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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함박꽃나무와 목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함박꽃나무와 목란

    지난 9월의 어느 날, 학교로 가는 택시 안에서 라디오가 흘러나왔다. 라디오 DJ는 청취자들에게 상품이 걸린 퀴즈 하나를 내고 있었다. “지금 한창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데요. 그래서 드리는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국화는 무궁화죠. 그렇다면 북한의 국화는 무엇일까요?” 뜻하지 않은 식물 이야기에 반가워하며 나는 마음속으로 정답이라 생각한 함박꽃나무를 외쳤고, 그 순간 DJ는 한마디를 더했다. “식물 이름을 정확히 맞혀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DJ는 퀴즈의 답을 안내했다. “북한의 국화는 바로 목란이죠. 정답은 목란입니다.” 나는 의아했다. 목란이 정답이라면 내가 생각한 함박꽃나무는 오답인 걸까. 목란과 함박꽃나무. 무엇이 맞다고 할 수 있을까.사실 목란과 함박꽃나무는 같은 식물이다. 크고 두툼한 흰 꽃잎에 붉은 수술이 많은, 언뜻 보아도 탐스럽고 화려한 함박웃음 같은 이 꽃을 우리나라에서는 함박꽃나무, 북한에서는 목란이라 부른다. 라디오 DJ는 스태프들로부터 정답에 오류가 있다는 신호를 받았는지 잠시 뜸을 들인 후 함박꽃나무도 정답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원예학을 함께 공부한 나의 동기들 중에는 정원가나 조경가, 플로리스트와 같이 원예식물을 주로 다루는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많다. 이들 중에는 화려한 색과 형태의 원예식물에 익숙해져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은 너무 소박하고 잔잔하다는 편견을 가진 이들도 종종 있었는데, 나는 그때마다 그들에게 함박꽃나무 사진을 보여 주며 우리 야생화 중에도 이토록 탐스럽고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가진 식물이 있음을 이야기하곤 했다.사람들의 생각은 다 같은 건지, 북한의 김일성은 함박꽃나무의 탐스러운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 식물을 북한의 국화로 지정했다. 가끔 외신에 등장하는 북한 인물 사진 배경에 함박꽃나무 패턴의 벽지나 그래픽이 보이는 건 우리나라의 무궁화처럼 이들이 북한을 대표하는 식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이라 부르고, 되레 우리가 작약이라 부르는 식물을 함박꽃이라 부른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북한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식물은 많다. 최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생물종목록과 북한의 조선식물지의 식물명을 조사했고, 남한과 북한에서 부르는 식물명의 절반이 다르다는 결론이 나왔다. 1속 1종의 개비자나무를 북한에서는 좀비자나무, 쥐똥나무를 검정알나무, 백송을 흰소나무, 라일락을 큰꽃정향나무로 부른다. 이처럼 대개 북한의 식물명은 우리말로 순화한 이름이거나 나한송과 라한송, 연꽃과 련꽃처럼 두음법칙에 의한 차이, 그리고 우리나라의 ‘무궁화’와 북한의 ‘무궁화나무’처럼 식물명 뒤에 ‘나무’나 ‘풀’이 더해지거나 빠지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식물을 연구할 때 국명보다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과학적 이름인 학명이 주로 쓰이지만, 우리가 북한과 같은 언어를 쓴다는 착각에 식물명도 같을 거라 생각했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식물을 이야기할 여지가 충분하다. 함박꽃과 목란과 작약처럼 말이다. 최근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로 식물 주권이 강화되면서 자생식물을 조사·수집하고 연구하는 일이 국가 경제에도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두산으로부터 이어진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식생이 이루어져, 백두산을 사이에 둔 중국과 식물 주권을 겨루게 될 것이다. 이미 나고야 의정서가 발의된 직후 중국은 전국의 식물학자들을 모집해 대대적으로 백두산의 식물을 조사·수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수 종의 신종과 미기록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와 한반도를 공유하는 북한의 식물명 현실을 인식하고, 긴 시간을 두고 그 간격을 좁혀 나가야 할 것이다.나는 지금 며칠 후에 있을 전시를 위해 전 세계에서 북한에서만 자생한다는 금강인가목을 그리고 있다. 물론 북한의 산과 들에만 분포하기 때문에 내가 실제로 이들의 생체를 관찰해 그리지는 못한다. 다만 100여 년 전 한 식물학자가 북한 금강산에서 반출해 영국 에든버러왕립식물원에 분양·증식한 것을 2012년에 우리나라 국립수목원에서 가져왔고, 그 개체를 찍은 사진을 보고 그릴 뿐이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차를 타고 몇 시간만 가면 볼 수 있는 거리에 자생하는 이 식물을 100년의 시간을 지나 미국과 영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온 개체 사진으로밖에 확인하지 못한다는 게 참 아쉬었다. 지금은 직접 생체를 관찰하고 해부해 이 종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을 기록해내지 못하지만, 언젠가 직접 이들이 자생하는 곳에 가 더 많은 개체를 관찰해 지금의 기록에서 갱신된 연구 결과를 수정·추가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삭감 동의 못 받은 베이비시터 일당 다 줘야”

    [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삭감 동의 못 받은 베이비시터 일당 다 줘야”

    원고 대 피고 “월급 다 못 받았다”는 베이비시터 A(62·여)씨와 “약속대로 준 것”이라는 주부 B씨 ●원고 “일당 9만 3333원… 차액 달라”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서울 서초구에서 입주 베이비시터로 일하기 시작한 A씨. 소개소를 통해 3세와 5세 두 아이를 돌보고 기본적인 집안일을 거들며 월급 28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B씨 집에서 일하며 함께 지내게 됐습니다. 그런데 26일째인 지난 1월 22일 밤 B씨에게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돈은 195만원만 받았습니다. A씨는 “월급 280만원을 30일로 나누면 일당은 9만 3333원”이라면서 9만 3333원X26일=242만 6666원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B씨는 “한 달을 다 채우지 못하면 일당을 7만원으로 계산하기로 했다”면서 그만두기 전날까지인 25일치(7만원X25일=175만원)에 위로금 20만원까지 챙겨준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싫은 표정 지었다’며 해고해 놓고 이런 게 어딨느냐(A씨)”, “아이가 우는 데 가만히 있었지 않았느냐(B씨)”는 등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터져 나왔고, A씨는 차액 47만 6666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피고 “‘일당 7만원’ 조건… A씨도 동의” ‘한 달을 못 채우면 일당을 7만원으로 계산한다’는 조건은 B씨에겐 매우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을 돌보고 가족의 내밀한 사정까지 알게 되는 입주도우미가 오랫동안 함께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입주 도우미가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한 달을 수습기간으로 뒀고, 여러 구인사이트와 소개소에 광고를 낼 때마다 이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A씨도 동의했다는 거고요. ●법원 “원고 동의받았다고 입증 안 돼”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민사7단독 우광택 판사는 “피고가 원고에게 1개월 미만 근무 시 1일 7만원 기준으로 임금을 계산해 지급하기로 고지하고 피고의 동의를 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소개소로부터 이 조건을 전혀 듣지 못했다”는 A씨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47만 6666원을 놓고 6개월간 다툰 재판. 아무도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강래 취임설 돌던 작년 6월… 우제창의 테쿰, 커피사업 대거 등록

    이강래 취임설 돌던 작년 6월… 우제창의 테쿰, 커피사업 대거 등록

    “비위 의혹을 받는 수사관의 일탈 행위다.”(청와대) vs “여권 인사 비위를 캔 데 대한 보복이다.”(김태우 검찰 수사관·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언론을 통한 폭로전을 이어가는 김 수사관과 이를 해명하는 청와대 민정라인 간 공방전이 연말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19일 청와대가 김 수사관을 허위사실 유포 및 공무상 직무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 대검 감찰본부에 이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 대상이 됐음에도 김 수사관은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특감반이 민간 영역에 대한 사찰을 진행했으며, 자신이 보고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비위 내용을 상부에서 묵살했다는 게 폭로의 요지다. 반면 청와대는 김 수사관을 업무시간 중 골프 접대를 받고, 직위를 활용해 지인의 수사 상황을 파악하거나 자신의 인사청탁을 감행한 비위 공무원으로 묘사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모습이다. ●여권 특혜 의혹 묵살 vs 공무상 비밀 폭로 이날 김 수사관은 여권 3선 의원 출신인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카페 매장의 커피 머신·원두 공급권을 같은 당 재선 의원 출신인 우제창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 ‘테쿰’에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비위 관련 보고서를 올리자 윗선이 거북해했다고 주장한 적이 있는 김 수사관은 도로공사 관련 보고서 역시 특혜 의심 정황이 충분한데도 청와대가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지난해 11월 30일 이 사장이 취임한 뒤 추진해 지난 6월 개점한 저가형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ex-cafe’ 1호점인 하남휴게소점을 테쿰이 운영하고, 이후 전국 각지 휴게소에 문을 연 2~8호점 7곳 중 6곳에 테쿰 커피 기계가 납품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테쿰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2016년 설립 초기 화장품 제조·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등록했다가 지난해 6월 19일 커피 가공기계 제조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김학송 전 도로공사 사장이 돌연 사퇴하고 이 사장의 취임설이 돌기 한 달 전이다. 관련 사업실적이 거의 없었던 테쿰이 ‘ex-cafe’ 사업에서 성과를 낸 것은 테쿰에 유리한 조건을 도로공사가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김 수사관은 주장했다. 도로공사가 테쿰이 다른 커피업체에 비해 비교우위를 지닌 ‘싱글 오리진 원두’(원두를 배합 없이 단일종으로 공급하는 방식)를 조건으로 내세운 게 ‘특혜’라는 것이다. 도로공사는 해명자료를 내고 “하남휴게소 운영업체에서 자체 시장 조사를 통해 자율적으로 테쿰을 선정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 보고서를 묵살했다는 주장에 대해 “김 수사관이 직무에서 배제되기 하루, 이틀 전인 10월 31일 또는 11월 1일에 제출된 첩보여서 절차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첩보 보고를 금요일에 모아 검증하고, 월요일에 보고받는다”면서 “김 수사관이 (경찰에 월권을 행사하며 지인 사건 수사 상황을 문의하는) 사고를 친 날이 금요일이어서 해당 첩보는 사무관 책상에 홀딩됐고 보고서 내용을 아무도 못 봤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납품 특혜 의혹을 조사할 의향을 묻자 박 비서관은 “현재 특감반이 모두 복귀해 조사할 사람도 없다. 언론 보도가 났다고 해서 청와대가 확인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간 정보 수집 지시 vs 감찰관 개인 일탈 김 수사관은 특감반 윗선이 고건 전 총리 아들, 은행장, 민간 기업인 공항철도 등 민간 동향을 보고하거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특정인 경질을 위한 첩보 생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전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을 연상시키는 폭로이다. 이에 청와대는 “민간인 동향 보고는 김 수사관의 일탈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김 수사관이 은행장 관련 첩보를 보고했지만 당시 특감반장이 “우리 직무 영역 밖의 일”이라고 주의를 주고 폐기했는데, 김 수사관이 허위주장을 펴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공항철도 감찰 지시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감반장이 공항철도를 공기업으로 잘못 알아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활용 쓰레기 대란’ 당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경질을 위한 첩보 생산 지시가 있었다는 김 수사관의 주장에 대해 김 대변인은 “쓰레기 대란에 대한 환경부 대처가 적절했는지 살피는 것은 정당한 직무수행”이라고 반박했다. 또 고 전 총리 아들 관련 내용은 반부패비서관실이 가상통화 동향과 대책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데이터를 수집하던 중 김 수사관이 가져온 정보로 민간인 감찰 목적이 아니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다만 청와대도 민간 관련 첩보가 이뤄져 왔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박 비서관은 “공직자 혼자서 불법 행위를 하진 않는다. 민간인이 공범일 수도 있다”며 “첩보상에 공직자가 연계되지 않았으니 이 첩보는 들여다보지 말자고 한다면 아무도 감찰 정보를 수집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대검 감찰본부가 김 수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청와대 근무 시절 비위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이날 청와대가 김 수사관을 일선 지검에 고발하자 김 수사관에 대한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수사관이 개인적인 비위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주목적인 감찰본부 수사에 비해 김 수사관이 허위사실·공무상 비밀 유포죄를 저질렀는지를 규명할 서울중앙지검 수사의 쟁점은 한층 복잡다단하다는 평가다. 우선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규명하려면 김 수사관이 작성해 폭로한 보고서 내용이 사실인지, 허위인지 가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 분야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한 무더기 수사가 불가피하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60~70건의 첩보를 생산했다고 추정한 바 있다. 김 수사관의 폭로와 청와대의 해명이 교차하는 동안 김 수사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지 논란의 여지도 생겼다. 예컨대 청와대는 도로공사 관련 보고서나 민간인 사찰 보고를 정식 보고서로 채택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관련 내용을 폭로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공무상 비밀’에 해당되는지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콤파니·아포베·카바셀레 등 콩고 핏줄들 “23일 대선 좋은 결과 나왔으면”

    콤파니·아포베·카바셀레 등 콩고 핏줄들 “23일 대선 좋은 결과 나왔으면”

    크리스티안 카바셀레(27·왓퍼드), 베닉 아포베(25·스토크시티), 뱅상 콤파니(32·맨체스터 시티), 아르투르 마슈카(25·웨스트햄) 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콩고민주공화국(DRC) 핏줄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이 리그에서의 팀 순위보다 더 마음을 쓰고 있는 이벤트가 있다. 바로 조국의 대통령 선거다. 성탄을 이틀 앞둔 23일(이하 현지시간) 조지프 카빌라(47) 현 대통령을 유임시킬지 아니면 정권을 교체할지 결정하는 투표가 실시된다. 독립 60주년을 맞지만 아직 한 번도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본 적이 없다. 20년 전에는 ‘아프리카의 세계대전’으로 불린 내전으로 몸살을 겪었다. 카바셀레는 “전쟁 때문에 슬픈 게 아니라 콩고의 전반적인 상황 때문에 슬프다. 나라는 부유한데 국민들은 너무도 가난하다.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손전화와 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토류가 묻혀 있어 부자동네로 통하는 루붐바시에서 태어난 그는 “재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정부 관료나 소수만 돈을 챙긴다. 내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의 많은 이들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태어난 지 몇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조국을 떠나 벨기에에 안착한 카바셀레와 달리 아포베는 영국 태생이지만 DRC 대표로 뛸 정도로 조국과 연을 갖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콩고 말인 링갈라를 배웠다. 콩고 음식을 즐겼고, 늘 콩고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고 말했다.벨기에 대표팀과 맨시티 주장으로도 유명한 콤파니 역시 DRC 디아스포라(유민)인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는 “모든 콩고 출신 선수들처럼 조국도 한 걸음 진전했으면 좋겠다”며 “여러 번 가봤다. 킨샤샤와 부카뷰 등. 내 나라다. 마음으로 가깝게 여겨지고 내가 한 모든 일 때문에도 그렇다. 난 늘 콩고와 벨기에를 위해 조그만 일이라도 대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 동안 2만여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는 조국의 사정에 대해 묻자“광범위하고 복잡한 문제”라고 답한 뒤 유권자나 정치인 모두 미래 세대를 염두에 두고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프랑스에서 태어난 마슈카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는데 지금은 가보면 알겠지만 가난이 도처에 깔려 있어서 슬프다”며 “유일한 바람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뿐”이라고 말했다.전성기 때 포츠머스와 뉴캐슬 유니폼을 입었던 로마나 루아루아 역시 “콩고인들에게 무엇보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미래는 항상 아이들과 함께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들을 얼마나 뒷받침하든가와, 우리 조국이 그들에게 얼마나 돌려줄 것인가와 관계 없이 아프리카는 우리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바셀레가 보기에 유권자들의 미래는 자신의 손 안에 담겨 있다. “이 후보에게 표를 찍었건, 저 후보에게 표를 찍었건 간에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용기를 가져야 한다. 과거에도 숱하게 그랬듯이 길거리로 나가 소요를 일으키지 않고 최종 선택을 존중하면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용기를 갖고 투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한국가스공사 소셜크라우드펀딩대회 개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7일 대구 MBC 공개홀에서 대구지역 12개 공공기관 혁신그룹(달구벌 커먼그라운드)이 후원하는 ‘2018 대구 사회적경제 소셜크라우드펀딩대회’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구지역 사회적기업이 제안한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대구시민이 직접 참여·투표해 선정하고, 달구벌 커먼그라운드가 조성한 공동기금을 활용해 후원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가스공사 등 대구지역 12개 공공기관은 지난 9월 청년 취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역인재 육성 지원, 창업기업 지원, 사회적기업 육성 프로젝트 개발 등을 위해 공공기관 혁신 네트워크인 ‘달구벌 커먼그라운드’를 발족하고 ‘지역상생발전 업무협약’을 체결한바 있다. 특히 올해 6월부터 9차례에 걸쳐 진행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분야 실무협의를 통해 ‘대구 소셜크라우드펀딩대회’를 협력과제로 선정하고 대구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및 대구 MBC와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대구 소재 약 700여개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부터 참가기업 모집 및 예선 심사를 거쳐 이달 17일 본선대회에 진출한 5개 기업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으며, 대구시민 100여명이 현장 투표를 통해 각 기업에 대한 펀딩금액을 결정했다. 본선 진출 기업은 다문화 이주여성 일자리 창출, 청년 문화 비즈니스 창업 지원, 혁신 기술을 활용한 사회적 소외계층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대구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공사를 비롯한 달구벌 커먼그라운드는 앞으로 대구지역 사회적기업의 질적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동과제를 지속 발굴함은 물론,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펀딩 플랫폼인 ‘사회적 가치 연대기금’ 구축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가스공사 김영두 사장 직무대리는 “이번 대회는 시민과 사회적기업이 함께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지역 밀착형 사업으로, 대구 사회적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함은 물론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 의무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공공기관·지자체·민간이 함께하는 선도적 협력 모델을 통해 대구지역의 사회적경제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미래 교통 환경의 혁신 - 사람돕는 소형 자율주행차

    [고든 정의 TECH+] 미래 교통 환경의 혁신 - 사람돕는 소형 자율주행차

    올해 초 CES 2018에서 혼다는 ATV(All-Terrain Vehicle)의 자율 주행 행태라고 할 수 있는 3E-D18 자율주행차를 선보였습니다. 혼다의 미국 R&D 센터에서 개발한 3E-D18는 GPS와 센서를 이용해서 자율적으로 주행하거나 혹은 사용자를 따라가면서 작업을 도울 수 있는 소형 로봇 차량의 형태로 개발되었습니다. 보통 이런 콘셉트의 상당수는 상용차가 아닌 다음에는 행사가 끝난 후 사라지게 마련이지만, 3E-D18는 미국 각지에서 테스트에 들어가면서 소형 자율주행차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E-D18 기반의 혼다 자율 작업 차량(Honda Autonomous Work Vehicle)은 콜로라도주에서 산불을 진화한 후 정리 작업을 하는 소방관들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도로가 없는 거친 지형에 적합한 ATV를 기반으로 개발한 덕분에 혼다 AWV는 일반적인 소방차가 갈 수 없는 장소까지 소방관들을 따라가 소방 장비 및 물자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형 자율주행차의 장점은 산길이 아니라 평지에서도 발휘될 수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이 자율 작업 차량이 72헥타르 면적의 태양광 발전소에 잡초를 제거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태양광 패널 사이의 좁은 공간도 충분히 지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캘리포니아에서는 과수원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혼다 AWV는 나무 사이로 농약을 뿌리거나 혹은 수확한 과일을 손쉽게 실어나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로봇 팔을 이용해 과일을 스스로 수확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능력까지 확보하려고 시도 중입니다. (사진) 자율주행 기술이 미래 교통 환경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혁신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율주행차의 대중화는 차량 소유의 패러다임까지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자율주행차를 스마트폰으로 부를 수 있다면 굳이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 기술은 기존의 승용차나 버스, 트럭에만 그치지 않고 소형 자율주행차 혹은 로봇까지 미치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고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 도입되면 농장, 건설 현장, 그리고 시설물 관리 등 여러 분야에 무인화나 자동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입니다. 어쩌면 자동차 회사가 앞으로 노려야 할 시장이 여기 있을지도 모릅니다. 혼다 소형 자율작업 차량은 이런 미래를 앞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자율 주행 기술 역시 경쟁이 심한 분야이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미래 시장을 주도하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장에 돈이 될 수 없어도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은 우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기차를 포함한 차세대 친환경차, 자율 주행기술, 커넥티드 카 등 신기술이 지배할 미래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인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고 이 변화에 맞춰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스포츠 블로그] 사제 인연, 악연으로…마주하고 싶지 않은 쇼트트랙

    [스포츠 블로그] 사제 인연, 악연으로…마주하고 싶지 않은 쇼트트랙

    체육계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악성 사례는 매년 끊이질 않고 있다. 18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스포츠인권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2015년 180건, 2016년 186건, 2017년 154건, 2018년 현재 228건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처벌을 강화했어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의 폭행까지 잡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폭행을 저지른 뒤 휴대전화를 검사하고 부모에게 알리지 못하게 하는 일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인연’인가 했던 사제관계가 ‘악연’으로 정리되는 일이 체육계에는 너무도 잦다.●성적 향상 명분 초등 1년 때부터 폭행 당해 쇼트트랙의 심석희(21)에게 지난 17일 법정에서 마주한 조재범(37) 전 코치와의 14년간 인연이 그러했다. 지난 1월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전치 3주의 폭행을 당한 뒤 11개월 만에 처음 마주한 자리, 7살 때 자신을 발굴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때까지 늘 함께했었지만 이제는 더이상 함께 마주하고 싶지 않은 존재가 돼 버렸다. 심석희는 법정에 나와 판사를 향해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조 전 코치는 “원한다면 눈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며 선처를 갈구했다. ●평창 1500m 넘어진 것도 뇌진탕 후유증 ‘요즘 어떤 세상인데 아직 그런 일이 있느냐’는 반문을 들을 정도의 사건이 심석희에게는 일상처럼 벌어졌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고, 아이스하키채로 맞아 손가락 뼈가 골절된 적도 있다. ●“기량 회복 요원… 아직도 정신과 치료” 올림픽을 앞두고는 머리를 심하게 맞아 뇌진탕 증상까지 나타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1500m에 출전했지만 홀로 넘어져 예선 탈락한 것도 고속 회전 구간에서 뇌진탕 후유증으로 인해 잠시 정신을 잃었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조 전 코치는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최정상급의 선수인 심석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고향 강릉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으나 계주 금메달을 제외하고는 개인 종목 메달이 전무했다. 4년 전 막내로 출전했던 소치동계올림픽(금1·은1·동1) 때보다도 저조했다. 심석희 측 임상혁 변호사는 “기량이 폭행으로 인해 향상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히려 지난 올림픽에서의 성적은 폭행으로 인해 선수의 기량이 하락된 것을 보여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일 대한체육회 혁신안에 마지막 기대를 20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직접 나서 최근 체육계의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혁신안을 털어놓겠다고 한다. 심석희에 대한 이야기도 이때 언급될 듯하다. 폭행 사태가 터질 때마다 나왔던 땜질식 처방이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 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법농단 연루 법관 ‘솜방망이’ 징계, 정직 3·감봉 4·견책 1명… 3명 무혐의

    대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징계 절차에 넘겨진 법관 13명 중 8명만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 절차에 회부해 5개월간 심의한 결과가 정직 3명, 감봉 4명, 견책 1명, 불문(不問) 2명, 무혐의 3명으로 결국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관징계위원회는 전날 제4차 심의기일을 갖고 13명 법관에 대한 징계심의를 모두 마친 뒤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각각 정직 6개월,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에게 정직 3개월을 의결했다. 법관징계법상 징계 처분은 견책, 감봉, 정직으로 나뉘며 가장 무거운 징계가 정직 1년이다. 각종 재판거래 의혹 등이 드러났음에도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는 법관은 아무도 없는 셈이다. 이규진 부장판사는 통합진보당과 관련된 소송에서 재판부 심증을 파악하거나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이민걸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 심의관들에게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소심 전략 문건을 작성하게 하고 심의관들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문건을 작성·보고하는 행위를 묵인했다는 사유가 적용됐다. 임 전 차장의 지시로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심의관 출신들은 그보다 낮은 처분을 받았다. 징계위는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와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에게 각각 감봉 5개월을,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와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에게는 각각 감봉 4개월, 3개월을 의결했다.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견책을 받았다. 징계사유는 모두 ‘품위 손상’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 방안을 수립한 혐의 등을 받은 김연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재호 서울고법 판사는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는 하지 않기로 한 ‘불문’ 처분을 받았다. 앞서 2014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작성한 김동진 부장판사는 특정 사건의 공개 논평을 금지하는 법관윤리강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안에서 사법농단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안이한지 드러난 것”이라면서 “국회가 법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 전까지 이들의 사직도 가능해 정치권은 서둘러 탄핵소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차성안 수원지법 판사는 법원 내부 전산망에 “정직 1년이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며 “탄핵 국회 청원을 해 볼 생각이니 같이할 판사님은 연락 달라”고 글을 올렸다. 춘천지법의 류영재 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징계 수위가 충격적”이라며 “정직 1년의 징계 한도도 낮다는 국민들에 비해 징계위는 정직도 너무 센 징계로 생각했나 보다”고 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웜비어 가족, 北에 1조 2000억원대 배상금 청구 소송”

    “웜비어 가족, 北에 1조 2000억원대 배상금 청구 소송”

    VOA “소장 DHL 통해 평양 전달…징벌적 손배”“北 배상금 지급 가능성 희박…19일 궐석재판 예정”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의 오토 웜비어 가족이 1조 2400억 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청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 간 억류됐다가 석방된지 6일 만인 지난해 6월 숨진 미국 대학생이다. 18일 VOA에 따르면 웜비어 가족 측 변호인은 지난 10월 재판부에 제출한 서류에 북한이 징벌적 손해배상액,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과 경제적 손실액,부모에게 지급할 위자료 등 10억 9604만여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소장은 지난 6월19일 국제우편서비스 DHL을 통해 평양 소재 북한 외무성으로 배달됐으며, ‘김’이라는 인물이 우편물을 받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징벌적 손해배상액으로 북한이 웜비어와 부모인 인 프레드, 신디 웜비어에게 각각 3억 5000만 달러씩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법원이 2001년 북한 감옥에서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유족에게 북한이 징벌적 배상금으로 3억 달러를 지급하라고 한 판례를 바탕으로 했다. 웜비어 가족 측 변호인은 “북한이 김 목사 유족에게 배상해야 하는 3억 달러가 북한을 억제하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해 북한에 극악무도한 행동을 계속하면 더 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이 밖에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보상금 1000만 달러, 부모에게 지급할 위자료 3000만 달러,웜비어 자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액 603만 8308 달러 등을 지급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다만, 웜비어 가족 측이 이번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북한이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재판은 이달 19일 워싱턴 D.C.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며 웜비어의 부모와 형제,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 북한 인권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미 북한인권위원회 위원 등이 증인으로 참석한다. 앞서 지난 14일 열린 사전심리에는 피고인 북한 측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웜비어 가족 측은 궐석재판을 요구했으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한편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을 위해 찾은 북한에서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같은 해 3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전기차 배터리 난제, 국내 중소기업이 풀었다

    전기차 배터리 난제, 국내 중소기업이 풀었다

    국내 중소기업 바이젠이 구조가 복잡한 유압장치 없이 자동 변속이 되는 변속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화제다. 배터리 주행거리를 대폭 늘려 전기자동차·전기바이크 등의 연비를 개선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핵심기술이다. 바이젠이 개발한 전기차량용 ‘In-Wheel 4단 자동 변속기모터’(이하 변속기모터)는 변속기와 모터를 일체화시켜 각각의 차량 바퀴에 직접 장착하는 방식이다. 유압장치를 없애 자동변속기를 기존의 10분의 1 이하로 소형·경량화했기에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전기자동차에서 자동변속기가 중요한 이유는 배터리의 주행거리와 관련이 있다. 모터는 에너지 효율이 가장 높은 정격RPM 영역에서 벗어날수록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정격RPM을 유지하려면 모터에 적합한 변속기 개발이 절실했다. 모터의 효율이 떨어지니 배터리 탑재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생산원가가 높아졌다. 내연 자동차도 엔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변속기를 사용한다. CVT(연속변속기)를 포함해 내연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모든 자동변속기는 유압장치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기자동차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변속기 자체의 부피가 크고 무거웠기 때문이다. 바이젠의 기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동변속기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바퀴에 직접 장착하는 기술은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시도해왔지만 구현하지 못한 기술이다. 이 같은 기술을 실용화한 바이젠의 변속기모터를 전기 이동수단에 적용하면 같은 용량의 배터리로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친환경 자동차 기술연구소의 테스트 결과 변속기모터는 정속주행 시 비교 대상 전기2륜차량 대비 주행거리가 최소 50%, 많게는 100% 이상까지 길게 측정됐다. 서울 도심지에서 실시한 주행 테스트에서는 2.4 배터리로 5시간 동안 102㎞를 주행했다. 비교 모델의 2배 정도 되는 거리였다. 연구소의 시험 결과만으로도 놀라운 연비 향상이 확인되지만 향후 상용 모델에 적용되면 더욱 차이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터의 특성상 속도가 빠른 고속 차량일수록 정격RPM 영역에서 벗어나는 속도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단 변속기의 연비 향상 효과도 더욱 크게 나타나게 된다. 김복성 바이젠 대표는 “너무나 혁신적이니까 다들 검증 시험 자체를 받아주질 않았다”면서 “말로 아무도 믿어주지 않던 중에 다행히 서울과기대 연구소에서 승인을 했고 정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고 시험 과정을 설명했다.2010년부터 연구… 전기차 혁신 발판 마련 변속기모터 기술은 다가오는 전기자동차 시대를 감안할 때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이는 전기자동차의 생산 비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전기자동차가 기존 엔진 차량보다 부품은 1/3밖에 안 되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터리 때문인데 변속기모터로 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배터리뿐 아니라 모터와 제어장치 등의 핵심 파워트레인 비용도 절감하게 된다. 또 정격RPM 영역에서 모터를 회전시키면 과부하로 인한 열 발생이 없어 수냉식 냉각장치가 필요 없어진다. 유압장치 없는 자동변속기 기술 개발의 배경에는 김복성 대표의 오랜 노력이 있다. 2010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12년부터는 모든 일을 접고 이 연구에만 매달렸다. 그사이 개발 비용도 100억원 넘게 들어갔다. 그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쳤다. 아주 끔찍했다”고 기술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돌아봤다. 바이젠은 변속기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정3륜 틸팅 차량을 2019년에 제작할 계획이다. 배터리를 포함한 차량 무게가 300kg 정도로 가벼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원가를 낮춘 만큼 전기차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바이젠은 현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해 5단 자동변속기를 제작 중이다. 김복성 대표는 “엔진 자동차보다 싼 차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면서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1000만원대 초반이 넘지 않는 자동차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엄마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김금숙의 만화경] 엄마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하루 사이 모든 게 무너져 버렸다.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며 이제는 얼굴마저 까마득한 아버지와 그러지 말래도 늘 자식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엄마가 떠올랐다.프랑스 미술학교 4학년 재학 중이었다. 새벽 4시쯤 되었을까. 전화가 왔다. 뜻밖의 시간에 오는 전화는 십중팔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엄마였다. 아버지가 안 좋다고 했다. “내가 들어가야 할까?” 나의 질문에 “그래야 될 것 같다” 하셨다. 당신의 약한 모습을 행여나 보이면 떠나는 자식의 마음이 힘들까 봐 유학 가는 날 공항까지 배웅하지 않았던 엄마였다. 딸은 밖으로 내돌리는 거 아니라는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여러 날을 단식투쟁한 분이었다. 유학 동안 전화도 거의 없던 엄마의 짧은 답변은 아버지 상태가 심각하다는 걸 의미했다. 파리에서 김포공항을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다. 아버지의 인생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50이 가까워 나를 낳았다. 연세가 많아서 아빠라고 부르기가 어려웠다. 아부지라 불렀다. “아부지 진지 자셔야제” 하며 존대와 반말이 섞인 괴상한 말을 했다. 그런 당신에 대한 애틋함은 엄마의 그것과는 다른 종류다. 친구들의 젊은 아빠들은 잘 다린 양복에 가르마를 탄 머리를 기름 발라 넘긴 모습으로 회사를 다녔다. 내 아버지는 점심도 굶어 가며 건설 현장에서 일한 돈을 모아 가족을 부양했다. 책 산다고 하면 구들장 아랫목에 숨겨 놓은 돈을 은밀히 꺼내 주곤 했다. 그때마다 돈보다 돈을 내미는 노동으로 거칠어진 손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가슴이 먹먹했다. 하지만 너무 어렸더래서 금세 잊곤 했다. 6학년 때는 나이키가 유행했다. 70명 반 아이들 중 3명 정도가 신었을까. 헌 운동화와 친구의 나이키를 번갈아 보며 한없이 부러워했다. 그런 딸의 마음을 알았을까? 어느 날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시장에 갔다. 성격 급한 아버지는 저만큼 걷고 나는 뒤따라가기 바빴다. 돌아오는 길, 내 발엔 나이스가 신겨 있었다. 나이키의 짝퉁이었지만, 생전 처음 아버지가 사 준 신발이라 어린 마음에도 소중하게 생각되었다. 이후 대학입학 선물로 빨간 등산화를 사 주었다. 오래 신어 몹시 헐었지만, 빨간색은 제법 여전하다. 나는 이 등산화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2년 만이었다, 집에 돌아온 지. 아버지는 말라비틀어진 나무젓가락처럼 뻣뻣하게 누워 있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고 눈도 깜빡 못했다. 그래도 아버지와 말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눈앞이 온통 흐려 오고 순식간에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아버지 죄송해요. 늦게 와서 죄송해요….” 아버지는 내가 돌아온 지 일주일 만에 눈을 감았다. 삼일장에 오신 분들께 막걸리를 내가는데 “아이고 네가 유학 갔다던 딸이구나! 네 아버지가 널 얼마나 자랑스러워했는지 모른다. 하루는 네가 프랑스에서 초콜릿인지 사탕인지 보내왔다고 먹어 보라고 가져왔더라. 네가 그 딸이로구나” 하며 아버지의 친구들이 나를 알아보셨다. 단 한 번도 딸 앞에서 그런 내색을 한 적이 없던 아버지였다. 1997년 겨울 그렇게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동네 빵집에서 글을 쓰는데 친근한 얼굴이 창밖에서 나를 보고 웃는다. 엄마다. 핸드폰을 보니 아침 11시 반. 한 시간 정도 더 작업해야 하는데…. 엄마에게 물었다. 무얼 마시겠냐고. 다 싫단다. 84세. 밥맛도, 드시고 싶은 것도 없고…. 내가 일을 하는 동안 엄마는 기다렸다. 집중이 될 턱이 없다. 결국 포기하고 “점심드시러 가세 엄마.” 일어서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가 나왔다. “엄마나 나나 같이 늙어가는 처지네. 엄마는 내가 있지만, 난 늙으면 누가 있나” 했더니 “내가 있지” 하신다. “왜? 엄마 200살까지 사시게” 했더니 “그래” 하신다. 엄마를 부축하며 걷는다. “매일 기도해. 자는 듯 가게 해 달라고. 자식들에게 짐 안 되게 해 달라고.”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그렇게 될 거야.” “그라까?” 아버지한테는 못했던 말, 다시 살아 오신대도 어려워서 못할 말. “우리 엄마, 사랑해.” 기억자로 굽어진 엄마의 허리를 꼬옥 안는다.
  • [문화로 거듭난 공간] 25년 전 카세트테이프 찍어낸 곳, 예술 창작·교육 이끄는 거점으로

    [문화로 거듭난 공간] 25년 전 카세트테이프 찍어낸 곳, 예술 창작·교육 이끄는 거점으로

    ●1992년 공장 폐업…2016년 건축설계 수립 “그쪽 사다리에는 장식이 너무 많다. 이쪽에 좀더 붙이자.” 전북 전주 팔복예술공장 중앙 마당. 전주 덕일중 1학년 1반 학생 10여명이 널찍한 잔디밭 광장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느라 바쁘다. 커다란 알루미늄 사다리 4개를 모아 산처럼 만들고 장식품을 붙여 나간다. 이들을 한참 바라보다 A동 내부로 들어가 보니 한 무리의 학생들이 중정에서 못질에 여념이 없다. 각목을 나무 모양으로 만들고 다른 형태의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중이다. “여길 잡아야 내가 망치질을 할 수 있지”, “네가 톱질을 못해 모양이 이상해” 처음 해보는 못질이 능숙하지 않아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러면서도 이들의 목소리에 활기가 넘친다. 유한샘군은 “자유학기제라서 학교 수업 대신 이곳으로 왔다. 수업보다 훨씬 재밌다”고 했다. 박진주양도 “공장이라고 해서 어떤 곳일까 궁금했는데, 직접 와보니 예술 작품도 많다. 우리가 작품을 직접 만들 수 있어 더 재밌다”고 말했다.이들을 지도하는 은호석(35)씨는 전북 정읍시의 ‘M건축’ 대표다. 그는 “앞서 2시간은 종이컵으로 빌딩 만들기, 2시간은 생각과 느낌대로 건축물을 만들어 보는 ‘파빌리온’ 수업을 했다. 지금 하는 일은 팀을 나눠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드는 나머지 수업”이라면서 “기성 건축가로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쳐 보고 건축의 재미도 알려 주고자 강사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은 학교 밖 유휴공간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꿈꾸는 예술터’ 사업 일환으로 진행했다.●폐공장 A동 입주 작가 작업실· 카페 등 운영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독동에 자리한 팔복예술공장은 공장 건물을 개조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전주 제1일반산업단지 입구에서 북전주역으로 난 철길인 ‘북전주선’을 따라 500여m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주변에는 ‘금화천’이라는 작은 냇물이 철길과 나란히 흐른다. 예전 공업용수를 전주천으로 배출하려고 만든 인공하천이다. 예전에는 각종 공업용수가 흘렀지만, 지금은 본래 기능 대신 그저 물줄기만 남았다. 북전주선과 금화천 주변에 나무도 심어 의외로 경관이 나쁘지 않다. 쇠를 자르는 소리, 용접 소리를 들으면서 기찻길을 따라가면 1970~80년대 분위기의 낙서로 가득한 문을 마주한다. 멀리서 커다란 쇠로 된 물탱크가 보인다. ‘팔복예술공장’이라는 커다란 흰 글씨가 쓰여 있다. 너머에 ‘㈜쏘렉스’라는 글씨가 써진 탑도 보인다. 1979년 팔복동에 설립한 썬전자 공장은 카세트테이프 대중화 바람을 타고 아시아 곳곳으로 카세트테이프를 수출했다. 그러나 콤팩트디스크(CD) 시장이 성장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1987년 노동자들의 반발이 극심했고, 국회 국감에 ‘썬전자’ 사태로 출석하기도 했다. 1992년 공장이 완전히 문을 닫고 나서 임대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잘 되질 않았다. 25년 동안 닫혔던 문은 전주시가 공장을 사들이고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을 벌이면서 다시 열렸다. 운영을 맡은 전주문화재단이 주민, 전문가들과 논의 끝에 팔복동의 명칭을 따 ‘팔복예술공장’이라 이름 지었다. 대지 면적 1만 4323㎡(약 4340평)이고, 건축연면적 2929㎡(약 890평)다. 국비 25억원, 시비 25억원의 50억원이 투입됐다.●카페 근무자·해설사·환경관리사 모두 주민 현재 폐공장 3개동 가운데 1개동(A동)만 쓰고 있다. A동의 경우 1층에 예술가 12명이 입주한 작업실이 있다. 작업실 입구에는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나 경력을 알 수 있도록 해놨다. 지난해 10명 모집에 77명이 지원했다. 김정연 팔복예술공장 교육기획 홍보 직원은 “정진용, 유진숙, 장은희 작가 등 커리어 있는 이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입주작가 가운데 한 명인 정진용(47) 작가는 1주일에 4~5일씩 이곳에 체류하며 작업한다. 그는 “버려진 공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쓴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지원했다. 주변에 모두 공장이 있지만, 생각보다 조용하다. 오히려 팔복예술공장이 생기면서 일반인 출입이 많아져 활력이 돈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옛 공장 건물이라는 매력이 있고, 오히려 주변 공장의 흔치 않은 오브제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고 말했다.작업실과 마주 보는 ‘써니’는 제법 잘 갖춰진 카페다. 테이블은 공장 철문을 떼어내 재가공해 만들었다. 전등은 공원들이 일하던 의자를 분해해 재조립했다. 지붕 함석판은 벽이 됐다. 카페에서 일하는 5명, 해설사 2명, 환경관리사 2명은 모두 주민이다. 2016년 사업 선정 이후 주민들과 공간을 어떻게 쓸지 논의했는데, 주민들이 ‘카페’와 ‘일자리’를 원했다. 주민들과 상생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크다. 써니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이희정씨는 “삭막했던 공간이 바뀌면서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다. 주민들도 일자리를 얻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전시회 개최… 내년 여름 B·C동 개관 2층과 3층은 작가들 전시회가 주로 열린다. 곳곳에 옛 카세트테이프 제조 공장의 모습을 재현했다. 맞은편 B·C동은 내년 여름쯤 예술 교육 전용 공간으로 문을 연다. 문체부 ‘꿈꾸는 예술터’ 사업 등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A동과 B동을 잇는 7개의 소형, 중형 컨테이너 박스에는 만화방,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컨테이너 주변에 평상을 놔둬 잠깐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25년 동안 문 닫았던 공장은 이렇게 문화로 거듭난다. 글 사진 전주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中, 고속 성장서 고품질 성장으로… ‘샤오캉’ 사회 다가선다

    中, 고속 성장서 고품질 성장으로… ‘샤오캉’ 사회 다가선다

    “지난 40년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불균형에 따른 많은 문제도 낳았습니다. 고속 발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성과도 없기 때문에 비난할 수는 없지만 속도가 빠르면 환경오염 등 부작용이 생기고 중국 전체가 따라잡을 수가 없죠.” 중국 최고 국가행정기관인 국무원의 야오징위안(姚景源) 특약연구원은 17일 중국의 지난 40년 경제발전에 대해 언론에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처럼 밝혔다. 야오 연구원은 이어 올해부터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에서 고품질 성장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40년 전 12월 18일 중국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공산당 전체회의를 통해 계급투쟁을 중단하고 개혁개방을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1979년 1월 1일 미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덩이 대륙의 문을 열 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중국이 발전하면 대륙의 민주화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하지만 중국은 아니었다. 지난 40년간의 발전은 사회주의 건설의 역사일 뿐이었다.40년간 쌓인 미국과 중국의 서로에 대한 오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무역전쟁’으로 터져 나왔다. 무역전쟁은 일단 양국 정상이 보복관세를 미루면서 내년 3월 1일까지 90일간 봉합됐다. 내년 초 재개될 실무회담에서 중국이 심화한 개혁개방 약속을 하면서 무역전쟁은 휴전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무역전쟁은 신냉전으로까지 평가되는 미·중 갈등 양상의 표면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 40년 성과가 ‘기술 도둑질’에 의한 것이라고 깎아내리지만 중국은 인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것이라 주장한다. 이처럼 두 강대국의 근본적인 시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설사 무역전쟁이 끝나더라도 중국의 굴기에 따른 미국의 견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야오 연구원은 고속 성장이 낳은 대표적인 문제로 환경오염과 빈부격차와 같은 불균형을 들었다. 이어 올해 고품질 성장은 노동력과 자원이 아닌 혁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중국에는 수많은 당뇨병, 고혈압 환자가 있는데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질환”이라며 “아버지 세대 때는 살이 찌면 축하했지만 지금 그런 말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성인질환은 빠른 속도의 성장에 적응하지 못한 중국인을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야오 연구원은 혁신에 따른 고품질 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이저우성을 들었다. 소수민족이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구이저우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빈곤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애플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이 앞다퉈 빅데이터 센터, 서버 기지 등을 건설하면서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 단지로 변모했다. 중국 전체 경제의 평균 성장률이 6%대로 추락했지만 구이저우성은 11%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고도 덕분에 한여름에도 최고기온이 20도 정도에 머무는 구이저우성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것이다. 야오 연구원은 “6년 전에는 아무도 컴퓨터 클라우딩 서버 및 빅데이터 센터가 구이저우에 생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고, 빅데이터 센터는 환경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며 “매년 구이저우성 성도인 구이양에 가는데 디지털 경제가 구이저우성 경제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리샤오(李曉) 지린대 경제학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목적은 아직 뼈를 갉아먹지 못한 중국 화폐금융시장의 개방”이라고 분석했다. 리 원장은 미국의 더 중대한 국가 전략은 첨단 제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 굴기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국제정치에서는 경제 행위와 달리 ‘내가 이기기만 한다면 얼마나 손실을 보느냐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리 원장은 “세계 최강 패권국인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국을 주요 상대로 삼고 평화의 시기에 무역전쟁이란 수단을 이용해 중국을 전면적으로 억제하고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공산당 산하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은 개혁개방 40주년에 맞춰 발간한 ‘발전과 개혁청서’에서 중국이 더는 양적 발전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목을 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사회과학원은 ‘질적 발전론’을 내세우며 “개혁개방 40주년을 기점으로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진입을 앞둔 중국이 질적 발전에 치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원은 이어 “중국은 이미 신시대에 진입했고, 과거처럼 맹목적으로 GDP를 쫓을 것이 아니라 민생에 중심을 둬야 한다”면서 “국민 생활의 질을 높이고, 미래의 중국을 전 세계 개방형 경제 강국이자 포용력 있는 대국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을 하루 앞두고 개방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했다. 18일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개혁개방 40주년 행사에서 할 중요 연설을 앞두고 미리 개방 의지를 펼친 것이다.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개막한 ‘제3회 중국 이해하기’ 국제회의 축전을 통해 “중국은 각국과 함께 상호 존중, 공평 정의, 협력 공영의 신형 국제 관계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에 노력해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 큰 공헌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전면적으로 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전면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발전이념을 관철하고 공급 측 구조 개혁을 깊이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성장, 개혁 촉진, 구조 개혁, 민생 안정을 통해 중국의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전 세계에 더 많은 협력 기회를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18일 연설에서 대대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내놓으며 제2의 개혁개방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개혁개방이라는 큰 흐름에서 거대한 방향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시 주석은 18일 개혁개방과 그의 집권기간 동안 진행된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중대 발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연설에는 미국과 진행되는 무역협상의 영향으로 미국이 애초에 원했던 중국 내 산업구조나 미래형 산업정책에 대한 수정이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걸어 들어와 죽어 나가는 곳”…요양병원 내부자들 폭로

    “걸어 들어와 죽어 나가는 곳”…요양병원 내부자들 폭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15일 방송을 통해 요양병원에서 벌어진 환자 폭행 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교단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자식들에겐 자랑스러운 아버지였던 이 모씨는 아내와 사별하고 치매가 찾아오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한 지자체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이던 이 요양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 1등급을 받을 만큼 우수한 병원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그곳에 있던 이씨는 지난해 7월 각막에 출혈이 생기고 눈 주변과 온 다리에 멍이 들 정도로 흰 가운을 입은 남자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병원 측은 폭행 사실을 부인했고 CCTV도 녹화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와 병원 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정확한 물증 또한 없어 미궁 속에 빠질 뻔했던 이 사건은 한 공익제보자의 이야기로부터 새 국면을 맞게 된다. 공익제보자는 누군가 병원 내부에서 녹화된 CCTV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고 증언했다. 수사결과 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그 병원의 병원장이자 지역의 최대 의료재단 이사장인 박 모씨였다. 박 이사장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큰 의료재단을 운영하며, 동시에 3개의 병원을 맡고 있었다. 제작진이 취재 도중 만난 해당 병원의 내부 관계자들은 박 이사장을 ‘요양재벌’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병원 운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는 것이다. 폭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근에도 또 다른 병원을 개원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치료’보다는 ‘치부(致富)’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폭로자들의 주장에 대해 제작진은 박 이사장 관련재단의 내부 제보자들을 비롯, 여러 요양병원의 관계자들로부터 일부 요양병원에서 벌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걸어 들어와서 죽어서 나가는 곳이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은) 밥장사 잘하는 환자수용소일 뿐이다.”, “이거는 명백하게 환자 치료가 아니라 돈 장사잖아요.” - 내부 제보자들 인터뷰 中 - 수많은 요양병원에 근무했었다는 영양사들의 제보 역시 충격적이었다. 250명의 닭백숙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닭은 5마리, 돈뼈감자탕에는 고기를 찾아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로부터 식대뿐만 아니라 영양사와 조리사에 대한 지원금도 지급되지만, 환자들의 밥 한 끼에 드는 비용은 단돈 800원이고 나머지는 운영자들의 주머니로 돌아갔다. 또 다른 내부자가 제공해준 자료에는 병원 간에 환자가 1명당 1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한 여성은 요양병원에 모셨던 어머니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폭행을 당해 골절을 입었지만 증거가 없어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했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그는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분노만큼, 국민들의 혈세를 받아가는 요양병원에서 우리 부모들에게 가해지는 비리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정미, 열흘 단식 끝내고 고 김용균씨 빈소 찾아 조문

    이정미, 열흘 단식 끝내고 고 김용균씨 빈소 찾아 조문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진행 중이던 단식 농성을 중단했다. 여야 5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선거제 개혁 법안을 내년 1월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단식을 끝내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빈소로 곧장 향했다. 그는 상주를 대신하고 있는 직장동료들을 위로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도 성명 내신 정당들이여, 슬픔에 겨워 조사를 써 내려간 국회의원들이여, 저 국회 뒷구석에 잠자고 있는 ‘죽음의 외주화’를 막을 법안들을 이젠 꼭 함께 처리합시다. 그렇게라도 이 꽃다운 청춘의 죽음에 죗값을 합시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석탄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음 저를 찾아왔을 때가 2년 전이다. 정규직 되어서 안전을 보장받으며 사람답게 일하고 싶다고 했다”라면서 “너무도 상식적인 요구이니 함께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손 꼭 잡았는데, 공공기관별 정규직화 과정이 꼬일 대로 꼬이고 희망 고문 속에 하루하루 힘겹게 싸우는 그들에게 더 큰 힘이 돼주질 못해 속만 상했더랬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번 정기 국감장에서 정규직이고 뭐고 더는 죽지만 않게 해달라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저는 이곳 빈소에서 맑고 푸르게 웃고 있는 이 청년의 얼굴을 영정으로 마주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의역 김 군처럼 컵라면 싸 들고 제때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그, 최저임금보단 조금 나은 임금을 준다는 이 회사에서 작은 꿈을 키우려 했던 억장 무너지는 사연에 목이 멜 뿐”이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기안84 개업식, 전현무 한혜진부터 박나래 김충재까지 “美친 케미”

    기안84 개업식, 전현무 한혜진부터 박나래 김충재까지 “美친 케미”

    기안84 개업식으로 오랜만에 뭉친 무지개 회원들의 남다른 활약이 ‘나 혼자 산다’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14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기획 김구산, 연출 황지영)가 1부 11.2%(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 14.4%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이자 금요일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 또한 1부 7.0%(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2부 8.3%로 동시간대 1위이자 이날 방송된 전체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이날 방송에서는 기안84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무지개 회원들의 꿀케미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먼저 완벽한 행사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 기안84와 그를 도와 비서, 일꾼, 실무담당자까지 1인 3역을 톡톡히 해낸 김충재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준비는 어리숙해도 두 사람이 힘을 합쳐가자 점차 개업식장의 모습이 드러났던 것. 이어 두 사람의 상반된 모습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시장에서 사온 음식을 깔끔하고 예쁘게 플레이팅한 센스 넘친 김충재와 달리 사온 그대로 접시에 엎어 충격과 공포가 가득한 기안84의 마구잡이 플레이팅이 눈길을 끌어모았다. 또한 무지개 회원 중 첫 번째로 도착한 박나래가 미(美)친 존재감을 뽐냈다. 코사지를 달 수 없을 정도인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할 때부터 웃음을 안긴 박나래는 센스있는 감각과 직접 가져온 크리스마스트리 장식들로 사무실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칙칙한 사무실에 화사함을 추가했다. 헨리의 바이올린 연주와 박나래의 응원단 춤으로 시작된 기안84 사무실의 오픈 축하 파티는 웃음 폭탄을 끊임없이 날렸다. 기안84는 본인의 연혁을 소개하는 전현무 옆에서 하품을 하고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대표 인사말을 남기는 등 사장의 위엄이라고는 1도 없는 모습을 보여 대폭소를 자아냈다. 특히 협소한 사무실에 은색 돗자리를 펴고 흡사 마을 회관을 떠올리게 한 무지개 회원들이 만찬을 즐기는 모습은 금요일 밤을 더욱 유쾌하게 만들었다. 기안84와 김충재가 직접 준비한 푸짐한 음식들과 함께 오랜만에 뭉친 무지개 회원들의 빵 터진 꿀잼 토크가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이처럼 평범한 개업식도 특별하게 만든 무지개 회원들의 완벽한 케미는 금요일 밤을 매료시켰다. 역대급 조합으로 안방극장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는 MBC ‘나 혼자 산다’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1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왜 아무도 안 챙겨주냐”…‘빼빼로 갑질’ 임원 사과

    “왜 아무도 안 챙겨주냐”…‘빼빼로 갑질’ 임원 사과

    L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D사의 한 임원이 빼빼로데이 때 자신을 챙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하 직원들에게 고성과 함께 과자를 집어 던지며 ‘갑질’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 회사는 지난달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사내 이벤트를 진행했고, A 상무는 회사가 임직원들에게 선물한 빼빼로를 받지 못하자 부하 직원 4명을 불러 “왜 나한테는 아무도 빼빼로를 챙겨주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며 과자를 집어 던졌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D기획은 자체 조사에 착수,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A 상무에게 해당 부하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하도록 했다. 현재 추가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14일 한겨레에 “임원은 일반 직원과 고용계약 형태가 달라 감봉이나 정직과 같은 징계를 취할 수 없다. A상무의 직위를 해제할 만큼의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서 “A상무는 ‘사람이 없는 쪽으로 과자를 던졌다’고 했다며 당시 현장에 있던 팀장들에 사과하는 등 회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아빠와 연못가 낚시 물고기만 낚았을까

    아빠와 연못가 낚시 물고기만 낚았을까

    또 다른 연못/바오 파이 글/티 부이 그림/이상희 옮김/밝은미래/1만 3000원새벽녘 아빠가 조용히 아들을 깨운다. 둘은 엄마가 깨지 않도록 몰래 채비를 하고 낚시 도구를 챙긴다. 낚시 상점에 들러 피라미를 사고, 곧장 연못으로 간다. 날씨는 쌀쌀하고 연못가엔 흐릿한 주근깨 같은 별들이 떠 있다. 아빠와 아들은 아무도 없는 연못에서 저녁에 가족들이 먹을 물고기를 잡는다. 새벽녘이라는 시간적 배경 때문에 어슴푸레한 먹빛의 그림책 ‘또 다른 연못’에서는 그날의 공기가 느껴진다. 먹빛은 이들 가족이 타국에서 겪는 현실마냥 차갑고 고단하다. 반면 이들이 사는 집안 풍경은 아늑한 노란색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함께 따뜻한 온기가 밝은 노랑에 담겼다. 아빠는 연못을 바라보다가 꼭 이렇게 생긴 고향의 연못을 떠올리고, 연못의 물고기마냥 어린 시절 고향에서 겪었던 일들이 하나둘 올라온다. “나뭇가지 한쪽 끝은 땅에 대고 다른 쪽 끝은 위를 향해서 서로서로 기대고 받쳐 주게끔 비스듬히 기울여 세우는 거예요.” 아빠를 따라 낚시를 다니다 이젠 모닥불 피우는 일에 능숙해진 아들도 함께 아빠가 떠나온 연못을 떠올려 본다. 책은 베트남 출신의 작가 바오 파이의 자전적 경험에서 비롯됐다. 작가의 가족은 1975년 전쟁을 피해 베트남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나는 이 그림책에 나오는 소년처럼 감동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나 스스로 자녀를 둔 아버지가 된 지금에 와서 악전고투했던 부모님의 삶에 존경심을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꼭 작가처럼 전쟁을 피해 이민을 가야 할 만큼 신산한 삶이 아니었더라도 우리는 짐작한다. 아빠의 연못을. 어려서는 어슴푸레했더라도 커서는 더욱 짙게. 그리고 그건 별일 없는 한 무한히 반복될 거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해묵은 건물 사이, 켜켜이 쌓인 열강의 흔적…오래된 골목 사이, 틈틈이 쌓인 동심

    해묵은 건물 사이, 켜켜이 쌓인 열강의 흔적…오래된 골목 사이, 틈틈이 쌓인 동심

    건축물은 시간과 공간을 담는 그릇입니다. 건축물을 둘러본다는 것은 그 안에 쌓인 시간과 공간의 역사를 헤아린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인천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의 건물에는 개항 후부터 지금까지 130여년의 시공간이 담겨 있습니다. 모르고 보면 낡은 일본식 목조건물과 서양의 르네상스식 건물에 불과하지만, 알고 보면 1883년 개항 당시 조선을 속국으로 만들려 했던 열강들의 세력 다툼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이 읽힙니다. 적산가옥이 늘어선 거리를 거닐자 오늘과 당시의 시간이 겹쳐집니다. 세월에 빛바랜 건물에서 과거를 들여다보고, 또 다른 기억이 덧씌워지는 중인 현재를 마주합니다.뚜우우우. 뱃고동이 울린다. 배에서 치파오를 입은 중국 상인이 내린다. 부두에는 쌀가마니를 발밑에 내려놓은 나가사키 상인들이 모여 있다. 1883년 인천 제물포항이 개항하자 한적하던 어촌에 외국의 신문물이 쏟아진다. 외국인 전용 거주지, 바다 건너온 물건을 파는 가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역회사와 호텔이 들어선다. 일본은 조선 수탈을 위한 방편으로 일본 제1국립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18국립은행 인천지점 등을 세운다.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 일대는 인천의 개항기를 간직한 건축물로 가득하다. 거리 전체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훑어 볼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인 셈이다. 인천역 부근의 인천아트플랫폼부터 신포국제시장 인근의 답동성당까지 찬찬히 걸으면 반나절도 걸리는 거리지만 핵심 장소는 일본풍 거리를 중심으로 모여 있다. 개항기 역사가 오롯이 담긴 거리의 건물은 오늘날 박물관, 아트플랫폼, 카페로 변모해 사람들을 끌어당긴다.●개항기 인천의 모습을 겹쳐 보다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 여행의 출발점은 인천아트플랫폼이다. 세월이 깃든 건물과 아티스트의 예술적 기운이 만난 공간이다. 인천시는 1888년에 지어진 일본우선주식회사(등록문화재 제248호)를 비롯해 개항기와 1930~40년대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국내와 일본의 물류 운송을 담당하던 일본우선주식회사 건물은 인천아트플랫폼 사무실, 해방 후에 지어 최근까지 대한통운 창고였던 건물은 공연장, 1940년대 문인과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던 금마차다방은 생활문화센터로 재단장했다. 전시장, 공연장, 창작 스튜디오 등 총 13개 동이라 규모가 상당하니 홈페이지에서 관심 있는 전시를 확인하고 가는 편이 좋다. 인천아트플랫폼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과거의 시공간이 펼쳐진다. ‘혼마치도리’라고 불리던 은행 거리다. 길가에 일본 제1국립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18국립은행 인천지점, 일본제58은행 인천지점 등 이국적인 석조 건축물이 나란하다. 초가집이 대부분이었을 개항기에 멀끔한 외국 건축물이 들어섰으니 조선인이 느끼는 웅장함은 지금의 수십 배였으리라. 인천개항박물관은 당시 일본 제1국립은행 부산지점 인천출장소였다. 은행의 설립 목적은 조선 수탈이었다. 은행은 조선에서 나는 금괴와 사금을 사들였고 인천항에 들어오는 무역 상인에게 해관세를 받는 업무도 병행했다. 개항기 인천을 갈무리하는 박물관으로 문을 연 것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인 2010년. 우리나라 최초의 감리교회인 내리교회,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우편제도 등 개항 후 인천으로 들어온 다양한 근대문물을 전시한다.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크다. 좌우대칭을 이룬 르네상스식 석조건물 내부는 붉은 벨벳 커튼, 아치형 창문, 샹들리에 조명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하다.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은 개항장 일대의 건물 모형을 한데 모았다. 이곳의 전신은 일본제18국립은행 인천지점. 일본이 조선 쌀을 싼값에 사서 되파는 일을 했던 나가사키 상인들을 지원하고자 설립한 금융기관이었다. 일본, 청나라 등 각국의 건축양식으로 지은 조계지 건물부터 지금은 소실된 건물, 개항장 거리에 현존하는 건물까지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롭다. ●계단으로 나뉜 일본 조계지와 차이나타운 은행 거리의 이국적인 분위기는 일본식 목조주택이 늘어선 거리, 일본풍 거리로 이어진다. 인천 중구청 앞은 개항기 일본인이 거주하던 일본 조계지였다. 가옥은 점포가 딸린 2층 목조주택과 나가야식(일본식 다가구주택) 1층 목조주택이 대부분이다. 목재 골조, 반듯한 직사각형 창, 검은 기와의 어울림은 언뜻 봐도 우리의 것이 아니다. 거리에는 조계지 시절에 지어진 건물과 최근에 세워진 근대식 건물이 뒤섞여 130여 년 전의 아픔을 말없이 전해준다. 건물의 역사성은 유지하되 쓰임새는 달리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일도 한창이다. 개항기 하역회사 사무실이던 건물은 2011년,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거쳐 카페 ‘팟알’로 문을 열었다. 목조 골격을 살린 카페 내부는 낮잠이 들 만큼 아늑하다. 팟알 바로 옆의 관동갤러리 역시 목조가옥의 외관을 유지한 채 갤러리가 됐다. ‘1883년 일본이 조계지를 만들자 1년 후 청나라는 반대편에 차이나타운을 형성한다.’ 이 역사적 사실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일본풍 거리와 차이나타운이 맞닿은 지점에 자리한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이다. 청국과 일본 조계지의 경계가 되는 계단을 중심으로 왼쪽은 중국식 건물, 오른쪽은 일본식 건물이다. 계단 양쪽 석등도 모양이 다르다. 30여개 계단 끝자락에는 중국 칭다오에서 기증한 공자상이 서 있다. 뒤를 돌면 차이나타운의 오색찬란함과 일본풍 거리의 차분함이 한눈에 담기고 저 너머 인천항이 펼쳐진다.●배다리 헌책방 골목 읽혔으나 누군가에게 다시 읽히길 기다리는 책을 우리는 ‘헌책’이라고 부른다.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빛바랜 책이 모인 거리다. 헌책방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 절판된 책을 찾아 헤매는 이, 오래된 책의 종이 냄새에 파묻히고 싶은 이를 품어 주는 골목의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 배다리에 헌책방 골목이 들어선 것은 한국전쟁 후. 남루한 마을에 책을 쌓은 리어카가 모이고 책이 주는 지혜에 목마른 이들이 몰려들며 헌책방이 하나둘 생겨났다. 한때 헌책방이 40여곳까지 늘며 서울의 청계천, 부산의 보수동과 함께 전국 3대 헌책방 골목으로 불리기도 했단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아벨서점, 한미서점, 삼성서림 등 다섯 곳만이 남아 배다리를 지킨다. 45년 전 6.6㎡(두 평) 남짓 쪽방에서 시작한 아벨서점은 오늘날 헌책방 골목의 터줏대감이다. 내년이면 일흔을 바라보는 주인은 찾는 책이 없어 헛걸음하는 손님이 없도록 ‘어느 책방이 문을 닫는다더라’ 하는 소식을 들으면 한달음에 달려가 책을 사들였다. 그렇게 모은 것이 4만여권, 창고에는 그의 세 배가 넘는 책이 쌓여 있다. 도서 검색대 대신 책장마다 ‘프랑스 문학’, ‘여행’ 등의 견출지가 붙어 있고 비범한 기억력의 주인이 책을 찾아준다.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시 낭송회는 어느덧 100회를 넘겼다. 최근에는 인천 출신의 이설야 시인이 시를 읊었다. ‘살아 있는 글들이 살아 있는 가슴에.’ 아벨서점 간판 옆에 붙은 글귀다. 손때 묻은 책을 뒤적이며 살아 있는 글과 정신을 호흡하는 곳, 배다리 헌책방 골목이다.●동심 한 조각을 되찾다, 송월동 동화마을 동화 줄거리가 가물가물해진 어른이 됐다. 꿈속에서 피터 팬과 같은 편이 돼 후크 선장을 물리치던 때도 있었는데. 차이나타운의 북쪽 끝과 맞닿은 송월동 동화마을은 고마운 공간이다.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동화 속 주인공들을 되살려 냈으니 말이다. 송월동 동화마을은 세계 명작 동화를 테마로 조성됐다. 입구의 아치형 조형물을 지나면 도로시 길, 빨간 모자 길, 전래동화 길 등 열한 가지 테마의 골목이 발길을 붙잡는다. ‘미녀와 야수’의 주인공이 담벼락에 들어가 있는가 하면 벤치에 피터 팬이 앉아 있고 계단은 색색의 무지개다리다. 사람들은 포토 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동화 속 공주님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개항 후 독일인이 주로 거주하며 부촌이던 송월동은 1970년대 젊은이들이 인천 주변 도시와 서울로 빠져나가며 노인만 남게 됐다. 낙후된 마을은 2013년 중구청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동화마을로 되살아났고 인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알록달록한 동화 세상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건 주민들의 생활상과 동화 속 장면이 뒤얽힌 면면이다. 가스계량기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양철 나무꾼의 몸통이고, 전봇대는 ‘잭과 콩나무’의 콩나무다. 가스 사용량을 재는 생활은 현실이고 동화는 비현실이다. 현실과 비현실이 중첩되는 순간은 동화를 잊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알려 준다. 전봇대에서 하룻밤 새 하늘까지 자라던 콩나무를 상상할 때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팍팍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32) →가는 길: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인고속도로와 인천대로를 지난다. 경인고속도로 신월IC 통과 후 경인고속도로를 따라 17㎞가량 이동한다. 인천항사거리에서 제2외곽고속도로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수인사거리에서 중구청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인중로와 제물량로218번길을 지나 신포로23번길을 따라가면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의 시작점, 인천아트플랫폼이다. →맛집:인천의 맛을 이야기할 때 짜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식 짜장면은 1883년 인천 개항 후 중국인들이 인천 부두 근로자에게 국수에 볶은 춘장을 비벼 먹는 음식을 팔며 시작됐다. 붉은 간판과 홍등이 수놓은 거리, 차이나타운의 만다복(773-3838)은 하얀 짜장으로 유명하다. 취향대로 고기장과 육수를 넣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동인천 삼치거리에는 삼치와 막걸리를 파는 생선구이 집 10여개가 모여 있다. 인천집(764-6401)은 삼치구이와 조림을 반반씩 맛볼 수 있는 ‘반반 삼치’가 대표 메뉴다. 쌀밥에 겨울이 제철인 삼치 한 점 올려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잘 곳:인천중구청 뒷길에 자리한 호텔아띠(772-5233)는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 등과 가까워 인천의 대표 여행지를 둘러보기 수월하다. 베니키아 월미도 더 블리스 호텔(764-9000)은 월미 문화의 거리에 자리한 호텔이다. 비즈니스센터와 세미나룸이 있어 출장 시 묵기 편리하며 객실에서 인천대교와 영종대교가 한눈에 내다보인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바다 5/정지용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바다 5/정지용

    바다 5 / 정지용 바둑돌은 내 손아귀에 만져지는 것이 퍽은 좋은가 보아 그러나 나는 푸른 바다 한복판에 던졌지 바둑돌은 바다로 거꾸로 떨어지는 것이 퍽은 신기한가 보아 당신도 이제는 나를 그만만 만지시고 귀를 들어 팽개치십시오 나라는 나도 바다로 거꾸로 떨어지는 것이 퍽은 시원해요 바둑돌의 마음과 이 내 심사는 아아무도 모르지라요 내 인생 기억 중의 하나는 이창호 국수와 바둑을 둔 것이다. 그가 고1일 때 인터뷰를 하러 강남터미널 앞 자택을 찾아갔다. 학교 생활에서 아쉬운 게 있다면? 그의 답은 ‘소풍’이었다. 바둑 공부 때문에 단 한 번의 소풍을 갈 수 없었고, 세계 정상의 수준에 오른 그에게 소풍은 극복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6점을 놓고 기념 대국을 두었다. 종국을 하고 보니 1집 패였다. 딱 1집만 이기게끔 운영을 하다니. 이 청년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날 것인지 궁금했다. 시인들의 시인. 지용이 바둑을 두었다고 생각하니 반갑다. 꽃 피는 어느 봄날 바둑판 들고 그를 찾아가리라. 곽재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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