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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에 보복관세 물려도 된다”… WTO, 中 손 들어줬다

    “美에 보복관세 물려도 된다”… WTO, 中 손 들어줬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조치에 맞서 중국에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미중 통상갈등이 다시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플레이션 잡기’에 사력을 쏟고 있는 조 바이든 미 정부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 생겼다. WTO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이 일부 중국산 제품 상계관세 부과에 대한 WTO의 판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매년 중국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6억 4500만 달러(약 7730억원) 상당의 물품에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WTO의 분쟁해결기구(DSB)에 보복관세 부과 승인을 요청할 수 있다. DSB가 승인하면 보복관세 효력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공산품 22개 품목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곧바로 중국은 WTO에 제소했다. 2014년 WTO는 “미국이 제시한 보조금 입증 자료가 불충분하다. 보조금 계산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미국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2019년 중국은 “미국이 2014년 WTO 결정을 준수하지 않는다”며 “해마다 24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조치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WTO에 요구했다. 이번 WTO 발표는 이에 대한 판단이다. 미국은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며 해당 조치를 맹비난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에서 “WTO 회원국이 중국의 보조금으로부터 자국의 노동자와 기업을 보호할 능력을 훼손한다”며 “중국의 비시장 경제 관행을 감싸고 공정하고 시장 지향적인 경쟁을 저해한다. WTO 개혁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판정 금액이 중국의 당초 요구액보다 작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WTO가 중국에 새로운 ‘관세 무기’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판정이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과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우리는 미국 패권주의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상징적 조치이긴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악화시키고자 무기화를 검토할 수도 있다. 다만 중국이 실제로 보복관세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곧바로 미국이 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려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이 촉발될 수 있어서다. WTO는 이번 사건과 별도로 2019년에도 중국에 최대 36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 보복관세를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까지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7일 “대만 외교공관을 개설한 리투아니아에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을 WTO에 제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U는 “중국이 리투아니아산 내용물을 함유한 다른 유럽 국가들의 수출품까지 겨냥해 피해가 상당하다”며 제소 이유를 밝혔다.
  • 그래핀이 뭐길래, 중국 스파이짓도 서슴잖아

    그래핀이 뭐길래, 중국 스파이짓도 서슴잖아

    ●신소재 그래핀, 차세대 산업 만능 소재로 주목‘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 먹는다’ ‘꿈의 신소재’ 그래핀 기술 확보를 두고 세계 각국이 기술과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기술 냉전’ 중인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반도체와 희토류의 무기화에 이어 그래핀으로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단단하기는 강철의 200배에 이른다. 동시에 형태를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는 유연성과 신축성이 좋은 데다 어디에든지 적용 가능할 정도로 투명하다. 이런 특징에 반도체 제조와 디스플레이, 양자컴퓨터, 전기 자동차와 의료, 우주·항공을 비롯해 군사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그래핀을 차세대 산업의 혁신적인 소재로 보는 국가들은 첩보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기술 확보에 치열하다. 29일 외신 보도와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그래핀 연구를 주도하는 국가는 영국이다. 2004년 그래핀을 처음 만든 영국은 그래핀에 사활을 걸다시피 투자하고 있다. 영국은 맨체스터대학에 국립그래핀연구원(NGI)를 설립, 2011년부터 6100만 파운드(980억원 상당)를 투입했다. 또 2014년부터 2억 9500만 파운드(4700억원 상당)를 투입했다. 맨체스터대학은 흑연에서 그래핀을 처음 분리해낸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재직하던 곳으로, 이들은 2010년 노벨상을 받았다. ●중국 그래핀 기업 인수 추진에 영국 발칵…투자 경계령도이뿐 아니다. 영국에서는 제대로 입증된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도 그래핀 기업으로 포장하면 투자금이 몰릴 정도다. 오죽하면 ‘묻지마 투자’에 영국 금융감독청(FCA)가 2017년 그래핀 투자 경계(alert)를 발령했을 정도다. 영국 남부 웨일스 항구도시 스완지에 있는 퍼페투스(Perpetuus)를 중국 지본이 인수하려한다는 영국 일간 가디언의 지난해 9월 보도로 영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퍼페투스는 그래핀을 만드는 회사로, 영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학자 저우종푸가 퍼페투스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보고 국가 안보차원에서 조사하고 있다. 저우종푸의 자금엔 배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중국은 이미 그래핀을 미래 핵심산업으로 보고 기술 확보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국가 최고지도자가 관심을 갖고 주시하는 분야다. 2015년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맨체스터대학의 국립그래핀연구원(NGI)을 방문할 정도로 관심을 표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과 영국의 5세대(5G) 통신인프라망에서 배제된 중국 거대 통신 제조업체 화웨이는 2015년 맨체스터의 NGI에 4000만 파운드(640억원 상당), 케임브리지 그래핀 센터(CGC)에 4000만 파운드를 각각 지원하면서 기술 확보를 노리고 있다. 중국은 그 체제 특성상 그래핀에 얼마나 투자하는지 베일에 가려 있다. 2018년엔 싱크탱크인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ASPI)는 중국이 군사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영국 대학에 군인을 유학생으로 위장해 보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투자 간만 보는 한국 대기업… 국가가 장기 지원해야”유럽연합(EU)는 그래핀 연구를 선도하기 위해 ‘그래핀 플래그십’에 2013년부터 10억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EU는 회원국끼리 광범위한 협업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단일 연구 프로젝트로 최대 지원금이다. 한국 역시 그래핀에 연구가 깊어 상당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 각국이 민간 수준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래핀이 얼마나 확장성이 있을 지에 대해 대기업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적극적인 투자 없이 간만 보는 정도”라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응용 분야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가장 급하다”고 말했다. 반면에 미국은 그래핀 연구에 상당히 뒤쳐져 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첨단 연구와 기술 개발의 선도적 역할을 많이 해 왔지만 그래핀에서는 상당히 뒤쳤다는 자성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2017년 3월부터 하원 ‘에너지 상업 소위윈회’에서 미국이 연구에 얼마나 뒤쳐져 다루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국립과학재단(NSF), 에너지부가 펀딩하면서 그래핀 연구에 실탄을 쏟고 있다. NSF가 2800만달러(334억원 상당),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3000만달러(350억원 상당)를 투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홍병희 그래핀스퀘어 대표(서울대 화학과 교수)는 “그래핀과 같은 첨단 분야는 소재 대량 생산에서부터 응용제품 개발까지 수십년이 걸리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지원하는 자금은 단기 성과에 급급하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최소 십년 이상 지원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김정은처럼 푸틴 겨눈 바이든… 러 천연가스 대체할 공급처도 모색

    김정은처럼 푸틴 겨눈 바이든… 러 천연가스 대체할 공급처도 모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국가원수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재할 것이라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또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로 서방국 내 분열을 노리지 못하도록 대체 공급처 모색에도 나섰다. 경제적 제재와 동맹 결속 그리고 군사력 집중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인근의 한 상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제재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침공”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미국 제재 대상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수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등 세계적 인권유린·독재 정권의 수장들이 이름을 올렸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금융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은닉 자산을 찾는 것은 어렵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개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연간 수입은 1000만 루블(약 1억 5000만원), 자산은 자동차 3대와 아파트 정도라는 것이다.이에 미국 내에서는 푸틴의 연인으로 알려진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예바 등 측근도 제재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카바예바는 2014년 대형 언론사 그룹 회장으로 취임해 120억원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 고위 당국자는 전화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미국 등의 지역에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천연가스 물량을 파악 중”이라며 “유럽이 겨울과 봄을 날 수 있도록 충분한 대체 공급망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력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미국은 24일(현지시간)부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지중해에서 진행 중인 ‘넵튠 스트라이크 22’ 훈련에 자국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를 중심으로 한 항모전단을 참가시켰다. 이와 별개로 미군 8500명에 대한 유럽 배치 준비태세 강화 지시도 내렸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트위터에 미 정부가 승인한 2억 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의 일부인 “재블린(미 대전차 미사일)이 키예프에 도착했다”며 이날 세 번째 도착분의 규모가 80t에 이른다고 썼다. 이날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28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며 “만약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이 뤄진다면 대가는 매우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숄츠 총리도 러시아가 긴장 완화를 위한 명백한 조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레이디 알카에다 석방을” 美예배당서 인질극

    미국 텍사스주 콜리빌의 유대교 회당에서 일명 ‘레이디 알카에다’의 석방을 요구하며 대치하던 인질범이 숨지며 약 10시간 만에 사태가 종료됐다. CNN·AP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연방수사국(FBI)과 경찰 특수기동대(SWAT)의 인질 구출 작전 도중 용의자가 사망했으며 랍비 등 인질 4명은 모두 무사하다고 전했다. 이 중 1명은 사건 발생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먼저 풀려났다. FBI 등에 따르면 무장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 인질범 1명은 테러 단체 알카에다와 연관된 파키스탄 출신 여성 과학자 아피아 시디키의 석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시디키는 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하고 브랜다이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과학자다. 2010년 징역 86년형을 선고받고 텍사스의 한 공군기지에 수감 중이다. 그는 2008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체포 당시 화학무기 제조법과 에볼라바이러스 무기화 계획, 자유의 여신상 등 테러 계획이 적힌 메모를 소지해 ‘레이디 알카에다’로 불렸다. 시디키의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아피아 시디키는 인질극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질범은 이날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예배 과정에서 욕설을 하는 모습이 처음 포착됐다. FBI는 인질범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함구했다. 
  • [김균미 칼럼] ‘블랙스완’에 무관심한 대선후보들/편집인

    [김균미 칼럼] ‘블랙스완’에 무관심한 대선후보들/편집인

    “카자흐스탄 사태, 또 하나의 ‘블랙스완’” 지난 8일자 경제지 1면 머리기사의 제목이다. 2일부터 연료비 폭등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주말까지 이어지고 러시아 공수부대까지 투입되자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인 라이스타드가 내놓은 경고다. 블랙스완은 니컬러스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의 2007년 저서에서 따온 용어로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사고를 뜻한다. 세계 우라늄의 40%를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이다. 카자흐 당국이 10일 시위 사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하고, 치솟던 국제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불안정하다. 러시아가 2002년 집단안보조약기구 창설 이후 처음 군대를 파견해 옛소련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지정학적 위험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에 이어 세계경제에 또 하나의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데도 여야 대선 캠프 어디에서도 반응이 없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격돌도 심상치 않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을 막겠다며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여 병력을 집결해 언제든 침공할 태세다.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러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에 대해서도 여야 모두 언급이 없다. 몇 년째 이어지는 미중 패권경쟁에 미러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외교적·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졌다. 희토류에 이어 리튬까지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중국과 글로벌 공급망을 새로 짜려는 미국 사이에서 한국은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의 핵심 이익인 홍콩과 대만에 대한 입장까지 선택의 연속이다. 북한 관련 안보 이슈에 대한 무관심도 닮은꼴이다. 북한은 지난 5일에 이어 11일 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데, 여야 후보 어느 누구도 성능이 크게 개량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핵개발 우려에 입장 표명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북한의 두 번째 미사일 발사 직후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외신기자 질문에 핵을 탑재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가정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선제타격론을 거론하며 냉온탕을 오갔다. 한반도 주변 환경이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대선후보들의 대외정책 공약은 국익을 최우선하는 당당한 외교, 실용 외교라는 레토릭뿐이다.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 민생대통령”과 “책임 있는 변화”를 다짐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탈모 건강보험 적용’과 ‘병사 월급 200만원’ 등 2030세대를 겨냥한 핀셋 공약,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들이 대부분이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까지 44개의 소확행 공약을, 윤 후보는 5개의 ‘심쿵약속’을 내놓았다. 북한이 일주일이 멀다 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데, 외교안보 이슈는 여전히 뒷전이다. 어느 나라건 대통령 선거는 국내 이슈가 선점한다. 하지만 소확행, 심쿵공약에 빠진 대선 후보들을 보고 있으면 국제 정세와 국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은 있나 걱정된다. 선거에 대외정책이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해도 대통령 후보라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대외정책의 큰 그림은 그리고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후보들은 남은 기간 한국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놓고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해야 한다. 허울뿐인 거대 담론도 식상하지만 작은 이슈에 매몰된 대선도 유권자들은 원하지 않는다.
  • [열린세상] 국가급 공급망 관리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가급 공급망 관리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지난해 10월 중순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조치로 촉발된 요소수 품절 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물류 대란이 발생하고 화물용 차량의 피해가 속출했다.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요소수 품절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는 곧 부산과 인천 항만의 화물차 운행 중단으로 이어졌다. 정부의 긴급한 외교적 협의와 국내 생산을 중단했던 기업의 생산 재개 노력으로 수급이 안정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현재의 공급망을 유지한다면 미봉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장기적 수급 안정화 계획을 세우는 게 절실한 것이다.  이번 요소수 대란과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현재 수급에 문제가 없더라도 산업 전반에 영향력이 큰 물자에 대한 전략물자 지정 및 비축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입품 공급망 전반을 검토하고, 특정 국가 의존 비중이 높은 품목을 조사하고 선정해 수급 불안 가능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이때 국민의 생산 활동, 방위사업, 물가 안정,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급망을 평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역 분쟁과 더불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병 재난을 포함한 여러 비상 상황 시에도 긴급히 대처할 필요가 있는 물자를 파악하고 중점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해운, 항공 등으로 물자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글로벌 경제에서 특정 국가의 공급망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며 국가 안보라는 명분하에 많은 국가들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면서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 7월에 발생한 일본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센터를 만들어 일본산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 및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신속하게 도입했다. 지난 요소수 품절 사태를 계기로 지원센터 등 일본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마련된 민관 협력 단체를 우리나라가 가진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분석 및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확대 개편해 국가급 공급망 관리 컨트롤타워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이 컨트롤타워는 요소수 사태와 같은 공급망 리스크 발생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리스크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효과적으로 위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요소수 대란의 시작은 비용 문제로 인해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산 요소에 의존해 왔던 것으로부터 비롯됐다.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볼 때 단일 공급처를 선택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선 우위를 가지지만 복합 공급처에 비해 공급의 불확실성이 높다. 그리고 이는 실제 산업에서 비용 측면보다 더 중요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자원의 무기화 등 단일 공급처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비해 국내 생산기술 및 설비를 최소한도로 확보하고 운영 능력을 유지·지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글로벌화된 공급망 아래에서 여러 나라는 보호무역 부활 등을 통해 자신의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에 발생한 한일 무역 분쟁, 2020년 코로나19 마스크 품귀 현상, 2021년의 요소수 사태에 이어 최근 중국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희토류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는 석탄 수출 규제를 시작했다. 글로벌화된 공급망에서 리스크 예측과 그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탄력적인 공급망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단순히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는 팔로어가 아니라 이를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무버(mover)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 있도록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을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 [이필상의 경제정론] 정치와 경제를 함께 잃는 선거/전 고려대 총장

    [이필상의 경제정론] 정치와 경제를 함께 잃는 선거/전 고려대 총장

    3월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나라를 올바르게 발전시키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조기에 극복하고 위기에 처한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그러나 막상 선거는 유례없는 파행이다. 주요 대선후보의 본인, 가족, 측근을 둘러싼 갖가지 비리와 의혹을 놓고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다. 더욱 문제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선심정책을 남발하는 것이다. 아예 나라의 미래 비전과 발전에 대한 논의는 접고 인기에 영합하는 공약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해 국가재정이 파탄하고 나라가 부도의 함정에 빠진 남미와 남유럽의 사례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경제불안이 심각하다. 당연히 정부의 조속하고 확실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손실보상이 선거 포퓰리즘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손실에 대한 지원이 후보들 간 ‘돈의 전쟁’으로 바뀌었다. 제1야당 후보가 자영업자 피해 전액 보상을 위해 5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하자 집권여당 후보는 당장 보상하자고 호응했다. 제1야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이 손실보상 규모로 100조원을 제시하자 집권여당 후보는 곧바로 화답했다. 막상 정부는 실현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손실의 내용, 지원 방법, 국가재정 상태, 지원의 효과 등에 대한 파악 없이 지원금액 경쟁을 벌인다. 표심만 사면 된다는 계산이다. 정부 정책의 실패로 가격폭등을 가져온 주택 문제에 대해서도 선거 포퓰리즘이 난무한다. 집권여당 후보는 100만 가구 기본주택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무주택자 누구나 저렴한 임대료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제1야당 후보는 30만 가구 청년 원가주택의 공급을 들고 나왔다. 건설원가로 주택을 분양하고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가 차익 70% 이상을 보장해 주는 방안이다. 지금 정부는 주택의 공급을 묶고 대출 제한, 조세 강화, 거래허가 등 규제에 초점을 맞춰 정책에 실패했다. 주요 대선후보들은 근본적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어디에 무슨 돈으로 어떻게 짓겠다는 방법도 없이 유권자의 선호에 맞춰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기본소득, 기본대출, 청년도약 등 현금공약과 노동이사제, 종합부동산세 환급, 증권거래세 폐지 등 경제정책에 대한 주요 후보들 간 정치무기화 경쟁이 도를 넘는다.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진퇴양난이다. 대외적으로 미국과 중국 경제전쟁의 포로로 잡혀 보호무역의 압박이 거세다. 대내적으로 경제가 고용창출 능력을 잃고 가계부채가 급증한다. 국가부채도 사상 최대로 늘어 정부의 재정여력도 소진 상태다. 코로나19 피해로 기업의 폐업과 근로자 실업은 계속 증가세다. 수출이 늘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나 미래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표만 되면 선심을 불사하는 포퓰리즘이 판을 치고 있어 선거가 정치도 망치고 경제도 망치는 현상을 낳고 있다. 정치의 경제농단은 뿌리 깊은 해악이다. 선거 때만 되면 여야 후보들은 경제를 수단으로 삼아 선심공약을 남발한다. 정책 대결 대신 상대방 약점 공략에 집중한다. 동시에 이념, 세대, 빈부 갈등을 유발해 지지세력을 결집한다. 선거가 끝나면 집권세력은 인사와 이권을 독점하고 지지계층에 우호적인 정책을 편다. 이번 대선에서 경제의 정치적폐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와 경제가 함께 산다. 여야 후보들은 경제가 정치의 덫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살아나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대선후보들은 의혹을 밝히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네거티브 공방을 멈추고 대신 정책 대결을 벌여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피해, 일자리, 가계부채, 주거불안 등 민생문제 해결과 산업성장, 성장동력 회복, 양극화 해소 등 경제발전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 엠마 왓슨 ‘팔레스타인 지지’ 인스타 게시물에 이스라엘 ‘발끈’

    엠마 왓슨 ‘팔레스타인 지지’ 인스타 게시물에 이스라엘 ‘발끈’

    배우 엠마 왓슨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에 이스라엘 정부 고위 인사들이 날을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게시물이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듯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엠마 왓슨의 친(親) 팔레스타인 게시물이 ‘반유대주의’ 분쟁을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왓슨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 장면 위에 “연대는 동사다(Solidarity is a Verb)”라는 글귀를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이 11일동안 가자지구를 폭격한 당시 ‘배드 액티비즘 컬렉티브’라는 단체가 게시해 각국의 유명 인사들이 공유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왓슨은 또 파키스탄 출신의 영국 페미니스트 철학자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저자인 사라 아메드가 ‘연대’의 의미를 제시한 문구를 인용했다. 이 게시물에 이스라엘의 전·현직 유엔(UN) 주재 대사들이 한목소리로 그를 비판하고 나섰다. 유엔 주제 이스라엘 대사와 네타냐후 정부의 과학장관을 역임했던 대니 다논은 그의 게시물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고,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호그와트 기숙사 ‘그리핀도르’의 감점 제도를 패러디해 “반유대주의로 그리핀도르 10점 감점”이라고 덧붙였다.길라드 에르단 현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자신의 트위터에 왓슨의 게시물을 공유한 뒤 “소설이 해리포터에서는 통할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그랬다면 마법으로 여성을 억압하고 이스라엘의 전멸을 추구하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폐해를 없앴을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이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라는 점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항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인디비지블 프로젝트’ 공동 이사로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올랐던 레아 그린버그는 다논 전 대사의 비판에 대해 “기본적인 표현마저 가로막기 위해 반유대주의를 악의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겸 활동가인 모하메드 엘 쿠르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왓슨의 게시물에 대해 “아주 단순한 진술일 뿐”이라면서 “유대주의자들은 어디에서나 광분한다. 정말 우습다”고 비꼬았다. 왓슨의 게시물은 100만명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으며,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FreePalestine’, ‘#PalestineWillBeFree’ 등의 해시태그를 달며 응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 입 연 푸틴 “중국과 함께 무기 개발…서방, 러 안보 보장해야”

    입 연 푸틴 “중국과 함께 무기 개발…서방, 러 안보 보장해야”

    러-서방 갈등 증폭 상황서 직접 밝혀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에 “누구도 위협 안 해”“러, 중국과 상호 신뢰하며 세계안정 기여”“유럽 가스가격 폭등은 러시아 책임 아냐”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냉전 수준으로 커진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서방은 러시아로부터 자신들의 안보를 보장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러시아에 안보를 보장해줘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첨단 기술 무기를 함께 개발한다”고 직접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문 앞에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요구가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등 서방에 러시아의 안보 보장 방안을 제시한 푸틴은 “공은 서방으로 넘어갔다”라면서 “내년 1월 제네바서 미국과 안보보장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의 공격 가능성과 관련,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군사 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푸틴은 중국과의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중국과 첨단 기술 무기를 함께 개발한다”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상호 신뢰하고 있으며 세계 안정에 함께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푸틴 “비우호적 행보에 단호히 대응”“자국 안보·주권 지킬 행동할 권리 있어” 이날 푸틴의 발언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러시아와 미국, 유럽 국가들의 긴장이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 해체 이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안보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포진해 유럽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를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 크림반도를 군사력으로 병합한 것과 같은 사태의 조짐으로 경계한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동유럽 확장, 우크라의 나토 가입 추진 등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을 그간 밝혀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 푸틴 대통령은 “서방 동료들의 명백히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비우호적 행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자국 안보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행동을 할 충분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해 타국의 안보를 희생해선 안 된다’는 유라시아 대륙 안보의 ‘불가분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러시아 국경 인근 접근과 관련, 미국으로부터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을 받길 원한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우리에겐 장기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어떠한 법적 보장도 믿을 건 못 된다. 왜냐하면 미국은 여러 이유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국제조약에서 손쉽게 탈퇴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푸틴 “무력 충돌, 절대 우리 선택 아냐”서방 “러, 벨라루스 난민 이용 유럽 위협”  푸틴 대통령은 “무력 충돌과 유혈은 절대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문제들을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면서 “하지만 최소한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으며 명확히 규정된 법적 보장을 원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러시아 인근으로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이 전개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루마니아에 이미 배치됐고 폴란드에도 배치될 예정인, (미국의 유럽 MD 시스템에 속한) 발사대 MK-41은 토마호크 공격미사일 발사를 위해 변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이 (군사)인프라가 더 이동하고 미국과 나토의 미사일 시스템이 우크라이나에 나타나면, 이 미사일들이 모스크바까지 비행하는 시간은 7~10분으로 줄어들 것이고, 만일 극초음속 미사일이 배치되면 5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인 벨라루스를 위성국가로 삼아 동유럽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서방 언론에서는 벨라루스가 국경을 맞댄 나토 동맹국이자 유럽연합(EU) 회원국 폴란드에 중동 이주민들을 밀어 넣은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서 난민들을 이용해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그런 주장을 일축해왔다.푸틴, 유럽 가스 가격 폭등에 “유럽 문제를 러시아 책임이라니 부당” 이러한 전방위 갈등 속에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가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자원을 무기화한다는 우려까지 사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은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보내는 주요 가스관 가운데 하나의 가동을 중단해 가스값 급등을 부채질했다. 러시아가 추운 겨울에 맞춰 유럽을 정치, 사회적으로 흔들기 위해 가스공급을 조절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순전히 상업적 이유로 이뤄진 조치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근 유럽 내 가스 가격 폭등과 관련해 “러시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 있는 전시관 모스크바 마네주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유럽의 가스 문제를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가스 문제는 유럽이 자체적으로 일으킨 것이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유럽의 가스 가격 급등과 전혀 관련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등 가스프롬과 장기 계약을 맺은 국가들은 현재 훨씬 낮은 가격을 누리고 있고, 심지어 이웃 국가에 가스를 판매해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독일로 가는 일부 러시아산 가스가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재판매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이 회견은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취재진 507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면으로 열렸다.
  • 美, 이번엔 中 바이오 묶는다… 홍콩 관련주 최대 20% 폭락

    美, 이번엔 中 바이오 묶는다… 홍콩 관련주 최대 20% 폭락

    “인권탄압 이용”… 20곳 거래 제한 명단드론업체 DJI 등 8곳, 블랙리스트 예고반도체·배터리 등 자국 공급 강화 포석바이든 압박 커질수록 중러 더욱 밀착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5일 화상 정상회담으로 ‘밀월 공조’를 과시하자 이에 질세라 미국 정부도 전방위적 ‘중국 제재 폭탄’으로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반도체와 드론에 이어 바이오 기업까지 겨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중국 바이오 기업 20여곳을 ‘엔티티 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에 이들 업체의 기술이 쓰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에 오르면 미 정부의 허가 없이 미 기업에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수 없어 중국산 의약품의 세계 판매가 어려워진다. 이 소식으로 지난 15일 홍콩 증시에서 관련 종목들이 10~20% 하락해 항셍지수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생명공학 기술이 인권 탄압에 이용된다’는 논리는 다소 궁색한 면이 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 정부가 의약품 등 핵심산업 공급망을 중국에서 완전히 분리하려는 속내를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미 백악관은 반도체와 배터리, 희소금속, 의약품 등 4개 품목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사시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 위협’에 맞서 자국 제조 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상무부의 중국 바이오 기업 제재 움직임은 백악관의 ‘큰그림’ 안에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FT는 또 “미 재무부가 중국 드론업체 DJI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업체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 등 8곳을 ‘중국 군산(軍産) 복합기업’ 블랙리스트로 올린다”고 밝혔다. 위구르족 감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인들의 투자가 전면 금지된다. 지금까지 미 재무부 블랙리스트에 지정된 중국 기업은 60곳이다. 블룸버그통신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 중신궈지(SMIC)에 대한 규제 강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D램 반도체 초미세 공정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구입만 금지됐지만, 앞으로는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제조 장비 전반을 차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뢰빙거 TCW그룹 신흥시장 리서치 담당 상무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에 상장된 많은 중국 기업들은 이제 ‘게임 끝’”이라며 “미국과 중국 정부 사이의 불신 수준을 감안할 때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2024년이 되면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대부분 상장폐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럴수록 중국은 러시아와 밀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몰아붙이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중러를 동시에 억제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악몽”이라고 경고했다.
  • 문 대통령, 호주 국빈방문…‘공급망 다변화’ 물꼬 트나

    문 대통령, 호주 국빈방문…‘공급망 다변화’ 물꼬 트나

    한국 정상 호주 국빈방문 12년만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초 외국정상 방문광물 공급망 안정적 구축 등 논의할 듯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3박4일 일정으로 호주 국빈방문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요소수 사태’로 촉발된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감안해 호주 정부와 적극적인 경제외교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상이 호주를 국빈방문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주가 초청한 최초의 외국 정상으로, 양국 논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3일에는 수도 캔버라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후 전쟁기념관을 찾아 한국전쟁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의 만찬을 갖는다. 14일에는 시드니로 이동해 호주의 야당인 노동당 앤서니 알바네이지 대표를 면담하고 호주 경제인들을 만나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적 구축을 위한 협력을 주제로 간담회를 한다. 이어 15일 귀국한다.청와대 측은 “최근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 핵심 품목들의 경우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국빈방문은 원자재와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은 전 세계 전략 금속 공급망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IT(정보기술) 제품과 군용 무기 생산에 필수인 ‘희토류’ 공급을 관리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에 중국이 본격적으로 서방국가를 겨냥해 전략물품을 ‘무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호주는 희토류가 풍부하고 리튬이나 니켈 등 천연자원도 많이 생산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에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 청와대 설명이다. 다만 이번 방문을 중국이 불편한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호주 등 이른바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국가들은 내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호주와 중국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라며 “양국과 우호적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 핵협상 첫날부터 기싸움… 이란 “제재부터 풀어라”

    핵협상 첫날부터 기싸움… 이란 “제재부터 풀어라”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저지하고 그 대가로 경제 제재를 풀기 위한 이란과 세계 강대국들의 협상이 5개월 만에 재개됐다. 회담 첫날 참석자들은 결과를 낙관했지만 이란과 미국의 기싸움이 치열해 협상 타결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후 핵무기 제조 수준에 바짝 다가선 이란은 선제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조 바이든 현 미국 행정부는 이란이 고농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해야 제재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7차 회담이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팔레 코부르크 호텔에서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 호텔은 6년 전인 2015년 7월 핵합의가 이뤄진 곳이다. 서방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지난 8월 당선된 이후 재개된 회담에는 이란과 영국, 중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대표가 참석했다. 협상 의장인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은 “핵합의를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감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고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미하일 울리야노프 러시아 대표부 대사는 “두 개의 실무 그룹인 ‘핵 활동’과 ‘제재 해제’를 구성해 회담이 진행되고 있으며 첫날 대화는 꽤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은 첫날부터 강경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파 핵 협상가’로 평가받는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무부 차관은 미국과 서방 동맹국에 추가 제재가 없을 것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회담 참가국들이 불법적이고 부당한 미국의 제재 상황이 먼저 해제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간접적으로 회담에 참여하는 미국의 롭 말리 이란 특사는 회담장 인근 호텔에서 회담 상황을 전해 들으며 협상 전략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제재 해제에 반대하는 이스라엘은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노골적인 외교전에 나섰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근접한 순도 90%의 우라늄 농축을 준비하고 있다’는 첩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은 이미 핵합의에 허용된 한도의 16배인 60%까지 우라늄을 농축했으며 1~2년 후면 핵무기화 기술을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동맹국에 보내는 영상 메시지에서 “이란의 핵 협박에 굴복하지 말라”며 “이런 살인정권에 보상을 주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란이 핵시설을 감시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협상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라 사무차장은 “이란 국민의 고통을 끝내는 것도 시급하지만 핵 프로그램을 투명한 감시하에 두는 것은 긴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사설] 급한 불 끈 요소수 사태 ‘주범’은 임기말 기강해이다

    [사설] 급한 불 끈 요소수 사태 ‘주범’은 임기말 기강해이다

    물류대란으로 번질 뻔한 요소수 사태는 중국이 한국 기업과 계약한 물량을 반출하기로 허가하면서 급한 불은 끄게 됐다. 외교부는 어제 “우리 기업들이 가계약했던 물량 1만 8700t에 대한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중국 측에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계약한 물량이 정상적으로 들어온다면 2~3개월은 사용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피했으니 3개월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자원의 무기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제2의 요소수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줬다. 특정 국가, 특히 중국에 대한 전략물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상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자원 속국’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도 함께 얻었다.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공공연한 협박을 한 것도 이 같은 기형적인 교역 구조에 따른 것이다. 올 1~9월 수입품목 1만 2586개 가운데 중국 비중이 80% 이상인 품목은 1850개나 된다. 전기차 배터리만 해도 중국이 원료 수출을 제한하면 당장 국내 기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본다.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주요 원자재 가운데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 기업들이 생산을 중단한 품목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세제·금융 지원을 통해 국내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갖추고 최소한의 비축분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무엇보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임기말 정부의 기강해이가 주범이다. 지난달 11일 중국의 수출품목 규제 조치 이후 현장에서 요소수 부족 사태가 진행됐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가 골든타임을 놓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제 “요소가 아닌 ‘요소비료’ 정도의 문제로 생각했다. 이토록 파급력이 클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요소는 주요 관리품목이 아니어서 중국이 수출을 제한했을 때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오판을 인정했다.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종전선언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뿐 요소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란이라고 국민 불안을 부추기니 매점매석이 일어나고 수급 차질이 생긴다”고 정부의 무능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적반하장 격 행태를 보였다. 감사원은 관련 부처의 이 같은 행태가 직무유기에 해당하는지 철저히 감사하고 문제점이 드러난 관련자들은 엄중문책해야 한다.
  • 공급망 쥐고 경제 흔드는 미중… 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회담

    공급망 쥐고 경제 흔드는 미중… 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회담

    한국 요소수, 미국 반도체, 유럽 마그네슘 등 공급망 대란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전면에 부각됐다. 효율성과 낮은 가격을 추구하던 시장 중심의 ‘글로벌 분업’은 저물고, 경제 부문의 전유물로 취급되던 공급망을 새롭게 안보로 인식한 미중 정부는 개입에 서슴없다. 경제와 안보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한국은 더이상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안미경중)이라는 기존 공식에 매달릴 수 없게 됐다. 차기정부는 다음주 화상으로 열릴 예정인 첫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보면서 새 틀을 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다음주에 화상으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며 “정확한 날짜는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르면 다음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확인했다. 화상이나 그간 통화만 두 번 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 마주하는 자리다.미국은 양국 간 갈등 심화보다 ‘경쟁 속 협력’을 강조하는 자리로 삼으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미중 사이에서 압박을 받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숨 쉴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경제안보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중 갈등의 접촉면은 안보와 통상에서 공급망으로 넓어지는 모양새다. 중국이 미국의 우방인 호주를 길들이려 지난해 10월부터 석탄수입을 금지했다가 석탄에서 추출하는 암모니아로 만드는 요소가 부족해지는 대란을 겪으며 한국이 유탄을 맞은 데 이어, 요소를 원료로 하는 비료 가격이 세계 곳곳에서 급등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 3일 요소 가격은 1t당 751달러로 지난달보다 21% 올랐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증산을 거부하며 치솟은 천연가스 가격 때문에 전기료가 오르자 비료 공장들이 가동에 애로를 겪는 탓도 있다. 이에 따른 비료가격 급등은 농산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도화된 세계화 탓에 규명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각국과 각 품목은 밀접하고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이에 미국은 ‘신뢰 못할’ 중국을 배제하고 동맹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현상을 풀겠다며 지난 8일(현지시간)까지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에게 관련 정보를 내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은 지난 2월 반도체, 전기차용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을 핵심 4대 품목으로 정한 데 이어 방위, 공공보건, 정보통신, 에너지, 수송, 농산물 등 6개 분야에 대해서도 내년 2월 말까지 공급망 검토를 진행 중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한국의 요소수 품귀 사태를 계기로 세계 공급망 경쟁에서 자국의 강력한 경쟁우위를 확인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더 나아가 이를 미국 등 서구세계의 압박에 대항할 전략무기로 삼자는 주장도 대두된다. 인민일보 계열 런민즈쉰은 “한국의 위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더욱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며 “만약 서방국가가 집요하게 (중국과의) 대항을 추구하면 (공급망이 부메랑이 돼) 자신도 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도 “중국은 희토류와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한다. 미국 등이 우리를 계속 괴롭히면 이런 자원을 활용해 반격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글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현지 외교가에서는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안미경중’을 고수하는 것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전략 물자의 수출을 제한했다면, 미국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백신을 안보 물자로 취급하면서 수출길을 막은 바 있다는 것이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고 중국도 권위주의 강도를 높이면서 한국 기업들이 미중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한국은) 중국에 시장 개방 확대 및 보복 행위 중단을 요청하고,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에도 (미국 중심) 공급망에서 한국의 몫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권윤희의 월드뷰] 푸틴 성희롱 뒷말에…러시아 “美앵커 다리 좀 보라” 미인계 물타기

    [권윤희의 월드뷰] 푸틴 성희롱 뒷말에…러시아 “美앵커 다리 좀 보라” 미인계 물타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성희롱적 발언을 놓고 뒷말이 나오자, 러시아가 국영방송사를 동원해 물타기에 나섰다. 17일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은 지난주 ‘러시아 에너지 주간’ 행사에서 인터뷰 사회를 맡은 미국 앵커가 미인계로 푸틴 대통령을 현혹하려 했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미국 CNBC 앵커 해들리 겜블은 지난 13일 ‘러시아 에너지 주간 2021’ 행사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 인터뷰를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 앵커는 러시아가 유럽 천연가스 공급량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며 가격 급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천연가스 무기화 의혹이 언짢았던 푸틴 대통령은 “아름다운 여자다. 예쁘다. 그런데 내가 말하는 건 딱 한 가지인데도 앵커는 마치 내가 얘기를 못 들은 것처럼 곧장 반대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아냥거렸다. 이를 두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14일 “천연가스 공급을 둘러싼 유럽과 러시아의 갈등에 대해 이해하기에는 너무 아름답다는 소리”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미국 앵커를 겨냥해 성차별적 발언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논란을 의식한건지 러시아 언론은 도리어 앵커가 미인계를 썼다며 트집잡기식 보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은 이례적으로 앵커의 몸짓 언어를 하나하나 분석 보도했다. ‘푸틴의 입’으로 알려진 로시야-1 언론인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작정한 듯한 몸짓 언어”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장면만 모아 담은 영상을 소개했다. 앵커 ‘미인계’ 트집잡는 러시아키셀료프는 “패션쇼에 서는 모델처럼 이번 푸틴과의 만남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한 것 같다”면서 앵커가 행사 참가 직전 몸무게를 감량했다고 밝혔다. 이어 앵커의 옷차림이 과했다고 지적했다. 키셀료프는 “팔과 다리가 훤히 드러난 짧은 민소매 원피스에 높은 하이힐을 신었다”면서 “디자이너 크리스찬 루부탱은 해당 하이힐을 두고 노골적인 여성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스타킹도 신지 않은 맨 다리에는 업무 중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반짝이는 오일을 발랐다. 다리로는 계속 무얼하는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수시로 움직이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머리칼을 계속 쓸어내리는 행동 역시 성적 매력을 어필하려는 몸짓 언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눈웃음을 치고 입술을 핥으며 혀를 낼름거렸다. 페미니스트의 비난이 두렵지 않은 듯 공개석상에서 스스로 성적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이 같은 러시아 측 물타기에 미국 언론계는 공분했다. 데일리비스트 칼럼니스트 줄리아 데이비스는 “과거 미국의 한 여성 외교관이 바지 정장을 입은 것을 두고 러시아를 모욕했다고 하더니, 이제는 치마를 입었다고 앵커를 비난한다”며 로시야-1의 위선적 보도를 질타했다. 파이낸셜타임스 편집자 데이비드 셰퍼드 역시 “얼굴은 예쁜데 내 말은 듣지 않는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이 그의 목소리만큼이나 음침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앵커의 행동에 관한 전문가 분석은 어떨까. 몸짓 언어(보디랭귀지) 전문가로 트럼프 등 정치인 행동 분석을 했던 주디 제임스는 앵커의 보디랭귀지가 확실히 ‘플러팅’(Flirting), 즉 추파던지기는 맞다고 설명했다. 몸짓 언어 전문가가 말하는 ‘플러팅’제임스는 “푸틴 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보여준 앵커의 보디랭귀지는 신기하고 매우 노골적”이라고 평가했다. 앵커가 푸틴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추파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고개를 숙인 채 눈을 치켜뜨거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행위, 눈썹을 빠르게 올렸다 내리고 손에 쥔 펜을 굴리는 행동,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대는 모습 등은 모두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추파 던지기로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는 특히 다리가 길어보이도록 피부색과 비슷한 구두를 신어 눈길을 끈 뒤, 다리를 푸틴 대통령 쪽으로 돌리고 수시로 꼬았다 풀었다는 반복하는 건 영락없는 플러팅 기법이라고 전했다.그러면서 인터뷰 진행자가 상대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거나 원하는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거짓 추파’를 던진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임스는 “플러팅(Flirting), 즉 추파던지기는 친밀한 관계를 암시하며 인터뷰 대상자가 진행자를 신뢰하고 더 개방적으로 대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대상자로부터 과시를 끌어내는데, 특히 플러팅에 자극받은 정치인은 해야 할 말보다 더 많은 말을 불쑥 내뱉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방 속에도 정작 당사자인 CNBC 앵커 겜블은 의연한 모습이다. 자신의 다리를 강조한 사진을 1면에 대문짝만하게 실은 러시아 경제신문 코메르산트를 들고 “최고의 각도”라며 웃어보였을 정도다. 러시아 공급량 동결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 폭등한편 러시아는 유럽 요청에 따라 공급량을 늘리겠다고 했던 푸틴 대통령 말과 달리 다음달 공급량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18일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또 최대 18% 폭등했다. 유럽에서는 가스 도매 가격이 올 1월 이후 250% 올라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치솟고 있다. 이 같은 급등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유럽의 가스 최대 생산국인 러시아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고의로 가스 공급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존재한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승인을 두고 유럽과 러시아가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CN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허튼소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계약에 따른 최대 공급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 측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공급량을 더 늘릴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청을 받으면 받은 만큼 (가스 공급량을) 늘릴 것이다. 요청을 거부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일단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공급량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은 상태다.
  • 하와이 경찰, 로봇견 스팟 투입…코로나 시국에 노숙자 체온 측정

    하와이 경찰, 로봇견 스팟 투입…코로나 시국에 노숙자 체온 측정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하와이 경찰국이 로봇견 스팟(Spot)을 일선 현장에 투입한 사실이 공개됐다. 로봇견 스팟은 시속 약 4.9㎞로 이동, 최대 13.6㎏ 무게의 짐을 옮길 수 있는 것으로, 판매 가격은 한 대당 약 7만4500달러(약 8325만 원)다. 호놀룰루 시 경찰국은 로봇 경찰견 스팟을 현장에 투입,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노숙자 체온 측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 로봇견을 직접 투입하는 현상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인권 침해 등 윤리적인 문제와 일부 경찰에 의한 로봇견의 무기화 가능성 등을 놓고 비난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사실이 현지 언론들을 통해 일제히 보도된 직후 상당수 주민들은 로봇 경찰견을 남용한 개인 정보 불법 열람 및 촬영이 수반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하와이 미국 시민자유연합은 “로봇 경찰견이 노숙자를 겨냥한 치안 및 코로나19 방역 업무에 치중돼 있다는 점을 경찰국이 강조하고 있다”면서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 로봇 경찰견이 다른 부정한 용도로 남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지난 2016년 달라스 지역 경찰이 로봇견에 폭탄을 설치해 저격수를 위협했던 사건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당시 사건으로 인해 향후 로봇견이 무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은 여전한 상태라는 설명인 셈이다.논란이 가중되자, 호놀룰루 경찰국 측이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섰다. 경찰국 측은 로봇 경찰견 투입과 관련해 “보호소 관리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한정된 상태”라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범죄 수사에 활용됐던 드론이나 기타 다양한 보조 장치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경찰들의 안전 보호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로봇 경찰견은 향후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임의 투입 및 남용 사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로봇 경찰견 현장 투입 시 인권 침해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뉴욕 경찰국에서도 로봇 경찰견 스팟을 시범 운영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뉴욕 경찰국은 로봇 경찰견을 임대한 직후 파란색으로 도색, 디지독이라는 새 이름으로 경찰 업무에 투입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된 직후 대중들의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당 지역 경찰국은 디지독 운영을 전면 철회했다. 당시 사건 직후 보스톤 다이나믹스 사 마이큰 페리 부사장은 “뉴욕 경찰국에서의 시범 운영 실패로 대중에게 로봇 기술을 더욱 더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로봇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로봇견 스팟은 개인정보보호법 및 시민권법을 준수, 무기화 될 우려에 대한 모든 상황을 금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봇견 스팟은 8월 현재 미국 전역에서 약 500여 대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입된 주요 지역은 전력 회사 내 고압 구역과 건설 현장, 광산 등에서 상황 감시 업무 등이다. 이에 앞서 로봇견 스팟은 지난해 3월 하와이 대규모 건설 현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바 있다. 당시 호놀룰루 시 도심에 위치한 퀸 엠마 빌딩 내부 공사에 투입됐던 스팟은 가상 현실 소프트웨어를 탑재, 건설 현장 곳곳을 360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현장 근로자가 직접 촬영할 수 없는 일부 위험한 공사 지역에 투입된 스팟은 마치 훈련 받은 대형견처럼 작업 현장을 누볐다는 호평을 받았다. 당시에도 자율 주행 방식 대신 현장에 파견됐던 관계자의 원격 제어로 이동, 입력된 센서로 장애물을 피하는 등 자연스러운 경로 이동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폐간 위기

    홍콩 반중매체 빈과일보 폐간 위기

    홍콩 경찰이 18일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편집국장과 빈과일보 모회사의 최고경영자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SCMP는 “신문에 실린 글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성명을 내고 “외국 혹은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려 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스티브 리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 선임 경정은 “빈과일보는 2019년부터 30여건의 기사를 통해 외국 정부를 향해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는 홍콩보안법 상 외세와의 결탁 혐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 경찰은 전날 경찰 500명을 투입해 빈과일보의 사옥을 압수수색하고 라이언 로 등 5명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국가안전처는앞서 빈과일보의 운영 자금을 대온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의 자산도 동결했다. 지미 라이는 중국 본토 출신으로 홍콩으로 건너와 1980년대 의류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성공했고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홍콩의 8개 언론단체는 전날 공동명의의 성명을 통해 “당국이 언론을 겨냥해 홍콩보안법을 무기화하고 있다”면서 “취재진과 언론사 경영진을 자의적으로 체포하기 위해 신문에 실린 글과 기사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체포된 빈과일보 인사 5명의 편을 들 경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그들과 관계를 끊어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월 1일 전에 빈과일보를 폐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는 “당국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리는 누구에 대해서도 엄정한 대응을 할 것이며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홍콩의 명보는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 이전에 빈과일보 운영이 중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저항의 표시로 이날 평소보다 5배 많은 50만부를 발행했다. 빈과일보는 “신문 초판이 나오는 17일 자정 무렵부터 사람들이 곳곳의 가판대에 줄을 길게 늘어서 빠른 속도록 신문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경찰이 편집국에서 44대의 컴퓨터와 취재 자료를 압수해갔다”면서 1면부터 8쪽의 지면을 통해 전날 경찰의 압수수색 후 이날 신문이 발행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판문점·싱가포르 합의’ 명시…외교적 성과 얻었지만, 北 유인책은 한계

    ‘판문점·싱가포르 합의’ 명시…외교적 성과 얻었지만, 北 유인책은 한계

    “남북 관계 지지” 표명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유인책 없어 호응 미지수지난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물론, 판문점 선언에 대한 존중이 명문화됐다. 뿐만 아니라 남북 관계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표명과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까지 이끌어낸 것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바이든 정부 출범 초부터 집요하게 설득해온 우리 정부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제재 완화 가능성이나 적대시 정책 철회 시사 등 북측이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유인책은 없었다는 점에서 대화 재개 전망은 불투명하다. 공동성명에 ‘판문점·싱가포르 합의’ 명문화 가장 유의미한 지점은 북한이 협상 재개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남북·북미 간 기존 합의를 재확인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 비핵화, 종전선언, 적대행위 전면 중지 등이 담겼고,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 한반도의 지속적·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포함됐다.한미 정상 공동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문구도 들어갔는데, 북미 협상과 별개로 인도주의 협력 등이 지속될 수 있도록 남북 관계의 독자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응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미국이 어디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다 알려준 셈”이라며 “판문점과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동의는 적대시 정책 폐기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美 대북특별대표에 성 김 임명...文 “깜짝 선물” 특히 대북 정책 및 협상을 전담할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보여준 실용적 조치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임명 발표도 기자회견 직전에 알려준 깜짝 선물이었다”며 “그동안 인권대표를 먼저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대북 비핵화 협상을 더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북한이 꺼리는 인권문제보다 외교적 대화에 무게를 뒀다는 뜻이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가 그간 북한 인권에 대해 강력 비판했던 것에 비하면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했다는 원론적 표현만 명시됐다.“공 넘어갔다”지만 北 협상 응할 명분 부족 다만 워싱턴DC 현지 소식통은 “바이든이 대북특별대표를 선임하고 인권 문제를 원론적으로만 언급한 건 북한에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므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접촉에 응답이 없는 북한에 압박성 조치를 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일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한미는 유연성을 발휘했지만, 북이 대화에 나설 명분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협상을 앞두고) 구체적 내용을 밝힐 순 없는 상황에서 최대치를 드러내면서 공은 북한에 넘어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불편해하는 인권이나 억제는 대체로 빠졌지만, 응할 가능성은, 조심스럽지만 여전히 낮다고 본다”고 했다.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노력은 담겼지만, 공을 북한에 던져놓았으니 ‘나와라’는 식은 안된다”면서 “미국이나 제재 핑계 대지 말고 종전선언이든 판문점선언이든 이행 노력을 하고, 미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가 부정적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사일지침 종료는) 한국이 미사일 사거리를 확장하고 전략 무기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빌미 삼아 핵무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엄포 내지 움직임을 가시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서울 신융아 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yashin@seoul.co.kr
  • [사설] 미국의 ‘백신 관광 장려‘, 반인륜적이다

    미국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한 3차 접종인 ‘부스터샷’으로 쓰고도 남을 15억회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을 연말까지 생산한다. 그럼에도 백신의 자국우선주의를 넘어선 전략무기화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다. 그런 미국 뉴욕주를 비롯해 7개 주가 남아도는 백신으로 관광객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경쟁적으로 나섰다. ‘백신이 소수의 특권이 돼선 안 된다’고 했던 세계보건기구(WHO)의 우려가 현실화했다. 뉴욕시는 지난주 주요 관광 명소에서 관광객이 코로나19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 차례 맞아야 하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아닌 한 차례만 접종하면 되는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 백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알래스카주는 6월 1일부터 주요 공항에서 외국인 여행객에게 백신을 무료 접종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남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 네바다주는 이미 중남미에서 몰려온 ‘백신 관광객’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 승인 절차도 밟지 않은 채 쌓아 두고만 있다가 비판이 불거지면서 뒤늦게 일부를 인도 등 동맹국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백신 특허를 완화해 더 많은 세계인에게 접종의 혜택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 미국은 백신의 지식재산권 면제 등에도 찬성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이 반발하고 유럽연합(EU)이 “미국은 특허 완화 대신 백신 수출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시간을 끌고 있다. ‘백신 접종 관광’은 미국이 강조하는 ‘인권’과 거리가 멀다. 코로나19의 직격탄에 무슨 수라도 쓰더라도 활로를 찾으려는 관광·여행업계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부유층에게만 접종 기회가 주어지는 백신 관광에는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다. 백신 접종은 고령자의 경우 비접종보다 접종의 이익이 훨씬 크다. 이 때문에 미국 주정부에서 이를 이유로 백신 접종 관광을 장려하는 것은 비윤리적, 반인권적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의 리더를 유지하려면 현재의 ‘미국 우선주의’ 백신 정책이나 백신 관광을 당장 멈춰야 할 것이다.
  • “中 6년전 코로나 등 생물무기로 3차대전 준비” 美국무부 문건 폭로

    “中 6년전 코로나 등 생물무기로 3차대전 준비” 美국무부 문건 폭로

    중국의 과학자들이 지난 6년간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유전적 생물무기로 싸울 제3차 세계대전을 준비해 왔다는 사실이 미국의 조사기관들이 입수한 문건을 통해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8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공개한 이 폭탄 보고서에는 이런 생물무기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이 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이를 사용하기 위한 완벽한 조건과 적국의 의료체계에 미칠 영향까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중국 정부가 빠르면 지난 2015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의 군사적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이 최신 증거는 코로나19의 원인에 관한 새로운 우려를 불러일으켜 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일간지 ‘디 오스트레일리언’에 자세히 공개된 이 문건은 중국 인민해방군 과학자와 보건당국자가 작성한 것으로, 질병들을 조작해 무기를 만드는 방법을 유례 없는 방식으로 조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중국 연구소의 활동에 관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결여됐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향에 관해서 큰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문건의 저자들은 각각 화학전쟁과 핵전쟁으로 묘사된 제1, 2차 세계대전과 달리 제3차 세계대전은 생물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 연구자는 또 일본에 투하된 두 차례 원자폭탄이 강제 항복을 하게 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생물무기는 제3차 세계대전에서 승리의 핵심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문건은 또 생물무기를 사용해 최대 피해를 일으킬 이상적인 조건을 설명한다. 과학자들은 강한 햇빛이 병원균을 손상할 수 있고 비나 눈이 에어로졸 입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맑은 날이나 한낮에 이런 공격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신 밤이나 새벽, 해 질 무렵 또는 흐린 날씨 속에서 풍향이 안정된 상태에서 사용해야 에어로졸을 목표 구역으로 흘러가게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 문건은 또 이런 공격으로 병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를 급증하게 해 적의 의료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우려로는 우한 바이러스학연구소에서 진행된 중국의 ‘기능 획득’에 관한 연구를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 바이러스학자들이 더욱더 전염되기 쉽고 치명적인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톰 투겐다트 영국 하원 외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 문서는 당 지도부에 조언하는 일부 사람의 야망에 관한 큰 우려를 제기한다”면서 “아무리 엄격한 통제 아래에 있어도 이들 무기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화학무기 전문가인 해미시 데브레턴고든도 “중국은 이런 실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연구소들을 규제하고 단속하려는 시도를 모두 막았다”고 말했다. 이 문건의 존재는 호주 언론인 섀리 마크슨이 쓴 신간 ‘우한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What Really Happened in Wuhan)을 통해 지난 7일 처음으로 밝혀졌다. ‘유전적 생물무기로서의 신종 인공 바이러스’(New Species of Man-Made Viruses as Genetic Bioweapons)라는 이름의 이 문건은 “서로 다른 과학 분야의 발전에 따라 생물학적 제제의 전달에 큰 진전이 있었다”면서 “예를 들어 미생물을 동결 건조하는 새로 발견된 능력은 생물학적 작용제를 저장하고 공격 중에 이를 에어로졸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분석가들은 이 문건의 저자들은 고위험으로 분류된 연구소에서 재직 중인 18명이라고 밝혔다. 피터 제닝스 호주전략정책연구원 원장도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생물학적 연구는 앞으로 무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연구 능력에 명확한 구별은 없다. 왜냐하면 연구 능력이 공격적으로 사용되는지 방어적으로 사용되는지는 과학자들이 내리는 결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만일 당신이 생물학적 공격으로부터 당신의 군대를 보호하기 위해 표면적인 기술을 쌓고 있다면 동시에 당신의 군인들에게 이 무기를 공격적으로 사용할 능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두 가지를 분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보기관들은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의 유출 결과일 수 있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아직 이 바이러스가 의도적으로 유출됐다는 것을 암시할 만한 증거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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