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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호 오늘 11승 도전

    박찬호(27·LA다저스)가 ‘투수들의 무덤’을 딛고 11승 사냥을 위한 원정길에 오른다.박찬호는 26일 오전 10시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의 요시이 마사토(35)와 재대결한다. 해발 1,600m 고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의 저항이 적어 ‘홈런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투수들에게 불리한 구장.박찬호는 올시즌 쿠어스필드에서 1승1패 방어율 11.57로 부진했지만 통산 3승1패를 거뒀다. 기압이 낮기 때문에 변화구는 밋밋해지지만 시속 161km의 강속구를 뿌리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다양한 변화구를 자랑하는 요시이는 홈구장임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쿠어스필드에서 2승3패로 부진했고 최근 방어율 8.44로4연패에 빠졌다. 박찬호가 4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달성한 자신감으로 강속구를 던진다면 20승 달성의 교두보 구축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율 .381로 내셔널리그 타격선두를 달리는 콜로라도의 좌타자 토드 헬튼,21일 다저스전에서 역전 2점포를 날렸던 브랜트 메인 등이 요주의 인물.‘구세주’ 게리 셰필드(홈런 34개)와 숀 그린이 홈런포를 가동해 주느냐도 승수쌓기의 주요 변수다. 류길상기자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동질성 회복 어떻게

    “남북이 하루빨리 이질감을 극복하지 않으면…”과거 남북한의 화해나 통일을 말할 때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이런 전제를 내놓곤 했다.분단 55년만에 남북한은 다시 만나 함께 살기 힘들 만큼 이질적이 된 것일까.그러나‘6·15 공동선언’ 이후 국민들이 북한동포들에게 느끼던 이질감은 조금씩동질감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남북 사이 문화적 이질화의 실체는 어떤 것이고,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TV로 지켜보던 사람들 가운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솜씨에 감탄했던 사람들이 적지않았다.그리고는 다음 순간 김위원장의 말씨가 우리 이웃에 사는 북한 출신 실향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적지않게 놀라기도 했다. 분단 이후 남북 사이의 언어가 심각하게 이질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곧’을 북한에서는 ‘인차’라고 한다든지,‘몸무게를 줄여야지’를 ‘살을 깎아야지’라고 하는 등 다른 표현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렇다해도 서울 토박이와 경남·전남 토박이가 서로 만났을 때보다 결코 이해가 어렵지않다는 것을 김위원장의 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다양해진 언어생활은 우리말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특히 북한이 한자어를 포함한 외래어를 적극적으로 우리말로 고쳐쓰고 있는 것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코너킥’을 ‘구석차기’로 표현하는 등 어색한 점도 없지않다지만 ‘석실봉토분(石室封土墳)’을 ‘돌간흙무덤’으로 부르는 등 일부 북한의 우리말고고학 용어들은 정상회담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남쪽학계에 수용되는 추세다. 남북의 다양성은 예술분야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남북예술교류가 시작되면 무용계 사람들은 북한 전통예술인들의 춤사위가 동구의 영향이 진하게느껴지는 데 놀랐다. 반대로 북한쪽에서는 남한의 춤사위에서 서구전통의 개입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냉전 시대라면 ‘이질감의 심화’로 비쳤을 이런 현상이 최근에는 ‘바람직스러운 다양성’으로 해석된다. 생활문화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최근 북한의 가정을 방문했던 사람들에따르면 저녁식사를 할 때 아버지와 큰아들이 겸상을 하고 어머니와 다른 식구들은 다른 상에 모여앉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오히려 가족안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은 남쪽보다 북쪽이 더 큰 것 같았다고 전한다. 관혼상제에서도 제사 등의 형식은 달랐지만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민족 고유의 전통이 그대로 지켜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족안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은 식생활에서도 이른바 밥공장을 이용해야하는 협동농장의 상황이 조금 다르고,남쪽에 조미료를 사용한 짙은 양념에 입맛이 길든 반면 북쪽은 순수 담백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정도가 다를 뿐이다. 교육면에서 북한은 1945년부터 2년의 유치원 교육과 4년의 인민학교,6년의고등중학교 등 12년의 의무교육을 실시하여 100% 문맹퇴치를 1990년에 달성했다.12년의 의무교육을 마치면 대학에 진학하거나,공장·농장에서 일하거나,군대에 입대하는 3개의 길이 열려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 3년 이상 일하면 공장이나 농장에에서 일하는 사람도 직장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다.북한의 문맹퇴치율은 오히려 남한보다도높다.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남한과 북한의 높은 학력은 통일 이후동질성 회복에 큰 자산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문화적 이질감은 남한과 북한의 통일 혹은 통합과정에서 그렇게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대신 어떤 종류이든 ‘균열’양상이 보인다면 그것은 이질감 보다는 남한 주민들의 북한 출신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귀기울여야 할 것 같다. 독일에서도 통일 이후 동독주민들은 심각한 차별의 대상이 되어 설움과 열등감을 맛보았다.서독주민들은 동독 출신과 이웃에 살게 됐을 때 공포심마저느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동서독 주민의 긴밀한 교류가 오히려 서로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장수현 부산외국어대교수는 “조선족과 북한난민에 대한 남한주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감안하면 경제적·사회문화적 격차가 심각한 남북주민들이 만날 때 독일보다 훨씬 심각한 불신과 갈등이빚어질 것”이라면서 “따라서 단순한 문화의 이질감 극복이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구국의 뜻 되새기자/ 해외 항일유적 현황·실태

    중국 상해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필수 방문코스 가운데 하나는 홍구공원이다.이는 1932년 4월 29일 이곳에서 있은 천장절 기념식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주중 일본공사와 일본군 수뇌 수명을 폭살시킨 윤봉길 의사의 애국혼을느껴보고자 함이리라.윤의사 의거는 단순히 일제의 고관 수 명을 살상한 정도에 그친 게 아니라 당시 임시정부에 대해 미온적이던 장개석 정부의 마음을 돌려놓아 물심 양면의 지원을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일제강점기 항일세력들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러시아·미국 등지에본거지를 잡고 항일투쟁을 전개했다.이들이 활동근거지로 삼은 항일유적지는생생한 ‘민족혼의 현장’이라고 할수 있다.낯선 이국땅에서 접한 선열의 이 름이나 묘소,항일전적지는 후대들에게 애국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정부차원에서 이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수십권의 항일운동 관련 홍보책자보다 선열의 얼이 서린 ‘흔적’ 하나가 민족정신을 고취하는데 훨씬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1910년 한일병합으로 국권을 상실하자 항일세력들은 국내·외에서 국권회복투쟁을 전개하였다.이들은 1919년 전 민족이 궐기한 ‘3·1의거’와 같은 비 폭력 투쟁은 물론 안중근·윤봉길 의사로 상징되는 의열투쟁,그리고 청산리·봉오동전투와 같은 대규모 무력항쟁도 전개했다.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로 전개된 항일투쟁은 곳곳에 그 애국혼의 ‘흔적’을 남겨두고 있다.그 가운데 임시정부 청사 등 일부는 정부의 복원·보존 노력으로 상태가 양호한 것도 있으나 아직도 많은 유적들이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최근 보훈처가 전문가들의 조언과 자체 현장조사를 통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해외독립운동 관련사적(시설물 포함)은 모두 317개소로 파악됐다.이들중 244개소는 중국지역에 소재하고 있으며,흔히 ‘만주’로 불리는 동북3성일대에 163개소가 밀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러시아 36,일본 4,카자흐스탄 4,대만 2곳 등 총46개소이며,그밖에 미주지역 24개소(미국 22,멕시코 2),유럽지역 3개소(프랑스 1,네덜란드 2)등이다. 중국내 항일전적지는 동북3성 가운데 하나인 길림성에집중돼 있으며 그 가운데서는 용정(龍井)일대가 단연 으뜸이다.90년대 들어 중국관광이 늘어나면서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찾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용정이다.이곳은 우리귀에 낯익은 가곡 ‘선구자’의 고향으로 비암산,일송정을 비롯해 민족시인윤동주의 생가와 묘소가 있어 더욱 한국인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이밖에도인근 교외에 위치한 ‘3·13반일의사릉’을 비롯해 서전서숙·명동촌교회와‘봉오동전투’ 전적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인근 화룡현에는 3·1의거 이듬해인 1920년 10월 독립군이 일본군 3,000여명을 궤멸시킨 ‘청산리전투’ 현장과 대종교 3종사의 묘소가 남아 있다.흑룡강성 하얼빈에는 안중근의사의 의거현장을 비롯,경박호·사도하자 전투지가 남아있고,영안(寧安)에는 김좌진장군의 묘소와 김 장군이 운영했던 정미소,그리고 신민부 군정파본부,고려공산당 북만지부 건물 등이 남아있다.또요령성 봉천에는 편강렬의사의 전투현장,신빈현에는 양세봉장군 순국지·서로군정서 본부,단동에는 이륭양행(怡隆洋行)건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이륭양행은 당시 영국식민지인 아일랜드출신 무역상 윌쇼가 경영하던 건물로 임시정부는 그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교통국을 두고 국내와 연락거점으로 활용했었다.집안현,장백현 일대에는 독립군의 유적이 곳곳에 산재해있다. 1919년 임시정부가 수립돼 10여년을 머문 상해에는 임정 청사를 비롯해 임정기관지 독립신문사 터,윤봉길의사의 의거현장인 홍구공원(현 노신공원),애국지사 다수가 묻혀 있는 만국공묘(외국인 묘지),인성학교 등이 남아있다.북경에는 단재 신채호,우당 이회영 선생이 활동했던 흔적과 신한혁명단본부 자리가 남아있고,1932년 윤의사의거후 피난길에 오른 임시정부가 머물다간 진강,가흥,기강,장사,항주 등지에도 백범 김구 선생의 피난처를 비롯해 임정청사 이전지가 더러 남아있다.강소성 남경에는 의열단원들의 합숙지이자 민족혁명단의 본부였던 호가화원이 있다.서안에는 OSS훈련지와 광복군 2지대주둔지가,임정 마지막 정착지인 중경에는 임정 청사를 비롯해 광복군사령부본부건물(현 미원식당 건물) 등이 남아있다.국토 전역에 걸쳐서 항일투사들의 피와 혼이 서려있는 중국은 ‘항일전적지의 진열장’이라고 할만하다. 중국 다음은 러시아로 모두 36개소의 항일독립 유적지가 있다.일제 당시 연해주로 불린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최초의 한인거주지를 비롯해 신한촌,해조신문사 터 등이 남아있고,크라스키노에는 안중근 의사가 동지들과 ‘단지동맹’을 맺은 커리마을이 있다.하바로프스크에는 한인사회당 창당지와 지금은시민휴식공원으로 변한 독립군 전투지,그리고 1937년에 사망한 한인들의 무덤이 남아있다. 또 리르쿠츠크에는 고려공산당 창당대회지(현 레닌거리 23번지 인민의 집)와 이범윤 유배지 등이 남아있다.89년 소련붕괴후 러시아에서 분리된 카자흐스탄에는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의 옛집과 동상,묘소(크질오르다시 공원묘지)가 있으며,계봉우 선생의 묘소도 여기에 있다. 미국에는 한인 이민들이 처음 정착한 하와이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뉴욕 등에 민족세력들의 활동무대가 남아있다.하와이에는 당시 한인들의 구심체 역할을 했던 한인기독교회·한인기독학원을 비롯해 조선국민단 사관학교,하와이국민회관 등이 남아있다.샌프란시스코에는 전명운·장인환 두 의사가 친일미국인 스티븐스를 처단한 현장인 페어부두,스티븐스가 투숙했던 페어호텔이 90년이 넘는 세월속에서도 여전히 옛 모습을 지키고 있다. 이곳엔 대한국민회의 기관지 신한민보의 발간지(페리스트리트 232)도 여전히 남아있다.로스앤젤레스에는 애국지사이자 대표적 재미한인 지도자였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고가(남가주대 구내소재)와 흥사단중앙회관이 남아있다.이밖에도 캘리포니아 클로세트 윌로스에는 계원 노백린 장군의 한국비행단 설립지가,네브래스카주에는 박용만의 한인소년병학교 설립지(현 헤이스팅스 네브래스터니 농장)가 남아있다.구미위원회 관련 유적은 뉴욕에 있다. 그밖에 프랑스 파리에는 평화회의 대표관과 임시정부 파리통신국,네덜란드에는 ‘헤이그밀사’ 가운데 한사람인 이준 열사의 묘역과 데용호텔이 항일관련 유적지로 기록할 만하다.일본에는 2·8독립선언의 현장인 도쿄기독교청년회관과 김지섭·이봉창의사의 의거현장인 도쿄 궁성의 앵전문과 이중교 일대,즉 일본의 최심장부가 바로 항일유적지인 셈이다. 정운현기자 jwh59@
  • 출애굽시대 이집트왕 람세스1세 미라 발견

    3,000여년전 이집트 무덤에서 도굴된 출애굽시대 이집트왕 람세스 1세의 미라가 나이애가라폭포의 한 민간박물관에서 140년간이나 아무도 모른채 보관됐다가 발견됐다고 선데이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이집트학자들이 이 미라의 DNA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람세스 1세임을 제시하는 미라의 출처와 외모를 실험결과가 뒷받침해주기를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람세스 1세의 아들 세티 1세와 손자 람세스 2세의 몸에서 추출한DNA와도 비교하는 실험을 할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마이클 칼로스 박물관의 이집트학자들은 이 미라가 관과 사체를 쌌던 붕대는 사라지고 종이박스안에 안치돼있으나 팔을 엇갈려 놓은 형태와 내장을 제거한 기술은 이집트 왕족의 미라에서만 발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연합
  • 심포지엄 참석차 서울 온 佛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 소르망(56)이 심포지엄 참석차 내한,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졌다.소르망은 지난 15년동안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해 많은 예술가 정치인 기업인과 교분을 맺었으며,프랑스 총리 자문위원으로 있던 지난 96·97년에는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두차례 방북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방북 경험과 북한의 문화·예술 평가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는데 북한에 대한 그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소르망은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진짜 한국’인 척 하고 있다”면서 “전통예술을 그대로 재연하지만 대신 창작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그는 “북한을 거대한 박물관이라고도 하는데 살아 흘러가는 게 없는 점을 보면 거대한 무덤이나 다름없다”고 표현했다. 지난달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였다.소르망은 “그 만남이 한국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을 것은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유럽의 시각은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두 국가 지도자의 회담이라기 보다는 한 대통령과 한 독재자의 만남일 뿐이었다”고 말하고 “북한에 관한 모든 것은 북한내부에서 결정하지 외부 작용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앞으로 강경파와 협상파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고 그 결과에 따라 북한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예측했다. 그러나 소르망은 “한국의 햇볕정책도 찬성하고 정상끼리의 만남도 찬성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일이 한번에 풀릴 것처럼 기적을 바라지는 말라는 뜻”이라고 보충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때 한국이 자신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한 바 있다.오는 2002년 월드컵 때는 한국을 홍보하는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를 묻자 소르망은 당시 에피소드를 하나 공개했다.한국이현대국가임을 부각하는 데 급급하자 외국기자들은 ‘한국적인 게 뭐냐’를찾아나섰고 그 결과 정부의 폐쇄정책에도 불구하고 한 구석에 남아 있는 보신탕집을 발견했다는 것.그 보신탕집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사실을 예로 들면서 소르망은 “한국은 전통과 현대가 함께 숨쉬는 훌륭한 문화예술을 가진만큼 이를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잘라말했다.다만 외국에서는 한국문화가중국·일본 문화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이들과 다른 점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그는 한국음식이야말로 중국·일본과 차별이 되는 훌륭한 문화의 본보기라고 예를 들었다. 인터넷이 문화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도 소르망은 자신있게 답변했다. 그는 “인터넷이 세계화를 앞당겨 예술언어가 영어로 통합돼 간다든지,디즈니·코카콜라 문화가 전세계를 석권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잘 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세계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 소르망은 “인터넷은 이미 현대인의 삶에 일부가 됐으며 고립되던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그는 “프랑스인인 나는 프랑스어가 세계 공용어가 되기를 바라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영어라는)하나의 언어가 국제 커뮤니케이션의 공동도구가 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기자회견 자리에는 영국 기업메세나협의회 사무총장인콜린 트위드도 참석했다.두 사람은 이날 오후3시부터는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과 문화예술,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소르망은 “한국에는 타고난 예술가가 많으며 예술창작 활동도 매우 활발하다”고 치하하고 이같은 문화적 힘이 곧 경제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따라서 기업이 문화활동을 적극 지원,세계에 문화적 이미지를 높이면 수출 등 경제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원기자 ywyi@
  • [사설] 422일, 천막농성의 숙원

    시국관련 의문사 진상규명의 길이 열렸다.4일 국무회의가 민주화운동 관련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시행령을 확정함에 따라 이달 안에 9인 규명위원회가 구성되고 다음달부터는 의문사에 대한 진정을 받아 조사활동을 시작하게된다. 현재 유가족협의회가 잠정 집계하고 있는 의문사는 45건이다.이중에는 73년 중앙정보부에서 의문사한 최종길(崔鍾吉) 서울법대 교수,75년 등산 도중 의문사한 장준하(張俊河)씨,89년 수배중 의문사한 조선대생 이철규씨·중앙대생 이내창씨 사건도 포함된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오늘이 있기까지 대의를 위해 싸우다 죽어간 사람들에대해 너무 무심했다.오늘 우리가 이나마 자유와 민주를 누릴 수 있는 것이그들의 희생 덕택일진대 진작 그들의 죽음에 얽힌 의문만이라도 규명됐어야했다.그것은 422일간에 걸친 유가족들의 천막농성이 아니라도 살아서 화합을운위하고 21세기를 노래하는 우리들의 당연한 책무가 아닌가. 이 일의 목적은 특별법과 시행령 명칭에 나타난 ‘명예회복과 보상’에만있지 않다.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넋이라도 위로해주자는 차원은 더욱 아니다.그 진정한 의미는 과거 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적 공인,폭압권력에 대한 심판,그리고 부당한 권력에 대한 불복종 저항권의 국민적 확인일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시행령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있다.다행히 4일 발표된시행령은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민주화운동의 범주 및조사대상 등에 있어서 시민단체의 안과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규명위원회에 압수수색 등 실질수사권이 없고 소매치기범도 시한이없는데 비해 6개월에 1차 3개월 연장가능이라는 시한이 정해진 점,가해자나결정적 증인의 해외도피 등에 대한 방비책이 없는 점 등은 우려되는 부분이다.여기에다 의문사 관련,가해세력의 음성적인 방해책동도 예상된다.시행령제정과정에서 확인됐듯이 매사에 축소지향적인 일부 관료들의 자료제출 거부등 비협조적인 자세도 예상된다. 진상규명위원으로 위촉될 사람들,그리고 이 사건에 직·간접으로 관여할 인사들에게 주문한다.특별법 제정 목적이 의문사의 진상규명에 있는 이상법운용의 보다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의문사 진상을 이 기회에 규명하지 못하면 영원히 미궁에 빠져버리기 때문이다.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의 죽음에 얽힌 의문을 덮어둔채 국민소득이 어떻고,인권이 어떻고 해봤자그것은 회칠한 무덤에 불과하다.진상규명위와 그 관련자들의 사명감이 요구된다.
  • [끊이지 않는 지구촌 분쟁](5)짐바브웨 흑백 갈등

    지난 4월 중순,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흑인들의 백인 농장점거 및 살상이 격화되면서 서방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했다.짐바브웨는 흑백간 화해로 새로운 도약을 일군 남아공의 접경 국가.21세기 초입의 국제사회에 새로운 과제를 던진 짐바브웨의 흑백토지 분쟁은 3개월로 접어든 지금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지난 2월 이후 흑인들에 의해 습격당한 백인 농장은 모두 1,600여개.백인 4명을 포함,33명이 숨졌다.백인들로 구성된 민간농장주연맹(CFU)은 하루에 5번꼴로 농장습격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힌다. “백인의 땅을 짐바브웨의 주인 흑인들에게”란 슬로건으로 흑백 유혈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은 지난 달 24∼25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사태해결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갈등의 배경. 짐바브웨 토지 소유권 갈등은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하면서 시작됐다.그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오른 무가베 대통령은 이때부터 “백인의토지를 토지 없는 흑인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앞서 1890년부터 짐바브웨에 정착한 영국인 중심의 백인들은 광산과 담배농장 등 알짜배기 땅을 모두 거머쥐었다.1923년 정식으로 식민지로 접수한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헐값에 땅을 분배했다. 짐바브웨 백인 인구는 7만명.0.6%에 불과한 이들이 토지의 32%를 차지하고있다.농장수는 4,500여개로 짐바브웨 비옥한 토지의 대부분이 이에 속한다. 반면 흑인들이 소유한 땅은 38%.대부분 극심한 한발지역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다.소수 백인과 나머지 흑인들의 극심한 빈부격차는 당연한 일. ●서방의 시각. 20년 독재통치기간 중 부패 등으로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한 무가베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집권연장을 위해 사태를 꾸몄다고 보고 있다.짐바브웨 야당도 같은 시각이다.무가베 대통령은 ‘식민시대의 청산’‘제국주의 타파’‘우리 땅을 짐바브웨 주인인 흑인손에’를 외치며 민족의식을 자극하고 있다.짐바브웨 독립전쟁 참전전우회(ZNLWVA)가 중심이 된 토지 몰수단은 전국의 백인소유 농장들을 돌며 농장주를 감금,폭행하고 농장에 고용된 흑인들을살상하고 있다.짐바브웨 경찰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총선 직전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무가베는 몰수대상 농장 804개를 발표,보상없이 토지를 강제 접수할 수 있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과의 관계. 대부분 자국 정착민의 후손인 백인을 보호하기 위해 나선 영국 정부는 짐바브웨 정부에 대해 지난 20년간 토지 개혁을 위해 지원한 400만 파운드의 돈이 모두 무가베 대통령 측근에 돌아갔다며 경제제재 및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남아공 등 영연방 국가들도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전망. 총선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이끄는 짐바브웨 아프리카민족연합 애국전선(ZANU-PF)이 승리하긴 했으나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 확보엔 실패,‘토지 무보상 강제몰수법’을 추진하는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특히 야당의 약진은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20년 동안 3명 이상의 의원을 낸적이 없는 야당은 이번에 민주변화운동당(MDC)이 도시에서 선전,58석을확보했다. 당수인 모건 츠반지라이는 2002년 대선의 강력한 후보. 백인소유농장의 무조건적인 몰수가 아닌 점진적 국유화,고용 우선 해결을 내세운다. 서방의 지원도 받고 있다. 이에 심적부담을 느끼고 있는 무가베가 경기침체와 직결되는 토지몰수 등강공책을 그대로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짐으로써 해결전망에 한가닥희망을 던져주고 있다.영국 등 국제사회 개입정도도 흑백토지 유혈 분쟁 타개의 관건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무가베 대통령 '독립영웅'서 '독재자' 전락. 최근의 흑백 토지 유혈 분쟁을 사주하고 있다는 비판의 도마에 올라 있는로버트 무가베 대통령(76).80년 독립과 함께 집권,20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했다.그에 대한 서방 언론의 정의도 ‘혁명적 독립 영웅’에서 ‘아프리카의전형적인 독재자’로 변해왔다. 백인 통치시절인 66년부터 13년간 게릴라 지도자로 이름을 날린 무가베는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독립과 함께 실시된 자유총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뒤 취임사에서“백인이 훔쳐간 땅을 재분배하겠다”며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인들에게 ‘약속의땅’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다. 그는 자신의 통치 철학은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에서 배운 것이라고 주장해왔는데 80년대 초반 영국으로부터 받은 토지개혁 지원금을 측근들과 나눠쓰는 등 권력층 부패 고리를 형성하면서 집권욕에 눈이 먼 독재자란 오명을 얻기 시작했다. 1924년 백인들의 담배 농장에 둘러싸인 쿠타마 미션이라는 두메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인종간 경제적 불평등을 실감하며 자랐다. 정치에 입문하기전 20년동안 교사생활을 했던 무가베는 ‘교육이야말로 최대의 투자’라는 신념의 소유자.영국 언론들은 무가베의 유일한 업적을 ‘교육 투자’로 꼽고 있다.짐바브웨 문맹율은 15% 이하.아프리카 국가 가운데교육수준이 가장 높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무가베의 교육정책이 무가베 스스로 판 무덤이라고 말한다.이번 총선 결과에서 드러났듯 도시의 젊은 층들이 짐바브웨 문제의 원인을 정부 부패와 국정운영 실패에 있다는 분석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투표율도 65%로 사상 최고였다. 무가베 대통령은 일흔 여섯의 나이를 무색하게할 정도의 왕성한 기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영국 언론들은 그의 잇단 해외순방과 쉼없는 국정운영을 젊은 기자들과 관료들이 쫓아가지 못할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새벽 4시에 어김없이 기상,체력단련을 하고 있으며 97년엔 일흔 세살의 나이로 두번째 부인 그레이스(35)와 사이에 세번째 아이를 얻기도 했다. 김수정기자
  • 촬영 현장/ MBC ‘뜨거운 것이 좋아’

    오는 10일부터 방송되는 MBC 월화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가 제목값을톡톡히 치르고 있었다.촬영 초기부터 찜통더위에 시달리더니 지난 5일에는수도권의 낮 최고기온이 34도에 달한 가운데 야외촬영을 가져,출연진들이 녹초가 됐다. 이날 촬영은 서울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양평의 호숫가에 위치한 흰색 단층 별장에서 이뤄졌다.LG화학 소유인 이 별장은 숲속에 파묻혀 있는데다 별장 앞으로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잔디밭 왼쪽 바로 옆에는 모터보트가 떠다니는 시원한 팔당호가 보여 풍광이 멋지다. 이날 촬영은 돈많은 전직 국회의원이자 극중 여주인공 현미래(명세빈)의 아버지인 현 회장(김용건)이 자신의 별장에서 젊은 부인(홍진희)과 한가롭게일광욕을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여기에 잔디밭 한켠에 있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던 미래가 이들의 이야기에 끼여든다. 김용건,홍진희 두 사람 모두 연기경력이 만만치 않지만 더위에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대사를 계속 놓치는 바람에 두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여러번 다시찍었다.김남원 PD가 대본에 나와있는 코믹연기를 주문하자 김용건씨는 시연을 해보더니 “연기가 이상한데 하지 말자”라며 녹록하지 않은 연기경력을 보여줬다. 촬영이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오디오맨이 제동을 건다.“기차소리가 잡혔어요”라는 말에 “너,철도청에 전화 안했니?”라며 누군가 농담을 해보지만더위에 지친 제작진은 그냥 무덤덤하다. 실제 촬영이 이뤄진 별장에는 수영장이 없었다.수영장 장면은 다른 곳에서촬영해 편집된다.이날 촬영에서 명세빈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나오기로 했었다.그러나 ‘노출연기’가 부담스런 그녀는 제작진과의 신경전을 펼친 끝에 짧은 반바지와 민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했다. 전경하기자 la
  • 국민드라마 ‘허준’ 내일 막내린다

    MBC ‘허준’이 27일 64회로 막을 내린다.지난해 11월22일 첫방송 이후 7개월간의 긴 여정이 마무리지어진다. 그동안 ‘허준’은 시청자들의 TV시청행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연령과세대를 초월한 고른 시청자층,그리고 높은 재방송 시청률 등은 ‘허준’이‘국민드라마’였음을 증명한다.시청률조사기관인 에이씨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허준’이 62회까지 방송되는 동안 100가구 중 3가구만 ‘허준’을 보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TV를 외면하던 시청자들이 ‘허준’이 방송되는 월화 밤10시대에 TV를 켜면서 TV 전체시청률이 지난 3년간 평균치보다 10% 정도 높아졌다.‘허준’이 기록한 최고 시청률 63.5%는 사극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며 92년 이후방송된 드라마 중 4위다.1위는 ‘첫사랑’(65.8%),2위는 ‘사랑이 뭐길래’(64.9%),3위는 ‘모래시계’(64.5%). 폭발적 인기의 비결은 서자 출신의 허준이 어의(御醫)가 된다는 성공담과심의(心醫)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휴머니즘이 결합돼,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얻었기 때문이다.여기에 임현식 이희도 김해숙 등 중견 연기자들의 감초연기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을 재미있게 만들었다. 물론 가장 큰 힘은 대본과 연출이다.작가 최완규는 극중 인물의 애정과 대립관계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극적 긴장감을 팽팽하게 당겼다.방송관계자들은 따라서 ‘허준’의 성공에는 작가 최완규의 몫이 가장크다고 말한다.사극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이병훈 PD의 깔끔한 연출도 주효했다. 방송의 끝은 예진이 장식한다.허준은 동의보감을 완성한 뒤 다시 어의가 돼달라는 광해군의 부탁을 거절하고 산음에서 역병환자를 돌보다 자신도 역병에 걸려 숨을 거둔다.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그의 무덤을 찾은 예진.“그분은…땅속을 흐르는 물같은 분이셨지.태양 아래 이름을 빛내며 살기는 쉬운 법이란다.어려운 것은 아무도 모르게 땅속을 흐르며 목마른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거지”라며 허준을 회상한다. ‘허준’ 뒷풀이도 마련됐다.MBC는 7월3,4일에는 NG모음,허준 신드롬 등을모은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전경하기자 lark3@
  • 조선시대 산릉제례 재현

    조선시대 왕과 왕비에 대한 제사의식의 하나인 산릉제례(山陵祭禮)가 재현된다. 문화재청은 ‘건원릉 친향 기신제’(健元陵 親享 忌辰祭)를 27일 11시30분경기도 구리시 동구릉에 있는 조선 태조의 무덤 건원릉에서 봉행한다. 기신제는 초헌관(初獻官)이 장막(大次)에서 제례복으로 갈아입은 뒤 가마(小輿)를 타고 배향관(配享官)과 함께 정자각(丁字閣)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하여 21명의 제관과 종친·문무관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조선시대 초에는 왕과 왕비가 승하한 뒤 대상 다음 다음 달에 지내는 담제까지 매월 초하루 및 보름(朔望)과 정초·한식·단오·추석·동지·그믐 등 속절(俗節)에 왕 또는 왕세자가 능에 행차하여 제례를 행하고,담제 후에는 경복궁 문소전(文昭殿)에서 기신제(忌辰祭)를 지냈다. 그러다 임진왜란을 겪은 다음부터는 담제 이후에도 산릉에서 기신제를 봉행했다고 한다. 산릉제례는 문화재청이 지난 1997년부터 관계전문가의 철저한 고증을 거쳐해마다 재현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현대-다임러 “대우차 인수” 합의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자본제휴와 대우자동차 공동인수 참여 등포괄적인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현대차는 23일 “양사의 최종 마무리작업을 거쳐,오는 26일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번 제휴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맞대결로 점쳐지던 대우차 인수전이 완벽한 ‘3파전’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새국면을 맞게 됐다. ◆제휴 의미 양사간 제휴는 한국 자동차업계가 ‘글로벌 경쟁체제’에 본격편입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앞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판도변화에 결정적인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자동차업계에서는 소형차 생산에 경쟁력을 가진현대와 중·대형차 중심의 다임러의 제휴가 지역·차종간의 공백을 완벽히메워줄 수 있는 ‘환상적인 카드’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사의 이해득실 현대차로서는 지분 9.9%(2,049만주·6억달러)를 주당 시세인 1만6,000원대의 두배가량인 3만2,700원을 받고 다임러측에 매각,수평적자본제휴를 성사시킴으로써 다임러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돼 대외신인도를높이는 효과를 거두게됐다. 다임러측은 아시아시장의 맹주를 노려 볼 수 있는 발판을 다지게 됐다.소형차 생산에 경쟁력이 떨어진 미쓰비시의 결점도 현대차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제휴 내용 대략 지분제휴,월드카 공동개발 등 5가지다.하이라이트는 대우차 인수 공동참여로,국내부문은 현대차가 19.9%,다임러와 채권단이 각각 40%의 지분을 갖기로 해 다임러에 경영권을 주기로 했다. 지분 제휴는 다임러가 현대차 지분을 9.9%만을 보유하고,상용차 합작부문에서는 전주공장의 지분 50%를 다임러측에 내주고 공동 경영하기로 했다. 월드카는 다임러-미쓰비시-현대차 3자 공동개발로 하되,우선 리터카 개발에주력하기로 했다. ◆본격 가동되는 대우차 인수전 현대차-다임러는 대우차 인수전이 양사의 운명을 가르는 최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사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양사의 제휴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선점을 놓고 GM과 포드에 도전장을 내는 첫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쟁상대인 GM과 포드는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무덤덤해 하면서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주병철기자 bcjoo@
  • ‘북한의 문화재와 문화유적’ 전집 5권 출간

    길게 찢어진 눈에 길쯤한 코,짙은 눈썹과 콧수염 그리고 성긴 구렛나루.머리에 백라관을 쓰고 오른손에 부채를 든 그는 근엄하면서도 자애로운 표정으로지긋이 내려다 보고 있다. 북한에서는 고국원왕릉으로 부르고,남한에서는 ‘동수묘’라는 이름으로 더유명한 황해남도 안악군 오국리 안악3호분 주인공의 모습이다. 1,500년도 더된 옛 고구려 사람이 생생하게 되살아나 21세기에 사는 후손을만난다.최근 서울대 출판부가 펴낸 ‘북한의 문화재와 문화유적’1권 38쪽에담긴 고분벽화 장면이다.한 장을 더 넘기면 ‘보름달처럼 훤한’여주인의넉넉한 풍채를 만난다. ‘북한의 문화재와 문화유적’은 제목 그대로 북한이 보유한 우리 민족의 귀중한 유물·유적을 한데 모은 원색 도록집.원전은 북한이 문화예술부·문화보존총국·조선중앙력사박물관 등 관련기관을 총동원해 20권으로 발간한 ‘조선유적유물도감’이다.중국 연변대 고적연구소가 조선출판물 수출입사와계약한 것을 서울대 출판부가 양도받아 5권으로 편집,영인했다. 서울대 측은 재편집하면서 우리가아직 갖지 못한 문화재를 주로 넣었기 때문에 고고학 역사학 미술사학 민속학 복식학 전공자들은 풍부한 새 자료를확보하게 됐다. 게재한 원색 사진의 선명도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안악3호분과 ‘유주자사 진(鎭)’의 무덤인 덕흥리고분 등의 벽화는 남쪽에서도 널리 활용해 왔다.그러나 이번 전집에 담긴 사진만큼 선명한 자료는 없었다.벽화고분의 성격상 줄 하나,색상 한쪽이 분명해도 해석에 차이가 생기는만큼 연구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해 학술쪽 교류가 활발해지리라고들 전망하지만앞으로도 한동안은 남쪽 학자들이 방북해 그쪽 문화재를 직접 연구하기가쉽지 않다.그런 면에서 이 전집의 발간 의의는 더욱 돋보인다.한질에 18만5,000원,문의는 (02)733-9680. 이용원기자 ywyi@
  • 우즈 버디행진…단독선두

    ‘마스터스·PGA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까지’-.타이거 우즈의 상승세가 거침없다.세계랭킹 1위 우즈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1 6,846야드)에서 개막된 제100회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4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로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를 1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97년 마스터스,99년 PGA챔피언십에 이어 통산 3번째 메이저 타이틀 도전이다. 시즌 4승으로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우즈이지만 US오픈 선두에오른 것은 프로데뷔 후 처음이며 65타는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의 18홀최저타(종전 66타)기록. 4번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우즈는 7번홀(파3)에서 6m짜리 중거리 버디퍼팅을 성공시켜 전반을 2언더파로 마무리한 뒤 10·13번홀에서도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거푸 버디를 낚아 상승세를 탔다. 기세가 오른 우즈는 14번홀(파5)에서 1m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뒤 18번홀(파5)에서도 세컨드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진 위기를 절묘한 벙커샷으로 탈출,버디로 연결시켜갤러리의 탄성을자아냈다. 이날 경기는 가시거리가 91m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어지자 중단돼 75명의 선수들은 17일로 경기를 미뤘다.우즈는 “늘 있어왔던 ‘6월의 어둠(JuneGloom)’일 뿐”이라며 태연했지만 18번홀에서 무려 14타를 치며 경기를 포기한 존 댈리 같은 선수에게는 ‘6월의 무덤’이 된 경기였다. 히메네스는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6타를 치며 단독 2위에 올랐고메이저대회 4관왕인 닉 팔도(영국)도 13번홀까지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3개로 4언더파를 기록,존 휴스턴과 함께 공동 3위를 달렸다. 류길상기자 ukelvin@
  • 프랑스오픈테니스 ‘스타들의 무덤’

    올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026만달러)에서 세계 톱랭커들이 예선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스타들의 무덤’으로 부상한 대회 첫 희생자는 세계랭킹 2위 피트 샘프라스(미국).메이저대회에서 12차례나 우승한 샘프라스는 지난달 30일 마크 필리포시스(호주)와 풀세트 접전끝에 2-3(6-4 5-7 6-7 6-4 6-8)으로 져 95년이 대회 1회전 탈락의 악몽을 재연했다.샘프라스는 96년 4강진출이 대회 최고성적일만큼 클레이코트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4월 허리부상을 당해 컨디션이 좋지않던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세계2위)도 1일 도미니크 반 루스트(벨기에·세계22위)와의 경기에서 1-2(7-64-6 3-6)로 역전패했다.3번째 세트에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며 무너진 데이븐포트는 “회복기간이 너무 짧았다”며 애써 미소지었지만 이달말 윔블던대회 전망마저 어둡게했다.반면 지난 3월 어머니를 여의고 실의에 빠졌던 루스트는 생애 최고의 승리를 낚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앞서 세계 8위 니콜라스 키퍼(독일)도 1회전에서 잔-마이클 갬빌(미국·69위)에게 0-3(3-6 5-7 1-6)으로 완패,이변을 예고했었다. 한편 1일 열린 나머지 경기에서는 안드레 아가시(미국),비너스 윌리엄스(미국),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 등이 2회전에 안착했고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는 3회전에 올랐다. 류길상기자 ukelvin@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1)잃어버린 먹거리

    내가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은 지금은 먹을 수 없다거나 만들 수가 없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그때의 맛이 나지 않는다는 소리다.사람이 변했든지 세월이변했든지 했을 터이다. 나는 다 알려져 있듯이 만주에서 태어났고 해방이 되면서 외가가 있던 평양으로 나와서 다섯 해를 살았다.따라서 기억이 나는 것은 평양에서의 한 두해가 될 것이다.태어나자마자 줄곧 피난 길이었는데 이것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팔 년 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평양에서는 이른바 적산집이라고 일본인이 버리고 간 이층 목조 집에서 살았는데 가파른 나무 계단과 모든 방마다 다다미가 깔려 있던 게 생각난다.방안쪽에는 또한 일종의 붙박이 벽장인 오시이레가 있어서 혼자 들어가 숨기에맞춤했다.오시이레 안에서는 나프탈린 냄새가 났다.그 냄새는 우리 가족이륙색이나 봇짐을 지고 이리 저리 남한의 산하를 돌아다닐 적에도 내내 따라다녔던 냄새였다. 우리 식구가 아버지의 취직으로 남한으로 내려올 때 삼팔선을 넘었는데 해주의 어느 사공 집에서 저녁을 먹었던 일이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갯가에서 흔하게 주을 수 있는 작은 게를 장에 조린 반찬이 신기했다.앙징맞게 작았지만집게발과 두 눈의 생김새가 그대로 있는 통째로의 게여서 입 안에 넣기가어쩐지 징그러웠다. 나는 나중에 어른들에게 듣고서야 거기가 개성의 피난민 수용소임을 알았는데,지금 기억에 남은 건 운동장의 무너진 담 사이로 보이던 작은 언덕에 봉긋봉긋 솟아난 한아름 크기의 새 무덤들과 그 앞에 사이다 병에 꽂아놓은 들꽃들이다. 만주에서부터 육로로 나온 일본인 귀환자들이 많았다는데 대부분의 작은 무덤은 그들 어린 아이들의 것이었다고 한다.내게는 다만 사이다 병에 꽂힌 들꽃들이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다.서울에 와서도 효창동의 일본집들이가득찬 골목에서 세를 들었는데 분위기는 평양의 이층 집과 비슷했던 것 같다.하여튼 그 시절에 길 위에서도 새로운 고장에 도착했을 적에도 언제나 어른이 내 손에 쥐어준 것은 김밥이었다.그냥 밥 몇 술을 펴담고,조글조글하고아작아작한 (단무지가 아니라)다꾸앙을 길게 박아서 마른 김 한 장에 둘둘만 김밥은 어린내 눈에 굉장히 커 보여서 아마도 오랫동안 손에 쥐고 자다깨다 하면서 먹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래된 일본식 집에 가서 무심코 오시이레 문을 열면 나프탈린냄새가 떠오르고 다꾸앙과 김밥 냄새가 나곤 했다.그 김밥은 요즈음에 패스트푸드가 되어버린 체인점의 김밥과는 달랐다.그 뒤 전쟁이 터지고 다시 피난길에 오르면서부터 김밥의 속이 달라지고 주먹밥이나 개떡을 먹는 일이 흔해졌지만 나중의 일이다. 해방 뒤부터 전쟁 때에는 물론이고 전후에도 오랫동안 양식이 부족해서 도회지에서는 밀가루로 연명하는 날이 많았다.어머니는 언제나 없는 재료로 아이들이 좋아할 뭔가 색다른 반찬들을 만들어내야 했다.그럴 적에 등장했던 것이 바로 ‘장떡’이었다.훨씬 뒤인 칠십년대에 와서야 어머니가 정식으로 어릴 적에 할머니로부터 전수 받은 진짜 장떡을 먹어보고서야 당시의 그것이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알았다.어머니가 당시에 된장국과 김치 한 보시기를달랑 올려놓기가 거북했을 때에 급조했던 장떡은 우리 형제들에게는 대단한특식이요 별찬이었다.어머니가 부엌에서 장떡을 지지는 냄새를 풍기면 우리어린 것들은 둥그런 밥상 주위에서 야,장떡이다 장떡! 하면서 맴돌았다. 어머니가 급히 지져낸 장떡은 사실은 고추장떡이었다.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거기에 고추장을 타고 그때 그때 눈에 띄일 때마다 파나 마늘이나 풋고추를 썰어 넣고 지진 기름끼가 도는 음식이었다.이것은 지져낸 당시에 방금 먹지 않으면 나중에는 흐물흐물해져서 풀때죽이 되어버리고 만다. 대개 장떡은 이북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방에 따라서 고추장을 넣든가된장을 넣든가 아니면 둘 다를 섞어 조리하기도 한다. 평안도나 황해도에서는 된장을 주로 쓰는데 밀가루와 찹쌀을 섞어서 맛을 돋굴 마늘이나 부추 또는 깻잎 등을 다져 넣고 시루에 쪘다가 한 낮의 햇볕에한 사날 말려서 갈무리해두고 먹을 때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지져 먹는다. 개성에서는 햇된장을 건질 적에 아예 장떡 조리용으로 소금을 치지 않고 두었다가 찹쌀가루와,다진 쇠고기며,깨,파,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어서 동그랗게 빚는다.그리고 앞서와 같이 말리거나 쪄두었다가 지져 내지 않으면구워서 낸다.여기서는 햇된장에 고춧가루를 섞는 것이 특징인데 그냥 고추장떡 보다 훨씬 맵쌀한 게 특징이다. 미나리와 부추를 섞어서 밀가루와 멸치가루 등속을 넣고 파 마늘 다진 것에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버무려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담백하게 그냥 즉석에서쪄먹기도 한다. 똥그랑뗑처럼 다진 쇠고기나 다진 돼지고기를 역시 으깬 두부에 섞어 된장고추장과 밀가루에 반죽해서 기름에 지져내기도 한다. 얼마 전에 큰 아이가 장가를 갔는데 사돈 댁의 법도에 따라 우리 집에 오면서 ‘이바지’ 음식을 며느리 손에 들려 보내왔다.한과니 전이니 과물이니는 제사 때 보던 것과 같은데 유난히 눈에 띄는 음식이 있었다.그것이 바로 사돈댁의 고향인 강화의 수수장떡이었다.수수를 빻아다가 찹쌀을 섞고 된장을넣어 부추와 마늘을 다져 넣은 것이었다.며늘아이가 말하기를,수수장떡의 주의할 점은 반죽할 때 절대로 물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란다.된장과 부추의 물기로 반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색깔을 보니 어두운 회색 빛인데 속으로부추의 푸른 빛이 어른거린다.강화의 장떡은 다른 지방과는 달리 수수로 빚으면서 그냥 날것인 채로 햇볕에 말린다는 특징이 있다.꾸덕꾸덕하게 한나절 햇볕에 말린 다음 그대로 쪄서 먹거나 역시 참기름에 지져 먹으면 된다.아이들에게는 조부모가 되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조촐한 젯상을 차리고 ‘이바지’ 음식을 드리고 참배했다. 그때 물이 스미는 것처럼 영등포의 그 작은 집 안방의 가난했던 밥상이며 어머니가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던 생각이 났다. 방은 두 칸이었고 마루방 하나가 딸려 있었는데 부엌은 비좁은 편이었다.시멘트로 바른 부뚜막에는 중간 크기의 쇠솥 두 개가 걸려 있었고 부엌 문 앞의 처마 밑에 숯을 사용하는 풍로가 있었다.어머니는 두 솥에다 밥과 국을짓고 풍로는 아궁이의 잔불이 사라진 다음에 밑불로 타다 남은 숯을 작은 부삽으로 꺼내어 풍로에 옮기고는 그 위에서 석쇠로 생선을 굽거나 찌개를 끓이거나 번철에 뭔가 지지곤 했다.나는 누나와 함께 가끔씩 부엌에서 어머니를 도와 잘 붙지 않는 밑불을 살리노라고 풍로를 돌리곤 했다. 우리는 비 오는 날이나 또는 일요일 오후에 어머니가 부엌 봉당에 주저앉아밀가루 부침개를 붙이거나 고구마를 삶거나 할 때에 나직하게 부르던 노랫소리를 기억한다.일본 노래도 부르고 전쟁 때에 나온 유행가도 불렀다.어머니는 당시 표현대로 교육을 받은 신여성 인텔리였다.그래서 나중에 전후의 가난이 어느 정도 가셨을 때에는 요리책에 나온 특별한 서양 음식도 해주곤 하였다. 제를 끝내고 아이들과 둘러앉아 물린 상을 먹으면서 그제서야 실로 몇 십년만에 장떡을 먹어 보았는데 어쩐지 물컹하고 아무런 맛도 없어서 저도 모르게 구워낸 굴비쪽으로만 젓가락이 가는 것이었다.아이들은 더해서 한 점을밥 위에 올려 놓고 떼어 먹는 품이 못내 내키지 않는 양이다.그래도 보낸 쪽의 성의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더해져서 서너 점을 먹고나니 밥이 한참이나 그릇에 남았는데도 벌써 배가 불렀다.수저를 놓고나서야 장떡의 미덕을알게 된다.밥을 보통 때보다 적게 먹었는데도 어쩐지 덧부룩하고 든든한 느낌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광주에 살던 시절 모시고 있었는데 광주사태 있고나서 내가당국의 권유로 제주도에 유배 비슷하게 머물던 그해 겨울에 돌아가셨다.암이라서 식구들도 모두 포기하고 병원에서 모셔내다가 진통제나 놓아 드렸다.아내가 내게 ‘노티’가 뭐냐고 물었다.글쎄…그게 뭘까,했더니 그네가 말했다.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몇번이나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
  • 시리아서 6,000년전 도시 발견

    [시카고 AP 연합] 시리아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빨리 도시문명이존재했음을 시사하는 6,000년 된 도시 유적이 발견됐다. 미국 시카고대학 동양학연구소는 23일 고고학자들이 ‘텔 하무카르’라 불리는 시리아 북동부의 거대한 흙무덤 밑에서 시가지 방호벽을 발견했으며 이 방호벽 등 일부 유적들은 적어도 6,000년 전에 복합적인 형태의 정부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의 발굴작업에 따르면,고고학자들은 현 이라크 지역인 티그리스강 및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수메르 지역에서 기원전 4,000년으로 추정되는도시 유적을 유일하게 발굴했을 뿐이다. 동양학연구소의 맥과이어 깁슨은 같은 시기인 기원전 4,000년경 유적으로추정되는 하무카르 유적이 발견됨으로써 수메르인들보다 더 빨리 도시문명이 시작됐을 수도 있다는 것을 추정해볼 수 있다면서 “도시문명의 기원에 대한 기존의 학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깁슨은 이번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고대 중동 고고학 세계학술대회에 이번 탐사 유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 남북정상회담 D-24/ 金대통령 준비 어떻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8일 실무접촉에서 합의서가 채택됨에 따라 정상회담 기본계획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기 시작했다.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상회담이 되도록 하겠다는 게 기본 구상이라고 한다. 김 대통령은 광주 5·18 기념식에서도 “실용적인 태도로 임하겠다”며 “다음 정권이 이를 받아 추진하면 남북간에는 전쟁가능성과 미움이 영원히 없어지고 평화속에 협력하는 그런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즉 과욕을부리지 않고 장래를 보면서 실천 가능한 일부터 추진해 나가겠다는 자세이다. 정부가 국빈방문 절차에 준하지 않고 실무방문 형식을 취하려는 것도 같은맥락이다.특히 국민여론과 우방국과의 협조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체류일정을 짜겠다는 복안이다.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이념적 상징물이 아닌공통의 역사현장 방문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평양 근교에있는 9개 ‘고구려 벽화무덤’과 남포시의 벽화무덤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도 김 대통령은 두,세차례의 정상회담이 단독회담이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한관계자도 “최소한 한차례 이상은 단독회담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를 위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예술적 감수성’에서 부터 대화스타일까지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 위원장과의정상회담이 평양방문 성과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특히북한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하면서 김 국방위원장을 예우하는 문제에 골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그동안 북한전문가와 대북 진출기업인들의 조언이 많은 참고가 되고있다”며 “이를 면밀히 분석해 기초자료로 삼을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또 “이달 말까지 공동기자단 구성 및 취재계획 등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끝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가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풍납토성…정부대책 안팎

    16일 정부가 밝힌 풍납토성 보존대책은 그동안의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는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그러나 이해 당사자들에게는 불만스러울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풍납토성 안쪽 주민들의 움직임이 크게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먼저 경당연립 현장의 발굴조사가 모두 끝나기 이전이라도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보존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추가발굴이 이루어짐에따라 늘어난 발굴비 부담도 정부가 부담할 수 있고,때에 따라서는 법 조문을고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문화재위원들이 보존쪽으로 결정을 내려 보상에 들어가든,아파트를 계속 짓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든 그동안 주민들의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 금융비용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뜻이다.‘제 무덤 파는데 제 돈을 쓰라는 꼴’이라고주민들이 반발해왔던 ‘발굴비용의 시행자 부담’ 원칙도 양보할 수 있다는유연성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일단 발굴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경당연립 현장에 국한됐다는 점에서 문화재 보호론자와 토성 주민 모두로부터 불충분하다는 지적을 받는다.토성 안쪽에는 22만6,000여평에 4만2,000여명이 살고 있으나 경당연립터는 221가구분 2,390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토성 안쪽 다른 지역에 대해 문화재청은 일단 ‘문화지구’로 지정하는 등다각적인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문화지구란 세제 등에서 일부 혜택이 주어지지만 쉽게 말해 개발을 제한하는 제도다.당연히 고층아파트를 짓는것은 불가능해진다. 현재 이 지역에는 고층아파트 41동과 연립주택 45동을 제외하면 다세대주택·단독주택이 빽빽히 들어차 있다.고층아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현재도 외환은행 주택조합은 발굴조사 허가를 요청하고 있고,미래마을 주택조합은 재건축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등 재건축사업이 상당 수준 진척돼 있다. 이들 모두 재개발에 따른 적지않은 시세차익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정부가 장기적으로 ‘슬럼화’를 통해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땅을 수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주민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토성 안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주민들의 재산권을 제한하기보다는 문화재 보호를 염원하는 전체 국민들에게 조금씩 부담을 나누는방향으로 풍납토성 해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이·팔 최악 유혈충돌…중동평화 또 암운

    [예루살렘·라말라(요르단강 서안)AFP AP 연합]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영토에서 15일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경찰이 격렬한 총격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 4명이 숨지고 양측에서 500여명이 부상하는 최악의 참사가 벌어져중동평화 앞날에 또다시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최근 4년만에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충돌은 52년전 이스라엘 건국으로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 유민이 발생한 ‘알-나크바(대재앙)’를 기념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대규모 시위가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전역에서 나흘째 계속되면서 발생했다. 시위에 참가한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1,600여명의 팔레스타인 죄수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이날 충돌은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시(市) 북쪽 베이트-엘 마을 부근에서 발생했다.지붕위의 팔레스타인 경찰과 도로 주변의 이스라엘 병사들이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팔레스타인 기자 등 민간인 수십명이 부상했다다. 또 요르단강 서안 북부의 나블루스 마을에서 벌어진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도중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1명이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나블루스에서는 1,000여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 관할지역에 있는 요셉의 무덤주변에서 행진을 벌이면서 심야까지 충돌이 이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20대 팔레스타인청년 1명이 또 숨졌다. 이날 충돌로 이스라엘군 병사 6명이 부상하고 이 가운데 1명은 중상이라고이스라엘측은 밝혔다.이번 유혈 사태는 이스라엘 정부가 예루살렘 인근 마을3곳을 팔레스타인측에 넘겨주기로 하는 등 일련의 유화 제스처를 취한 가운데 발생해 평화협상 전도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이스라엘 의회는 이날내각이 제출한 예루살렘 인근 3개 마을 이양안을 찬성 56,반대 48,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한편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충돌에 우려를 표명하고 사태 확산을 막아주도록 요구했다.바라크 총리는 또 팔레스타인측이 이날 사건의 경위를 명확히밝힌 뒤에만 3개 마을을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사태가 악화되자 데니스 로스 중동 특사를 다시 현지로 급파했으며양측에 폭력을 자제하도록 촉구했다.
  • 프로축구 / 구단들 “홈경기 무서워요”

    ‘홈은 프로축구단들의 무덤’-. 올시즌 프로축구에서 반갑지 않은 홈경기 패배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14일 5곳에서 열린 정규리그 삼성디지털 K-리그 첫날 경기에서는 홈팀이 전패하는 기현상마저 일어났다. 특이한 점은 대한화재컵에서 홈경기 승률과 팀 순위가 거의 비례관계를 이뤘다는 사실.일례로 홈경기 승률(평균 38%)이 가장 높았던 부천 SK(66.7%)와 전남 드래곤즈(60%)는 우승·준우승을 차지했다.반면 홈경기 승률이 가장낮았던 안양 LG(12.5%)와 대전 시티즌(25%)은 각각 조 꼴찌에 그쳤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구단들 사이에서는 “홈경기가 무섭다”는 말까지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프로축구 정규리그 개막전 5경기에서 홈팀들이 모두 패배하자 프로축구연맹에서는 올해 300만 관중 돌파 목표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어차피 팬들은 지역 연고를 가진 팀의 홈경기를 찾게 되는데 연속되는 안방 패배가 홈 관중들의 외면을 불러올게 뻔하기 때문. 사실 안방 패배는 대한화재컵에서 관중수 감소에 그대로 반영됐다.부산 아이콘스의 홈 승률이 25%에 그친 부산에서는 게임당 관중수가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지난해 평균 6,294명이던 관중이 올해 2,815명으로 줄어든 것.팀당 최다 관중 감소폭이다.이같은 현상들이 합쳐져 결국 대한화재컵전체 관중수도 지난해 대비 34.5%나 줄었다.지난해 총 69만615명이던 관중수가 올해 45만2,121명으로 줄어들었다.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프로연맹에서는 “연맹이 특정팀을 응원할 수도 없는 입장이니 구단들이 홈경기 승리를위한 고사라도 지내야 할 판”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해옥기자 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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