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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착] 러軍 공습에 사망한 4세 아이 장례식…“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분통

    [포착] 러軍 공습에 사망한 4세 아이 장례식…“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분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약 5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중부에서 사망한 4세 아이의 장례식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열렸다. 로이터,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중부 빈니차에 살던 리자 드미트리에바(4)는 지난 14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폭격으로 세상을 떠났다.다운증후군을 앓아왔던 리사는 폭격이 있던 당일, 어머니와 함께 언어치료센터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을 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어머니인 이리나는 다리가 절단되는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러시아군의 공습이 있기 직전, 어머니는 치료를 마치고 밝은 표정으로 광장을 뛰어놀던 딸의 모습을 휴대전화에 동영상으로 담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의 민간인 공격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해당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자신이 타던 유모차를 끌며 아장아장 걷는 리사의 생전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밝은 표정으로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리사의 마지막 모습은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알리는 상징이 됐다.현장에서 사망한 어린 소녀의 장례식에는 아버지 아르템 드미트리예프, 할머니 라리사 드미트리예바 등 가족과 일부 친지들이 모였다. 러시아군의 잔혹한 전쟁 범죄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빈니차 지역 방송사가 장례식을 생중계했다. 리사의 어머니는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했지만, 다시는 딸과 함께 걸을 수 없다는 현실에 절망했다. 어머니는 생중계되는 어린 딸의 장례식 방송을 통해 리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봐야했다. 숨진 리사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흰색 꽃관을 머리에 쓴 채 관 속에 누워 있었다. 평소 좋아하는 곰인형과 토끼 인형이 관에 넣어졌다. 리사의 할머니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의 마지막을 보기위해) 왔는지 보렴”이라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리사의 어머니인 이리나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세상은 우리 아이들과 군인, 우크라이나 국민이 살해되는 모습을 보면서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러시아군의 빈니차 공습으로 리사 등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흑해 잠수함에서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고, 빈니차 도심의 복합쇼핑몰과 문화센터에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민간인 다수가 사망하거나 다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노골적인 테러 행위”라며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테러 국가로 지정돼야 한다는 것을 재입증했다”고 비판했다.한편, 러시아군은 며칠째 전선에서 떨어진 도시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측은 군사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하지만, 민간인과 민간시설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5일에는 드니프로 산업 단지와 거리가 러시아 순항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3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했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크 주지사는 16일 “사망자 중에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도 있다. 그는 낮 근무를 마치고 다음날 새벽 근무를 준비하려 차고로 돌아가고 있었다. 살 날이 많이 남은 젊은 친구이자 두 아이의 아빠였다”고 전했다.
  • 가정집 문 부수고 들어가 소독한 中방역요원…“잠금장치 바닥에 나뒹굴어”

    가정집 문 부수고 들어가 소독한 中방역요원…“잠금장치 바닥에 나뒹굴어”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요원들이 소독을 이유로 아무도 없는 가정집 문을 강제로 부수고 들어오는 일이 발생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홍콩 명보는 18일 “상하이에 이어 광저우에서도 최근 방역 요원들이 비어있는 집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살균소독 작업을 펼쳤다”면서 “광저우 리완구의 한 주거지역에서 100가구 이상이 그런 일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9일 리완구 당국은 이번 소독 작업이 진행된 주거단지에서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이 2명 나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방역 요원들은 해당 주거지의 주민들이 단체로 중앙 격리시설에 입소해 있는 동안 이들의 집 문을 강제로 부수고 들어가 소독을 한 것이다.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에는 여러 집의 현관문이 열려있고 잠금장치는 제거돼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집 문에는 ‘소독 처리 거부’라는 딱지가 붙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방역관리업체는 “누군가 격리시설 입소를 피해 집에 숨어있다는 의혹이 있어 당국 관련 부서와 협력해 지난 10일 해당 임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추구하는 중국에서 방역요원들의 도를 넘어선 행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상하이 봉쇄 기간에도 이부 지역에서 방역요원이 가정집 내부를 강제로 소독해 과잉 방역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중국 당국의 이런 극단적인 조치는 비과학적인 방역활동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염된 표면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오염된 표면을 접촉했을 때 감염으로 이어질 확률은 1만분의 1 미만이다. 또한 소독제를 실외에 뿌리는 것은 오히려 대중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소독제를 실외에서 뿌리는 것은 건강에 유해할 수 있고 눈, 호흡기 또는 피부에 자극이나 손상을 줄 수 있다”고 가이드라인에 적시한 바 있다.
  • ‘53세 미혼’ 이소라 “결혼한다면 은지원과” 갑분 고백

    ‘53세 미혼’ 이소라 “결혼한다면 은지원과” 갑분 고백

    모델 이소라(53)가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결혼에 대해 엉뚱하고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17일 방송된 ‘집사부일체’에 ‘세월을 역주행하는 사부’로 출연한 이소라는 ‘집사부일체’ 멤버들에게 자신만의 세월을 거스러는 역주행 관리 비법을 전수했다. 이소라는 손 피부에 대해 “제 가방에 365일 있는 핸드크림으로 관리, 젓가락도 꼭 고무장갑을 끼고 닦는다”고 전했다. 또 얼굴 근육을 따로 쓰며 얼굴에 쉴 시간을 주는 것이 역주행 비법이라고 언급했다. 이소라는 “콜라 같은 단 걸 좋아해서 쉽지 않았다”면서 10년 전 사고로 대퇴골 골절을 언급했다. 반년 동안 휠체어를 탈 정도로 큰 부상을 당했고, 이후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이소라는 예전부터 잘못된 건강주스 제조법이 소셜미디어에 떠돌고 있다며 오리지널 건강주스 비법을 알려줬다. 이때 은지원이 케일을 보며 부채질할 정도의 크기라고 하자 이소라는 “내가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 연예인이랑 방송을 했겠냐. 그런데 성별과 연령을 다 떠나서 한 명과 결혼을 해야 한다면 은지원과는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무도 관련된 질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소라가 갑작스럽게 은지원을 향한 고백(?)을 하자 모두가 어리둥절해했다.멤버들은 이소라를 향해 “지금 결혼을 하고 싶으신거냐”고 물었고, 이소라는 “저는 결혼 생각은 1도 없다. 결혼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갑자기 은지원에게 이런 말을 한 이유를 궁금해하자, 이소라는 “(은지원과)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난다”면서도 “제가 생각하는 그 포인트를 은지원이 계속 얘기한다. 아무도 얘기 안 하는데, 케일을 보고 부채질을 생각하더라”고 답했다. 멤버들은 “개그코드가 맞아서 결혼 선언 한 거냐”고 말해 이소라를 웃음 짓게 했다. 이소라는 “결혼을 하겠다가 아니라 그 정도로 성격이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은지원도) 차원이 다른 쪽에 가있지 않나”며 4차원 같은 은지원과 코드가 맞는다고 했다. 이소라는 “우리가 그 차원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하자, 양세형은 “둘이 외계인이냐”며 받아쳤다.
  • [사설] 대통령실 인사도 공정과 상식의 틀에서 이뤄져야

    [사설] 대통령실 인사도 공정과 상식의 틀에서 이뤄져야

    대통령실 행정관과 직원 몇몇에 대한 채용 논란이 제기됐다. 엊그제는 사회수석비서실의 9급 별정직 직원 A씨가 윤석열 대통령 지인인 강원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의 자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취업청탁’ 의혹이 나왔다. A씨가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에게 10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 등이 이런 청탁 의혹을 키웠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의 또 다른 지인으로 강원 동해시에서 전기공사 업체를 운영하는 황모씨의 아들 B씨가 채용된 것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직원, 윤 대통령 외가 6촌 친척,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유튜버 안모씨의 누나(퇴직) 등이 채용된 것 등도 ‘사적 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자신이 A씨를 추천한 사실을 밝히고 “제 지역구의 성실한 청년이었기에 대선 캠프 참여도, 대통령실 근무도 추천한 것”이라고 어제 반박했다. 능력을 기준으로 한 채용이지 사적 인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논란이 된 직원들은) 모두 선거캠프에서부터 활동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해 대선 승리에 공헌했다”며 “각자의 능력과 역량에 맞춰 공정하게 채용됐다”고 했다. 대통령실 직원의 경우 과거 정권에서도 선거 캠프 요원들이 별정직 공무원 신분으로 다수 채용돼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통령의 임기에 맞추거나 임기 전에 별정직 공무원의 신분이 종료된다. 별정직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채용 과정에서 인연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국민들도 이런 별정직 공무원의 특성을 모르지 않는다. 문제는 이 채용이 공적 인연이 아닌 사적 인연에 기반한 경우라 하겠다. 별정직이라 해도 채용 과정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과 상식의 틀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대통령실이라는 중요한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고 하겠다.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한 경험과 성실성만으로 채용의 필요·충분조건을 채웠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취임 두 달 만에 이런 채용 논란이 불거진다는 것은 공정의 가치를 앞세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뿐이다. 야당의 비판을 공세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대통령실 직원 채용 과정을 점검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 1476m 피오르 봉우리에 펼쳐진 ‘성찰의 바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1476m 피오르 봉우리에 펼쳐진 ‘성찰의 바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정여울 작가가 희망과 치유의 에너지를 전해 주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머나먼 노르웨이의 피오르에서부터 예술가의 소박한 작업실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에게 휴식과 응원이 돼 주는 공간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3주마다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분명 산인데, 막상 가 보면 어쩐지 바다를 더 닮은 곳이 있다. 그곳이 어마어마하게 높기 때문이 아니라, 바다처럼 너른 품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곳이라서 좋았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분명 높디높은 봉우리인 줄 알았는데, 막상 가 보니 험준하고 뾰족한 봉우리가 아니라 바다처럼 광활하고 여유로웠다. 나의 아름다운 힐링 스페이스, 그곳은 바로 게이랑에르 달스니바 전망대다. 노르웨이의 4대 피오르 해안, 즉 게이랑에르, 송네, 하당에르, 리세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내가 사랑하는 장소는 바로 해발 1476m의 달스니바산에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 올라가자, 나는 ‘산을 올랐다는 느낌’보다도 ‘드디어 제대로 생각에 빠질 만한 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올라왔다는 성취감보다도 ‘아, 여기가 바로 오래오래 앉아 무언가를 성찰하기 좋은 자리구나’라는 느낌에 벅차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지구 등재 어디 너럭바위라도 찾아서 철퍼덕 주저앉고 싶었다. 칼날처럼 날카롭게 솟아오른 빙벽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가까이 가 보면 둥글둥글 원만한 곡선으로 퍼져 있는 봉우리가 나는 더 좋았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은 내가 감히 도전할 수 있는 산이 아니기에, 나는 항상 조금 더 순하고 완만한 능선들을 흘깃거리곤 한다. 게이랑에르 피오르 일대는 200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지구로 등재됐다. 게이랑에르 서쪽의 ‘7자매 폭포’와 건너편의 ‘구애자폭포’도 전 세계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매년 6월에는 피오르 해수면에서 산 정상까지 오르는 마라톤 경기와 자전거 경기가 열린다.마침내 게이랑에르에 다다르니 나의 학창 시절, 입시지옥의 스트레스가 심할 때마다 즐겨 듣던 노래가 떠올랐다. 김민기의 ‘봉우리’였다. 그토록 높이, 더 높이 올라가 보려고 발버둥 쳤건만, 인생의 유일한 목표였던 바로 그 봉우리에 올라가 보니 내가 오른 곳은 그저 수많은 고갯마루들 중 하나였을 뿐임을 깨닫는 순간의 허망함이 구슬픈 곡조 속에 담겨 있었다.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 같은 것이 저며 올 때는. 그럴 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고.” 내 어린 마음에 ‘봉우리’의 가사는 더 높이 올라가기만을 가르치는 세상을 향한 눈부신 저항의 깃발이 돼 주었다. 그래, 세상은 드높은 봉우리를 향해 전진, 또 전진하라고 가르치지만 나는 그러지 말자. 아무리 높은 곳에 오르더라도 기어코 다시 내려와야 함을 잊지 말자. 달스니바 전망대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그 어린 시절의 애청곡 ‘봉우리’가 전해 주던 귀중한 깨달음의 순간이 떠올랐다.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타인이 침범 못할 소중한 치유의 공간 어른들은 자꾸만 높은 곳으로 오르라고 하는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옆의 친구를 경쟁 상대로 바라보라고 가르치는 어른들, 무조건 1등을 하라고 가르치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시험이 끝날 때마다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명단이 게시판에 붙었다. 바로 전교 1등에서 30등까지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었다. ‘아직 열여덟 살인 우리들, 꿈많은 우리들’을 ‘명단에 드는 아이들’과 ‘명단에 들지 못한 아이들’로 철저하게 나눠 버리는 그 30명의 리스트가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나는 그 명단이 붙은 게시판 근처를 스쳐 가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그곳을 지나갈 때는 엄청나게 빠른 걸음걸이로 거의 달려가다시피 지나쳐야 했다. 그렇게 잔인하게 경쟁을 부추기는 어른들에게 상처받은 나에게는 보다 고귀한 목표가 필요했다. 나는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공부’를 하겠다는 내 안의 또 다른 목표를 만들었다. 어쩔 수 없이 경쟁의 도가니 안에 갇혀 있더라도, 마음속에서는 나는 항상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나만의 공부’를 하겠다는 염원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내가 점심시간마다 몰래 찾아가는 텅 빈 교실이 있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앞으로 무엇이 될지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원고 뭉치를 껴안고 글을 끼적이곤 했다. 성적과 교우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어질 때는 오히려 밥도 먹지 않고 원고를 쓰러 그 텅 빈 교실에 갔다.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미치도록 좋았다. 그 텅 빈 교실에서 나는 배고픔조차도 잊고 글을 쓰며 그 모든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났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나의 첫 번째 작가수업이었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나는 간절히 ‘숨어서 글을 쓸 곳’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 텅 빈 교실에서 맹렬히 글을 씀으로써 비로소 ‘타인의 시선에 비친 나’가 아닌 ‘진짜 나’가 되는 느낌을 알게 되었다. 그 시간이야말로 비로소 내가 되는 시간, 그 어떤 경쟁도 타인의 시선도 틈입하지 못하는 나만의 소중한 집중과 치유의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그 텅 빈 교실이야말로 고교 시절 간절하게 쉴 곳을 찾아 헤매던 내가 찾아낸 첫 번째 힐링 스페이스였다. ●내면의 종소리가 울리는 곳 달스니바 전망대에 올라 비로소 내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풍경을 바라보니, 신기하게도 고교 시절 그 텅 빈 교실이 떠올랐다. 달스니바 전망대는 경쟁과 목표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곳이라는 점에서 내 첫 번째 힐링 스페이스를 닮은 곳이었던 셈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랑에 빠진 커플들이 곳곳에서 아름다운 뒷모습을 연출한다. 달스니바 전망대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도 신기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 오직 ‘우리 둘’밖에 없는 것 같은 행복한 몰입의 순간이 가능해진다. 풍경의 아름다움에 도취돼 홀로 말을 잃고 서 있는 사람들도 있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들도 많다. 생면부지의 타인들인데,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를 위해 모든 소리의 데시벨을 낮춰 준다. 시원한 물이 담긴 텀블러 뚜껑을 여는 소리마저 잘 들리지 않도록, 아주 조심조심 열게 된다. 모두가 저마다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누구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 이런 조용한 배려가 참으로 고맙다. 어떤 장소를 끝내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이런 사람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아닐까.주위를 둘러보니 전 세계 여행자들이 저마다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사랑스러운 돌무더기가 보인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소담스런 돌무더기들이 있다.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 사랑의 맹세, 애틋한 안부, 그 모든 마음의 소리들이 저 돌무더기 속에 굽이굽이 담겨 있으리라. 나는 장소에 대한 사랑, 토포필리아(topophilia)라는 말을 좋아한다. 장소(topos)와 사랑(philia)이라는 아름다운 낱말들이 합쳐져, 뭔가 상서로운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설렘이 느껴진다. 내 마음속 토포필리아를 자극하는 장소들은 굳이 화려하거나 유명한 장소가 아니어도 좋다. 이곳을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속에 해맑은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 바로 내게 토포필리아를 떠올리게 만든다. 힘겨운 순간, 숨 막히게 바쁜 순간, 도저히 이대로는 못 견딜 것 같은 순간. 이곳을 떠올리면 그제야 마음속에 휴식과 치유의 여백이 생기기 시작한다. 언제라도 그리워할 장소를 만든다는 것, 그것은 먼 훗날 내 영혼이 방황할 때 비로소 다시 돌아갈 마음의 거처를 만드는 것이다. 당신이 너무 높이 올라가고 또 올라가느라 지쳐버렸을 때, 문득 나 혼자만 여기서 방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 이곳을 떠올리며 향기로운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타인의 시선에 비친 나의 모습에 대한 모든 걱정이 뚝 끊기는 장소, 오롯이 그저 아무 꾸밈없는 나 자신이 되는 기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야말로 우리들의 아름다운 힐링 스페이스다.
  •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멀쩡한 애들이 동성애자래?”… 1인 시위, 날것의 혐오와 맞닥뜨렸다

    두렵지만 혐오를 직면해보고 싶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우리 사회에 점점 교묘하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혐오 정서를 심층 분석한 특별기획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 사회’ 시리즈를 다음 주부터 선보인다. 이에 앞서 혐오 피해자 옆에 서서 세상을 관찰해보는 작업이 필요했다. 마침 가장 첨예한 공간이 7월 펼쳐졌다. 23회째를 맞는 서울퀴어문화축제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지난 2년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국내 성소수자가 시내에 모여 우리 곁에 자신들이 살고 있음을 증명하는 행사다. 동시에 ‘날것의 혐오’에 맞닥뜨리는 날이기도 하다. 이근아 기자가 6월 3일부터 7월 16일까지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사무국 활동가 등과 동행하며 44일간의 여정을 기록했다.6월 2일 - ‘찾아오는 길’ 없는 사무실  건물 1층에 걸린 흰색 안내도에는 ‘그 사무실’을 설명하는 글이 없었다. 홈페이지에도 ‘찾아오는 길’ 안내가 보이지 않았다. 초대 문자를 다시 확인한다. ‘마포구 OO로 OO빌딩 6층에 사무실이 있어요. 그리로 오세요.’ 안내도를 재차 올려 보니 6층에 무지개색이 작게 칠해져 있다. ‘맞구나.’ 곁에 있지만,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사람들.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준비하는 조직위원회 사무국은 우리 사회의 퀴어(성소수자)의 위치를 보여주듯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 정부는 성소수자가 몇 명이나 사는지 파악조차 못 한다. 다만 해외 조사 등을 참고하면 약 143만~233만명으로 추산된다. 대전(145만명) 또는 대구(237만명) 인구와 비슷하다.  “예전보다 노골적 혐오자는 조금 줄었어요. 면전에 욕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말이죠. 차별하는 방법이 미묘해졌달까요. 기자님이 생각하는 것과는 현장이 다를 수도 있는데 괜찮겠어요?” 사무실에서 마주한 양선우(활동명 홀릭) 퀴어축제 조직위원장은 옅게 웃었다. ‘사무국 안팎을 드나들며 한 달여 간 활동을 관찰하고 싶다’는 쉽지 않은 제안을 하러 온 자리다. 혐오가 노골적이지 않다니 더 나았다. 우리가 겪고, 관찰하고자 한 건 ‘아닌 척 포장된’ 혐오였으므로. 같은 자리에 있던 강명진 상임이사가 취재를 허락하며 말했다. “인권을 마치 파이 뺏기 경쟁처럼 생각해요. 우리 인권이 보장되면 마치 자신들의 인권을 빼앗기는 것처럼 느끼나봐요.” 6월 3일 - 몸을 훑는 미묘한 혐오 시선  사무국에서 내게 처음 제안한 활동은 1인 시위였다. ‘미묘한 혐오의 시선’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위는 ‘서울광장 사용 신고를 즉각 수리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하고자 진행했다. 시는 사무국이 축제를 위해 광장 사용신청서를 낸 지 52일(6월 3일 기준)째 승인해주지 않고 있었다. 광장 사용은 원칙적으로 신고제다. 하지만, 유독 퀴어축제에는 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점심 시간, 키 높이 만한 피켓을 들고 광장 분수대 앞에 섰다. ‘6월은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고를 즉각 수리하라.’라고 쓰여 있었다. 늦봄 볕을 쬐러 온 유동인구가 제법 많았다. 얼어붙은 마음 탓일까. 사람들은 눈빛만으로 많은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한 중년 여성은 피켓 문구를 본 뒤, 내 머리카락의 길이부터 다리까지 훑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확인하는 듯했다. 미간을 잔뜩 구긴 이들도 있었다. 곁에 있어준 서포터인 나윤(활동명)이 아니었더라면 도망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후 닷새간 1인 시위에 더 했다. 단지 내 마음 탓에 혐오의 시선을 느낀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미묘해진 혐오의 틈 사이로 노골적 차별을 드러낸 이들이 있었다. “멀쩡하게 생긴 애들이 무슨 동성애자래?”라며 삿대질하는 노년 남성, “나도 저 옆에 서서 ‘동성애 반대한다’라고 시위할까?“라며 키득대던 중년 여성들이 있었다. 동성결혼 등 성소수자의 법적 권리를 어디까지 보장할지를 두고는 찬반이 있을 수 있지만 동성애 자체는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개인의 정체성을 반대한다는 건 없는 사람 취급한다는 뜻으로 논할 여지가 없다”면서  “다른 소수자보다 더 안보이는 존재라고 생각하니 함부로 정체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월 9일 - 퀴어축제, 왜 반대할까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가 궁금했다. 주로 보수 기독교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 반대’ 조직이 꾸려져 있다. 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근거로 퀴어축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전문가들에게 물어 ‘팩트체크’ 해봤다. 첫 번째는 동성애가 정신질환이라는 주장이다. 예컨대 윤석열정부 초대 종교다문화비서관이었다가 낙마한 김성회씨는 “동성애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받듯 치료받으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를 믿음으로 ‘극복’하고 목사가 됐다는 이도 있다. 김종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물었다. 단호했다. “동성애는 정신 질환이 아니에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질환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정신질환 진단·통계편람(DSM)에서 동성애는 1970년대에 제외됐어요. 세계보건기구(WHO) 의견도 마찬가지고요. 개인 정체성인 성적 지향을 바꾼다는 건 합리적이지 못한데다 억지로 하려다 우울, 불안 등만 높일 수 있어요.”  두 번째는 동성애 탓에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걸리거나 퍼진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질병관리청 역학조사 결과 동성 간 성접촉에 의해 HIV에 감염됐다고 답한 비율은 꽤 높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HIV 감염 원인은 감염인과 성접촉 등을 통해 체액이 몸에 들어왔기 때문”이라면서 “이성이든, 동성이든 콘돔을 착용하고 관계하면 바이러스 확산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동성 간 성접촉 때 안전한 방식으로 하면 HIV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운전자가 비운전자보다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해서 운전하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안전벨트를 매는 등 노력하라고 하는 편이 논리적이지 않을까.  올해 축제 반대 논리로는 원숭이두창이 더해졌다. 초기 환자 대부분이 남성 동성애자여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성애자 집단에서 먼저 퍼져서 생긴 착각”이라고 말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사람끼리 밀접하게 피부 접촉하면 퍼질 수 있는 전염병이라 꼭 남성 간 성접촉만으로 퍼진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전염병이 퍼져 두려움이 커지면 희생양을 찾는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때도 그랬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도 그랬다. 감염자를 숨게 하는 혐오는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6월 15일 - “그들만의 축제” 정중한 혐오  서울시 열린광장시민위원회 회의가 예정된 이날 오전 8시 15분 서울시청 앞. 보슬비 소리 사이로 녹음된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음란한 퀴어축제는 아이들 교육에 좋지 않습니다!” 확신에 찬 음성이 대형 앰프를 통해 퍼진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연 집회다. 어린아이를 업고 나온 참가자도 보였다. 불과 스무 걸음쯤 떨어진 곳에는 퀴어축제 조직위가 집회를 열기 위해 모여 있었다.  서울시는 광장 사용신청을 받은 지 64일 만에 수리했다. 광장시민위의 권고를 따른 것이다. 6일간 신청했던 사용기간은 단 하루로 줄었다. 아쉬운 결정이었지만 시민위가 그나마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기초로 불허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회의록에 담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 위원이 말했다. “저 사람들(성소수자)은 다른 세계(나라)에서 하니까 우리도 하겠다고 뛰쳐나온 건데 앞에 ‘서울’이라는 건 뺐으면 좋겠어요. 그냥 그들만의 문화축제…사실 저게 왜 문화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감정적으로, 눈으로 국민 대다수가 피해를 보니 강한 제재가 들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는 발언을 쏟아낸 뒤 한마디 덧붙였다. “이 회의록도 공개되나요?”6월 27일 - 타인의 삶을 살듯 연기하다  숨어 살면 좋으련만 애꿎게 뛰쳐나와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 광장시민위원 일부가 드러낸 이런 시선을 성소수자는 일상에서 겪는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듯 매일 연기하는 이들이 많다. 공무원 유슬기(가명·35)씨도 그렇다. 레즈비언인 그는 7년째 연인과 동거하고 있지만, 커밍아웃하지 않았다. 직장에는 친한 친구와 산다고 둘러댄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밝혔을 때 보수적 조직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가늠조차 안 되기에. 늘 가슴이 답답했지만, 타박 받는 쪽은 오히려 슬기씨다. “예전 직장에서는 ‘슬기씨는 우리한테 벽을 치는 것 같아. 사생활 얘기를 왜 안해?’라고 묻기도 했어요.”  365일 중 단 하루 솔직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날이 퀴어축제다. 입장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기에 용기 낼 수 있다. 맘껏 애인의 손을 잡고, 껴안아도 아무도 공격하지 않는 곳. 많은 성소수자가 광장에 모이는 이유다. 7월 9일 - 성소수자 부모로 산다는 것  평소 ‘내 아이가 성소수자일까’ 생각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다른 성적지향을 가진 청소년이나 청년층이 벽장 문을 열고 나오는 일은 버겁다. ‘부모와 연이 끊길지 모른다’는 각오까지 해야 한다. 성소수자부모모임 운영위원인 지인(활동명)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 중 80% 이상이 커밍아웃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퀴어축제를 일주일 앞두고 성소수자 당사자와 부모 약 50명이 서울에서 만났다. 매주 모여 각자의 어려움과 사연을 나누고, 위로한다. 이날 처음 참석한 엄마는 딸이 레즈비언이라고 커밍아웃했던 당시 기억이 또렷하다. 평소 엄마를 품어주던 어른스러운 아이는 여행길에서 성적 지향을 고백했다. 마음을 털어놓기까지 시도 때도 없이 고민했다. ‘한국사회에서는 말하지 않는 게 효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뒤 더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 결심했다. 조부모 등은 여전히 모른다. 해외에서 자리 잡은 딸은 엄마가 늘 마음에 쓰인다. ‘나는 엄마에게 모든 걸 말했지만, 엄마는 이제 누구와 터놓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게이 아들을 둔 엄마 비비안(활동명)이 위로했다. 그는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동성애 커플 등을 많이 봤지만 아들의 성적 지향은 커밍아웃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제는 아들과 손잡고 해외 퀴어축제에 참여할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다.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 같아요. 혐오 가득한 사회에서 우리는 스스로가 지켜야 하니까요.” 7월 11~15일 - 이번엔 어떤 ‘벽’을 만날까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직위는 극도로 분주해졌다. 우선 서울시에서 광장을 사용하되 지키라고 한 조건이 애매했다. ‘신체과다노출을 제한할 것’. 어디까지가 과다한 노출일까. 조직위가 서울시에 직접 물었다. 그러나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했다. “상반신 탈의를 하면 안 된다는 뜻이냐”고 재차 물었지만, 딱 떨어지는 답을 하지 못했다. 서울시와의 회의에 참석한 현주(활동명) 퀴어퍼레이트 집행위원장은 답답해했다. “시는 ‘참여자에 과다노출을 금하라’고 공지해달라는데 기준도 없이 어떻게 공지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수만명이 오는 행사에서 2~3명의 복장을 문제삼아 행사 성격을 규정할까 걱정됩니다.” 서울시도 퀴어축제 초창기에 노출 문제가 있었을 뿐 2019년 행사 때는 전혀 없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다 노출 여부를) 채증하겠다”고 인터뷰하며 예비 참여자들을 자극했다.  23번째 축제. 그동안 성소수자의 인권은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했고, 혐오는 공기 속에 스며들어 곳곳에 퍼졌다. 며칠 전 퇴근길 덕수궁 대한문 인근에서 봤던 현수막 문구가 떠올랐다. ‘퀴어축제? 일반 국민들은 반대한다 -정의로운 사람들-’ 이번엔 또 얼마나 공고한 혐오의 벽을 만날까. 기대와 걱정을 안고 그들은 광장으로 향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세명대 기획탐사 디플로마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 ‘46세’ 진재영, 125만원짜리 D사 모자 쓰고…최강 동안 입증

    ‘46세’ 진재영, 125만원짜리 D사 모자 쓰고…최강 동안 입증

     배우 진재영이 125만원짜리 명품 모자를 쓴 럭셔리한 일상을 공개했다. 17일 진재영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라운딩 중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서 진재영은 125만원인 디올 모자를 쓰고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우아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갸름한 얼굴형의 진재영은 뚜렷한 이목구비로 여전한 미모를 자랑했다. 진재영은 제주에서 럭셔리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1977년생인 진재영은 올해 46살이지만 철저한 관리를 통해 동안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진재영은 1995년 CF로 데뷔했으며 영화 ‘색즉시공’, 드라마 ‘레디고’, ‘아무도 못말려’, ‘황태자의 첫사랑’, ‘달콤한 나의 도시’ 등에 출연했다.
  • 北 피살 공무원 유족, 文사저 앞 1인 시위…“대통령 기록물 공개하라”

    北 피살 공무원 유족, 文사저 앞 1인 시위…“대통령 기록물 공개하라”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故(고)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가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2시 주민들의 피해를 고려해 조용한 방식으로 ‘아무도 볼 수 없는 文 6시간, 대통령이 직접 지정한 6시간의 대통령 지정 기록물’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묵묵히 시위를 이어갔다. 이씨는 시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20년 9월 22일 대한민국 해수부 공무원 고 이대준이 서해상에서 북한에 의해 무참히 총격으로 살해돼 불태워진 북한의 만행이 있었는데도 무엇이 두려워 국가와 대통령은 침묵했냐”면서 “분명한 사실과 정당한 조사를 하지도 않고 국가 권력과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월북이라는 프레임으로, 날조된 거짓으로 가족들의 명예와 인권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통령은 이대준 씨 유족과 국민에게 정확한 경위와 사건 내용을 밝혀줄 것을 약속했으면서도 약속의 문을 꽁꽁 닫았다”며 “약속과 달리 군과 해경, 청와대는 공무원의 한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월북’이라는 정반대의 발표를 했고, 퇴임 후에는 대통령 기록물로 관리해 30년간 누구도 볼 수 없게 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이씨는 “(문 전 대통령은) 무엇을 감추고 싶어서 대통령기록물로 꽁꽁 닫아버렸냐. 문 열어서 국민 앞에 시원하게 밝힐 차례”면서 “그렇게 당당하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나고 평화 코스프레 하시지 않았냐. 스스로 밝히겠다고 국민 앞에 하신 말씀, 그 말은 메아리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근황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평화롭고 한가롭게 가족,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유족을) 비웃듯이 조롱하며 무시해버리는 이런 사회가 어찌 민주주의 사회인가”라며 “이건 공산당보다 더하다. 모든 사실의 진실규명을 통해 그 대가는 분명히 치를 것이다”고 경고했다. 유족 측은 문 전 대통령 고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씨와 함께 평산마을을 찾은 김기윤 변호사는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윤상현 “지지율 하락? 대통령 어깨 펴시라고 힘 실어주자”

    윤상현 “지지율 하락? 대통령 어깨 펴시라고 힘 실어주자”

    4선 중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지 1년 남짓 됐다”며 “대통령 어깨 펴시라고 힘 실어주고 반대세력의 부당한 공격에는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당내 비판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올렸다.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이날 내놓은 7월 2주 차 여론조사 결과(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3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32%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의원은 “쓴소리는 좋다. 하지만 수많은 쓴소리가 언론을 통하는 순간 자해에 가까운 비수로 변하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봐왔다”며 “아군 공격은 언론과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하지만 그 대가는 오롯이 우리가 치르게 될 몫이고, 과거 값비싼 정치적 지불로 이미 경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무조건적으로 찬양해야 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며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정권을 교체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 애쓰는 대통령과 여당에게 정말 크리티컬한 문제가 아니라면, 가급적 말의 무게를 고민하고 아껴야 한다. 그리고 책잡기보다는 도움 될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힘은 국회 의석수에 비례한다. 여당이 180석이면 그만큼 대통령이 강하고, 100석이면 그만큼 대통령이 약하다”며 “우리의 현실은 집권여당이 아니라 ‘집권야당’이다. 아무리 기세 좋게 해보려 해도 180석 야당의 위세 앞에 짓눌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진정한 정권교체는 이번 대선에서도, 지방선거에서도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해야만 비로소 정권교체가 완성된다”며 “몇 달 전 대선을 치르던 그 절실함으로, 우리는 내후년까지 버텨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대건설, 거점오피스 하이워크로 유연근무 환경조성

    현대건설, 거점오피스 하이워크로 유연근무 환경조성

    현대건설은 유연하고 자유로운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거점 오피스 ‘하이워크’(Hi-Work)를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나섰다고 15일 밝혔다. 거점 오피스는 서울 역삼동, 대림동, 경기 용인시 마북동에 각각 마련했다. 역삼 오피스는 국내 1위 공유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와 제휴했으며, 대림과 마북의 오피스는 각각 현대건설 기술교육원 건물과 기술연구소 그린스마트센터에 위치한다. 거점 오피스는 본사와 현장 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업무 공간을 선택해 외근·출장 시에도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현장은 현장사무실 구축 이전에 거점 오피스를 이용하면 필수요소가 갖춰진 사무환경에서 신속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단축해 효율적인 업무도 가능하다. 거점 오피스는 집중형 좌석과 협업형 좌석으로 꾸려 업무 특성에 따라 좌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무실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에 맞춰 직원들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마련했다”라며 “향후 이용률과 효과 등을 고려해 거점 오피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설] 김진표 의장 17일까지 원구성 합의 이끌어라

    [사설] 김진표 의장 17일까지 원구성 합의 이끌어라

    국회가 장기 개점 휴업 상태다. 21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한달 보름 이상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 구성에 이어 핵심 상임위 배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정면 대치 중이다. 여야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 통제권이 걸린 행정안전위원회의 배분 문제로 다투고 있다. 민생과 동떨어진 그들의 권력 쟁탈전에 서민들의 고통만 들어가고 있다. 당의 이익, 국회의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벌이는 상임위 쟁탈전은 혹독한 경제위기에 신음하는 많은 국민들로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그러니 ‘무노동무임금’을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지 않은가. 현재 위기는 너무도 절박하다.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의 복합위기로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고 코로나 재확산으로 공중보건 위기까지 겹쳤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시기에 정파적 이해에 우선하는 국회의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오랜 국회 공백에 각종 민생법안 등의 처리가 늦어지면서 서민 경제가 휘청거린다. 유류세와 법인세 인하 법안, 근로기준법 개정안, 부동산 세제 및 임대차 정비 법안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안건들이 쌓여 있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두 원내대표가 17일 제헌절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 짓기로 원칙적 합의를 했다. 여야 모두 입버릇처럼 말하는 협치와 소통의 정치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제헌절까지도 원 구성 공백 사태가 해소되지 않으면 여야 모두 여론의 역풍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여야의 첨예한 대치 중엔 국회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화와 타협이 꽃피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김진표 의장의 취임사대로 균형적이고 합리적 중재안을 제시해 여야의 대립을 해소하고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길 당부한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민생정치를 고대하고 있다.
  • [사설] ‘경찰국’ 출범, 신뢰 회복 노력도 병행을

    [사설] ‘경찰국’ 출범, 신뢰 회복 노력도 병행을

     행정안전부가 경찰국이라는 이름의 경찰업무 조직을 새달 2일 신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행안부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규칙도 제정한다고 어제 공식 발표했다. 정부 부처에 경찰업무 조직을 두는 것은 경찰청이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외청으로 독립한 1991년 이후 31년 만이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 법이 오는 9월 시행되면 창설 이래 가장 강력한 수사권을 갖게 되는 경찰이다. 경찰국이 법에 구체적으로 정해진 권한만 행사하고 경찰청을 지휘·감독·통제·감찰하는 조직이 아니라고 행안부가 강조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같은 의구심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경찰 하부 조직에서는 ‘행안부의 경찰 통제 반대’를 내걸고 삭발이며 단식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일찌감치 경찰국 출범 방침을 밝혔음에도 ‘독립성 약화’ 주장에 동조 세력이 되어야 할 여론의 반응은 한마디로 기대 이하였다. 경찰이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만한 수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물론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등의 비리로 국민을 오히려 구렁텅이로 몰고 간 사례마저 없지 않았던 데 따른 자승자박이다. 그런 점에서 경찰은 경찰국이 출범한 이후라도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 국민을 다시 지지세력으로 만드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어제 경찰업무 조직 출범 계획을 공표하면서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의 경찰청장 지휘 규칙에도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들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사권 행사에 공정성을 잃어버리면 경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성마저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경찰국 신설이 국민에게 플러스가 되는 정책 방향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경찰 모두 노력해야 한다.
  • “전형적 남성 행동, 누군가는 공포로 느껴…가르친다기보다 나 스스로 배우는 시간”

    “전형적 남성 행동, 누군가는 공포로 느껴…가르친다기보다 나 스스로 배우는 시간”

    지난 13일 개봉한 ‘멘’(Men)은 일반적인 공포 영화와 다르다. 갑자기 유령이나 귀신이 튀어나와 사람을 놀라게 하진 않지만 ‘공포감’ 자체가 두텁게 쌓이며 심장을 옥죈다. 제목에서 분명히 드러나듯 외딴 마을에 고립돼 멘, 즉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여성이라는 설정만으로 두려움은 시작된다.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도 선정된 ‘멘’의 앨릭스 갈런드 감독은 개봉 당일 국내 언론과 화상으로 만나 “남성들이 자신도 모르게 당연시했던 생각들을 다시 한번 돌아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갈런드 감독은 좀비 영화 ‘28일 후’ 각본을 집필하고 ‘엑스 마키나’, ‘서던 리치: 소멸의 땅’ 등을 연출했다. ‘멘’은 무려 15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구상한 작품이다. 그는 “유럽에선 ‘그린맨’이라는 조각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1000년 이상 됐다는 그 조각의 기원을 아무도 모른다”며 “이게 뭘까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주인공 하퍼는 남편의 죽음 이후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을 찾는다. 전원 풍경에서 시작한 영화는 숲과 집, 교회, 술집 등으로 장소를 옮기며 점점 공포심을 더해 간다. “혼자 왔느냐”고 은근히 묻는 집주인부터 집 밖에서 나체로 돌아다니는 남자,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곧 그를 풀어 줬다고 말하는 경찰 등 수많은 남성이 하퍼를 직간접적으로 위협한다. 후반부에선 신체가 찢기는 것을 비롯해 그로테스크하고 충격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감독은 “남성의 나쁜 점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전형적인 남성의 행동을 관습적으로 하는 문화에 대해 ‘이런 점이 있구나’ 인식하길 바랐다”며 “누굴 가르친다기보다 그건 왜 그럴까,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나 스스로 많이 탐구하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15세인 내 딸이 대중교통을 타면 카메라로 찍거나 만지려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는 오히려 실제 현실보다 부드럽게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할리우드 성범죄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경우 그 개인을 보면 악마처럼 여겨지지만 조금씩 톤 다운하면 ‘나의 이런 면과 비슷하네’라고 느끼는 부분이 있죠. 그게 남성성의 전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작품 속 하퍼의 남편을 제외한 모든 남성을 한 배우가 연기한 점이 눈에 띈다. 1인 9역을 훌륭히 소화한 배우 로리 키니어에 대해 감독은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전형성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했다”며 “배우들조차 존경할 만한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제시 버클리가 연기한 하퍼 역시 전통적인 공포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모습에서 벗어난다. 감독은 “보통 영화에선 몬스터나 초자연적 괴물이 마지막에 굉장히 무서운 존재가 되지만 이 영화는 전통적인 호러 서사 구조를 역방향으로 가게 한 것”이라며 “주인공은 처음에 도망가기도 하지만 점점 강해진다. 괴물이 제일 무섭고 강력한 마지막 순간 하퍼는 오히려 비명을 지르지 않고 점점 더 침착해진다”고 말했다.
  • 숫자와 분석이 말해주지 않는 뉴욕 사람들의 이야기

    숫자와 분석이 말해주지 않는 뉴욕 사람들의 이야기

    아무도 모르는 뉴욕 윌리엄 B 헬름라이히 지음/딜런 유 옮김글항아리 펴냄/680쪽/3만 2000원 뉴욕이란 어떤 도시일까. 거대한 도시의 속성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동부에 있으며, 885만명(2022년 기준)의 사람이 살고 있고, 5개의 자치구가 있다는 사실은 뉴욕을 다 말해 주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려한 도시이면서, 수많은 이민자가 모여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였고, 세계적인 도시에 맞지 않게 치안이 위험한 지역이 있다는 사실 또한 뉴욕을 다 말해 주지 않는다. ‘아무도 모르는 뉴욕’은 많은 이에게 익숙하지만 너무 거대해서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뉴욕을 탐방한 책이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해 뉴욕에서 성장하고, 2020년 코로나19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뉴욕시립대 대학원 사회학 교수를 역임한 저자가 2008년 6월부터 꼬박 4년간 9733㎞를 걸으며 뉴욕의 속살을 파헤쳤다. 뉴욕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뉴욕이 가진 사회문화적인 현상은 책상 앞이 아닌 거리의 사람들을 통해 치밀하게 구체화된다. 너무나 잘 아는 뉴욕이지만 거리로 나간 저자는 자신도 몰랐던 뉴욕을 마주한다. 뉴욕에 정착한 많은 이민자가 어떤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다양한 문화가 모여들었을 때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직접 살핀다. 도시를 누리는 사람들의 일상과 도시를 구성하는 물건들의 효용, 도시로 새로 몰려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은 저자를 통해 사회과학적인 연구 대상이 된다. 통계와 패턴으로는 자세히 파악할 수 없는 뉴욕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때로는 비극을 마주할 때도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꿨지만 남을 도우려다 칼에 찔려 죽은 과테말라인의 이야기에 저자는 도시의 그늘을 본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얽힌 사람들을 보며 도시를 그럴듯하게 분석한 숫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속살도 파악하게 된다. 저자는 전임 뉴욕시장들을 비롯해 수많은 ‘뉴요커’를 만나 이들이 어떻게 뉴욕을 즐기는지, 뉴욕의 공간은 어떻게 활용되고 어떻게 변해 가는지, 젠트리피케이션(낙후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은 어떤 형태로 일어나는지, 다양한 종교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동하고 융합하는지 등을 세밀하게 살핀다. 4년간 뉴욕의 혈관을 따라 속속들이 탐방을 마친 저자는 안전하고 깨끗해진 거리, 이민자들이 도시에 불어넣는 활력, 젠트리파이어들이 뉴욕을 높은 경제·문화 수준을 갖춘 도시로 만들어 가는 모습 등을 통해 “뉴욕은 대단한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고 결론짓는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무도 모르는 뉴욕’이 아닌 ‘더 자세히 아는 뉴욕’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 파울로 코엘료 “BTS는 바닷가…무한한 존경심 느낀다”

    파울로 코엘료 “BTS는 바닷가…무한한 존경심 느낀다”

    책 ‘연금술사‘ 등으로 유명한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그룹 방탄소년단(BTS)에 대해 칭찬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코엘료는 14일 한국외국어대 서울캠퍼스에서 개막한 ‘BTS 국제 학술대회’에 특별 대담 영상을 보내 “BTS는 아무도 못한 방법으로 성공했다. 이들을 향해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코엘료는 그동안 공공연히 ‘아미’(BTS 팬)를 자처했다. 2020년에는 자신의 SNS 계정에 방탄소년단을 비난하는 사람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영상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방탄소년단이 부당하게 공격받고 있다고 생각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며 “내가 방탄소년단을 옹호했을 때 많은 팔로워가 이탈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부당한 것을 고치도록 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을 위해 단호하게 내 입장을 밝히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마치 텅 빈 바닷가 같다”며 넓은 포용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아도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저마다 끼리끼리 모일 수 있다”고 했다. 팬덤 아미와의 연대 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엘료는 “글쓰기는 정말 외로운 작업”이라며 “아미들과 협업할 기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기쁘게 할 것”이라고 했다.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안정선 한국농아동교육연구소 대표도 참가해 ‘농아미’(수어를 제 1언어로 쓰는 팬)로서 느낀 BTS의 영향력에 대해 언급했다. 2019년 로스앤젤레스(LA) 콘서트에 참석했던 안 대표는 “콘서트장에 수어 통역자가 있고 스무 명 이상 농아미가 편안하게 공연을 즐기는 걸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돌아와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이메일을 보냈고, 같은 해 서울에서 열린 콘서트에도 수어 통역사를 배치해달라고 요청다. 이때 이메일을 통한 소통이 되지 않자 수어 통역을 요구하는 트윗을 올렸고, 많은 아미들이 해당 트윗을 리트윗하며 결국 소속사로부터 콘서트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겠다는 응답을 받아냈다. 안 대표는 “BTS의 영향력은 다양한 방면에서 온다”며 “지금은 농아의 문화생활 접근성 비율이 10%도 안 되는데 (BTS의 영향력을 통해) 90% 이상으로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TS와 아미 현상을 연구하는 BTS 국제 연구 공동체와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가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올해로 3번째다. 2020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었는데, ‘포스트 팬데믹 시대, 새로운 휴머니티와의 조우‘를 주제로 했다.
  • 77분간 나 몰라라…‘텍사스 총격 참사’ 속 경찰의 무능

    77분간 나 몰라라…‘텍사스 총격 참사’ 속 경찰의 무능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21명이 숨진 미국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 참사 당시 경찰의 무능한 대응 영상이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현지 지역 매체가 처음 입수해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지난 5월 24일 사건 당일 유밸디 롭 초등학교 복도의 모습이 담겼다. 총격범 샐버도어 라모스(18)는 오전 11시28분쯤 초등학교 주차장에 나타나 남성 2명에게 총을 발사한다. 이들이 달아난 뒤 한 교사는 오전 11시31분쯤 총격범이 있다고 911에 신고한다. 라모스가 난동을 부리기 시작한 지 몇 분 만에 경찰관들은 학교에 진입했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그와 맞서기는커녕 멈춰 서서 복도 주변을 서성거리며 느긋하게 행동했다. 라모스가 소총 한 자루를 들고 교실 복도에 들어서지만 아무도 제지하는 이는 없다. 헬멧과 조끼 등으로 중무장한 한 경찰은 벽에 부착된 손 세정제를 사용하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여유로운 모습까지 보였다. 심지어 라모스가 2개 교실에서 총 100발을 난사하자, 경찰은 줄행랑치기도 한다. 경찰은 결국 총격 난사가 시작된 지 77분이 지나서야 무고한 아이들과 선생님이 희생된 교실로 진격해 라모스를 사살했다. 해당 영상을 공개한 매체는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편집했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의 도와달라는 외침을 듣고도 경찰관들이 이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으로 11살 딸을 잃은 빈센트 살라자르는 “텍사스주 공공안전부가 이 영상에 나온 상황을 말로 설명하긴 했지만 직접 본 것과는 느낌이 다르다”며 “막막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경찰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영상을 보면 그것을 재확인할 수 있다”며 “책임감 없는 사람들은 그 직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스티브 매크로 텍사스 공공안전국장은 “당시 현장 지휘관이 총기 난사 사건이 아닌 인질극으로 오판해 대응에 실패했다”며 “경찰이 몸을 사린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라모스가 학교 건물에 들어선 지 3분 만에 범인을 제압할 충분한 숫자의 무장 경찰이 현장에 배치됐지만 유밸디 교육구 경찰서장이 경찰의 교실 진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매크로 국장은 “당시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경찰이 오기까지) 1시간 14분 8초를 기다려야만 했다”며 경찰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 ‘민영화 이유’ HMM 김경배 대표 “국가에 누가되지 않는 회사로”...미묘한 ‘파장’

    ‘민영화 이유’ HMM 김경배 대표 “국가에 누가되지 않는 회사로”...미묘한 ‘파장’

    ●HMM 비전 선포식서…“2026년까지 15조원 투자”김경배 HMM 대표가 14일 글로벌 최고급 해운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5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서울 여의도 파크1워에 마련된 새 사옥에서 진행한 HMM 비전 선포식에서 “임직원 모두 국가에 누가되지 않는 좋은 회사로 만드는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15조원 투자는 돈이 남아서가 아니라 투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MM의 민영화 이슈와 우오현 회장이 이끈는 SM그룹이 수천억원어치의 HMM 주식을 보유한 상황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HMM 주식 20.69%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채도 2조 7000억원에 이른다. 선포식 직후 질의응답에서 김 대표는 SM그룹과 민영화 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고 “SM그룹이 6.1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SM그룹에서) 특별한 요청은 없었다. 단순투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회사의 투자가치를 올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민영화와 관련, “아직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대주주들과 논의한 바가 없다”고 했다. 최윤성 전략재무총괄 전무도 민영화와 관련, “HMM에는 (정부가 보유한) 영구전환사채를 조기 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영구채 상환을 요구해도 전환청구권이 우선되기 때문”이라며 “(HMM의 민영화를 위해선 영구채를 보유한) 정책기관의 의사 결정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MM이 이날 밝힌 주요 투자 내용을 보면 회사는 2026년까지 선복량을 현재 82만TEU(1TEU는 길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120만TEU 규모로 확대하고, 벌크 선대를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90% 확장한다. 또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선박·터미널·물류시설 등 핵심자산을 중심으로 15조원 이상 투자한다. HMM이 2016년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간 이후 이런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HMM은 이번 전략 수립 배경과 관련,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과 함께 환경규제, 디지털 전환 등 사업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국적선사로 미래를 준비하고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HMM은 ‘세상을 위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으로 고객과 직원, 녹색 성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미션을 수립했다. 아울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해 글로벌 공동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MM은 구체적인 실행전략으로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 사업전략 환경규제 변화에 따른 환경 대응전략 디지털 가속화 대응을 위한 디지털 전략 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직역량 강화 전략 사업전략 기반 투자 및 재무전략 등이다. 김 대표는 “이번 중장기 전략은 글로벌 해운물류기업으로서 미래에도 생존 및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사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국적선사로서 책임을 다하고 글로벌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다각도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우건설, ‘풍무역 푸르지오 시티’ 분양… “서울 옆세권 하이브리드형 오피스텔”

    대우건설, ‘풍무역 푸르지오 시티’ 분양… “서울 옆세권 하이브리드형 오피스텔”

    대우건설은 경기 김포 풍무2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에 짓는 ‘풍무역 푸르지오 시티’를 다음달 분양한다. ‘풍무역 푸르지오 시티’는 김포시 풍무동 풍무2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 10블록 2로트 일원에 지하 4층~지상 10층의 1개동 규모로 건립되는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전용면적 64·67·82㎡ 총 288실 6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오피스텔과 함께 지상 1층 23호실 규모의 판매시설도 공급된다. 단지는 김포 풍무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는 48번 국도, 김포대로를 비롯해 올림픽대로 및 김포한강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등이 있다. 또한 김포신풍초교, 풍무도서관 등의 교육시설이 가깝고 이마트트레이더스 김포점, 홈플러스 김포풍무점, CGV 등의 생활편의시설이 인접했다. 선수공원, 새장터공원 등 근린공원을 비롯해 풍무국민체육센터, 김포시민회관 실내체육관, 김포종합운동장 등 문화시설도 있다. 단지는 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는 100% 지하주차장으로 지어지며, 지하주차장은 택배 차량 진입이 수월하도록 설계된다. 풍무역 푸르지오 시티는 아파트보다 청약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100% 추첨제가 적용되며, 거주지역 제한이나 주택 소유 여부 등과 상관없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할 수 있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 계산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를 보유해도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자 자격도 유지된다. 견본주택은 경기 김포시 풍무동 268-13번지 일원에 마련된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옆세권으로 불리는 김포시 일원에 실거주와 투자 수요 모두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형 주거형 오피스텔로 공급되는 만큼 인기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포착] ‘아무도 몰랐다’…137년 만에 그림 뒤에 숨은 고흐 자화상 발견

    [포착] ‘아무도 몰랐다’…137년 만에 그림 뒤에 숨은 고흐 자화상 발견

    네덜란드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이 무려 137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해당 자화상은 단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매우 우연한 기회에 발견됐다. 영국 아이뉴스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에든버러에 있는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의 전문가들은 반 고흐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던 중 한 작품에서 ‘수상한’ 이미지를 발견했다.문제의 작품은 고흐의 1885년 작품인 ‘소작농 여인의 머리’(Head Of A Peasant Woman)다. 미술 전문가들은 해당 작품을 엑스레이(X-ray) 촬영한 결과, 그 뒤에 숨어 있던 한 남성의 신비한 이미지를 발견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목에 느슨하게 목도리를 묶었으며, 수염이 난 얼굴로 강렬하게 응시하는 그림 속 남성은 다름 아닌 반 고흐였다. 고흐의 자상화가 ‘숨겨져 있던’ 해당 작품은 에든버러에서 활동하는 변호사인 알렉산더 메이트랜드가 국립미술관 컬렉션에 기증한 이래 수천 명의 방문객이 직접 관람한 그림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림 뒤에 고흐의 자화상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작품이 제작된 시기를 감안하면, 해당 자화상은 최소 137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셈이다.이 자화상은 1887년에 완성된 고흐의 자화상인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과 비교적 유사하다. 자화상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전문가들은 “반 고흐는 생전 그림 그리는데 들어가는 돈을 절약하기 위해 종종 캔버스를 재사용했다. 때로는 그림을 뒤집고 뒷면을 사용하기도 했다”면서 “‘소작농 여인의 머리’ 작품 뒤에 숨겨져 있던 그림은 반 고흐의 자화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흐의 자화상은 그가 파리로 이주한 후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접한 시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당시의 경험은 고흐에게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여전히 존경받는 다채로운 표현력의 그림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프랑스 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프랑시스 파울은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한 발견이자 스코틀랜드를 위한 놀라운 선물과 같다”면서 “그림의 엑스레이 촬영 사진을 보았을 때 곧바로 자화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측은 현재 두 그림을 ‘분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두 작품을 분리할 가능성은 있지만, 분리 이후 섬세한 보존 작업이 필요한 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술관 측은 이달 말부터 열리는 전시회에서 빛 기술을 이용해 새로 발견된 고흐 자화상의 엑스레이 이미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인민영수/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민영수/박홍환 논설위원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세상의 어머니들은 가족들의 닳아 해진 옷을 깁느라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특히 깃과 소매가 잘 해졌는지, 오랫동안 입힐 요량으로 아예 새 옷의 깃과 소매에 옷감을 덧대 보강한 뒤 자녀들에게 입히는 일까지 있었다. 그래서일까. 옛날부터 고관대작의 옷깃과 소매는 아예 두텁게 만들거나 심지어 금을 덧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깃과 소매를 뜻하는 영수(領袖)라는 한자어가 최고지도자의 별칭이 된 이유는 그래서다. 영수가 지도자를 뜻하는 단어로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중국 당나라 시기 편찬된 ‘진서’다. 서진의 창시자인 문제는 조정회의 때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충신 위서를 거론하며 “위서는 당당했고, 사람들 가운데 영수였다”고 말하곤 했다는 구절이 진서에 나온다. 국내 정치에서도 영수라는 표현은 낯설지 않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회담을 영수회담이라고 칭했고, 주요 정치지도자들 간 회담답게 영수회담은 대부분 중요한 정치적 변곡점이 되곤 했다. 국내 정치사에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열렸다. 영수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이 세상을 떠난 이후 사실상 폐기된 호칭이다. 너무도 극존칭이어서 그 이후 누구도 감히 사용할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실제 근현대 중국에서 영수 칭호를 받은 인물은 쑨원과 마오쩌둥 2인뿐이다. 쑨원에게는 ‘혁명의 선구적 영수’, 마오쩌둥에게는 ‘위대한 영수’라는 수식어가 붙여졌다. 현대 중국에서 영수는 인민을 위한 일념으로 평생을 헌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호칭으로,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오늘의 중국을 만들어 낸 덩샤오핑마저도 스스로 그 호칭을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호칭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민영수’ 칭호가 부여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이 사실상 ‘살아 있는 영수’로서 퇴임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중국 인민들이 과연 그 호칭에 고개를 끄덕일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이 시주석 1인 체제를 공고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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