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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폭력시위·강경진압 이젠 그만

    허준영 경찰청장이 전용철·홍덕표 두 농민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고 마침내 사퇴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허 청장이 ‘사퇴 절대 불가’를 천명한 지 이틀만이다. 불법 폭력시위와 경찰의 강경진압이 맞부딪치면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고 서울경찰청장에 이어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청장마저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한 것은 우리 시대의 불행이다. 따라서 폭력시위와 강경진압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에는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 그것이 두 농민의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는 길이다. 노 대통령은 계획적인 폭력시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시민단체의 의식에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본다. 폭력시위와 강경진압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모두가 ‘법과 원칙’에 무감각해진 탓에 오늘의 불행을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강경진압을 불러들이는 불법, 폭력시위는 더 이상 용인돼선 안 된다. 그러한 시위 형태로는 여론의 지지는커녕 외면과 지탄만 받게 될 뿐이라는 교훈을 시위 주체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이에 앞서 ‘낮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타인의 불편과 짜증을 담보로 한 그릇된 시위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 전투적 시위·진압문화에는 여론을 제대로 제도권내로 수렴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정쟁에 골몰할 시간에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고 다독거리는 노력을 했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 요인을 훨씬 줄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경찰도 지금과 같은 인권 의식으로는 수사권 조정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 국민은 적이 아닌 형제다.
  • 英 최고의 악인은?

    BBC의 역사 잡지는 역사학자들에게 역사상 가장 악한 영국인은 누구인지 뽑아달라고 부탁했고, 이제 투표만 남았다. 인디펜던트지는 27일 그중 선두에 선 악인들을 소개했다. 20세기 최고의 악인으로는 영국 파시스트 지도자인 오스왈드 모슬리가 선정됐다. 모슬리는 1932년 무솔리니를 만난 뒤 영국 파시스트 연합을 세우고, 공산당과 유대인, 흑인들을 공격했다. 19세기의 악인은 연쇄 살인범인 잭 더 리퍼였다.1888년 런던의 공공장소에서 리퍼는 5명 이상의 무고한 창녀들을 고기 베는 큰 칼로 살해했다. 영화 ‘프롬헬’에도 등장했던 리퍼의 존재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18세기에는 1746년 재커바이트 반란을 가혹하게 진압한 컴벌런드 공작이 ‘도살자 컴벌런드’란 별명을 얻으며 악인으로 꼽혔다.17세기에는 영국 국교회 사제로 1678년 가톨릭 음모사건을 조작한 티투스 오츠,16세기에는 대법관으로 왕이든 여왕이든 방해가 되면 짓밟았던 리처드 리치 경이 악인으로 선정됐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儒林(505)-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27)

    儒林(505)-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27)

    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27) 율곡의 자경문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제6조 소제욕심(掃除慾心) 재물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과 영화로움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은 비록 그에 대한 생각을 쓸어 없앨 수 있더라도, 만약 일을 처리할 때에는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처리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것도 또한 이로움을 탐하는 마음이다. 더욱 살펴야 할 일이다. 제7조 진성(盡誠) 무릇 일이 나에게 이르렀을 때에, 만약 해야 할 일이라면 정성을 다해서 그 일을 하고 싫어하거나 게으름 피울 생각을 해서는 안 되며, 만약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 일체 끊어버려서 내 가슴속에서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마음이 서로 다투게 해서는 안 된다. 제8조 정의지심(正義之心) 항상 ‘한 가지의 불의를 행하고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더라도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行一不義 殺一不辜 得天下不可爲).’는 생각을 가슴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 제9조 감화(感化)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치에 맞지 않는 악행을 가해오면, 나는 스스로 돌이켜 자신을 깊이 반성해야 하며 그를 감화시키려고 해야 한다. 한집안 사람들이 (선행을 하는 쪽으로) 변화하지 아니함은 단지 나의 성의가 미진하기 때문이다. 제10조 수면(睡眠) 밤에 잠을 자거나 몸에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눕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비스듬히 기대어 서도 안 된다. 한밤중이더라도 졸리지 않으면 누워서는 안 된다. 다만 밤에는 억지로 잠을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 낮에 졸음이 오면 마땅히 이 마음을 불러 깨워 십분 노력하여 깨어 있도록 해야 한다. 눈꺼풀이 무겁게 내리누르거든 일어나 두루 걸어다녀서 마음을 깨어 있게 해야 한다. 제11조 용공지효(用功之效) 공부를 하는 일은 늦추어서도 안 되고 급하게 해서도 안 되며,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다. 만약 그 효과를 빨리 얻고자 한다면 이 또한 이익을 탐하는 마음이다.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늦추지도 않고 서두르지도 않으면서 죽을 때까지 해나가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고 탐욕을 부린다면) 부모께서 물려주신 이 몸을 형벌을 받게 하고 치욕을 당하게 하는 일이니, 사람의 아들이 아니다.” 총11조에 이르는 율곡이 쓴 ‘자경문’의 내용은 그의 주요 저작인 ‘격몽요결(擊蒙要訣)’이나 ‘성학집요(聖學輯要)’ 등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20세에 세운 율곡의 ‘입지의 뜻’이 평생 동안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20세의 청년 율곡이 쓴 ‘자경문’은 자기의 문제를 자기의 의지로 결정하여 해결하는 것을 선언하는 ‘자결문(自決文)’인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선언하는 ‘독립선언서’인 것이다.
  • 佛 검찰 ‘망신살’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검찰이 아동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무고한 시민들을 죄인으로 내몬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파리 항소법원은 지난 1998∼1999년 18명의 어린이들을 강간, 성적 학대, 매매춘한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에서 집행유예 18개월부터 7년형을 선고받은 6명의 피고인에 대해 1일(현지시간)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01년 미리암 바다위 들레와 그녀의 파트너가 자신의 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뒤 검찰은 아이들의 확증 없는 증언과 미리암의 진술을 과신,5년간 18명의 아이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성인 17명을 재판대에 세웠다.심지어 사건 배후에 프랑스와 벨기에의 국제 아동 매매춘 조직이 있다는 주장까지 있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많은 어린이들의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나고 사건의 열쇠를 쥔 미리암이 다른 피고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거짓 증언했다고 실토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아동 매매춘 조직 역시 허구에 불과하며 단 두 가정에서만 일어난 사건임이 확인돼 결국 미리암을 포함해 4명만 유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다른 7명은 파드칼레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번에 무죄가 인정된 목사와 집달관 등 남성 5명과 여성 1명은 줄곧 무혐의를 주장했지만 23∼39개월 구금되는 바람에 직장을 잃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혼당하거나 자녀 양육권을 빼앗기는 등 수모를 당했다. 한 명은 2002년 6월 교도소에서 약물과용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파스칼 클레망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국가를 대신해 사죄한다.”고 말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법의 실수”를 인정하며 “국가는 피해를 배상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이 2차대전 이후 최대의 오심으로 법률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lotus@seoul.co.kr
  • 儒林(468)-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4)

    儒林(468)-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4)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44) 사마천은 사기에서 순자의 생애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순경(荀卿:순자)은 조나라(지금의 산시성) 사람이다.50세에 이르러 비로소 제나라에 유학하였다. 그때 제나라에는 추연(騶衍)이 있어 그 학술은 허하고 크면서도 넓었으며, 추석(騶奭)의 문장은 실용성이 없었으나 훌륭하였으며, 또 순우곤(淳于)은 오래 함께 있으면 명언을 쏟아놓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제나라 사람들은 이 세 사람을 칭찬하기를 ‘하늘의 일을 얘기하여 탕탕망망한 추연, 용을 새기는 것과 같이 실용에 맞지 않는 추석, 수레의 심대를 불에 그슬려서 기름이 다 함이 없이 흐르는 것과 같은 지혜가 많은 순우곤’이라 하였다. 이들 전병(田餠)의 무리는 이미 제양왕 때 모두 죽었다. 그 중에 순경이 가장 연장인 늙은 선생이었다. 제나라는 열대부에 결원을 보충하였는데, 순경은 세 번이나 좨주(祭酒:열대부의 최장로)가 되었다. 누군가 순경을 무고한 자가 있었으므로 순경은 초나라로 갔다. 초나라 춘신군(春申君)은 순경을 난릉(蘭陵)의 현령으로 앉혔는데, 춘신군이 죽자 면직되고 내쳐져 난릉에서 살았다. 이사(李斯)는 일찍이 순경의 제자였는데, 그 뒤에 진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순경은 혼탁한 세상의 정치와 나라를 망치는 문란한 임금이 계속해 나오고, 왕도가 행해지지 않고, 무당, 점쟁이에 미혹되어 길흉화복을 믿고, 되지 못한 선비들이 작은 일에 구애하며, 장자의 무리가 고담방론하며 풍속을 어지럽히는 것을 꺼려하였다. 그리하여 유가, 묵가의 도덕의 행실과 흥패를 연구하여 수만언을 저술하였다. 죽어서 난릉에 장사되었다.” 순자의 생애를 기록해 놓은 유일한 사기의 ‘맹자순경열전’을 통해 순자가 대략 기원전323년경에 태어났음이 추정된다. 왜냐하면 사기에 기록된 순우곤은 맹자와 동시대 사람으로 두 번이나 맹자와 설전을 벌였던 당대 최고의 세객이었으므로 순경이 ‘50세에 비로소 제나라에 유학하였고, 그 무렵에는 그들이 이미 다 죽어 순경이 세 번이나 좨주에 뽑혔다.’ 는 사기의 기록이 사실이라면 대략 순자는 맹자보다 50년 뒤에 태어난 인물임에 틀림이 없기 때문인 것이다. 순자의 원이름은 황(況)이며, 열다섯 살 때부터 수재라 일컬어졌다 한다. 제나라의 직하학궁에는 사기에 기록된 대로 추연, 전병, 순우곤 등 이름난 천하의 선비들이 몰려들어 학문을 연구하였으므로 맹자도 이곳에 빈객으로 추대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순자도 50세 때인 제나라 민왕(王) 말년에 그곳으로 가서 학문에 정진하였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마천의 기록을 통해 순자가 어째서 유가의 법통을 이은 대유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유학으로부터 이단자 취급을 받게 되었는가 하는 그 이유가 명백하게 암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 비롯된다. “이사는 일찍이 순경의 제자였는데, 그 뒤에 진나라의 재상이 되었다.” 이사(李斯). 중국역사상 최고의 악역. 이 악역의 주인공이 순자의 제자라는 것은 스승인 순자에 대한 모독(冒瀆)이었던 것이다.
  • 구효서 여덟번째 소설집 ‘시계가’

    구효서 여덟번째 소설집 ‘시계가’

    ‘시계가 걸렸던 자리’(창비)는 중견 작가 구효서(48)의 여덟번째 소설집이다. 올해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한 ‘소금 가마니’와 지난해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된 표제작 등 9편의 단편을 묶었다. 리얼리즘에서 모더니즘, 신비주의와 낭만주의 등 끊임없이 다양성과 새로움을 추구해온 ‘유목형 작가’인 그는 근래 들어 인간의 삶과 죽음, 운명에 관한 탐구에 집중해 왔는데 이번 소설집은 그 때문인지 탄생과 소멸의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표제작 ‘시계가 걸렸던 자리’가 대표적이다. 의사에게 시한부 판정을 받은 마흔 일곱살의 ‘나’는 출생일시에 맞춰 고향집을 찾아간다. 인생의 마지막 지점은 점점 다가오는데 정작 그 출발점은 희미하다는 자각에서다.‘널 낳고 나니깐 아침햇살이 막 뒤꼍 창호지문 문턱에 떨어지고 있더라.’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억을 좇아 고향집에 내려간 ‘나’는 곳곳에서 과거의 자신과 해후한다. 햇살의 기울기를 보고 출생시각을 유추해 내려는 ‘나’의 행동은 허무한 집착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그 대목에서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을 시도한다. 자신이 태어나 자라고, 죽음을 맞고,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는 환영을 목격한 ‘나’는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우주의 영겁에 속하는 일임을 깨닫고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예감한다. ‘소금 가마니’는 어머니의 유품인 일어판 키에르 케고르의 ‘공포와 전율’을 우연히 발견한 주인공이 어머니가 밑줄 친 대목을 따라 읽으면서 불행한 가족사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이밖에 러시아 아무르 지방의 여인 아나스타샤의 이야기인 ‘자유 시베리아’,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그로 인한 무고한 희생의 의미를 묻는 ‘앗살람 알라이 쿰’등이 실려 있다. 198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그가 20여년 동안 쓴 소설은 대략 100여편. 장편 14권과 소설집 8권 분량이다.‘그 소설들을 펼쳐 한줄로 죽 늘어놓으면 바람소리가 들릴 것 같다.’는 작가는 ‘바람은 쉼없이 나부낀다고 말하면서 (밥)딜런은 쉼없이 노래했다. 나는 그동안 쉼없이, 다만 소설을 썼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책 말미에 적었다.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비규환의 그 현장

    아비규환의 그 현장

      1월 31일 상오 11시 57분, 천안역 남쪽 861m 지점 일봉산 기슭에서 빚어진 참극은 한 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 『저주받은 가난이여!』 사고직후 현장에 나와 시종 핏발선 눈을 부라리며 시체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던 노신사 정길식(57·천안시 사직동)씨는 북받치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하늘도 무심하다』고 뇌까렸다. 이날 처절하게 숨져간 희생자들은 대부분 찢어질 듯 가난한 사람들. 2등간이 3등을 덮친 모습을『숫말이 암말을 덮쳤다』고들 비꼬았다. 『청룡호 기관사를 능지처참하라!』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일기도 했으나 정길식씨의 분노의 향방은 달랐다.「왜 사고가 나야했을까? 왜 불쌍한 사람만 죽었을까?」그래서 하늘을 원망했다. 「디젤」기관차가 석탄기관차를 내쫓고「칙칙폭」이 회상의 유물로 사라졌을 때, 모두들『이젠 사고없는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그래서 비행기 다음으로 기차를 가장 안전한 여행수단으로 꼽던 여객들. 불과 1개월 전 수동식「포인트」가 자동식으로 바뀌었을 때 여객들은 기차의 안전도를 한층 더 신뢰해보려 했었다. 그러나 참사현장에서는『석탄으로 달릴 땐 도리어 사고가 적었다』고들 투덜댔다. 정원 70명도 안되는 객차 안에 140여명을 고리짝처럼 구겨 넣은 얌체당국, 좌석마다 3명씩 앉고도 입석승객들 때문에 변소길도 드나들 수 없었던 사고직전.『이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눈보라 속에 피맺힌 울부짖음은 일봉산에 3시간 동안이나 메아리쳤다. 사고 10분 후 현장에 달려간 천안역원들과 1백여 경찰관들도 이 비극 앞에 넋을 잃고 어쩔 줄을 몰랐다. 무거운 차체와 의자선반 등에 짓눌린 10여명의 목숨이 눈앞에서 숨져가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던 현장. 전상진(35·천안시 영성동 109)씨는 박살이 난 객차에 끼인 팔과 다리를 자신의 손으로 잘라내고 살아났다. 2등객차와 3등객차 난간에 서있던 전씨는 왼쪽 난간으로 내리려는 순간 바로 뒤에서 청룡호가 달려드는 것을 보았다. 다시 난간으로 오르려는 순간「쾅」하며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가 두 객차 사이에 끼었다.『사람살려달라』고 고함을 쳤다. 옆에 있던 승객이 손칼을 건네주었다. 전씨는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를 자기 손으로 잘라낸 뒤 정신을 잃었다. 의식을 되찾은 전씨는『가난한 가족들에게 행상으로 모은 돈을 전해주려고 죽을 힘을 다했었다』고 했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도둑은 들끓었다. 부상자 중에는 시계와 보따리를 날치기 당한 사람이 부지기수. 그러나 사고현장을 지나다 뛰어들어 12명을 구해낸 장동순(42·천안경찰서 수사과) 순경은 왼쪽 팔이 끊긴 채 차창에 바른 발이 걸려『살려달라』고 외치는 정상진(45·천안시 사직동·미곡상)씨를 극적으로 끌어내 입원시키고 정씨가 가지고 있던 24만원을 은행에 예금시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응급치료에 나선 의사들을 가장 울린 사연은 어느 여교사의 죽음. 5명의 의사들이 이 여교사를 살리기 위해 수술을 준비하는 동안 유길자(31) 교사는 숨져갔다. 부상자들의 틈에 끼어「물」만 찾던 유교사의 유품은 경남도위가 발행한 15138 국민학교 교사증 뿐, 유교사는『제자들이 보고싶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밀양국민교 교사인 유교사는 1월 25일 전주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지 1주일 만에 참변을 당한 것. 이날 같은 좌석에 앉았던 신랑 이규진(37·김제금성여중교사)씨도 함께 숨졌다. 이들 부부는 부인 유교사가 서울시 교육위원회에서 실시한 중등교사임용시험에 합격했다는 통지를 받고 신원조회겸 상경길에 올랐던 것이다. <박상곤(朴尙琨)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2/9 제2권 제6호 통권 제20호 ]
  • [미 남부 카트리나 대재앙] “교도소 한곳에 시신 2000구 수습”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4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가 수천명이 될 것이라고 처음 공식 확인한 가운데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이재민을 다른 주에 분산 수용하는 문제가 연방정부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뉴올리언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생존자를 찾기 위해 1800여명의 인력이 휴식 없이 수색 중이지만 피로 누적, 장비 부족 등으로 악전고투하고 있으며 한 책임자는 “모든 고립된 이재민을 구조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정부 각료로는 처음으로 뉴올리언스를 완전 소개한 뒤 도시 자체를 옮겨 건설할 가능성을 거론해 논란에 불을 다시 지폈다. ●“모든 이재민 구할 수는 없지 않으냐” 카트리나 내습 일주일 만인 이날 미시시피주 당국은 시신 수습에 착수, 오후 5시 현재 152명의 사망을 확인했고 뉴올리언스에선 59구의 시신을 수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리빗 보건장관은 CNN에 출연,“이번 재해로 인한 정확한 사망자 수를 확인할 순 없지만 수천명 선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방 관리가 이 정도 사망자 수를 언급한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크레이그 밴더웨건 해군 소장도 “한 감옥의 시체 공시소에만 1000∼2000구의 시신이 수습돼 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해안구조대장 브루스 존스는 현장에 다녀온 생존자 수색대원들의 말을 인용,“한 집에선 노인 세명이 침대에 누운 채 죽어가고 있었다.”며 “구조대원들이 많이 지쳐 시 전역에 흩어진 이재민들을 모두 구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이들이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허리케인 비껴갈 것 같아 다행 USA 투데이는 “이재민들이 빠져 나간 뉴올리언스 곳곳에 시신들이 나뒹굴고 있다.”며 “물이 빠져나간 주택의 다락방과 구겨진 휠체어, 아직도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 고속도로 주변에 시신들이 널려 있다.”고 참혹한 현장 모습을 전했다. BBC는 뉴올리언스의 상징 슈퍼돔에서 이재민들이 겪었던 악몽의 순간을 되살렸다. 피로와 허기에 지친 이재민들은 강간, 살인, 자살 등의 음산한 소문에 시달려야 했고 한 의료팀이 산모의 출산을 돕고 있는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인분이 보였으며 깨끗한 물도 부족했다. 리빗 장관은 “미시시피주 빌럭시에서 이질 발생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CNN 등은 “피해지역에서 깨끗한 물이 부족하고 물에 잠겨 있는 시신들이 처리되지 않아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와 E콜리 박테리아 등 전염병이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경찰과 주방위군이 신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고한 이를 사살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특히 한 여성은 화장실에서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으며 강간범은 사람들에게 구타당해 죽었다는 목격담까지 등장했다. CBS와 CNN 등 주요 방송사는 뉴올리언스 북쪽에 위치한 폰차트레인 호수와 미시시피강을 연결하는 덴지거 다리 위에서 이날 오전 경찰이 약탈자로 보이는 8명에게 총격을 가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간부는 “이들이 먼저 경찰에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뉴올리언스 상공을 비행하던 민간 헬기 1대가 추락했으나 총격에 의해 추락하지는 않았으며 탑승했던 2명도 찰과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많은 우려를 낳았던 다섯번째 허리케인 ‘마리아’는 해안지대로 비껴갈 것으로 예보돼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처토프 장관 “아예 옮기자” 뉴올리언스 시민 48만여명 중 수천명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이재민이 된 만큼 이들을 한두 지역에서 전담할 수 없어 분산 수용이 과제로 떠올랐다. 4일 현재 25만여명이 텍사스주 구조센터 등에 수용돼 있는데 릭 페리 주지사는 이날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웨스트버지니아, 유타, 오클라호마, 미시간, 아이오와, 뉴욕, 펜실베이니아주 등이 수용 의사를 밝힌 상태다. 처토프 장관은 루이지애나주 매터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식량과 식수 공급이 재개될 것이란 희망를 갖고 도시를 재건하는 동안 사람들이 뉴올리언스 집에서 몇주, 몇달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며 “그것은 위생과 건강 문제가 있어 합리적 대안이 아니다. 추가로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뉴올리언스를 미국의 다른 쪽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라며 “몇 군데가 될지 말할 수 없으나 우리 조국은 앞으로의 일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외신 bsnim@seoul.co.kr
  • [사설] 아시아 겨냥하는 알카에다 테러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아시아권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는 첩보가 우리 정보당국과 우방국 수사기관에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알 카에다는 미국·스페인·영국 등에서 이미 무차별적인 테러를 자행해 무고한 시민 수천명의 생명을 앗아간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외국의 수사기관에 체포된 알 카에다의 고위 간부가 한국·일본·필리핀·싱가포르를 ‘2순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했다는 소식이다. 당국과 국민 모두는 그야말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이다. 알 카에다는 특히 아시아지역의 투자 의욕을 꺾기 위해 도쿄·싱가포르 등 국제금융도시를 유력한 테러 대상지로 꼽고 있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와 여간 심상치 않다.4년 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한 점을 상기하면, 아시아 금융 중심지에 대한 공격은 국제자본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어 신빙성이 높다 할 것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지난해 외국인 다중시설 두 곳에 대한 테러지령을 담은 우편물이 발견됐다고 한다. 또 테러단체가 미군기지의 약도와 테러방법을 담은 디스켓을 보내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테러조직의 간악한 술책이기는 하나, 상당히 구체적인 협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중인 우리나라는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둬 더욱 완벽한 대테러 경계태세가 필요하다. 지난달 G8 정상회담 중에 테러공격을 받은 영국의 사례를 명심해야 한다. 테러는 막는 게 최선이며 차선은 없다. 당국은 테러예방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하며, 범국민적인 협조도 절실하다.
  • 다이애나·도디 실물 조각상 런던 해러즈 백화점에 세워

    ‘비운의 영국 장미’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연인 도디 파예드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의 청동 조각상이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에 세워진다. 1997년 교통사고로 함께 사망한 두 사람의 조각상은 파예드의 아버지이자 해러즈 백화점의 소유주인 모하메드 파예드의 뜻에 따라 만들어졌다.‘무고한 희생자들’이란 이름의 조각상은 실물 크기로 신천옹(알바트로스)의 날개 아래에서 두 연인이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춤추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조각상의 제목은 아들과 다이애나가 살해당했다는 파예드의 믿음을 반영한 것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평화의 어머니/육철수 논설위원

    엄마 뱃속의 아이는 10주일이면 배아에서 태아가 된다.19∼21주일이면 온 몸에 피가 흐르고 엄마의 자궁을 만지면서 따뜻함을 느낀다.28∼29주일이면 엄마의 목소리나 바깥 세상의 소리를 듣는다. 세상에 나오기 3∼4주 전이면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며, 병균과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가장 든든한 보호막이 엄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한다. 아기는 이렇게 엄마와 열 달(40주)동안의 깊은 교감과 사랑을 느끼면서 자라나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자식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평생 이어지는 것은 아마도 이런 출생과정에 기인하는 바 크다 하겠다. 인간이나 미물이나, 모성애는 그래서 영원히 변하지 않을 진리인지도 모른다. 전쟁터에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이 세상에 어디 한둘이겠는가마는, 지금 미국에서는 이라크전에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가 ‘1인 시위’로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해병대원(24)의 어머니 신디 시한(48)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휴가 중인 크로퍼드 목장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벌써 보름째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처음엔 외롭게 혼자 시작했으나 이제는 미국 전역 1600여곳에서 이 ‘평화의 어머니(Mom for Peace)’를 향한 동조 촛불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등 외국에서도 지지 시위가 이어져 세계가 주목하는 반전의 물결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편에서는 역시 이라크전 전사 미군의 또 다른 한 어머니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슬픔에 젖어 이라크전에서 싸우는 미군에 반대해서는 안 된다.”며 자유를 위한 희생과 애국심을 호소하고 있다. 조국과 세계평화를 위해 아들의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바치겠다는 어머니와,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더 이상의 전쟁과 무고한 죽음은 없어야 한다는 어머니. 방법은 서로 달라도 그들은 모두 평화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꼭 한 가지가 있다. 어머니와 아들 사이엔 오로지 사랑과 그리움이 있을 뿐, 이념·체제·증오·전쟁 같은 ‘잡동사니’들이 끼어들 틈은 없다는 점이다. 어머니에게 자식의 목숨과 맞바꿀 만큼 더 큰 가치는 없을 것이기에….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지도층이 항복거부 200만명 희생”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유력 아사히신문이 패전 60년을 하루 앞둔 14일 ‘원폭 투하 일본 책임론’이 핵심인 사설을 게재했다. 신문은 통합사설에서 2차대전 말기 일본 지도층의 무책임한 ‘조기항복 거부’로 원폭 투하 등을 자초,200만여명이 무고한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일본 책임론을 제기했다.사설은 “중·일 전쟁에서 시작해 미국과 싸워 종전에 이르기까지 8년간 일본인 전몰자는 310만명에 달한다.”며 “그 숫자는 전쟁 말기에 급커브를 그려 최후 1년에만 200만명에 가까운 목숨을 잃게 했다.”고 비판하고 당시 일본 지도층의 ‘오판’ 과정을 재구성했다. 사설은 “1945년 2월 고노에 후미마로 전 총리는 ‘패전은 유감이지만 이미 확실하다.’고 쇼와 일왕에게 전쟁을 끝낼 것을 제안했다. 그런데도 당시 지도층은 결단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때 끝냈으면 도쿄대공습과 오키나와 전쟁은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당시 정부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과 소련 참전이라는 누가 보아도 명백한 파국사태를 맞아 처음으로 항복을 결정했다.”며 “이를 결단이라고 부른다면 너무 늦은 것이었다.”고 일갈했다. 사설은 특히 “군부에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광신적인 일단이 있었지만 대신이나 장군들에게 그것을 억제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었을 것이지만 그런 행적은 거의 없다.”면서 “검열이 있었다고는 해도 신문도 추종하는 지면들을 제작했다. 무거운 경계로 하고 싶다.”고 반성했다.taein@seoul.co.kr
  • [씨줄날줄] 후폭풍/우득정 논설위원

    안기부 ‘X파일’사건은 삼성그룹 불법대선자금 전달의혹 공개가 도입부라면 ‘미림’팀의 도청 내용이 ‘상상을 초월할 폭발력을 지닌 핵폭탄’이라고 비유한 이건모 전 감찰실장의 발언과 274개 도청테이프 및 녹취록 압수가 전개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5일 국민의 정부시절에도 불법감청이 지속됐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는 사건의 반전국면쯤 될 것 같다. 이제 남은 것은 검찰이든 특검이든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하고 테이프에 담긴 일부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핵폭발에서 폭발 및 지속순간은 각각 100만분의1초,200만분의1초에 불과하지만 후폭풍과 방사능으로 인한 2차 피해는 폭발에 비해 월등히 클 뿐 아니라 후유증도 오래 간다.‘산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세상’이라는 말이 고통의 크기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뉴턴의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물리학적인 반비례 법칙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다. 핵폭발 피해 반경에 든 사람들이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8년 전 우리 사회는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 사태를 맞은 뒤 아직도 후폭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장을 잃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살아남은 사람조차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봄 정치권을 강타한 탄핵 후폭풍도 강도면에서 외환위기에 못지않다. 소수 집권층을 겨냥했던 거대 야당의 칼날은 자신들의 철옹성을 초토화시키는 핵폭탄이 돼 버렸다. 그럼에도 틈만 나면 자만이 고개를 치켜드는 것을 보면 권력이라는 독수(毒樹)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힘들지 않은가 보다. 도청테이프 공작 당시 안기부와 국정원의 계선상에 있었던 인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나는 몰랐다’‘나는 깨끗하다’는 식으로 들어줄 이 없는 허공을 향해 항변을 내뱉더니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거대한 방패막이 뒤로 몸을 웅크리고 있다. 지금으로선 가장 안전한 도피처인지도 모른다. 그 모습이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를 예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9·11 테러’라는 초강력 폭풍에 이어 무수한 총탄이 난무했지만 빈 라덴은 잡지 못하고 무고한 민초들의 목숨만 거둬들였듯이. 그래서 잘못된 역사는 또다시 반복되는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여담여담] 테러가 낳은 불편한 일상/윤창수 국제부 기자

    전세계 뉴스에 촉각을 세우고 사는 국제부 기자들의 귀에 요즘 가장 크게 들리는 단어는 ‘폭탄’이나 ‘테러’다. 국제부에서 일한지 석달쯤 된 기자는 처음엔 ‘폭탄’이란 단어에도 경기를 일으켰으나 이젠 테러도 몇명이나 사망했는지부터 따지게 된다. 그런데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런던 테러의 경우에는 테러의 잔혹상보다 런던 시민들의 침착함이 더 놀라웠다. 방금 폭탄이 터진 지옥 같은 지하철을 빠져나온 시민도, 조금 전에 무고한 시민이 경찰에게 8발의 총알을 맞고 죽는 현장을 목격한 시민도 모두 침착하게 사건 정황을 방송 카메라에 전달했다. 그들의 목소리에는 전혀 수선스러움이나 당황함이 묻어나지 않았으며, 정확한 사건 목격자 역할에 충실했다. 여러 테러 목격자 가운데 가장 목소리가 높았던 사람은 한국 교민으로 추정되는 런던 시민이었다. 런던 시민들의 침착함은 35년간 아일랜드공화군(IRA)의 무장 투쟁에 단련된 데다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른 태도일 것이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한국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해볼 때, 런던 테러처럼 연기가 피어오르고 암흑으로 변한 지하철에서 20여분간 갇혀 있어야 했던 2003년 대구지하철 사고를 떠올려 보면 우리가 영국인들처럼 침착하기란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한국 경찰은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과 불화를 반복한 것이 인류의 역사이고 보면, 테러와의 전쟁도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보통 시민들에게 남은 일은 결국 테러의 위험에서 항상 스스로를 보호하고, 위기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법을 익히는 것일 게다. 런던 테러 이후 영국의 한 기자는 칼럼을 통해 공항과 비행기에서 좀 더 날카로운 눈을 가질 것을 스스로 다짐했다. 공항의 보안검색이 ‘불편하고 비인간적’이란 불평에 앞서 수상한 가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내부자에 의한 테러’가 평일 출근길에 일어나는 시대에 지구인이 사는 법이 아닐까 싶다. geo@seoul.co.kr
  • 테러용의자 ‘사살지침’ 비난고조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22일 런던 남부 스톡웰 지하철역에서 사복 경찰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가 런던테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총기 사용이 극히 드문 영국 경찰이 9·11테러를 계기로 테러범에 대한 ‘사살 지침’을 도입하는 등 대응기법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의 오판사격이 발생,‘사살 지침’에 대한 우려가 표면화되고 있다. 더욱이 피해자의 국적이 브라질로 밝혀지면서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브라질 국적 남자… 외교문제 비화 영국 경찰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살된 인물이 21일 런던테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누군가가 그런 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것은 비극”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사살된 남자는 브라질 출신의 전기공으로 지난 3년 간 런던에서 생활해 온 제안 샤를레스 데 메네제스(27)로 밝혀졌다. 경찰은 숨진 메네제스가 테러 용의자들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살며 한 여름에 겨울 코트를 입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등 의문점이 많아 정지를 지시했으나 도망치자 테러 용의자로 확신, 사살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22일 오전 무장 사복경찰이 스톡웰 지하철역에서 정지 지시를 무시하고 검표대를 뛰어넘어 달아나는 서남아시아계 남자 1명을 추격, 머리에 5발의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무고한 브라질 국민이 영국 경찰의 총에 목숨을 잃은 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확한 상황파악을 위해 첼소 아모림 외무장관을 영국으로 급파했다.●경찰의 ‘사살 지침’논란 확산 경찰이 자살폭탄테러 용의자에 대한 ‘사살 지침’을 내린 뒤 처음으로 사살된 사람이 테러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자 인권단체와 이슬람권은 즉각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권단체 ‘자유’의 샤미 차크라바르티 소장은 “누구도 서둘러 상대방을 살해할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신속하고 광범위한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이슬람협회의 아잠 타미미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그가 무슬림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단지 의심이 간다는 이유로 이번처럼 사람을 사살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대테러 전문가인 세인트 앤드루스대학의 매그너스 랜스톱은 “이번 같은 총격사건이 반복된다면 커다란 정치 이슈가 될 것”이며 경찰의 지침은 장점보다 해악이 많을 것이라고 반대했다.한편 경찰의 테러 용의자 ‘사살 지침’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임무수행 중 숨진 경찰 가족을 돕는 압력단체 ‘보호자 보호’의 노만 브렌넌은 “최근 테러공격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찰의 비무장은 위기대처 차원에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경찰간부협회 테러위원회의 켄 존스 위원장도 시민들에게 자살폭탄테러 용의자에 맞서는 경찰의 윤리적 딜레마를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lotus@seoul.co.kr
  • 英, 용의자4명 CCTV 화면공개

    |파리 함혜리특파원 외신| 55명의 사망자와 700여명의 부상자를 낸 7·7 런던 자살폭탄테러 용의자 4명의 신원이 확인된 가운데 영국 경찰이 배후 조종자 색출을 위해 수사 범위를 국외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 경찰은 16일 지난 7일 런던 북쪽 40㎞ 지점에 있는 루턴역에 함께 모여 있던 폭탄테러 용의자 4명에 대한 보안카메라 사진을 공개했다. 경찰은 리즈 출신인 3명의 용의자와 함께 루턴을 거쳐 런던에 도착한 4번째 테러 용의자는 자메이카 태생의 저메인 린제이(19)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린제이는 킹스크로스역과 러셀광장역 사이에서 폭탄을 터뜨려 자신은 물론 26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확신 아래 파키스탄과 이집트까지 수사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파키스탄의 정보 담당 고위관계자들은 용의자 가운데 3명이 지난해 파키스탄을 다녀갔다고 AFP에 확인했다.용의자들은 아마도 알 카에다의 3인자로 지난 5월 파키스탄에서 체포된 아부 파라이 알리비와 접촉한 것으로 보인다고 파키스탄 정보관계자들은 덧붙였다.익명을 요구한 한 파키스탄 관리는 모하메드 사디크 칸(30)과 세자드 탄위르(22)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파키스탄을 방문했으며 하시브 후세인(18)도 지난해 파키스탄을 다녀갔다고 덧붙였다. 특히 칸은 지난 2003년 이스라엘을 방문했으며 텔아비브에서 그해 파키스탄계 영국인 2명이 저지른 자살폭탄테러 계획을 도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 경찰은 그가 테러범들의 폭탄 제조에 도움을 준 뒤 사건 발생 전 영국을 떠난 것으로 믿고 있다. 영국 경찰은 지난 11일 리즈에 있는 엘나샤르의 아파트를 수색, 다량의 TATP(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를 압수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테러범에 찬사를 보내는 등 테러를 간접적으로 고무하는 것까지도 불법화하는 반테러법 입법화를 추진 중이다.lotus@seoul.co.kr
  • 런던 출근길 연쇄폭탄테러

    런던 출근길 연쇄폭탄테러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윤창수기자|7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의 지하철과 버스에서 4개의 폭발물이 잇따라 터져 최소 33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당했다고 런던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무어게이트역 인근 지하철에서 7명, 킹스크로스역 인근에서 21명, 에지웨어가역에서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태비스톡광장 인근에서도 2층버스가 폭발했으나 아직 사상자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런던 주재 한국대사관은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연쇄폭발에 4개의 폭발물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사전에 이번 연쇄폭발에 대한 경고를 받지 못했으며 아직까지 이번 테러를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한 단체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이번 연쇄 폭탄공격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없으며 자살폭탄테러범이 관련됐는 지 여부는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쇄 폭탄테러로 런던 시내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한편 ‘유럽 알 카에다 비밀조직’이라는 단체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런던 연쇄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보도했다. 아랍 및 테러문제 전문가들은 출근시간대에 여러 곳에서 동시에 폭발물이 터진 점 등으로 미뤄볼때 알카에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런던 연쇄폭탄 테러는 전날 싱가포르에서 2012년 올림픽의 런던 개최가 확정돼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인데다 스코틀랜드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개최와 때맞춰 발생,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글렌이글스에서 G8 정상회담을 주재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G8 정상들이 배석한 가운데 긴급 성명을 발표,“런던 연쇄 폭발은 G8 정상회담을 방해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테러공격임이 확실하다.”고 규정했다. 블레어 총리는 “어떤 이유에서든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 부상자를 발생하게 하는 야만적인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며 “테러리즘 공격을 경험한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시민들을 테러리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첫 폭발은 오전 8시51분 런던 시내 무어게이트 지하철역에서 발생했다. 이어 킹스크로스역(8시56분), 에지워어가역(9시17분), 태비스톡광장(9시47분) 근처 2층 버스에서 잇따라 폭발물이 터졌다. 한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및 미국은 런던 연쇄폭발 테러에 따라 각각 테러 경계령을 내리거나 반테러 경계 수위를 높였다. ●한국인 피해 없어 정부는 7일 영국 런던 도심에서의 연쇄 폭발사건과 관련, 주영대사관을 통해 한국인 피해자가 있는 지 파악에 나서는 한편 추가 사고에 대비해 현지에서의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7일 밤늦게까지 한국인 피해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외교부는 사고 발생 직후 부처 홈페이지(www.mofat.go.kr)에 “현지 교민들께서는 불필요한 여행 및 런던 시내 외출을 자제해 달라. 신변 안전 유무를 가족에게 즉시 통보해달라.”는 ‘긴급 공지사항’을 띄우고, 피해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김승규국정원장후보 인사청문

    김승규국정원장후보 인사청문

    5일 국회에서 열린 김승규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과거사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여야 의원들은 검찰이 과거 민청학련, 인혁당 사건처럼 독재 정권 아래서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했던 점을 거론하며, 검찰에 30년 넘게 몸담았던 김 후보자의 견해와 ‘과거 행적’을 집중 추궁했다. 김 후보자가 공안 업무를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정보 비전문가’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사’ 집중 공격 첫 질의에 나선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1992년 서울지검 형사5부장으로 재직했을 때 12·12 및 5·18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지 않았느냐.”며 김 후보자의 ‘과거사’를 부각시켰다. 김 후보자는 “당시 수집한 정보로는 관련자들이 집권할 계획을 발견하지 못해 범죄 구성 요건에 들지 못했다.”면서도 “이후 김상희 현 법무부 차관 팀이 (전두환·노태우씨의)집권 계획을 발견해 관련자를 처벌한 일은 정말 다행”이라고 응수했다. 김형욱 전 중정부장 실종·KAL기 폭파사건 등 국정원의 7대 우선조사 사건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진실을 바로잡겠다는 측면에서 잘한 일이고, 긍정적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과거사법의 규명대상과 충돌된다는 지적에는 “목표가 같으니 협의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맞섰다. 의원들은 특히 김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시절에 국가보안법 유지 주장을 폈던 것과 관련해 그의 견해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우리에겐 아직도 안보 위협이 있다.”면서 “국회에서 인권침해를 막으면서 안보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공백 없는 법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도 곁들였다. ●증인·참고인 불출석 신경전 여야 의원들은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과 참고인 10명 가운데 6명이 불참하자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참고인으로 선정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사무차장이 불참한 것과 관련해 “신기남 정보위원장이 반드시 참석시킨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며 사회를 보던 신 정보위원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NSC의 월권을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김 후보자의 자질을 거론하는 곳”,“참고인 출석은 어느 한 개인이 확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맞섰다. 청문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과 김 후보자의 인연도 화젯거리로 부각됐다. ‘공안 검사’로 유명했던 정형근 의원은 김 후보자와 서울대 법대 64학번, 사시 12회 모두 동기다.67학번인 강재섭 의원은 시험에 일찍 합격해 사시만 동기이고, 권영세 의원은 1998년 대검에서 감찰 분야 연구원으로 재직할 때 김 후보자를 ‘감찰부장’으로 모신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거북한 질문이 있더라도 양해해달라.”(정 의원),“노무현 대통령은 코드인사 아니면 선거용 인사인데, 김 후보자는 이런 것이 아니다.”(강 의원)는 ‘양해의 말’도 나왔다. ●“아파트값 어떻게 잡나” 황당질문도 황당·이색 질문도 쏟아졌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아파트값이 폭등하는데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은 무엇이냐.”고 물어 김 후보자에게 “그쪽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는 답을 들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PSI(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네오콘(신보수주의자)’ 등 5개의 정보 관련 기본 용어가 적힌 카드를 보여주며 “고등학생도 골든벨 퀴즈에서 맞추는 것인데 알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러시 도지어 주니어 지음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러시 도지어 주니어 지음

    무리한 지시만 해대는 권위주의적 직장상사, 나를 ‘왕따’시키는 같은 반 아이들, 반성할 줄 모르고 허튼 소리만 지껄여대는 일본인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런 것들에 대해 미워하고 화나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증오의 감정이 곪아 몸 밖으로 배출됐을 때, 마치 핵 폭탄이 터지듯 사회질서를 산산 조각내고,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엄청난 전쟁·테러·대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한다. ●증오는 자신과 타인의 폭력 연결고리 ‘나는 왜 너를 미워하는가?-증오의 과학’(러시 도지어 주니어 지음, 김지연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은 증오심이라는 인간 특유의 감정 속에 감춰진 수수께끼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증오심이 발생하는 인간 감정의 메커니즘을 생물학적·뇌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증오심을 다스리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미국 연방 경제발전기관 운영위원회 의장과 국제연합 금융기술위원회 의장을 지낸 저자 러시 W 도지어 주니어는 “증오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핵무기”라고 말한다. 증오가 폭발하면 예절과 인내는 모두 사라지고, 사람들은 야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으며, 집단간에는 끔찍한 전투가 벌어진다고 강조한다. 증오란 감정을 갖기 시작하면서 동정과 연민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포용력은 차단되며, 희생양으로 삼은 상대방의 인간성까지도 말살시켜 버리는 무한한 힘을 갖고 있다는 것. 지난 1950년의 한국전쟁과 2001년 9·11테러 등에서 보듯 21세기 지구 곳곳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한 종교·인종·민족·계급·정치적 대립은 ‘증오의 분쟁’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 의식이다. 이에 저자는 ‘증오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적 해결책보다는 인간 본성 차원에서 과학적인 해명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증오는 인간 뇌의 편도체와 시상하부, 해마 등 인간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에서 만들어지는 원초적인 감정이기에 조절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뇌과학을 중심으로 진화생물학·인류학·고고학 등이 말하는 해답을 찾아나선다. 저자는 무엇보다 증오가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한 파멸로 이어지지 않도록 그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초 신경계의 어두운 힘을 고등 신경계의 통제력으로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증오심 예방·제거 10가지 전략 저자는 증오심을 예방하고 제거할 수 있는 10가지 전략을 제시한다.▲증오의 감정을 구체화하라 ▲타인과 공감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을 발전시켜라 ▲화와 두려움의 원인을 서로 이야기하라 ▲갈등과 화의 근원을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이고 구체적인 협상을 시도하라 ▲자신과 타인을 계도하라 ▲효율적인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라 ▲과민반응하지 말고 사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라 ▲억압된 느낌을 없애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 ▲증오의 원천에 대해 긍정적인 방식으로 몰두하는 기회를 모색하라 ▲복수가 아닌 정의를 구하라.1만 8000원.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국제플러스] 부시 “국가 아닌 정권 겨냥할수도”

    |워싱턴 연합|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은 특정 국가가 아닌 정권을 겨냥할 수 있고, 그것은 테러범들과 폭군들이 더이상 무고한 생명 뒤에 숨어 안전하게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국은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무법정권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테러리스트들이 생화학 및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국가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무법국가 불용, 폭군체제 교체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예전처럼 북한이나 이란 등을 직접 거론하지 않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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