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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려 무용총의 춤추는 여인(한국인의 얼굴:44)

    ◎오목조목한 얼굴에 콧날 오똑/작은 입에 수줍은 눈매의 미인형/5세기 춤판의 특징·의복 엿볼수 있는 자료 고구려 사람들은 벽화가 있는 고분을 즐겨 만들었기 때문에 벽화속에 다양한 인물상을 남겼다.특히 중국 길림성 집안현 통구지방 여산남쪽 산자락 무용총의 인물상들은 여러 특성을 드러낸 벽화다.주로 동적 표현을 빌려 묘사한 이들 인물상 가운데 춤꾼과 소리꾼이 한 무더기로 어울린 그림은 유명하다. 무용총은 앞방(전실)과 널방(현실)으로 이루어진 두방무덤(이실분)이다.이 무덤은 앞방 한복판에 널길(선도)이 달렸고 앞방과 널방을 잇는 통로가 마련되었다.그림은 앞방과 널방의 네 벽과 널방 천장에 그렸다.인물,풍속,사신도 등의 그림을 회칠을 하고 채색벽화로 처리했다.일단의 춤꾼들이 무리지어 춤추는 유명한 그림은 주실 동벽의 벽화다.무덤의 이름을 무용총이라 한 연유도 춤추는 그림의 벽화를 앞세운데 있다. 이 벽화의 전체구도를 채운 그림 내용은 사실상 가무도다.다시 말하면 가락이 있는 춤판인 것이다.그러나 소리꾼들은 춤판을 위해 배치했다.그래서 소리꾼들이 춤판 아래 쪽에 자리잡았다.이는 춤에 더 비중을 둔 것인데,춤꾼들의 표정이 살아있다.사뭇 율동적인 춤사위가 화려한 색깔의 의상과 조화를 이루었다.비록 고대 춤판이기는 하나 현대무용이 추구하는 예술적 조형의 근간을 모두 함축했다.왜냐하면 움직임과 가락,색깔과 빛이 보이는 춤판이기 때문이다. 춤판을 그린 벽면에는 14인의 인물이 등장한다.이 가운데 5명이 춤판을 벌였다.그러나 맨 앞의 인물은 깃털관(조우관)을 쓴 남자 앞소리꾼(도창)이고 나머지 4명이 춤꾼이다.소리꾼 뒤에는 두루마기 차림과 또 바지에 저고리를 받쳐입은 춤꾼을 붙였다.춤꾼들은 모두가 뒤로 손을 뻗어 춤사위를 연출했다.흰색 바탕에 검정색 둥근무늬와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 둥근무늬가 들어있는 무복을 입었다. 얼굴은 한쪽 귀를 겨우 가릴 만큼의 옆 모습이다.소리꾼을 바싹 뒤따른 춤꾼의 얼굴은 오랜 세월 탓에 깡그리 뭉개졌으나 다른 얼굴들은 또렷하다.소리꾼으로부터 세번째 춤꾼은 동그란 얼굴인데 머리가 유난히 짧다.단선으로 처리한선묘기법을 통해 얼굴을 오목조목하게 그려냈다.콧대가 세지는 않으나 오뚝해 보이는 코,수줍은 눈매,작은 입이 어여쁘다.그러니까 절세미인은 아닐지라도 예쁜 고구려 여인이다. 무용총 벽화의 춤판 그림은 「삼국사기」나 「구당서」가 기록한 고구려 춤의 내용과 일치했다.4명의 춤꾼이 짝을 지어 춤을 춘다는 점이 그것이다.그리고 이들 사서가 소개한 춤꾼들의 옷 매무새와 색깔도 무용총 춤판 그림과 거의 들어맞는다.사서의 내용과 무용총 벽화를 통해 고구려 춤사위의 특징을 알게되었다.고구려 사람들은 오늘날 한삼에 비교되는 긴소매 저고리를 입고 어깨를 으쓱이며 엉덩이를 뒤로 내민 그런 춤을 추었다. 고구려 도읍지였던 통구에 자리한 무용총은 5세기쯤에 축조되었다.평양으로 도읍을 옮기기 전에 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 인터넷 「지구촌 홍등가」 전락/영 전문가 악용 사례 경고

    ◎변태성욕자 모임 결정·음란물 전파/최다 사용 검색어 8개가 포르노용 어린이를 상대하는 변태성욕자의 모임이 통신을 통해 손쉽게 결성되고 폭력성 음란물이 마구잡이로 전파되는 등 지구촌규모의 환락과 홍등가로 전락하고 있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경고했다. 영국의 해럴드 딤블비교수는 인터넷이 이같이 오용되고 있는데도 어린이를 유해한 통신자료에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딤블비 교수는 일부 사람은 인터넷이 민주주의와 평화·교육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보고 있으며 컴퓨터통신을 통해 형성된 지구촌을 유토피아로 간주하고 있으나 현실은 이와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진단한다. 그에 따르면 음란물과 컴퓨터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마약을 구하는 법과 폭탄제조법을 전세계 모든 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인터넷의 현실이며 인터넷을 지구촌으로 부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도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컴퓨터 네트워크상의 홍등가 때문이라는 것. 인터넷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음란물은 섹스용품전문매장에서 얻는 것보다도 화면이 더 자극적이다.미성년자를 죽이는 방법과 장면까지 설명은 물론 그림과 소리까지 곁들여서 세밀히 묘사한 폭력성 음란물도 인터넷에서는 아무 장애 없이 접할 수 있다.또 변태성욕자는 통신광고를 통해 성적인 목적 등을 채우기 위한 자기들끼리의 조직과 모임을 만든다. 딤블비교수는 심지어 긴급구조지원을 위해 만들어놓은 통신게시판조차 어린이유괴 등의 범죄에 이용하고 새로운 범행수법을 교환하는 장소로 악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색어 8개가 모두 포르노와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또 인터넷에 올라 있는 점포의 10%이상이 음란물을 취급하고 있으며 게시판에 뜬 자료의 약 10%도 음란성을 띠고 있다고 공개했다.
  • 빌딩 벽화/“예술이다” “광고다” 대립

    ◎미 LA시­“벽면 3% 해당땐 상업성 광고” 제재/광고회사­“예술의 표현 자유 침해… 법정투쟁 불사” 금방이라도 건물을 뚫고 돌진할 듯한 붉은 빛의 지프,햄과 치즈가 미어 터질 듯이 생생하게 묘사된 대형 햄버거,빌딩 주변을 온통 덮어버릴 듯한 청바지,곧 흘러내려 길바닥으로 흘러넘칠 것만 같은 맥주거품…. 로스앤젤레스(LA)시를 사면팔방으로 가로지르는 도시고속도로(프리웨이) 주변에 요즘 부쩍 늘어난 건물 외벽의 생동감넘치는 그림들이다.다운타운 주변의 프리웨이를 중심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이 빌딩벽화들은 사실 광고다. LA시 당국은 옥외광고,특히 건물의 벽면을 활용한 광고물은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편이다.특히 LA 프리웨이 주변 건물벽에 광고를 하려면 LA문화재 관리위원회와 건축물 안전관리국의 심사를 받도록 돼있다. 그런데도 이처럼 리얼한 상업성 대형벽화들이 도시 한복판에서 버젓이 게재되고 있는 것은 한 광고회사가 『이 벽화들은 예술』이라고 주장하며 과감하게 제작하면서 비롯됐다. 문제의 「용감한 광고회사」는 LA시에서 가장 큰 간판회사인 「패트릭 미디어그룹」.이 회사는 중심가를 잇는 샌타모니카프리웨이에서 잘 보이는 한 허름한 7층건물의 외벽만을 임대,「랭글러」지프를 비롯,「밀러」맥주·「말보로」담배 등을 시사하는 대형 벽화들을 그려냈다.기존 옥외 간판광고들과 차이점은 이 그림들에는 상품을 선전하는 문구가 전혀 없다는 것.기껏해야 『야호』같은 감탄사 정도가 곁들여 있을 뿐이다. 선수를 빼앗긴 경쟁 간판회사들이 발끈했고,시 당국도 조사에 착수했다. LA시는 전체 광고면의 3%에 해당하는 공간에 상업성 메시지가 담기면 광고물이라는 시조례를 들어 랭글러지프 벽화의 맨 아랫단에 써있는 「랭글러」란 글자가 예술과 광고의 경계선이나 다름없는 3%규정을 초과했다고 지적,건물주에게 한달 안에 그림을 지우지 않으면 6개월 징역 또는 1천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계고장을 냈다. 이에 패트릭사는 『건물주인과 공동으로 법적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예술 표현의 자유를 시 당국이 건드리고 있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LA시와 패트릭사의 싸움에 불을 붙인 다른 광고회사들도 흥미롭게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패트릭사가 이기기만하면 연간 31억달러에 이르는 옥외광고시장의 새로운 경지가 벽화광고를 통해 열리기 때문이다.
  • 세계 최대 담수호/바이칼호(시베리아 대탐방:35)

    ◎남북길이 6백36㎞… 3백여개강 유입/한때 얼어붙은 호수위에 임시철도 가설 운행/생태계연구 「바이칼호 연구소」는 세계적 평판 많은 사람이 이르쿠츠크를 찾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바로 바이칼호수를 보기 위해서다.이르쿠츠크에서 하룻밤을 묵은 다음 날 낮 12시에 택시를 대절해 곧장 바이칼호로 향했다.짙푸른 타이가숲을 뚫고 꾸불꾸불 난 포장도로를 1시간여 달리면 확트인 강하구 같은 곳이 나타나며 호수 초입의 마을 리스트비양카에 도착한다.이르쿠츠크에서부터 따라온 앙가라강이 호수와 연결되는 곳이다. ○앙가라강만 우회 앙가라강은 바이칼호에서 발원해 흘러나가는 유일한 장강이다.모두 3백여개의 크고 작은 강이 바이칼호로 흘러드는 데 유독 앙가라만이 바이칼호를 버리고 떠나간다.리스트비양카 선착장에서 취재진을 태우고 호수를 보여준 모터보트의 젊은 선장은 제일 먼저 높이 1m,폭 1.5m로 호수위에 솟은 작은 바윗돌에 일행을 데려다 주었다.앙가라는 얌전한 처녀였다.그러나 그가 사랑한 바이칼호는 난폭한 영웅이었다.앙가라는 바이칼호의 광포한 사랑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그에게 작별을 고하고 보다 인자하고 부드러운 남성 예니세이를 찾아 먼길을 떠났다.떠나면서 앙가라는 정표로 이 바윗돌을 남겨두었다.보트의 젊은이가 가리키는 대로 실제로 물살은 이 바윗돌을 기점으로 앙가라로 흘러들고 있었다.이곳에서부터 앙가라강이 시작되는 것이다.앙가라는 북서쪽으로 먼길을 거쳐 크라스노야르스크주에서 새 연인 예니세이를 만난다. 세계 최대의 담수호.깊이 1천6백20m,남북 길이 6백36㎞,동서 폭 45㎞.각 종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호텔로비에서 파는 팸플릿에 적힌 안내문이다.그러나 이런 수치만으로 바이칼호의 「위대함」을 묘사하기는 어림없다.호수면을 감싸던 물안개가 걷히자 반대편 부랴트공화국쪽의 눈덮인 산맥이 모습을 드러낸다.보트가 일으키는 물보라로 얼음같이 찬 물방울이 얼굴을 때린다.호수 밑 12m까지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맑다는 여행안내서의 내용은 거짓이 아니었다.바이칼호는 1월초 얼음이 얼기 시작해 4월말까지 녹지 않는다.그리고 여름철에는 항상 짙은 물안개가 호수면을 뒤덮는다고 한다.호수 반대편 부랴트산맥을 본 것은 보통 운이 좋은 게 아닌 셈이다. 바이칼호 역시 시베리아 철도의 건설역사에 한 획을 남긴 곳이다.1905년 리스트비양카에서 호수남단을 싸고 슬루지양카까지 연결되는 「크루가(순환) 바이칼」건설은 당시 최대의 난공사로 손꼽혔다.지진대로 엄청나게 단단한 바윗돌로 이루어진 산악지대였기 때문이다.모두 23개의 터널을 뚫고 산을 깎는 대역사가 벌어졌다.1899년부터 1905년 이 바이칼호 순환선이 놓이기까지 시베리아대륙을 달려온 열차가 호수앞에 와서 멈추면 승객들은 페리를 타고 호수를 건넜다.겨울이면 10m이상을 얼어붙은 호수위로 임시철로를 놓아 그 위로 기차가 달렸다. ○부근에 아이크별장 힘들게 건설된 바이칼호 순환선은 1949년 이르쿠츠크에서 슬루지양카를 잇는 현재의 단축노선이 완공되며 사용이 중단됐다.잠시 보트에서 내려 지금은 폐허가 된 바이칼호 순환철도의 녹슨 기찻길을 따라 걸어보았다.침목 하나하나에 빈틈없이 꽉 조여진 나사못들,천장에서 물한방울떨어지지 않도록 일목요연하게 화강암을 깎아 다진 터널 내부…당시 소비에트 노동자들의 꼼꼼한 일솜씨를 보며 잠시 시간 가는 것을 잊었다. 바이칼호수와 함께 유명해진 2개의 기관이 있다.바로「호수연구소」와 이 연구소 뒷산에 위치한 사나토리움(휴양소).1927년 바이칼호수의 생태계를 연구할 목적으로 설립된 호수연구소는 한때 쟁쟁한 학자 4백여명이 일하던 세계적 연구소였다.바이칼호에 대한 학문체계를 쌓은 업적으로 전세계 지리학자들 사이엔 대단한 평판을 누렸던 곳이다.최근에는 바이칼호 오염문제를 제기해 역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하지만 지금 이 연구소는 자금난으로 거의 폐쇄 일보 전에 와 있다.연구소는 과거 이 연구소 학자들의 학문업적을 기리는 박물관으로 바뀌었고 불과 20여명의 학자가 남았을 뿐 나머지는 모두 이르쿠츠크의 지리연구소로 자리를 옮겨갔다.이곳에 남은 학자들도 연구비 부족으로 거의 일손을 놓고 있었다. ○5시간 호수 감상 연구소 뒤편 산자락에서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기막힌 경관을 자랑하는 휴양소는흐루시초프가 아이젠하워 미국대통령에게 선사한 별장건물로 유명한 곳이다.흐루시초프가 미국방문 때 아이젠하워로부터 받은 선물에 답례로 이 별장을 그에게 주었다고 한다.물론 아이젠하워는 이 별장에 한번도 묵은 적이 없지만 3개 동으로 이루어져 흐루시초프시대의 전형적인 별장양식을 갖춘 아담한 건물이다.3개동 모두 폐가로 변했으나 지금 수리가 한창이다.아이젠하워 별장 뒤편으로는 65년에 현대식 휴양소가 들어서 러시아전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됐다.휴양소 마당에는 꼭 우리나라의 진달래꽃같은 「바굴리크」라는 연붉은색의 바이칼호 야생화가 만개해 있다. 이튿날 모스크바시간으로 상오 9시 이르쿠츠크역에서 울란우데행 열차를 탔다.울란우데까지는 8시간의 거리다.이른 기차를 탄 것은 도중에 바이칼호를 실컷 보기 위해서였다.기차가 호수 남단을 감싸고 도는 5시간여 동안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바이칼호의 갖가지 풍광들을 보는 것이 바이칼호 관광의 진수라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기 때문이다. 이르쿠츠크역에는 다리에 짝 달라붙는 감색 유니폼 바지에,바지 양옆에 일자로 댄 노란색 스트라이프(줄),카키색 상의,넓은 가죽 허리띠,금색 견장,긴 가죽장화,단정하게 깎은 콧수염의 전형적인 코사크군인들이 역구내를 지키고 있다.풀어헤친 앞단추에다 불뚝 튀어나온 배,뒤통수까지 밀어 올린 모자 등 하나같이 「기합이 쑥 빠진」 모습의 러시아군인,경찰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경쾌한 차림이 단번에 코사크군인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부랴트공화국의 수도인 울란우데는 그곳 말로 「붉은 우다강」이란 뜻으로 셀렝가강과 우다강이 만나는 곳에 만들어진 도시다.셀렝가강은 몽골의 후수구호수에서 발원해 바이칼호로 흘러드는 장강이다.북경∼울란바토르∼모스크바를 잇는 기차가 반대편 선로에 정차해 있다.북경행 역시 평양행과 마찬가지로 군복을 입은 자체 승무원들이 객실을 관리하고 있다. 울란우데까지는 4인용 객실을 탔는데 옆에 꼭 우리나라 시골장에 다녀오는 듯한 차림의 부인 한명이 같이 탔다.내몽골에 산다는 것과 우리가 한국기자라는 사실로 수인사는 했으나 그 이상은 도저히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서투른 필담을 몇차례 시도해 보았으나 한자실력에 너무 차이가 져 그만두었다.
  • 발레 「라 바야데르」 전막 공연/국립발레단,16∼23일 국립극장서

    ◎인도 무희·전사의 환상적 사랑묘사/러 무용가 마리나 콘드라체바 안무 전막 공연이 드문 낭만주의 작품 「라 바야데르」를 국립발레단(단장 김혜식)이 오는 16∼23일 국립중앙극장 대극장에서 전막 공연한다. 「라…」는 「백조의 호수」 「지젤」등을 만든 마리우스 프티파의 작품으로 끝부분이 로맨티시즘 계열로 장식되고있다.1877년 러시아 황실발레단이 초연했고 한국에서는 1991년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인 바 있다. 「라…」는 인도의 무희 또는 직업무용수를 일커는 불어.19세기 당시 서양인에게는 신비의 나라로 비춰졌던 인도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용감한 전사 「솔로」의 환상적인 사랑을 그렸다. 이국적인 정취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부드러운 여성 군무와 역동감 넘치는 남성 군무가 인상적이다. 특히 남성 독무인 「황금신상」의 격동적 춤은 유명하다.이번에 특별출연하는 아메리칸 발레시어터의 요한 랑볼은 이 춤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의 압권은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환상적 사랑을 표현하는 마지막 장 「망령들의 왕국」이다. 잠에 취한 「솔로」가 망령들의 왕국에서 내려온 「니키아」와 재결합하는 이 장면은 24명의 여성무용수가 발레복 하얀 튀튀를 입고 펼치는 군무,「솔로와 니키아」의 2인무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압권때문에 「라 바야데르」는 마지막 장의 남녀 2인무만을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공연하거나 마지막 장만을 공연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어 초연이래 전막이 공연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이러한 사정과 유난히 변화가 많은 춤때문에 무용수들에게는 힘든 작품이다.국립발레단에게도 「해적」 「카르미나 브라나」에 이어 도전하는 까다로운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안무가 마리나 콘드라체바가 안무했다.주인공 니키아역은 이재신과 한성희가,솔로역은 신무섭·김용걸·강준하가 맡았다.
  • 폴리네시아서 대규모 반핵 시위/미·일 등 세계정치인 1백여명 참가

    ◎일 다케무라 장관 “핵 실험은 인류에 대한 테러” 【파페에테 AP 로이터 연합】 프랑스의 핵실험 재개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폴리네시아의 수도 파페에테에서는 2일 2천∼3천명의 시위대가 남태평양에서의 프랑스 핵실험 계획에 항의하는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미국과 일본,독일,호주,덴마크,벨기에 등의 의원등 전세계 정치인 1백여명이 참가해 프랑스의 핵실험 결정을 비난하는 연설을 했으며 상당수의 반핵운동가들이 합류했다. 이날 파페에테 거리에는 프랑스와 영어,타히티 현지언어로 쓰인 반핵구호가 담긴 각종 깃발이 내걸렸으며 일부 깃발에는 「학살자 시라크」라는 구호와 히로시마원폭 희생자들을 묘사한 그림 등이 새겨져 있었다. 특히 독립운동 지도자 오스카 테마루와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 일본대장상은 시위대를 이끌고 파페에테 중심가 6㎞구간을 행진하면서 프랑스의 핵실험 철회를 요구했다. 「핵실험 금지」라고 새겨진 T­셔츠를 입고 시위에 참가한 다케무라 장관은 『20세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아름다운 남태평양에서 핵실험이 재개되려 하고 있다.이것은 인류에 대한 테러 행위와 같다』며 프랑스의 핵실험 재개를 비난했다.
  • 황해도 안악 고구려고분 여인화(한국인의 얼굴:43)

    ◎큰 귀에 실한 턱… 전형적 귀부인/얼굴은 풍만한데 눈·코·입 작은편/한국 초상화의 시원… 팔자수염 남편그림과 나란히 고대인은 무덤의 벽화를 통해서도 사람의 얼굴을 그려냈다.이들 그림은 밀폐된 무덤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오늘날까지 그 필치를 거의 다 간직했다.고대 벽화에서 얼굴그림은 옛 고구려 강역의 고분에 많이 남아 있다.고구려의 도읍지를 따라 압록강유역과 대동강유역에 주로 분포되었다.그리고 고구려 도읍지로부터 떨어진 황해도와 더 멀리는 경상북도 북부지역 고분에서도 더러 얼굴그림이 나왔다. 황해도 안악군 용순면 유순리 안악3호 무덤 널방(묘실)벽에는 유명한 부부상 그림이 있다.이 무덤 벽화에는 「동수」라는 사람 이름과 서기 357년에 해당하는 중국 동진의 연호 「영화13년」을 먹글씨로 쓴 묵서명(묵서명)이 보인다.그래서 인악3호 무덤 말고 이른바 동수묘(동수묘)라는 이름이 더 붙어 있거니와 무덤을 축조한 시기도 명확히 밝혀졌다. 인악3호 무덤은 석회암으로 축조한 돌방무덤(석실분)이다.남쪽인 앞으로부터 널길(선도),앞방(전실),널방인 주실로 연결되었고 주실 좌우에 옆방(측실)이 1간씩 달렸다.이들 각 방의 벽에는 부엌,외양간,말갖춤 곳간(마패고)등을 그리고 맨 앞에는 집을 지키는 위병상을 그려넣었다.무덤에 묻힌 주인공 부부가 생전 살던 주택을 재현한 것이다.여기에는 물론 고구려인의 내세관도 깃들여 있다. 부부상은 주실 오른쪽 옆방 벽에 그렸다.부인은 매우 후덕한 모습을 했다.후덕한 느낌을 주는 까닭은 우선 얼굴이 풍만한 데 있다.사람의 외양을 대표하는 오관중에 귀를 빼놓고 눈·코·입은 작다.눈섭도 그리 길지 않으나 귀는 풍만한 얼굴과 걸맞게 크다.턱 역시 얼굴과 귀 못지 않게 실하다.헤어스타일은 검은 머리를 높이 올린 고계다.그리고 머리꾸미개(수식)를 늘어뜨렸다. 부인의 얼굴은 고대인이 선호한 귀부인상에 틀림없다.특히 얼굴과 턱·귀는 고대인이 평가하는 귀인 기준과 맞아떨어진다.인악3호 무덤이 축조된 4세기 중반에는 상법이 어느 정도 보편화되었을 것이다.그러한 가능성은 중국의 상고시대인 주대에 이미 얼굴의 골격을 근거로 사람의 품성과 장래의 길흉을 가늠하는 상법을 퍼뜨렸다는 학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부인상의 얼굴은 옆에서 그린 측면화다.얼굴과 옷매무새가 세련된 필치로 묘사되었다.그래서 인물화로서는 주인상 남자얼굴보다 부인상이 더 성공을 거둔 작품인 것이다.주인상 남자는 묵서명 기록대로 해석하면 요동지방에서 스스로 고구려를 찾아온 연의 무장 동수다.비단관을 쓰고 손에 부채를 잡은 주인공 남자상은 팔자 수염을 길렀는데,정면을 바라보는 모습을 했다. 이 부부상 벽화를 간직한 인악3호분을 동수묘가 아닌 고구려 미천왕릉에 초점을 맞춘 견해도 있다.그러나 누구의 무덤이라는 논란을 떠나 인물상 채색벽화는 우리나라 초상화의 시원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 죽음과 모성 주제의 「축제」/영화·소설로 동시 제작

    ◎임권택 감독·작가 이청준씨 첫 시도/모친상 소재로 현대인의 이기 조명 ○…모성의 위대함을 다루는 같은 내용의 작품이 영화와 소설로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임권택 감독과 소설가 이청준씨는 최근 영화「축제」(제작 태흥영화사)제작발표회를 갖고 인간의 가장 원초적 문제인 죽음과 모성의 의미를 묻는 작품을 각각 영화와 소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지금까지 소설을 각색,영화화한 경우는 많았지만 소설가와 영화감독이 동일한 주제와 줄거리를 놓고 각기 다른 형식의 예술작품을 동시에 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야기는 40대 유명소설가 준섭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시골로 내려가면서부터 시작된다.상주가 도착함에 따라 떠들썩한 장례가 벌어지고 5년넘게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뒷바라지에 대한 공과를 놓고 묘한 긴장이 조성된다.특히 13년전 가출했던 준섭의 이복조카 용순은 소설에서는 지극한 효자인듯 자신을 묘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노망든 어머니를 모시지 않은 준섭을 위선자라고 욕한다.마침내 용순의 제사참가 문제를 놓고 가족간의 싸움이 벌어지고,상여가 지나고 난뒤 용순은 준섭이 어머니 생전에 내려했던 동화책의 견본을 보면서 망자인 할머니의 따뜻한 체온을 다시금 느낀다는 줄거리. ○…임감독은 현재 팔순이 넘은 노모를 봉양하고 있으며 소설가 이씨는 지난해 가을 모친상을 당해 어머니에 관한한 남다른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만큼 「축제」에는 두사람의 자전적인 내용이 상당부분 담겨질 것으로 보인다.오로지 베푸는 마음으로 일생을 살아온 우리의 평균적인 어머니상을 통해 황폐해진 현대인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개인의 이기적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작품의도. ○…주인공 준섭역은 안성기씨가,용순역은 오정해씨가 캐스팅됐으며 정경순은 준섭의 문학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상가에 내려온 잡지사 기자 장혜림 역을 맡는다.영화는 오는 9월20일을 전후해 촬영에 들어가 내년봄 개봉될 예정이다.
  • “한국언론 미군범죄 「무책임」보도”/NYT,레이니 미대사 발언보도

    ◎“주한미군의 존재에 영향” 【뉴욕=이건영 특파원】뉴욕타임스는 24일 지난 5월 한국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지하철에서의 미군들과 한국사람들과의 시비를 예로 들며 한국인들의 미군범죄를 보는 시각이 주한미군의 존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하철에서의 시비는 한 미군이 사실상 아내였던 한국인 여인의 엉덩이를 만진 것에서 비롯됐는데 한국사람들이 이를 성희롱으로 오해를 해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몇몇 젊은 한국사람들이 미군에게 항의하자 한국여성이 자신은 미군의 전아내였다고 소개했는데 도리어 한국사람들이 여자에게 침을 뱉고 뺨을 때려 남편인 미군이 한국남자를 가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미군과 그 한국여성이 부부라는 사실은 생략한 채 사태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강력한 민족국가라고 규정한 이 신문은 미군 문제와 관련해 한국인들은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의 발언을 인용했다.레이니대사는 문제는 미군이 더 많은 범죄를 지르는게 아니라 「무책임」한 한국언론이 화가 난 국민들에게 미군들을 아주 소름이 끼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 장백진의 탑산(압록강 2천리:3)

    ◎발해의 기상 말하듯 「5층 전탑」 고고히…/높이 12.64m의 네모꼴… 꽃무늬 벽돌로 쌓아/조선인 2가구 19세기 이주,현재 4만명으로 중국 길림성 장백조선족 자치현 장백진의 탑산은 산에 탑이 서 있기 때문에 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그 탑산의 탑은 이른바 영광탑인데 벽돌을 쌓아 만든 5층 전탑으로 되어있다.네모꼴을 기본형으로 한 이 탑의 높이는 12.64m에 이른다.탑 꼭대기 지붕(옥개)위에는 마치 조롱박 5개를 포개 올린 것처럼 보이는 높이 1.98m의 청동제 상륜을 세워놓았다. 아름답기 그지없는 불탑이다.청회색 꽃무늬 벽돌을 쌓아 마감한 상층기단 남쪽에는 아치형 문을 냈다.그리고 각층의 탑신 남쪽 벽에 네모꼴 창을 뚫었다.지붕의 추녀와 추녀 받침은 벽돌쌓기를 통해 마치 목조건물이 풍겨주는 것과 같은 그런 멋을 부렸다.상층기단 아래에는 길이 3.2m,너비 3.4m,깊이 1.49m의 지하공간 지궁을 갖추었다.지궁 뒷벽에는 사리함을 봉안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좌가 마련되었다. ○청동제로 상윤 세워 이 탑이 후대에 들어 발해의 탑으로 고증된 것은 19 82년께다.중국 동북고고대의 소춘화와 중국과학원 장어환 교수가 2년에 걸친 검증에서 발해시대 불탑임을 확인했던 것이다.그러나 어느때 누가 세웠는지,또 불탑의 이름이 무엇이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으로 담아있다.다만 19 08년 청나라 장백부 관리였던 장풍대가 이 탑을 보고 생김새가 노나라 때 영광전을 닮았다고 해서 영광탑으로 불러왔다. 이 탑에 대한 전설도 있다.장백조선족자치현 문화관 이성태 관장이 들려준 전설은 발해의 퇴락을 간접적으로 이야기 한성 싶다.전설에 의하면 어느 해 어느 날 괴상한 사람들이 탑속으로 스며들어 이레를 보냈다.그리고 금불상을 훔쳐 배에 싣고 가다 배가 뒤집히는 통에 금불상이 강에 가라앉았다고 한다.그 뒤에 늘 빛을 훤히 드러내던 탑은 광채를 잃고 말았다는 것이다.그러자 독사가 탑주변에 살면서 사람과 가축을 마구 잡아먹었다는 것이 전설의 요지다. 장백현 일대는 발해가 융성한 시기의 강역 압록부에 해당한다.그 중심지 서경이 하류에 있었는 데 장백진에서 그리 멀지 않다.이 탑은 물론발해가 융성했던 시기에 세웠을 것이다.오늘 날도 탑이 있는 산아래 압록강변 장백진의 벌이 탑전이고 보면 탑산의 탑은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이 탑의 영향력이 어디 장백진에만 국한했으랴.강건너 북한땅 혜산시 역시 옛 발해의 압록부였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압록강 유역의 양안은 본래 고구려 강역이었다.그러나 고구려는 당에 정복되어 장백진에는 정복자의 전설이 더 많이 남아있을 뿐이다.고구려의 유민과 말갈족이 함께 세운 발해가 멸망한 이후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더 많은 세월을 지배했기 때문에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는 쇠잔하기 이를 데 없는 잔영에 불과했다.그런 탓인지 탑산에는 당의 장수 설인귀의 전설이 남아있다.탑산에 세운 한 비석에다 설인귀가 말에 올라 군사를 호령했던 자리라고 기록해 놓았다.그리고 말발굽자리처럼 자연적으로 푹 파인 커다란 화산돌은 설인귀가 탔던 말발굽자리라 해서 과마석으로 묘사했다. ○정복자의 전설남아 역사의 흥망성쇠를 두고 「삼국지연의」머리시는 「한 마당 꿈」이라고 했다.정녕 그런 것인가.민족의 고대국가 강역에서 중국의 역사도 흥망성쇠를 거듭했다.발해가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면서 요,금에 이어 명이 숨가쁘게 지나가고 청이 시작되었다.청은 중국의 동북을 만족(만주)자신들의 발상중지로 여기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봉금령을 내렸다.그리고 나서 청은 16 77년 백두산과 압록강,두만강 이북의 1천여리 넓은 땅을 봉금구로 정했다.특히 장백현은 경위장이라는 이름의 그들 사냥터가 되었다. 그러니까 장배현은 짐승들만 들끓는 무인지경이었다.19세기 초엽에 와서야 밥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기 시작했다.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이다. 「장백현황」에 따르면 청나라 연호로 도광 11년(서기18 31년)오늘날 길림성 임강 부근인 모아산 북탕하지방에서 조선인 2가구를 발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이어 도광25년에 조선인 10여명이 임강으로 건너왔고,함풍 2년(서기 1852년)에는 함경도 단천군 사람들 10여명이 와서 농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함경도서 많이 이주 이들이 바로 압록강을 건너온 이주민 선구자들이다.그로부터 세월리 흘러 20세기에 접어들어 19 05년에는 압록강 유역 장백·임강·집안 등지에 사는 조선족 이주민은 8천7백가구 3만9천4백여명을 헤아리게 되었다.그 무렵 장백현으로 들어온 평안도 출신의 이주민2세 이동근(82)노인은 압록강을 건너와서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뼈 아픈 사연을 회고했다. 『고향을 떠나서리 들어온 데가 장백진 탑전 사탕골이었댔시요.내 나이 연네살이었는데 자꾸 고향 생각이 납데다.그런 판에 부친은 한 해치 품삯 60원을 받고 연치산이라는 조선족 집에 머슴으로 들어가고 모친은 삯일을 했수다.부친이 만 네해 머슴을 살고 여섯식구가 다시 모였디요.기쁜 맘도 잠시고 여러 식구가 먹고 살게 있어야디.그래서 내 열여섯살 나던 해에 김세익 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갔시요.저 노친(김증손·77)이 겨우 열한살이었던가 기래요.다섯 해 데릴사위 노릇을 하다보니 어린 처가 숙성해집데다.그래서리 결혼을 해버렸디요』 이 노인은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두었다.딸들은 모두 인근으로 출가하고 막둥이로 둔 아들도 커서 장가를 들었다.아들은 장사를 하는데 조선(북한)을 자주 드나든다는 이야기다.노인은 묻지도 않았는데 『조선에 물건만 가지고 가면 다 돈이 된다고 기래요』라는 말을 했다.노인의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해관(세관)이 있는 압록강변 국경지대로 짐을 실은 차들이 몰려들었다.물건이 잔뜩 든 골판지 상자와 큰 부대자루들이 장백진 쪽에서 통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 시인 고은씨 불교소설 「선」펴내/인도승 달마 중에 선종 전파 묘사

    ◎선문답·고승 수행과정도 보여줘 우리 문단에서 일 욕심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고은(62)시인이 두번째 불교소설 「선」1,2권을 창작과 비평사에서 펴냈다.지난 51년 효봉스님 밑에서 불도를 닦다 10년만에 환속했던 그가 새삼 불교를 되끄집어내고 있는데는 노시인의 고향 회귀심리 같은 것이 엿보인다. 이 책은 인도승 달마가 중국에 건너가 선종의 씨를 뿌린 뒤 6조 혜능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이 시기는 선종이 불안한 남북조시대 중국사회에서 보리류지같은 반대세력의 음해를 뚫고 뿌리를 내리는 기간이다. 「저 성의 모양이 비록 실상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저 성에 도달하게 되리라.일체의 실상을 하나의 비유로 돌리는 힘이라면 또한 실상이 아닌것을 실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음이니」같은 알쏭달쏭한 말씀들과 「초조께서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뜰앞의 잣나무니라」같은 선문답을 비롯,오묘한 경전구절과 게송,고승들의 행적과 기이한 수행과정 등이 그윽한 불립문자의 세계를 보여준다.한편 6대의 법통계승과정을 둘러싼 각축과 황실의 세력다툼으로 선의 세계에 끼어든 「정치」의 모습도 나란히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서문에서 냉전이데올로기의 절대기간이 끝난데다 서구중심사관이 해체되고 있는데서 동양정신의 자기실천인 선의 세계를 재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혜능이후 남종선과 북종선으로 갈라져 세력을 넓혀가는 선의 추후 이야기도 앞으로 같은 작품에 묶을 계획이다.
  • 눈으로 보는 로켓 이야기/항공연 채연석 박사 책 출간

    ◎중국 불화살이 시초… 최무선의 「주화」 소개/미·러 「우주개발 경쟁」 묘사한 저서도 함께 국내 최초의 상업위성 무궁화호의 발사와 「향후 20 15년까지 20기의 위성발사 계획」발표로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대표적인 로켓 과학자에 의해 우주과학 이야기책 2권이 한꺼번에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항공우주연구소 우주추진기관 그룹장 채연석박사(43)가 (주)나경문화에서 펴낸 「눈으로 보는 로켓이야기」와 「눈으로 보는 우주개발이야기」가 그것. 채박사는 과학로켓 1,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시켰던 장본인이면서도 「우리것」에 대한 애정을 연구를 통해 실천하고 있는 별난 과학자이다.그런만큼 그의 책 「눈으로 보는 로켓이야기」도 관점이 색다르다.종전의 서구 중심적인 관점이 아니라 로켓의 시초인 중국의 화전(불화살)에서부터 이의 유럽 전래 과정과 우리나라 고대의 로켓 역사를 함께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13 77년 최무선에 의해 「주화」라는 로켓이 처음으로 만들어졌고세종때에는 이미 세계 최대의 종이통 로켓인 길이 5.5m의 「대신기전」이 제작됐을 정도로 자랑할 만한 로켓개발 역사를 갖고 있다.채박사는 대학때부터의 꿈이었던 이 「신기전」의 복원발사 실험을 대전엑스포때 해보인 바 있다. 중국에서 서구로 전래된 로켓은 계속 수정,보완 개발됐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추력과 정확성이 더해져 마침내는 2차대전에서 영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독일의 현대적 로켓 V­2로 발전하는 과정도 재미있게 소개됐다. 이책은 또한 로켓이 어떻게 인공위성 발사로 발전하고 우주선을 달에 보낼 수 있게 됐는지,미래의 로켓은 어떤 모습이 될지도 보여주며 현대 로켓의 개척자 지올코프스키와 미국 로켓의 아버지 고다드,우주여행의 이론을 세운 물리학자 오베르트등 우주개발에 평생을 바친 과학자들의 열정적 삶을 묘사해 독자의 감동을 자아낸다. 「눈으로 보는 우주개발 이야기」는 러시아의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의 발사로 촉발된 러시아와 미국간의 숨막히는 우주개발 자존심 대결을 생생히 묘사했다.또 일본과 중국프랑스 영국등 그밖의 강대국들의 우주개발 실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러시아의 달로켓 개발계획,우주정거장 건설계획등도 자세하게 언급해 자료적인 가치도 높아 보인다. 『로켓과 우주개발 이야기는 이제 소수 전문가들의 독점물이 아니라 21세기 우주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상식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책을 썼다는 채박사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우주개발의 꿈을 갖도록 소망했다.경희대 물리학과 출신의 채박사는 87년 미국 미시시피주립대에서 항공우주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88년부터 천문우주과학연구소­항공우주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해 왔다.
  • K­1R/「다규멘터리­음향실록 50년」 방송

    ◎일천황 항복선언에서 무궁화호 발사음까지/현대사 큰획 그은 2백여소리 집대성/8·15당시 경성거리 국민의 「만세함성」 생생/이승만·김구 귀국연설­이승만 하야성명도 광복 50년사에 점철된 수난과 환희의 파노라마가 생생한 음향으로 되살아 난다. KBS­1라디오가 오는 15일 상오 8시35분부터 82분동안 방송하는 광복 5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음향실록 50년」.이 프로그램은 화면이나 내레이터의 상황설명 중심으로 이끌어오던 기존 TV의 역사다큐방식과는 달리,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최대한 살려냄으로써 청취자들에게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19 45년,『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는 히로히토 일본왕의 떨리는 목소리와 감격에 찬 해방의 함성에서부터 95년 무궁화호 위성발사순간 카운트다운까지 우리 현대사를 관통한 2백여 굵직한 사건의 소리가 집대성된다. 『국내 최초의 음향 다큐멘터리라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귀로듣는 현대사」가 될 것입니다』 「음향실록…」을 준비해온 KBS 라디오2국 김선옥 부주간은 『3년전 이프로를 기획한 이후 일본 NHK와 미국 VOA(미국의 소리 방송),리버티뉴스 등에서 자료를 수집했다』면서 정치적 이유 등으로 그동안 TV에서 스쳐가는 화면으로만 제공됐거나 아예 방송에 싣지 못했던 민감한 사건들도 이번 실록에 실었다고 밝혔다. 이승만 박사와 김구씨의 귀국연설,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성명,김대중씨 납치사건후 동교동 기자회견,『저는 어제 평양을 다녀왔습니다』며 온 국민을 깜짝 놀라게 한 74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씨의 기자회견,79년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후 김성진 문화공보부장관의 발표문 등 우리 역사의 큰 물길을 낸 정치인들의 사건 당시 육성을 들을 수 있다. 이와함께 이 음향다큐에는 역사와 함께한 민중들의 치열한 소리가 담겨졌다.8·15당시 경성거리 국민들의 『만세』함성을 비롯,4·19 경무대앞 발포순간 흩어지는 시위군중들의 절박한 고함소리와 총소리,쓰러지고 잡아들이는 둔탁한 몸싸움 소리가 원음 그대로 나와 청취자들을 다시 현장으로 끌어 들인다.이는 80년 5월의 봄과 광주민주화운동으로도 이어진다. 『버러지 같은 놈…』(박정희 저격사건이후 김재규 관련 발표문 가운데 ),『처음엔 달래서 주고 그 다음엔…』(88년 광주청문회서 정주영씨 정치자금 관련 발언),『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79년 국회에서 제명된뒤 김영삼 신민당 대표의 국회연설 가운데)등 정치인들의「어록」도 흥미로운 부분. 86년 아시안게임,88년 서울올림픽과 지방자치시대를 알리는 서울시장후보들의 TV토론현장의 소리,무궁화호위성 발사음이 말미를 장식한다. 현장음으로만 전달되는 음향다큐멘터리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민중의 세태를 반영하는 유행음악도 간간이 넣었고 전두환전대통령의 백담사행을 묘사하는 부분에는 목탁소리를 삽입,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현장소리만으로 역사적인 상황·배경의 이해가 어려운 경우 성우 김도현씨와 국사편찬위원회 이원순위원장의 간단한 설명을 곁들일 계획이다.
  • 정치·문화계 빛낸 인물 집중 조명

    ◎광복 50돌 기념 다쿠멘터리·드라마로/세계적 명성 백남준·조수미 예술세계 다큐로/민족지도자 김구·무용가 최승희 삶 등 드라마화 한국 현대사의 정치·문화계에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 인물을 비롯, 백남준·조수미 등 세계무대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현역 예술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이 최근 안방극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오는 15일 방송되는 백남준(63)의 예술세계. 세계 현대미술사의 거인으로 우뚝하게 자리잡은 백씨의 삶과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광복절특집 다큐멘터리로 MBC­TV가 하오6시부터 50분동안 방송할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세계속의 한국인,백남준의 8월」. 20세기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 해프닝과 설치미술 등에서 변신을 거듭하며 늘 샘솟는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그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93년 제45회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독일 캐피털지가 선정하는 「월드 아티스트」 5위에 오르는등 현대미술계 중심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백씨의 최근 뉴욕활동도 소개한다. 특히 그동안 밝히기를 꺼려온 집안 내력과 해방전후의 개인적 체험등을 고백한다. 중학시절 좌익 행동대원으로 가담,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진 40여년의 이국생활에서 얻어진 처절한 자기투쟁의 과정등이 밝혀지는 것. 또 MBC측이 백남준씨에 의뢰해 1년간 제작한 2분 분량의 「광복50주년 기념 특별 비디오작품」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이 작품은 현대음악과 고전무용,백남준 예술의 회고 영상과 해방전후의 한국사 영상을 혼합,광복 메시지를 백남준 특유의 영상언어로 보여준다. 지난달 30일 KBS­1TV가 방영한 「일요스페셜」의 특별다큐멘터리 「프리마돈나 조수미」도 한국을 빛내고 있는 예술가의 모습을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있었던 프로그램. 세계적인 오페라가수 조수미의 오페라무대 현장을 찾아 그의 음악세계와 치열한 프로의 자세등을 집중적으로 조명,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편 드라마를 통한 이같은 인물들의 집중조명도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족지도자 김구의 일대기를 그린 16부작 「김구」가 5일부터 KBS 1TV를 통해 방영되고 MBC에서는 일제 수난기와 분단의 역사를 점철했던 천재무용수 최승희의 삶을 묘사란 「최승희」를 15,16일 이틀간 2부작으로 방송한다.
  • 불 정무차관/인종차별 소설 펴내 “말썽”

    ◎「내 사랑의 주변」서 흑인·유태인 등 원색적 비하/정적 실명으로 등장시켜 비난… 법정비화 조짐 프랑스의 현직 각료가 인종차별을 나타내는 소설을 펴내 물의를 빚고 있다. 프랑수아 베이루 교육부장관 아래서 정무차관(장관급)을 맡고 있는 장 드 보아슈씨(51)는 지난 5월 「내 사랑의 주변」이라는 책을 펴냈다.그는 이 책에서 흑인과 아랍인은 물론,유태인을 싸잡아 비하했다. 그는 아랍인은 「야만적인 네발 달린 짐승」으로,흑인은 「인공수정자」들로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묘사했다.또 「유태인들의 잘못은 고쳐지지 않는다」며 유태인들을 깎아 내렸다.그는 소설 중반부의 「톰 아저씨」라는 장에 이르러서는 『톰의 아버지는 아프리카전선에서 프랑스를 위해 죽었다』면서 죽는 장면을 지나치게 잔인하게 묘사해 아프리카 출신 흑인들의 반발을 사고있다. 보아슈씨가 이같은 소설을 펴내자 흑인,아랍인,유태인을 비롯해 인종차별추방기구 등에서 반발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반발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그가 소설에 지역구민과 자신의 정적을등장시켜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였기 때문이다.에손지방의 국회의원과 브레티뉴 쉬르 오르쥬시의 시장도 겸직하고 있는 그는 정적인 사회당 소속의 스티비 귀스타브씨의 이름을 실명으로 작품에 거명했다. 귀스타브씨는 지난 지방의회선거에서 보아슈씨에게 1백45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졌던 막강한 인물.귀스타브씨는 물론 소속한 사회당도 발끈하고 나섰다. 사회당의 앙리 에마뉴엘리 제1서기는 『정부각료에 그런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면서 퇴진운동을 벌일 태세이다. 인종차별 작품을 쓴 보아슈씨는 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과는 무관하다.그는 자크 시라크대통령의 대선운동 양대축의 하나인 펠립 세겡하원의장의 측근이다. 세겡의장의 추천으로 입각한 케이스인 셈이다.그는 이 소설로 인해 인종차별 혐의로 오는 9월 파리법원에 서기로 돼있다.때문에 현직장관의 인종차별작품은 정치 및 사회적인 물의에다 법정시비로까지 번질 전망이다. 한술 더떠 이 작품을 출간한 타블 롱드 출판사측은 『작품의 처음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저자와 공동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데니스 티에나크사장은 『작품은 인간적인 열기와 낙관주의가 흐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어 판매증가를 노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불 에밀 졸라 박물관/자금난으로 폐관위기

    ◎「도끼살인」집필등 마지막 작품활동 했던곳/개관 10년만에 지원금 끊겨 프랑스 소설가 에밀 졸라 박물관이 자금난을 맞아 폐관 위기에 처해 있다. 파리 서쪽으로 40㎞ 떨어진 이블린 지역 메당시에 위치해 있는 에밀 졸라 박물관은 에밀 졸라(18 40∼19 02년)가 마지막 작품 활동을 했던 곳.에밀 졸라는 당시 2만프랑(약 3백만원)에 구입했던 이 집에서 「도끼살인」 등의 작품을 썼다. 생존시에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지만 그는 이 곳에서 영감을 얻고 왕성한 창작 활동을 했다.그가 죽고 난 3년 뒤 미망인 졸라 여사가 요양원으로 써달라고 공공단체에 기증했던 곳을 지난 85년 박물관으로 꾸몄었다. 연 관람객수는 1만여명.그러나 최근 공립협회는 더이상 지원금을 줄 수 없다고 밝혀 개관 10년만에 문을 닫아야할 판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이자 에밀 졸라 박물관협회회장인 모리스 렝 여사는 『박물관을 허물어야 할 판』이라고 폐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이 박물관협회부회장인 조르주 퐈송씨도 『지원금이 늘지 않는 한 박물관 문을 닫지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물관 유지에 필요한 비용은 유지및 관리비 등 12만프랑(약 1천8백만원).에밀 졸라의 손길이 스며있고 그가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장 「나는 탄핵한다」의 정신이 살아 있는 박물관을 12만프랑의 경비 때문에 폐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적하고 있다. 하층대중을 묘사하는데 뛰어나고 인간의 추악함과 비참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그의 정신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 전자 결재(외언내언)

    정부부처에 전국정보통신망을 이용하는 전자사무자동화시대가 시작됐다.정보통신부는 12일부터 전자우편을 통한 업무보고,전자게시판을 이용한 업무계획수립 그리고 각종문서의 전자결재에 들어갔다. 전자시대를 이끄는 부처이므로 정통부가 솔선해서 전자사무화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컴퓨터로 모든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를 보다 잘살게 하거나 잘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측면이 있다.컴퓨터가 자료를 잘 정리해 보관해주고 빠르게 작업을 진척시켜주기는 하지만 안전성을 보장해주는 능력은 없다.전자적 「안전조치」는 더욱 불가능하다.결국 중요한 서류의 작성이나 결정일수록 컴퓨터로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미국 MIT대 컴퓨터교수이자 인공지능분야 개척자인 요제프 바이첸바움은 컴퓨터의 불안전성이 언젠가는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나자신의 경우 정말 중요한 것은 컴퓨터시스템에 입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부 행정문서들이 컴퓨터로 작성되려면 무엇보다 통제능력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컴퓨터에서의 시행착오는 종이 한장의 실수가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파괴일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갖는다. 오랫동안 유지해온 습관의 벽도 있다.10여년전만해도 컴퓨터사회는 「종이 없는 사무실」을 창조할 것이라고 묘사됐다.그러나 컴퓨터와 고속프린터는 이전보다 더 많은 종이를 쓰고 있다.전세계적으로 PC에 의해 소비되는 종이만 연간 1천1백50억장이라는 추산이 나와 있다.이는 종이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더 확실하게 확인하고 보관할 수 있는 것은 내손에 쥔 문서라는 감수성이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문서와 자료의 구분처리가 필요하다.계획수립과 결재,그리고 상당히 예민한 민원이나 산업적 사항의 문서에서는 컴퓨터사용이 합리적일 수 없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 시 투자기관/자율성 최대보장… 적자 탈피부족(조순시장 시대:11)

    ◎전문 경영인 영업… 사기업 경영방식 도입/도로관리 등 별도 사업체 만들어 전문화 조순 시장이 당선됐을 때 서울시 투자기관(지방공사) 직원들의 반응은 본청 직원들과 좀 달랐다.상대적으로 큰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조시장이 지방공사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경영을 정상화하는데 큰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하철공사,도시철도공사,도시개발공사,강남병원,시설관리공단,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공사 등 6개의 지방공사를 거느리고 있다.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됐으며 사업장별로 시에서 제정한 설치조례가 있다. 의식주와 의료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한다.직원은 모두 1만5천여명. 최대 과제는 지방공사의 경영 정상화이다.경영은 대체로 부실하다.지하철공사,강남병원,시설관리공단,도시철도공사 등 4개 기관이 적자이다.지난 해의 적자액은 총 1천6백77억원이다. 특히 지하철공사는 빚이 계속 늘어 창사 24년만에 자본금 전액을 잠식한 상태이다.지난 해 매출액 4천1백47억원에 당기순손실이 2천9백억원이다. 서민주택을 지어 팔거나 임대하는 도시개발공사와 「가락시장」으로 불리는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공사만이 각각 4백33억원과 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조시장의 생각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민간 기업의 경영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공기업법을 고치고 서울시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을 만들 계획이다.사장과 이사 등 임원으로 본청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고 내부 승진시키거나 전문경영인을 영입한다. 국회나 정부에 입법을 청원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서울시 조례로라도 제정할 방침이다.자율성을 보장할 때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조시장의 신념이다. 현재의 지방공사는 시의 지시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어린아이나 다름없다.하는 일은 민간 기업과 비슷한데 운영은 관료조직과 똑같으니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게 당연하다. 지방공사는 공사법과 조례에 따라 시의 철저한 통제를 받는다.예산·결산,사업계획 수립,인사·후생·복지에 관한 정관의 제정 및 개정 일체를 시장의 승인하에 시행한다. 경영의 자율성은 없고 책임만 존재한다.민간 기업에 비해 무사안일하고 관료적이다.임원과 간부가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라 임기만 무사히 넘기려는 성향이 크기 때문이다. 조시장은 지하철공사와 도시개발공사의 임원을 전문 경영인으로 바꾸고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할 생각이다.시설관리공단의 업무 중 지방도로관리,장묘사업은 별도의 사업체를 만들어 전문화할 계획이다. 도매시장의 임원은 전문 유통인 및 상인 대표로 바꾼다.현재의 도매시장 중심체제를 물류센터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이같은 구상이 현실화되면 자생력을 잃어가는 지방공사에 상당한 활력이 생길 전망이다.문제는 기업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이다.
  • K­1TV 「어른들은 몰라요」 학부모에 큰 호응

    ◎청소년 문제 청소년 시각서 다뤄/40분 드라마 후 교사·학생·전문가들 토론/여학생 흡연·스타신드롬 등 과감히 묘사 청소년 문제를 어른들의 시각이 아닌 그들 자신의 것으로 해석하고 직접 참여해 해결을 시도하는 프로그램이 학부모·청소년등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BS­1TV가 매주 목요일 하오7시35분 방영하는 「신세대 보고­어른들은 몰라요」가 그 프로그램으로 「신세대」의 저변을 구성하는 중·고교생들의 가감없는 현주소를 정확한 그들의 언어로 보여준다. 진행방식도 독특하다.주제가 정해지면 실제 학생들이 출연해 40분간 드라마로 꾸미고 나머지 10분간 학부모,학생,학교교사,교육전문가등이 출연해 토론을 벌이는 형식을 취한다. 정성환·황제연·박찬웅·김학순 PD 등 프로그램 제작진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더 진솔하게 담기 위해 현재 고교생을 대상으로 인턴PD제를 도입,소재 선택에서부터 편집과정에까지 최대한 그들의 생각을 담고있다. 따라서 교실속에서 서로 이야기하는 그들의 작은 경험과 삶은 무궁무진한 소재가 된다.지금까지 다룬 소재만해도 여학생들 사이에 만연한 흡연,스타 신드롬,밤거리의 호객꾼으로까지 번진 아르바이트 열풍,실업계 학생들의 고민등.요즘 청소년들이 갖고있는 뜻밖의 많은 갈등요소가 전면에 드러났다. 『처음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모들이 많았습니다.한창 공부할 고교 2·3년생 자녀들이 나이트클럽의 호객꾼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등의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죠』 신세대들의 갈등과 고민을 어른들에게 깨우치고 가족들의 이해속에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한다는데 제작의도가 있다는 정성환 PD는 『점차 횟수를 더해 갈수록 여러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응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뿐만 아니라 길을 잘못 들어선 자신의 자녀교육 경험담에서부터 『이런 문제를 다루어 줬으면 한다』는 등의 여러 사연들이 제작국에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고민도 많다.교사들의 구타 등 다루고 싶은 문제들이 많지만 민감한 사안이라 함부로 다룰 수 없다는 점이다.또 청소년 문제를 사실적으로 다루다 보면 시청하는 청소년들의 모방 등 여러 역기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그것이다.격려 전화 못지않게 학부모들의 항의성 전화도 심심찮게 걸려온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 김일성 사후 1년(북한의 오늘:상)

    ◎대외외교문서에 아직도 김일성이름/핵심요직 공석… 비정상 체제 계속 유지/최근 김정일에 수령 호칭… 우상화 박차 『죽은 김일성의 망령은 아직 북한땅을 떠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김일성 사망 1주기를 맞는 북한의 현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반세기동안 한반도 북반부에서 무소불위의 철권을 휘두르던 김일성이 사망한지 8일로 만 1년이다. 그러나 그가 죽기전까지 보유했던 핵심요직들은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있는 등 북한체제의 비정상적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당우위사회인 북한의 최고권력직인 당총비서와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국가주석직이 생전에 후계자로 지명한 아들 김정일에게 공식적으로는 「세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한당국은 전선전매체를 총동원해 김정일에 대한 주민들이 충성을 독려하는 기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방송이나 신문들은 김일성의 혁명유업계승을 내세워 김정일의 공식 1인자 등극을 위한 정지작업에 온통 매달려 있는 듯한 형국이다. 이를테면 평양방송은 최근 김정일에 대해「위대한 수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다른 매체들도 『인민들에게 필승의 신념과 희망을 안겨준 절세의 위인이며 강철의 영장』이라는 등 김정일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외국에 보내는 공식 외교문서에 죽은 김일성의 이름이 버젓이 사용되는 괴이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북한이 파견하는 주재국대사들의 신임장에는 김일성주석의 이름 옆에 이종옥·박성철등 부주석들이 서명하고 있다는 첩보가 이를 말해준다. 때문에 김정일의 권력승계 문제에 관해 북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물론 현재로선 김정일의 권력장악에 이상이 없고,권력승계도 시간문제일 뿐 이라는 것이 다수설이다.김일성 생전에 이미 20여년간 「미래의 수령」으로 북한주민을 세뇌시켜온 마당에 당총비서등의 승계절차는 어차피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북한당국이 러시아의료진에 의해 방부처리가 완료된 김일성의 시신을 그의 집무실이었던 금수산의사당(일명 주석궁)에 영구보존,1주기에 맞춰 8일 공식공개할 것이라는 러시아 주간지 「모스코프스키에 노보스치」의 최근 보도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김일성의 미라를 금수의사당에서 이름을 바꾼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시킨뒤 단계적인 승계절차를 밟아갈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북한전문가들은 김일성 1주기 이후 7∼8월 사이에 북측이 최고인민회의와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차례로 열어 김정일의 1인자 「등극」을 공식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김영삼대통령도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회견에서 『김정일이 시기는 알수 없으나 주석직에 취임할 것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 만한 카리스마도,군부 장악력도 없는 김정일이 승계는 한동안 지연되어 북한체제의 혼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완전 불식되지는 않고 있다.특히 김의 건강이상설도 아직 꼬리를 물고 있다. 심지어 김이 전권을 장악하는 1인지배체제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즉 북한체제의 기득권 세력들이 공멸을 맞기 위해 김을 일단 당총비서에 옹립하되 중요 정책은 당정치국 핵심인사들의 합의에의해 결정하는 이른바 「당적지배체제」가 등장할 것이라는 추론이다. ◎김정일 권력승계와 그이후/민족통일연 분석/애도끝나 10월10일까진 세습할듯/서방국가와 경제교류 가속화 전망 8일 김일성 사망 1주기를 맞아 김정일의 주석직승계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김정일의 권력승계 시점이 이제는 다가오지 않았느냐는 것이다.이렇게 보는 것은 북한이 지금까지 「애도기간」이라는 명분을 들어 그들의 권력승계지연을 설명해왔기 때문이다. 6일 통일원산하 민족통일연구원(원장 이병용)은 김의 권력승계가 7월8일이후 늦어도 10월10일까지 이뤄질 것이며 승계이후 대외정책은 김일성식 사회주의체제의 공고화와 동시에 서방국가와의 관계개선을 적극 추구해나갈 것이라는「김일성 사후1주기 북한정세동향과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민족통일연구원이 권력승계시점을 그렇게 보는 것은 8일을 기점으로 그들이 소위 말하는 「애도기간」이 종결됐기 때문이다.금수산의사당에 김일성 시신을 영구보존한다는 결정을 최근 발표한 것도 이와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또 하나는 지난달 11일 콸라룸푸르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경수로협상을 타결진데 이어 북·미연락사무소 개설이 이 시기안에 이뤄져 미국과의 실질적인 관계개선을 바라보게 됐기 때문이다.말하자면 지금까지 북한이 공식권력승계를 지연시켜온 여러 요인들이 소멸되는 시점이 이시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식승계시점과 관련,북한은 일단 김일성사후 북한체제의 생존을 위한 대외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안감힘을 써왔다.대일수교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북한체제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을 강도높게 제기하고 있는가 하면 「무역제일주의」를 내세워 나진·선봉등 자유무역지대에 대한 외국인 투자유치를 적극 도모하는 것은 바로 김정일의 「리더십만들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당총비서와 국가주석직 모두에 취임할 것이며 우선 당총비서직에 먼저 들어설 것으로 민족통일연구원은 보고 있다.현재 북한주민에 보급되고 있는 「축하의 노래」를 보면 가사1절은 김정일의 노동당 총비서 취임을,2절은국가주석 취임을 「과거형」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김정일이 권력을 그대로 승계하면 김은 북·미 경수로협상 타결을 내세워 서방과의 경제교류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란 점은 쉽게 예상된다.특히 지난 미국과의 경수로협상이 지연되면서 주춤해 온 외국의 투자유치는 나진·선봉지대를 중심으로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추측된다. 또 지난 1월에 이어 미국의 대북한 무역규제 완화조치가 추가로 행해질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정치·경제적 접근을 가속화 시킬 것도 자명한 일이라고 연구원은 보고 있다.여기에 쌀협상을 매개로 이뤄진 일본과의 수교협상재개를 최대한 활용,일본으로부터 전후배상금원조에 매달리며 경제활성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한은 개방의 확대가 가져올 예상외의 파장을 주시,사상교육을 강화해 「집안단속」에도 주력할 거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남정책은 여전히 「더딘 걸음」이 되지않겠느냐는 것이 이 연구원의 전망이다.지금까지 북한은 「김정일승계작업」을 해오는 동안 철저히한국배제전략에 몰두해왔고 이는 그들의 체제누수와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다만 북한은 관계개선을 이루려는 서방국가를 의식,한국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제협력은 「빠른걸음」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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