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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댄스 추다 한국 문화에 빠져… 한국 경험할 이벤트 많아졌으면”

    “커버댄스를 추다가 한국 문화에 빠져 한국어 선생님이 됐어요.”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아이돌산업과 한류의 미래’ 세미나에 참석한 커버댄스 팀 ‘에일리언’의 아리아 프라타마(27·인도네시아)는 한국 방문이 벌써 다섯 번째다. 2009년 댄스학원에 등록하며 케이팝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2011년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을 계기로 한국에 처음 온 뒤 거의 매년 한국을 찾았다. 프라타마는 “케이팝을 시작으로 한국 문화를 알게 됐고 한국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싶어 한국어를 배웠고 지금은 한국어 강사,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팀 ‘마그넷’의 후쿠다 가호(21)는 몇 해 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걸그룹 카라를 통해 케이팝을 알게 됐다. 가호는 “다섯 살 때부터 춤을 배웠는데 케이팝 가수들의 댄스 수준이 높은 걸 보고 굉장하다고 생각했다”며 “카라 해체 후에는 다른 그룹과 한국 문화로 관심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커버댄스를 추면서 부모님도 케이팝을 좋아하게 됐다”며 “엄마는 슈퍼주니어, 저는 방탄소년단을 제일 좋아한다”면서 웃었다. 2009년 SS501 덕에 케이팝을 알게 됐다는 러시아 팀 ‘업비트’의 엘레나 유리아비나(27)는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처음 접할 당시에는 제가 사는 도시에 케이팝 팬이 한두 명 더 있을 뿐이었는데 지금은 인기가 너무 많아졌다”며 “커버댄스 팀도 굉장히 많아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같은 팀 멤버인 다리나 스네사레바(24)는 “예전엔 유럽산 화장품을 썼지만 케이팝을 좋아하게 된 뒤에는 한국 화장품을 많이 쓴다. 패션도 한국 아이돌스럽게 입게 됐다”며 변화를 설명했다. 멕시코 팀 ‘크로노시스’의 조나선 예레나스 쿠에바스(24)는 “전에는 소수의 마니아층만 알던 케이팝이 싸이가 뜨고 나서 인기가 많아져 지하철역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나 남미에서는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케이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더 열정적이 된다”며 “케이팝을 연결 고리로 사람들과 교류하게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함께 온 세사르 히메네스 마데라(23)는 “저희들이 한국에 온 경험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전달되기도 한다. 한국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런 이벤트가 많아져서 멕시코에 한류가 더 퍼졌으면 좋겠다”며 조언을 건넸다. 한편 서울신문이 주최하는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각국 예선전을 마치고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결선 무대를 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호날두에 “유니폼 좀 줄래?” 요청한 미국인 심판…모로코가 부글부글

    호날두에 “유니폼 좀 줄래?” 요청한 미국인 심판…모로코가 부글부글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2경기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된 모로코가 포르투갈전 주심의 편파 판정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경기 도중 주심이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기념으로 유니폼을 얻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모로코는 이날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0-1로 졌다. 2패로 본선에 오른 32개국 중 가장 먼저 탈락을 확정지었다. 모로코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다. 모로코는 포르투갈전에서 숱한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포르투갈은 전반 4분 호날두의 헤딩골을 끝까지 지켜 이번 대회 짜릿한 첫승을 기록했다. 모로코 선수들은 경기 직후 미국인 주심 마크 가이거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후반 34분 페널티 지역에서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의 핸들링을 의심할 만한 장면이 나왔지만 주심이 이를 보지 못해 페널티킥을 얻지 못했다. 모로코는 비디오 판독(VAR)을 요청했지만 주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다 모로코 미드필더 노르딘 암라바트가 네덜란드 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가이거를 정면 비판하며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암라바트는 “주심이 호날두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받은 것 같다.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에게 들었는데, 전반전이 끝난 뒤 주심이 호날두에게 말을 걸어 (페페의) 유니폼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월드컵에서 할 만한 얘기냐. 월드컵은 서커스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국제축구연맹(FIFA)은 가이거 주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FIFA 규정상 주심은 월드컵 기간에 경기 중 일어난 일에 대해서 코멘트하지 않도록 돼 있다. 과거 미국 뉴저지주에서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일했던 가이거는 메이저 리그 축구에서 가장 우수한 심판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가이거가 만약 경기 도중 출전 선수의 유니폼을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프로 정신을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되며, 남은 월드컵 경기 심판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모로코의 카림 엘 알마디는 전반 4분 호날두의 골에 대해서도 “득점으로 인정되어선 안 될 골이었다”면서 “하지만 그건 주심이 판단할 일이었고, 주심은 그대로 인정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언론 매체는 가이거가 호날두의 유니폼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으나, 네덜란드 방송사 NOS가 암라바트와의 인터뷰 영상을 검토한 결과, 가이거가 요구한 유니폼은 페페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USA투데이는 보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해적 잡는데 왜 막강 문무대왕함이 떴을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해적 잡는데 왜 막강 문무대왕함이 떴을까?

    오는 28일 6번째 소말리아 파견을 준비 중인 청해부대 제27진 왕건함 지휘부가 21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장관 집무실을 찾았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최근 소말리아는 물론 서아프리카 기니만 일대에서도 해적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위한 완벽한 임무수행을 당부했다. 청해부대 소관부서인 국방부가 아닌 해양수산부에서 파병을 앞둔 지휘관을 불러 격려와 당부를 남긴 것은 그만큼 악화된 우리 해상교통로의 치안 상황을 말해준다.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정세 불안이 심화되며 소말리아 아덴만은 물론 아프리카 서부 해안까지 해적들의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말 발생한 마린 711호 피랍사건은 우리나라가 이제는 아덴만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서부 해역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 사건이었다. 그동안 아프리카 서부 해안은 아프리카 동부의 아덴만에 비해 해적 출몰이 많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세력 보코하람의 세력 확산 등 지역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기니만 일대를 중심으로 해적 활동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활동 영역 역시 점차 먼 바다로까지 넓어지면서 우리의 해상교통로가 위협당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모두 나서 아프리카 정세 불안을 평정해 해적 발생의 근본적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군함을 보내 해적을 억제하고 소탕하는 것 뿐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해적과 무타협 원칙을 고수하며 억제 및 소탕작전을 수행하고 있고, 지난 마린 711 피랍사건 때도 청해부대의 압박 전술이 인질 석방에 큰 기여를 했다. 당시 나이지리아 해적 소굴 앞에 진을 치고 해적들을 압박했던 문무대왕함은 해적을 상대로 하기에는 너무나도 막강한 군함이었다. 1분에 20발의 포탄을 날릴 수 있는 고성능 함포, 수백km 밖의 표적 건물 몇 층 몇 번째 창문까지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정밀 유도탄을 갖춘 구축함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몇 분 안에 해적 본거지 자체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법을 준수하는 한국해군이 주권국인 나이지리아 영토 내에 있는 해적 본거지를 직접 포격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해적선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적들이 무장한 채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면 청해부대는 적법절차에 따라 이들을 공격해 격침시킬 수 있다. 바다에는 청해부대가, 내륙으로 가는 길에는 악명 높은 보코하람과 정부군이 버티고 있으니 인질 대치 상태가 계속되는 한 해적들은 본거지에 갇혀 나올 수가 없었다. 해적들은 결국 인질 석방을 택했고, 인질 신병 인도와 함께 해적들에 대한 봉쇄도 풀렸다. 적의 눈앞에 군함을 들이밀고 압박을 가해 요구사항을 쟁취하는 18~19세기 스타일의 ‘포함외교’가 먹힌 것이다. '포함외교'(Gunboat diplomacy)는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이 즐겨 사용하던 압박외교전술의 형태다. 수백문의 함포를 장착한 거대한 전함을 적의 바닷가에 띄워놓고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협박하는 것이다. 일본을 개항시켰던 쿠로후네 사건이나 조선시대 있었던 신미양요가 바로 이러한 포함외교의 사례였으며, 현대에는 미국이 항공모함을 이용해 상대국을 압박하는 사례들이 바로 이런 포함외교의 케이스라고 하겠다. 이런 유형의 포함외교는 주로 주권국과 주권국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지만, 이번 청해부대의 사례처럼 현대에 들어와 해적을 상대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포함외교의 대표적인 케이스는 프랑스와 러시아다. 해적 사건이 발생하면 그 어떤 협상도 없이 군사력을 동원해 구출작전으로 사태를 해결해온 프랑스는 지난 2009년 4월 자국인 여행객들이 탑승한 요트가 납치되자 구출작전을 감행하는 한편, 요트 피랍을 자행한 배후 세력을 파헤쳐 해당 해적 조직의 근거지를 알아냈다. 그리고 그곳에 구축함을 파견해 근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해적 모선 4척과 고속보트 6척을 격침시킨 뒤 살아남은 생존자 35명을 생포해 본국으로 압송했다. 프랑스 선박을 건드리면 본거지가 박살난다는 소문은 해적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고, 이후 프랑스 국기를 게양한 선박을 건드리는 해적은 없었다. 러시아는 프랑스보다 더 강경했다. 러시아는 지난 2008년, 자국 선원이 일부 탑승한 우크라이나 선적 화물선이 피랍되자 해적 근거지를 향해 수백발의 미사일을 탑재한 초대형 핵추진 순양함 ‘표트르 벨리키’함을 출동시켜 대응하는가 하면, 얼마 뒤 러시아 선적 유조선이 피랍되자 중무장한 구축함 ‘마샬 샤포시니코프’함을 보내 화력으로 해적을 제압하고 선원들을 구출했다. 체포된 해적들은 모든 물품을 압수하고 맨몸으로 소형 보트에 태운 뒤 해안에서 560km 떨어진 망망대해, 그것도 식인상어 서식지에 방면하고, 그들의 모선(母船)은 함포 사격훈련용 표적함으로 벌집을 만들어 버린 사례가 있었다. 이 사건 뒤로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선박이 납치되는 일은 재발하지 않았다. 러시아 선박이나 선원을 납치할 경우 협상이나 보상금은 없다는 것을 해적들이 확실히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군함에 의한 해적 억제 활동이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주요 선진국들은 인도양과 아덴만 일대에 대규모 연합함대를 꾸려 상시 순찰을 돌기 시작했다. 현재 이 해역에는 미국 등 10여 개국 해군이 참여하는 제150연합임무대(CTF-150)와 대한민국 등 15개국이 참가하는 제151연합임무대(CTF-151),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중국과 러시아 함대까지 수십 척의 중무장한 군함들이 해적 퇴치 작전을 벌이고 있다. 그 덕분에 최근 1~2년간 이 해역의 해적은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급속히 위축됐다. 그러나 내전과 기아, 자원 부족 등 해적 창궐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군사력을 동원한 해적 소탕은 풍선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동아프리카 해역의 해적들이 서아프리카 해역으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소말리아 해적의 쇠퇴 시기와 맞물려 최근 동아프리카 해역의 해적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소말리아 해역이 여러 나라의 군함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동아프리카 해역에도 이 같은 국제연함함대의 작전 소요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동아프리카 해역은 유럽을 오가는 우리나라 국적 상선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라는 점에서 우리 해군의 추가 파병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소말리아 해적퇴치 작전에 해군 핵심 전력인 한국형 구축함(DDH) 1척을 6개월 주기로 파견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단 6척뿐인 구축함 중 3척이 청해부대 파병을 위한 작전·정비·교육훈련으로 묶여 있어 수년째 심각한 전력 공백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추가적인 구축함 파견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적 퇴치 활동을 전담할 부대를 별도로 만들고, 일부 선진국의 사례처럼 해적 퇴치를 위한 원양초계함(OPV : Offshore Patrol Vessel)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원양초계함은 함포와 헬기 등 해적을 제압할 수 있는 충분한 무장을 탑재하지만, 구축함처럼 고성능 레이더나 소나, 미사일 등을 탑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같은 크기 구축함의 15~30% 가격으로 도입이 가능하다. 이러한 원양초계함이 3~4척 배치된다면 한반도 영해 방위를 위한 핵심전력인 구축함의 전력공백 없이도 우리의 핵심 해상교통로를 해적으로부터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돈과 인력이다. 해외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원양초계함 1척의 가격은 1000억 원을 조금 상회한다. 3~4척을 건조하려면 3~40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가며, 자동화시스템을 많이 도입하더라도 3~4백여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 예산과 인력 모두 빠듯한 사정인 해군이 이러한 원양초계함을 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마린 711호 피랍사건을 계기로 청해부대와 같은 전력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는 지금, 국민들이 나서서 해군의 손에 우리 해상교통로를 지킬 수단을 쥐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가수 40년, 성공을 ‘나눔’으로 이어가다. 해밀학교 김인순(가수 인순이) 이사장

    가수 40년, 성공을 ‘나눔’으로 이어가다. 해밀학교 김인순(가수 인순이) 이사장

    가난, 못 배움 그리고 다름. “인순이란 이름으로 살아오는 동안 이 세 가지는 저와 늘 함께 했습니다” 올해로 가수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라이브 여황, 가수 인순이. 그녀는 젊은 시절을 무대 위에서 성장했고 무대를 통해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오롯이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살아 있는 음악전설’로 국내 가요계의 거물이자 상징이 됐다. 정상에 서 있어도 살아오면서 느꼈던 아픔의 잔상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가난했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노래를 부를 수 있었고, 남들보다 못 배웠기 때문에 사람들을 통해 끊임없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외모를 가졌기에 실력만으로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배움터 해밀학교 김인순 이사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 나가고 있는 ‘가수 인순이’가 그 주인공이다. 해밀학교는 순우리말로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란 뜻이다. 그녀는 “어릴 적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그러잖아요, 비록 젊어서 하는 고생이 힘들지만 그 후엔 분명 해가 찬란하게 비췰 날이 있다”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학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말했다. 많이 알려진대로 아프리카계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아래에서 태어난 그녀 역시 다문화가정에서 자랐다. 학창시절엔 혼혈이라는 이유로 놀림과 차별을 받았기에 누구보다 다문화가정의 교육과 문제점 등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성 혼돈과 부모에 대한 원망 등으로 힘든 사춘기 시절을 겪었다”는 그녀의 말 속엔 성장하면서 가슴에 담아 둔, 남들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많은 아픔들을 함축하고 있다. 그녀는 음악활동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이 언제 였는지를 묻자 주저하지 않고 ‘아이를 갖게 된 때’라고 말한다. 한 인간이자 여자로서 출산과 양육의 놀라움을 경험하자 오직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느꼈던 온 우주의 모든 것들이 이젠 자신이 낳은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걸 직접 체험하고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한 생각의 변화 또한 해밀학교 설립의 밑바탕이 됐다.해밀학교는 중학교 과정의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학교다. 학비가 없고 학생들은 학교 내 생활관에서 생활한다. 2013년 4월 11일 홍천군 명동리에 설립됐고 지난해 23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교실, 강당, 식당 등 지상 2층 규모로 신축했다. 현재 9개국 38명의 중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교과 과정은 물론 악기, 예술 등 특성화교과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가수 인순이는 ‘친구여’, ‘거위의 꿈’ 등 자신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노래로 엄청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자신의 성공을 통해 지금까지 받아온 사랑을 다시 나누고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가슴 한 켠에 늘 빚으로 남아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러한 생각들은 조금 더 구체적이 됐다. 어렵고 힘없는 노인들을 자신의 품에서 보내드리고 싶은 맘에 양로원도 생각했고,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맘에 고아원도 생각했다. 그러다 다문화 이야기가 한창 화두였던 2010년, 라디오에서 다문화 청소년들의 고등학교 진학률이 28%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 이게 내가 해야 할 일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학교 설립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자기 사업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거다’라는 비아냥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러한 오해들에 대해 일일이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학교 설립에 대한 많은 오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서 자신의 진심이 보여진다면 그것이 최고의 설명이 될 거다”라는 믿음으로 참고 견뎠다. 학교 운영을 위한 후원금 모금 관련 질문을 하자 “웃지 못할 사연이 많았다”며 웃었다.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노래 한 곡 더 부르는 일도 있었고 개런티를 뚝뚝 깎는 분들도 많이 대했다. 성공한 가수로서 최고의 대접만을 받아오다 후원을 받기 위해 밑바닥으로 내려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40년 동안 지켜왔던 여가수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받을 때 많이 힘들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개런티를 말도 안 되게 깎으려는 사람들에겐 “죄송하지만 전 그런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돈 받지 않고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당당하게 나갔다. 이유는 하나였다. 자신이 화려하고 멋있어야만 됐고, 그래야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롤모델로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께서 십시일반으로 1만 원, 2만 원씩 계속 후원해 주실 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한 맘이 든다“고 했다. 해밀학교는 지난해 11월 27일 강원도교육청으로부터 정식 대안학교 인가를 받았다. 그동안 졸업을 해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해왔기 때문에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드디어 올해 3월 1일에 3학급 정원 60명 규모로 정식 개교했다. 5년 전 6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학교가 어엿한 중등학교로 거듭난 것이다. 그녀는 이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끌어안고 펄쩍 뛸 정도로 기뻤다”고 당시의 기쁨을 회상했다.규모가 커짐에 따라 책임감도 무거워졌다. 교육청으로부터 학력인가를 받기 위한 시설을 갖추다보니 일정한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야만 했고 자연스럽게 건축비 마련에 어려움도 따랐다. 하지만 일정 시설을 갖추는 과정에서 ‘가수 인순이 이름 덕에 교육청에서 적당히 넘어가줬다’라는 말을 듣기 싫었다. 결국 교육청 요구사항을 97%까지 충족시키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 이 또한 ‘기적’이었다. 학교를 운영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들도 많이 나타났다.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제3회 과학 3색 콘서트’를 개최하며 학교에 대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직접 이 학교를 방문해 토크콘서트까지 진행해 기쁨은 배가 됐다. 또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땐 해밀학교 아이들과 아이들이 직접 초대한 장애인 청소년들과 함께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 가슴 벅찬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을 묻는 질문에 “통틀어서 가장 큰 소망은 나라에서 재정을 지원받는 학교가 되는 것”이라며 “재정적인 지원 등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여러 선생님들과 더 많은 걸 배우고 접할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녀는 인터뷰를 마칠 즈음 가장 자신있는 목소리로 “제 인생도 기적이지만, 이 학교는 지금까지 기적으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기적이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의 아픈 기억들이 이 학교와 아이들로 인해 깨끗이 치유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원문의:(070)4837-2239 사단법인 인순이와 좋은 사람들 글 영상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사의 표명…지역위원장 공모 예정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사의 표명…지역위원장 공모 예정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이 최근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비서관은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대비해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서을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진 비서관이 사의를 표한 이유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지역위원장 대행을 세운 지역구에서 공모를 통해 지역위원장을 뽑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과 관련돼 보인다. 이번에 뽑히는 지역위원장은 2년 뒤 총선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청와대에 들어간 비서관들이 공직자가 되면서 지역위원장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어 1년 넘게 해당 지역구는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해왔다. 진 비서관과 함께 총선을 앞두고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던 백원우 민정비서관과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은 청와대에 잔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비서관의 사의를 표하면서 청와대도 후임 인선에 서두를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이 청와대 조직진단과 업무평가가 끝나면 후임 인선도 함께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H조의 반란…희망을 보았다

    H조의 반란…희망을 보았다

    ‘세네갈이 왜 아프리카 팀들의 희망인지를 보여줬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일본이 10명이 뛴 콜롬비아를 누르고 아시아에 역사적 승리를 안겼다’ (로이터) 러시아월드컵에 출전중인 세네갈과 일본이 조별리그 H조 경기에서 각각 폴란드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폴란드와 콜롬비아는 H조 1~2위가 예상되는 강팀이었던만큼 대이변이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한 국가들이 일제히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터진 승리인지라 더욱 값졌다. 20일 현재 본선무대에 오른 32개국이 최소 한경기씩을 치른 가운데 아프리카 출전국들의 1차전 성적은 가히 좋은 편은 아니었다. 세네갈이 폴란드를 2-1로 누른 것이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프리카 5개국 중 처음으로 맛본 승리였다. 이집트, 모로코, 튀니지, 나이지리아는 본선 1차전에서 모두 패하며 승점을 챙기지 못했다. 세네갈이 아프리카 대륙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이다. 세네갈은 월드컵에 출전국 중 유일한 흑인 사령탑인 알리우 시세(42)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집트, 모로코, 나이지리아는 외국인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으며 나빌 말룰(56) 감독은 튀니지 출신이나 피부색이 검지 않다. 시세 감독은 1999~2005년에 세네갈 국가대표를 지녔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8강 돌풍의 주역이었다. 세네갈이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은 이번까지 딱 두번이다. 시세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각각 출전하며 ‘검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폴란드전에서 승리한 뒤 시세 감독은 “모든 아프리카가 우리를 응원했을 것이다. 아프리카를 대표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아프리카 팀들은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 피부색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언제가는 아프리카 팀도 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은 아시아의 자존심을 살렸다. 일본은 지난 19일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32)가 역대 월드컵에서 두 번째로 빠른 시기(전반 3분)에 핸드볼 반칙으로 퇴장당한 데다가 페널티킥까지 주어지면서 경기를 손쉽게 풀어나갔다. 카가와 신지(29)가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전반 39분에는 프리킥으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28분 오사코 유야(28)가 결승골을 터트리며 강적 콜롬비아를 2-1로 눌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인 이란이 1차전에서 모로코에 승리했지만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호주가 나란히 1차전에서 패한 가운데 터진 값진 승전보였다. 일본이 승리하기 전까지 아시아 국가들은 역대 월드컵에서 남미를 상대로 3무 14패를 기록중이었다. 일본이 남미를 상대로 아시아 최초 승리 기록을 세운 것이다. 4년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콜롬비아에 1-4로 패했던 것에 대한 통쾌한 복수이기도 했다. 월드컵을 불과 두달 앞두고 사령탑이 니시노 아키라(63) 감독으로 교체돼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러한 우려도 깔끔이 날렸다. .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53세 모니카 벨루치의 당당한 워킹… “나이, 문제되지 않아”

    53세 모니카 벨루치의 당당한 워킹… “나이, 문제되지 않아”

    모델은 반드시 젊어야 한다는 편견을 깬 모델이 세계적인 브랜드의 패션쇼에 등장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여배우이자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로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모니카 벨루치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53살인 모니카 벨루치는 이탈리아 현지시간으로 지난 16일 밀라노에서 열린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의 패션쇼에서 당당한 워킹을 선보였다. 모니카 벨루치는 무려 26년 전인 1992년 돌체앤가바나 모델로 활동한 뒤 배우로 전향했고, 이후 셀러브리티로서 돌체앤가바나를 비롯한 유명 브랜드의 행사에 참가했지만 모델로 무대에 선 적은 없었다. 평소 필라테스부터 수영까지 운동을 가리지 않고 자기관리의 정석을 보여준 모니카 벨루치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에너지다”, “신체는 나이가 들지만 영혼은 젊어질 수 있다”며 몸과 마음의 관리를 통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니카 벨루치는 긴 머리카락을 정제된 스타일의 검은색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섰고, 런웨이에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카메라 세례와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번 패션쇼에서 주목받은 모델은 모니카 벨루치 뿐만이 아니다. 올해 48세이자 슈퍼모델계의 전설로도 통하는 나오미 캠벨도 세련된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섰다. 돌채앤가바나는 이번 패션쇼를 위해 길거리 캐스팅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모든 연령대의 모델을 무대에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제로 이날 패션쇼에는 머리카락이 하얀 60대와 70대 모델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돌체앤가바나 측은 기성세대를 위한 스트릿 패션을 제시하기 위해 다양한 연령대의 모델을 섭외했으며, 돌체앤가바나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반영하는 특별한 패션쇼였다는 평을 받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빗썸 350억 해킹 파문…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 일제히 하락

    빗썸 350억 해킹 파문…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 일제히 하락

    국내 최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350억원 규모의 해킹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 빗썸은 ‘리플’을 비롯, 자사가 보유한 가상화폐 350억원어치를 도난당했다고 20일 밝혔다. 빗썸은 19일 오후 11시쯤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2시간여가 지난 20일 오전 1시 30분에 입금 제한 조치를 한 뒤 자산 점검에 들어간 결과 보유한 가상화폐를 탈취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빗썸은 오전 9시 40분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해킹 사실을 신고하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알렸다. 빗썸은 최근 회원자산을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외부 저장장치인 ‘콜드월렛’으로 옮겨둔 상태다. 앞서 중소거래소인 코인레일에서 해킹 공격으로 4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유출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최대 거래소인 빗썸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 빗썸은 코인레일 해킹 이후 비정상적인 공격이 증가하자 16일 오전 출금 제한 조치를 하고 회원자산을 전수조사했으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콜드월렛으로 회원자산을 옮기는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빗썸은 올해 공인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의무대상에 지정됐으나 아직 인증을 받지 않았다. 빗썸은 “지난달 사전신청서를 냈고 이후 수정 보완사항이 있어 보완 중”이라고 해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서버를 업그레이드하고 DB 정보 보안을 강화해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빗썸 해킹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이 24시간 전 대비 4.25% 내리는 등 가상화폐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그간의 해킹 사례는 중소 거래소에 국한돼 있었기에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빗썸은 업계 1위 거래소인 데다가 그간 보안분야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자부해왔기에 업계와 투자자의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축구대표팀이 스웨덴에 분패한 현장은 과거 러시아제국의 ‘주머니’로 불렸던 니즈니노브고로드였다. 13세기에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일찍이 우랄과 페르시아를 잇는 활발한 교역의 중심지였다. 볼가강과 오카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던 옛 경기장을 폭파하고 새로 스타디움을 지으며 이웃 주에서까지 근로자들을 징발해 값싼 임금으로 착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옛사람들이 교역의 터전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던 크렘린(성채) 위에 동상 하나가 두 강이 유유히 합류하는 것을 고즈넉이 굽어보고 있다. 대문호 막심 고리키다. 숱한 저작들로 러시아의 양심을 깨운 그가 강의 역사, 교역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대표팀은 23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로 21일 다시 떠난다. 1980년대 많은 이들의 눈을 밝혔던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다. 신태용호의 발걸음이 몽골의 유럽 침공 루트였으며 중국의 종이 제조술이 전해진 경로였던 고리키의 고향에서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향을 거쳐 27일 독일전이 열리는 타타르족의 터전인 카잔까지 이어지는 것은 우연치곤 흥미롭다. 러시아제국의 저력과 숨결, 웅혼함이 느껴지는 여정이다. 지난 12일 대표팀이 러시아에 입성한 뒤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기자를 매번 놀라게 했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 자동차가 먼저 멈춰 선다. 운전자들은 거의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버스에 오른 이방인에게 서로 길 안내를 하겠다며 승객들과 차장이 입씨름을 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의 기자단의 숙소에 도착한 것은 지난 16일 밤 10시 30분이었다. 지친 몸으로 샤워를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여성 콘시어지가 커피와 호박케이크, 초콜릿 등을 담은 쟁반을 내밀며 미소 지었다. 19일 이른 새벽 공항으로 떠나는 일행에게 호박케이크, 샌드위치, 과일 등이 담긴 봉지를 건넸다. 그 도시의 어느 레스토랑 매니저는 생각이 안 나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느라 연신 몸을 흔들어 대면서 우리 일행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진땀을 흘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크렘린, KGB, 체첸이나 크림반도 진압과 같은 근육질 이미지의 정부, 체제와 길거리에서 만난 장삼이사 러시아인들은 많이 달랐다. 근엄한 얼굴로 안 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슬쩍 알려 주는 친절을 경험한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월드컵이 러 이미지 바꾸고 있어 당연한 얘기지만 일주일여 러시아의 서부를 조금 돌아보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 그릇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도 러시아 어디에선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폭압적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 러시아월드컵이 다른 어느 곳보다 러시아를 변화시키고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다. bsnim@seoul.co.kr
  • 日, 아시아 첫 남미팀 격침 대이변

    日, 아시아 첫 남미팀 격침 대이변

    일본이 아시아에선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국가를 꺾는 기록을 세웠다.일본은 19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H조 예선 1차전에서 콜롬비아를 2-1로 제쳤다. 전반 3분 손을 써서 슈팅을 막은 상대 중앙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의 퇴장과 함께 페널티킥을 얻어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골을 넣은 뒤, 전반 39분 프리킥 골을 내줬지만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사코 유야(FC 쾰른)의 헤딩골로 승부를 갈랐다. 오사코는 경기 최우수선수(MVP) 격인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H조엔 세네갈과 폴란드가 포함됐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C조에서 콜롬비아에 1-4로 졌던 일본으로선 앙갚음한 무대였다. 당시 일본은 조 4위(1무 2패)로 탈락했고, 콜롬비아는 3전 전승을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올라 우루과이를 눌러 8강에 우뚝 섰다. 콜롬비아는 동점골을 넣은 킨테로를 후반 14분 벤치로 불러들이고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6골)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졌다. 일본이 가가와를 빼고 혼다 게이스케(CF 파추카)를 넣은 후반 25분엔 호세 이스케르도와 카를로스 바카를 바꿔 공격력을 한층 강화했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역대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은 남미 국가를 상대로 3무 14패를 기록 중이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이던 이스라엘이 우루과이에 0-2로 진 것을 보태면 3무 15패다. 사란스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박주호처럼 다치거나 약물 걸리거나 감독과 다투고 월드컵과 작별

    박주호처럼 다치거나 약물 걸리거나 감독과 다투고 월드컵과 작별

    결국 박주호(울산)가 더 이상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뛰지 못하게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전날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러시아월드컵 F조 1차전 전반 부상으로 쓰러져 김민우(상주)와 교체됐던 박주호가 결국 조별리그 남은 두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박주호가 오늘 오전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오른쪽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에 미세 손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3주 정도 안정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돼 조별리그 두 경기 출전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햄스트링 파열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으나 대표팀 관계자는 “파열이 심하거나 찢어진 정도는 아니다. 심하면 두 달 정도 회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주호는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뒤 처음 열린 이날 훈련에도 참가하지 않고 숙소에 머무르며 회복에 집중했다. 훈련이나 경기에는 함께 할 수 없지만 대표팀 일정에는 동행하게 된다. 나머지 선수 22명은 모두 정상 훈련을 소화했다. 한편 크로아티아 공격수 니콜라 칼리니치(30 AC밀란)는 나이지리아와의 D조 1차전을 2-0으로 이겼을 때 교체 투입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대표팀 전열에서 제외됐다. 그는 등 부상으로 몸이 좋지 않다며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의 교체 사인을 무시했는데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패한 뒤에도 등 부상 때문이었다고 변명했다. 달리치 감독은 “우리 선수라면 몸 상태를 제대로 만들어 경기에 뛸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칼리니치의 사례를 계기로 역대 월드컵에서 조기 퇴장한 선수 다섯을 추렸다. 먼저 윌리 존스턴(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브롬에서 뛰었던 그는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도중 약물 검사에 걸려 스코틀랜드축구협회로부터 집에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불시 약물 테스트 결과 페루에 1-3으로 졌던 1차전을 앞두고 감기약을 먹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막판 아치 겜밀의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까지 했으나 발각돼 결국 귀가 조치됐다. 아일랜드공화국 대표이자 맨유 미드필더였던 로이 킨도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사이판 섬에서 훈련하다 모든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믹 매카티 축구협회장과 불꽃 언쟁을 벌여 쫓겨났다. 동료들이 카메룬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준비하는 동안 그는 체셔주 집에서 애완견과 노느라 바빴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빠지면 섭하다. 1994년 미국 대회 조별리그 불가리아와의 3차전 직전 약물검사에 걸려 쫓겨났다. 1986년 아르헨티나 우승을 이끌고 4년 뒤 결승에 진출해 옛서독에 졌던 마라도나는 그리스를 4-0으로 물리친 뒤 성공적이며 논란도 많았던 A매치 경력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프랑스의 저격수 니콜라스 아넬카도 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도중 레이몽 도메넥 감독과 사이가 틀어져 퇴출됐다. 당시 첼시 소속이었는데 멕시코와의 경기를 0-2로 뒤진 뒤 하프타임에 감독을 향해 험한 말을 늘어놓았는데 사과를 못하겠다고 버텼다. 프랑스축구협회로부터 18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지만 그 전에 은퇴해버렸다. 슬로베니아의 플레이메이커 즐라트코 자호비치(슬로베니아)도 2002년 대회에서 일찍 쫓겨났다. 당시 벤피카 소속이었는데 스페인에 1-3으로 졌을 때 교체된 뒤 스레코 카타네치 감독에게 화풀이를 했다. 슬로베니아축구협회는 그를 응징하기로 했다. 루디 자브리 회장은 자호비치는 팀 분위기를 어지럽히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공박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그레이존 세무 갈등 조정에 역점, 뿌리 깊은 나무의 알찬 열매 고객에 안길 터”

    [인터뷰 플러스] “그레이존 세무 갈등 조정에 역점, 뿌리 깊은 나무의 알찬 열매 고객에 안길 터”

    세금 관련 정책은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뜨거운 감자다. 세금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며 납세자 권익 보호를 주장하는 이들의 소식도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세금에 민감하다. 세무법인 더택스 대표인 김종봉 세무사는 대부분의 세금 관련 갈등은 ‘그레이존’(Gray Zone)의 존재라는 현실적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법률 규정의 문제에서부터 세법의 해석·적용에 이르기까지 애매한 이슈들에서 갈등이 생긴다는 것이다. 세무사의 역할은 이 부분에서 중요하다고 김 세무사는 말한다. 실제로 주요 거래를 진행할 때, 신뢰할 만한 세무사에게 사전 자문을 받아 tax risk를 해소하는 사례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김 세무사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세무법인 더택스의 특별한 차별성으로 먼저 현직(국세청)에서의 다양한 실무경험과 조세전문로펌(율촌)에서의 현장경험을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Tax Professional Convergence)되어 있고, 두 번째로는 펌 구성원별 고유의 전문성에 더해 의사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여 최상의 시너지를 내는 작지만 강한 세무법인(Tax Boutique)이라는 것이다. 또한, 가족 같은 분위기로 개인과 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모델이라는 점을 꼽았다. 김종봉 세무사에게 세무법인 더택스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국세청에서 나오신 뒤 법무법인인 ‘율촌’의 조세그룹에서 일을 하셨습니다. 공무원 생활과 대형 로펌 생활의 차이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율촌에 6년 넘게 있었는데, 처음에는 긴장감과 두려움이 컸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근무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고요. 로펌의 기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보니까 세법 분야에 밝은 훌륭한 변호사분들이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 그곳에서 6년 이상 함께 일을 할 수 있었던 건 저에게 행운이었습니다. 현직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납세자에게 생선의 종류를 알려주었다면 로펌에서는 생선의 살과 뼈를 발라주는 것을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더택스의 전문 업무 분야는 무엇입니까. -세무사로서 통상적인 업무영역에 해당하는 일은 모두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중 세무조사 대응 자문, 조세불복, 상속·증여 및 가업승계 관련 택스 컨설팅, 기업인수·합병 등 주요 거래 시 세무자문 등을 주된 영역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다년간 실무경험이 밝은 다수의 국세청 출신들로 인력이 구성되어 있어 그러한 역할에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인력에 다음 달부터는 변호사와 회계사도 영입해서 전문인력을 보강하여 한층 더 세무분야의 서비스 질을 강화해 나가려고 합니다. →부당한 과세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도 많은데, 납세자 권익 보호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납세자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세금 포탈의 목적을 갖고 이뤄진 행위라면 이건 엄정하게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납세자 입장에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실수나 착오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그레이존’(Gray Zone)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명확하게 흑백이 나뉘는 상황에 대해서는 조사 공무원이나 납세자 입장에서 다툼이 거의 없습니다. 사회적 수준이 그 정도까지는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흑백이 아닌 그사이 그레이존에 속하는 쟁점에 대해 누군가가 적극적으로 제기를 하다 보면 권익 침해 문제가 발생하리라 봅니다. 이 그레이존의 쟁점에 대해 과세당국과 납세자 간의 충돌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본질이고 이에 대한 세무대리인들의 역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가끔 보면 기획된 세무조사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까요. -정기조사든 예치조사(특별세무조사)든 세무조사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4~5년 주기의 정기세무조사의 경우는 납세자도 예측이 가능하므로 기업 입장에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겠지요. 다만, 예치조사는 언제 조사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겠지만, 세무상 위험한 거래를 했다면 납세자가 제일 먼저 알 수 있었다고 보여지는데요. 그래서 요즘은 중요한 거래를 진행하기 전에 tax risk에 대한 사전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tax risk를 없애기 위해 이런 거래를 하기 전에 조세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분들이 일상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입니다.→더택스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인지. -저희 세무법인이 경쟁력이 있는지는 시장에서부터 평가받아야 할 텐데요. 다만 제 생각에는 저희 펌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대로 된 답을 구할 수 있겠다는 신뢰를 드리는 부분이 제일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와 함께 일을 했던 상당수의 고객분이 지금도 저희를 찾아 주신다는 점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대표로서 직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기 곁에 멘토와 라이벌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나를 꿈 꿀 수 있는 닮고 싶은 모델로서의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라이벌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김종봉 더택스 대표(세무사) 세무대 3기 출신으로 국세청 및 지방청 조사 관련 주요 부서를 섭렵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던 김종봉 세무사는 조세전문로펌인 율촌의 조세그룹에서 팀장으로 활동하였고 서울지방국세청 국선세무대리인과 중부지방국세청 국세심사위원, 행정안전부 지방세 정책포럼위원(조세감면분야) 등을 역임했으며 대학에서 조세법을 강의하고 있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사회적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영양실조 어린이 및 고아원 지원, 지진 피해자 성금과 불우학생 장학금 후원 등에도 꾸준히 동참하고 있다.
  • ‘인공지진 진앙’ 로사노 경계령

    ‘인공지진 진앙’ 로사노 경계령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이 펼쳐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 더 빨라진 스피드와 강력해진 압박으로 괴롭히던 멕시코는 전반 35분 마침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자기 진영에서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멕시코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센터서클을 넘어서면서 상대 진영 왼쪽으로 빠르게 침투하던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벤)에게 기다란 킬패스를 찔러줬고, 로사노는 이를 받아 왼발로 한 번 접어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번득이는 어시스트가 빛난 에르난데스의 ‘배달’도 일품이었지만 경기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는 당연히 로사노의 차지였다. 그는 경기 뒤 “내 생애 최고의 골이었다. 멕시코 축구 역사상 최고의 골은 아닐 수 있지만, 최고의 골 후보로는 뽑힐 만하지 않은가”라고 감격스러워했다. F조 1위를 탐내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둔 신태용호에 ‘로사노 경계령’이 떨어졌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의 대표적인 선수는 월드컵 5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라파엘 마르케스, ‘치차리토’라는 별명의 ‘에이스’ 에르난데스 등이다. 로사노는 이번 대회가 월드컵 첫 무대다. 하지만 독일을 상대로 그림 같은 득점포를 터뜨리며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로사노는 성인 무대에선 신예지만, 또래 선수 중에선 세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멕시코 축구의 미래다. 그는 멕시코 프로축구 CF파추카 유스팀에서 특유의 개인기와 스피드를 장착한 뒤 각급 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다. 만 19세였던 2014년 성인 무대에 뛰어들었고, 20세 이하(U-20) 북중미 챔피언십 득점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북중미예선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등 각종 대회에서 인정받았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로사노는 우리 팀 전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다. 대회가 끝날 땐 빅클럽에서 로사노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로사노의 최대 장점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발 사용이 가능하다 보니 왼쪽 측면은 물론 오른쪽 측면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측면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한국 대표팀에겐 달갑지 않은 존재임이 분명하다. 24일 0시 멕시코와 F조 2차전을 벌이는 한국은 에르난데스와 로사노의 침투 공간에 미리 자리를 잡거나 배후 침투를 막는 협력 수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사노는 몸싸움 능력이 다소 약한 편이라 한국 수비진에겐 다소 거친 플레이가 필요해 보인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멕시코는 한국전에서 전혀 다른 포메이션과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각종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공연리뷰]고색창연한 목소리…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내한공연

    [공연리뷰]고색창연한 목소리…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내한공연

    세계 최정상 카운터테너(여성 음역대를 부르는 남성 성악가)의 음색은 고색창연했다. 지난 1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과 고음악 앙상블 잉글리시 콘서트의 공연은 한국 관객에게 300여년 전 영국 바로크 시대로의 여행을 선사했다. 숄은 1990년대 중반 수많은 카운터테너가 관객의 관심을 받다 사라진 뒤 현재까지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성악가로 꼽힌다. 엘가 이전 영국의 최고 작곡가였던 퍼셀의 세미오페라 ‘아서 왕’ 속 아리아 ‘그토록 큰 그대의 힘은’을 부를 때는 빠른 템포와 서늘한 음색으로 노래 속 ‘겨울의 신’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일명 ‘콜드 송’으로 불리는 이 곡은 겨울의 신이 ‘사랑의 신’ 큐피드가 자신을 깨우자 다시 죽음 같은 잠 속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내용으로, 196㎝의 큰 키인 숄은 노래 속 ‘겨울의 신’을 무대 위에서 그대로 재현했다. 이날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크 트럼펫이었다. 마크 베넷이 연주한 바로크 트럼펫은 여성 음역인 카운터테너 옆에서 악기 특유의 남성성을 노련하게 드러냈다. 특히 헨델의 칸타타 ‘앤 여왕의 생일을 위한 송가’ 중 ‘성스러운 빛의 원천’을 연주할 때는 숄과 트럼펫이 한 쌍의 남녀 연주자처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듯했다. 지난달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 때 이 곡이 연주된 점을 상기해 보면, 잠시나마 한국 관객을 ‘세기의 결혼식’으로 초대한 셈이기도 했다. 잉글리시 콘서트가 선보인 보이스 교향곡 2번 등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정갈한 연주가 돋보였다. ‘아서왕’ 모음곡 중 ‘샤콘’이 연주될 때는 바로크 춤곡의 리듬감이 객석에 경쾌하게 전달됐다. ‘한화 클래식’ 공연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지난 14일 천안 예술의전당과 15~1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3회에 걸쳐 전석 매진의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다만 서울의 경우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이번 공연을 위한 최선의 장소였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태생적으로 음량이 작은 테오르보(현대의 기타와 같은 고악기)와 하프시코드 연주가 객석까지 전달되기엔 콘서트홀의 규모가 다소 컸기 때문이다. 일부 연주는 이들과 함께 통주저음(화성적 베이스를 연주하는 반주)을 맡은 악기 중 첼로 소리만이 관객의 귀에 제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공연장 크기가 3분의1 정도였다면 더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스터 선샤인’ 유연석, 시선 강탈하는 카리스마 ‘냉혈 순정남’ 변신

    ‘미스터 선샤인’ 유연석, 시선 강탈하는 카리스마 ‘냉혈 순정남’ 변신

    “스스로 조선을 버렸다. 아니 조선은 처음부터 나를 가져 본적도 없었다” tvN ‘미스터 션샤인’ 유연석이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냉혈 순정남’의 시선강탈 면모를 선보였다. 오는 7월 7일 밤 9시 첫 방송 예정인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제작 화앤담픽처스, 스튜디오드래곤)은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돌아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 ‘최고의 필력’ 김은숙 작가와 ‘히트작 메이커’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 이후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연석은 ‘미스터 션사인’에서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흑룡회 한성지부장에 오른 구동매 역을 맡았다. 조선 최고 사대부 애기씨 고애신(김태리)을 만나기 위해 조선으로 돌아오면서 파란만장한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연석이 허리춤에 장도를 찬 채 날선 눈빛을 드리우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극중 구동매가 헝클어진 머리와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는가 하면, 부하들을 뒤에 세운 채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장면.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뮤지컬 무대까지 섭렵한 유연석이 냉정하고 차가운 순정남 구동매의 모습을 통해 또 어떤 새로운 변신을 꾀할 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연석의 ‘냉혈 순정남’으로 변신한 장면은 전라남도 순천과 충청남도 논산에서 진행됐다. ‘낭만닥터 김사부’ 이후 1년 6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게 된 유연석은 촬영에 앞서 설렘과 긴장감을 드러냈던 상태. 유연석은 두꺼운 옷을 껴입고도 살 속을 파고드는 추위 속에서 촬영을 향한 열의를 아낌없이 내비쳐 스태프들을 감동시켰다. 특히 유연석은 검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구동매 역을 위해 촬영 전부터 검술을 연습하고 미리 훈련을 받는 등 구동매 역을 향해 각별한 애정을 쏟았던 터.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자 현란하고 날카로운 검술 실력을 마음껏 발휘, 현장을 달궜다. 제작사 측은 “유연석이 맡은 구동매는 칼을 들어 서슴없이 누구든 베어버리는 냉혈면모와 고애신을 향한 뜨거운 애정, 극단적인 두 마음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며 “유연석은 평범하지 않은 구동매 역을 위해 철저하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구했다. 구동매로 야심찬 연기 변신에 도전하는 유연석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한편 총 24부작으로 구성된 tvN 새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무법 변호사’ 후속으로 오는 7월 7일 토요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VAR로 체면 살린 프랑스·상대 자책골로 1승 챙긴 이란

    VAR로 체면 살린 프랑스·상대 자책골로 1승 챙긴 이란

    우승 후보 佛, 호주 상대 진땀승 태클 주심 판정 번복돼 PK 득점 이란, 20년 만에 본선 승리 챙겨주말(16~17일)을 거치며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A~D조 소속팀이 모두 한 경기씩 치렀다. 큰 무대이다 보니 선수들이 긴장한 듯 자책골과 페널티킥 실축이 많이 발생했다. 이번 대회부터 월드컵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은 경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주말에 펼쳐진 월드컵 주요 경기를 정리했다.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프랑스의 체면을 살려준 것은 VAR이었다. 프랑스는 지난 16일 C조 최약체로 꼽혔던 호주를 상대로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며 후반 9분까지 0-0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의 공격수 앙투안 그리에즈만(27)이 동료의 패스를 받고 골문으로 달려가다 호주 수비수 조시 리즈던(26)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처음엔 주심이 파울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잠시 후 VAR에 돌입했다. 모니터를 찬찬히 바라본 뒤 주심은 페널티킥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그리에즈만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면서 프랑스는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VAR의 수혜를 입은 국가가 됐다. 호주 골키퍼인 매슈 라이언(26)은 “상대팀에게 졌다기보다는 (VAR) 기술 때문에 졌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페루는 17일 조별리그 C조 덴마크전에서 VAR의 기회를 못 살렸다. 전반 막판 VAR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페루의 크리스티안 쿠에바(27)가 찬 공이 골대를 외면했다. 위기를 넘긴 덴마크는 후반 14분에 유수프 포울센(24)이 선제골을 넣었다. B조의 이란은 지난 16일 모로코를 누르며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중 첫 승을 신고했다. 공 점유율이 36%에 그치며 모로코에게 밀리는 양상이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아지즈 부핫두즈(31)의 자책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대회 1호 자책골이었다. 아시아 국가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한 것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이후 8년 만이다. 이란이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맛본 것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2-1로 꺾은 이후 20년 만이다. 이란은 B조 1위에 올랐다. D조의 나이지리아는 17일 크로아티아전에서 스스로 무너졌다. 전반 32분 오그헤네카로 에테보(23)가 자책골을 범해 선취점을 내준 데다가 후반 26분에는 페널티킥으로 또다시 1점을 헌납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포토] 아이슬란드 영웅의 달콤한 키스

    [포토] 아이슬란드 영웅의 달콤한 키스

    아이슬란드가 월드컵 본선 무대 데뷔전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점 1을 얻었다. 아이슬란드는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회 D조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궤로의 골로 앞서갔지만, 4분 뒤인 전반 23분 알프레드 핀보가손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다. 아이슬란드는 후반 19분,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덕분에 귀한 승점 1을 지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개 떨군 메시 “PK 실축, 고통스러워”…‘해트트릭’ 호날두와 비교

    고개 떨군 메시 “PK 실축, 고통스러워”…‘해트트릭’ 호날두와 비교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아이슬란드가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겨 화제가 되고 있다. 반면 2-1로 앞설 수 있었던 페널티킥 기회에서 득점하지 못한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메시는 “매우 고통스럽다”면서 팀의 패배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월드컵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이슬란드와 1-1로 비겼다. 아르헨티나로서는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19분에 얻은 페널티킥 기회에서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메시가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이 자신의 오른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막았다. 메시는 고개를 떨궜다. 이날 메시는 총 11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아이슬란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부진 속에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쳤다. 경기가 끝난 뒤 메시는 미국 ESPN과 인터뷰에서 “매우 고통스럽다. 내가 페널티킥에 성공했다면 모든 게 달라질 수 있었다”면서 “우리가 승점 3을 얻지 못한 건 내 책임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메시의 페널티킥 실축은 전날 ‘무적 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월드컵 사상 최고령 해트트릭을 기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의 활약과 대조됐다. ESPN은 “메시는 (소속 구단인) FC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얻은 10차례 페널티킥 기회에서 5차례나 득점하지 못했다”면서 “메시는 1966년 월드컵 이후 11차례 이상 슈팅을 시도해 한 골도 넣지 못한 네 번째 선수가 됐다”고 지적했다. 메시는 “첫 경기 무승부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그러나 이 결과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면서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다음 경기(22일 크로아티아전)를 잘 준비하겠다”고 심기일전했다. 첫 골을 넣은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아궤로는 “페널티킥 실수로 ‘메시도 인간이다’라는 걸 보여줬다. 그는 여전히 최고의 선수다”라고 메시를 응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마라도나, 한국 관중에 ‘인종 차별 제스처’ 논란

    마라도나, 한국 관중에 ‘인종 차별 제스처’ 논란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러시아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 관중을 향해 ‘인종 차별적인 제스처’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저널리스트 재퀴 오틀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라도나가 한국 관중들을 향해 한 행동들을 묘사했다. 오틀리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경기를 관람했다. 같은 경기장에 있던 일부 한국 팬들이 마라도나를 보고 “디에고”라고 외쳤는데, 이에 마라도나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들더니 갑자기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다는 것이 오틀리의 설명이다. 오틀리는 “명백한 인종 차별적인 제스처”였다면서 “이 장면을 본 사람들 모두 놀랐다”고 전했다. 오틀리의 동료 저널리스트인 시마 재스왈도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재스왈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시 나는 오틀리 바로 옆에 앉았고 마라도나의 제스처를 봤다”면서 “그를 촬영하던 젊은이들은 그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아했는데, 인종 차별적인 제스처가 그의 반응이었다.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마라도나가 구설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현역에서 은퇴한 뒤 마약과 폭음 등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다.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적도 있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기자와 돈을 주고 잠자리를 함께하려 했다는 추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아이슬란드가 러시아 월드컵 초반 최대 이변을 만들었다. 이날 아이슬란드는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겼다.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아이슬란드가 17번째 본선 무대에서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아르헨티나와 무승부를 이룬 것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적소수자 축구 팬들 동성애 혐오 러시아에 오는 이유

    성적소수자 축구 팬들 동성애 혐오 러시아에 오는 이유

    성적 소수자(LGBT) 인권운동가가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근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인시위를 벌였다가 구금됐다. 피터 태철이란 영국 출신 운동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옛소련 군사령관이었던 게오르기 주코프 동상 앞에서 “푸틴은 체첸의 동성애자 고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광고판을 든 채 서 있었다.러시아 당국은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다. 영국 BBC가 1만여명의 팬들과 함께 삼사자 군단을 응원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는 리라고만 자신을 밝힌 동성애자 축구팬의 기고를 실어 눈길을 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대회 기간에 충돌했던 데다 스파이 독살 사건으로 외교관계마저 최악인 상황이다. 더욱이 러시아는 개인부터 국가까지 동성애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드러낸 나라다. 그런데도 그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러시아를 가겠다고 한 이유는 뭘까? 그는 기고를 통해 “전에 러시아에 가본 적이 있는데 분위기 때문에 질식할 것 같았다. 하지만 (월드컵이 시작하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모든 걱정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동성애자 서포터로서 가면 안된다고 모든 사람들이 말하기 대문에 오히려 더 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리는 또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언제 갈거니?”와 “지금도 가고 싶냐?”는 것이라며 “그들은 지금이라도 내가 가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에 러시아는 동성애자들의 프로파간다를 금지했다. 영국 외무부는 러시아에서 “동성애에 대한 공중의 태도는 영국에서보다 훨씬 덜 관용적”이라고 이례적으로 공표했다. 축구 서포터 협회는 동성애자 팬들이 러시아에 머무르는 동안 “성정체성을 드러내지 말라”고 조언했다. 리는 “만약 (성적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그곳에 도착하면 난 외면당할 것이고 한쪽으로 밀려난 뒤 어쩌면 한대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월드컵 무대가 막이 오르면 러시아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접하며 더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나아가 많은 것을 드러내는 성품의 파트너와 함께 러시아에 갈 것이라고 했다. 드러내놓고 파트너의 손을 잡거나 하는 공적 공감대 표현(PDA)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의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사실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 때도 푸틴 대통령은 동성애자 선수들이 차별을 받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리는 지적했다. 이어 시각이나 견해가 바뀐 것인지, 그가 진심으로 걱정하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털어놓았다. 월드컵 반차별국장인 알렉세이 스메르틴은 성적 소수자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시키느라 애쓰고 있다. 리는 러시아가 자신들을 세계무대에 드러내려면 대회 기간 동성애 혐오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가서 직접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결론으로 “아마도 조금 톤을 낮춰 말하게 될 것이며 많은 시선이 내게 쏠리는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이들의 시선 때문에 날 바꾸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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