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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재무당국자 오늘부터 축구대결

    한국과 일본의 재무당국자가 맞붙는다.3일부터 2박3일간 일본 도쿄에서다.내년부터는 중국의 재무당국자도 가세한다.그런데 맞붙는 종목은? 다름아닌 축구다. 2000년 11월 처음 ‘일합(一合)’을 겨룬 이래 벌써 4회째를 맞았다.대표선수 후보군에는 한국의 국제금융 전문가(재경부 윤여권 외화자금과장)가 끼어 있다.지난해 서울에서 경기가 열릴 때는 일본의 ‘이도’ 국제금융심의관이 왔었다.양국의 내로라하는 경제관료들이 축구공만 차는 것은 아니다.환율문제 등 양국간의 국제현안 공조와 경제정책 대응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진다는 얘기다.그렇다면 역대 전적은? 1승 2무로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고 우기종(禹基鍾) 감독(재경부 총무과장)은 힘주어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
  • 편집자에게/ 토지 취득원가 개념 바꿔야

    -‘재건축 분양가의 진실은’ 기사(대한매일 4월29일자 1면)를 읽고 5월에 동시분양을 신청한 강남구 도곡동 1차 재건축 아파트 26평형(전용면적 18평)의 분양가가 4억 2664만원이고 평당 분양가는 1590만원이라고 한다. 그러나 주변시세에 비하면 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아파트는 사 놓으면 투기성 재산이 되어 계속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단체와 보도에 따르면 건축비는 철거비·행정용역비 등으로 과다하게 부풀려져 있다.땅값은 특히 재건축의 경우 취득원가를 사업승인 시점에서 아파트가 지어진 뒤의 토지가격으로 감정평가해 토지 시세차익을 일반분양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세무당국이 토지 취득원가의 개념을 바꾸고 취득원가의 감정평가 시점 및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좋겠다.지금처럼 하면 취득원가와 분양가가 똑같기 때문에 세금을 안 내도 된다고 하는데,이에 대해 철저히 과세해야 한다.사실 강남에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오래 사는 사람들은 요즘 같은 아파트값 폭등이 기쁘지만은 않다.집값이 오르면 재산이 늘어나지만 투기지역이다 뭐다 해서 각종 세금도 덩달아 오른다.강남에 사는 것 자체만으로 부동산 투기세력으로 비치는 것도 반갑지 않다. 황선옥 서울 강남구 논현동
  • ‘1가구 3주택’ 55만명 새달부터 특별관리

    5월부터 주택 3채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국세청의 별도관리를 받는다. 이에 따라 3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이 가운데 1채를 매각한 뒤 실제거래가액으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면 세무당국에 즉각 포착돼 불성실 신고가산세와 불성실 납부가산세를 내야 한다. 국세청은 20일 “아파트와 주택 등 3채 이상을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 실제거래가액으로 양도세를 과세하기 위해 전산시스템을 개발,5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현재 주택 3채 이상을 보유한 사람이 주택 1채를 팔았을 때에는 실제거래가액으로 과세토록 돼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가 실제거래가액을 크게 낮춰 신고해 탈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를 위해 아파트와 주택 등을 매각하고 양도세신고를 한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만 기재하면 당사자의 주택보유 내역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세청은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를 55만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오승호기자 osh@
  • 日지방선거 이시하라 도쿄지사 압승/ 고이즈미 “신경쓰이네”

    |도쿄 황성기특파원| 13일 치러진 일본 지방선거에서 이시하라 신타로(사진·70) 도쿄도 지사가 예상대로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이시하라는 5명이 출마한 선거에서 308만표를 얻어 70.2%라는 도쿄도 지사 선거사상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압승을 거두었다. 일본 내의 이라크 전쟁 반대 분위기를 타고 반전을 내세웠던 제1야당 민주당,사민당의 공동후보인 이구치(81만표),공산당 와카바야시(36만표)는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이시하라는 압승 직후 “지금까지 이상으로 과격하게 하겠다.”면서 “국가는 둔감하다.이제부터 마음껏 싸우겠다.”고 임기 4년의 포부를 밝혔다. 한국인·중국인을 비하하는 ‘제3국인’ 발언,북한과의 전쟁불사 발언은 물론 도쿄 도심에서 전차 등을 동원한 대규모 방재훈련,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과격한 극우성 발언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기는 오히려 더 높아지는 기현상을 보였다. 지난 4년의 이시하라에 대한 평가를 겸한 이번 선거에서 도쿄인들이 압도적으로 그를 지지함으로써 일본인들의 짙어지고 있는 보수성향이 새삼 확인된 선거이기도 했다.그의 중앙 정계복귀를 경계하다 지사선거 출마로 안심하던 정치권도 이시하라 압승이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중앙 정계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진부하다.”는 이시하라의 대답처럼 그가 당장 지사직을 내던지고 총리대망론을 실현하기 위해 중앙 무대로 달려갈 가능성은 적다.그러나 압도적인 이시하라 인기가 증명됨으로써 최근 지지율 하락경향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는 ‘이시하라 신당’의 불씨가 살아있게 돼 정권 구심력을 불안정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한편 11곳의 지사선거에서 어느 정당에도 소속하지 않는 ‘무당파’가 3명이나 당선,일본의 탈정당화 경향이 보다 두드러졌으며 홋카이도(北海道)에서는 여성 지사가 탄생,일본의 현역 여성 지사는 4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marry01@
  • 강봉균 前재경장관 쓴소리“적자재정 짜야 경제 산다”

    “현 국내 경제는 위기상황입니다.적자재정을 편성해서라도 투자를 해야 하며 법인세율을 내려야 합니다.” 민주당 강봉균(康奉均·사진) 의원은 17일 기자와 만나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 “위기관리를 위해 장관들이 정치적인 논리를 뛰어넘어 움직여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강 위원은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자문역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다음은 일문일답. ●추경예산 10조원 편성을 주장하는데,그 필요성과 사용처는.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적자재정을 해야만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난다.금리인하·대출확대 등의 금융정책은 한계에 다다랐다.정부가 올 상반기 재정을 조기집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투자위축이 우려된다.국공채 발행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2% 규모인 10조원 규모의 재정투자를 확대해 경제성장률 하락을 막아야 한다.7조원은 동북아 물류기지에,2조원은 중소기업에,1조원은 사회간접자본(SOC)사업 등에 지원·투자해야 한다. ●적자재정에 대해 한나라당과 기획예산처가 반대하는데.‘지금 적자재정을 할 때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그러나 재정정책은 1년 단위가 아니라 3∼5년 단위로 세워야 한다.적자재정을 통한 투자가 이뤄지면 경기가 호전돼 결과적으로 세금이 더 걷히게 될 것이다. ●법인세 인하를 일관되게 주장하고 나선 이유는. 법인세 문제는 국제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위해 다국적 기업들이 들어와야 하며,이를 위해 법인세 인하가 불가피하다.홍콩·싱가포르 등 동북아의 경쟁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법인세는 기업업주가 아니라 기업 자체에 부과하는 것이다.따라서 소득분배 논리로 접근하면 안된다.노무현 대통령도 최근 업무보고때 법인세 인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이후 경제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는데. 경제회복에 대한 큰 기대보다는 어려움을 어느 정도 감수하는 것도 필요하다.재벌의 부당내부거래 등 조사에 대해 정부나 검찰에서 연기할 뜻을 내비쳤다는데 이는 옳지 않다.부당내부거래 조사를 통한 근절은 재벌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투명성을 높여 경쟁력과 국제 신인도를 높이게 될 것이다. ●새 정부의 경제·노사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김대중 정부와의 차이점은 무엇이며,앞으로 방향은. 5년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할 때도 비슷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노동정책이 잘못됐다는 평가는 없었다.노 대통령도 노조친향적으로만 가서는 경제를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동북아 경제중심국가를 건설하려면 더욱 그렇다. 지난 5년간 재벌개혁을 위한 제도와 법을 바꾸려는 노력은 있었으나 재벌들의 사고방식이나 관행은 바뀌지 않았다.집단소송제나 상속·증여세 완전포괄주의 등을 통해 부당내부거래 등을 감시해야 한다.검찰수사보다는 주주감시제도로 바뀌어야 한다.세무당국과 검찰의 정치중립성도 확보돼야 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열린세상]납세자, 주인인가 ‘봉’인가

    오늘은 제37회 ‘납세자의 날’이다.1966년 이날 국세청이 설치된 것을 기념하여 ‘조세의 날’이라고 부르던 것을 납세자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몇년 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한 것이다.이러한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최근 세무행정에서는 납세자의 권리를 강조하고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납세자권리헌장을 제정하고,납세자보호담당관을 두어 세금의 부과 징수 및 조사과정에서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 등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노력의 결과 납세자에게 봉사하는 행정으로서 세무행정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고 납세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무행정에서는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납세자의 능동적인 역할을 보다 강조할 필요가 있다.세무행정은 정부의 여러 업무분야 중에서도 특히 강제성의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는 권력행정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데,이는 세무조사나 탈세자 고발 등 세무당국이 행사하고 있는 힘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납세자는 이러한 권력행정의 대상이며 동시에 그 권력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는 피동적인 객체로서 인식되어온 것이다. 물론 세무행정이 일정부분 권력행정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더욱 본질적으로는 납세자들이 세법 등에 의해서 설정된 그 납세의무를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행정이고 조장행정이라 할 수 있다.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거 20여년 동안 미국 국세청이 징수한 세액의 95% 이상은 정상적인 신고 및 납세절차에 의한 것이며,세무조사나 체납처분 등 강제징수절차에 따라 징수된 것은 5% 미만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능동적인 주체로서의 납세자 역할을 강조한다면 세무행정 개혁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은 납세자들이 자발적으로 그리고 쉽게 그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납세자들의 자발적인 납세의무 이행을 위해서는 우선 세무행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세무행정의신뢰가 높을수록 납세자들의 자발적인 납세의무 이행정도가 높다는 점은 많은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발견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세무조사의 대상을 선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며 동시에 그에 대한 납세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세무조사 등 강제징수과정은 그를 통한 추가적인 세수확보도 물론 중요하지만,이러한 과정들이 납세자의 자발적인 납세의무이행을 조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우리는 그 동안 “…하는 경우에는 세무조사를 면제(또는 강화)한다.”는 등의 발표를 흔히 접해왔다.물론 나름대로의 바람직한 정책목표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장기적으로 본다면 세무조사의 객관성이나 과학성,그리고 정당성에 대한 납세자들의 신뢰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납세자들이 쉽게 그 납세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납세자의 능동적인 역할을 강화하는 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납세자가 자기의 납세의무및 권리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세법의 내용이 보다 알기 쉽고 간소화되어야 한다.또한 통상적인 경우 전문가의 조력을 받지 않고도 납세자가 스스로 신고서를 작성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각종 신고서식을 대폭적으로 감축하고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피동적인 객체가 아닌 능동적인 주체로서의 납세자는 건전한 납세자 의식을 지니는 시민으로 연계된다.모든 국민들이 납세자로서 그 권리와 의무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을 때 그 사회를 바람직한 민주사회라고 할 것이다. 원 윤 희
  • 수사활동비 착복혐의 前 육군 법무감, 무혐의 처분에 뒷말 무성

    육군 법무감 재직시절 수사활동비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고발된 국방부 김모(육군 준장) 법무관리관에게 21일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국선 변호인에 대한 변호료 지급과 직원들의 여비·출장비 집행의 경우 군 법무당국이 파행적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국방부 검찰단(단장 吳準守 대령)은 21일 “김 법무관리관이 육군 법무감 재직시 검찰 수사비로 할당된 1억 7300만원 가운데 9400만원을 지급하고,나머지 7800만원은 수사와 관련된 업무 추진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무혐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와 함께 이뤄진 국방부 감사에서 육군 법무감실이 국선 변호인으로부터 국선 변호료의 상당 부분을 ‘상납’받는 ‘악습’의 존재가 드러났다. 육군 법무감실은 김 법무관리관이 법무감으로 재직하던 2000년 4월부터 2년 동안 국선 변호인 2명에게 2200여만원의 변호료를 지급한 뒤 절반에 가까운 1000여만원을 격려금조로 돌려받아 직원들의 회식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김 법무관리관의 후임 법무감도 국선 변호인들에게 지급할 변호료의 절반가량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변호료의 절반은 군 법무당국 상납’이라는 군 안팎의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여비·출장비나 검찰 수사활동비 지급도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 법무관리관의 경우 육군 법무감 재직 기간 직원들의 국내 출장 여비 4000여만원을 집행하면서 출장자에게 실비만을 지급하고 남긴 1100여만원을 부서 운영비로 편법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김 법무관리관이 육군 법무감 재직중 검찰수사관 개인에게 지급되는 수사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군 검찰에 고발했다.국무조정실도 김 관리관에 대한 비위자료를 입수해 국방부에서 감사를 실시하도록 했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공기업 판공비 논란

    ◆자산관리공사 사장 입건 이후 최근 연원영(延元泳)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업무추진비 갹출’ 파문으로 불구속입건되면서 공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널리 퍼져있는 ‘판공비 편법조성’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경찰은 임원들의 연봉에서 일정부분을 떼어내 사장이 개인용도로 썼다며 횡령 혐의를 적용했지만,주로 공기업들의 경우 사법적 잣대를 무리하게 들이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무추진비 조성은 관행? 자산관리공사의 경우 기밀비가 없어지면서 경조금 등의 씀씀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2001년 3월부터 ‘공동경비’라는 업무추진비를 조성했다. 사장은 월 100만원,이사급은 50만원씩 등을 급여에서 떼어 내 월 500여만원의 돈을 마련,이를 각종 판공비로 써 왔다. 경찰은 연 사장이 지난해 1월 취임한 이후 10개월여동안 조성한 5000여만원에 대해 문제 삼았다. 이런 관행은 상당수 기업에 보편화돼 있었다.마땅히 판공비를 조달할 방법이 없는 탓이다. 공동 업무추진비 조성 관행은 특히 공기업이나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널리 퍼졌다.국회와의 관계 등에 따른 정치인 후원비 등 부담이 큰 탓이다. 반면 민간기업들은 이런 저런 명목의 돈이 많아 판공비 고민이 덜한 편이다.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돈을 많이 쓰게 되고,일을 하지 않는 사람은 돈 들 일이 없다는 게 당초 공동경비 마련의 이유였다.”고 말했다. ●사법 처리 향배가 주목 당초 정부가 기밀비를 폐지한 세법 개정의 취지는 기업 판공비를 투명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알리지 않고’쓸 돈이 필요한데 법적으로 이를 정당화할 근거가 없는 데 있다.기업들은 판공비의 현실적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 직원들도 조만간 “연 사장이 업무추진비를 개인용도로 유용한 게 아니며 다른 기업에도 관행화된 일”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청와대와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에 낼 예정이다. 노동조합도 검찰에 연 사장의 무혐의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통상 후원금이나 경조금은 사장 이름으로 내지만 실제로는 회사 전체 명의나 마찬가지”라면서 “판공비가 연봉에 포함됐다고 해서 이를 모두 사장에게 부담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다만 사장이 임원들에게 판공비를 걷는 과정이나 사용처의 경우 시비 소지가 적지 않다. ●기밀비 폐지가 단초 2000년 법인세법이 바뀌기 전까지 기업들에는 기밀비(機密費)가 인정됐다.영수증 등 증빙서류나 지출내역의 명시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다.세법상 손비처리되는 접대비 한도에서 10%까지가 기밀비로 인정됐다.접대비 한도가 1억원인 기업의 경우,9000만원까지의 사용액에 대해서는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세무당국에 내야 접대비로 인정받았지만 1000만원까지는 아무 제약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따라서 기밀비는 주로 영수증 처리가 불가능한 축의금,조의금,격려비 등에 쓰였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회계의 투명성 확보 등을 위해 2000년에 기밀비를 폐지했다.이후 기업들은 기밀비에 해당하는 돈을 임원 등의 연봉에 얹어 지급하고 있다.은행의 경우,기밀비가 없어지면서 은행장의 월급이 평균 50% 정도 올랐다.현재 국민은행장은연봉이 4억원 가량이고 우리은행장은 3억 2500만원 정도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음반리뷰/’죽은자를 위한 노래들’

    한국인은 노래속에서 태어나 노래속에 삶을 마감했다.무당의 잔비나리로 축원을 받아 무탈하게 태어났고,마을사람들이 부르는 상여소리의 공덕으로 편하게 저세상길을 갔다. ‘죽은자를 위한 노래들’(신나라뮤직,2CD)은 사람이 죽었을 때 부르는 한국인의 노래 모음이다.‘산자가 죽은자를 그리는 노래들’과 ‘죽은자를 보내며 그리는 노래들’이다. ‘산자가…’편에서는 전라남도와 제주도의 곡소리와 전라도 날받이 씻김굿의 넋두리,제주도의 시왕맞이 영게울림이 담겼다.날받이 씻김굿은 죽은 지 얼마 안되어 하는 굿을 일컫는다.시왕맞이 영게울림이란 저승의 시왕에게 죽은 사람의 혼령을 잘 거두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망자의 넋을 대신하여 심방(무당)이 유족에게 전하는 말이다. 해당 지역의 할머니와 무당들의 목소리를 녹음했다.그야말로 곡소리고,넋두리지만 각 지방의 민요나 무당노래와 일치하는 고유의 토리로 불려졌다. ‘죽은자를…’편에는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운곡리,충청남도 논산군 상월면 대명리와 부여군일대의 짝소리(상여소리)와 경기도 양주군 일대에서 무덤의 봉분을 다질때 부르는 회닫이소리가 실려 있다. 상여소리는 선소리꾼이 사설을 대고 훗소리꾼이 후렴을 받는데,단조로운 선후창 형식을 벗어나고자 다양한 소리를 창조해낸 것이 짝소리다. 특별히 1976년 부여에서 실황녹음한 짝소리가 녹음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돋보인다.목소리의 주인공들은 그저 마을주민들이지만,소리의 생명력은 죽은이의 저승길을 편안케 하는 것을 넘어 산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각오를 다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부여의 짝소리뿐 아니라 음반의 전편에는 처절하게 통곡하고 나면,슬픔에서 빠져 나와 웃고 즐기는 한국인의 정서가 배어 있다.죽은자를 위한 노래도 결국 산 사람들을 위해 불렀다는 것을 이 음반은 일러준다. 서동철기자
  • 고건 총리지명자 지상청문회

    대한매일은 오는 20·21일 이틀간 예정된 고건(高建)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서 선정한 청문회 증인들로부터 고 지명자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증언을 먼저 들어봤다.또 고 지명자의 직접 해명도 청취했다.증인들의 설명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갖가지 의혹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었다.그러나 차남 휘씨의 병역 문제 등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증인들이 취재에 응하지 않아 명확한 사실 여부를 가리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1. 병역 의문점 ●본인의 병역문제 고 지명자는 1958년 갑종 판정을 받은 뒤 1960년 3월 대학을 졸업했다.이어 61년 12월 고등고시에 합격했으며,62년 5·16 군사정부에서 수습 사무관 발령을 받았다.문제는 고 지명자가 갑종 판정을 받았음에도 대학 졸업 뒤 왜 입영을 하지 않았으며,병역을 마치지 않고 어떻게 공무원에 임용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고의로 병역을 기피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병적기록에 ‘미하령(未下令)’이라고 적힌 문구에 대한 해석도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는 의미와,발부됐으나 본인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엇갈린다. 이에 대해 고 지명자는 “영장이 나오지 않았으며,공무원 임용때는 군사정부여서 병역기피 사실이 있었다면 신규공무원으로 임용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호 전 병무청장은 이와 관련,“4·19와 5·16 직후 병무당국이 병역 기피자들을 상대로 자수기간을 주면서 대대적인 색출작업을 벌였다.”면서 “그 때문에 당시 징집 자원이 한꺼번에 몰렸다.”고 말했다.그는 “98년 5월 국방위에 참석하기 위해 고 지명자의 병역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미하령(未下令)으로 확인됐다.”면서 “영장이 발부됐으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는 추측도 있으나 고 지명자의 경우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차남 병역문제 증인으로 채택된 주치의나 군의관,심지어 논문 지도교수까지도 차남 휘씨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휘씨의 병역문제에 대해 알려진 내용은 84년 7월26일 신체검사를 받아 현역판정을 받았고,85년 입영을 연기했으며,87년 5월2일 5급판정을 받아 제2국민역에 편입됐다는 것이 전부다.국회 인사청문회에 제출한 지명자 직계비속의 병역사항에 고 지명자는 ‘질병명 비공개’를 요구했으나 추후에 의혹이 잇따르자 ‘현대사회병’이라고 밝혔다. 고 지명자는 “차남이 11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했으며 이에 따라 재신검을 통해 현역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면서 “가장으로서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는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다 구체적인 병명을 공개하고 싶지 않으며 의문을 제기한다면 주치의만큼은 알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치의인 이승민(신경정신과 전문의)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했다.당시 군의관으로서 신검 소견서를 냈던 정남진씨도 “당시 자료를 봐야 기억이 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차남의 논문지도교수였던 김종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의 부인은 “(남편이) 내가 직접 가르친 아이인데 그때 몸이 아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으나 김교수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최광숙 조승진 박승기황장석기자 bori@kdaily.com 2.10.26때 행적 고 지명자는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할 당시 정무2수석비서관이었지만 10·26 직후 3일 동안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의혹이 지난 98년 지방선거 기간 중에 제기됐다.특히 당시 국방장관을 지낸 노재현씨는 “장례를 치를 때까지 고 지명자를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고 지명자의 비서관이었던 백형환씨는 “고 후보자는 당시 본관에서 장례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잠적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백씨는 “청와대 본관과 신관이 분리돼 있었기 때문에 신관에 있던 사람들이 본관에 있던 사람들을 못 봤을 수는 있다.”면서 “고 지명자는 그때 3일동안 잠을 못자고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비표가 없어 신관에 있었고,본관에 가지를 못해 고 지명자를 본관에서 직접 볼 수는 없었다.”면서 “고 지명자는 거의 매일 한차례 이상 나와 직접 통화를 했으며,퇴근 무렵 사무실에 별일 없느냐고 전화를 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그는“당시 정무 2수석은 총무처를 관장하는 자리여서 본관에서만 일했다.”면서 “노재현 국방장관처럼 가끔 청와대에 한번씩 들른 사람이 못봤다고 해서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고 지명자는 이에 대해 “김종필 당시 공화당 의장이 직접 장의차 모델을 그려 보내줘 현대자동차에 장의차에 대해 문의하는 등 본관에서 가족들의 결정사항을 총무처에 지시하는 등 장례 준비를 했다.”면서 “워낙 경황이 없어 기억하는 사람이 적을지는 몰라도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고 밝혔다.(장의차는 현대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한자동차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이에 대해 고지명자는 “현대자동차에 조립중인 버스가 있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큰딸인 박근혜 의원은 “그 당시 경황이 없었다.”면서 “옆에 누가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고 지명자에게 어떤 지시를 한 기억이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박 의원은 또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 보고 있으라 마라 지시를 했을 리도 없다.”고 말했다. 고 지명자 주변인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10·26 이후 3일동안 고 지명자를 본관에서 직접 봤다는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따라서 청문회에서 고 지명자가 이를 직접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한편,노재현 전 국방장관은 외유중이어서 직접 본인으로부터 증언을 듣지 못했다. 강동형 박정경기자 yunbin@kdaily.com 3.5.17이후 거취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고 지명자가 ‘비상계엄 확대는 군정’이라고 판단,사직서를 내고 집에서 칩거했다고 밝힌 데 대해 신두순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최광수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비서진 가운데 누구도 그의 사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고 지명자의 차를 운전했던 신판근(현 개인택시 운전기사)씨는 “17일은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비서는 일찍 퇴근했고 내가 밤 9시쯤 이송용 비서실장 비서관에게 사표서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신씨는 “당시 고 지명자는 미리 비서실에 이야기해뒀으니 하얀봉투를 갖다주라고 했다.”면서 “기사가 혼자 청와대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이 비서가 연락을 받고 사무실 입구에 나와 있었다.”고 증언했다.그는 “처음에는 봉투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었으나 나중에 그것이 사직서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황호항 경찰발전연구소 이사장(당시 치안비서관)은 “17일 퇴근해 집에 있었는데 고 수석이 전화를 해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했다.”면서 “수석실에 도착하니 고 수석이 ‘계엄확대 비상국무회의가 열리는데 나는 참석하지 않고 김유후 법무담당 비서관을 대신 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김유후 비서관은 비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던 중 길이 막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짐) 고 지명자는 그때 “백형환 비서의 책상서랍에 내 도장이 있는데 문이 잠긴 상태라 못 꺼내고 있다.”고 도움을 청해 황씨가 직접 드라이버와 망치를 가져다가 책상을 부수고 도장을 꺼냈다고 한다.그는 “내가 고 수석에게 도장을 주면서 보니 탁자 위에 사직서가 놓여 있었다.”면서 “내용은 못 봤지만 도장을 힘들게 꺼낸 것으로 봐 ‘사직서를 쓰는구나.’하는 생각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 지명자는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며,보안사·중앙정보부·경찰청에서는 ‘고건이 DJ와의 밀약 때문에 출근하지 않는다.처벌해야 한다.’는 정보보고가 올라왔다.”고 전하고 “며칠후 직접 고 수석의 집에 찾아가서 정보보고 이야기를 해줬더니 ‘어떤 말이 오가도 상관없다.내가 알아서 하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 지명자는 이에 대해 “당시 수석들은 국무회의에 잘 참석하지 않았으나 비서실장이 참석하라고 해 거부했다.”고 말했다.의혹을 제기한 신씨의 직접 증언은 듣지 못했다. 강동형 박지연기자 yunbin@kdaily.com 4. 재산.업무 스타일 고 지명자가 신고한 직계존비속의 재산 35억 6100만원(본인과 부인명의 13억 9000여만원)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증인 선정도 하지 않았다. 취재 결과 장남과 차남 부부가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은 모두 이들이 성인이 된 뒤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한 측근은 “고 지명자가 공직자로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청렴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무 스타일에 대해서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찬사와 “중요한 것은 절대 결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김진애 서울포럼 대표는 “서울시장 시절 고 지명자는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현안이 있을 때 반드시 당사자들을 모두 설득시킨 뒤 업무를 추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면서 “일부에서 ‘면피주의’라는 불만이 있었으나 이는 공무원의 일방적 시각에서 벗어나 여론 중심으로 가는 데서 나온 것”이라고 고 지명자를 옹호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아쉬운 대목을 꼽으라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반대에 부딪히더라도 밀어붙였으면 했던 몇몇 사업들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라면서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이나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예로 들었다. 6·10민주화 항쟁 당시의 행적과 관련,최인기(호남대 총장) 당시 내무부 차관보는 “고 지명자는 시위대에 대한 공권력 투입의 경우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고,그 맥락에서 명동성당의 공권력 투입도 반대했다.”면서 “시위대에 공권력을 투입하면 정부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었다.”고 회고했다. 최광숙 송한수 조현석기자 onekor@
  • 與 지구당위원장 폐지 무산되나/표류하는 민주개혁안

    지구당위원장 및 최고위원제도 폐지를 핵심 내용으로 한 민주당 개혁안이 구주류측과 일부 신주류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특히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비등하고 있는 지구당위원장 폐지 방안에 대해서는 당개혁특위가 12일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지구당위원장 폐지야말로 기득권 포기를 유도할 개혁안의 핵심인데도 내부 복병을 만난 셈이다.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관리위원장을 두는 방안은 지구당위원장들이 대의원을 선정·관리하고 대의원에 의해 총선 후보로 선출되는 ‘철밥통’을 깨고 상향식 공천을 하자는 것이었고,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이를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로 강조했었다.하지만 당내 저항에 막혀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당내 반발이 예상외로 커지자 개혁특위 김원기 위원장과 정대철·추미애·장영달·이해찬·이상수·이호웅·이강래 의원 등 신주류 핵심인사 10여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지구당위원장제 폐지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구당위원장제폐지는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고,총선 대비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당개혁특위 간사인 천정배 의원은 이같은 소식을 뒤늦게 전해듣고 “개혁특위를 다시 열어 수정안을 논의하면 특위는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몇몇 사람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강하게 반발하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언성을 높였다.방향을 잘못 잡으면 민주당이 분당(分黨) 사태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당이 신·구주류간 불협화음에 이어 신주류 내 갈등까지도 불거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노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 전 당의 통제력을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주류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민주당 부위원장단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중앙위원회 제도 도입과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에 반대했다.사무처 실무당직자들은 전당대회 때까지 한화갑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유임돼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노 당선자 취임 전 당개혁안을 확정·시행하려는 일정이 중요한 시점에 차질을 빚자 한 대표는 13일로 예정했던 최고위원회의를 하루 연기,절충안을 마련토록 하는 ‘시간벌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개혁안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대립이 워낙 날카로워 노 당선자 취임 전 지도부 일괄사퇴 등 민주당의 환골탈태는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국세청 회사경비공제 강화 추진/법인카드 술집·골프 접대 임직원 몫은 損費 제외

    법인카드로 술집이나 음식점 등에서 접대를 하더라도 사업주나 임직원 몫은 제외하는 등의 방식으로 접대비의 일정 부분만 손비(損費)로 처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회사가 기름값 등으로 지원하는 차량 유지비도 지금처럼 전액 경비로 인정받기가 힘들게 된다. 기업주들은 법인세를 산출할 때 경비로 인정받는 접대비나 차량 유지비 등이 줄어 들게 돼 편법을 동원해 탈세하거나 사적으로 쓴 돈을 회사 부담으로 떠넘길 수 없게 된다.출퇴근 이외에 공휴일 등을 이용,회사차로 놀러 가기가 어렵게 되는 등 ‘회사돈을 내돈처럼 쓰는’ 그릇된 인식도 설 땅이 없어진다. 국세청은 11일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법인세 납부를 위한 손비처리와 관련,외국의 사례 등을 토대로 ‘개인과 기업의 공통 비용에 대한 세무처리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예컨대 차량 유지비의 경우 출퇴근 등 회사 업무 목적과 사적인 용도로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혼재하지만 행정기술상 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공통 비용 가운데 개인적으로 쓴 부분은 전액 경비로 인정되는 차량유지비에서 제외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침은 접대비의 경우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경비로 인정하는 현행 총액한도제는 유지하되,한도 내에서 사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을 제외하는 등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어서 업계의 반발이나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회사 차량의 사적이용을 포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차량 유지비의 일정 비율만 경비로 인정해 주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면서 “차량 유지비의 50%만 무조건 경비로 인정해 주는 선진국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같은 맥락에서 접대비도 가령 100만원을 지출했다면 참석한 임직원 몫은 경비에서 제외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의 접대비는 일부만 경비로 인정한다는 복안이다.미국은 접대비를 경비로 인정받으려면 접대 날짜와 접대받은 사람 숫자 등을 기재한 증빙서류를 첨부해야 하는 등 무척 까다롭게 처리하고 있다. 국세청은 골프 접대에 대해 “법인 명의의골프회원권으로 개인 친목 등을 위해 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면서 “미국은 골프장에서 상담할 일이 없는 점을 들어 접대비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세연구원 손원익(孫元翼) 연구원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접대비 등을 사장이 맘대로 전용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면서 “사적으로 쓴 것을 경비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감시하는 세무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하며,필요하면 제도 정비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호기자 osh@
  • ‘탈세 통로’ 접대비 정밀조사

    정부는 기업들의 법인세 탈세를 막기위해 탈세의 주요 고리가 되는 접대비의 변칙 처리를 강도높게 조사할 방침이다.이와 관련,세무당국은 접대비 과다 계상 등을 통한 법인세 탈세를 막는 대책을 이례적으로 새 정부 출범전인 이달중 곧 발표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추진해온 접대비 한도 축소 등 기업자금의 투명화 촉진대책에 큰 힘이 실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국세청 당국자는 4일 “12월 결산법인의 3월 법인세 신고를 앞두고 기업들의 편법을 동원한 탈세를 막기 위해 지난해 지출한 접대비 용도 등을 명확히 제출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당국자는 “접대비 지출은 법인카드나 현금 이외에 현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접대비 외에 지출하지도 않은 인건비를 가공처리하는 등 비용을 실제보다 많이 반영하거나,분식결산 등을 통해 법인세를 탈세하는 행위도 뿌리뽑을 계획이다. 기업의 매출액과 기업소득의 증가 영향으로 접대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으나 국세청은 기업들이 법인세를탈세하기 위해 회계처리상 편법을 동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3월 받은 법인세 신고 자료를 토대로 법인카드를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 2000곳을 중점 관리하겠다고 밝혔었다. 기업들의 접대비 지출은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며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전보다 무려 1조원 가까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외환위기 이후 경기불안 여파로 기업들이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이는 등 긴축경영을 하고,사회 전반의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된 분위기와는 딴판이다.접대비와 함께 소모성 경비로 분류돼 한도에 상관없이 전액 손비(損費)처리되는 광고선전비도 폭발적으로 증가해 외환위기 이전보다 5조원 가까이 늘었다. 오승호기자 osh@
  •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김건우씨 다양하고 이채로운 58명의 삶 발굴

    조선시대 여인 하면 언뜻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 있는 음전한 모습이다.그나마 알려진 숫자도 손꼽을 정도다.이런 배경에는 유교문화가 주입한 ‘복종하는 여성상’과,개인 문집을 남성이 독점해 발간한 탓에 여성 개인의 일화가 거의 없다는 이유가 겹쳐 있다. 조선조 여인들의 이야기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문자향 펴냄)는 이런 조야한 인식의 틈새를 테메운다.책에 나오는 여인 58명은 대부분 낯설다.하지만 그들이 안고 있는 사연은 다양하고 이채롭다.배우자 선택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대에 원하는 대로 남자를 골라 산 검녀,천한 신분에도 불구하고 고관 앞에서 소신대로 맞선 무당할미 등 익명의 여인이 줄지어 나온다.공통점은 시대적 억압에 맞서는 소신과 강인함이다. 이 여인들을 발췌하느라 1년동안 50여권의 문집을 파고 들어 번역한 김건우(33·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 박사과정)씨에게 집필 동기를 물었다. “조선시대 여인들은 열녀·효부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들이고 그나마 정사(正史)에 알려진 소수의 여인들은 쟁쟁한 집안출신이었다.”면서 “근엄한 동상 같은 모습이 아닌 웃음과 환희,분노와 탄식이 뒤섞여 있는 살아 있는 여성 인물을 찾아내려고 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하필이면 여인을 대상으로 했느냐고 물으니 “원래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고 겸손하게 운을 뗀 뒤,“조선여인들의 감춰진 모습을 밝혀 ‘소비의 볼모’가 된 듯한 현대 여성에게 시사점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책은 문집에 묻혀 먼지가 되다시피 한 조선시대 무명 여인들의 삶을 오롯이 되살렸다.지은이는 생생하다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알려지지 않은 여인들의 삶에 호흡을 불어넣었다. 그의 의지에 힘입어 되살아난 이들은 신사임당이나 허난설헌 등 양반 출신도 있지만 대개 하층민들이다.내시와 결혼했다 성의 해방을 찾아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내시의 아내,아버지 대신 전장에 나가 공을 세우는 여걸 부낭자,관아 여종으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자아를 실현한 합정 등 무명 여인이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들이 걸은 길에는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하는 곤한 땀과 결실이 묻어난다. 누가 가장 매력적이더냐고 묻자 “딱히 꼬집으라면 다모(茶母) 여인을 들겠지만 어느 인물 하나 애정이 가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며 “한 작품을 번역하느라 적어도 수십번씩은 읽었으니 책에 담은 모든 여인들과 한번씩은 데이트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남은 문제는 낱알의 사연들을 그대로 거두면 너무 산만하다는 것.그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통이 필요했다.이에 “삶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있겠습니까마는 등장인물의 공통적인 특징을 모았습니다.”라고 들려준다. 그에 따라,예컨대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소신껏 살아간 이는 ‘나는 당당하게 살겠다’라는 범주에,부부유별의 속박을 벗어던진 이들은 ‘남편의 수염을 뽑으며’ 등에 공동 주인공이 되었다.이밖에도 ‘문인의 길에 서서’ ‘평강공주의 후예들’ 등 9가지 주제로 나누어 등장인물들에게 따뜻한 피가 돌게 했다.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한 뒤 정신문화연구원 고문헌학을 계속 공부하는 김씨는 앞으로도 숨은 인물에 햇볕쬐기를 계속하겠다고 한다.“논문 준비 등 학문에 정진하면서도 현실과 거리를 좁히는 작업을 병행하고 싶습니다.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정사에 편입되지 못한 인물을 발굴하는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고문헌이 재미있느냐는 곁다리 질문에, 논어에 나오는 ‘습여성성(習與性成·‘습관이 오래 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라는 뜻)’이란 말로 답했다.자기 작업이 밑거름이 되어 이 분야 연구가 기름져 지기를 바란다는 그는 텍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딱딱하게 보일지 모를 원문을 덧붙인 사실은 그의 말에 믿음을 더해준다.1만 2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중국 무당산 도교 유적 소실

    |베이징 AP 연합|중국 도교 건축물 중 으뜸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올라 있는 후베이(湖北)성 무당산(武當山)의 고궁에 불이 나 600년이 된 우진궁(遇眞宮) 등 건축물이 대거 소실됐다고 신화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元)나라(1271∼1368)와 명(明)나라(1368∼1644) 건국 초기에 주로 건립된 건축물들에 지난 19일 저녁 7시쯤 화재가 발생,막대한 피해를 낸 뒤 2시간 반만에 진화됐다. 신화통신은 무당산 역사유적 보존 사무실 관계자 말을 인용,이번 화재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현재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전했다.유엔 산하 유네스코(교육·과학·문화기구)는 지난 8년 전 위전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유네스코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위전궁은 1000년 역사의 중국 예술과 건축의 극치를 보여준 건축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후베이성 단강구(丹江口)시 남쪽 무당산에 위치,태화산(太和山)으로도 불리는 무당산은 명대 황제가 일찍이 “큰 산악(大岳),현묘한 산악(玄岳)” 등으로 지칭하기도 한 명산으로 중국을대표하는 무술인 무당파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무당산은 해발 1612m의 주봉 천주봉(天桂峰)을 비롯해 사면으로 뻗어 있는 72개 봉우리가 대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 국세청,재벌등 2세증여 정밀분석

    국세청이 지난해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은 2세들에 대해 증여세를 제대로 신고·납부했는지 여부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국세청은 15일 “재벌과 부유층의 세금 부담없는 재산 대물림을 근절한다는 것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의지인 만큼 지난해 상장·등록기업 대주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은 2세들이 증여세를 제대로 냈는지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국세청은 이를 위해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해당 기업들의 지분공시 관련자료와 세무당국에 신고한 내용을 비교하고 있다. 국세청은 특히 지난해 10월 주가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상당수 상장·등록사들의 대주주들이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 2세들에게 지분을 집중적으로 넘겨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거래소의 지분공시 자료에 따르면 태영 윤세영 회장의 경우 지난해 10월 중순 아들 윤석민 ‘SBSi’ 대표에게 보유 중인 태영 주식 105만 7123주를 전량 넘겨줬다.이어 같은 달 말 금강고려화학 정상영 명예회장도 금강고려화학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전무,금강종합건설 정몽열 부사장에게 각각 38만주와 18만주,9만주를 증여했다. 오승호기자 osh@
  • 대한매일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경악의 얼굴-기형도론/이성혁

    1.기형도 시의 가상성 그의 죽음에서 벗어나 작품속 죽음 의미찾아 이 비평문은, 그러니까 기형도의 텍스트와 텍스트를 이어보고 만져보면서 이 가상적 구성물인 텍스트에 드러나 있는 것을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욕망에 따라 재구성(‘시인'의 세계관이나 무의식을 재구성하는 것이 아닌-)하여 다시 텍스트를 짜내려는 시도이다. 그래서 우선 기형도 시의 ‘가상성'을 부각시키려 한다. 이는 기형도 자신도 원하는 것일 게다. 그의 친구인 원재길은, 별로 주목된 바 없는 글이라 생각되는 10여 년 전의 글에서, “창작자와 시적 자아를 동일시하는 심리주의 비평의 어떤 그릇된 접근 방식은 시인 자신으로부터 이미 거부당하고 있다.”(대화적 울음과 극적 울음)라고 말한 바 있다. 물론, 위에서 거론한 비평가들이 조야한 심리주의 비평에 빠졌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시와 기형도의 의식의 동형관계에서 벗어나 시를 문학적 텍스트로서 다루어야 한다는 점을 원재길은 이미 지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더 나아가 기형도의 여러 시편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등장 인물과 간단한 사건과 시간에 순연하는 구성이 있는 극적인 구조를 취한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기형도 시가 하나의 독특한 가상적인 구성물임을 말하는 것과 다름 없다. 하지만 그는 이에 대해 깊게 논의를 더 진전시키지 않았고, 그의 지적이 논자들에게도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다. 대개의 평문들에선 기형도 시의 등장 인물들-낯선 ‘그'로 자주 등장하는-은 대상화된 ‘나'로 취급되어 기형도의 자아를 반영하는 인물이 되어 버리곤 한다. 즉 기형도 시가 ‘극적 구조', 하나의 가상적 구성물임을 주목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1)유리창 너머 한 사내가 보였다/그 춥고 큰 방에서 書記는 혼자 울고 있었다!/눈은 퍼부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묵을 달아나지 못하게 하느라 나는 거의 고통스러웠다 - 부분 2)김은 중얼거린다, 누군가 나를 망가뜨렸으면 좋겠네, 그는 중얼거린다/나는 어디론가 나가게 될 것이다, 이 도시 어디서든/나는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황할 것이다/그가 김을 바라본다. 김이 그를 바라본다/한번 꽂히면 김도, 어떤 생각도, 그도 이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한다/김은, 그는 천천히 눈을 감는다, 나는 블라인드를 튼튼히 내렸었다/또다시 어리석은 시간이 온다. 김은 갑자기 눈을 뜬다, 갑자기/그가 울음을 터뜨린다, 갑자기 모든 것이 엉망이다, 예정된 모든 무너짐은 얼마나 질서 정연한가/김은 얼굴이 이그러진다 - 부분 1)에 등장하는 서기나 ‘김'을 대상화된 기형도 자신으로 파악하는 것은 한편으론 옳고 한편으론 그르다. 옳다는 점은 플로베르가 “마담 보바리는 나”라고 발언한 것과 같은 의미에서, 모든 허구적 인물들은 작가의 분신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시 같은 서정적 장르에서는 그 분신의 농도가 더 짙으리라. 하지만 그 등장 인물이 시인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파악은 그르다. 시에서도 소설과 마찬가지로, 그 등장 인물은 시 텍스트의 공간 내에서 자기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서정시의 ‘나'는 시인의 자아에서 벗어나게 된 텍스트 속의 ‘나'이다.시인의 자아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명을 받은 ‘나'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서정시인일 것이다. 위의 시에서 서기는 시인의 대리일 뿐 아니라 카프카적 의미에서의 서기, 관료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무의미한 일에 탕진하고 있는 우리네 삶의 형식의 상징으로서의 서기이다. 유리창은 그 서기를 바라보고 있는 ‘나'와 서기를 갈라놓는다. 이 유리창 때문에 ‘나'는 울고 있는 서기에게 가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줄 수 없다. 하지만 유리창 덕분으로 ‘혼자 울고' 있는 서기를 발견할 수 있다. 유리창은 타자와 소통할 수 없게 하는 칸막이면서도 또한 ‘혼자' 각각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할 수 있게 한다. ‘나'와 ‘그'를 동일시하여 각자 홀로 있는 ‘나'와 ‘그'의 어긋나 있는 대위 구조를 보지 않는다면 이 시가 뿜어내고 있는 의미를 붙잡기 힘들다. 원재길의 ‘극적 구조'를 넓게 본다면 이 장면 역시 그 구조에 포함시킬 수 있으리라. 침묵의 극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까. 1)의 서기의 울음을 조명하여 해명해주는 텍스트로 볼 수 있는 2) 역시, 독백의 극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그'와 ‘김'은 동일 인물의 분신들이다. 1)에서 시적 화자가 ‘나'라는 인물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이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는 시적 화자가 담론 배후에 있고 시 표면에 등장한 ‘나'가 독백하는 형식으로 ‘김'의 중얼거림이 나타나 있다. 홀로 있는 ‘김' 옆에서 ‘김'을 ‘바라보는' ‘그'는 사물화된 김의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김이라 할 수 있는데, 성으로만 표시되어 개성을 잃어버렸음을 표시하는 ‘김'보다 더 몰개성적인 무엇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건물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김'이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그와 김, 그리고 흐물흐물한 대명사가 되어 버린 ‘나', 또 이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 극적으로 어울리게 된다. 그런데 1)에서 서기의 울음을 볼 수 있는 순간은 바로 홀로 있음의 순간, 침묵의 순간이었다. 침묵이 깨지면, 이 순간은 깨지고 말 것이다. 세계를 토막내는 언어의 세계가 침묵할 때 순수한 존재 자체가 떠오르지 않겠는가. ‘두 시', 삶이 무의미에 무너져 내리고 있는 순간을 깨달을 때의 침묵의 시간, 그 직후터뜨리는 울음의 순간에 배치되는 사물과 인간을 이 시들은 포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극적 구성은 플롯을 시에 도입하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바로 이 순간에 배치된 장면을 응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런데, 이 일상을 갑자기 전복시키는 시간이 정지된 순간은 기형도 시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작동된다. 그는 (어느 푸른 저녁)의 시작 메모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끔씩 어떤 ‘순간들'을 만난다. 그 ‘순간들'은 아주 낯선 것들이고 그 ‘낯섬'은 아주 익숙한 것 들이다. 그것들은 대개 어떤 흐름의 불연속선들이 접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어느 방향으로 튕겨나갈지 모르는, 불안과 가능성의 세계가 그때 뛰어들어온다. 그 ‘순간들'은 위험하고 동시 에 위대하다. 위험하기 때문에 감각들의 심판을 받으며 위대하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 … 우리가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거의 필연적이며 이러한 불행한 쾌락 들이 끊임없이 시를 괴롭힌다. 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형식이 기형도의 가상적 구성물-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떤 순간을 포착하여 보여준다. 그 순간은 시간이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어떤 흐름의 불연속선들이 접하는 지점'이다. 그래서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말한다는 것은 어떤 연속선상을 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텅 빈 그 순간, 침묵의 순간을 말하기 위해선 우회로를 빙빙 돌아 그 순간을 간접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 즉 가상적 공간, 더 나아가 환상적 공간을 구성하여 그 순간을 암시할 수밖에 없다.(어느 푸른 저녁)에서는 그 순간을 “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이라고 말한다. 이 저녁엔 ‘검고 마른 나무들' 아래에서 사람들은 “가벼운 구름같이/서로를 통과해”가는 순간이 온다. 이 환상적인 순간은 어떤 예감을 통해 감지하게 된다고 시적 화자는 말한다. 나는 그것을 예감이라고 부른다.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보이지 않는 거대한 숨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가듯/그런 때를 조심해야 한다. 진공 속에서 진자는/곧,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흔들리는/것은 무방하지 않은가/나는 그것을 본다/모랫더미 위에 몇몇 사내가/앉아 있다, 한 사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어본다/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누군가 천천히 속삭인다, 여보게/우리의 생활이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세상은 얼마나 많은 법칙을 숨기고 있는가/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느낌은 구체적으로/언제나 뒤늦게 온다, 아무리 빠른 예감이라도/이미 늦은 것이다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모든 움직임이 홀연히 정지”한 상태, 이 상태는 환상 속에서 구성될 수밖에 없다. 실제 상황의 묘사로는 이 상태를 그려낼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상태는 볼 수 없는, 예감으로서만 감지할 수 있는 상태이면서, 예감했다고 알아차린 순간 없어지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빠른 예감이라도/이미 늦은 것이다”라고 시는 말하고 있지 아니한가. 이 순간은 그러니까 현실 묘사가 아니라 환상 속에서 구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 환상은 의미의 블랙 홀과 같은 상태다. “보이지 않은 숨구멍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의미는 사라지고 언어도 사라진다. 시인은 또 “이 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순간은 역시 순간일 뿐이다. ‘검은 외투'-죽음의 외투-를 입은 사람들은 여전히,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순간을 애써 외면한다. 그리고 그들의 딱딱하고 무미한 삶을 이어간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본다”고 시인은 말한다.(여기서도 시적 화자는 보는 사람이며, 증언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블랙 홀과 같은 어떤 순간을 느낀 순간, 나에게 ‘그'가 다가온다. ‘그'는 ‘나'의 분신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메피스토펠레스적인 악마라고 볼 수도 있다. 그 악마는 말을 걸어온다. 그럼으로써 지금까지의 인생의 의미를 모두 무화시킨다. “우리의 생활이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세상은 얼마나 많은 법칙들을 숨기고 있는가”라고 그 악마는 속삭인다.다시 말해 모든 것이 무의미의 검은 구멍으로 사라지는 그 순간을 예감할 때 그 악마는 등장한다. 그리고 세상의 법칙, 아마도 죽음으로 가는 삶의 법칙을 가만히 상기시킨다. 기형도 자신이 말한 ‘가능성'과 ‘불안'은 그 ‘순간'이 이 악마적인 것의 출현을 가져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악마적인 것이 죽음을 지시한다는 점에서 ‘위험'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시를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그리하여 새로운 삶,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주며 ‘위대'하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의 지경에 다다른 이때 투명하고 푸른 공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감추어진 ‘둥글고 빈 통로'가 열린다. 그래서 악마적인 ‘그'가 말한 숨겨져 있는 ‘법칙'은 다만 죽음의 법칙만이 아니라 환상 속의 다른 통로를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형도 시의 환상은 양면적이다. 일상적 삶의 흐름 속에서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채택되는 그의 환상은 우리의 삶을 무화시키는 블랙 홀의 역할을 하면서도 동시에 다시 신비롭게감추어진 희망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 시는 시의 탄생과 그 탄생이 가져오는 양면성에 대한 알레고리일지도 모른다. 2.기형도 시의 이중성 파우스트가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라고 외치는 순간,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를 지옥으로 데려간다. 이때 아름다움의 순간은 죽음과 맞닿아 있다. 아름다움은 일상의 권태로운 세계를 무화시킨다. 인간은 권태의 세월보다 죽음을 무릅쓴 아름다움의 세계에 닿고자 하지 않겠는가?(그래서 아름다움은 치명적인 유혹이라 할 것이다.) 그러하기에 아름다움은 죽음의 세계에 맞닿아 있으면서도, 일상적 삶이 도리어 죽음과 같은 삶이라는 것을 드러내어 삶을 희망하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 파우스트의 드라마가 시작되는 것도 늙은 파우스트가 아름다움의 순간을 찾아 나서는 데서부터이다. 물론 그는 끊임없는 생성을 젊음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순간이여 ‘멈추어라'라고 만약 자신이 말한다면 자신을 지옥에 데려가도 좋다고 메피스토펠레스에게 말했다. 그러나 결국 파우스트는 자신이 매립제에건설한 도시(악마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가상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를 바라보며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 참 아름답구나”라는 죽음의 말을 토해내며 쓰러진다. 즉 파우스트가 산 젊음은 이 아름다운 가상에 대한 외침에 도착함으로써 끝난다. 그의 젊음과 행위는 결국 아름다움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었으며,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아름다움의 순간'이란 착지에서 그의 젊음과 힘은 지옥으로 넘겨진다./기형도 시가 포착하려던 그 “위험하고 동시에 위대하다”는 ‘순간'의 이중성도 아름다움에 대한 《파우스트》적 아이러니와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형도의 시가 드러내는 아이러니는 순간이 가져오는 이 이중성에 대해 팽팽한 긴장을 풀지 않음으로써 이끌려 나온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시작 노트와 을 다시 상기해보자. ‘아주 낯선 것들'이면서 ‘아주 익숙한 것들'이라는, 순간들의 이중성에 대한 긴장을 시인은 계속 놓치지 않는다. 아니 순간들의 이중성의 포착은 이 대상에 대한 긴장에 찬 예민성의 끈을 풀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주 낯선 것들로의 ‘둥글고 빈 통로'를 마련하는 어떤 순간은 우리가 언제나 부딪히는 일상에서의 어떤 순간이다. 그래서 ‘아주 익숙'하기도 하다. 그 순간이 벌려내는 환상은 우리 삶의 현장인 일상의 삶을 무화시키면서도 어떤 다른 세계로의 통로, 다른 삶의 세계를 열어 놓는다. 이 이중적인 통로의 발견을 기록하는 데서 기형도의 시는 드러나기 시작한다. 통로의 이중성은 ‘둥글고 빈'이라는 수식어에서 이미지화되어 있다. ‘둥근 것'은 아날로지의 세계를 상기시킨다. 아날로지는 모든 개체가 전체를 비추고 전체가 개체들을 끌어안는 조화의 세계 아닌가./그 세계는 둥글다. 하지만 또한 그것이 비어 있다는 진술에서 ‘둥근 것'의 아날로지 세계는 아이러니의 상태로 변화된다./‘둥글고 빈' 통로는 아름다움에로의 통로이기도 하지만 無에로의 통로이기도 하다. 이 둥글고 텅 빈 통로를 통과하여 다다른 어떤 다른 세계, 아름다움의 세계는 그래서 다음과 같이 공기 방울의 세계이다. 저녁 노을이 지면/神들의商店엔 하나둘 불이 켜지고/농부들은 작은 당나귀들과 함께/城 안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성벽은 울창한 숲으로 된 것이어서/누구나 寺院을 통과하는 구름 혹은 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한걸음도 들어갈 수 없는 아름답고/신비로운 그 城///어느 골동품 商人이 그 숲을 찾아와/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갔다/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가 본 것은/쓰러진 나무들뿐, 잠시 후/그는 그 공터를 떠났다/농부들은 아직도 그 평화로운 성에 살고 있다///물론 그 작은 당나귀들 역시 - 성 안은 “아름답고/신비”한 세계이다. ‘시작 메모'에서 말한 ‘위대한 순간'이 형상화된 세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위대하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이 세계에도 해당된다. ‘존재'가 차안의 세계에만 해당된다는 개념이라면 말이다. 이 세계는 신들이 사는 세계이지 않은가. 이 세계는 신들과 농부들과 작은 당나귀는 이 성 안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며 어느 하나도 빠지면 성립되지 않는 세계이다. 즉 아날로지의 세계다.시인도 ‘역시' 작은 당나귀들도 평화로운 그 성에 농부들과 살고 있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성은 공기와 같은 세계라서 “구름 혹은/조용한 공기들이 되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다. 갑자기 시간이 멈추어지고 세계가 낯설어지며 감각이 착란될 때의 순간이 열어놓는 어떤 ‘푸른 저녁'같을 때, 사람들이 “가벼운 구름같이/서로를 통과해”갈 수 있었다. 이 ‘순간'에만 바로 ‘둥글고 텅 빈' 통로를 따라 이 성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성 안의 세계는 바로 그렇게 공기 방울, 구름이 된 사람들이 어우러져 이룬 세계이다. 그런데 이 공기 방울의 세계는 차안의 공간에 있진 않지만, 차안과 동떨어진 피안의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세계는 차안의 공기 안에 있다. 우리가 언제나 대하는 일상의 시간 속에서, 언뜻 벌려진 공기와 공기 사이의 블랙 홀을 공기가 되어 통과하면 만날 수 있는 세계이다.그러니까 이 성 안은 우리 머리 위에 떠 있는 저 하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뒤-옆-앞에 있다. 그래서 이 세계에 들어가려는 골동품 상인-아마 차안의 세계의 속성인, 살해를 자행하는 폭력성을 보여주는 등장 인물이라 할-이 몇 개 큰 나무들을 잘라내고 들어가 보았자 헛수고가 될 수밖에 없다. 골동품 상인은 차안의 세계 뒤에 있는 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는 숲만 자르면 성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삼차원적 세계 인식에 머물러 있다. 그가 차안에서 아무리 폭력과 파괴를 행한다 해도 이 숲으로 된 성벽 안은 의연히 평화로운 마을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그만큼 불안하다. 우리가 이 세계에 도달할 수 있는 방도는 앞에서 보았듯이 기화되는 길밖에 없다. 통로가 ‘빈' 통로여서 들어가려는 이는 빈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이루어진 공기 세계는 어떤 무게 있는 물질성을 가지지 않는다. 그래서 가볍게 둥둥 떠다닌다. 공중에 투사된 영상처럼 흩어졌다 모여지는 그런 세계다. 우리가 손으로 만질라치면 그 세계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버릴 것이다. 이 아날로지의 세계는 그래서 희망의 저편에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세계에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은 품을 수 있으나 어느전도와 착란의 순간이 아니면 도달할 수 없다. 즉 우리가 사는 이 차안에선 이루어낼 수 없을 세계이다. 기형도가 희망에 대해 ‘어둡고 텅' 비어 있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숲으로 된 성벽' 자체가 비어 있고, 그 비어있는 곳에 도달하고자 하는 희망도 빈 희망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침묵의 목책 속에 갇힌 먼 땅/다시 돌아갈 수 없으리, 흘러간다/어디로 흘러가느냐, 마음 한 자락 어느 곳 걸어두는 법 없이/희망을 포기하려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리, 흘러간다 어느 곳이든 기척 없이 - (植木祭) 중에서 기형도 시에서의 ‘죽음'은 시인의 우울한 세계관이나 유년의 기억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적 화자가 희망의 포기와 선택을 통해 ‘각오'한 것이다./ 이 죽음의 각오는 ‘둥글고 빈 통로'에 들어갈 때부터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통로에 들어간다는 일은 다른 삶의 세계에 들어간다는 의미와 죽음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음을 앞에서 본 바 있었다. 통로 저 편에 있을 숲으로 된 성벽에 갈 수있으리란 희망은 절망으로 전화될 소지가 있었던 것이다. 둥글고 빈 통로를 걸어 도달할 수 있는 희망이란 빈 희망이기에 그러하기도 하고, 숲으로 된 성벽이 아름답다고 외친 순간 그 아름다움의 덧없음이 부각되면서 죽음이 드러나기 때문에, 즉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은 어두운 희망이라 말할 수 있기에 그러하기도 하다. 그 성벽은 “침묵의 목책 속에 갇힌 먼 땅”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착란과 환상을 통해 대기에 구멍이 나는 순간을 파악하려는 기형도 시는,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을 포기했을 때의 죽음으로 가는 구멍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푸른 유리병' 같은 공기가 점차 탁해지면서 ‘안개'로 오염되기 시작한다. 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 (안개) 중에서 푸른 대기 속의 둥글고 빈 통로는 ‘안개의 빈 구멍'으로 전화한다. 다른 삶으로 가는 ‘순간의 통로'가 안개에 의해 막혀버리고 순간이 가지는 죽음의 성질만이 드러난다. 이 순간은 안개로 뒤덮인 환상적인 마을을 구성함으로써 나타나고, 그 죽음의 성질은 다시 일상이란 것이 얼마나 죽은 상태와 같은가를 간접적으로 포착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차안의 세계에 대한 네거티브 필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네거티브 필름 같은 가상적 세계는, 흐리멍덩한 색깔인 안개의 색깔로 대상의 윤곽만 드러내면서, 생명 없고 답답한 무엇으로 현상한다. 이 시를 더 읽어보자. 죽음의 공기인 ‘안개'의 빈 구멍은 사람들을 빨아들여 그 속에 가두어 놓는다. ‘이 읍' 사람들의 삶은 ‘쓸쓸한 가축들'처럼 무리지어 있지만, 안개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세계 앞에서 무력하고 서로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들이다. 그 읍은 “몇 가지 사소한 사건”이 일어나는 곳인데, 그것은 “한 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하기도 하고, “방죽 위에 醉客 하나가 얼어 죽”지만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그것이 쓰레기더미인 줄 알았다고”(같은 시에서)하기도 하는 사건이다. 겁탈당한 여직공과 얼어죽은 취객은, 윤곽밖에 보이지 않는 이 읍 안 사람들에겐 파괴당한 삶을 흐릿하게 바라보고는 쓸쓸하게 고개를 숙여보게 하는 사건 정도의 의미만 가질 뿐이다. 그들 눈앞에서 타인들은 안개 속으로 ‘지워지고' 그들은 제각기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게 된다. 안개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 없게 만드는 세계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또는 그렇게 변화 없이 사는 사람들의 삶을 이미지화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변화 없는 지속이 기억의 지속을 가져오진 않는다. 그 반대이다. 이 읍에선, “상처 입은 몇몇 사내들”이 “이 폐수의 고장을 떠나갔지만/재빨리 사람들의 기억에서 밀려”나 버린다. 그러므로 이런 지속의 시간성은 텅 빈 시간성이다. 기억이 없이 사는 것은 텅 빈 삶이다. 그것은 현재와 과거와의 상호적인 울림이 없는 시간이고, 그래서 미래조차 가능하지 않은 시간이다. 왜냐하면 현재가 끊임없이 과거로 되어야만 미래가 있을 수 있어서, 과거가 존재하지 않으면 미래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개는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 존재이다. 움직이지 않는 존재는 죽은 존재이다. 죽은 존재인 안개에 의해 살아가는 사람들 역시 죽은 존재이다. 안개는 독과 같다. 그러나 그 읍 사람들은 안개를 마약처럼 마신다. 안개를 편하게 느낀다./ 안개가 끼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의 얼굴을 내보여야만 해서 “방죽 위의 얼굴들은 모두 낯설”어지고 “서로를 경계하며/바쁘게 지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 읍은 ‘안개의 聖域'이 된다. 안개 속의 삶이 정상적인 삶이 된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게 되기도 한다. 이 세계 속에서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가”게 된다. 이 반어적 표현에는, 안개가 ‘무럭무럭' 키우는 아이들의 삶이란 그들 모두 검은 굴뚝과 폐수와 겁탈의 위험이 있는 공장으로 쓸쓸히 끌려가는 가축과 같은 삶임을 암시한다. 3.작품속 죽음의 포착 (안개)를 읽으면서, 시적 화자가 희망의 포기를 선택했을 때 기형도 시가 발 딛고 있던 ‘순간'은 무서운 죽음의 세계-안개로 뒤덮인 읍과 같은-를 입벌려 드러낸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죽음의 세계-지옥에서의 형벌-는 ‘느릿느릿 새어나'와 계속 ‘미친 듯이 흘러다'((안개)중에서)녀야 한다. 앞에서 본 (식목제)의 “마음 한 자락 어느 곳 걸어두는 법 없이”, “어느 곳이든 기척 없이”라는 구절에서와 같이 이 형벌은 정착이란 있을 수 없게 만든다. 기억도 없이, 미래도, 삶도 없이 흘러다녀야 한다. 오직 흘러다님의 지속만 있을 뿐이다. (안개) 속의 읍내 사람들은 명계(冥界)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돌아다니는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 삶을 잃어버린 이 유령의 떠돌아다니는 모습이 일군의 기형도 시의 한 주제를 이룬다. 내 희망을 감시해 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이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러 가시라고/모든 길들이 흘러 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 (정거장에서의 충고) 중에서 기형도는 죽음을 무릅쓰고 희망을 포기했다. 그리하여 현실의 이면에 있는 죽음의 안개를 포착할 수 있었다. 이와 동일하게 안개에 중독된 유령들을 포착하기 위해선 희망을 억눌러야 한다. 시적 화자는 자신의 육체를 ‘희망을 감시해 온 불안'들이 머무는 정거장으로 쓰려고 한다. 불안이 죽음을 예감할 때 느끼는 감정이라면, 불안을 머물게 한다는 말은 죽음들의 예감을 머물게 한다는 말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죽음들이 방문을 할 수 있도록 길이 자신에게 흘러들어 죽음이 그 길을 통해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길이 흘러드는 정거장으로 자신의 육체를 사용하려면 자신의 육체 자체가 걸어다녀야 한다. 길이 걸어올 수는 없는 법이니까 말이다. 길이 흘러 온다는 말은 자신이 걸어다니면서 만나는 길을 흡수한다는 말이다. 걸으면서 길을 흡수하고 흡수한 길을 통해 불안-유령을 만나고 그 유령의 세계를 구성하는 환상으로 시가 구성되게 된다. 이 유령과의 대면을 보여주는 대목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白夜)에선 “빛과 어둠을 분간할 수 없는/팡팡 빛나는 이 무서운 白夜” 속에서 “무슨 農具처럼 굽은 손가락들, 어디선가 빠뜨려버린/몇 병의 취기를 기억해내며” “천천히 걷고 있”는 한 사내를 보여준다. “휘적휘적 사내는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사내는 “문닫힌 商會 앞에서 마지막 담배와 헤어”진다. 그의 등에 “軍用 파커 속에서 칭얼거리는 어린 아들을 업은 채” 말이다. 담배 살 돈이 없을 이 사내는 아마 어린 아들과 함께 길에 쓰러져 쓸쓸히 얼어죽을 것이다. (가는 비 온다)에서는, 어느 가는 비 오는 날, “나는 어디론가 가기 위해 걷”지 않는다는 시적 화자가 발길이 닿는 대로 걸으면서 전개하는 여러 상념들을 보여준다. 그 상념들은 “이런 날 동네에서는 한 소년이 죽기도 한다.”나 “언젠가 이곳에 인질극이 있었다/범인은 (휴일)이라는 노래를 틀고 큰 소리로 따라 부르면/자신의 목을 긴 유리조각으로 그었다”와 같은 죽음의 여러 모습이다. 주검을 직접 보여주는 시도 있다. 가령, “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죽은 구름))와 같은 구절이 그것이다. 여기서 주검은 감정이 절제된 상태로 서늘하게 즉물화되어 있다. 시적 화자가 우울하게 가고 있는 거리엔 주검들과 죽음에 대한 상념을 유인하는 ‘낡은 간판'들이 널려 있으며 기후마저도 그러한 상념을 피워 올리게 한다. 그의 눈에 포착되는 사람들은 좀 있으면 죽을 운명이거나 죽어버린 이다. 또는 삶의 의미를 상실한 사람들이다. 유령들이다. 이들은 회한과 외로움에 말라죽어 가는, 행복과 거리가 먼 이들이다. 플랫폼에서 본 청년들은 “톱밥같이 쓸쓸해 보이”고((鳥致院)), 어느 카페에서 본 사내는 “그것으로 탁자를 파내”면서 “나는 인생을 증오한다”((장밋빛 인생))라고 새겨 넣는다. 삶을 박탈당한 유령들의 포착은 시적 화자 자신이 유령처럼 ‘흘러다'니는 존재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시적 화자가 포착하는 대상의 대부분인 흘러 다니는 사람들은 시적 화자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촉매로 작용하게 된다. 그 사람들의 삶이 시적 화자의 삶과 다름없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다시 시적 화자의 내면 독백은 떠도는 자의 내면을 드러내게 된다. 내린다, 진눈깨비, 놀랄 것 없다, 변덕이 심한 다리여/이런 귀가길은 어떤 소설에선가 읽은 적이 있다/구두 밑창으로 여러 번 불러 낸 추억들이 밟히고/어두운 골목길엔 불켜진 빈 트럭이 정거해 있다/취한 사내들이 쓰러진다. 생각난다 진눈깨비 뿌리던 날/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낡고 흰 담벼락 근처에 모여 사람들이 눈을 턴다 - (진눈깨비) 중에서 진눈깨비 뿌리던 날, 시적 화자는 그날도 역시 거리를 걷는다./ 거리에서 그는 ‘취한 사내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정거해 있는 ‘빈 트럭'도 본다. 그리고 ‘구두 밑창'으로 ‘추억들이 밟히'는 소리를 듣는다. ‘하루종일 버스를 탔던 어린 시절'이 밟히는 소리도 듣는다. 외로운 빈 트럭과 쓸쓸하게 쓰러지는 취한 사내들에 대한 묘사와 시적 화자의 어린 시절들을 불러오는 회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시적 화자가 주체가 되어 추억들을 불러온다기보다는 저 진눈깨비와 거리의 외롭고 쓸쓸한 모습이 기억들을 불러온다. 그 기억은 “찬밥처럼 방에 담겨/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엄마 안오”시기에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엄마걱정) 중에서)의 기억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그가 거리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은 엄마가 없어 빈방에 혼자 훌쩍거린 기억을 감추고 있을 사람들이며, 역시 집에 들어가면(집이 있다면) 빈방에 홀로 앉아 있을 사람들일 게다. 죽어가는 이 유령들은 그런 기억을 깊이 품고 살아갈 것이며, 이는 다시 역으로 시적 화자 자신도 그 기억을 품고 쓸쓸히 죽어 가는 유령들 중의 한 사람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그래서 ‘죽음'을 발견하는 ‘흘러 다니기'는 점점 시적 화자 자신 안의 죽음의 흔적을 찾는 여행이 되어버리게 된다. 시적 화자는 “곧 무너질 것만 그리워했”((길 위에서 중얼거리다))다고 말한다. 무너지는 것들이 결국 그의 삶이 되기 때문이다. 죽음을 증언하는 시적 화자 자신이 유령과 같이 떠돈다. 그는 “낡아빠진 구두에 쑤셔박힌, 길쭉하고 가늘은/자신의 다리를 보고 동물처럼 울부짖는다. 그렇다면 또 어디로 간단 말인가!”((여행자) 중에서)라고 울부짖는 여행자와 같은, 떠돎을 그만둘 수 없는 유령이다. 환상적 공간의 열린 순간을 통해드러난 죽음의 세계, 그리고 그 안을 떠돌아다니는 유령적 삶의 포착은, 이렇게 자신도 유령이라고 인식하는, 안개의 구멍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도 안개에 중독되어 버렸다는 점을 인식하는 시적 화자의 등장을 통해 완성된다고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죽음의 공간은 더욱 전일화되고 가공할 것으로 드러낸다. 유령의 세계를 증언하는 자신도 유령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의 그 경악의 순간은, 바로 메두사가 페루세우스의 방패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을 때의 그 놀람과 두려움의 순간과 같을 것이다. 그런데,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기형도의 시는 바로 그 경악의 순간을 포착한 카르파치오의 (메두사)란 ‘그림'과 같은 것일 터, 시 텍스트는 그 경악의 순간 자체, 또는 그 순간의 재현이라기보다는 경악의 순간을 구성하여 현현하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시-예술 텍스트가 구성되기 이전엔 그 경악의 순간을 우리는 ‘맞서게 되지' 못한다. 환상을 사용하여 순간을 포착하는 시-예술이 그 경악의 얼굴을 객관화할 때 비로소 경악의 순간은 우리 앞에 나타난다. (입 속의 검은 잎)은 바로 자신의 얼굴을 본 메두사가 경악하는 순간을 객관화하는 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장례식은 거센 비바람으로 온통 번들거렸다/죽은 그를 실은 차는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나아갔다/사람들은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렸고/백색의 차량 가득 검은 잎들은 나부꼈다/나의 혀는 천천히 굳어갔다.그의 어린 아들은/잎들의 포위를 견디다 못해 울음을 터뜨렸다/그 해 여름 많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없어졌고/놀란 자의 침묵 앞에 불쑥불쑥 나타났다/망자의 혀가 거리에 흘러넘쳤다/택시 운전사는 이따금 뒤를 돌아다본다/나는 저 운전사를 믿지 못한다, 공포에 질려/나는 더듬거린다, 그는 죽은 사람이다/그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장례식들이 숨죽여야 했던가/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내가 가는 곳은 어디인가/나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디서/그 일이 터질지 모른다, 어디든지/가까운 지방으로 나는 가야 하는 것이다/이곳은 처음 지나는 벌판과 황혼,/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린 검은 잎이 나는 두렵다-(입 속의 검은 잎) 중에서 이 시에서 등장하는 진술과 사건들이 현실의 어떤 대응물을 지시한다고 본다면 곧바로 해석의 난점이 생길 것이다. 운전기사, 장례식, 망자의 혀, 없어진 사람들, 죽은 사람, 검은 잎,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나' 등, 이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시 텍스트 안에 배치되었을 땐 이 단어들은 그 대상들을 지시하지 않게 된다. 하나의 극적 공간 속으로 이 존재들은 새로 의미를 얻으며 움직인다. 이 움직임은 공포의 분위기에 맞추어진다. 어떤 가공할 권력에 의해 살육된 자들이라 상상할 수 있는 ‘무더기'의 실종된 자들-망자들-의 말하지 못하는 혀-잘린 혀일까?-는 유령처럼 이 세상을 돌아다닌다. 그 유령들은 벌써 장례식 행렬에 ‘악착같이 매달'린 사람들 몸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 혀들은 이제 ‘거리에 흘러넘'친다. 장례식은 살육당한 자들 중 한 명의 장례식일까? 그 죽은 이의 잘린 혀 역시 거리에 흘러 다닌다. 물론 그 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잘 들어보면 잘린 혀들이 내는어떤 철버덕거리는 소리, 성대가 잘려나간 채 바람만 빠지는 쇳소리를 내는, 꿈틀대는 소리들을, 원한들을, 슬픔들을, 저주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환청 속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의 혀가 ‘천천히 굳어'감을 자각한다. 그것은 시신을 실은 ‘백색의 차량 가득' 나부끼는 검은 잎 때문이다. 살육이 자행되는 세계에서 살해당한 자들의 유령이 검은 잎일까? 그 유령들-검은 잎이 입 속에 악착같이 매달릴 때 혀는 굳어져오며, 이윽고 죽은 자의 혀가 된다. 그리하여 시는 죽은 자의 혀로 쓰여지게 된다. 그리하여 시인은 지옥에 가 있는 이들이 지옥에서 겪는 고통을 무당처럼 대신 말해주는 이가 된다. 정리하자면, 시적 화자가 온통 죽은 사람들의 세계에 와 있음을, 그리고 자신이 바로 그 세계의 일원이 되어가고 있음을, 더 나아가 ‘죽은 사람'인 운전기사가 어딘가로 그를 데려가서 이 유령들이 시적 화자의 혀를 통해 죽음의 이 세계를 증언할 수 있도록 시적 화자에게 내리는 신들림을, 언제 살육될지 몰라 두려워하는(‘그 일이 언제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이의 음산한 어조로 이 시는 보여주고 있다. 아득한 공포의 순간/을 객관화시키는 이 장면에서 우리는 어떤 수수께끼를 동반한 순간적 전율을 느끼게 된다. 기형도의 시가 도달한 한 극점은 바로 여기다. 앞에서 보아온, 환상적 공간이 뚫어 놓은 순간의 구멍을 통해 나타나, 죽음을 퍼뜨리는 세계와 그 속에서 떠도는 유령들이, 이 시에선 하나의 전율케 하는 장면으로 종합되어 갑작스레, 충격적으로 우리에게 현현하기 때문이다. 이 경악의 세계는 물론 가상의 세계이고 현실 세계로 치환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형도 시의 세계가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향유 대상으로서의 단순한 가상과는 달리, 시어가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뿜어내는(메두사를 본 메두사), 자기 파열이 가져오는 전율을 우리에게 이 가상 세계는 던져주는데, 그 객관화된 전율과 맞서는 독자는 충격 속에서 새로운 현실에 부딪히며 일상적 시간의 지속이 파열되는 ‘순간'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상적 순간의 충격 속에서 일상적 시간 안에 감추어진 안개와같은 죽음의 습기를 감지하게 된다. 그런데 이 공포의 세계는 기형도 시가 열어 놓은 ‘순간의 통로'를 통해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입 속의 검은 잎)의 세계는 그 반대 극점이라 할 수 있는 (숲으로 된 성벽)의 세계와 연결될 수 있다고 희망할 순 없을까. ‘순간의 통로'는 다시 저 유토피아적인 미의 세계로, 숲으로 된 아날로지의 세계, 공기 방울 같은 환상의 세계로 길을 열어 놓기도 하지 않았는가. 물론 아날로지의 세계가 급전하여 유령들의 세계, 경악의 세계가 현현하는 것을 우리는 앞에서 보아 왔다. 그러나 반대로, 경악의 세계가 급전하여 다시 저 아날로지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가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는가. 그리고 이 두 극점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경악의 세계는 다시 희미하게 ‘숲으로 된 성벽'으로 가는 길을 비출 수 있지 않을까. 유토피아적 세계는 부정성을 통해서만 희미하게 빛날 수 있다면 말이다./그렇다면 기형도의 시는 일상적 삶과 사회에 대한 비판과 부정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를 통해세계와의 화해의 열망을 담아 놓을 수 있는 용기도 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를 보여주기 위해 두 세계의 연결 지점을 찾아내야 할 것이고, 이 작업은 상당한 분석과 해석을 요하는 일일 것이다. 글을 마치는 이 시점에서도 비평적 재구성은 완성되지 않았다. 아니 결코 완성될 수 없을 것이다. 여전히 기형도 시 텍스트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며 몸을 벌리고 있다. (끝) ◆당선소감 영광이다.기쁘다.하지만 마음이 무거워진다.과연 좋은 글을 내가 계속 써나갈 수 있을지,두렵기조차 하다. 당선 통보를 받고 비평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좋은 비평을 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큰일이다. 지금은 문학의 정치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문학이 다시 정치에 복무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이 아니라 문학 자체의 정치성에 대해서,그리고 더욱 정치성이 짙은 비평에 대해서. 선거 행위만이 정치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면 정치는 윤리의 문제로서 생각해야 한다. 또한 윤리가 단순한 도덕의 차원이 아니라면 삶에서의 권력과 활력 문제로서 윤리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문학은 권력 망을 드러내고,비판하며 그것에서 삶이 벗어날 수 있는 실마리를 줄 수 있고,삶의 활력을 북돋을 수 있지 않은가.그렇다면 문학의 윤리-정치성은 더욱 증폭되어야 하지 않을까. 문학 그리고 비평이 정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새로운 인간 관계의 가능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나에게 사랑과 기쁨을 전해 준 사람들에게,그리고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도,빈 말이 아닌 ‘고맙습니다.’란 말을 전하고 싶다. 이성혁 ●약력 67년 서울생, 한국외국어대 일어과 동 대학원(국문학), 외대강사, 99년 ‘문학과 창작' 평론부문 신인상 수상 ◆심사평 김용하의 ‘미적인 것의 정치성과 정치적인 것의 윤리성’,오홍진의 ‘관념으로 빚은 소설의 성채’,이성혁의 ‘경악의 얼굴-기형도론’,이은식의 ‘사물과 하나가 되기까지의 여정’,장사흠의 ‘풍경의 미학과 권력의 탐색’이 주목을 받았다. ‘미적인 것…’은 미학적 범주들과 시적 언어 사이의 조응 양상을꼼꼼히 살핀 글이지만,미적 개념들을 상호 연관시켜 긴밀한 인테리어를 꾸미는 데는 실패하였다.‘관념으로…’는 짐승의 세계와 신성의 세계 사이에서 요동하는 정찬 소설의 권력의 역학을 집요하게 추적하였으나 스스로 논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말았다.‘사물과…’는 다양한 철학적 개념들을 갈아타며 정현종의 시적 여정을 차분히 밟아간 글이었으나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풍경의 미학…’과 ‘경악의 얼굴…’이 마지막까지 남았는데,‘풍경의…’는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개진된 권력의 내면화와 그에 대한 문학적 응전의 과정을,핵심 의미체들을 길어내며 흥미진진하게 추적한 글이고,‘경악의…’는 시인의 심리학에 치중한 종래의 평문들을 단김에 뛰어넘어 극적 구성의 관점에서 기형도의 시 세계를 새롭게 조명한 글이다. 그러나‘풍경의…’는 기계적인 구성과 엉뚱한 결말이 글쓴이의 설익은 문학관을 엿보게 하였으며,‘경악의…’는 미학에서 사회학으로 넘어가는 대목에서 지리멸렬해지더니 급기야 막다른 길로 뛰어들고 말아,심사자들을 경악케 하였다.하지만 패기만만한 도전과 그 패기가 창안해 낸 새로운 해석 세계는 썩 강렬한 인상을 남겨 마지막 선택의 근거가 되었다.이성혁씨의 당선을 축하하며 끈기 있게 정진하기를 당부한다. 정과리 김인환
  • 美 인터넷 상거래 과세 논란

    국내에서도 온라인 상거래에 과세하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 정부들이 인터넷을 통한 상품 거래에 판매세를 부과하기 위해안간힘을 쏟고 있다. USA 투데이는 26일(현지시간) 엄청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주 정부들이 추진해온 종합판매세 부과안이 멀지않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유타주의 세무당국 책임자의 말을 빌려 앞으로 1년안에 와이오밍,오하이오 등 최소한 10개 주에서 온라인 쇼핑 과세안이 매듭지어질 것이라고전망했다.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는 미 세무당국에 최근들어 새롭게 제시된 과제였다. 특히 미국은 연방법원 판례에 의해 다른 주에 소재한 회사가 자기네 주에서물품을 판매했을 경우 판매세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물건이 거래되는 경우 판매세를 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주 정부들은 이로 인해 막대한 세원 누수가 발생한다고 불만을 터뜨려왔다.한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133억달러가 새나간 것으로 집계했고다른 연구소는 2006년까지 매년 450억달러가 세원에서 누락될 것으로 우려했다.35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재정 적자를 기록한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매년 17억 5000만달러가 과세에서 누락된 것으로 추정됐다.여기에 고객들은 할인폭이 줄게 돼 상품 가격이 오르고 세금 부담을 떠안게 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과세안에 반대해왔다.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매출은 지난해 300억달러에서 올해는 400억달러로 급증하고 5년안에는 10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컴퓨터와 관련 제품들이 100억달러,의류는 47억달러,서적류는 28억달러를 차지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盧당선자“개헌 2007년전에 완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오는 2006년쯤부터 개헌 논의를 시작해서 2007년에 들어가기 전까지 논의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경기 양평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당직자 연수회 격려사에서 “내각제든 대통령제든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국민 뜻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제가 채택된다면 준비기간이 1년 가량 되는 만큼 2007년에 들어가기 전까지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4년 총선 이전까지의 국정 제1기 기간에는 순수 대통령제에가까운 정국 운영을 하겠다.”며 “국정 제2기인 2004년 총선 이후부터는 분권형 대통령제와 내각제에 준하는 수준으로 국정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노 당선자는 이어 “각 당이 정비가 되면 지역구도를 극복하기 위한 공식협상을 제안할 것”이라며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위한 협상 방침을 밝혔다.노 당선자는 정치부패 근절을 위한 정치개혁과 관련,“정치인의 길을 열어주면서 제약을 가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며“정치인들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활발하게 정치활동을 하면 돈을 더 쓸 수 있고,게을리하면 쓸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정치자금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노 당선자는 최근 후원금을 정치인 생활비로도 쓸 수 있도록 계좌를 2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당내외의 각종 선거 매표행위에 대해선 전 행정력과 공권력을 동원해 막고 조사하고 색출해 엄벌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당선자는 당내 의원들의 입각 문제와 관련,“의원 입각은 최소한으로 하거나 배제하겠다.”며 “그러나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실무당직자들과 나와 함께 일했던 참모들은 국정 1기부터 최대한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盧당선자 선대위 당직자 연수회 발언 요약 “대통령 친·인척에 줄대면 불이익 줄것”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당선 1주일째인 26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당직자 연수에서 자신의 집권 전반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았다.집권기간을 스스로 1,2기로 나눈 그는 1기에는 대통령제를 할 수밖에 없으나 정치·정당개혁을 통해 지역구도가 사라진 2기가 되면 내각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할 수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다음은 노 당선자의 발언을 거의 원문 그대로 요약한 것. ◆집권2기 개헌추진 국정 제2기는 총선 이후 지역구도가 극복된다고 보고,분권형 대통령 또는분권형에 준하는 내각을 운용하려고 한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의제로 해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고많은 국민들이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전엔 나도 내각제에 동의하지 않았다.내각제는 입법부와 행정부를 둘 다지배하는 것이고,분권형은 반반씩 지배하는 것이다.반면 대통령제는 당이 입법부를,대통령이 행정부를 지배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각제가 가장 집권적인 것이다.당에 권력이 집중되면 엄청난 독재정권이 가능해진다. 2006년부터 개헌논의를 해서 2007년 전까지 개헌을 끝내야 한다.내각제를채택한다면 차기 대통령이 들어서기 전 준비기간 1년으로 새로운 정치체제가 열린다. 내각제와 대통령제에 대한 선입견은 없다.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국민적 논의를 거쳐서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적어도 내각제에서는 당연히 선거에 참여하고 열심히 뛰었던 사람들이 그 정부의 정책과 방향을 결정하는 게원칙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통령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그것이실패했을 때에는 안전판이 있다.프랑스의 헌법은 의회의 내각 불신임권이 있고,대통령의 의회해산권이 있다. 우리의 경우는 국민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때 총리와 내각을 바꾸면서 새롭게 할 여지가 있으나 남용할 수 없는 문화가 있다. ◆집권1기 인사원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다음 총선까지인 국정 제1기는 개혁 대통령과 안정 내각이다.총리는 안정감과 균형감을 주는 총리가 되고 그밖의 내각에 대해선 여러가지로 조율을 하겠다.순수 대통령제에 가까운 제도를 운영하겠다. 원내 의원들의 입각을 최소화,배제하려고 한다.미안한 얘기이지만 국정 1기의 상황은 그렇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정치권에서 전면적인 개혁의 소용돌이가 일고,민주당에서도 개혁이 중차대한 일이기 때문에 당에서 능력있고 주도적 역할을 하실 분은 정당개혁을 하게 될 것이다.당이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체제를 갖출 때까지는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17대 총선에서) 지역구로 나갈 사람이 (만약에 장관을)한다면 아무리 많이 계산하더라도 9개월밖에 할 수 없다.단명 장관은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인사를 제도화하겠다.더 논의해서 완성을 거쳐야 하지만,훨씬 더 정교하고 신뢰성있게 제도화하겠다. 형식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게 아니라 아주 공정하고 필요한 요소가 검증되었으며 개방적으로 제도화를 하겠다.인사 기준으로 화합형 인사·안배형 인사 등을 얘기하는데,같은 재목(材木)들 사이에서 안배를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비서실에 (참모진들을) 다 데려간다고 점령하는 게 아니다.그렇게해야만 국정을 책임있게 운영할 수 있다.우수한 사람은 당에 유입되고 또 정부에도 가야 한다고 본다. 실력으로,도덕성으로 증명됐을 때 국민들이 거부감이 없다.제1기부터 실무당직자 여러분을 최대한 기용하려고 한다.한 때 내가 후보가 돼서 민주당에 왔을 때 점령군이 왔다고 해서 가슴이 아팠다.제가 갖고 있는 선거문화가 생소하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가신과 참모 문제가 어렵다. 현재 2∼3명의 가신은 가신으로서만 일하게 하겠다. 저를 오랫동안 보좌해왔던 참모는 그대로 쓰겠다.손,발을 끊어놓고 일하라는 것은 옳지 않다.마지막 책임은 제가 지겠다.국가의 중요 요직에는 철학을같이하는 사람이 가야 한다.제가 해양수산부장관을 하는데 비서 1명을 데려갈 수 있다고 하더라.그래서 어떻게 통합을 하겠는가. ◆친·인척 관리 및 부정부패 척결 지금까지 청탁문화는 밑져야 본전이었는데 그것으로는 부패를 근절할 수 없다.걸리면 패가망신… 인사청탁을 하다 걸리면 엄청난 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청탁을 하면 아무리 잘하는 조직과 기업이라도 철저한 특별조사를 해서아무런 흠이 없는 경우에만 살아남도록 하겠다. 대통령에 취임하면 친·인척에 대한 확실한 관리시스템을 만들겠다.여기에줄을 대다가 걸리는 사람은 철저히 조사하겠다.불이익을 받도록 하겠다.우리의 연고·정실문화를 여기서부터 근절해 나가려는 것이다. 선거문화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선거의 매표행위에 대해선 모든 행정력과 공권력을 총동원해서 조사하고 색출해서 엄벌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 ◆정치개혁 핵심은 정치개혁이다.국정을 개혁하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서 새로운 국가의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정치개혁 과제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것은 지역구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중·대선거구제가 있으나 중선거제도가 아니더라도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꼭 마련하겠다.각 정당이 정비가 되면 정치권에 공식으로 협상을 제안할 것이다. 그래서 2004년 총선을 통해 정당의 책임정치를 실현,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내각제 또는 내각제에 가까운 분권형 대통령제를 하겠다. 지역구도가 깨지면 대통령의 권력을 절반 이상 나누는 한이 있어도 결단을 내릴 것이다. 정치자금의 문제와관련,시민단체는 자꾸 의심만 하고 묶기만 하고 있으나이제 정치인도 풀어줘서 갈 길을 터주고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제도적인해결을 해야 한다.경선 때에도 아무리 깨끗한 선거를 치르더라도 돈이 필요하다. 정치인들에게 세금을 얼마 냈냐고 물어보는데,전업·전문적인 정치인이 무슨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낼 수 있겠는가.이렇게 몰아붙이는 문화로서는 공명정대한 정치를 할 수 없다. ◆당·정 분리 당정 분리를 국민 앞에 약속했다.당정 분리가 나오게 된 것은 대통령이 당총재로서 당을 지배하는 하향식 정치문화,자율성과 창의성이 떨어지는 병폐를 막자는 것이다. 그 고리는 당직 임면권과 공천권이기 때문에 확실히 배제해야 하고,이제 (나는) 평당원의 자격을 가지려고 한다. 평당원은 임면권은 없지만 투표권은 있다.또 당의 발전적 방향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그러나 실제로 권력을 행사할 수 없음에도 (대통령의 발언은) 엄청난 파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절제하도록 하겠다.그러나당이 위기에 빠졌다 싶을 때,최후의 비상사태에서만의견을 제출하는 정도로 당정 분리를 조정해서 실천하겠다. 정책공조는 당연하다.정부와 당은 정책을 협의하고 공조할 것이다.민주당정강정책을 실현하겠다고 공천한 만큼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책영역에서 당과 충실히 협력해나갈 것이다. 정리 홍원상기자 ws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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