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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노+] 2층버스 크기 두 배…우즈벡서 1억 년 전 거대 신종 공룡 발견

    [다이노+] 2층버스 크기 두 배…우즈벡서 1억 년 전 거대 신종 공룡 발견

    약 1억 년 전 우즈베키스탄에서 서식한 2층 버스 두 배 크기의 거대한 신종 공룡의 존재가 화석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러시아과학원 동물학연구소와 미국 스미스소니언연구소 국립자연사박물관 공동연구진은 우즈베키스탄 중부 키질쿰 사막 다르라쿠두크 지역에서 발굴한 꼬리 뼈 화석이 신종 용각류임을 알아냈다. 발굴 지명과 이 연구의 기여자로 2015년 사망한 지질학자 고(故) 크리스토퍼 킹 박사를 기리기 위해 다르라티타니스 킹기(이하 D. 킹기·Dzharatitanis kingi)라는 학명이 붙여진 이 공룡은 몸길이가 약 20m로 추정되는데 쥐라기 후기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한 몸길이 24~27m, 몸무게 10~20t의 거대 용각류인 디플로도쿠스와도 근연 관계에 있다.화석은 ‘공룡의 묘지’로도 불리는 키질쿰 사막의 비섹티 지층에서 발굴됐다. 이 지층에서 발굴된 화석은 대부분 분리돼 있지만, 종종 이번 꼬리 뼈처럼 보존 상태가 양호한 척추 동물의 화석이 발굴되기도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D. 킹기는 용각류 특유의 긴 목에 작은 머리와 연필 자루처럼 생긴 뾰족한 이빨을 갖고 있어 높은 나무에 있는 나뭇잎까지 가지채 뜯어먹었고 거대한 뼈대는 기둥처럼 생긴 뚜꺼운 네 다리로 지탱했다. 이 공룡은 레바키사우루스과(rebbachisaurid)에 속하는 새로운 속이자 새로운 종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코끼리 14마리분과 맞먹는 몸무게를 지닌 레바키사우루스과 공룡은 지금까지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그리고 유럽 일대에서 발굴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아시아 지역에서 발굴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러시아 동물학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아베리아노프 박사는 “이 종은 아시아에서 처음 보고된 레바키사우루스과 공룡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화석 기록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 중 하나”라면서 “이 종은 다른 모든 용각류처럼 초식을 했고 다른 여러 공룡과 함께 복잡한 환경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레바키사우루스과 공룡에 관한 모든 기록은 남아메리카 최남단에서 북동부 그리고 아프리카 북서부를 거쳐 유럽까지 뻗어 있는 좁은 이동 경로에서 나온 것이었다. 따라서 아베리아노프 박사는 “레바키사우루스과는 주로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 존재했기에 이번 발견은 흥미롭다. 아시아 최초의 레바키사우루스과인 D. 킹기의 발견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이 그룹의 분포는 동쪽으로 상당히 확장했다”면서 “이번 발견은 대륙들이 백악기 초기에도 여전히 이어져 있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D. 킹기는 백악기 말 아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 끝에 있는 테티스해(Tethys Ocean) 근처 해안 평야에서 살았다. 테티스해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그리고 동남아시아 사이에 있는 거대하고 얕은 수역이었다. 이 종은 아마 유럽에서 중앙아시아로 뻗어나갔을 것이지만,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났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백악기 대부분의 기간 아시아는 투르가이 해협(Turgai Strait)이라고 불리는 물 줄기에 의해 유럽과 분리됐지만 두 대륙 사이에 육지로 연결된 곳은 존재했다. 이에 대해 아베리아노프 박사는 “레바키사우루스과는 투르가이 해협을 가로지르는 ‘육교’를 통해 유럽에서 아시아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 킹기의 시대에 살았던 다른 공룡 중에는 수각류인 ‘티무를렌지아’(Timurlengia)가 존재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의 조상으로 몸집이 작았던 이 육식 공룡은 같은 지역에서 5년 전 발견됐었다. 따라서 이들 포식자는 중앙아시아에서 D. 킹기와 같은 초식 공룡을 사냥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로 티무를렌지아 연구에도 참여했던 미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의 한스 수스 교수는 “티무를렌지아는 가늘고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민첩한 사냥꾼이었다”면서 “이 종은 아마 다양한 거대 초식 공룡을 사냥했을 것인데 특히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초기 오리부리 공룡이 주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2월 24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19 여파…전국 최대 규모 달집태우기 행사 2년 연속 취소

    코로나19 여파…전국 최대 규모 달집태우기 행사 2년 연속 취소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해온 정월대보름 맞이 경북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이례적으로 2년 연속 취소됐다. 청도군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를 취소한다고 25일 밝혔다. 청도 달집태우기 행사가 2019년과 2017년에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취소된 적은 있으나 연이어 취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청도에서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정월대보름 밤에 솔가지를 모아 만든 달집을 태우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 청도 달집짓기전승보존회는 연인원 500명을 동원해 전국 최대 규모인 높이 20m, 폭 15m, 무게 250t에 이르는 달집을 만들어왔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달집태우기 행사 때면 대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맞춰 달집기원문을 낭독하고, 기관단체장 20여 명이 달집에 불을 지피면 최고조에 달했다. 군민과 관광객들은 풍년농사와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빌고, 행사장 주변에서는 쥐불놀이, 불꽃놀이 등 한마당 잔치가 펼쳐졌다. 이를 보기 위해 청도를 찾은 군민과 관광객은 2만여명에 이른다. 청도군 관계자는 “전국 명물로 청도를 전국에 알리는 행사인 달집태우기를 코로나로 인해 2년 연속 못해 아쉽다”면서도 “코로나 종식을 위해 군민들의 역량을 모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민들도 안도와 아쉬움이 교차한다는 반응이다. 주민 김모(66·화양읍)은 “매년 가족의 안녕과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청도군의 특화된 세시풍속 행사가 코로나 여파로 계속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해 아쉽기만 하다”면서 “한편으로는 코로나 여파가 우려됨에 따라 겁이나는데 다행이다”며 씁쓸해 했다.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털이 무려 35㎏, 호주 양 ‘바락’ 시원하게 밀어내고 잘 적응

    털이 무려 35㎏, 호주 양 ‘바락’ 시원하게 밀어내고 잘 적응

    이달 초 호주 멜버른 근처 숲에서 발견된 야생 양 바락(Baarack)이 털을 깎기 전과 얼마 전 털을 깎은 뒤의 모습이다. 털의 무게만 무려 35㎏이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구분하느라 알파벳 a를 하나 더 넣었다. 대도시 멜버른 북쪽 랜스필드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이렇게까지 무성하게 털이 자란 양이 야생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털 때문에 앞을 보는 것도 힘들어했다. 양은 소와 마찬가지로 아주 오래 전부터 가축으로 길들여져 인류가 전멸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정 범위 안에 가두고 개를 통해 포식자로부터 보호하는 사육이 몇천년 진행돼 양을 먹잇감 삼는 늑대 등이 접근하면 도망가지 않고 우왕좌왕하다 지네들끼리 밟혀 죽는다. 인간이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털이 너무 길게 자라 더위를 견디지 못할 뿐만 아니라 털 무게에 스스로 눌려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해 자력으로 생존할 수가 없다. 바락이 털 때문에 몸집이 커보였으나 또래들에 견줘 오히려 체중이 너무 적게 나가 문제였던 것도 이런 문제의 연장 선이었다. 에드가 미션팜 치료센터로 옮겨져 털을 깎아줬다. 얼마 전 틱톡에 올렸더니 1840만명이 보고 좋아라 했다. 카일 베렌드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바락을 발견한 사람이 곧바로 치료센터로 연락해 도와달라고 청했다며 바락은 귀 옆에 태그 자국이 있어 한때 농장에 속한 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치료센터가 지난주 새롭게 올린 동영상을 보면 바락은 또래 양들과 함께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잘 적응하는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바락의 털 무게는 세계 최고 기록이 아니다. 2015년 호주에서 발견돼 구조된 메리노 양인 크리스는 깎인 털의 무게가 41.1㎏이나 됐다. 성인 남자의 스웨터 30벌을 짤 수 있는 양이었다. 크리스는 2019년 리틀 오크 치료센터에서 세상을 떠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폐지 줍는 노인 ‘도돌이표 가난’

    폐지 줍는 노인 ‘도돌이표 가난’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에 있는 한 고물상 앞에서 만난 김모(80)씨는 종이상자, 신문지, 책이 산더미처럼 실린 손수레에서 폐지를 내렸다. 이날 주운 폐지는 모두 60㎏이었다. 고물상 주인은 김씨에게 4000원을 건넸다. 김씨는 “이 일을 한 지 10년째인데 버는 돈은 계속 줄어든다. 종이값은 떨어지고 힘이 달려 줍는 양이 주니까…”라고 말했다. 최근에 폐지 가격이 올랐는데 체감이 안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못 느끼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택배 물량이 폭증하면서 종이상자를 만드는 데 쓰이는 폐지 가격이 30% 오르고 제지업체들의 영업이익이 2배로 껑충 뛰었지만 거리에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 수집상-압축상-제지사로 이어지는 유통 구조에서 발생하는 중간 업체와 제지사 간의 오랜 불신과 갈등 때문에 유통 단계 최하단에 있는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코로나 호황의 과실이 닿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폐지(골판지) 가격은 올해 1월 ㎏당 76.8원이다. 1년 전 58.5원보다 31.2% 상승했다. 골판지 가격은 2018년 1월 136.4원에서 2019년 1월 81.5원으로 떨어졌다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한 지난해 2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61조 1234억으로 전년보다 19.1% 증가하는 등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택배상자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폐지를 수집해 종이상자를 만드는 제지기업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업계 1위 한솔제지는 지난해 6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보다 126.1% 증가한 수치다. 깨끗한나라도 전년보다 911.3% 증가한 5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폐지를 유통하는 업체들은 제지기업이 폐지 매입가격을 주먹구구식으로 정해 코로나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골판지를 압축해 1차 가공하는 압축상들은 제지업체가 표준계약서 없이 당일에 필요한 물량을 요청하는 식이어서 수급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여기에 도매가격을 15~35%까지 후려치기 때문에 비싼 가격으로 고물상 폐지를 사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고물상 대표는 “골판지 품귀 현상으로 종이 구하기가 어려워졌는데도 중간상인들은 예전과 같은 잣대로 종이값을 매긴다”며 “㎏당 최소한 30~50원은 인상해야 폐지 줍는 어르신에게 몇 천원이라도 더 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지업체들은 국내 폐지의 품질이 수입 폐지에 비해 너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국내에서 수집하는 폐지는 무게를 늘리려고 물을 뿌리거나 이물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채 넘긴다는 얘기다. 폐지 시장의 수급과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정부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폐지업계에 축적된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표준계약서와 ‘수분·이물질 측정기’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제지사들이 높은 등급의 폐지를 우선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등 근본적인 폐지 가격 안정화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야생의 냉혹함…갓 태어난 얼룩말 사냥한 수사자 (영상)

    야생의 냉혹함…갓 태어난 얼룩말 사냥한 수사자 (영상)

    굶주린 수사자 한 마리가 갓 태어난 새끼 얼룩말을 사냥해 잡아먹는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케냐 남서부 지역의 한 사파리공원에서 미국인 여성 관광객 매케나 웬트워스(30)가 이런 잔혹한 순간을 촬영했다. 미네소타주에서 부모와 함께 사파리 여행을 왔다는 이 여성은 당시 새끼 얼룩말과 약 30m 떨어진 곳에서 사파리 차량을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이 여성이 찍은 영상에는 갓 태어난 얼룩말이 혼자서 일어서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담겼다. 그 옆에는 어미 얼룩말이 가만히 서서 지켜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얼마 뒤 이 새끼 얼룩말은 간신히 일어섰다. 이 얼룩말은 몸무게가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아직 힘이 부족해 다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바로 서는 것은 물론 뛸어다닐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이 얼룩말은 태어나서 한 번도 제대로 걷지 못한 채 갑자기 다가온 수사자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몸무게 180㎏에 달하는 이 포식자의 강력한 이빨이 새끼 얼룩말의 숨통을 끊어놨기 때문이다. 어미 얼룩말은 자신이 약 13개월 동안 배 속에 품었던 새끼 얼룩말이 목숨을 잃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이 여성은 “당시 여행 가이드는 우리에게 사자들이 바로 직전 짝짓기를 했기에 그 후에는 사냥을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사자가 새끼 얼룩말을 내버려둘 것이라고 꽤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자가 갓 태어난 얼룩말을 사냥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본 장면 중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사진=매케나 웬트워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동성애자 남동생 부부 위해 대리모 자청한 英 누나

    동성애자 남동생 부부 위해 대리모 자청한 英 누나

    동성애자인 남동생을 위해 누나가 대리모를 자청했다. 2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맨체스터의 한 40대 여성이 남동생 부부에게 아들을 안겨 주었다고 전했다. 남편과의 사이에서 이미 여섯 자녀를 낳은 트레이시 헐스(42)는 지난해 10월 7번째 아기를 출산했다. 아기 아버지는 다름아닌 남동생 부부였다. 그녀의 남동생 앤서니 디건(38)과 동성 연인 레이 윌리엄스(30)는 결혼을 약속했다. 정식으로 부부가 되기에 앞서 생물학적 자녀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싶었던 두 사람은 아기를 대신 낳아줄 대리모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마땅한 대리모를 찾지 못했다. 남동생은 “영국 대리모 단체가 주최하는 사교 행사에 꾸준히 참석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대리모를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희망은 점점 사라져갔다.그때 누나인 헐스가 손을 들었다. 그녀는 “남동생이 끙끙대는 걸 보고 내가 나서기로 했다. 대리모가 되어주겠다고 했을 때 처음 두 번은 그냥 웃어넘기다가 세 번 만에 내 제안을 승낙했다. 영광이었다. 자기 자식을 대신 낳는 일을 맡길 만큼 나를 믿는다는 거 아니냐”고 밝혔다. 남동생은 “누나는 돌봐야 할 아이들이 여섯이나 있었다. 누나에게 부탁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누나는 진지했다”고 설명했다. 시험관 아기를 위해 남동생 부부는 3만6000파운드(약 5660만 원)를 대출받았다. 그리고 익명의 여성 두 사람에게 기증받은 난자와 부부의 정자를 사용해 두 개의 배아를 만들었다. 누나는 세 번만에 체외수정에 성공, 두 사람의 아기를 임신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12일 응급제왕절개 수술 끝에 남동생 부부에게 몸무게 3.4㎏의 건강한 아들을 안겨주었다.남동생은 “수술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울음소리를 듣자마자 현실과 맞닥뜨린 기분이었다. 드디어 우리가 부모가 된 순간이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아기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남동생은 “우리 둘 중 누구의 정자가 사용됐는지는 중요치 않다. 그저 생물학적 자녀를 갖는 게 중요했다. 유전자 검사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우리와의 생활에 완벽 적응했다. 마치 항상 우리 옆에 있었던 것 같다. 우리가 채우려고 했던 잃어버린 조각 하나를 찾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남동생은 “누나와는 어릴 적부터 각별했다.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누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버지를 대신해 누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그 후로 17년이 지났다. 누나는 나를 아빠로 만들어주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일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이다. 우리가 늘 꿈꾸던 가족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누나에게 고맙다. 누나가 자랑스럽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누나 역시 “동생 부부가 부모가 되도록 도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조카를 세상으로 인도하는 데 일조했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동생 부부는 훌륭한 부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1978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조생식술을 이용해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나라다. 1990년 정자·난자 등 생명윤리 관련법 정비로 미혼여성도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됐다. 2005년에는 동성혼을 허용하는 ‘싱글파트너십’ 법이 발효돼 대리모를 통한 출산이 가능해졌다. 한 비영리 대리모 기관에 따르면 영국의 대리모 비용은 1만2000파운드에서 2만 파운드, 한화로 약 1900만원에서 3200만원 정도다. 해당 기관은 “이타심에서 비롯된 대리 출산이 많아 대리모가 상업화된 미국보다 보상은 적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베테랑과 신동’ 희망의 노래… 다른 듯 닮은 두 산초의 꿈

    ‘베테랑과 신동’ 희망의 노래… 다른 듯 닮은 두 산초의 꿈

    14년간 일곱 번이나 산초 연기한 이훈진첫 시즌부터 완벽한 변신 보여준 정원영돈키호테 꿈 지켜주는 친구이자 시종 열연 이 “아는데 모르는 것처럼 연기… 어려워”정 “아름다움 물들이는 역할, 무대에 마법”“좋으니까. 그냥 좋으니까. 내 손톱 하나씩 뽑혀도 난 좋아, 왜 좋은지 설명이 안 돼요.”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옆을 지키는 산초는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준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웃음과 껍질이 벗겨지고 털이 몽땅 뽑혀도 주인님이 좋다는 맹목적인 그 마음이 감동을 부른다. 돈키호테가 꿈을 향해 모험을 할 수 있는 건 그의 친구 산초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꿈이라는 단어가 난감해져 버린 요즘, 그래도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창이 되어 주는 두 명의 산초를 지난 18일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났다. 2007년부터 14년간 벌써 일곱 번째 시즌을 함께하고 있는 ‘베테랑’ 이훈진과 첫 시즌부터 완벽하게 변신한 ‘신동’ 정원영, 발그레한 웃음을 비롯해 많은 것이 닮은 두 사람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게 된 비결에 “잘 봐주신 덕분”이라며 마음을 맞춘 듯 대답했다.이훈진은 한 인물을 일곱 번이나 연기할 수 있는 이유로 “다이어트를 하지 않기 때문”이란 농담을 던지더니 “꾸준하게 애드리브 없이 대본에만 충실했다”고도 부연했다. 그동안 폭 넓은 작품에서 활약했던 정원영도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여러 작품에서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역할을 많이 했던 경험들이 모여 완전체인 산초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산초는 돈키호테가 꿈을 그리도록 지켜주면서도, 거울처럼 현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깨끗하고 투명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돈키호테가 그리는 희망으로 적셔 간다. 당연히 연기가 간단하지 않다. 특히 돈키호테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순수한 애정을 그리기 위해 두 배우는 스스로를 감추려 애쓴다. “‘여기서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을 텐데’ 욕심 내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불필요한 애드리브를 하는 순간 산초가 아닌 이훈진이 보일 것 같아 최대한 자제해요.” “연기하다 의심이 들면 저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져요. 정원영이 아닌 산초 그대로가 보여 주는 믿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죠.” 세르반테스는 함께 지하 감옥에 끌려온 산초를 ‘시종’이 아닌 ‘친구’로 소개한다. 그에게, 더 나아가 이 작품에서 산초가 갖는 무게감이다. “돈키호테가 알돈자에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너라는 존재를 사랑하라는 임무를 준다면 산초에게는 세상을 좀더 꿈에 가까운 눈으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게 ‘베테랑’의 해석이다. “산초로 인해 아름다움이 물들어 무대 위 모두가 함께 ‘임파서블 드림’(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른다”면서 “무대와 객석에 마법을 부려 주는 인물 같다”는 ‘신동’의 발견도 맥이 닿아 있다. 서울예대 선배이기도 한 이훈진은 “작고 귀여운 원영이는 산초 DNA를 가진 친구”라며 그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감격스런 표정을 짓던 후배는 “완성된 작품에 완벽하게 길을 닦아 준 선배를 따라갈 수 있어 좋다”고 화답했다. 물론 두 사람 사이 시간의 차이는 분명했다. “아직도 산초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후배와 달리 선배는 “다 아는데 모르는 것처럼 연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무거운 짐가방을 들어 올려 던지는 장면으로 정원영은 손등이 다 까져 있었다. 이날 뒤늦게 본 이훈진은 “그렇게 들면 계속 다친다”며 방향을 바꿔 잡으라는 깨알 경험담을 전했다. 개막이 세 차례나 미뤄져 드레스 리허설만 스무 번 가까이 했던 이들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우린 ‘맨오브라만차’ 연습생이었다”(정원영)며 웃으며 말하지만 새카만 밤바다 같았던 지난해를 보낸 자신들과 관객을 위해 더욱 소중히 산초를 연기하고 있다. 다행히 다음달 24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연장 공연을 하기로 해 더 오래 만날 수 있다. 표만 구할 수 있다면.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文의 침묵… “신현수, 유임된 것” “적절할 때 정리”

    文의 침묵… “신현수, 유임된 것” “적절할 때 정리”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었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거취를 일임한 가운데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2일 신 수석의 복귀를 설명하면서 ‘일단락’이란 표현을 8차례 썼지만, 문 대통령의 반응이나 ‘재신임’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3일 “일종의 정상화 과정이며 신 수석은 유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참모가 사의를 표명했고, 인사권자가 반려했는데도 논란이 커졌던 상황”이라면서 “어제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했다고 발표하는 것도 이상하고, 청와대가 즉각 재신임 메시지를 내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봤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 수석의 거취에 대해 대통령이 ‘침묵’을 지킨 게 아니라 청와대가 일일이 옮기지 않은 것”이라면서 “적절한 계기에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의 표명이 공개됐을 때 청와대는 이틀 만에 ‘사표 반려 및 재신임’을 못박았다. 지난해 8월 7일 다주택 논란으로 노영민 전 비서실장 등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을 때는 12일 수석급 인사를 단행한 뒤 다음날 청와대가 “반려된 것으로 봐도 된다”고 정리했다. 홍 부총리는 이후 개각 때마다 이름이 언급됐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차 재난지원금 편성을 진두지휘하는 등 건재하다. 반면 노 전 실장은 3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교체됐다. ‘재신임’이 되더라도 사의 배경과 현안, 대체재 여부에 따라 제각각이란 의미다. 민정수석과 법무 장관의 갈등을 넘어 신 수석이 대통령에게 맞서는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우려까지 빚어진 상황을 매듭짓기 위해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검찰개혁 드라이브와 맞물려 적절한 시점에 교체될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르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7월이 적기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관광객 운동화 ‘꿀꺽’ 했다가 결국 수술대에 오른 악어

    관광객 운동화 ‘꿀꺽’ 했다가 결국 수술대에 오른 악어

    몸무게 약 160kg에 달하는 악어가 수술대에 누웠다. 실수로 삼킨 신발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서다. ABC뉴스 등 해외 언론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어거스틴 악어 보호 동물원에 서식하던 이 악어가 관광객의 운동화 한 짝을 삼킨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해당 동물원을 방문해 집라인을 타고 관광을 즐기던 한 관광객의 발에서 신발이 떨어졌는데, 악어가 이를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 삼킨 것이 원인이었다. 동물원 측은 폐쇄회로(CC)TV를 보던 중 해당 악어가 떨어진 신발 주위를 맴돌며 먹잇감인지를 확인하다가 이를 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육사들은 악어가 신발을 다시 토해내기를 기다렸지만 몇 달이 지나도 신발은 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사육사는 이 악어의 위가 신발을 역류해 토해낼 수 있도록 복부를 마사지하거나, 마취한 채 입 안으로 손을 넣어 신발을 찾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동물원 측은 악어가 삼킨 신발을 위에서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눈을 가리고 몸 전체를 수술용 침대에 묶는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진찰대에서 엑스레이 촬영 등을 거쳐 신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후에야 수술이 시작됐다.수술을 집도한 플로리다대학 동물외과 전문의는 악어의 위장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을 꺼내기 위해 위절제술을 시도했고, 무사히 신발을 제거할 수 있었다. 몸무게가 약 160kg에 달하는 악어는 수술을 마친 뒤 하루동안 병원에서 지냈으며, 이후 동물원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을 수 있는 우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다시 무리에 합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치료와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떨어진 신발은 절대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냥 좋으니까” 돈키호테 꿈 지켜주는 산초…이훈진·정원영이 노래하는 희망

    “그냥 좋으니까” 돈키호테 꿈 지켜주는 산초…이훈진·정원영이 노래하는 희망

    “좋으니까. 그냥 좋으니까. 내 손톱 하나씩 뽑혀도 난 좋아, 왜 좋은지 설명이 안 돼요.”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에서 돈키호테 옆을 지키는 산초는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준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웃음과 껍질이 벗겨지고 털이 몽땅 뽑혀도 주인님이 좋다는 맹목적인 그 마음이 감동을 부른다. 돈키호테가 꿈을 향해 모험을 할 수 있는 건 그의 친구 산초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꿈이라는 단어가 난감해져 버린 요즘, 그래도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창이 되어 주는 두 명의 산초를 지난 18일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났다. 2007년부터 14년간 벌써 일곱 번째 시즌을 함께하고 있는 ‘베테랑’ 이훈진과 첫 시즌부터 완벽하게 변신한 ‘신동’ 정원영, 발그레한 웃음을 비롯해 많은 것이 닮은 두 사람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게 된 비결에 “잘 봐주신 덕분”이라며 마음을 맞춘 듯 대답했다.이훈진은 한 인물을 일곱 번이나 연기할 수 있는 이유로 “다이어트를 하지 않기 때문”이란 농담을 던지더니 “꾸준하게 애드리브 없이 대본에만 충실했다”고도 부연했다. 그동안 폭 넓은 작품에서 활약했던 정원영도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여러 작품에서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역할을 많이 했던 경험들이 모여 완전체인 산초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산초는 돈키호테가 꿈을 그리도록 지켜주면서도, 거울처럼 현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깨끗하고 투명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돈키호테가 그리는 희망으로 적셔 간다. 당연히 연기가 간단하지 않다. 특히 돈키호테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순수한 애정을 그리기 위해 두 배우는 스스로를 감추려 애쓴다. “‘여기서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을 텐데’ 욕심 내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불필요한 애드리브를 하는 순간 산초가 아닌 이훈진이 보일 것 같아 최대한 자제해요.” “연기하다 의심이 들면 저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져요. 돈키호테가 ‘저 멀리 성이 보인다’고 하면 ‘와, 성이요? 어디요?’하고 물어야 하는데 순간 인상을 쓰며 ‘‘성이 어딨어요?’ 할 뻔 했죠. 정원영이 아닌 산초 그대로가 보여 주는 믿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죠.”세르반테스는 함께 지하 감옥에 끌려온 산초를 ‘시종’이 아닌 ‘친구’로 소개한다. 그에게, 더 나아가 이 작품에서 산초가 갖는 무게감이다. “돈키호테가 알돈자에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너라는 존재를 사랑하라는 임무를 준다면 산초에게는 세상을 좀더 꿈에 가까운 눈으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는 게 ‘베테랑’의 해석이다. “산초로 인해 아름다움이 물들어 무대 위 모두가 함께 ‘임파서블 드림’(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른다”면서 “무대와 객석에 마법을 부려 주는 인물 같다”는 ‘신동’의 발견도 맥이 닿아 있다. 서울예대 선배이기도 한 이훈진은 “작고 귀여운 원영이는 산초 DNA를 가진 친구”라며 그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캐스팅 소식을 듣자마자 “드디어 하는구나!”라며 전화하기도 했다. 그 말에 감격스런 표정을 짓던 후배는 “완성된 작품에 완벽하게 길을 닦아 준 선배를 따라갈 수 있어 좋다”고 화답했다. “언젠가 우리 둘이 함께 무대에 서는 날도 오면 좋겠다”는 말을 주고받으며 “‘산초스’ 어때요?”(정원영), “그 땐 네가 돈키호테 해”(이훈진)라며 쿵짝을 맞추는 것도 현실 산초 그대로 같아 웃음을 불렀다.물론 두 사람 사이 시간의 차이는 분명했다. “아직도 산초를 찾아가는 중”이라는 후배와 달리 선배는 “다 아는데 모르는 것처럼 연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다만 이훈진은 “30대엔 이 작품에 눌려 산초 역할이 많이 무거웠다면 지금은 훨씬 가벼워졌다”고 덧붙일 수 있는 충분한 여유도 얻었다. 무거운 짐가방을 들어 올려 던지는 장면으로 정원영은 손등이 다 까져 있었다. 이날 뒤늦게 본 이훈진은 “그렇게 들면 계속 다친다”며 방향을 바꿔 잡으라는 깨알 경험담을 전했다. 개막이 세 차례나 미뤄져 드레스 리허설만 스무 번 가까이 했던 이들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꿈과 희망을 노래한다. “우린 ‘맨오브라만차’ 연습생이었다”(정원영)며 웃으며 말하지만 새카만 밤바다 같았던 지난해를 보낸 자신들과 관객을 위해 더욱 소중히 산초를 연기하고 있다. 다행히 다음달 24일부터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연장 공연을 하기로 해 더 오래 만날 수 있다. 표만 구할 수 있다면.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신부, 감염률 70% 더 높다…백신 우선 접종해야” 연구에도 찬반 왜 [이슈픽]

    “임신부, 감염률 70% 더 높다…백신 우선 접종해야” 연구에도 찬반 왜 [이슈픽]

    “코로나 확진 임신부 중증 발병률도 더 높아”미 CDC·학계 “접종 권고” vs WHO “안돼”임신부가 다른 성인들보다 70% 더 높은 비율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감염되고 중증 발병률도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가 미국 산부인과 학술지(American Journal of Obertical and Oblight)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임신부에게 백신을 우선적으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서는 3월과 6월 사이 1000명의 임신부당 코로나19 환자가 14명 발생한 데 비해 비임신 성인(20~39세) 1000명 중에선 7명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임신부의 코로나19 비율이 비임신 성인보다 70% 더 높았고 백인이 아닌 인종·민족집단의 임신부들은 코로나19에 더 취약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어 이외의 언어로 진료를 받는 사람은 일반 인구의 약 8%를 차지하는 반면 코로나19를 가진 임신부는 약 3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를 앓고 있는 임신부가 중증 발병률이 더 높다며 “임신부들에 대한 백신 배분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말했다.이스라엘서 코로나 걸린 임신부 사산태아도 감염…“태반 통해 감염된 듯” 실제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20대 여성의 배 속에 있던 태아가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 언론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서부 아시도드에 있는 삼손 아수타 아시도드 대학병원에 따르면 지난 주말 29세 임신부가 태동을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병원을 찾았다. 태아의 심장 박동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해 죽은 태아를 꺼냈다. 병원 측은 이어 여성과 죽은 태아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임신 25주 차였던 여성은 병원을 방문하기 나흘 전부터 몸에 이상을 느꼈지만, 감염을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2주 전 검사에서 여성과 태아 모두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은 데다, 보건당국의 방역 준칙도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태아가 코로나19로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병원의 감염병 전문의인 탈 브로시 박사는 현지 언론에 “태반을 통해 감염된 태아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 책임자인 요시 토빈 박사도 이런 추론에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다.미 CDC “임신부 백신 맞는게 낫다”WHO “임신부 백신 접종 말라”학계 “백신 접종 않는 게 더 위험” 임신부에 대한 백신 접종은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지만 그래도 맞는 게 더 안전하다는 견해가 조금더 우세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질병통제예상센터(CDC)는 지난해 12월 ‘임신부는 의사와 상담을 한 뒤 백신을 접종하라’는 취지의 권고문을 냈다.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요양원 간병인 등 코로나19 취약그룹에 속하는 임신 여성이나 수유 여성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가이드라인에서 감염 위험이 크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임신부가 아니라면 백신을 접종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코로나19 백신들이 임신부에게 안전한지 여부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학계 일각에선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우려 때문에 임신부가 접종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에모리의대 산부인과의 드니스 제이미슨 박사는 “코로나19가 임신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는데도 백신 접종을 피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CDC, 코로나19 사망·중증 유발 요건에 임신 추가…“임신부 감염 입원율 더 높아” 지난해 11월 발표된 CDC 연구에 따르면 임신 여성은 비임신 여성보다 코로나19 감염 시 입원율이 더 높았다. 이에 따라 CDC는 코로나19 사망과 중증을 유발하는 요건 중 하나로 임신을 추가하기도 했다. 또한 임신부에 대한 임상시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을 늦추는 것도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독감 등 다른 감염병의 경우에도 임신부에 대한 별도의 임상시험 없이 접종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화이자, 임신부 임상시험 착수 7~10개월 소요 예상 한편 화이자는 올해 상반기에 임신부에 대한 별도의 임상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화이자는 임신 24~34주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상 2/3 시험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화이자 측은 임상시험에는 7~10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시험이 끝나면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임신부에게 안전한지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화이자는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도 조만간 별도의 임상시험을 실시해 어린이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안전한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지구별 사막에 내리는 듯” ‘퍼서비어런스’ 화성에 안착 순간

    “지구별 사막에 내리는 듯” ‘퍼서비어런스’ 화성에 안착 순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공포의 7분’이라고 했던 순간은 예상 밖으로 순조로웠다. 22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화성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지표면에 닿기까지의 7분을 생생히 담은 동영상을 보면 마치 헬리콥터에 앉아 지구의 사막평원 어딘가에 내려앉는 듯한 착각을 안길 정도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18일 오후 8시 55분(한국시간 19일 오전 5시 55분) 화성 적도 북쪽의 제제로 분화구 평원에 안착했다.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바퀴가 표면에 닿기까지 ‘공포의 7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퍼서비어런스가 착륙 모듈인 로켓 백팩에서 줄에 매달려 화성의 제제로 분화구 평원으로 내려갈 때 먼지와 자갈이 떠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퍼서비어런스는 다양한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는데 그 중 7개가 착륙 과정을 촬영했다. 초음속 하강 상태에서 낙하산이 펼쳐지고, 방열판 분리, 착륙 모듈의 로켓 비행, 로버를 지상으로 내린 스카이 크레인, 로버의 착륙과 스카이 크레인의 분리 등 모든 과정이 담겼다. 제트추진연구소(JPL)는 로버 하강과 착륙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 2만 3000여장과 30기가바이트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카메라 석 대는 낙하산을 올려다보지 못했지만 나머지는 정상 작동했다. NASA는 하강 과정의 소리도 녹음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화성 지표면에서는 마이크가 제대로 작동해 앞으로 퍼서비어런스가 탐사를 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촬영된 동영상은 탐사로버의 기술과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이크 ?킨스 JPL 소장은 “우리는 동영상 속 로버의 동작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며 “무엇보다 동영상은 보는 사람을 화성 여행에 동참시킨다”고 말했다.퍼서비어런스는 지난 주말 항법용 마스트를 수직으로 세웠다. 마스트는 지구에서 수평으로 누인 상태로 발사됐다. 마스트에 장착된 주 과학 카메라인 마스트캠-Z가 제제로 분화구와 로버 자체를 촬영한 사진을 합성한 사진도 공개했다. JPL은 이 영상을 보면서 로버가 착륙 과정에서 날아온 돌에 손상을 입지 않았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주말에 처음 로버 작동 실험이 예정돼 있다. 이제 관심은 다른 행성의 하늘을 최초로 자유롭게 날아다닐 소형 헬리콥터로 옮아가고 있다. NASA는 무게 1.8㎏에 날개 길이가 1.2m인 이 헬리콥터에 ‘인저뉴어티(Ingenuity, 독창성)’란 이름을 붙였다. 지구 공기 밀도의 1%에 불과한 화성에서 양력을 얻기 위해 날개 회전 속도를 지구의 10배로 높여야 한다. 헬리콥터는 한 달 동안 다섯 차례 비행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5m에서 150m 높이까지 비행하는 것이 목표다. 성공하면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이래 처음으로 지구가 아닌 행성에서 인류의 비행체가 자유로이 하늘을 나는 기록을 세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블링컨 美 국무장관 “북한 비핵화에 집중...동맹과 협력”

    블링컨 美 국무장관 “북한 비핵화에 집중...동맹과 협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유엔 군축회의 화상 연결을 통해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며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22일(현지시간) 블링컨 장관은 연설에서 대량살상무기 제거 및 감축을 위한 미국의 책임을 거론하면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계속 집중하고 있으며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루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과 관련해 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장관이 군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국제무대에서 직접 북한의 비핵화 및 동맹과의 협력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유엔 군축회의 같은 국제무대의 논의와 역할에 무게를 두지 않았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귀환 및 리더십 복원’을 대외정책의 기본기조로 삼고 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중국에 대해서도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미국은 또한 중국의 도발적이고 위험한 무기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더 큰 투명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중국)의 핵무기로 제기된 위험 감축을 목표로 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의 무기개발 투명성을 문제 삼으며 압박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있어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다고 공개 비판하는 등 강경기조를 분명히 해왔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양국간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5년 연장을 통한 핵위협 감소 성과를 내세우면서도 러시아에 의한 도전을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공격위성 시험을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나라가 우주공간에서의 책임있는 행동을 위한 규범과 기준 마련에 관여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판하면서 러시아의 지원을 함께 비난하고는 러시아가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등 자국민에게도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 핵합의와 관련해서는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합의 연장 및 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안정을 해치는 이란의 역내 행위와 탄도미사일 개발 및 확산 등 다른 우려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文에 거취 일임한 신현수… 민정vs법무 ‘불안한 봉합’

    文에 거취 일임한 신현수… 민정vs법무 ‘불안한 봉합’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고 “최선을 다해서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직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 간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고, 민정수석이 대통령의 만류에도 사의를 고수했던 초유의 사태는 일단락됐다. 신 수석이 거취를 일임한 만큼 문 대통령의 결단이 남았지만, 신 수석을 일단 재신임해 파동을 봉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이 오전에 문 대통령 주재 티타임에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신 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도 참석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거취를 일임했으니까 확실하게 일단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있었고, 대통령이 반려하셨고, 그 후 진행 상황이 없는 채 거취를 일임했으니까 대통령이 결정하실 시간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어떻게 결정할지는 제가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보수언론에서 박 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기 전에 검찰인사를 발표했다는 이른바 ‘청와대 패싱설’에 대해 “대통령의 재가 없이 (박 장관이) 발표했다는 건 분명히 사실이 아니며,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는 보도 역시 신 수석에게 직접 확인했는데 ‘감찰을 건의 드린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저는 문 대통령의 법무참모”라면서 “월권이나 위법을 저지른 바 없다”고 했다. 신 수석은 휴가 중 법무부와 검찰 중간간부 인사협의를 가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휴가 중 (인사)협의도 했고 검토도 함께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을 직접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7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이끈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영전시키는 한편 윤 총장의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현장 복귀를 배제한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조율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인사가 발표되자 신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의 거듭된 만류에도 사의를 굽히지 않은 신 수석은 지난 18일 출근해 이틀간 휴가를 냈고, 나흘간 거취를 숙고한 뒤 이날 출근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도전과 노력이 빚어낸 콘체르토

    [허백윤의 아니리] 도전과 노력이 빚어낸 콘체르토

    지난달 27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콘체르토: 대립과 조화’에서 대금 연주자인 김정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대금과 첼로, 국악관현악을 위한 협주곡을 초연으로 흥겨운 무대가 이어지던 중 김 교수는 대금을 불며 동시에 비트박스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 2년간 새로운 대금 소리를 고민한 그가 대금 비트박스를 공개한 첫 무대였다. 뻥 뚫린 대나무에 취구로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대금의 원리는 신라시대 만파식적 설화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전형적인 전통악기라 현대음악과 안 어울릴 수도 있고 반면에 전통과 첨단의 조화가 더욱 독창적으로 다가갈 수 있기도 하다”는 게 김 교수의 도전정신을 불러낸 대금의 양면성이었다. 색깔이 뚜렷한 만큼 어떤 색을 더하느냐에 따라 금방 새롭고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대금 비트박스는 미국 플루티스트 그레그 파틸로의 ‘플루트 비트박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호흡이 쉽지 않아 플루트 연주자들도 일부만 시도했다. 김 교수는 “대금이 플루트보다 취구가 다섯 배나 커 훨씬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대신 파워풀한 테크닉으로 역동적인 연주를 들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무대에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다른 악기들과의 협연을 비롯해 비트박스 비중을 더 많이 늘린 대금 작품을 하고 싶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빛과 다양한 장르 음악을 활용하며 강렬한 음악세계를 보여 준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씨는 술대로 현을 튕기는 탄현악기인 거문고를 활로 그어 연주한다. 그는 “점을 찍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독점할 수 있는 선을 연주하는 데 대한 동경이 있었다”면서 “장난스럽게 한 번 그어본 소리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박씨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넓은 시각을 가지려 했으니 그 소리를 신선하고 즐겁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연한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도 다양한 소리를 얻기 위해 많은 도전을 거쳤다. 활로 선을 연결해 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면서 대아쟁부터 바이올린, 첼로 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현악기의 활을 다 가져가 거문고에 그어봤다. 그리고 비올라 활이 자신이 표현하려는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걸 찾아냈다. “활대가 충분히 길고 단단해 연주할 때 무게도 좋고 소리도 저의 음악과 정서적으로 가장 잘 맞는다”고 했다. 활로 연주할 땐 거문고를 반대로 돌려놓으면서 “과연 이것을 거문고 연주라 할 수 있는가”라며 스스로를 ‘돌연변이’ 같다고도 했지만 도전은 활로 이어지는 거문고 소리만큼 깊은 울림을 준다.거문고 연주자 이정석씨는 “이렇게 매력 있는 악기가 무대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는 안타까움”에 거문고를 그야말로 씹고 뜯고 맛보기 시작했다. 심금을 울리는 거문고는 독주 악기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지만 정작 큰 무대에선 소리가 너무 작게 튕겨 나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6년 동료 연주자들과 ‘거문고 팩토리’를 꾸려 이런저런 실험을 했다. 같은 중저음대 악기들로 다채로운 앙상블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악기를 자르고 들어 올렸다. “‘선비 악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 허리에 매고 기타처럼 연주도 했고, 높은 음역대를 내는 실로폰 거문고, 활을 사용하는 첼로 거문고 등을 만들며 거문고로 할 수 있는 실험은 웬만큼 다 해봤다”고 소개했다. 그는 6현 거문고에 전자 음향 픽업 장치를 단 전자 거문고를 주로 쓴다. 거문고 소리가 전자 기타 같은 음색을 내며 더 크게, 더 오래 이어진다. “당시만 해도 ‘나쁜 짓’ 한다고 손가락질받았는데 이젠 많은 연주자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어 좋다”는 그는 거문고 원리를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한 악기 개량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미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들에게 정해진 틀을 벗어나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들을 털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간단했다. 지금,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다. 그 도전과 노력에 담긴 진심이 만들어 내는 세상과의 협주곡은 객석에 고스란히 감동을 준다. baikyoon@seoul.co.kr
  • 월가 황소상 조각가 디 모디카 별세

    월가 황소상 조각가 디 모디카 별세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을 만든 이탈리아 조각가 아르투로 디 모디카가 암 투병 끝에 20일(현지시간) 고향인 시칠리아에서 숨을 거뒀다. 80세. 길이 4.9m, 무게 3.5t에 달하는 이 청동 황소상은 자유의 여신상과 함께 뉴욕의 상징물로 유명하다. 황소는 증시에서 주가 상승을 의미하며 황소상의 코와 뿔을 문지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속설로 많은 관광객이 황소상을 찾기도 한다. 황소상은 1987년 10월 전 세계 주식 대폭락의 시발점이 된 ‘블랙 먼데이’ 사태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뉴욕에서 거주 중이던 그는 자비로 35만 달러(현재 환율로 약 3억 8700만원)를 들여 황소상을 만들었다. 디 모디카는 1989년 12월 시 당국의 허가 없이 야밤에 기습적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이 황소상을 설치했다. 경찰은 불법 조형물이라며 철거했고 사람들의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결국 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 거래소 인근 볼링그린파크 내 지금의 장소로 이전 설치됐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인도 히말라야 협곡 물난리, 미국이 1960년대 심은 원자력 관측장비 탓”

    “인도 히말라야 협곡 물난리, 미국이 1960년대 심은 원자력 관측장비 탓”

    이달 초 인도 북동부 중국과 국경을 이루는 히말라야 협곡 일대를 휩쓸어 5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물난리의 원인으로 1965년 미국이 난다데비(해발 고도 7816m) 정상에 묻으려다 잃어버린 원자력 관측 장비를 주민들이 지목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부에서는 기후변화 때문에 산 위 날씨가 따뜻해져 빙하가 떨어져나간 것으로 봤는데 색다른 분석인 셈이다. 우타라칸드주의 250가구가 모여 사는 라이니 마을 사람들은 인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난다데비 자락에 있는 관측장비가 폭발해 산사태가 촉발됐고, 빙하 일부가 떨어져 나가 물난리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마을의 이장인 상그람 싱 라왓은 “우리는 이 장비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빙하가 겨울에 절로 떨어져 나가겠느냐? 우리는 정부가 조사해 이들 장비를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들의 두려움은 예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간직해 온 것이었다. 미국과 인도는 1964년 중국이 처음 시도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도를 관측하기 위해 이듬해 히말라야 산자락에 원자력 동력의 관측 장비들을 숨겼다. 1965년 10월 미국과 인도 등반가들이 난다데비 정상 부근에 일곱 개의 플루토늄 캡슐이 달린 정찰 장비를 묻기 위해 무게가 57㎏이나 나가는 것들을 들고 올라갔다. 그런데 눈보라가 심해 정상 직전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들은 1.8m 길이의 안테나, 두 개의 무전기 세트, 배터리팩 하나, 플루토늄 캡슐들을 거기 버리고 하산했다. 그 중 한 명이며 중국 국경 순찰대원으로 오래 활동해 유명한 만모한 싱 코흘리(89)는 “내려와야 했다. 그러지 않았으면 많은 산악인들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등반가들은 이듬해 봄 다시 그곳을 찾아 장비들을 정상에 묻으려 했지만 사라져버렸다. 그 뒤 50년 넘게 여러 차례 탐사대를 꾸려 찾았으나 헛수고였다.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 온 미국 잡지 ‘록 앤드 아이스(Rock and Ice)’ 편집자 피트 다케다는 “냉전의 망상이 절정에 이른 시점이었다. 어떤 계획도 너무 이상하다 할 수 없었고, 어떤 투자도 너무 크지 않았고, 어떤 수단도 결코 정당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그는 “오늘에 이르러 잃어버린 플루토늄이 빙하 속에 떠밀려와 아마도 먼지로 분쇄돼 갠지스 강 입구로 기어왔을지 모른다”고 적었다.그러나 과학자들은 과장된 분석이라고 말한다. 플루토늄 배터리는 원자폭탄과 달리 플루토늄 238이란 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하며 반감기가 88년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잃어버린 플루토늄을 되찾아오겠다는 탐사대의 발길은 이어졌다. 영국 여행작가 휴 톰프슨은 책 ‘난다데비- 마지막 실락원을 찾는 여정’에다 현지인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미국인 등반가들이 얼굴에 선탠 크림을 바르고 고산병의 영향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탐사 목적을 둘러대곤 했다고 적었다. 이들의 짐을 나르던 이들은 “마치 보물 찾기, 아마도 황금 찾기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잡지 ‘아웃사이드’에 따르면 이들 등반가들은 미리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중앙정보국(CIA) 기지인 하비 포인트를 찾아 이들 장비를 찾는 방법을 교육받고 나머지 시간은 배구를 즐기고 향응을 즐겼다고 했다. 1978년 워싱턴 포스트(WP)가 이 잡지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할 때까지 인도에선 비밀에 부쳐졌다. CIA는 그 얼마 전에 에베레스트 정상을 등정한 산악인 등을 고용해 중국을 엿보기 위해 히말라야의 두 봉우리에 이들 장비를 은닉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1967년 두 번째 시도에 나서 한 전직 CIA 요원은 “부분적으로 성공했다”고 털어놓았다. 같은 해 난다데비와 붙어 있고 훨씬 등반이 쉬운 난다콧(6861m)에 새로운 장비 세트를 심는 세 번째 작업에 성공했다. 모두 14명의 미국 산악인이 3년 동안 매월 1000달러씩을 챙겼다. 같은 해 4월 모라지 데사이 인도 총리가 미국과 협력해 난다데비에 원자력 관측장비를 심었다는 점을 인정했는데 얼마나 임무가 성공적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등반가 중 한 명인 짐 매카시는 “그래, 장비가 산사태를 일으키고 빙하에 처박혀 있을지 모른다.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하느님만 알 것”이라고 다케다에게 말했다. 라이니 마을 주민들은 정기적으로 강물에 방사성 물질이 함유됐는지 정기적으로 조사한다고 등반가들은 전한다. 하지만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혈액암 오진” 아내 잃은 남편의 청원…병원은 “정상 진료”

    “혈액암 오진” 아내 잃은 남편의 청원…병원은 “정상 진료”

    아이를 출산한 아내가 혈액암 오진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의 국민청원 내용이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해당 병원이 “정상적인 진료였다”며 해명에 나섰다. 중앙대학교병원은 19일 “의학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잘못된 치료를 시행한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병원은 “본원 의료진은 정확한 검사를 통해 악성림프종(혈액암)으로 환자를 진단했으며, 이후 표준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진료와 치료를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병원은 “치료 기간 내내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승인받은 약제 조합만을 투여했으며, 마지막에 사용한 고가약제 역시 림프종 치료에 승인받은 항암치료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많은 의사가 환자와 동일한 질병이면서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에 사용하고 있다”며 “고가의 약이지만 치료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점을 가족 보호자 측에 설명하고 사전 동의하에 투여한 약재”고 거듭 강조했다.“37kg까지 빠진 아내 걷지도 못했다” 지난 1월 14일 병원에서 사망한 여성의 나이는 36세. 아이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하고 병원치료를 받아야했다. 청원인은 “아내는 지난해 2월 (중앙대)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후 갑자기 얼굴과 온몸이 부었고 해당 병원 혈액내과 A교수에게 혈액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아내는 5월부터 1차, 2차 항암주사를 맞고도 별로 차도가 없었지만, A교수는 좋아지고 있다며 1회에 600만원 정도 드는 (비보험)신약 항암주사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이때 병원을 바꾸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상황과 지난해 8월 전공의 파업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아내의 몸무게는 37㎏까지 빠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태까지 왔다. 그 사이 항암주사 4회 비용은 결제금액으로 약 2400만원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10월 30일 다른 병원 혈액내과에 입원해 처음부터 다시 검진을 받은 결과 해당 병원 교수는 혈액암이 아니라 만성 활성형 EB바이러스 감염증 및 거대세포바이러스라고 다른 진단을 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이어 “이후 이 병원 교수들이 ‘아내가 너무 안 좋은 상태로 왔고, 기존의 항암치료나 어떤 이유로 인해 온몸의 면역력이 깨져 치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유승민 “자기 돈이면 저렇게 쓸까” 비판에 이재명 “대통령 모독”

    유승민 “자기 돈이면 저렇게 쓸까” 비판에 이재명 “대통령 모독”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위로지원금’ 발언에 대해 “매표행위”라고 비난하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했다. 20일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문 대통령의 민주당 오찬간담회 발언을 언급하며 “자기 돈이면 저렇게 쓸까. 내가 낸 세금으로 나를 위로한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대통령 개인 돈이라면 이렇게 흥청망청 쓸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니 선거를 앞둔 매표행위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라며 “국채 발행을 걱정하다 기재부를 그만둔 신재민 사무관보다 못한 대통령”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유 전 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전 경기도민에게 10만 원씩 지급했을 때, ‘자기 돈이라도 저렇게 쓸까’라는 댓글이 기억난다”고 이 지사도 소환했다. 유 전 의원은 “홍남기 부총리는 ‘재정이 너무 건전한 것이 문제’라는 이 지사의 말이 진중하지 못하다고 꾸짖었다”며 “진중함도 무게감도 없고 적재적소와는 거리가 먼 전국민위로금을 홍 부총리는 직을 걸고 막아낼 용의가 있나. 원칙도 철학도 없이 갈대처럼 오락가락 하는 대통령을 바로잡아줄 사람은 부총리와 기재부 뿐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 전 의원이 대통령을 향해 망언을 쏟아냈다”며 “대통령에 대한 상식 밖의 모독이자, 국민의 높은 주권의식에 대한 폄훼”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실력을 갖추고 국리민복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기보다, 발목잡기로 반사이익을 노리던 구태를 못 벗어난 보수 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며 “국민의 위대함에 못 미치는 저급정치”라고 유 전 의원을 비난했다. 또 “코로나19 대위기가 발생하자 세계 주요국은 평균 GDP(국내총생산) 대비 13%에 이르는 막대한 적자재정지출을 감수하며 국민을 지원했다”며 “우리는 보수 야당에 막혀 GDP 3% 정도의 적자를 감수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경제 활성화, 고용유지,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해 적극적이고 전례 없는 확장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고삐를 조이는 게 아니라, 빗장을 열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앞서 19일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오찬 겸 간담회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경기 진작용 지원금을 건의하자 문 대통령은 온 국민이 으샤으샤 힘을 내자는 차원에서 국민 위로, 소비 진작 차원의 지원금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취중생] “정인이 병원에 꼭 데려가달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취중생] “정인이 병원에 꼭 데려가달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306호 법정(본법정)에서 정인이를 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모 장모(35·구속)씨와 양부 안모(37·불구속)씨의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세 차례 진행된 재판의 각 증인신문은 전부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재판부는 신문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길 원한다는 증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일반 방청객과 피고인 가족이 법정에서 모두 퇴정한 상태에서 ‘영상 증인신문’을 실시했습니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이 본법정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법원 내 별도의 영상신문실에서 말하는 증인을 보며 신문하는 방식입니다. 단 신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모니터로 증인들을 볼 수 없도록 장씨와 안씨 앞에는 칸막이가 설치됐습니다. 이날 증인신문의 쟁점은 양부모, 특히 양모의 상습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혐의였습니다. 양모인 장씨는 지난해 6~10월 수개월에 걸쳐 정인이를 폭행하여 정인이에게 쇄골·갈비뼈 골절상과 소장·대장의 장간막 파열 등 여러 상해를 가하고, 정인이가 학대를 당해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씨는 상습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기억나는 일부 가해행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만을 인정하고 있고, 아동유기·방임 혐의의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장씨가 정인이를 수차례 때리고 정인이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 치료를 소홀히 한 사실을 인정하는 만큼 이 혐의들은 검사와 변호인 사이에 크게 다툼이 있는 쟁점은 아닙니다. 이날 오전에 열린 공판에는 정인이가 다닌 어린이집의 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A씨가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자격으로 아이들을 돌본 세월은 20년에 가깝습니다. 검사는 A씨에게 정인이의 평소 건강 상태가 어땠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아래는 법정에서 메모한 내용을 토대로 구성한 신문 내용입니다. 이날 A씨가 원장으로 있는 어린이집의 정인이 담당 교사도 증인으로 출석하였는데 A씨의 진술 취지와 같아 따로 적지는 않았습니다.검사 : 지난해 3~5월 피해자(정인이)로부터 얼마나 자주 멍과 흉터를 발견했나요?A씨 : 정인이가 지속적, 반복적으로 상처가 난 채로 어린이집에 등원했습니다.검사 : 주로 피해자의 어느 신체 부위에서 상처가 발견됐나요?A씨 : 얼굴, 이마, 귀, 목, 팔 이렇게 상체 쪽에 상처가 나 있었고, 멍이 들고 어딘가에 긁힌 상처였습니다. 대부분 멍이었어요.검사 : 그때마다 증인은 피고인 장씨에게 피해자의 신체에서 발견된 흉터와 멍에 대해 알렸나요?A씨 : 어머니(장씨)에게 전화를 해서 정인이한테 상처가 난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검사 : 피고인 장씨는 그때 뭐라고 대답하던가요?A씨 : 때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대부분 무언가에 부딪치거나 떨어지면서 상처가 났다고 말했습니다.정인이가 계속 다친 상태로 어린이집에 와서 이를 이상하게 여겼던 A씨는 결국 지난해 5월 25일 서울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합니다. A씨는 어린이집 원장을 지내면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일은 이 일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A씨 : (지난해) 5월 25일 아침에 (정인이)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불렀어요. 정인이 다리에 멍이 들어 있었어요. 그래서 어머니(장씨)한테 전화를 드렸고, 어머니가 처음에는 ‘멍이 들었나요?’ 하다가 ‘아, 맞아요. 정인이 아빠가 주말에 베이비 마사지를 해서 멍이 들었나 봅니다’라고 말했어요.검사 : 그 전에는 피해자의 얼굴에서만 상처가 보였는데 그날은 피해자의 다리와 배 부위에도 상처가 보였나요?A씨 : 네.검사 : 어떤 상처였나요?A씨 : 허벅지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배에는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꼬집힌 것 같은 상처가 있었어요.검사 : 피해자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 허벅지에 멍이 드는 경우가 자주 있나요?A씨 : 아니요, 없습니다.검사 : 배에 그렇게 사고로 상처가 생길 가능성은요?A씨 : 아니요. 없습니다.(중략)검사 : 베이비 마사지로 피해자의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나요?A씨 :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멍이 들도록 마사지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인이 배에 난 상처는 무엇일까’, 그 상처를 보면서 많이 고민했어요. 내가 더 이상은,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신고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아이들하고는 너무 다른 상처였어요.장씨와 안씨는 지난해 7월 16일~지난해 9월 22일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가족 휴가, ‘정인이의 건강이 안 좋다’는 이유 등으로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인이의 언니는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검사 : 피해자는 지난해 8월 초 방학이 끝난 후로도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아시나요?A씨 : 어머니가 맨 처음에는 ‘정인이가 열이 나고 아프다’고 했고, 그 다음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을 안 한다’고 말했습니다.검사 : 같은 코로나19 상황인데 피해자의 언니는 등원하고 피해자는 등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 장씨가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A씨 : 제가 말씀드렸더니 그냥 ‘코로나19 때문에 가정보호를 하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장기간 결석한 정인이는 어린이집 교직원들이 모두 놀랄 만큼 체중이 많이 감소한 상태로 지난해 9월 23일 어린이집에 등원합니다.검사 : 당시 피해자의 모습은 어땠나요?A씨 : 너무나 많이 야위웠고, 정인이를 안았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교직원 모두 (정인이가) 너무나 많이 변한 모습을 보고 다들 많이 힘들어했어요. (중략) 정인이 겨드랑이 살을 만져봤는데 가죽이 쭉 늘어나듯이 겨드랑이 살이 늘어났어요. 살이 채워졌던 부분이 다 없어졌어요.검사 : 두 달 만에 피해자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A씨 : 과연 이 아이가 오늘 하루 우리 어린이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다가 하원을 할 수 있을지 그게 너무 걱정됐어요. 정인이를 깨웠을 때 정인이가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어요. 걷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정인이가 이렇게 몸이 안 좋은데 (양부모는) 어린이집에 왜 데리고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정인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중략)검사 : (지난해 9월 23일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할 당시 모습이 찍힌 영상을 보며) 증인이 피해자 웃옷을 올려 등을 확인했는데 왜 확인했나요?A씨 : 혹시나 상처가 났나 싶어서, 그리고 아이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확인했습니다.(중략)검사 :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간 이유는 무엇인가요?A씨 : 정인이가 어린이집에서 과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아이는 너무 말라 있었고,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다리를 많이 떨었어요. 이렇게 다리를 떠는 아이는 처음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서워서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검사 : 피고인 장씨에게 증인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다고 말했나요?A씨 : 아뇨. 안 했어요. 왜냐하면 당시 어머니가 수슬을 받고 많이 아파했고, 아버지는 출근을 했어요.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 (정인이가) 하원할 때 어머니가 오시니까 그때 어머니한테 말하려고 했어요.검사 : 보통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려면 보호자에게 말을 했어야 했을 것 같은데, 그 절차를 건너뛰면서까지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 이유가 있나요?A씨 : 일단은 아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이날 정인이를 진료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정인이의 체중이 1㎏ 가까이 급격히 감소하고 정인이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112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검사 : 그날 증인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 일로 피고인 장씨가 항의를 하였나요?A씨 : 저는 그날 이후로 그 다음 날 아이가 (양부모 가정에서) 분리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중략) 저와 (정인이) 담임 선생님, 정인이 어머니와 아버지와 정인이 교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부모한테 먼저 연락하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정인이) 아버지가 말했어요.(중략)검사 : 피고인 장씨가 증인에게 왜 말도 안 하고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갔냐고 한 후에 피해자의 진료 결과가 어땠는지 증인에게 물어봤나요?A씨 : 아뇨. 물어보지 않았습니다.정인이가 생후 16개월의 나이로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정인이의 상태는 지난해 9월 23일보다 더 심각했다고 합니다. A씨는 “정인이가 평소 좋아하는 과자를 줘도 먹지 않았고,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정인이의 그날 모습은 마치 모든 걸 다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면서 “정인이가 되게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와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 빨간 멍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검사 : 지난해 10월 12일 피고인 안씨가 하원하는 정인이를 데리러 왔을 때 안씨를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오게 한 뒤에 면담을 했죠?A씨 : 네. 정인이의 상태를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검사 : 그리고 피고인 안씨에게 피해자를 병원에 꼭 데려갈 것을 강조했었죠?A씨 : 네, 그렇게 말했습니다.검사 : 당시 피고인 안씨가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A씨 : 그냥 ‘네, 네, 네’라고 말했습니다.검사 : 피고인 안씨가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걱정이나 관심을 보였나요?A씨 : 아버지(안씨)가 저에게 다시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어요. ‘네, 네, 네’ 하고, 제가 정인이가 (어린이집에서) 하루종일 걷지 못했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정인이에게) 걸어보라고 했더니 정인이가 걷더라고요.이어진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변호인은 A씨에게 먼저 정인이가 장기간 결석한 일과 A씨가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간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변호인 :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심하긴 해서 피해자가 다닌 어린이집을 다니는 다른 아이들도 등원을 안 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 같은데, (등원하지 않은 아이가) 여러 명 있었나요?A씨 : 2~3명 정도 있었습니다.변호인 :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해) 부모가 더 불안해하지 않았나요?A씨 : 정인이네 반 아이가 3명인데 그 중 정인이만 안 나왔습니다. 연령대가 높은 다른 반 각각 1명씩 총 2명이 안 나왔어요.변호인 : 다른 어린이집에서 들은 정보는 없었나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든지 하는.A씨 : 그런 정보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변호인 : 알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를 지난해 9월 23일 병원에 데려간 일로 피고인 장씨가 항의를 했다고 했는데, 왜 말도 안 하고 데려갔냐는 것이지요?A씨 : 맞습니다. ‘항의’라는 표현은 조금, (정인이) 부모님 성향이 그렇게 강한 분들이 아니어서 저한테 그냥 ‘왜 말도 없이 병원에 데려가셨습니까’ 정도로 말씀하셨습니다.변호인 : 제가 아이 부모님이라도 말을 안 하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면 화가 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A씨 : 네, 맞습니다. 아이를 (보호자의) 아무 허락도 없이 병원에 데려간 일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인이 같은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병원에 데려갔습니다.같은 날 오후 2시에 열린 재판에는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의 직원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B씨는 정인이 양부모에 대해 입양가정 사후 관리 업무를 했습니다. 검사는 B씨에게 정인이에 대한 최초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지난해 5월 25일)되기 전과 후의 상황, 그리고 양부모 가정을 방문했을 당시 피해자의 상태는 어땠는지를 주로 물었습니다. 재판 내내 B씨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습니다. B씨는 북받치는 슬픔을 억누르며 차분히 진술을 이어갔습니다.검사 : 증인은 지난해 3월 23일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했나요?B씨 : 네.검사 : 통상적인 사후관리 차원의 방문이었나요?B씨 : 네, 맞습니다.검사 : 피고인의 가정 분위기랄지 피해자의 상태, 피해자와 피고인들의 상호작용은 어땠나요?B씨 : 입양(지난해 2월 3일 친양자 입양신고) 후 첫 가정 방문이었고, 양부모의 상호작용은 편안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안아주려고 할 때나 엄마가 얼러줄 때 잘 반응했고, 제가 안으려고 하니까 저에게는 안기지 않고 많이 울었습니다.검사 : 그 이후에 증인은 지난해 5월 26일 다시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했나요?B씨 : 네.검사 :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가요?B씨 : 지난해 5월 26일 아보전에서 (전날)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접수했다고 연락이 왔고, 조사 과정에서 피해아동이 입양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연락했다고 했습니다. 피해아동을 입양할 당시 양부모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등을 알고 싶다고 해서….(중략)검사 : 지난해 5월 26일 아보전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바로 그날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했나요?B씨 : 네.검사 :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해서 피해자의 신체를 확인했나요?B씨 : (양부모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 윗옷과 아래 옷을 벗겨서 사진을 찍고 아이 몸에 멍이 든 것을 확인했습니다.검사 : 피해자의 신체에서 멍자국이 보였나요?B씨 : 허벅지 안쪽에 (멍자국이) 있었고, 배 주위에(도) 멍자국이 있었습니다.검사 :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한 후에 피해자의 신체를 살펴본 것인데, 증인이 보기에 (피해자의) 그 멍자국은 어떻게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요?B씨 : 배는 쉽게 멍이 들기 어려운 부위여서 (정인이) 배 부위에 멍자국이 왜 발생했는지 (양부모에게) 물었지만 설명을 잘 듣지 못했고, (양부모가) ‘아이가 많이 긁는다’, ‘아토피가 있어서 긁는 버릇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허벅지 안쪽 멍자국은 마사지를 하다가 그런게 아닐까라고 양부가 말했습니다.(중략)검사 : 피해자의 배에 생긴 멍자국도 언제, 어떻게 발생했는지 물었나요?B씨 : 물었는데 양부가 목욕을 담당하는데 몽고반점도 많고, (아이가) 걸음마 시기라서 자주 넘어지기도 하고 상처가 잘 생겨서 (상처가) 언제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했습니다.검사 : 넘어져서 생긴 상처로 보였나요?B씨 : 그러기엔 여러군데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지난해 5월 25일에 이어 정인이에 대한 두 번째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날은 지난해 6월 29일입니다. 당시 ‘장씨가 영유아인 아동을 차 안에 30분 가량 혼자 둔다’는 내용의 신고가 아보전에 접수됐습니다. 이 일로 장씨는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고 합니다.검사 : 지난해 8월 5일 피고인 장씨로부터 들은 두 번째 아동학대 의심 신고 관련 내용은 무엇인가요?B씨 : 신고된 날로 추정되는 날에 둘째 아동(정인이)이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하원을 했고 아이가 차에서 잠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첫째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둘째 아이를 차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어서 차량 문을 열어두고 아이가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둔 상태라고 했습니다.이후 장씨는 지난해 9월 18일 B씨에게 전화를 합니다.검사 : 증인은 지난해 9월 18일 피고인 장씨로부터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나요?B씨 : 네.검사 : 피고인이 어떤 말을 하던가요?B씨 : 양모와 항상 밝게 통화한 기억이 있는데, 그날은 양모가 화가 많이 나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요즘 말을 잘 안 듣는다. 이유식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 불쌍,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음식을 씹으라고 했는데’….”B씨가 말을 잇지 못하자 검사는 B씨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 했던 진술(“정인이 엄마가 매우 흥분되고 화가 난 말투로 전화해서 ‘아이가 일주일째 안 먹어요. 오전에 먹인 퓨레를 지금 오후까지 입에 물고 있어요.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 아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고 소리쳐도 안 먹어요’라고 격앙된 말을 했어요”)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고 신문을 이어갔다.검사 : 증인은 피고인 장씨에게 아이의 목이나 입 안에 염증이 있으면 먹지 못할 수 있으니 일주일 사이에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 물었죠?B씨 : 목이나 입 안에 신체적인 문제가 있거나 심리적인 불안 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 지난 일주일 사이에 다른 이슈가 있었는지 물었습니다.검사 : 피고인이 뭐라고 하던가요?B씨 : 다른 이슈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검사 : 피해자가 열이 나고 아파서 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나요?B씨 : 그런 이야기는 안 했습니다. 제가 이후에 양부와 통화했을 때 양부가 ‘아이한테 발열 증상이 있었다. 며칠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말을 했습니다.(중략)검사 : 증인은 피고인 장씨에게 아이가 음식을 못 먹으면 피해자를 데리고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말했죠?B씨 : 네.검사 : 증인은 피고인 장씨로부터 피해자를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B씨 : 아이에 대해 혹시 양가감정은 없느냐, 아이에 대한 마음이 바뀌지 않았느냐고 물을 때마다 (양모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 아이 잘못이 아니잖아요’라고 이야기했고, ‘아이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고 했는데, 그날은 양모가 갑작스럽게 화를 내면서 그런 말을…. 보통은 아이가 한끼만 먹지 못해도 부모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데…. 일주일째 병원 진료를…. 너무 마음이…. 마음이….”변호인은 반대신문 과정에서 B씨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변호인 : 피고인 장씨가 증인에게 지난해 9월 18일 전화해서 ‘정인이가 밥을 일주일째 먹지 않아요’ 이런 말을 했잖아요? 그 말이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노력을 꽤 했는데 아이가 먹지 않아서 화가 난 것인지, 아니면 먹이려는 노력도 안 하고 거짓말을 한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B씨 : 그 당시에는 (양모가) 아이가 계속 먹지 않는다고 말했고, 퓨레를 (그날 오전에) 먹였는데 아직까지(오후 2시까지) 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변호인 : 그 얘기는 저도 알고 있는데요. (피고인 장씨가) 화가 나서 전화한 거 보면 일주일째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노력했는데 아이가 섭취를 하지 않아서 화가 난 것으로 보이죠?B씨 : 네.이후 변호인은 정인이의 몸에 몽고반점이 많았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변호인 : 증인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피해자가 발이나 팔, 등, 손 등에 몽고반점이 많다고 얘기하신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요?B씨 : 실제로 미팅을 할 때 아이한테 몽고반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변호인 : 어떤 식으로 많았다는 것인가요?B씨 : 손이나 발 이런 부분에 몽고반점이 많았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아이마다 다르지만 엉덩이 부위에 많은데….변호인 : 피해자에 한정해서 말씀해 주십시오.B씨 : 다른 아이들보다 손등 등 밖으로 보이는 부위에 몽고반점이 많았어요.(중략)변호인 : 일종의 얼룩처럼 보일 수 있나요?B씨 : 몽고반점은 파랗게, 몽고반점처럼 보여서 얼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이후 검사는 추가로 다음과 같이 신문했습니다.검사 : 증인은 피해자의 다리, 팔 등에 몽고반점이 많았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몽고반점이 멍과 구분이 안 되는 정도였나요?B씨 : 몽고반점은 파란색인데, 지난해 5월에 제가 봤던 건 멍처럼 보였습니다.검사 : 몽고반점과 멍자국은 구분된다는 말씀이시죠?B씨 : 네.이 사건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검찰이 장씨에게 적용한 살인 혐의가 인정되느냐 여부입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기존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허가했습니다. 검찰이 장씨에게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적용한 근거가 되는 의견을 제시한 부검의와 법의학자는 다음달 17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장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둔력을 행사에서 피해자를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므로 살인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도 이 사건 재판 진행 과정을 독자 여러분께 전하겠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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