 결국 남의 자식들이란 말인가. 나는 죄인이다. 나는 병자다. 아 나는… 나는….” 드디어 김 박사는 정신착란을 일으켜 버렸고 그의 집안은 비참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그 뒤 사실은 최 여인에게 젊은 정부가 있었고 최 여인이 임신한 것이 그 남자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을 때 김 박사는 이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몸이었다. 최 여인은 결국 정부와 정을 통해 임신할 때마다 이를 숨기기 위해 인공수정을 받은 것이었다. 정리=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길섶에서] 길고양이/최광숙 논설위원

    출근길 아파트 단지를 나와 골목길로 접어들기 전 작은 놀이터를 지난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는 경우가 많다. 느닷없이 길고양이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무서워하기에 기겁을 하기 일쑤다. 왜 하필이면 이곳에서 출근 시간쯤이면 고양이가 나타날까. 그 이유를 몇 달 지나서야 알 수 있었다. 출근길 그 공원은 고양이가 아침 식사를 하는 곳이었다. 자세히 보니 누군가 작은 그릇에 고양이 먹이를 담아 놓았다. 잘라낸 빈 페트병에는 물도 따라 놓았다. 고양이가 내 출근길을 방해한 것이 아니라 내가 고양이 아침 식사를 방해한 셈이다. 매일 아침 갈 곳 없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돌아가신 시어머니도 집 베란다에 자주 찾아오는 집 없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셨단다. 몇 달 동안 제 집처럼 드나들던 그 고양이는 나중에 시댁 베란다에서 새끼를 여러 마리 낳았다고 한다. 시어머니의 따뜻한 마음 덕에 고양이 가족이 탄생한 것이다. 출근길에 불쑥 나타나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아무도 돌보지 않는 길고양이를 배려하고 챙기는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아침마다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열린세상] 6·25사변과 6·25전쟁/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6·25사변과 6·25전쟁/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내일은 북한이 우리나라를 공산화하려고 기습 남침한 6·25전쟁 발발 65년째 되는 날이다. 6·25전쟁은 오랫동안 6·25사변 또는 6·25동란으로 불렀다.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승인된 대한민국 영토의 북쪽을 불법 점거해 섬멸돼야 할 무장 단체인 북한이 변란을 일으킨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영토에 관한 헌법 제3조 규정에 충실한 개념이었다. 그러나 1991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 회원국이 되면서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돼 6·25사변도 국가 간의 무력 충돌을 뜻하는 6·25전쟁으로 바뀌게 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 법규의 효력을 존중하는 헌법 제6조에 충실한 개념이다. 그 후 6·25와 관련된 법령을 개정할 때마다 용어를 고쳐 나가다 2년 전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마지막으로 6·25사변이라는 용어는 공식적으로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 제3조가 개정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법적 지위를 설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제3조는 남북 관계를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로 정의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주권 국가로 인정할 수밖에 없으나 대내적으로는 민족 내부거래 관계로 본다는 뜻이다. 헌법 제4조에서 지향하는 평화적 통일의 과제를 이루기 전까지는 그런 잠정적 상황을 상당 기간 지속할 수밖에 없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 같다. 생각해 보면 1953년 정전협정이 조인될 때까지 1129일 동안의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우방국의 손길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는 3대 세습을 이룬 김씨 조선 왕조 치하에서 힘들게 살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투부대를 파견한 미국 등 16개국, 의료지원을 한 인도 등 5개국, 물자와 재정 지원을 한 아르헨티나 등 39개국의 도움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극동아시아의 가난하고 작은 나라에서 벌어진 이념 전쟁에 정예 군대를 직접 보내 도와준 모든 나라에 대해서는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 후손들에게라도 보은하는 것이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당연한 책무라 할 수 있다. 나라의 영토를 지키는 것은 그 안의 모든 생명을 보존하는 일이다. 한자어인 ‘나라 국(國)’을 파자(破字)해 보면 성벽 곧 국경을 뜻하는 바깥 네모 안에 있는 ‘혹 혹(或)’ 자의 위쪽에는 ‘창 과(戈)’가 있고 그 아래에는 땅과 바다를 뜻하는 짧은 선( )과 그 위에 ‘입 구(口)’가 있다. 전쟁 무기인 창은 군대 즉 국방력을 가진 정부를 상징한다. 그 밑에 ‘사람 인(人)’ 자 대신 ‘입 구(口)’로 쓴 것은 나라 안에는 사람만 아니라 입을 가진 모든 생명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의 입은 음식이 들어가는 통로뿐만 아니라 말하는 지체이므로 헌법상 기본권인 생존권과 자유권을 포함한다. 결국 나라 국(國)에는 정부, 국민, 영토의 세 가지 필수 구성 요소가 다 들어 있다. 이처럼 정부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국민과 영토를 보호하는 것이다. 정부가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빈손으로 할 수는 없다. 사람과 돈이라는 자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부담할 몫이다. 그러므로 나라의 기본법인 헌법에는 정부가 보호해야 할 국민의 기본권과 함께 정부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할 의무도 규정돼 있다. 현행 헌법 제2장에는 그 내용이 자세히 열거돼 있다. 27개 조문에 걸쳐 있는 기본권 조항에 비하면 의무에 대한 사항은 병역, 납세, 교육, 근로, 재산권 행사 등 네댓 개에 불과하다. 조문 수가 적다고 해서 가볍게 여길 것은 아니다. 국가를 유지하는 필수적 의무로 헌법에서 직접 정한 것 말고도 ‘국가보훈 기본법’ 제6조(국민의 책무)가 ‘모든 국민은 희생·공헌자의 공훈과 나라 사랑 정신을 존중하고 선양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시책에 적극 협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처럼 개별 법률에서 명시한 의무가 수십 개나 된다. 그러나 국민의 의무는 권리에 비해 관심이 적은 것 같다. 호국보훈의 달 6월이 가기 전에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 선열과 호국 영령들에게 감사하면서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국민의 의무를 다시금 생각해 보면 좋겠다.
  • 여행 필수 아이템! 무한도전에 방영된 ‘니베아 데오드란트’

    여행 필수 아이템! 무한도전에 방영된 ‘니베아 데오드란트’

    지난 20일, MBC 무한도전에서는 해외 시청자들이 원하는 한국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달의 무도 & 세계로 가는 장학퀴즈’ 특집이 방송되었다. 세계 각지의 해외 시청자들로부터 10일간 11,445건의 사연이 접수되었고, 멤버들은 북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다양한 지역으로 시청자가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게 되었다. 모든 비용을 100% 자비로 충당해야 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까운 아시아와 가고 싶은 유럽 등에 당첨된 멤버들은 기뻐했지만 항공료가 가장 비싼 남아메리카와 직항편이 없는 아프리카에 가야 하는 멤버들은 절망에 빠졌다. 멤버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로 열린 ‘세계로 가는 장학퀴즈’ 코너는 해외 여행 필수 아이템들을 걸고 정답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중에 특히 여름 필수 아이템으로 더운 지역에서도 겨드랑이의 보송함을 유지할 수 있는 니베아 데오드란트가 상품으로 나와 멤버들이 치열하게 퀴즈를 푸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푸에르토리코 에서 해장을 위해 겨드랑이 밑에 ‘이것’ 바르는데, 이것은?’ 이란 퀴즈에 한 멤버가 정답인 ‘레몬’을 맞추어 니베아 데오드란트를 선물로 받았다. 선물을 받은 멤버는 곧바로 자신의 겨드랑이에 분사하였고, 주변에 있는 멤버들은 향을 맡고 좋은 향이 난다며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 날 선물로 증정된 제품은 니베아 데오드란트 엑스트라 화이트 제품으로, 데오드란트의 기본 기능인 땀 억제 및 냄새 방지는 물론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언더암 (겨드랑이) 스킨톤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이 있다. 은은한 시트러스 향으로 기존의 땀 억제, 냄새 방지 기능은 물론 사용 시 청량감까지 느낄 수 있다. 이 외에 니베아 데오드란트 펄앤뷰티는 진주 추출물이 함유돼 있어 거칠어진 언더암 스킨을 부드럽게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며 최근에 출시된 신제품인 해피 쉐이브는 외부 유해 물질의 침투를 방지하고 연약해진 피부를 개선 시켜줄 수 있는 프로비타민 B5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건강하게 언더암 스킨을 관리할 수 있다. 니베아 데오드란트 제품은 스프레이와 스틱형, 롤온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있어 사용자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사용 즉시 시원함과 보송보송함을 원한다면 스프레이를, 효과적인 땀 억제를 원한다면 롤온을, 매트한 사용감을 원한다면 스틱을 사용하면 된다. 작은 가방에도 넣어 다닐 수 있는 콤팩트 사이즈가 있어 휴대가 편리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개에 물려 숨져, 2살 여아 옆에 아무도 없었나? ‘핏불테리어 물어’ 목줄 했지만..

    개에 물려 숨져, 2살 여아 옆에 아무도 없었나? ‘핏불테리어 물어’ 목줄 했지만..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청주에서 2세 여자아이가 집에서 키우던 개에 물려 숨지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2일 오후 7시 24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문동리의 한 주택 마당에서 2세 여자아이가 핏불테리어에 물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119구조대는 “아이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당시 여자아이의 가슴과 겨드랑이가 개에 많이 물린 상태였다”며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여아 주변에 보호자는 없었으며, 개는 목줄을 찬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핏불테리어는 분노한 A양 가족에 의해 죽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핏불테리어는 지난해 10월에도 행인을 문 사건으로 개 주인에게 벌금 400만 원이 선고된 바 있다. 불도그와 테리어를 교배해 만든 투견 핏불테리어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 깊고 인내심이 강한 순종적인 개로 알려져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개 1위로 꼽힐 정도로 꾸준한 훈련이 필요해 초보자가 키우기 힘든 종이다.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사진 = 방송 캡처 (핏불테리어 개에 물려 숨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AOA 컴백 ‘심쿵해’ 뮤비…라크로스 선수로 변신

    AOA 컴백 ‘심쿵해’ 뮤비…라크로스 선수로 변신

    걸그룹 AOA(에이오에이)가 세 번째 미니앨범 ‘하트 어택(Heart Attack)’으로 컴백했다. 지난해 11월 발매한 미니앨범 ‘사뿐사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아울러 AOA는 22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세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심쿵해’의 뮤직비디오(이하 뮤비)를 공개했다. 공개된 뮤비 속 AOA 멤버들(지민, 초아, 유나, 혜정, 민아, 찬미, 설현)은 라크로스(크로스라는 라켓을 이용한 구기 종목) 선수로 변신, 격렬한 운동을 하며 건강한 섹시미를 발산한다. 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면서는 AOA 특유의 요염함과 볼륨감을 드러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라크로스 유니폼을 비롯해 치어리더 복장, 스쿨룩 등 다양한 AOA의 의상과 함께 건강미가 돋보이는 AOA의 리드미컬한 포인트 안무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AOA의 새 앨범 타이틀곡 ‘심쿵해’는 이성에게 첫눈에 반한 여성의 설레는 감정을 ‘심쿵’이라는 신조어로 풀어낸 곡으로, 감각적인 멜로디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돋보이는 용감한 형제의 곡이다. AOA의 세 번째 미니앨범 ‘하트 어택(Heart Attack)’에는 타이틀곡 ‘심쿵해’를 비롯하여 여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복고풍 사운드의 디스코 넘버 ‘러브 미(Luv me)’,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모습을 디스코 스트링에 담아낸 ‘들어와(Come To Me)’,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한 개(One Thing)‘, 헤어진 연인을 향한 사랑을 서정적인 가사와 AOA 멤버들의 감성적인 보컬로 풀어낸 ‘진짜(Really Really)’, 유려한 코드 진행과 건반 플레이가 귀를 자극하는 미디움 템포의 알앤비 넘버 ‘초콜릿(Chocolate)’ 등 총 6곡이 담겼다. 한편 22일 세 번째 미니앨범 ‘하트 어택(Heart Attack)’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가진 AOA는 타이틀곡 ‘심쿵해’로 걸그룹 대전에 합류했다. 사진·영상=AOA - 심쿵해 (Heart Attack) 뮤비 MV/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메르스 꺾이나] “공문 내려보낸다고 되는 게 아닌데” 34일째 전쟁 중인 간호사의 한숨

    “지금은 전시(戰時) 상황이잖아요, 메르스와의 전쟁. 전방이 어디 있고 후방이 어디 있겠어요. 삼성서울병원이나 강동경희대병원 못지않게 저희도 초긴장 상태입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감염관리 간호사 김혜정(41·가명)씨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병원이 국민안심병원이긴 하지만 제가 일하는 감염관리실은 그야말로 아비규환 상태”라고 전했다. 김씨는 이 병원에서 단 2명뿐인 감염관리를 전담하는 간호사 중 1명이다. 김씨는 병원 내 청소·소독 관리와 해당 업무를 맡고 있는 용역 직원들에 대한 감염을 차단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의심 환자가 내원하면 제일 먼저 진료소로 달려가는 것도 김씨다. 김씨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출근해 자정이 넘을 때까지 메르스 의심 환자들이 들어오는 선별진료소를 지키고 있다. 김씨가 메르스와 싸워 온 지도 이날로 34일째다. 주 120시간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수화기 너머로 살짝 쉰 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체력적 한계는 느끼지만 제가 뚫리면 병원 전체가 뚫린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질병관리본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수도 없이 공문이 쏟아진다. “감염 관리는 공문만 내려보낸다고 되는 게 아닌데 3~4개 행정라인에서 쏟아지는 공문에 대응하다 보면 잠을 못 잘 정도로 분주하다”고 했다. 병원 자체적으로 설치한 메르스대책반에서 확진 환자들의 역학정보를 토대로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지침을 호흡기, 감염내과 의료진과 함께 회의하고 숙지하는 것도 감염관리 간호사의 역할이다. 김씨는 한숨을 쉬며 가장 큰 고충을 털어놨다. “사실 메르스 의심 환자 진료에 선뜻 나서려는 의료진은 많지 않습니다. 병원 측도 특정 의료인에게 이를 강제하지는 못하는 입장이고요. 그러다 보니 소수 의료진이 몸을 혹사하며 사태를 감당하는 중이에요. 많은 격려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메르스 완치된 사람의 신상까지 터는 사회

    메르스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들이 지역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신상을 털리고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환자나 격리 대상자, 가족, 의사들에서 나아가 아무런 이상이 없는 완치자까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의심의 눈길을 받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스스로 신원을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심지어 완치된 사람의 자녀 등교를 막아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는 등 ‘마녀 사냥’ 식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듯이 어려움이 생겼을 때는 협력해 극복해야 한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나 간호사가 없다면 어떻게 메르스를 이겨 낼 수 있겠는가. 지금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의료 전선에서 뛰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도 자신은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의료진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도 모자라 완치된 사람까지 공격하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의 자격이 없다. 역지사지로 내가 걸렸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일이 이렇게 된 데는 행정관청의 책임이 크다. 환자의 개인정보를 버젓이 노출해 주민들의 ‘불신 증후군’을 유발한 것이다. 서울시도 홈페이지에 자가 격리 대상자 150여명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실수로 노출한 적이 있다. 메르스 환자가 찾은 병원 이름을 공개한 것은 국민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려는 불가피한 조치였다. 그러나 개인의 신분은 어떤 경우에도 공개해서는 안 되고 알아내기 위한 시도를 해서도 안 된다. 전과자도 극악무도한 인물을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감춰 준다. 그들에게 개인정보는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다. 메르스 환자가 무슨 중죄인인가. 관리가 허술하기도 했고 격리 대상자가 나돌아다닌 일도 없지 않지만 현재는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환자나 가족들은 일반인들과 접촉할 수 없는 곳에서 안전하게 치료를 받고 있거나 격리돼 있다. 지나친 의심과 불신, 공포는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더욱이 의학적으로 바이러스가 사멸해 완치된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 있고 위험이 있는가. 하물며 그 자녀들의 등교까지 막으려는 행동은 나만 잘살고 보자는 극단적인 이기주의 그 이상이다. 의료진이나 환자, 완치자를 배척할 게 아니라 위로하고 격려해 주어도 모자랄 판이다. 함께 껴안고 메르스를 이겨 나가야 한다.
  • 400㎏ 초고도비만 男…33세 나이로 사망

    400㎏ 초고도비만 男…33세 나이로 사망

    ‘영국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로 알려진 칼 톰슨이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방송에 출연해 “살을 빼고 건강해지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한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매체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켄트 주 도버 시에 살고 있던 칼 톰슨이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발표에서 “오전 10시 38분에 신고를 접수해 해당 주소로 출동했고 현장에서 칼 톰슨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타살 의혹은 없으며 자세한 사망 원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칼 톰슨은 지난 달 영국 ITV 방송사의 유명 프로그램 ‘오늘 아침’(This Morning)에 출연해 자신의 처지를 널리 알리면서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식에 남다른 집착을 보였다고 말했다. 가족이 잠든 한밤 중 부엌에 몰래 숨어 들어가 찬장에 있는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칼은 “겨우 서너 살에 불과하던 내가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주변 사람들 중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17세에 식품공장 일을 그만둔 이래 직업은 없었고 국가가 지급하는 장애인연금으로 살았다. 2005년 그가 너무 뚱뚱하다며 떠났던 마지막 여자 친구 이래로 늘 혼자였다. 200㎏ 가량의 몸무게와 유별난 폭식습관에 고통받으며 생활하던 그에게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2012년에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사망한 것.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칼의 폭식습관은 강도를 더했고 불과 3년 만에 몸무게는 두 배로 불어 400㎏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몸이 된 칼은 동네 쇼핑몰 택배 서비스와 배달 음식점에 의존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이 같은 생활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방송을 결심하게 됐다. 방송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연민의 마음을 표하며 도움을 제안해왔다. 여기에 크게 감동한 칼은 이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생활습관을 바꾸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전문적 의견과 기타 조언을 모두 환영한다”고 밝혀왔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분투했던 그의 죽음에 현지인들은 슬픔과 조의를 표했다. 그의 지인인 한 남성은 자신의 SNS에 “칼은 나와 오래 알고 지낸 좋은 친구였다. 도버에 살던 시절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소식이 믿기지 않고 매우 슬프다”며 떠나간 친구를 기렸다. 사진=ⓒITV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사설] 수교 반세기 한·일 관계 얽힌 실타래를 풀자

    한국과 일본이 수교한 지 오늘로 50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한·일 관계는 과연 장년의 연륜에 걸맞은 중후하고 안정적인 풍모를 갖추고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너무도 참담한 몰골이다. 수교 50주년이 무색할 정도로 반목과 갈등이 증폭돼 있다. 반일 감정이 하늘을 찌르고, 혐한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실타래가 얽히고설켜 어찌해 볼 엄두를 못 낼 상황이다.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간 한·일 관계는 회복이 시급하지만 솔직히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으로 날아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외교 수장의 일본 방문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외교 수장의 첫 방일 자체가 두 나라 관계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그나마 양국 정상이 오늘 각각 상대국 수도에서 열리는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은 양국관계의 미래를 위해 다행이다. 최소한 더이상의 파국은 막아 보자는 공감대가 양국 간에 형성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타래를 풀려면 50년 전 수교 당시로 필름을 되돌려 비정상적인 한·일 관계의 원천이 잘못 끼운 첫 단추 때문인지 살펴봐야만 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면 고쳐 끼우면 그만이다. 큰 수고가 필요하지도 않다.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만 있으면 된다. 수교 교섭은 냉전 시기 미국의 입김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교섭은 지지부진했고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관계조약을 체결할 때까지 장장 13년 넘게 걸렸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라는 상처와 한(恨)이 뿌리 깊었던 것이다. 문제의 원천은 박정희 정권 시기 막후협상을 통해 타결된 한일기본관계조약에 그 상처와 한을 치유할 문구가 빠진 데 있다.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일본의 반성이나 사과 없이 냉전 질서 속에서 어물쩍 타협하고 넘어간 것이 50년 후 지금까지도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냉전 시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긍정적 측면도 있었다. 일본은 안전보장, 우리는 경제개발이라는 실리를 챙겼다. 하지만 암은 근원을 도려내지 않으면 도지게 마련이다. 냉전 붕괴, 민주화, 경제발전으로 우리 국민들은 감춰져 있던 과거사 문제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됐다. 교과서 왜곡, 일본 지도자들의 망언, 신사참배, 일본군 위안부 등 현안들도 주기적으로 대두했다. 특히 2012년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일본이 더욱더 우경화되면서 양국 관계는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신매매로 호도하는 아베 총리의 말장난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또 한번 피눈물을 흘렸다. 한·일 양국은 북한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갖고 있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큰 병에 걸린 양국 관계의 치유와 회복이 중요한 이유다. 수교 반세기를 지나 새로 열리는 반세기, 아니 100년 이후까지 두 나라가 공동 번영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일본이 쥐고 있다. 전후 70주년을 맞아 발표되는 아베 담화에 침략과 전쟁, 식민지배에 대한 진지하고도 절절한 반성과 사죄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맺힌 호소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 [나우! 지구촌] 도움 구했던 ‘400㎏ 비만男’ 33세로 결국 사망

    [나우! 지구촌] 도움 구했던 ‘400㎏ 비만男’ 33세로 결국 사망

    ‘영국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로 알려진 칼 톰슨이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방송에 출연해 “살을 빼고 건강해지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한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매체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켄트 주 도버 시에 살고 있던 칼 톰슨이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발표에서 “오전 10시 38분에 신고를 접수해 해당 주소로 출동했고 현장에서 칼 톰슨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타살 의혹은 없으며 자세한 사망 원인은 부검을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칼 톰슨은 지난 달 영국 ITV 방송사의 유명 프로그램 ‘오늘 아침’(This Morning)에 출연해 자신의 처지를 널리 알리면서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그는 어려서부터 음식에 남다른 집착을 보였다고 말했다. 가족이 잠든 한밤 중 부엌에 몰래 숨어 들어가 찬장에 있는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칼은 “겨우 서너 살에 불과하던 내가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주변 사람들 중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다. 17세에 식품공장 일을 그만둔 이래 직업은 없었고 국가가 지급하는 장애인연금으로 살았다. 2005년 그가 너무 뚱뚱하다며 떠났던 마지막 여자 친구 이래로 늘 혼자였다. 200㎏ 가량의 몸무게와 유별난 폭식습관에 고통받으며 생활하던 그에게 또 다른 악재가 겹쳤다. 2012년에 어머니가 뇌종양으로 사망한 것.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칼의 폭식습관은 강도를 더했고 불과 3년 만에 몸무게는 두 배로 불어 400㎏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더 이상 침대를 벗어날 수 없는 몸이 된 칼은 동네 쇼핑몰 택배 서비스와 배달 음식점에 의존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이 같은 생활을 계속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방송을 결심하게 됐다. 방송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연민의 마음을 표하며 도움을 제안해왔다. 여기에 크게 감동한 칼은 이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생활습관을 바꾸기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전문적 의견과 기타 조언을 모두 환영한다”고 밝혀왔었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분투했던 그의 죽음에 현지인들은 슬픔과 조의를 표했다. 그의 지인인 한 남성은 자신의 SNS에 “칼은 나와 오래 알고 지낸 좋은 친구였다. 도버에 살던 시절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소식이 믿기지 않고 매우 슬프다”며 떠나간 친구를 기렸다. 사진=ⓒITV, 데일리메일 캡쳐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씨줄날줄] 역질의 기억/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친구가 보내 준 사진을 보고 웃었다. 한국사 참고서의 일부분인 듯했다. ‘고려 초 거란이 사신을 보내 낙타 50필을 바쳤다. 고려 태조가 사신은 섬으로 유배 보내고 낙타는 만부교 아래에서 모두 굶겨 죽였다.’ 이런 내용을 서술하고는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런데 아이가 삐뚤빼뚤하게 적은 답이 걸작이었다. ‘메르스 때문에….’ 만부교 사건은 고려 태조 25년(942년) 일어났다. 거란이 외교관계를 맺고자 유화 제스처를 취했지만, 고려는 ‘발해를 멸망시킨 무도한 나라’라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이런 내용이 들어 있어야 정답이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이라고 적은 아이의 상상력은 칭찬해 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승은 전염병의 중요한 매개체인 데다 특히 낙타는 유럽 사람들이 ‘중동’이라고 부르는 서아시아 지역이 고향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역질, 즉 유행성 전염병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드문드문 보이다 ‘고려사’에서 조금 더 잦아진다. ‘조선왕조실록’은 보다 자주, 보다 구체적으로 적었다. 의학사학자들은 하지만 삼국시대나 조선시대나 ‘화기(和氣)가 상함에 따라 변괴(變怪)가 일어나 생긴다’는 역질에 대한 기본 인식에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원인도 모르고 치료 방법도 몰랐으니 효율적인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조선시대 역질이 유행하면 중앙에서는 동서대비원이나 제생원이 환자를 수용해 구호하고 혜민국이 일반 백성을 돌보았다. 하지만 지방에서 역질이 창궐하면 중앙에서 의원과 약재를 내려보내곤 했다. 그러니 중앙에서는 중생의 질병을 치유하는 불교의 영험에 기대어 재를 올리고, 지방에서는 무속의 힘을 빌기도 했다. 역질을 예방하고자 대궐에서 화약을 터뜨리는 연례행사도 있었다. 태종 13년(1413) 역질을 쫓아내는 군기감 행사에서 불화살이 섞여 발사되자 모두 놀랍고 두려워 부산하게 달아났고, 옷이 불타 버린 자도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역질의 속성만큼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문종(재위 1450~1452)이 남긴 글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전염병은 초기에는 불길을 소멸시킬 수 있지만 병세가 중함에 미쳐서는 타인에 접촉만 하면 곧 확대되어 마치 불이 섶을 얻음과 같이 한없이 연소한다. 그러니 병에 걸린 사람을 빠짐없이 찾아내어 인적이 끊긴 섬에 모아 의복·양곡·약품 등을 넉넉히 주어 타인에게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요원의 불길도 연소되는 풀을 제거하면 피해는 반드시 한계가 있다.’ 문종이 설파한 역질의 속성과 대유행 방지 대책은 오늘날 메르스에도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종의 인식은 메르스를 퇴치하고자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원의 불길도…반드시 한계가 있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흑인이 백인 여성 성폭행” 황당 발언 대체 왜?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흑인이 백인 여성 성폭행” 황당 발언 대체 왜?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흑인이 백인 여성 성폭행” 황당 발언 대체 왜? 미국 흑인교회에서 9명을 사살한 딜런 로프(21)가 심각한 백인 우월주의자로 확인되고 있다. 미 법무부 민권국, 연방수사국(FBI),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은 이번 총격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경찰이 사건을 발생 직후에 곧바로 증오범죄로 규정할 수 있었을 정도로 로프의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단서가 잇따르고 있다. 찰스턴 경찰의 한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됐다”며 사건의 성격을 요약했다. 사건 목격자인 실비아 존슨이 1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전한 로프의 범행 직전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는 이 일을 해야 한다. 당신들은 우리 여성들을 강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차지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 하이디 베이리치 미국 남부빈곤 법 센터 정보조사 국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꺼내는 전형적 주제라고 소개했다. 베이리치 국장은 “흑인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백인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흑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들을 강간한다는 발언도 흑인에 대한 백인의 두려움 섞인 증오를 담은 미국의 옛날이야기 가운데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프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는 그의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단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서 검은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오른쪽 가슴에 과거 극단적 인종차별 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운용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로디지아(현 짐바브웨)의 국기를 누벼놓았다. 자신의 자동차에는 남부연방기가 새겨진 번호판을 달고 다니기도 했다. 로프가 소수 백인이 다수 흑인을 지배하는 사회를 동경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렉싱턴 출신인 그의 현주소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이스트오버라는 매우 작은 마을로 주민 거의 전부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다. 로프는 그 지역에서 학창 생활을 했으나 고교를 마치지 못했고 현재 직업도 없으며 학창 시절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했던 ‘외톨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우월주의 또는 흑인 증오에 사로잡힌 로프가 마약에도 손을 댔다는 증언도 나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로프의 급우이던 조카딸의 말을 빌려 로프가 마약에 취해 지냈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로프가 조용하고, 이상하며, 매우 비사교적인 인물로 모든 사람이 그가 마약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가 확인한 법원 기록을 보면 로프는 아편 의존증 치료제인 ‘서복손’(Suboxone)이라는 약을 처방전 없이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었다. 고교 동창인 존 멀린스는 미국 뉴스 웹사이트 ‘더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로프에 대해 “’알약 투입기’로 여겨질 정도로 (향정신성 의약품의 하나인) ‘자낙스’(Xanax) 같은 약을 아주 많이 먹어댔다”고 말했다. 그는 “로프가 위험해 보이진 않았지만, 가끔 ‘남부의 자존심’ 등을 들먹이며 거북한 말을 하기도 했고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많이 했다”며 “그래도 그런 성향이 이런 심각한 사태로까지 이어질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몇주 전 로프와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친구 조이 미크는 FBI에 “로프가 최근 생일 때 받은 돈으로 권총을 샀다”면서 “몇 주 전 함께 술을 마셨을 땐 로프가 ‘계획이 있다’는 말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21살 생일 선물로 받은 권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기 규제론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총기 규제 문제는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런 종류의 대규모 폭력 행위가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이런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해 왔고, 우리 사회는 이런 비극을 너무 많이 겪어왔다”며 “ 남을 해치고 싶은 누군가가 아무런 문제 없이 총을 손에 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내년 대선 민주당 경선후보로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이번 사건과 2012년 발생한 코네티컷 초등학교 총격, 콜로라도 극장 총격 등을 언급하며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인종, 폭력, 총기, 분열이라는 힘겨운 진실과 마주해야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런 발언은 최근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012년 코네티컷 주에서는 애덤 란자(당시 20세)가 집에서 어머니를 총을 쏴 숨지게 한 뒤 인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을 난사해 초등학교 1학년생 20명과 교직원 6명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규제 강화안을 발표하고 의회에 총기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미국총기협회(NRA)와 의회의 반대로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3월 마이크 톰슨(민주·캘리포니아), 로버트 돌드(공화·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사를 대폭 강화하도록 한 총기규제 강화 법안을 재발의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딜란 로프(21)는 지난 4월 21살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45구경 권총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대들도 총을 구입, 소지하는 데 대체로 문제가 없는 편이다. 총기 규제는 미국에서 항상 첨예하게 이해관계와 찬반이 엇갈리는 이슈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한 바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총기 규제 운동단체에 매년 5000만 달러(약 550억원)를 지원하는 등 총기 규제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미국총기협회(NRA)는 블룸버그 전 시장을 공격하는 광고는 내는 등 찬반 양 진영이 격돌했다. 지난 4월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48%는 총기 규제를 지지하고, 41%는 규제가 필요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60% 이상이 규제에 찬성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같은 비율로 규제를 반대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총격 사건 발생후 애도를 표하는 성명은 발표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기규제 문제와 인종 갈등에 대한 언급은 피해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랜드 폴 (켄터키), 테드 크루즈( 텍사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등은 보수적 성향의 종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격사건과 관련해 인종 문제나 총기 규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랜드 폴 의원은 “우리나라에 병이 있다. 무언가 끔찍하게 잘못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만 밝혔고 크루즈 의원은 “아프고 정신 나간 사람이 무고한 9명을 살해했다”고 언급했을 뿐 인종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루비오 의원은 20여 분 동안 연설에서 이번 사건을 언급하지도 안았다. 지난해 발표된 자료를 보면 미국 내에서 우발적인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 14세 미만 아동이 연간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이 소지한 총기류는 약 3억 1000만 정으로, 일반 총기 소유자들이 1인당 1정의 총기를 가진 반면, 미국인 10명 중 1명꼴인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1인당 6정 이상을 소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흑인교회 총기 난사, 21살 생일선물 총으로 “마약 취한 백인 우월주의자”

    흑인교회 총기 난사, 21살 생일선물 총으로 “마약 취한 백인 우월주의자”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흑인교회 총기 난사, 21살 생일선물 총으로 “마약 취한 백인 우월주의자” 미국 흑인교회에서 9명을 사살한 딜런 로프(21)가 심각한 백인 우월주의자로 확인되고 있다. 미 법무부 민권국, 연방수사국(FBI),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검찰은 이번 총격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경찰이 사건을 발생 직후에 곧바로 증오범죄로 규정할 수 있었을 정도로 로프의 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단서가 잇따르고 있다. 찰스턴 경찰의 한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살해됐다”며 사건의 성격을 요약했다. 사건 목격자인 실비아 존슨이 1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전한 로프의 범행 직전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는 이 일을 해야 한다. 당신들은 우리 여성들을 강간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차지했다. 당신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 하이디 베이리치 미국 남부빈곤 법 센터 정보조사 국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꺼내는 전형적 주제라고 소개했다. 베이리치 국장은 “흑인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지만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백인들이 이런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흑인 남성들이 백인 여성들을 강간한다는 발언도 흑인에 대한 백인의 두려움 섞인 증오를 담은 미국의 옛날이야기 가운데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프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서는 그의 백인 우월주의 성향이 단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서 검은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오른쪽 가슴에 과거 극단적 인종차별 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를 운용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로디지아(현 짐바브웨)의 국기를 누벼놓았다. 자신의 자동차에는 남부연방기가 새겨진 번호판을 달고 다니기도 했다. 로프가 소수 백인이 다수 흑인을 지배하는 사회를 동경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렉싱턴 출신인 그의 현주소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이스트오버라는 매우 작은 마을로 주민 거의 전부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다. 로프는 그 지역에서 학창 생활을 했으나 고교를 마치지 못했고 현재 직업도 없으며 학창 시절 친구들과도 연락이 뜸했던 ‘외톨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인 우월주의 또는 흑인 증오에 사로잡힌 로프가 마약에도 손을 댔다는 증언도 나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로프의 급우이던 조카딸의 말을 빌려 로프가 마약에 취해 지냈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로프가 조용하고, 이상하며, 매우 비사교적인 인물로 모든 사람이 그가 마약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가 확인한 법원 기록을 보면 로프는 아편 의존증 치료제인 ‘서복손’(Suboxone)이라는 약을 처방전 없이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었다. 고교 동창인 존 멀린스는 미국 뉴스 웹사이트 ‘더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로프에 대해 “’알약 투입기’로 여겨질 정도로 (향정신성 의약품의 하나인) ‘자낙스’(Xanax) 같은 약을 아주 많이 먹어댔다”고 말했다. 그는 “로프가 위험해 보이진 않았지만, 가끔 ‘남부의 자존심’ 등을 들먹이며 거북한 말을 하기도 했고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많이 했다”며 “그래도 그런 성향이 이런 심각한 사태로까지 이어질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몇주 전 로프와 함께 술을 마신 적이 있다는 친구 조이 미크는 FBI에 “로프가 최근 생일 때 받은 돈으로 권총을 샀다”면서 “몇 주 전 함께 술을 마셨을 땐 로프가 ‘계획이 있다’는 말도 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21살 생일 선물로 받은 권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기 규제론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총기 규제 문제는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런 종류의 대규모 폭력 행위가 다른 선진국에서는 이렇게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총기 규제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이런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해 왔고, 우리 사회는 이런 비극을 너무 많이 겪어왔다”며 “ 남을 해치고 싶은 누군가가 아무런 문제 없이 총을 손에 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내년 대선 민주당 경선후보로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이번 사건과 2012년 발생한 코네티컷 초등학교 총격, 콜로라도 극장 총격 등을 언급하며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인종, 폭력, 총기, 분열이라는 힘겨운 진실과 마주해야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런 발언은 최근 총기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012년 코네티컷 주에서는 애덤 란자(당시 20세)가 집에서 어머니를 총을 쏴 숨지게 한 뒤 인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을 난사해 초등학교 1학년생 20명과 교직원 6명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규제 강화안을 발표하고 의회에 총기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미국총기협회(NRA)와 의회의 반대로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3월 마이크 톰슨(민주·캘리포니아), 로버트 돌드(공화·일리노이) 하원의원은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사를 대폭 강화하도록 한 총기규제 강화 법안을 재발의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딜란 로프(21)는 지난 4월 21살 생일에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45구경 권총을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10대들도 총을 구입, 소지하는 데 대체로 문제가 없는 편이다. 총기 규제는 미국에서 항상 첨예하게 이해관계와 찬반이 엇갈리는 이슈로,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한 바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총기 규제 운동단체에 매년 5000만 달러(약 550억원)를 지원하는 등 총기 규제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미국총기협회(NRA)는 블룸버그 전 시장을 공격하는 광고는 내는 등 찬반 양 진영이 격돌했다. 지난 4월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48%는 총기 규제를 지지하고, 41%는 규제가 필요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60% 이상이 규제에 찬성했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같은 비율로 규제를 반대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총격 사건 발생후 애도를 표하는 성명은 발표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기규제 문제와 인종 갈등에 대한 언급은 피해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는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랜드 폴 (켄터키), 테드 크루즈( 텍사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 등은 보수적 성향의 종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격사건과 관련해 인종 문제나 총기 규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랜드 폴 의원은 “우리나라에 병이 있다. 무언가 끔찍하게 잘못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현 정부가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만 밝혔고 크루즈 의원은 “아프고 정신 나간 사람이 무고한 9명을 살해했다”고 언급했을 뿐 인종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루비오 의원은 20여 분 동안 연설에서 이번 사건을 언급하지도 안았다. 지난해 발표된 자료를 보면 미국 내에서 우발적인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 14세 미만 아동이 연간 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이 소지한 총기류는 약 3억 1000만 정으로, 일반 총기 소유자들이 1인당 1정의 총기를 가진 반면, 미국인 10명 중 1명꼴인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1인당 6정 이상을 소지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2seoul.co.kr
  • 이웃 위해 텃밭 가꾸는 ‘마을 아름이’ 어르신들

    이웃 위해 텃밭 가꾸는 ‘마을 아름이’ 어르신들

    “도심 속 텃밭에서 농사지으며 이웃의 정을 느껴요.” 부산 연제구 거제2동 재개발 지역의 한 공터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분주히 물을 주고 잡초도 뽑으며 텃밭 가꾸기에 열심이다. 밭에는 상추, 깻잎, 쑥갓 등이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다. 이 마을 어르신들로 구성된 마을공동체인 ‘마을 아름이’ 회원들이 가꾸고 있는 이곳은 오랫동안 재개발에 묶여 아무도 돌보지 않던 땅을 토지 주인의 허락하에 마을 텃밭으로 꾸민 ‘아름이 텃밭’이다. 10년 이상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60세 이상 어르신 20명으로 구성된 회원들은 텃밭 가꾸기사업 외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혼자 사는 노인을 발굴하는 ‘외로운 친구 찾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텃밭에서 수확물을 활용해 지역의 혼자 사는 노인들을 초청해 문화 체험과 함께 저녁 식사를 나누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밭을 찾는다는 박인근(80·가명) 할아버지는 “어려서 농사짓던 경험을 살려 텃밭을 가꾸고 있다. 이웃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면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어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며 “무엇보다 내가 이웃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제구 거제종합사회복지관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삼성복지재단의 ‘2015년 사회복지프로그램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950만원을 지원받아 지난 2월 12일 발대식을 했다. 오는 10월에는 거제2동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마을축제도 계획하고 있다. 마을 아름이는 매월 마지막 금요일 ‘문화가 있는 밥상공동체’를 운영하는 등 마을 주민 스스로가 이웃과 함께 소통하며 마을공동체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최인용 복지관장은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굴레라는 뜻의 ‘아름’이라는 이름처럼 거제2동 마을공동체 마을이 삭막해져 가는 도심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고 자랑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평범한 주부의 거액 횡령 사건 다룬 ‘종이 달’, 7월 개봉

    평범한 주부의 거액 횡령 사건 다룬 ‘종이 달’, 7월 개봉

    “수십억이 사라지는 동안, 아무도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다” 이것은 평범한 주부사원의 거액 횡령 사건을 다룬 영화 ‘종이 달’의 예고편에 등장하는 문구다. 이 작품은 일본 서스펜스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종이달’을 원작으로 했다. 극중 주인공 ‘리카’(미야자와 리에)는 평화롭지만 조금은 지루한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주부이자 은행의 계약직 사원이다. 리카는 여느 때처럼 외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백화점에 들른다. 그녀는 이곳에서 판매원의 설득에 화장품을 구매하게 된다. 그러나 가지고 있던 돈이 부족했던 리카는 고객의 예금에서 1만 엔을 꺼내 계산한 후 백화점을 나와 그 돈을 즉시 채워 넣는다. 하지만 바로 이때부터 그녀의 일상에 조금씩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얼마 후 리카는 까다로운 고객의 손자인 대학생 ‘코타’(이케마츠 소스케)와 인사를 나누게 된다. 그녀는 학비가 없어서 휴학할 위기에 처한 코타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그에게 도움을 주기로 한다. 그 방법이 바로 고객의 예금에 손을 대는 것. 이후 그녀의 삶은 점차 돌이킬 수 없이 어긋나게 된다. 이처럼 영화는 고작 1만 엔짜리 한 장에서 시작된 평범한 주부의 거액 횡령 사건을 다루고 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대범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리카의 모습은 지켜보는 이들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영화 ‘종이 달’은 오랜만에 다양성 영화 시장에 등장한 서스펜스 장르로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7월 23일 개봉 예정. 청소년관람불가. 사진 영상=영화사 오원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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