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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군산 해양관광지 결국 ‘물거품’ 17년 만에 경제자유구역 해제

    전북도와 군산시가 추진해 온 고군산 국제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이 17년 만에 백지화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관광단지 개발 사업지를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한다고 공고했다. 전북도가 1997년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한 지 17년 만이다. 해제 구역은 선유도·무녀도 등 3개 섬 3.3㎢다. 이들 지역은 전북도와 군산시가 세 차례에 걸쳐 개발계획을 수정해 가며 국제해양관광지를 조성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던 곳이다. 이번 조치로 이들 지역은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진다. 개발사업이 백지화된 것은 민자유치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도는 미국 패더럴디벨로프먼트, 옴니홀딩스그룹, 무사그룹, 윈저캐피탈사, 부산저축은행 컨소시엄 등과 투자협약을 맺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이들 투자업체는 토지보상비가 손익분기점인 총사업비의 30%를 넘는다는 이유로 모두 포기했다. 실제로 고군산군도는 전북도가 장밋빛 개발계획을 남발하면서 땅값이 10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군산군도 일대는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돼 개발권이 국토부 산하 새만금개발청으로 넘어갔다. 지난해 말 새만금특별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고군산이 새만금 사업지구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이 일대를 사업지구별로 특성에 맞는 주제를 부여하고 투자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토지이용 유연성을 제공하는 등 최적화된 개발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춤 인생 50년… 이 시대의 춤꾼 국수호

    [김문이 만난사람] 전통 춤 인생 50년… 이 시대의 춤꾼 국수호

    그저 손 끝 하나가 나풀거릴 뿐인데 지나간 세월이 아지랑이로 나타나고 다가올 미래를 살며시 열어젖힌다. 또한 꺼져가는 한 자락의 영혼에 생명을 불어넣어 하늘 높이 솟아올린다. 조지훈이 ‘승무’에서 읊었던 한 구절이 떠올려진다.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두오고~’ ●농악소리에 혼이 팔려… 16세때 처음 장구춤 1964년, 그러니까 전주농고 1학년에 막 입학했을 때였다. 우연히 농악소리에 혼이 팔려 농악대에 들어갔다. 북 치고 장구 치고,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그저 신이 났다. 전주 권번의 춤사범 출신인 정형인 선생이 이런 그를 보고 미래의 춤꾼으로 확실히 점지하고 지도를 했다. 그리고 몇달 뒤 덕수궁 석조전 앞에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가 열렸다. 열여섯 어린 나이에 관객들 앞에서 처음으로 장구춤을 췄다. 이때부터 그의 춤 인생길은 손짓과 몸짓을 휘휘 감아돌며 시작됐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이수자이자 이 시대의 춤꾼으로 유명한 국수호(66)씨.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여자도 아닌 남자가 춤에 빠져 살다 보니 어느덧 50년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하여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춤 인생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춤의 귀환)에서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이 무대를 통해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아직도 우리 전통춤이 기거할 ‘집’이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과 이제는 ‘전용극장’이 하나라도 있어야 한다는 절박함을 호소했다. 많은 문화예술인들도 공감하는 무대가 됐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디딤무용단’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그 ‘화두’부터 꺼낸다. “우리나라에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무대는 없고 오페라 등 서양식 무대만 있습니다. 창(판소리)만 하더라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전용극장이 없잖아요. 한국인에게는 의식주가 삶의 버팀목입니다. 그렇듯이 우리 정신의 버팀목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바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歌), 무(舞), 악(樂)에 있지요. 집도 없이 공연한다는 것은 빈터에 공염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50년 동안 그렇게 춤을 추다 보니 항상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순수예술의 집’이다. 국립극장이나 국립국악원, 예술의전당 등도 있지만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대부분 서양의 공연을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것이다. 이웃나라 중국의 경극만 하더라도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는 물론 지방마다 전용극장이 수없이 많으며 일본의 가부키(歌舞伎)와 노(能) 역시 국립극장을 비롯해 여러 지방에서도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전용극장이 있어서 전통의 맥을 제대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립은 고사하고 도립이나 시립에서 운영하는 전통 극장조차도 없다고 말한다. 우리 춤이 지지부진하고 대중에게 잊혀 가는 이유가 바로 특성화된 ‘순수예술의 집’이 없기 때문이며 이는 춤뿐만 아니라 음악, 창극 모두에 해당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의 음악과 소리, 그리고 춤은 한국인의 기호품이 아니라 한국인한테 필수적인 의식주에 해당되는 영혼의 양식이라는 것이다. “순수예술 문화는 우리의 정신적 샘입니다. 따라서 한국인은 그 물을 마시고 살아가야 하며 그것이 튼튼해야 대중문화도 튼튼해지는 것이지요.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전통예술에 관심을 갖고 융성시키는 것은 바로 국가를 위한 국민의 정신적 힘이 강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 문화융성위원회가 있지만 이러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구려 당시 동맹제나 무천제 등을 보십시요. 이는 곧 고구려의 정신이었고 광활한 땅을 거느릴 수 있는 국가권력의 튼튼한 발로였습니다.” ●정형인·박금슬 선생은 춤인생 최고의 스승 이와 관련된 얘기를 더 나누다가 화제를 바꿨다. 춤인생 50년을 잠시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그는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3~4세 때 비봉면 마을에 전주댁이라는 무당이 있었다. 쾌자 자락을 휘날리며 꽃을 들고 길길이 뛰는 무당과 옆에서 장구와 꽹과리를 치면서 경을 읽는 모습이 어린 그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그의 예술적 끼는 주변 환경도 한몫 거들었다. 봉황이 난다는 비봉마을 골짜기마다 꽃가지 사이로 지저귀는 산새들의 소리를 들으면서 어깨가 저절로 으쓱으쓱해졌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에는 단상에 올라가 아리랑 춤을 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런 시골의 정취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같은 곳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대단한 기억으로 남는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그의 부친은 토지개량조합장 등을 거쳐 1960년대초까지 민선 면장을 지냈다.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그는 춤과 음악을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주 서중학교에 진학한 그는 혼자 하숙을 하면서 브라스밴드부에 가입했다. 북을 치고 서양의 악보를 아버지 몰래 공부했다. 음계와 악보를 알고 분석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진 것도 이때였다. 졸업 무렵 아버지가 농고에 진학할 것을 권유했다. 할 수 없이 전주농고 토목과에서 측량을 공부했다. 하지만 몸속 깊이 내재돼 있는 끼는 주체할 수 없었다. 정규수업이 끝나자마자 농악대에 가서 북과 장구, 한국 음악과 무용 등을 익혔고 18세까지 정형인 선생한테 승무와 북춤, 남무 등 남자춤을 배웠다. 서라벌예술대학에 진학해서는 송범과 김백봉 선생한테 강의를 들었고 특히 박금슬 무용연구소에서 3년간 숙식을 함께하며 박금슬 선생이 오세암 천월스님으로부터 사사한 바라 승무를 익혔다. 정형인과 박금슬 선생은 그의 춤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한영숙, 은방초 등 당대 무용계를 주름잡던 전통춤꾼들을 사사했다. 1971년 군 복무 시절이었다. 전북도지사의 부탁으로 1사단장한테 특별휴가를 얻은 그는 전주농고 농악대에서 잠시 안무를 하게 됐다. 얼마후 그의 지도를 받은 전주농고 농악대는 전국대회에 출전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대회가 끝나자 전국의 고등학교에 농악대가 생기는 붐이 조성됐고 그의 안무실력은 자연스럽게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1973년 2월 제대한 그는 때마침 국립무용단이 생기자 남자로는 처음으로 입단하면서 월급받는 직업무용수가 됐다. 이때부터 ‘국립무용단 남자 무용수 1호’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다녔고 매스컴에서 집중조명을 받았다. ●국립무용단 남자 무용수 1호로 주목받아 “제가 국립무용단에 들어갔을 때 송범 선생께서 단장을 맡고 있었지요. 10년동안 여자 단원이 20명쯤 있었는데 남자는 저 혼자였지요. 남자라는 이유로 일주일에 한 번씩 언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날마다 주인공이었죠 뭐.” 이 무렵 남자무용수 시대를 예상하고 중앙대 연극영화과 3학년에 편입해 춤극을 공부했다. 기존의 무용에 극적인 요소를 결합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어 대학원에 진학해 민속학을 전공했고 ‘한국 민속 연희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러한 이론적 행위는 그의 춤 인생에 있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예술적 바탕이 됐다. 직접 무대 출연은 물론 대본, 안무, 연출, 음악 등 여러 영역으로 넓혀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갔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에 27세에 서울예대 교수로 임용됐고 이후 중앙대에서 26년간 교수직을 겸하면서 30년 가까이 국립무용단에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러면서 130여개국 순회공연을 통해 한국의 전통춤을 어떤 식으로 추고 어떤 식으로 창작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서부터 김만중의 ‘구운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세계인이 공감할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2002년 월드컵 개막식 등에서 총괄 안무를 맡아 세계인들에게 여러 감동을 선사했다. ●“1년에 한두편 창작 춤극으로 관객과 소통하고파” 그는 지난 50년 세월을 뒤돌아보면서 “춤도 춤이지만 자료수집하느라 참 바쁘게 지냈다. 이사할 때 무용 관련 책만 트럭 10대분이 넘었다. 이런 것들이 작품의 골격을 세우고 무너지지 않게 하는 튼튼한 인문학적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춤의 매력은 진정 무엇일까. “인간이면 지닐 수 있는 핏빛 움직임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공들여닦여지고 정신이 들어간 움직임을 통해 미학적으로 보여질 때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력을 쌓은 실 하나가 내 가슴에서 저쪽 사람의 가슴으로 건너갈 때 금실이 되는 것처럼 춤의 매력은 세련미와 정성들여 쌓은 공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60대 중반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여전히 청춘이다. 건강비결을 묻자 “걷기를 주로 하고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으며, 예술과 관련되지 않는 불필요한 곳에는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한다”면서 “가끔 식구들과 먹거리가 좋은 데 찾아가는 것을 작은 행복으로 여긴다”고 대답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1년에 한두 편씩 창작 춤극을 만들어 가급적 소극장 무대에서 관객들과 더 가까워지겠다고 말한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국수호는 88올림픽 개막식 등 안무가로도 명성 춤극의 지평 넓혀 1948년 전북 완주에서 태어났다. 1964년 전주농고 1학년때 스승 정형인 선생한테 농악과 한국음악, 장단 등을 익혔다. 그해 공식무대인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장구춤을 췄다. 이후 서라벌예대에서 무용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연극영화를, 중앙대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했다. 1973년 국립무용단에 입단했고 이듬해 ‘왕자호동’을 시작으로 30여 편의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안무를 병행해 안무가로도 명성을 쌓았다. 88올림픽 개막식과 2002년 월드컵 개막식 공연의 안무를 맡았고 국립무용단 단장, 서울예술대 교수, 중앙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1987년에는 국수호디딤무용단을 창단해 ‘무녀도’ ‘대지의 춤’ ‘한국 환상’ ‘봄의 제전’ ‘명성황후’ 등으로 춤극의 지평을 꾸준히 넒혔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전북농악지도 대통령상(1971년), 88올림픽 개회식 안무 ‘화합’(국무총리표창), 최우수 예술가상 한국예술평론가협회 작품상(1988년), 한국 예술평론가협회 선정 20세기를 빛낸 인물(1999년),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총괄안무 대통령표창(2003년), 올해의 예술가상 춤극 ‘고구려’(2006년) 등이 있다. ‘세계 춤 기행문집- 춤 내사랑’ ‘국수호 춤 작품집-국수호의 춤’ 등의 저서를 펴냈으며 현재 국수호디딤무용단 예술감독 겸 이사장을 맡고 있다.
  • [깔깔깔]

    ●현대소설의 새로운 해석 1 1. 김동인의 ‘감자’ “너 피곤해 보인다.” “안 그래도 요새 집에 감 자.” -노역에 시달리는 여인의 이야기 2. 하근찬의 ‘수난이대’ “지하철 타고 보니 순환이데….” -지하철 순환선을 잘못 탄 시골 청년 이야기 3. 전광용의 ‘꺼삐딴 리’ “네가 커피 탔니?”. -시키지도 않은 커피를 타서 내온 비서 이야기 4. 김동리의 ‘무녀도’ “에고, 개똥아. 이 문 여도∼” -닫힌 문을 혼자 힘으로 열지 못하는 치매 걸린 할머니 이야기 6. 이문열의 ‘금시조’ “이거 너무 피곤한데….” “금 쉬죠∼.” -노동력 착취에 항거하려고 고용주와 맞서 싸우는 노동자 이야기
  • [부고] 첫 외국 진출 ‘1세대 발레리노’ 이상만씨

    [부고] 첫 외국 진출 ‘1세대 발레리노’ 이상만씨

    한국 1세대 발레리노 이상만씨가 지난 8일 오후 10시 37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66세. 고인의 삶은 한국 발레리노의 개척사와 궤를 같이한다. 1948년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대 작곡과에 진학했다가 무용의 매력에 빠져 한양대 무용학과로 옮겼다. 이 학교에서 국내 발레리노로는 최초로 무용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0년 임성남발레단에 입단했다가 이후 국립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로 활약했다. 1977년 국립예술아카데미에서 3년간 숙식제공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내셔널 발레 일리노이’에 들어가면서 한국 남성 발레리노로는 처음으로 외국 발레단에 진출한 무용수로 이름을 남겼다. 미국내 여러 발레단에서 활동하던 그는 1985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성을 딴 ‘리 발레단’을 만들어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공연을 올렸다. 그는 늘 한국의 것에서 소재를 찾아 창작했다. ‘메밀꽃 필 무렵’, ‘무녀도’, ‘김삿갓’, ‘화원’ 등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며 무대에서도 열정을 쏟아냈다. 림프암으로 투병 중이던 지난해 12월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 창작발레 ‘무상’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발레할 힘이 떨어진다”면서 항암제도 마다하며 무대에 올랐던 그의 열정에 동료와 관객들은 뜨거운 눈물과 박수로 화답했다. “아마도 난 겨울의 ‘무상’이 날 기다리고 있기에/ 그것은 오직 하나뿐인 나의 뜨거운 자유이기에”라는 그의 시 구절처럼 그는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상의 무대에서 내려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영희씨와 아들 은호·수현씨, 딸 영란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9시 30분. (031)787-1509.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미래의 인물 처용

    [최동호 새벽을 열며] 미래의 인물 처용

    창작 뮤지컬 ‘무녀도’를 오후 내내 보고 돌아와 메일을 열어 보니 연극 ‘처용, 오디세이’ 초대장이 날아와 있었다. 그리스 신화와 처용의 결합이라는 테마가 흥미로워 내용을 살펴보았다. 연출자는 네 가지 측면에서 다루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오디세우스가 처용이 되고 처용이 오디세우스가 되는 과정이며 다음은 처용의 아내와 정절을 상징하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이야기이다. 세 번째는 오디세우스와 그 아들의 갈등을, 마지막 네 번째는 역경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와 다른 인물들의 소통을 화두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연출자가 주제 설정 과정에서 과연 처용가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울산에서 개최된 ‘처용문화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용축제를 국제적 축제로 격상시키고 싶다는 의욕으로 다양한 행사가 거행됐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처용의 정체성 문제다. 과연 처용은 누구인가 하는 것이 첫 번째 의문인데, 더 중요한 것은 처용가의 가사 내용을 어떻게 새롭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처용이 동해에서 나타났다는 기록을 근거로 그가 외래인인 동시에 서역인이었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6일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2013 경주 이스탄불 문화엑스포’에서 필자는 처용이 튀르크 계열의 인물이었을 것이며 터키인들의 먼 조상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런데 필자에게 중요하게 느껴진 것은 처용가 가사 내용에 대한 해석이다. 이번 심포지엄을 준비하면서 필자는 처용가를 다시 한번 세밀하기 읽어 보고 다시 해석하게 됐는데, 여기에는 그동안의 논란을 불식하는 부분을 담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처용가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인 제4구 ‘다리가 넷이로구나’라는 부분에 대한 해석이다. 지금까지는 이 부분을 사건의 현장이라는 시각에서 풀이했다. 필자는 이 구절은 구체적·사실적 현장이 아니라 상징적 장면으로 보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왜냐하면 처용이 등장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은 정사의 자리가 아니라 역병을 퇴치하기 위한 제의적 자리다. 그러므로 아내의 다리가 아닌 두 개의 다리는 의인화된 역신의 다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처용은 역병과 대결할 수 있는 강력한 예견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현장에서는 실재하지 않지만 역신의 두 다리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역신을 인격화해 아내를 침범한 자라고 보고 그로 인해 아내가 열병을 앓고 있다고 상상한 것이다. 처용이 밤늦게 다닌 것도 이렇게 본다면 만연한 역병을 치료하러 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바로 자기의 아내 또한 역병에 걸린 것을 깨닫게 됐을 것이다. 처용은 자신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해 이를 퇴치해야 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까지 간통의 현장으로 잘못 해석해 온 처용가는 새로운 생명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신라인들은 왜 이렇게 처용가의 가사 내용을 구성했을까 하는 것이 문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극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장면 묘사를 통해 역병을 퇴치하는 강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오해의 소지가 있음에도 강한 퇴치 효과를 얻기 위해 현장감을 전면에 부각시켜야 했던 것이다. 신라인들은 바이러스나 콜레라와 같은 병명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역병이 밖에서 온 것처럼 이역에서 온 강력한 힘을 가진 자가 이를 퇴치해 줄 것을 간절히 소망했을 것이다. 역병 귀신을 퇴치하는 힘과 더불어 관용과 화해의 정신을 발휘하는 복합적 의미가 처용가에 내포돼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처용은 오늘의 디지털 시대에도 새롭게 탄생할 수 있는 신화적 인물이다. 그는 이 시대에 소통과 화해의 산증인이 될 것이며 디지털 코드 여러 문화 콘텐츠의 주인공이 될 미래의 인물이기도 하다.
  • 전국 해수욕장 해파리 주의보

    국립수산과학원은 전국 연안에 독성 해파리가 출몰, 해수욕객들이 해파리에 쏘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12일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연안에서 해파리 모니터링한 결과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물해파리, 커튼원양해파리 등이 전국 연안에서 나타나고 있다. 강독성인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전북 연근해와 전남 서쪽과 남쪽 해역, 경남과 부산, 경북 해역 등 56곳에서 출현하고 있다. 특히 전북 무녀도·어청도·개야도, 경남 장승포 근해, 부산 기장 연근해, 경북 포항 근해, 제주도 인근 해역에서 높은 밀도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5일 12.6%였던 출현율은 지난 1일 27.5%로 높아졌고 8일에는 42.6%로 높아졌다. 약독성인 보름달물해파리도 경북 연근해 등 44곳에서 출현하고 있다. 특히 전남 남쪽 해안과 경남, 부산, 경북 일부 해역에서 고밀도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남 득량만 연안과 경남 진해, 창원, 진동만, 고성 연안, 울산 온산 연안, 경북 포항·울진·영덕 연안, 강원 고성 연안에서 관찰되고 있다. 강독성인 커튼원양해파리도 경남 연근해 등 11곳에서 출현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내 최대 책잔치 서울국제도서전 19일 개막

    국내 최대 책잔치 서울국제도서전 19일 개막

    국내 최대의 책잔치인 서울국제도서전이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19회째를 맞은 이번 도서전의 주제는 ‘책, 사람 그리고 미래’. 주빈국인 인도 등 25개국 610개 출판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올 도서전에선 ‘조선 활자 책 특별전’ ‘김동리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인문학 아카데미’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조선 활자 책 특별전에선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등 조선시대의 활자가 한자리에서 공개된다. ‘무녀도’의 작가인 김동리 특별전에는 애제자였던 박경리, 이문구의 책과 유품이 함께 전시된다. 박범신, 신달자, 조경란, 이승우, 김혜나, 정지아, 김숨 등 21명의 국내 대표 작가들은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독자와 만난다. ‘인문학 아카데미’에선 유시민, 박웅현, 이현우 등의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주빈국인 인도는 아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타고르와 마하트마 간디에 관한 도서 등을 전시한다. ‘인도의 영혼들’에선 테레사 수녀(평화상) 등 인도의 노벨상 수상자 7명을 소개한다. 인도 작가인 게타 다르마라잔이 방한해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인도는 세투마드하반 국립도서재단 회장과 23개 출판사 대표자들로 이뤄진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 비시누 프라카시 주한 인도 대사는 “인도에선 매년 6만개 출판사가 10만종의 책을 출간한다”며 “고대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의 부인으로 전해지는 인도 아유타국의 스리라트나 공주를 다룬 만화책 외에 10권의 인도 어린이 도서를 한국어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도서전에는 수교 50주년을 맞은 캐나다의 출판 현황과 문화도 소개된다. 캐나다의 동화 작가인 캐럴린 메롤라가 독자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형규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은 “출판사 외에 서점, 도서관, 출판유통 업체 등이 모두 참여해 풍성한 축제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장료는 학생 1000원, 일반인 30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나는요, 섬마을 에디슨 물로켓대회 1등 하려고 차타고 배타고 1박2일 달려가요

    나는요, 섬마을 에디슨 물로켓대회 1등 하려고 차타고 배타고 1박2일 달려가요

    전북 군산 앞바다의 무녀도는 인구 500여명의 작은 섬이다. 우주과학자를 꿈꾸는 황현민(10)군은 무녀도초등학교의 유일한 4학년생. 섬소년이라고 무시하면 곤란하다. 폐CD를 이용해 물건을 안전하게 자를 수 있게 한 ‘안전 썰개 도우미’로 올해 전북 발명경진대회에서 수상할 정도로 남다른 손재주를 지녔다. 황군의 심장은 벌써 두근거린다. 제35회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챌린지 대회 물로켓 부문 전북지역 예선에서 10대1의 경쟁을 뚫은 황군은 25일 충북 청원 공군사관학교에서 열리는 본선대회에 나선다. 청원까지 가는 데만 꼬박 1박 2일이 걸린다. 대회는 70m 떨어진 표적 중앙에 가깝게 물로켓을 떨어뜨릴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물로켓의 원리는 간단하지만, 고득점을 얻기는 쉽지 않다. 페트(PET)병으로 만든 로켓에 적절한 양의 물과 압축 공기를 넣어 압력을 올린 뒤 마개를 제거하면 페트병 속 공기 압력에 의해 물이 밀려나면서 로켓은 반대쪽으로 날아가는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이용한 것. 황군은 “내 손으로 만든 물로켓이 하늘 높이 날아가는 것을 보면 꼭 우주비행사가 된 느낌”이라면서 “1등을 해서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고군산군도 새만금지구에 편입

    고군산군도가 새만금지구에 편입된다. 정부는 고군산군도를 새만금지역에 포함시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새만금특별법 시행령을 다음 주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전라북도 군산 앞바다의 섬들로 이뤄진 고군산군도를 새만금개발구역과 연계시켜 관광지역으로 개발하고,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다. 9일 국무조정실과 군산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40일 동안의 입법예고가 끝난 뒤 법제처 심의를 거쳐 6월 중순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고군산군도는 지난해 개정된 새만금특별법에서 새만금지구로부터 제외돼 오는 9월 새만금개발청 출범과 함께 군산시 산하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고군산군도가 새만금지구에 편입되면 중앙정부가 투자 유치 등 개발을 주도하고, 도로 등 기반시설 건설을 국비로 지원하게 된다. 반면 마구잡이 개발을 막기 위한 기본계획 및 실시계획에 따라 개인의 재산권 행사에 일정 부분 제한이 불가피해진다. 이 때문에 일부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그동안 군산시는 환경보전과 개인 재산권 행사 등의 이유로 고군산군도의 새만금지구 편입을 반대해 왔다. 그러다 전라북도 측의 중재를 받아들여 고군산군도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이 지역을 새만금지구에 편입하는 데 동의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독자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국고 지원 등 중앙정부에 개발을 맡기자는 뜻이다. 군산에서 약 50㎞ 떨어져 있는 고군산도는 선유도, 무녀도, 신시도 등 인구 400여명 이상의 유인섬 등 60여개의 섬이 대열을 이룬 멋진 경관을 자랑하지만 접근성 등의 이유로 개발이 뒤처져 왔다. 지난 1997년 국제해양관광지구로 지정된 뒤 16년째 개발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못한 채 관광단지 개발 계획을 겨냥한 투기 등 난개발이 우려되기도 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전북 초등학교 5곳 졸업생이 없다

    올해 전북도 내 초등학교 5곳은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한다. 11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익산 금성초교를 비롯한 5개 초교는 졸업생이 단 1명도 없고 개야도초교 등 3개 초교는 졸업생이 1명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창 아산초교는 개교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졸업식을 열지 못하게 됐다. 특히 군산 무녀도초, 비안도초, 선유도초 등 섬지역 학교 3곳은 모두 졸업생이 없다. 무녀도초는 2년째 졸업생이 없다. 졸업생이 1명인 개야도초, 어청도초 등도 섬지역에 있다. 이는 저출산과 이농 현상 등의 영향으로 학생 수가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도내 초교 재학생은 11만 2715명으로 2011년 12만 599명보다 7884명이 줄었다.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새만금 카지노 유치 논란

    새만금지구 카지노 유치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지구 관광개발과 투자유치 촉진을 위해 부안관광지구와 고군산지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도는 전북개발공사가 자금난에 부딪혀 지난해 말 매립공사를 중단한 새만금 부안관광지구에 카지노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애초 대규모 골프장과 복합관광단지 조성 등 다양한 관광개발이 시도됐지만 외자유치에 실패해 수포로 돌아간 부안지구에 카지노를 도입해 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15년째 민자 유치를 하지 못한 고군산지구도 무녀도에 카지노를 갖춘 120만㎡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고군산지구에 카지노와 리조트를 건설하기 위한 개발계획 변경안을 정부에 제출하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도는 부안지구와 고군산지구 등에 카지노 단지를 조성, 마카오와 같은 ‘게임시티’를 육성하면 새만금 관광개발과 민간 사업자 모집에도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의 호텔형 카지노는 수익성이 낮지만 리조트형으로 게임시티를 조성하면 체류형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는 사행성 산업인 만큼 새만금지구에 민자를 유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여론도 높다. 도의회 김대섭 의원은 “카지노 도입은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도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도 “새만금지구에 카지노를 도입할 경우 외국인 전용이라도 도박 중독자만 양산하는 막장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대규모 시설투자 없이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설립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했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할 민간 개발사업자의 자격조건 완화를 골자로 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외국인 카지노는 투자 계획서만 제출해도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사전심사제’를 도입했다. 종전과 달리 선행투자 없이 카지노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90개국 문인에게 동해표기 알린다

    다음 달 10~15일 경북 경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78차 국제 펜(PEN)대회’에 참가하는 90여개국 250여명의 해외 문인들에게 동해 표기의 당위성을 알리고 암묵적인 지지를 요청하는 관광행사가 열린다. PEN대회는 전 세계 문학가들이 문학의 증진과 표현의 자유 등을 논하는 대규모 문학행사다.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 PEN대회 간담회에서 한국본부 관계자는 “다음 달 12일 해외 문인 대상의 관광행사 첫 방문지로 ‘대왕암’(문무대왕릉)을 선정했다.”면서 “이는 삼국통일을 완수한 문무대왕이 왜 바다에 묘를 썼는지를 밝혀 (한반도 동쪽의 바다가) 일본해가 아닌 동해임을 알리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국본부는 또 일제강점기 팍팍했던 민중의 삶을 묘사한 김동리의 단편소설 ‘무녀도’의 무대인 금장대에서 시 낭송회도 연다. 한편 이번 PEN대회의 14일 총회에선 탈북 문인들이 대거 참여한 ‘망명 북한 PEN센터’의 국제 PEN 가입을 위한 투표가 열린다. 이길원 국제 PEN한국본부 이사장은 “이들은 노벨평화상을 받은 류샤오보가 이끌던 망명 중국 PEN센터와 같이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윤정희/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영화배우 윤정희가 그제(현지시간) 프랑스 문화장관이 수여하는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를 받았다.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개봉된 영화 ‘시’(詩)가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한국영화에 쌓아온 업적이 인정돼 프랑스 영화계의 추천을 받았다. 당초 알려졌던 훈장 슈발리에보다 격상된 훈장을 받을 만큼 그의 존재감은 프랑스에서도 빛나고 있다. “즐겁게 희망을 갖고 영화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45년간 한국을 대표해온 여배우의 소감치고는 겸손하고 소박하다. 프랑스가 알아보기 전부터 우리가 사랑해온 윤정희는 문희, 남정임과 함께 196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대표하는 배우다. 1200대1의 경쟁을 뚫은 신데렐라로 1966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 ‘안개’ ‘독짓는 늙은이’ ‘무녀도’ 등 300편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단 7년간의 활동으로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작품에 이름을 남긴 그는 1973년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고,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파리에 살면서 간간이 한국영화에 출연했다. ‘자유부인’ ‘만무방’이 더해졌고, 오랜 공백 끝에 출연한 영화 ‘시’는 주인공의 이름이 그의 본명인 ‘미자’였음이 말해주듯 윤정희가 있어 가능했던 영화였다. “윤정희 같은 대배우가 내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존경을 표했던 감독 이창동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주름”이라며 윤정희의 주름을 화면 가득 담아냈다. 미당 서정주는 생전에 “윤정희 이전에도 윤정희 이후에도 윤정희만 한 배우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젊음을 으뜸으로 내세우는 우리 사회에서 주름이 아름다움의 또다른 표현이 될 줄은 윤정희 전에는 몰랐다. 보톡스는커녕 흔한 주름완화제도 바르지 않았을 것 같은 그의 얼굴은 곱기만 하다.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60대 중반을 넘어선 여배우의 모습은 자유로웠다. 순리를 아는 사람의 당당함이었다. 지난해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치렁치렁한 드레스도, 화려한 회장이나 반회장을 덧대지도 않은, 소박하다 못해 조금 초라해 보일 정도의 한복을 차려입은 윤정희의 모습은 자신감 그 자체였다. 남편과 휴대전화를 공유하고, 맛깔스러운 김치를 만들기 위해 직접 멸치젓갈을 담가 친구들에게 ‘집밥’으로 대접하길 즐긴다는 윤정희. 이 여배우에게는 흘러가는 시간마저 향기롭다. 90살까지 배우로 살고 싶다는 그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후속작을 기대한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 문학영재반 ‘집현전’ 학생들의 출판기념회 가보니

    문학영재반 ‘집현전’ 학생들의 출판기념회 가보니

    지난해 12월 어느 겨울 밤. 서울 서초구의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는 문학 작품집 ‘성뒤골의 글꾼들’(좋은세상)의 조촐한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이 문집을 펴낸 주인공은 15살 까까머리 중학생부터 대학교 신입생을 포함한 열명 남짓의 예비 작가들이다. “해리포터 신드롬에 빠져서”(강승민·동대부고 1년) 혹은 “가족과 친구들의 칭찬이 좋아서”(고은별·혜화여고 2년), “한국 문학과 인문학 부흥을 위해서”(유기웅·서울시립대 1년) 등 글을 쓰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모두 한마음이었다. 작품집 제목인 ‘성뒤골’은 과거 부자촌으로 도둑이 자주 출몰했던 우면산 골짜기를 이르는 말인데, 지난해 이곳 연수원에서 동고동락하며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던 것을 기념해 지은 이름이다. 이들의 첫 만남은 2006년으로 거슬러 간다. 김재천 시인과 故 김기순 소설가, 당시 수유중 교장이던 오대석 서울시교육원장 등 문학을 사랑하는 세 사람이 함께 뜻을 모아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학생을 상대로 시와 소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집현전’이 첫 출발점이다. 집현전은 같은 해 국내 최초의 방과후학교 문학영재반인 성북교육청 문예창작 영재교육원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첫 수업 당시 중학생이었던 학생들이 지난해부터 대학의 국문학과와 문예창작과로 진학해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는가 하면, 개중에 몇몇은 이미 중·고교 시절부터 전문 작가로 등단해 시인과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집현전 1기로 참여한 문지은(영훈고 3년) 학생은 “머릿속에만 갇혀 있는 생각들을 밖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하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제 마음대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소설 쓰기의 매력”이라면서 “(소설이) 친구처럼 천천히 다가왔지만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정식 소설가로 등단해 올해 경희대 국문학과에 진학하는 구태희(명덕여고 3년) 학생은 창작소설 ‘당신이 살아남는 법’에 대해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통해 주인공의 이름을 표기하지 않고 결말도 정하지 않아, 작가가 일방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독자들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작품 설명에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손자인 김병도(방배중 2년) 학생이 직접 할아버지의 대표 작품인 ‘무녀도’에 대한 독후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김군은 “모자 사이인 모화와 욱이를 각각 샤머니즘인 토속신앙과 외래적인 기독교로 나눠 대립시키면서 당시 시대상을 제대로 묘사했고, 인물 간의 섬세한 심리 묘사도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6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소설 창작반 선생님이자 현직 소설가이기도 한 오 원장은 “최근에는 학생들 스스로 동인을 결성해 작품집을 내는가 하면 학생 신분으로 소설가로 등단한 제자도 나오고, 대학 진학도 국문학과로 할 정도로 다들 열정적”이라면서 “앞으로는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아이들과 경쟁을 해야 할 처지”라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농어촌 청소년 대상 - 본상] 전통 김 양식 혁신… 수익 증대

    [농어촌 청소년 대상 - 본상] 전통 김 양식 혁신… 수익 증대

    ●수산 임장군씨 전통적인 김 양식 채묘기법을 혁신해 김 100책당 물김 55t의 생산량을 70t까지 늘리는 등 수익증대를 일궈 냈다. 덕분에 2001년 100책으로 시작한 김 양식장은 현재 410책까지 불어나 매년 약 1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여름철 관광객에게 선유도, 무녀도 등 숨은 명소를 알리는 홍보활동을 벌였다.
  • 고군산 군도에 해상 낚시공원

    이르면 오는 2014년까지 전북 고군산 군도에 대규모 해상 낚시공원이 조성된다. 26일 군산시에 따르면 새만금 방조제 개통으로 관광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유도와 무녀도, 신시도 일대에 해상 낚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2014년까지 80억원을 들여 고군산 군도 일부 섬과 섬을 다리로 연결하거나 낚시 잔교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상 낚시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전남의 모 낚시공원을 벤치마킹한 데 이어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청과 사업타당성을 협의하고 있다. 또 국비를 지원받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사업계획안을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특히 27일 개통되는 새만금 방조제와 고군산 연결도로(2014년 준공 예정), 고군산 섬들이 하나의 패키지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으면 고군산 일대가 전국 해상 낚시관광의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초등학교 131곳 신입생 ‘0’

    올해 전국 130여개 초등학교(분교 포함)가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다. 18일 전국 교육청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 131개 초등학교에서 올해 취학예정 아동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등 대도시 제외 전국적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는 ‘신입생 제로(0)’ 학교는 경북이 34개로 가장 많고, 강원 30개, 전남 20개 등이다. 서울·부산·대구·광주·울산 등 대도시를 뺀 전국적인 현상이다. 인천은 광역시지만 서해 작은 섬이 많아 3개 학교에서 신입생이 끊겼다. 산간벽지가 많은 경북은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본교 10개, 분교 24개 등 34개교로 지난해보다 12개교 늘었다. 상주와 영덕은 5개, 봉화 4개, 포항·의성 3개, 경주·김천·영천은 각각 2개교가 신입생 없이 새학기를 맞는다. 작은 섬이 많은 전남지역 20개교도 신입생이 없다. 신입생이 단 한 명뿐인 학교도 본교 15개, 분교 19개 등 34개교에 이른다. 경남에서는 진해 웅천초 연도분교 등 본교 3개와 분교 15개 등 18개 초등학교에서 신입생들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통영 원량초 두남분교는 4명 중 2명이 졸업하고 올해 신입생을 받지 못해 전체 학생 수가 2명에 불과하다. 전북지역도 신입생 제로인 학교가 고창 대산초등학교, 군산 무녀도 초등학교, 익산 금성초등학교 등 12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학생이 달랑 한 명뿐인 학교도 5개교나 된다. ●학생수 계속 줄어 폐교 위기 인천 소청분교 이덕우(40) 교사는 “지난해에는 신입생이 한 명 있었지만 곧바로 육지로 전학 가 1·2학년이 없는 학교가 되었다.”면서 “섬지역 학생들의 이탈 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연거푸 신입생을 받지 못해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도 많다. 충남 보령 청룡초교 고대도분교는 교사와 학생이 각각 한 명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이 없어 전교생이라곤 3학년 학생 한 명이다. 학생수가 6명인 인천 옹진군 소청분교 역시 신입생이 없어 3학년 2명으로 한 학급을 편성하고, 4·5학년 4명으로 다른 학급을 편성해 전체가 2학급인 복식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수 연도초, 보성 노동초 등 본교 2개교와 섬지역 분교 18개교 등은 갈수록 취학아동이 줄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박재민 한국교육개발원 유아초등팀장은 “초등학교 신입생이 감소하는 원인은 젊은층의 이농, 농어촌 고령화, 저출산 풍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농촌에는 어린아이 울음소리가 그친 지 오래됐다.”면서 “그나마 농촌을 지키는 젊은이들이 아이를 적게 낳고 도시 학교로 보내는 경우가 많아 농어촌 학교가 폐교 위기를 맞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전주 임송학 서울 홍희경기자 shlim@seoul.co.krco.kr
  • 미리 가 본 33㎞ 군산~부안 새만금 방조제

    미리 가 본 33㎞ 군산~부안 새만금 방조제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했던가. 새만금 방조제는 거대했다. 2년 전 물막이를 끝내고 한창 막바지 도로 공사중인 새만금 방조제는 무려 33㎞에 이른다. 지난달 정부에서는 새만금을 ‘명품복합도시’로 만들겠다며 ‘새만금 종합실천계획’을 확정했고, 전북도지사가 청와대 앞으로 보낸 ‘신 엠비어천가 편지’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갑론을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갈매기는 무심히 하늘과 바다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우럭, 놀래미, 꽃게 등 뭇 바다 생명들이 노닐던 서해 앞바다가 이제 옛 지도 속에만 남게 됐다 생각하니 두려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든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인 군산을 들러, 생명의 여탈을 관장하게 된 인간의 지위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곳, 새만금 방조제를 미리 가 봤다. 군산과 부안을 잇는 이 새만금 방조제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국토 4억㎡(1억 2000만평)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바다가 육지가 되고, 섬이 뭍이 되며, 대한민국 해안선 지도를 새로 그리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어쨌든 산업용지와 농업용지 확충, 관광자원 개발 등 장밋빛 청사진이 속속 제시되면서 전라북도 사람들의 가슴을 한껏 들뜨게 만들고 있으며 전북의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음 역시 물론이다. 새만금 방조제는 아직 일반인의 통행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매주 일요일 군산시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신시도 전망대까지 무료로 달려 볼 수 있다. 최근 새만금 방조제를 찾는 사람들이 밀려들어 평소 버스 1대로 운영하던 것을 2대로 늘렸다. 군산시청 홈페이지(www.gunsan.go.kr) 또는 관광진흥과(063-450-4554)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한다. 일요일 오전 10시40분 시외버스터미널, 군산역(11시10분)에서 출발한다. 이밖에 야미도, 신시도 현지의 낚싯집, 민박집, 식당집에 사전에 연락하면 새만금 방조제를 밟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매주 일요일 군산시 시티투어 운영 새만금 방조제 둘러보기는 군산 비응도쪽에서 시작했다. 일반인에게 상시 공개되는 부분은 부안군 쪽의 새만금전시관 앞 1㎞ 남짓뿐이긴 하지만 새만금 방조제의 위용과 서해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기에 좋다는 전북 사람들의 추천으로 비응도 방향을 선택했다. 군산 쪽은 방조제가 도로보다 높게 만들어진 부안 쪽과 달리 방조제가 도로보다 낮아 좌우의 물길을 함께 볼 수 있어 확 트인 느낌이 좋다. 시인 이재무는 바다를 ‘생명의 자궁’이라고 불렀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산간오지가 자연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듯 바다 또한 사람의 접근성이 떨어지기에 시인의 이런 평가도 가능했으리라. 실제 수천 종에 이른다는 바다 생명들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바다에 의지해 끈질긴 삶을 이어오고 있다. 군산 비응도 어귀에는 고깃배 몇 척이 출렁이고 있었고, 저수지 낚시터 좌대처럼 바다에 집 모양의 배를 띄워 밧줄로 묶어 놓고 뭍과 바다를 오가는 어민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역시 조만간 다른 생명의 자궁을 찾아 불안한 새 삶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황금빛 낙조 꼭 보고 오세요” 사람들이 서해를 찾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황금빛 낙조다. 낙조를 보고 있노라면 쇠락하는 마지막 순간에 아름다워야 진정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곤 한다. 특히 이 낙조가 더욱 아름다운 까닭은 때로는 비켜서고, 때로는 반사되면서 바다 사이에 점점이 떠있는 사람 사는 섬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서다. 포장도로와 비포장이 반복되는 방조제를 10분 남짓 달리자 야미도(夜美島)가 나타났다. 밤에 더욱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의 섬이다. 하지만 이미 방조제와 조우해 섬의 상당 부분이 파헤쳐진 채로 시뻘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섬인 신시도(新侍島) 역시 마찬가지. 문득 의문이 들었다. 야미도와 신시도를 여전히 ‘~도’라고 부르며 섬 대접을 해야 할까. 다른 이름을 주는 것이 옳을지, 아니면 이름에서라도 옛 추억을 간직하라며 그대로 놔두는 것이 나을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았다. 군산 앞바다가 자랑하는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 역시 신시도와 다리로 연결되며 섬 아닌 섬으로 변신하게 됐다. 신시도 전망대에 올라서면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조만간 바다와 육지로 운명이 갈릴 좌우 물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시도와 가력도 두 곳에서 썰물 때면 갑문을 열어 새만금의 물을 빼고, 밀물이 되면 갑문을 닫는다.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대역사(大役事)를 차츰 진행하고 있다. 새만금의 주변 군산에는 터벅터벅 걸으며 둘러볼 곳이 지천이고, 서해에 의지한 먹을거리가 많다. 일제 수탈의 전초기지라는 악역을 맡았던 아픈 기억이 묻어 있는가 하면 벌써 수 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는 시인 고은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옛 군산세관은 1908년 지어졌다. 대한제국 시절 국내에서 유일한 세관 건물이었으며 일제 강점기 때 남은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일제가 국내 물자를 수탈해 가기 위해 만든 곳이다. 군산세관은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듯 이제는 기념관으로 남아 100년 전의 풍경, 일제의 수탈, 만행 등의 기억을 온 몸으로 품고 있다. 또한 신흥동에 있는 히로쓰 가옥은 전형적인 일본인 무인가옥의 형태를 지니고 있어 ‘장군의 아들’과 같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 국가등록문화재(183호)로 지정됐다. ◆군산 출신 시인 고은 발자취따라… 히로쓰 가옥을 나와 왼쪽으로 20m 남짓 걷다 우회전 하면 불쑥 솟아오른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이곳이 군산중학교 중퇴자에 불과한 고은 시인이 특채돼 영어, 국어를 가르친 군산북중이 있던 곳이다. 뿐인가. 장항과 군산 사이를 오가는 철선을 타곤 했던 소년 고은이 1978년 혼을 토해내듯 써내려간 기다란 시 ‘갯비나리’는 그가 바다를 바라보고 살았던 군산 소년이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으리라. 조만간 이곳에 고은의 문학세계를 기리는 ‘만인보문학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여행수첩 ▲가는 길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군산 나들목에서 빠지면 된다. 옛 기억과 낭만을 찾아 떠난다면 장항선을 타 보자. 종점인 장항역에서 내려 5분쯤 걸으면 장항과 군산을 잇는 철선 도선장이 나온다. 20분 남짓 올라탄 배가 군산에 도착한다. 금강하구둑이 만들어지며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기에 무용론도 나오고 있어 조만간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두르자. ▲먹을 거리 전국 팔도 간장게장 없는 곳이 없지만, 군산의 간장게장은 특히 유명하다. 대표적인 곳은 군산횟집(063-442-1114)으로 일주일 정도 숙성시켜 내놓는 간장게장이 짜지도 않고 맛있어 맨입으로도 계속 먹게 만든다. 간장게장 백반이 1인분에 2만 5000원이다. 1㎏(큰 꽃게 3~4마리 정도)을 포장해 가면 6만원이다. 글 사진 군산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고군산군도 호텔·마리나 조성 동북아 제1의 휴양관광지로

    고군산군도 호텔·마리나 조성 동북아 제1의 휴양관광지로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전북 고군산군도가 동북아 최고의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될 전망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은 17일 전북도청에서 미국의 부동산 개발 전문업체인 페더럴(Federal Development)사와 ‘고군산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 투자협약(MOA)을 맺었다. MOA는 양해각서(MOU)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협약으로 개발 가능성이 한결 높다. 이번 투자협약은 페더럴사가 2020년까지 9200여억원을 투자, 군산시 옥도면 고군산군도 일대를 고급 휴양형 국제해양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에따라 전북 서해안 일대는 세계에서 가장 긴 33㎞ 새만금방조제와 드넓은 배후지역, 해양관광지 등을 두루 겸비한 환태평양시대 거점지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동북아의 진주’로 개발 고군산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은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지구에 포함된 군산시 옥도면 신시·무녀·선유·장자도 일대 4.4㎢(132만평)에 복합해양리조트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고군산군도 해안선을 따라 부티크 호텔, 테마호텔, 별장형 콘도 등 고급 관광숙박시설과 마리나, 요트하우스 등 해양레저시설을 조성해 동북아는 물론 북미와 유럽의 관광객까지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또 카지노, 해수워터파크, 오션마켓 등 해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관광시설을 집중 배치해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고군산군도 4개 섬 가운데 신시도가 우선 개발된다. 페더럴사는 1단계로 2012년까지 3700억원을 들여 대형 호텔 2개와 콘도, 관광어시장 등을 건설하게 된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개발에 필요한 기반·편익시설을 지원한다. 이어 2차 사업으로 2020년까지 5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무녀도와 선유도, 장자도 일대에 요트하우스, 카지노, 해수 워터파크 등 해양레저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도는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고군산 국제해양관광지가 동북아 제1의 휴양형 복합해양리조트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달 후면 사업 가시화 해외자본을 유치해 추진하는 대형 관광개발사업은 대부분 양해각서만 교환하고 무산되는 사례가 많지만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이춘희 청장은 “통상 해외자본과 맺는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이번에 맺은 MOA는 한 단계 더 진전된 것으로 적어도 50% 이상의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관례상 이례적으로 페더럴사가 2개월 이내에 이행보증금 200만달러(약 26억원)를 전북도에 예치해야 하도록 협약을 맺어 앞으로 두달 후면 사업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청장은 “협약 이행조건으로 두 달 안에 이행보증금을 예치토록 했기 때문에 페더럴사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면서 “조성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토지매입 등 일부 걸림돌을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전북의 숙원인 고군산군도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주변 새만금관광단지와 방조제 다기능부지 메가리조트 조성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면서 “새만금을 동북아 제1의 관광레저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는 전북도의 비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고래도 춤추게 하는 긍정의 마법

    고래도 춤추게 하는 긍정의 마법

    ‘고래도 춤추게 하는 긍정의 힘!’ 경기침체에 구조조정의 칼바람까지 부는 2008년 가을. 사회 곳곳에서 절망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세상을 바꾸는 진짜 힘은 ‘긍정’에서 나오게 마련이다.12일 오후 6시50분에 첫 방송되는 MBC의 파일럿 프로그램 ‘춤추는 고래’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으로는 결코 볼 수 없는, 평범한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과 희망이 재발견된다. 교양과 예능을 접목한 이 프로그램은 ‘불만 합창단’과 ‘인간 택배 릴레이’라는 두 코너로 구성된다.‘불만 합창단’은 개그맨 박준형과 정종철이 공동 진행한다. 정정당당하게 면전에서 말하지 못하고 뒷담화로만 이어졌던 심각하고 진지한 불만들을 코믹송으로 풀어낸다. 일상의 작은 문제에서 사회적 이슈까지 말 못하는 속앓이를 드러내고 공유해 카타르시스를 느껴 보자는 취지다. ‘불만 합창단’의 첫 번째 출연팀은 쌍둥이 엄마들.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부러울 것 없다는 쌍둥이지만, 엄마들의 생활은 전쟁이다. 옷도 장난감도 무조건 두 개씩 구입하다 보니 생활비는 두 배로 든다. 쌍둥이는 무조건 말썽꾸러기라고 여기는 주위의 편견 어린 시선도 곱지 않다. 쌍둥이를 낳고 키워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지 못한다는 쌍둥이 엄마들의 불만. 쌍둥이 엄마들의 설움과 눈물은 과연 어떠한 불만합창곡으로 탄생하게 될까. 엄마들은 가족은 물론 일반인들이 가득 모인 야외공연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선보인다. 개그맨 이수근이 진행을 맡은 ‘인간 택배 릴레이’는 한 사람의 소중한 사연이 담긴 선물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불특정 다수가 참여해 목적지까지 릴레이로 배달하는 코너다. 자기 한몸 추스르기도 어려운 요즘, 단순히 물건만 배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들의 정성과 마음을 전달하면서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큰 감동과 사랑을 전달하자는 것이 이 코너의 취지다. 이 코너의 첫 출연자 주부 이미라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4년 넘게 고향인 전라북도 군산시 무녀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씨를 대신해 MC 이수근이 선물이 담긴 배낭을 메고 배달의 길을 나섰다. 이수근은 오직 길에서 만나는 일반인들을 설득해 선물이 담긴 배낭을 목적지인 무녀도까지 배달해야 한다. 이씨가 살고 있는 경기도 안산에서 고향까지의 거리는 가장 빠른 길로만 간다고 해도 무려 182km. 이 길 위에서 과연 몇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자발적인 인간 택배원으로 뛰어 줄 수 있을 것인지.5박 6일간의 감동 릴레이가 펼쳐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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