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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988년 해금전엔 이름 언급도 금기시

    1988년 7월 19일 이전까지 우리 사회에서 ‘월북’이란 딱지는 무서웠다. 해방 직후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의 여파가 고스란히 문학계에도 투영돼 1980년대까지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이들의 이름과 작품을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됐다. 납북, 월북 문인과 작품에 가해진 이데올로기 이분법을 풀어야 한다는 문학계의 빗발치는 요구 덕분에 김기림은 ‘향수’의 시인 정지용과 함께 서울올림픽을 목전에 둔 1988년 3월 해금된다. 납북, 월북 문인 120여 명에 대한 전면적인 해금인 ‘7·19 조치’는 그로부터 4개월 뒤 단행된다. 그의 저작권은 어떤 상태인가. 김유중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20년 전쯤 김기림의 큰아들을 서울에서 만났을 때 얘기다. 큰아들은 김기림이 북한에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던 차에 얼마 전 김기림의 행적을 재추적하던 김 교수는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관계자로부터 뜻밖의 사실을 전해 듣게 됐다. 김기림의 저작권이 공식적으로 소멸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근거를 물었더니 오래전 유족(큰아들로 추정)이 협회에 와서 말하기를 ‘다른 경로로 알아본 결과 김기림이 1958년 7월 27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예학술저작권협회는 “1963년 1월 1일 이전에 사망한 문인 등에 대해서는 ‘사후 70년 저작권 보호’라는 기준이 적용되지 않으며, 저작권 보호 의무도 없어 관련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 처음 그대로… 작은 삶들이 모여 있었다

    처음 그대로… 작은 삶들이 모여 있었다

    해발 1650m 위치한 고원 도시 연평균 기온15℃ 반팔차림 여행객 당황 흐몽·자오 등 다양한 소수민족 거주 다낭·하노이와 다른 매력 즐길수 있어얼마 전 막을 내린 아시안 게임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4강에 드는 성적을 거두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우리가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던 것처럼, 지금 베트남 사람들의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는 최고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행에도 타이밍이 있는데 아마도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뜻밖의 환대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요즘 한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베트남의 여행지는 다낭이라고 한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가는지 여름휴가를 다녀온 지인은 강릉 경포대에 다녀온 것 같다는 소감을 농담을 섞어 이렇게 늘어놓기도 했다. “가끔 베트남 사람들이 보이더라구.” 만약 당신이 하노이, 호찌민, 다낭을 이미 다녀왔다면, 그리고 베트남의 매력에 빠져서 베트남에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면 사파(Sapa)를 권해 드린다. 조금 더 베트남다운 베트남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사파는 베트남 북서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오까이(Lao Cai)에서 약 30㎞ 정도 떨어진 도시다. 하노이에서는 380㎞ 정도 떨어져 있다. 1922년에 만들어진 고원도시로 흐몽족, 자오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찾는 여행자들이 드물었지만 지금은 도로가 많이 개선되어 접근하기가 쉬워져 다시 주목받고 있다.사파는 좀 춥다. 해발 1650m의 산악지대에 자리잡은 탓이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대다. 반팔에 슬리퍼 차림으로 사파 버스 정류장에 내린 여행자들은 적잖이 당황한다. 오들오들 떨며 어깨를 감싸 쥔다. 샌들 사이로 삐져나온 발가락은 오그라든다. 이런 여행자들을 위한 옷가게 들이 정류장 근처에 있다. 짝퉁 ‘노스OOO’ 상표를 단 초록색과 검은색 패딩을 잔뜩 걸어놓은 옷가게 주인들이 여행자들을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던진다.여행자들이 사파를 찾는 이유는 다양한 소수민족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이 개발됐다고는 하지만 사파에는 아직도 진짜 모습을 간직한 소수민족 마을이 있다. 대표적인 소수민족은 흐몽족이다. 19세기 중국에서 내려와 사파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지금도 사파 인구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흐몽족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고 있다. 고산지대에 살며 과일이나 약초 등을 재배하고 소,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기르며 살아간다. 블랙, 화이트, 레드, 그린, 플라워 등으로 명명된 여러 개의 그룹이 있는데 서로 약간씩 다른 관습과 문화를 지니고 있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블랙 흐몽족은 짙은 남색으로 염색된 의상을 입고 원통 모양의 모자를 쓴다. 각반과 같은 정강이받이를 다리에 착용하고 은장신구로 몸을 많이 치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메인 스트리트에는 프랑스식 건물들이 즐비하다. 프랑스 식민시대의 유산이다. 프랑스인들은 남쪽에 달랏을, 북쪽에는 사파를 자신들의 휴양지로 개발했다. 프랑스에 저항했던 게릴라들의 주둔지였던 까닭에 한동안 잊혀져 있던 사파는 1990년대 중반부터 마을 주변에 드넓게 형성된 스펙터클한 자연경관이 외국 배낭여행자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 관광지로 인기를 얻게 된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중국 인터넷에 아프리카 형제 감사 인사가 넘쳐난 이유

    중국 인터넷에 아프리카 형제 감사 인사가 넘쳐난 이유

    중국 인터넷에 3~4일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 형제에 대한 감사 인사가 돌연 넘쳐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00억 달러(약 67조원)을 아프리카 대륙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자 이에 대한 비판을 에둘러 아프리카 형제에 대한 감사 인사로 표현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아프리카 지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는데 한 웨이보 사용자는 6일 “주변의 국내 기업도 세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하는 판에 멀리 있는 아프리카에 돈을 뿌리다니 약이라도 먹어야 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국 네티즌은 “우리 돈을 모두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하는 데 쓰고, 아프리카 형제들을 돕는 데 쓰자”라고 비꼬았다.하지만 인터넷 표현의 자유가 없는 중국에서 이와 같은 직접적인 비난은 금새 삭제되기 때문에 “아프리카 형제들 고마워요. 파란 하늘을 만들어 줘서” “아프리카 형제들 고마워요. 20분 걸릴 길을 2시간 걸리게 해 줘서”라고 풍자하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를 유지한 에스와티니 왕국(옛 스와질랜드)을 제외한 53개국의 정상이 모두 베이징에 몰려와 중국의 수도는 극도의 통제 상태에 놓여있다. 호텔마다 간이 검색대가 설치되어 투숙객들도 일일이 공항 수준의 보안검사를 받아야 하고 지하철의 보안검색 수준도 훨씬 높아져 보안요원과 승객 사이에 마찰이 벌어지기도 한다. 2014년 열린 국제회의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때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햇빛조차 보기 어려운 베이징에 교통 및 공장 가동 통제로 파란 하늘이 찾아오면서 ‘에이펙 블루’란 신조어가 생겨냈다. 아프리카 협력포럼 기간에도 미세먼지 지수가 정상 수준을 유지해 중국인들은 국제회의가 열려야만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이냐며 한탄했다. 시 주석은 포럼 개막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의 발전은 무한하고 아프리카의 미래는 희망으로 가득하다”며 “누구도 중국과 아프리카 국민 간 대단합을 깨뜨릴 수 없다”고 밝혔다.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대표하는 서구 자본주의 진영에 대한 국제 공산주의 진영을 만들려 한다”며 “과거 마오쩌둥처럼 아시아, 아프리카 및 라틴 아메리카 등 제3세계를 돈으로 사서 ‘가난한 나라의 머리’가 되고 싶어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예산 민주주의를 통해 고무도장이란 비판을 받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실질적인 예산 사용 결정권을 가져야만 시 주석의 ‘독극물’ 같은 정책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밝은 표정 귀환…취재진 질문엔 함구

    평양서 리선권·김영철 등 연쇄 접촉 일정 늦어져 밤 9시 40분쯤 서울 도착 靑 “면담 분위기 나쁘지 않았던 듯” 5일 오후 9시 40분,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은 특별기(공군 2호기) 트랩을 내려오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특별사절단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특사단 단장 격인 정 실장은 방북 결과에 대한 총평과 3차 정상회담 시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는 않았지만, 부드럽게 미소를 띤 얼굴이었다. 이번 특사단은 ‘당일치기’라는 형식 면에서는 1박 2일간 진행된 지난 3월에 비해 시간적 압박이 컸다. 북·미 비핵화 교착국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임무도 고난도였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적어도 한 차례 이상 만났고, 예정에 없던 만찬 등 ‘짧지만, 굵게’ 내실 있는 일정을 소화했다. 특사단은 11시간 40분간 평양에 머물렀다. 오전 7시 40분 서울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오전 9시쯤 평양에 도착했다. 순안공항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영접을 받은 뒤 고려호텔 38층 미팅룸으로 이동했다. 이어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환담을 나눴다. 특사단은 이후 공식면담을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했고, 이때 김 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9월 남북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판문점 선언을 통한 남북관계 진전 방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특사단이 김 위원장을 만난 뒤 예정에 없던 만찬을 권유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본래 초저녁에 출발하려던 일정을 늦춰 오후 8시 40분에야 평양을 떠나 9시 40분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을 만났고 예정에 없던 만찬을 한 것을 보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북측도) 손님이 왔는데 저녁식사를 하지 않고 보내는 것도 정서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차 특사단 방북은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끌어내는 차원에서 상황 자체가 좋았다”며 “2차 특사단은 북·미 간에 난기류가 형성된 종전선언, 비핵화, 평화체제와 관련한 끈을 잇고자 간 거라 역할 자체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윤두준 “갑작스러운 입대, 막막해서 많이 울었다” 입대 전 심경 고백

    윤두준 “갑작스러운 입대, 막막해서 많이 울었다” 입대 전 심경 고백

    군입대한 윤두준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5일 하이라이트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윤두준 훈련병이 라이트 여러분들께 보내는 첫 번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라이트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이 늘 최우선인 윤두준 훈련병에게 시시때때로 여러분들의 안녕과 행복을 전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윤두준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윤두준은 “보내주신 인터넷 편지 한 통도 안 빼놓고 한 자 한 자 읽고 있습니다. 멤버들 소식도 덕분에 잘 듣고 있고 멤버들에게도 제 안부 꼭 전해주세요. 오면 각오 많이 하고 오라고”라며 인사를 건넸다. 윤두준은 이어 “각오를 정말 많이 하고 굳게 마음을 먹고 주변에서 아무리 용기를 북돋워 주더라고 너무 힘들더라고요. 모든게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지요”라며 입대 전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가끔 현자타임이 오긴하지만 이제 적응 다 한 것 같으니까 너무 걱정하지마세요. 너무 보고싶습니다”라며 밝은 인사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한편, 윤두준은 지난달 24일 강원도 화천 제27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돼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윤두준 자필편지 전문. To. 라이트 잘 지내요? 건강하신가요? 환절기라 걱정이 많이 되네요. 아! 먼저 고맙다는 말 꼭 전해드리고 싶어요. 보내주신 인터넷 편지 한 통도 안 빼놓고 한 자 한 자 읽고 있습니다. 손 편지도요! 밖에 여러가지 소식 전해주시는 모습 보면서 고맙기도 하고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들어서 요 며칠 마음이 참 불편했지만요. 멤버들 소식도 덕분에 잘 듣고 있고 멤버들 한테도 제 안부 꼭 전해주세요. 오면 각오 많이 하고 오라고. 많이 걱정하셨더라구요. 쉬지도 못하고 바로 입대하는게 너무 불쌍하다며. 네. 제가 생각해도 불쌍하더라구요. 하지만 저 때문에 많이 난처해진 주변 사람들 얼굴 봐서라도 웃고 있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각오를 정말 많이하고 굳게 마음을 먹고 주변에서 아무리 용기를 북돋워 주더라도 너무 힘들더라구요. 모든게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지요. 아무것도 정리하지 못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앞이 너무 막막해서 나홀로 아무도 모르게 많이 울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현자타임이 오긴 하지만 이제 적응 다 한거 같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너무 보고싶습니다. 제대로 인사도 못한 것이 언제까지 마음이 불편하고 죄송스러울지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이 잘 버텨주어 남은 멤버들까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다시 만나는 날엔 대성통곡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다들 몸 건강하시고 자대 배치받고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감기조심. 사진=트위터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파트 선거서 대선까지 관리…지방서 중앙 가려면 ‘전입 시험’ 필수

    아파트 선거서 대선까지 관리…지방서 중앙 가려면 ‘전입 시험’ 필수

    선거법 필수…타 국가직과 동시 선발 올해 경쟁률 19.1대1 최근 5년내 최저 성적·희망 따라 구·시·군선관위 배치 국고보조금·정당 업무 등 두루 맡아 대통령부터 아파트 입주자대표까지.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모든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게 유권자의 주권 행사를 돕는 이들이 있다. 국회와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와 함께 독립된 합의제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다. 1963년 창설된 선관위는 그동안 1100회가 넘는 공직 선거를 관리했다. 정당 경선과 대학총장, 조합장 선거 등 다양한 선거를 지원하며, 정당·정치자금 사무와 민주시민교육 등 민주정치 발전과 관련된 업무도 수행한다. 선관위에 근무하는 선거행정직 공무원은 모두 2889명. 공정한 선거 문화를 위해 일하고 싶은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을 위해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에서 근무하는 네 명을 만났다.●적게 뽑고 지원자 허수 적어 합격 문턱 높아 선관위는 2008년까지만 해도 별도의 공채 시험을 치렀지만, 현재는 인사혁신처에 선발을 일임해 다른 행정부의 국가직 공무원과 같은 날 시험을 치른다. 공시생 사이에서 ‘선거행정직’의 문턱은 높은 편이다. 워낙 뽑는 인원이 적은 데다 지원자도 허수가 적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2013년부터 선거행정직 채용에서 ‘공직선거법’ 과목을 필수로 치르게 한다.선거행정직을 준비하는 공시생은 보통 7급과 9급에 같이 응시한다. 2016년 7급 공채에 합격한 천유림(26·여·행정국제과)씨는 9급에 합격한 뒤 연수원에 들어가기 전 7급 시험에도 최종 합격했다. 공직선거법은 양이 많고 수정이 잦아 공부하기가 까다롭다. 조항을 모두 외워야 고득점이 가능한 만큼 합격생 대부분도 핵심만 외우는 꼼수보다는 어려워도 꾸준히 반복 학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천씨는 “매일 모든 조항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으며 머릿속에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집어넣으려고 노력했다”면서 “그렇다고 암기만 하면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제대로 풀 수 없기에 온전히 이해하는 과정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직선거법이 어렵기 때문인지 선거행정직 경쟁률은 최근 5년 사이 감소세다. 7급 경쟁률을 보면 2014년 18명 선발에 2739명이 몰려 152.2대1이었다. 2015년에는 19명 선발에 3245명이 응시해 180.3대1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149.2대1, 지난해 104.9대1, 올해 84.2대1로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9급 경쟁률도 2014년 35.2대1에서 2015년 28.2대1, 2016년 27.4대1, 지난해 21.0대1로 꾸준히 줄었다. 올해 채용 인원은 92명이었으나 응시 인원도 1759명으로 크게 줄어 경쟁률은 최근 5년래 가장 낮은 19.1대1이었다. ●연고 전혀 없는 곳에 종종 배치되기도 선관위는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시·도선관위(17개), 구·시·군선관위(249개), 읍·면·동선관위(3490개) 등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선거행정직에 일단 합격하면 연수를 받은 뒤 연고지와 희망지, 시험 성적 등을 종합해 구·시·군선관위로 배치된다. 연고가 전혀 없는 곳에 배치되는 사례도 종종 있어 선거행정직 지원을 망설이는 지원자들도 있다. 서광일(36·미디어과)씨는 광주 출신이지만 초임지는 경남 밀양이었다. 서씨는 “살면서 가본 적도 없는 곳에 발령이 나 당황스럽고 힘들기도 했다”면서 “그렇지만 돌이켜보니 ‘언제 또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겠냐’라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강민경(33·여·기획재정과)씨는 집이 부산이지만 울산으로 첫 발령이 났다. 강씨는 “연고지가 아닌 곳에 배치를 받으면 중앙선관위에서 관사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면서 “처음에는 생각지도 않은 지역에 배치돼 다소 힘들 수도 있지만 연차가 쌓이면 대부분 자신의 연고지나 희망 지역으로 가게 되니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6급 이하 선거행정직 공무원이 구·시·군선관위에서 시·도선관위로, 또는 시·도선관위에서 중앙선관위로 옮기려면 별도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중앙선관위로 전입하려면 두 단계 전형을 거쳐야 한다. 1차 법규운용능력평가는 정치관계법 25문항(공직선거법 20, 정당·정치자금법 5)이 출제된다. 해마다 중앙선관위에서 실시하는 능력검정시험(공직선거법 80문항, 정당·정치자금법 20문항)에서 60점 이상을 획득해 5급 승진 시험 기회(10년간 유효)를 얻으면 1차 시험이 면제된다. 1차 합격자나 면제자에 한해 2차 개별 면접이 진행된다. 최근 3년간 매년 두 차례씩 진행된 중앙 전입 현황을 보면 2016년 1월 36명, 7월 9명을 선발하는데 각각 48명, 27명이 지원했다. 지난해는 8명(1월 2명·7월 6명)밖에 선발하지 않아 지원자도 25명(1월 4명·7월 21명)으로 대폭 줄었다. 올해는 19명(1월 13명·7월 6명) 선발에 각각 25명, 24명이 응시했다. 김미란(32·여·선거2과)씨는 구·시·군선관위에서 시·도선관위로 이동한 뒤, 한 번 더 시험을 치러 중앙선관위로 전입했다. 김씨가 공채에 응시할 때만 해도 공직선거법이 필수과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입 시험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김씨는 “현장에서 실무를 하며 공직선거법을 익히긴 했지만 전입 시험에 합격하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면서 “일과 시간을 마친 뒤 집에 와서 전입 시험에 매진해 2년 만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치열한 공채를 뚫고 합격하고 난 뒤 또다시 시험을 치러 중앙선관위로 오려는 이유는 좀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어서다. 강씨는 “중앙으로 온 뒤 정당과와 위원장실, 기획재정과를 거치며 짧은 시간에 선관위 업무를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며 “지역 선관위와 비교하면 전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획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시야가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활용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 선관위는 선거와 관련된 업무만 하는 곳이 아니다. 정당 관련 사무나 각종 후원회 등록·변경, 국고보조금 지급을 비롯한 정치자금 관련 업무도 두루 맡는다.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하는지를 감시·단속해 적발도 한다. 검찰·경찰과 협조해 금융거래·통신 자료를 제출받아 범죄 혐의를 입증하고 유죄 판결이 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도 선관위의 몫이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선관위 온라인 투표 시스템은 학교나 공동주택 등에서 대표자를 선출하는 데 널리 쓰이고 있으며, 정당 경선과 대학교 총장 선거에도 적용되는 등 활용 범위가 커지고 있다. 글 사진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여기는 남미] “금 사세요”… 베네수엘라 대통령 ‘금 판매’는 사기극?

    [여기는 남미] “금 사세요”… 베네수엘라 대통령 ‘금 판매’는 사기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실체 없는 골드바 세일에 나섰다. 마두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자신의 골드바 매입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지금 막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서 1.5g짜리 골드바를 오늘의 시세로 구입했다"며 중앙은행이 발급한 증명서를 들어보였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마두로 대통령과 함께 국민 앞에 선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도 골드바를 샀다. 영부인이 산 골드바는 2.5g짜리로 이날 시세는 5900 볼리바레스 소베라노스, 미화로 환산하면 약 97달러(약 10만8000원)짜리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뜬금없이 골드바 구입 사실을 공개한 건 국민들에게 '금으로 저축하기'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국가경제가 파탄나면서 심각한 외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 정부는 지난달 화폐개혁을 골자로 한 '경제회복플랜'을 발표했다. 경제회복플랜에는 볼리바르 화폐의 뒷자리 0을 5개 떼내는 화폐개혁과 함께 10대 실천사항이 포함돼 있다. '금으로 저축하기'는 10대 실천사항 중 하나다. 마두로 정부는 금으로 저축하기에 이어 앞으로 암호화폐로 저금하기 캠페인도 전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달러 대신 금!"을 외치며 대통령 부부가 솔선수범(?)에 나섰지만 골드바를 사도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지만 구매자에게 내주는 건 금이 아니라 구매증명서뿐이다. 구매자는 포장된 골드바를 잠깐 구경(?)하고 바로 중앙은행에 돌려주어야 한다. 중앙은행 관계자는 "(금을 사도) 실물로 구매자에게 내주진 않는다"며 "국민이 산 금은 안전하게 중앙은행의 금고에 보관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한 주민은 "중앙은행이 금을 재포장해서 또 팔아먹어도 아무도 알 수 없는 구조"라며 "정부가 국민을 너무 바보 취급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사진=마두로 대통령이 샀다고 공개한 골드바. (출처=라이브 방송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국방부 “예술·체육요원 민감한 이슈… 손보기는 해야” 긴장

    국민공분 확산… 대체복무제 개선 불가피 “BTS는 왜 가나” 대중예술 차별 도마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들의 무분별한 병역 특례에 대해 국민적 공분이 확산됨에 따라 정부도 긴장하고 있다. 병역은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일단은 한껏 조심스러운 모습이지만, 국민적 분노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제도의 개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부의 경우 이미 국방개혁과 관련해 체육 특기를 포함해 대체 복무제의 전반적인 정비를 계획해 둔 상황이다. 형평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세워 놓고 있기 때문에 예술·체육 요원에 대한 논란에만 눈을 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예술·체육 요원 제도와 관련해 (현행 제도의 변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국방부가 지난 7월 말에 발표한 ‘국방개혁 2.0’에 대체 복무 제도 전반을 손질하는 방안이 들어 있지 않냐고 질문하자 “대체 복무 제도 전반을 손보긴 해야 한다. 예술·체육 요원의 경우 수는 적지만 병역 이행 공정성과 형평성에서 민감한 이슈”라고 답했다. 군은 61만 8000명의 전력이 2022년 5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는 의무소방대, 의무경찰 등 전환 복무를 폐지하고 예술·체육 요원, 산업기능 요원, 전문연구 요원, 공중보건의, 공익법무관 등 대체 복무도 정비할 계획이다. 김윤태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은 지난달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환 복무를 폐지하고 대체 복무를 중장기적으로 일부 조정할 것”이라며 “군 입대 신체검사도 키, 몸무게 등의 면에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포함되는 예술·체육 요원 제도에 대한 개혁 요구는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실제 과거에는 월드컵 16강 진출 및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시 병역 혜택이 있었지만 이후 폐지됐다. 실적을 마일리지 식으로 적립해 기준 점수 이상이 되면 병역 특례를 제공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예술분야에서 국제콩쿠르 입상자 등 순수예술에만 병역 특례가 적용되고 대중예술을 배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빌보드 정상에 두 번이나 올라 국위를 선양했으니 병역 특례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숙명여고의 반격, “교무실에 40여명…혼자 시험문제 결제 안했다”

    숙명여고의 반격, “교무실에 40여명…혼자 시험문제 결제 안했다”

    교육청 감사 결과에 재심의 요청키로 / 새 부임 교장, “비전공자가 50분간 시험지 못 외워” / 교육청, “교무부장도 시인한 사실”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성적이 급상승해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하며 불거진 ‘숙명여고 내신 문제 유출 의혹’을 두고 학교 측이 서울 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부인하며 재심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감사 결과와 달리 교무부장 혼자 교무실에서 시험지나 정답지를 결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정재임 숙명여고 교감은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무부장이었던) A씨가 일하는 교무실은 교사 40여명이 함께 이용한다”면서 “A씨가 단독으로 시험지를 결재·검토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교감은 이날 새로 부임했다. 학교 측은 원래 A씨를 새 교감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교육청의 특별감사가 진행되자 A씨가 자진 사퇴해 정 교감이 부임하게 됐다. 정 교감은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으로 자리를 비워야 해 결재판에 시험지를 놓고 가면 A씨가 바로 결재해 교감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정 교감과 함께 이날 부임한 이혜숙 교장은 “시험 출제 기간은 아주 분주하고 교사들이 (교무실에) 자주 오간다”면서 “비전공자가 50분간 한 과목 시험지를 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교육청은 숙명여고 학업성적 특별감사 결과 “정기고사 담당교사가 수업 등으로 자리를 비우면 A씨가 단독으로 고사서류를 검토·결재했다”고 밝혔다. A씨가 시험지를 혼자 볼 수 있던 시간은 수업 한 교시가 진행되는 최장 50분으로 추정했다.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이 감사 결과 일부를 반박한데 대해 “A씨도 시인한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감사에서 고사 서류를 단독 검토·결제했다는 건 교무실에 홀로 있었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도 없는 칸막이 안 책상에서 혼자 시험지를 검토, 결제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A씨의 쌍둥이 딸들 성적이 급상승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쌍둥이는 흔히 말하는 ‘내신스타일’로 상당히 열심히 공부했다“면서 ”음악·미술·체육 등 다른 학생들이 등한시하는 과목에서 점수가 높았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앞에서 문제 유출 의혹에 항의하며 연일 이어지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학교에 학생들이 있는 만큼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교육청은 지난달 16~22일 숙명여고 학업성적 특별감사를 진행한 뒤 “문제유출 개연성이 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다만 문제유출 여부를 가려내지는 못해 A씨와 당시 교장·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경찰은 지난 2일 수사에 착수했다. 교육청은 문제유출 여부와 별도로 A씨가 자녀의 학년 시험지 결재라인에서 빠지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A씨와 당시 교장·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4명의 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5] 고종 만나러 덕수궁에 들어간 소녀

    [황제 납치 프로젝트5] 고종 만나러 덕수궁에 들어간 소녀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5회>소녀는 서울에 온 지 이틀만에 황제가 있는 덕수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스티븐슨(더럼 화이트 스티븐슨)이 그녀가 왕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준 덕분이었다. 사실 스티븐슨 입장에서는 그녀의 미인계에 넘어가 큰 실수를 한 것이었다. 그는 조선 정부를 감시하러 온 일본 고문들을 도와주는 일을 했다. 매우 영민했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국제정세의 맥을 정확히 짚어냈다. 도쿄의 내각은 오랫동안 진흙탕 속에 빠진 서울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열강의 외교놀음을 파악하고자 그에게 거액을 쏟아부었다. 만약 소녀에게 워싱턴 거물이 보내온 서신이 없었다면 스티븐슨은 그녀의 미모 말고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소녀가 가져 온 소개장을 확인하고는 자신이 워싱턴과 연이 닿은 것에 흥분해 소녀의 입궁을 도왔다. 소녀는 10월의 어느 맑은 날 아침 왕을 알현하려 궁에 도착했다. 내가 어떻게 소녀를 따라 궁에 들어갔냐고? 원래 난 조선의 황제와 신하들을 만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대한제국 세관을 맡은 ‘골든엄브렐라’(소설 속 가상의 대한제국 세관 관리조직)의 책임자였으니까. 그때 나에게는 “열려라 참깨”와 같은 마법으로 궁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편집자주: 실제 이 시기 대한제국은 회계 업무가 가능한 세관원 출신 외국인을 대거 스카우트해 업무를 맡겼습니다. 1883년 우리나라 첫 공식 세관인 인천해관은 조선인이 아닌 10여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주축을 이뤘습니다. 청나라 해관을 모델로 해외 경력자들이 조선으로 들어왔고 조선인도 영어시험을 거쳐 채용됐습니다. 당시 세관은 기상관측과 검역, 항만·등대 관리, 도로 측량, 우편사업 등 정부 업무를 대거 수행했습니다. 이 소설에는 이런 시대적 배경이 담겨 있습니다.) 궁에서 우리를 데리러 관용 마차가 왔다. 나는 마차에 올라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어서 오세요” 소녀는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해 본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임이에요. 나는 지금 무척 행복해요. 엄청난 모험을 할 수 있게 돼서죠.” “무섭지 않아요?” 내가 물었다. “며칠 전에 한 일본인이 당신 가방을 뒤지려고 호텔로 숨어들었잖아요. 그 사람은 서울의 있는 일제의 거대한 스파이 조직의 작은 톱니바퀴 하나에 불과해요. 그들이 작심하고 덤빈다면...“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내 말을 가로챘다. “바보들...일본인들은 정말 서툴러요. 이 작은 갈색피부 친구들은 솜씨가 그닥 뛰어나지 않더라고요. 프랑스나 러시아의 예의 바른 비밀 요원들은 사람이 방에서 나갈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죠. 트렁크를 뒤지고도 보풀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아요. 하지만 이들은 어떤가요? 어설프게 강도를 보냈다가 결국 지난번 사달이 났어요.” 소녀는 재밌다는 듯 큰 소리로 웃었다.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의 황폐하고 구불구불한 거리를 지나 마침내 궁에 다다랐다. 세미라미스(아시리아의 전설상 여왕으로 고대도시 바빌론의 창건자로 전해짐) 공중정원을 연상시키는 청동 장식물(덕수궁 석조전 앞 분수로 추정)이 눈에 들어왔다. 황제를 상하이로 훔쳐갈 임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녀의 눈과 목소리, 대담무쌍한 배짱에 매혹됐다. 지금 하려는 일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빠져나올 수 없는 그녀의 유혹에 말려 들어갔다. 나는 그녀에게 반쯤 넋을 빼앗겼다. 그녀의 미인계에 나도 빠졌다. 파리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시험하려 칼을 빼든 삼총사의 달타냥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대신들이 자리한 법궁에서 우리는 하기와라(훗날 2대 조선총독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작고 왜소했지만 서울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듣는 전지전능한 눈과 귀를 가졌다. 그는 고종의 궁에서 가장 정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황제보다 더욱 환하게 웃곤 했다. 마치 이 궁의 진짜 주인은 조선 황제가 아니라 하기와라 자신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가 날카로운 시선을 내뿜으면 왕을 비롯한 궁궐의 모든 이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가 명령만 내려면 이들은 언제고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만 했다. 황제(고종)는 조상신보다 하기와라의 날카로운 이빨과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를 더 무서워했다.우리는 왕을 만나기 전 겸열자인 하기와라에게 먼저 인사하려고 대기실로 갔다. 고양이가 넘나들 것 같은 문턱이 있는 이곳은 보라색과 파란색이 고풍스럽게 대조를 이뤄 무척 아름다웠다. 나는 하기와라에게 소녀를 소개했다. 소녀가 유혹에 가득 찬 눈길로 그에게 끼를 부렸다. ”오, 하기와라씨! 상하이 영사관에 있는 당신의 친구 미토노가 ‘서울에 가면 당신을 꼭 만나라’고 여러번 말했어요.“ 소녀의 벨벳같은 부드러운 목소리는 고양이의 털처럼 나른했다. “그는 당신이 덕수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라고 알려줬어요. 결코 여성의 매력에 넘어가지 않는 엄격한 분이시라는 것도요. 내가 당신의 마음을 얻으려면 아주 특별한 여자가 돼야 한다고도...” “아, 그렇습니까?” 하기와라는 너무도 큰 기쁨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게 왠 횡재냐’는 반응이었다. 소녀가 말을 이었다. “이렇게 험하고 무서운 궁궐에 당신의 보호를 받아야 할 나약한 초상화가인 저를 혼자 내버려두지는 않으실거죠?” “그럼요. 물론입죠” 하기와라가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얼굴이 금세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소녀는 이자도 어렵지 않게 미인계로 낚을 수 있었다. 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안녕하세요’ 개통령 강형욱 “사실 개 냄새 싫어한다” 고백

    ‘안녕하세요’ 개통령 강형욱 “사실 개 냄새 싫어한다” 고백

    ‘개통령’ 강형욱이 뜻밖의 고백으로 모두 놀라게 했다. 3일 방송되는 KBS2 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동물훈련사 강형욱이 출연한다. 앞서 진행된 녹화에서 강형욱은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내가) 강아지 훈련사인데 개 냄새를 싫어한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평소 개들과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는 모습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강형욱은 이날 개 냄새를 싫어하게 된 이유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강형욱 고백에 MC 신동엽과 김태균은 “쇼트트랙 메달리스트가 추위를 타고, 조정선수가 뱃멀미하고, 역도선수 쇳독 오르는 소리”라며 놀라워했다. ‘개통령’ 강형욱의 남모를 고충은 이날(3일) 오후 11시 10분 ‘안녕하세요’에서 공개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성남시 지난해 채무액 199억원...전년보다 769억 줄어

    경기 성남시는 지난해 채무액이 199억원으로 전년도 968억원보다 79.4%인 769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방채 조기상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1명당 채무도 9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78.8% 감소했다. 시는 이같은 2017년도 결산기준 지방 재정 운용 결과를 시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공시자료에는 살림 규모, 자체수입, 의존 재원, 채무 등 10개 분야 59개 세부 항목에 대한 지난해 살림살이 내용을 담았다. 성남시의 지난해 살림 규모는 전년 대비 3617억원 늘어난 3조7297억원이다. 인구 50만명 이상인 15곳 지자체의 재정 평균 2조5983억원보다 1조1314억원(43.5%) 큰 규모다. 지방세, 세외수입 등 자체수입은 전년 대비 389억원 증가한 1조3792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사 지자체의 자체수입 평균 9348억원보다 47.5%(4444억원) 많은 수준이다. 반면, 지방교부세, 재정보전금, 보조금 등 중앙정부 의존 재원은 8116억원으로 유사 지자체 평균 8809억원보다 693억원(7.9%) 적었다. 성남시 채무 199억원은 유사 지자체 평균 채무 646억원보다 69.2%(447억원) 적은 수준이며, 주민 1명당 채무액 2만1000원은 유사 지자체 평균 8만1000원보다 74%(6만원) 적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재정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맹목적인 수술 중 수혈, 건강 망치고 혈세도 낭비”

    “맹목적인 수술 중 수혈, 건강 망치고 혈세도 낭비”

    혈액 속 200여가지 단백질·세포 존재 수혈 땐 면역력 낮아지고, 감염 위험 저출산으로 10~20대 헌혈 갈수록 줄어 “무수혈에 인센티브 부여, 세금 아껴야”“수술할 때 맹목적으로 수혈에 매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반대합니다. 오히려 면역력을 약화시켜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거든요. 혈세 낭비를 줄이고 건강도 챙기려면 무분별한 수혈을 중단해야 합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박종훈(53) 고대안암병원장은 ‘무수혈 수술 전도사’로 통한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꼭 필요한 곳에만 수혈하는 ‘최소 수혈’을 지향한다. 수혈은 과거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졌다. 외과 수술하면 혈액부터 떠올릴 정도였다. 그런데 박 병원장은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혈이 꼭 필요할 때도 있지만 수술할 때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혈액이라고 하면 보통 ‘빨간 수액’ 정도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혈액 안에 200여가지의 단백질과 세포가 있기 때문에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며 “결국 수혈받은 사람의 면역력이 낮아져 감염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타인의 장기를 이식하면 우리 면역체계는 이것을 세균과 같은 유해물질로 인식해 공격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혈액도 수혈량이 많을수록 면역체계에 혼선이 생겨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 수치가 10.0g/㎗ 이하일 때 수혈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 기준이 7.0g/㎗로 낮아졌다. 우리나라도 기준은 같다. 하지만 박 병원장은 “그런데 아무도 점검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20대에게 전체 헌혈량의 71%를 의지했다. 그렇지만 저출산 현상이 심화돼 10·20대 헌혈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혈액 공급을 대부분 헌혈에 기대고 있기 때문에 공급량이 줄면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9월 대한적십자사가 보유한 O형 적혈구제제가 1.8일분에 그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적도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무수혈 수술을 권장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 박 병원장은 “학계에서 5~6년을 떠들었더니 의사들은 겨우 필요성을 공감하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정부가 무수혈 수술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거나 모니터링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아 현장에서 실천하는 비율은 낮다”고 했다. 이어 “우리 병원 정형외과 수술에서 6년 동안 수혈량을 50%나 줄였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입원 기간이 줄어들었다“며 “2015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미국 캘리포니아병원이 수혈 가이드라인을 지켰더니 수혈량은 24% 줄고 1년에 17억 8000만원의 의료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무수혈 수술이나 최소 수혈을 하려면 보조약품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약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수혈 만능주의’가 팽배하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 박 병원장은 “정부가 수혈 적정성을 평가해 상위 기관에 인센티브를 준다면 혈세도 아끼고 국민 건강도 좋아질 것”이라며 “환경 개선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열심히 독립운동했던 유일한 왕손… 아버지 의친왕은 재평가돼야 한다

    [색다른 인터뷰] 열심히 독립운동했던 유일한 왕손… 아버지 의친왕은 재평가돼야 한다

    “어머니인 의친왕비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조의 마지막은 늘 비극으로 끝났다. 대한제국 왕실의 비운은 당연히 겪어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라’라고 말씀하신 게 아흔이 다 돼서야 받아들여져요. 아버지 의친왕의 잘잘못을 역사가 정확하게 평가했으면 합니다. 그게 제 마지막 바람이에요.” 조선 왕조의 ‘마지막 왕녀’ 이해경(88) 여사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이 여사는 지금 한반도의 상황이 조선왕조 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어떤 연유에서 이 같은 생각을 떠올릴까 궁금했다. 이 여사는 고종 황제의 친손녀다. 아버지 의친왕은 고종의 다섯째 아들이다. 순종 다음 서열이었으나 일제의 견제 등으로 동생인 영친왕에게 황태자 자리를 빼앗겼다. 동생인 영친왕이 철저하게 일본식 교육을 받은 것과 달리 의친왕은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었다. 독립운동가와의 접촉이 잦았으며, 1919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탈출하려고 기도했다가 만주에서 일제에 발각돼 송환되기도 했다. 의친왕은 일제로부터 도일을 강요받았지만 거부하며 항일정신을 사수한 왕족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8·15 독립 이후 이승만 정부가 망국(亡國)의 책임을 물으며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만들었다.이 여사는 “일본과 청나라, 러시아 등 세계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의 미래를 바로 세우려 했던 고종 황제나 의친왕과 비슷한 고민을 문재인 대통령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생각한 대로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결과’는 ‘운명’이고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친왕의 13남 9녀 중 다섯째 딸이다. 세 살 때 생모와의 이별,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사동궁(의친왕부·義親王府) 생활, 그리고 8·15 광복, 이어진 6·25 전쟁, 1956년 가혹한 현실을 피하고자 선택했던 도미(渡美) 등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인생 여정을 보냈다. 특히 그는 순탄치 않은 노년을 보낸 아버지 의친왕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듯했다. 이 여사는 “아버지가 매일 술에 빠져서 살았다는 일제에 의한 역사적 오류가 아직도 그대로”라면서 “항일정신이 강했던 아버지는 일제의 핍박과 삼엄한 감시가 본격화되면서 매일 술집에 다니는 척해야 했다. 그래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의친왕이 1905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이토 히로부미가 대통(大統) 계승을 권유했지만 한마디로 거절했고, 1919년 중국 상해(상하이) 임시정부로 탈출을 시도하는 등 독립운동을 열심히 했던 유일한 ‘왕손’”이라면서 “의친왕의 열정과 행동은 반드시 재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떠난 지 62년, 26살의 꿈도 많고 한도 많았던 앳된 여인에서 이제 미수(米壽)를 넘긴 ‘호호 할머니’로 변한 조선의 마지막 왕녀인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일제 치하에서 의친왕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는 한 달에 한두 번씩 사동궁을 찾았다. 그때마다 노래와 춤으로 아버지를 즐겁게 해드린 기억이 있다. 특히 길러주신 의친왕비(이하 지밀 어머니)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궁 밖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의 대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듣지 못했다. 어린아이가 말을 옮길 수 있어서 조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 역사 문헌 등을 보면 퍼즐처럼 맞춰지는 일들이 있다. 어렸을 때 갑자기 일본 경찰들이 집 주변에 늘었다든지, 해방 직후 김구 선생과 김규식 선생이 사동궁을 찾았던 일 등이 기억난다. →그렇다면 의친왕의 독립운동 행적은 어떻게 아는가. -미 컬럼비아대학 한국학과 사서로 27년간 일하면서 많은 한국 역사책과 자료를 접했다. 거기서 아버지의 흔적을 많이 찾았다. 또 유학 오신 한국 학자들이 나에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와 자료가 있는 미 도서관 등을 알려줬다. 미국에서 한국의 근대사를 공부했다. →여자로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있었을 텐데. -맞다. 어렸을 때는 상당히 컸던 것 같다. 그런데 당시 역사 자료 등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심정과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어쩌면 미국 생활이 아버지와 나를 연결해 준 것 같다.→누구나 인생에 굴곡이 있겠지만 특히 더 했던 것 같다. -한때는 드라마처럼 ‘궁’에서 호강하며 살았다. 어렸을 때 시녀들이 ‘공주마마’라고 부르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 줬다. 하지만 8·15 독립 이후에 ‘왕족’이 ‘망국의 원흉’으로 인식되면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친북 인사로 몰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미국에 온 지 62년이 지났다. 한국을 몇 번 찾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맞다. 사실 떠나면서 다시는 한국 땅을 밟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당시 왕족이라는 굴레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 사회에 대한 반감 등 때문에 한국에서 도망치듯 미국으로 건너왔다. 정말 안 가려다 생모가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19년 만인 1975년 한국을 다시 찾았다. →1950년 중반에 미국 유학은 흔치 않은 일이다. 왕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당시 망국(亡國)의 책임을 물어 왕족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다.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와 지밀 어머니 등 가족들이 먹을 쌀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지밀 어머니가 나의 혼수품으로 주신 비단을 팔아서 연명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미8군의 도서관에서 일할 때 친하게 지냈던 데이비드 스트릿맨이라는 군인의 아버지가 도와줘서 미 유학이 가능했다. →미국 생활은 어땠나. -비행기 값을 마련하고자 지밀 어머니가 사 주신 야마하 피아노를 팔았다. 비행기 표를 사고 남은 돈 80달러를 가지고 무작정 미국으로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모했던 것 같다. 다행히 텍사스의 메리 하딘 베일러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모두가 반대했던 미국행이라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했다. 한국과 연락도 끊었다. 사실 도움을 요청할 곳도, 도와줄 사람도 마땅히 없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말과 방학에는 식당과 백화점, 보육원 등 가리지 않고 일했다. 먹고살기 어려웠다.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 아무도 내가 조선의 왕녀인 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어도 누가 쳐다보지 않았다. →의친왕비가 자신의 호적에 이 여사만 올리는 등 총애를 받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생모, 낳아 주신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나. -3살 때 헤어진 생모를 10년 후인 13살 때 화신상회(현 종로 제일은행 본점 자리)에서 만났다. 그 이후로 또 거의 본 적이 없다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잠시 같이 지냈다. 생모는 박금덕 여사다. 그는 당시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정도로 정·재계의 마당발로 소문난 여성이었다. 의친왕이 한눈에 반할 정도의 미모에 당찼던 것 같다. 내가 궁 생활을 힘들어 했던 것이 자유분방하고 당찬 생모의 성격을 닮아서인 듯하다. →일부에서 ‘공주’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하는데. -그건 분명히 잘못이다.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뀌면서 고종 임금님이 황제가 되고, 왕자인 아버지와 그의 형제들이 의친왕, 영친왕 등으로 봉작됐다. 그러니까 나는 왕자의 딸이지, 왕의 딸이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 ‘마지막 공주’라는 호칭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내 밑으로 여동생들은 궁 생활을 하지 않았고, 위로 언니들은 돌아가셨다. 그래서 ‘마지막 왕녀’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이유가 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 것 같다. 물론 결혼할까 고민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었다.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다. 복잡했던 우리 가정사를 보면서 행복한 가정을 꿈꿨는데, 막상 선택의 순간에서 포기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내가 힘이 미약하고 나서는 것을 싫어해 숨어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 왜곡·날조된 우리의 역사를 되찾는 일에 대한민국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나도 미력이나마 돕고 싶다. 글 사진 뉴욕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해경 여사는 누구 -1930년 고종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다섯 번째 딸로 출생. -1933년 생모인 박순덕씨 곁을 떠나 ‘궁’으로 거처 옮김. -1946년 경기여고 졸업 -1950년 이화여대 음악과 졸업 -1953년 미8군 사령부 도서관 사서 근무 -1956년 미국으로 유학 -1959년 미국 텍사스 메리 하딘 베일러대 졸업(성악 전공) -1969년 컬럼비아대 동양학도서관 한국학 사서 취직 -1996년 컬럼비아대 동양학도서관 한국학과장 정년퇴직 -현재 뉴욕의 컬럼비아대 근처 작은 아파트에서 독신으로 살고 있음.
  • 2차 대북특사단 대표는 서훈…방북 임무와 일정은

    2차 대북특사단 대표는 서훈…방북 임무와 일정은

    오는 5일 방북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결정됐다. 청와대는 2일 서 원장을 대표로 정 실장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지난 3월 정 실장이 대표로 이끌었던 1차 대북특사단의 명단과 같다. 다만 이번 특사단의 대표는 서 원장이 맡기로 했다. 이번 2차 대북특사단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북·미 간 비핵화 후속 협상의 물꼬를 트는 데 주력한다. 또 9·9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을 앞두고 경색된 한반도 정세를 풀어야 하는 임무도 맡는다. 특사단은 5일 서해 직항로로 방북해 일정을 마치고 당일 바로 귀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음악 속 죽음의 코드…부천필하모닉 정기공연

    음악 속 죽음의 코드…부천필하모닉 정기공연

    부천필하모닉이 9월 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스트 ‘죽음의 무도’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무대에 올린다. 창단 30주년 기념 음악회인 ‘베스트 클래식 시리즈’의 올해 마지막 무대로, ‘죽음의 무도’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박진우가 나선다. 두 작품에 모두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 선율이 사용된 것이 공통점이다. 그레고리안 성가 ‘디에스 이레’에서 유례한 이 선율은 서양음악사에서 죽음을 코드로 하는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주제 중 하나다. 리스트 ‘죽음의 무도’에서 ‘디에스 이레’ 멜로디가 사용돼 무덤에서 해골들이 일어나 춤추고 노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표현된다. 이어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서도 ‘디에스 이레’ 선율을 들을 수 있다. 4악장 ‘단두대로의 행진’에 이은 5악장 ‘마녀들의 밤’에서 작품 속 주인공은 이 선율과 함께 ‘죽음의 환상’으로 빠져든다. 1~3만원. 서울 예술의전당. 1544-1555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슈 담보대출, 3억 4500만원 대출받아...“도박 빚 때문에 빌린 거 아냐”

    슈 담보대출, 3억 4500만원 대출받아...“도박 빚 때문에 빌린 거 아냐”

    6억 원대 도박 자금 사기 혐의로 피소된 그룹 S.E.S 출신 슈가 집을 담보로 수억 원을 대출받았다. 31일 한 매체는 슈(본명 유수영)가 현재 거주 중인 경기 용인 집을 담보로 3억 4500만 원 대출을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슈는 지인으로부터 도박 자금을 명목으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한편 이날 슈 변호인 측은 이번 대출이 사기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슈 법률대리인은 “근저당권도 설정돼 있고 채무도 존재하지만 이번 사건과는 전혀 다른 채무”라고 전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 2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슈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파라다이스워커힐 카지노에서 지인 2명으로부터 각각 3억 5000만 원, 2억 5000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피소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메달 효자만 믿다가”… 예고된 추락

    “메달 효자만 믿다가”… 예고된 추락

    전통 메달밭 양궁·태권도 아성 무너져기초 종목 육상·수영 中·日에 크게 뒤져생활 체육 부실, 엘리트 체육 기형적 편중‘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 사이에서 길을 잃다.’ 다소 섣부르고 거친 얘기일 수 있으나 다음달 2일 막을 내리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 적나라한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폐막을 사흘 앞둔 30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까지 금 38, 은 46, 동메달 55개로 선두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2위 일본(금 57, 은 49, 동메달 64개)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4위 개최국 인도네시아(금 30, 은 23, 동메달 37개)에도 쫓기는 신세가 됐다.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한국은 금 79, 은 70, 동메달 79개로 무려 228개의 메달을 챙겨 일본(금 47, 은 76, 동메달 76개)을 압도했는데 4년 만에 정반대가 될 형국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확실한 메달밭이 사라졌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태권도와 양궁의 부진이 컸다. 태권도는 17개의 금메달 가운데 5개에 그쳤고, 양궁은 목표(7개)에 크게 못 미치는 4개에 그쳤다. 유도에서는 첫날인 29일에만 금 2, 은 1, 동메달 1개를 따내고 다음달 1일까지 많은 금메달이 남아 있지만 일본을 뒤집을 만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여기에다 기초 종목인 수영과 육상 등에서 중국과 일본에 크게 뒤졌다. 중국은 수영 경영에서 50개, 육상에서 31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간판인 쑨양(27)이 4관왕으로 건재했고, 세대교체도 원활해 쉬자위(23)와 왕젠자허(16)가 각각 5관왕와 4관왕에 올랐다. 전통 무도인 우슈에서도 14개의 금메달 가운데 10개를 휩쓸었다. 워낙 생활 체육의 토양이 탄탄한 데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투자를 마다하지 않은 일본도 수영에서 52개, 육상에서 17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18세 여고생 ‘샛별’ 이키에 리카코는 6관왕에 은메달 둘을 더해 대회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하다. 한국은 100개가 넘는 금메달이 걸린 두 종목에서 각각 하나씩밖에 따내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강한 구기 종목들이 준결승이나 결승에 여럿 올라 있지만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오히려 개최국 이점을 한껏 누리는 인도네시아에 추월당할지 걱정해야 하는 신세다. 사실 체육계에선 생활 체육 토대 위에 엘리트 체육을 다시 본격 강화한 일본에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 현상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게 됐을 뿐이라는 얘기다. 우리는 마침 대한체육회가 생활 체육과 통합된 뒤 조정기를 맞고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인 최동호 칼럼니스트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 내부 행정조차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따로 논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현장에서는 오죽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일본은 생활 체육의 저변을 탄탄히 한 뒤 엘리트 체육에 다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일본 고교 야구팀은 5000개인데 우린 70개에 불과하다. 일본 고교생 선수들은 공부하면서 운동을 병행한다. 이런 탄탄한 저변 위에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릴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체육계에서는 아시안게임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생활 체육 육성에 손을 놓자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최씨는 “시너지 효과가 나오지 않는 것일 뿐이며 지금 후퇴하면 안 된다. 장기적으로는 옳은 방향이다. 통합의 취지를 살리고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아저씨’ 원빈의 그 무술, 펜칵실랏

    ‘아저씨’ 원빈의 그 무술, 펜칵실랏

    인니 金 14개 독식… 대회 잔류 불투명인도네시아가 16개의 금메달 가운데 14개를 휩쓸고 동메달 하나를 더해 개최국 체면을 세우는 데 한몫한 것이 펜칵실랏이다. 우리에겐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구사한 무술 동작으로 낯익다. 원빈은 영화에서 ‘카람빗’이란 무시무시한 칼로 악당들을 혼내주는데 이게 펜칵실랏을 대표하는 무기 가운데 하나다. 이번 대회는 수영(55개) 다음으로 무도에 무려 49개의 많은 금메달을 할애해 육상(48개)을 앞질렀다. 남미가 본산인 주짓수 8개, 중앙아시아에서 인기 높은 쿠라시 7개, 러시아에서 인기 있는 삼보 4개, 중국이 강한 우슈 14개에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반도, 동남아에서 사랑받는 펜칵실랏에 16개를 내걸었다. 이번 대회 16개국이 출전했다. 한국은 출전하지 않았다. 베트남이 금메달 2, 은메달 7, 동메달 3개로 인도네시아의 뒤를 이었다. 펜칵실랏은 400년 이상 식민 지배를 당했던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말레이반도의 여러 민족이 한데 뭉치는 독립운동의 한 방편으로 단련돼 이어져 온 전통 무예였다. 다른 무예와 달리 동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성을 중시하며, 경기 전 ‘만드라구나’란 아름답고 화려한 동작을 선보인다. 응원하는 이들이 동작에 맞춰 기합을 대신 넣어 주고, 해당 나라의 이름을 박자에 맞춰 소리 지르는 것도 이채롭다. 영적(명상), 문화예술, 스포츠, 자기 방어 등을 이 무도의 핵심 요소로 꼽는다. 먼저 아티스틱 퉁갈(tunggal)은 태권도 품세와 맨몸 동작을 보여 준 뒤 장봉(또야)과 중검(골록)을 이용해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아티스틱 레구(regu)는 셋이 군무를 추듯 흐트러짐 없이 같은 동작을 선보이는데 무기는 쓰지 않는다. 두 선수가 미리 합을 맞춰 대련하는 간다(ganda)는 액션 영화처럼 가상의 싸움을 보여 준다. 맨몸으로 하다 자연스럽게 무기를 빼 들어 품세 연기를 펼친다. 태권도의 겨루기에 해당하는 탄딩(tanding)에서야 비로소 격투기가 된다. 경기 전 해맑게 웃던 선수들이 대련에 들어가기 전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아 각이 잡힌 동작 ‘만드라구나’를 뽐내고 무섭게 겨루기에 들어간다. 주먹과 발차기만 허용되며 유도와 레슬링처럼 들고 던지는 기술은 용납되지 않는다. 얼굴을 타격하는 것도 안 되며 경기 도중 태클하듯이 재빠르게 다리를 걸고 넘어지는데 유도에서 금지된 ‘가위치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개최국이 너무 많은 금메달을 독식해 대회에 계속 남을 명분을 약화시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성북 정릉1동·고명중학교 봉사단 구성

    서울 성북구는 마을과 학교를 잇는 ‘동교동락’(同校同樂) 사업 일환으로 정릉1동 주민센터와 고명중학교로 ‘정(情)하나 봉사단’을 구성했다고 30일 밝혔다. 고명중 학생들은 봉사단 결성 당일 식빵, 양파, 양배추, 계란, 마요네즈 등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샌드위치를 들고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았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도 부르고, 말동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상덕(16)군은 “샌드위치를 처음 만들어봐서 걱정했는데 어르신들께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동교동락 사업을 더욱 확대해 경로당 방문, 마을 환경정비 등 다양한 봉사활동과 아울러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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