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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박스 사라진 4분… “전력 셧다운 가능성”

    블랙박스 사라진 4분… “전력 셧다운 가능성”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의 정황을 밝힐 블랙박스의 사고 직전 ‘4분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 셧다운 때문에 ‘깜깜이’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사시 블랙박스에 전력을 공급하는 대체동력원이 의무화된 것은 2018년인데 제주항공 항공기 41대 중 그 이전 제작된 기체가 36대(사고기 포함)에 이르는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가 사고기가 로컬라이저(방위각 표시 시설) 둔덕에 추돌하기 약 4분 전부터 저장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음성기록장치와 비행기록장치는 항공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핵심 열쇠다. 사고 때 조종사들의 대화 내용과 항공기 내부 소음 등이 담겨 있어 정황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전력 계통 이상이 생겼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사고기 보잉 737-800 회로도를 보면 양쪽 엔진에 있는 제너레이터(발전기)가 하나라도 살아 있어야 전력 공급이 되는 형태”라며 “모든 제너레이터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훼손이 심해 전력 공급이 끊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기 전자 신호가 끊긴 것도 ‘전력 셧다운’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민간항공 추적사이트에 따르면 항공기 추적시스템(ADS-B)은 오전 8시 58분을 끝으로 위치 노출이 중단됐다. 사고기는 별도 블랙박스 보조 배터리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고정익항공기를 위한 운항기술기준’에는 ‘동력이 정지되거나 동력손실에 의해 CVR 녹음이 중단될 경우에 CVR 및 연관된 조종실 마이크 구성품에 10분(±1분)간 동력을 제공해 주는 대체동력원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규정은 2018년 의무화됐지만 사고기는 2009년에 제작됐다. 관제탑 교신 내용과 전자식 엔진제어장치(FEDEC) 등이 남아 있지만 진상을 밝히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어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장치”라며 “정확한 원인 규명과 책임소재를 가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추정 수준의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블랙박스 보조 동력을 확대 설치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현대차, ‘아이오닉5N DK 에디션’ 공개…올해 상반기 출시

    현대차, ‘아이오닉5N DK 에디션’ 공개…올해 상반기 출시

    현대자동차가 10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본 최대 자동차 튜닝 박람회 2025 도쿄 오토살롱에서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 N DK 에디션’을 처음 공개했다. DK는 현대차가 초기 개발단계부터 협업한 일본 레이서 쓰치야 게이치의 별명 ‘드리프트 킹’(Drift King)에서 따왔다. 현대차는 “쓰치야 게이치와 함께 일본 현지 서킷 및 와인딩 코스에서 여러 제조사의 튜닝 부품을 테스트하며 최적의 패키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에 쓰이는 합금인 두랄루민이 6P 모노블록 캘리퍼(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장치)에 활용됐다.브레이크 패드는 기존 모델보다 면적이 54% 넓어져 마찰계수가 증가했다. 타이어 안착 면에 특수한 톱니 가공 구조가 적용된 21인치 경량 단조 휠은 마찰력을 높이고 로워링 스프링은 차량 무게 중심을 낮춰준다. 공기 저항을 제어하는 프런트 스플리터 등은 탄소섬유 소재로 제작돼 ‘다운포스’(차를 노면으로 밀어붙이는 힘)를 끌어올렸다. 박준우 N매니지먼트실장은 “쓰치야의 드라이빙 노하우와 현대차의 기술력이 접목된 패키지를 통해 운전을 즐기고 고성능 차를 사랑하는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에디션은 올해 상반기 국내와 일본에 출시될 예정이다.
  • “고춧가루 배달합니다”…GD 탄 사이버트럭, 방앗간에 떴다

    “고춧가루 배달합니다”…GD 탄 사이버트럭, 방앗간에 떴다

    국내 공식 출시되지 않은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이번엔 방앗간 배달 차량으로 등장해 화제다. 8일 자동차 전문 유튜브 채널 ‘비피디 BPD’에 따르면 17년차 방앗간 사장 A씨는 사이버트럭을 구매해 고춧가루와 참기름 배달에 활용하고 있다. A씨는 사이버트럭 후면에 방앗간 고춧가루와 참기름 홍보 문구를 붙인 모습을 SNS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게시물은 일주일 만에 조회수 340만회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방앗간으로 강남 빌딩을 사셨나” “역시 오일머니다”라며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A씨는 “대출을 좀 껴서 트럭 하나 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분리된 차량 적재함 덕분에 마늘 냄새도 나지 않고 실용적”이라고 구매 이유를 밝혔다. 길이 5.7m, 폭 2.2m, 무게 3.1t의 사이버트럭은 스테인리스강 합금 소재의 육중한 외관이 특징이다. A씨는 “전자식 핸들과 버튼식 방향지시등이 편리하고, 모델X보다 승차감이 좋다”면서도 “직수입 차량이라 자동주차나 오토파일럿 같은 일부 기능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차가 아무리 좋아도 몇 달 지나면 똑같다”며 “지금이야 사람들이 쳐다보지만, 몇 달 타면 다 똑같다”고 말했다. A씨는 구매 희망자들을 위해 “말 그대로 트럭이라 데일리카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국내 미출시 모델이지만 직수입으로 일부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가수 지드래곤이 이를 타고 인천공항에 등장해 화제가 됐으며, 최근에는 가수 김준수가 항공 운송까지 동원해 국내 1호 차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마곡사 오층탑 국보 지정

    ‘탑 위에 탑’ 양식은 국내 유일탑 위에 탑을 쌓은 독특한 모양으로 유명한 충남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국보가 됐다. 국가유산청은 9일 마곡사 오층석탑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1984년 보물 지정 이후 41년 만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에 등재된 사찰 중 한 곳인 마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이기도 하다. 마곡사 오층석탑은 탑 전체 무게를 받쳐 주는 기단을 2단으로 쌓고, 그 위로 5층의 몸체를 세운 뒤 ‘풍마동’이라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올렸다.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양식을 재현한 금동보탑은 제작 기법이 정교하고 기술적·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대석에는 게의 눈과 같은 형상의 곡선 모양을 일컫는 ‘해목형 안상’이 새겨져 있다. 현존하는 석탑 중에서는 유일한 사례다.
  • 새로운 시작… 당신이 계신 그곳은 안녕하신가요[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새로운 시작… 당신이 계신 그곳은 안녕하신가요[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윤이상 1956~1961년 유학 시절아내에게 쓴 편지 책으로 묶어기념관 옆에 지은 ‘베를린하우스’서재·응접실 등 그대로 옮겨 놔예술가 사랑의 편지 가득한 통영백석 ‘남행시초2’ 유치환 ‘행복’ 등 곳곳에 연심 담은 시비 찾는 재미 ‘쓰는마음’ 들러 차분히 편지 쓰고박경리기념관서 바다 풍경 만끽서울신문은 10일부터 3주에 한 번 ‘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편지를 찾아서’를 연재합니다. 편지 속 사연, 편지 쓰기 좋은 공간 등을 찾아 떠나고 여행지에서 쓴 편지 형식으로 배달됩니다. 편지는 마음을 담는 여정입니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다양한 여행지에서 독자 여러분의 안부를 물을 예정입니다. 12월이 가고 1월에 다다랐습니다. 12월이 끝이 아닌 건 1월로 순환하는 까닭일 겁니다. 그러니 1월은 다행한 달입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은 안녕하신가요? 저는 지금 경남 통영 윤이상기념관 1층 카페 에스파체(Espace)에 있습니다. 통영은 겨울이 따뜻합니다. 남쪽 바다는 변함없이 짙고 푸르러 설렙니다. 금세라도 윤이상(1917~1995)이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공간I’(Espace I for Cello and Piano)이 울려 퍼질 것 같은 이곳에서 새해의 안부를 여쭙습니다. ●‘여보’로 시작하는 러브레터 카페 에스파체 창밖으로는 1월의 겨울이 보입니다. 야외 경사광장에는 겨울나무 세 그루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채이지요. 흙빛을 닮아 버린 잔디는 겨울잠을 잡니다. 그 한편에 윤이상의 생가터 비가 있겠지요. 윤이상이 영혼의 반려자, 이수자씨와 결혼한 때도 1월이었습니다. ‘통영의 러브레터’ 하면 모두들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을 떠올릴 테지만 저는 윤이상이 유학 시절(1956~1961) 아내에게 쓴 편지가 생각납니다.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남해의봄날)은 그가 아내에게 쓴 수백의 러브레터 가운데 80여통을 묶은 책이지요. 참말로 그의 모든 편지는 ‘여보’로 시작하더군요. 여보는 ‘여기 보오’의 줄임말이라지만 그가 부르는 여보는 ‘보배와 같다’(如寶)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리고 ‘여보’만큼이나 자주 쓴 살가운 표현이 ‘알뜰’이더군요. 1957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한참 지난 1961년 독일 베를린에서 쓴 1월의 편지에도 떨어져 있지만 같이 있는 날들, 윤이상은 그 충실한 하루를 ‘알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신을 알뜰히 생각하고 하루를 보내야지’라거나 ‘여보, 나의 알뜰한 마누라(편지를 늦게 보내고 애를 먹여서 덜 알뜰하지만-그래도 나의 예쁘고 못나고 미웁고 귀여운) 나의 마누라’라니요. 이 사실이 좀체 믿기지 않는 건 1917년생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장엄한 음악 세계 때문일 겁니다. ‘세계 음악사의 행운’이라 불리는 음악의 거장 역시 악보 대신 아내를 향해 펜을 들 때면 그저 한 사람의 사랑꾼일 뿐이었더군요. 그것은 그에게 ‘작품을 써서 유명하게 되는 것에 지지 않을 만치 중요하고 아름다운 것’이었을 테고요. ●윤이상의 부치지 못한 편지 에스파체에서 몸을 녹인 후 계단을 따라 2층 윤이상기념관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그의 친필 메모가 먼저 눈에 띕니다. ‘나는 고향을 떠난 지 30여년... 꿈에도 잊지 않는 나의 고향에 아직도 갈 수가 없다.’ 그의 또 다른 사랑은 고향 통영이라지요. 윤이상은 1967년 ‘동베를린 사건’(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간첩 누명을 쓰고 2년간 복역합니다. 그리고 1971년 독일로 귀화한 후 1995년 베를린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못했지요. 또 한편에는 그가 옥중에서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글이 적혀 있습니다. ‘조각달과 단풍’만으로 내 땅을 무한히 사랑할 수 있다는 남편과 기쁨보다 슬픔이 큰 나날 속에도 ‘희망의 싹’을 믿는 아내의 마음이 오갑니다. 기념관을 관람하는 내내 귓가에는 윤이상의 곡들이 따라다닙니다. ‘20세기 중요한 작곡가 56인’, ‘유럽의 현존하는 5대 작곡가’ 등 서양에서 무수한 찬사를 받은 그 음악의 비밀을 우리는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습니다. 서양의 문법 속에서 거문고, 아쟁 같은 우리 악기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요. 그는 스스로의 음악을 ‘정의를 향한 절규, 아름다움에의 호소’로 표현했지만 그 음악들은 고향 땅을 향해 띄운 부치지 못한 편지 같아 때로는 차갑게, 때로는 절절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립니다. 저는 그가 분신처럼 아낀 첼로 앞에서 그를 마주한 듯 제법 오래 멈춰 섭니다. 새해에 찾은 첫 희망의 증표, 지금 이 순간의 울림을 당신에게 전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기념관 옆에는 이국적인 디자인의 집이 있습니다. 윤이상의 베를린 집을 축소해 지은 베를린하우스입니다. 2층은 그의 서재와 응접실을 재현했어요. 그가 쓰던 피아노와 대금, 아버지가 누이의 결혼 예물로 만든 장롱 등 시공을 옮겨 놓은 듯합니다. 저는 햇살이 스미는 서재 책상 앞에서 또 오래 머뭅니다. 39년 동안 117편의 곡이 쓰였던 자리에는 오선지와 펜 한 자루가 단정하게 놓여 있습니다. 그는 이 책상에서 무엇을 쓰고 무엇을 남기고 싶었을까요. 어느 날은 ‘여보’ 하는 호칭으로 아내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을 테지요. 옆자리 선반에는 편지와 관련한 작은 물건 하나가 눈길을 끄네요. 메트로놈처럼 보이는 그것은 저울입니다. 가난한 유학생 윤이상은 습자지처럼 가벼운 종이를 사용해 편지를 썼다고 해요. 국제우편 비용을 아끼려 편지를 띄우기 전에는 무게를 재곤 했다지요. 하지만 면면을 가득 채워 빼곡하게 들어찬 글자들,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의 무게를 무심한 저울이 어찌 알 수 있었을까요. 그러고 보니 이 작은 공간 안에 음악 아닌 것은 온통 그리움입니다. 고향 통영에 대한 그리움이고 아내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그에게 음악은 어쩌면 음표로 쓰인, 먼 땅 통영의 바다로 띄운 그리움일지 모르겠습니다. 그의 유해는 이제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향의 바다를 내려다보며 통영국제음악당 곁에 잠들어 있습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요. ●충렬사 계단에서 쓴 연시 윤이상의 그리움을 뒤로하고 만복아파트 정류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정류장 앞 세탁소에는 백석의 시 ‘남행시초2’가 붙어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통영답다 싶습니다. ‘남행시초’는 백석이 창원, 통영, 고성, 삼천포 등을 여행하고 쓴 시입니다. 통영 편인 ‘남행시초2’에는 ‘서병직씨에게’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백석은 친구 허준의 결혼 축하 모임으로 통영에 왔다가 한 여인에게 반하지요. 그녀를 만나기 위해 다시 통영을 찾지만 그를 맞이하고 통영을 구경시켜 준 이는 그녀의 외사촌 오빠 서병직이었어요. 그러니 ‘남행시초2’는 아쉽고 고마운 마음을 담아 시로 쓴 편지라 할 수 있겠지요. 백석은 자신의 작품 안에서 여러 차례 그녀를 그리워하고 고백해요. ‘편지’라는 수필에서는 ‘남쪽 바닷가 어떤 낡은 항구의 처녀 하나를 나는 좋아하였습니다’라고, ‘통영2’에서는 ‘옛 장수 모신 낡은 사당의 돌층계’에 앉아 그녀가 사는 명정골을 바라보며 시를 지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충렬사 앞에 백석의 시비가 있는 건 그런 까닭이겠지요. 그거 아시나요? 통영은 사랑의 편지로 가득한 도시입니다. 윤이상과 백석뿐일까요. 유치환을 빠뜨릴 수는 없겠네요. 그는 시인 이영도에게 무수한 연서를 보냈지요. 그가 편지를 부친 통영중앙동우체국 앞에는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던 ‘행복’의 시비가 있어요. 시인이 편지를 쓰는, 음악가가 편지를 짓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통영의 글쓰기 공간 ‘쓰는마음’의 장혜원 대표는 편지를 여행에 비유합니다. 편지가 메일과 다른 점은 그 자신이 ‘여행’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이겠지요. 윤이상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는 차를 타고 배와 비행기를 타고 통영에 다다랐을 테지요. 백석의 편지는 사랑하는 이에게 끝내 닿지 못한 채 그의 마음속을 여행했을 것이고요. 그 발자국이 음표가 되고 시어가 되었겠죠. 그러므로 마침내 우리는 그 편지를 빌려 호우시절의 그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일 테죠. ●타자기와 딥펜과 만년필을 빌려 통영에 오면 봉숫골 ‘남해의봄날’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서점 ‘봄날의책방’에 들르곤 합니다. 통영이 건네는 편지 같아서요. 장 대표는 ‘남해의봄날’에서 편집자로 십여 년간 일했습니다. 순천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권정자 외)를 만든 편집자이기도 해요. 그런 울림이 쓰는 마음의 출발이고 편집자는 그 마음을 다독이는 이일 겁니다. 그래서 ‘쓰는마음’은 통영의 마지막 여행지로 점찍어 둔 곳이에요. 예약하면 1시간 30분 동안 나만의 책상과 쓰는마음 편지지, 편지봉투와 엽서그리고 따뜻한 음료가 주어져요. 책상에 앉아서는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쓰거나, 또 누군가는 책과 더불어 사색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겠죠. 그때 사색은 내 마음에 쓰는 편지일 수 있겠네요. 맞아요. 장 대표가 찾은 쓰는 마음의 물성은 책상에 있어요. 모든 작가들의 첫걸음 자리. 이를 소설가의 책상, 시인의 책상 그리고 음악가의 책상으로 꾸렸어요. 소설가의 책상은 박경리의 책상을 모티브로 했답니다. 책상 위에는 타자기 두 대가 놓여 있어요. 사랑하는 이와 마주 앉아 타닥타닥 말들을 주고받고 싶어지는 자리예요. 시인의 책상은 유치환, 김춘수, 김상옥, 그리고 백석 등의 시 쓰는 마음을 빌려 왔어요. 책상 위에 놓인 딥펜(철필, 잉크에 찍어 사용하는 펜)과 만년필은 시심을 북돋아 주는 응원 도구죠. 음악가의 책상에는 낯익은 책 한 권이 보여요. 윤이상의 ‘여보, 나의 마누라, 나의 애인’입니다. 장 대표는 이 책의 편집자 중 한 사람이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에게 쓰는 마음이란 세계적인 작곡가의 편지나 이제 갓 글을 배운 할머니의 그림일기가 다르지 않았겠지요. 그는 누군가의 글을 귀하게 어루만져 본 이라서 누구보다도 쓰는 마음을 잘 알고 있어요. 편지를 쓰는 첫걸음은 가만히 눈을 감아 보는 것, 세상 만물의 소리에 살며시 귀를 기울여 보는 것, 그때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편지의 첫 문장이 돼 줄 거라 말해요. 오늘 내가 이곳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면 그건 아마도 쓰는마음의 주인장이 정성껏 내린 찻물이 찻잔을 부딪쳐 울리는 소리가 아니었을까 해요. 장 대표가 때때로 예약자들을 마중하는 손 편지의 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요. 쓰는마음이 세세하게 마음을 쓰는 방법이지요. ●다정을 ‘쓰는 마음’ ‘달빛이 스며드는 차가운 밤에는/ 이 세상의 끝의 끝으로 온 것같이/ 무섭기도 했지만/ 책상 하나 원고지, 펜 하나가/ 나를 지탱해 주었고’ ‘쓰는마음’을 나서기 전, 그 마음 가운데 하나려니 하며 누군가 원고지에 필사한 글 한 편을 맘에 담아요. 박경리의 시 ‘옛날의 그 집’의 일부입니다. ‘쓰는마음’에서는 박경리기념관이 멀지 않아요. 살며시 등을 떠미네요. 그러니 박경리의 묘가 있는, 바다가 보이는 기념관으로 기어이 다음 걸음을 옮길 수밖에요. 오늘만은 잠시 편지 쓰는 음악가와 시인의 마음을 따를 수밖에요. 오늘만은 ‘친애하는’으로 시작하는 정중한 표현 대신 ‘여보’ 하는, 당연해서 잊혀 가는 다정함으로 편지를 건넬 수밖에요. 그렇게 우리는 편지글을 빌려 마음 쓰는 방법을 배워 나갈 수 있겠지요. 새해, 우리의 안녕을 바라요. [여행 수첩] ●윤이상기념관 -오전 9시~오후 6시(화~일요일), 월요일 휴관, 베를린하우스는 일·월요일 휴관 ●쓰는마음 -정오~오후 4시(수-금요일, 예약제), 오전10시~오후 5시(토요일), 오전10시~오후3시(일요일), 월·화요일 휴관, www.instagram.com/from.tongyeong.
  • “일본 사상 두 번째”…역대급 범죄 한국인들 체포

    “일본 사상 두 번째”…역대급 범죄 한국인들 체포

    일본 경찰은 골드바 약 140억원어치를 홍콩에서 일본으로 밀수하려 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한국인 4명과 일본인 1명 등 총 5명을 체포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9일 보도했다. 오사카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월 11일 홍콩에서 골드바 160개(160㎏) 약 15억 3560만엔(약 140억원)어치를 일본 간사이공항으로 밀수하다가 적발됐다. 일본 공항과 항구에서 적발된 밀수 골드바 압수량으로는 2017년 주부공항의 233㎏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들은 화장품을 실은 항공 화물에 골드바를 숨겨 들여오는 수법을 썼다. 하지만 화장품으로 신고된 화물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점을 수상하게 여긴 간사이공항 세관 직원에게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또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골드바 161㎏도 일본에 밀수한 혐의도 받는다. 체포된 한국인은 밀수 혐의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진술했다.
  • 뚱뚱해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 비결은 ‘이것’

    뚱뚱해도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 비결은 ‘이것’

    뚱뚱한 사람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더 장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체질량지수(BMI) 자체만으로는 건강 상태를 온전히 나타낼 수 없으며,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며 체력을 향상시켰는지 여부가 조기 사망의 가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대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장수를 위해서는 단순히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보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연구팀은 세계 각국의 중년 이상 연령층 약 40만명(여성 30%)을 대상으로 한 20가지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BMI와 유산소 운동 능력, 사망 당시의 연령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을 체력이 연령대 및 성별 내에서 하위 20%인 ‘체력이 약한 그룹’과 상위 80%인 ‘체력이 좋은 그룹’으로 구분해 BMI와 체력, 사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비만이면서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정상 체중(BMI 18.5~24.9)이면서 체력이 좋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3배 가량 높았다. 다만 정상 체중임에도 체력이 약한 사람은 비만이면서 체력이 좋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2배 가량 더 높았다. 이는 비만인 사람이 당뇨병과 심장병, 그밖의 만성질환을 겪어 조기 사망의 위험이 높다는 통념을 재확인하면서도, 비만 환자가 굳이 다이어트를 하지 않더라도 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건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통계적 관점에서 운동은 비만 관련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존 티폴트 캔자스대 의료센터 교수는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다이어트를 원할 수 있지만, 현재의 몸무게를 유지하면서도 좀 더 많이 움직이기만 한다면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 10대가 쏜 총 가슴에 맞고 입원했는데… “용서하고 싶다” 말한 美풋볼선수 이유는

    10대가 쏜 총 가슴에 맞고 입원했는데… “용서하고 싶다” 말한 美풋볼선수 이유는

    “한 가지 행동으로만 판단할 수 없어…만나서 이야기하고 영향 미치고 싶어” 10대 용의자가 쏜 총에 가슴을 맞고 6주간 경기 출전을 못한 미국 풋볼선수가 총격 사건 4개월여 만에 “총을 쏜 사람을 만나 용서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현지시간) NBC, CNN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북미프로풋볼(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에서 와이드 리시버로 활약 중인 리키 피어솔(24)은 “그가 어떻게 자랐는지 모르기 때문에 한 가지 행동만으로 그를 판단할 수 없다”면서 이같은 생각을 전했다. 리키 피어솔은 전날 샌프란시스코 지역 라디오방송 KNBR 등과의 라커룸 인터뷰에서 지난해 9월 자신에게 벌어졌던 총격 사건에 대해 “그것은 폭력적인 범죄였고, 하나님은 그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 짓을 하는 것을 금지하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그러니까 결국 그를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제 마음의 무게를 덜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리키 피어솔은 “언젠가는 그 아이와 이야기하고, 제가 그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정말 큰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분명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리키 피어솔은 지난해 8월 31일 오후 3시 37분쯤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유니언스퀘어 구역에서 자신에게 강도 범죄를 저지르려던 17세 용의자가 쏜 총에 가슴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가슴에 총상을 입긴 했으나 다행히 장기 등 손상은 없었고, 사고 이튿날 바로 퇴원해 그 다음주부터 훈련에 복귀할 수 있었다. 리키 피어솔의 모친은 사고 이튿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들은 정말로 운이 좋았다. 신께서 보호해 주셨다”며 “가슴에 총을 맞았는데 등으로 빠져나왔다. 중요한 장기를 모두 피해 갔다”고 전했다. 경찰은 적어도 두 발의 총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경찰에 체포됐고 이후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2급 강도 미수와 반자동 무기로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다만 10대인 나이 때문에 경찰은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리키 피어솔은 사건 후 6주 동안 NFL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바 있다.
  • [단독] 감사 선물, 두 번의 포옹… 블링컨, 조태열 장관에 ‘각별한 인사’

    [단독] 감사 선물, 두 번의 포옹… 블링컨, 조태열 장관에 ‘각별한 인사’

    ‘고별 회담’을 위해 방한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개인 선물까지 건네며 각별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8일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한미동맹을 비롯한 대외 관계 수습에 주력하고 있는 조 장관에게 미 측이 신뢰를 표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고별 선물로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볼펜과 ‘미국 국무장관의 선물’이라고 적힌 가죽 표지를 두른 편지지 세트를 조 장관에게 건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무상 외국인 등에게서 받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은 국고로 귀속되지만 블링컨 장관의 선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개인적 감사 표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문을 직접 고쳐 쓰는 등 글쓰기에 상당한 무게를 두는 조 장관의 평소 성격을 고려해 계속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은 선물인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조 장관과의 우정을 거론하며 그에 대해 “민주주의의 진정성과 청렴성을 지녔다”고 경의를 표했다. 기자회견 뒤 두 장관의 뜨거운 포옹도 화제가 됐는데 블링컨 장관이 청사를 떠날 때도 다시 한번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비상계엄 이후 지난해 12월 두 차례 전화 통화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어려운 시기에 조 장관께서 외교장관직을 맡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며 한국에도 다행이다’, ‘조 장관 어깨에 무거운 짐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다른 누구도 잘 수행할 수 없다’며 응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70년간 한국이 쌓아올린 성취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막아서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각 부서를 돌며 인사를 나눈 조 장관은 직원들이 박수를 치자 “나는 박수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어려움을 초래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 동맹 위협하는 트럼프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무력사용 배제 안해”

    동맹 위협하는 트럼프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무력사용 배제 안해”

    “그린란드 독립·美 편입 여부 투표 덴마크 방해 땐 고관세 부과할 것”‘멕시코만 → 미국만’ 변경 언급도한국에 방위비 증액 요구 가능성그린란드 수도 방문한 트럼프 장남“아버지가 인사 전해 달라고 하네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핵심 동맹에도 ‘경제·군사적 강압’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집권 1기가 ‘고립주의’ 기조였다면 2기 행정부는 국가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위해 동맹 압박도 불사하는 ‘개입주의’로 전환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가진 당선 뒤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장악을 위해 군사·경제적 강압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두 사안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주민들이 독립과 미국으로의 편입 여부를 투표로 결정할 때 덴마크 정부가 방해하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파나마 운하에 대해서도 “그들(파나마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선인은 고율 관세 부과 및 미국 편입 가능성을 언급한 캐나다에 대해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강압”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 등 5개 주와 멕시코, 쿠바에 둘러싸인 ‘멕시코만’을 지칭하며 “앞으로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모두 중국·러시아의 세력 확장 등 이슈로 미국의 지정학적 패권과 직결된다. 그의 이날 발언을 두고 당선인 자문위원들은 “중러의 영향력을 억제하려는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당선인이 1기 당시 고립주의를 택해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한 데 이어 2기에서는 영토·경제적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가 기존의 고립주의에서 ‘영토를 넓히고 전 세계 곳곳에서 영향력을 높이려는’ 개입주의로 확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주요 동맹국의 주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 결례이지만 그는 이에 개의치 않고 타국 영토에 대한 욕심을 공세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부친의 개인 전용기를 타고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직접 찾아 덴마크 정부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그는 현지 매체에 “여기 오게 돼 정말 기쁘다. 이 엄청난 곳을 보려고 관광객으로 왔다. 아버지가 그린란드의 모두에게 인사를 전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그린란드에 왔는데 아주아주 춥네요!”라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당선인은 나토 방위비 역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언급한 데 이어 이날은 ‘5%’까지 끌어올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GDP의 5% 국방비 지출’은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토 회원국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동맹에도 강압적 요구를 서슴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로 볼 때 한국에도 머지않아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선인이 언급한 주요 국가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아차 파나마 외무장관은 “운하의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그린란드는) 판매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전날 사퇴를 발표했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가 미국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반박했다.
  • [단독]“어려운 때 조태열 장관 있어 다행”…美블링컨 장관이 건넨 고별 선물

    [단독]“어려운 때 조태열 장관 있어 다행”…美블링컨 장관이 건넨 고별 선물

    ‘고별 회담’을 위해 방한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개인 선물까지 건네며 각별한 인사를 나눈 것으로 8일 전해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강하게 만류하고 이후 혼란스러운 대외 관계 수습에 노력한 조 장관에게 미 측이 신뢰를 표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조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고별 선물로 자신의 사인이 새겨진 볼펜과 ‘미국 국무장관의 선물’이라고 적힌 가죽 표지를 두른 편지지 세트를 조 장관에게 건넸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직무상 외국인 등에게 받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은 국고로 귀속되지만 블링컨 장관의 선물은 여기 해당하지 않는 개인적 감사 표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문을 직접 고쳐 쓰는 등 글쓰기에 상당한 무게를 두는 조 장관의 평소 성격을 고려해 계속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은 선물인 셈이다. 블링컨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조 장관과의 우정과 파트너십을 먼저 거론하며 그에 대해 “민주주의의 진정성과 청렴성을 지녔다”며 경의를 표했다. 기자회견 뒤 두 장관의 뜨거운 포옹도 화제가 됐는데, 블링컨 장관이 외교부 청사를 떠날 때에도 다시 한 번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비상계엄 이후 지난해 12월 6일과 21일 두 차례 전화 통화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어려운 시기에 조 장관께서 외교부 장관직을 맡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한국에도 다행이다’, ‘조 장관 어깨에 무거운 짐이 있음을 알고 있지만 다른 누구도 잘 수행할 수 없다’며 조 장관에게 거듭 응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장관에 대해 “진정한 외교관”이라며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조 장관은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70년간 한국이 쌓아 올린 성취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을 막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사태에 대한 우려를 한국 정부에 직접 전할 만큼 한국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오던 미국 측이 단호하게 계엄에 반대 입장을 내며 민주주의 원칙을 강조한 조 장관을 통해 한미동맹의 신뢰를 더욱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도 “한국 국민께서 민주적 회복력을 발휘하고 있고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에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며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 조 장관은 지난 2일 오후 외교부 시무식을 마친 뒤 각 부서를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나눴다. 직원들이 박수를 치며 맞이하자 조 장관은 “나는 박수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며 “후배들에게 어려움을 초래해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포착] 우크라 스트라이커 장갑차, 사냥하듯 러 군 병사 쫓아가 충돌 (영상)

    [포착] 우크라 스트라이커 장갑차, 사냥하듯 러 군 병사 쫓아가 충돌 (영상)

    우크라이나의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러시아군 병사들을 압살하려고 쫓아가는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80공수강습여단 소속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도망치는 러시아군을 그대로 들이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은 양국 간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서 드론으로 촬영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6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숨을 곳 없는 눈 내린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도망치는 몇몇 러시아 병사들이 보이고 그 뒤를 스트라이커 장갑차가 마치 사냥하듯 추격한다. 이후 장갑차가 그대로 러시아 병사를 짓이기면서 전쟁에서 벌어지는 참혹함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다만 장갑차에 치인 러시아 병사의 생사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스트라이커가 무게 19톤에 8륜 차량인 점을 감안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왜 총기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차량으로 살육하려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이에대해 우크라이나 공군은 “낙하산병은 탄약이 떨어지면 갑옷을 이용해 적을 으깨버린다”고 밝혔다. 곧 탄약이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외신은 우크라이나군 승무원 한 명이 해치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스트라이커 장갑차는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이 개발한 8륜형 장갑차로, 최대 시속 60㎞로 빠르게 이동하며 보병을 수송할 수 있다. 한편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기습공격으로 빼앗으며 기세를 올린 러시아 쿠르스크주는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가 되고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6일 러시아 남서부 쪽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쿠르스크주에 대한 기습공격으로 일부 지역을 점령하는등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략적인 첫 기습공격이었을 뿐 아니라 러시아로서는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영토를 빼앗긴 굴욕적인 사건이었다.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절반 정도의 영토를 탈환한 상황으로, 현재는 협상 국면을 앞두고 양국 간의 사활을 건 전투가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은 눈을 좋아할까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식물은 눈을 좋아할까

    올겨울 첫눈이 내리던 날 정원으로 갔다. 눈 내리는 풍경을 그림으로 기록하고 싶었다. 오리나무 가지의 녹색 잎과 아직 지지 않은 구절초 꽃 위에 흰 눈송이가 쌓여 있었다. 아직 가을이 다 가지 않았음에도 눈이 내린 것이다. 혹독한 환경에 충분히 적응됐을 법한 바늘잎나무들마저 갑작스러운 폭설에 가지가 휘어지거나 부러졌다. 그러나 그사이에서도 유난히 흐트러짐 없는 나무가 있었으니, 그것은 독일가문비였다. 1900년대 초 유럽에서 도입된 독일가문비는 큰 키와 이색적인 수형으로 숲 유원지, 공원에 널리 식재되었다. 이들은 가지를 아래로 펼치고 있어서, 눈이 내리면 눈송이를 가지에 쌓기보다 땅으로 떨어뜨려 무거운 눈 무게로 인해 가지가 부러지는 것을 스스로 방지한다. 이것이 가문비나무가 눈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우리가 첫눈을 기다리면서도 막상 눈 내린 다음날 출근길을 걱정하듯, 식물에게도 눈은 반가우면서도 조금은 불편한 존재다. 우선 눈은 겨우내 식물의 따뜻한 이불이 되어 준다. 쌓인 눈은 두꺼운 눈 덮개가 되고, 눈 결정 사이에는 공기주머니가 형성된다. 이 눈 덮개는 아래에 있는 식물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단열재 역할을 한다. 든든한 눈 덮개로 인해 풀들은 안락하게 휴면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겨우내 물이 필요한 식물에 눈은 수분을 제공한다. 땅에 스며든 눈은 완벽한 갈증해소제다. 과일나무 중에는 일정 기간 동해를 겪고 나서야 이듬해 더 많은 열매를 맺는 경우도 있다. 물론 눈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폭설이 내린 후 숲과 정원에 부러진 나뭇가지가 쌓이듯, 눈의 무게가 식물에 부담이 될 때가 있다. 바늘잎나무는 가지를 휘거나 구부려 눈이 많이 쌓이기 전 눈을 아래로 떨어뜨린다. 낙엽수는 겨울이 오기 전 가지만 남긴 채 낙엽이 지기 때문에 나무에 눈이 많이 쌓이진 않지만, 내가 정원에서 본 오리나무처럼 잎이 떨어지기 전 폭설이 내리면 잎에 쌓인 눈 무게로 인해서 가지가 부러지는 경우가 생긴다. 가지가 곧바로 부러지면 나은 편이다. 봄, 여름이 되어서야 피해가 드러나는 경우에는 겨울에 내린 눈에 원인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긴 겨울로 인해 오랫동안 눈이 쌓이면 눈이 녹을 때까지 식물이 꽃을 피우거나 씨앗을 맺을 수 없게 되고, 눈 덮개 아래 땅이 습해져 식물에 해로운 균류가 자라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식물에 진정 위험한 것은 눈이 아니라, 인간이 눈과 얼음을 빠르게 녹이려고 뿌리는 제설, 제빙제라고 말한다. 내가 일하던 수목원에서는 눈이 많이 내린 이후 며칠 동안 점심시간마다 전 직원이 청소 도구를 가지고 나와 눈을 치웠다. 수목원에서는 눈이 아무리 많이 내려도 제설제를 뿌리지 않기 때문에 길이 미끄럽다. 그러나 누구도 눈 치우는 일에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식물을 연구하는 직원들은 제설제가 식물에 얼마나 유해한 것인지 알고 있고,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길에 쌓인 눈을 마냥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것 역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염화칼슘이라 불리는 제설제는 식물에 치명적이다. 염화칼슘은 토양에 고농도의 염류를 쌓이게 하고, 토양을 알칼리화한다. 알칼리화된 토양에서 식물은 잎이 누렇게 변하거나 잎과 가지가 말라 죽기도 한다. 저항력이 줄어들고 병해충에 취약해지면서 식물은 결국 고사한다. 우리가 도시에서 흔히 만나는 칠엽수, 이팝나무, 느티나무, 산딸나무, 산벚나무 등은 염화칼슘 저항성이 약한 식물이다. 그러나 인간이 우선인 도시에서 식물의 안전까지 고려하는 것은 아직 무리인 것 같다. 길을 걷다 보면 제설제를 뿌려 눈이 다 녹고 물기가 마른 뒤에도 땅에 제설제 과립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이것은 제설제를 너무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신발을 신는 인간에게는 상관없을지 몰라도, 동물과 식물은 이 화합물에 그대로 노출된다. 가능하다면 삽이나 제설기로 최대한 많은 눈을 제거한 후 필요에 따라 제설제를 뿌리는 것이 좋다. 식물에 미리 보호덮개를 설치하거나 볏짚, 목재칩 등으로 화단과 가로수를 보호하면 염화칼슘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봄에 염화칼슘 피해가 예상되는 식물을 세척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귀찮고 돈이 드는 일이지만 말이다. 나는 겨울에 숲과 정원에 가는 걸 좋아한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눈 아래에서 작은 로제트를 형성하는 들풀, 한겨울 언 땅을 뚫고 나오는 복수초와 설강화 꽃 그리고 나무 우물도 만날 수 있다. 땅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을 때 숲에 가면 나무 기둥 주변에 눈이 쌓이지 않은 채 움푹 파인 부분을 볼 수 있다. 흰 눈을 배경으로 어두운 색의 수피가 열을 흡수해 나무 기둥 주변만 눈이 녹는 현상이다. 이렇게 나무 기둥 주변의 눈이 녹아 움푹 파인 부분을 ‘나무 우물’이라 부른다. 나무 우물을 통해 나는 나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것은 봄과 여름, 가을에는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차가운 눈이 내리고 난 뒤에야 나무의 온기를 느낄 수 있음에 감탄하며, 걸음마다 보이는 나무 우물의 개수를 센다. 이것이 내가 겨울 숲을 산책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소영 식물세밀화가
  • [서울광장] 영화 ‘하얼빈’과 동북아 협력

    [서울광장] 영화 ‘하얼빈’과 동북아 협력

    지난 주말 ‘하얼빈’을 봤다. 무엇보다 제목을 잘 붙인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목이 ‘안중근’이었다면 그저 국내에서 소비하는 데 그쳤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하얼빈’이라는 이름으로 단숨에 국제성을 획득한 것이 아닐까 감탄을 하게 됐다. 물론 작가 김훈의 같은 이름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안중근이 거사에 나선 배경이 제대로 묘사되지 않았다는 후기도 읽은 것 같다. 하지만 그랬다면 안중근의 역사를 웬만큼은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불필요한 설명이었을 것이다. 외국 사람들에게는 그런 친절함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는 영화 자체가 주는 감동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대체로 배우를 거론하는 것도 이 때문이겠다 싶다. 부지런한 것과 거리가 멀어 극장에는 잘 가지 않지만 ‘이순신 삼부작’은 모두 봤다. ‘명량’은 최민식, ‘한산’은 박해일, ‘노량’은 김윤석이 이순신 역을 맡았다. 세 사람 모두 각자가 쌓은 개성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느낌이었다. ‘하얼빈’의 현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순신이나 안중근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무게에 짓눌렸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고문에 못 이겨 일본군 끄나풀이 됐던 김상현 역의 조우진이 영화를 영화답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였다. 서두의 독립군과 일본군의 전투 장면은 이 영화가 국제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로 읽혔다. 안중근은 러시아 연해주 동의군의 우영장이었다. 그의 부대는 1908년 7~8월 두만강을 건너 홍의동의 일본군 척후병을 사살하고 신아산의 헌병분견대를 습격했다. 안중근이 일본군 포로를 풀어줘 다른 의병의 반발을 사는 장면은 역사적 사실이다.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사로잡은 적병을 죽이는 법은 전혀 없다.… 우리들마저 야만의 행동을 하고자 하는가”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가 연해주로 망명한 것은 1907년 일제의 대한제국 군대 해산이 계기가 됐다. 의병이 아직 통합 조직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대한제국 군대의 정통성을 잇는다는 자부심이 안중근에게는 있었다. 하얼빈 거사에 성공하고 재판을 받으면서도 일관되게 “나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외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안중근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것이 아니라 ‘전투 중 사살’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일본에서 존경받는 배우라는 릴리 프랭키가 이토 역을 맡은 것은 이 영화가 그리 치우친 인식을 담고 있지는 않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그는 일본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릴리가 출연을 결정한 것은 당연히 ‘하얼빈’의 대본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두 나라가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를 다룬 합작영화를 만드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하얼빈’은 한일 관계에 머물 수도 있었을 관람객의 시야를 동아시아 근대사로 넓혀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토가 하얼빈을 찾은 것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일본은 뤼순과 다롄의 조차권을 차지하고 창춘 이남의 철도 경영권마저 요구했다. 이토의 회담 상대였던 러시아 재무대신 블라디미르 코콥초프가 “안중근이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다. 젊고 늘씬하며 키가 상당히 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러시아의 불편한 심사를 반영한다. 지금도 안중근과 연관된 한국과 러시아의 공감대는 좁지 않을 것이다. 중국에 하얼빈은 19세기 러시아가 철도를 건설하고 조계지로 삼으면서 빼앗긴 땅이나 나름없게 됐다. 그런 점에서 ‘하얼빈’이 중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웠다. 지금의 어려운 한중 관계, 특히 중국이 한류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의 공통 관심사로 발전시키기에 이만큼 적절한 소재가 다시 있을까 싶다. 저우언라이 전 중국 총리는 “일제 침략 반대 투쟁은 하얼빈에서 시작됐다”며 중국민의 안중근에 대한 높은 평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게 한 편의 영화가 동북아 4국이 어떤 방식이든 새롭게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얼빈’을 봤다. 정부도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대외 관계에 활용하면 좋겠다. ‘핑퐁 외교’도 성공했는데 ‘영화 외교’가 안 된다는 법이 없다. 서동철 논설위원
  • 헤드셋·안경 쓰면 신세계로… 메타·애플·삼성 ‘확장현실’ 각축전

    헤드셋·안경 쓰면 신세계로… 메타·애플·삼성 ‘확장현실’ 각축전

    메타, 높은 가성비 앞세워 시장 1위애플 공간 컴퓨터 ‘비전프로’ 인기삼성, 퀄컴과 ‘프로젝트 무한’ 협업AI 탑재한 메타 스마트안경 등장가격·무게 줄여 성장 가능성 높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춤했던 확장현실(XR)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붙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자사의 첫 XR 기기인 ‘비전프로’를 내놓으며 시장을 놀라게 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연내 XR 기기 출시를 예고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에서 회의론이 나오지만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가상현실(AR)·증강현실(VR)·혼합현실(MR) 기기는 물론 이를 모두 아우르는 XR 기기가 사용자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을 거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애플에 자극받은 삼성도 XR 개발 중 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앞다퉈 XR 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VIVO)는 최근 MR 헤드셋 프로토타입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담팀을 500명까지 늘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중 XR 기기를 내놓는 건 비보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도 구글, 퀄컴과 협업해 개발 중인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연내에 내놓는다. 3사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구글 캠퍼스에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XR 언록’ 행사에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과 이를 탑재할 최초 기기인 프로젝트 무한을 소개했다. 프로젝트 무한엔 구글의 AI 비서인 ‘제미나이’가 탑재돼 자연스럽게 대화하듯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과거 ‘기어 VR’과 ‘오디세이’ 등을 출시했음에도 별다른 반향을 끌지 못했던 삼성전자까지 XR 시장에 뛰어드는 건 지난해 2월 애플이 자사의 첫 XR 기기인 비전프로를 출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기 때문이다. 애플이 ‘공간 컴퓨터’라고 부르는 비전프로는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몰입감 있는 VR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수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현실 세계를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점에서 혁신이란 평가를 받았다. 거기다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동자 추적과 손동작 인식, 음성 명령을 통한 컨트롤 방식은 기존 VR 헤드셋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했다. 다만 출고가가 3499달러(약 499만원·256GB 기준)에 달하는 것에 비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XR 기기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건 다름 아닌 메타다. 지난해 메타의 XR 기기 시장 점유율은 75%에 달했는데,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 이후 60%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타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 무엇보다 ‘메타퀘스트3’의 가격이 499달러로 비전프로 대비 7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무게도 가격도 경량화 ‘스마트안경’ 비전프로의 출격에도 XR 기기 대중화는 아직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VR 헤드셋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6% 감소로, 3개 분기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기대작이었던 비전프로는 지난해 2분기 대비 3분기 출하량이 약 2배 증가하긴 했지만 초기 마케팅에 따른 것으로 4분기엔 감소세로 전환할 거란 전망이다. 가격과 무게 등을 감안했을 때 ‘스마트 안경’이 오히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의 선두 주자인 메타도 스마트 안경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지난해 9월 차세대 스마트 안경인 ‘오라이언’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엔 2세대까지 출시된 기존 스마트 안경인 ‘레이벤 스토리즈’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를 표시해 사용자가 메타의 AI 비서로부터 서비스 알림과 응답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 안경을 준비 중인데, 외신 등은 오는 2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상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티저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AR·VR 시장규모 2029년엔 91조원 XR 산업 전반에 대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04억 달러(59조원)로 추정되는 글로벌 AR·VR 시장 규모는 연평균 8.9% 증가해 2029년 620억 달러(9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준 AR 소프트웨어가 130억 달러(전체의 37%)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으며 뒤이어 ‘VR 하드웨어’가 114억 달러로 전체의 32.6%를 차지했다. 다만 한국의 XR 산업 경쟁력은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에 비해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산업연구원이 XR 산업에 대한 전문가의 인식 조사 결과를 담은 ‘국가별 XR 산업 동향 및 경쟁력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종합 점수는 75.4점으로 일본(78.8점)보다 낮았다. 한국의 2022년 VR·AR 관련 매출은 1조 2500억원(8억 5000만 달러)으로 글로벌 시장(321억 달러)의 2.6%에 불과했다.
  • “강남 신청사는 세텍 이외 대안도 검토… 장학사업 기대가 큽니다”[2025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강남 신청사는 세텍 이외 대안도 검토… 장학사업 기대가 큽니다”[2025 새해 포부-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개청 50년 ‘10분 생활권 도시’연초 신청사 ‘플랜B’ 제안할 것업무·상업·문화 한곳서 누리게대규모 도시 개발사업 추진 중교육 1번지 첫 번째 장학사업 학업 외 다양한 분야 인재 양성미취업 청년들 미래 설계 지원로봇 기술 행정에 도입 계획도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은 6일 민선 8기 최대 현안인 신청사 건립과 관련, “서울무역전시장(세텍) 부지와 함께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연초 서울시에 제안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복수의 대안이) 열려 있다. 서울시 부지도 있고 다른 기관 부지도 있는데, 서울시 부지가 협상하기 용이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개청 50주년을 맞이한 강남구는 현 삼성동 청사 부지와 대치동 세텍 부지를 맞교환해 세텍에 이른바 ‘행정문화복합타운’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서울시가 세텍의 전시컨벤션 역할에 무게를 두며 청사 이전이 진척을 보지 못하자 상업지역 주변의 다른 서울시 부지로 ‘플랜B’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구는 최근 신년 인사를 단행한 서울시 내부가 안정되는 대로 관련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조 구청장은 새해 새롭게 시작하는 강남구 장학사업에 대해 “기부자가 원하는 분야나 계층의 재능 있는 미래세대를 도울 수 있다”며 “(장학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독지가들이 많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올해는 강남구 개청 50주년이다. “지난 50년간 강남구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한 사람의 구민으로서 그 과정을 지켜봤기에 개인적으로도 개청 50주년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진다. 강남구는 지금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도시 곳곳에 재건축 연한을 맞은 건물들이 늘고 있고 서울시와 정부는 도심 재정비를 위해 규제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이 기회를 살려서 강남 전체를 재정비해 세계 어느 도시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강남 전역에 퍼져 있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일상에서 필요한 업무·주거·상업·문화 시설을 한곳에서 누릴 수 있는 ‘10분 생활권 도시’를 조성할 생각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연구원 김인희 박사를 ‘총괄계획가’로 위촉한 것도 같은 이유다. 지금 강남구에는 행정문화복합타운 조성,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로봇거점도시 구축 등 여러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사업들이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서울시 도시계획과 맞물려 시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행정문화복합타운(신청사) 조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세텍 부지에 신청사를 건립할 수 있도록 취임 첫해부터 서울시에 꾸준히 협조를 요청하고 있고, 시에서도 강남구에 부지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울러 세텍 부지보다 신속하게 행정문화복합타운을 지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도 꾸준히 찾아보고 있다. 다양한 선택지를 유연하게 검토할 생각이다. 지난해 신청사를 조성한 (일본) 시부야구와 도시마구를 방문했는데 건물 안에 구청과 구의회 등 행정시설과 공동주택, 상업 공간 등 민간 시설이 공존하며 시너지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조속한 시일 내에 신청사 건립 사업의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취임 때부터 민관협력을 강조해 왔다. 올해는 규모나 내용 등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 “올해는 더 다양한 분야에서 민관협력 정책을 추진하고, 민간이 주도하고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려고 한다. 예를 들어 민간에서 구체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면 구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구정을 운영할 수 있다. 각자의 장점을 살린 수평적 협력 모델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새해에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미취업 청년들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어학 능력 인증, 자격증 취득 시험 응시료를 1인당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어르신과 청소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비 지원 사업도 청년까지 범위를 넓힐 생각이다. 올해는 로봇 기술을 행정에 도입해 구민 일상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꾸려고 한다. 비슷한 내용의 문의가 자주 들어오는 부동산 부서에서는 24시간 챗봇을 활용해 민원인의 불편을 신속하게 해소하는 등 단순·반복 민원으로 인한 업무 부담으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할 예정이다. 강남구는 누구나 인정하는 ‘대한민국 교육 1번지’인데 그동안 구에서 운영하는 장학제도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정부나 서울시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지원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소득 기준 때문에 강남구 학생들은 혜택을 누리기 어려웠다. 또 미래에는 학업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강남구 특성에 맞는 특별한 장학제도를 운영해 이 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재건축 현장 갈등 해소에 적극 나서 왔다. 새해에는 어떤 정책을 펼칠 계획인가. “현재 강남구에는 재건축이 진행 중인 구역이 100여곳이나 되고 지어진 지 30년이 넘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노후 아파트 단지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취임 첫해부터 운영 중인 ‘재건축드림지원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했다. 전국 최초로 집중 관리가 필요한 재건축 사업장 10곳에 책임자문위원을 배정했으며 앞으로 진행 상황에 따라 다른 단지까지 범위를 넓히려고 한다. 아울러 구민과의 소통 채널을 늘리고 재건축 조합 관계자들을 위한 심화 교육과정도 따로 개설해 운영할 생각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실제 사례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강남 홍보관을 운영한다. 무엇을 기대하나. “강남구는 10개 사를 선발해 전시 공간을 지원하고 대학생 서포터스를 1대1로 매칭해 현장에서 통역 등 비즈니스 활동을 돕도록 했다. 특히 선발된 기업 중 4곳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에 주어지는 ‘혁신상’을 수상한 만큼 현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시도 스타트업 전문 전시관 ‘유레카 파크’에 역대 최대 규모로 서울통합관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웠다. 서울시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참가 기업에 좋은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 北, 올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 극초음속 추정

    北, 올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 극초음속 추정

    북한이 6일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한 발을 동해상에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올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오찬 회담에 맞춰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정오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포착했다. 지난해 11월 5일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합참은 미사일이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1100여㎞를 날아간 후 동해상에 성공적으로 탄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했고 발사 시 즉각 탐지해 추적했다. 합참 관계자는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북한이 지난해 1월과 4월에 시험 발사했던 중장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기종이거나 일부 성능 개량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가 1100여㎞로 중거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합참은 활용된 엔진이 중거리급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연료량을 조절해 비행거리를 줄였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면 지금까지 포착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간 사례가 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로 평양에서 서울까지 2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요격이 어렵다. 합참은 “IRBM 이상급 미사일을 또 쏠 수 있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도 언급했다. 통상 IRBM은 사거리가 3000~5000㎞,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550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 장소 인근에 ICBM 발사에 쓰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운용 중인 정황도 포착했다. 이번 도발은 한미 외교회담을 겨냥한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2주 앞두고 대미 압박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세가 혼란한 가운데 한미일 안보협력 등이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한편 국가안보실은 이날 인성환 제2차장 주재로 관계기관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평균 몸무게 45㎏, 18살도 늦었다” 美 CNN이 들여다본 ‘K팝 걸그룹 연습생’

    “평균 몸무게 45㎏, 18살도 늦었다” 美 CNN이 들여다본 ‘K팝 걸그룹 연습생’

    “18살도 나이가 많은 거예요. 이 기회를 놓치면 다른 회사에서 저를 받아줄 지 걱정이에요.” “피자를 제일 좋아하는데…칼로리를 계산하며 먹는 건 좀 힘드네요.” 14세에서 20세 사이의 소녀들이 부모의 곁을 떠나 합숙한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바로 연습실로 향하거나 더러는 학교를 그만둔 채 자정까지 춤과 노래, 랩을 연습한다. 혹독한 다이어트와 연습을 견뎌내고도 ‘월말 평가’에서 떨어지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미국 CNN이 들여다본 ‘K팝 걸그룹 연습생’의 현실이다. CNN은 5일(현지시간) K팝 걸그룹 최종 데뷔조를 눈 앞에 둔 연습생들의 일과를 조명했다. 월 2회 BMI 측정…닭고기 등으로 체중 관리CNN이 찾은 곳은 샤이니, 엑소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들의 수십여 곡에 참여한 미국인 프로듀서 폴 톰슨이 국내에 설립한 K팝 프로덕션 기업 MZMC다. MZMC는 수천 번의 오디션을 통해 걸그룹 연습생 30여명을 선발했으며, 이중 7명이 ‘최종 데뷔조 5인’에 들어가기 위해 연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 연습생 중에는 일본인도 있었으며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K팝 아이돌의 꿈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소녀도 있었다. 이들은 하얀 피부와 날씬한 몸매 등 압박감이 느껴질 정도의 ‘완벽함’을 갖추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톰슨은 CNN에 “그룹의 시각적 미학이 중요하다”면서 한 달에 두 번씩 연습생들의 체질량지수(BMI)를 측정하고 체중 관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닭고기와 달걀 등을 식단으로 제공한다면서 “연습생들은 충분히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악적 재능이 최우선이며 성형수술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톰슨의 설명이 무색하게, 일부 연습생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직업인 만큼 예뻐지기 위해 성형을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혹독한 연습 끝 데뷔해도 ‘사생활 통제’ 시달려K팝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CNN에 K팝 시스템이 강요하는 혹독한 체중 관리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걸그룹 미쓰에이로 활동했던 민은 “여성 아이돌의 평균 몸무게는 45㎏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에프엑스로 활동했던 앰버는 “몸무게 때문에 탈락한 연습생들이 있었다”면서 “나는 16살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고, 스스로 굶는 건강에 해로운 습관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처럼 전세계적으로 성공할 확률은 1%도 되지 않으며, 성공한다 해도 외모와 사생활 등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팬들의 지나친 관심과 통제라는 반대 급부가 따라온다고 CNN은 덧붙였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흡연이나 음주 등은 물론 공개연애를 하는 것까지 개입해 압박을 가하며, 소수의 팬덤에 크게 의존하는 K팝 시스템의 특성 상 연예기획사들도 팬들의 극단적인 요구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처럼 전방위적이고 극단적인 압박을 받는 직업임에도, K팝 산업이 확장됨에 따라 한국의 수많은 10대들에게 K팝 아이돌은 평생의 꿈으로 남아 있다고 CNN은 전했다.
  • 한미외교회담에 미사일 뿌린 北…존재감 과시? 갑자기 쏜 이유는

    한미외교회담에 미사일 뿌린 北…존재감 과시? 갑자기 쏜 이유는

    북한이 6일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한 발을 동해상에 발사하며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올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오찬 회담에 맞춰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정오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비행체를 포착했다. 지난해 11월 5일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합참은 미사일이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1100여㎞를 날아간 후 동해상에 성공적으로 탄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했고 발사 시 즉각 탐지해 추적했다. 합참 관계자는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 중”이라고 설명하면서도 북한이 지난해 1월과 4월에 시험 발사했던 중장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기종이거나 일부 성능 개량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가 1100여㎞로 중거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합참은 활용된 엔진이 중거리급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연료량을 조절해 비행거리를 줄였을 가능성, 저공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특성상 정확히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면 지금까지 포착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간 사례가 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로 평양에서 서울까지 2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요격이 어렵다. 합참은 “IRBM 이상급 미사일을 또 쏠 수 있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도 언급했다. 통상 IRBM은 사거리가 3000~5000㎞로 북한에서 남동쪽으로 3000㎞ 떨어진 미국령 괌 타격이 가능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5500㎞ 이상으로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 장소 인근에 ICBM 발사에 쓰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식 발사대(TEL)를 운용 중인 정황도 포착했다. 이번 도발은 한미 외교회담을 정면으로 겨냥한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2주 앞두고 대미 압박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세가 혼란한 가운데 한미일 안보협력 등이 잘 작동하는지 시험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도발이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더욱 보여준다”며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철통 같은 연합방위태세가 이어질 것임을 강조했다. 합참은 “군은 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안보실도 이날 인성환 제2차장 주재로 관계기관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갖고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 시민들 일상 지키는 데 집중… 생활정치·현장정치로 달리겠다”

    “서울 시민들 일상 지키는 데 집중… 생활정치·현장정치로 달리겠다”

    문제 보면 바로 해결하는 ‘직진녀’‘탁상공론 없다’… 1일 1현장 목표소방학교 부실 식사 시정 등 성과여성의 유연함·따뜻함 강점으로경기 침체에다 정국마저 어수선안전·약자 복지·민생 예산 늘려서민경제 보듬고 성장 동력 육성무너지는 골목상권 활성화 모색서울시의회 개원 68년 만의 첫 여성 의장. 이 가볍지 않은 타이틀의 무게를 생각하면 그 주인공은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처럼 ‘철의 여인’이어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당사자인 최호정 의장은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다. 항상 “도와줘야 하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일상의 무게에 힘겨워하는 시민들을 만나면 눈시울이 빨개지기 일쑤다. 하지만 현장에서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직진녀’로 변신한다. 지난해 12월 서울소방학교를 방문한 뒤 부실한 식사 문제에 대해 서울시에 바로 시정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눈물과 웃음, 정이 모두 많다는 평가를 듣는 ‘생활정치인’ 최 의장으로부터 올해 서울시의회 의정에 대해 들어 봤다. -현장을 정말 많이 다닌다. 철도 파업부터 급식 점검까지 활동량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일단 가서 눈으로 보면 더 잘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공개적으로 찾은 현장만 15곳이다. 최근에 나간 현장 중에서는 두 곳이 기억에 남는다. 먼저 지난해 11월 26일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의 첫 운행 현장이다. 12월에 방문했던 서울소방학교도 기억이 또렷하다.” -이유도 소개해 달라. “사실 자율주행버스를 잊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생을 많이 해서다.(웃음) 전날 경남 사천시에서 열린 한강버스 진수식에 갔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2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점검을 나갔다. 엄청 피곤했지만 보람이 있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강남으로 출근하는 버스에 자리가 없는 것을 보고 고단한 얼굴로 출근하는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생각했다.” -서울소방학교를 꼽은 이유는. “서울소방학교는 현장에 가서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한 보람이 컸다. 소방학교에서 훈련도 하고 밥도 먹었는데 급식이 영 부실했다. 식단이 왜 이런가 봤더니 식비로 책정된 예산이 한 끼 5000원에 불과했다. 이 5000원에 인건비도 포함돼 있어 실제 재료비는 1000~2000원 정도밖에 안 됐다. 서울시에 2025년에는 (한 끼 예산을) 얼마로 잡았느냐고 물으니 5500원으로 책정하려 한다고 했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서울시 인재개발원은 얼마냐고 물으니 7200원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어울리지 않게 ‘레이저’ 한번 쏴 준 뒤 더 올리라고 했다. 결국 올해 7200원으로 식비를 올렸다. 아직 부족하지만 문제를 하나 해결한 것 같아 보람찼다.” -의장이 되고 나니 좋은 점은. “음… 좋은 게 있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좀 생긴 것 같다. 지난해 11월에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살인 사건이 하나 있었다. 실제 상황도 확인하고 지역의 방범 활동을 하시는 분들 격려도 할 겸 현장에 나갔다. 현장을 살펴보니 골목에 빛이 거의 없어서 범죄가 일어나기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조명이 없느냐고 물어보니, 좁은 골목 사이로 청년들이 사는 작은 고시원이 있는데 가로등을 설치하면 빛 때문에 이들이 잠을 자지 못해서 설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방법이 없느냐고 하니 가로등 대신 벽면에 조명등을 설치하면 빛 공해도 줄이고 범죄 예방도 가능한데 1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장 예산안에 설치비를 넣어서 문제를 해결했다. 뭔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 -항상 ‘생활정치’를 이야기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말 그대로다. 생활 속 불편과 불만, 부당함을 해결하는 정치가 바로 생활정치다. ‘탁상공론’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의장 취임 후 ‘1일 1현장’을 목표로 달리고 있는 이유다. 시의회는 ‘현장과 집행기관의 연결고리’로 생활정치를 해야 한다.” -생활정치로 이룬 성과는. “지난해 12월 초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으로 대체 급식을 제공 중인 학교를 방문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과 이야기하고 해법을 찾아 ‘서울형 처우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학교 및 급식 관계자들의 실질적인 애로를 귀담아들은 결과다.” -첫 여성 의장이다. 6개월 동안 해 보며 여성으로서의 장단점을 느꼈을 것 같다. “여성 특유의 유연함과 따뜻함은 확실히 시의회를 이끌어가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의원들과 시민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도 의장의 큰 역할 중 하나다. 확실히 여기에는 강점이 있는 것 같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 위한 ‘태풍과 해님의 승부’ 우화로 비유하자면, 힘을 통해 강제로 옷을 벗기려 한 태풍은 옷을 벗기는 데 실패하지만 따뜻한 햇볕은 성공한다. 마찬가지다. 여야 진영을 넘어 110명 서울시의원을 포용하고 진두지휘해 가야 하는 자리임을 감안할 때 유연함과 따뜻함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점은 아직 모르겠다.(웃음)” -정치 상황이 혼란스럽다. 서울시의회 차원에서 현재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일상적인 의정 활동으로 시민들의 일상을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대응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시의회는 ‘현장’에서 그 일상을 지켜 나갈 것이다. 제자리에서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중앙정치의 빈틈까지 채우겠다는 각오로 정상적으로 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계엄 발령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의회 지도부 공동 명의로 입장을 발표했다. 시의회는 흔들림 없이 오직 ‘민생 최우선’으로 정례회를 정상 진행하는 등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 특히 경기 침체 등으로 시민의 삶이 어렵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서민 경제를 보듬고 서울의 성장 동력을 키워 나가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일상을 지키기 위해 시의회가 한 일을 구체적인 예로 든다면. “지난해 시민의 안온한 일상을 지켜 줄 서울시와 교육청의 59조원 예산 심사를 완료했다. 특히 급하지 않은 예산은 삭감했지만 시민 안전, 약자 복지, 민생 경제 회복 예산은 과감히 늘렸다. 일상적 의정 활동, 그것이 시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어떤 부분을 신경 쓰고 있나. “민생이다. 계엄과 탄핵으로 골목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식당이다. 시의회 직원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관광객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광화문광장 등 주요 관광지도 찾아가 현장을 살피고 있다. 시의회 차원에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챙겨 보고 있다.” -의장으로서 2025년 어떻게 서울시의회를 이끌어갈 것인가. “2025년은 의회가 현장을 밀착 마크하는 ‘현장 퍼스트’ 원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의회 현장 감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줄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올해 1월 1일자로 ‘현장민원담당관’을 신설한 것이다. 기존의 ‘현장민원팀’을 과 단위로 승격해 시의회가 현장 애로를 적극 수렴하고 이를 집행기관에 전달,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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