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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라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라

    박세웅 등 마운드 부진·타선 침묵 日과 실력차 극복 못 해 0-7 완패 임기영 등 세대교체 가능성 확인‘선동열호’가 숙적 일본의 벽을 넘는 데 결국 실패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결승에서 일본에 0-7로 완패해 준우승(상금 500만엔·약 4900만원)에 그쳤다. 일본은 3전 전승으로 초대 챔피언에 올라 상금 2000만엔(약 1억 9500만원)을 챙겼다. 대만을 제치고 1승 1패로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일본야구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개막전 패배 설욕에 나섰으나 투타 모두 무기력했다. 타선은 단 3안타에 허덕였고 7명이 등판한 마운드는 홈런 등 장단 11안타를 맞고 8볼넷을 남발했다. 이날 패배로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래 일본전 통산 성적은 20승 23패로 더 밀렸다. 선동열 감독도 일본을 상대로 한 대표팀 사령탑 데뷔 첫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선동열호는 일본과의 수준 차를 실감하면서도 장현식(NC), 임기영(KIA), 김하성·이정후(이상 넥센) 등 젊은 선수의 가능성을 봐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결승 선발 중책을 맡은 박세웅(롯데)은 1회부터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3이닝 3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부진했다. 1실점에 그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반면 일본 선발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는 공은 느리지만 빼어난 제구력으로 7이닝 3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농락했다. 한국은 4회 선취점을 내줬다.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의 볼넷,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의 야수선택으로 몰린 무사 1, 2루에서 도노사키 슈타(세이부)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박세웅에 이은 심재민(kt)이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선 감독은 김명신(두산)을 올려 힘겹게 불을 껐다. 한국도 곧바로 5회 1, 3루 기회를 잡았으나 기대했던 박민우(NC)가 2루 땅볼로 돌아섰다. 박민우는 경기 전부터 앓았던 복통이 심해져 최원준과 교체됐다. 한국은 5회 말 추가 3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김명신이 연속 안타를 맞자 김윤동(KIA)이 나섰지만 도노사키에게 1타점 적시타, 니시카와 료마(히로시마)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줘 1차전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한국은 0-4이던 6회 야마카와의 2타점 적시타에 추격 의지마저 잃어버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성희롱은 만성 문제…지속적 정신 피해 일으켜”(연구)

    “성희롱은 만성 문제…지속적 정신 피해 일으켜”(연구)

    직장 내 성희롱은 보편적이고 만성적인 문제여서 지속해서 정신적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 알링턴캠퍼스 제임스 캠벨 퀵 교수팀이 1997년부터 2011년까지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조사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론은 내렸다고 미국 심리학회(APA)가 발생하는 국제 학술지 ‘직업건강심리학저널’(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퀵 교수는 “이번 결과는 직장에서 여성들이 성희롱을 당한 뒤 불안감과 우울증, 섭식장애를 겪으며 술이나 약물을 남용하고 직장 내 스트레스와 이직 의도, 무기력 등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성희롱은 조직과 직장 환경에서 보편적이고 만성적인 건강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는 성희롱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하지만,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퀵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은 성희롱 피해 남성에 관한 보고 사례가 15.3% 증가했다는 것이지만, 여전히 피해 사례 대다수는 여성들이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연구는 직장 내 성희롱의 가해자들이 관리자와 같은 직장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나 부하 직원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고객도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뒤 더 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부작용으로는 불안감과 우울증, 섭식장애, 약물 및 알코올 남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있었고 전반적인 행복 수준 또한 낮았다. 또한 여성은 남성보다 성희롱을 당할 경우 신고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성희롱을 당한 뒤 정신 건강에 문제나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더 컸다. 군대에서 남성들은 민간인 남성들보다 성희롱을 경험할 가능성이 10배 더 높았다. 하지만 성희롱을 당한 남성군인 중 약 81%는 피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심리학회(APA) 회장인 안토니오 푸엔테 박사는 “직장 내 성희롱은 심각한 정신 건강 문제다. 심리학 연구는 직장 성희롱의 원인을 이해하고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했지만, 성희롱 가해자들의 특성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어 누가 언제 어디서 성희롱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가해자들은 사회적인 양심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영악하고 유치하며 무책임하고 착취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직장 내 성희롱을 예측하는 강력한 요인은 조직의 분위기였다. 예를 들면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곳이나 관리직 대부분이 남성인 곳, 또는 직원들의 성희롱 피해 불만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곳 등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기 쉬웠다. 이번 연구는 계층에 따른 권력의 차이가 성희롱이 발생하는 근원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푸엔테 박사는 “심리학은 성희롱 예방 교육의 형태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이고 헌신적인 노력 중 그 일부가 될 때만 효과가 있다. 대부분 연구는 기업들이 성희롱 사건에 덜 관대한 일차적인 방법으로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면서 “조직은 성희롱을 금지하고 직원 인식을 높이고 신고 절차를 확립하는 정책을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과 관리자들이 성희롱 사건을 적절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선행 사건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Antonioguillem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크로아티아·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나머지 네 장은 사흘 동안 가려져

    크로아티아·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나머지 네 장은 사흘 동안 가려져

    이변은 없었다. 크로아티아와 스위스가 내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크로아티아는 13일(한국시간) 카라이스카키스 스타디움을 찾아 벌인 그리스와의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을 0-0으로 비겨 1, 2차전 합계 4-1로 가볍게 러시아행 티켓을 움켜 잡았다. 그리스는 1차전에서 많은 간격을 허용한 탓인지 무기력하기만 했다. 마치 비겨도 되는 팀 같아 보였다. 더욱이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하는 팀 컬러를 단숨에 바꾸지도 못했다. 크로아티아 역시 느슨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기회를 잡으면 매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전반 42분 이반 라키티치(FC바르셀로나)의 슈팅이 골대 오른쪽을 맞고 나오기도 했다. 후반에도 크로아티아의 점유율은 그리스보다 낮았지만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그리스는 단 하나의 유효 슈팅을 기록하고 무기력하게 경기를 끝냈다.스위스도 바젤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 경기장으로 불러 들인 북아일랜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를 득점 없이 비겨 1, 2차전 합계 1-0으로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스위스는 후반 추가시간 상대 팀 조니 에번스(웨스트브롬)에게 결정적인 헤딩슛을 허용했지만 수비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AC밀란)가 절묘하게 걷어내 극적으로 러시아행 열차에 올랐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던 북아일랜드는 1차전 석연찮은 페널티킥으로 1실점한 뒤 이 슈팅이 들어갔더라면 1-1 균형을 맞춰 연장 승부를 노릴 만했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편 크로아티아와 스위스가 합류하며 이날까지 28개국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4장의 주인공은 14일부터 16일까지 가려진다. 14일 이탈리아와 스웨덴(1차전 1-0 승리)이, 다음날 덴마크와 아일랜드(1차전 0-0)가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같은 날 온두라스와 호주(1차전 0-0)가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에 나선다. 페루와 뉴질랜드(1차전 0-0)는 16일 대륙간 플레이오프 2차전을 통해 마지막 주인공을 가린 뒤 다음달 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조별 추첨식이 이어진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두려움, 깨다… 힘, 빼다

    두려움, 깨다… 힘, 빼다

    “사실 영화를 겁내기도 했어요.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 제가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도 자신감을 얻으려 애쓰고 있어요. TV 속 한류 배우 이미지로만 남고 싶지는 않아요.”박신혜(27)는 한류 스타다. 2003년 데뷔했던 해에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을 연기했다. 또 2009년 ‘미남이시네요’에서 장근석, 2013년 ‘상속자들’과 이듬해 ‘피노키오’에서 각각 이민호, 이종석의 상대역을 맡는 등 여러 한류 드라마와 인연을 맺으며 스타로 성장했다. 2013년 천만 영화 ‘7번방의 선물’에 출연하기도 했으나 아무래도 TV에서의 활약이 도드라진 배우다. ●한층 성숙한 연기로 시선 끌다 다시 스크린에 섰다. 최근 개봉한 ‘침묵’에서다.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이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뭉친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다. 물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밝고 건강한, 한편으로는 반듯하고 똑 부러지는 캐릭터로 사랑받아 온 박신혜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한층 성숙한 연기를 보여 주며 관객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침묵’은 그만큼 박신혜가 두려움을 깨보려고 욕심을 낸 작품이기도 하다.‘“드라마 현장에서는 두 번, 세 번 만나게 되는 스태프들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새롭게 만나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그런 낯선 상황이 어색하기도 한데, 이번 작품을 통해 제 부족함을 어떻게 해서라도 이겨내고 싶었죠.” 박신혜는 살인범으로 몰린 재벌가의 딸 미라(이수경)의 변론을 맡아 무죄 입증에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희정을 연기한다. 미라의 아버지는 세상을 주무르는 재벌 회장 임태산(최민식)이고, 살해당한 사람은 인기 가수 유나(이하늬)다. 희정은 어떻게 해서든 딸을 수렁에서 건져 내려는 임태산과 함께 믿고 싶어 하는 진실과, 침묵해야 하는 진실 사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캔디 같지 않고 현실적인 캐릭터라 해보고 싶었어요. 억눌리고 무기력하고 힘 빠진 모습도 많이 보여 주죠. 그동안 느끼는 감정을 100% 드러내서 보여 주는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50% 정도 제가 갖고, 나머지 50% 정도는 관객이 들어올 수 있게 여지를 남겨보려 했지요. 배우가 울어서 관객을 울리는 게 아니라 배우가 울 것 같아서 관객이 우는 그런 배우로 한 걸음 나아가지 않았나 싶어요.”●힘 빼는 데 오랜 시간 걸려 재촬영도 했다 최민식을 비롯해 류준열, 이하늬, 조한철, 박해준, 이수경 등 출연진 대부분이 이번 현장이 놀이터 같았다고 입을 모았는데 박신혜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다. “위축되고 긴장돼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갔어요. 힘을 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여러 번 재촬영한 장면도 있어요. 그래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호흡을 만나며 재미와 새로움을 느끼기도 했어요.” 희정과 미라가 과외 사제지간이었다든가, 희정과 사건을 쫓는 검사 성식(박해준)이 과거 연인 사이였다든가 영화는 캐릭터들에 얽힌 전사(前史)를 구구절절 늘어놓지는 않는다. 관객들이 뒤늦게 이러한 관계를 깨닫고는 영화가 다소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박신혜는 영화의 재미를 늘리는 지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관계에 대한 설명이 많았다면 오히려 극의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생략된 관계들은 영화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한번 더 볼 때마다 더 이해가 되는 ‘인셉션’처럼 말이죠.” 한류 배우로만 남지는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박신혜는 아직 결정 난 것은 없다면서도 더 용기를 낼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며 웃었다. “한 여자가 삶을 살아가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가 연기자로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가끔은 대놓고 너무 현실적이라 화가 나는 가족 이야기를 해 보는 것도 개인적인 소망이에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유족 눈물 닦아준 판결

    유족 눈물 닦아준 판결

    피해자 딸 결심공판 나와 오열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딸이 법정에서 흘린 눈물을 판사는 외면하지 않았다.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부(부장 정택수)는 2일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인터넷 수리기사 A(53)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모(55)씨에게 검찰 구형량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손도끼와 칼 등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무작위로 호출된 기사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인터넷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무고하게 살해해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고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도주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바람에 범행을 하게 됐다고 피해자를 탓하는 태도까지 보였다”며 “피고인은 범죄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2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의 대학생 딸(21)은 이례적으로 재판에 나와 “아버지가 아침에 나를 학교에 태워 주고 간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힘도 없고 무기력하고 금방이라도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실 것 같다.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다”며 오열해 법정이 눈물바다가 됐었다. A씨의 딸은 이날도 법정에 나와 선고 과정을 지켜봤고, 또다시 눈물을 보였다. 특히 선고 전날이 A씨의 생일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A씨의 딸은 선고 후 서울신문 기자에게 “어제 가족들이 모여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의 마지막 생일상을 차려드렸다”며 “무기징역이 선고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버지가 없는 슬픔에 우리 가족들은 비참하고 억장이 무너지는데 피고인은 감옥에서 따뜻한 밥을 먹으며 산다는 사실이 가슴을 너무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란 단어를 보거나 친구들에게 ‘아버지와 약속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버지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며 울먹였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파트타임으로 일해 벌어 온 돈으로 어렵게 살아 가고 있다”며 “다만 나는 학교에서 특별장학금을 줬고, 동생은 검찰에서 학자금을 지원해 줬다”고 했다. A씨는 넉넉지 않은 월급에도 대학생 자녀와 아내, 80대 노모와 행복한 가정을 꾸려 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인터넷 수리를 위해 찾아간 충주시의 한 원룸에서 권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남자들은 왜 ‘10월의 마지막 밤’에 매달리나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남자들은 왜 ‘10월의 마지막 밤’에 매달리나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10월의 마지막 밤을 /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우리는 헤어졌어요.”또 다시 그 날이 왔다. 10월의 마지막 날 말이다. 이 날이 되면 연배 있는 사람들은 1980년대 가수 이용이 부르던 ‘잊혀진 계절’의 가사를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10월 마지막 날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노래도 다름 아닌 ‘잊혀진 계절’이라는 한 마케팅업체의 조사 결과를 본 기억도 난다. 사실 ‘잊혀진 계절’의 가사를 곱씹어 보면 연인에게 차여 온갖 궁상을 떠는 남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신파조 가사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도 10월 31일만 되면 이 노래의 가사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얼마 전 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친구 녀석에게 들은 해석인데 그럴 듯 했다. 우선 라디오나 각종 방송매체에서 10월 마지막 날만 되면 반복적으로 이 노래를 틀다보니 ‘10월 31일=잊혀진 계절’이라는 공식이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달력에서 10월 31일이라는 숫자를 보면 노래가 반사적으로 연상되게 된다는 것이다. 또 가을은 ‘추남’(秋男)의 계절이라고 할 정도로 가을 타는 남자들이 많은데 이 노래가 센티멘탈한 그들의 감성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특정 날짜까지 정확히 지목하고 있는 노래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친구의 설명이었다. 아무리 친구지만 과학자가 ‘거짓말’을 할리는 없으니 믿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10월은 계절적으로도 가을의 한 가운데를 훨씬 지난 때다. 더군다나 10월 31일은 겨울 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 11월을 목전에 둔 때다. 거리에 떨어진 울긋불긋한 낙엽들을 바바리 코트자락과 함께 휘날리고 싶어하는 그야말로 ‘가을 타는’ 남자들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아진다. 의학자들은 남자들이 가을을 타는 것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생기는 일종의 계절성 기분 장애로 본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무기력하고 우울한 느낌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갑자기 잠이 많아진다거나 사탕이나 초콜릿처럼 달짝지근한 음식들을 평소와 달리 자주 찾게 된다면 계절성 기분장애를 겪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기분 변화는 감정이 풍부한 여성들이 더 많이 느끼지만 유독 가을에는 남성들이 호르몬 변화로 인한 기분변화를 심하게 느낀다. 가을이 되면 여름보다 일조량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분비되던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된다.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세로토닌은 햇빛을 쬘 때 체내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세로토닌도 함께 줄어들어 우울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도 줄어 생체리듬을 깨지면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울한 감정을 더 심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 햇빛을 쬐면 생성되는 비타민D의 양도 줄고 이는 남성 호르몬 분비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멜라토닌이나 세로토닌, 남성호르몬 감소는 여성의 신체리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남자들의 신체리듬은 이들 호르몬 3인방의 존재에 따라 크게 널 뛰게 된다. 이런 과학적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남자들이 ‘가을 타는’ 계절성 기분장애를 떨쳐내겠다고 가족들을 뒤로 하고 동료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옛 사랑을 곱씹어봐야, 그리고 노래방에서 ‘10월의 마지막 밤’을 목놓아 불러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가을 타는 것을 끝내기 위해서는 햇빛을 쬐는 시간을 좀 더 늘리거나 운동을 통해 세로토닌이나 멜라토닌을 불러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저녁자리로 유혹하는 동료의 마수를 뿌리치고 햇빛을 좀 더 쬐며 퇴근하는 것이 건강하게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는 길이란 말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프로야구] 단군 신화 고쳐쓴 ‘불패 신화’

    [프로야구] 단군 신화 고쳐쓴 ‘불패 신화’

    5차전서 두산 7-6 꺾고 4승 1패KIA가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KS) ‘불패 신화’를 썼다. KIA는 30일 잠실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두산의 막판 추격을 7-6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KIA는 1차전 패배 뒤 내리 4연승으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면서 타이거즈(해태 포함) 통산 11번째 KS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는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 1차전(6이닝 5실점)에서 부진했던 KIA 헥터는 6회까지 무실점 역투했으나 7회 난조로 4실점했다. KS에서 부진했던 ‘만루포 사나이’(정규시즌 통산 16개) 이범호는 3회 짜릿한 만루포(KS 개인 1호)로 우승에 기여했다.특히 KIA는 7-6이던 9회말 2차전 완봉승의 주인공이자 6차전 선발 예정인 양현종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양현종은 김재환 볼넷과 조수행의 기습번트 타구를 잡은 3루수의 악송구, 허경민의 볼넷으로 1사 만루에 몰렸으나 무실점으로 막아 기대에 부응했다. 3년 연속이자 통산 6번째 정상에 도전한 두산은 헥터에 무기력하게 끌려가다 7회 6득점하며 무섭게 폭발했으나 역전에는 실패했다. 두산 니퍼트는 5외 3분의1이닝 6실점으로 기대를 저버렸다.KS 최우수선수(MVP)로는 양현종이 선정됐다. KIA 우승의 원동력은 선발 마운드다. 헥터-양현종-팻딘-임기영 등을 잇는 선발진은 정규시즌 1위로 KS 직행을 견인한 데 이어 KS에서 더욱 눈부신 투구로 11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최강 ‘원투펀치’ 헥터-양현종은 1985년 김시진-김일융(이상 25승 삼성) 이후 32년 만에 동반 20승을 일궜다. 이어 팻딘이 9승(7패), 임기영이 8승(6패)으로 힘을 보탰다. 이들 선발진이 합작한 승수는 63승. KIA가 올 시즌 쌓은 팀 승리(87승)의 무려 72.4%가 선발승이다.이들의 활약은 KS에서 더욱 빛났다. 두산의 화력과 경험을 이겨내기 힘들 것으로 점쳐졌지만 정반대였다. 1차전에서 헥터가 기대에 못 미쳤지만 2차전에서 양현종이 9이닝 4안타 무실점의 ‘신들린’ 투구로 리그 첫 1-0 완봉승을 일궜다. 팻딘도 3차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기세를 올렸고 임기영은 4차전에서 5와 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했다. 양현종-팻딘-임기영은 KS 3경기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선발투수의 힘을 확인했다. KIA 구단의 과감한 투자와 안목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헥터와 양현종을 주저앉히고 ‘100억원 사나이’ 최형우와 버나디나를 영입해 우승 ‘퍼즐 조각’을 짜맞췄다. 모두 기대에 부응했고 버나디나는 ‘신의 한 수’로까지 평가받았다. 버나디나는 퇴출 직전까지 갔다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시즌 타율 .320에 27홈런 111타점 32도루를 기록했고 폭넓은 수비까지 돋보였다. KS에서도 4차전까지 타율 .533에 6타점 맹타로 존재감을 뽐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먹이사슬’ 없는 배구… 다섯 팀이 공동 2위

    프로배구 출범 이후 14번째 시즌인데 이런 혼전은 처음이다. 승패 전적으로만 따지면 남자부 7개팀 가운데 5팀이 나란히 2승2패로 공동 2위다. 코트 안팎에서는 “먹이사슬이 실종됐다”고 표현한다. 과거 대표적인 ‘먹잇감’은 한국전력이었다. 출범 이후 10여년 동안 ‘승점 자판기’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달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상전벽해’다. 지난 29일 삼성화재에 졌지만 은근히 3연승을 노리던 참이었다. 한국전력은 지금 누구나 넘보는 승점 기계가 아니다. 전통의 두 강팀 삼성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지난 시즌 각각 5승1패, 5승3패로 우위를 보였다. 한국전력은 현재 두터운 2위 그룹 중에서 승점 1차의 2위를 질주하고 있다. 만년 하위권이던 KB손해보험의 약진도 도드라진다. 3승1패로 당당히 1위다. KB는 과거 LIG 시절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핵심 선수를 내보내 팀 전력을 추스르고, 그것도 모자라 연고지까지 바꾸는 극약처방까지 단행했다. 팀이 단단해졌다. 득점 부문보다 세트(3위)와 디그(1위), 수비(4위) 등 비득점 부문에서 상위를 점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 시즌 무기력했던 OK저축은행도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갖췄다. ‘주포’ 송명근의 어깨가 되살아났고 송희채, 이민규가 든든하게 버틴다. 외국인 선수 브람도 기대 이상이다. 반면 전통의 강호들은 다소 위축됐다는 소리를 듣는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정상을 밟았던 대한항공은 두 차례의 승패를 나눠 가져 기대 이하의 초반 분위기다. 현대캐피탈은 특히 두 번의 패전을 모두 0-3으로 기록해 과거 끈질겼던 승부욕마저 의심케하고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야구] 떠오른 ‘핵잠’ 임기영… KIA “1승 남았다”

    [프로야구] 떠오른 ‘핵잠’ 임기영… KIA “1승 남았다”

    임, 6K 무실점 KS 데뷔전 MVP팀 KS불패·8년 만의 정상 눈앞 기력 잃은 두산 안방 2연패 굴욕 오늘 5차전 헥터·니퍼트 선발 ‘잠수함’ 임기영(23·KIA)이 한국시리즈(KS) 데뷔전 역투로 두산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KIA는 29일 잠실에서 벌어진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두산을 5-1로 눌렀다. 1차전 패배 뒤 내리 3연승한 KIA가 1승만 보태면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상에 등극한다. 그러면서 통산 11번째 KS에 나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KS ‘불패 신화’도 잇는다. KS에서 3승 1패하고도 내리 3연패로 우승을 놓친 경우는 단 한 차례다. 공교롭게도 두산이 2013년 삼성을 맞아 ‘역스윕’ 우승했다.데뷔 첫 KS에 등판한 고졸 6년차 임기영(MVP)이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예리한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5와3분의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6안타 무실점으로 두산 강타선을 잠재웠다. 투구 수 81개 중 체인지업(32개)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직구(29개)였다. 버나디나는 3루타 등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공격 선봉에 섰다. 두산 선발 유희관도 6과3분의1이닝 동안 7안타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지만 1회 집중타를 맞은 게 아쉬웠다. 3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5차전 선발로 KIA와 두산은 1차전에서 맞붙은 헥터와 니퍼트를 예고했다. 이날 KIA는 연승 기세를 이어 간 반면 두산은 다소 무기력했다. 체력 탓인지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고 집중력(투지)도 두산답지 않았다. KIA는 1회 1사 후 김주찬의 2루타와 버나디나의 3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고 최형우의 내야 안타가 이어지며 2-0으로 앞섰다. 반면 두산은 2회 1사 1루, 3회 1사 1, 2루, 5회 무사 1루 등 잇단 찬스를 잡고도 번번이 적시타 불발로 끌려갔다. 두산은 6회 2사 후 오재일의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반격 기회를 잡았다. 그러자 KIA 김기태 감독은 임기영을 내리고 심동섭을 올렸지만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주자 주저 없이 김윤동을 내세워 불을 끄는 빼어난 용병술을 뽐냈다.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KIA는 7회 1사 2루의 추가 득점 기회를 맞았다. 두산도 유희관을 내리고 함덕주를 올려 배수진을 쳤다. 이어진 2사 1, 2루에서 뜻밖의 상황이 연출됐다. 김주찬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베테랑 김재호가 어이없이 놓쳐 득점으로 연결됐고 다음 버나디나의 적시타까지 터져 4-0으로 달아났다. 4-1로 쫓긴 KIA는 9회 1사 2, 3루에서 김주찬의 내야 땅볼로 1점을 보태 승리를 굳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느닷없는 시련 앞에서… 마음 근육 키우는 법

    느닷없는 시련 앞에서… 마음 근육 키우는 법

    옵션 B/셰릴 샌드버그·애덤 그랜트 지음/안기순 옮김/와이즈베리/300쪽/1만 6000원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역경을 만나게 된다. 그 역경은 가족과의 사별일 수도 있고, 직장에서의 실패일 수도 있고, 관계에서의 단절일 수도 있다. 예고 없이 불쑥 우리 앞에 나타나는 역경은 이렇듯 하나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데, 우리를 알게 모르게 고통에 빠뜨리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사람은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 역경이 없는 옵션 A의 삶을 말이다. 그러나 늘 옵션 A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옵션 B의 삶은 어떠해야 할까. 이 책은 페이스북 2인자로, 전 세계 여성들의 롤모델인 셰릴 샌드버그가 2년 전 휴가 중 느닷없는 남편의 죽음과 맞닥뜨린 뒤 옵션 B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와 함께 쓴 것이다. 셰릴과 애덤은 역경에 맞서 이를 극복하는 정신력, 즉 회복탄력성의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모든 것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 개인화, 상실이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믿는 침투성, 그 여파가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 영속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저자들은 상실과 회복탄력성 문제를 개인의 삶에 국한하지 않는다. 집단따돌림, 자연재해, 성폭력, 실업 문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난민 문제 등 우리 사회가 회복탄력성의 근육을 단련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또 회복탄력성은 혼자가 아니라 친구나 직장 동료, 공동체와 사회 구조 등을 통해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셰릴은 얼마 전 캘리포니아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말했다. “상실과 역경은 피할 수 없습니다. … 당신의 근간을 뒤흔드는 도전이 당신이 진정 누구인가를 증명할 것입니다. 성취뿐만 아니라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당신을 규정할 것입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초·중·고생 왜 학교 그만둘까…학생 “친구 탓” 교사 “가정 탓”

    초·중·고생 왜 학교 그만둘까…학생 “친구 탓” 교사 “가정 탓”

    초·중·고교 학생 10명 중 4명은 또래 친구가 학교를 중도에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가 학교폭력·따돌림 등 친구 관계 탓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교사들은 부모와의 관계 등 집안 상황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는 아이가 많다고 평가했다.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행복교육 모니터링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이 생각하는 학업 중단의 가장 큰 이유는 ‘또래 친구와의 관계’(41.5%)였다. 다음으로 ‘학교교육 부적응’(23.4%), ‘학생의 무기력함’(18.6%) 순이었고 ‘가정환경 문제’는 5.0%였다. 학부모들도 같은 질문에 친구와의 관계(59.4%)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교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학생들이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 ‘(부모와의 관계 등) 가정환경 문제’(47.4%)를 가장 많이 꼽았고 ‘학교교육 부적응’(22.3%), ‘학생의 무기력함’(17.0%), ‘또래친구와의 관계’(11.3%) 순이었다. 이 설문조사는 교원 4545명, 학부모 3707명, 학생 2750명 등 모두 1만 1002명을 대상으로 2016년 11월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2~2016년)간 자퇴·퇴학·제적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은 13만 7000명에 달하고 4만명이 넘는 초·중·고교생이 매년 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교사들은 주로 학생이나 가정 문제 탓에 아이들이 학업을 중단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학생이나 학부모는 친구 관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생각의 간극이 왜 생겼는지 원인을 찾아야 학업 중단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2연승 OK저축銀, 꼴찌의 반란 예고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하 OK)이 2연승으로 ‘꼴찌의 반란’을 예고했다. OK는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프로배구 V리그 경기를 3-1(19-25 26-24 25-20 25-17)로 역전승했다. OK는 개막전에서 한국전력을 3-2로 따돌린 데 이어 삼성화재마저 제압하며 2승(승점 5)을 기록했다. OK는 두 시즌 연속 챔프로 이끌었던 로버트 랜디 시몬이 지난 시즌 떠나고 주전들이 잇따라 부상에 시달리며 최하위(7위)로 추락했다. 올 시즌 ‘명가 재건’을 벼르는 삼성화재는 이날 홈 개막전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져 2연패(승점 1) 수렁에 빠졌다. 신진식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과 함께 삼성화재의 좌우를 나눠 책임졌던 ‘십년지기’ 김세진 OK 감독과 10여년 만에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만났지만 ‘판정패’를 당했다. 한국전력과의 1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V리그 사령탑 데뷔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OK는 ‘주포’ 송명근이 서브 에이스 4개, 블로킹 3개, 후위공격 3개 등으로 두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점을 올렸다. 전날 밋차 가스파리니(대한항공)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공격 각 3개 이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밖에도 송희채가 15점, 브람 반 덴 드라이스가 13점을 거드는 등 OK는 날개 공격수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한 세트씩 나눠 가진 3세트 10-17로 뒤지던 삼성화재의 신 감독은 타이스 덜 호스트를 빼고 김나운을 투입하는 등 선수를 대거 교체했지만 이미 달아오른 OK 공격수들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신태용호 7일 러시아 대표팀과 첫 격돌...히딩크 복귀설 잠재우나

    신태용호 7일 러시아 대표팀과 첫 격돌...히딩크 복귀설 잠재우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고도 ‘경기력 논란’과 ‘히딩크 감독 복귀설’에 흔들리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8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 대표팀과 첫 평가전에 나선다. 히딩크 감독 복귀설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7일 오후 11시 러시아 모스크바 VEB아레나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 러시아와 평가전을 펼친다. 러시아전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르는 대표팀의 첫 평가전이다. 대표팀은 러시아전이 끝나면 8일 스위스로 이동해 10일 오후 10시 30분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아프리카의 ‘난적’ 모로코(FIFA 랭킹 56위)와 두번째 평가전을 치르고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은 ‘단순한 평가전의 차원’을 넘어 경기력 논란 와중에 치러져 대표팀의 어깨가 무겁다. 신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의 지휘봉을 넘겨받아 2경기 연속 ‘무득점-무승부’를 따내며 힘겹게 한국 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팬들은 대표팀의 무기력한 경기력에 비난의 목소리를 냈고, 여기에 지난 6월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대한축구협회에 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신태용호는 사면초가에 휩싸였다. 일부 팬들은 ‘신태용 감독 하차-히딩크 감독 재영입’을 주장하며 시위에 나서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첫 평가전을 치르는 만큼 이번 러시아와 모로코로 이어지는 유럽 원정 2연전은 평가전 차원을 넘어 신 감독에 대한 ‘중간평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러시아 평가전 성사에 힘을 보탠 히딩크 감독이 직접 경기장에서 대표팀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어서 신 감독으로서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K리그 클래식의 대표팀 조기소집 협조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배려해 국내파 선수들을 제외하고 23명 전원을 해외파 선수로만 꾸렸다. 이 때문에 왼쪽 풀백 등 일부 포지션에는 선수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 준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단 신 감독은 지난 2일 인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하면서 포지션 불균형은 ‘변칙 포메이션’으로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두 차례 평가전에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결심으로 결과와 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신 감독은 러시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현지시간으로 4일 오후 첫 전술훈련에 나섰다. 왼쪽 풀백 전문요원인 윤석영(가시와 레이솔)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신 감독이 꺼낸 카드는 스리백(3-back) 전술이다. 신 감독은 러시아전에 대비한 첫 전술훈련에서 ‘3-4-3 전술’과 ‘3-4-1-2 전술’을 연마했다. 신 감독은 골키퍼를 제외한 20명의 선수를 두 팀으로 나눠서 자체 연습 경기를 펼치면서 모두 스리백 전술을 적용했다. ‘3-4-3 전술조’에는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중심으로 좌우 날개에 권창훈(디종)과 손흥민(토트넘)이 배치됐고, 좌우 윙백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는 정우영(충칭 리판)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맡은 가운데 스리백은 권경원(톈진 취안젠)-장현수(FC도쿄)-김주영(허베이화샤)이 늘어섰다. 이에 맞선 ‘3-4-1-2 전술조’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황일수(옌볜) 투톱에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고, 좌우 윙백에 오재석(감바 오사카)-임창우(알와흐다)가 배치됐다. 중앙 미드필더는 박종우(알자지라)-남태희(알두하일)이 짝을 맞췄고, 스리백은 송주훈(니가타)-기성용(스완지시티)-김기희(상하이 선화)가 나섰다. ‘캡틴’으로 복귀한 기성용은 소속팀에서 스리백의 중앙 수비를 맡은 적이 있고, 손흥민 역시 토트넘에서 스리백 가동 때 왼쪽 풀백을 소화한 적이 있는 터라 해외파 선수들에게도 스리백은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신 감독은 5~6일 훈련에서 베스트 11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이날 훈련에서는 코너킥 연습을 집중적으로 반복하면서 ‘세트 피스 득점력’을 끌어올리는데도 신경을 많이 썼다. 한편, 유럽 원정 평가전 2연전의 첫 상대인 러시아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나 1-1로 비긴 바 있다. 그에 앞서 2013년 11월 평가전에서는 1-2로 패하는 등 역대 전적에서 1무1패로 한국이 뒤지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아쉬운 연휴 마무리…‘명절후유증’ 대비하세요

    아쉬운 연휴 마무리…‘명절후유증’ 대비하세요

    추석 연휴가 최장 10일에 이르면서 일상으로 복귀한 뒤 ‘명절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멍한 느낌에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온 몸에 맥이 빠지면서 소화가 안 되고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1주일 안에 후유증이 회복되지만 증상이 계속 이어지면 만성피로나 우울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연휴 기간 너무 무리하게 활동했거나 평소보다 음주량이나 흡연량이 많았을 경우, 장시간 버스나 기차,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피로도가 크게 높아진다. 장거리 귀성이나 귀경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오래 운전하거나 가만히 앉아 있었다면 근육 피로도가 더 높아진다. 명절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완충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연휴 마지막 날 밤이나 다음날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는 여유있게 전날 아침에는 집에 돌아와 음악을 듣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휴식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 명절을 마치고 직장에 복귀한 뒤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되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기간만이라도 일과 후에 늦은 술자리나 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하루 7~8시간 잠을 자고 연휴 이전 수면 습관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그래도 피곤하다면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점심시간에 낮잠을 10분 내외로 자는 것도 좋다”며 “하지만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면 오히려 야간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몸의 피로 회복 능력을 높이려면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 야채 등을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연휴 때의 수면 습관이 남아있다면 수면장애에 시달릴 수 있는데 이 때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높아지고 잠을 더 이루지 못하는 부작용이 더 심해진다. 퇴근 후에는 약간 더운물에 10분 정도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도 증상개선에 도움이 된다. 취침 전 적당한 몸풀기 운동을 하며 가급적 낮은 베개를 사용해 바닥과 목의 각도를 줄인다. 또 무릎 밑에 가벼운 베개를 놓고 낮 동안 지친 허리 근육이 이완되는 자세를 유지하면 2~3주 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이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이나 관절에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했을 때 우리의 몸은 피로해지기 쉽다. 스트레칭을 통해 뭉치고 뻣뻣해진 근육을 풀어주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근육을 부드럽게 늘리다 근육에 의식을 집중시키면 편안한 느낌이 온다. 만약 편안하지 않다고 느끼면 약간 몸을 덜 늘어뜨리는 등 동작을 줄이면 된다. 가벼운 조깅이나 산책을 하면서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20분 정도 햇빛을 쬐고 실내를 발게 해 우울감을 떨치는 것이 좋다. 김선미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햇빛을 쬐면 비타민D가 활성화돼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 분비가 늘어난다”며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신체 활력을 높여 명절후유증 회복에 좋다”고 말했다. <연휴 마지막 날 행동요령> 1. 연휴 마지막 날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 2. 평소 기상시간을 지킨다. 3.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수면으로 피로를 풀어준다. 4.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즐긴다. 5. 식사는 가급적 평소 시간대에 맞춘다. 6. 출근 복장과 물품을 미리 챙겨 놓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치욕의 역사… 카타르시스 보다 ‘묵직한 울림’

    치욕의 역사… 카타르시스 보다 ‘묵직한 울림’

    새달 3일 개봉하는 ‘남한산성’은 원작에 충실한 정통 사극이다. 1636년 겨울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대군에 포위된 채 남한산성에 고립돼 47일간 혹독한 겨울을 나야 했던 조선의 임금 인조와 조정 대신, 그리고 민초들을 그린 영화다. 김훈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처럼 장(章)을 나누어 11장으로 구성한 영화는 원작의 서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담담하고 차분하고 묵직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오랑캐 발밑을 기어서라도 백성을 살려야 한다며 청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치욕스럽게 사는 것은 죽는 것보다 못하다며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의 논쟁이 중심축이다. 영화는 청나라 군대가 날린 화살비에도 움찔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최명길과 남한산성으로 가는 길을 알려 준 초로의 뱃사공이 청군의 길라잡이가 되지 않게 하려고 단칼에 베는 김상헌을 보여 주는 것으로 시작, 두 사람이 결코 물러섬 없는 공방을 펼칠 것을 예고한다. 먹을 것도, 덮을 것도 부족하다. 성을 지키는 백성들이 외투 대신 쓰는 가마니와 초가지붕까지 걷어 말먹이를 주다가 말이 죽자 그제야 말고기를 삶아 백성들에게 주기도 한다. 조정 대신들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어전회의에서 머리를 맞대지만 뾰족한 수는 없고 입으로 드잡이할 뿐이다. 처연하다 못해 암울하며 암울하다 못해 비장하다.분위기를 이따금 풀어 주는 것은 우유부단하고 무기력한 인조(박해일)다. 군왕다운 모습을 거의 보여 주지 못하는 인조는 그러나 상황 논리에 따라 최명길과 김상헌을 번갈아 비난하는 영의정 김류(송영창)를 면박주는데 이 장면들이 마치 콩트처럼 관객들의 뇌세포를 이완시킨다. ‘남한산성’은 분명 좋은 영화다. 연기 칭찬을 하려면 입이 아플 정도인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박희순, 고수를 비롯해 조연들까지 빛난다. 원작의 문장에 피와 살을 붙인 황동혁 감독의 연출력도 빼어나다. 산성의 미장센, 전투 장면까지 흠 잡을 곳이 거의 없다. ‘마지막 황제’로 유명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도 울림을 증폭시킨다. 그러나 ‘웰메이드’라고 흥행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관객들이 이미 이 영화가 굴종과 오욕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 일반 시사회에서 관객들과 만난 원작자 김훈은 “패배와 치욕을 가지고 독자에게 호소하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그 속에서 희미하게 돋아나는 희망과 미래의 싹을 봐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에는 혹독한 겨울을 견뎌 낸 민초들에게 찾아온 평온한 봄날이 아주 잠깐 에필로그에 스친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카타르시스가 될지는 추석 연휴 극장을 찾을 관객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15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아버지가 보고 싶어요” 딸의 오열… 판사조차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가족 먹여살리려 일만 하셨는데” 엄벌 요구… 檢, 무기징역 구형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판사님.” 지난 6월 인터넷 점검을 위해 고객의 원룸을 찾았다가 살해된 인터넷 수리기사 A(52)씨의 딸(22)이 법정에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며 오열해 좌중이 눈물바다가 됐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부 정택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28일 열린 재판에서 A씨의 대학생 딸은 “아빠가 아침에 저를 학교에 태워 주고 간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저희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일만 열심히 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힘도 없고 무기력하고 금방이라도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실 것 같다.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오열하는 딸의 마지막 말에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다. 정 부장판사도 감정이 흔들리는 듯 한동안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검찰은 인터넷 속도를 점검하기 위해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A씨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권모(55)씨에 대해 이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었다”며 “피고인은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했고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유인, 살해한 뒤 도주 경비까지 마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묻지마식 범죄로 평생 죗값을 치러야 할 범죄를 저질렀기에 중형을 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권씨의 변호인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립된 생활을 해오면서 어떤 의욕이나 희망도 없이 피해의식에 시달렸다”며 “도주하거나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권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저로 인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 분께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정 부장판사가 “유족을 바라보며 제대로 사과하라”고 권했으나 유족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권씨는 6월 16일 오전 11시쯤 충주시에 있는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A씨를 살해했다. A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에 다니는 2명의 자녀와 단란하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권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아버지가 보고 싶어요” 딸의 오열… 판사조차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판사님.” 지난 6월 인터넷 점검을 위해 고객의 원룸을 찾았다가 살해된 인터넷 수리기사 A(52)씨의 딸(22)이 법정에서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며 오열해 좌중이 눈물바다가 됐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부 정택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28일 열린 재판에서 A씨의 대학생 딸은 “아빠가 아침에 저를 학교에 태워 주고 간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저희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일만 열심히 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힘도 없고 무기력하고 금방이라도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실 것 같다”며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판사님”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오열하는 딸의 마지막 말에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다. 정 부장판사도 감정이 흔들리는 듯 한동안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검찰은 인터넷 속도를 점검하기 위해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A씨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권모(55)씨에 대해 이날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이었다”며 “피고인은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했고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유인, 살해한 뒤 도주 경비까지 마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묻지마식 범죄로 평생 죗값을 치러야 할 범죄를 저질렀기에 중형을 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권씨의 변호인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립된 생활을 해오면서 어떤 의욕이나 희망도 없이 피해의식에 시달렸다”며 “도주하거나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권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저로 인해 생을 마감한 피해자 분께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정 부장판사가 “유족을 바라보며 제대로 사과하라”고 권했으나 유족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권씨는 6월 16일 오전 11시쯤 충주시에 있는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A씨를 살해했다. A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에 다니는 2명의 자녀와 단란하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권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내려진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아빠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판사님”…‘피살 인터넷 기사’ 딸 오열

    “아빠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판사님”…‘피살 인터넷 기사’ 딸 오열

    “아버지가 정말 보고 싶습니다, 판사님.”28일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부 정택수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권모(55)씨의 결심공판에서 권씨가 휘두른 흉기로 숨진 인터넷 수리기사 A(52)씨의 딸의 하소연이다. 딸은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며 눈물을 흘렸다. 딸은 “아빠가 아침에 저를 학교에 태워주고 간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저희 아버지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만 열심히 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공부에 집중도 안 되고, 힘도 없고, 무기력하고, 금방이라도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실 것 같다”면서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오열하는 딸의 마지막 말에 법정은 순식간에 눈물 바다가 됐다. 검찰은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권씨는 지난 7월 16일 오전 11시 7분쯤 자신이 머물던 충주시의 한 원룸에서 A씨에게 집 안에 있던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8월 10일에 열린 공판 첫날 “권씨가 2007년부터 인터넷 업체를 이용하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블랙리스트 민원인 명단에 등록되는 등 해당 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6월 초순경 인터넷 작동 상태가 불량한 것이 해당 업체의 갑질 탓이라고 여겨 인터넷 수리기사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해 사전 계획된 범행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자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었고, 우리 주변의 이웃이었다”면서 “피고인은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했고 계획적으로 범행 현장으로 피해자를 유인, 살해한 뒤 도주 경비까지 마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경 요소로 판단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없다”면서 “묻지마식 범죄로 평생 죗값을 치러야 할 범죄를 저질렀기에 중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권씨의 변호인은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항변했다. 권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립된 생활을 해오면서 어떤 의욕이나 희망도 없이 피해의식에 시달렸다”면서 “도주하거나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권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저로 인해서 생을 마감한 피해자 분께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면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권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A씨는 아내와 80대 노모, 대학교에 다니는 2명의 자녀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화목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권씨의 선고공판은 다음달 26일 낮 2시에 열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프로야구] 1위 자리 끼어 앉은 곰

    두산, kt 꺾고 공동 선두 올라 KIA, 한화에 지며 1위 안갯속 ‘뚝심’의 두산이 파죽의 6연승을 내달리며 마침내 KIA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산은 24일 잠실에서 벌어진 KBO리그에서 kt를 6-4로 따돌렸다. 두산은 6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82승 55패 3무로 KIA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 올 시즌 두산의 선두는 처음이다. 4경기와 6경기를 남긴 두산과 KIA의 1위 싸움은 더욱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5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그러면서 2015년 8월 22일부터 이어져 온 kt전 3연패 사슬도 끊었다. 두산은 꼴찌 kt의 공세에 진땀을 흘렸다. 3회 하준호에게 선제 2점포를 맞은 두산은 4회 에반스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두산은 5회 윤석민에게 동점타를 허용했지만 공수 교대 뒤 맞은 무사 1, 3루에서 김재환의 희생플라이와 오재일의 적시타를 앞세워 5-3으로 달아났다. kt는 6회 1점을 빼내며 추격의 끊을 놓지 않았으나 역전에는 버거웠다. 한화는 광주에서 김재영의 눈부신 호투와 9회 4점을 뽑는 집중력으로 KIA를 5-0으로 완파했다. 충격패를 당한 KIA는 지난 6월 28일 이후 88일 만에 공동 선두로 내려앉으며 1위 ‘매직넘버 6’을 줄이지 못했다. 김재영은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6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낚았다. KIA 선발 팻딘도 8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의 불발로 고개를 떨궜다. 한화는 0-0이던 6회 이동훈, 김회성(2루타)의 연속 안타와 김태균의 고의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최진행의 병살타로 한 점을 뽑는 데 그쳤지만 한화는 9회 무사 1, 2루에서 대타 이성열의 천금 같은 2타점 2루타와 송광민의 쐐기 2점포로 승부를 갈랐다. KIA는 2회 1사 만루와 7회 무사 1루 등 잇단 찬스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나 땅을 쳤다. 또 9회 줄지어 등판한 임창용(2실점), 심동섭, 김세현(이상 1실점) 등 불펜도 부진했다. 올 시즌 뒤 은퇴하는 NC 이호준은 마산 경기에서 1-3으로 뒤지던 9회말 개인 통산 첫 대타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NC는 이호준의 3점포에 힘입어 LG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4위 NC는 3위 롯데에 0.5경기 차로 다가섰고, 망연자실한 6위 LG는 5위 SK에 3.5경기 차로 밀려 ‘가을 야구’에서 더욱 멀어졌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이뤄질 수 없는…日 펭귄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이뤄질 수 없는…日 펭귄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

    일본 사이타마현 미야시로의 한 동물원에 사는 올해 20살 된 수컷 펭귄 ‘그레이프’에게는 이뤄질 수 없는 짝사랑 상대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동물원 측이 펭귄 우리 안에 설치한 인기 만화 캐릭터의 등신대였다. 본래 그레이프는 이 동물원에서 10년 동안 암컷 ‘미도리’와 연인관계였지만, 미도리가 자신보다 더 어린 수컷과 만나 가정을 이루면서 이별하게 됐다. 이별 이후 그레이프는 무리에도 끼지 못한 채 홀로 방황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던 지난 4월, 동물원이 어린이 관객을 위한 이벤트 차원에서 ‘후루루’라는 이름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등신대를 펭귄우리 안에 설치했는데, 이때부터 그레이프의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담당 사육사에 따르면 그레이프는 자신의 몸 색깔 및 크기가 비슷한 캐릭터 등신대에 관심을 보이며 온종일 곁을 떠나지 않았고, 등신대를 향해 날개를 쫙 펴거나 부리로 찌르면서 적극적인 구애활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등신대와 사랑에 빠진 펭귄 소식이 퍼지자 전국 각지에서 관람객이 몰려들었고, 해당 캐릭터 역을 맡은 성우까지 동물원을 찾아 그레이프를 응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일본을 덮친 태풍이었다. 최근 일본을 휩쓸고 지나간 태풍 ‘탈림’의 영향으로 등신대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 최근 해당 동물원 측은 SNS를 통해 “태풍 때문에 ‘후루루’가 떠나고 말았다. 미안해 그레이프”라는 글을 올려 그레이프의 사랑이 안타깝게 끝났음을 전했다. 사육사는 그레이프가 과거 이별의 아픔을 겪을 당시처럼 우울해하고 무기력해 할 것을 염려하고 있지만, 등신대의 재설치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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