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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이 고통인가, 상실이 고통인가

    기억이 고통인가, 상실이 고통인가

    하나의 ‘상실’이 세상을 배회하고 있다. 다른 것은 빼앗지 않는다. 그 상실이 잃게 만드는 것은 자신에 관한 ‘기억’뿐이다. 이름이 무엇인지, 어디에 사는지를 포함해 자기에 대한 어떤 정보도 떠올리지 못한다. 예컨대 신분증 없이 버스를 타고 가다 갑자기 상실과 맞닥뜨린 사람은 졸지에 신원 미상자가 되고 만다. 그런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된다. 의사라고 치료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임시 보호를 하고 있다가 가족을 찾으면 그를 인도한다. 가족을 못 찾으면? 그에게 ‘새로운 자아 찾기 프로그램’을 적용시킨다. ●갑자기 기억 잃는 이들 ‘자아 찾기’ 나서 이것이 영화 ‘애플’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문 확인 등 여러 방법을 활용하면 신원 미상자의 주민 등록 사항을 알아낼 법도 하다. 하지만 ‘애플’의 세계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 지금 우리가 보편적으로 쓰는 정보통신 기구도 나오지 않는다. ‘애플’의 세계는 우의적이다. 실제 현실에서 영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가상현실을 창조했다는 말이다. 데뷔작 ‘애플’로 단숨에 촉망받는 그리스 감독 반열에 오른 흐리스토스 니코우가 던지는 영화적 메시지는 다음과 같은 물음이다. “정체성, 상실, 기억, 그리고 고통에 관한 모든 질문들”.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주제지만 그는 납득 가능한 구체적인 형태로 의문을 전개한다. 이를테면 상실에 습격당한 주인공 알리스(알리스 세르베탈리스 분)가 반복적으로 사과를 먹는 장면이 그러하다. ‘애플’이라는 영화 제목도 거기에서 따온 것인데, 도대체 사과는 무슨 의미를 담은 걸까. ●계속 사과 먹는 주인공 ‘몸의 기억’ 주목 제기될 수 있는 해석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그것은 자신에 관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사라지더라도, 몸이 반응하는 감각이나 몸에 새겨진 습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억을 잃기 전이나 잃은 뒤나 알리스는 변함없이 사과를 좋아한다. 그러니까 앞의 문장을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다. 기억은 두뇌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다. 온몸에 구석구석 퍼져 있다. 그래서 새로운 자아 찾기 프로그램은 효과가 없다. 백지가 아닌 이미 완성된 작품에 또 다른 작품을 그려 넣으려는 작업이기 때문이다.●“정체성, 상실, 기억, 고통에 관한 질문” 심지어 의사는 모두에게 똑같은 경험을 할 것을 요구한다. “자전거를 타요.” “가장무도회에 가요.” 새로운 자아 찾기 프로그램인지, 동일한 자아 형성 프로그램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다. 그럼에도 알리스는 성실하게 의사가 권하는 방법을 따른다. (불가능하지만) 그가 본인의 ‘정체성’을 재구축하려는 이유는 ‘고통’과 관련이 있다. 알리스는 몽땅 기억을 잃어서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뭔가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실은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다. 인생을 리셋하고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괴로움에 시달려 본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하늘을 나는 AI?…美 공군, 무인전투기 ‘스카이보그’ 첫 비행 성공

    하늘을 나는 AI?…美 공군, 무인전투기 ‘스카이보그’ 첫 비행 성공

    2년 전 미 공군연구소(AFRL)은 F-22나 F-35 같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와 함께 임무를 수행할 무인 인공지능 전투기인 스카이보그(Skyborg)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여러 방산업체와 인공지능(AI)업체와 함께 자율비행과 임무 수행이 가능한 소형 전투 드론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카이보그 드론 플랫폼은 오래전부터 표적기로 사용했던 BQM-167A를 무인 전투기로 개조한 UTAP-22 마코(Mako)를 기반으로 개발한다. UTAP-22 마코는 길이 6.1m에 너비 3.4m, 최대 이륙중량 646㎏의 무인 제트기로 지상에서 로켓으로 발사하고 낙하산으로 회수할 수 있는 저렴한 드론이다. 스카이보그 프로그램은 이런 저렴한 제트 드론에 AI 시스템을 탑재해 자율비행 및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인 전투기로 만드는 것이다. 이미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는 물론 F-35까지 대량으로 생산하는 미국이 추가로 AI 전투기를 개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찰 및 간단한 공격 임무를 무인 전투기에 맡겨 값비싼 유인 전투기를 보호하고 전투 효율은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라도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 것이지 눈에 보이지 않거나 열을 배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적과 너무 근접한 거리에서 작전을 펼치면 의외로 저렴한 대공 무기에 희생당할 위험성이 있다. 이런 임무에 저렴한 무인 드론을 투입해 적을 정찰하고 제압한다면 임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러 대의 스카이보그 무인 전투기가 조종사의 지시에 따라 다수의 표적을 정찰하고 제압할 수 있어 스텔스 전투기 하나로 동시에 더 많은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무인 전투 드론이 격추돼도 아군 손실은 미미하다. 제조사인 크라토스에 따르면 UTAP-22 마코의 가격은 300만 달러로 몇억 달러를 넘는 F-22 전투기나 이보다 저렴하지만, 여전히 고가인 F-35 전투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스카이보그 드론이 아군 전투기와 보조를 맞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 장애물과 다른 항공기를 피해 잘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미 공군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스카이보그 드론이 처음으로 비행에 성공했다. 플로리다 틴들 공군 기지에서 로켓으로 발사된 스카이보그 드론은 2시간 10분 정도 비행했다. 사실 항공기 자체는 이미 표적기로 오랜 세월 성능을 입증했기에 시험 비행의 목적은 비행이 가능한지 검증하는 게 아니라 자율비행 및 원격 조종 임무 수행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번 비행을 시작으로 앞으로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값비싼 고성능 유인 전투기를 보조할 저렴한 무인 전투기 편대 프로젝트는 미국은 물론 영국과 호주 등 다른 서방 국가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역시 올해 초 첫 비행 테스트에 성공한 보잉의 로열 윙맨 무인 드론 역시 비슷한 개념의 스텔스 무인 전투기다. 현재 개발 속도를 보면 빠르면 2020년대 중반에는 유인 전투기와 보조를 맞출 무인 스텔스 전투기 편대가 실전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주점 주인 남편 때려 실명… 일간지 기자 ‘실형’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이상오)는 21일 술 마시던 주점 사장의 남편을 폭행해 실명케 한 혐의(중상해)로 기소된 대구지역 일간지 기자 A(51)씨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태권도 공인 6단 등 무술 유단자인 A씨는 지난해 5월 30일 대구 북구 한 주점 주차장에서 주점 주인의 남편을 때려 오른쪽 눈 주변 골절과 눈동자 파열로 실명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무도인인 피고인이 방어 준비가 안 된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폭행해 피해자는 남은 삶을 고통과 불편 속에서 살아야 하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 사건은 피해자 아들이 “가해자는 청와대를 출입하는 일간지 기자로 가벼운 처벌을 받을까 두렵다”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文지지율 34% 소폭 올랐는데 관평원 특공 악재…부정평가 1위 ‘부동산 정책’

    文지지율 34% 소폭 올랐는데 관평원 특공 악재…부정평가 1위 ‘부동산 정책’

    文지지율 2%P 상승…민주당도 32%로 올라 文 부정평가 58%…부동산 민심 악화 계속관평원, 특공 아파트 노린 세종청사 신축 논란한전·대전 공공기관도 특공 부당 수혜 의혹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율이 소폭 오른 34%를 기록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가 긍정 평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도 32%로 동반 상승했다. 문 대통령의 부정 평가는 다소 내린 58%를 기록했으나 부동산 악재가 또다시 터지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태에 이어 이번엔 관세청 산하 관세분류평가원이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 아파트 혜택을 노리고 이전기관 대상이 아님에도 거액의 예산을 들여 세종시에 신축 청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부동산 민심은 다시 들끓었고 향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文 지지율 상승했으나 또 부동산 악재관평원 직원 60% 아파트 부당 특공 의혹 한국갤럽이 지난 18일과 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어 21일 발표한 결과, 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는 전주보다 2%포인트 상승한 34%, ‘잘못하고 있다’는 전주보다 3%포인트 떨어진 58%였다. 긍정 평가 이유는 ‘코로나19 대처’(32%), ‘최선을 다함·열심히 함’(10%), ‘외교·국제 관계’(4%), ‘복지 확대’(3%), ‘전 정권보다 낫다’(3%) 순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백신 접종 속도전과 함께 인과성이 명확하지 않더라도 백신 접종 이후 중증이상 신고환자 등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에서 긍정 평가(62%)가 부정 평가(30%)를 크게 앞서고 나머지 다른 지역은 모두 부정 평가가 과반을 차지했다. 각 지역 긍정-부정률은 서울 32%-62%, 인천·경기 33%-56%, 대전·세종·충청 37%-55%, 대구·경북 17%-78%, 부산·울산·경남 29%-65%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전 연령대에서 부정평가가 과반을 차지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지지층인 40대에서 부정평가가 52%로 과반이 된 경우는 4월 3주차 조사(53%) 이후 한 달 만이다. 다만 18~29세에서 긍정평가가 처음으로 20%를 밑돌았던 전주 조사치(19%)보다 크게 상승, 31%를 기록했다. 20대 이하에서 긍정평가가 30%대가 나온 것은 3월 4주차 조사 이후 8주 만이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30%),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10%), ‘코로나19 대처 미흡’(9%), ‘인사(人事) 문제’(5%), ‘공정하지 못함·내로남불’(5%) 등이 지적됐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개발예정지 사전 내부 정보를 활용한 대규모 땅투기 사태에 이어 세종시 이전기관 대상이 아닌 관세청 산하 관세분류평가원이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 아파트 혜택을 노리고 예산 171억원을 들여 아무도 근무하지 않는 ‘유령 청사’를 짓고 직원 82명 중 49명이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아 시세차익을 올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민심은 더욱 악화됐다. 이들은 세종 이전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취득세 감면 혜택까지 받아 ‘세금 폭탄’ 논란으로 이의제기 신청까지 빗발쳤던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 세종지사 직원들도 같은 행정구역 안에서 20분 거리로 기관을 이전하면서 특공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세종지사와 세종전력지사, 대전 중부건설본부 등 3곳을 통합하는 사옥을 세종시에 건립하겠다고 나서면서 해당 직원 192명이 2017년 이후 현재까지 특공으로 세종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짓고 있는 세종시 소담동 사옥은 조치원에 위치한 기존 세종지사에서 차로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직원 2명은 공사가 소송 등으로 늦어져 지난해 11월에야 착공되면서 정년퇴직해 세종지사에서 근무할 일이 없는데도 특공 혜택을 받은 셈이 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대전에 위치한 다른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들이 세종 이전을 명분으로 특공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속화되고 있다.민주당 32% vs 국민의힘 26% 민주당은 전주보다 4%포인트 상승한 32%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1%포인트 떨어진 26%, 무당층은 전주와 동일한 30%로 집계됐다. 이밖에 정의당은 5%, 국민의당 4%, 열린민주당 2%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주점 주인 남편 때려 실명… 일간지 기자 ‘실형’

    주점 주인 남편 때려 실명… 일간지 기자 ‘실형’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이상오)는 21일 술 마시던 주점 사장의 남편을 폭행해 실명케 한 혐의(중상해)로 기소된 대구지역 일간지 기자 A(51)씨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와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태권도 공인 6단 등 무술 유단자인 A씨는 지난해 5월 30일 대구 북구 한 주점 주차장에서 주점 주인의 남편을 때려 오른쪽 눈 주변 골절과 눈동자 파열로 실명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무도인인 피고인이 방어 준비가 안 된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폭행해 피해자는 남은 삶을 고통과 불편 속에서 살아야 하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 사건은 피해자 아들이 “가해자는 청와대를 출입하는 일간지 기자로 가벼운 처벌을 받을까 두렵다”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난민 위장한 채 공항 화장실에 권총 숨긴 독일군 소위 재판 시작

    난민 위장한 채 공항 화장실에 권총 숨긴 독일군 소위 재판 시작

    독일군 장교가 시리아 난민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정치인들에 대한 백색 테러를 꾸민 혐의로 20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프랑크푸르트 고등법원 법정에 섰다. 피고인의 성을 공표하지 않도록 한 독일 사생활 법에 따라 프랑코 A(32) 소위라고만 알려진 그는 2017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주둔 프랑스·독일 연합사령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 공항 화장실에 놔둔 권총을 되찾으려다 청소부에게 들키면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자동차로 3시간 떨어진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체류하던 시리아 기독교도 다비드 벤야민의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 지문을 대조했더니 독일군 장교로 밝혀져 백색 테러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물론 그는 극단주의자가 아니며 테러 음모를 꾸미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그를 상대로 모략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그는 법정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에게 “깨끗한 양심으로” 임할 것이라면서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칠 어떤 일도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검찰은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 국회 부의장, 유대인 활동가 등의 공격 목표 명단을 갖고 있었다며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뒤 난민에 책임을 돌려 반무슬림 정서를 촉발할 목적이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부모 집 지하실에 다량의 탄환과 폭탄을 숨겨뒀다가 나중에 친구 집으로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된 노트와 녹취록에는 그가 히틀러를 찬양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또 이른바 “Day X”에 독일 국가를 붕괴할 목적으로 첩보 장교들을 포섭한 생존주의자 네트워크인 ‘한니발’에 가입한 것으로 검찰은 봤다. 그가 검거되기 전인 2015년부터 이듬해 사이 시리아 뿐만 다른 나라 출신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와 독일군 장병들이 극우파 운동에 가담하는 일이 많았다. 검거된 지 몇주 뒤 그가 근무하던 스트라스부르 일키르치 독일군 기지의 공용실에서는 나치 군 기념물들이 무더기로 간직돼 있었다. 물론 나치 상징을 소장하는 일은 금지돼 있다. 지난해 독일 국방장관은 20명이 극단주의 성향이 의심된다며 KSK 특공대를 부분 해체했다고 밝혔다. 원래 그에 대한 재판은 3년 전에 시작됐어야 했는데 프랑크푸르트 하급법원이 그가 테러를 꾸몄을 “압도적일 만큼 높은 가능성”이 없다며 기각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했다. 연방검찰이 항소해 결국 고등법원에서 유무죄를 다투게 됐다. 만약 그의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 10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그는 재판 전 여러 해외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민 신분을 도용한 데 대해 독일 망명 제도의 허점을 폭로하기 위해서였다고 항변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는 “몸소 밑바닥까지 내려가 독일 당국이 안보를 빙자해 얼마나 망명 개념을 유린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과격 집단에 몸 담은 것이나 부모 집에 무기를 숨긴 것을 자위권이라며 “위급 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강변했다. 빈 공항에 권총을 숨긴 것은 오스트리아 국방장관이 개최한 장교 무도회에 갔다가 친구랑 술에 취해 덤불 속에서 나치 시대 브라우닝 모델 17 권총을 발견해 코트 속에 넣어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나중에 스트라스부르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야 권총을 화장실에 감춘 것이 떠올라 당황했으며 몇주 뒤 회수해 경찰에게 넘길 참이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그가 송환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영상] 시속 132㎞로 달리는 테슬라에서 잠든 운전자 적발

    [영상] 시속 132㎞로 달리는 테슬라에서 잠든 운전자 적발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으로 불리는 반자율주행기능을 켜고 도로를 달리는 동안 잠을 잔 운전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아침 8시경, 일리노이주 북서쪽 교외에 사는 미툴 파텔(38)은 테슬라 모델3를 타고 외출한 뒤 차량의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채 운전석에서 잠이 들었다. 당시 이 남성의 테슬라는 시속 132㎞의 고속 주행 중이었는데, 같은 도로를 달리던 다른 차량의 운전자들이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입을 벌리고 있는 이 남성을 본 뒤 사고를 우려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주변의 차량 수가 줄어드는 도로에서 테슬라가 ‘스스로’ 속도를 높였으며, 고속으로 차량이 달리는 동안 운전자는 운전대 앞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했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문제의 운전자 차량을 뒤쫓았고, 해당 차량은 운전자가 여전히 잠에 빠져 있는 사이 간신히 멈춰섰다. 이후 경찰은 이 남성에게 “당신을 지켜본 결과 (차량이 움직이는 동안) 눈을 감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신의 차량이 자율주행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운전대 앞에서 잠이 든 것은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운전자는 도로주행 중 피곤했을 뿐, 잠들었었다는 사실을 부인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는 운전 부주의와 관련한 티켓을 받았으며, 187.90달러(한화 약 21만 2000원)의 벌금 고지서를 받고 차량을 압수 당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능은 현재 자율주행 단계 중 레벨2 수준에 있다. 운전자가 도로주행에 완전히 관여하지 않아도 되는 레벨5에 비해 아직 낮은 단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맹신’하는 일부 운전자들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지난달 미국 휴스턴 북부에서는 테슬라 모델S 차량이 고속주행 중 커브길에서 제어되지 못해 도로를 벗어난 뒤 가로수와 충돌했다. 차량은 충돌 직후 불길에 휩싸였으며, 소방대원이 출동해 불길을 진압했지만 탑승자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탑승자 2명 중 1명은 뒷좌석에, 또 다른 한 명은 차량 앞 조수석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차량의 운전석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는 것. 이를 두고 소방당국은 해당 사고가 오토파일럿 기능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부인했다. 전문가들은 “반자율주행 기능을 자율주행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라며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할 때에도 반드시 핸들에 손을 얹고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파우치 “성인 70% 백신 접종시 감염자 급증 없을 것”

    美 파우치 “성인 70% 백신 접종시 감염자 급증 없을 것”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미국 성인의 70%가 7월 4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받으면, 미국은 이후 감염자가 급증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인 파우치 소장은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목표한 대로 7월 4일까지 성인 70%가 백신을 최소한 백신 1회라도 접종 받을 경우 올해 하반기 감염자 폭증 사태를 막는 데 보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에 대해 “당시는 사실상 아무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미국에서는 인구의 47.9%가 최소한 1회분의 접종을 마쳤다. 파우치 소장은 “지금과 같은 접종 속도라면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는 충분하게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 받는다면, 백신의 효과가 높아질 것이고 감염자가 급증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열린세상] 꼰대와 MZ, 그들의 노스탤지어/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꼰대와 MZ, 그들의 노스탤지어/황금주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노스탤지어(과거에 대한 동경). 이 말을 좋아한다. 입 밖으로 소리 내 낮게 중얼거리면 역류성 식도염처럼 쌉싸래한 통증이 뱃속부터 귀밑까지 올라온다. 영화 ‘화양연화’에서 어슴푸레한 저녁 좁은 골목길 계단을 첸과 차우가 아찔하게 스쳐 지나간다. 그 장면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왼쪽 가슴을 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한 장의 흑백 사진이 떠올랐다. 오래되고 좁은 골목길 계단에서는 세 살배기 아기가 흰색 원피스 밖으로 오동통한 팔다리를 내놓고 공깃돌로 공기놀이 흉내를 내며 배시시 웃고 있었다. 기억에도 없이 흑백 사진에만 존재하는 그 골목길은 나에게 통증을 준다. 시간이 흘러 첫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난 후 혼자서, 그리고 친구 애인이 군대에서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함께 그 계단에 앉아 울었던 것 같다. 근원은 그리움일 것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 내 사진 파일에는 사람들의 그리움을 담은 좁고 오래된 골목 사진이 가득하다. 물론 갸름한 턱선 만드느라 무지 애쓴 셀카 몇 장도 있긴 하다. 이쁜 척하는 셀카 찍다 오십견 왔던 건 비밀이다. 박사 세미나 중이었다. 20대 후반인 박사 학생이 MZ세대가 열광하는 레트로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가로채어 물었다. “항상 궁금했는데, 나이 든 우리야 레트로 감성이 당연하지만, 얼마 살지도 못한 젊은것들에게 레트로가 다 뭐죠?” 내 턱은 들렸고, 입가에는 조롱의 미소가 번져 있었다. 내 질문에도, 자세에도 건방이 하늘을 찔렀다. 학생은 자신이 어린 시절 할머니 방에서 낡은 라디오를 보며 느꼈던 노스탤지어 감정을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내 고개는 앞으로 점점 기울었고, 두 손은 공손해졌다. 우문현답, 그 이상이었다. 나는 완벽한 꼰대였다. 과거를 내 전유물이라 생각했고, 경험도 못 한 젊은 세대가 주제넘다고 생각했고, 그들을 레트로 마케팅에 놀아나는 철부지라 비하했다. 젊은 세대가 미래를 독식할 수 없듯 과거도 공유된다는 사실을 망각한 오만함이 크게 한 방 얻어맞는 순간이었다. 내 꼰대 놀음을 사과했고, 그걸 일깨워 준 학생에게 고마워했다. 노스탤지어는 간접경험을 통해서도 느껴지는 감성이다. 노스탤지어로 가슴을 움켜쥐게 했던 화양연화에서 재현된 그 골목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1962년 홍콩 골목이었다. 경복궁 한 곳에 서 있는 처마를 보고 처연함을 느끼니 내가 전생에 조선의 국모였던 게 확실하다고 우기면 돌 맞지 않겠는가. 20세기 말 노스탤지어 마케팅은 미국에서 붐을 이뤘다. 역사는 마케팅 가치를 지니며, 소비자는 노스탤지어 마케팅에 기반한 레트로 브랜드와 제품에 열광했다. 레트로는 완벽한 재현보다 브랜드 유산을 가진 제품에 현대 최첨단 기능을 조합했다. 나이키 마이클 조던 XI 레트로 스니커즈는 1950년대 아이콘을 재현한 외면에 첨단 쿠션과 통풍 기능을 장착해 인기를 끌었다. 아르카디아는 축복받은 낙원이다. 레트로는 옛 시절과 그 시절을 함께 경험했던 공동체에 환상을 입힌다. 레트로 마케팅은 과거 특정 시공간을 아르카디아로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그 시공간에도 잔혹사야 있었겠지만, 어차피 돌아갈 수 없는 시공간이 주는 그리움과 노스탤지어만 챙기면 된다. 꼰대에게 과거는 아르카디아다. 그래서 아무도 믿지 않는 과거 무용담을 자랑스레 떠벌린다. 현실이 팍팍하면 할수록 과거는 더욱 찬란한 아르카디아로 변신한다. 지금 MZ세대가 레트로 트렌드를 이끈다. 롯데제과 껌 브랜드 ‘쥬시후레쉬’와 협업해 만들어진 ‘쥬시후레쉬 맥주’나 ‘곰표 밀맥주’ 같은 브랜드 이종교배로 레트로 재해석이 이루어진다. 시대를 앞서고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이런 레트로 재해석은 안성맞춤이라고 분석한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MZ세대도 팍팍하고 고달픈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아르카디아가 필요하고 레트로가 그 일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MZ 같은 젊은 세대에게 아르카디아는 과거보다 미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들에겐 미래가 두렵다. 인생 선배로서 이들에 게 미안할 따름이다. 오늘따라 꼰대도, MZ세대도 다 불쌍하게 느껴지는 건 코로나 블루 때문이겠지.
  • 호주 운전자, 캥거루 로드킬 피하려다 ‘바다악어’ 소굴에 풍덩

    호주 운전자, 캥거루 로드킬 피하려다 ‘바다악어’ 소굴에 풍덩

    로드킬을 피하려 방향을 튼 곳이 하필이면 악어 소굴이었다. 20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도로를 달리던 차 한 대가 악어가 득실거리는 늪에 빠져 구조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19일 오후 1시쯤, 호주 북부 노던주 소방서에 긴급 신고가 접수됐다. 차가 악어 소굴에 빠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운전자의 구조 요청이었다.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 새파랗게 질린 운전자는 늪에 빠진 차 지붕 위에 올라가 있었다. 소방서 관계자는 “갑자기 차 앞으로 뛰어든 캥거루를 피하려 핸들을 꺾었다가 악어 늪에 빠졌다더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사고 지점은 보통 악어 소굴이 아니었다. 현존 파충류 중 가장 크고 강력한 ‘바다악어’(Crocodylus porosus) 서식지였다.최대 길이 7m, 무게 1t에 달하는 바다악어는 치악력이 2t이 넘어 한 번 물리면 아무도 무사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포식자다. 다른 악어와 달리 들소 같은 대형 먹잇감도 혼자 거뜬히 사냥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을 몰살시켰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존재할 정도다. 영국 참전용사 출신 과학자 브루스 라이트는 1962년 자서전을 통해 1945년 버마(현 미얀마) 람리섬 전투에서 일본군이 영국군이 아닌 바다악어에게 잡아먹혔다는 증언을 내놨다. 라이트는 “지상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지옥 같은 소리였다”면서 “일본군 1000명 중 겨우 20여 명만이 살아남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1999년 ‘동물에 의한 가장 큰 재앙’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이후 곳곳에서 신빙성 문제가 대두됐다. 전투 당시 람리섬에 주둔했던 일본군 출신은 “거북은 본 적 있지만 악어는 본 적 없다”며 바다악어 공격설을 부정했다. 미국의 한 악어 전문가도 2016년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악어는 체중의 7% 정도만을 먹기 때문에 1000명에 가까운 사람을 먹어 치우려면 최소한 몸길이 5m 이상의 악어 1500마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를 토대로 기네스북은 2017년 신빙성에 대한 지적이 있다는 사실을 기록에 적시했다. 역사학자들도 현재는 바다악어의 일본군 학살을 괴담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어쨌든 바다악어가 소 한 마리도 거뜬히 잡아먹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 호주 운전자가 아연실색하며 자동차 지붕 위로 올라간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늪에 빠져 혼자 발을 동동 구르던 운전자는 구조대가 설치한 사다리를 타고 뭍으로 올라왔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진찰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건강에는 별 이상이 없다는 후문이다. 보도 이후 현지에서는 “캥거루 한 마리 피하려다 더 큰 화를 당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손성진 칼럼] “존경하는 ○○○ 의원님”

    [손성진 칼럼] “존경하는 ○○○ 의원님”

    소득이 높아진다고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에 걸맞은 품격을 갖추어야 세계 상위권 국가가 되는 것이다. 국민 개인의 품격이 모여서 나라의 품격이 된다. 개인의 품격이 인격인데 도덕성과 학식, 교양이 높고 뛰어난 사람을 우리는 인격자라고 부른다. 국민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데는 사회 지도층 인사, 특히 정치인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인 품격을 따져서 세계 꼴찌임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야말로 국가의 얼굴이며 국가의 품격을 높일 책임이 있는 사람들인데 말이다. 청문회장의 고성과 비아냥은 국회의원들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 준다. 공격을 해도 말을 가려서 해야 설득력이 있다. 소리치고 윽박지른다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목적의 하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홍보하는 ‘노이즈 마케팅’일 수 있다. 그러면서 꼬박꼬박 다른 의원에게 말을 하기 전에 “존경하는 ○○○ 의원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데 듣는 국민은 역겹다.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것은 필자를 포함한 일부 국민만은 아닐 것이다. 국회만이 아니라 지방의회에서도 따라 배워서 쓴다. 입에 거품을 물고 다른 의원에게 호통을 치거나 삿대질을 하기 직전에도 “존경하는 ○○○ 의원님”은 빠지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을 존경한다는 말일까. 정말 존경할까. 존경한다면 그 사람을 비하해서도 안 될 일이다. 의원 스스로 이 관용어를 상대방을 비꼬는 데도 쓰고 있다. “존경하는 ○○○ 의원님, 무슨 말도 안 되는 × 같은 소리를 지껄이십니까.” 이런 식이다. 국민의 눈에는 아무도 의원을 존경하지 않으니까 자기들끼리 존경한다며 추켜세우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니면 의원들끼리도 존경하고 존경받는 사이니까 국민들은 알아서 존경하라는 뜻일까. “우리는 누가 뭐래도 존경받는 사람들이다”를 은연중에 보여 주고 싶은 심중의 표현일까. 이 또한 수십 가지에 이른다는 국회의원의 특권 위에 특권 하나를 척 얹어 놓은 것과 다를 바 없다. 그것도 아니면 서로 존경받지 못할 인물임을 아니까 서로 미화해 주자는 의도일 게다. ‘존경하는 의원님’은 영국 상하원에서 의원들끼리 쓰는 경칭 ‘Right Honourable’을 해석해서 그냥 갖다 쓴 것이다. 원래는 귀족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Right’는 ‘올바른’이란 뜻이고 ‘Honourable’은 ‘고결한, 훌륭한’이란 뜻이니 ‘존경하는’이라고 번역한 것도 틀린 셈이다. 하긴 ‘올바르고 고결한 ○○○ 의원님’이라고 부르면 국민이 듣기에 더욱 우스꽝스러울 것이다. 800년이 넘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가진 영국 의회와 의원의 품격은 이 말을 쓰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 영국 의회 안에서도 여야 의원 사이에 야유와 비난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좁은 의사당 안에서 주고받는 여야 의원들의 말은 소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겁쟁이”, “거짓말쟁이”, “멍청이” 등의 막말은 금지된다. 품위 없고 거친 말을 하는 것만으로 하원의장은 퇴장시킬 권한이 있다. 2016년 한 야당 의원이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에게 돈 문제를 제기하며 “수상쩍은(dodgy) 데이비드”라고 했다가 하루 동안 퇴장당한 적이 있다. 우리 국회의원들끼리도 아무한테나 이 말을 붙이는 것은 마뜩잖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는 것 같다. 이번 국회가 안 된다면 제발 다음 국회에서는 품격 낮은 우리 국회와 어울리지 않는 이 어구를 쓰지 말았으면 한다. 그 관용어로 상대방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나고 견딜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추스르겠다는 용도라면 더욱이 아무런 효과가 없는 표현이니 빨리 폐기 처분하는 게 맞다. 먼 훗날 우리 국회가 품격 있는 국회로 탈바꿈에 성공했을 때 그때 가서 다시 이 말을 쓰더라도 지금은 좀 그만 쓰는 게 국민 정신 건강을 위한 길이다. 협치는 말로만 하고 서로 물고 뜯고 싸우고 경멸하는 의원들을 보고 스트레스를 잔뜩 받아 구토가 날 지경인 국민들에게 “존경하는 ○○○ 의원”은 강력한 악취가 나는 오물 덩어리를 들이미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번번이 깬 국회가 이를 해낼 수 있을지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존경받는다는 말이 국회에서 오염돼서 정말 존경받아야 할 사람들이 존경받지 못하고 존경받는다는 말을 듣지 못할까 봐 그게 걱정스러울 뿐이다.
  • ‘세종 특공’ 실거주 3년 신설… 형평성 위해 폐지 목소리도

    ‘세종 특공’ 실거주 3년 신설… 형평성 위해 폐지 목소리도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에 주는 특별공급(특공)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제기됐던 터라 정부도 지난달 관련 규정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조만간 시행에 들어간다. 현재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특공 혜택을 주는 기관을 대폭 축소하고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특공이 이전 기관 종사자의 주거안정 지원이라는 애초 취지에서 벗어나 재산 증식 수단으로 악용되고, 일반인의 청약 당첨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이 많은 만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1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특공 제도 개편안은 대상과 비율 축소, 중복 특공 불인정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선 특공 혜택을 주는 이전 기관을 수도권에서 옮겨오는 경우로만 제한한다. 단 오는 8월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월 이전 고시가 이뤄져 기존처럼 특공 혜택이 부여된다. 특별공급 비율도 현행 40%에서 30%, 내년엔 20%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특공 기회를 대상과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1인 1회로 한정해 중복 공급도 막는다. 여기에 전매 제한을 5년에서 8년으로 강화하고, 기존에 없던 실거주 의무도 3년을 부과한다. 전매 제한 강화와 실거주 의무 조치는 오는 7월 6일부터 시행하기로 날짜까지 확정됐다. 기업과 병원, 연구기관 종사자의 특공 요건도 강화했다. 하지만 이런 규제 강화에도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공 폐해가 곪을 대로 곪은 상태에서 내놓은 ‘뒷북 대책’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2011년 제도 도입 이후 세종에서 분양된 10만여채의 아파트 중 4분의1인 2만 5000여채를 공무원과 이전 기관 종사자 등이 특공으로 가져갔다. 이 중엔 실제 살지도 않고 세를 주다 팔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경우가 상당수 있다. 다름 아닌 노형욱 국토부 장관과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이 이런 방법으로 각각 2억원대의 차익을 챙겼다. ‘특공 먹튀’로 공분을 산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은 물론 한때 세종에 있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새만금개발청과 해양경찰청도 특공 혜택을 누렸다. 이에 일각에선 이전 기관이 세종을 떠나면 특공도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다만 국토부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전한 기관까지 문제를 삼는 건 지나친 처사라며 선을 긋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런 논리라면 신혼부부 특공도 요건인 ‘혼인 기간 7년 이내’가 지나면 환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세종 특공은 실거주가 아니면 정부가 빼앗는다는 ‘환매조건부’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세종의 생활 여건이 좋아지고 서로 오고 싶어 하는 곳이 된 만큼 일반 국민과의 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특공 폐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나우뉴스] 담뱃재 불씨에 ‘펑’…흡연 중 손소독제 썼다가 자동차 홀랑 태워

    [나우뉴스] 담뱃재 불씨에 ‘펑’…흡연 중 손소독제 썼다가 자동차 홀랑 태워

    흡연 중 손소독제 사용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고가 발생했다. abc뉴스는 13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손소독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차 한 대가 전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메릴랜드주 로크빌의 한 대형마트 야외 주차장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주차된 차량 운전석에서 시작된 불길은 빠르게 차량 전체를 집어삼켰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화염에 휩싸인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담겨 있다. 화마가 뿜어내는 연기의 위세가 워낙 대단해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았지만 사고 차량은 전소된 뒤였다. 몽고메리카운티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2000년식 도요타 캠리 한 대가 전소, 2000달러(약 227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 차량 등 부수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차 안에 있던 차주는 목격자들이 신고하는 동안 스스로 차량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손과 허벅지 안쪽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이번 화재는 흡연 중 손소독제 사용이 그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차량 차주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손소독제를 사용했는데, 담뱃재 불씨가 소독제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에탄올 함량이 높은 손소독제가 인화성 물질과 닿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밀폐된 차 안은 더욱 위험하다”면서 “불 근처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손소독제 성분은 60~70%가 고농도 에탄올이다. 농도가 높을수록 휘발성과 가연성이 강해 화재 위험이 높다. 소독제로 붙은 불은 쉽게 꺼지지도 않는다. 또 에탄올이 지방을 녹이고 단백질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피부 손상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의 한 여성은 손소독제를 듬뿍 바른 손으로 촛불을 켰다가 심각한 전신 화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에탄올이 마르도록 30초 이상 충분히 말려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월드피플+] 1000년 수도원 40m 돌기둥 꼭대기서 나홀로 20년…고행승의 하산

    [월드피플+] 1000년 수도원 40m 돌기둥 꼭대기서 나홀로 20년…고행승의 하산

    40m 돌기둥 꼭대기에서 홀로 수행하던 고행승이 하산했다. 1993년 감옥에서 출소해 돌기둥으로 기어 올라간 지 20여 년 만이다.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인 캅카스의 조지아(옛 그루지야)에는 중세 초기의 비밀을 간직한 전설의 돌기둥이 있다. 수도 트빌리시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카츠키 마을에 우뚝 솟아있는 ‘카츠키 기둥’이 바로 그것이다. 40m 높이 석회암 기둥 꼭대기에 세워진 수도원은 조지아에서 신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있는 곳이기도 하다.수도사 막심 콰타라제(67)는 수도원의 존재가 밝혀진 후 카츠키 기둥에서 ‘주상고행’을 자처한 처음이자 마지막 주행승이다. 주상고행은 말 그대로 기둥 위에 올라가 세상과 연을 끊는 수행을 말한다. 주상고행의 첫 수도사였던 시리아 성 시메온(390~459)은 최고 20m 높이 기둥까지 올라가 은수(隱修) 생활을 했다. 그 뒤로 주상고행에 뛰어드는 수도사 행렬이 이어졌다. 이처럼 주상고행을 자처하는 수도사를 스타일라이트(stylite)라고 한다. 희랍어 스틸로스(stylos 기둥)에서 유래했으며, 우리말로 주행승 혹은 기둥성자나 주상성자라고 부른다.이런 주행승에게 더할나위 없는 수행장이었을 카츠키 기둥 위 수도원은 1944년 산악인 알렉산더 자파리드제와 작가 레반 고투아가 이끄는 탐험대에 의해 그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150㎡(약 45평) 면적의 기둥 꼭대기에는 외벽 구조물과 잔해, 수도실과 무덤 유적, 고행자의 유골이 남아 있었다. 관련 연구는 1999년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2006년에는 포도주 저장고의 잔존물, 2007년에는 옛 조지아어 ‘아솜타브룰리’가 새겨진 13세기 석회암 비문이 발굴됐다. 고고학자들은 9~10세기 세워진 수도원이 조지아가 주변국 손에 넘어간 15세기 버려진 것으로 결론 내렸다. 수도원에서 발굴된 유골은 600년 전 마지막 주행승 것으로 추정했다.18세기 그루지야 왕자이자 역사가, 지리학자였던 바쿠슈티가 남긴 문헌에서 수도원에 대한 기록도 발견됐다. 문헌에는 “상당히 높은 바위가 서 있다. 바위 꼭대기에는 작은 수도원이 하나 있지만 아무도 올라갈 수가 없다.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40m 높이 돌기둥까지 올라가 수도원을 세웠는지, 어떻게 꼭대기까지 오르내렸는지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수도사 막심은 1993년 41세 나이로 감옥에서 출소한 후 곧장 돌기둥으로 향했다.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서 신을 만나고자 함이었다. 마침 공산주의 붕괴로 그루지야가 구소련에서 독립하면서 정교회 불씨도 되살아난 터였다. 막심 수도사는 “내게는 침묵이 필요하다. 침묵 속에서 신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도 없는 돌기둥 위에 몸 뉠 곳이라고는 낡은 냉장고 하나뿐이었지만, 하루 7시간씩 기도하며 고행을 이어갔다.더 쉽게 기둥을 오르내릴 수 있는 사다리 ‘천국의 계단’을 설치한 막심 수도사는 1995년부터 마을 주민과 정교회 공동체, 정부의 지원 속에 본격적인 수도원 복원에 착수했다. 복원에 필요한 자재는 도르래를 이용해 운반했다. 13년에 걸친 복원 작업은 2009년 비로소 끝이 났다. 현대식으로 재건된 수도원에서도 막심의 기도는 끊기지 않았다. 일주일에 단 두 번, 설교 때나 지상으로 내려왔을 뿐 2015년까지 자그마치 22년을 홀로 기둥 위에서 살았다. 마지막 주행승의 뒤를 이어 600년 만에 수도원의 문을 다시 열어젖혔던 수도사 막심은 현재는 건강 악화로 기둥에서 내려왔다. 한때 관광객 방문이 허용됐던 꼭대기 수도원도 막심 하산 이후 2018년부터 정교회 관계자 외 방문객 출입이 제한됐다. 이로써 중세 초기 비밀을 간직한 채 수 세기 만에 모습을 드러낸 수도원의 고행자 대도 끊기게 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은행 6.5%·저축은행 16%… 중금리대출 문턱 확 낮춘다

    은행 6.5%·저축은행 16%… 중금리대출 문턱 확 낮춘다

    앞으로 금융사들은 저·중신용 등급자를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진행하면 인센티브를 받는다. 또 저축은행과 카드업권이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때 해야하는 충당금 추가 적립 의무도 없어진다. 금융위원회는 ‘중금리 대출 제도 개선’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을 반영한 상호저축은행업·여신전문금융업·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금융위는 “지금까지 은행권을 비롯해 금융사들이 중금리 대출에 대한 인센티브가 없어서 (중금리) 대출 상품이 없었다”며 “앞으로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중금리 대출 취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민간중금리 대출 적격요건 개편 ▲저축은행 중금리 사업자대출 때 인센티브 제공 ▲카드사·저축은행 고금리 대출 충당금 적립 의무 폐지 등이 포함됐다. 금융회사가 자체 운영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 적격요건을 개편한다. 앞으로 상품 사전공시 요건을 폐지해 중·저신용등급에 공급되는 모든 중금리 대출에 대해 금융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이를 모두 집계해 공개한다. 지금까지 사전공시 요건이 엄격해 상호금융·카드업권에서 공급하는 중·저신용층 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이 민간 중금리 대출 집계에서 누락되는 문제가 있었다. 새로운 요건은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빌리는 사람)에게 실행되고,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라면 인정된다.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한 요건은 현행보다 3.5% 포인트 낮아진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은 6.5%, 상호금융 8.5%, 카드 11%, 캐피탈 14%, 저축은행 16%로 하향 조정된다.앞으로 저축은행의 중금리 사업자 대출 때 인센티브도 준다. 중금리 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영업구역 내 대출액의 130%로 가중 반영한다. 저축은행은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공여액을 총신용 공여액의 일정 비율(30~50%) 이상으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지역 내 의무 대출 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지역에 대출 영업을 할 수 없는데, 중금리 대출에 130%의 가산비율이 적용되면 의무 대출 비율을 쉽게 채울 수 있다. 금융위는 카드사와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에 적용되던 충당금 추가 적립(각각 30%, 50%) 의무도 폐지한다. 지금까지 고금리 대출을 막기 위해 두 업권에서 금리 20% 이상의 대출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영화 ‘터미널’처럼 423일 공항 갇힌 남자 … 난민 지위 얻고 해피 엔딩 쓸까

    영화 ‘터미널’처럼 423일 공항 갇힌 남자 … 난민 지위 얻고 해피 엔딩 쓸까

    “제 쌍둥이 형제는 고향에서 살해당했습니다. 다섯명의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져 소식조차 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제 목숨을 잃을까 두렵습니다.”지난해 2월 A씨는 아프리카의 고국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뒤 도망치다 홀로 동남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경유지였던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려 했지만,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은 신청서 접수조차 거부했다. ‘환승객은 입국 자격이 없어 난민신청서를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다고 A씨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갑작스런 본국의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영화 ‘터미널’ 속 주인공처럼 A씨는 24시간 동안 불빛이 꺼지지 않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환승구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영화와 달리 공항에서의 삶은 힘겨웠다. 제대로 씻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환경에서 A씨는 지병 탓에 탈수 증세를 겪기도 했다. 치료를 받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A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유엔난민기구의 핫라인을 통해 한국 공익 변호인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A씨를 환승구역에 방치하는 것은 ‘불법구금’에 해당한다며 풀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입국한 지 1년 2개월, 장장 423일 만인 지난달 13일 A씨는 공항 밖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거처에 머물게 됐다. A씨를 진료한 의사는 다시는 구금 상태에 놓여선 안 된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법무부가 A씨의 난민신청 접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내용의 소송도 냈다. 1심에 이어 지난달 21일 항소심도 “난민신청을 접수하지 않은 건 위법하다”며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상소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이제 A씨에겐 정식으로 난민 신청 절차를 거쳐 난민 지위를 얻는 일만 남았다. 확정 판결 직후 A씨는 정식 난민심사 기회를 줄지 말지 따지는 사전심사(회부심사)를 넣었고,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불회부 결정이 내려지면 다시금 지난한 법적 싸움을 해야한다. 회부 결정이 나오더라도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아무도 알 수 없다. A씨의 법률대리인단 소속의 사단법인 두루 이한재 변호사는 “난민 지위를 얻기까지 쉽지 않겠지만 A씨의 승소 사례는 향후 ‘공항 난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담뱃재 불씨에 ‘펑’…흡연 중 손소독제 썼다가 자동차 홀랑 태워

    담뱃재 불씨에 ‘펑’…흡연 중 손소독제 썼다가 자동차 홀랑 태워

    흡연 중 손소독제 사용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고가 발생했다. abc뉴스는 13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손소독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차 한 대가 전소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 메릴랜드주 로크빌의 한 대형마트 야외 주차장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주차된 차량 운전석에서 시작된 불길은 빠르게 차량 전체를 집어삼켰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에는 화염에 휩싸인 차량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담겨 있다. 화마가 뿜어내는 연기의 위세가 워낙 대단해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잡았지만 사고 차량은 전소된 뒤였다. 몽고메리카운티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2000년식 도요타 캠리 한 대가 전소, 2000달러(약 227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인근 차량 등 부수적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차 안에 있던 차주는 목격자들이 신고하는 동안 스스로 차량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손과 허벅지 안쪽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이번 화재는 흡연 중 손소독제 사용이 그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차량 차주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손소독제를 사용했는데, 담뱃재 불씨가 소독제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에탄올 함량이 높은 손소독제가 인화성 물질과 닿으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밀폐된 차 안은 더욱 위험하다”면서 “불 근처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손소독제 성분은 60~70%가 고농도 에탄올이다. 농도가 높을수록 휘발성과 가연성이 강해 화재 위험이 높다. 소독제로 붙은 불은 쉽게 꺼지지도 않는다. 또 에탄올이 지방을 녹이고 단백질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화재 발생 시 피부 손상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의 한 여성은 손소독제를 듬뿍 바른 손으로 촛불을 켰다가 심각한 전신 화상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에탄올이 마르도록 30초 이상 충분히 말려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자담치킨, ‘2021 고객사랑 브랜드대상’ 치킨 대상 수상

    자담치킨, ‘2021 고객사랑 브랜드대상’ 치킨 대상 수상

    동물복지 치킨으로 유명한 자담치킨이 지난 13일 ‘2021 고객사랑 브랜드대상’에서 치킨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고객사랑 브랜드대상은 우수한 품질과 기능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기대가치수준을 충족시키고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는 브랜드를 선정해 주는 상이다. 자담치킨은 웰빙푸드가 2011년에 시작한 치킨 브랜드로, 친환경 웰빙을 내세우며 치킨 업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 왔다. 특히 2017년 한국 최초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원료육을 이용해 치킨을 만들어 화제가 됐다. 동물복지 원료육은 엄격한 사육 환경은 물론이고 동물의 자연적 습성까지 고려한 까다로운 규정에 맞춰 생산된다. 질병이나 스트레스를 겪지 않기 때문에 치킨으로 조리하면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자담치킨은 치킨무도 인체에 해로운 화학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피클무’를 선보이고 있으며, 염지에서도 히말라야 핑크소금을 사용하는 등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 조정석을 전속모델로 하는 광고 마케팅과 ‘맵슐랭치킨’ ‘스리라차치킨’ 등 연속되는 신메뉴 성공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며 충성고객들을 폭넓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에 출시한 맵슐랭치킨은 8개월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했으며, 지난 4월에 출시한 스리라차치킨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자담치킨은 현재 10개월째 1일 1가맹점 오픈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에게 보증금 및 로열티 면제 등의 혜택을 지원함으로써 좀 더 손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힘, 보수당 최초 초청받아 5·18 추모제 참석…유족 ‘환영’

    국민의힘, 보수당 최초 초청받아 5·18 추모제 참석…유족 ‘환영’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1주년 5·18민중항쟁 추모제에 참석했다.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이 5·18민주유공자 유족회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추모제에 참석한 일은 사상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유족들의 고함과 반발을 예견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유족들은 두 의원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특히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잘 왔다. 5·18을 잘 부탁한다. 유족들의 한을 풀어주셔서 고맙고 이제 역사가 발전할 것”이라며 정 의원의 손을 감싸 쥐기도 했다. 추모제가 시작되자 두 의원은 유족들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헌화와 분향을 하며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두 의원은 추모제가 마치자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와 박관현 열사 묘, 전재수 군의 묘를 순차적으로 둘러봤다.정운천 의원은 “5·18 유족이 공식적으로 추모제에 초청해주셨는데 이에 대해 감회가 새롭고 감사하다”며 “5·18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제 다음 단계인 ‘국민 통합’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5·18을 위해 그간 헌신을 다했는데 마음이 닿은 것 같다”며 “두터운 벽을 넘어서 얼어있던 얼음이 녹았다는 것에 가슴이 아련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다짐했다. 성일종 의원은 “광주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자유로운 공기를 마실 수 없었을 것”이라며 “희생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를 허락해주신 오월 영령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렇게 초청을 받기까지 너무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을 섬겨 국민의힘이 광주, 호남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8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 무릎꿇고 사죄한 뒤 국민통합위원회가 출범,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정운천 의원은 5·18단체들과 10여차례의 간담회를 갖고, 특별법 통과와 공법단체 승격 등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그들의 차이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그들의 차이

    눈앞으로 하얀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갔다. 카트만두의 국내선 공항 대합실에 앉아 있을 때였다. 실내에서 날아다니는 비둘기라니 헛것을 봤나 싶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천장이 높은 허름한 청사 건물의 2층 창문턱에 마치 빨랫줄에 앉아 있는 참새들처럼 비둘기들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잠깐 사이에 서너 마리가 또 푸드덕 날아올랐다. 당시에는 신형이던 내 스마트폰을 빤히 바라보는 옆자리 네팔 여성을 의식하면서 관광객들과 네팔 현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간에서 나는 조금 복잡한 기분에 잠겨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가난한 편인 내가 값비싼 비행기 삯을 지불하고 날아와 이 자리에 앉아 있고, 이 나라에서는 상위 중산층임이 분명한 사람의 시선을 빼앗는 기계를 들고 있다니. 아무도 마음대로 선택하지 못하는 ‘태어난 자리’의 차이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십여 일 뒤에 나는 카트만두의 그린라인 버스 주차장에서 넋을 잃고 서성이고 있었다. 귀국하는 날이라 호텔 객실에서 짐을 싸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 진도 7.8의 강도 높은 지진이었다. 허겁지겁 배낭만 메고 일행과 함께 호텔을 빠져나와 몰려가는 사람들 뒤를 따라 넓은 공터까지 갔다. 본진 때는 놀라서 무서울 새도 없었다. 그러나 20~30분 간격으로 땅이 흔들리고 울부짖는 사람, 불안한 표정으로 여기저기 통화를 시도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다 보니 죽음의 공포가 몰려왔다.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나라 땅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두어 달 함께 여행했을 뿐 여전히 속내를 잘 알지 못하는 일행뿐 아니라 이름도 국적도 모르는 타인들 모두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홀로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람에게 짙은 연민이 일기까지 했다. 이상하고도 낯선 감정이었다. 그날 저녁 비행기를 타야 했기에 공항까지 걸어갈 각오를 하고 거리로 나갔다. 무너진 벽돌이 흩어져 있는 거리의 상점들 대부분은 셔터가 내려져 있었는데, 어떤 가게 앞에 뜯지도 않은 생수병 상자들이 쌓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물이 필요한 사람들은 그냥 가져가라는 것일까? 상황이 다급해서 가게 안으로 미처 들여놓지 못한 것일까? 해답을 찾을 여유는 없었다. 우왕좌왕 끝에 운 좋게 택시를 잡았다. 어느 정도 불안이 가라앉자 마음은 간사하게도 택시비를 얼마나 내야 할지를 가늠하고 있었다. 평소에도 관광객들에게는 웃돈을 요구하는데, 막힌 도로를 이리저리 우회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큰 돈을 달라고 할지 걱정스러웠다. 공항에 도착하자 기사는 뜻밖에도 미터대로 요금을 내라고 했다. 나는 거스름돈을 받지 않겠다고 손사래까지 쳐야 했다. 택시 기사가 원래 정직한 사람이어서였을까. 아니면 엄청난 자연재해 같은 불행을 함께 겪을 때 사람들 사이에는 잠시, 아주 잠시 긴밀한 연결이 이루어지는 걸까. 사라지는 택시를 바라보면서 길가에 쌓여 있던 생수병 상자들을 떠올렸다. 여섯 해 전의 기억이 문득 떠오른 것은 지난 4월 22일 평택항에서 숨진 이선호씨 사고 관련 기사를 읽은 뒤였다. 그날 현장에서 같이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는 이선호씨를 덮친 무거운 철판을 들어 올리려 애쓰며 빨리 구조대를 불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한국인 관리자들은 119가 아니라 상부에 먼저 연락했다. 이것은 외국인과 한국인의 차이일까? 노동자와 관리자의 차이일까? 스스로 가난하다고 믿는 내가 먼 나라의 풍광을 구경하러 가는 사치를 누릴 수 있도록 해준 바로 그 시스템 속에서 오래 살아남고 적응한 힘의 차이일까? 해답을 찾고 분석할 능력은 나에게 없다. 다만 재앙 같은 불행 앞에서는 아주 잠시라도 사람들 사이에 긴밀한 연결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이제 이곳에서는 유효하지 않은 것 같아 막막하고 서글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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