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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에 길을 묻다 8] 채진원 “진보정당 설계부터 잘못”

    민주노총은 내우외환에 빠져 있고 민주노동당은 ‘입법 전쟁’의 와중에 존재감이 엷다.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 희망을 품었던 이들에게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왜 이렇게 됐을까.. 국민승리 21부터 민주노동당 창당과 감격적인 원내 진입,그리고 그 뒤의 내리막길을 줄곧 지켜본 채진원(40) 전 민주노동당 의정정책실장은 애초의 정당 설계가 잘못됐다고 단언한다.채 전 실장은 10여년 민주노동당의 부침을 지켜본 경험을 녹여내 지난 1월 심사를 통과한 박사학위 논문 ‘민주노동당의 변화와 정당모델의 적실성’을 통해 ”최장집 고려대 교수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중정당 모델을 따라 민주노총이란 조직된 노동자를 물적 기반으로 삼아 창당된 민주노동당은 신자유주의화,탈이념화 상황에선 파편화된 노동자나 서민 대중을 대변하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진보에 길을 묻다’ 8회 주인공으로 3일 만난 채 전 실장은 “민주노총을 토대로 손쉽게 창당할 수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지기반을 민주노총 이외에 다수의 비정규직,서민에 확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민주노동당 퇴조의 원인을 짚었다.2004년 원내 진입한 민주노동당은 이듬해 울산 북구 재선거에서 충격의 참패를 기록한 뒤 당내 헤게모니가 정파 대표에서 원내 의원에게로 옮겨졌는데 채 전 실장은 이런 흐름에서 원내정당 모델이 더욱 적실성 있는 대안이라는 판단을 내렸고 이를 이번 논문에 담아낸 것이다. 그가 구상하는 원내정당 모델은 “국민과 소통능력이 있고 정책개발 능력이 있는 원내 의원이 시민사회와 연계해 수평적이고 느슨한 네트워크를 구축,생활정치적 요구들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이념과 계급,정파가 줄어드는 대신,서민들의 요구와 필요를 캐치할 수 있는 반응성과 이 과정에서 드러난 욕구를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해진다. 민주노동당이 안팎에 과시했던 진성당원제가 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정파 대표들에 의해 포획돼 사실 투표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발언권이 폭넓게 주어지지 않았던 것도 극복될 수 있다고 했다.그는 “촛불시위에서 보여준 역동성과 네트워크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고 했다.정당들이 시민들의 요구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해 보수나 진보나 모두 ‘의회민주주의의 무덤’이라고 개탄했던 상황을 면밀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 드러난 “다성악적인 진보를 구현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당 모델은 원내 의원들이 시민사회와 네트워크하면서 토의가 강조되는 원내정당 모델”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민주노동당이 진정한 개혁을 이루려면 물적 기반으로 삼는 조직된 노동자,정규직만을 더이상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선언하고 비정규직이나 서민 대중을 위해 기득권을 버릴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결코 놓칠 수 없는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 진정한 환골탈태란 주문이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한은 ‘특사의 무덤’ 만들지 말아야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한은 ‘특사의 무덤’ 만들지 말아야

    한국방송공사(KBS)가 만든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를 보면 차를 실은 조랑말들이 깎아지른 벼랑길을 가는 장면이 나온다. 천길만길 낭떠러지 길을 가는 아슬아슬한 광경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조이게 한다. 비슷한 일이 한반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북한이 벼랑길을 향해 계속 페달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 발사 준비를 서두르는가 하면 남쪽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군사행동을 경고하고 있다. 차마고도에서는 조랑말들과 마부 몇 사람이 죽으면 그만이지만 북한의 경우에는 페달을 밟는 쪽이나 이를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치명상을 입게 된다. 몇 번 당해 본 적이 있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북한의 의도이다. 북한은 하루빨리 오바마 행정부가 북·미 양자 대화에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고위급 인사가 나서는 대화에서 통 큰 합의를 만들어 내자고 보챈다.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과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북한이 그리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가 몹시 불만스러울 수 있다. 대북특사 임명이 특히 그럴 것이다. 중동이나 아프가니스탄과 비교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임명한 북한 특사는 경력과 격이 한참 떨어진다. 조지 미첼이나 리처드 홀브룩은 모두 국무장관 물망에 올랐던 거물이지만 스티븐 보즈워스는 차관보 수준의 경량급이라는 게 북한의 인식인 듯하다. 북한은 키신저나 페리 같은 거물급이 특사로 임명되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문제는 희망자가 없다는 점이다. 북한을 아는 사람들은 특사를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는 소문이다. 북한은 ‘특사의 무덤’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보즈워스가 결국 특사 직을 수락했지만 파트타임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임시직, 그것도 반나절만 일하는 반쪽 특사인 셈이다. 24시간 매달려도 힘든 일을 파트타임이라니, 보즈워스 스스로 특사로서 이룰 수 있는 성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락은 했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북한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자세라 할 수 있다. 지켜보다가 일이 순조롭지 않으면 물러나겠다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북한은 특사의 격이 낮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특사가 그래도 보람을 느끼고 열심히 일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알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는 후순위 과제라는 점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최우선 과제는 경제회생이다. 외교에서도 북한의 순위는 한참 뒤로 밀린다. 중동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비교해도 그렇다.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이른바 ‘스탄 국가’들이 몰려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세력을 소탕하려면 중앙아시아 지역을 장악해야 한다. 중앙아시아는 에너지의 보고이기도 하다.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약 60억배럴의 석유와 3조㎥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다른 스탄 지역도 비슷하다. 과거 실크로드이던 이 지역은 이제 미래 성장의 축이다. 그래서 열강들의 각축이 치열하다. 언제라도 폭발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위기의 축(the axis of crisis)’인 셈이다. 미국으로서도 절대로 이 지역을 포기할 수 없다. 아마도 미국이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면 후자를 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이명박 정부는 무엇보다도 북핵문제 해결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말아야 한다. 몰입해서 해결되지도 않는다. 한·미 관계와 북핵문제를 동일 궤도에 놓는 실수를 범해서도 안 된다. 북핵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라 북핵문제 이외에도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 참으로 많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종욱 전 서울대 교수·외교안보 수석
  • [SPECIAL 편지]고흐의 편지는 영혼의 소리다

    [SPECIAL 편지]고흐의 편지는 영혼의 소리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외로움’의 상징이다. 우선 그는 자기 작품에 대해 불만이 컸다. 그리고 고독했다. 아마도 처음에는 고독을 스스로 초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고독을 초대한다’는 표현이 어색하게 들릴지 몰라도 그의 족적을 보면 그는 분명히 고독 때문에 몸부림을 치면서도 고독을 즐긴 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다. 그는 또한 말할 수 없이 가난했다. 그가 살던 집을 한 번 들러보면 알 수 있다. 나는 2002년 5월, 칸영화제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그 당시 문화관광부 오지철 기획관리실장(현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함께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 손우현 원장의 안내로 고흐가 살던 집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아주 작은 마을, 파리가 다섯 마리만 날아다녀도 시끄럽다고 불평할 정도로 조용한 마을의 길가에 있는 2층짜리 목조건물이 그가 살던 하숙집이다. 삐걱거리는 목조건물 층계를 올라가면서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구석방이 그가 묵고 있던 곳이다. 두 평이나 될까? 오른쪽에 작고 낡은 싱글침대가 있고 왼쪽 구석에 아주 조그만 사각 테이블과 의자가 가구의 전부이다. 너무 작은 방이다. 몸 하나 뉘일 곳만 있으면 되지 큰 방이 무엇 때문에 필요한가? 하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화구 하나 제대로 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방에서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가 있었을까? 왼쪽으로 난 창 밖으로는 그가 늘 산책했고, 화구를 들고 와서 그림을 그리곤 했다는 언덕이 보인다. 나는 그 언덕에 올라가 보았다. 특별할 것 없는 그저 평범한 밭길이다. 그러나 고독한 그에게는 이 모든 것이 친구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 언덕길 모습은 그의 그림 속에 많이 등장한다. 그가 살던 집도 자기 것이 아닌 셋방이고, 그 방 아래에는 작지만 포근한 식당이 있다. 그곳에서 고흐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나도 고흐가 앉아서 식사했다는 바로 그 의자에 앉아서 와인을 곁들여 점심식사를 했다. 이게 무슨 행복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공연히 씁쓸해지기도 했다.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에서 그는 편지를 많이 썼다고 한다. 고갱에게도 쓰고, 다른 친구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편지를 썼는데 주로 자기 동생 테오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내용은 대체로 작품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는 안부나 물어보는 정도의 편지가 아니라 자신이 보는 세상을 그림과 함께 글로도 쓰고 싶어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림은 자신이 원할 때 그렸지만 편지는 의무적으로 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후세 사람들이 자기의 생활과 발자취를 더듬어서 기념관을 만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을 무덤에 있는 그가 알고 있다면 그는 지금쯤 외로움을 접을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더욱 더 외로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쓴 상당수의 편지 원본이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게 큰 위로가 되었던 친구는 결국 ‘편지’였다고 볼 수 있다. ‘해바라기’를 통해 자신이 찾고자 하는 태양을 봤다면 그는 편지를 통해 자기 자신을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다. 1,100편이 넘는 그림을 그렸지만 그는 그림보다는 편지를 쓰면서 위로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동생 테오가 답장을 하지 않으면 곧바로 짜증 나는 내용으로 편지를 쓴 것을 보면 분명하다. 귀를 잘라도 해결이 되지 않고, 정신병원에 입원을 해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을 편지가 대신 해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그가 살던 집을 가본 사람이면 느낄 수 있다. 진실로 가난한 생활을 한 고흐는 자신의 그림을 팔겠다고 나선 동생 테오에게조차 신경질을 부렸다. 그러면서도 그 편지 속에는 애정이 가득 담겨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너는 텅 빈 캔버스가 사람을 얼마나 무력하게 만드는지 모를 것이다. 그것은 화가에게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라고 말하는 것 같단다”라고 쓴 이 편지에서 그의 작품에 대한 고뇌를 볼 수 있고, “자살하는 것보다는 유쾌한 삶을 사는 것이 낫다”라며 고독과 싸움을 하기도 했다. 자살하는 것보다 사는 것이 낫다고 강조한 그가 왜 자살을 택했을까? 궁금한 대목이다. 그는 죽기 직전에 유난히 편지를 많이 썼다. 1890년에 37세의 나이로 권총자살을 한 그는 88년과 89년 사이에 편지를 몰아쳐서 썼다. 왜 그랬을까? 고독 때문이다. 편지를 그는 가장 큰 친구로 삼았다. 그리고 그림에서 표현 못한 자기 감정을 편지에서 마음껏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여섯 점의 해바라기로 작업실을 꾸며볼 계획이다. 황금이라도 녹여 버릴 것 같은 열기, 해바라기의 느낌을 다시 얻는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 고흐의 편지 中 그는 상당히 많은 편지에서 해바라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는 그림에서 고독을 느끼고, 편지에서는 위안을 받은 것이 아닐까? 죽기 바로 직전까지 편지 쓰기를 멈추지 않은 것을 보면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글 속에는 고독과 불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도 있고, 연민도 있다. 가족에 대한 걱정도 있고 친구에 대한 우정도 있다. 고흐의 작품을 보기 전에 편지를 한 장이라도 읽고 나서 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의 편지는 자기 작품의 해설서와도 같다. 스스로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고, 권총으로 목숨을 끊었지만, 그는 절대로 정신질환자가 아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소한 그의 편지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것이 편지의 힘이다. 글 정홍택 기획위원
  • [열린세상] ‘내 마음의 조지아’/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내 마음의 조지아’/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자동차 번호판 위쪽에다 한 구절씩 써 붙이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된다. 골드러시로 개발된 캘리포니아 번호판에는 ‘골든 스테이트’, 뉴욕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아름다운 콜로라도는 ‘컬러풀 콜로라도’라고 적혀 있고 미 독립운동의 진원지였던 뉴햄프셔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Live free or die)’이라는 무시무시한 글귀가 적혀 있다. 각 주마다 가진 이미지를 극명하게 표시한 낱말로 그 배경을 이해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조지아 번호판에는 뜬금없이 ‘내 마음의 조지아(Georgia on my mind)’라고 적혀 있다. 남부의 찌는 듯한 더위와 흑인, 목화농장 등등과 함께 떠올릴 때 ‘내 마음의 조지아’라는 구절은 이해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내 마음의 조지아’를 보는 순간 보통 사람들의 경우 열 명 중 아홉 명은 그 슬로건 때문에 조지아를 좋아하고 또 찾아 가고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전미 50개 주 가운데 가장 호감을 느끼게 하는 주 이미지이자 슬로건이 바로 이 ‘내 마음의 조지아’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연유로 주 상징 표어가 이다지도 간절하고 또 그래서 이 구절 하나로 인해 누구나 한번쯤 찾고 싶은 맘이 드는 것일까. 이쯤에서 눈치챈 독자도 있겠지만 이 구절은 전설적인 재즈가수인 레이 찰스가 부른 노래 제목이다. 레이 찰스는 어릴 때 시력을 잃고,세살 아래 동생 조지아를 잃는 아픔을 겪는다. 죽은 동생 조지아를 그리워하며 부른 노래가 바로 ‘내 마음의 조지아’이다. 그러나 1961년 레이 찰스는 인종차별이 극심한 조지아주에서 자신의 공연을 취소했고, 이에 맞서 조지아주 정부는 레이 찰스를 조지아에서 영구히 추방한다. 비록 1862년 링컨이 노예해방을 했지만 남부는 여전히 흑인들의 무덤. 훗날 흑인민권 운동이 거세어지면서 꼭 18년 후인 1979년 조지아 정부는 레이 찰스의 추방을 주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한 데 이어 ‘내 마음의 조지아’를 주의 공식 노래, 즉 주가(state song)로 선포했다. 가슴이 짠해 오는 얘기다. 어쨌든 조지아는 주 상징 구절 하나로 가장 기억에 남는 주가 되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가? 이미지의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나 도시도 이처럼 느낌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평가 받는 시대다. 시중에 나와 있는 중국 가전상표인 하이얼은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마디로 이름 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독일어처럼 들리는 이름 덕분에 독일제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세계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국가 이미지는 이처럼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한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드 파워에서 소프트 파워가 위세를 떨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2007년말 캔자스 대학에 모인 청중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장관은 연설의 대부분을 국가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 중의 하나는 이제 군사적인 성공이 승리의 충분조건이 되지 않는다. 즉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세계인들의 느낌이, 이미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거리에는 한강 르네상스와 다이내믹 코리아의 물결이 넘친다. 그러나 정작 나부끼는 플래카드를 보고 감동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매력을 느끼게 하는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감동 스토리가 없는 구호는 오래 가지 않는다. 성덕대왕 신종, 봉덕사종, 에밀레종 중 어느 종부터 보고 싶으냐는 질문에 수학여행 온 십대들은 입을 모아 합창한다. 에밀레종부터 보고, 시간 남을 경우 나머지 종들을 보러 가자고. 그러나 성덕대왕 신종, 봉덕사종은 에밀레종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기업·금융관련 법률 쉽게 풀어내

    환자는 병이 나서 불안한데 의사는 무덤덤하다. 그런데 금융사가 말을 아끼다 투자자가 손해를 봤다면? 답은 ‘금융사가 손해를 책임져야 한다.’ 올해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 때문이다. 우리 생활과 불가분인 경제문제는 또 이렇게 항상 법과 맞물려 있다. ‘법을 알면 경제가 보인다’(한상영 지음, 법률저널 펴냄)는 기업·금융증권 관련 법률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지은이는 경제학을 전공한 뒤 국내외은행에서 실무를 익혔고, 2003년부터는 기업금융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로 일하며 경험한 사례를 엮은 것으로 옵션, 스와프 등 전문 분야를 포함해 모두 50개의 사례를 담았다. 판례와 해설, 관련 법조문도 덧붙였다. 일반인에게는 어려운 문제를 수필처럼 쉽게 풀었다. 법과 경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나 전문변호사를 꿈꾸는 법학도를 겨냥했다. 1만 6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약 2500년 전 페루 고대문명 무덤 발견

    약 2500년 전 페루 고대문명 무덤 발견

    2500여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3세 어린이의 무덤이 23일(이하 현지시간) 페루 람바예케 지방에서 공개됐다. 무덤은 ‘갈리나소’ 문화 때의 것으로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갈리나소 문화는 페루 북부 비루강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유적 갈리나소를 표지로 삼은 문화로 강 이름을 따 비루 문화라고도 불린다. BC 200년∼AC 350년 사이에 번성했다. 페루 현장 발굴팀 관계자는 “발견된 무덤은 번성기 이전의 것이지만 갈리나소 문화의 것이 맞다.”면서 “갈리나소 문화와 관련해 남아 있는 수수께끼들을 푸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갈리나소 문화는 상당히 발전했던 문화지만 연구자료가 충분히 발견되지 않아 학계에선 이에대한 갈증을 겪어왔다. 지금까지 갈리나소 문화와 관련해 발견된 건 페루 트루힐로에서 발견된 무덤 2개와 사람·동물의 얼굴로 장식된 그릇 몇 점이 전부다. 일부 학자들은 “갈리나소가 안데스 문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화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연구가 활발하지 못했던 건 이 때문이다. 발굴팀 관계자는 “(워낙 발견된 연구자료가 없기 때문에) 이번 발견이 발견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의문점만 주는 게 아닌가 라는 걱정도 있다.”고 털어놨다. 어린이 무덤은 우연히 발견됐다. 지역 주민들이 집을 지으려 땅을 파다가 묻혀 있는 유물(그릇류)을 발견, 페루 당국에 신고했다. ’엘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은 “소년의 무덤이 있는 곳에서 4개 무덤이 추가로 발견됐지만 모두 이후의 것으로 판명됐다.”며 “추가로 발견된 무덤 중엔 (갈리나소 문화 때의 것이 아닌) 잉카문명 소년의 것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히딩크 데뷔전’ 마법 통했다

    ‘히딩크의 매직’이 이번엔 첼시를 ‘빌라파크 무덤’에서 꺼냈다. 21일 밤 영국 빌라파크. 첼시의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63) 감독이 이끄는 첼시가 애스턴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전반 19분 니콜라 아넬카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승을 거뒀다. 첼시로서는 애스턴과의 치열한 리그 3~4위 경쟁뿐만 아니라 향후 우승 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긴급 수혈한 ‘히딩크 매직’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터. 그 기대는 마법처럼 첫 경기부터 현실로 나타났다. 애스턴은 지난해 11월10일 미들즈브러에 1-2로 패한 뒤 석 달 넘게 13경기 연속 무패(9승4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던 팀. 더욱이 1999년 이후 10년 넘게 안방인 빌라파크 원정에서 9경기 연속 무승(6무3패)의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려 왔던 탓에 히딩크로서도 쉽지 않은 경기였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과 첼시는 보란 듯이 ‘지옥의 빌라 파크’에서 온전히 살아 돌아왔고, 꺼져가는 듯했던 ‘트레블(정규리그·FA컵·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3관왕)’의 가능성까지 살려냈다. 한·일월드컵 4강과 호주의 독일월드컵 16강 신화, 그리고 러시아의 유로2008 4강 등 이전까지 ‘히딩크 매직’의 핵심은 용병술이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넬카와 디디에 드로그바, 살로몬 칼루를 공격라인에 포진시켜 화력을 극대화시킨 히딩크는 지난 15일 왓포드와의 FA컵 16강전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아넬카로 하여금 8경기 연속 이어졌던 정규리그 골 갈증을 풀게 만들었고, 한때 퇴출설에 휩싸였던 드로그바의 발에도 활기를 불어넣어 제 몫을 하게 했다. 후반 칼루를 빼고 공·수 연결이 탁월한 데쿠를 투입, 한 번 잡은 승기를 더욱 꽉 움켜쥐었다. 히딩크 감독은 “새 환경에서 좋은 출발이었다.”면서 “기뻤던 건 첼시가 좋은 축구를 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첼시를 상대로 한 애스턴의 홈 (무패)기록을 깰 수 있었다는 게 중요하다.”며 프리미어리그 데뷔전 승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편 박지성과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사르(39)가 빠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블랙번과의 홈 경기에서 웨인 루니의 선제골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프리킥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선두 맨유는 19승5무2패(승점 62)로 가장 먼저 승점 60점 고지를 넘었다. 하지만 이날 산타크루스에게 내준 동점골로 무려 14경기(12승2무) 연속 정규리그 무실점 행진을 끝냈다. 그나마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골키퍼 장갑을 토마시 쿠시착에게 맡기면서 판 데르사르의 1302분 무실점 기록은 이어갈 수 있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김 추기경 聖人 추진

    가톨릭계가 김수환 추기경을 성인(聖人)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톨릭의 한 관계자는 20일 “성인의 반열에 오르려면 생전이나 사후에 기적이 입증돼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과정”이라면서 “하지만 명동성당을 찾은 40만명의 조문객이 상징하듯 분열과 갈등의 한국 사회가 자성의 기회를 되찾고, ‘통합과 화합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21세기의 사회적 기적’이라고 해석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톨릭 교회가 아직 이 문제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김 추기경의 성인을 추진하는 것은 그의 삶과 업적, 사후 전국민에게 미친 영향을 감안할 때 불가피하다는 데 가톨릭 내부에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가톨릭계는 1970~80년대 군사정권 아래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던 자기희생뿐만 아니라, 1969년 추기경이 된 이후 80만명이던 신자를 520만명으로 6배가량 급속히 교세를 늘린 것 등도 기적에 준하는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교황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성인 추진은 통상적으로 사후 5년이 지나야 한다.”고 성인 추진에 일단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뒤 “그러나 ‘살아 있는 성인’으로 추앙받던 종교인이 사후에 무덤 참배객들에게 기적을 일으키는 사례가 외국에서 종종 보고되고 있어 완전히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가톨릭 성인은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조선 후기의 순교자 103명이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우리들의 바보’ 잠들다] “아! 스테파노님” 1만8000여 추모객 하늘길 배웅

    [‘우리들의 바보’ 잠들다] “아! 스테파노님” 1만8000여 추모객 하늘길 배웅

    “추기경님 사랑합니다. 잘 가세요.” 흐느낌은 통곡으로 변했다. 안타까운 조문객들은 운구차라도 만져보려 손을 뻗었다.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이 치러진 20일 오전 11시40분. 장례미사를 마치고 김 추기경을 실은 관이 대성전을 빠져나왔다. 앞장선 십자가에 영정이 뒤따랐다. 서울대교구의 가장 젊은 사제 8명이 관을 들었다. 명동성당 하늘 위로 조종(弔鐘)이 울려퍼졌다. 김수환 추기경은 그렇게 떠났다. 오전 10시부터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진행된 장례미사에는 1만여명이 참석했다. 성당 안에 들어가지 못한 8000여명의 시민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되는 미사를 바라봤다. 정진석 추기경이 교황 특사 자격으로 집전한 장례미사는 기도 후 성수를 세 번 뿌리는 의식으로 시작됐다. 정 추기경은 “‘고맙습니다, 사랑하십시오.’라는 김 추기경의 유언처럼 감사와 사랑과 용서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50분쯤 참석자들이 줄지어 영성체를 받는 성찬전례가 고요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오전 11시5분부터는 교황 베네딕토 16세, 강우일 주교, 이명박 대통령 등 각계의 고별사가 이어졌다. 고별사 낭독이 시작되자 고요했던 대성전 안팎에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김 추기경의 관이 성당을 빠져나오자 흐느낌은 절정을 이뤘다. 신부들이 관을 들고 대성전을 나와 운구차가 대기해 있는 성당 앞 마당으로 이동하자 추모객들은 “추기경님, 사랑합니다.”라고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일부 신자들은 성호를 긋고 하얀 미사포를 벗어 흔들며 김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아쉬워했다. 운구 차량은 오후 1시15분쯤 경기 용인 성직자묘지에 도착했다. 2000여명의 추도객이 운집한 가운데 하관예식이 진행됐다. 정 추기경이 기도를 한 뒤 관에 성수를 뿌렸고, 묘지관리원 6명이 광목 천으로 관을 내렸다. 추도객들의 입에서는 가톨릭 성가가 흘러나왔고,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관이 끝난 뒤 정 추기경이 다시 성수를 뿌렸고,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추도객들은 묵주기도를 올렸다. 흙을 덮는 순간이 되자 봉분 주변으로 주교들이 도열했다. 정 추기경이 성수를 뿌린 뒤 주교와 유족들, 김 추기경의 비서신부와 비서수녀가 성수를 이어 뿌렸다. 삽으로 흙을 뿌리는 의식도 같은 순서로 진행됐다. 유족들의 표정에서는 진한 슬픔이 배어나왔다. 오후 2시쯤 관은 흙속에 완전히 파묻혔다. 무덤 위에 놓여진 하얀 국화 몇 송이가 김 추기경의 하늘길을 마지막으로 배웅했다. 김민희 조은지기자 haru@seoul.co.kr
  • [김수환 추기경 추모] 마지막 밤까지 나눔다짐 행렬…오늘 교황葬

    [김수환 추기경 추모] 마지막 밤까지 나눔다짐 행렬…오늘 교황葬

    때마침 하늘에선 천사처럼 하얀 눈송이가 내려 오기 시작했다. 장례미사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5시,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 안 유리관에 임시로 안치됐던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이 삼나무관으로 옮겨졌다. 염습 후 잠깐 김 추기경의 얼굴이 공개된 20분 동안 명동 성당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영영 보지 못할 추기경의 얼굴을 눈동자에 꼭꼭 담았다. 김 추기경은 반평생을 함께 한 추기경 반지, 십자가와 함께 청빈을 상징하는 삼나무로 만들어진 일반 관으로 옮겨졌다. 정진석 추기경은 “김 추기경님이 천상에서도 주님의 자세로 성인의 반열에 들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분향과 성수 뿌리기가 이어졌다. ●장례식 교황장(葬)으로 격상 이날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정진석 추기경을 교황 특사로 임명함에 따라 김 추기경의 장례미사는 서울대교구장에서 교황장으로 격상됐다. 김 추기경의 관은 20일 오전10시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장례미사가 끝나면 정오쯤 경기 용인 성직자 묘지로 운구된다. 운구 차량은 일반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금 우회해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양재 인터체인지, 수원 톨게이트를 지나 태광컨트리클럽, 죽전로터리 등을 거쳐 장지에 도착한다. 이어질 하관 예절은 무덤 축복, 기도, 성수뿌리기, 분향 등 일반 사제와 같은 형식으로 30분간 이어진다. 묘비에는 김 추기경의 사목 표어이자 그가 가장 좋아했던 성경 구절 중 하나인 시편 23편 1절(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이 새겨진다. 이날도 조문 행렬은 이어져 대성전이 문을 닫은 자정까지 13만 6000여명이 빈소를 방문했고, 이로써 총 조문 인원은 38만 5300여명이라고 장례위원회는 밝혔다. 조문을 위해 오전 4시30분에 집을 나섰다는 이시몬(66·서울 구파발)씨는 “서두른다고 했는 데도 도착해 보니 이미 줄이 늘어져 있어 1시간 20분을 기다려 겨우 조문했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못 오면 평생 한이 될 것 같아 왔다.”고 말했다. 오전 9시40분쯤 빈소를 방문한 파딜랴 교황 대사는 “김 추기경의 선종은 사제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성당 안으로 들어온 시민들은 ‘오늘이 아니면 볼 수 없다.’는 다급한 마음이 역력해 보였다. 2001년 김 추기경의 백내장 수술을 집도한 김재호 원장은 “수술 전에 추기경께서 상담을 하며 각막을 기증할 예정인데 늙고 난시도 있어 기증할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면서 각막 기증의 뒷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백발의 민경봉(76)씨는 “이렇게 큰 규모의 자발적인 조문 행렬은 김구 선생 서거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수 총리, 작가 박완서씨 등 참석 한편 장례위원회는 이날 장례미사에 참석할 귀빈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한승수 국무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등 100여명이다. 장례위원회는 “김 추기경님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소설가 박완서, 공지영씨를 비롯해 정부 인사와 외교사절, 국회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참석 가능성이 점쳐졌던 이명박 대통령은 불참하는 대신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이 애도사를 대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추기경의 주치의인 강남성모병원 정인식 교수, 김영균 교수와 황태곤 병원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일반인의 참석은 제한된다. 허영엽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은 “890석 정도인 대성전의 공간 문제 때문에 입장권을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장례미사는 귀빈 100여명과 유가족, 주교단 30여명과 서울 각 성당에서 1명씩 뽑힌 평신도 230명, 수도자 150여명 등이 참석하게 된다. 대성전 밖에서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야외에서도 미사를 볼 수 있고, 대성전 왼편 꼬스트홀에서도 동시에 미사가 봉헌된다. 김민희 박성국기자 haru@seoul.co.kr
  • [女談餘談] 분노가 사라진 사회/구혜영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분노가 사라진 사회/구혜영 정치부 기자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25일째다.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사망한 사람만 6명이다. 살기 위해 망루로 올라갔던 철거민 중 일부는 죽어 내려왔다. 주검마저도 자유롭지 못했다. 아버지를 잃은 19살 아들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단어가 ‘아버지’라고 울먹였다. 참사 이후 만난 사람들은 다들 처연했다. 가슴에 박힌 상처를 꺼내 보이며 그렇게 불길한 세월을 달래고 있었다. 1988년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분신한 동생을 대신해 투쟁의 한복판에 삶을 던진 한 인권활동가는 “다시 8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용산참사’ 사망자들의 빈소가 있는 병원에서 밤을 새우느라 그렇지 않아도 검은 얼굴, 핏기라곤 하나도 없었다. 1980~90년대 반미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부미방)의 주역이었던 한 선배는 “부미방의 불은 꺼졌지만 내 마음의 불은 아직도 꺼지지 않는다.”며 한탄했다. 지난해 촛불집회 때 구속됐던 후배 하나는 이번 ‘용산참사’ 집회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또다시 소환장을 받았다. “보석 허가를 내줬던 판사가 사표를 냈다.”며 그 후배는 머쓱해했다. 이번엔 끝까지 버텨야 한다며 선배들은 술잔을 건넸다. 새벽 2시에 영등포 후미진 노래방에서 갑자기 ‘광주출정가’ 노래가 생각이 안 난다며 자는 선배를 깨워낸 후배도 있었다. “야, 죽어라고 봄이 안 온다. 어쩌면 좋냐.”던 친구도 차디찬 겨울을 나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엊그제 검은 모자를 눌러쓰고 연신 청계광장 주변을 걷던 한 선생님은 1987년 얘기를 꺼냈다. 사슴같이 예쁜 눈을 가졌던 고 박종철이 떠오른다며. 그래도 그때는 분노라도 오래갔다고 혼잣말을 했다. 사람이 6명이나 죽었는데 이대로 잊혀져도 되는 거냐며 두렵다고 했다. 온 사회가 무덤 같단다. ‘걸인 한 사람이 한겨울에 얼어 죽어도 그것은 우리 모두의 탓이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분노가 사라진 사회, 이런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죄인일 수밖에 없는 시절을 건너고 있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경찰 “최루탄 사용 검토”에 야권 강력 반발

      경찰이 지난 10년간 모습을 감췄던 최루탄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민주당 등 야권은 10일 “독재정권의 유물을 살리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경찰청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소속 행정안전위원들과의 실무 당정협의에서 “경찰 기동대 일부를 특수기동대로 지정해 화염병 시위, 시설 점거농성 등에 대비하겠다.”고 보고하면서 “폭력 시위 진압을 위해 최루탄 사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경찰은 “용산 사건을 계기로 현장 안전관리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며 “점거 및 농성에 대비, 최루탄은 특수임무 수행에 필요한 장비”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의 악습은 모두 부활시키려는 정권인 줄 이미 알았지만 국민을 향해 최루탄까지 쏘겠다니 참 놀라운 발상”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철거민에게 모든 죄를 옴팍 뒤집어 씌우고 경찰은 무혐의라고 하는 검찰 수사결과에 망연자실한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최루탄을 안길 궁리부터 하고 있었다.”며 “경찰이 용산참사 이후 벌어질 대규모 집회를 대비해 최루탄 사용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 집권 1년만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넘어 민주주의의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독재의 유물을 되살리는데 힘쓰지 말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이명박 정권이 지난 10년 동안 잃어버린 것을 이제야 찾은 듯 하다.그것은 바로 독재정권의 상징이자 독재정권의 영원한 동반자,최루탄”이라며 거센 비판을 가했다.  우 대변인은 “독재정권이 있는 곳에 최루탄이 있었고, 최루탄이 있는 곳에 억울한 죽음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최루탄은 치떨리는 독재의 유산”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물대포도 모자라 최루탄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 집회 시위의 자유를 막아서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 뿐”이라며 “최루탄 사용 재개는 물대포·특공대·컨테이너 등 살인진압 무기와 함께 이명박 정권을 독재자의 무덤으로 재촉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공익을 해할 수 있는 불법·폭력적 시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최루탄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박 대변인은 “사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 남용되거나 일반적 시위에 위협이 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며 최루탄 사용 범위를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경찰은 지난 1998년 9월 만도기계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면서 마지막으로 최루 장비를 사용했으며,1999년 ‘무(無) 최루탄’ 원칙을 밝힌 뒤에는 이 장비를 쓴 적이 없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용산사망자 아들 “아버지가 테러범?” 공개된 정조의 ‘299통 편지’ 비밀은 아직도 동네 목욕탕에선… 9급 공채에 30대가 몰린다 현인택 ‘동문서답’ 청문회
  • [5일 TV 하이라이트]

    ●사미인곡(KBS1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한옥집. ‘Art For Life’란 간판을 건 이 레스토랑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하우스 콘서트를 열어 7년째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는 ‘Art For Life’의 용미중, 성필관 부부를 만나본다. 또 남쪽 끝 신안의 도초도라는 섬에서 섬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앤드루, 제인 부부도 만나본다. ●아침드라마 아내와 여자(KBS2 오전 9시) 여진은 이미 치밀하게 이혼 준비를 해 둔 병구에게 치가 떨린다. 선자는 상담 치료 중 가슴에 담아둔 자식들에 대한 섭섭함을 내비친다. 창하는 ‘창피하다.’는 선자의 말에 독한 마음을 품고 시나리오 작업에 매달린다. 한편 욱현은 연하의 마음속 고민이 커져가는 것을 보고 그림치료를 제안하는데…. ●그분이 오신다(MBC 오후 7시45분) 독하기로 유명한 토크쇼 ‘왕비호쇼’에 게스트로 섭외 받은 영희는 망설이며 섭외를 거절했지만 순한 왕비호를 만나 보고 출연을 결심한다. 하지만 아이라인을 그린 생방송의 왕비호는 180도 변한 맹독성의 진행자로 바뀌어 있다. 한편 화장실이 급한 상태에서 배수구에 손이 낀 재용은 효림의 도움을 받는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국경을 초월한 사랑.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버린 아내의 무덤을 찾는 남자. 잊을 수 없는 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남편, 로버트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엄청난 신생아가 태어났다. 갓 태어난 아기 몸무게가 무려 5.9㎏. 신생아라고 믿기지 않는 초우량아 채민이를 만나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8살 남자아이 수민이. 수민이가 잘 먹지 않고, 살이 찌지 않아 면역력이 약해 남들보다 더 많이 아픈 것은 아닌지 걱정이 끊이지 않는 엄마. 잔병치레가 많은 수민이는 어떻게 하면 건강해질 수 있을까? 사상체질 박사 김달래 교수와 내 아이의 체질에 맞는 섭생법과 양육방법을 알아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지난 설을 맞아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에서는 인기 가수 윤형주씨의 공연이 펼쳐졌다. 그는 동포들에게 1970~ 80년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반가운 추억의 노래들을 선사했다. 150여명의 동포 관중들은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보려는 듯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 獨 통일 전 살림 그대로 남겨진 주거처 발견

    獨 통일 전 살림 그대로 남겨진 주거처 발견

    독일 통일 전 동독의 살림살이를 그대로 간직한 20년 전 주거처가 도심 한복판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BBC’ 온라인판은 “구 동독 지역인 라이프치히(Leipzig)시에서 ‘시간여행’을 한 것처럼 20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아파트 한 칸이 발견됐다.”고 독일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초라한 아파트 부엌에는 구 동독 시절에 쓰이던 식료와 잡화로 가득했으며 외제라고는 서독에서 생산된 데오드란트 병이 전부였다. 벽에 붙어 있는 달력은 1988년 10월을 마지막으로 가리키고 있어 이곳에 살던 사람이 언제쯤 집을 비웠을지 가늠케 했다. 건물을 개조하기 위해 내부를 조사하다가 이 아파트를 발견한 건축가 마크 아레츠(Mark Aretz)는 “아파트 문을 열었을 때 하워드 카터가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견했을 당시 가졌을 법한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의 흥분을 전했다. 또 “아파트 안에 남아있던 문서와 편지를 살펴볼 때, 이곳에 살았던 사람이 24살 남성인 것 같다.”며 “동독 정부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독일은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1990년 10월 통일됐다. 사진=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www.faz.net)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
  • [5080] 당신이 갑자기 죽는다면… 생각해보셨나요?

    [5080] 당신이 갑자기 죽는다면… 생각해보셨나요?

    인간에게 ‘죽음’보다 두려운 것이 있을까? 세상 삶에 난관이 많다지만, 죽으면 모든 게 끝이라고 생각하기에 우리에게 죽음보다 넘기 힘든 고비는 없을 법하다. 특히 노인 앞에서는 죽음에 대한 말을 꺼내는 것조차 ‘터부’시된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안락사 논쟁을 계기로 죽음의 의미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김수영(가명·75)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미리 준비하라고 알리고 다닌다. 자칭타칭 ‘죽음 전도사’다. 그는 노인대학에 다니면서 생경하기만 했던 ‘리빙윌(living will)’을 우연히 알게 됐다. 리빙윌이란 살아있을 때 존엄한 죽음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명기해두는 ‘생전유서’다. 김씨는 “리빙윌을 미리 써두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김씨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내거나 ‘저승사자’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웰빙(well-being)이 있다면 웰다잉(well-dying)도 있다. 국립암센터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4.6%가 호스피스 치료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조사 때의 57.4%보다 무려 3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사람답게 죽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강의 듣고 생각 바꿔 서울 강남구에 사는 한진영(가명·71·여)씨는 상조회사 전문가에게 의뢰해 장례 의전 절차를 미리 알아보고 있다. 한씨는 최근 ‘죽음을 준비하는 학교’라는 강의를 듣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죽음을 이제는 새로운 출발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불교 신자인 그는 신앙심이 깊어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경험이 많았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가족이라고는 미국에 가 있는 아들 내외가 전부였기에 어느 날 혼자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그러다 죽음을 준비하는 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노망 들었느냐.’는 핀잔만 돌아왔다. 그는 “미국에서는 50세만 넘으면 죽음을 준비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얘기만 꺼내도 손사래를 친다.”면서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만 하면 삶에 대한 의지도 생기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국내에 죽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교육받기를 원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염을 끝낸 시신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자연스럽게 죽음을 일상으로 받아들였지만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된 뒤 죽음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었다. 미디어에서 나오는 죽음은 온통 부정적인 의미뿐이기 때문에 죽음은 두려운 존재라는 점만 확대생산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량참사를 보면서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무덤덤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뿐이다. 자신의 죽음이 TV에서 비춰지는 비참한 죽음이 아닌 편안한 죽음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지만 방법을 잘 모르는 노인이 많다. 웰다잉 전문가 교육기관인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홍양희 회장은 “요즘 리빙윌 교육을 해보면 노인 100명 중 80명이 스스럼없이 생전 유서를 작성한다.”면서 “죽음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싶어 하지만 인터넷을 모르는 노인세대가 찾아갈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인생의 끝이 죽음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한다.”면서 “잘 죽는 법을 생각해둬야 잘 사는 법을 생각하게 되고 건강하게 살다가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잘 죽는 법 알아야 잘 사는 법도 알게 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죽음은 절망스럽고 두렵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심리 상태는 일반적으로 절망과 두려움, 부정, 분노, 슬픔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아무런 준비 없이도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희망을 표현하거나 마음의 여유를 갖는 이는 드물다. 노인 전문가인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박상철(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소장은 “90세가 넘어가면 죽음을 대체로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60, 70대는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의 K대병원에 입원한 김성환(가명·67)씨는 대장암 말기 환자다. 이미 폐와 간에 암세포가 퍼져 6개월을 생존하기도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더 이상 손쓸 길이 없어 퇴원해야 하지만 그에게 죽음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문제다. 그는 “막상 죽는다고 생각하니 밥을 훔쳐 먹으면서 궁핍하게 지낸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힘들게 살아왔는데 70까지도 살아보지 못하고 죽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하다.”고 말하곤 눈물을 훔쳤다. 많은 말기암 환자들이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만 막상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오면 삶의 끝자락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충주에서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서울로 모시고 온 이영호(가명·37)씨는 “아버지에게 말기암 판정을 받으셨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워 차일피일 미뤘는데 어떻게 본인이 알아보시곤 통곡을 하셨다.”면서 “암 때문에 죽을 수 없다고 강력하게 말씀하셔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은 모조리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죽음학 가르치는 학교 단 한곳도 없어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노인들과 옥신각신하는 의사들도 입장이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곧이곧대로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의사가 말기암 판정을 내리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 중 하나다.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는 “노인에게 직접 말기암이어서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가 주먹을 맞은 적이 있다.”면서 “‘어떻게 당신이 나에게 이럴 수 있냐.’며 노인의 친척들까지 지팡이를 휘둘러 혼난 경험이 생생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젊을 때부터 죽음을 미리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죽음을 부정하거나 죽음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한다. 죽음 준비는 노인만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죽음은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죽음 준비는 삶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음에 유념하면서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을 다시 돌아보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하라는 명령과 같다. 이런 의미에서 죽음 준비 교육은 자살예방 교육과 일맥상통한다. 죽음학 전문가인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오진탁 소장은 “최근 노인과 젊은 층의 자살이 많은 것은 죽음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죽음이 다른 삶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삶과 죽음 모두 불행으로 치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강의차 전국의 의과대학을 두루 다녀봤지만 죽음학을 가르쳐주는 곳은 단 1곳도 없었다.”면서 “죽음학 전문가를 양성하고 우리 사회에 웰다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의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 유명인사들 유언장 공개 인터넷상에 유언장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사이트들이 있다. ‘my will’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이곳에서는 유명인사들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너희 네 형제는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의 힘 안 빌리고 스스로 잘 성장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고맙다.(중략) 화장해서 재를 엄마가 아끼는 정원의 주목 밑에 뿌려라.(중략) 나의 기일에는 재래식 제사는 지내지 말아라. 너희가 편한 곳에서 각기 내 사진을 내 놓고 회상하든가, 아니면 그 기회에 다 같이 모여서 식사를 하든가 해라.(소설가 한말숙) -부탁컨대 의식이 없으면 살릴 생각 말고 죽을 때나마 품위 있게 죽을 수 있게 도와주게. 장례식은 따로 없고 합동으로 하게 될 것 같다. 장기 기증이 끝나면 가까운 의대 해부 실습용으로 가야 하기 때문일세. 그러니 누구에게도 알릴 것 없다. 모두들 바쁜데 불편 끼치지 않도록 해주게.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 -나무(딸), 바다(아들)에게 아무런 유산을 남기지 않느냐고? 아마도 빚 갚으면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니 이 점 아무 걱정없고 다만 네(필자 자신) 그림 몇 점씩을 기념으로 줄까 생각해 보았는데 이 또한 부질없다고 생각해서 그만두기로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식들에게는 무엇인가 미련이 있는 모양인데 네가 평소에 한 말 ‘인생은 축적이니만큼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면 된다.’는 그들도 모두 가슴에 담고 있으니 염려말라.(화가 임옥상) 정현용 박건형 류지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익산 미륵사지 유물 출토] 미륵사는 백제 최대규모 사찰

    익산 미륵사는 당시로선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백제 최대의 사찰이다. 현재 남아 있는 절터 크기만 1338만 4699㎡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백제 무왕이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아들였다는 설화에 이어 선화공주의 아버지인 신라 진평왕이 여러 공인(工人)을 보내 창건작업을 도왔다는 기록도 ‘삼국유사’에 전한다. 하지만 창건 주체가 ‘좌평 사택적덕의 딸’로 밝혀짐에 따라 미륵사는 신라의 도움을 받지 않고, 백제의 독자적인 기술로 만들어졌을 공산이 커졌다. 당시에는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신라와 백제의 전쟁도 빈번했다. 익산에는 백제의 궁터로 추정되는 왕궁평성과 이를 외곽에서 호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금산성과 미륵산성, 저토성, 그리고 왕실기원사찰로 알려진 제석사터 등 많은 백제 유적이 남아 있다. 이번 조사에 따라 의구심이 커졌지만, 무왕과 선화비의 무덤으로 전해지는 쌍릉도 있다. 학계에서는 특히 원광대를 중심으로 이 지역을 놓고 백제의 천도설(遷都說)과 별도설(別都說) 등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우선 일본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 근거해 무왕이 부여에서 익산으로 천도했다는 설이 있다. 또 무왕의 출생지이자 성장지인 익산이 수도였다기보다는 수도와 동일한 행정구역인 별부(別部)로 편성되어 수도의 일부로 여겨졌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미륵사의 규모는 새로운 수도에 세워진 왕실사찰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왕이 익산 왕궁리에 왕궁을 세우고 미륵사를 창건하면서 천도를 계획했으나, 사비(부여)지역을 근거로 한 기득권 세력의 반대에 부딪혀 천도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미륵사 석탑의 사리봉안기에 백제의 천도와 관련된 정보가 담겨 있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새로 밝혀진 미륵사의 창건 연대인 639년은 ‘관세음응험기’에 기록된 제석사의 창건 연대와 같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장 천도설 등을 밝혀줄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연구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익산 미륵사지 탑서 금제 사리기 발견

    백제 제30대 무왕(재위 600~641년)이 창건한 전북 익산의 미륵사지 서탑(西塔)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탑 창건 내력을 밝혀주는 금제 사리기(舍利器)를 비롯한 중요 유물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18일 “구체적인 내용은 19일 오후 발굴현장에서 유물과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제시대 사리기가 나온 것은 2007년 부여 왕흥사지 목탑터에서 발견된 창왕(昌王) 시대인 577년 만들어진 사리기 이후 두 번째다. 미륵사터 서탑의 금제 사리기에는 명문이 새겨져 있으며, 현재 문화재연구소가 판독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익산 미륵사는 신라 진평왕의 딸로 미모가 특히 빼어난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아들인 백제 서동 왕자가 무왕에 즉위한 뒤 이 왕비를 위해 용화산 아래 지었다고 전하며, 정확한 창건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서탑의 사리기와 명문은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의문점은 물론 익산천도설을 비롯해 의문에 싸여있는 백제 후기 역사를 밝혀줄 것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리기란 석가모니 부처의 유골인 사리를 담는 용기를 총칭한다. 불교에서는 탑을 부처의 무덤으로 보고 있는 만큼 거의 예외없이 탑의 심초석 주변에 사리기를 안치하고, 탑을 조성한 내력을 적는다. 박록삼기자 youngtan@xeoul.co.kr
  • “연극보러 갔다가 일일배우 됐어요”

    “연극보러 갔다가 일일배우 됐어요”

    놀이와 교육,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어린이 체험 연극이 인기다. 호기심이 강한 대신 집중력이 떨어지는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쌍방향 형태의 공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대학로 드라마하우스에서 공연중인 ‘박물관은 살아있다’(연출 김정숙)는 고구려를 주제로 한 역사 탐험 연극이다. 일반 연극과 달리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없는 게 특징. 고구려 고분으로 꾸며진 공간 전체가 무대다. 곳곳엔 고구려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물건과 벽화들이 걸려있다. 관객은 무덤지기와 함께 고분을 돌아다니며 고구려 역사를 맘껏 체험한다. 고분벽화의 퍼즐맞추기를 통해 벽화의 의미를 살펴보고, 고구려 아이들처럼 씨름과 활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경험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고구려 사람들이 소원을 담았던 연꽃 벽화에 직접 그림을 그려넣을 수도 있다. 신현길 아트브릿지 대표는 “어린이들이 지루하고 딱딱하다고 여기기 쉬운 역사를 쉽고 재밌게 받아들이도록 만든 공연”이라고 말했다. 2월1일까지. 11시, 1시, 3시 하루 세차례 공연하며, 한 회에 30명만 입장할 수 있다. 6세부터 관람 가능. 2만원.(02)741-3581. 극단 손가락의 ‘다르게 놀자’(구성 최애지, 연출 김대환)시리즈는 배우와 어린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다. 가령 ‘누가 옳은지 말해봐’(2월1일까지)는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의 이야기를 가지고 아이들이 만드는 재판 놀이 연극이다. 관객은 여우와 두루미의 변호사가 되어 누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스스로 찾아간다. 공연 전 여우 귀, 두루미 주둥이, 열매 등 연극에 필요한 소품을 함께 만든다. ‘빌려쓰는 지구’(2월4일~3월1일)에선 아이들이 9시 뉴스 진행자가 되기도 하고, 화가가 되어 아름다운 자연을 그리며 환경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대학로 다르게놀자소극장. 화~금 11·3시, 토·일 1·3시. 2만원. (02)747-422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무덤서 나온 16세기 중치막 문화재 된다

    무덤서 나온 16세기 중치막 문화재 된다

    2006년 9월 전주 최씨 문중은 경북 문경시 영순면 의곡리에 있는 14세조 최진(崔縝)과 그의 부인, 그리고 후손으로 추정되는 가족 무덤 3기를 문경시 농암면 내서리 선영으로 이장했다. 이 과정에서 문경새재박물관은 미라화된 최진 부인의 유해를 비롯해 여성용 족두리와 중치막, 액주름, 저고리, 바지 등 60점 남짓한 복식 자료를 수습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3일 문화재위원회 민속문화재분과 회의를 거쳐 ‘문경 최진 일가묘 출토복식’ 일괄품을 중요민속자료 제259호로 지정키로 하고 관보에 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문경새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복식자료 가운데 중치막과 모자의 일종인 족두리는 임진왜란 이전 것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복식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치막은 조선시대 사대부가 외출할 때 입던, 옆트임이 있는 곧은 깃의 도포이다. 족두리형 모자는 정수리 부분에 원형조각이 있어 족두리 초기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은 “문경의 최진 일가 무덤에서 나온 복식은 16세기 중후반의 남녀복식사의 귀중한 자료로, 이미 지정된 중요민속자료 제254호 ‘문경 평산 신씨묘 출토복식’과 함께 당시 이 지역 사회문화상을 읽을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하고 있어, 훼손이 심한 유물을 제외한 59점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 예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유해진, ‘공룡 목소리’로 다큐작업 참여

    유해진, ‘공룡 목소리’로 다큐작업 참여

    배우 유해진이 공룡 목소리로 분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유해진은 오는 18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공룡의 땅’에서 70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 ‘타르보사우루스’ 목소리 연기를 선보인다. ’스페셜’ 제작진은 공룡의 목소리를 잘 소화해 낼만한 인물로 유해진을 주목해 출연 요청을 했다. 이에 유해진은 평상시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터라 공룡 목소리 연기에도 관심이 많아 기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공룡의 무덤이라 불리는 고비사막에서 발굴된 공룡을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과학적이고 완벽하게 복원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공룡의 실체를 추정해 보는 시간도 마련한다. 유해진의 공룡 목소리가 담긴 MBC ‘스페셜-공룡의 땅’은 18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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