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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정 논란’ 카타르월드컵 운명은

    “내가 카타르월드컵조직위원회 관계자라면 잠이 잘 오지 않을 것 같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사임 발표 직후 그레그 다이크 잉글랜드축구협회(FA) 회장이 던진 촌평은 의미심장하다. 그의 퇴장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어떤 영향을 받을 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IFA는 예년과 달리 2010년 12월 두 대회 개최지를 한꺼번에 선정하면서 뇌물 등 무성한 의혹을 불러들였다. 지난달 말 5선에 성공한 블라터 회장이 4년 임기를 모두 채운다면 두 대회 모두 예정대로 진행됐겠지만 그가 사의를 밝히면서 특히 카타르 대회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3년 뒤 열리는 러시아월드컵은 개최지를 다시 선정하기에는 시간도 촉박한 데다 새 회장 체제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강대국 러시아에 맞서기에 역부족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타르는 뇌물 의혹 외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착취한다는 의심을 받아왔고,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11월과 12월 사이에 열려 주요 리그와 겹쳐 월드컵의 정통성을 부정한다는 유럽의 불평을 샀다. FIFA의 새 지도부가 개혁의 상징으로 삼기에도 2022년 대회 개최지 재선정만큼 산뜻한 게 없다는 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잉글랜드의 2018년 월드컵 유치전을 지휘했던 시몬 존슨도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미 지역 예선이 시작된 러시아월드컵은 현실적으로 개최지 재선정이 어렵지만 카타르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4월 소매판매 작년보다 늘고… 5월 백화점 매출 소폭 반등… 조금씩 열리는 지갑

    4월 소매판매 작년보다 늘고… 5월 백화점 매출 소폭 반등… 조금씩 열리는 지갑

    소비자들의 ‘지갑’이 조금씩 더 열리는 모습이다. 4월 소매 판매액이 1년 전보다 늘었고, 5월 백화점 매출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내놓은 ‘4월 소매 판매 및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소매 판매액은 29조 88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2월(3.9%) ‘설 효과’를 빼면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 1월 소매 판매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4.6% 감소했고, 3월에는 0.5% 증가에 그쳤다. 상품별로는 가전제품·컴퓨터·통신기기 판매가 1년 전보다 14.4%나 늘었다. 화장품(11.7%)과 가구(9.4%), 신발·가방(7.0%) 등이 뒤를 이었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 판매액이 1년 전보다 8.4% 늘었고, 편의점은 담뱃값 인상에 힘입어 30.8% 급증했다. 뒷걸음질치던 백화점 판매액도 소폭(0.1%)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섰다. 5월에는 증가 폭이 더 커져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4월 매출이 1.9% 증가에서 5월(1~27일) 3.4%로 상승했다. 현대백화점도 4월 4.2%에서 5월(1~28일) 6.3%로 높아졌다. 롯데백화점은 같은 달 각각 4.8%, 6.3%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 시계와 고급 여성복 등 상대적으로 비싼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5월 수입 시계 매출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27.1% 증가했고 수입 의류도 21.9% 늘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상무는 “아직 본격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른 무더위와 연휴 덕에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더 뜨거워진 6월 분양 광교·평택·재건축 ‘찜’

    더 뜨거워진 6월 분양 광교·평택·재건축 ‘찜’

    올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에는 전국적으로 신규 분양만 6만 가구가 쏟아지며 막바지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설 전망이다. 보통 건설업계는 6월부터를 분양 비수기로 보지만 최근 훈풍이 불고 있는 주택시장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장마, 무더위, 휴가철로 이어지는 본격적인 여름 비수기가 닥치기 전 분양에 속력을 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광교·평택 등 유망 택지지구나 도심권 대단지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3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6월 계획된 공급물량은 전국 71곳, 5만 8182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달(2만 7246가구)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는 5월보다 6월 분양이 5000가구 더 많다. 한 분양홍보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6월 공급을 늘리는 것은 현재 분양시장을 달구고 있는 금리와 정책 등이 비수기 동안 변수가 생기기 전에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따른 분양가 상승 우려 속에 내집 마련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이런 공급 추세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서울 북아현뉴타운에서 분양한 ‘아현역푸르지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072만원이었지만 다음달 분양한 ‘e편한세상신촌’은 2109만원으로 40만원가량 올랐다. 택지지구 등도 다르지 않다. 경기 용인시 기흥역세권지구에서 4월 분양한 ‘힐스테이트기흥’ 분양가는 1170만원으로 전 달 분양한 ‘기흥역지웰푸르지오’(1159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서울 재개발지역과 경기도 택지지구 등에 3만 4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서울에서는 GS건설이 성동구 하왕십리를 재개발한 ‘왕십리자이’(전용면적 51~84㎡, 713가구)를 분양한다. 지하철 2·5호선과 중앙선, 분당선의 환승역인 왕십리역을 포함해 5개 지하철역 이용이 편리하다. 두산건설은 노원구 월계4구역을 재개발한 ‘녹천역두산위브’(전용 39~117㎡) 32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하철 1호선 녹천역과 가깝고 이마트, 롯데백화점, 상계백병원 등 편의시설이 풍부하다. 포스코건설은 용산구에 4개 노선이 다니는 공덕역과 통학시설이 잘 갖춰진 ‘공덕더샵’(전용 19~84㎡, 124가구) 8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경기에서는 광교·평택·김포·기흥 등 택지지구에서 대단지 물량들이 즐비하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광교아이파크’를 분양한다. 최고 49층인 전용 84~90㎡아파트 958가구와 전용 84㎡ 주거용 오피스텔 282실 등 1240가구로 이뤄졌다. 호수공원과 마주해 조망권이 탁월하며 정자~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2016년 개통 예정이다. 포스코건설도 49층짜리 ‘광교더샵’ 962가구(전용 아파트 84~91㎡ 686가구, 오피스텔 84㎡ 276실)를 분양한다. 인천 송도신도시에는 ‘송도더샵센트럴시티’(전용 59~172㎡) 2848가구를 이달 말 분양할 예정이다. 송도 단지 내 최대 규모로 7개 레인의 실내수영장이 만들어진다. 현대건설은 평택시 세교지구에 ‘힐스테이트평택’을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 64~101㎡, 2265가구를 1차(1443가구), 2차(822가구)로 나눠 짓는다. 단지 인근에 어린이공원 3곳 등 공원 6곳이 있어 쾌적하고 KTX 지제역이 2016년 신설 예정이다. GS건설은 동삭2지구에 평택 단일 브랜드 최대 규모인 ‘자이더익스프레스’(전용 59~111㎡) 1849가구를 이달 분양한다. 부천시 옥길지구에도 테라스·펜트하우스 등이 설계된 ‘부천옥길자이’ 아파트(전용 84~122㎡, 566가구) 등 710가구를 내놓는다. 대우건설은 김포시 풍무2지구에 2458가구의 대단지인 ‘김포푸르지오센트레빌2차’(전용 59~112㎡), 구리시 갈매보금자리지구에 ‘구리갈매푸르지오’(전용 84~140㎡) 921가구, 용인시 기흥역세권에 ‘기흥역센트럴푸르지오’(전용 84㎡) 1316가구를 선보인다. 지방에서는 세종과 경남의 분양 물량이 가장 풍성한 가운데 역시 재개발 지역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롯데건설은 경남 창원시 합성1구역을 재개발한 ‘창원롯데캐슬더퍼스트’(전용 59~100㎡, 1184가구)를 분양한다. 직주근접 주거지로 CGV, 마산야구장 등 문화·여가시설 이용이 편리하다. 부산에서는 부촌인 남구 대연6구역을 재개발한 ‘대연파크푸르지오’(전용 59~99㎡) 1422가구와 신세계·롯데백화점 등이 지근거리인 해운대구 우동6구역을 재개발한 ‘해운대자이2차’(전용 32~84㎡, 813가구) 490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강원에서는 대림산업이 속초시에 11년 만에 ‘e편한세상영랑호’(전용 74~142㎡, 497가구), 삼척시 ‘삼척교동대림’(전용 59~84㎡, 723가구)을 분양할 예정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분양가와 매매가 상승 때문에 늦기 전에 집을 마련하자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으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금사정과 생활 반경 등을 꼼꼼히 따져 청약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명불허전’ 에두 결승골… 전북, 亞챔스 8강 쐈다

    후반 10분 투입된 에두가 결국 전북을 8강으로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이 26일 중국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16강 2차전에서 후반 27분 터진 에두의 결승골을 지켜 1-0으로 이겼다. 1, 2차전 합계 2-1로 앞선 전북이 K리그 팀 가운데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북의 전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이동국을 원톱으로 박았지만 지루하고 단조롭게 롱패스에 의존한 경기로 수비 위주로 나선 베이징의 벽을 뚫지 못했다. 섭씨 32도의 무더위 때문에 선수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둔해 보였다. 후반 10분 류창현 대신 에두가 투입되면서 전북이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이동국과 에두가 투톱을 이루자 특유의 잘게 쪼개는 패스가 살아나 많은 기회를 가져왔다. 에두는 후반 17분 페널티지역 중앙을 파고든 이재성이 정확하게 앞으로 찔러준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 둘의 견제를 따돌리고 칼날 같은 슛을 날려 상대 골망을 갈랐다. 지난 23일 인천과의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 이어 두 경기 연속 결승골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앞서 수원은 일본 히타치의 가시와 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가시와 레이솔과의 원정 2차전을 전반 26분 정대세의 선제골과 후반 9분 구자룡의 추가골을 엮어 2-1로 이겨 1, 2차전 합계 4-4를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 13분 염기훈이 가슴팍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간 것이 결정적이었다. 한편 27일 오후 9시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원정 2차전을 벌이는 성남FC의 시민구단 첫 8강 진출을 기원하는 거리 응원이 킥오프 1시간 30분 전부터 경기 분당 야탑교 광장에서 진행된다. 월드컵이 아닌 클럽팀 대항전에서 거리 응원이 펼쳐지는 것은 처음이라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식음료·유통업계, 때이른 무더위 여름 마케팅 시동

    식음료·유통업계, 때이른 무더위 여름 마케팅 시동

    올여름은 유독 길고 더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도 일찌감치 여름 마케팅에 시동을 걸었다. 여름철을 겨냥한 음료와 빙수는 물론 긴팔과 긴바지에 꼭꼭 감춰뒀던 속살을 어쩔 수 없이 드러내기에 앞서 다이어트를 위한 다양한 운동복 등이 준비돼 있다. ●스타벅스 딸기 딜라이트 블렌디드 출시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6월 8일까지 진행되는 2015 서머 첫 시즌 개시 음료로 ‘딸기 딜라이트 블렌디드’와 ‘프레시 크림 망고 볼’, ‘초콜릿 칩 브리오쉬’ 등 새로운 메뉴를 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딸기 딜라이트 블렌디드는 기존에 선보였던 딸기 크림 프라푸치노를 업그레이드한 음료로 국내산 매향 딸기를 사용해 딸기 과육이 씹히는 식감이 좋다. 칼로리는 톨 사이즈(355㎖) 기준 205㎉이며 가격은 5900원. ●뚜레쥬르 ‘우유얼음’ 6종류 빙수 내놔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와 투썸플레이스는 빙수를 출시한다. 올해 빙수의 공동 주제는 ‘우유얼음’이다. 눈처럼 시원하고 부드러운 우유얼음에 각종 과일과 케이크, 요거트, 커피, 팥 등으로 단맛을 냈다. 뚜레쥬르의 빙수는 6개 종류로 대표 제품은 요거트 파우더와 블루베리, 크렌베리, 스트로베리 등 세 가지 베리를 올린 ‘트리플베리 스노우 러빙’이다. 투썸플레이스의 케이크빙수는 디저트 접시에 투썸플레이스의 대표 케이크 한 조각과 과일이나 커피로 맛을 낸 빙수를 제공하는 형태다. 케이크빙수의 가격은 1만 1000원. 롯데리아는 전체 매장 가운데 970개 매장에 눈꽃빙수 기기를 도입해 빙수의 맛을 극대화하고 부드러움을 강화했다. 새롭게 출시하는 빙수 제품은 3종으로 3색 과일 젤리와 다양한 과일을 팥과 부드러운 아이스크림과 어우러진 젤리빙수 등으로 가격은 3500원이다. 원두커피 전문기업 쟈뎅은 테이크아웃 아이스커피 제품인 ‘쟈뎅 프리미엄 아메리카노’ 5종을 출시했고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아웃도어업체도 빠르게 여름 신상품을 출시했다. K2는 열을 시원하게 내려주는 ‘쿨360 티셔츠’를 출시했다. PCM 냉감 시스템을 통해 인체에서 나오는 열을 냉각하고 땀은 전방위로 식히는 제품이다. PCM 냉감 시스템이란 열을 흡수하고 저장·방출하는 상변환 물질로 이뤄진 마이크로캡슐이 온도가 올라가면 열을 흡수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가격은 6만 9000원. 이마트는 일찌감치 선풍기 판매에 나섰다. 대표 상품은 이마트가 직접 들여온 러빙홈 좌석용선풍기 3만 9800원, 러빙홈 탁상용선풍기 2만 2800원 등이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우산 끝에… 불경 안에… 지하철 몰카의 진화

    우산 끝에… 불경 안에… 지하철 몰카의 진화

    4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지하철 2, 4호선 사당역. ‘샌드위치 휴일’임에도 지하철은 쉴 새 없이 인파를 뱉고 삼켰다. 승강장에 길게 늘어선 줄을 두 사내가 매서운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소속 이선복(36) 경사와 최혁(33) 경사다. 둘은 눈빛과 손짓만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이 경사가 슬쩍 오른쪽 손등으로 한쪽을 가리키자 최 경사도 그곳을 응시했다. 15m가량 떨어진 곳에 유독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40대 남성이 있었다. 두 사람은 섣불리 다가서지 않고 관찰만 했다. 말끔한 양복 차림의 이 남성은 두어 차례나 대상을 바꿔 가며 짧은 치마를 입은 20대 여성 뒤에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눈치를 살피던 사내는 잠시 뒤 경찰관의 시선 밖으로 사라졌다. “보통 성추행범들은 마음에 드는 대상을 물색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둥 뒤에 숨어 유난히 두리번거리는 사람이나 전동차가 왔는데도 타지 않는 사람, 먼 거리에 있는 여성의 뒤를 갑자기 따라붙는 사람 등을 우선적으로 주시합니다.”(이 경사) 앞서 지난 1일 오후에는 이 경사와 최 경사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20대 남성이 실제 행동으로 옮기다가 검거됐다. 휴일인 이날 오후 2시쯤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는 한 걸음 떼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출구를 주시하던 최 경사는 잠시 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던 남성에게 접근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지하철 계단을 앞서가던 외국인 여성의 치마 속을 찍은 동영상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이 남성은 동종 전과가 없었으며 인근 대학에 다니는 평범한 남학생이었다. “호기심에 저지른 행동”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최 경사는 “공중밀집장소의 추행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카메라 촬영은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며 “벌금형 이상은 신상정보까지 공개될 정도로 처벌이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때이른 무더위에 여성들의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지하철 성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성범죄자 949명 중 570명(60.1%)이 4~7월에 덜미를 잡혔다. 2012년 397명(51.5%), 2013년 526명(55.3%) 등 4~7월에 유독 많은 성범죄자들이 지하철수사대에 검거됐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도촬’은 점점 대담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국철 1호선 수원역에서는 성폭력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버스기사가 불교 경전인 ‘지장경’의 속을 파내 휴대전화를 숨긴 채 20대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 경기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덜미를 잡혔다. 이 밖에 촬영을 할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고 운동화나 볼펜, 심지어 우산 끝에 카메라를 설치해 ‘몰카’를 찍은 경우도 있다고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 경사는 “비밀 폴더를 만들어 놓고 ‘도촬’ 영상을 저장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신체 접촉이 느껴지면 불쾌함을 표시하고 계단을 오르거나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주변을 살피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5월 황금연휴 주말 비 내린 후 더위 꺾여

    5월 황금연휴 주말 비 내린 후 더위 꺾여

    1일부터 닷새간의 징검다리 황금연휴 동안 평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2일과 3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1일은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대체로 맑고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무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일에는 중국 중부지방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오후부터 점차 흐려져 밤부터는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 비는 3일 전국적으로 확대돼 때 이른 무더위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22도 안팎으로 외출하기 좋은 날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30일에는 서울 기준으로 낮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가 평년 기온인 20.4도를 훌쩍 넘었다. 최근 40년 동안 4월 30일 날씨로는 네 번째 더운 날로 기록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강소라-바비, 섹시한 복근 드러내며 쿨댄스… ‘환상 케미’ 돋보이는 화보

    강소라-바비, 섹시한 복근 드러내며 쿨댄스… ‘환상 케미’ 돋보이는 화보

    베이글 미녀 강소라와 섹시한 매력의 바비의 케미 폭발하는 커플 화보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청순한 외모에 볼륨감있는 몸매로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떠오른 배우 강소라가 최근 진행된 코카-콜라사의 세계 1등 사이다 브랜드 스프라이트 지면 광고 촬영 현장에서 앳된 얼굴에 섹시한 매력이 돋보이는 아이돌 그룹 아이콘(iKON)의 멤버 바비와 실제 연인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매년 상쾌한 매력의 모델들과 함께 무더위를 날려버렸던 스프라이트가 공개한 이번 화보에서 강소라와 바비는 싱그러운 미소와 쭉 뻗은 늘씬한 몸매로 기존 연상연하 커플과 비교할 수 없는 쿨섹시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시원한 미소가 아름다운 강소라는 크롭탑과 핫팬츠를 매치해 건강한 섹시미를 선보였으며, 누나들 마음을 녹이는 짜릿한 눈웃음이 매력포인트인 바비는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근육질 몸매로 숨겨둔 남성미를 과시하며 소년과 남자 사이 아찔한 매력을 공개했다. 공개된 컷 중 강소라가 스프라이트를 양 볼에 대고 장난끼 넘치는 표정을 짓는 바비를 가리키는 장면에서는 현장 관계자가 ‘실제로 둘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고 물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단아한 외모와 달리 유쾌하고 털털한 성격을 가진 강소라와 시종일관 애교 넘치는 눈웃음과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주도한 바비의 애드리브에 촬영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는 후문이다. 상쾌하고 섹시한 매력이 돋보이는 커플 댄스로 환상 케미를 선보일 스프라이트의 이번 광고는 쿨섹시한 스프라이트 샤워 구조대인 강소라와 바비가 무더위에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짜릿하고 시원하게 구조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광고는 4월 24일 온에어 될 예정이다. 한편, 강소라는 홍자매 작가의 신작인 MBC 새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의 여주인공으로 합류해 배우 유연석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며, 바비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를 앞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헬스Talk] 여름대비, 완벽한 비키니 몸매를 위해서…

    [헬스Talk] 여름대비, 완벽한 비키니 몸매를 위해서…

    5월이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올여름 무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많은 여성들이 노출을 위해 벌써부터 다이어트에 땀 흘리고 있다. 점차 더워지는 날씨로 인해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져 바디 라인에 신경이 쓰이는 여성이 많다. 특히나 최근 패션의 트렌드가 여성의 아름다운 선과 볼륨을 강조하는 패션이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적당히 볼륨감 있는 가슴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날씬한 몸매와 볼륨감 있는 가슴 이 두 가지를 다 갖기는 힘들다. 그래서 볼륨감 있는 가슴을 갖고 있지 않은 여성들이 가슴성형을 고려한다. 특히 볼륨감을 결정하는 가슴성형은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많이 이루어진다. 매년 이맘때는 여름 휴가철 때문에 가슴성형 문의를 해오는 여성들이 급증한다. 수술 후 2~3개월이 지난 후가 수술자국도 옅어지고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실제와 가장 가까운 촉감을 느낄 수 있다. 기존에는 보형물을 삽입하는 가슴성형이 보편적이었으나, 근래에는 더욱 자연스러운 가슴 모양을 얻기 위해 자가지방이식을 이용한 가슴성형이 인기이다. 가슴지방이식은 신체의 불필요한 지방을 빼 가슴에 이식함으로써, 가슴확대 및 지방 흡입 효과를 동시에 누를 수 있다. 보형물을 통한 가슴성형보다 이물감이 거의 없으며, 더욱 자연스러운 볼륨감이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 일반 가슴지방이식은 생착률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단점이다. 이런 단점을 최소화해 생착률을 크게 높인 ‘하베스트젯2 가슴지방이식’은 채취와 필터링을 동시에 진행하며 곧바로 이식하기 때문에 공기와 접촉하지 않아 지방산화가 거의 없어 기존 지방이식보다 생착률이 높아 하베스트젯2로 수술하길 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은 “하베스트젯2” 가슴성형은 지방흡입과 동시에 순수지방 분리과정이 이루어짐으로써 추출된 지방이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고 이로 인해 시술시간이 단축되면서 출혈과 멍이 최소화돼 부기가 적어지고 감염의 부작용 염려 없이 빠른 회복이 가능한 장비로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므로 바쁜 직장 여성들에게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이어 “과거와 달리 가슴성형은 보편적이고 다양화되고 있다. 자신의 콤플렉스이든 취향이든 쉽게 접근하기 쉬워졌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과 수술 후 피드백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의료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유진성형외과 강태조 원장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新 국토기행] 제주 서귀포

    [新 국토기행] 제주 서귀포

    감귤과 올레길의 고장, 우리나라 최남단 항구 도시인 서귀포시는 아름다운 화산섬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다. 연평균 17~18도의 따뜻한 기온, 그림 같이 펼쳐진 서귀포 칠십리 해안, 천재화가 이중섭의 예술혼이 살아 있는 곳. 서귀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문화가 넘쳐 난다. 전국에 걷기 열풍을 몰고 왔던 제주 올레길이 처음 시작한 곳도 서귀포다. 사시사철 올레꾼들의 꼬닥꼬닥 발자국 소리가 이어지고 들판을 가득 메운 노란 감귤밭은 서귀포의 풍요를 말해 준다. 요즘 서귀포에는 중국인들로 넘쳐 난다. 중문관광단지 면세점에는 중국인 쇼핑 관광객이 줄을 잇고 올레길에도 중국어 소리가 왁자지껄 들린다. 과거 남제주군에 속했던 서귀포시는 서귀포항을 중심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1981년 자치시로 승격했다가 2006년 7월 고도의 자치권을 가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남제주군과 통합해 행정시로 바뀌었다. 서호동에는 제주 혁신도시가 들어섰고 서귀포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중산간 이곳저곳에는 중국자본의 대규모 휴양단지 건설사업이 한창이다. [볼거리] ●외돌개~월평포구로 이어진 올레 7코스… 중국 관광객도 북적 제주의 올레길 가운데 올레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서귀포 7코스다. 외돌개를 출발해 법환포구를 거쳐 월평포구까지 이어진 아름다운 해안올레는 사시사철 올레꾼들이 넘쳐 난다. 올레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자연생태길인 ‘수봉로’가 유명하다. 7코스 개척 시기인 2007년 12월, 올레지기인 김수봉이 염소가 다니던 길에 직접 삽과 곡괭이만으로 계단과 길을 만들어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한 길이다. 2009년 2월에는 그동안 너무 험해 갈 수 없었던 두머니물~서건도 해안 구간을 일일이 손으로 돌을 고르는 작업 끝에 새로운 바닷길로 만들어 이어, ‘일강정 바당올레’로 이름 지었다. 7코스는 14.2㎞로 4~5시간이 걸린다. 올레꾼들이 7코스에만 몰리는 바람에 호젓한 올레길의 멋은 사라져 가고 있지만 올레길 앞에 펼쳐지는 푸른 서귀포 앞바다의 풍광은 장관이다. 최근에는 중국인들도 즐겨 찾는 올레길이다. ●천재화가의 예술혼 살아 있는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1916~1956)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4 후퇴 때 고향인 평남 평원군을 떠나 부산에 잠시 머물다가 서귀포로 피란을 왔다. 서귀포 앞바다 섶섬이 보이는 초가집 한 평 남짓한 셋방에서 부인과 두 아들을 데리고 1년여 고달픈 피란살이를 하다 그해 12월 이중섭은 서귀포를 떠났다. 서귀포는 이중섭과의 짧았지만 소중한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1997년 그가 살았던 옛 삼일극장 일대를 ‘이중섭거리’로 이름 짓고 이중섭이 세 들어 살던 초가집을 복원했다. 2002년 11월에는 그가 피란살이를 했던 초가집 바로 옆에 이중섭미술관을 세웠다. 2012년 11월에는 일본에 거주 중인 이중섭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94·한국명 이남덕)가 서귀포를 직접 찾아와 이중섭의 유품인 팔레트를 기증했다. 야마모토는 이중섭으로부터 사랑의 징표로 받았던 팔레트를 70여년간 고이 간직하다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서귀포시민들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추사체·세한도 남긴 초가집 복원… 역사의 흔적 쫓는 ‘추사 유배길’ 올레길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속살을 보여 준다면 유배길은 유배 문화에 빠져 볼 수 있는 역사의 길이다. 조선시대 제주 섬은 대표적인 유배지였다. 500년 동안 200여명이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추사 김정희(1786~1856)는 제주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걸작 세한도를 남겼다. 추사 유배 1길은 대정읍 인성리 추사 유배지를 중심으로 추사기념관, 정난주 마리아 묘, 대정향교를 거쳐 다시 추사 유배지로 돌아오는 8㎞의 순환코스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추사관은 제주에서 유배 생활을 한 추사 김정희를 기리기 위해 세운 기념관이다. 그의 걸작 세한도를 본떠 지어졌다. 추사가 머물렀던 , 강도순의 제주 초가집은 복원돼 있다. 추사 김정희는 이곳 한 평 남짓한 비좁은 방에서 추사체를 완성했고 세한도를 그렸다. 추사 2길에선 추사의 한시, 편지, 차 등을 통해 추사의 인연들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추사 유배지에서 시작해 오설록 녹차밭까지 이어지는 8㎞의 코스로 3시간이 소요된다. 추사 3길인 사색의 길에선 산방산과 안덕계곡을 따라 제주의 바다, 오름, 계곡의 풍광을 느낄 수 있다. 대정향교에서 시작, 산방산을 거쳐 안덕계곡까지 이어지는 10㎞에 4시간 정도 걸린다. ●서귀포서 한라산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등산로 ‘돈내코 탐방로’ 돈내코 탐방로는 서귀포에서 한라산에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등산로다. 돈내코 유원지 상류에 있는 탐방안내소(해발 500m)를 출발해 평궤대피소(해발 1450m)를 지나 한라산 남벽 분기점(해발 1600m)까지 이어지는 7㎞ 탐방로다. 편도 3시간 30분 소요된다. 평궤에서 남벽 분기점까지는 거의 평탄 지형으로 한라산 백록담 화구벽의 웅장한 자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돈내코 탐방로는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상록 활엽수림과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 낙엽 활엽수림과 구상나무, 시로미 등 한대수림이 수직적으로 분포,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 변화상을 관찰할 수 있다. 평궤에서 남벽 분기점 일대는 한라산 백록담의 현무암이 넓게 분포해 있고 소규모의 용암 동굴과 한라산 백록담 조면암의 라바돔(용암 언덕)을 가장 멋있게 조망할 수 있다. 윗세오름과 연결된 남벽 순환로를 따라가면 어리목과 영실로 하산도 가능하다. ●제주 전통 배 ‘태우’ 형상화한 새연교… 화려한 조명에 야간 관광명소 서귀포항 바로 앞 작은 새섬은 본래 썰물 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2009년 9월 새연교가 놓이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서귀포항과 새섬을 연결하는 길이 169m, 높이 45m 새연교는 제주의 전통 배인 ‘태우’를 형상화했다. 새연교를 건너 새섬을 한 바퀴 도는 1.2㎞ 산책로는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서귀포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든다’라는 의미를 담은 새연교는 일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한다. 새연교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외줄 케이블 형식을 도입한 사장교로, 바람과 돛을 형상화한 주탑에 화려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까지 갖춰 야간에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야간 관광명소로 인기가 높다. ●민물·바닷물의 어울림 ‘쇠소깍’… 깊은 수심·기암괴석·소나무숲 조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인 쇠소깍은 하효동과 남원읍 하례리 사이를 흐르는 효돈천 하구로 제주 현무암 지하를 흐르는 물이 분출해 바닷물과 만나 깊은 웅덩이를 형성한 곳이다.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의 연못’이라는 뜻의 ‘쇠소’에 마지막을 의미하는 ‘깍’이 더해진 제주 방언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어울리는 빛깔은 유난히 푸르고 맑다. 깊은 속을 그대로 비추는 계곡 바위 틈으로 썰물 때면 솟아오르는 지하수의 신기한 경관도 바라볼 수 있다. 쇠소깍은 서귀포 칠십리에 숨은 비경 중 하나로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뤄진 기암괴석과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쇠소깍이 위치한 하효동은 한라산 남쪽 앞자락에 자리 잡고 있어 감귤의 주산지로 유명한데 마을 곳곳에서 향긋한 감귤 냄새가 난다. ●제주 368개 오름 중 최고 ‘따라비오름’… 가을엔 은빛 억새물결 장관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따라비오름(기생화산)은 말굽 형태로 터진 3개의 분화구를 중심에 두고 좌우 2곳의 말굽형 분화구가 쌍으로 맞물려 3개의 원형분화구와 6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화산 폭발 시 용암이 오름의 아름다운 능선을 창조해 제주의 368개 오름 가운데 ‘오름의 여왕’으로 불린다. 북쪽에 새끼오름, 동쪽에 모지오름과 장자오름이 있어 가장 격이라 해 ‘딸 애비’라고 불리던 게 ‘따래비’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높이 342m, 둘레 2633m인 따라비오름은 해마다 가을이면 억새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해 질 녘 가을 햇빛에 출렁이는 은빛 억새 물결은 장관이다. 인근의 갑마장길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갑마장길은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하는 최고급 말인 갑마를 사육했던 국영목장인 갑마장에 나 있는 길로 광활한 초원과 억새밭, 따라비오름 등에 걸쳐 있다. 제주 조랑말의 생태와 목동인 말테우리의 삶, 제주마와 관련된 유물 등 100여점이 전시된 조랑말 박물관도 볼거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먹거리] ●제주 여름 대표 음식 ‘자리물회’ 제주에서는 서귀포 보목리 앞바다에서 잡은 자리돔을 최고로 쳐 준다.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토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자리물회는 제주 여름 음식의 대명사다. 자리돔은 보리가 익을 무렵인 5월이 가장 맛있다. 자리물회는 자리돔의 비늘을 긁어내고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하고 썰어서 식초를 약간 뿌려 둔다. 상추, 깻잎 등의 채소들은 잘게 썰고 오이는 채를 썬다. 토장과 다진 마늘 등 양념을 넣고 무친 후 찬물을 부어 먹는데 제피나무의 잎을 약간 넣으면 향도 좋고 비린내도 가신다. 자리돔에 있는 양질의 단백질과 신선한 채소가 가진 각종 비타민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어 무더위로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는 데 뛰어나다. 자리돔은 바로 소금에 절여서 젓으로 담그기도 하고, 구이로 먹기도 한다. ●겨울 제주의 진미 ‘방어회’ 방어는 전갱이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로 몸길이는 1m쯤이고, 몸 색깔은 등 쪽이 회색을 띤 푸른색이며, 배 쪽은 은백색이다. 주둥이에서 꼬리지느러미까지 세로로 그어진 노란 줄이 있다. 최남단 마라도 인근 바다에서 잡아 올린 방어를 최고로 친다. 마라도 바다는 물살이 세기로 유명해 이곳에서 사는 방어는 몸집이 크고 살이 단단하다. 방어회는 겨울철 제주의 진미다. 뱃살에 기름이 잔뜩 오른 방어는 참치가 부럽지 않다. 간장이나 초장, 쌈 된장과도 모두 잘 어울리며 제주 사람들은 신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 기름진 방어와 신 김치는 궁합이 잘 맞는다. 회를 뜬 방어 머리를 구워 낸 머리 구이와 방어뼈를 넣고 끓인 방어 김치찌개도 별미다. 해마다 겨울이면 모슬포항에서 방어잡이 방어축제가 열린다. 무게에 따라 2㎏ 내외는 소방어, 4㎏ 이하는 중방어, 5㎏ 이상은 대방어로 쳐준다. 대방어일수록 회 맛이 더 뛰어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20대男,바람피운 사람 엄마란 사실 알게되자

    20대男,바람피운 사람 엄마란 사실 알게되자

    서로에 순정을 바쳤던 10대와 20대 남녀. 하지만 생이별을 해야 했던 두 사람. 이후 또 한 차례 만남과 헤어짐에 울었다가 결국 40대와 50대가 돼서 둘은 다시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미 두 사람에게는 혼인으로 묶인 각자의 가족이 있었습니다. 간통으로 쇠고랑을 찬 그들, 결국에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을까요? 1970년 겨울에 전해진 기가 막힌 사연, 들어가 보시죠.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37. 가족 있는 몸끼리 ‘무허가 사랑’ 30년 (선데이서울 1970년 12월 6일자) 30년 전 30고개의 유부남에게 순결을 주었던 18세 처녀가 50고개에서 60대를 앞둔 그 첫사랑을 우연히 다시 만났다. 그때 차라리 모르는 척 할 것을. 중년 남녀가 다시 불태운 사랑은 결국 가정의 파탄과 차디찬 쇠고랑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긴 다홍 치마가 미니 스커트로 변모한 세월에 이르기까지 30년을 이어온 이 안타까운 사랑 제3막의 사연은…. 30년 전 아내 있는 사내와 이웃 사는 처녀가 남몰래 [제1막] 해방 되기 1년 전인 1944년 봄, 아내를 둔 청년 차모(28)씨는 한 마을에 사는 10년 연하의 처녀 임모양과 깊은 관계에 빠졌다. 대구의 한 마을에서 청년단장을 맡고 있던 차씨는 중학교를 나와 법원에서 교환원으로 일하던 방년 18세의 임양과 이웃에 살았다. 두 사람은 청년단 일을 이유로 자주 만나게 되면서 정이 들어 결국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10개월 동안 지켜진 둘 사이의 ‘몰래 사랑’은 임양이 19세 되던 해 김모씨에게 시집을 가면서 막을 내렸다. [제2막] 아내의 과거를 알 리 없는 임 여인의 남편 김씨는 6·25 동란 때 군에 입대했다가 교통사고로 숨지고 말았다. 임 여인은 김씨와의 사이에서 얻은 아들과 둘이 살다가 6·25 발발 이듬해인 1951년 지금의 남편 김모씨와 재혼을 했다. 당시 남편의 나이 28세. 임 여인은 전 남편의 아들이 있었지만 남편은 전실 소생이 없었다. 임 여인은 서울로 집을 옮기면서 남편에 대한 정성이 한결 더해졌고 알뜰한 주부로 생활을 했다. 아들, 딸을 낳고 시간이 흐르기를 만 10년. 잔잔한 호수에 돌이 던져지는 운명의 1961년 겨울이 왔다. 그해 12월 어느날 대구의 언니 집에 다니러 온 임 여인은 그 옛날의 남자 차씨와 식당에서 마주쳤다. 운명이란 참으로 우연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16년 만에 만난 그녀는 차씨가 이끄는대로 장소를 옮겨 다방에 갔고 저녁을 같이 한 다음 극장을 거쳐 밤 11시 30분이 되자 자석에 끌린 사람처럼 여관에 함께 발을 들였다. 재회가 빚은 제2막은 이튿날 임 여인이 서울로 올라가기까지 뜨겁게 불을 뿜었다. [제3막] 그로부터 8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세월이 또 흘렀다. 임 여인이 사업을 하는 남편을 따라 대구로 다시 내려온 지도 몇 년이 지났을 무렵. 무더위가 아스팔트를 녹이는 지난해 8월의 어느날 오후. 버스에 타고 있던 임 여인은 누군가 뒤에서 탁 치는 촉감을 느꼈다. 돌아보니 방긋이 웃으며 서 있는 남자는 그 옛날의 차씨가 아닌가. 나이 54세의 초로의 신사가 된 옛 연인. 두 사람은 버스를 내려 그 길로 한 다방으로 가 지나간 얘기 보따리를 풀어냈다. 5년 전 아내가 집안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숨진 뒤 지금의 아내(46)와 재혼했다고 차씨는 말했다. 그러면서 “재혼하기 전 당신을 만나지 못한 게 한스럽다”고 한숨을 쉬었다. 결국 그날 두 사람은 제3막째의 1장을 근처 어느 여관에서 갖고 말았다. 마지막 남은 정염을 몽땅 불태울 듯 본격화된 제3막째의 50대와 40대 남녀는 이후 꼬박 1년간 대구 근교의 사찰과 유원지 등에서 둘만의 밀회를 즐겼다. 하지만 모든 사실은 전 남편의 소생인 임 여인의 아들(25)이 의붓 아버지에게 ’밀고’를 하면서 들통이 나게 된다. 임 여인은 지난해 12월 차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자신들의 만남 장소인 대구 시내 한 다방 메모판에 꽂아달라고 아들에게 부탁한 일이 있었다. 이때 슬쩍 편지를 뜯어본 아들. 그 다음부터 이를 미끼로 수십차례에 걸쳐 자기 어머니에게 2000~3000원씩을 뜯어냈다. 연서(戀書) 심부름 부탁받은 아들, 내용 뜯어보더니… 별다른 직업 없이 따로 집에 있던 아들은 돈이 궁할 때마다 어머니를 협박했다. 이런 아들에게 임 여인은 짜증이 깊어갔다. 당연히 거절하는 경우도 생겼다. 아들은 어머니가 미워졌다. 결국 지난 7월 아들은 의붓아버지 김씨에게 “어머니에게 딴 남자가 있다”고 일렀다. 이 말을 들은 의붓아버지는 머리에 퍼뜩 짚이는 게 있었다. 밤 늦게 돌아오는 아내의 잦은 외출이 수상쩍던 남편은 그럴싸한 구실로 또 통금시간이 다 돼서 들어오는 아내를 불러 따졌다. 지난 11월 7일이었다. 아내가 부정을 부인할수록 남편의 의심은 더욱 굳어져 갔다. “재혼이라 하지만 내가 저만을 얼마나 사랑해왔는데….” 이렇게 생각이 미치자 남편은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남편은 빨갛게 불에 단 연탄집게를 임 여인의 얼굴에 들이대고 자백을 강요했다. 임 여인은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간의 일을 다 듣고 난 김씨는 4남매를 낳은 아내와 이혼소송과 함께 차씨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경찰에 냈다. 두 사람은 간통죄로 구속이 됐다. 남편 김씨는 종업원 4명을 데리고 흑판 등 교재도구를 만들어 월 5만원 수입으로 착실하게 살아온 가장이었다. 차씨는 건축업을 하다가 지금은 은행에 다니는 외아들의 수입에 기대 살아가는 처지였다. 차씨는 임 여인을 책임지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임 여인은 ”남편에게 미안하다”고만 할뿐 검사 앞에 머리를 조아린 채 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사커는 추억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을용’

    [사커는 추억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을용’

    개인적으로 2002월드컵에서 진땀을 흘리며 봤던 경기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전이 아니었다. 위 세 경기는 강팀과의 경기라 애초에 그리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우리나라 선수들이 흐름을 잘 읽어가며 경기를 주도했기 때문에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조별예선 2차전이었던 미국과의 경기는 달랐다. 햇살이 뜨거웠던, 유일한 오후 3시대의 경기. 선수들은 경기시작 얼마 지나지도 않아 매우 지쳐보였다. 여름철의 무더위와 습도, 햇살로 인한 높은 불쾌지수는 양팀 모두에 해당되었지만 미국 선수들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있는 것 같았다. 이는 당시 한국대표팀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Guus Hiddink)의 눈에도 똑같이 보였었나보다. 그는 2003년 월드컵1주년 인터뷰에서 “가장 힘든 경기는 미국전 이었다”고 말하며 자신의 뜻대로 풀려나가지 않았음을 밝혔다. 설상가상 전반전 중반에 황선홍이 볼 제공권 다툼과정에서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자 히딩크는 안정환과의 교체를 준비했다. 그러나 그는 붕대를 감더라도 경기를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선홍에게 긴급치료가 이뤄지고 있을 무렵, 미국은 우리 선수 10명이 뛰었던 6분간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클린트 매티스(Clint Mathis‧현재 은퇴)가 선취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황선홍은 경기에 재투입되자마자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마치 자신 때문에 실점을 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그의 투지에 하늘도 감복했는지 전반 종료 무렵 황선홍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히딩크는 평소 정확한 왼발을 자랑했던 이을용에게 킥을 지시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한국을 외면했다. PK선방에 일가견이 있던 브래드 프리델(Brad Friedel‧現 토트넘)의 팔에 이을용의 슛이 걸린 것이다. 이을용은 (경기후 인터뷰서 밝혔듯이) 페널티킥을 얻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뛴 선배에게, 동료들에게, 자신을 믿고 맡겼던 감독에게, 국민들에게 미안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그는 뛰고 또 뛰었다. 하지만 매서운 폭염과 불쾌지수는 모든 한국선수들을 지치게 만들었고 경기는 점점 그렇게 끝나는 듯 보였다. 히딩크는 다음 상대가 우승후보 포르투갈임을 감안하여 그 경기에서 승부를 보려고 했고, 슈퍼서브 임무를 안정환에게 맡기며 총공세에 나섰다. 후반36분, 한국은 하프라인 20m앞 위치에서 세트피스 찬스를 맞았다. 선수들의 지친 모습을 옆에서 계속 지켜보던 이을용은 이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세트피스 뿐이라고 판단했고, 자신의 왼발에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 최대한 정교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을용의 판단과 히딩크의 신의 한수는 기가 막히게 적중했다. 그토록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문제는 이을용의 택배 크로스와 안정환의 스치는 듯한 헤딩에 의해 풀렸고 이을용은 그제서야 두 손을 불끈 쥐며 전반전 PK실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을용의 전매특허인 왼발은 2002년 그 빛을 발했다. 미국전 PK실축이 있었지만 그 난관을 극복, 1골 2어시스트라는 진가를 보여주며 자신의 역할을 200% 해냈다. 특히 3,4위전에서 선보였던 오른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가는 프리킥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ABC의 마크로이드 해설위원이“한국에 프리킥을 저렇게 잘 차는 선수가 있었나?”라고 감탄했을 정도. 당시 터키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세뇰 귀네슈(Senol Gunes‧現 부르사스포르 감독)도 이을용의 플레이에 매료되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는 “알바로 레코바보다 왼발을 잘 차는 선수를 기억하고 있다”며, 자신이 트라브존스보르(Trabzonspor)의 감독이 되자 이을용을 이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미 터키에서의 경험이 있었지만 만족하지 못한 시절을 보냈던 이을용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였다. 귀네슈 체제하의 트라브존스보르에서 주전으로 출전하며 25경기 6어시스트의 준수한 활약을 보인 그는 팀을 리그2위에 올려놓았고 챔피언스리그 출전티켓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에서 이을용에 대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EPL진출에 따른 상대적인 관심의 저하도 이유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겠으나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국민들의 인식이었다. 2003년 12월 7일에 있었던 중국과의 경기에서 ‘리이’가 이을용에게 계속 거친 반칙을 범하자 이에 분노한 그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가격했고 곧바로 퇴장 당했다. 팬들은 이를 ‘을용타’라고 부르며 신조어로 만들었고, 어느새 그는 대표팀에서까지 제외되었다. 스포츠 내셔널리즘에 흥분한 팬들은 처음엔 열광했지만, 이는 스포츠 제1원칙인 페어플레이에 어긋나는 행동이었고 축구협회와 감독, 팬들은 시간이 갈수록 그의 2002년 플레이보다 ‘을용타’만을 기억했다. 그렇기에 박지성, 이영표에 대한 기사는 쏟아졌으나 이을용이 활약하는 하이라이트 장면 하나조차 보도되지 않았던 것이다. 2006년 딕 아드보카드(Dick Advocaat ‧ 現 세르비아 감독)가 감독으로 선임되고 나서야 다시 대표팀에 차출되었지만 2002년의 핵심맴버로 화려한 대접을 받았던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그의 플레이는 평가 절하되었고 그의 왼발 또한 점점 무뎌져갔다. 그 후 FC서울로 복귀한 그는 2009년 새롭게 창단된 강원FC로 이적하여 2011년까지 뛴 후 은퇴하였다. 지금은 강원FC의 코치로 활약 중이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을용하면 ‘을용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화려한 2002년의 업적을 뒤로하고 한 번의 실수로 자신의 성실한 이미지를 잃어버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을용’.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그의 왼발이 을용타 사건을 덮을 순 없겠지만 코치와 감독으로써 좋은 경기내용과 성적을 거두어 제2의 축구인생에서는 진정한 영웅대접을 받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김용표 인턴기자 nownews@seoul.co.kr
  • 생활밀착형 공공데이터 25종 신규 개방

    재난안전 정보, 대학공시 정보, 식품이력 추적정보 등 생활과 밀접한 공공데이터가 소프트웨어 개발용 개방형 데이터로 공개됐다. 행정자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공공데이터 이용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한 결과 모두 25개의 공공데이터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표준 인터페이스인 오픈API 방식으로 신규 개방했다고 22일 밝혔다. 오픈API로 공개된 데이터는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등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에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방된 공공데이터는 화재발생 및 사망자·재산피해 현황, 무더위쉼터 현황, 해일·산사태 위험지역 등 재난안전 정보(국민안전처)와 졸업생 취업률, 연구실적, 등록금 현황 등 대학공시정보(대학교육협의회), 조달계획, 입찰공고·결과, 계약정보 등 군수품 조달정보(방위사업청) 등이다. 이와 함께 산림청의 등산로 정보와 외교부의 국제기구 채용 정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의약품·생약 종합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특수진료병원 정보 등 23개 공공데이터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양수산부의 국가연안공간 정보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잔류물질 데이터베이스 정보도 연말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이러한 공공데이터들이 일반에 개방되면서 이를 활용한 스마트폰 앱 개발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행자부는 기대했다. 아울러 행자부는 국토교통부의 건축행정정보 등 38개 공공데이터에 대해 6억건의 오류를 바로잡고 처리 속도를 개선하는 등 품질진단 및 개선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현장 행정] ‘안전 성동’ 최고 안전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현장 행정] ‘안전 성동’ 최고 안전도시 만들기 프로젝트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안전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화두가 되고 있는 ‘안전정책’ 추진에 구정 역량을 집중한 결과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네요.”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2일 “민선 6기 구청장 취임 첫 업무를 ‘안전한 성동 만들기 프로젝트’로 시작한 보람이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지역 내 시설물 1032곳의 대대적인 안전 진단 관련 결재로 첫 업무를 개시했을 만큼 안전을 구정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 그 결과 성동구는 지난달 24일 발표한 서울시 안전도시 만들기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구’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에는 등외 평가를 받았던 터라 이번 수상이 더욱 남다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특히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안전정책이 돋보였다. 구는 폭염에 대처하기 위한 무더위쉼터를 금융기관으로 확대 지정, 취약계층 보호대책을 마련했다. 지역 내 총 85개 금융기관을 일일이 찾아 취지를 설명했고, 46개 금융기관이 흔쾌히 무더위 쉼터 공간을 제공했다. 종교시설도 가담해 총 166곳의 무더위 쉼터를 지정해 여름내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거들었다. 소규모 지역축제 안전관리 역시 세심하게 챙겼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르면 순간 최대 관람객이 3000명 이상 예상되는 축제의 경우 지역축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구는 3000명 미만의 관람객이 모이는 행사에도 사전에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실제로 지난 9월 28일 왕십리가요제 ‘나도 가수왕’ 경연대회를 개최하면서 대규모 행사장 안전점검 사전검토를 실시해 행사를 무사히 마쳤다. 지난 9월에는 토목·건축·지질 등 관련 분야 전문가 29명을 대상으로 ‘지진피해 시설물 위험도 평가단’도 위촉했다. 평가단은 지진에 의한 피해발생 시 피해시설물의 상태를 평가하고 신속하게 안전조치를 해 시설물의 추가붕괴 등으로 생기는 2차 피해를 방지한다. 구는 또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안심 학교만들기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등하교 시 교통사고 및 아동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스쿨버스 도입 등을 통해 통학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구는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주민의 안전생활 습관화를 위한 생활안전체험관을 설치했다. 2015년 상반기 개관 예정으로 심폐소생술, 승강기안전 체험, 화재대피 완강기 및 소화기 체험 등 10종의 안전프로그램이 운영된다. 2017년 6월까지 구민의 오랜 숙원인 소방서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마포구, 재난관리 역량평가 서울시 1위

    마포구, 재난관리 역량평가 서울시 1위

    “사람 중심의 안전한 도시로 인정받았습니다.” 마포구는 ‘2014년 재난관리 실태점검’ 서울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우수기관으로 뽑혔다고 24일 밝혔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개인·재난관리부서·네트워크·기관 역량 등 70개 지표를 조사했다. 재난관리 역량을 높이고 재난 발생 시 자율 및 책임행정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됐다. 구는 응급복구를 위한 유관기관·민간단체 사전협조체계 구축, 재난 예보·경보시설 정상 작동, 무더위 쉼터 점검, 대국민·공무원에 대한 재난 관련 자체 교육 실적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난관리 이행 실태가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구는 환경부 주관 ‘2013년 공공부문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이행 평가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부문 2위로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환경부 장관 표창, 온실가스 감축 우수기관 현판 및 정부 포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2011년부터 시행된 공공부문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는 중앙행정기관, 지자체, 시도교육청 등 760여개 공공기관이 기존 온실가스 에너지 배출량을 2015년까지 2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는 온실가스 에너지 배출량 감축을 위해 태양광발전기 설치, 피크시간대 냉난방기 가동 제한, 고효율 절전형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기기 교체, 시설 개선 등을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만 기준배출량 대비 22.4%를 감축해 이행계획(16%)을 초과 달성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지역 기관과 단체, 동 주민센터, 직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 이룬 성과”라며 “사람을 중시하는 안전도시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재난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우리 문화와 함께한 ‘배’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우리 문화와 함께한 ‘배’

    배는 우리 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과실이다. 상서로움과 희망, 건강, 지혜, 벼슬 등을 상징하는 과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배나무는 수령이 500년 정도로 길다고 알려져 있어 장수를 상징한다. 제사에서는 씨가 6개라 하여 6판서를 의미했다. 속담에서도 배는 귀중함, 좋은 것을 상징한다. ‘배 썩은 것은 딸 주고, 밤 썩은 것은 며느리 준다’(내 자식을 남보다 아낀다), ‘배먹고 이 닦기’(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득을 얻음) 등의 다양한 속담이 전해진다. 배나무는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구성하는 경관 나무였다. 경복궁에서 왕비가 거처하던 교태전 후원의 아미산에는 600년 수령의 돌배나무가 있어 왕과 왕비의 번성과 안녕을 기원했다. 전북 진안 마이산 은수사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386호), 경북 울진 쌍전리 산돌배나무(408호), 전북 정읍 두월리 청실배나무(497호), 경북 영양 무창리 산돌배나무(519호) 등은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배꽃이 피는 4월에는 전남 나주, 울산 등지에서 배꽃축제가 열린다. 음악회 등 가족 단위 문화 활동을 통해 관광 활성화에 활용하고 있다. 가을에는 천안 성환, 치악산, 울산, 나주 등에서 배 축제를 개최한다. 농촌진흥청이 손꼽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배 5선’은 한아름, 황금배, 화산, 만풍배, 추황배 등이다. 한아름은 무더위를 식혀주는 대표적인 여름배다. 8월 중순에 수확되며 아담한 크기에 육질이 아삭하고 과즙이 풍부하다. 황금배는 여름 햇살에 영근 황금색에 깔끔한 맛으로 가을의 청명함을 선사하는 배다. 9월 중순에 수확되며 육질이 아삭하고 산 성분도 가미돼 있는 게 특징이다. 화산은 크기에 상관없이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가을철 과일의 대표 주자다. 신맛 없이 달콤한 게 매력 포인트다. 이른 추석에 선물용으로 주로 팔린다. 만풍배는 거친 외모보다 뛰어난 맛으로 소비자를 매료시킨 천하일미 배로 평가받는다. 최고급 선물용 배로 각광받고 있다. 2011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에서 국무총리상까지 받았다. 부드러운 육질에 풍부한 과즙이 일품이다. 추황배는 단맛과 신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육질이 아삭하고 맛이 깔끔한 편이다. 오래 저장해도 막 수확한 배처럼 맛이 변함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배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껍질째 먹어보자. 껍질에 함유된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등 기능성 성분은 배 4개의 과육에 포함된 성분의 양과 비슷하다. 껍질째 먹는 배는 스위트스킨, 한아름, 황금배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옌볜에서 생산되는 ‘사과배’는 중국 조선족 동포의 자부심으로 손꼽힌다. 일제강점기의 탄압을 피해 룽징으로 이주한 최창호 선생에 의해 탄생했다. 사과배는 황무지를 개척해 정착한 조선족의 고난과 극복의 역사가 투영돼 있다. 중국 야생돌배에 함경남도 북청의 토종배를 접붙여 육성한 품종이다. 해외 수출은 물론 중국인민대회당의 국가연회석에도 오른다.
  • [프로야구] 200 + 1 打… 서건창, 한 시즌 ‘꿈의 200안타’ 첫 돌파

    [프로야구] 200 + 1 打… 서건창, 한 시즌 ‘꿈의 200안타’ 첫 돌파

    2007년 8월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호리호리한 체격의 광주일고 3학년 내야수를 주목하는 구단은 없었다. 센스는 있었으나 176㎝의 비쩍 마른 몸매가 연약하다는 느낌을 줬다. 지역 연고팀 KIA는 물론 모든 구단이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듬해 신고선수로 프로에 입문한 이 선수는 6년 만에 아무도 밟지 않은 고지를 정복했다. 서건창(25·넥센)이 사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달성했다. 서건창은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선두 타자로 나온 1회 투볼 원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채병용의 4구 138㎞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터뜨렸다. 서건창이 상기된 얼굴로 심재학 코치와 포옹을 나누는 순간 전광판에는 ‘축하합니다. 역대 프로야구 최초 단일 시즌 200안타 달성’이란 큼지막한 문구가 떴다. 프로야구는 2000년부터 정규리그를 133경기로 늘렸으나 200안타는 신의 영역으로 불렸다. 경기당 평균 1.5개의 안타를 치는 것은 제아무리 정교한 타격의 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보통 170안타면 최다안타상을 수상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해태) 한화 코치가 126경기로 치러진 1994년 196안타를 쳤을 뿐이었다. 그러나 서건창은 홀수 구단인 탓에 128경기로 치러진 올해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정규리그 마지막날 극적인 효과를 배가했다. 8회에 또 하나의 2루타를 날린 서건창은 201안타로 시즌을 마감했고, .370의 타율로 타격왕까지 거머쥐었다. 4~6월 꾸준히 30안타 이상씩 생산했고, 올스타전 브레이크가 낀 7월에도 25안타를 추가했다. 무더위로 체력이 떨어지는 8월에도 38안타를 몰아치더니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자 한층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144경기로 진행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200안타는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등 5명이 6차례만 달성한 쉽지 않은 기록이다. 162경기 체제인 미국프로야구(MLB) 역시 한 시즌 200안타 타자는 손에 꼽을 정도이며, 지난해에는 아드리안 벨트레(텍사스)와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의 199안타가 최다 기록이었다. ●강정호 유격수 첫 시즌 40홈런 유한준의 적시타로 서건창을 홈으로 불러들인 넥센은 강정호가 2사 1루에서 채병용의 4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기자 또 한번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유격수 사상 최초로 한 시즌 40홈런 기록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일 잠실 LG전에서 이종범이 갖고 있던 역대 기록(1997년 30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한 강정호는 2개월여 만에 10개나 더 담장 뒤로 공을 보냈다. MLB에서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의 레전드 어니 뱅크스 등 3명만이 달성했다. 박병호가 50홈런을 돌파한 넥센은 1999년 삼성(이승엽-스미스)에 이어 두 번째로 40홈런 타자 둘을 보유한 팀이 됐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특파원 칼럼] 홍콩 시위 단상/주현진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홍콩 시위 단상/주현진 베이징특파원

    중국의 국경절인 지난 1일 수십만 시위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 홍콩의 애드미럴티(鐘)대로. 일명 ‘우산 혁명’으로 불린 이 민주화 시위의 현장은 참여자의 95%가 10, 20대의 젊은이들이라는 통계처럼 한눈에 봐도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가득 메워졌다.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 속에 습한 기운과 사람들이 발산하는 열기까지 뒤섞이면서 비지땀으로 범벅이 된 기자는 혼절할 지경이었지만 체력 좋은 젊은이들은 축제를 즐기듯 밤새 시위를 이어갔다. 세계의 금융·서비스 중심지인 홍콩은 일찍이 한국보다 높은 소득 수준을 자랑하면서 우리에게는 ‘잘사는 도시’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지만 연평균 7000건이 넘는 시위로 인해 ‘시위의 도시(示威之都)’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홍콩인들도 젊은이들로만 이뤄진 대규모 시위는 드물었다며 이번 시위의 세대 특징에 주목하고 있다. 시위는 표면적으로 고도의 자치를 약속했던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어기고 지나친 간여에 나선 중국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2017년 치러지는 홍콩 수반 선거에서 친중국 인사만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반쪽짜리’ 홍콩행정장관직선제결의안을 중국 당국이 통과시키자 시위에 불이 붙었다. 그러나 당국의 결정이 유독 젊은이들을 대거 움직인 것은 홍콩 청년들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경제 요인과 관련이 크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당장 중국 대륙에서 넘어온 청년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고 그들 때문에 자신의 평균 임금이 줄고 있다고 성토했다. 중국 부자들이 홍콩의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강남보다 비싼 홍콩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내집 장만’은 꿈도 꿀 수 없는 요원한 일이 됐다고 원망했다. 이들은 중국이 중시하는 홍콩 부자들뿐 아니라 박탈감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을 대변할 사람을 홍콩 수반 후보로 내세워 친부자 일색인 당국의 정책 변화를 유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반면 기득권자인 기성세대들 사이에는 공산당 통치는 싫어도 시위로 홍콩 경제가 마비되는 것이 더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시위가 지속되면 당국이 중국인들의 홍콩 여행을 막아 홍콩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콩이 이번 시위로 세대 갈등을 보이는 것과 달리 중국 당국은 ‘불타협’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반중 인사도 홍콩 수반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시위대의 요구는 홍콩 독립을 초래할 수 있는 ‘국가안전’ 문제라며 학생들의 시위 지속 여부와 상관없이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시위 주체가 향후 홍콩 사회를 이끌어 갈 젊은이들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의 의미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시위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기자에게 한국의 젊은이들은 어떠하냐고 되물었다. 취업과 주택 문제로 고통받는 일이라면 한국 젊은이들이 갖는 불만도 결코 홍콩에 뒤지지 않는다. 청년실업은 사회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등록금 때문에 사회에 진출하기 전부터 수천만원의 빚을 지는 일은 일상화됐다. 집 사기가 어려워 결혼도 포기한다는 시대에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부동산 값을 올리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홍콩의 젊은이들처럼 ‘분노한 세대’가 길거리로 뛰쳐나오는 날이 우리에게도 닥칠까 두렵다. jhj@seoul.co.kr
  • 10년전 꼴찌 이번엔 No.2

    10년전 꼴찌 이번엔 No.2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박칠성(32·국군체육부대)에게 쉬 잊히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남자 20㎞ 경보에서 메이저대회 첫 경험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1시간32분41초로 레이스를 완주한 41명 중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실격당한 선수만 7명이었다. 미국 주간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무더위 속에서 완주한 아름다운 꼴찌”라고 치켜세웠지만 쑥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박칠성이 1일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코스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50㎞ 경보에서 3시간49분15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경보의 대회 이 종목 첫 은메달이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3시간47분13초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7위에 올랐던 그는 이듬해 런던올림픽에서는 3시간45분55초(13위)로 자신의 기록을 또 넘어섰다. 지난해 5월 훈련 도중 발등을 다치자 석달 뒤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을 포기했다.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 꼴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박칠성은 부상을 다스리며 1년 반 가까이 이번 대회 준비에만 매달렸고 이날 화려하게 재기했다. 박칠성은 “금메달을 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였는데 내 몸이 은메달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3시간41분대 선수와는 역시 차이가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다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세와 지구력을 보완해 50㎞ 경보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박칠성은 이날 레이스를 되돌아보며 “36㎞ 지점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쓰러지더라도 가보자는 마음과 한 명만 더 잡자는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 징크스가 있어서 늘 부모님께 오지 말라고 하는데 오늘은 왜 오셨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오늘은 징크스가 깨진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여호수아(27·인천시청)는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200m 결선에서 20초82로 결승선을 통과, 페미 오구노데(카타르·20초14)와 알수바이에 파하드(사우디아라비아·20초74)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재근이 1982년 뉴델리와 1986년 서울대회를 2연패한 뒤 28년 만에 나온 한국의 메달이다. 정혜림(27·제주시청)은 여자 100m 허들 결선에서 예선(13초17)보다 늦은 13초39로 4위에 그쳤다. 4년 전 광저우에서 금메달을 땄던 이연경(32·문경시청)은 13초73으로 6위에 그쳤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알프스가 아니었어… 반전 매력, 타이완

    알프스가 아니었어… 반전 매력, 타이완

    타이완에 가서 고산병 증세를 느낄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조차 못했다. 우리나라 경상도만 한 크기라는데, 그런 곳에 무슨 대단한 산이 있을까 싶었다. 한데 가 보고 깜짝 놀랐다. 한반도에선 볼 수 없는 3000m 이상의 고봉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 더 놀라운 건 그 거구의 산들을 굴비 엮듯 꿰고 가는 도로가 있다는 것. 바로 둥시헝관궁루(東西橫貫公路)다. 현지 가이드는 산정을 휘휘 돌아가는 그 길에서 상상 이상의 타이완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타이완의 수많은 관광명소를 마다하고 둥시헝관궁루를 찾은 건 그 때문이다. 선택은 옳았다. 그 길 끝에 반전 매력의 타이완이 있었으니 말이다. 타이완은 동고서저의 지형이다. 대부분의 주민이 평탄한 서쪽에 몰려 산다. 반면 동쪽은 험하다. 면적도 좁다. 서쪽에 견줘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디고 주민 숫자도 적다. 두 지역 사이엔 험준한 중양(中央)산맥이 버티고 있다. 둥시헝관궁루는 그 험한 산악지대를 뚫고 타이완의 동서를 이어 주는 실핏줄 같은 도로다. 타이완 중서부의 중심 도시인 타이중(臺中)에서 난터우(南投)를 거쳐 화롄(花蓮)의 타이루거(太魯閣) 국립공원까지 가는 동안 수많은 산과 명소들을 줄줄이 지나쳐 간다. 17세기부터 전해 온다는 타이완 8경 가운데 타이루거 협곡과 칭쉐이두안야(清水断崖) 등 2경이 이 길에 있고, 타이중 주민들이 즐겨 찾는 칭징(淸境), 타이완에서 가장 높은 도로 우링(武鈴) 등도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다. 타이중 시내를 벗어나 30여분 달리면 난터우다.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우람한 산들이 감싸고 있다. 산자락엔 젓가락처럼 가는 빈랑(檳?)나무가 흔하다. 야자수를 닮은 빈랑나무는 같은 이름의 열매를 맺는다. 현지인들은 이를 ‘삔랑’이라고 부른다. 삔랑은 일종의 각성제다. 미국 프로야구 선수가 씹는 담배를 씹듯, 질겅대다 뱉는다. 타이완 도시를 걷다 붉게 물든 바닥이 눈에 띄었다면 열에 아홉은 씹다 버린 삔랑의 흔적이다. ●3000m 고봉, 굴비 엮듯 꿴 찻길, 그리고 차밭 삔랑의 주 고객은 운전기사들이다. 도로 주변에 수많은 삔랑가게가 진을 치고 있는 건 그 때문이다. 도시에 가까워질수록 삔랑가게도 화려해진다. 삔랑을 파는 이도 젊고 예쁜 여성들로 바뀐다. 이들을 중국 월나라의 미녀 서시(西施)에 빗대 ‘빈랑서시’라 부르기도 한다. 삔랑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타이완 의학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치아 착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삔랑으로 먹고사는 이들이 무려 100만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난터우시 외곽의 푸리(?里)를 지나면서 숲의 풍경은 확 달라진다. 빈랑나무는 사라지고 차밭과 초지대 등 고산지역 특유의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날씨도 확 바뀐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무더위는 온데간데없다. 그 자리를 맑고 청량한 공기가 채운다. 양목장 등 초원지대가 인상적인 칭징, 타이루거 국립공원 표지석이 선 쿤양(昆陽) 등을 지나면 우링에 닿는다. 타이완 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 3275m에 조성된 전망대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 ‘톱 오브 유럽’이 있는 스위스 융프라우요흐(3454m)에 견줄 만한 높이다. 우링 정상에 조성된 전망대에 서면 지나온 산자락과 가야 할 허환산(合歡山)의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산병 증세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아찔한 풍경이다. 허환산을 우리 식으로 발음하면 합환산이다. ‘19금’ 표현이다. 한데 아쉽게도 어떤 경위로 이렇게 도발적인 이름을 얻게 됐는지 아는 이는 없었다. 우링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타이루거 협곡이 시작된다. 여태 지나온 길보다 몇 배 더 섬뜩한 길이 펼쳐진다. 산자락 하나를 돌 때마다 차창 너머로 가야 할 산길이 눈앞에 들어오는데, 직각에 가까운 산기슭을 에둘러 돌아가는 모습을 보자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주름잡힌 대리석, 산자락 타고 물이 흐르니 타이루거 협곡은 타이완 동부 관광의 하이라이트이다. 3000m 이상의 고봉이 27개나 모여 있다는 타이루거 협곡은 대부분 대리석층이다. 산이 높으면 골 또한 깊은 법. 가파른 계곡을 흐르던 물이 산자락을 깎아 만든 대리석의 천길단애가 무려 20㎞에 걸쳐 장관을 펼쳐 낸다. 타이루거 협곡의 끝은 칭쉐이두안야다. 제주 바다를 닮은 파란 바다와 천길단애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졌다. 두꺼운 구름층에서 요동치던 비행기가 마침내 구름을 뚫고 솟구치며 만난 파란 세상, 딱 그 정도의 감동이었다. 타이베이에서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를 두 곳만 더 소개하자. 타이베이 북부 완리샹(萬里鄕)의 예류(野柳)지질공원은 자연이 오랜 시간 공들여 빚은 조각공원이다. 수천만년에 걸친 풍화와 침식으로 형성된 180여개의 버섯바위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기이한 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여왕바위의 인기가 가장 높은데,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수십m씩 줄을 서기도 한다. 타이베이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타이베이 시내의 국립고궁박물관은 소장품이 무려 70만점에 달한다. 타이완 국민당 정부가 1949년 중국 본토에서 밀려날 때 자금성 등에서 빼내 온 보물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지 못하는 건 이 보물들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기도 한다. 박물관 측이 3개월에 한 번씩 유물을 교체하는데, 전체 유물이 한 차례 공개되는 데 소요되는 기간만 7년에 이른다고 한다. 글 사진 타이베이·타이중(타이완)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항공 타이완 최대 국적항공사인 중화항공(www.china-airlines.co.kr)이 김포-송산, 인천-타이베이, 인천-가오슝, 부산-타이베이 등 다양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노선 수나 운항 편수, 스케줄 편리성 등에서 한국과 타이완을 오가는 항공사 가운데 단연 최고로 꼽힌다. 특히 부산-타이베이 노선은 취항 1년 만에 9만 2000여명의 승객을 수송하며 황금 노선으로 급부상했다. 중화항공은 이를 기념해 부산-타이베이 노선을 26일부터 매일 2회 증편 운항한다. →환전 타이완 달러를 쓴다. 1달러는 약 35원이다. →교통 타이베이에서 기차를 타고 신창이나 화롄 등에 내려서 택시, 또는 셔틀버스로 타이루거 협곡까지 다녀오는 게 일반적이다. 택시로 타이루거를 돌아보려면 신창에서 내리는 게 낫다. 타이루거까지 거리가 화롄보다 훨씬 가깝다. 택시요금은 시간별로 다양하다. 4시간의 경우 2500달러다. 둥시헝관궁루를 따라 돌아보려면 차를 렌트해야 한다. 타이베이에서 6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당일 코스로는 어렵고 타이중에서 1박하길 권한다. →여행서 여행작가 우지경 등이 쓴 ‘타이완 홀리데이’(꿈의지도 펴냄, 1만 5000원)는 타이완을 여러 지역으로 나눈 뒤 각 지역 명소와 맛집, 숙소 등을 꼼꼼하게 소개하고 있다. ‘타이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정성 들여 썼다. 여행작가 양소희가 쓴 ‘ENJOY(인조이) 타이완’(넥서스북스 펴냄, 1만 8000원)도 정보 중심의 여행서로 손색없다. ‘꽃보다 타이베이’(앨리스 펴냄, 1만 3800원)는 현지인이 좋아하는 타이베이 여행지와 맛집 등을 감성적인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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