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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7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무당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잡지모델 출신의 박미령씨도 그랬다. 무당이라고 하면 미신이라고 멀리하기만 했다. 그러던 그녀가 무당이 됐다. 무당은 만 번 이상을 울어야 진짜 무당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를 드리고 3일에 한번은 산에 올라 기도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한·중 수교 15주년이 지난 지금, 상하이에 한인타운이 등장했다. 한인 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는 홍치엔루 거리.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교민들이 70%선에 이르면서 다양한 상가가 형성되고 있다. 홍치엔루 상가 번영회까지 결성됐다. 한인타운이 상하이 교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똑똑!교육충전소(EBS 오후 8시) 수업시간 용준이는 한쪽 팔에 기대어 엎드려 있거나 잠을 자기 일쑤다. 용준이의 학교생활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학교 빠지기를 밥먹듯하는 성한이는 그 시간, 게임방을 가고 학교주위를 배회하며 시간을 보낸다. 공부에 의욕을 잃어버린 성한과 용준을 위한 맞춤형 학습동기 부여 솔루션을 소개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 앞에서 불을 쬐는 닭이 있다. 아궁이 앞에 모인 화끈한 닭들의 속사정은? 세상에 하나뿐인 ‘꽃동산’과 집안에 있는 ‘동물의 왕국’도 눈길을 끈다. 할아버지의 정성 가득한 아름다운 ‘무지개집’도 소개한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독일인 비텔씨도 만나 본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유미 때문에 괴로워하는 민호에게 해미는 유미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행복을 빌어 주는 멋진 남자가 되라고 위로한다. 민호는 해미가 멋진 엄마인 것 같다며 감동한다. 신지와 함께 일을 하게 된 뮤지컬 조감독 시경. 시경은 시도 때도 없이 악상이 떠오른다며 악보를 그려대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잠을 잘 잔다.’는 것은 곧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적당량으로 취하는 숙면을 의미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피로해지는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건강은 어떨까. 수면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 본다.
  • ‘盧의 전쟁’

    ‘盧의 전쟁’

    ‘노(盧)의 전쟁’이 거침없다. 한치의 물러섬 없이 정면 충돌하는 ‘치킨게임’을 스스로 연출하고 있다. 전통적인 대통령상(像)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임기말 무당적(無黨籍) 대통령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일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발언한 내용을 문제삼아 노 대통령과 참평포럼 이병완 대표, 안희정 집행위원장을 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선관위에 고발했다. 이에 청와대는 “선관위가 헌법정신과 달리 납득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리면 헌법소원 등 헌법과 법률이 정한 쟁송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 테면 해보자.”며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대통령 정치활동금지는 세계에 없는 일” 그러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선관위에 대한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또다시 반발했다. 청와대측은 7일 선관위원 전체회의에 청와대측 인사가 직접 출석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입을 막는 것,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세계에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변론 소명의 기회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서와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과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는 법리적 해석을 담은 의견서를 선관위에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노 대통령은 논란을 빚고 있는 정부 산하기관의 경부대운하 타당성 조사와 관련,“내가 지시를 하려고 했다.”면서 “정책 의견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의 공약은 누구라도 검증할 수 있고, 또 검증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 노대통령 선관위 고발 기자실 통폐합 논란에도 거침없는 화법을 구사했다.“기존 제도가 원칙에서 벗어나 있어 원칙대로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적 이유로 211건의 시급한 민생·개혁 법안이 지체되고 있다.”면서 “국민에게 입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설명하기 위해 국회 연설을 하겠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국회의장과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선관위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할 목적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와 공직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선거법 조항은 공무원의 중립 의무(9조), 공무원 선거운동 금지(60조),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85조), 공무원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금지(86조), 사전선거운동 금지(254조) 등이다. 이에 대해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통령이 이래라 저래라 말할 수는 없는데 개인적인 착잡한 심경을 피력한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국민의 권리 침해시 제기하는 헌법 소원을 대통령 신분으로 한다는 건 힘들 것이며, 제기하더라도 헌법소원 당사자에 포함되지 않아 각하 판단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찬구 박창규기자 ckpark@seoul.co.kr
  • [0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무당이 되어야 할 사람이 앓는다는 무병(巫病)으로 힘들어 하면서 곁에 있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혹여나 해를 끼칠까봐 아들과도 떨어져 혼자 지내야 했다. 신내림을 받았어도 굿을 하기 전의 이유모를 아픔은 그녀를 지치게 했다. 그런 그녀가 걱정이 되어 제주도에서 올라온 어머니는 버팀목이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두바이 앞바다에 건설될 인공 섬 팜 주메이라, 야자수를 닮은 이곳에 호텔과 빌라가 해안선을 따라 길게 늘어설 예정이다. 팜 주메이라에 들어설 1500채의 빌라는 분양을 시작한지 불과 72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세계의 많은 사업가들이 은퇴 후 편안한 생활을 즐기기 위해 면세 지역인 두바이를 택한다.   ●시대의 초상(EBS 오후 10시50분) 1990년대 초, 어느날 갑자기 민둥머리로 대중 앞에 나타난 작곡가 임동창. 불교와 인연이 깊으나 승려는 아니며, 작곡을 전공한 피아니스트지만 국악의 과거·현재·미래를 프로 뺨치게 섭렵하고 자기 무대에 온갖 국악기를 올려 놓는 괴짜 음악인이다. 임동창의 음악세계를 들여다 본다.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황보 ‘내가 팬 남자’. 김종민 ‘나는 애 아빠’. 정형돈 ‘곧 결혼해요’. 황영진 ‘나를 찬 여자’. 이재원 ‘토니 안 동생과 사귀어요’. 진실게임 최초 커플탄생 김신영,‘진실게임 출연자와 열애 중’. 두근두근 가슴 설레는 스타 총출동! ‘충격고백! 스타의 러브스토리, 진짜는?’. 진짜 러브스토리 주인공을 찾는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중국으로 출장을 간 준하와 친구들은 부부 금실을 좋게 만든다는 술을 마신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집으로 달려간 준하와 친구들. 집안으로 들어선 준하는 해미가 독감에 걸려 누워 있자 한숨을 쉬며 아쉬워한다. 민정은 흑석고 아이들이 풍파고 학생 하나를 에워싸고 괴롭히고 있는 모습을 본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40∼50대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뇌졸중. 스트레스와 흡연, 음주, 고지방식과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복부비만의 비율이 높아지고, 중년의 뇌졸중 발병률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중년을 위협하는 뇌졸중의 원인과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프라이버시] 여우(女優) 김지미(金芝美)양

    [프라이버시] 여우(女優) 김지미(金芝美)양

    『나는 발바닥에 팔랑개비를 달았다나요. 잠시도 편히 쉴 수 없는 팔자래요…』 뭐 어디라던가? 유명한 관상쟁이가 김지미양보고 그러더란다. 「지미」처럼 관상보고 점치고 푸닥거리 좋아하는 여자도 아마 드물게다. 푸닥거리를 할때는 무당의 꽁무니에 바짝 붙어 다니며 손바닥에서 불이 나도록 싹싹 빌어댄다. 꾸벅꾸벅 수 없이 절은 하는데 밤새 그러다보면 꾸벅꾸벅 조는건지 절을 하는건지 알수 없게 된다. 팔랑개비처럼 영화계를 뛰는 동안 어느덧 영화 출연 5백회를 기록했다. 10여년동안 「톱·스타」 자리를 지키기에 피눈물나는 고초도 많았을 것. 「지미」 쯤 되는 「스타」라면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다. 집에서 두발뻗고 편히 자보기도 힘들만큼 촬영소 새우잠에 들에서 밤새기를 떡먹듯이 그야말로 팔랑개비인생. 「스타」라는 직업상 잘 입기는 해야겠지만 그러나 막상 집에 돌아오면 허름한 바지에 「쉐터」를 아무렇게나 걸치고 마치 식모차림. 곧잘 누룽지를 긁어 뭉쳐가지고 다니며 차속에서 촬영소에서 우물우물 잘먹기로 유명. 촬영현장 근처 식당에서 밥 한그릇에 김치를 시켜다가 김치국에 비벼서 퍽퍽 퍼먹는 소탈한 모습을 흔히 볼수있다. 그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통에 귀여운 아들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비극도 감수했었다. 따지고 보면 불행한 여인이다. 씩씩하고 투실투실한 한창 재롱동이 아들을 식모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는데 부엌에 나온 아이가 더운물이 끓는 솥에 빠졌다. 겨우 말을 하기 시작한 아이였다. 병원에서 온통 붕대를 감고 누워있던 아이가 엄마인 「지미」가 울고 있으니까. 『엄마…울지마…』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갔다. 슬픔을 삼키고 슬픔을 디디고 「지미」는 또 팔랑개비 여인으로 돌아왔다. [선데이서울 70년 10월 11일호 제3권 41호 통권 제 106호]
  • 희귀철새들 홍도·흑산도서 쉰다

    희귀철새들 홍도·흑산도서 쉰다

    멸종위기종인 청다리도요사촌과 노랑머리할미새, 제비물떼새 등과 같은 철새가 홍도와 흑산도를 경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는 일본 조류표식협회와 공동으로 황금새와 무당새, 적원자, 꺅도요사촌, 검은이마직박구리 등 55종에 금속 가락지를 달아 이들의 이동경로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스코틀랜드에서 동아시아에 이르는 북위 50도 이상의 북반구에서 번식한다. 열대 및 남아프리카, 호주,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지내고 북반구로 이동하면서 한반도 남서부 지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흑산도에서 포착된 제비물떼새는 간척지와 갯벌 등에서 20∼30마리씩 무리지어 다니고 남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일부에 분포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범여권 대통합 해법은 있다

    [김형준 정치비평] 범여권 대통합 해법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상황 인식에는 몇 가지 착각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우선, 범여권이 추진하는 대통합과 지역주의를 동일시하는 착각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지역주의 회귀라고 규정하고, 이에 동조하는 세력과 인사에 대해 집요하게 공격해서 굴복시켰다. 이유야 어쨌든 유력한 여권 대선 후보였던 고건 전 총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조기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시중에 나돌던 ‘노무현에게 찍히면 죽는다.’는 ‘노무현 괴담’이 입증된 셈이다. 둘째, 퇴임 후에도 여전히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달리 확고한 지역 기반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이념과 노선에 동조하며 이 세상 끝까지 함께할 친노세력이 존재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친노 인사들이 주축이 돼 만든 ‘참여정치평가포럼’은 대통령의 이러한 착각성 믿음에 주단을 깔아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셋째, 노 대통령은 여전히 열린우리당에 소속된 대주주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탈당한 대통령의 입에서 “내가 속한 조직의 대세를 거역하지 않겠다.”는 다소 모순적이고 자기부정적인 발언이 나온 것이다. 대통령의 이러한 착각으로 인해 정치는 일상 궤도를 이탈하고 범여권 통합 논의는 한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고 있다. 복잡하게 얽혀서 도저히 해법이 없어 보이는 범여권 통합 방정식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수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남북문제를 논의하고, 박상천 민주당 대표와 김한길 통합신당 대표가 만나 소통합을 논의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노의 남자’인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열린우리당으로 복당하고,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이 탈당한다고 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 노 대통령이 오만과 착각에서 벗어나 정치 전면에서 빠져야만 해결될 수 있다. 조직의 대세가 아니라 민심의 대세를 따라야 한다. 최근 각종 언론매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 친근감을 느끼면서 열린우리당이 자신의 의견을 잘 대변해준다고 믿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5.8%에 불과하다. 국민 100명 중 6명 정도만이 열린우리당을 ‘정당다운 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67.6%)이 ‘노 대통령이 정치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민심의 바다에서 표출되고 있는 대세는 변함이 없다.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미련을 접고 정치에서 손을 떼고 국정을 마무리하는 일에 전념하라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여당을 조기에 탈당한 무당적의 임기말 대통령이다. 만약 노 대통령이 자신은 원치 않았는데 나가라고 해서 탈당했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 탈당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기만하지 않고 무책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려면 탈당에 부합하는 행동을 진솔하게 해야 한다. 최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범여권 통합을 촉구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하고 그렇게 판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김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열린우리당도 민주당도 아닌 바로 노 대통령에게 던진 것이다. 정치권을 향해 거침없이 태클을 걸면서 좌충우돌하지 말고 민심의 순리를 따르라는 충고이다. 이 시점에서 노 대통령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2002년 대선을 복기하는 일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조직의 대세를 추구했던 세력은 패배했고, 국민만 바라보며 의연하게 민심을 따르던 세력은 승리했다. 국민들은 임기말 대통령에게 거창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대세를 좇는 ‘천재 노무현’이 아니라 민심의 대세를 묵묵히 따르는 ‘바보 노무현’의 길을 걸으라는 것이다. 그때만이 노 대통령은 진정 ‘대세를 거역하지 않는 정치’를 펼칠 수 있고, 범여권 대통합의 밀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詩心·문학혼’을 논에 심다

    “아따 김 시인, 거기 모줄 좀 잘 잡어. 왜 이리 모줄이 왔다갔다 혀” 19일 오전 10시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도리 늘향골. 시인, 작가 등 문인 50여명이 일일이 손으로 모를 심는 이색적인 장면이 처음 연출됐다. 지금이야 이앙기가 기계적으로 모를 심는 광경이 일상화됐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이맘때 모심기는 농민들의 ‘대동잔치’였다. 그 잔치를 문인들이 재현한 것이다. 한국문학평화포럼(이사장 임헌영)이 주최한 ‘논에 시(詩)를 모시다’ 행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포럼 사무총장인 홍일선 시인의 자택 근처 논에서 진행된 모심기에는 이기형, 양성우, 백무산, 박선욱, 이승철, 방남수, 박홍점, 김우영, 윤일균 시인 등과 소설가 송영, 안재성, 윤동수씨, 김학민 한국사학연금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행사의 시작은 무당시인 오우열씨가 열었다. 늘향골 터줏신에게 모내기를 알리는 ‘고유제’를 행한 뒤 곧바로 모심기에 들어간 문인들은 오전내 주민들과 어울려 땀흘려 모를 심었다.들밥을 함께 먹은 뒤 시인들이 창작한 농업관련 시편들을 낭송하는 자리로 이어졌다.‘농업의 신’에게 농주를 한사발씩 올리는 의식도 함께 했다. 이승철 시인은 “손으로 직접 모를 심는 작업을 문인들이 한 마을에서 집단적으로 행한 것은 근래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문인들은 농민들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우리 농업의 살길을 함께 모색하는 토론의 시간도 갖고, 남한강 일대의 갈대밭을 산책하면서 시심과 문학혼도 새롭게 가다듬었다.여주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SBS스페셜 ‘푸른눈의 무당’

    13일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SBS 스페셜’에서는 기독교 문화의 발상지인 서유럽의 여인이 샤먼이 되기 위해 한국에 온 사연을 소개한다. 지난해 12월 안드레아 칼프라는 독일 여성이 한국 땅을 밟았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김금화 만신(무녀를 높여 이르는 말)으로부터 신내림을 받기 위해서였다. 칼프는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예지력으로 ‘마녀’ 소리를 듣고 자랐고, 친오빠의 죽음을 예견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칼프는 내림굿이 진행되는 동안 알지 못하는 한국말을 내뱉기도 하고, 공수(무당에게 신이 내려 신의 소리를 내는 일)를 받아 사람들의 점괘를 봐주기도 했다.”고 전했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CEO칼럼] CEO의 습관/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CEO칼럼] CEO의 습관/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최근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읽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의 자매지인 포천스몰 비즈니스(FSB)는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몸에 밸 수 있는 나쁜 습관 다섯가지를 소개했다. 첫째,CEO들은 승리에 지나친 집착을 하게 된다. 기업의 CEO라면 누구나 최고가 되길 원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경쟁적이게 되고 부하를 닦달하게 된다. 둘째,CEO들은 무의식적으로 ‘NO(아니오)’나 ‘BUT(그러나)’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부정적인 단어의 사용은 언제나 자신만이 옳다는 착각으로 빠져들게 해 부하직원들의 언로를 가로막는다. 셋째,CEO들은 지나치게 자신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생각 때문에 폭 넓은 여론 수렴이나 다른 시각의 사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넷째,CEO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CEO는 자신의 입맛대로만 회사를 이끌어 가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다섯째,CEO들은 과정보다는 결과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들은 성공의 포로가 돼 스스로를 혹사시킨다. 일도, 건강도, 가정도 잃어버릴 수 있다. 요약하면 CEO의 나쁜 습관은 승리에 대한 집착, 나만 옳다는 생각, 지나친 자신감, 좋아하는 것만 하기, 과정보다는 목적만 추구 등이다.CEO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공감이 가는 얘기이다. 하지만 매사에는 늘 동전의 앞뒷면 처럼 양면이 있는 법이다. 나는 오히려 그러한 나쁜 습관 덕에(?) CEO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CEO는 누구보다 승부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이겨야 생존하기 때문이다.‘이기는 것도 습관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기겠다는 열정이 있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CEO의 독선은 경계해야 하지만 회사의 운명을 가름짓는 큰 의사결정은 결국 CEO가 무거운 책임을 지고 외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CEO의 자신감도 중요하다.CEO가 자신감이 넘치고 활력이 넘친다면 회사에도 그러한 자신감이 전파된다.CEO의 밝은 표정, 보무당당한 걸음걸이, 유쾌한 멘트 하나 하나가 직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CEO는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대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합작사업을 하더라도 CEO가 영어를 잘하면 영어권 회사와, 일본어를 잘하면 일본회사와 일을 하려 한다.CEO의 취향은 그래서 중요하다. CEO는 목적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CEO는 과정보다는 성과로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성과를 내기 위해 엄청난 업무량과 극도의 스트레스를 감당해 내야 한다. 그러한 와중에 건강도, 가정도 제대로 챙겨야 한다.CEO는 정말 슈퍼맨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예전에는 ‘월요병’이란 것이 있었다. 월요일만 되면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이다. 그런데 CEO가 되니 월요병이 따로 없는 것 같다. 한 주간이 ‘월화수목금토일’이 아니라 ‘월월월월월월월’이 돼버렸다. 매일매일 월요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CEO의 가장 큰 번민은 회사가 ‘계속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회사를 끊임없이 혁신하고 개혁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
  • 송은일 여섯 번째 장편 ‘반야’ 펴내

    ‘모든 인간은 동등하고 자유로우며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가꿀 권리가 있다.’ 지금으로서야 당연한 말이지만 신분이 확연히 구분됐던 조선시대에 이런 강령을 내세운 조직이 있었다면…. ‘불꽃섬’ ‘한 꽃살문의 전설’의 작가 송은일(43)씨가 발표한 여섯 번째 장편 ‘반야’(문이당 펴냄)에는 여섯 살 때 공수를 할 정도로 놀랄 만한 신기(神氣)를 타고난 무녀 ‘반야’와 평등사회를 위해 투쟁하는 비밀결사조직 ‘사신계(四神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간적 배경은 조선조 숙종부터 영조 어간이지만 그렇다고 역사소설은 아니다. 주인공 반야나 사신계, 그 밖의 인물과 배경 등은 모두 작가의 창조물일 뿐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신통력이 뛰어난 무녀 반야의 사회에 대한 투쟁을 그리고 있다. 반야의 어머니 유을해는 양반이면서도 무녀가 된 인물. 유을해는 아이를 얻기 위해 3일 동안 양반 이한신의 ‘씨’를 받아들여 반야를 잉태한다. 모녀 모두 양반이면서도 가장 미천한 신분인 무당으로 살아야 했던 것이다. 그런 탓에 반야는 가진 자, 신분이 높은 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자신의 예지력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천민으로서 그들의 명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를 훤히 꿰뚫어보는 그녀의 힘은 사신계라는 조직을 만나면서 비로소 제 위치를 찾는다. 사신계는 평등사상을 모토로 수천년을 이어온 비밀결사. 사신계에 입문한 반야는 사신계 전반의 운세를 보고 장래를 점치는 칠성부의 부령이 된다. 이 역할은 사신계 초기부터 무당에게 맡겨져 있었다. 뛰어난 외모를 갖고 있는 탓에 숱한 남자들이 반야에게 눈독을 들이지만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반야와 전생에 악연으로 엮여 있다. 반야는 어머니 유을해와 의남매인 동마로 등과 함께 현실을 타파하고 새 세상을 만들고자 하지만 결국에는 육안을 잃고, 놀랄 만한 신통력을 갖춘 ‘심안’마저도 잃게 된다. 이는 수천년 이어진 사신계 사상의 절연과도 다름 아니다. “나는 이야기가 좋다. 이야기를 짓는 게 재미있다.”고 말하는 작가가 창조한 인물과 이야기에 대해 소설가 박범신씨는 “광기로 치닫는 세상판을 상상력의 자유로 뒤엎고 싶은 ‘만신’에 대한 작가의 욕망이 깊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 2권, 각권 98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길섶에서] 기림사/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기림사를 찾았다. 고찰이다. 신라 신문왕이 동해에서 선왕으로부터 만파식적을 받아오다 머물렀다는 기록이 전한다. 삼국유사다. 김동리 소설 ‘무녀도’에도 나온다. 무당 을화가 어린 아들을 맡긴 곳이 바로 기림사다. 괄시받는 세상인연 끊으라며…. 경주 문무왕 수중릉 가는 길목에 있다. 속세와는 연이 멀었다. 버스에서 내려 소로를 30분 넘게 걸어서야 닿았다. 지금은 신작로가 훤하다. 도로뿐일까. 가람배치가 달라졌다. 대적광전 등 단청없이 단아했던 옛 건물들은 뒷전이다. 화려한 새 건축물들이 어지럽다. 언덕배기의 남적암은 왜 그리 낯설까. 단청에 건물을 덧댔다. 달맞이꽃, 두꺼비들이 무심히 반겼던 선방(禪房)인데…. 풀벌레소리 간데없고, 스님 발자국이 어지럽다.20여년만에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 언제부턴지 모를 입장료까지 냈다. 관광지에 왔다는 생각이 앞선다. 기림사뿐이랴. 방방곡곡 산사는 크고 작은 불사(佛事)로 성한 날이 없다. 곧 부처님 오신날이다. 비움의 가르침,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할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여자전/김서령 지음

    어쩜 이리 기구할까…. 책을 읽다 보면 한숨과 때로는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 ‘여자전(김서령 지음, 푸른역사 펴냄)’은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여덟 할머니의 인생을 인터뷰로 녹여냈다. 누구나 내 인생을 글로 하자면 소설책 10권도 모자란다고 하고, 전쟁을 겪은 한국의 모든 가정에는 드라마틱한 사건 하나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8명의 여성들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닥친지도 모른 채 어느날 전쟁터 한복판에 휩쓸렸다가 다음날 꿋꿋하게 가족과 자식들을 위해 살아간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부잣집 막내딸로 태어난 고계연 할머니는 헤어진 아버지와 오빠를 찾으러 산에 갔다 빨치산이 된다. 동상으로 썩은 발가락을 스스로 부러뜨리고, 이불장사를 하며 조카와 자식들을 먹여 살린다. 김후웅 할머니는 북으로 간 남편을 50년간 기다리며 안동의 명문가를 지켰다.2003년 금강산에서 남편을 상봉한 이후 지금도 통일을 기다리며 종가를 지킨다. 돈을 벌 수 있다는 꾐에 기차에 탄 17살의 김수해 할머니는 중국 목단강시에서 위안부란 지옥 같은 수렁에 빠진다. 도망치다 몸에 인두자국이 새겨졌고, 임신을 하자 병원에서는 아예 자궁을 도려내 버린다. 중국 공산당원이었던 남편과는 ‘남자와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쉰이 넘어서야 결혼을 한다. “남자라 카믄 근처에만 가도 군지럽고 숭실시러운데 같이 살 수가 있어야제.”라고 할머니는 상처를 말한다. 양평 바탕골예술관의 박의순 대표는 안기부도 욕으로 제압한 문화판의 걸출한 욕쟁이 할머니이다. 일흔에 가까운 나이지만 얼굴에는 호기심과 장난기가 넘쳐난다.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우리나라 소극장 문화의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스스로 무당이 되어 1987년 물고문으로 사망한 박종철씨의 9일장을 치른다. 그저 여린 여성의 몸뚱이 하나로 역사의 질곡을 건너온 이들의 삶은 말과 글을 초월한다. 이제는 웃음과 여유로 지나온 삶을 들려주는 할머니들 앞에서는, 배우고 또 배워야 할 용기와 지혜가 넘쳐난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청렴과 탐욕의 중국사(사식 지음, 김영수 옮김, 돌베개 펴냄) 중국 전제 왕조의 관료는 황제 못지않게 중요한 존재였다. 명 왕조 이전까지 재상은 상권(相權)을 바탕으로 군권(君權)을 견제했으며, 조정의 관료들은 상소와 간언을 통해 황제에게 충고하며 국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더욱이 백성들과 직접 부대끼며 정책을 시행한 지방관들은 백성의 삶의 질을 좌우한 더없이 중요한 존재였다. 이 책은 중국의 관료 가운데 대표적인 청백리와 탐관오리를 중심으로 진한시대 이후 청 왕조 말기까지 2000년 중국사를 살핀다. 대표적인 청백리로 범중엄·포청천·화신·임칙서를, 대표적인 탐관오리로 양기 부부·엄숭 부자·화신 등을 꼽았다.1만 1000원.●마녀의 한 다스(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마음산책 펴냄) 러시아어 통역사인 저자가 세계 각국에서 겪은 일화를 엮었다.13은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불길하고 사악한 숫자로 간주돼 왔다.‘13공포증(triskaideka-phobia)’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다. 그런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오히려 좋은 숫자로 여겨진다. 송대에 확정된 불교 법전은 13경으로 정리됐고, 중국 불교에는 13종이 있으며, 일본에서는 음력 3월13일 13세 소년소녀가 옷을 차려입고 보살을 참배하는 ‘13참배’라는 행사도 있다.13의 의미가 이처럼 문화권마다 다르 듯,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게 책의 결론이다.1만 1500원.●부르주아 사회와 패션(필리프 페로 지음, 이재한 옮김, 현실문화연구 펴냄) 프랑스의 포스트모더니즘 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소비사회로 규정, 현대인들이 소비하는 것은 ‘기호와 이미지’라고 정의한 바 있다. 현대인들은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를 소비한다기보다는 이미지나 외양적 가치에 매몰되는데, 이는 상징적 가치 즉 기호의 소비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소비의 무대를 19세기 의복에 맞춘다.19세기 부르주아 사회의 겉과 속을 그들의 겉옷과 속옷을 통해 살핀다. 감추면서도 드러내는 의복으로서의 속옷, 그것은 유혹의 결정적 도구이자 방해물이다.2만 6000원.●주역의 발견(문용직 지음, 부키 펴냄) 3000여 개의 주(注)와 소(疏)가 있을 정도로 해석이 분분한 ‘주역’은 유교 오경 가운데 으뜸으로 동양 최고(最古)의 고전에 속한다. 그러나 바둑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주역’은 철학서가 아니라 단순한 점서(占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역경(易經)은 무당의 보고이고 역전(易傳)은 그 설명인데, 무리하게 역경까지 체계화하려 함으로써 오류가 거듭됐다는 것이다.1만 6000원.
  • 책 읽어주는 손숙·황석영

    책 읽어주는 손숙·황석영

    “홀아비 죽어 하무자귀야 총각 죽어 몽달귀야/너두 먹구 물러가라/무당 죽어 걸립귀야 소경 죽어 신선귀야/너두 먹구 나가서라/…/총 맞구 칼 맞구 몽둥이 맞구 가던 귀신/비행기 폭격을 맞구 가던 귀신/불에 타서 일그러지구 재가 된 귀신에/마차에 기차에 추럭에 땡크에 치여 죽던 귀신/염병 땀병 흑사병 호열자 장질부사/폐병에 가던 귀신 마마에 가던 귀신/왼갖 잡색 객사귀 원귀야/오늘 많이 먹구 걸게 먹구/모두 먹구 나가서라/…/오늘은 고픈 배 불리구 마른 목 적셔 가구/진 거는 먹구 가구 마른 거는 싸가지구 질빵 걸어 메구 가구/여귀는 똬리 바쳐 이구 가구/동자귀는 오질 앞에 싸가지구/인정 받구 노자 받구 좋은 데루 천도를 허소사” 얼쑤! 지난 27일 오후 7시,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이벤트홀. 연극인 손숙(63)씨에 이어 소설가 황석영(64)씨가 자신의 작품 ‘손님’의 마지막 장 ‘뒤풀이-너두 먹구 물러가라’를 구성지게 낭독하자 객석에서 열띤 박수가 쏟아졌다. 작가의 입을 통해 듣는 소설은 독자가 눈으로 읽는 것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맛을 냈다. 손씨의 드라마틱한 낭독은 사뭇 감동적이었다. 황씨의 소설 ‘오래된 정원’ 가운데 주인공 오현우가 출감해 이미 세상을 떠난 연인 한윤희의 편지를 읽는 대목을 손씨가 절절한 감정을 담아 낭독하자 이를 지켜보던 독자들은 하나둘씩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황씨가 낭독 작품인 ‘오래된 정원’과 ‘손님’의 창작 내력 등을 자세하게 독자에게 설명하면서 독자와 작가의 거리감은 점점 좁혀졌다. 황씨는 “손 선생이 고교 시절에 학교 문예반장으로서 역시 고교생 문학도였던 나와 조해일, 조세희씨 등과 더불어 문학을 이야기했다.”며 알려지지 않은 손씨와의 인연을 밝혔고,“새벽 해장국 집에서 혼자 소주를 시켜놓고 ‘나는 재주가 없다.’며 자탄했던 적도 많다.”며 창작의 고통도 진솔하게 토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령과 성별을 초월한 100여명의 독자가 참석했다. 그 중에는 7년 동안 황씨와의 만남을 기다리다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독자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작가·예술인 두명씩 초청해 ‘낭독공감’을 열고 있다. 이날 행사는 올들어 두번째 열린 것이다. 교보문고측은 4월에는 유명 외국작가를 초청해 소설 낭독의 맛을 계속 살려나가기로 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유명 연예인·대형기획사 고액 탈세혐의 세무조사

    국세청이 ‘기업형’ 유명 연예인과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고액 탈세 혐의를 일부 포착,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당수 유명 연예인들이 기획사 소속 매니저를 개인 매니저로 위장해 쓰는 편법으로 거액을 탈세하고,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주가부풀리기’에도 개입한 혐의를 잡고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조세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의 국내법인 담당 조사국은 이달 초부터 국내 대형연예기획사 3∼4곳과 상당수 ‘기업형’ 유명연예인의 탈세 혐의를 포착, 일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시가 100억원대의 강남 노른자위 땅을 매입하기로 해 최근 화제를 모았던 톱스타급 여성 연예인 K씨는 28일 오후 서울지방국세청에 출두해 2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국세청은 이들 대형기획사가 매출줄이기 등의 수법으로 법인세를 누락했는지, 또 관련이 있는 상장·등록업체의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영화 등 각종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어기고 세금을 포탈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상급 연예인 중 상당수는 외형상 특정 연예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 자격으로 활동하는 것처럼 꾸며, 실제 활동내역과 수입 등을 숨기는 수법으로 세금을 포탈해온 것으로 세무당국은 보고 있다. 일부 유명 연예인들은 실제로 기획사를 통해 각종 방송·광고 출연 섭외를 따내고도 기획사와 연예인 모두 직접적인 고용·소속 관계가 아닌 것처럼 속여 탈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기획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유명연예인 중 일부는 개인 자격으로 활동하는 형태를 취하면서 실제로는 본인 스스로 기획사에 준하는 사업체를 만든 뒤 엄청난 수입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수법으로 탈세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교육정책’ 제언

    한 서울대 교수의 주장이 교육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며, 정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각성과 개선을 촉구하는 그의 글이 계기가 됐다. 주인공은 서울대 교육학과 김기석(59) 교수. 그는 최근 대화문예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래 한국을 위한 공교육 거버넌스:황금분할 분권화’라는 발제문을 통해 “100년 앞을 바라보며 지금의 공교육 구조와 운영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방안을 같이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대화문예아카데미 김기석 교수 발제문 ▶우리 교육이 달라져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서 ‘공교육 거버넌스(governance)’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거버넌스´란 교육을 맡는 정부 지배구조와 운영방식을 총괄하는 전문용어다. 현 거버넌스는 과대한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고, 정치목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 현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난파’돼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자율과 분권을 원칙으로 권한을 점진적으로 지방에 분산해야 한다. 취학 전부터 고교까지는 일선 학교로 권한을 실질적으로 넘겨주고, 대학과 성인교육은 별도 위원회에 총괄 책임을 맡기되 서비스 제공기관에 권한과 자율운영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중앙부서다. 청와대와 교육부, 관련 부처간의 관계를 포함한 조직편제와 운영방식이 문제다. 교육부는 정치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일종의 직업관료제 형태로 장기 국가인력개발 정책의 입안과 조정, 국제교육 협력, 자료수집·분석을 통한 미래 교육역량 구축에 전념하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육부 폐지가 아니라 구조조정 방안이다. ▶대학의 학생선발 자유를 보장할 것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본고사가 부활되면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국가보안법보다 더 강력한 이른바 ‘국민정서법’에 의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관치행정 사례다. 우선 학생선발을 대학에 맡겨보자는 것이다. 사교육은 이미 상당 규모의 시장으로 커졌다. 어느 국가나 현자(賢者)도 시장을 잡지 못한다. 행정조치로 이를 잡을 수 있다고 믿는 순간 선무당 사람잡기처럼 교육현실을 어렵게 한다.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는 것에서 재출발해야 하다. 학생선발이라는 교육논리와 사교육 시장규제라는 경제논리를 분리하지 않고는 해답을 찾기 어렵다. ▶공교육 공공성 확보 책임을 방기하고, 교육재정 조달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교육부를 비판하고 있는데.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시장의 힘과 논리가 교육을 집어삼키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바로잡자는 것이다. 개혁 대상은 우리 교육 60년을 이어온 ‘수익자 부담 원칙’이다. 일제가 교육기회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인 돈으로 학교를 세우도록 책임을 회피한 지침이다. 이는 한국교육의 발전과 폐해의 원동력이다. 교육기회 제공은 국민 기본권 신장이지 수익 제공이 아니다. 교육을 수익으로 보는 순간 시장논리가 교육에 스며든다. 자금도 교육재정 편성에서 수익자부담 원칙을 완강히 고수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교육은 처참할 정도로 궁벽하다. ▶오랜 관행이라면 그만큼 해결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실현가능한 방법이 있나. -현 거버넌스에서 교육부보다 교육정책을 더 확실하게 규정하는 것이 경제와 예산부처다. 따라서 중앙부처간 관계와 같은 지배구조의 조정이 필요하다. 경제논리가 교육논리에 봉사하는 관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서유럽 등 선진국은 박사과정까지 어떻게 무상교육을 하나. 북구 소강국은 어떻게 노인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지나. 최빈국인 북한은 어떻게 11년 무상교육을 유지하고 있나. 공통점은 수익자 부담이라는 시대착오적인 경제우선 논리가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침을 바꾸면 우리도 요람에서 무덤까지 양질의 교육과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참다운 교육 나라로 만들 수 있다. 중앙부처 고유의 업무는 그것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다. 정치권 눈치 살피며 시시콜콜한 학교 일에 간섭만 하면 교육부를 폐지하라는 주장이 나오게 돼 있다. ▶김 교수는 발제문에서 우리 대학과 관련해 ‘퇴물 좌파교수의 전성시대’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뜻인가. -큰 걱정이다. 좌파, 우파 관계없이 정치권력과 일정 거리를 두고 늘 감시하며, 그 오용과 남용을 질타하는 것이 지식인의 책임이라고 본다. 민선총장 선발 탓에 일부 교수들이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있다. 이젠 민주화를 넘어 ‘교육의 교육화’를 선도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일은 대학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맞도록 제 자리에 가져다 놓자는 것이다. ▶일부에서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고교 평준화제 폐지에 대한 생각을 밝혀달라. -‘평준화’라고 할 만한 평준화는 처음부터 없었다. 그동안 시행한 것은 일반계고 무시험 전형이다. 원래는 학교시설과 교사 역량, 학생 능력을 상향 평준화한다는 전제 아래 필답고사 대신 무시험 전형을 시행했다. 궁벽한 한국 교육이 늘 그렇듯, 돈과 정성이 많이 드는 3대 조건은 한 번도 충족된 적이 없다. 다만 행정조치로 할 수 있는 입시폐지 조치만 관철된 것이다. 시비 대상은 고교입시 부활 여부다. 폐지론자들은 입시가 없어서 경쟁을 하지 않으니 학력이 떨어진다며 ‘평둔화’(平鈍化)라고 힐난한다. 반면 교육부 관료나 옹호론자들은 여론을 등에 업고 유지를 주장한다. 2005년 실제 분석해 보니 ‘평둔화’는 없었다. 고교 입시가 부활하면 학생 실력이 향상되고 국가 경쟁력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허구다. 문제는 고입 부활문제에만 매달리다 더 심각한 중등교육 문제를 놓친다는 점이다. 바로 실업교육의 참담함이다. 그동안 가장 효과 있는 실업교육 개혁은, 원래 설립 취지와는 모순되는 대학입학 허용조치다. 온정주의적인 이 조치로 60%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렇다면 더이상 실업학교가 아니다. 고입부활 문제는 반드시 실업계 학생의 진로를 포함해 거론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반과 실업을 합한 취학률은 이미 완전취학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중등과 고등교육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에서 고교입시를 시행할 합당한 사유를 찾아야 한다. 과거 소수만 입학가능한 시기에는 시험을 봐야 했지만 만백성 자녀가 고교에 다니는 지금, 왜 학생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고교 입시를 시행해야 하는지 이유를 대야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입시부활 대신 강하고, 튼튼하고, 넉넉한 학교를 재건할 수 있는 중등교육 정책이 더 긴요하다.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교육정책만큼은 여야는 물론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몇 년이 걸리더라도 사회적 합의를 이룬 기본 뼈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참 안타까운 것은 정치권력의 행태다. 늘 교육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대신 크고 작은 학교 일까지 직접 개입한다. 특정 대학 전형요소 개입이 그 예다. 심지어 기초교육 교과편성에도 간섭한다. 유신독재 이후 군부독재에 이어 소위 문민, 국민, 참여 등 ‘화장´은 바꾸었으나 권력 행태는 여전하다. 최근 사례를 들자면 예·체능교과에 대한 간섭이다. 유신이든 참여든 권력은 권력이다. 우든, 좌든 정치목적을 앞세워 교육을 쥐락펴락 하면 교육정책의 일관성 보장이 매우 어렵다. 공교육 거버넌스 개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바로 이와 같은 과대 권력이 남용되는 지배구조의 해체이다. 이에 대한 토론의 기회가 있다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 지혜를 함께 모을 의향이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봄내음 따라 즐겨요”

    “봄내음 따라 즐겨요”

    서울 시내 공원에서 자연을 배우며 만발한 봄꽃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4월 7∼15일 남산공원에서는 화려한 벚꽃을 즐기는 벚꽃축제와 ‘거북이마라톤대회’가 열린다.2·4주 수요일에는 남산의 봄꽃에 대해 알아보는 ‘남산에서 놀자’를,2·4주 토요일에는 역사를 배우는 ‘역사문화탐방’을 진행한다. 뚝섬 서울숲은 둘째·넷째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각각 놀토창의력 교실과 유아 독서 프로그램인 숲속나라 동화이야기를 준비했다. 또 월드컵공원은 ‘폐신문을 이용한 공작’과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가족 자연관찰회’를 연다. 곤충과 만나는 ‘무당벌레 관찰교실’은 매주 수요일,‘딱정벌레 관찰교실’이 매주 일요일에 열린다. 무료 개방한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31일부터 5월13일까지 봄꽃축제를 펼친다.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지고 느끼는 동물학습 프로그램인 ‘에코스쿨’과 ‘낙타 타기’‘미니 말타기’ 등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여의도공원에서는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하는 ‘현미경 관찰교실’이, 영등포공원에선 어린이와 함께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생태문화교실’이, 서대문 독립공원에선 ‘공원나무 알기’가 각각 진행된다.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공원별로 접수한 후 관람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봄내음 따라 즐겨요”

    “봄내음 따라 즐겨요”

    서울 시내 공원에서 자연을 배우며 만발한 봄꽃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4월 7∼15일 남산공원에서는 화려한 벚꽃을 즐기는 벚꽃축제와 ‘거북이마라톤대회’가 열린다.2·4주 수요일에는 남산의 봄꽃에 대해 알아보는 ‘남산에서 놀자’를,2·4주 토요일에는 역사를 배우는 ‘역사문화탐방’을 진행한다. 뚝섬 서울숲은 둘째·넷째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각각 놀토창의력 교실과 유아 독서 프로그램인 숲속나라 동화이야기를 준비했다. 또 월드컵공원은 ‘폐신문을 이용한 공작’과 가족과 함께 하는 ‘토요가족 자연관찰회’를 연다. 곤충과 만나는 ‘무당벌레 관찰교실’은 매주 수요일,‘딱정벌레 관찰교실’이 매주 일요일에 열린다. 무료 개방한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31일부터 5월13일까지 봄꽃축제를 펼친다.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지고 느끼는 동물학습 프로그램인 ‘에코스쿨’과 ‘낙타 타기’‘미니 말타기’ 등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여의도공원에서는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하는 ‘현미경 관찰교실’이, 영등포공원에선 어린이와 함께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생태문화교실’이, 서대문 독립공원에선 ‘공원나무 알기’가 각각 진행된다.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에서 공원별로 접수한 후 관람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신안 ‘흑산도’ 홍어 아리랑

    신안 ‘흑산도’ 홍어 아리랑

    뱃길이 요즘 같지 않았던 시절, 섬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곳이었다. 요즘은 참 많이 변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뭍사람들이 한없이 그리는 곳이 바로 섬. 특히 흑산도 등 1004개의 섬을 거느린 ‘천사의 섬’ 신안군은 도시인들에겐 신기루와 같은 곳이다. 파시를 이루던 시절, 항구의 개들도 돈을 물고 다녔고, 요즘처럼 보궐선거라도 치를 때면 일가붙이 3대가 말을 안 할 만큼 작은 대륙 흑산도와 소금처럼 하얗게 빛나는 비금·도초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흑산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다도해 뱃길 여행의 진수 유달산을 뒤로하고 흑산도행 쾌속선이 미끄러지듯 목포항을 빠져나갔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는 92.7㎞. 뱃길로는 230여리나 된다.5월이 지나야 겨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고 바람과 안개가 많은 곳. 쾌속선을 타고 나는 듯 달려도 2시간30분가량 걸린다. 그나마 배가 연중 120일 가까이 출항을 못할 만큼 변덕 심한 날씨는 체감상의 거리를 더욱 멀게 한다. 목포에서 비금·도초도까지는 그야말로 다도해 뱃길의 진수다. 하늘보다 파란 옥빛 바닷길에 늘어선 섬들이 다가서는가 하면 어느새 멀어져 간다. 섬 어귀를 돌아서면 조그만 수중여 위에 앉아있던 바다 가마우지들이 길동무 하자는 듯, 물수제비를 뜨며 날아 오른다.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잠시 비금·도초도에 들러 승객을 내려준 배가 드디어 큰바다로 나왔다. 물길이 험해지기 시작했다. 비금·도초도까지 포장도로를 달려왔다면, 흑산도까지 1시간 남짓한 바닷길은 마치 놀이공원의 ‘롤러 코스터’나 ‘바이킹’을 타는 듯했다. 홍도의 절경에 취해 웃다가 사나운 흑산도 바닷길에 눈물 흘린다더니, 딱 그 모양이다. 흑산도에 다가서자 속도를 줄인 쾌속선이 길게 누운 S자 모양을 그리며 예리항 여객터미널로 들어섰다. 이미자의 노래 ‘흑산도 아가씨’가 흘러나왔다. 서울의 어느 오래된 다방에서 듣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 어디선가 ‘머나먼 그 서울을 그리던’ 흑산도 아가씨가 뛰쳐나와 팔을 부여잡을 것만 같다. 관광객과 주민들을 내려놓은 쾌속선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 듯 지체없이 사라졌다. 뭍과 단절된다는 생각에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섬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런 단절감을 느끼면서 살아왔을 게다. # 처녀신과 피리부는 소년 서둘러 섬 일주에 나섰다. 해안선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구경할 수도 있지만, 섬마을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육로여행이 제격. 섬 일주도로 포장률이 85%에 달해 별 어려움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본섬을 비롯해 홍도, 가거도 등 유인도 11개와 무인도 89개 등 1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25개 마을에 5000명 가까운 주민이 사는 제법 큰 섬이다. 가장 먼저 닿은 곳은 바다에 제물로 던져졌던 처녀의 혼을 모신 진리(鎭里)의 처녀당.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招靈木)을 타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처녀의 단심(丹心)인 양 붉디붉은 동백꽃이 흩뿌려진 이곳엔 처녀신과 피리부는 소년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어느 날 뭍에서 잘생긴 소년 하나가 옹기 장수들과 함께 섬을 찾았다. 소년이 사당 옆 소나무 위에 걸터앉아 피리를 불었더니, 아름다운 피리소리에 반한 처녀신이 옹기배가 떠나지 못하도록 바람과 파도를 일으켰단다. 소년을 놔두고 가야만 배가 뜰 수 있다는 무당의 말에 옹기 장수들은 소년을 마을로 심부름 보내고는 몰래 떠나버렸다. 결국 소년은 마냥 옹기배만 기다리다 굶어 죽었다는 얘기. 그래선가, 한서린 소년의 무덤에는 이상하게도 풀이 자라질 않는다. 가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소년이 추울까 하여 덮어준 솔잎만이 무덤 위에 수북하다. 큰 소나무 밑이라 그늘이 져서 풀이 자라지 못할 뿐인데도, 어쩐지 스산해지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 흑산도 최고의 절경 상라봉 죄인을 감금했던 옥섬과 흰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배낭기미 해수욕장을 지나 상라산으로 오르는 12굽이 ‘용고개’와 마주했다. 일주도로 여행의 백미인 곳.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던가. 상라산을 뒤덮은 100∼150년된 동백나무의 잎들이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사면이 뻥 뚫린 상라봉 전망대에서 굽어본 다도해의 모습이 장관이다. 흑산도 최고의 절경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12굽이 도로와 함께 진리, 예리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뒤편으로는 기다란 장도와 홍도가 줄을 섰다.‘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주변 스피커에서 예의 낭랑한 가락이 울려퍼지자 물밀 듯 감흥이 몰려왔다.‘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들은 대부분 뭍을 향해 떠났지만, 비경만은 남아 이방인들을 반겨주는 듯하다. # 절경들과 나란히 달리는 일주도로 24㎞에 달하는 해안 일주도로는 곳곳에 아찔함을 숨겨 놓았다.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절벽 따라 길을 낸 480m짜리 ‘하늘다리’와도 만난다. 리아스식 해안의 절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일주도로의 가장 큰 장점. 어느 화가가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낼 수 있을까. 한반도 모양의 지도바위와 서산머리 칠형제 섬, 그리고 곤촌리, 심리 등 아름다운 해안마을들이 캔버스를 수놓는다. 문암약수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사리마을(모래미)로 들어섰다. 다산 정약용의 형 약전이 유배돼 15년을 머물렀던 곳.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돌담길이 인상적이다. 돌담길 끄트머리에는 정약전이 섬마을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복성재(復性齋)가 퇴락한 모습으로 서있다. 이 마을 이장이었던 박찬식(70)씨는 바닷가 마을 주변 해안에도 저마다 주인이 있다고 했다. 바닷가에 있는 지형지물을 경계로 마을과 마을간, 그리고 마을내 주민들간에 일정한 해산물 채취 구역이 정해져 있는 것. 이태원이 쓴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장다랭이 토지바위에서 대구밀인 둔벙까지’‘상낭기미 취개에서 짝지개까지’‘줄여목에서 이참봉 손 씻는 개까지’ 등으로 적고 있다. 순 우리말 표현이 정겹다. 섬을 통틀어 논이라곤 한뼘도 없는 까닭에 쌀 대신 인동초와 더덕, 천궁 등으로 농주(農酒)를 만들었다. 사리마을 부두민박(061-246-3587)에서는 마을마다 맛이 다르다는 흑산도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1ℓ 한통에 5000원. 거북손과 톳 등 인근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 안주는 무료다. # 홍탁에 취하고 흑산도 절경에 취하고 흑산도를 대표하는 해산물은 단연 홍어. 수놈의 경우 ‘같잖은 가오리’가 생식기는 두개인 데다 ‘암컷을 잡으면 수컷은 부록’이라고 할 만큼 연중 짝짓기를 해 ‘본초강목’에서는 ‘해음어(海淫魚)’라 일컫기도 했다. 모두 9척의 배가 20∼60마일 떨어진 동지나해 주변 어장에서 ‘걸낙’을 이용해 잡는다. 걸낙은 미끼를 쓰지 않는 낚시방법. 홍어가 다니는 길목에 4∼5일, 많게는 10일 정도 설치해 둔 다음, 오가는 홍어를 잡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꽃이 필 무렵인 3월까지가 절정이다.5∼6월은 산란철 금어기. 여름철에 잡히는 놈은 ‘개홍어’라고 해서 맛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출어를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흑산 홍어가 맛이 좋은 이유는 산란을 위해 연평도로 올라가기 직전 잡히기 때문. 살이 찰지기도 하려니와 불그레한 고깃결이 슬레이트 지붕처럼 올록볼록하다. 다소 밋밋한 칠레산과 비교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무게를 기준으로 8㎏이 넘는 1등급 대홍어(40만∼50만원을 호가한다)부터 2㎏ 미만의 ‘폴랭이’까지 모두 7등급으로 나뉜다.‘1코 2날개 3꼬리’라 해서 몸의 각 부분마다 맛 등급을 정해 놓기도 했다. 내장은 물론, 뼈까지 연해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른 봄 보리싹과 함께 끓인 ‘홍어애(간 또는 내장) 국’은 애간장을 녹일 지경. 수컷은 대부분 5㎏ 미만으로, 몸무게도 적고 맛도 덜해 암컷에 비해 값이 훨씬 눅다. 요즘 흑산도엔 홍어가 풍년이다. 눈엣가시 같던 중국어선들이 해경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어부들의 자발적인 불법조업 규제로 홍어의 개체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칠레산 가오리에 만족해야 했던 식도락가들에게 입맛 당기는 희소식이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삭힌 홍어가 오늘날 대표적인 발효음식의 하나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흑산 어부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체험이 숨겨져 있다. 돛단배로 뭍에 이르기 위해서는 1∼2주일이 걸리던 옛날, 잡은 생선을 내다 팔아야 하는 어부들에게 순풍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게다. 육지에 도착하는 날이 늦어지면 생선이 모두 썩게 마련. 끼니를 잇기 위해 상한 생선을 먹는 과정에서, 다른 생선과는 달리 홍어는 전혀 탈이 없었다. 오히려 암모니아처럼 톡 쏘는 냄새가 심해질수록 맛 또한 깊이를 더해 갔던 것. 나주 영산포에 이르러 삭힌 홍어를 먹는 ‘즐거운 고통’이 세인들을 ‘별스러운 중독성’에 빠뜨리면서 오늘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은 현지에서 택배도 가능하다.18만∼45만원선. 흑산도수협 (061)275-5033. # 하얗게 빛나는 비금도 큰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는 섬, 비금도(飛禽島)는 소금의 섬이자 바람의 섬. 여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생겨났다는 천일염전에서 희디 흰 소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목포에서 54㎞, 쾌속선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3900여명의 주민이 48㎢ 크기의 섬에서 올망졸망 살아간다. 선왕산과 함께 비금도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하누넘 해수욕장. 아담한 하트모양을 하고 있어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딱 좋은 곳이다.‘하누넘’은 ‘산 너머 그곳에 가면 하늘밖에 없다’는 뜻. 이처럼 비금도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작은 해변이 많으니, 시간이 된다면 나만의 해변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도초도는 1996년 우아한 아치형의 서남문대교가 완공되면서 비금도와 형제섬이 됐다. 반달처럼 생긴 백사장이 3㎞ 가까이 이어진 시목해수욕장과 거무스름한 절벽이 이채로운 시목리 일대의 해안 절벽지대가 가볼 만한 곳. 오는 2020년엔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동물 사파리가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초면사무소 (061)275-6696. # 여행정보 ●홍도+흑산도 여행 홍도와 흑산도는 하나의 여행코스로 묶어지게 마련.1박2일 여행 프로그램을 계획해 보자. 서울 용산역 오전 8시30분 KTX→11시57분 목포 도착→오후 1시 흑산도행 쾌속선→오후 3시 흑산도 도착후 섬 일주→이튿날 오전 9시50분 홍도행 쾌속선→오전 10시20분 홍도 도착→12시20분 홍도유람선(2시간,1만 7000원)→오후 3시40분 홍도 출발→오후 6시10분 목포 도착→오후 7시 서울행 KTX. 홍도 해상 유람선 (061)246-2244. 솔항공여행사(www.soltour.co.kr)는 함평해수찜과 비금·도초도를 KTX전용차량으로 둘러보는 상품을 준비했다. 어른 18만 5000원, 어린이 16만원.(02)2279-5959. ●제1회 흑산도 개매기 체험축제 4월14일 배낭기미와 진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리는 숭어잡이 축제. 매년 이곳에는 한식을 전후로 맨손으로 잡을 만큼 숭어떼가 몰려든다. 각종 체험행사와 청정해산물 판매행사 등이 열린다. 신안군청(www.sinan.go.kr)문화관광과 (061)240-8356. # 가는 길 목포에서 비금·도초도와 흑산도를 거쳐 홍도까지 가는 쾌속선이 오전 7시50분, 오후 1시 두차례 운항한다. 성수기엔 오후 2시에 출발하기도 한다. 비금·도초도까지 1만 4900원, 흑산도 2만 6700원, 홍도 3만 2600원. 동양고속 (061)243-2111∼4, 남해고속 (061)244-9915∼6. 흑산도에는 택시 9대와 관광버스 5대가 운행 중이다. 섬 일주 택시요금은 2시간 기준 6만원, 버스요금은 1인당 1만5000원. 동양택시 (061)246-5006,(011)9559-1429, 개인택시 (061)246-4110,(011)644-9776. 관광버스 (061)275-9744. 해상유람선은 오전 8시와 오후 1시,5시 세차례 운항.1인당 1만 5000원.(061)275-9115,(011)633-9115.
  • 양도세 위장이혼

    보유세 등 부동산 세금이 강화된 가운데 올해부터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까지 50%의 세율로 중과되자 양도세 탈세를 위해 부부가 위장 이혼한 뒤 재혼하는 편법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세무사 등 세무 전문가들이 지방 재건축단지나 부동산 가격 상승 지역에서 이런 편법을 알려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편법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11일 재정경제부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부터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경남 창원, 마산 등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위장 이혼한 후 재결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위장 이혼과 재혼을 통한 양도세 탈세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115조 5항을 악용한 것으로 이 조항은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끼리 결혼해 불가피하게 1가구 2주택이 되는 경우 결혼한 날로부터 2년 이내에 먼저 양도하는 주택은 1가구 1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를 비과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세무당국 관계자는 “경남에서 이혼을 이용한 편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혼한 뒤 원래 배우자와 재혼해도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위장 이혼 여부를 입증하기 쉽지 않고 편법 차단을 위해 법을 동원할 경우 차별 논란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어 제도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면서 “일선 세무서의 집행 과정을 통해 적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도세 부담을 덜기 위해 위장 이혼을 시도했던 창원의 A씨는 “B아파트 재건축과정에서 1가구 2주택 대상자들 중 양도세 회피 목적으로 합의 이혼한 후 다시 혼인신고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A씨는 또 “이혼을 위해 법원에 갔다가 대기실에서 정말 이혼하려고 온 부부처럼 보이지 않는 몇몇 커플들을 봤고 재건축단지 주변의 부동산 중개업소와 세무사, 법무사 등 전문가들이 재건축조합 등을 찾아다니며 이런 편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B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9,10월을 전후해 세무사, 공인중개사와의 상담을 통해 이런 양도세 회피 편법이 대부분 조합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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