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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번 타자·철벽 불펜… 두산, 가을야구 ‘필승 공식’ 통했다

    4번 타자·철벽 불펜… 두산, 가을야구 ‘필승 공식’ 통했다

    김재환 3안타 3타점 맹활약 MVP 김민규·박치국·홍건희·이영하 호투3차전에서 승리 땐 6연속 KS 진출쳐야 할 때 쳐 주는 4번 타자와 막강한 불펜 그리고 집중력. 단기전 필승 공식을 완벽하게 구현한 두산 베어스가 가을야구 단골팀의 저력을 과시하며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두산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2차전에서 4-1로 승리했다. 역대 30번의 5전3승제 PO에서 1, 2차전을 승리한 팀이 KS에 진출한 확률은 87.5%(16번 중 14번)에 달한다. 두산이 12일 열리는 3차전에서 승리하면 6년 연속 KS에 진출하게 된다. 선발 무게감이 두 팀의 마운드 운영에 영향을 끼친 경기였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이번 시즌 35경기에서 207과3분의2이닝을 소화하며 15승8패를 기록했다. 믿고 긴 이닝을 맡겨야 하는 에이스이다 보니 위기 때 내리지 못해 4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 선발 최원준은 외국인 원투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감이 낮았다. 최원준은 2와3분의2이닝을 소화하고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고 교체됐다. 일찌감치 불펜 싸움을 시작한 두산은 마운드의 견고함을 자랑했다. 김민규가 1이닝, 박치국이 2이닝, 홍건희가 2와3분의1이닝, 이영하가 1이닝 무실점 호투 릴레이를 펼쳤다. 김민규는 3회 2사 1, 2루의 위기를 넘겼고 박치국은 4회 2사 1, 3루의 위기를 넘기는 등 위기에서 상대 흐름을 적절하게 끊었다. kt가 득점 찬스를 날린 반면 두산은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과시했다. 두산은 2회 무사 1, 3루의 찬스에서 박세혁이 적시타로 1점을 얻었다. 3회엔 2사 1, 3루의 찬스에서 김재환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5회에도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김재환이 2타점 안타를 날리는 등 집중력이 돋보였다. 김재환은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2차전 최우수선수(MVP)에 꼽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잘해서 이길 수 있었다”며 “총력전 펼쳐서 3차전에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3차전 선발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나선다. kt로서는 믿고 쓰는 에이스들을 내고 연이틀 패배한 점이 뼈아팠다. 정규 시즌 막판 치열한 2위 싸움에서 승자가 됐지만 처음 진출한 가을야구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위기에 몰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권순우 “훈련보다 실전 낫죠… 내년엔 꼭 메이저 3R 가볼게요”

    권순우 “훈련보다 실전 낫죠… 내년엔 꼭 메이저 3R 가볼게요”

    자가격리 때문에 몸무게 4㎏이나 빠져랭킹 10단계 올리고 올림픽 출전 목표스폰서 무시 논란, 내년부턴 국산 애용심판에 항의도 전략… 영어의 힘 느껴지난 9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열린 제75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본선 혼합복식 1회전. 정영원(24)과 짝을 맞춰 이승훈-윤소희 조를 2-0(6-2 6-3)으로 가볍게 제친 뒤 기자와 만난 권순우(23)의 얼굴은 밝았다. 고3 때인 2015년 이후 5년 만에 이 대회에 나온 그는 이번에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만 출전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목표가 어차피 우승은 아니었다”며 “자가격리로 몸무게가 4㎏이나 빠졌다. 개인 훈련보다는 실전이 나은 것 같아 출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지난 9월 US오픈 1회전에서 타이손 크위아트코스키(25·미국)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이형택(44·이형택아카데미 원장), 정현(24)에 이어 남자선수로는 세 번째였다. 코로나19 탓에 대회는 많이 못 뛰었지만 그에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둔 한 해다. 권순우는 “지난 2월 투어 4주 연속 8강에 진출한 것과 US오픈 첫 승을 거둔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투어 대회가 중단되는 바람에 연속 8강을 잇지 못한 건 아쉽다”고 말했다. CJ의 후원을 받는 그는 US오픈 2라운드 도중 당분을 보충하기 위해 외제 초콜릿을 먹다가 ‘스폰서 무시’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권순우는 “바나나로는 허기가 안 채워지더라. 아무 생각 없이 좋아하는 그 초콜릿을 먹었다. 지금도 내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데 그게 논란이 될 줄은 몰랐다”면서 “내년 호주오픈에서는 ‘자유시간’ 같은 국내 제품을 먹으려 한다”고 웃었다. 한 해의 굴곡만큼 변화도 생겼다. 권순우는 최근 임규태(39) 코치와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하는 유다니엘(35) 코치와 손을 잡았다. 초등학교 4년 때 테니스 유학에 올랐던 미국 영주권자다. 한때 당진시청 동료였던 게 인연이 됐다. 권순우는 “임 코치님이 계셨기에 세계랭킹을 100위 이내로 끌어올렸다.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았다”며 “새 코치님에게는 영어부터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더 올리기 위해선 영어가 필수다. 심판에게 전략적으로 항의하거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것도 영어의 힘”이라고 한 권순우는 “테니스 실력은 물론 이런 면에서도 현이 형을 이겨 보겠다”고 다짐했다. 유다니엘 코치와 2021시즌을 준비하는 그는 “최고 랭킹보다 10단계 정도 올리는 것이 2021시즌 목표”라며 “메이저대회 3회전 진출과 올림픽 출전도 해 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안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단독] 檢, 봉인된 ‘박원순 폰’ 들여다봤지만… 스모킹건은 못 찾았다

    [단독] 檢, 봉인된 ‘박원순 폰’ 들여다봤지만… 스모킹건은 못 찾았다

    피소 유출 경위 파악할 결정적 증거 없어‘靑·檢·警 무관’ 무게 두고 이달 결론 낼 듯 경찰, 준항고 판단 나올 때까지 수사 스톱한 차례 영장 기각 이유 “검토 중” 답변만내년 4월 재보궐 선거까지 영향 줄 우려검찰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중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소 사실이 유출된 과정을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 사망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및 사망 경위를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지목된 이 휴대전화는 지난 7월 30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 중이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준항고와 포렌식 집행정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3개월간 수사에서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흔적을 휴대전화에서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되는 과정에 고발 대상이었던 청와대와 경찰, 검찰 등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아침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모습을 감췄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 피해자 측이 고소 전 접촉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을 통해 피소 사실이 누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과 8월 보수단체 등은 이들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8월 말 북부지검에 배당했다. 검찰이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내용을 살펴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박원순 수사’를 관장하는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0일째 경찰 수사가 올스톱된 데 비해 검찰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변사 사건 ▲성추행 사건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등 네 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준항고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변사 사건이 아닌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나설 수 있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면서 수사를 질질 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법원은 당시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경찰은 이후 서울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참고인 20여명과 전직 비서실장 4명 등을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박 전 시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은 성질이 다르다”며 “변사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영장을 재신청할 수는 있지만 기각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의 준항고 판단을 계속 기다린다면 연말까지도 수사를 매듭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넘길 경우 수사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박 전 시장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제보하는 등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온 피해자 측은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시민단체가 나에 대해 무고·무고교사 혐의로 고발한 건 등 다른 사건을 통해 경찰이 충분히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해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수사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백신 기대감에 여행·유통株 날았다

    백신 기대감에 여행·유통株 날았다

    대한항공·진에어 등 항공주 10% 이상↑코스피 0.23% 올라 시총 1681조 역대 2위美 증시도 보잉·델타항공 등 주가 껑충‘코로나 수혜’ 게임 등 비대면 종목은 하락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소식에 주식시장이 ‘탈(脫)코로나19 국면’을 보였다.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되면서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여행·항공·유통 종목이 급등했다. 반면 코로나19 수혜주로 지금까지 상승을 이어오던 게임·온라인쇼핑 같은 비대면 관련 종목의 주가는 내렸다. 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급락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5% 떨어진 185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3포인트(0.23%) 오른 2452.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681조 300억원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지수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보합세를 이어갔지만, 업종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이 일반인에게 투약되려면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그동안 억눌렸던 종목에 대한 투자 심리를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김일구 한화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은 비대면 위주였던 소비 패턴을 바꿀 수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인다”고 말했다. 특히 항공주는 백신 개발 이후 항공화물 수요와 여행 수요 증가 가능성에 급등했다.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1.47% 오른 2만 4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10% 넘게 올랐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여행 관련 종목이 오른 것도 이르면 내년부터 여행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또 대면 소비 부활에 대한 기대로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주가도 상승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넷플릭스, 아마존, 블리자드 등 게임·온라인쇼핑 관련 종목의 주가는 대폭 하락한 반면 부킹닷컴, 보잉, 델타항공 등 여행·항공 관련 종목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행이나 항공 관련 종목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내렸던 만큼 앞으로 상승세가 강해질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산업의 상승세가 꺾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만 보면 일상으로 복귀한 것 같지만, 실제 백신 공급과 정상 생활로 돌아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도 당장은 백신 공급 가능성에 맞춰 움직이지만, 진척 속도에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백신 공급이라는 큰 변화가 시작됐다는 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며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고, 경제활동 정상화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백신 공급 가능성이 부각됐다는 점만으로 투자 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장기적인 효능 지속 여부 등 백신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점이 여전히 많다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정총리 ‘내년 3월 대권도전 여부’ 질문에…“그때 보시죠”

    정총리 ‘내년 3월 대권도전 여부’ 질문에…“그때 보시죠”

    정세균 국무총리가 내년 초 대선 출마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듯한 여운을 남겼다. 정 총리는 10일 광주KBS 특별대담에 출연해 대권 도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지금 저의 책무가 무겁고 그 일을 제대로 감당하기에도 바쁘다”고 말하면서도, ‘내년 3월에 어떤 말을 할 시간이 다가올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때 보시죠”라고 대답했다. 관점에 따라 대권 도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에서는 연말·연초 순차적으로 개각이 이뤄질 가능성과 맞물려,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직후 차기 대선 레이스에 시동이 걸리는 정치 스케줄에 따라 정 총리의 2월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정 총리도 대권과 관련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정 총리의 답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정 총리는 현 정부 임기 내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계되고 실행될 때만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실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선에 대한 의견을 묻는 말에는 “개헌을 통해 지방분권이라는 가치가 헌법에 의해 보장될 때 실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경찰이 보관하던 ‘박원순 폰’ 검찰이 들여다 봤지만…스모킹건 못 찾아

    경찰이 보관하던 ‘박원순 폰’ 검찰이 들여다 봤지만…스모킹건 못 찾아

    유족측 참관 하에 지난달 디지털 포렌식‘성추행 피소사실 유출’ 결정적 증거는 못 찾아참고인 진술로 경위 파악 중··· 이달 말 최종 결론 검찰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자 지난달 중순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피소 사실이 유출된 과정을 확인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 임종필)는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 피소 사실이 알려진 경위를 확인하고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박 전 시장 사망 장소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및 사망 경위를 밝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지목된 이 휴대전화는 지난 7월 30일 경찰청에 봉인 상태로 보관 중이었다.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원에 준항고와 포렌식 집행정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3개월간 수사에서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된 흔적을 휴대전화에서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출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되는 과정에 고발 대상이었던 청와대와 경찰, 검찰 등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이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7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아침 자신의 피소 사실을 인지한 후 모습을 감췄고,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경찰과 청와대, 피해자 측이 고소 전 접촉한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등을 통해 피소 사실이 누설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7월과 8월 보수단체 등은 이들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고, 대검찰청은 해당 사건을 지난 8월 말 북부지검에 배당했다. 검찰이 박 전 시장의 업무용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내용을 살펴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박원순 수사’를 관장하는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00일째 경찰 수사가 올스톱된 데 비해 검찰 수사는 상대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전 시장과 관련해 ▲변사 사건 ▲성추행 사건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묵인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 등 네 가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준항고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모든 수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변사 사건이 아닌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등 수사에 나설 수 있는데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정권 눈치를 보면서 수사를 질질 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성추행 묵인·방조 수사와 관련해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22일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법원은 당시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의 연관성이 희박하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경찰은 이후 서울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참고인 20여명과 전직 비서실장 4명 등을 불러 조사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한 새로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 중인 피소 사실 유출 의혹은 박 전 시장이 사건 관계인이기 때문에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은 성질이 다르다”며 “변사 사건이 아닌 다른 사건으로 영장을 재신청할 수는 있지만 기각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이 법원의 준항고 판단을 계속 기다린다면 연말까지도 수사를 매듭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연말을 넘길 경우 수사 결과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한다. 박 전 시장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제보하는 등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온 피해자 측은 경찰이 증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시민단체가 나에 대해 무고·무고교사 혐의로 고발한 건 등 다른 사건을 통해 경찰이 충분히 박 전 시장 휴대전화에 대해 영장을 신청할 수 있음에도 수사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여기는 베트남] 몸무게 3.9kg…가장 작은 11세 소년의 안타까운 죽음

    [여기는 베트남] 몸무게 3.9kg…가장 작은 11세 소년의 안타까운 죽음

    키 62㎝, 몸무게 3.9kg의 11살 소년, 베트남에서 가장 왜소하지만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소년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베트남 현지 언론 탄니엔은 베트남에서 가장 작은 소년으로 알려진 딘 번 레가 9일 오후 갑작스레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학교에서 쓰러진 레를 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합병증 치료를 받다가 5일 만에 숨졌다. 레는 태어날 때부터 작게 태어나 5살에 신장 50㎝, 체중 3kg에 불과했다. 면역력이 약해 각종 질병에 노출됐고, 또래 아이들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그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은 스승 끄옹을 만나서부터다. 지난 2016년 레를 처음 본 끄옹은 작은 체구와 유달리 영롱하게 빛나는 레의 눈빛을 잊을 수 없었다. 레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었지만, 집에서 학교까지 너무 멀어 통학이 어려웠다. 끄옹은 레의 사정을 고려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할 것을 권유했지만, 돌보아줄 사람이 필요했던 레에게 기숙사 생활은 사치였다. 이에 끄옹은 자신이 직접 레를 돌보기로 약속, 1주일만 함께 생활해 보기로 약속했다. 그 약속의 기간은 1주일이 한 달이 되고, 5년 동안 이어졌다.지난 5년간 끄옹은 레를 씻기고, 입히고, 먹여주며 지극정성으로 돌보았다. 휴일이면 레를 데리고 야외로 나가 자연 속에서 뛰어놀게 했다. 자신을 이상한 눈빛으로 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낯선 사람을 두려워했던 레는 스승의 한량 없는 사랑 덕분에 더 이상 세상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 어딜 가나 스스럼없이 사람들과 친해졌고, 사람들 또한 그의 모습을 사랑했다. 하지만 11살의 레의 신장은 62cm, 체중은 3.9kg에 불과해 신생아와 다를 바 없었다. 여린 체구에 심장 질환, 폐렴 등의 수많은 질병을 앓다가 마지막 뇌졸중을 이겨내지 못했다. 부모가 있는 꽝응아이성 선하지역 마을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가족, 친지, 스승, 친구들이 참석했다.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운이 좋은 건 아니지만, 모두로부터 얼마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가'라고 적혀있던 레의 글처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품고 세상을 떠났다. 누리꾼들은 소년의 죽음을 애도하며 특히 “한 작은 인간에게 보여준 스승의 믿음과 사랑에 경탄한다”며, 끄옹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권순우, “이젠 정현 형 넘겠다”

    권순우, “이젠 정현 형 넘겠다”

    지난 9일 밤 충남 천안종합운동장 코트에서 펼쳐진 제75회 전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본선 혼합복식 1회전. 정영원(24)과 짝을 맞춰 이승훈-윤소희 조를 2-0(6-2 6-3)으로 가볍게 제친 뒤 기자실에 들어선 권순우(23)의 얼굴은 밝았다. “고3 때인 2015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이 대회에 나왔다”는 그는 이 대회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만 출전했다.“혹시 남지성, 이덕희 등과 힘빠지는 우승 다툼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실없는 질문에 권순우는 “이번 대회 목표가 어차피 우승은 아니었다. 자가격리로 몸무게가 4㎏이나 빠졌다. 개인 훈련보다는 실전이 나은 것 같아 출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권순우는 지난 9월 US오픈 1회전에서 그는 타이-손 크위아트코스키(25·미국)를 상대로 3-1 역전승을 거두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2000년 같은 대회 16강을 시작으로 2008년 프랑스오픈까지, 4대 메이저대회에서 14차례나 1회전을 통과했던 이형택(44·이형택아카데미 원장), 2018년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썼던 정현(24)에 이어 남자선수로는 세 번째였다. 프랑스오픈에서는 당시 세계랭킹 25위의 브누아 페르(프랑스)에 패해 승전보를 잇지 못하고 귀국했다. “메이저 첫 승 실력이면 연습처럼 해도 우승하는 것 아닌가”라는 또 한 번의 실없는 질문에 권순우는 “그게 아니더라. 자가격리가 끝난 뒤 처음 출전한 남자실업연맹전 남자복식에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졌다. 테니스는 그런 거다. 잠시라도 몸을 놀리면 결과는 뻔하다”고 잘라 말했다.코로나19 탓에 대회는 많이 못뛰었지만, 그에겐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둔 한 해다. 권순우는 “지난 2월 투어 4주 연속 8강에 진출한 것과 US오픈 첫 승을 거둔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면서도 “코로나19로 투어 대회가 중단되는 바람에 연속 8강을 잇지 못한 건 아쉽다. 당시 몸 상태로 봤을 때 이후 메이저 바로 아래 급인 1000시리즈 대회에서도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CJ의 후원을 받는 그는 US오픈 2라운드 도중 당분을 보충하기 위해 외제 초콜릿을 먹다 ‘스폰서에 대한 예의’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권순우는 “바나나로는 허기가 안채워지더라. 아무 생각없이 좋아하는 그 초콜릿을 먹었다. 지금도 내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데, 그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면서 “내년 호주오픈에서는 ‘자O시간’ 같은 국내 제품을 먹으려고 한다”고 웃었다.한 해의 굴곡 만큼 변화도 생겼다. 권순우는 최근 임규태(39) 코치와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하는 유 다니엘(35) 코치와 손을 잡았다. 목사의 아들로 초등학교 4년 때 테니스 유학에 올랐던 미국 영주권자다. 한때 당진시청 동료였던 게 인연이 됐다. 권순우는 “임 코치님이 계셨기에 세계랭킹을 100위 이내로 끌어올렸다. 얻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았다”면서 “새 코치님으로부터는 영어부터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을 더 올리기 위해선 영어가 필수다. 심판에게 전략적으로 항의하거나 흐름을 끊을 수 있는 것도 영어의 힘”이라고 한 권순우는 “테니스 실력은 물론 이런 면에서도 현이 형을 이겨보겠다”고 다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베트남서 멸종위기 호랑이로 술 담근 20대 체포

    베트남서 멸종위기 호랑이로 술 담근 20대 체포

    베트남에서 멸종 위기 호랑이로 술을 담근 20대 현지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베트남 일간 뚜오이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찌민 경찰은 지난 9월 22일 A(28)씨의 거주지를 급습, 몸무게 7㎏가량의 인도차이나호랑이로 담근 술병을 압수했다. 또 현장에서 박제된 호랑이와 곰 머리, 각종 무기들을 발견해 입수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A씨는 “얼마 전 인터넷으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2000만동(약 96만원)을 주고 호랑이 사체를 구입해 술을 담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차이나호랑이는 벵골호랑이나 시베리아호랑이보다 몸집이 작은 9개 호랑이 아종 가운데 하나로, 과거에는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태국·미얀마·중국 남부 등에 걸쳐 분포했다. 인도차이나호랑이는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미얀마와 태국 등에 221마리 정도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멸종위기종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요즘 과학 따라잡기] 수소경제의 첨병, 중성자

    거리에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수소차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수소차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발생하는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일종의 전기자동차이다. 전기차보다 충전이 훨씬 빠르고, 매연 대신 물만 배출해서 미세먼지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이런 장점에도 수소차가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이 많이 남아 있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여전히 비싸고 수소를 저장, 운송하는 과정에서 손실도 크다. 많은 나라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을 예고했고, 전기차는 배터리의 무게 때문에 모든 차량을 대체하기에 한계가 있다. 수소차가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인 이유이다. 그런데 수소는 자연에 존재하는 원소 중 가장 작다. 연구하려 해도 웬만한 도구로는 관찰하기도 어렵다. 원자, 분자를 관찰할 때 많이 사용하는 방사광 엑스선도 수소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엑스선은 전자와 반응하므로 전자 숫자가 많아야 관측이 쉬운데, 수소에는 전자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구원하는 것이 중성자이다. 중성자는 전자의 숫자와 무관하게 원자핵 종류에 따라 보이는 정도가 다르다. 특히 수소는 다른 원소보다 크게 보인다. 덕분에 수소차의 엔진인 수소연료전지가 작동하는 과정을 촬영하는 것부터 수소 탱크에 사용하는 물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개발에서 중성자를 사용하고 있다. 이쯤 되면 중성자를 수소경제의 첨병이라고 부를 만하다. 박승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장
  • 美 대북 강경·유화 갈림길… ‘북미 중재자’ 한국 목소리 커진다

    美 대북 강경·유화 갈림길… ‘북미 중재자’ 한국 목소리 커진다

    文 “한미 공조 속 남북 중요한 역할 기대”전문가 “북미 양측에 평화 로드맵 메시지” 바이든, 페리 프로세스·대화 자제론 기로“오바마 전략적 인내 답습 안 할 것” 무게 北 저강도 도발 속 ‘레드라인’ 안 넘을 듯“내년 상반기까지 文정부 운신 폭 넓을 것”“우리는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의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체제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북측 수뇌부의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의 중요한 역할’을 언급한 것은 ‘워싱턴’과 ‘평양’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2018년 ‘한반도의 봄’은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를 추동함으로써 가능했지만 ‘하노이 노딜’을 분기점으로 남북 관계는 종속변수로 밀렸다. 평화프로세스의 새판을 짜야 하는 현시점에서 한미동맹만큼이나 남북 관계 복원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에 동시에 던진 메시지”라며 “당사자로서 역할은 결국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신뢰를 쌓고, 비핵화를 촉진시키고, 자연스레 평화협정까지 갈 수 있다는 단계적 로드맵을 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의 ‘페리 프로세스’로 상징되는 대북 유화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한편으로는 본인이 부통령으로 8년간 몸담았던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도 맞물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ABT(Anything But Trump·트럼프 정책은 제외) 기조에 따라 대화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혼재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의 대북 기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면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과 함께 북측이 도발을 자제하도록 설득하는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캠페인 중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식 비핵화 협상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실무협상 중심의 보텀업 방식을 취하되 “김정은 위원장이 핵능력 ‘축소’에 동의할 경우 만날 용의가 있다”며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오바마 정부는 2012년 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화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그때와는 북한의 ‘체급’이 달라졌다.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전략적 인내’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실패한 전략”이라며 “(오바마 때는) 북한이 핵무장국이 아니었기에 전략적으로 방치했으나 북이 매일 핵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지금은 정책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핵능력 ‘축소’를 만남의 전제조건으로 거론한 것은 페리 프로세스의 단계적 해결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페리 프로세스는 미사일 발사 중지·핵 개발 중단과 대북 제재 해제·북미 관계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교환하는 안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에서 극도로 꺼리는 ‘선비핵화 후보상’이나 2019년 하노이에서 실패한 일괄 타결과는 다른 방법론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기조는 내년 상반기 말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북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도발을 하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강경하게 갈 수밖에 없기에 피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을 후순위로 미룬다면 관심을 끌고자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북미 모두 섣불리 움직일 수 없기에 청와대가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상황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북미 모두 남북 관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남북 협력에서 북의 요구를 일정 수준 수용하는 선에서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데 바이든 정부 역시 수용 가능성이 있어 문재인 정부의 운신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뉴스분석]文, 남과 북 ‘당사자 역할’ 강조한 까닭은?

    [뉴스분석]文, 남과 북 ‘당사자 역할’ 강조한 까닭은?

    “우리는 한반도 생명·안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함께 남과 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처럼 미국의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 체제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북측 수뇌부의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한미 간 튼튼한 공조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의 중요한 역할’을 언급한 것은 ‘워싱턴’과 ‘평양’을 향한 메시지로 읽힌다. 2018년 ‘한반도의 봄’은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를 추동함으로써 가능했지만 ‘하노이 노딜’을 분기점으로 남북 관계는 종속변수로 밀렸다. 평화프로세스의 새판을 짜야 하는 현시점에서 한미동맹만큼이나 남북 관계 복원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에 동시에 던진 메시지”라며 “당사자로서 역할은 결국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을 통해 신뢰를 쌓고, 비핵화를 촉진시키고, 자연스레 평화협정까지 갈 수 있다는 단계적 로드맵을 내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의 ‘페리 프로세스’로 상징되는 대북 유화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한편으로는 본인이 부통령으로 8년간 몸담았던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도 맞물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ABT(Anything But Trump·트럼프 정책은 제외) 기조에 따라 대화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혼재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의 대북 기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려면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과 함께 북측이 도발을 자제하도록 설득하는 우리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캠페인 중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식 비핵화 협상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실무협상 중심의 보텀업 방식을 취하되 “김정은 위원장이 핵능력 ‘축소’에 동의할 경우 만날 용의가 있다”며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오바마 정부는 2012년 북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화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그때와는 북한의 ‘체급’이 달라졌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전략적 인내’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실패한 전략”이라며 “(오바마 때는) 북한이 핵무장국이 아니었기에 전략적으로 방치했으나, 북이 매일 핵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지금은 정책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핵능력 ‘축소’를 만남의 전제조건으로 거론한 것은 페리 프로세스의 단계적 해결방식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페리 프로세스는 미사일 발사 중지·핵 개발 중단과 대북 제재 해제·북미 관계 정상화를 단계적으로 교환하는 안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북한에서 극도로 꺼리는 ‘선비핵화 후보상’이나 2019년 하노이에서 실패한 일괄 타결과는 다른 방법론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까닭이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기조는 내년 상반기 말쯤 분명해질 전망이다. 그때까지 북측이 협상력을 높이고자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도발을 하면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강경하게 갈 수밖에 없기에 피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을 후순위로 미룬다면 관심을 끌고자 도발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북미 모두 섣불리 움직일 수 없기에 청와대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상황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북미 모두 남북 관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남북 협력에서 북의 요구를 일정 수준 수용하는 선에서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데 바이든 정부 역시 수용 가능성이 있어 문재인 정부의 운신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귀순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 민낯…경계작전 문제 없나

    北 귀순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 민낯…경계작전 문제 없나

    지난 3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북한 주민 귀순 사건으로 군의 경계시스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고성능 감시카메라를 비롯해 철조망에 깔린 광망(센서)으로 거동수상자를 잡아 내는 체계다. 현역 병력 부족으로 전방에 대규모 경계근무 투입이 제한되면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구축됐다. 하지만 탈북 남성은 당시 귀순 과정에서 감시카메라에 발견되지 않는 등 군의 경계시스템을 무력화 했다. 그는 철책을 건드리며 남쪽으로 넘었지만 철책의 센서도 작동되지 않았다. 현재 군 당국은 전비태세검열단을 보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지난 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군이 최전방 철책의 센서 감도를 일부러 낮게 조정해 귀순자의 월책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때문에 귀순자가 철책을 눌러 넘어도 발견을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시스템 자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전해져 이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보통 철책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매우 예민해 바람에 돌이 튕기거나 짐승이 건드려도 비상벨이 울린다”며 “때문에 부대 인원들이 자주 출동해 피로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8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1년도 예산안 분석을 보면 군은 내년 경계시스템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계 과학화를 위한 감시장비 획득 사업에 지난해 대비 무려 1911억 2700만원(1455.8%) 증액된 2042억 5600만원이 편성됐다. 대부분 노후화 폐쇄회로(CC)TV 교체 등이다. 내년도 도입할 CCTV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해 인원과 선박을 자동 식별할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다. 군이 이처럼 경계 과학화를 대폭 늘리는 배경엔 지난해 6월 강원 삼척항 목선 입항 사건과 지난 5월 태안 밀입국 사건 등을 거치며 경계태세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과학화 시스템도 사람이 운용하는 만큼 대비태세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당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회하던 귀순자를 포착해 수색작전까지 벌였지만 잡지 못했다. 군 소식통은 “현역 부족으로 과학화 체계는 앞으로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과학화 체계도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의존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10마리도 안 남아…‘판다 닮은 돌고래’ 불법 어획에 멸종 코앞

    10마리도 안 남아…‘판다 닮은 돌고래’ 불법 어획에 멸종 코앞

    스페인어로 작은 소를 뜻하는 바키타(Vaquita·학명 Phocoena sinus)는 멕시코의 캘리포니아만 북쪽 끝에서만 주로 사는 돌고래로, 대왕판다처럼 눈가에 검은 반점이 있고 입은 늘 웃고 있어 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높지만, 조만간 세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최근 연구에서 그 수가 10마리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키타 돌고래는 토토아바라는 이름의 고가의 물고기를 불법 어획하기 위해 멕시코 앞바다에 설치해둔 자망에 걸려 무차별적으로 희생돼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고래목 쇠돌고랫과의 포유류인 바키타 돌고래는 몸길이 약 1.5m, 몸무게 약 50㎏으로, 현존하는 모든 고래류 중 가장 작다. 그런데 이와 몸집이 비슷하고 같은 해역에 서식하는 또 다른 멸종 위기의 어종인 토토아바를 잡기 위한 불법 자망에 바키타 돌고래가 함께 걸려 죽고 있다는 것이다. 자망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얇아 유령 그물로도 불린다. 토토아바의 부레는 이른바 ‘바다의 코카인’으로 불리며 중국 등지에서 최고급 식재료로 유명한 데다가 혈액순환과 피부에 좋다고 알려져 약재로 쓰이면서 중국 암시장에는 1㎏당 8500달러까지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토토아바를 잡기 위한 불법 어획이 급격히 늘면서 바키타 돌고래의 개체 수 역시 지난 2011년 이후 90% 이상 급감하고 말았다. 이를 심각하게 여긴 멕시코와 미국 정부가 지난 2015년 토토아바 어업에서 자망 사용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지만, 그 기간은 처음에 2년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미국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여러 환경 운동가가 이 조치의 연장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당시 멕시코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운동을 벌여 결과적으로 조치 연장과 최종적으로 영구화라는 발표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불법 어획이 끊이지 않아 바키타 돌고래는 2014년 개체 수가 60마리까지 급감했으며 그 후 2017년에는 30마리, 지난해에는 15마리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올해에는 10마리 미만만이 생존했다는 것이다. 보호단체들 역시 바키타 돌고래의 멸종을 막기 위해 지금도 애를 쓰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바키타 돌고래의 멸종 위기를 알리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의 보호 활동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 영화 ‘어두운 바다’(Sea of Shadows)가 개봉하기도 했었다. 거기에는 중국 마피아와 손잡은 멕시코 카르텔이 토토아바의 부레를 무분별하게 수확하면서 바키타 돌고래의 서식지를 망쳐 멸종 위기에 처하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환경운동가들은 물론 멕시코 해군과 비밀 수사관들이 몇백만 달러가 왔다 갔다 하는 이 불법 조업 단속에 힘쓰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왜냐하면 바키타 돌고래를 장기간에 걸쳐 복원하려면 현지 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바키타 돌고래를 몇 마리 포획해 더 안전한 수역으로 우선 옮긴 뒤 불법 어획 등 위험이 사라진 뒤 원래 수역으로 돌려보낸다는 계획까지 세워졌지만, 보호단체들의 열띤 활동에도 바키타 돌고래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의 이유로 이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게다가 몇 년 전 바키타CPR이라는 한 보호단체가 당시 보호한 생후 6개월로 추정되는 바키타 돌고래 한 마리가 구조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물에 풀려난 뒤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숨지면서 이 계획은 전면 중단됐었다. 당시 보호운동가 중 한 명은 인터뷰에서 “필사적으로 멸종을 막기 위해 보호 활동을 벌이던 중에 숨졌기에 슬픔은 이루말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바키타복원위원회(CIRVA) 역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는 극단적인 현재 상황에서 기존의 보호 대책과 금지령이 시행되고 있지만, 절망적”이라면서 “불법 자망 어업으로 인한 바키타 돌고래의 폐사률을 없애 개체 수 감소를 막지 않는 한 이들 돌고래는 몇 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끼에 모유 먹이는 초대형 향유고래…희귀 장면 포착

    새끼에 모유 먹이는 초대형 향유고래…희귀 장면 포착

    좀처럼 보기 힘든 거대 고래의 모유 수유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러시아 사진작가인 마이크 코로스텔레브(38)와 동료들은 인도양에서 다이빙을 하며 해양생물을 촬영하던 중 거대한 향유고래가 새끼에게 모유를 먹이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도했다. 일반적으로 고래나 돌고래는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헤엄친다. 휴식을 취할때나 잠을 잘 때에도 천천히 이동하는 습관이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움직이면서도 어린 새끼에게는 직접 모유를 먹이기도 하는데, 특히 부리가 돌출돼있는 돌고래와 달리 머리 부분이 뭉툭한 향유고래는 구조상 어미의 젖을 빠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 사진작가가 포착한 사진에서는 향유고래가 능숙하게 새끼에게 모유를 먹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모유가 나오는 어미의 젖꼭지가 아래를 향하고 있으며, 새끼가 먹을 준비가 되면 어미는 더 깊은 바다로 잠수하며 모유를 뿜어낼 준비를 한다. 자극을 받은 어미에게서 모유가 분출되면 새끼는 모유가 물에 흩어지기 전 재빨리 바닷물과 함께 이를 흡입한다.전문가들은 향유고래는 입이 일반적인 포유류 동물들처럼 새끼가 어미의 젖을 직접 빨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이용해 모유를 먹인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수유는 한 번에 몇 초 밖에 지속되지 않으며, 새끼는 보통 한 시간에 4번 정도 모유를 먹는다. 이를 포착한 사진작가는 “거대한 향유고래의 매우 사적인 순간에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해양동물의 신비로운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향유고래는 이빨고래 중에서도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는 최대 20m, 몸무게는 수십 t에 이른다. 등화용이나 윤활유로 쓰는 질 좋은 고래기름 때문에 매우 많이 포획된 동물 중 하나이며, 현재는 멸종을 막기 위해 포획이 금지돼 있다. 머리에서 초음파를 발사해 먹잇감을 혼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태습성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여전히 연구해야 할 것이 많은 대형 해양생물 중 하나로 꼽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왜 거기서 나와?!”…231년 전 중국산 대포, 英 가정집 뒷마당서 발견

    “왜 거기서 나와?!”…231년 전 중국산 대포, 英 가정집 뒷마당서 발견

    만들어 진지 200년이 훌쩍 넘은 중국산 대포가 영국의 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발견됐다. BBC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웨일스 북부에 사는 한 가족은 집 뒷마당에 있던 오래된 대포가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최근 한 고미술 전문가가 우연히 이를 발견하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가족의 집 뒷마당에서 발견된 대포는 231년 전인 1789년, 첸룽 황제(1736~1796)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포를 감정한 전문가들은 가족들의 증언과 대포의 상태 등을 토대로, 이 대포가 약 120년 동안 집 뒷마당에 방치돼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대포의 역사적 가치를 감정한 전문가에 따르면 무게 258㎏의 군용 대포는 오래전 중국에서 해상 무역상이 거래했던 물품 중 하나로 추정된다. 당시 중국 동남부의 해상 무역을 담당했던 이 무역상은 남부도시 샤먼에서 이곳을 방문했던 외국 상인에게 대포를 판매했던 것으로 보인다. 누가 어떤 경로와 이유로 오래된 중국 대포를 영국까지 수입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 백년 전의 군용 대포는 아시아 밖에서는 거의 볼 수 없으며, 영국에서는 특히 드문 발견이라는 것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현지 전문가는 “베이징과 같은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대포지만 중국에서 영국까지 대포를 들여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매우 드문 발견”이라면서 “특히 평범한 가정집 뒷마당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대포가 방치돼 있던 집의 가족은 “이 집으로 이사왔을 때 대포와 비슷한 형태의 물건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것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정원 장식품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대포는 현지에서 열리는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를 맡은 경매 업체는 231년 된 중국 대포의 낙찰 가격이 최소 10만 파운드(약 1억 4800만 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남극서 분리된 초거대 빙산의 재앙… “생태계 혼란 우려”

    남극서 분리된 초거대 빙산의 재앙… “생태계 혼란 우려”

    남극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바다를 떠다니는 빙산 A-68A가 영국령 해안에 도착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거대한 빙산이 지구 환경 파괴의 증거이자, 현재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약 6000㎢ 크기의 A-68A 빙산은 지난 2017년 7월 균열을 일으키면서 남극의 라르센 C 빙붕으로부터 떨어져나왔다. 무게가 1조t에 달하며 길이는 160㎞, 두께는 200m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영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을 향해 이동 중인 A-68A은 곧 섬과 충돌하거나 섬 앞바다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경우 야생동물의 낙원으로 불리는 사우스조지아섬에 서식하는 펭귄과 물개 등이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동물들은 바닷길을 막은 거대한 빙산 때문에 사냥할 때마다 먼길을 돌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고갈돼 죽음을 맞이할 수 있고, 성체가 사냥해 온 먹잇감만 기다리는 새끼들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A-68A가 단순히 사우스조지아섬 앞바다에 머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충돌한다면, 지금까지 보존돼 온 섬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영국 남극연구소의 게레인트 타를링 교수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빙산이 섬과 충돌해 생태계가 파괴될 경우 회복까지 10년이 걸릴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사우스조지아섬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경제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거대한 빙산과 섬의 충돌이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는 분명히 있다. 2004년 빙산 A38이 역시 사우스조지아섬 앞바다에 갇혔을 당시, 수많은 펭귄과 물개 사체가 해변에 즐비했다. 대부분 사냥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굶어 죽은 동물들이었다. 다만 A-68A가 계속해서 현재의 규모로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온과 대기가 상승하면서 빙산이 차츰 녹아내리고 크기가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얼마나 예쁜데” 열네 명의 아들 끝에 첫딸 안은 45세 美 부부

    “얼마나 예쁜데” 열네 명의 아들 끝에 첫딸 안은 45세 美 부부

    아들만 내리 열넷을 둔 미국의 마흔다섯 살 동갑내기 부부가 마침내 첫 딸을 품에 안는 기쁨을 만끽했다. 맏아들을 세상에 내놓은 지 거의 30년 만의 일이다. 주인공은 미시간주 레이크뷰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제이와 카테리 슈반트 부부로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같은 주 그랜드 래피즈의 한 병원에서 딸 매기제인을 봤다고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가 6일 전했다. “우리는 매기를 가족으로 보탠 것에 너무 들떠하며 흥분을 넘어선 반응을 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여러 모로, 여러 이유로 기억할 만한데 특히 매기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었던 최고의 선물”이라고 기꺼워했다. 매기의 몸무게는 3.4㎏로 아주 건강하다. 이름은 엄마의 중간 이름과 아빠 이름을 변용해 함께 붙여 작명했다. 스물여덟 살의 맏아들 타일러를 시작으로 작, 드루, 브랜던, 토미, 비니, 캘밴, 게이브, 웨슬리, 찰리, 루크, 터커, 프랜시스코, 2년 6개월의 막내 핀리까지 열네 형제를 기르고 있었다. 반려견 부머마저 수컷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맏아들은 “부모님들도 귀여운 딸을 품에 안는 것으로 자식 낳는 일을 마치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우리에게 (여동생 출산) 소식을 알린 지 12시간 정도 됐는데 난 아직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놀라운 일은 카테리 역시 열네 자녀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사귀기 시작해 1993년 결혼했는데 페리스 주립대학을 졸업했을 때 이미 아들을 셋이나 둔 상태였다. 식구들의 사는 모습을 온라인 스트리밍 중계하는 ‘14 아웃도어즈멘(Outdoorsmen)’을 운영하고 있는데 식구 하나 늘 때마다 현지 일간지들을 장식한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카테리는 2014년 한 인터뷰를 통해 “딸이 하나 생기면 우리 모두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마도 믿기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반면 남편은 언젠가 딸이 생길 것이라며 그러면 집안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사내 녀석들은 많이 경험해 봤다. 이 아이들을 길러오면서 다른 쪽도 경험해 보는 것은 진짜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유미의 외교 통일 수첩]바이든 당선 유력에 커지는 北 군사도발 우려

    [서유미의 외교 통일 수첩]바이든 당선 유력에 커지는 北 군사도발 우려

    미국의 차기 대통령에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새 정부가 대북 정책을 확립하는 내년 상반기 북한이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한미 연합훈련이 내년 3월 재개된다면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미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하고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연 북한이 이전과는 다른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최종 확정된다면 새 외교안보라인을 확정하기까지 최소 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유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력배’라고 부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대화를 비판해온 바이든 후보의 행정부에서 정상 간 ‘탑다운’ 방식의 대화가 단 시일 안에 재개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이에 북한이 내년 초 8차 당대회에서 비핵화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대북 제재 장기화를 전제로 경제 발전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자력 갱생’ 노선을 재확인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하노이 노딜’ 이후 김 위원장은 국방력 강화의 일환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개선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등 전략무기 개발를 강조해왔다. 특히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된다면 북한이 전략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대선 이후 변화의 유동성과 한국의 대선 국면 진입이라는 정치적 상황까지 겹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대내적으로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위적 국방력을 강조할 요인이 있고 내년 3월 한미연합훈련이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연 경험이 있는 북한이 이전과는 달리 군사 도발까지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이 과거엔 새로운 정부를 향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대선 전후로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했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후에는 군사 도발 압박으로 새 정부가 대북 정책을 폭넓게 검토할 운신의 폭을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공백기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 한 학술포럼 축사에서 “일부에서 우려하듯,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 의중을 탐색하기 위해 한반도에 인위적인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고 당부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 개표가 나흘째 진행된 7일 선거 결과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금요칼럼] ‘모빌리티 혁신위’를 마치며/김보라미 변호사

    [금요칼럼] ‘모빌리티 혁신위’를 마치며/김보라미 변호사

    2018년 12월 10일에는 국회 앞에서, 2019년 1월 9일에는 광화문에서, 2019년 5월 15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차량공유 서비스에 반대하는 택시 운전기사들이 분신자살을 시도해 숨졌다. 분신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현실을 거부하고, 스스로 삶을 단념하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 혁신에서 소외된 자들이 비참함을 느끼는 것은 이미 산업혁명 과정에서 노동계급이 경험했듯 삶의 자긍심, 도덕적·정신적 기초를 빼앗겼기 때문 아니었을까. 한편 ‘타다’ 서비스는 이즈음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으로 환영받으며 올 2월 중순쯤 법원으로부터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판단도 받았다. 하지만 위 법원 판결 직후 국회는 ‘타다 금지법’으로 알려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하 ‘여객자동차법’)을 통과시켜 추가적인 허가 조건을 요구했다. 타다 서비스는 이 법의 통과에 반발하며 렌터카 기반의 호출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법이 통과된 후 올해 5월부터 민간위원 9인으로 구성된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꾸렸고 이번 주초 모빌리티 혁신위원회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도 이 위원회에 법률 전문가로 참여했는데, 위원회의 임무는 올 초 통과된 여객자동차법의 내용을 전제로 하위법령의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었다.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는 시대적 사명에 무게를 느낀 위원들의 치열한 숙의를 통해 자율적인 방법으로 운영됐다. 위원회 최종보고서 첫 페이지부터 모든 위원이 보고서 결정 내용에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로 위원회 구성 및 논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적시했고 여러 차례에 걸쳐 문구, 토씨 하나하나 숙의해 결정했다. 위원회는 무엇보다도 여객자동차법상 새롭게 도입된 ‘타입1’인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사업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도 그럴 것이 타입1은 허가 사업이라 각종 허가 기준이 법률에 하위 입법으로 위임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객자동차법에서는 (1)허가 대수 관리를 포함한 허가 기준 (2)이를 위한 플랫폼운송사업심의위원회를 설치 (3)택시 감차, 택시 운수종사자의 근로 여건 개선 목적으로 기여금 납부 조건을 정하고 있다. 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직후 위 법률이 정한 내용까지도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 나왔는데, 여객자동차법의 해석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위원회는 최대한 이해 당사자들과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다. 타입1의 경우 정책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들이 충분히 쌓이지 않아 토론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아쉬웠던 부분들은 3년 후 다시 재조정하도록 권고하거나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권고안을 정했는지를 적시해 다음번 정책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다음번 정책결정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을 위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보고서에 언급해 뒀다. 모빌리티 혁신위원회 활동은 오랜 시간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을 구성하는 다차원의 애로 사항과 고통을 더 많이 듣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었지만 혁신위원회 보고서가 발표되자 스타트업과 택시업계 양쪽으로부터 쓴 비판들이 들어왔다. 이러한 비판은 상당 부분 그간 정부가 내놓은 모빌리티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따라서 정부는 위원회 권고안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판과 비난까지도 가까이해 정책에 대한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누구라도 한 개인의 존엄한 삶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펼쳐 나가야 혁신을 꿈꾸는 자들도, 혁신에서 소외된 자들도 더는 비참함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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