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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레는 하얀색이 아니다”… 350년 금기 깬 국립 파리오페라

    발레 문외한이라도 ‘백조의 호수’ 중 블랙스완(흑조)의 32연속 회전(푸에테)은 들어봤을 것이다. 흰색의 발레 의상 속에서 눈길을 확 끄는 검은 의상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그러나 그동안 발레 무대에서 검은 의상과 다르게 ‘검은 피부색’은 비상식적인 현상을 가리키는 블랙스완의 뜻처럼 기피 대상으로 취급받아 왔다. 이런 가운데 약 350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국립 파리 오페라가 이 같은 금기를 힘겹게 깨고 있다고 AF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알렉산더 네프 파리 오페라 총감독이 여전히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고전예술 분야에서의 다양성 추진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취임 한 달 뒤 직원 400명으로부터 “흑인 분장과 차별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토슈즈와 타이츠를 피부색에 맞게 착용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인종차별 반대 서한을 받은 네프 총감독은 외부에 ‘다양성 보고서’를 의뢰했고, 이날 완성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피부색에 맞는 토슈즈 착용, 차별 용어 금지와 같은 직원들의 요구 수용을 권고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학교가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능이 적은 학생을 모집하라는 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훌륭한 학생들을 찾아야 한다”며 채용 담당자를 전 세계로 파견해 인종·출신에 관계없는 채용 노력을 하라고 했다. 네프 총감독은 보고서 권고 이행을 약속하고, 파리 오페라에 ‘다양성과 포용성 책임자’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파리 오페라의 변화는 지난해 이어진 일련의 인종차별 노력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미국을 휩쓸었던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유럽까지 확대되면서, 각국의 예술단원들은 고전예술에서 인종 포용성을 높일 것을 요구해 왔다. 예컨대 지난해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들이 ‘라 바야데르’란 작품에서 하인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과장되게 까맣게 칠한 ‘블랙 페이스’ 사진을 올리자 미국 명문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흑인 수석 무용수 미스티 코플랜드가 “이것이 발레 세계의 현실”이라고 비판하는 트윗을 날렸다. 코플랜드는 2015년 ABT 창단 75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수석 무용수가 된 인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파리 오페라의 결단은 우파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극우 정치가인 마린 르펜은 “미친 인종주의”라고 독설을 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집콕’ 명절 눈이 즐겁다…온라인 뮤지컬에 랜선 공원산책까지

    ‘집콕’ 명절 눈이 즐겁다…온라인 뮤지컬에 랜선 공원산책까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설 명절을 계획한 시민이 많은 가운데 공공기관, 박물관 등에서 마련한 다양한 온라인, 비대면 콘텐츠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휴 무료 온라인 공연, 행사 참여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국립나주박물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서는 온라인 뮤지컬 공연 ‘디스이즈잇(This is It)’을 무료로 볼 수 있다. 13~14일 오전 9시부터 18시까지 공연이 공개된다. 2015년 초연 이후 매년 동원 관객 수를 갱신하고 있는 해당 공연은 10대들의 꿈과 열정을 표현한 뮤지컬로 지쳐있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 공감을 선물한다. 대사가 없이 홀로그램 기술, 스트릿댄스, 마술, 비트박스, 발광다이오드(LED) 트론댄스, DJ 쇼 등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구성된 ‘넌버벌 융복합 미디어 아트 공연’이다. 특히 3D애니메이션 레이저, EL와이어슈트를 입고 보여주는 다양한 댄스 무대는 요즘의 화두인 4차 산업혁명 및 가상 현실세계를 표현하며, 장르의 경계를 넘어 여러 퍼포먼스들로 조화롭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서울시 역시 같은 기간 시민들이 자연을 배울 수 있도록 온라인 공원 콘텐츠 10종 148개를 무료로 제공한다. 해당 콘텐츠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진행한 비대면 공원프로그램과 공원여가문화 사업 결과물로 시민이 이용하기 편하게 전자책으로 묶거나 찾아보기 쉽게 재구성했다. ‘서울의공원’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생태, 별자리, 사진강좌, 그림그리기, 운동기구 사용법 등 학습콘텐츠부터 자연물로 만든 공예작품을 모은 공원수작전(전시), 소나무숲을 걷거나 나무를 바라보는 만으로 힐링이 되는 랜선공원산책 등 다양하다. 특히 자연친화적 놀이공간을 만들어가는 ‘꿈의 놀이터 일년의 기록’을 담은 미니다큐, 서서울호수공원의 역사와 항공기 소음으로 작동되는 소리분수를 소재로 한 창작동화 ‘소리분수의 전설 디룡이 이야기’는 온라인으로 처음 공개된다. 또한 공원에서 만나는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 ‘공원탐험 생물의 세계’ 11편에서는 새해를 맞아 목욕재계를 하는 까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등포 신길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는 14일까지 저소득층 자녀 교육자금 후원 통장인 ‘꿈나래 통장’ 참가 가정 20곳과 함께 ‘설맞이 떡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이들 가정에 떡 키트를 나눠 준 뒤, 키트를 이용해 떡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고 이를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11∼14일 유튜브 채널 ‘각(GAC) 나오는 TV’를 통해 국악 상설공연을 선보인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같은 기간 ‘설 연휴는 광주 애니메이션과 함께’ 행사를 통해 200여편의 애니메이션을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여자배구 이다영·이재영 학폭 인정 “어린 마음에…” [전문]

    여자배구 이다영·이재영 학폭 인정 “어린 마음에…” [전문]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소속 선수 이다영과 이재영이 10일 학교 폭력 가해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다영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로 쓴 사과문을 올리고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했다.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가지게 했다. 피해자 분들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직접 찾아 뵈어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재영 역시 “철없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받아준다면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다. 자숙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피해를 주장한 글쓴이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10년이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스쳤다.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내 글을 쓴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가 주장한 피해내용은 구체적이었다. A씨는 “지금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을 제외한 피해자가 더 있다. 신상이 드러날 것 같아 포괄적으로 적겠다”며 20여건의 피해 사례를 나열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숙소에서 같은 방을 썼는데 소등한 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다”며 “피곤했던 피해자는 좋은 어투로 여러 번 거절했으나 가해자는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을 했다”며 “피해자만 탈의실 밖에 둔 채 들어오지 말라고 한 뒤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 스케치북에 피해자 욕과 가족 욕을 적어 당당하게 보여주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또 “학부모가 간식 사준다고 하셨는데 (가해자가) 귓속말로 조용히 ‘처먹지 마라. 먹으면 X진다’고 했다. 시합장 가서 지고 왔을 때 방에 집합시켜 오토바이 자세도 시켰다”며 “툭하면 돈 걷고 배 꼬집고 입 때리고 집합시켜서 주먹으로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걷은 돈으로 휴게소에서 자기들만 음식을 사 먹었다”고도 했다. A씨는 “부모님들이 숙소에 한 번씩 오실 때 가해자들은 계속 옆에 붙어 있었다. 반면 피해자들이 부모님 옆에 가면 혼내고 때렸다. 피해자 여러 명에게 하루하루 돌아가면서 마사지를 시킨 적도 있다”며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본인들만 가해자 되기 싫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나쁜 행동을 시켰다”고 회상했다.A씨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해자들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가해자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여러 TV 프로그램에도 나온다”며 “가해자가 (SNS에)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는 글을 올렸더라. 본인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 피해자들에게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도망치듯 다른 학교로 가버렸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겠느냐”고 반문했다. A씨는 이 글을 올리기 전 디시인사이드 배구갤러리에 먼저 학교 폭력 피해사실을 알렸다. 당시 언론에는 한 여자 배구선수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왔었다. A씨는 바로 이 소식을 언급하며 “너네가 중학교 때 애들 괴롭힌 건 생각 안 하나. 극단적 선택? 나는 그걸 하도 많이 해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가지고 산다. 다 너네 때문”이라며 “오늘은 어떻게 혼날까, 오늘은 어디를 맞을까 너희의 이기적인 행실 때문에 하루하루 두려워하면서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파이팅 안 했다고 입 때려서 내 안경 날아간 거 기억하나. 그때 숙소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보는 앞에서 죽어야 너희가 죄책감이라는 걸 알 것 같았다”며 “졸업하고 꼭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이 악물고 공부만 했다. 그것도 물론 복수하려고 그랬던 거다. 너희가 받는 억대 연봉 하나도 안 부럽다”고 분노했다.흥국생명 “논란 일으켜 정말 죄송” A씨는 원글에 가해자 측에서 연락이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A씨는 “가해자 측에서 저희 글을 보고 먼저 연락이 왔고 사과문과 직접 찾아와서 사과를 하겠다고 했으며 피해자들은 사과문이 확인된 후에 글을 내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재영과 이다영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공식적으로 가해 사실을 인정할 것인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흥국생명은 “해당 의혹을 인지했고 입장을 정리중이다. 논란을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 최대한 빨리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공식 사과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밝혔다.이다영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배구선수 이다영입니다. 우선 조심스럽게 사과문을 전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 같이 땀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하여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렇게 자필로 전합니다. 피해자 분들께서 양해해주신다면 직접 찾아 뵈어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피해자 분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하여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앞으로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이재영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배구선수 이재영입니다. 어떤 말부터 사죄의 말씀을 꺼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제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먼저 학창시절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합니다. 좋은 기억만 가득해야 할 시기에 저로 인해 피해를 받고 힘든 기억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잘못했습니다. 프로무대에 데뷔하여 많은 팬 여러분들께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으면서 좀 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제가 했던 잘못된 행동과 말들을 절대 잊지 않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자숙하고 평생 반성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또한 이제라도 저로 인해 고통 받았을 친구들이 받아준다면 직접 뵙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습니다. 힘든 시기에 다시 한번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합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1900년 전 로마황제가 아침 햇살 받으며 조식 즐기던 연회장 터 발견

    1900년 전 로마황제가 아침 햇살 받으며 조식 즐기던 연회장 터 발견

    약 1900년 전 로마 제국의 황제 하드리아누스와 황후 비비아 사비나가 성대한 조찬을 했을 가능성이 큰 연회장 터가 발견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고고학자들이 로마 외곽 티볼리의 면적 약 120만㎡에 달하는 아드리아나 별장에서 이 유적을 확인했다. 서기 125년쯤 짓기 시작해 10년여에 걸쳐 완공한 이 별장은 황제가 128년부터 이곳에 머물며 공무를 수행했기에 별궁 성격을 갖고 있었다. 예술과 역사에 관한 열렬한 학자이기도 했던 하드리아누스는 여행 중에 방문했던 각 지역의 건축양식을 별장 설계에 반영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이에 따라 이 별장은 로마와 고대 그리스의 건축양식이 합쳐졌고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에레크테이온 신전에서 접한 여인상 기둥인 카리아티드나 포이킬로로 알려진 조각상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구조물로 장식됐다. 이집트를 주제로 한 카노포 연못은 황제의 애인이었던 안티누스가 수행 중 나일강에 빠져 죽은 도시 카노푸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이곳에 있는 긴 직사각형 연못이 바로 나일강을 상징하는 것이다. 세심하게 만들어진 각 방과 구조물은 황제의 취향과 황권을 확립하고 황제를 감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황제의 권위를 강화했을 것이다. 로마에서 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아페닌 산맥 기슭에 있는 이 별장은 정원과 황야지대 그리고 경작지 등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전문가들은 황제가 원형 연못 가운데 있는 방에 설치된 거대한 대리석 식탁에서 아침을 먹는 것으로 이곳에서 하루를 시작했다고 추정한다. 두 분수대가 황제와 황후 뒤에서 공중으로 물을 뿜어냈을 것이고 반대편에 있는 커다란 창문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이들을 알현하는 것이 허락된 사람들에게 당당한 실루엣으로 비췄을 것이다. 이에 대해 아드리아나 별장의 책임자이자 이탈리아 미술사학자인 안드레아 브루시아티 박사는 “그 모습은 거의 연극적인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곳은 4개의 침실과 연결됐을 것이고 각 대리석 판넬과 값비싼 돌로 장식된 선반이 있었다. 브루시아티 박사는 “이 별장은 황제의 신성을 나타내는 무대 장치로 거의 미래지향적이었다”면서 “오늘날 정치인들은 그에게서 연출 기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곳은 이 별장의 가장 웅장한 곳으로 이른바 해상 극장으로 불리는데 35개의 방이 분리돼 있고 하얀 모자이크로 포장된 콜로네이드(회랑)으로 둘러져 있었다. 두 개의 접이식 목재 다리를 통해 접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폭 40m의 섬 같은 공간은 로마의 전형적인 주택 배치에 부분적으로 영감을 줬다. 그 중심에는 임플루비움으로 알려진 빗물을 모으는 공간이 있었고 그 구변에는 휴게실과 도서관, 난방이 들어오는 욕실 그리고 화장실이 딸린 다양한 침실이 있었다. 현재 해상 극장 안 중앙 섬의 출입은 2개의 영구 콘크리트 다리로 방문객들에게 개방돼 있다.138년 7월 황제가 세상을 떠난 뒤 이 별장은 그의 안토니누스 피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를 포함한 그의 후계자 중 일부에 의해 점령됐다. 이 별장은 또 270년대에는 시리아 팔미라 제국의 실질적 여왕 제노비아의 본거지가 됐던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4세기쯤 로마 제국의 쇠퇴와 함께 이 별장은 버려졌고 값비싼 대리석과 조각상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이 별장은 동고트족과 비잔틴 제국 사이 전쟁 동안 양측에 의해 창고로 쓰였고 건물의 대리석은 현장 가마를 이용해 석회를 추출하기 위한 용도로 변경됐다. 남아있는 대리석 대부분은 16세기 인근 지역의 빌라 데스테라는 정원을 장식하기 위해 옮겨졌다. 오늘날 이 폐허 상태의 별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2013년 9월에는 지하 터널이 발견됐는데 이는 당시 황제의 하인들이 이용하던 곳으로 여겨진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BTS·블핑부터 팝스타까지…대형 기획사 손잡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탄생

    BTS·블핑부터 팝스타까지…대형 기획사 손잡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탄생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키스위와 설립한 합작법인 KBYK 라이브(Live)에 YG와 유니버설뮤직 그룹이 공동 투자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4개 사가 뭉친 대형 디지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탄생했다. YG와 유니버설뮤직그룹은 지분 투자뿐만 아니라 KBYK 라이브의 스트리밍 플랫폼 ‘베뉴라이브’(VenewLive)에 소속 아티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뮤지션들을 출연시키며 세계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앞서 빅히트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콘서트의 안정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기업 키스위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합작법인 KBYK 라이브를 설립한 뒤 ‘베뉴라이브’를 출범시켜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해 왔다. 여기에 국내 대형 기획사인 YG와 세계적인 음악 기업인 유니버설뮤직그룹이 힘을 합치면서 아티스트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YG에는 블랙핑크, 빅뱅, 아이콘, 위너, 악뮤(AKMU), 트레저 등이 소속돼 있으며, 유니버설뮤직에는 레이디 가가, 빌리 아일리시, 마룬 5, 테일러 스위프트 등 유명 팝스타들이 대거 소속됐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은 세계 3대 음반사 중 하나로 산하에 인터스코프 레코즈, 캐피톨 뮤직, 리퍼블릭 레코즈 등 레이블을 두고 있다.최성준 YG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를 다수 보유한 당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닌 양질의 플랫폼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드 뮤어 유니버설뮤직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운영 담당 대표는 “소속 아티스트와 팬들에게 더 진화한 라이브 스트리밍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빅히트, YG, 키스위와 함께 KBYK 라이브의 파트너로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존 제이 리 KBYK 라이브 최고경영자(CEO)는 “‘베뉴라이브’는 여러 차례 대규모 공연을 진행하며 멀티뷰, 4K 화질 등 높은 차원의 기술을 선보였다”며 “팬들은 아티스트를 더욱 가까이 느끼고, 아티스트는 디지털 무대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극대화해 표출할 수 있도록 우리의 기술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뉴라이브’는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각 아티스트의 콘텐츠별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도록 전달하고, 팬들이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즐길 수 있도록 차별화한 공연을 제작할 계획이다. 더불어 콘서트 송출, 공연 공식 상품(MD) 구매, 채팅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70년 무대, 참 괜찮은 애인… 날 골라줬으니 평생 보답해야죠”

    “70년 무대, 참 괜찮은 애인… 날 골라줬으니 평생 보답해야죠”

    1950년 네 살 때 아버지 따라 첫 무대사고 뒤 새 삶… ‘피터팬’ ‘캣츠’ 등 열연 “두 번 살라면 못할 만큼 멋지게 살았죠 캐스팅해 준 사람들 덕에 여기까지 와보답하다 보면 72주년까지 가는 거죠”“무대? 흠, 글쎄…. 나에게 무대는 어떤 걸까. 짝? 애인?” 함께한 지 무려 70년이 넘은 존재에 대해 물었는데 답이 나오기까지 한참이 걸렸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더듬듯 천천히 말이 이어졌다. “항상 저하고 같이하고 일생을 같이해 온 친구니까 세계 어느 곳이든, 작든 크든 저하고 늘 같이 맞춰서 가 주는 거니 참 괜찮은 애인이네요.”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평생 무대를 누볐던 윤복희가 오는 18일부터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뮤지컬 ‘하모니’로 70주년을 기념한다. 네 살 때인 1950년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으니 정확히는 올해 71년째다. “미군부대에서 쇼를 만든 아버지와 함께하다가 어른들이 연습하던 뮤지컬을 따라하는데 내 몸이 막 뜨끈뜨끈한 거예요.” 어린 시절 받은 스포트라이트의 희열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지만 정작 어린 윤복희는 무대를 하루빨리 떠나고 싶었다고 한다. “학교도 가고 싶었고 드레스숍하면서 의상하고 구두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그땐 무대를 내려오는 게 꿈”이었다고 회상했다.그러다 1976년 큰 교통사고를 겪고 종교의 힘도 얻으며 다시 태어나듯 인생이 뒤바뀌었다. “윤복희라는 사람이 지구에 하나밖에 없는, 별 볼 일 없는 게 아니고 별 볼 일 있는 사람이구나 하며 내가 귀하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다”고 했다. 이후 ‘빠담빠담빠담’, ‘피터팬’을 비롯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캣츠’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에너지를 뿜어냈다. 거의 한 해도 쉬지 않았을 만큼 무대가 너무 많기도 했지만, 늘 ‘지금’에 충실하느라 지난 무대들을 잊고 돌아보지도 않았다며 “정작 우리 집엔 공연 포스터도 사진도 거의 없다”고 했다. “그래도 한 번 사는 인생 정말 멋지게 살았다. 이렇게 두 번 살라고 하면 못 산다”며 특유의 짙은 눈웃음을 지은 그는 “정말 축복스럽게 살았고 에너지도 충분히 쏟았다”고 말했다. “항상 굉장한 사람들이 나를 픽업했어요. 그럼 그 사람이 실망하지 않게 잘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잘하면 또 다른 사람이 날 보고 픽업해요. 그게 계속 이어지면서 제가 여기까지 온 거예요.” 그럼에도 윤복희는 “아직도 삐걱거리고 부족한 게 많다”며 손사래도 쳤다. 특히 2017년 초연부터 지방 공연까지 모두 함께한 ‘하모니’는 “연습하려다 도망가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면서 “하고 있다는 게 아직도 도전”이라고 했다.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 이야기를 다룬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꾸민 ‘하모니’에서 윤복희는 사형수인 음대 교수 김문옥을 노래한다. 무대를 거의 떠나지 않고 노래와 연기, 춤, 합창까지 모든 것을 잘해야 하는 게 여전히 버겁다고 했다. 70년 무게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을 준 노래 ‘여러분’도 “정작 내 무대에선 많이 안 했는데 노래를 알려 준 후배 가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공을 돌렸다. “공연을 앞으로 많이 해 봐야 5년 더 할까?”라면서도 그의 얼굴에선 여전히 무대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나를 이렇게 캐스팅해 주니 얼마나 좋아요. 지금까지 저를 선택해 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여기까지 왔어요. 그렇게 71주년, 72주년 가는 거죠.”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 PBA 투어 연착륙 ‥ 한 달음에 32강 선착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 PBA 투어 연착륙 ‥ 한 달음에 32강 선착

    한국으로 시집온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25)가 성공적인 데뷔전으로 프로당구(PBA) 투어에 연착륙했다.스롱은 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PBA 투어 2020~21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인 웰뱅챔피언십 여자부 예선인 PQ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를 차지해 64강에 안착한 뒤 본선 1회전에서도 1위로 32강에 진출했다. 4명이 전·후반 90분 동안 겨뤄 이 가운데 상위 2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서바이벌’ 방식의 이날 PQ라운드에서 스롱은 105점을 내 2위 이금란(57점)과 3, 4위 박서정(25점)과 위카르 하얏트(모로코·13점)를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총 득점을 타수로 나눈 에버리지도 1.208을 기록해 4명 가운데 유일하게 1점대를 넘었다. 전반 5이닝에서 7점짜리 ‘하이런(연속득점)’으로 72점을 획득, 선두로 나선 뒤 리드를 놓지 않았다. 전반을 76점으로 끝낸 스롱은 후반 23이닝째 100점 고지를 넘어서면서 나머지 3명의 추격 의지를 꺾으면서 64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체 24이닝동안 공타는 4번 밖에 없었다. 스롱은 김민아, 이유주, 송은주,와 가진 역시 서바이벌 방식의 64강전에서도 가장 높은 74포인트를 따내 역시 1위로 32강에 올랐다. PBA 투어는 녹록치 않은 무대다. 특히 ‘이방인’에겐 가혹하다. ‘4대 천왕’ 중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은 원년인 2019~20시즌 네 번째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근 프로무대로 전향한 아마추어 최강 조재호(41)는 기대했던 ‘돌풍’이 무색하게도 128명이 겨루는 1회전 탈락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여자 아마추어 최강 김민아(31)도 아직까지 32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연착륙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조재호와 김민아처럼 ‘와일드카드’를 받아 이날 데뷔전에 나선 스롱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래서 엇갈렸다. 그러나 명불허전, 스롱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자신의 매 이닝마다 점수를 돌탑 쌓듯이 불려나간 끝에 보란 듯이 팬들의 걱정을 가라앉혔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 방문을 수행하기도 했던 스롱은 경기를 마친 뒤 “경기 초반 긴장한 탓에 이기는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 괜찮다고 계속 마음을 다독였다”면서 “이제 대한민국 당구 선수로 뛰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우승도 좋지만 매 경기마다 잘 치고 많은 팬들에게 멋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항상 멋있는 피아비라는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여자 당구선수로서 부끄럽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PBA 투어에서 뛸 것”이라면서 “다문화 가족의 일원이지만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내 목표만 바라보고 열심히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스롱 피아비, 프로당구(PBA) 투어에 연착륙

    스롱 피아비, 프로당구(PBA) 투어에 연착륙

    한국으로 시집온 캄보디아 출신의 ‘늦깎이 당구 신동’ 스롱 피아비(31)가 성공적인 데뷔전으로 프로당구(PBA) 투어에 연착륙했다.스롱은 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PBA 투어 2020~21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인 웰뱅챔피언십 여자부 예선인 PQ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로 1위를 차지해 64강에 안착했다. 4명이 전·후반 90분 동안 겨뤄 이 가운데 상위 2명이 본선에 진출하는 ‘서바이벌’ 방식의 이날 PQ라운드에서 스롱은 105점을 내 2위 이금란(57점)과 3, 4위 박서정(25점)과 위카르 하얏트(모로코·13점)를 큰 점수 차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총 득점을 타수로 나눈 에버리지도 1.208을 기록해 4명 가운데 유일하게 1점대를 넘었다. 전반 5이닝에서 7점짜리 ‘하이런(연속득점)’으로 72점을 획득, 선두로 나선 뒤 리드를 놓지 않았다. 전반을 76점으로 끝낸 스롱은 후반 23이닝째 100점 고지를 넘어서면서 나머지 3명의 추격 의지를 꺾으면서 64강 진출을 확정했다. 전체 24이닝동안 공타는 4번 밖에 없었다. PBA 투어는 녹록치 않은 무대다. 특히 ‘이방인’에겐 가혹하다. ‘4대 천왕’ 중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은 원년인 2019~20시즌 네 번째 대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근 프로무대로 전향한 아마추어 최강 조재호(41)는 기대했던 ‘돌풍’이 무색하게도 128명이 겨루는 1회전 탈락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여자 아마추어 최강 김민아(31)도 아직까지 32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연착륙에는 사실상 실패했다.조재호와 김민아처럼 ‘와일드카드’를 받아 이날 데뷔전에 나선 스롱을 바라보는 시각도 그래서 엇갈렸다. 그러나 명불허전, 스롱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자신의 매 이닝마다 점수를 돌탑 쌓듯이 불려나간 끝에 보란 듯이 팬들의 걱정을 가라앉혔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 방문 당시 수행하기도 했던 스롱은 경기를 마친 뒤 “경기 초반 긴장한 탓에 이기는게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 괜찮다고 계속 마음을 다독였다”면서 “이제 대한민국 당구 선수로 뛰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우승도 좋지만 매 경기마다 잘 치고 많은 팬들에게 멋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항상 멋있는 피아비라는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여자 당구선수로서 부끄럽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PBA 투어에서 뛸 것”이라면서 “다문화 가족의 일원이지만 주변을 신경 쓰지 않고 내 목표만 바라보고 열심히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잘 익은 연기 낯익은 매력 ‘명성’ ‘몬테’엔 롱~런 DNA

    잘 익은 연기 낯익은 매력 ‘명성’ ‘몬테’엔 롱~런 DNA

    오랜 사랑을 받은 작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일부터 다시 열린 뮤지컬 무대에서 ‘명성황후’와 ‘몬테크리스토’는 지난 시간 인기를 새롭게 증명하고 있다. 작품의 역사만큼 스토리와 배우들 연기는 더 단단해졌다. 여기에 영상과 조명, 의상 등 다채로운 효과에 변화를 줬다. 훨씬 풍성한 무대는 당연하게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명성황후’ 음악·의상 등 업그레이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명성황후’ 25주년 공연은 극의 형식부터 대본, 음악, 디자인 등 작품 전반을 바꿨다. 25년간 이어진 성스루 형식을 벗어나 대본이 들어간 드라마를 강화했고, 압축적인 스토리로 몰입도를 높였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양방언의 편곡으로 재탄생한 음악은 처음으로 국악기가 포함된 오케스트라 편성을 통해 깊은 울림을 준다. 명성황후의 삶을 바탕으로 역사적으로 무거운 주제들이 다뤄지지만, 음악과 무대는 다소 긴장을 내려놓고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화려하고 세련된 무대는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특유의 경사진 회전무대는 이번에도 사용하지만, 그 뒤로 50×100㎝ 크기 LED 패널 340장을 사용한 화면에 원색의 다채로운 색감을 담은 무대 배경을 만들어 냈다. 무대와 의상, 소품도 대거 바꿔 현대적 감각을 강조했다.●‘몬테크리스토’ 함께 항해하듯 관람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나고 있는 ‘몬테크리스토’ 10주년 공연은 시작부터 압도하는 느낌을 준다. 막이 오르기 전 거친 파도 소리가 객석을 채우고 곧이어 거대한 파도를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항해를 실감 나는 영상으로 표현해 관객들도 함께 배를 타고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객석에 닿을 것처럼 가까이 들어선 뱃머리와 펄럭이는 돛이 극의 시작을 알리는 긴장감을 더한다. 이후 단테스가 바다에 빠져 탈옥하는 장면, 복수를 꿈꾸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출항, 황금 보물이 가득한 동굴 등을 더욱 웅장하게 그려 냈다. 2011년 초연한 ‘몬테크리스토’의 이번 공연은 다섯 번째 시즌으로, 특히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가 전 세계 공연 배급권을 획득한 뒤 선보이는 첫 공연이다. 지난해 말 공연이 중단된 동안 최초로 드레스 리허설 영상을 선보이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공연 연장으로 그간의 기다림 달래 다양한 변화를 줬지만, 원년 멤버들의 탄탄한 연기는 작품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 주는 기둥이기도 하다. 뮤지컬계 두 여제인 신영숙·김소현의 ‘명성황후’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특히 신영숙은 1999년 손탁을 연기했다가 2015년 명성황후로 캐스팅되며 작품의 새 역사를 쓴 주역이기도 하다. ‘몬테크리스토’에는 초연 이후 다섯 시즌을 모두 참여한 엄기준과 각각 네 번째, 두 번째 함께하는 신성록과 카이 등 ‘몬테 장인’들이 10주년 무게를 채웠다. 오랜 준비와 기다림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두 작품은 공연 기간도 연장했다. ‘명성황후’는 다음달 7일까지, ‘몬테크리스토’는 다음달 28일까지 관객들과 더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윤정희 둘러싼 논란 속 백건우 11일 귀국…리사이틀 예정대로

    윤정희 둘러싼 논란 속 백건우 11일 귀국…리사이틀 예정대로

    배우 윤정희가 프랑스에서 방치됐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논란이 된 가운데 윤정희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오는 11일 귀국한다. 8일 백건우 소속사 빈체로 등에 따르면 백건우는 10일 오후(현지시간) 파리에서 출발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번 논란과 관계 없이 공연 계획에 맞춰 예정된 입국 일정이다. 다만 귀국한 뒤 추가 입장 표명은 현재로선 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건우는 2주간 자가격리한 뒤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다섯 차례 리사이틀을 진행한다. 지난해에 이어 슈만을 주제로 26일 대전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 대구콘서트하우스, 8일 아트센터인천, 12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한다. 올해는 백건우가 데뷔한 지 65주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다음달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최희준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도 갖는다. 버르토크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드뷔시, 바그너 등을 연주한다. 오는 7월과 11월 ‘모차르트 프로젝트’와 10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등도 계획 중이다. 전날 백건우 측 빈체로는 윤정희가 프랑스에 방치된 채 홀로 투병 중이라는 국민청원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빈체로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간병인의 돌봄 아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리에서 가족과 백건우 사이 후견인 선임을 두고 법적 분쟁이 있었음을 공개하며 외부인 만남 제한 등도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윤정희 친동생 3명이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최종 패소했다고 알렸다. 다만 윤정희의 동생들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다며 “2019년 1월 모친상으로 가족이 모였을 때 백건우가 지쳐서 윤정희를 보살피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형제들이 윤정희 간병을 대신 맡기로 하고 요양원을 알아보자 백건우가 그만한 돈은 없다며 윤정희를 프랑스로 데리고 떠났다는 주장도 내놨다. 백건우 측은 이같은 주장에는 별도로 대응하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얀마 여성 희망에서 ‘인종청소’ 배신자로…아웅산 수치의 삶 [김정화의 WWW]

    미얀마 여성 희망에서 ‘인종청소’ 배신자로…아웅산 수치의 삶 [김정화의 WWW]

    “노벨 평화상은 가택 연금 시절 현실에서 벗어나있던 나를 더 넓은 인간 공동체로 이끌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국제 사회가 미얀마의 투쟁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2012년, 아웅산 수치(76) 미얀마 국가고문은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군부 독재를 향한 그의 투쟁과 비폭력 저항을 기리기 위해 상을 수여한 지 21년 만에 이뤄진 연설이었다. 1991년 당시 가택 연금 상태였던 수치를 대신해 남편과 두 아들이 수상하는 상징적 장면에 전 세계가 미얀마를 주목했다. 30년이 지난 오늘,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수치와 함께 다시 암흑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며 수치는 또 구금됐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모든 사람의 타고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건 행운”이라고 했지만, 군부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결국 자유를 빼앗긴 그의 삶을 돌아봤다.독립영웅 딸에서 민주화 투사로…여성 지도자로 주목익히 알려진 대로 수치는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영국 식민 통치에서 미얀마를 해방시킨 아웅산 장군은 독립 직전인 1948년 암살당했다. 이후 인도와 영국을 오가며 공부하고,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일하던 수치가 고국으로 돌아간 건 1988년이다. 미얀마는 1962년 네 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정권이 수립된 뒤 계속 군사 통치가 이어지고 있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군부의 총칼에 스러지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일생의 싸움을 시작했다. 독립영웅의 딸로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군부의 가장 큰 위협이 됐다. 1989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가까이 가택 연금으로 탄압받은 게 그 결과다. 민주주의 제도는 물론 인권 의식조차 높지 않은 미얀마에서 수치는 한줄기 빛이었다. 포악한 군부에 대항해 비폭력 투쟁을 이어가며 저항 의식을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힘없는 자의 힘을 보여준 사례”로 칭송받았다.여성 지도자가 흔치 않던 1990년대 국내외 여성에게도 희망이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 20주년이던 1995년, 유엔 산하기구 여성지위위원회(CSW) 주최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수치는 여성의 세계무대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수천년 동안 타인을 양육하고, 보호하고, 돌보는 일에 헌신했고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 가장 많은 고통을 겪은 건 항상 여성과 어린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세상에 빛을 가져오는 건 남성의 특권이 아니다. 동정심과 희생정신, 용기와 인내를 가진 여성은 편협함과 증오, 고통과 절망의 어둠을 없애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2011년 페미니스트 다수 재단(FMF)의 엘리너 루스벨트 세계 여성인권상을 받았을 때는 “우리 세상에서 여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여성이 직장에서 일할뿐 아니라 가정의 기둥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모든 여성이 잠재력을 발휘할 때까지 협력하고, 자매애를 쌓으며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군부 ‘악마와의 계약’…소수민족 탄압에 비난 쇄도 2015년 총선에서 마침내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하고, 이듬해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미얀마 시민의 투쟁은 빛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2016년 4월 ‘국가고문’으로 실질적인 지도자가 된 이후 수치의 행보는 과거 몸 바친 인권 운동가의 그것이 아니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군부와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의 대대적인 탄압을 묵인한 게 대표적이다. 서부 연안 지역 라카인주에 주로 사는 로힝야족은 수년간 차별받으며 무참히 생명을 짓밟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이뤄진 군의 축출 작전으로 로힝야인 수천 명이 학살당했고 수백개 마을이 불탔다. 72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떠났다. 이 같은 학살에도 수치는 나서지 않았다. 국내 여론이 로힝야족에 비판적인 데다가 군부에 정면으로 반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직접 군부의 대량학살 혐의를 부인하는 연설을 하며 세계의 반발을 샀다.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20년부터 2019년을 빛낸 ‘올해의 여성 100인’을 선정하고 1990년의 인물로 수치를 꼽았는데, 이와 관련해 “로힝야족에 대한 그녀의 반박은 국내에선 환영받았지만 민주주의 아이콘에서 국제적 망령(pariah)으로의 혈통을 확고히 했다”고 했다. 이번 쿠데타로 권좌에서 끌어내려지며 결국 불안한 동거도 산산조각 났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국장 필 로버트슨은 뉴욕타임스(NYT)에 “수치는 자신이 인권 운동가가 아닌 정치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의 비평을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로힝야에 대한 군부의 잔혹한 행위를 은폐하면서 도덕적 시험에 실패했고, 군부와의 데탕트도 실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여권 향상도 기대 이하…“가부장 문화 여전”정치 참여 확대 등 여성인권 향상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미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2019년 ‘미얀마 여성의 꺾인 희망’이라는 기사에서 “수치의 정부는 여성의 삶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NLD의 승리로 여성 의원이 더 늘어나면서 가부장 문화와 제도 등 변화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여성이 의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하원 433석 중 44 석, 상원 224석 중 23 석으로 10%에 그친다. 20%를 웃도는 필리핀 등과 비교하면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디플로맷은 “NLD는 진보적이고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비숙련 노동자와 동일시하고 무능한 의사 결정자로 본다”고 지적했다.2018년, 국제앰네스티는 수치에게 2009년 수여했던 최고 영예인 양심대사상을 박탈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오늘 우리는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영원한 인권 수호의 상징이 아니라는 사실에 깊이 실망하고 있다”며 침통함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수치를 향한 국민들의 지지는 여전하다. 마땅한 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수치의 동료이기도 한 전 유엔 주재 미 대사 빌 리처드슨은 민주정부가 군부와 권력을 분점한 것을 두고 ‘악마의 계약’이라고 하며 “수치는 군대에게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의 전망은 어둡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군부가 그를 영원히 침묵시키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NLD는 민주주의 통치자가 무너진 지금 새로운 지도자, 특히 여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아웅산 수치는 누구 · Aung San Suu Kyi 1945 미얀마 양곤 출생1985 영국 런던대 정치학 박사1988 귀국해 민주화운동 헌신,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창당1989 가택연금 (총 14년 11개월 가택연금 생활)1991 노벨평화상 수상 (남편과 두 아들이 시상식에 대신 참석)2010 가택연금 해제2012 미얀마 보궐선거 당선2015 총선에서 NLD 압승, ‘국가 고문’직 만들어 역임2020 총선에서 NLD 재집권2021 군부 쿠데타로 구금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사운드 오브 뮤직’의 트랩 대령 크리스토퍼 플러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사운드 오브 뮤직’의 트랩 대령 크리스토퍼 플러머

    뮤지컬 명작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연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캐나다 출신인 플러머는 5일(현지시간) 아침 미국 코네티컷의 자택에서 부인 일레인 테일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플러머는 1965년 개봉한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영국 출신의 명배우 줄리 앤드루스(86)와 함께 주연으로 열연해 한국의 영화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할리우드 원로 배우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나치 독일의 지배를 피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폰 트랩 가족 합창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플러머는 이 영화에서 아내를 잃고 일곱 명의 아이를 홀로 키우는 완고하고 권위적인 트랩 대령 역할을 맡아 발랄한 성격의 가정교사 마리아(줄리 앤드루스 분)를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우여곡절 끝에 마리아와 결혼해 가족들과 함께 나치의 지배를 피해 스위스로 망명하게 된다. 플러머는 특히 이 영화에서 감미롭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에델바이스’를 기타를 치면서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소화해 갈채를 받았다. AP 통신은 “플러머는 50년 넘게 영화계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그를 스타로 만든 것은 트랩 대령 역할이었다”고 전했다. 플러머는 2007년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트랩 대령 역에) 유머를 넣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며 “트랩 대령을 비현실적이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던 과정은 고통스러웠다”고 회고했다. 평생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던 플러머는 영화 ‘비기너스’로 2012년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당시 82세에 오스카 트로피를 움켜쥔 그는 최고령 아카데미 수상자로 기록됐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오스카) 당신은 나보다 겨우 두 살 위다. 내 평생 어디에 가 있었던 거냐”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2010년 ‘라스트 스테이션’과 2018년 ‘올 더 머니(인 더 월드)’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는데 뒤 영화에서는 억만장자 J 폴 게티 캐릭터를 성추문 스캔들이 터진 케빈 스페이시 대신 맡아 소화했다. 이 밖에 ‘왕이 되려던 사나이’와 ‘나이브스 아웃’ 등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왕립 셰익스피어 극단 출신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 올라 토니상을 두 차례 받고 TV 드라마 연기로 에미상도 두 차례 수상하는 등 일생에 걸쳐 개성 있는 연기로 미국 연예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본명이 아서 크리스토퍼 오르메 플러머인 고인은 1929년 12월 토론토에서 태어나 몬트리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일찍이 어머니의 영향으로 예술 분야에 눈을 떴다. 피아노를 배우다 연기에 몰두하게 됐는데 나중에 그 이유를 피아노를 직업으로 삼으면 “아주 외롭고 힘들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놓았다. 1954년 뉴욕 무대로 진출, 여배우 매리 아스토와 ‘스타크로스 스토리’에서 호흡을 맞췄다. 영화 데뷔작은 1958년 시드니 루멧 감독의 ‘스테이지 스트럭’이었다. 앤드루스 백작부인은 PA 통신에 전한 성명을 통해 “세상은 오늘 완벽했던 배우 한 명을 잃었고, 난 소중하게 간직했던 친구 하나를 잃었다. 우리가 함께 작업했던 추억, 오랜 세월 함께 한 유머와 즐거움을 보물로 여길 것”이라고 추모했다.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함께 공연했던 조지 타케이, 배우 에디 마산, 영화 ‘반지의 제왕’ 스타 엘리자 우드. 영화 ‘올 더 머니’를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 부부 등이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고인은 세 번 결혼했는데 첫 부인 태미 그라임스와의 사이에 가진 딸 어맨다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리뷰] 관계와 소통에 대한 시선…연극 ‘비프’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리뷰] 관계와 소통에 대한 시선…연극 ‘비프’가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교외에 있는 한 국제고등학교, 열심히 자습을 하고 있는 학생들은 여느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간 뒤 학교에는 잔류를 희망한 학생들만 남아 선생님들과 특별 수업과 자습에 집중한다. 얼핏 조용하고 평범해 보이는 시작이지만 곧 무대 위 공간과 시간은 서로 부딪히고 얽히며 틈을 넓혀간다. 지난달 15일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개막한 연극 ‘비프(Beep)’는 한 국제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의 관계를 조명한다. 학교에서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은 연극반 선생님과 공연을 준비하는데, 이들이 올리기로 한 작품은 ‘리처드 맥비프(Richard Mcbeef)’다. 바로 2007년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가해자인 조승희가 대학시절 쓴 극본이다. 불안과 분노로 혼란을 겪는 극 중 인물들처럼 학생들은 저마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픈 시간을 겪는다. 마치 연극과 현실이 뒤섞인 듯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헷갈릴 만큼 극 중 세 인물과 학교 안 세 학생의 관계가 얽혔다. 연극반 교사인 동우는 혼란을 겪는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선생님에게 꼭 이야기해야 한다”며 소통을 강조한다. 이때 학생 중 유진이 “급할 때 ‘맥비프’라는 신호를 보내자”고 제안했고 선생님은 언제든 알아들을 준비가 된 것처럼 화답했다. 그러나 동우에겐 학생들의 담임이자 동료교사인 영준과도 소통도 쉽지 않다. 이렇듯 평범해 보였던 교사와 학생들의 모습은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은 물론 각자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조차 뒤엉켜 갈수록 복잡해진다. 과연 ‘맥비프’ 신호를 알아들을 수 있는지, 그 신호는 무엇을 뜻하는지도 작품이 끝날 때까지 긴장하며 묻게 된다. 몰입도를 키우는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비프’는 과연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일지부터 각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프레임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생각할 거리가 매우 많은 작품이다.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총기사건의 가해자와 그의 작품이 소재로 등장한 것에 눈살을 찌푸리는 관객들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던지는 수많은 고민에 비하면 오히려 소재에 대한 논란은 미시적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다문화, 성소수자처럼 서로 생각이 크게 다를 수 있는 주제부터 가족과 친구, 연인, 사제지간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관계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선과 관점에 따라 작품의 결말을 이해하는 것도 달라질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비프’의 포스터에 담긴 학교 앰블럼에는 평등과 존중, 소통을 뜻하는 라틴어 에쿠움, 프레티움, 코무니카티움과 함께 동등한 무게를 지닌 저울이 가운데 있다. 극에서 다뤄지는 관계들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된 이 세 가지가 극장 밖 우리에게도 반드시 중요한 가치라는 점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는 달리 매우 분명하게 다가온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문화도시 청주 버스킹 도시 만든다

    문화도시 청주 버스킹 도시 만든다

    충북 청주시가 코로나19로 인한 문화갈증 해소를 위해 올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버스킹의 도시 청주 만들기’다. 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범적으로 시행한 버스킹공연이 올해 확대된다. 지난해 산남동 두꺼비생태공원, 상당산성 옛길, 상당구 차없는 거리, 현대백화점 3층 등 6곳에서 총 11차례 진행된 버스킹 공연을 올해는 66회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오는 4월 거리공연가 모집에 나서 10~20개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1인당 10만원, 팀당 최대 30만원의 공연료가 지급된다.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마술 등 장르 구분없이 거리공연이 가능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단 청주에 거주해야 한다. 1회 공연시간은 15~20분 정도다. 공연에 필요한 무대와 음향장비는 시가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학원과 주택 밀집가 등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곳 가운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버스킹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재능있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에게 공연기회를 제공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시범운영해보니 TV에서나 보던 클래식과 마술 등을 거리에서 접한 많은 시민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청주시립합창단은 찾아가는 ‘교과서 음악회’를 추진한다. 공연은 학교를 찾아가 대면 또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진행된다. 합창단은 오는 15일부터 3월 12일까지 4주간 접수를 받아 일정을 조율한 뒤 올해 11월까지 찾아가는 공연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합창단은 학생들을 위해 음악교육 과정에 실려 있는 곡들을 선곡하기로 했다. 청주시립합창단 차영회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코로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심신 피로도와 우울감이 높다”며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교과서 음악회를 계획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25세 가장, 운명을 쏜다

    25세 가장, 운명을 쏜다

    “최다골이요? 전 제 운명을 향해 볼을 던집니다.” 지난 1일 강원 삼척시민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2020~21시즌 핸드볼 코리아리그 남자부 정규리그에서 박광순(25·하남시청)은 데뷔 세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실업 첫 시즌 159골, 공격포인트 199개로 득점왕은 물론 신인상과 ‘베스트7’ 등을 휩쓸었다.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2월 중단된 2019~20시즌에도 69골, 공격포인트 82개로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에도 113골(공격포인트 150개)을 기록해 다시 득점왕 자리를 꿰찼다. 그러나 3일 서울신문과 만난 박광순은 “첫 득점왕 때는 얼떨떨했고,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바람에 반쪽짜리였던 데다, 올해는 팀이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쳐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았다. 충북 진천 상산초등학교 때 핸드볼을 시작한 그는 경희대를 거쳐 하남시청에 입단한 뒤에도 주득점원 포지션인 ‘라이트 백’을 놓지 않았다. 187㎝의 큰 키와 탄탄하게 키운 근육이 뿜어내는 점프 슈팅은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다. 세 시즌 득점왕에 마냥 기뻐만 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암 투병 5년째인 홀어머니와 장애를 갖고 있는 누나를 돌봐야 하는 ‘청년 가장’으로서의 걱정이 더 앞서기 때문이다. 그는 “3년 차지만 혼자 벌기 때문에 아직 살림은 팍팍하다”면서 “핸드볼이 프로화 되면 각자 능력에 따라 더 나은 수입을 바라볼 수 있지만 경력과 연차를 중시하는 실업에선 꿈도 못 꿀 일”이라고 했다. “입단 이후 받은 첫 월급이나 지금의 그것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마저 어머니 병원비를 내고 나면 정말 빠듯하다”고 털어놓은 박광순은 “제 이름으로 된 ‘내 집’을 가지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꿈과 호기심이 가득한 청년이다. 박광순은 지난해 4월 지게차 면허를 땄다. 친구 따라 시험장에 갔다가 덜컥 지원서를 내버렸다. 1주일을 공부에 매달려 필기시험에 붙은 뒤엔 중장비 임대업을 하는 친구 아버지의 지게차를 밤에 무단(?)으로 빌려 연습했다. 한 번 만에 2급 국가기술자격증을 딴 박광순은 공인중개사에도 눈을 돌렸다. 그는 “운동과 병행하려니 시간이 부족해 그건 포기했다”면서 “올해 목표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그 다음은 영어능력 검정시험인 텝스(TEPS)에도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림픽 꿈도 빼놓지 않았다. 남자 핸드볼은 2019년 10월 아시아 예선에서 2위에 그치는 바람에 다음달 12일부터 각 대륙 예선 2위 팀 4개국이 맞붙는 최종 예선에서 2위 안에 들어야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다. 박광순은 “선수에겐 최고의 무대”라면서 “올해 잡아놓은 일은 많지만 아무래도 올림픽 본선 출전과 메달 계획을 1순위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글 사진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시오페라단, 다음달 샤를 구노 오페라 ‘로미엣과 줄리엣’ 공연

    서울시오페라단, 다음달 샤를 구노 오페라 ‘로미엣과 줄리엣’ 공연

    서울시오페라단이 다음달 25~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인다고 세종문화회관이 4일 밝혔다.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 소재로 한 오페라가 10편 가까이 되는데 이 가운데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샤를 구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구노의 오페라는 원작에 충실하지만 결말이 다르다. 줄리엣이 죽었다고 생각한 로미오가 독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뒤늦게 깨어난 줄리엣이 낙담해 뒤를 따르는 원작과 달리 구노의 오페라에서는 독약을 마신 로미오의 몸에 독이 퍼지는 동안 줄리엣이 깨어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이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신에게 용서를 구하며 막을 내린다. 테너 강요셉·문세훈이 로미오를, 소프라노 박소영·김유미가 줄리엣을 각각 노래한다. 로미오의 친구이자 티볼트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머큐시오 역에는 바리톤 공병우와 김경천, 줄리엣의 유모 거트루드 역에는 메조 소프라노 최종현과 임은경,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옆에서 도와주는 로랑신부 역에는 베이스 최웅조와 김재찬, 캐플릿 역에는 베이스 전태현과 최병혁, 줄리엣의 사촌 티발트 역에는 테너 위정민 등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 부지휘자를 지낸 홍석원 지휘로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서울시합창단과 노이오페라합창단도 함께 출연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캄보디아 ‘당구 김연아’ 스롱 피아비 PBA 투어 합류

    캄보디아 ‘당구 김연아’ 스롱 피아비 PBA 투어 합류

    당구 하나로 ‘코리안 드림’을 일궈낸 캄보디아의 ‘당구 히로인’ 스롱 피아비(31)가 프로당구(PBA) 투어 무대를 밟는다.PBA는 4일 스롱 피아비가 오는 10일 열리는 LPBA 투어 5차 대회인 웰뱅챔피언십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아직 투어 시드를 받지 못한 스롱 피아비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2020~21시즌 챔프전인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할 32명을 추릴 웰뱅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스롱 피아비는 2010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 이듬해 당구에 입문한 뒤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고 2014년 프로로 전향해 국내 랭킹 1위까지 접수한 ‘늦깎이 당구 신동’이다. 2017년에는 대한당구연맹 선수로 등록, 전국대회에서 수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이어 이듬해 아시아3쿠션선수권에서는 정상에 오르며 캄보디아의 영웅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장관 가족정책 유공 표창까지 받은 스롱 피아비의 캄보디아 팬 중에는 국왕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PBA-LPBA 투어 진출을 결정한 스롱피아비는 “많은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LPBA 진출을 결정했다”면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만큼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LPBA 투어에 스롱 피아비가 합류하면서 이미래-김가영-차유람 등 ‘트로이카’ 외에도 임정숙, 김민아 등이 쥐락펴락하는 판도에도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출범 2년 만에 첫 챔피언을 가리는 최종 챔프전 직전 큰 변수가 생긴 터라 선수들 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롱 피아비가첫 출전하는 PBA-LPBA 2020~21시즌 정규투어 마지막 대회인 웰뱅챔피언십은 설 연휴기간인 2월 10일~14일까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다. 이 대회 성적까지 합산된 최종 랭킹 순으로 다음 시즌의 시드가 확보되며, 남녀 32명과 16명의 월드챔피언십 진출자도 결정된다. 스롱 피아비도 LPBA 상금랭킹 16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낼 경우 최종 챔프전에 나설 수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5% 가즈아~대정부질문 앞두고 야당과 각세운 정세균

    5% 가즈아~대정부질문 앞두고 야당과 각세운 정세균

    정세균, 대정부질문 앞두고 국민의힘 비판대정부질문 무대로 존재감 보일까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시작하는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성폭행 부각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강경 발언을 내놨다. 여권의 제3후보로 언급되는 정 총리가 대정부질문 자리를 무대로 시민들에게 존재감을 보이면서 대선주자 지지도 5%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대정부질문에서 정부에 ‘성폭행’ 프레임을 씌워야 한다는 문건을 의원들에게 공유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한 뒤 “코로나로 근심에 빠진 국민을 위한 질의도 아닌 오로지 정쟁과 분열의 프레임으로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은 국회와 행정부가 국정운영을 조율하고 정책을 의논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정말 믿고 싶지 않다. 차라리 이 보도가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가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굳이 야당을 자극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강경 발언을 내놓는 이유로는 최악으로 치닫는 정국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공격에 합리적이면서도 강력하게 맞서면서 시민들에게 존재감을 보여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을 지닌 정 총리는 최근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총리는 지난달 초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도 코로나19 백신 관련 지적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지난달 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손실보상제 법제화가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거칠게 반응하며 손실보상제를 주요 이슈로 가져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하며 지지율이 하락해 여권 내 양강구도가 흔들리는 사이 정 총리가 존재감을 보이면서 지지율도 4%까지 올랐다. 지난 1일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23.4%, 윤석열 검찰총장은 18.4%, 이 대표는 13.6%로 나타났다. 정 총리는 전달인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2.5%를 얻었지만, 이번에 4%로 조사됐다. 정 총리가 북한원전건설추진 의혹과 4차 재난지원금 등이 다뤄질 대정부질문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코로나19 방역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 지지율 5%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정 총리와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일단 5%는 나와야 후보로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5만 7685명에게 접촉해 최종 2529명이 응답(응답률 4.4%)했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클럽WC로 돌아온 홍명보, WC 아픔 씻을까

    클럽WC로 돌아온 홍명보, WC 아픔 씻을까

    홍명보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파란색 주장 완장을 차고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오른팔을 풍차처럼 휘돌리며 그라운드를 내달리던 모습은 한국축구사의 상징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12년 뒤 브라질월드컵에서 그는 ‘영원한 리베로’라는 찬사 대신 ‘의리축구’라는 호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자의 반 타의 반 떠밀리듯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그는 조별리그 1무2패, 최하위의 성적으로 ‘역적’ 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후 한국을 등지고 중국 리그 등을 떠돌던 그는 2017년 말 대한축구협회 전무 타이틀로 국내로 돌아왔고 다시 4년 만에 첫 K리그 사령탑에 올랐다. 데뷔전은 4일(한국시간)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그가 이 대회를 마주하는 심정은 더 비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 맡았던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각국 리그를 대표하는 클럽팀을 이끈다는 사실이 다르고 경쟁팀이 줄었다는 점 외에는 FIFA가 주관하는 대회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FIFA 클럽월드컵 결승 진출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뗀다. 4일 오후 11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개막전이 데뷔전이다. 상대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티그레스(멕시코)다. 대륙별 챔피언 6개 팀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울산이 티그레스를 꺾으면 4강에 진출한다. 울산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012년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하며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 무대에 초청받았다. 울산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뒤 홍 감독을 영입했다. 홍 감독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울산은 지난해 12월 19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치고 곧바로 홍 감독을 맞이한 터라 ‘홍명보식 축구’를 장착하기엔 시간적으로도 빠듯했을 게 뻔하다. 클럽월드컵이 ‘월드컵 트라우마’를 극복할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홍명보의 또 다른 월드컵, FIFA 클럽월드컵으로 K리그 감독 데뷔전

    홍명보의 또 다른 월드컵, FIFA 클럽월드컵으로 K리그 감독 데뷔전

    홍명보에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명과 암이 엇갈리는 대회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노랑색 주장 완장을 차고 스페인과의 승부차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오른팔을 풍차처럼 휘돌리며 그라운드를 내달리던 모습은 한국축구사의 상징으로 기억된다.그러나 12년 뒤 브라질월드컵에서 그는 ‘영원한 리베로’라는 찬사 대신 호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자의 반 타의 반 떠밀리듯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그는 ‘의리축구’라는 비아냥 속에 조별리그 1무2패, 최하위의 성적으로 ‘역적’ 소리를 들으며 일찌감치 짐보따리를 쌌다. 이후 한국을 등지고 중국 리그 등을 떠돌던 그는 2017년 말 대한축구협회 전무 타이틀로 국내로 돌아왔고, 다시 4년 만에 첫 K리그 사령탑에 올랐다. 데뷔전은 4일(한국시간) 카타르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다. 그가 이 대회를 마주하는 심정은 더 비장할 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 맡았던 국가대표팀이 아니라 각국 리그를 대표하는 클럽팀을 이끈다는 사실이 다르고 경쟁팀들이 줄었다는 점 외에는 FIFA가 주관하는 대회라는 공통점 때문이다.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가 FIFA 클럽월드컵 결승 진출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뗀다. 4일 오후 11시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개막전이 데뷔전이다. 상대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티그레스(멕시코)다. 대륙별 챔피언 6개팀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울산이 티그레스를 꺾으면 4강에 진출한다.  울산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012년 우승 이후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성공하며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클럽 월드컵 무대에 초청받았다. 울산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뒤 홍 감독을 영입했다. 그러나 홍 감독의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울산은 지난해 12월 19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치고 곧바로 홍 감독을 맞이한 터라 ‘홍명보식 축구’를 장착하기엔 시간적으로도 빠듯했을 게 뻔하다. 클럽월드컵이 ‘감독’ 홍명보에게 또 다른 시련이 될 지, ‘월드컵 트라우마’를 극복할 계기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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