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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투자에 매우 만족”…정의용 만난 조코위 대통령

    “한국 투자에 매우 만족”…정의용 만난 조코위 대통령

    한-인도네시아 외교장관 회담“신남방 핵심국, 협력 더 강화”코이카, 인니 방역 400만달러 지원제넥신-칼베 백신 4분기 기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자카르타 대통령궁을 예방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옴니버스법 등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으로부터 투자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정의용 장관은 25일 오전 레트로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한 데 이어 조코위 대통령을 만났다. 조코위 대통령은 “한국과 관계를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녹색 경제 분야 투자가 중요한데, 한국기업들이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부터 투자에 매우 만족하고, 양쪽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2060년 탄소중립국을 목표로 2050년부터 신차는 전량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가 자카르타 외곽에 생산차 공장을 완성해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이고, 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 광산 채굴부터 제련, 배터리 생산까지 ‘패키지 딜’을 협상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자바섬 반텐주에 유화단지를, KCC글라스가 중부자바 바탕 산업단지에서 생산공장을 짓는 등 한국기업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조코위 대통령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인도네시아에 코로나 방역 관련 400만 달러(45억원) 상당을 지원하기로 한 약속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또 “한국의 수도이전 경험,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 경험을 협력하고 싶다”, “한반도 평화 달성은 인도네시아에도 중요하다” 등 발언도 했다. 정 장관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고착 상태에 있는 KF-21/IF-X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과 대우조선해양의 2차 잠수함 사업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는 한-인도네시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상징하는 사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장관은 현대차가 전기차를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인도네시아 정부의 조치를 요청했다. 앞서 정 장관은 레트노 장관과 가진 회담에서도 “인도네시아는 신남방정책이 최초로 천명된 곳이며, 신남방정책 추진의 핵심 파트너 국가”라며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히고, 교민들이 백신접종을 받도록 각별한 지원을 요청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를 통한 경제회복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태평양 도서 지역을 포함한 제3국에서의 개발 협력 확대를 위한 ‘한-인도네시아 삼각협력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이밖에 한국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어선원 보호, 기후변화 공동협력 강화, 미얀마 사태 등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레트노 장관은 코로나 협력과 관련해 “제넥신과 칼베의 백신개발이 잘 되면 올해 4분기 백신 준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3만3천명의 인도네시인 근로자가 있는데, 선원이 5천950명”이라며 이들에 대한 보호 협조와 근로자 송출 재개를 요청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한-인도네시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에 서명했다. 이 행동계획에는 향후 5년간 정무·국방·안보·경제·사회문화·지역·국제무대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방안이 담겼다.한편 정 장관은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도 예방했다. 림 족 호이 사무총장은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평가하면서 한-아세안 관계의 지속 발전을 기대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1일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24일 싱가포르를 방문했으며 인도네시아를 끝으로 이날 밤 비행기로 귀국한다. 정 장관은 동남아 주요 3개국과 보건·방역·경제 회복·주요 지역 현안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 비올리스트 이서현, 독일 ‘도이치 오퍼 베를린’ 정단원 합격

    비올리스트 이서현, 독일 ‘도이치 오퍼 베를린’ 정단원 합격

    비올리스트 이서현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열린 도이치 오퍼 베를린 오케스트라 비올라 정단원 오디션에 최종 합격했다고 공연기획사 스테이지원이 25일 알렸다. 도이치 오퍼 베를린은 독일 유명 오페라극장 중 하나로 1912년 개관 당시 이름인 시립 오페라하우스를 거쳐 1961년 도이치 오퍼로 재개관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브루노 발터, 로린 마젤,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저명한 지휘자들이 음악감독을 지냈다. 지금은 도널드 루니클스가 맡고 있다. 이서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 1기로 선발돼 한예종에 영재 입학해 공부했고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음악춘추 콩쿠르, 바로크 콩쿠르, 스트라드 콩쿠르, 예원음악콩쿠르 등 국내 주요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고 일본 오사카 국제콩쿠르, 미국 서밋 뮤직 페스티벌 협주곡 콩쿠르 주니어 부문 등에서 입상했다.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금호영재 20주년 기념 콘서트, 영아티스트포럼앤페스티벌 ‘현악본색’ 등 무대로 관객들과 만났다. 독일 뮌헨 음대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현대음악과정에 재학 중이고 2017년 독일 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을 시작으로 독일 쾰른 방송교향악단 프락티쿰 단원, 뮌헨 심포니커 객원단원,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아카데미 단원 등으로 활동했다. 첼리스트 이호찬, 바이올리니스트 이재형과 함께 삼남매가 모두 현악 연주자의 길을 걷는 트리오로도 잘 알려져 있다.
  • “내 삶 되찾고파” 망가진 브리트니의 절규, 죄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김정화의 WWW]

    “내 삶 되찾고파” 망가진 브리트니의 절규, 죄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김정화의 WWW]

    “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불면증을 겪고 있으며 불행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노예로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그저 내 삶을 되찾고 싶을 뿐이에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에 23분간 울려 퍼진 ‘팝의 요정’ 브리트니 스피어스(39)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2000년대 전세계를 주름잡았던 가수 스피어스는 곧 마흔이 되지만, 13년째 법적으로 친부의 보호 아래 있다. 2008년부터 법적 후견인 제도에 의해 아버지 제이미 스피어스가 딸의 수입과 세금, 의료 문제 등을 관리해왔다. 스피어스는 지난해 아버지의 후견인 지위를 박탈해달라는 소송을 냈는데, 이번에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며 자신의 모든 것을 통제당했다고 주장하자 팬들의 분노와 충격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피어스의 삶이 한순간에 망가진 데는 대중과 언론 등 모두의 책임이 있다는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뉴욕타임스(NYT)가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Framing Britney Spears)를 제작, 공개한 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다. 10대 시절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재기 넘치는 가수가 여성혐오와 야만으로 가득한 미디어 산업계에서 어떻게 보호받지 못하고 마녀사냥의 제물로 전락했는지를 다룬 내용이다.데뷔 이후 승승장구…전세계 팔린 앨범 1억장 이상 스피어스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켄트우드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에 재능을 보인 그는 뉴욕의 아트스쿨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음악은 물론 연기와 무용 등을 배웠다. 밝고 명랑한 소녀는 1992년 TV 프로그램 ‘미키마우스 클럽’에 캐스팅됐지만, 얼마 안 돼 프로그램이 폐지되며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학생으로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가수의 꿈을 잃지 않았던 그는 사진과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음반사에 보냈고, 재능을 알아본 자이브 레코드와 계약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1999년 1월 데뷔 싱글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 이후 그는 여성 아티스트로서 누구도 걷지 않은 길을 걸었다. 교복을 입은 소녀의 도발적인 눈빛에 세계는 즉각 열광했다. 이 앨범은 그해 전세계에서 1000만장 이상 판매됐고, 10대 가수로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곡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MTV 시상식 등에서 신인상, 여성 아티스트상 등을 휩쓸며 단숨에 ‘틴팝’의 선두주자가 된 스피어스는 이후 앨범에서도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이듬해 내놓은 ‘웁스 아이 디드 잇 어게인’(Oops!...I Did It Again) 역시 발매 첫주에 130만장이 팔리며 솔로 가수로서 첫주 최다 판매량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가수 중 한명으로서 그는 자신의 성적 매력을 활용할 줄 알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 호주 매체 디에이지는 “스피어스의 곡은 그의 전달력과 존재감 때문에 항상 설득력 있었다”며 “순결함과 성적 경험 사이의 긴장감, 쾌락주의와 책임감 사이의 갈등 등 청소년기의 상반되는 충동을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봤다.2011년까지 앨범이 무려 1억장 이상 팔리며 스피어스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음반을 판매한 가수 중 하나가 됐다. 2000년대의 베스트셀링 여자 가수이자 2003년엔 가장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린 가수이기도 하다. NYT는 “스피어스의 팀은 무대 위에서 완벽히 현장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백스테이지에서는 쇼의 주역이자 최고의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의 업적은 다른 가수들은 물론 미국 팝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가수 마돈나는 스피어스에 대해 “나는 아티스트로서의 그의 재능에 감탄한다”며 “스피어스를 보면 내가 처음 가수 생활을 시작할 때 스스로 느꼈던 점이 떠오른다”고 밝힌 바 있다. 17세 소녀에 ‘가슴 성형’ 질문…“미디어 여성혐오의 최대 피해자”하지만 스피어스는 오랫동안 가수로서의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사생활과 개인사로 훨씬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10대의 우상으로 떠올랐지만 선정적인 노래와 퍼포먼스 때문에 ‘엄마들의 적’이 됐고, 이런 여론의 분노를 등에 업은 가십 잡지와 언론은 스피어스에게 광적으로 집착했다.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공개 연애와 이별, 남편 케빈 페더라인과의 결혼과 출산, 이혼 후 양육권 분쟁에 이르기까지 스피어스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매일 파파라치가 수십명씩 따라붙는 삶이 일상이 됐다. NYT는 ‘프레이밍 브리트니’에서 특히 음악업계와 미디어 전반에 만연한 여성혐오가 어떻게 그를 질식시켰는지 다룬다. 1992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10살의 스피어스에게 백발의 진행자는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는다. 없다는 대답에 이어진 질문은 “나는 남자친구로 어떻느냐”였다. 네덜란드의 한 인터뷰 자리에서는 기자가 이렇게 묻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이 얘기하고 있는, 우리가 논의하지 않은 주제가 하나 있다. 당신의 가슴이다. 가슴 성형 수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스피어스가 17살 때의 일이다.1999년부터 3년간 이어진 팀버레이크와의 연애 이후 스피어스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했다. 팀버레이크는 결별 후 공개적으로 스피어스와의 성관계를 폭로하고, 상대방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이후 수년간 침묵했던 팀버레이크는 다큐멘터리가 나온 뒤에야 뒤늦은 사과를 전한 바 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없던, 타블로이드 가십 잡지와 파파라치가 활개치던 시대 상황은 스피어스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스피어스는 그들에게 훌륭한 돈벌이 수단이었다. 임신한 뒤엔 스피어스의 ‘살찐 몸’이 연예매체 1면을 도배했고, 아이를 낳고 나서는 나쁜 엄마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아들을 무릎에 앉힌 채 운전하는 사진이 찍히면서 스피어스는 집중 포화를 맞았고, 양육권을 가져선 안된다는 여론에 더욱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스피어스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이와 함께 밖에 나왔는데 파파라치가 너무 많았다. 그들은 너무 가까이 다가왔고, 그런 환경에 나는 아이를 둘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파파라치들이 그만둘지 모르겠다. 제발 나를 놓아줬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NYT는 스피어스가 그무렵 갑작스레 삭발을 감행한 것도 이 같은 심리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스스로 “사람들이 나를 만지는 게 너무 지겹다. 더는 건드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밝힌 것처럼, ‘제발 그만 하라’는 메시지였다는 것이다. 작가 제시카 투머는 잡지 틴보그에 기고한 글에서 “스피어스를 둘러싼 가십 보도는 미디어 업계의 음흉한 여성혐오를 폭로한다”며 “2000년대 문화계는 극악무도한 비난이 난무하던 시절이었고, 이는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디어가 연예인 중에서도 남녀를 다루는 방식이 다르다고 봤다. 그는 “언론에는 이중잣대가 있다. 어린 여성은 자신의 도발적인 춤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만, ‘나쁜 남자’ 이미지를 가진 남성은 오히려 그걸 이용할 수 있다”며 “매릴린 맨슨처럼 실제 성학대로 고발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친부의 속박…강제 피임까지” 폭로에 ‘브리트니를 해방하라’ 움직임결국 정신적 불안정과 우울증 등으로 재활 시설 신세까지 지게 된 스피어스는 2008년부터 친부의 속박에 얽매인 삶을 살게 됐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비교적 밝은 모습을 보이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듯했던 스피어스가 이번에 법정에서 직접 토로한 내용은 큰 충격을 안겼다. 스피어스는 친부의 후견을 ‘학대’라고 규정하며 “후견인 제도는 나를 좋은 쪽보다 나쁜 쪽으로 다뤘다. 이걸 끝내고 내 삶을 되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는 딸인 나를 통제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처럼 느꼈다”며 “아버지와 측근들, 소속사는 감옥으로 가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스케줄 관리는 물론 정신질환 치료제 리튬을 강제로 복용하는 것까지 아버지의 손에 달려 있었다고 했다. 체내 피임 기구인 IUD를 없애고 아이를 가지고 싶었으나, 후견인 측에서 이를 막았다는 주장까지 내놨다.이번 심리 이후 ‘브리트니를 해방하라’(Free Britney) 시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그의 권리를 주장하는 팬들의 움직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프레이밍 브리트니’의 감독인 사만다 스타크는 “현재의 소셜미디어는 과거의 여성혐오적 미디어 환경을 돌아보는데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TV에서 누군가 인터뷰이에게 성차별적 질문을 던지면 시청자는 그걸 그냥 소비했다. 지금처럼 즉각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며 “하지만 만약 오늘날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5분 안에 소셜미디어에서 문제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인터넷 매체 복스는 “기술 발전뿐 아니라 미디어를 소비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세대 교체가 벌어졌다”며 “당시 스피어스처럼 10대였던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대중문화에서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얼마나 잔인하게 전해졌는지 알아차릴 만큼 충분히 컸다”고 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누구 · Britney Jean Spears1981 미국 출생1992 미키마우스 클럽 캐스팅1999 데뷔 앨범 ‘...Baby One More Time’ 발매, 기네스 세계기록 등재2000 2집 앨범 ‘Oops!... I Did It Again’ 발매2001 3집 앨범 ‘Britney’ 발매2003 4집 앨범 ‘In the Zone’ 발매, 4번 연속으로 빌보드 200 차트 1위로 데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입성2005 그래미상 댄스 레코딩 부문 수상2007 5집 앨범 ‘Blackout’ 발매2008 양육권 분쟁 과정에서 정신 감정 및 병원 입원, 친부 제이미 스피어스가 법적 후견인으로 지정   6집 앨범 ‘Circus’ 발매2011 7집 앨범 ‘Femme Fatale’ 발매2013 8집 앨범 ‘Britney Jean’ 발매2016 9집 앨범 ‘Glory’ 발매2020 친부 후견인 박탈 소송 제기
  • ‘심장’…너의 가슴 열어 인생 다시 읽다

    ‘심장’…너의 가슴 열어 인생 다시 읽다

    암전이 된 무대를 쿵쿵 뛰는 박동 소리가 객석을 울렸다. 늘 우리 안에서 생명을 지탱해 주는 심장이란 존재가 문득 생경하게 느껴진다. 누구나 이런 박동이 일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소리는 더욱 묵직하게 커져 간다. 이어 90분간 뛰는 심장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귀한 일인지 촘촘하게 가슴에 파고든다.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24시간의 기록이다. 프랑스에서 50만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맨부커 국제상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오랑주 뒤 리브르상 등 전 세계 11개 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300여쪽에 달하는 이야기가 무대 위에선 1시간 30분 동안 배우 1명의 입으로 집약된다. 더블캐스팅인 손상규·윤나무는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해설자이면서 16명의 캐릭터로 다채롭게 변모한다. 사고를 당한 인간이 뇌사 판정을 받는 과정, 유가족이 장기기증을 결정하기 전 고려해야 할 사항, 심장을 이식하는 절차 등이 다큐멘터리처럼 정교하게 설명된다. 그 안에서 시몽의 부모와 연인, 뇌사 판정을 내리는 의사,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심장을 받게 되는 50세 여성 등 그의 심장박동을 기억하고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이 영화처럼 생생하게 등장한다. 작품은 관객에게 장기기증을 직접적으로 강요하거나 무조건 칭송하지 않으며 슬픔을 조장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 인간을 살아 움직이게 했던, 그리고 지금 우리 모두를 숨 쉬게 하고 있는 심장의 의미를 차근차근 세심하게 설명하며 질문을 던진다. 특히 시몽의 심장이식을 결정해야 하는 부모에게 던지는 물음들은 하나하나 관객들의 고민이 되기도 한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그가 과연 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심장을 꺼내는 것에 동의할 것인지부터 부모는 유추해야 하고, 갑작스레 자식을 잃은 아픔에 앞서 24시간 안에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자칫 잔인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부모에게 심장의 가치가 담담하게 전달되고 이후 긴박한 이식 과정이 그 가치의 크기를 더욱 넓혀 객석에 닿는다. 빨간색 전자시계와 테이블, 심장박동과 파도 소리 등이 담긴 몇 가지 영상이 전부인, 도드라지는 장치가 없는 무대에서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은 절제된 극이지만 끝내 죽음과 삶의 의미를 곱씹고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검정 옷을 입은 배우가 오로지 눈빛과 몸짓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관객과 뜨겁게 소통한 결과다.
  • “난 노예가 아니다” 브리트니 법정 절규

    “난 노예가 아니다” 브리트니 법정 절규

    “무대 안무부터 피임까지 전부 통제당했습니다. 반항하면 독한 정신과 약을 먹였고요. 난 노예가 아닙니다. 저를 구해 주세요.” 부친의 후견인 자격을 박탈해 달라고 소송을 낸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23일(현지시간) 직접 법정증언에 나섰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화상으로 출석한 브리트니는 23분 동안 “후견인 제도는 내게 해만 끼쳤다”면서 “성매매와 비슷한 학대”라고 토로했다. 약물중독, 우울증에 시달리던 20대 시절 브리트니를 보호하기 위해 2008년 법원이 부친을 후견인으로 지명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13년째 부당한 감시와 통제를 당하고 있다고 브리트니는 주장했다. 브리트니는 보호라는 명분으로 자신이 고립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빼앗겼고, 옷을 갈아입을 때에도 경호원 감시를 받았다”면서 “39도 고열에도 라스베이거스 공연장에 서야 했고, 공연 일정이 끝나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해도 계속 다른 쇼에 출연해야 했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하기 싫다고 말하자, 사흘 뒤부터 자신의 정신과 약이 리튬으로 바뀌었다고 브리트니는 폭로했다. 리튬은 양극성 장애 치료약으로, 장기 복용 시 우울증이나 조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브리트니는 “공연하기 싫다고 하자 5년간 잘 먹어 오던 약이 리튬으로 바뀌었다. 리튬은 매우 강력해서 꼭 취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술도 끊고 자립하려 했지만, 부친이 자신의 의지를 번번이 꺾었다고 브리트니는 밝혔다. 그는 “(남자친구와)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부친이 체내피임기구를 제거하지 못하게 했으며 결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가족들은 돈을 벌지 않으면서, 나에겐 항상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앞서 2014년 작성된 심리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 제이미는 후견인 자격으로 브리트니의 재산 6000만 달러(약 681억원)를 관리하면서 브리트니에겐 주당 2000달러(약 227만원)만 지급해 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재미있게 지내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아 스스로 즐기고 있다’고 올렸던 근황은 거짓이라고 브리트니는 말했다. 그는 “충격을 받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잠을 못 이루고, 매일같이 눈물 흘리는 게 나의 상태”라고 했다. 이날 법원 밖에는 브리트니의 팬 100여명이 모여 “브리트니에게 자유를”이라고 외쳤다. 제이미는 변호인을 통해 “딸의 고통이 안타깝다. 딸을 사랑하며, 만나고 싶다”고 했다. 브리트니가 지난해 8월 후견인 박탈 소송을 낸 이후로 둘은 만나지 않고 있다.
  • 프로당구 LPBA 투어 루키 히다 오리에(45) “일본 당구도 어둠 밖으로 나왔다”

    프로당구 LPBA 투어 루키 히다 오리에(45) “일본 당구도 어둠 밖으로 나왔다”

    “일본도 도박 등의 문제 때문에 당구를 죄악시하던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히다 오리에(45)는 출범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여자프로당구(LPBA) 투어 ‘새내기’다. 일본 도쿄에서 나고 자란 그는 뼛속까지 당구인이다. 여섯 살 때 처음 큐를 잡은 뒤 열 살 때 포볼(4구)로 처음 대회에 출전했다. 2004년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수차례 세계캐롬연맹(UMB) 여자 3쿠션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아시아 최강’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아버지는 당구장을 생업으로 히다를 키웠다. 어머니는 지금도 아마추어 당구선수로 뛰는 등 집안이 당구가족이다. 그는 지난 21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2021~22시즌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예선라운드에서 조 3위에 그쳐 64강 본선 티켓을 놓쳤다. ‘아시아 최강’인 그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였다. 남녀 프로당구 PBA-LPBA 투어는 ‘아마추어 최강의 무덤’으로 불린다. 지난 1월 남자 3쿠션 세계 최강 조재호(41)가 데뷔 두 번째 대회 128강에서 탈락했고 그에 앞서 프로 무대를 밟았던 김민아(31)도 지난해 9월 데뷔전 32강에서 나가떨어졌다. 이번 블루원 대회 챔피언 스롱 피아비(31) 역시 지난 2월 데뷔전 서바이벌 64강 탈락을 ‘통과의례’처럼 받아들여야 했다.히다는 “PBA 투어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면서도 “다음 대회에서는 일단 첫 경기를 잘 통과해야 그다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숱한 화제 속에 LPBA 투어에 데뷔했지만 첫판부터 LPBA 투어의 ‘쓴잔’을 든 히다는 일본 당구의 근황도 소개했다. 그는 “일본도 한국처럼 오랜 세월 당구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당구 하면 지하실과 침침한 전등, 담배연기, 도박 등이 연상됐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많은 사람이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한국처럼 프로 투어나 팀 리그는 없지만 15년 전쯤 포켓볼 아마추어 리그가 활성화되면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히다는 “톰 크루즈 주연의 당구영화 ‘컬러 오브 머니’가 일본에 상륙해 포켓볼 붐이 일었는데 그게 3쿠션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여성인 내가 40대에 당구 인생을 지탱해 나가는 것도 그 덕이 아니었을까”라며 웃었다. 글·사진 경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심장 박동으로 읽는 삶과 죽음의 시간…꽉 찬 1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심장 박동으로 읽는 삶과 죽음의 시간…꽉 찬 1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암전이 된 무대를 쿵쿵 뛰는 박동 소리가 객석을 울렸다. 늘 우리 안에서 생명을 지탱해 주는 심장이란 존재가 문득 생경하게 느껴진다. 누구나 이런 박동이 일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소리는 더욱 묵직하게 커져 간다. 이어 90분간 뛰는 심장이 얼마나 감사하고 고귀한 일인지 촘촘하게 가슴에 파고든다.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24시간의 기록이다. 프랑스에서 50만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맨부커 국제상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오랑주 뒤 리브르상 등 전 세계 11개 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300여쪽에 달하는 이야기가 무대 위에선 1시간 30분 동안 배우 1명의 입으로 집약된다. 더블캐스팅인 손상규·윤나무는 전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해설자이면서 16명의 캐릭터로 다채롭게 변모한다. 사고를 당한 인간이 뇌사 판정을 받는 과정, 유가족이 장기기증을 결정하기 전 고려해야 할 사항, 심장을 이식하는 절차 등이 다큐멘터리처럼 정교하게 설명된다. 그 안에서 시몽의 부모와 연인, 뇌사 판정을 내리는 의사, 장기이식 코디네이터, 심장을 받게 되는 50세 여성 등 그의 심장박동을 기억하고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이 영화처럼 생생하게 등장한다.작품은 관객에게 장기기증을 직접적으로 강요하거나 무조건 칭송하지 않으며 슬픔을 조장하지도 않는다. 다만 한 인간을 살아 움직이게 했던, 그리고 지금 우리 모두를 숨 쉬게 하고 있는 심장의 의미를 차근차근 세심하게 설명하며 질문을 던진다. 특히 시몽의 심장이식을 결정해야 하는 부모에게 던지는 물음들은 하나하나 관객들의 고민이 되기도 한다. 장기 기증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그가 과연 지금 상황에서 자신의 심장을 꺼내는 것에 동의할 것인지부터 부모는 유추해야 하고, 갑작스레 자식을 잃은 아픔에 앞서 24시간 안에 명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자칫 잔인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 부모에게 심장의 가치가 담담하게 전달되고 이후 긴박한 이식 과정이 그 가치의 크기를 더욱 넓혀 객석에 닿는다. 빨간색 전자시계와 테이블, 심장박동과 파도 소리 등이 담긴 몇 가지 영상이 전부인, 도드라지는 장치가 없는 무대에서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은 절제된 극이지만 끝내 죽음과 삶의 의미를 곱씹고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검정 옷을 입은 배우가 오로지 눈빛과 몸짓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며 관객과 뜨겁게 소통한 결과다.
  • [손성진 칼럼] 대선과 적대 정치/논설고문

    [손성진 칼럼] 대선과 적대 정치/논설고문

    바야흐로 대권 레이스다. 벌써 머리가 어지럽다. 내년 대선이 어느 때보다 협잡과 음모가 난무할 가능성이 커 보여서다. 나라와 국민을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한바탕 축제 분위기로 치러져야 할 터인데 그 반대다. 어느 진영이든 ‘백마를 탄 왕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사람들이 큰 무대로 옮겨서 대결을 이어 가고 있다. ‘저쪽 진영’에서 보면 윤석열이라는 대항마를 키운 1등 공신인 추미애가 “내가 윤석열을 잡겠다”며 어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 추미애가 아니었다면 윤석열도 대선판에 없었다. 우습게도 윤석열은 추미애가 낳은 ‘옥동자’가 됐다. 윤석열이 없으면 ‘이쪽 진영’에서는 대선을 치르기가 훨씬 수월할지도 모른다. 이쪽 진영에서 보면 추미애는 결과적으로 아군에게 총을 쏜, 이적 행위를 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대선판을 기웃거리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대선이 인물다운 인물들이 겨루는 장이 되지 않고, 전투욕과 적개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등판하는 장이 된 것은 오롯이 적대 정치의 결과다. 자천타천으로 대권 주자로 떠오르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그런 후보 중의 하나일 것이다. 법조계에서만 뼈가 굵었지 윤석열처럼 정치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최재형이 여론의 부름을 받는 것은 적대 정치가 낳은 산물인 것이다. 1%라도 앞서면 다수가 권력을 잡는 다수결이 대의민주주의의 원리이지만, 민주주의의 함정은 바로 거기에 있다. 분열과 대결이 극심할수록 선거에서 이긴 다수 쪽이 진 소수를 적대시하고 집권 내내 공격하는 것이다. “법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오독한 ‘법치주의’를 겉으로 내세우면서 뒤로는 엉뚱한 짓을 한 박근혜나 그 이전 정부에서 적대 정치는 이미 발원했다. 현 정권의 ‘적폐(積弊) 청산’도 적대 정치에 오염되면서 ‘적패(賊牌) 청산’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가 돼 버렸다. ‘대통령도 법을 지켜야 한다’는 법치주의조차 오용될 위험이 있지만, 그 정도를 민주주의의 함정이라 할 수 없다. 적대 정치에서 비롯된 위험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존중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어기는 데서 비롯된다. 참된 민주주의는 다수가 소수를 포용하고 타협해서 합리적 정책을 만들어 낼 때 가능하다. 그러나 적대적 인식에 사로잡힌 과도한 다수는 21대 국회처럼 법을 큰 저항 없이 바꾸는 법치 아닌 ‘인치’(人治)를 낳는다. 결국 인간이 법률 위에 있는 것이라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인간이 법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인치주의이며 민주주의의 큰 함정이 된다. 적대 정치가 나쁜 것을 알더라도 그 자체가 포퓰리즘의 수단이 돼 선거에 영향을 미칠 때 민주주의는 더 큰 위기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말은 쉬워도 실행은 어렵다. ‘적대 정치의 종식’을 선언한 대통령들이 어디 한둘인가. 어려운 이유는 국민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점점 더 벌어지는 빈부 격차의 간극은 국민들끼리도 적대하는 관계를 만들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팬덤 정치’의 횡행은 그런 점에서 한편으로 이해하고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누가 정권을 잡는가에 따라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과 피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막연한 추종은 아닌 것이다. 집권을 위한 필생의 사투를 벌이고 옳든 그르든 무턱댄 지지와 반대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적대는 적대를 부른다. 역사의 기록이 증명한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대선은 다수가 소수를 이겨서 군림하려는 목적을 가져서는 안 된다. 역대 정권들은 이 금과옥조는 안중에도 없이 집권하자마자 상대를 탄압하고 권력을 향유했다. 적대 정치라는 악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9개월 후 당선자의 숙제다. 추미애식으로 적대 감정에 불타서 선거판에서 악을 쓴다고 대통령이 될 것도 아니고, 이미 대통령감이 아니다. 스스럼없이 일반 국민과 어울리며 낚시를 하는 핀란드 전 대통령을 본 적이 있다. 퇴임한 뒤 농장으로 돌아가 자연인처럼 산 우루과이 대통령도 있다. 더 살펴보지 않아도 다수, 소수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 국민에게 존경받는 정치를 한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물러난 후에도 신변을 걱정해야 했던 한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은 우리 민주주의의 슬픈 역사와도 같다. 독재를 하고 적대 정치를 한 결과이니 자업자득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sonsj@seoul.co.kr
  • ‘19세 괴물’ 김주형, 4억짜리 한국오픈도 삼킬까

    ‘19세 괴물’ 김주형, 4억짜리 한국오픈도 삼킬까

    10대 괴물, 내셔널 타이틀까지 집어삼킬까.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총상금 13억원)이 2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6야드)에서 개막한다. 대한골프협회(KGA)가 주최하는 한국오픈은 코로나19로 지난해를 건너뛰고 2년 만에 돌아오는 사이 우승 상금이 4억원으로 1억원 늘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김주형(19)이다. 지난 13일 SK텔레콤 오픈 정상에 서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통산 2승째다. 아시안투어를 뛰다가 지난해 7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해 첫 대회 준우승에 이어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하며 투어 입문 최단 기간,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썼다. KPGA오픈만 뛰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가 돌아온 김주형은 올 시즌 6개 대회에 개근했다. 이렇게 모두 9개 대회에서 우승 2회, 준우승 3회 포함 톱10을 모두 6차례나 기록했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상금, 평균 타수 1위를 질주 중인 김주형이 투어 통산 10번째 대회에서 첫 메이저이자 내셔널 타이틀까지 품으면 10대에 코리안투어를 호령하게 되는 셈이다. 김주형이 정상에 오르면 1998년 만 17세에 우승한 김대섭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틴에이지 내셔널 챔피언’이 된다. 김주형은 1, 2라운드에서 흥미로운 또래 대결을 펼친다. 국가대표 김백준(20)과 같은 조에 편성됐다. 김백준은 김주형이 시즌 첫 승을 신고한 SK텔레콤 오픈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준우승했다. 김주형의 군산CC오픈 2연패를 저지한 국가대표 출신 김동은(24)도 함께한다. 김주형은 SK텔레콤 오픈 뒤 “시즌 첫 승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자만하지 않고 더 집중해 또 우승하고 싶다. 우승하고 싶은 대회들이 많다“고 눈을 빛냈다. 한국오픈이 코리안투어 첫 다승자가 나오는 무대가 될지도 주목된다. 제네시스 포인트와 상금 2, 3위로 김주형을 뒤쫓는 매경오픈 챔피언 허인회(34)와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우승자 문경준(39) 등도 시즌 2승에 도전한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외국인 선수는 출전하지 않는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권순우 도쿄올림픽 간다 ‥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 이후 13년 만

    권순우 도쿄올림픽 간다 ‥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 이후 13년 만

    권순우(24·당진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선다.대한테니스협회는 23일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권순우의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 출전 확인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형택(45·은퇴)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테니스 경기에 나가는 한국 선수가 됐다. 남자프로테니스(ATP) 단식 세계랭킹 77위인 권순우는 상위 56명에게 주는 대회 단식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앞선 순번의 선수들이 일부 빠지면서 7월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앞선 순위 선수 중 일부는 부상 등 개인 사유를 이유로 불참하고, 또 일부는 한 나라에서 단식에 최대 4명까지 나갈 수 있는 제한 규정에 걸려 제외됐다. 또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규정 출전 횟수에 미달해 빠진 선수들도 있다. 28일 영국 런던의 윔블던에서 개막하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출전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영국에 머물고 있는 권순우는 대회를 마친 뒤 귀국할 예정이다. 귀국 후 자가격리 면제를 받고 소속팀 당진시청에 합류해 올림픽 대비 훈련을 한 뒤 도쿄올림픽 일정에 맞춰 일본으로 출국한다. 한국 선수의 올림픽 테니스 단식 역대 최고 성적은 1988년 서울대회 김봉수와 김일순의 남녀 단식 3회전(16강) 진출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처음, 첫 음, 그 마음처럼…노래 향한 ‘불씨’다시 불태운 소프라노

    처음, 첫 음, 그 마음처럼…노래 향한 ‘불씨’다시 불태운 소프라노

    “지금도 정말 노래 없이 못 살지만, 처음 푹 빠졌던 뜨겁게 불타는 감정이 간절했어요.” 미국 줄리아드음대 출신으로 휴스턴 그랜드오페라단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서 동양인 여성 최초 프리마돈나로 발탁된 소프라노 조수아(본명 조푸름)가 한국에서 간절히 찾았던 ‘불씨’를 새롭게 키웠다며 당찬 출발을 알렸다. 미국에서 ‘마술피리’, ‘라 보엠’, ‘로미오와 줄리엣’, ‘피가로의 결혼’ 등 다양한 오페라 무대의 주역으로 선 그는 우선 바로크 음악으로 시작을 돌아보기로 했다. ●美오페라단 동양인 첫 프리마돈나 22일 서울 소공동에서 만난 조수아는 “첫 국내 무대와 인생 첫 음반에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껏 최선을 다해 공부한 내공을 보여 준다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 중 아리아 ‘울게 하소서’, ‘세르세’ 중 ‘나무 그늘 아래서’를 비롯해 카리시미의 칸타타 ‘내 마음의 승리여’, 카치니의 ‘사랑의 신이여 무엇을 기다리나요’ 등 바로크를 꽃피운 음악들은 성악도를 꿈꾸는 학생들이 무수히 듣고 연습하는 성악의 기본이기도 하다. “한참 노래에 빠져 열심히 CD를 듣고 꿈꾸던 중학생 때 모습을 다시 뜨겁게 만나게 됐다”고 말한 이유다. 그는 콜로라투라가 다수인 국내에서 흔치 않은 리릭 소프라노다. 마리아 칼라스에 꽂혀 “고음을 내는 것보다 감정을 잘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고, 매 학기 등수가 중요했던 학교에서도 짝꿍이던 발레리나 박세은과 함께 “지금 1등이 아니어도 우리는 큰 무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던 야무지고 의연한 학생이기도 했다. 미국에선 특히 풍성하고 섬세한 음색과 함께 “표현력이 탁월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오페라 가수의 꿈을 넓혔다. “어떤 무대에서건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수 있는 만큼 노래를 하며 살고 싶다”는 그는 묵직하고 옹골찬 소리만큼 통이 넓은 성격을 보여 주기도 한다. ●줄리아드 선배 임형주가 프로듀싱 지난해 코로나19로 모든 공연이 취소된 뒤 갑작스레 귀국했다가 새로운 기회를 만났다. 친구 오빠이자 예원학교, 줄리아드 선배인 팝페라테너 임형주와 인연이 닿아 의기투합했다. 마찬가지로 답답한 시간을 보냈던 임형주도 처음 프로듀싱 작업에 도전해 실력 있는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으며 또 다른 활기를 찾았다. “제 앨범보다 훨씬 더 신경을 썼을 만큼 가슴 뛰는 작업이었다”는 임형주의 얼굴에도 설렘이 가득했다. “여전히 노래를 사랑하는 제 마음에 더욱 뜨겁게 기름을 붓게 됐다”는 조수아는 앞으로 보여 줄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소니 클래시컬과 세 장의 음반을 내기로 독점 계약했다. 자신의 특기인 벨칸토 아리아를 비롯해 재즈까지 새로 펼친 도화지에 하나씩 색칠을 해 나갈 계획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노동·생명·언어 담은 청주 공예축제… 코로나 세계인에 ‘힐링’ 선사

    노동·생명·언어 담은 청주 공예축제… 코로나 세계인에 ‘힐링’ 선사

    1999년 시작 이후 올핸 온라인 전시 병행사람·도구·집단 하나되는 공생사회 초점美·日 등 23개국 99명 작가 380여점 전시주빈국 佛 34명 참여 ‘오브제-타블로’ 눈길국제공모전 총 874건… ‘청주 위상’ 재확인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국제행사가 충북 청주를 수놓는다. 오는 9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40일간 내덕동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펼쳐지는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다. 코로나19 여파로 1999년 시작된 이래 이번에 처음으로 온라인 전시가 병행된다.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공예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다. ‘공예계의 베니스비엔날레’라는 극찬을 받는 등 전문가와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이제는 전 세계 공예인들의 한마당 축제로 자리잡았다. 청주시는 공예작품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매번 비엔날레 주제로 선정한다. 시는 이번 행사의 주제가 ‘공생의 도구’라고 22일 밝혔다. 사람과 도구, 집단이 하나가 되는 ‘공생사회’를 위해 책임 있는 도구 사용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시대에 공예가 어떻게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도 담겼다.비엔날레의 메인프로그램은 4개 테마로 꾸며지는 본 전시다. 올해는 미국, 체코, 이스라엘, 태국, 일본, 핀란드, 남아공 등 23개국에서 총 9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작품은 모두 380여점이다. 1부 주제는 ‘노동-사물의 고고학’이다. 노동을 사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인간과 삶에 대한 존중을 공예로 표현한 18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손목 위의 우주로 불리는 숙련의 결정체인 태엽시계 제작자인 현광훈 금속공예가, 수천번의 두드림과 수백 차례의 털 고름 과정을 거쳐 한 필의 붓을 매는 필장 유필무씨 등이 관객을 만난다.2부는 ‘생명-일상의 미학’으로 꾸며진다. 공예의 가장 본질적이고 보편적 기능인 도구의 실용성에 방점을 두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취향과 기호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공예를 제안한다. 곁에 두고 싶은 탐나는 공예작품들이 대거 포진된다. 테이블웨어 디자인부터 건축도자와 설치미술까지 아우르며 스펙트럼을 확장해 온 벨기에의 산업도자 디자이너 피에트 스톡만, 이탈리아의 저명한 디자이너 멘디니와 협업해 전 세계 주목을 받은 조각보 장인 강금성씨, 생각하는 손의 가치가 깃든 도예작품을 선보이는 김덕호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3부는 ‘언어-감성의 분할’을 탐색한다. 공예가 사회·문화·정치적으로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표현수단이 됐는지를 엿볼 수 있는 전시다. 코바늘 뜨개질 기법으로 질감 있는 바다세계를 창조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손잡고 공생의 의미까지 담아낸 인도네시아 작가 물야나 등 국내외 작가 13명이 공예의 사회적 가치와 기능을 조명한다. 4부는 ‘아카이브-도구의 재배치’를 탐구한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도구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공예기법은 물론 과학기술사와 생활문화사, 사회경제사적으로 주목할 만한 국내외 공예의 변화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이번 비엔날레 초대국가관의 주인공은 예술과 낭만의 나라 프랑스다. 프랑스가 주목하는 3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초대국가관 주제는 ‘오브제-타블로, 감촉의 프랑스’다. 사물의 의미를 가진 ‘오브제’와 하나의 풍경, 혹은 그림을 뜻하는 ‘타블로’가 조합된 주제처럼 프랑스 공예 특유의 감성을 선보인다. 의식주를 테마로 한 프랑스 공예를 엿볼 수 있는 초대국가의 날과 지역공예작가와 프랑스 작가가 함께하는 아트투어도 마련된다. 국제공모전도 펼쳐진다. 비엔날레 역사와 정통성을 대변하는 행사답게 마감 결과 2019 비엔날레보다 71건이 많은 874건이 접수됐다. 박혜령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팀장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경이 막히고 국제교류와 대면 홍보 역시 여의치 않은 역대 최악의 조건 속에서 거둔 놀라운 성과”라며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전 총시상금은 1억 4600만원이다. 비엔날레 입장료는 현장판매 기준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온라인 전시는 일부만 하기 때문에 현장을 방문해야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체험을 할 수 있다. 공예비엔날레의 메인무대인 문화제조창도 눈여겨볼 만하다. 1946년 청주연초제조창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뒤 수십년간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던 낡은 콘크리트 건물이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청주 연초제조창은 공정 현대화로 1999년 담배원료공장이 폐쇄되고 2004년 12월 다른 담배공장들과 함께 가동이 중단됐다. 청주시는 2011년 폐공장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해 극찬을 받았지만 침체된 내덕동 일대를 살리고 건물을 다양한 용도로 쓰기 위해 리모델링을 추진, 지금의 문화제조창을 만들었다. 담배 대신 비엔날레 등을 통해 문화를 생산하고 수출하니 문화제조창으로 불릴 만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尹, 심상찮은 여론에 ‘공작설’ 역공… 與 “비겁한 작은 정치”

    尹, 심상찮은 여론에 ‘공작설’ 역공… 與 “비겁한 작은 정치”

    파문 방치땐 대선행보 차질 빚는다 판단 ‘文정부 피해자’ 부각해 지지층 결집 의도장성철·김재원 ‘파일공개 거부’ 진실공방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X파일’ 논란에 대해 무대응에서 적극 반박 기조로 돌아선 것은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분위기가 심상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침묵에 따른 의혹 확산으로 야권의 내분에 더해 지지층까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사태를 조기 해결하지 않으면 정식 등판 이후에도 여기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불법사찰’, ‘정치공작’ 등 기성 여의도 문법을 닮은 강도 높은 표현까지 동원했다. X파일을 ‘괴문서’로 규정하며 집권당의 개입을 거론한 부분은 문재인 정부의 탄압과 음모 정치의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총장 사퇴 이후 원론적인 메시지만 내놨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장모 최모씨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선 최씨 변호인도 “검찰이 저급한 정치공작에 이용된 것은 아닌지 강력히 의심된다”고 입장문을 내는 등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여야가 ‘간보기 정치’라고 협공하자 “내 갈 길만 가겠다”면서 무대응 원칙을 밝혔다. X파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 이를 꺼냈지만 폭발력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9일 야권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이 “방어가 어렵겠다”고 진단한 뒤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장 소장은 의혹이 대략 20건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각종 버전의 X파일도 인터넷상에 퍼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달 말쯤 정치 선언을 한 뒤 전국 민심 투어를 계획 중이다. 이후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결정한다. 빠른 시일 내 X파일 논란이 정리되지 않으면 본격 정치행보의 시작을 의혹 해명으로 다 보내야 할 처지인 셈이다. 특히 정치 참여 키워드로 삼으려는 ‘공정과 상식’ 등의 가치가 희석될 우려도 크다. 이상록 대변인은 “선언문 초안을 마련 중”이라며 “어떤 내용이 담길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 소장과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서로 ‘파일 공유·공개를 상대방이 거부했다’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김 최고위원은 ‘야권 후보 보호조치’ 차원에서 국민의힘의 X파일 대응도 촉구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아직 당에서 확장해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이 ‘집권당 개입’을 거론한 데 대해 “가정적 수사 뒤에 숨지 말라”고 받아쳤다. 이 대변인은 “무자비할 정도의 신상털이식 수사를 해 온 윤 전 총장이, 자신에 대한 의혹에는 극도의 과민반응을 보이며 검증의 예봉을 꺾으려 한다”면서 “비겁하고 얄팍한 작은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관련 논란에 “청와대 입장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불법사찰, 정치공작’ 여의도식 표현 꺼낸 윤석열

    ‘불법사찰, 정치공작’ 여의도식 표현 꺼낸 윤석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X파일’ 논란에 대해 무대응에서 적극 반박 기조로 돌아선 것은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분위기가 심상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침묵하는 동안 의혹은 확신 일로를 걸으며 야권에서는 내분이 일어났고 지지층까지 흔들릴 조짐을 보였다. 이에 조기 해결이 안 되면 정식 등판 이후에도 이 문제에 한참 동안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전 총장은 ‘불법사찰’, ‘정치공작’ 등 기성 여의도 문법을 닮은 강도 높은 표현까지 동원했다. 지난 3월 총장 사퇴 이후 원론적인 메시지만 내놨던 것과 대비된다. 그만큼 자신과 처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X파일 논란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의미다. 장모 최모씨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선 최씨 변호인도 “검찰이 저급한 정치공작에 이용된 것은 아닌지 강력히 의심된다”고 비슷한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여야가 ‘간보기 정치’라고 협공하자 “내 갈 길만 가겠다”면서 무대응 원칙을 밝혔다. X파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 이를 거론했지만 별다른 폭발력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9일 야권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이 “방어가 어렵겠다”고 진단한 뒤에는 분위기가 급변했다. 장 소장은 의혹이 대략 20건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달말쯤 정치 참여 선언을 한 뒤 전국 민심 투어를 계획 중이다. 이후 국민의힘 입당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빠른 시일내 X파일 논란이 정리되지 않으면 본격 정치행보의 시작을 의혹 해명으로 다 보낼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키워드로 삼으려는 ‘공정과 상식’ 등의 가치가 희석될 우려도 크다. 이상록 대변인은 “현재 선언문 초안을 마련 중”이라며 “어떤 내용이 담길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 소장과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서로 ‘파일 공유·공개를 상대방이 거부했다’며 진실공방을 벌였다. 김 최고위원은 ‘야권 후보 보호조치’ 차원에서 국민의힘의 X파일 대응도 촉구했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는 “아직 당에서 확장해서 대응하기는 어렵다”면서 “(X파일을) 수령한다고 해도 살펴볼 조직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압박의 고삐를 바싹 조였다. 정청래 의원은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은) 사퇴 각으로 계속 (정치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영표 의원도 “윤석열 X파일이란 말은 국민의힘에서 나온 것으로 거기서 해결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관련 논란에 대해 “청와대 입장이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연경 마지막 올림픽 메달 기상도는 ‘먹구름’

    김연경 마지막 올림픽 메달 기상도는 ‘먹구름’

    한국여자배구가 3승12패의 초라한 도쿄올림픽 전초전 성적표를 받아들고 귀국길에 올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미니 피에타에서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라운드 최종 15차전에서 네덜란드에 2-3(20-25 25-23 18-25 25-22 12-15)으로 졌다. 이로써 이번 대회를 3승12패, 전체 16개국 중 15위로 마감했다. ●올림픽 같은 조 日·브라질에 속수무책 도쿄올림픽을 한 달 남기고 숙제와 희망을 동시에 받아든 대회였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2012년 런던대회 4위, 2016년 리우대회 8강 등의 성적을 거둔 대표팀으로서는 김연경(상하이)의 마지막 출전대회인 도쿄에서 메달을 노려보겠다는 목표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브라질에 속절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성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이재영·다영을 비롯해 강소휘(GS칼텍스), 김수지, 김희진(이상 IBK기업은행), 김해란(흥국생명) 등 무려 6명의 올림픽 예선 주전 멤버가 부상과 이런저런 이유로 빠졌다는 데 있다. ●주전 6명 빠진 탓… 경험 쌓은 건 수확 김연경과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분투했지만 이제 대표팀에 갓 발탁된 김다인(현대건설) 육서영(IBK기업은행)과의 공·수 조직력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다.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21일 “올림픽을 앞두고 치르는 VNL에서 전력을 다하는 팀은 없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경계했다. 오히려 대표팀에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이 큰 무대를 미리 경험한데다 한 명의 부상자 없이 대회를 마쳤다는 점은 수확이라는 지적이다. 김연경은 대한민국배구협회를 통해 “훈련도 부족했다”며 “개막까지 시간이 많지 않지만 잘되지 않은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2일 귀국해 1주일 자가격리에 이어 경남 하동에서 다시 1주일 동안 코호트(동일집단격리) 훈련을 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도쿄올림픽 막판 담금질에 나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B급 감성+A급 코디… 210㎝ 패션왕 만든 ‘펭수 대장장이’ 3총사

    B급 감성+A급 코디… 210㎝ 패션왕 만든 ‘펭수 대장장이’ 3총사

    안현정 감독·정희영 감독·최윤희 대표16~30년 베테랑들에게도 ‘도전’의상·세트 2인분···부직포서 ‘진화’“펭수는 틀 없어 자유롭게 상상 가능”2019년 슈퍼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한국까지 맨몸으로 온 EBS 연습생 펭수. ‘자이언트 펭TV’ 첫 방영 후 2년간 슈퍼스타 위치를 지킨 데는 어떤 펭귄보다 화려한 스타일과 다양한 콘셉트도 큰 역할을 했다. 감각 넘치는 무대와 소품, 패션으로 펭수의 귀여움을 책임진 안현정 세트감독과 정희영 소품감독, 최윤희 시스아트 대표가 바로 여기에 숨은 주역들이다. 최근 경기 고양시 EBS 일산 사옥에서 만난 이들은 “펭수 덕분에 처음 겪어 보는 게 많다”고 했다. 무대 뒤에서 묵묵히 많은 방송을 위해 일해 온 이들은 “EBS에서는 보기 드문 커피차도 펭수 팬들이 보내 줘서 받아 봤다”며 “세트가 예쁘다, 의상이 귀엽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미술을 전공하고 각 분야에서 짧게는 16년, 길게는 3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지만 키 210㎝의 펭수는 ‘역대급 도전’이었다. 머리 둘레 170㎝, 배 둘레 270㎝, 발은 330㎜에 달하는 ‘거구’를 위해 옷과 소품, 세트 모두 남다를 수밖에 없다. 들어가는 자재도 많아, 옷 한 벌에는 사람의 두 배 이상인 4~5마(약 360~450㎝)가 필요하고 세트도 평소보다 25% 정도 크게 만든다.특히 활동적인 펭수를 위해서는 ‘맞춤형’이 중요하다. 2년간 80여벌 옷과 신발 등 잡화 수백점을 제작한 최 대표는 “워낙 움직임이 많은 펭귄이라 몸에 잘 맞고 가볍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날개에 사람처럼 어깨가 없기 때문에 벗겨지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안 감독도 “출연자 2인분을 기준으로 세트 높이와 너비를 설계한다”면서 “동선이 불편하지 않도록 디자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구 중 의자에 신경 쓴다고 밝힌 정 감독은 “초반에는 펭수에게 의자가 작아서 잘 넘어졌다”며 “등받이나 팔걸이가 없는 스툴이나 큰 소파를 활용한다”고 했다. 초창기 펭수의 옷은 부직포 재질이었다. 세 사람은 “협찬이나 광고가 없을 땐 제작비가 넉넉하지 않았다”며 “구독자 100만명 전까지는 조금 소심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지금은 양복도 실제 양복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고, 셔츠 속 심지까지 빼놓지 않는 등 사람 옷과 똑같다. 한복도 전문가가 한 땀 한 땀 지어 입혔다. 복숭아나 사자 같은 탈 종류는 5~6차례 패턴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지만, 반응이 좋아 정성을 들인다.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면서 “MD상품으로 만들어 달라”는 시청자 요구도 이어진다고 한다. 펭수의 인기와 함께 세 대장장이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2019년 12월 사옥 2층에 만들어진 ‘펭숙소’가 대표적이다. 사내에서도 흥분되는 분위기였다고 전한 안 감독은 “눈알 쿠션부터 집을 구성할 요소 하나하나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독으로서 신선한 작업이었다”고 떠올렸다. 펭수의 남다른 ‘B급 감성’을 살려 인테리어 소품을 채웠다는 정 감독은 “EBS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교훈과 가르침이 중요한데, 펭수는 그러한 틀이 없어 자유롭게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펭수가 상업광고 촬영을 할 때 ‘정말 스타가 됐구나’ 느꼈다는 최 대표는 팬들의 사랑이 각별함을 느낀다고 했다. ‘펭클럽’ 회원들이 사비를 모아 생일 선물로 드레스와 곤룡포 등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펭수는 이 옷들을 지난해 8월 생일 팬미팅 등 콘텐츠에서 입고 시청자와 소통했다. 펭수가 사랑받을수록 기쁨도 크다는 세 사람은 펭수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당부했다. “늘 열 살인 펭수처럼 시청자분들도 그 나이에 멈춰 앞으로도 사랑해 주세요.”(정 감독) “오래가자 펭수야!”(안 감독)
  • 장성철 “윤석열 X파일, 2개 버전” 김기현 “음습한 선거공작 그림자”

    장성철 “윤석열 X파일, 2개 버전” 김기현 “음습한 선거공작 그림자”

    4월 말 작성 문건엔 출생지 등 기록다른 문건엔 尹·부인·장모 의혹 정리“사실이라면 尹 방어하기 어려울 것”尹측 무대응… ‘朴정부 예산통’ 영입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각종 의혹을 담았다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윤석열 모시기’에 몰두하던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두고 여권이 벌이는 정치공작이라고 일축했다. 여권은 윤 전 총장을 거칠게 공격하며 ‘검증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은 이와 관련 ‘무대응’ 입장을 밝히고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윤석열 X파일’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혀 논란을 키운 야권 정치평론가 장성철 소장은 21일 JTBC 뉴스룸에서 “문건이 사실이라면 (윤 전 총장이) 방어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문건 하나는 4월 말에 작성됐으며 출생지, 처가 관련 의혹 등 윤 전 총장 관련 ‘총정리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문건은 윤 전 총장, 부인, 장모 관련 의혹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고 했다. 장 소장은 “각 항목별로 의혹을 정리한 뒤 그 밑에 정치적 판단을 넣었다”며 윤 전 총장을 공격하려는 측에서 만든 자료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당 의혹이 법적 문제 소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윤리·도덕적 검증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많은 공직 후보자 검증할 때 법보다 윤리 도덕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X파일에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쟁점이 된 의혹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정치공작’이라며 논란을 축소하고 나섰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대선이 여권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느닷없이 음습한 선거 공작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최초로 언급한) 송영길 대표와 여당이 가진 파일을 즉시 공개하고 허위나 과장이 있으면 정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윤 전 총장 역시 파일 내용에 대해 해명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 있게 행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여권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세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소위 ‘윤석열 대세론’이 야당에서 먼저 무너지고 있다”며 “유력 주자로 주목받다가 광탈한 수많은 정치인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윤 총장 측은 X파일 의혹에 대해 무대응 기조를 밝혔다. 한편 윤 전 총장 측은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캠프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 전 실장은 기획재정부에서 잔뼈가 굵은 경제관료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DG 데뷔 음반’ 김봄소리의 다채로운 무대… “노래하는 바이올린으로 마음 나누고 싶어요”

    ‘DG 데뷔 음반’ 김봄소리의 다채로운 무대… “노래하는 바이올린으로 마음 나누고 싶어요”

    “바이올린과 많이 친해지니 이제 같이 노래를 할 수 있어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오페라, 발레 등 다채로운 무대 위 음악들을 화려하게 선보인다. 지난 18일 국내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처음으로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은 뒤 낸 데뷔 음반을 공개한 데 이어 21일부터 리사이틀 투어를 갖고 그만의 ‘노래‘를 부른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봄소리는 “프리츠 크라이슬러, 야샤 하이페츠, 나탄 밀슈타인, 비에니아프스키 등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전통을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당차게 밝혔다. DG 데뷔 음반과 2년 만의 국내 리사이틀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Violin on Stage)’에서 내보일 프로그램은 그가 언급한 바이올린의 역사와도 같은 이들이 가장 즐겨 연주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하면서다. 그는 앨범에서 춤곡인 비에니아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 발레곡인 차이콥스키 ‘호두까기인형’ 중 ‘파드되’와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중 ‘정령들의 춤’ 등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 마스네의 ‘타이스’ 중 ‘명상’, 생상스의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왁스만의 ‘카르멘 환상곡’, 비에니아프스키의 ‘구노의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 등 여러 오페라 작품 속 음악과 아리아 선율을 화려하고도 격정적으로 풀어낸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 편곡을 맡아온 작곡가 미하엘 로트의 맞춤 편곡으로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진 현의 선율이 돋보인다.“전설적인 연주자들이 오페라나 발레에 영감을 받아 바이올린으로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기교를 즐겼는데 저도 그런 작품을 갖고 싶었다”면서 그가 어린시절부터 즐겨 듣던 곡이나 평소 좋아하는 작품들에서 선별해 레퍼토리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세 작품이나 연주하게 된 비에니아프스키에 대해 그는 “어렸을 땐 두려움이 있었고, 너무 기교에 치우친 곡이 아닐까 하는 편견도 있었는데 여러 작품들을 많이 해보면서 어떤 것을 표현하려던 건지 고민을 읽을 수 있었고 그만큼 깊이가 큰 작품들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봄소리는 바이올린과의 시간을 언급하며 ‘노래’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비에니아프스키를 설명할 때도 “단순히 뽐내기 위한 게 아니라 마음 속에 우러나는 것들을 바이올린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한 곡들”이라고 했고, 그 자신도 “(테크닉만 좋은) 바이올리니스틱한 것 보다 싱어송라이터 같은 사람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아주 좋아했고, 이젠 바이올린과 많이 친해져서 바이올린으로 노래하고 있어요. ‘노래하는 바이올린’으로 공간에 갇히지 않고, 어떤 곳에 있어도 그 공간에 함께 있는 사람들이 다른 시간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음반 작업은 과정마다 고비의 연속이었다. 독일에서 폴란드로 녹음하러 가는 길부터 쉽지 않았고, 함께 호흡을 맞추기로 한 오케스트라 단원이나 지휘자, 톤 마이스터까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일정에도 차질이 거듭됐다. “함께 연주를 할 수 있는 자체가 감사했던 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며 작업한 음반에는 관객, 청중들과 같은 공간과 순간을 나누고 싶은 김봄소리의 마음과도 더 깊이 연결됐다. 다채로운 레퍼토리에 간절함까지 얹힌 음반을 그의 지인은 “첫 트랙을 시작하고 끝까지 화장실을 갈 수 없을 만큼 쉬어갈 틈이 없는 음반”이라고 표현했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김봄소리는 22일 경기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3일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25일 경기 안성맞춤아트홀을 거쳐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그의 이름 만큼 설레고 따뜻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을 비롯해 시마노프스키 ‘녹턴과 타란텔라’, 생상스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비에니아프스키 ‘전설’과 ‘파우스트 주제에 의한 화려한 환상곡’을 춤추듯, 노래하듯 펼쳐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드레스부터 ‘펭숙소’까지…펭수 스타일, 이 손에서 나옵니다

    드레스부터 ‘펭숙소’까지…펭수 스타일, 이 손에서 나옵니다

    2019년 슈퍼스타를 꿈꾸며 남극에서 한국까지 맨몸으로 온 EBS 연습생 펭수. ‘자이언트 펭TV’ 첫 방영 후 2년간 슈퍼스타 위치를 지킨 데는 어떤 펭귄보다 화려한 스타일과 다양한 콘셉트도 큰 역할을 했다. 감각 넘치는 무대와 소품, 패션으로 펭수의 귀여움을 책임진 안현정 세트감독과 정희영 소품감독, 최윤희 시스아트 대표가 바로 여기에 숨은 주역들이다. 최근 경기 고양시 EBS 일산 사옥에서 만난 이들은 “펭수 덕분에 처음 겪어 보는 게 많다”고 했다. 무대 뒤에서 묵묵히 많은 방송을 위해 일해 온 이들은 “EBS에서는 보기 드문 커피차도 펭수 팬들이 보내 줘서 받아 봤다”며 “세트가 예쁘다, 의상이 귀엽다는 피드백을 받으며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머리둘레만 170㎝…잘 맞게 만드는 게 관건미술을 전공하고 각 분야에서 짧게는 16년, 길게는 3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지만 키 210㎝의 펭수는 ‘역대급 도전’이었다. 머리 둘레 170㎝, 배 둘레 270㎝, 발은 330㎜에 달하는 ‘거구’를 위해 옷과 소품, 세트 모두 남다를 수밖에 없다. 들어가는 자재도 많아, 옷 한 벌에는 사람의 두 배 이상인 4~5마(약 360~450㎝)가 필요하고 세트도 평소보다 25% 정도 크게 만든다. 특히 활동적인 펭수를 위해서는 ‘맞춤형’이 중요하다. 2년간 80여벌 옷과 신발 등 잡화 수백점을 제작한 최 대표는 “워낙 움직임이 많은 펭귄이라 몸에 잘 맞고 가볍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날개에 사람처럼 어깨가 없기 때문에 벗겨지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안 감독도 “출연자 2인분을 기준으로 세트 높이와 너비를 설계한다”면서 “동선이 불편하지 않도록 디자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구 중 의자에 신경 쓴다고 밝힌 정 감독은 “초반에는 펭수에게 의자가 작아서 잘 넘어졌다”며 “등받이나 팔걸이가 없는 스툴이나 큰 소파를 활용한다”고 했다. 부직포서 진짜 양복으로 진화…펭숙소 디자인 ‘보람’초창기 펭수의 옷은 부직포 재질이었다. 세 사람은 “협찬이나 광고가 없을 땐 제작비가 넉넉하지 않았다”며 “구독자 100만명 전까지는 조금 소심했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지금은 양복도 실제 양복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고, 셔츠 속 심지까지 빼놓지 않는 등 사람 옷과 똑같다. 한복도 전문가가 한 땀 한 땀 지어 입혔다. 복숭아나 사자 같은 탈 종류는 5~6차례 패턴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지만, 반응이 좋아 정성을 들인다. 퀄리티가 점점 높아지면서 “MD상품으로 만들어 달라”는 시청자 요구도 이어진다고 한다. 펭수의 인기와 함께 세 대장장이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2019년 12월 사옥 2층에 만들어진 ‘펭숙소’가 대표적이다. 사내에서도 흥분되는 분위기였다고 전한 안 감독은 “눈알 쿠션부터 집을 구성할 요소 하나하나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독으로서 리프레시 되는 신선한 작업이었다”고 떠올렸다. 펭수의 남다른 ‘B급 감성’을 살려 인테리어 소품을 채웠다는 정 감독은 “EBS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교훈과 가르침이 중요한데, 펭수는 그러한 틀이 없어 자유롭게 상상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펭수 덕분에 새로운 도전…팬들이 의상 의뢰도”펭수가 상업광고 촬영을 할 때 ‘정말 스타가 됐구나’ 느꼈다는 최 대표는 팬들의 사랑이 각별함을 느낀다고 했다. ‘펭클럽’ 회원들이 사비를 모아 생일 선물로 드레스와 곤룡포 등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펭수는 이 옷들을 지난해 8월 생일 팬미팅 등 콘텐츠에서 입고 시청자와 소통했다. 펭수가 사랑받을수록 기쁨도 크다는 세 사람은 펭수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당부했다. “늘 열 살인 펭수처럼 시청자분들도 그 나이에 멈춰 앞으로도 사랑해 주세요.”(정 감독) “오래가자 펭수야!”(안 감독)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리뷰] 음악과 춤으로만 집중해 전달한 세 가지 감정…유니버설발레단 ‘트리플 빌’

    [리뷰] 음악과 춤으로만 집중해 전달한 세 가지 감정…유니버설발레단 ‘트리플 빌’

    한 발짝, 한 발짝 푸앵트 동작으로 한껏 세운 발끝이 옮겨질 때마다 설렘이 증폭됐고, 하늘로 뻗은 손끝은 애절함을 더했다. 정을 담뿍 나는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며 갖는 기대와 떠나야만 하는 슬픔이 손과 발에 가득 담겨 하나의 표정이 됐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 18~20일 대한민국발레축제 초청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 ‘트리플 빌’은 오로지 음악과 춤에만 집중해 다양한 감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 냈다. 유병헌 예술감독 안무로 유니버설발레단이 7년 만에 선보인 ‘트리플 빌’은 분노(憤), 사랑(愛), 정(情)을 주제로 색다른 네오클래식 발레로 구성한 작품이다. 몇 가지 배경을 담은 영상을 제외하고 무대 장치를 최소화한 뒤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만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갔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 맞춰 시작된 ‘파가니니 랩소디’는 미로 같은 삶에서 행복했던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희망을 놓지 못하는 인간의 분노를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24개의 변주에 따라 격정적인 파드되부터 10명의 무용수가 짝을 지은 군무까지 생동감 넘치게 쉼 없이 이어졌다.두 번째 무대인 ‘버터플라이 러버즈’는 중국 고전설화 ‘양산백과 축영대’의 사랑 이야기를 애틋하게 그렸다.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설화를 중국 작곡가 허잔하오와 첸강이 오케스트레이션한 바이올린 협주곡 ‘나비 연인’ 속 바이올린과 첼로 선율이 두 사람의 사랑을 아름답게 노래했다. 중국 국립발레단 발레마스터로도 활동했고 발레 ‘춘향’을 안무하기도 했던 유 감독는 클래식 발레에 중국 색채를 녹여 절도 있는 군무와 서정적인 발레 동작을 적절히 어우러지게 했다. 남장을 하고 학당에 들어간 축영대(홍향기·손유희)가 운명적으로 만난 양산백(강민우·이현준)과 우정을 나누고 서로 사랑을 느끼게 되는 시간들이 발끝과 손끝으로 간절하게 그려졌다. 중국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부채를 활용해 각이 잡힌 듯 힘 있는 군무를 선보이는 장면들도 색다른 멋을 선사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둔 두 사람이 나비로 환생해 함께 날아다니는 장면은 영상과 조명, 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세한 움직임과 시선까지 아름다운 선이 돋보이는 무대를 보여줬다.세 번째 작품 ‘코리아 이모션’은 한국 고유의 정서이면서도 가장 복잡한 감정인 ‘정’을 모티브로 다양한 색채를 그려갔다. 지평권의 ‘다울 프로젝트’(2014)에서 ‘미리내길’, ‘달빛 영’, ‘비연’, ‘강원 정선아리랑 2014’ 등 국악 크로스오버 네 곡을 발췌해 발레에 한국무용 느낌을 살려 슬픔과 그리움, 의지 등을 섬세하게 풀어갔다. 이렇게 ‘트리플 빌’은 도화지에 하나씩 색을 칠하고 덧대듯 세 가지 작품에서도 여러가지 장면이 어우러졌고, 결국엔 각각의 시퀀스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도록 짜임새 있는 작품이었다. 무용수들이 선보인 각각의 움직임도 놓칠 것 없이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쳤고 음악과 함께 녹아든 전체 그림은 아름답고 따뜻하게 울림을 전했다. 유 감독은 오랜만에 내보인 신작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피하지 않고 직관으로 마주함으로써 그 감정을 수용할 수 있을 때 스스로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안무 의도를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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