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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연휴 ‘안방 픽’…K스릴러부터 이색 예능 추천작

    설 연휴 ‘안방 픽’…K스릴러부터 이색 예능 추천작

    짧은 설 연휴, 안방 스크린으로 스트레스를 날려 보면 어떨까.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의 신작 드라마부터 온 가족이 함께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독특한 예능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로 채워진 풍성한 차례상을 전한다. 웹툰 VS 소설…웰메이드 원작의 K 스릴러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설 대목의 기대작이다.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이탕(최우식)과 그의 연쇄살인 행각을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심리 스릴러. ‘나의 해방일지’, ‘범죄도시’의 손석구와 영화 ‘기생충’의 최우식이 의기투합했다. 원작인 동명의 웹툰 역시 파격적인 스토리텔링과 독특한 심리 묘사로 두터운 팬층을 거느린 화제작이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연출한 이창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웹툰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캐릭터, 만화적 상상력의 공백을 독특한 시선으로 채워 흥미진진한 K스릴러 장르를 완성했다. 원작자는 ‘살인자이응난감’으로 읽는다고 밝혔지만 그 표현과 해석을 열어뒀다.디즈니+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은 8부작 전편이 모두 공개돼 정주행에 딱 맞는 작품이다. 수상한 삼촌 이동욱과 살벌한 조카 김혜준의 독특한 케미, 다양한 능력치를 가진 킬러들의 스타일리시한 ‘전투 액션’이 가득 찬 스릴러로 호평받고 있다. 강지영 작가의 원작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이 영화 ‘도어락’과 드라마 ‘구해줘2’를 연출한 이권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시킨다. 글로벌 시청자도 주목한 인생 n회차의 ‘매운 복수극’ 2022년 JTBC의 ‘재벌집 막내아들’ 이후 드라마 판의 흥행 코드로 떠오른 회귀물. 내 삶을 ‘초기화’하면 ‘쓰레기는 쓰레기통으로 보낸다’는 응징 메시지가 담긴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TV와 글로벌 OTT의 주목작이다. 강지원(박민영)의 처절한 1회차 인생이 회귀 이후 속도감 있게 휘몰아치는 복수와 로맨스, 반전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몰입감을 선사한다. 지난 6일 방송된 12회 시청률은 최고 14.7%(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전 채널 동 시간대 정상을 석권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는 57개국의 TV쇼 부문 글로벌 일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속 시원한 마라 맛을 느끼고 싶다면 연휴 기간 N차 시청작으로 제격이다.8부작 전편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는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지옥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최이재(서인국)가 죽음(박소담)이 내린 심판에 의해 12번의 삶과 죽음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지난 7일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는 프라임비디오에서 영미권을 포함한 TV쇼 글로벌 종합 순위 TOP 2에 이름을 올렸다. 무심코 흘려보낸 평범한 하루의 중요성을 돌아보고 싶다면, 최이재가 직접 몸으로 겪으며 깨달은 삶과 죽음의 무게를 느껴보길 권한다. 국내 OTT의 ‘추리·이념’ 서바이벌 신작 예능 연휴를 ‘순삭’할 예능 콘텐츠도 기대된다. 오는 9일 공개되는 티빙의 롤플레잉 추리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는 족보가 탄탄한 검증된 예능물이다. 2014년 ‘시즌1’을 시작으로 2017년 ‘시즌 3’까지 탄탄한 팬덤을 형성해 온 ‘크라임씬’ 시리즈가 7년 만에 부활한 후속작이다. 장진, 박지윤, 장동민 등 이전 시리즈 출연자부터 키, 주현영, 안유진 등 신입 플레이어들이 합류해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 게임을 벌인다. 참가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웨이브는 ‘이념 서바이벌’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를 선보였다. 보수와 진보, 이퀄리즘·페미니즘, 금수저·흙수저, 꼰대·MZ세대 등 정반대의 가치관을 가진 출연진이 언변과 지략으로 협상과 동맹을 맺으면서 생존을 경쟁한다. 웨이브는 매주 2회씩 공개해 온 방송을 오는 9일 5회부터 8회까지, 총 4회차를 동시에 풀기로 해 설 대목을 노린다. 방송 2주 차 만에 120% 시청 시간 증가를 끌어낸 ‘사상검증구역’을 통해 몰입도를 높이고, 신규 시청자 유입을 위한 전략적 편성이다.
  • 목사가 된 ‘유명’ 포르노 스타…‘음란물 퇴출’ 발벗고 나섰다

    목사가 된 ‘유명’ 포르노 스타…‘음란물 퇴출’ 발벗고 나섰다

    성인 영화 수천 편을 찍으며 가장 인기 있는 포르노 스타로 불렸던 남성이 목회자로 변신, 음란물 퇴치에 앞장서고 있는 근황을 전해 화제다. 조슈아 브룸(41)은 20대 초반 로코 리드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1000편 넘는 포르노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웨이터로 일하던 23살 ‘포르노에 출연하면 유명한 영화배우가 될 것’이라는 한 관계자의 제안을 받고 성인 영화에 캐스팅됐다. 브룸은 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성 스타로 떠올랐다. 돈도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원)가량 벌었다. 하지만 그의 일은 성취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브룸은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돈을 벌면 행복할 것이라는 거짓말을 믿었다. 가고 싶은 곳을 다 가봤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관계를 다 해봤다”면서 “하지만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내 삶은 무너져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거짓과 허구였다”며 “나는 말 그대로 내가 누군지조차 잊어버렸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브룸은 결국 6년여 만에 성인 영화배우 생활을 청산하고 관련 업계를 떠났다. 2012년의 일이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고향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사한 뒤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기 위해 노력하던 와중에 호프라는 이름의 여성을 만났다. 브룸은 이 여성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고, 호프는 함께 교회에 나가자고 권유했다. 브룸은 이후 영적인 깨달음을 얻고 기독교 신앙에 매료돼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브룸은 2016년 호프와 결혼해 현재 세 자녀를 뒀고, 아이오와주 시더래피즈에 있는 한 교회에서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브룸은 최근 ‘입에 담기 어려운: 한 방탕한 포르노스타 이야기’라는 제목의 8부작 다큐멘터리를 내놓았다. 브룸은 여러 방송과 독교 소식지 처치 리더스 등에 출연해 “음란물을 퇴출하고 진정한 사랑을 독려하기 위해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절실히 해야 할 일인데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이 아주 많아 ‘입에 담기 어려운’이라는 제목을 달았다”라고 밝혔다. 브룸은 “음란물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경험적 데이터와 개인적 증언을 제공할 것”이라며 “음란물을 보는 자체로 성매매 산업에 기여하고, 소아성애를 부추기며, 결혼 생활을 파괴하며, 결국 세상을 파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음란물 틈새시장은 ‘10대 청소년물’이었다”며 “업자들은 소녀들 머리를 땋고 스타킹을 신겼는데 이는 10대가 아니라 어린아이를 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룸은 포르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면서 “사람을 물건처럼 소비하는 것이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을 그렇게 대하면 인생의 모든 면이 해로워질 것”이라며 “지금 하는 일을 바꾸는 데 너무 늦은 때는 없다”고 말했다.
  • “日 존경해 관중석 치우는 한국팬” 언론 보도된 영상 속 반전

    “日 존경해 관중석 치우는 한국팬” 언론 보도된 영상 속 반전

    한국이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리한 가운데, 현지 방송사가 경기 종료 후 관객석의 쓰레기를 치우는 “한국 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내보냈다. 이를 두고 일본 매체는 “일본을 존경하는 문화가 확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쓰레기를 치운 것은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라는 얘기가 나와 애매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한국 대 호주 AFC 아시안컵 8강전이 열렸다. 이날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2대 1로 호주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반면 5회 우승을 노리던 일본은 같은날 이란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역전패, 4강에도 들지 못하고 그대로 짐을 싸게 됐다. 2011년 우승 이후 13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린 일본은 한국의 4강 진출에 배가 아팠던 걸까. 카타르 현지 매체가 ‘호주와의 경기 종료 후 알자누브 스타디움 관중석을 청소하는 한국 팬’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내보내자 일본 매체는 “일본을 존경하는 문화가 확산한 것”이라는 취지의 기사로 평가절하했다. 3일 일본 스포츠지 풋볼존은 “‘굉장한’ 일본문화가 파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기 후 한국 팬들이 경기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에도 현지 카타르 미디어가 주목하고 있다”며 카타르 방송사 ‘알 카스 TV 스포츠’의 보도를 인용했다. 실제로 ‘알카스 TV 스포츠’는 3일 X(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관중이 대거 빠져나간 관객석에서 쓰레기를 줍는 팬들을 “한국인”으로 묘사했다. 카타르 매체가 주목한 성숙한 관람 문화에 대해 풋볼존은 일본 팬들이 앞장서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풋볼존은 “월드컵 등 주요 대회에서 경기가 끝난 뒤 쓰레기를 줍거나 청소하는 모습을 논할 때면 일본인 팬들이 자주 각광받았다”며 “일본 팬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행위는 모범 사례로 전세계에 보도됐다”고 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일본 문화를 존경한다’, ‘일본인은 굉장하다’는 칭찬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나라의 팬들에게도 파급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한국 팬들도 똑같이 쓰레기를 줍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후 청소’ 문화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카타르 방송사가 주목한 한국 팬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일본이 선도한 ‘존경스러운 관람 문화’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다. 문제는 카타르 방송사가 주목한 팬들이 실은 일본인이라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일본은 물론 한국 팬들 사이에서도 카타르 방송사가 “한국인”으로 묘사한 이들은 일본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카타르 방송사가 촬영한 동영상 속 인물들의 옷차림은 일본인에 가깝다. 현재로선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려우나, 만약 카타르 방송사의 ‘오보’이고 쓰레기를 치운 게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이라면 “굉장한 일본문화의 파급”이라던 일본 매체의 평가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한편 준결승에 오른 한국은 오는 7일 자정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4강전을 치른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환상적인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만드는 팀 분위기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원동력은 국민들께 64년 만에 우승컵을 가져다드리고 싶은 간절함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위탁가정 실태·한계 분석 인상적… 美대선 등 심층·전문 보도 늘려야

    위탁가정 실태·한계 분석 인상적… 美대선 등 심층·전문 보도 늘려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30일 제170차 회의를 열고 1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신년 기획 ‘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가 실태와 제도적 한계, 대안 등 다층적인 분석으로 가정 위탁 제도를 알린 기사라고 호평하면서도 활성화 대책과 해외 사례 소개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출생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를 진단한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 전’도 적절한 전문가 인터뷰와 통계, 그래프가 전달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선 경선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더욱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보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김재희 1일자 1면, 새해 첫 기사로 내세운 ‘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시리즈가 인상 깊었다. 작년 말 회의에서 출생 미신고 아동, 저출생 등을 다루면서 위탁 가정 기획 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서울신문이 선점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아동학대와 인구 문제에 대해 고민한 뒤 위탁 가정을 조명했는데 제도를 널리 알린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 위탁 부모 24명을 직접 만나 실태와 한계를 분석하고 시도별 지원금, 현행법, 활성화 방안, 해외 사례 등을 정리했다. 연구 자료로도 소장 가치가 높다. 앞으로도 이런 이슈에 주목하고 완성도를 높이면 독자들이 두고두고 찾아보는 기사가 될 것이다. 이재현 4회에 걸쳐 위탁 가정의 실제 사례, 제도의 허점, 대책 등 풍부하게 논점을 다뤘다. 기사별로 그래픽을 활용해서 시각적으로도 도움이 됐다. 아쉬움도 있었다. 8일자 ‘위탁 부모 헌신 넘어 양육 현실로’부터는 보조금 지원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지원금을 늘리면 출산율이 높아진다는 논리처럼 뜬금없는 측면이 있었다. 위탁 가정이 정상 가족 범주 바깥에 존재하는 사회복지 제도에 초점을 맞췄으면 활성화 대책 논의가 다양해졌을 것이다. 해외 사례도 미흡했다. 독일 청소년청은 추가 지원금, 의료 혜택, 노후 보험, 휴직 제도, 상담 지원 등 친부모와 동등한 수준으로 지원한다. 우수 사례와 비교해야 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다. 최승필 인구 기획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29일자 5면 ‘인구 블랙홀 수도권 기업 6% 늘 때, 경남은 28% 사라졌다’에서 인구 유인 요소인 기업, 병원, 백화점을 기준으로 지역별 분포 현황 그래프를 만들었다. 그래픽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병원장과 경남 연구원장의 발언도 내용에 알맞았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지난 4일자 8면 ‘첫째 출산 영향 1위는 집값, 둘째부터는 사교육비’는 국토연구원 보고서를 참고했다. 하나의 보고서만 보면 해법이 편향된다. 한국은행은 교육, 양육 경쟁이 인구 증가를 막는다고 했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자료에 접근해야 한다. 허진재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인구 기획 보도를 이어 가고 있는데 이달엔 수도권과 그 외 지역에 각각 거주하는 30, 40대 청년들을 비교한 기사가 신선했다. 수도권 집중의 문제점을 더 깊게 이해했다. 지난 2일자부터 실린 정치 기획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 리포트’도 흥미로웠다. 지역주의로 인해 여야에서 영남, 호남에 각각 공천받는 정치인은 당선될 확률이 높다. 언론은 당내 경선이 올바르게 치러지는지 감시해야 한다. 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 반응을 보였으니까 경선 과정을 지켜보며 보도 효과를 분석해야 한다. 다음 차례 총선에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윤광일 지난 16일자 ‘당신도 유령당원입니까’에서 전문가 인터뷰로 내용을 뒷받침한 부분이 돋보였다. 당원 관련 현황을 그래픽으로 보여 줬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아이템도 발굴해야 한다. 총선을 치르면서 유령당원과 경선 문제가 또 불거질 텐데 논조를 유지하는 연속 기획이 필요하다. 여야의 저출산 정책을 담은 19일자 ‘아빠 한 달 출산휴가 vs 2자녀 24평 임대’도 눈에 띄었다. 정치가 시민들에게 비판받으며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언론이 심층 취재로 공약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잠시만 부모가 되어 주세요’ 호평해외 사례 더 다양하면 좋았을 듯‘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 전’통계·그래프로 전달효과 극대화유령당원과 경선 문제 흥미로워총선 치르면서 연속 기획했으면김영석 언론이 인구 문제를 다룰 때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아 심각성만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세대를 대규모로 인터뷰해야 한다. 청년들이 왜 결혼을 고려하지 않는지 광범위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한두 명 사례로는 설득되지 않는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픽의 질도 많이 향상됐으나 남용되는 경우가 많다. 과하면 역효과가 크다. 언론사의 품격을 좌우하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허진재 지난 22일자 9면 ‘우회전 일시 정지 1년’은 교차로에서 위반 여부를 직접 지켜보고 교통사고 현황 경찰청 자료를 그래프로 나타냈다.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적어진 시점에 주제를 상기시키는 기사였다. 3일자 9면 ‘MZ 짠테크 6일간 23만원 아꼈다’에선 기자가 짠돌이 재테크에 도전해 6일간 23만원을 절약했다. 먹는 양도 줄여 체중까지 줄었다고 했다. 굳이 체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연말 회식으로 식비를 아꼈다는 부분도 억지스러웠다. 이재현 저는 ‘MZ 짠테크’ 기사가 젊은층의 새로운 유행을 생생하게 보여 줬다고 생각했다. 무지출 챌린지로 돈을 아꼈다고 해서 놀랐다. 실제 사례가 소셜미디어(SNS)에도 많이 업로드돼 있는데 기사로 쓰지 않으면 지면에 트렌드를 반영하기 어렵다. 체험 기사 연재가 청년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이 될 수 있다. QR 코드를 연계해서 영상도 제공하면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핵심 정확히 전달한 공수처 기사 ‘우회전 일시 정지 1년’ 시의적절‘MZ 짠테크’ 체험형 기사 생동감열풍 원인 진단도 담아냈더라면트럼프가 왜 지지율 높은지 궁금‘레드넥’ 인터뷰 등으로 분석 필요김재희 저도 재밌게 읽었다. 생동감 있었고 새로운 추세를 알 수 있었다. 다만 개인 체험을 넘어 짠테크 열풍이 부는 원인을 분석하는 사회적 가치 판단으로까지 나아가야 한다. 지난 19일자 1면 ‘이혼 전문 변호사는 비주류?’는 명확한 근거 없이 특정 직군을 비하하는 느낌이었다. 형사, 민사 등록 변호사 수에 비해 이혼 전문 변호사가 급증했다는 수치가 제시되어야 한다. 최승필 사안마다 쟁점별로 정리해서 정보 전달력이 좋았다. 지난 17일자 8면 ‘공수처 2기 성공하려면…’은 핵심을 정확히 파악했다. 독자가 문제를 곧바로 인식할 수 있다. 16일자 4면 ‘당비 많이 내는 유럽, 당원 유지 기준도 엄격’은 유럽 정당의 당원 가입 조건을 3가지로 잘 짚었다. 다만 요점이 빗나가면 현상과 다른 논리를 펼 수 있기 때문에 쟁점을 추릴 땐 신중해야 한다. 윤광일 독자들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왜 뽑히는지 궁금하다. 저학력·저소득 백인 노동자인 ‘레드넥’을 인터뷰하면 타 언론과 차별성이 생긴다. 지난 17일자 1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을 크게 실었다. 미국 언론에서 북한이 실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내용을 취합했으면 현실감이 더 컸을 것이다. 미국의 시각이 빠진 게 아쉽다. 김영석 독자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선 사회적, 역사적 배경을 담아야 한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보도가 필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상한 사람으로 묘사되는데도 많은 지지를 받는 이유를 분석한 기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이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말한 지난 8일자 8면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인터뷰가 좋았다. 추가 취재로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 다른 언론과 비슷하지 않은, 고유의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한다

    ‘반구천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한다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울산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도전한다. 문화재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지난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반구천 암각화는 현재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글자나 무늬를 새긴 돌)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1970년대 초 발견된 천전리 각석은 각종 도형과 글, 그림이 새겨진 암석으로 신라 법흥왕(재위 514∼540) 시기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도 남아 있어 6세기 신라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다. 대곡리 암각화는 높이 4m, 너비 10m 크기의 바위 면에 선과 점을 이용해 다양한 동물과 사냥 장면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해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을 가늠할 수 있는 걸작으로 여겨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유산은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미적 표현과 문화의 변화를 집약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대 암각 제작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독보적인 증거이기도 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담아냈으며 한반도 연안에 살았던 사람들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높은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구천 암각화는 올해 3월부터 2025년까지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보존 관리·평가 등을 담당하는 심사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평가를 받는다. 등재 심의 대상에 오르면 2025년 열리는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국의 17번째 세계유산이 된다.
  • 빈곤·강박 속 꽃피운 무질 철학… 완전하게 즐기는 ‘미완의 사색’

    빈곤·강박 속 꽃피운 무질 철학… 완전하게 즐기는 ‘미완의 사색’

    “그때서야 울리히는 아가테가 갑자기 자리를 벗어나 혼자 집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결정 때문에 그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겼다.” 이 문장을 끝으로 작가는 결국 독자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나치의 핍박과 경제적 궁핍 속에서 정신적으로 고통받던 그는 뇌졸중으로 쓰러지고는 그대로 세상을 떴다. 이렇게 미완성으로 남겨졌지만 세계문학사에서 불멸의 고전 반열에 오른 소설 ‘특성 없는 남자’의 로베르트 무질 이야기다. 다 쓰지도 못한 이야기에 “20세기 가장 중요한 독일어 소설”(디차이트)이라는 찬사가 쏟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무질이 생전에 펴낸 ‘특성 없는 남자’의 전체 분량 번역본이 최근 출판사 북인더갭에서 완간됐다. 앞서 일부를 번역했던 고원 서울대 명예교수 이후 2013년 두 번째로 번역을 시작한 북인더갭은 나남·문학동네 등 대형 출판사에 앞서 국내에서 무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먼저 환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완성인 채로 칭송받았기에 소설의 줄거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듯하다. 주인공 울리히를 앞세워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관념과 사유의 세계를 그린다. 방대한 분량에 담긴 융숭한 사상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과 함께 이 책을 “20세기 문학의 삼위일체”라고 극찬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이야기의 흥미보다는 진지한 ‘사유의 깊이’로 승부하는 독일어권에서는 명성이 자자하다. 1880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난 무질은 1930년 ‘특성 없는 남자’ 1권을 출간하기 시작했고 1932년 바로 2권을 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3권은 미완성인 채로 훗날 무질의 아내가 자비를 들여 출간했다. 무질은 1942년 6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무질이 책을 완성하지 못한 것은 원체 경제적으로 곤궁했던 데다 오스트리아가 나치에 흡수합병된 이후로는 정치적인 핍박까지 더해지며 집필에 온전히 정신을 쏟을 수 없었던 탓으로 본다. 작가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글쓰기에 대한 강박증이 있어 한번 쓴 글을 병적으로 퇴고했다고 한다. 무질은 정신과에서 심리적 요인에 따른 업무장애 판정을 받기도 했다. 소설보다는 학술서적의 향기가 짙게 나는 작품이지만 출판사의 예상보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꽤 있는 편이라고 한다. 북인더갭이 번역한 초판본 1·2권은 지금까지 3쇄나 찍었다. 11년간 이 책을 번역한 안병률 북인더갭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소설인 동시에 사유의 성좌인 작품이다. 세상이 유튜브 쇼츠 같은 점점 더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몰입하는 가운데도 사람들은 여전히 좀더 깊이 있고 새로운 사유에 목말라한다. 이 소설이 그런 사유의 갈증을 채워 줄 것이다.”
  • 아이유 신곡 MV ‘장애 비하’ 논란…장애인단체 입 열었다

    아이유 신곡 MV ‘장애 비하’ 논란…장애인단체 입 열었다

    “저희가 만들고 싶은 ‘캠코더 세상’은 장애인이 비장애인으로 ‘극복’되는 세상이 아니라 장애인도 함께 이동하고 일하고 지역에서 사는 세상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 비하’ 논란이 불거진 가수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두고 “장애인권에 대한 논의를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공개된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엔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뷔가 출연한다. 극 중 아이유는 수화를 쓰며 청각장애를, 뷔는 오른쪽 눈에 백색 렌즈를 껴 시각장애를 묘사했다. 둘은 폐허가 된 세상에서 네모에 쫓긴다. 행복한 삶을 상상하며 서로를 캠코더로 촬영하는데, 캠코더 속 세상에서 그들은 장애가 없다. 말쑥한 차림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사진을 찍고 노래하며 즐겁게 산다. 상상도 잠시 결국 ‘네모’와 마주쳐 두 사람의 육체는 소멸하고 그들이 걸친 옷만 남는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뮤직비디오 속 장애 묘사 방식이 ‘장애인 비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장애는 불편한 것일 뿐인데 완전하지 않고 불행한 것처럼 묘사했다” “현실의 장애인들이 겪는 문제나 장애운동이 펼쳐 온 담론과는 무관하게 장애인을 대상화된 상징으로 이용해 장애에 대한 무지와 비하를 드러냈다”는 주장이다.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은 “‘네모’는 주인공들을 향한 차별을 뜻하며 나아가 우리 일상에서 만연한 각종 차별과 억압 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엄태화 감독은 “캠코더의 렌즈는 곧 사랑의 필터를 의미한다. 또한 인물들의 내적 혹은 외적인 모습을 뛰어넘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장치”라며 “두 사람이 세상의 난관들을 헤쳐가기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네모’로부터 폐허가 되어버린 세상에 서로를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으며, 각자 상처를 입고 지친 상황에서도 끝까지 이겨내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엄 감독은 “세계관 자체가 현실과 달리 이질적이고 추상적인 설정인 만큼 뮤직비디오에 대한 여러 시각에 따른 다양한 해석들 역시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매일 대혐오의 시대 살아간다”“장애인 인권 함께 고민하고파” 전장연은 지난 28일 ‘The real “Love Wins All” ; 아이유, 유애나, 그리고 함께 하는 시민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만평을 공개해 입장을 밝혔다. 전장연은 “우선 이 만평을 통해 아이유를 비난하거나 책망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라며 “장애인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장하고,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의 존재들을 예술 콘텐츠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 시민들과 아이유와 함께 고민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저희는 매일 아침 뮤직비디오의 “네모” 같은 존재와 싸우고 있다. 침묵 선전전조차 수많은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폭력 속에서 쫓겨나고, 그들의 온갖 언어폭력도 감내해야 한다. 심지어는 장애인도 함께 살자고 외쳤다는 이유로 수많은 전장연 활동가들이 수차례 폭력적으로 연행되고 있다. 인터넷은 물론 현장에서도 튀어나오는 수많은 차별과 혐오, 욕설도 삼키고 장애해방 세상을 꿈꾸며 투쟁하고 있다. 그렇게 저희는 “대혐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저희는 현실의 “네모”와 계속 맞서 싸우려 한다”며 “성소수자도 노동자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회적 소수자도 함께 인정받고 존중받는 세상을 바란다. 저희는 이 “캠코더 속 세상”을 현실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오늘도 거리에 지하철역으로 나간다. 그렇게 행동하니 세상이 바뀌기 시작하더라”라고 했다. 전장연은 “아이유가 부르는 “사랑이 마침내 이기는” 세상과 소외받는 누군가에게 “무섭지 않아. 우리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 속삭여 주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처럼 전장연은 누구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불복종운동으로 계속 나아가겠다”며 “아이유와 저희가 나아가는 길이 언젠가는 함께 만나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함께 만들며, The real “Love wins all”을 외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 ‘2주에 800만원 강남 조리원’ 체험 美 기자 “韓 낮은 출산율 이해돼”

    ‘2주에 800만원 강남 조리원’ 체험 美 기자 “韓 낮은 출산율 이해돼”

    미역국을 포함한 세 끼 식사 제공, 얼굴과 전신 마사지 서비스와 세탁물 관리, 모유 수유 방법을 포함한 신생아 양육 수업에 24시간 간호사들의 돌봄까지…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NYT)가 한국에서 직접 아이를 낳은 뒤 강남의 고급 산후조리원에 입소했던 여기자의 경험담을 통해 “서울의 산후조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이유를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NYT 서울지국 에디터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로레타 찰튼은 자신이 입소해 체험한 강남 산후조리원의 서비스를 자세히 소개했다. 한밤중 산모들이 모유 수유를 하고 간호사가 아기를 데려가면 산모들은 독실로 돌아가 편안하게 잠을 자는 모습을 묘사한 찰튼 에디터는 “잠은 산후조리원에서 산모들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24시간 돌보기 때문에 산모들이 마음 놓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산모는 출산 후 몇 주간 호텔과 같은 시설에서 보살핌을 받는다”면서 “미역국이 포함된 신선한 식사가 하루에 3번 제공되는 것은 기본이고, 얼굴과 전신 마사지 서비스는 물론 신생아 양육을 위한 수업도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고급 조리원은 간호사, 영양사, 소아과 의사는 물론 수유 전문가와 필라테스 강사까지 별도로 채용해 산모를 끌어모았다고 주장한 찰튼 에디터는 “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보이자마자 예약을 신청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찰튼 에디터는 “한국 조리원의 매력 중 하나는 또래의 아기를 둔 다른 초보 엄마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응한 한국인 산모는 “사람들은 조리원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기회는 아이의 일생에 걸쳐 이어진다”며 “(한국의 부모들은) 아이가 같은 사회적 계층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NYT는 갈수록 불평등이 심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계급과 비용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찰튼 에디터는 자신이 입소했던 강남의 고급 산후조리원의 경우 얼굴과 전신 마사지 등의 서비스 비용을 제외하고도 2주간 입소 비용이 800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산후조리원 입소부터 큰돈을 써야 하지만,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전체 비용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며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또 다른 한국 여성의 발언을 인용해 “산후조리원이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단 2주에 불과하고 이후의 삶은 또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출산을 꺼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 남편의 추락사, 법정에 선 아내… 발가벗겨진 ‘관계의 추락’[새 영화]

    남편의 추락사, 법정에 선 아내… 발가벗겨진 ‘관계의 추락’[새 영화]

    아래로 아래로 그리고 더 아래로. 이 여성은 대체 어디까지 추락할까.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추락의 해부’를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들 법하다. 유명 작가 산드라(산드라 휼러)는 독일인이지만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프랑스로 건너왔다. 남편의 제안으로 시각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알프스 지역 산장에 머무르고 있다. 어느 날 부부간 다툼이 발생하고 이어 남편이 추락해 숨진다. 산드라는 한순간에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다. 언론의 관심이 쏠리면서 수사 과정에서 모든 것이 낱낱이 파헤쳐진다. 평온한 부부처럼 보였던 이들의 뒤에는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부부의 갈등이 있었다. 여기에 산드라의 성적 정체성, 그가 쓴 책을 둘러싼 논란, 시력을 잃은 아들의 사고를 둘러싼 다툼이 있었음도 밝혀진다. 관객은 영화 속 법정 배심원들처럼 사건의 흐름을 지켜보고 각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 영화 초반 자살인지 타살인지, 사고사인지를 따지다가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 딸려 나오는 속사정들에 불편함도 차츰 따라붙는다. 산드라를 몰아붙이는 검사를 보며 ‘너무하네’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를 엎을 만한 증거들에 ‘혹시?’라는 의심을 품게 된다. 특히 영화 후반부 아들의 시선으로 과거를 돌이키는 모습에선 거북함도 배가된다. 어머니를 신뢰하던 아들은 재판이 진행될수록 의심을 키우고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관객의 믿음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쥐스틴 트리에 감독은 “관계의 추락을 그려 낸 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하강하는 한 인물을 기술적으로 묘사해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쇠퇴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아 냈다”고 했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사고사인지 모르게 만드는 묘사를 통해 외딴 산장과 법정이라는 두 곳의 장소를 중심으로 무려 2시간 30분을 이어 가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56개 부문 수상, 12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현재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아카데미상 5개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무뚝뚝한 얼굴로 여러 감정을 오락가락하는 주인공 산드라의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스펙터클 중심의 미국 법정 드라마와 차별화한 프랑스 영화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치밀함은 더하다. 제대로 몰입하려면 영화관에서 보길 권한다. 152분. 15세 이상 관람가.
  • [정재정의 독사만평] 최인호의 장보고와 원진의 신라명신/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최인호의 장보고와 원진의 신라명신/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최인호는 2002년 장보고(?∼846)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장편소설 ‘해신’을 신문에 연재하고 이를 5부작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묶어 2003년 3부작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최인호 덕분에 장보고는 1156년 만에 동아시아 해상무역제국을 건설한 ‘해신’으로 부활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함께 월드컵대회를 주최해 4강에 오르는 등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해신’은 시대 분위기와 맞아떨어져 베스트셀러가 됐고, 장보고는 21세기에 한국인이 본받아야 할 인물로 떠올랐다. 최인호는 ‘해신’에서 삼정사(三井寺)가 비장(秘藏)해 온 신라명신화상과 목조신라명신좌상을 주지 스님의 배려로 친견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삼정사는 일본 교토의 비파호 서쪽 비예산 기슭에 자리잡은 천태종 사원이다. 일본 천태종 5대조인 지증대사 원진(814∼889)이 당에서 구법 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866년에 재건했다. 원진이 귀국길에 오른 858년 6월 8일 항로가 험악해지자 한 노인이 홀연히 나타나 자신을 신라명신이라 칭하며 안전항해와 불법수호를 약속했다. 원진은 신라명신의 계시에 따라 삼정사를 중흥하고 본당에 신라명신화상을, 부속 신라 선신당에 목조신라명신좌상을 안치했다. 일본 무사의 원조인 원의광(1045∼1127)은 신라선신당 앞에서 성인식을 치르고 이름을 신라삼랑(新羅三郞)으로 바꿨다. 원진의 스승인 자각대사 원인(圓仁·794∼864)도 846년에 당에서 돌아올 때 비슷한 체험을 했다. 그는 왕복할 때 장보고 선단을 이용했고 신라인이 세운 적산법화원의 법회에도 참석했다. 원인이 장보고를 대사(大使)로 우러르며 감사의 뜻을 간절하게 표현한 편지는 그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에 실려 있다. 원인은 지극한 정성으로 비예산 연력사(延曆寺)의 분원인 적산궁(赤山宮)과 적산선원(赤山禪院)에 적산대명신화상을 모셨다. 최인호는 이런저런 내력을 따져 신라명신을 무예가 출중한 장보고의 현신(現身)으로 추정했다. 대소설가의 예지가 번뜩이는 기발한 발상이었다. 물론 명확한 증거는 없다. 신라인은 산동반도를 비롯해 주요 항구에 거점(신라방, 신라원)을 마련하고 활동했다. 일본의 유학승은 신라인이 당에 구축한 생활·신앙 네트워크 속에서 기숙하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신라명신이나 적산대명신은 당의 신라사회에서 숭배한 신상(神像)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일행을 안내해 삼정사를 둘러봤다. 마침 본당에서 삼정사와 도쿄국립박물관이 ‘원진관계문서전적’(국보) 56점을 202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세계의 기억’)에 등재한 것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원진은 천태학과 밀교 등에 관한 기록을 많이 남겼다. 그 밖에도 당에서 얻은 통행 허가서와 법률·제도 문서 등 광범한 자료를 양호한 상태로 보존했다. 유네스코는 인류문명 차원에서 중요한 기록문서·회화 등을 보호하고 인식을 높이기 위해 ‘세계의 기억’을 선정한다. 2023년 10월 현재 ‘안네의 일기’, ‘베토벤 직필 교향곡 제9번 악보’ 등 494건이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해례본’(1446) 등 18건을 등재한 기록유산 대국이다. 그런데 이번 삼정사 전시엔 일본과 신라의 문화교류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원진이 당에 유학하면서 신라인의 도움을 받았다거나 신라명신의 계시대로 불법을 전수했다는 기술은 없었다. 다만 신라명신화상은 등재에 포함됐다. ‘일본·중국의 문화교류사’가 주제여서 그럴 수 있겠지만 최인호가 전시를 봤다면 매우 서운했을 터이다. 일행은 아쉬움을 떨치고 원진과 신라명신의 오묘한 인연을 ‘해신’으로 뿌듯하게 형상화한 최인호를 기리며 땅거미가 내려앉은 삼정사를 나섰다.
  • “제 차에 올라가 ‘성행위’ 묘사한 난동女 찾습니다”

    “제 차에 올라가 ‘성행위’ 묘사한 난동女 찾습니다”

    핼러윈 데이를 앞둔 지난해 10월 한 외국인 여성들이 남의 차량 위에서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하며 난동을 피우다 도망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평택 송탄 미군 부대 앞 상가에서 장사하는 A씨는 지난해 10월 28일 새벽 2시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상가 앞 도로에 주차한 A씨의 캐스퍼 차량 위에 외국인 여성들이 올라가 성적인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동작을 하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A씨의 지인이 촬영한 당시 영상을 보면 한 외국인 여성은 A씨 차량 보닛 위로 올라가 몸을 흔들고, 다른 여성 서너명이 환호성을 지르며 이를 촬영하고 있다. 이어 일행 한명이 더 차량 위로 올라가 비슷한 동작을 하고, 급기야 이 여성은 앞 유리창을 밟고 차량 지붕까지 올라가 난동을 부렸다. A씨가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A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A씨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구매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차량의 보닛과 지붕이 찌그러져 280여만원의 수리비가 나왔다”며 “하도 고함을 지르고 시끄럽게 굴어 주변 상인들이 나와 항의할 정도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기 평택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동선을 추적해 용의자 중 1명이 미군 부대로 복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미군 헌병대와 공조해 20대 여성 주한미군 B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B씨는 이달 초 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함께 난동을 부린 또 다른 여성은 찾을 수 없었다. 사건 이후 CCTV가 없는 골목길로 사라져 동선 추적이 어려웠고, B씨가 해당 여성에 대해 “그날 클럽에서 처음 만난 사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수사가 어렵다고 판단한 경찰은 지난달 초 수사 중지를 결정했다. A씨는 “B씨에게 차량 수리비의 절반은 받긴 했으나 그보다 범인은 찾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이 크다”며 “어떻게든 이 여성을 찾아 죗값을 물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 너의 눈에 빠지면, 내 눈에선 시름이 빠진다[그 책속 이미지]

    너의 눈에 빠지면, 내 눈에선 시름이 빠진다[그 책속 이미지]

    길을 가고 있는데 새끼 고양이가 발 앞에서 멈춰 물끄러미 쳐다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도 마음이 스르르 풀려 무장해제되지 않을까.고양이의 눈은 신비한 느낌을 준다. 어린 고양이의 눈은 푸른색이었다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호박처럼 영롱한 진노랑, 연둣빛 눈으로 바뀐다. 저자는 낯선 곳에서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면 여행을 떠올린다고 고백한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매혹적인 미지의 세계라는 점에서 여행과 새끼 고양이의 눈은 같단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20년간 민화 작가로 활동하며 고양이를 그려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서양화인 듯싶지만 민화의 특징을 그대로 가진 그림 34점을 선보이고 있다. 근육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털의 방향, 투명하게 빛나는 눈동자까지 세밀한 묘사는 눈앞에서 고양이가 재롱 피우는 느낌을 들게 한다.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빤히 쳐다보고 있는 표지 그림부터 한 장 한 장 넘겨 마지막 장에 이르면 자기도 모르게 고양이와 사랑에 빠졌음을 느낄 것이다.
  •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잘파세대도 잘 모르는 잘파세대/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잘파세대도 잘 모르는 잘파세대/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몇 년 전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화제였다.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MZ세대의 특성과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면서 기성세대의 필독서가 됐다. 기성세대의 사전적 의미는 ‘현대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 든 세대’이지만 실제로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단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에 권위적이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의미가 더해져서 활용되다 보니 이른바 꼰대스러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열심히 학습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2000년대생이나 알파세대, 잘파세대를 소개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 알파세대는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 잘파세대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묶어서 각각 지칭하는 용어다. 손에 핸드폰을 들고 태어났다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들은 맛집이나 쇼핑 등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때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보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뉴스도 언론사나 네이버보다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한다. 그래서 아마존, 쇼피파이 같은 세계적 기업들도 이 세대에 주목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잘파세대는 출산율 저하로 온 가족의 관심과 자본이 집중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잠재 소비자이며 크리에이터로서의 비즈니스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어 콘텐츠 산업계에서는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대 정의에 따라 X세대와 밀레니얼세대 중간에 있어 어디에도 명확하게 속하지 못하는 나는 이러한 세대 구분이 불편할 때가 있다. 한 세대를 한 묶음으로 묘사하고 설명하는 내용은 체구가 다른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사이즈의 옷을 입혀 놓은 느낌이기 때문이다. 잘파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 마케팅 수업은 물론이고 트렌드 책을 함께 읽는 북클럽에서도 정작 잘파세대의 주인공인 학생들은 책에 등장한 자신들의 세대 묘사에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한 세대 안에도 너무나 이질적인 요소들이 공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 묶음처럼 묘사하다 보니 정작 그 세대조차도 자신들의 특성이 정말 이러냐고 되묻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세대 구분이나 그 특성이라는 것이 여러 공통된 데이터를 추출해 설명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태어난 시기만으로 특정 세대를 구분 짓기에는 이 시대는 복잡하고 다양하다. MZ세대의 경우에는 세대를 지칭하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세대 내 유사성도 떨어진다. 세대론이라는 것이 당사자들보다는 기성세대를 비롯한 외부적 시각에 따라 마케팅의 목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떠올리면 굳이 이를 금과옥조나 틀림없는 기준으로 여길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세대 구분이 이 세대는 ‘으레 이렇다’라고 거꾸로 명명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년 출판되는 트렌드나 세대 분석 책들 역시 흥미로운 관찰 결과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회 트렌드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세대 간의 소통과 교류를 저해하는 부담만 될 수 있다.
  • “네타냐후, 2국 해법 받아들여라”…EU 각국 외무장관 끈질긴 반대 성토하며 브뤼셀 회동

    “네타냐후, 2국 해법 받아들여라”…EU 각국 외무장관 끈질긴 반대 성토하며 브뤼셀 회동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 모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간 가자지구 전쟁과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을 논의하면서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 대표와 각각 만난다. EU는 이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외무장관과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브뤼셀로 초청해 연쇄회담을 하고 가지지구 종전과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9일 통화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긍정적 전망과는 반대로 ‘팔레스타인 국가’ 해법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잇달아 밝히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튿날인 20일에는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포함해 요르단강 서쪽 영토 전체에 대해 이스라엘이 치안 통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다시 고집을 부렸다. 이날 브뤼셀 회의에 참석한 EU 외무장관들은 회의장 입장 전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이에 대한 실망과 비판을 차례로 표명했다. 미국과 EU 대부분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가 나란히 병존하는 2국가 해법을 절대적으로 밀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유별나게 강한 독일의 아날레나 베어복 외무장관만 출발 전 하마스 테러를 비난하고 하마스에 대한 제재를 언급하는 데 그쳤을 뿐이다. 그러나 그런 베어복 외무장관도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그런 해법을 듣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은 모두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U 외무장관 회의를 주재하는 조셉 보렐 외교정책 대표는 전쟁 시작 때부터 이스라엘의 무차별한 가자지구 보복 공습과 국제구호 차단을 맹비난해 이스라엘 정부의 대표적인 비난 표적으로 꼽힌다. 나흘 전 보렐 대표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 가능성을 무너뜨릴 셈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2018년 하마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창안해 실시해왔다’고 말해 이스라엘 정부의 분노를 또 샀다. 이날도 6시간 회의 주재에 들어가면서 보렐 위원장은 “가자의 인도주의 상황은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면서 “어느 정도인지를 묘사할 단어가 없을 정도로 수십 만 명이 아무것도, 잠잘 곳, 먹을 식량, 의약품이 없고 폭탄 아래 있다”고 맹폭했다. 이어 그는 이스라엘 정부의 ‘2국가 해결책’에 대한 반대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들이 지쳐 그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네타냐후 총리는 어떤 다른 해결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지 묻고자 한다면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살던 데서 쫓아낸다는 것인가, 아니면 다 죽여 없애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와 병존하는 2국가 해결책이 EU 27개 국가들의 궁극적인 목표임을 확신한 보렐 위원장은 하마스를 문제의 일부로 여기지만 “이스라엘이 이 무장조직을 파괴하려고 펼치고 있는 방식은 ‘분명하게’ 잘못된 것으로 ‘수 세대에 걸쳐 증오의 씨를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EU 외무장관들은 보렐 위원장의 중동 문제 해결을 향한 국제평회의의 지속적 개최 안에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외무장관들은 또 보렐 위원장이 초대한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신임 외무장관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최고위 외교관 리야드 알말리키 대표와 따로따로 만날 예정이다. 이 두 장관은 서로 만날 계획은 없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신속한 휴전, 정치적 차원에서는 두 국가 해법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영토에 우리 국민 세 명이 억류된 상황에서 인질 석방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에 대한 EU 차원의 제재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외무장관도 “중동 상황과 관련해 재차 강력하게 압박하고 휴전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유로운 접근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자 정부를 세워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이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오슬로 협정으로 확립됐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은 국제사회 전체의 요구를 거스르고 있다”며 “이 비참함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 국가 해법뿐”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도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과 수교와 가자지구의 재건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의 결단을 촉구했다. EU 외무장관 회의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및 요르단 외무장관이 초청돼 같이 현안을 논의한다. EU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종식을 위한 해법으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 있는 ‘두 국가 해법’을 반대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 외교장관 회의를 앞두고 회원국에 회람된 문건을 FT가 확인한 결과, EU는 두 국가 해법에 기반한 EU 평화 계획에 참여 또는 불참할 경우 예상되는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고 회원국에 제안했다. EU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회원국에 대해 몇몇 구상을 제안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두 국가 해법을 실현하기 위해 향후 우리의 지렛대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EU가 이스라엘과 맺은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에 제공 중인 혜택을 거론하면서 “인센티브도, 불이익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EU의 제안이 이스라엘의 두 국가 해법 거부에 대한 회원국의 상당한 분노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22일 EU 외교장관 회의는 ‘예비’ 단계라면서 “어떤 조치도 선에서 몇 걸음 떨어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에게 (두 국가 해법을) 강요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그가 영원히 직을 지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21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두 국가 해법 수용을 거부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국가 수립을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팔레스타인인이 자신들의 국가를 세울 권리는 모두에 의해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방안은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뿐만 아니라 EU, 중국과 러시아 등 반서방 진영으로부터도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다만, 1967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병합한 동예루살렘 문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통합 문제 등 난제도 적지 않다. EU 외교장관 회의에는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별도의 일정을 통해 참석하기로 했다.
  • 전설의 포식자 메갈로돈, 알고보니 날씬한 몸매였다 [핵잼 사이언스]

    전설의 포식자 메갈로돈, 알고보니 날씬한 몸매였다 [핵잼 사이언스]

    고대 지구에는 바다를 지배하며 가장 강력한 해양동물로 군림한 전설적인 포식자가 있었다. 바로 지금으로부터 약 2300만 년 전에서 360만 년 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메갈로돈(megalodon)이다. 최근 미국 드폴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 연구팀은 메갈로돈이 당초 추정보다 훨씬 더 날씬하고 긴 체형을 가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금도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으로 나오는 메갈로돈은 이름 그대로 ‘커다란(Megal) 이빨(odon)’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길이가 최대 20m, 몸무게는 50톤에 달해 백상아리보다 3배는 더 큰 것으로 묘사되어 왔다.이번에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이빨과 과거 벨기에서 발견된 척추뼈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메갈로돈이 실제로는 둥글고 퉁퉁한 몸매를 가진 백상아리의 확대버전이 아닌 몸매가 날씬해 헤엄을 잘치는 청상아리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연구를 이끈 켄슈 시마다 교수는 “발견된 메갈로돈의 척추뼈로는 백상아리같은 체형의 근육을 충분히 지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척수 손상의 위험도 증가시킬 것”이라면서 “이는 메갈로돈이 단순히 현대 백상아리의 더 큰 버전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갈로돈이 과거 생각보다 훨씬 더 날씬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거대하고 포식적인 상어였다”고 덧붙였다.특히 연구팀은 메갈로돈의 몸매가 멸종의 이유와도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공동 연구자인 필립 스턴스 연구원은 “몸이 길수록 더 긴 소화관이 필요하고 소화가 오래걸린다”면서 “이는 다른 해양 생물에 대한 사냥을 자주 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메갈로돈의 멸종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민첩성이 좋은 백상아리의 출현으로 먹이경쟁에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 ‘왕실모독죄’ 징역 50년형…역대 최장 선고받은 30대 남성 [여기는 동남아]

    ‘왕실모독죄’ 징역 50년형…역대 최장 선고받은 30대 남성 [여기는 동남아]

    태국의 한 남성(30)이 소셜미디어(SNS)에 왕실을 모욕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징역 5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는 왕실모독죄 형량으로는 역대 최장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몽콘은 2021년 4월에 체포된 뒤 지난해 1월에 게시물 14건의 혐의로 28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다른 게시물 11개도 혐의가 인정돼 형량이 22년 더 늘었다. 이전 왕실모독죄로 최장 형량을 받은 경우는 지난 2021년 1월 은퇴한 여성 공무원에게 선고된 87년형이다. 그녀는 29건의 왕실 모욕 혐의로 8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해 43년으로 감형됐다. 태국의 ‘왕실모독죄’로 불리는 형법 112조는 왕이나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을 모독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할 경우 죄목당 최고 15년 징역형에 처한다. 이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법률구조단체인 태국인권변호사회에 따르면, 2020년 왕정을 공개 비판하는 거리 시위가 발생한 이후 최소 262명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다. 지난 17일 인권 변호사 아르논 남파도 왕실모독죄가 인정돼 4년형이 추가되면서 총 8년형으로 늘었다. 그는 군주제 개혁을 요구한 연설과 관련해 4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9월부터 복역 중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퇴진을 요구한 2020년 태국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
  • 진정한 아름다움은 눈에 안 보이는 법… ‘어린왕자 같은 섬’ 비양도[강동삼의 벅차오름]

    진정한 아름다움은 눈에 안 보이는 법… ‘어린왕자 같은 섬’ 비양도[강동삼의 벅차오름]

    # 섬으로 가는 배를 탈 때마다 생각나는 소설 ‘시핑뉴스’처럼 비양도를 묘사하자면… 섬으로 가는 길은 늘 두려운 멀미로 아찔하다. 거칠고 성난 파도에 울렁울렁거리는 배를 움켜쥐고 배(船)를 타야 하는 곤욕, 그 현기증 나는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추자도를 가는데 심술난 파도에 배가 널뛰기하는 바람에 영혼이 집나간 듯 혼쭐났다. 이러다 배가 암초에 부딪쳐 침몰하는게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그 굴절된 기억이 뇌리에 박혀서인지 섬 여행을 할 때마다 항상 주저했다.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도 함께 오버랩된다. 겨울 폭풍우를 만나는 배를 탈 때마다 어떤 이미지와 함께 겹쳐지는 애니프루의 소설 ‘시핑뉴스(The Shipping News)’다. 우리에겐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더 알려진 작가의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주인공 쿼일이라는 남자는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욕북부의 황량한 동네를 전전하며 자랐다. 피부는 두드러기로 뒤덮이고 어마어마한 대식가로 ‘얼뜨기, 뚱땡이, 악취폭탄, 코찌찔이, 방귀뚱보…’ 였다. 처음 자의식에 눈을 떴을 때 그는 자신을 ‘멀리에 있는 존재’라고 여겼다. 가족들은 근경에 있었고, 자신만 저 끝의 원경에 있었다. 그런 그가 삼류 신문사에 흘러들게 되었다. 그리고 ‘시멘트같은 기사’를 써대느라 절망했다. 그는 ‘인생의 엔진과도 같은 사랑’을 해본 적도 없었다. 뉴욕의 실패자였던 그가 뉴펀들랜드의 대자연 속에서 서서히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은 감동의 물결이다. 시멘트 같던 기사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건 그 대자연과 호흡하면서였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하듯, 생생하게 써야 하는 법을 뒤늦게 깨달은 듯…. 당시 가족이 캐나다로 가 기러기 아빠 신세일 때 읽었던 때문인지 이 책의 배경이 되는 곳에 관심이 끌렸다. 뉴펀들랜드는 영국인들이 새 삶을 개척하며 북아메리카로 건너오는 첫 관문과도 같은 곳으로 묘사돼 있다. 신문기자인데다 바닷가 마을에 정착한 쿼일이라는 남자에 감정이입이 되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했다. 그리고 지금 비양도 포구에 배를 내렸을 때 마치 쿼일이 ‘버디호여 안녕’이라고 시작하며 쓴 기사를 흉내내듯, 비양도의 마을을 구체적으로 묘사해본다. #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생긴 섬… 보말죽 잘 끓이는 해녀, 소라껍질 박힌 돌담길 걷다 포구를 지나 푸른 나무 틀 간판이 한눈에 띄는 올레 카페, 소라들이 돌담에 성게처럼 박혀있는 골목길, 이제는 언제 방송됐었는지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SBS-TV 드라마 ‘봄날’(고현정·지진희·조인성 주연의 2005년작) 촬영지, 그 기념으로 설치한 필름모양의 주홍빛 철제 구조물, 그 필름 둥근 원형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제주 본섬, 철 지나 별볼 일 없는 마을회관 옆 해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으며 농담 던지는 늙은 해녀들의 웃음소리, 태풍 피해를 줄이려고 사람 키보다 낮게 내려앉힌 파란 지붕들, 두평쯤 되는 텃밭에 피어나는 봄동과 쪽파밭, ‘어린왕자’의 그림과 함께 ‘섬’이라고 써 진 ‘펄랑못’이 시작되는 골목길 어귀에 있는 노란집, 알록달록 파스텔톤 물감을 입힌 소라들을 돌담 위에 얹혀놓은 그 좁은 골목들이 잠들었다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었다. 산호빛 바다색이 아름다운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앞에서 늘 보는 섬, 비양도. 하늘에서 날아온 섬이라는 의미를 지닌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약 11㎞ 떨어져 있으며 비양도호(또는 2천년호)를 타고 한림항에서 출발하면 10여분이면 도착할 만큼 제주 본섬과 가깝다. 예전엔 200여명이 거주했던 곳이라고 쓰여 있지만, 보말죽을 옛맛 그대로 끝내주게 끓여주는 ‘보말이야기’ 식당 주인은 “현재 57가구가 있는데 40명이 현재 거주하고 있다”면서 “저녁만 되면 심심해 죽겠어. 돌아가지 말고 나랑 더 놀다 가라”며 농을 던져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만큼 사람이 그립다는 얘기였다. 그는 “예전엔 하루에 500명 넘게 관광객들로 왁자지껄했는데 요즘에는 100여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경면에서 살다가 이곳에 정착한 지 60년 넘었다는 양영숙(73) 해녀는 “해녀들이 30명 가까이 있었는데 지금은 18명 정도”라면서 “아휴, 요즘엔 바다가 황폐해져서 전복, 오분자기, 성게도 많이 안 잡힌다”고 손사래를 쳤다. 혹자는 비양도를 생텍쥐페리(1900.6.29~1944.7.31)의 명작 ‘어린왕자’에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처럼 생긴 섬처럼 생겼다고 말한다. 멀리서 보면 약간 비슷해보여 끄덕여진다. 실제 비양도에 있는 비양분교장 벽화에는 그 어린왕자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다. 비양분교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4명의 학생이 다녔지만, 지금은 학생이 없어 휴교 중이다. 지난해에도 올해도 학교를 다닌다는 소식은 없다. 분교 앞 정문에는 2024년 3월 1일까지 휴교한다고 쓰여있지만, 언제 다시 개교할 지 기약없다. #펄렁못 지나 비양봉 오름 정상에서 만나는 한라산 설경, 그리고 대숲과 등대에 서다 그런 비양도는 약 1000년 전에 분출한 섬으로 알려졌으나 용암의 나이를 분석한 결과 2만 7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섬 속에는 분석구인 비양봉과 화산생성물인 호니토, 그리고 초대형 화산탄들이 잘 남아있어 살아있는 화산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비양도 서쪽 해안에는 지금은 사라진 화산의 흔적이 남아 있어 특히 무게 10t에 직경이 5m에 달하는 초거대 화산탄도 여러개 있다. 북쪽 해안 비양도 암석 소공원 옆에는 뜨거운 용암이 흐르다가 바닥에 고인 물과 만나 용암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가 만들어진 ‘애기업은 돌(호니토)’도 볼 수 있다. 애기 못 낳은 사람이 치성을 드리며 애를 낳는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호니토는 용암류 내부의 가스가 분출하여 만들어진 작은 화산체로 보통 내부가 빈 굴뚝 모양을 이루며 이곳에서만 관찰된다. 천연기념물 제439호로 지정됐다. 점성이 낮아 팥죽처럼 흘러간 용암 흔적과 용암의 표면에 발달한 주름구조를 띤 파호이호이 용암해안, 바닷물이 스며들며 만들어진 염습지 펄렁못은 조수간만에 따라 수위도 바뀐다. 펄렁못 서쪽 능선에는 해송과 억새, 대나무 등 다양한 식물 251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과거 저지대에는 경작지로 사용돼 왔단다. 산책하기 좋은 펄렁못에는 황근, 해녀콩, 갯질경이, 갯잔디 등이 자라고 있으며 겨울철에는 청둥오리, 바다갈매기 등 철새가 서식한다. 이곳 북동쪽 끝 하트 조형물과 정자에서 바라보는 펄렁못 너머로 보이는 한라산 설경에 그만 넋을 놓고 만다.펄렁못을 뒤로 하고 키 작은 돌담길을 따라 길을 나선다. 비양봉으로 가는 올레길이다. 아담한 돌담들 사이로 드문드문 제주도 토종 동백꽃이 심어져 하나 둘 붉게 피어나고 있다. 비양봉으로 향하는 오르막은 가파르다. 해발 114m. 비양봉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스폿은 아무래도 계단을 거의 다 지났을때 나타나는 대나무 숲길이다. 햇빛을 가려주고 세상과 단절시키는 느낌이 들 정도 긴 터널이 제주방언으로 오소록(으슥하고 후미지고 조용한)하다. 그 숲길을 지나면 영문으로 ‘BIYANGDO’라는 하트모양의 스폿이 또 나타난다. 그 하트 너머로 한라산이 언뜻 비친다. 그리고 비양등대가 있는 전망대 정상에 올라서면 끝을 알 수 없는 해상풍력과 함께 서해바다, 동쪽 제주도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의 서쪽 본섬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이 비양도 등대는 인근 야간 통행선박의 안전을 위해 깜박깜박거리는 점멸식 등명기가 아니라 회전식 등명기로 교체해 33㎞까지 환하게 비춘단다. 이 등대는 1955년 설치됐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 비양도가 아름다운 건?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 비짓제주에는 비양도가 고려시대 중국에서 날아와서 생겼다는 전설을 소개하기도 한다. 중국에 있는 한 오름이 어느 날 갑자기 날아와서 지금의 위치에 들어 앉았다는 설이다. 이 때문에 중국에 있던 그 오름이 없다고 한다. 하늘에서 날아온 섬이라는 뜻 처럼 오름이 갑자기 날아와 협재리 앞바다에 들어앉자 바다속에 있던 모래가 넘쳐 올라서 협재리 해안가를 덮쳤단다. 안에 있는 집들이 모래에 덮혀 버렸던 것. 지금도 모래 밑을 파다 보면 사람 뼈, 그릇들이 나오고, 아주 부드러운 밭 흙이 나타난다고 했다. 오전 9시(2천년호)나 9시 20분(비양도호) 배를 타고 섬에 들어왔다면 오후 1시 30분 떠나는 배에 다시 오르는게 적당하다. 물론 낚시하느라 1박 하지 않는 경우다. 반나절이면 한바퀴 돌고 한끼 식사하고 차 한잔 할 여유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바다 전망이 좋은 2층 카페가 생겨나 탐방객들이 배를 기다리며 쉰다. 마치 ‘어린왕자’에 나오는 보아뱀이 멋잇감을 씹지 않고 통째로 삼킨 뒤 6개월간 꼼짝도 않고 잠을 자는 모습 같은 비양도. 그 어린왕자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비양도가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욕심없는 소박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 치매 환자의 머릿속 이토록 찬란한 생의 기억

    치매 환자의 머릿속 이토록 찬란한 생의 기억

    사람은 살면서 무엇을 남길까. ‘무엇’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나 한 가지 공통되는 정답이 있다. 바로 추억이다. 순간과 순간을 겹겹이 모아 생을 완성하는 추억들을 잃어버리고 지워버렸을 때를 이별이라고 한다. 물리적으로 떨어져야 하는 거리감이 아니라 함께했던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때 진짜 이별은 찾아온다. 치매를 앓는 부모에게서 추억이 빠져나갔을 때 찾아오는 상실감에 마음이 무너지는 이유다. ‘네이처 오브 포겟팅’는 기억하는 능력을 상실해가는 한 사람의 추억을 가슴 먹먹하게 더듬는 작품이다. 영국 극단 ‘시어터 리’가 2017년 런던에서 초연해 호평받은 작품으로 2019년 내한 공연, 2022년 한국 라이선스 초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쉰다섯번째 생일을 맞은 톰에게 딸이 다가와 주머니 속에 빨간색 넥타이가 꽂혀 있는 남색 재킷을 입으라고 말한다. 그러나 조기 치매를 앓는 톰은 이내 딸의 당부를 잊어버리고 옷장을 뒤지기 시작한다. 한참을 찾아 옷장 속에서 무심코 교복 재킷을 꺼내입은 톰에게 생을 강렬하게 관통했던 기억들이 하나둘 스쳐 지나기 시작한다.배우들의 몸짓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피지컬시어터(신체극)인 ‘네이처 오브 포겟팅’은 톰의 여러 추억들을 관객들 앞에 펼쳐 보인다. 무대 위 작은 정사각형의 공간은 톰의 기억을 표상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물이 닿은 글씨처럼 번져 또렷하지 않은 톰의 기억들이 뒤엉켜 전개된다. 배우들의 대사는 중간중간 끊기지만 극대화된 몸짓 덕분에 어떤 이야기를 전하려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뒤죽박죽 엉킨 추억 속에서 톰은 엄마가 등교 전 머리를 빗겨주던 어린 시절,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달리던 등굣길, 친구들과 함께했던 교실, 결혼식 피로연장 등을 오간다. 완전체가 순차적으로 떠오르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다발적으로 뭉뚱그려 떠오르고, 나의 말보다는 상대의 말을 더 선명하게 인식하게 되는 기억의 감각을 구체적이고 탁월하게 묘사했다. ‘네이처 오브 포겟팅’은 원작 연출인 기욤 피지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신경과학자팀과 협업해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작품이다. 알츠하이머 환자들과 가족을 인터뷰하며 기억에 대한 면밀한 과학적 분석과 관찰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몸이라는 강렬한 언어로 무대 위에 펼쳐냈다. 배우들의 역동적이고 섬세한 움직임에 더해 피아노와 바이올린, 퍼커션, 루프스테이션을 연주하는 2인조 라이브 밴드의 음악은 70분간 펼쳐지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삶을 빛내는 순간들을 무대라는 입체 위에서 빛나게 표현한 작품이다. 살아가는 동안 형태를 잡고 단단해지는 기억들이 언젠가는 힘을 잃고 흩어지겠지만 마지막까지 인간의 삶을 경이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을 뭉클하고 벅찬 감동으로 담아냈다. 작품으로서는 짧은 70분이지만 잔상은 그 이상으로 오래 남는다. 단순하게 보자면 치매를 앓는 이의 추억을 표현한 극이지만 더 이상 남지 않으려는 기억을 붙잡기 위한 절박함이 말로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짙은 여운을 남긴다. 치매를 소재로 했지만 망각이라는 인간의 숙명, 흔적을 남기고 유지하고 버리다 사라지는 생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어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마주할 일이라는 점에서도. 피지 역시 “궁극적으로 우리 작품은 치매에 대한 게 아니라 깨지기 쉬운 삶의 취약성, 또한 기억이 사라져도 남을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영원한 무언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원씨어터에서.
  • “현종을 바보로 만들어”… ‘고려거란전쟁’ 원작소설 작가 극대노

    “현종을 바보로 만들어”… ‘고려거란전쟁’ 원작소설 작가 극대노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의 원작 소설 ‘고려거란전쟁-고려와 영웅들’을 쓴 길승수 작가가 드라마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길승수 작가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16회에 대한 감상을 올리며 “KBS의 원작 계약은 (기존) 출간된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 뿐만이 아니라, 지금 쓰고 있는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까지 했다”라고 썼다. 길 작가는 “‘고려거란전쟁: 구주대첩’은 400페이지 정도 KBS에 제공되었으며, 양규 사망 후 전후복구 부분을 담은 내용”이라며 “당연히 ‘고려 거란 전쟁’ 18회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라고 했다. 앞서 ‘고려 거란 전쟁’ 18회에서는 현종(김동준 분)이 강감찬(최수종 분)과 호족에 대한 대처를 두고 갈등을 벌이다가 궁으로 돌아가던 중 낙마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역사적인 기록에도 없는 부분이 드라마에 포함됐다며 비판을 하는 목소리를 냈고, 길 작가의 블로그에도 몇몇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흘러가는 부분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길 작가는 해당 댓글에 답글을 달면서 “대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정말 한심하다”, “다음주부터는 작가가 정신들 차리기를 기원한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또한 길 작가는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현종)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낙마 장면을 언급한 댓글에서는 “대하사극이 아니라 정말 웹소설 같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대하드라마다.
  •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기억의 불확실성을 보여 주는 건물/작가 겸 건축가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기억의 불확실성을 보여 주는 건물/작가 겸 건축가

    영국 런던은 ‘보존’에 대해 매우 엄격한 도시다. 시내에만 600개 이상의 건물이 1등급 혹은 2등급 건축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건물의 신축이나 개보수를 할 경우 역사적 요소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축 허가를 내어 주지 않는다. 과거의 형태와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더라도 당시의 공법과 재료까지 모두 따라할 수는 없는 데다 당시 부족한 기술력 탓에 생긴 문제까지도 고스란히 반복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오늘날 젊은 건축가들의 도전을 저해한다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보존’이라는 개념이 19세기 산업혁명(프랑스에서는 1790년 시민혁명) 이후 ‘현대성’을 고민하는 와중에 생겨난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그저 과거의 것을 복원하는 일에 머무르기보다는 보존 자체에 관한 창의적 고민이 필요하다.런던 어퍼 스트리트 168번지에 있는 이 건물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지어졌다. 본래 건물은 블록 전체를 메운 단일 건물의 일부였으나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훼손되고 나서 복구될 때까지 빈터로 남았다. 쉬운 방법은 있다. 대칭 형태의 건물이니 반대편 모퉁이의 건물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설계를 맡은 이란계 독일인 건축가 아민 타하와 그가 이끄는 사무실 ‘그룹워크’ 역시 이를 토대로 건물이 폭격으로 파괴되기 전의 모습을 처마 장식은 물론 난간과 벽지까지 컴퓨터 파일로 모델링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대신 재료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벽돌이 아니라 테라코타를 섞은 콘크리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이전 건물의 다양한 재료가 각기 다른 건축 시기와 목적을 보여 준다면 일련의 사정과 무관하게 지금 시점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복원할 때는 단일한 재료로 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재료 선택과 함께 건축가는 ‘계획적인 오류’를 의도했다. 상당한 시간을 거쳐 건물이 지어지고 변화해 온 모습과 달리 후대에 이를 스캐닝해 거푸집을 만들어 곧장 완성하는 공정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정교하게 준비된 자료 같았지만 시공 과정 중 변화가 일어났고 이는 마치 과거를 ‘왜곡해서’ 기억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자아냈다. 지난 건물을 오롯이 복원하겠다는 착각처럼 우리는 지난날을 단순한 하나의 감상으로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포함하지 못하는 각기 다른 사연과 사건들이 그때그때 자리했던 것처럼. 이렇듯 ‘어퍼 스트리트 168’은 우리가 어느 대상을 하나의 성격으로 정리해서 기억하는 방식이 필연적으로 왜곡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즉물적으로 드러낸다.건물 외관에 정교하게 표시된 건축 요소와 별개로 실제 사용하는 건축 요소를 만들어 준 것은 이와 같은 ‘기억의 왜곡’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는 부분이다. 가령 창문이 그려진 위치나 모양과 별개로 실제 창문은 실내 공간에 알맞게 다시 만들어져 있으며, 건물의 실제 문 또한 마찬가지로 외관에 ‘그려진 문’ 뒤에 숨어 있는 것이다. ‘과거 데이터’와 ‘실제 사용’ 사이에 차이를 둠으로써 기억의 왜곡은 물론이고 현재를 중시하는 변용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거를 고스란히 지키겠다는 ‘보존’이라는 보수적인 기준 아래서 만들어지는 건물의 창의성이다. 이렇듯 런던 내 건축물은 엄격한 규정 아래 언뜻 비스름한 것 같아 보여도 전혀 다른 상상력을 가미해 역사와 현재를 넘나들고 있다. ‘왜곡된 기억’으로 이에 다가가는 아민 타하부터, 오늘날 자료로는 남아 있지 않은 부분까지 추적해 내며 자신을 ‘탐정’으로 묘사하는 톰 에머슨과 스테파니 맥도널드, ‘감성적 최소주의’라는 개념과 함께 현대의 접근을 간결한 미학으로 표현하되 과거와 뚜렷하게 구별하려는 데이비드 치퍼필드 등 과거를 대하는 서로 다른 방법론들이 나타난다. 발 빠른 트렌드에 따라 새로 짓는 데 급급하던 한국 건축에서도 보존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으로 말미암아 건물 대부분이 유실돼 지어진 지 반세기만 지나도 중요성을 인정받았으나, 말 그대로 건물 대부분이 지어진 1970~80년대 건물들이 이내 반백 년의 나이를 먹으며 ‘보존’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요구할 터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한국 건축의 보존이란 과거의 건물을 자료화하는 초읽기 단계에 있으나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는 막연한 통념을 넘어 나름의 과거를 대하는 방식과 기준 또한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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