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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명 시신 거둔 인도 ‘코로나 전사’ 감염되자…본인은 쓸쓸한 죽음

    1300명 시신 거둔 인도 ‘코로나 전사’ 감염되자…본인은 쓸쓸한 죽음

    ‘코로나 전사’로 불리던 인도 남성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1300명 넘는 희생자의 시신을 거뒀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4일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지난 1년 반 동안 희생자 장례를 지도한 60대 자원봉사자가 정부와 지역사회의 방관 속에 끝내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나그푸르시 퇴직 공무원인 찬단 님제(67)는 팬데믹 이후 1300명이 넘는 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을 거뒀다. 가족도 수습을 꺼리는 희생자의 장례를 정성껏 치렀다. 지난 4월 나그푸르시 시장 다야상카르 티와리가 ‘코로나 전사’라며 그 노고를 치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주변 도움이 절실해졌을 때 그에게 손 내민 사람은 동료 봉사자들뿐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님제는 4월 말 백신 접종을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접종 다음 날부터 그를 비롯, 아내와 아들 등 가족 5명이 모두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 중님제 상태가 가장 심각했지만, 병상 부족으로 치료받을 병원을 찾기 어려웠다. 동료 봉사자들이 나그푸르지방의회 등 정부 기관과 고위 공직자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모두 외면했다. 동분서주하던 가족이 거금을 들여 사립병원에 병상 하나를 겨우 확보했지만, 님제는 지난달 26일 한 달간의 투병 끝에 결국 숨을 거뒀다.동료 봉사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님제와 가까웠던 아르빈드 라타우디는 “정부와 지역사회에 끊임없이 도움을 청했다. 정부 병원에 병상 하나만 마련해달라고, 님제에게 필요한 치료제 좀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1300명 넘는 시민의 존엄성을 지켜준 그에게 돌아온 건 차가운 외면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라타우디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를 수수방관하는 나그푸르지방의회 등을 업무태만죄로 고소할 것”이라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적시에 도움을 받지 못할 때 시민이 겪을 고충을 생각해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나그푸르 당국은님제 사망 8일 만인 지난 3일 유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원하는 약을 찾았는지 묻고, 님제가 사망하기 전 요구했던 치료제 몇 가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악으로 치닫던 인도 코로나19 상황은 두 달 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6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11만4460명으로, 62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30만 명의 감염자가 쏟아졌던 4~5월 때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사망자는 2677명이었다. 그래도 누적 확진자는 2880만9339명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누적 사망자도 34만6759명으로 전 세계 세 번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조국 “내 딸 2013년식 아반떼 탄다”…김근식 “누가 물어봤나”

    조국 “내 딸 2013년식 아반떼 탄다”…김근식 “누가 물어봤나”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제 딸은 2013년 현대 아반떼를 타고 있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해명에 대해 “참 기이한 행태”라고 7일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조국 딸 무슨 차 모는지 물어봤나, 조민씨가 벤츠 몬다고 언론이 최근 공개보도를 했나 유력 정치인이나 파워 유튜버가 공개적으로 의혹 제기한 적 있나”라며 “애초 관심도 없는데 온라인상에 떠도는 의미 없는 헛소문에 자기 혼자 나서서 딸이 모는 차종을 밝히고 있으니, 정말 참 이상한 조국”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조국 정도 되는 악명 높은 셀럽이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러쿵저러쿵 입방아 소문이라는 게 별별 게 다 있을 것”이라며 “저도 그렇고 대부분 사람들은, 쓸데없는 비난 댓글이나 헛소리 주장은 읽지도 않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돈다며 거대한 동굴 속에 갇혀있는 과대망상 나르시스트”라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데 마치 세상 모두가 자기 딸 벤츠 탄다고 관심 갖는 것처럼 착각하고, 실체도 없는 벤츠설에 스스로 나서서 아반떼라고 떠벌이는 조국. 참 불쌍한 돈키호테”라고 덧붙였다.앞서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딸이 2억원 짜리 벤츠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소문이 돈다”고 언급하며 “제 딸은 2013년 현대 아반떼를 타고 있으며, 제 가족은 외국 유학 시절 외에는 외제 차를 탄 적이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야비하고 저열한 자들이 많다”며 “가세연이 제 딸이 ‘빨간색 포르쉐’ 탄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민형사소송을 당했다는 점을 상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전 장관의 글에 류근 시인은 “아반테가 아니라 벤츠를 탄들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며 “영혼 썩은 2030들 참 걱정된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9월엔 캠핑카 빌려 떠나 볼까

    9월엔 캠핑카 빌려 떠나 볼까

    오는 9월부터는 화물차나 특수차를 개조한 캠핑용 자동차를 렌터카 업체에서 빌릴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현재 렌터카는 승용차와 승합차로 규정돼 캠핑카도 승합차를 개조한 경우만 대여할 수 있다. 렌터카 대여 범위 확대는 지난해 튜닝 활성화 차원에서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화물차, 특수차의 캠핑카 튜닝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개정안은 3.5t 미만 소형이나 경형 특수차까지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사고 위험성을 고려해 중·대형 특수차는 제외했다. 대여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캠핑카의 차 나이는 9년으로 한정해 노후 캠핑카의 무분별한 대여를 금지했다. 자동차 대여 사업자의 차고지 확보 기준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차량당 일률 면적(승용차는 대당 13∼16㎡)을 적용한 차고지를 확보하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보유 차량의 실제 길이와 너비를 곱한 면적만을 확보하면 되도록 했다. 장기 렌터카는 차고지 면적이 최대 50%까지 감면된다. 장기 대여는 차고지가 공간만 차지할 뿐 실질적 효용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 택시운송사업자의 자동차 등록증 반납 의무도 개선됐다. 현재는 택시운송사업자가 불가피한 사유로 하루 휴업하더라도 등록증을 반납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휴업 기간이 10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자동차 등록증과 등록번호판 반납을 면제토록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화물·특수차 개조한 캠핑카도 대여 가능

    화물·특수차 개조한 캠핑카도 대여 가능

    오는 9월부터는 화물차나 특수차를 개조한 캠핑용 자동차를 렌터카 업체에서 빌릴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현재 렌터카는 승용차와 승합차로 규정돼 캠핑카도 승합차를 개조한 경우만 대여할 수 있다. 렌터카 대여 범위도 확대는 지난해 튜닝 활성화 차원에서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화물차, 특수차의 캠핑카 튜닝을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개정안은 3.5톤 미만 소형이나 경형 특수차까지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사고 위험성을 고려해 중·대형 특수차는 제외했다. 대여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캠핑카의 차 나이는 9년으로 한정해 노후 캠핑카의 무분별한 대여를 금지했다. 자동차 대여사업자의 차고지 확보 기준도 완화했다. 기존에는 차량당 일률 면적(승용차는 대당 13∼16㎡)을 적용한 차고지를 확보하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보유 차량의 실제 길이와 너비를 곱한 면적만을 확보하면 되도록 했다. 장기 렌터카는 차고지 면적이 최대 50%까지 감면된다. 장기대여는 차고지가 공간만 차지할 뿐 실질적 효용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 기존에는 장기대여 계약 비중에 따라 차고지 면적이 최대 30%까지 감면 적용됐다. 택시운송사업자의 자동차 등록증 반납 의무도 개선됐다. 현재는 택시운송사업자가 불가피한 사유로 하루 휴업하더라도 등록증을 반납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휴업 기간이 10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는 자동차 등록증과 등록번호판 반납을 면제토록 했다. 개정안은 또 공제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두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담았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영상] “바다 가고싶어요”…美 9세 소녀, 4살 동생 태우고 운전하다 사고

    [영상] “바다 가고싶어요”…美 9세 소녀, 4살 동생 태우고 운전하다 사고

    미국 유타 주에서 9세 소녀가 운전을 하다 적발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N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유타주 솔트레이크 카운티에 있는 웨스트밸리시티의 한 소녀는 이날 이른 새벽, 부모님의 자동차 열쇠를 몰래 훔쳐 집밖으로 나왔다. 부모님이 잠든 사이 운전석에 앉은 소녀는 시동을 걸고 차를 운전해 거리로 향했다. 9살 여자아이가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는 4세 여동생도 타고 있었다. 약 16㎞를 이동했을 즈음, 고속도로를 막 벗어난 일반 도로에서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새벽 5시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에 어린 아이들만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어린 소녀들을 고속도로를 경유해 집에서 10마일을 이동한 뒤, 중앙분리대를 넘어 세미 트럭에 정면 충돌했다”면서 “자동차는 심하게 손상됐고 트럭도 견인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면서 “두 어린 자매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소녀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뒤, 부모님 없이 홀로 차를 몰고 나온 이유에 대해 물었다. 운전을 한 9세 여자아이의 대답은 “바다로 가서 수영을 하고 싶어서”였다. 두 아이는 수영을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향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사는 유타 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는 자동차로 무려 12시간을 달려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공식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안전벨트 착용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동시에, 자동차 열쇠는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두 아이의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농촌총각 만나봐요” 문경시 홍보에…베트남유학생들 ‘분노’

    “농촌총각 만나봐요” 문경시 홍보에…베트남유학생들 ‘분노’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혼인 연령을 놓친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자연스런 만남을 통해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를 추진코자 하오니 많은 협조를 바란다.」 경북 문경시가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보낸 협조문 내용은 이주여성들을 분노하게 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그 자체로 이주여성에 대한 성차별, 인종차별”이라며 “상업적 국제결혼의 문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방기하고,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경시는 최근 ‘인구증가를 위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추진 협조문’을 행정사합동사무소로 보냈고, 지난 4월 SNS에서 문경시가 발행한 국제결혼 관련 홍보물을 발견한 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난달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공익인권법재단 등 64개 단체와 개인 143명이 서면으로 뜻을 함께했다. 베트남유학생은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유학 비자를 받고 한국에 머물고 있는데,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 온 것으로 간주하고 사업 추진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너무도 모욕적이다”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아무 남자하고 결혼할 수 있는, 농촌의 출산도구쯤으로 여기는 성상품화 사업이자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백소윤 변호사는 진정 내용을 요약해 발표했으며 진정인과 대표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베트남 유학생들은 문경시장의 사과와 해당 사업의 추진 과정 조사, 문경시 공무원들에 대한 인종차별방지 교육을 요구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문경시는 “해당 사업을 중단하고 국가인권위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2>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납치돼 형제원으로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2>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납치돼 형제원으로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 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함께 납치돼 형지복지원으로수용번호 ‘83-1XXX’ 하태식(48·가명)씨는 형제복지원에 두 번 입소했다. 10살 때 누나와 함께 트럭을 탄 남자들에게 납치돼 형제복지원으로 처음 보내졌다. 3년간 수용생활을 하다가 1986년 여름, 경비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아동소대 친구와 함께 담을 넘어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해 겨울 경찰 손에 이끌려 다시 형제복지원로 가게 됐다. 이듬해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때까지 그곳에서 지냈다. 하씨는 아동소대, 작업소대, 악대소대를 옮겨다녔다. 기합과 매질은 일상이었지만, 도망쳤다 다시 붙잡혀 왔을 때 가해진 폭력은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섰다. 중대장에게 불려가 맞고, 소대장에게 불려가 다시 맞았다. 하씨와 같은 날 재입소한 30대 수용자는 집단 구타 끝에 목숨을 잃었다. 하씨는 퉁퉁 부은 몸으로 소대장이 동료의 시신을 옮기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유년 시절 4년 동안 형제복지원에서 겪은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은 두렵고 세상을 향한 원망은 커져만 갔다. 퇴소 후 앵벌이, 신문팔이, 봉제공장을 전전하며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다. 지금은 물류센터에서 주 50시간씩 일한다. 자신을 ‘밑바닥 삶’이라고 표현하는 하씨는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아 그간의 삶을 위로받고 싶다. 아래는 하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하태식 진술 내용: 저는 하태식입니다. 1983년 5월 어느날 저녁 부산시 가야동 육교 아래에서 친누나와 놀고 있을 때 트럭에서 건장한 아저씨들이 다가와 “여기서 뭐하고 있냐?”고 묻기에 제가 놀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집에 태워준다면서 강제로 차에 태웠습니다. 1.5톤 트럭 짐칸에 탔는데 냉동 탑차 같은 형태였고 밖에서 문을 잠글 수 있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저 멀리 있던 누나가 “왜 이러세요”라고 하면서 급히 저를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은 누나까지 차에 밀어 넣었습니다. 저는 겁에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고 누나가 항의했지만 무지막지한 욕설을 하면서 집에 보내 줄테니까 가만 있으라면서 윽박 질렀습니다. 한 10분 흘렀을까 어느 철문 앞에 섰고 내리고 보니 형제복지원이었습니다. 83-1XXX번 제 수용번호 였습니다. 다음날 저를 데리고 간 곳은 많은 2층 건물들이 아래에서 위로 줄지어 있었는데, 그중 27소대라는 2층 건물의 1층이었습니다. 그때 누나는 23소대로 끌려갔고 제가 누나랑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니까 27소대 소대장이 신고있던 고무신을 벗더니 그 고무신으로 “뺀돌뺀돌하게 생겼네”라고 하면서 제 뺨을 힘껏 내려쳤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그제서야 제가 지옥에 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제 기억에 형제원은 약 3000명의 인원이 수용되어 있었고, 총 28소대까지 있는데 1소대부터 20소대 까지는 성인소대 23소대는 유아부터 십대 초반까지의 여자 아동소대, 24소대는 십대 초반의 남자 아동소대, 25·26소대는 여자 성인소대, 그리고 27·28소대는 십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남자 아동소대였습니다. 한 소대에 약 60~70명이 있었는데 군대 체제로 편성되어 있었습니다. 소대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소대장, 그 밑에 분대장, 서무가 있었고 28개 소대를 총괄하는 사람은 중대장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생활은 기합과 빠따로 시작하고 끝났습니다. 제식훈련과 군가를 배웠고 조금만 실수를 해도 무수한 폭행에 시달렸으며 소대장 기분에 따라 아무 이유없이 폭행 당하는 일은 너무 많았습니다. 한 번은 소대장이 저를 찾았는데 약간 늦었다는 이유로 제 배를 걷어찼습니다. 저는 넘어지면서 제 얼굴이 철제 2층 침대 아래 모서리에 부딪첬는데 오른쪽 눈가 옆이 찢어져 중대장 사무실이 있는 선도부와 식당 사이에 있는 의무실에서 눈옆을 열바늘 가량 꿰맸습니다. 그 상처가 아직도 제 얼굴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욕설과 구타 당하는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아도 늘 일상적인 일이었고 당연한 일인줄 알았습니다. 84년에는 형제원 자체 내에 학교가 세워졌는데 당시 저는 12살로 초등학교 4학년으로 다녔습니다. 3·4학년은 27소대, 5·6학년은 28소대 였는데 저는 1년이 지나 다음해 5학년이 되면서 28소대로 갔습니다. 개눈깔 소대장, 매일 원산폭격·한강철교·히로시마 고문 28소대 소대장은 악명이 높았습니다. 원산폭격·한강철교 등 다양한 기합이 있었는데 그중 ‘히로시마’라는 기합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2단 철제 침대에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발가락 끝을 철제에 걸고 두손은 바닥을 짚고 있는 것입니다. 10분~20분 기합받고 있으면 힘이 빠져 넘어지는데 그럴 때마다 소대장에게 엄청난 구타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단체기합을 받거나 낮에 기합을 받으면 한시간 정도 지나면 기합을 끝내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1~2명이 개인기합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이때 소대장은 제게 기합을 주고 자기는 침대에서 쉬다가 잠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끝없이 기합을 받아야 했는데 너무 힘들어 견딜수 없을 때면 저는 고육책으로 제 자신의 코를 주먹으로 수없이 내려쳤습니다. 그럼 코피가 났고 제가 큰소리로 울면 그제서야 잠에서 깬 소대장이 기합을 끝냈습니다.그 소대장 이름은 전OO이었고 한쪽 눈에 가짜 눈알을 박고 있었기에 우리는 그 사람을 ‘개눈깔’이라 불렀습니다. 욕설과 구타, 교회당 공사 같은 수많은 작업 등등 힘들고 고통스런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일일이 다 진술할 수 있을지 난감합니다. 1년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렉스 박사가 오는 날입니다. 형제원의 어린 원생들은 외국의 독지가들과 자매결연 같은 것을 맺었고, 저를 포함한 어린이들을 찍은 사진과 자필 편지 등을 써서 미국으로 보내면 그쪽에서 각각 양부모로 결연을 맺은 사람들이 후원금을 보내주는 것인데요. 제 기억에 렉스 박사는 그 대표였고 1년에 한번 형제원을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렉스 박사가 오는 날 아동소대 아이들은 모두 새 옷을 지급받아서 입고, 형제복지원 입구에서 렉스 박사를 환영했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새 옷은 모두 반납해야 했고, 다시금 누더기 옷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그래도 맛난 과자를 먹을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매결연을 하면 주기적으로 편지와 카드를 손글씨, 그림으로 보내는데 86년 여름에 몇천장의 그림카드가 필요해 원내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저와 정기훈(가명), 또다른 형, 셋이 뽑혀 병동 밑에 어느 밀실에서 셋이서 카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를 뽑은 사람은 유OO씨로 수용자가 아닌 사회인이었는데 형제복지원 교회에 유년부 선생으로 일하고 있었고 중대장과 결혼했습니다. 중대장 부인의 위치에 있기에 우리는 병동 아래에 있는 어느 실내에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다른 원생들과 다르게 수백장의 그림을 그리면서 편하게 지낼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병동과 식당, 아동소대 가운데에는 작은 운동장이 하나 있는데 그 운동장 위 한쪽에 개금분교가 자리 했습니다. 그 주위로 하얀 담벼락이 둘러져 있었고 담 주위는 온통 산이 뒤덮고 있었습니다. 모든 담벼락 위엔 항상 경비가 몽둥이를 들고 촘촘히 지키고 있었는데 물론 그 경비들도 소대장들과 마찬가지로 수용자였습니다. 개금분교 2층에 있는 교무실 위와 담벼락 위의 사이는 약 2미터 정도였는데 형제원에서 유일하게 담벼락과 가까이 있는 건물이었고 평소에 그곳은 항상 경비들이 보초를 서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기훈과 그림을 그리다 잠시 쉬러 나와 운동장에 앉아 있었는데 담벼락 위에 아무리 살펴봐도 경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같은 반 친구인 김OO과 정기훈, 저 이렇게 셋이 있었는데 누군가 “저 교무실 건물타고 올라가 도망가자”고 말했습니다. 물론 장난이었고 다들 좋다고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정기훈이 먼저 1층 창문 창살을 타고 정말로 건물을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김OO은 놀랐습니다. 그러나 저도 얼떨결에 정기훈을 따라 창살을 타고 1층에서 2층, 2층에서 건물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김OO은 겁을 먹고 아래서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교무실 옥상과 담벼락 사이는 2m 가량 떨어져 있었는데 정기훈이 먼저 뛰어넘었고, 저도 떨어지면 죽을수도 있겠다 싶어 두려웠지만 곧 뒤따랐습니다. 처음엔 장난 반 진심 반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현실이 돼버린 것이었습니다. 진짜로 마음먹고 계획을 짰으면 후환이 두려워 절대 불가능했을 그 일이 무엇에 홀린듯 실제 상황이 돼버린 것입니다.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경찰은 다시 지옥으로 끌고갔다 간신히 담을 넘고서는 죽어라 달렸습니다. 앞에서 정기훈은 제 이름을 부르며 따라오라 하면서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달렸는데 눈앞에 큰 철조망이 산 전체에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철조망을 넘고나서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구나”라며 정기훈과 저는 기쁨에 들떠있을 찰나 저쪽에서 군인둘이 총을 들고 다가왔습니다. 형제원 철조망 밖은 바로 군부대였습니다. 군인들에게 잡혀 사색이 된 우리는 그곳의 높은 계급을 가진 사람에게 보내졌는데 우리는 그 사람에게 절대 형제원으로 돌려보내지 말아달라 사정했고 다행히도 그 분은 형제원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회로 나온 때가 1986년 7월 여름이었습니다. 갈 곳이 없고 막막했던 정기훈과 저는 신문팔이를 했습니다. 부산 양정4동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13~18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10여명 함께 지내며 한국일보를 길거리와 버스 안에서 팔았습니다. 신문 배달이 아닌 판매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버스 안에서 신문을 팔면 당가나 찌라시를 돌리곤 했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항상 대선소주나 진로소주를 한 병 가득 꼴깍꼴깍 마시고 버스를 탔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신문사 소장님이 양정에 있는 BBS 학교에 보내준다고 해 숙식제공을 받고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해 11월 아침에 갑자기 순경 몇 명이 자고 있던 방에 들이닥처서 저희를 양정4동 파출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 저와 정기훈, 그리고 2명 더 총 4명이 자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모여 산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고 했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저희 4명을 조사하더니 조금 있다 승용차에 태웠습니다. “어디 갈 곳이 있다”며 저희를 태웠는데 처음엔 얘기를 안하더니 한참을 달린 후 차안에서 형제원으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완강히 저항했지만 양정에서 형제원이 있는 주례는 차로 불과 20분도 되지 않는 거리였고 저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형제원에서 도망 나왔기에 다시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눈에 선명했던 것입니다. 저는 달리는 차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망설였지만 기회가 없었습니다. 형제원에 점점 가까워 졌을 때 울며 불며 순경에게 사정했으나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4개월 만에 다시 형제원에 잡혀 들어갔는데 정기훈과 저는 중대장 사무실에서 빠따를 수없이 맞고 또다른 곳에서 소대장들에게 죽도록 맞았습니다. 우리는 “나는 도망갔다 잡혀 왔습니다”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마대자루를 입고 식당 앞에 온종일 서 있어야 했습니다. 당시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몇백명씩 소대별로 줄서서 기다렸는데 한두시간씩 입구 앞에서 기다려야 했기에 모든 사람들이 저희를 볼 수밖에 없었고 마치 북한에서 인민재판 하는거랑 비슷했습니다. 그때 우리 말고 20살 정도 되는 형도 도망갔다 잡혀왔는데 그 형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맞았습니다. 1차로 중대장에게, 2차로 소대장들에게 맞았는데 그 형은 다른 여러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모다구리(*뭇매를 뜻하는 은어)를 당했습니다. 그 후 우리 셋은 작업소대인 14소대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작업을 나갔는지 아무도 없었고 저와 정기훈과 그 형은 거기서도 폭행을 당했습니다. 얼마 동안 14소대 안의 침대에 온몸이 부어서 누워 있었는데 잠시 후 소대장이 우리를 데리러 왔습니다. 우리는 간신히 일어났지만 옆 침대 위에 누워있던 그 형은 미동이 없었습니다. 소대장 지시에 따라 제가 흔들어 깨웠는데 자세히 보니 죽어 있었습니다. 소대장과 다른 일행들이 당황하면서 그 시체를 메고 어디론가 갔습니다.그 후 저는 13소대라는 음악소대로 보내졌습니다. 그당시 제 머릿속에 머물던 생각은 ‘다시 잡혀올 때 순경 2명과 함께 타고 있던 승용차에서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어야 했는데…’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때 그 승용차는 경찰차 처럼 안에서 열어도 열리지 않고 운전석에서 뭔가 작동해야만 열린다는 것을 훗날 알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납치, 또 한번은 파출소 순경에 의해 형제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그들은 왜 기어코 저를 형제원에 보냈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형제복지원이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저를 위해 그 지옥에 보냈던 것일까요? 10살 때부터 근 4년의 형제원 생활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먹고 살기 위해 앵벌이, 껌팔이, 신문팔이, 사탕공장, 봉제공장 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가까스로 버텨 나갔습니다. 형제원에서 함께 지낸 수용자 중에 사회에서 만나 함께 신문 팔며 생활해온 박OO 형이 있었는데 결혼도 하고 애도 있었는데도 형제원에서의 트라우마와 생활고로 비관하다 결국 자살했습니다. 저 또한 살아만 있을뿐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배운 것 가진 것 하나없이 사회 밑바닥 삶을 살면서 항상 피해의식과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살았습니다. 늘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초라하다는 생각과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불만은 저를 부정적인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날 형제원에서 겪은 피해와 제 비참한 삶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입니까? 부산에서 형제원 근처에 살았던 것이 잘못이었습니까? 아니면 재수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저는 아직까지는 형제원 출신 피해자 중에 사람답게 번듯하게 사는 사람을 본적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힘 있는 가해자들은 잘 먹고 잘 살고 힘 없는 피해자들은 소외된 채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여전히 당연한 것입니까? 무법천지와도 같았던 지난날 국가와 개인이 행했던 잘못을 청산하고 그 피해자들에게 배상함으로써 말끔히 해결해주는 것이 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며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높으신 분들의 당연한 의무라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물류센터에서 하루 10시간씩 주 5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 걱정에 허덕이며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나 단란한 가정, 좋은 직장은 제게 꿈같은 일일 뿐입니다. 34년 전에 형제원에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번에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동안 먹고 싶고 입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맘껏 해보면서 힘들고 고단하게 살아온 제 자신을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두서 없는 글 이만 맺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농촌 총각과 결혼하세요”...베트남 유학생에 결혼 권유한 문경시[이슈픽]

    “농촌 총각과 결혼하세요”...베트남 유학생에 결혼 권유한 문경시[이슈픽]

    농촌 미혼 남성과 베트남 유학생경북 문경시, 만남 주선 사업 추진“명백한 성차별, 인종차별”반발에 부딪혀 결국 중단 경북 문경시가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업을 추진했다가 반발에 부딪혀 중단됐다는 사실이 4일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서 문경시가 발행한 국제결혼 관련 홍보물을 발견했다. 홍보물은 ‘인구증가를 위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추진 협조문’이라는 제목으로, 이 홍보물은 행정사합동사무소로 보내졌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협조문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문경시로 공문을 보냈고, 시는 지난달 4일 공문을 통해 문경시가 발행한 문서가 맞다고 밝혔다. 해당 공문에는 “농촌의 인구 증가와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혼인 연령을 놓친 농촌 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자연스런 만남을 통한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를 추진코자 하오니 많은 협조를 바란다”며 맞선과 교제, 출산, 보육과 관련한 문경시의 지원 내용이 담겼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기초지방자치단체인 문경시가 추진한 사업은 그 자체로 이주여성에 대한 성차별, 인종차별”이라며 “뿐만 아니라 세금으로 운용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민간 행정사에 요청한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적 국제결혼의 문제를 관리 감독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방기하고, 오히려 조장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베트남 유학생, 아무 남자하고도 결혼할 수 있는 대상인 것처럼 만들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뜻을 함께할 단체 및 개인을 모집한 뒤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익인권법재단 등 64개 단체와 개인 143명이 서면으로 뜻을 함께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레티마이투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진정 취지를 설명했으며 이후 베트남유학생들의 발언과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왕지연대표, 충북폭력피해이주여성상담소 정승희 소장, 유엔인권정책센터 임현희 팀장,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고기복 대표 등이 발언이 이어졌다. 베트남 유학생 A씨는 “우리 유학 비자를 가진 베트남 학생들은 꿈을 이루고자 양질의 교육을 받기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며 “모든 베트남인들이 결혼 상대를 찾기 위해서 한국에 왔다고 여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베트남 유학생 B씨는 “지방자치단체가 인구감소, 저출산, 노령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대책이 농촌총각과 베트남 유학생의 결혼을 추진하는 것이라니 너무도 모욕적이며 베트남 유학생 당사자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경시는 베트남 유학생은 마치 경제적 지원과 비자문제 해결만 된다면 아무 남자하고도 결혼할 수 있는 대상인 것처럼 만들었다”며 “이는 여성을 농촌의 출산도구쯤으로 여기는 성상품화이며, 특히 내국인 여성의 대체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여성을 지목한 것은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백소윤 변호사는 진정 내용을 요약해 발표했으며 진정인과 대표 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또한 문경시장의 사과와 공무원에 대한 인종차별 방지 교육도 요구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문경시는 “해당 사업을 중단하고 국가인권위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공사장 추락 50대 밤새 방치…생일날 차가운 주검으로 퇴근

    공사장 추락 50대 밤새 방치…생일날 차가운 주검으로 퇴근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노동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광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건설 공사장에서 A(58) 씨가 계단에 놓인 1∼2m 높이의 사다리에서 추락했다. A씨는 계단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한 평탄화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한창 진행되는 건물 계단에 쓰러진 A씨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씨는 다음날 오전 6시 30분쯤 가족의 연락을 받고 급히 현장을 찾아간 동료 노동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은 A씨의 생일날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부검 결과 A씨는 머리 충격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사 현장을 수시로 돌아보며 안전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 안전 관리자는 사고 현장을 둘러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인 1조로 움직여야 하는 안전수칙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설사 측은 공사장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하면서도 A씨가 공사장에서 퇴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A씨의 가족들은 “회사가 자기 임무만 다했어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은 부검과 노동청 특별사법경찰관의 종합 조사 결과를 토대로 회사 관계자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형사 처벌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수도권 187만명 출퇴근길, 광역버스도 돌보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열린세상] 수도권 187만명 출퇴근길, 광역버스도 돌보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몇 해 전 늦은 저녁 서울 강남에서 인천을 가려고 광역버스를 탄 적이 있다. 서울과 인천ㆍ경기를 오가는 광역버스를 타려면 보도 경계석에 있는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줄을 서야 한다. 기다리던 버스는 왔고 차례대로 버스에 탑승하려고 하는데, 줄을 서지 않은 중년 여성이 허겁지겁 버스에 타려고 뛰어오는 게 아니겠는가. 광역버스 탑승 규칙을 모르는 분이었던 것 같았는데, 뛰어오다 보니 내 앞에 줄을 선 젊은 여성의 팔을 쳤고, 그분의 휴대폰이 아스팔트 바닥에 뒹굴었다. 그때부터 갈등은 시작됐다. 일단 차는 떠나야 하니 두 분이 광역버스에 같이 탑승했고 말싸움이 시작됐다. 45인승 버스 안에서 언성을 높이니 두 분의 언쟁을 모두가 들어야 했고, 버스가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니 누구도 내릴 수 없었다. 휴대폰 액정이 깨지니 장유유서고 뭐고 없었으며, 막말과 고성이 계속 오고 갔다. 결국 두 사람은 인천에서의 첫 번째 정류장에서 같이 하차했고, 경찰서로 가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했다. 늦은 저녁 서울의 주요 광역버스 정류장에 가 보면 이처럼 버스 번호 앞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으며, 매일같이 갈등이 발생한다. 상기 사례와 같이 승객 간 갈등이 있기도 하고, 줄을 선 승객과 길을 지나가는 행인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매일 버스를 이용하는 분과 어쩌다 그 버스를 이용하는 분의 갈등도 빈번하다. 매일 이용하는 분들에게 암묵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이 새로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낯설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입석이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고 대대적인 입석 단속에 나섰지만, 인프라 확충이 없는 단속은 소리 없는 메아리였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일일 광역버스 이용 인구는 약 62만명에 이르는데, 첨두시간 광역버스 최대 노선 입석률은 29.7%이다. 폭이 1~2m밖에 되지 않는 보도에 수십대의 광역버스가 줄을 서는 것도 모자라 버스에선 1~2시간을 서서 간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해당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은 인천시민 혹은 경기도민이나 해당 문제를 해결할 지방정부는 서울시이기 때문이다. 버스와 같은 인프라를 광역적으로 해결할 어떤 조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고, 이 중 60% 이상은 서울 주변에 거주하고 있다. 2010년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매일 서울과 인천ㆍ경기를 오가는 인구가 187만명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교통복지 사각지대는 이렇다 할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의 실마리는 홍콩이나 호주 브리즈번 등에 있는 대규모 복합환승센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무려 2600만명에 이르는 수도권에 이렇다 할 복합환승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복합환승센터가 있다면 굳이 보차도 경계석에 희미하게 쓰인 버스 번호를 볼 필요도 없고, 버스 대기선과 행인의 마찰이 발생할 일도 없어진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쾌적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으며, 처음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쉽게 탑승할 수 있다. 물론 서울에 이런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를 지을 땅이 없다고 하실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도시의 3대 축만 보더라도 여의도의 여의도공원, 시청의 서울광장, 강남의 서리풀공원 등이 있듯이 지하를 개발하고 그 위를 그대로 공원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들이 어렵다면 용산공원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의 오래된 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하며 소규모 지하 광역버스 탑승구를 만드는 일도 대안일 수 있다. 대중교통망의 확대는 탄소중립과 보편적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수십조원의 예산과 장기간의 사업 기간이 수반되는 광역철도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다. 하지만 훨씬 적은 예산과 단기간에 시민 삶의 질과 안전을 증대시킬 수 있는 광역버스 인프라 개선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부디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 광역 교통망의 해결 없이는 부동산 문제도 해결될 리 만무하다.
  • 서민 “진중권 진보 세상 꿈꾸지만 난, 이제 아니다”

    서민 “진중권 진보 세상 꿈꾸지만 난, 이제 아니다”

    지난 26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3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보수의 미래는 밝다’며 청문회 참가 경험을 밝혔다. 서 교수는 “진보 시절 주로 술을 사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보수로 전향하고 난 뒤 느낀 감정은 따뜻함”이라며 “보수 쪽 분들은 나한테 뭘 보내려는데 주소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 바빴다”고 털어놓았다. 또 진보에서 보수로 변절했어도 “우리 마음을 대변해줘서 고맙다”는 보수 편의 응원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청문회에서도 국민의 힘에서는 서 교수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필성 변호사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는데 두 당이 참고인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도 달랐다는 것이다. 참고인석에 앉자마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15분의 정회 시간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인 방에서 음료와 다과를 접대받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측 참고인이었던 김 변호사는 정회 시간에도 혼자 참고인석에 앉아 있었고, 인사하며 아는 척하는 민주당 의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김 변호사에게 “이참에 보수로 오세요. 아주 따뜻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 기획 실무를 담당해 검찰총장 청문회에 참여했다.또 국민의힘에서 일하는 젊은 대학생들을 만났을 때도 학생들이 먼저 식사비용을 지불하려 했을뿐 아니라 젊은 나이에 정치를 업으로 삼겠다는 이들의 식견이 너무도 유연하고 멋졌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의 대학생들은 “더불어민주당의 업적은 진보의 민낯을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힘을 지지한다는 걸 떳떳이 얘기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 “민주당을 싫어하는 게 신념으로 굳어지면 안된다”고 하는 등 무조건적 지지가 아닌 비판적 시각과 균형 감각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정부 여당의 ‘내로남불’과 잘하고 못하고에 따른 비판없이 무조건적인 유권자의 지지가 현재 정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청문회에서 김남국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화해는 했냐는 질문을 들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서도 “현 정권을 비판하는 책을 같이 쓴 진 선생님은 여전히 진보가 지배하는 세상을 꿈꾸지만 난, 이제 아니다”라며 “보수가 진보보다 못한 이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데다 그 이념을 추종하는 이들이 훨씬 멋지다는 걸 그간의 경험으로 알게 됐기 때문에 늦게라도 보수에 온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와 서 교수는 ‘조국흑서’의 공동 저자지만, 진 교수가 윤미향 민주당 의원에 대한 서 교수의 비난을 두고 “선동가가 다 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청문회에서 서 교수는 선동가란 진 전 교수의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청문회 참가 직후 서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강연료 100만원을 주는 강연을 포기하고 참가 수당 4만여원을 받고 청문회에 참가했다고 털어놓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장난감 물총’으로 강도짓 했다고…옥살이 40년 한 남성의 사연

    ‘장난감 물총’으로 강도짓 했다고…옥살이 40년 한 남성의 사연

    장난감 플라스틱 물총으로 강도행각을 벌인 남성이 옥살이 40년 만에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롤프 케스텔(70)은 1981년 2월 아칸소 주의 한 타코 가게에 침입해 플라스틱 물총을 직원들에게 보여준 뒤, 현장에서 264달러를 훔쳐 달아났다. 해당 강도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결국 그는 경찰에 체포된 뒤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타코 가게 외에도 인근 약국 두 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가중 강도 혐의가 적용된 탓이었다.무려 40년의 복역생활을 한 그는 최근 저지른 죄에 비해 죗값이 너무 무겁다며 사면을 요구했다. 그의 운명은 아칸소 주지사인 에이사 허친슨에게 달려 있다. 현지 주법에 따라 종신형 수감자는 주지사가 감형을 허가하지 않는 한 가석방 대상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론은 케스텔에게 호의적이다. 이 사건을 맡았던 전직 검사 조차도 케스텔이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2012년 이후 가석방위원회가 그의 가석방을 3차례나 권고했었지만, 현 주지사인 허친슨과 전임 주지사가 이를 거부했다. 그가 플라스틱 물총으로 강도 행각을 벌였을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데니스 슐루터만(당시 17세) 조차도 그의 석방을 위해 수년 간 탄원서를 제출해 왔다. 슐루터만은 “케스텔은 자신의 죄에 대한 대가를 10배 이상 지불했다. 그가 단 하루라도 더 감옥에서 보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도리어 내가 그의 인생을 강탈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게 사과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건 당시 그가 재킷을 뒤로 젖히며 총을 보여주긴 했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를 이용해 위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강도가 아직까지도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15년 전 알게 된 뒤 충격을 받았었다”고 덧붙였다.슐루터만을 포함해 케스텔의 석방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아칸소 주가 1년에 2만 달러(약 2230만 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 고령의 수감자를 수감시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민주당 하원의원 비비안 플라워스 등을 포함한 지역 활동가들도 전방위로 그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플라워스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통계적으로 봤을 때, 그는 더 이상 위험인물이 아니다. 이미 70세가 됐기 때문”이라면서 “물총으로 누군가를 위협하고 강도짓을 벌였다는 이유로 감옥에서 사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는 이미 (잘못에 대한) 빚을 갚았다”고 주장했다. 케스텔의 가석방 심사는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다. 이번 가석방 심사에서도 탈락한다면, 그는 주법에 따라 4년 뒤에야 다시 신청을 할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구시 거리두기 2단계 상향…고강도 단속 실시

    대구시 거리두기 2단계 상향…고강도 단속 실시

    대구시가 오는 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했다. 대구시는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3명이 발생하자 거리두기 단계를 올렸다. 대구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세는 5월 들어 주간 평균 한자리수의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유흥주점 및 종교시설(이슬람기도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5월 마지막주에 28.3명으로 치솟았다. 6월 첫 주엔 주간 평균 45.3명으로 폭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18일 9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최다 확진자 숫자이다. 이에 따라 5일 0시부터 오는 20일 자정까지 대구 전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 앞으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추세에 따라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하여 완화, 연장 또는 격상하는 등 적극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거리두기 상향에 따라 100인 이상 모임?행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스포츠 관람의 수용인원은 10%이내로 축소되며 국?공립시설의 이용인원은 50%에서 30%이내로 제한된다. 이와 함께 6일까지 이미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유흥?단란주점 뿐 아니라 유흥시설 5종( 유흥?단란주점, 콜라텍, 감성포차, 헌팅포차) 전체와 무도장, 홀덤펍 및 홀덤게임장, 그리고 노래연습장에 대해서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그리고 식당?카페는 강화된 2단계 적용으로 오후 9시부터 익일 05시까지 운영시간이 제한된다. 단 1주간 식당?카페에서의 환자발생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1주후 2단계 정부안과 같이 22시부터 영업시간 제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식당?카페의 영업시간 이후 배달?포장은 가능하다. 장례식장, 돌잔치 전문점에 대해서는 현행 1.5단계 신고?허가면적 4㎡당 1명에서 100명 미만으로 인원이 제한되고, 결혼식장의 경우 이미 몇 달 전부터 예약 등이 끝난 상태를 고려하여 현행 1.5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목욕장업, 실내 체육시설은 면적당 인원제한과 함께 22시부터 익일 05시까지 운영이 중단된다. 학원은 시설 신고?허가면적 4㎡당 1명 또는 한 칸 띄어 앉기에서 시설 면적 8㎡당 1명 인원 제한 또는 두 칸 띄우기로 강화된다. 그러나 22시 이후 운영을 중단하는 학원에 대해서는 4㎡당 1명 또는 한 칸 띄어 앉기를 지켜주면서 학원 운영을 하면 된다. 그리고 독서실?스터디카페의 경우도 22시 이후 운영이 중단되고 단체룸의 경우에는 수용가능인원의 50%만 가능하다. 파티룸의 경우 개별방 면적 8㎡ 당 1명에서 21시부터 익일 05시까지 영업이 금지된다. 종교시설은 좌석 수 기준 30%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좌석 수 기준20%이내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에 실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집합금지 대상은 최소화 하되 고위험시설에 대한 지도점검의 강화, 위반 시 무관용 원칙 적용 등을 통해 7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백신 예방접종 전 방역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에 따라 유흥시설 및 일반음식점(bar 형태) 등에 대한 고강도 단속과 점검을 실시한다. 시와 구?군 공무원, 경찰과 합동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하여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및 고발(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등 관용없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바(bar) 형태의 술집에 대해서는 구?군 업소별 전담책임제를 운영하여 방역수칙 준수여부와 유흥접객행위 등 불법영업을 특별 단속한다. 채홍호 대구시행정부시장은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대구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비상한 각오로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통해 이번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보희의 TMI] 달까지 가즈아

    [이보희의 TMI] 달까지 가즈아

    2017년에도 그랬다. ‘가상’의 화폐로만 생각했던 비트코인으로 ‘진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손쉽게 몇천만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공무원인 외삼촌도,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 남편도 비트코인에 남몰래 투자했다가 돈이 몇 배로 불어나는 기쁨을 맛봤다고 했다. 그때 ‘가즈아’라는 말도 유행했다. ‘가자’에서 희망과 절실함을 담아, 가격 상승을 기원하며 외치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후 2018년 ‘떡락장’이 왔고 비트코인은 그렇게 잊히는 듯했다. 올해는 ‘달까지 가자’고 외친다. 수익이 끝없이 치솟는다는 의미다. 실제 달나라 같은 이야기들이 전해졌다. 대기업에 다니던 한 30대 직장인은 비트코인에 2억원을 투자했다가 400억원을 벌어 퇴사했고, 제약회사에 다니는 연구원은 비트코인으로 50억원을 벌자 15년 다닌 회사 사옥에 “그동안 감사했다”는 현수막을 붙이고 회사를 나갔다. 하루에 몇천%가 오른 암호화폐도 있었다. ‘돈 복사’라는 말도 생겨났다. 수천 종류의 암호화폐 중에 “이름이 예쁜 걸 사라”, “아무거나 사도 돈이 복사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황기를 맞았다.결정적인 방아쇠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당겼다. 테슬라는 지난 2월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했고, 비트코인으로 자사의 전기차를 살 수 있게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장난으로 만들어진 암호화폐인 도지코인을 지지하며 “도지 투 더 문”을 외쳤고 그의 한마디에 도지코인 가격은 하루 새 400% 상승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에 상장을 하면서 코인 가격이 더 치솟았다. 암호화폐가 실체 없는 가상이 아닌 투자 가치가 있는 미래 자산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계적 기업이나 투자자들도 암호화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점치며 열풍에 힘을 실었다. 열풍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은 돈 복사의 환희를 맛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영끌’로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절실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끌어모았다. 평생 월급 받으며 일해도 내 집 하나 장만하기 힘든 요즘 세대들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결론은 새드엔딩이다. 머스크가 지난달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그의 배신으로 암호화폐 시장에는 다시 겨울이 왔다. 설상가상 중국을 비롯해 각국이 규제 카드를 들었고 이제는 “암호화폐는 돈이 될 수 없다”는 부정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존버’(버티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다시 웃는 날이 올지도. 그렇지만 땀방울 없이 일확천금을 꿈꿨던, 사실은 도박에 가까웠다는 걸 알면서도 동참했던 부끄러운 자화상은 남을 것이다. boh2@seoul.co.kr
  • 중노위 ‘택배기사 사용자는 택배사’ 첫 판정… “단체 교섭 응해야”

    특수고용직(특고)인 택배기사에 대한 원청 택배회사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 처음으로 나오면서 노동관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일 전국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 사건에 대해 CJ대한통운의 단체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중노위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원·하청 등 간접고용 관계에서 원청 사용자가 하청 근로자의 노동 조건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원청의 단체교섭 당사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역시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한 적이 있다고 중노위는 강조했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해 3월 CJ대한통운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CJ대한통운과 같은 택배사는 다수의 대리점과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택배를 운송한다. 개별 대리점은 택배기사들과 별도의 계약을 맺어 운송 업무를 위탁한다. 이에 따라 원청에 해당하는 택배사는 택배기사들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는 만큼 이들의 사용자가 아니며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도 없다는 게 CJ대한통운 논리였다. 이에 비해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의 근무 조건을 좌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단체교섭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은 대부분 영세 사업장으로, 근무 조건 개선을 위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진짜 사장’인 원청과 교섭해야 한다는 게 택배노조가 내세운 논리다. 택배노조는 하청 노동자의 경우 어렵게 노조를 결성해도 원청과 교섭을 못 해 근무 조건을 개선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원청을 실질적인 사용자로 본 이번 판정은 의미가 크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에서 “유사한 취지의 교섭 요구 폭증 등 노사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장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행정소송 등 후속 대응을 예고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극단 선택 위험 20배나 높은데… 사후관리 참여 병원 턱없이 부족

    극단 선택 위험 20배나 높은데… 사후관리 참여 병원 턱없이 부족

    사업 참여 의료기관 고작 71개뿐 당사자 동의해야만 의료 서비스 ‘한계’ “억지로 하면 자기결정권 침해” 우려도“경제적 도움받으면 동의율 높아질 것”어린 시절 술을 마시면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로 A씨는 20대 때부터 자해를 시작했다.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나서도 자해 행위는 계속됐다. A씨는 결국 응급입원 조치됐다.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장기간의 입원 치료가 필요했지만 A씨는 입원 치료를 거부했다. A씨 부모도 본인의 뜻을 거슬러 병원에 입원시켰다간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간 A씨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우울증 약도 복용하지 않고 지내며 자해를 반복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자살 고위험 국가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20배가량 높은 자살시도자에게 치료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는 병원 안에 전담조직을 꾸려 자살시도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먼저 응급치료를 한 뒤 상담 및 심리치료를 제공하는 사후관리사업을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와 함께하는 이 사업엔 71개 의료기관이 참여 중이다. 문제는 자살시도자가 사후관리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병원 응급실을 찾으면 사후관리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복지부는 자살시도자가 사업 미참여 병원에 방문해도 사후관리를 진행하는 병원에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지난 3월부터 인천 지역에서 시범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후관리도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전준희 경기 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은 2일 “자살시도자가 사후관리사업에 참여한 병원에서 퇴원하면 그 후에는 지역에 있는 자살예방센터에서 사례관리를 하지만 자살시도자의 동의 없이는 사례관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시도자의 정신건강 문제만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위기에 빠진 자살시도자의 의료비 지원도 필요하다”면서 “‘아무도 나를 돕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에 빠진 자살시도자가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면 그 자체가 사후관리 동의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으로 자살시도자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자살예방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자살 위험이 커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 경찰·소방관서가 자살시도자의 동의 없이도 자살예방업무 수행기관에 자살시도자 관련 정보를 우선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다만 사후관리 강화 조치로 자살시도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오용 정신장애인권연대 ‘카미’ 대표는 “자살예방센터의 지속적인 심리상담이 자살 재시도 위험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외부기관의 상담과 치료를 원치 않는 사람까지 억지로 사후관리를 받도록 한다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카카오 ‘주 52시간 이상·임산부 시간 외 근무‘ 등 적발

    카카오 ‘주 52시간 이상·임산부 시간 외 근무‘ 등 적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IT업체 카카오의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들을 적발해 시정 지시를 내렸다고 2일 밝혔다. 성남지청은 지난 4월 카카오에 대한 근로감독을 해 ‘일부 직원의 주 52시간 이상 근무’,‘임산부의 시간 외 근무’,‘연장근무시간 미기록’,‘퇴직자 연장근무 수당 지급 지연’ 등의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 카카오는 또 최저임금 주지의무와 직장 내 성희롱 교육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근로감독은 카카오 직원들이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를 모아 고용노동부에 청원해서 진행됐다. 성남지청 관계자는 “위반 사항별로 14일에서 3개월의 시정 기간을 준 뒤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사 처벌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지적받은 사항을 시정하고 사내 다양한 소통 채널과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BTS ‘버터’ 빌보드 1위에 외신 “차트 녹이고 있다”

    BTS ‘버터’ 빌보드 1위에 외신 “차트 녹이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영어 신곡 ‘버터’(Butter)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에 올려 통산 세번째 ‘핫 100’ 1위 기록을 세우자 외신들이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미국 빌보드지는 1일(현지시간) BTS가 ‘버터’의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데뷔했다는 소식을 먼저 알리며 BTS가 세운 각종 기록을 정리해서 전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BTS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 ’라이프 고스 온‘(Life Goes On)과 피처링 참여 곡 ’새비지 러브‘(Savage Love)에 이어 ’버터‘를 정상에 올려놓음으로써 9개월 동안 네 번째 핫 100 1위 곡을 탄생시켰다. 이는 2006∼2007년 저스틴 팀버레이크(7개월 2주) 이후 가장 단시간에 세운 기록이다. 또 그룹 중에서는 1970년 잭슨 파이브 이후 51년 만에 가장 빨리 4번째 1위 곡을 만들어냈다.일간 USA 투데이는 방탄소년단의 ’버터‘가 “차트를 녹이고 있다”며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8주 연속 정상을 지킨 ’괴물 신예‘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굿 포 유‘(good 4 u)를 제쳤다고 평가했다. USA 투데이는 ‘버터’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영상’에 오르고,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4시간 내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곡’에도 올랐다면서 BTS가 각종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버터‘가 24만 28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빌보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에 오른 것에도 주목하며 “아무도 그들의 실적에 근접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요즘 팝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뮤지션들의 1위곡이 여섯 자리 숫자 디지털 판매량에 도달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BTS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미라클 모닝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미라클 모닝

    동네 미용실은 그야말로 현대판 마을 사랑방이다. 남녀노소 불문, 일단 미용실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머리를 주인에게 맡기고 온몸을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라, 입술이 여간 움직움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어떤 이야기라도 나오기 마련이다. 염색하러 가던 날이었다. 옆자리에 한 청년이 머리를 자르고 있다. “혹시 원형 탈모 있는 것 알았어요?” 미용사 선생님이 물어보신다. 가끔 내게도 원형 탈모가 오면 어떡하나 몇 번 상상해 본 적이 있기에 흘끔 청각이 발동한다. 눈은 책을 보고 있되, 귀는 청년의 원형 탈모로 쫑긋!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러더니 묻는다. 혹시 원형 탈모가 피곤하면 생기는 것이냐고.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오는 거겠죠?” 선생님은 김이 샐 정도로 아주 원론적인 대답을 해주셨지만, 청년은 그 대답을 그냥 흘리지 않는 눈치다. “아아~ 제가요, 요즘 ‘미라클 모닝’이라는 것을 해요.” ‘미라클 모닝’. 방법인즉슨, 이른 아침이나 아예 깜깜한 새벽으로 시간을 정한 후 멤버 모두 그 시간에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하루를 여는 미션을 수행한다. 이와 관련한 습관들이기 서적은 물론 애플리케이션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알람은 기본, 아침 명상에 요가까지…. 하루를 길고 알차게 쓰고자 하는 우리 현대인들 노력의 몸부림일까. 처음에는 이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이 오전 5시, 6시에 우르르 몰려와서 ‘안녕하십니까!’, ‘굿모닝!’ 이러면서 인사를 해대는데 그 집단적인 부지런함이 감탄스럽기보다는 좀 과장해서 독단의 주체가 없는 ‘독재적’인 느낌마저 들었다. “잠을 덜 자니까 아무래도 피곤하겠지요? 그래도 제게 뭔가 목표가 생겼거든요. 그 뒤로는 빨리 푹 자고,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어졌어요.” 목표. 이 청년에게는 목표가 있구나.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 목표. 예전에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인터뷰를 잠깐 본 적이 있다. 세계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조그만 동양인 여자애가 무대에 올라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었겠나. 악보 첫 마디 바이올린 활을 긋기만 하면 다들 숨도 못 쉬고 음악에 빠져들게 해야지, 연주 정말 잘해 내야지 하는 결심에 이를 악물었더란다. 이런 목표가 생기니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도 다음날 빨리 일어나서 연습하고 싶었다는 회고였다. 이렇게 ‘목표’는 앞을 가로막는 뿌연 미래 속, 유일하게 제대로 앞을 걷도록 비추는 ‘불빛’이다. 그 소중한 목표 때문에 아침에 빨리 일어나서 하루를 열고 싶은 이 청년은 당분간 원형 탈모와 함께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만은 분명 듬성듬성 비어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나에게는? 이 글을 나누는 오늘 아침이 바로 미라클 모닝이겠다.
  • 매일 ‘낮술’하며 공직 30년… “고문헌 속 전통주 뚝딱 되살리죠”

    매일 ‘낮술’하며 공직 30년… “고문헌 속 전통주 뚝딱 되살리죠”

    ‘공무원’ 하면 대개 서류 더미가 쌓인 책상에서 민원 전화를 받으며 일하는 모습을 떠올리지만 공무원의 업무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등대를 지키기도 하고 전통 농법을 연구하며 고문서를 복원하기도 한다.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직류의 공무원을 소개하고자 인사혁신처와 함께 ‘공무원, 어디까지 아니’란 새 연재를 시작한다. 그의 손을 거치면 고문헌에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전통주가 되살아난다. 그 빛깔이 거울에 비친 푸른 파도를 보듯 맑다는 ‘녹파주’, 까마귀가 노랗게 보일 정도로 노랗다는 ‘아황주’,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마시는 ‘도소주’가 그의 손을 거쳐 새 생명을 얻었다. 1일 서울신문이 만난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 정석태 농업연구관은 1993년 공직에 입직한 이후 30년 가까이 술을 개발해 온 ‘술 빚는 공무원’이다. 전통주뿐만 아니라 브랜디, 와인, 위스키 등 온갖 술들이 그의 연구실에서 탄생했다. ‘화향백리’(花香百里)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주향천리’(酒香千里)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간다는 말처럼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에 위치한 연구동 주변에는 콤콤하면서도 구수한 누룩 익는 냄새가 났다. 정 연구관이 정성을 쏟는 분야는 누룩 연구다. 누룩에서 새로운 효모를 분리해 맛과 빛깔이 좋은 새 술을 만든다. 농진청에서 개발한 기술은 국가 특허로 지정돼 저렴한 가격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나 소규모 회사에 제공된다. 정 연구관의 연구실로 하루에도 수십통씩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진다고 한다. 이론도 가르치고 실습도 하며 창업 기술교육을 한다. “큰 기업과 달리 작은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하기가 어려워요. 연구인력을 적어도 3~4명 운용해야 하는데 결과가 금방 나오는 것도 아니고 투자 여력도 없어요. 그래서 주로 소기업에 특허 기술을 이전하고, 컨설팅도 함께 해 주고 있어요.” 술은 쌀을 몇 번 도정하느냐, 찹쌀로 담그느냐, 맵쌀로 담그냐에 따라 맛이 바뀐다. 효모의 종류에 따라 발효 속도가 다르고 발효 온도에 따라 특징이 달라진다. 정 연구관은 여러 환경, 여러 재료에 따라 술맛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다. 근무시간에 공식적으로 낮술을 마실 수 있는 공무원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정 연구관이다. “누룩으로 술을 만들면 콤콤한 누룩취가 난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전통주를 만드는 이들은 누룩취가 많이 날까 봐 누룩을 조금 넣어요. 하지만 이 누룩을 다른 미생물이 먹으면 의외로 향긋한 냄새가 나요.” 정 연구관이 누룩으로만 만든 발효물을 보여 줬다. 누룩을 많이 넣어도 된다는 걸 입증하려고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누룩 냄새가 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정말 알싸한 사과 냄새가 났다. 농진청에서는 술 외에도 전통 누룩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집에서도 쉽게 막걸리를 만들 수 있도록 개발한 막걸리 키트다. 원료를 넣고 물만 부으면 일주일 뒤에 막걸리가 된다. 이 키트를 가장 먼저 구입한 이들이 남극 세종기지 대원들이라고 한다. 누룩을 이용한 음료도 만들었다. 수수를 원료로 엿기름 대신 누룩을 넣어 달달한 맛을 냈다. “수수는 몸에 좋은 기능성 식품인데, 깔깔해서 그냥 먹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이걸 음료로 만든 거죠. 진하고 걸죽하게 만들면 환자나 노인이 먹을 수 있는 영양간편식이 돼요.” 무알코올 막걸리도 농진청에서 개발했다고 한다. 정 연구관이 최근 연구 중인 술은 고량주다. 그는 “고량주는 중국술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수수나 옥수수가 나오니 이런 잡곡을 이용해 얼마든지 고량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관은 “브랜드, 와인, 위스키 등 세상의 술이란 술은 모두 이곳에서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술 명인을 인증하는 업무도 이곳에서 한다. 우리나라 전통식품 명인 80여명 중 절반이 술 명인이다. 명인이 맞는지 확인하고자 현장 실사도 나간다. 농진청이 지정한 우리나라 식품명인 1호는 송화백일주를 만드는 조영귀 명인으로 벽암이란 법명을 가진 스님이다. “스님하고 술이 왜 관련이 있는지 아세요? 사실 조선시대 때 절에서 누룩을 빚었어요. 산사가 춥다 보니 몸을 따뜻하게 하고 보양하려고 곡차(술)를 빚어 조금씩 마셨어요. 말하자면 약술이에요.” 정 연구관은 값싼 막걸리를 대량생산하는 데 집중할 게 아니라 전통주 개발과 프리미엄 막걸리 개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걸리도 국제무대에 잘 알려져 있지만, 맥주나 와인만큼은 아니다. “막걸리는 30여년간 누가 더 싸게 만드나 경쟁을 해 왔어요. 그러다 보니 포장도 값싼 페트병으로, 원료도 더 저렴한 걸 써 왔죠.” 이런 경향이 바뀌기 시작한 건 10여년 전부터다. 더 싼 막걸리가 아닌, 더 맛있는 프리미엄 막걸리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누가 더 맛있게 만드는지 경쟁한 지 10년밖에 안 됐어요.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 ‘맥주는 고급 술, 막걸리는 싸구려 술’로 인식되는데 맥주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해 연구했지만 막걸리에는 투자하지 않았어요. 앞으로 막걸리 연구를 계속하면 특이한 향을 내는 스파클링 막걸리도 출시할 수 있을 거예요.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변화가 생겨야 고급 막걸리 시장이 형성될 수 있어요.” 정 연구관도 무가당 막걸리를 개발하고 있다.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은 막걸리다. 그는 “발효 온도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고도 단맛을 낼 수 있다. 또한 지금 향기로운 막걸리를 만들려고 실험 중이며, 발효하는 과정에서 콤콤한 향이 날아가고 그 자리에 향긋한 냄새가 남는다”고 설명했다. 막걸리를 마시면 다음날 머리가 아플 때가 많은데, 이는 신선하지 않은 막걸리를 마셔서라고 한다. 정 연구관은 “막걸리에서 유산균이 오래 자라면 바이오제믹아민(단백질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물질)이 많이 생기고, 그중에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 많다”며 “냉장유통한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발효 과학, 새로운 전통주 개발 기술을 설명하는 정 연구관의 눈빛이 빛났다. 정 연구관은 1993년 공개경쟁채용시험으로 농진청에 입사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는데, 당시에는 식품공학과 출신이 농진청에 한 명도 없었고 관련 시험과목도 없어 원예학을 다시 공부해 원예학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술 관련 연구를 더 하고 싶어서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공무원을 선택했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공부했다. 술 빚는 공무원이 되려면 미각, 후각도 뛰어나야 할 텐데 특별한 재능이 필요할까. 정 연구관은 “재능보다는 관심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자주 냄새를 맡고 맛을 봐야 발효 과정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은 김치를 많이 먹다 보니 이웃집 김치, 우리집 김치 맛을 구분하잖아요. 외국인에게는 그저 똑같이 매운 김치일 뿐이죠. 자주 접하고 맛을 보며 자연스럽게 익혀야 전문가가 될 수 있어요.” 완주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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