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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문구 자전적 단편 ‘소리나는 쪽으로 ‘

    70∼80년대 민주화 운동에 관한 한 소설가 이문구는 문단의 ‘대표선수’에해당한다. 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자실)를 만들어 간사를 맡았다.84년 창간한 ‘실천문학’은 자실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는 89년까지 이 계간지를 이끌었다. 그가 그 시기 자신의 모습을 회고한 ‘소리 나는 쪽으로 돌아보다’는 글을썼다. 그의 대표 중단편을 모은 ‘관촌수필’(나남출판)의 서문을 대신한 것이다.분량은 거의 단편소설에 가깝다.‘작가수업에서 민주화 시대까지’라는부제를 단 이 글은 나아가 자전적 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내용도 문학평론가 김인환의 지적처럼 ‘의도적인 풍자와 해학을 삽입하고인물의 행동을 상식 이하의 어리석은 짓으로 묘사하여 인물을 골계화함으로서 미적 거리를 유지하는’ 이문구 문학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1987년 6월10일,위궤양을 앓고 있던 그는 공복의 통증이 견딜 수 없어,최루탄이 턱밑에서 터지는 데도 지하도의 간이음식점으로내려가 김밥을 샀다. 결국 ‘수만 군중속에서스티로폼 도시락을 들고 김밥을 먹고 돌아다니는 놈은,실천문학사 발행인 하나 뿐’이었다는 것이다. 한번은 한 작가의 장남이 월간지에 취직하여 ‘통일염원 40년’이라는 원고를 청탁했다.“바쁜신 줄 알지만…”이라는 간곡한 요청에도 “바빠서가 아니구,여태 통일을 염원해본 적이 한번두 없어서 그려는겨.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거지,통일을 염원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거여”라며 “필자를 바꾸면 되잖여”라고 일갈했다는 것이다. 그는 1988년 신문의 사회면에서 자신의 이름이 이른바 운동권의 명망가들과나란히 들어있는 것을 보고, 남의 이름에 곁다리가 되지않도록 돌보자고 다짐했다고 한다.자신의 이름이 왜 문화면에 오르내리지 못하고,사회면 귀퉁이에 구색용으로 들어있는지 가슴이 메이더라는 얘기다. 그는 이처럼 “매사에 뒷걸음치기에나 부지런하던 겁쟁이가,징그러운 박씨유신시대에 감히 문인들과 꾸민 투쟁단체에서 별스럽지않은 일거리나마 맡아할 수 있었던 것은,문단의 선후배들의 애정과 그들의 불같은 정의감 덕분”이라면서도 “그러나 생리적 이유도 없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누구라도 청각장애자가 아니라면 소리나는 쪽을 돌아보게 마련인데,하물며 들리는 소리의 태반이 비명,신음,한숨이었던 어둠의 시대에는 자신도 남들처럼소리나는 쪽을 먼저 돌아보는 생리구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 성인전용 영화관 내년6월 개관

    빠르면 내년 6월부터 19세 이상의 성인만 출입할 수 있는 전용영화관이 생긴다. 정부는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성인영화 전용관의 설치를 골자로 하는 내용의 영화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최근 화제가 된 ‘거짓말’처럼 성(性)과 폭력 묘사가 지나친 영화를 등급외로 분류,전용관에서 상영할 수 있도록 했다. 등급외 전용관을 운영하려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허가절차 및 기준에 따라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개정안은 연소자를 등급외 전용관에 입장시키거나 전용관이 아닌 곳에서 등급외 영화를 상영한 사람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이도운기자
  • [발언대] 原電보도 폭로성 지양 객관시각서 다루길

    최근 월성원전 3호기와 울진원전 3호기 등 원전방사선 피폭문제 및 안전성에 대한 보도는 사실과 다르거나 과학적 검증이 없는 내용이 적지않다.특히열악한 정비환경에서도 국가 에너지 확보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과 원전 정비기술을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수준에 이른 정비 엔지니어들을 ‘작업인부’로 묘사하거나 실제 원자력발전소 운영실태와 다르게 보도하는 것은유감이다. 국내 원전의 실질적 정비작업은 한전기공 1,500여 직원들이 수행하고 있으며 전체 방사선 쪼임량의 60% 이상을 한전기공의 직원들이 점유하고 있다.최근의 방사선 쪼임 관련 보도에도 우리는 조금의 동요없이 국민생활에 폐를끼쳐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국가 기간산업인 원전 안전운전의 첨병으로 투철한 직업의식과 사명을 갖고 맡은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 현재의 원전 정비수준은 97% 이상 기술자립을 확보한 상태이며 핵연료 교체를 포함한 핵심기술은 미국 등 선진국에 수출하는 등 원전 정비기술 분야만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높은원전 이용률에 비해 낮은 설비고장발생률 등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필자는 15년 동안 원자력발전소 1차계통(방사선 관리구역) 기기정비를 담당해 오면서 수시로 방사선 관리구역에 출입하며 수많은 기기들을 돌보고 있다. 주업무가 핵연료 교체를 포함한 방사선 관리구역 내의 관련설비들을 정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방사선에 피폭될 확률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다 하겠다. 따라서 일부 언론보도나 단체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원자력발전소가 위험하고 방사능 노출로 인체에 피해를 줄 정도라면 이런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필자는 벌써 직업을 바꿨을 것이다. 또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 쪼임량 관리실태도 보도내용과 달리 선진국보다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고 규제 또한 철저하다.국내 원자력법에는 방사선 쪼임량 허용치를 연간 5,000밀리램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기준과같다.그러나 국내 원전은 98년부터 연간 2,000밀리램 이하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언론도 폭로성 보도를 자제하고 사실과 과학적 검증을 거쳐 객관적 시각에서 원자력발전소를다뤄 원전 안전성 확보에 공동으로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구능모[한전기공 고리1사업소 원자로부 기계1팀장]
  • KBS ‘태조 왕건’ 세트장서 고려궁 상량식

    ‘문이경사(聞而慶事)’란 말에서 지명이 유래됐다는 경북 문경시에 큰 잔치가 한판 벌어졌다. 10일 오후 백제와 신라를 이어주던 관문이 있는 문경시 새재도립공원안 용사골에 축포소리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2000년 3월4일 첫 방송을 띄울 KBS 150부작 대하사극 ‘태조 왕건’(극본 이환경 연출 김종선)의 주무대가 될 ‘고려궁’의 상량식이 거행된 것이다. 문경시로부터 2만여평의 부지를 무료로 제공받아 짓고 있는 세트장의 맨 위쪽에 자리잡은 이 궁은 높이 21m의 철골조 건물로 세워져 촬영이 끝나면 철거되는 다른 세트와 달리 영구히 촬영장소로 쓰일 수 있게 했다.아래쪽으로는 사비궁과 궁예궁으로 쓰이게 될 ‘새끼궁궐’을 비롯,47동의 기와집과 48동의 초가집,그리고 성벽 등이 세워진다.건물 면적만 1만2,000여평에 이르러‘고려 민속촌’이란 별칭이 붙어도 좋을 규모다. KBS가 부담하는 세트조성 예산은 모두 22억원.문경시(시장 김학문)가 지반다지기 공사와 도로·교량 개설 등에 12억원을 지원했다.다음달 하순 세트장을 완공해 10년간 KBS가 무상으로 사용하고 시에 소유권을 넘기기로 계약됐다.시는 이 세트장을 주변의 문경온천 등과 연계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날 상량식후 KBS아트비전측은 그동안 고증 등을 통해 복원한 후삼국과 고려시대 의상을 최수종 등 주요 출연진을 통해 선보였는데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색채와 활동성을 살린 패션이 조선조 의상과는 또다른 멋을 선보였다.고려 귀족여인의 옷은 현재의 한복과 반대로 치마를 윗저고리 위에 입은 것이특이했다.모두 1,200여점이 이번에 새로 제작됐다. 김 PD는 “해상무역에 일찍 눈을 뜬 왕건은 국제정세를 이용할 줄 아는 혜안을 갖고 있었고 적의 참모를 포용하며 민심을 굽어볼 줄 아는 큰 리더십의보유자”라며 “새천년 대륙으로 나아가는 기상과 민족화해의 통일을 지향하는 시대정신을 담기에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고려는 사료가 부족하고 당시 생활상에 대한 고증에도 어려움이 많아 TV 사극에서 철저히 외면당해 왔다.500년을 유지한 왕조임에도 조선왕조실록은 400권이 넘고 고려사는 11권에 불과하다.따라서 역사적 사실 여부를 놓고 재야학자들과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왕건이 29명의 부인과정략결혼 등으로 왕권을 유지해나간 부분과 당시 만연됐던 근친혼 묘사가 제작진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KBS는 편당 1억5,000만원의 제작비,세트장과 의상 재현에 들인 정성과 비용이 남다른 만큼 왕건 이후 역시 150작 분량으로 무신 최충현,삼별초,공민왕등으로 고려사 시리즈를 10년동안 이어간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문경 임병선기자 bsnim@*'왕건'役 최수종“제왕의 큰꿈 선굵게 연기” “왕건은요,자신보다 10살이 어린 부하에게도 항상 존대를 했대요.잘못을 저지른 부하도 과감히 끌어안을 줄 아는 남자였구요.뜻을 세우고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는 참을성을 지닌 점에도 많이 끌리더라구요”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의 주연으로 발탁돼 10일 상량식이 거행된 고려궁앞에 고려조 장군의 전투복을 입고 등장한 탤런트 최수종은 배역이 주는중압감 탓인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기 그지 없었다. “왕건에 대한 책도 구해 읽고 있지만 머리 속에 어떤 인물을 그리겠다는 생각은 될 수 있으면 지우려 하고 있다”는 그는 무엇보다도 왕건의 겸손함을부각시키려 노력했다. “해상왕 장보고보다 100년 이전의 사람인 왕건이 제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해상무역을 통해 익힌 국제정세를 보는 감각 덕분이었다”고 나름대로 해석력을 과시한 그는 한국의 영어명 ‘코리아’를 있게 한 고려인들의 기상을안방에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또 한 시대를 호흡하며 뜻을 함께 세우고 경쟁했던 견훤(서인석),궁예(김영철)와의 관계를 그려나가는 데도 중점을 두겠다는 그는 KBS-2TV ‘야망의 전설’에서 얌전한 귀공자 이미지를 벗고 선굵은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낸 전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임병선기자]
  • 여성단체협의회 방송3사 모니터

    “아들만 줄줄이 낳아 갖고 장모 말고 시어머니만 되기로 했어요”(KBS-1TV‘해뜨고 달뜨고’),“피차 끈 떨어진 뒤웅박 팔자 아니예요”(MBC-TV ‘날마다 행복해’),“부인들이 술만 잘 따라줘 봐요.왜 남자들이 술집에 가나”(SBS-TV ‘당신은 누구시길래’)TV 일일드라마에서 여성은 아직도 술따라주는데나 필요하고 남편곁에 있어야만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며 부모에게도 섭섭한 존재로 비하되고 있는 것으로드러났다.이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 모니터회가 지난달 18∼29일 2주간 공중파 3사 일일드라마를 모니터한 결과.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드라마가 제시하는 남성·여성상의 왜곡이 여전하다는 점.남성의 경우 턱없이 가부장의 권위만을 내세우거나(‘해뜨고…’의최부장,‘당신은…’의 동원장) 힘만 믿고 빈둥거리는 희화화된 묘사(‘날마다…’의 훈제,‘당신은…’의 호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여성 인물은 남성중심 시각에 대한 꾸준한 비판여론덕에 비중은 커졌으나 내용상으론 여전히 여성비하 사고의 투영상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홀로서지못하고 자식에 의존하는 여성가장(‘날마다…’ 순정 및 홍산댁),푼수끼 넘치는 남편 지상주의자들(‘당신은…’의 고장순,‘해뜨고…’의 윤경엄마),직장 및 동서간 관계에서 이기적이고 영악한 여성상(‘해뜨고…’ 김윤지,‘날마다…’ 오주란) 등이 대표적 사례. 등장인물 직업의 경우,기존의 몇몇 인기직에서 탈피,벤처기업인·출판사 직원·학습지 교사·사서 등 다양한 직업군이 고루 등장했으나 여성들은 가정형편상 어쩔수 없이 일을 갖거나 (‘해뜨고…’의 지영),직장생활에서의 만족감이 거의 부각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또 속옷회사가 무대인 점을 빌미로 개연성없는 노출장면이 남발되거나(‘날마다…’),한의사가 진맥을하면서 환자의 손목을 더듬는 등(‘해뜨고…’) 전문직 몰이해 및 희화화도여전했다. 반면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위주이던 데서 탈피,다양한 가족형태가 제시되고 있는 대목은 현실을 잘 반영한 것으로 꼽혔다. 주부중심 (‘날마다…’‘해뜨고…’) 또는 편부가정(‘해뜨고…’)이 등장하는가 하면 권위주의적 대가족과 개성 강한 민주가정의 대립(‘당신은…’)등도 나타나 가족을 둘러싼 급속한 세태변화를 읽게 하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연극계에도 거센‘性담론’바람

    영화 ‘거짓말’에서 탤런트 서갑숙의 성체험 에세이까지,올 한해 우리 사회를 강타한 성담론이 연극계로도 번지고 있다.20일부터 문예회관 대극장에서공연되는 극단 미학의 ‘뽕’(차범석 극본,정일성 연출)과 12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무대에 오르는 우리극장의 ‘룰루’(프랑크 베데킨트 작,김종성연출)는,속칭 대학로 뒷골목의 ‘벗는 연극’과 달리 성을 진지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두 작품은 각각 1920년대 한국 하층민(뽕)과 19세기말 독일 상류사회(룰루)를 배경으로 성을 통해 본 다양한 인간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뽕’은 극단 미학의 대표 겸 연출가인 정일성씨가 우리의 정서와 전통을되살리려는 의도로 만든 ‘스토리 시어터(이야기 극장)’의 첫 작품.사실주의 작가 나도향의 단편소설로,배우 이미숙이 주연한 영화 등 스크린으로는여러차례 옮겨졌지만 연극무대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투전에 눈이 멀어 밖으로 나도는 무능한 남편을 둔 안협집은 빼어난 외모로뭇사내들을 유혹한다.몸주고 돈버는 일에 재미를 붙인 안협집은 남편이 돌아오면 노름밑천을 주어 내보내기까지 하는데….영화 ‘뽕’이 워낙 ‘야한 작품’으로 소문난 탓에 어떻게 무대위에 형상화될지가 관심거리다.정일성씨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성을 생명력있게 묘사한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살릴 것”이라며 ‘품격있는 에로티시즘’을 자신했다. 동시통역사,영화배우,MC로 활약중인 지적인 외모의 배유정이 안협집으로 변신하고,연극배우 겸 탤런트 김명수가 남편역을 연기한다.무대장치는 가급적배제하고,배우의 연기에 집중한 새로운 형식의 연극으로 꾸며진다.28일까지. (02)745-9884. 19세기말 독일 표현주의 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룰루’는 몸파는 여인 룰루의 입을 빌어 ‘여성성’과 ‘성의 해방’을 주장한다.적나라한 성묘사로 발표되자마자 판금됐던 이 작품은 지난 89년에야 해금됐으며,이후 독일·프랑스 등에서 오페라·무용 등으로 재창작됐다.10년전 원작의 일부분을초연했던 우리극장은 이번에 전체 4시간분량의 극을 절반으로 압축해 무대에 올린다. 12세때 양아버지 쉬고르에 의해 ‘거리의 여인’이 된 룰루는 쉐엔 박사를만나 상류사회에 발을 디딘다.쉐엔 박사는 룰루를 나이많은 골박사에게 시집보내고,룰루는 여유로운 생활에 만족하지만 곧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슈바르츠와 사랑에 빠지는 등 통제되지 않은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극중 룰루가 만나는 남자들은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취급하거나,명예·권력욕의 상징으로 여기는 등 이 시대 남성상을 대변한다. 연출자 김종성씨는 “인간의 욕망과 거짓된 도덕관 등을 보여줄 것”이라고말했다.등장인물들의 동물적 속성을 묘사하기 위해 프롤로그 20여분간 진행되는 동춘서커스의 묘기도 볼거리이다.20일까지.(02)2234-0586이순녀기자 coral@
  • “타도 MS” 리눅스법인 새달 뜬다

    전세계 소프트웨어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법원의 ‘독점적지위’ 판결로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MS에 대항하는움직임들이 본격화하고 있다.전세계 PC 운용체계(OS)의 90% 이상을 장악한 MS윈도의 ‘독점’에 맞서기 위해 광범한 대안(代案) 소프트웨어 개발이 추진되고 있으며 이용자들의 ‘반(反)MS’정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나모인터랙티브와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는 9일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을 결집해 다음달 1일 대규모 리눅스 전문 합작법인을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나모는 인터넷 홈페이지 저작도구인 ‘나모 웹에디터’,안철수연구소는 컴퓨터바이러스 백신 ‘V3’로 각각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회사들이다.이들이 윈도를 대체할 OS로 불리는 리눅스용 프로그램을개발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전망이다. 이들은 모든 유망 소프트웨어를 리눅스용으로 개발한다는 방침 아래,1차로나모 웹에디터,나모 두레박(인터넷 검색엔진),V3,앤디(보안 솔루션)등의 리눅스판을 선보일 계획이다.이에 앞서 지난달 미지리서치가 출시한 워드프로세서‘아래한글’의 리눅스판도 현재 폭발적인 인기 속에 팔리고 있다. 또 인터넷광고 전문 소프트웨어회사인 애드게이터컴도 이날 윈도의 시작·종료 및 바탕화면에 MS의 로고 대신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그림을 넣을 수있는 ‘애드게이터’라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이용자의 의사과 상관없이자동으로 뜨는 윈도 로고화면 대신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을 띄울 수 있어 큰인기를 얻고 있다. 컴퓨터 이용자들과 네티즌들의 반MS 정서도 두드러진다.특히 최근 MS가 최근 출시한 국가별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에이지 오브 킹’에서 한국을 아예빼버린데 대해 항의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전에 나온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서 고조선을 일본의 식민지로 묘사하더니 이번에는아예 한국을 세계지도에서 없애버렸다”고 성토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제18회 한국 미술대전 구상계열 대상 이성현씨

    한국미술협회 주최 제1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2부(구상계열)에서 이성현(李成鉉·39·서울 송파동 167)씨가 출품한 한국화 ‘휴면기의 산책’이 영예의대상을 차지했다. 8일 한국미술협회가 발표한 심사결과에서 우수상에는 한국화 부문에서 송환아(29·서울 종로구 안국동 94)씨의 ‘’99 존재의 현전(現前)’이,양화 부문에서 김미혜(44·천안시 다가동 신성아파트 4의 204)씨의 ‘정(情)’이 각각 뽑혔고 판화 부문에서는 오현철(29·서울 구로구 개봉본동 127의14)씨의‘A→Ω(P-1)’,조각 부문에서는 강시권(28·제주시 용담2동 2621의9)씨의‘해빙시대-1999 타임캡슐’이 각각 선정됐다.4개 부문에 모두 2,022점이 응모한 이번 미술대전에서는 대상과 우수상 외에 특선 33점, 입선 324점 등 총362점이 입상했다. 대상작 ‘휴면기의 산책’은 가을걷이가 끝난 논밭의 메마르고 뒤엉킨 옥수수단과 잡초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채색과 수묵을 사용하여 한국 정서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수상자 이씨는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해오다 4∼5년 전부터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면서 “오랜만에 전통적인 산수화가 대상을 받아 한층 기쁘다”고말했다. 수상작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며 시상식은 개막 당일 오후 2시에 있을 예정이다. 다음은 부문별 특선자 명단. ●한국화=김경수 조용백 노병렬 하용주 박충호 김형현 김옥경 우종택 강수영 천태자 조경주 김명숙 ●양화=오유화 김정호 이태순 박병우 장동문 김미자 정성복 설희자 김계환 김상우 권영석 진정식 박유미 이정희 ●판화=정희경 문지연 배선미 ●조각=강신영 박찬걸 김래환 강민석김재영기자 kjykjy@
  • [현상과 전망 21세기 미술](11)충격 속에서 감동 찾기

    영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센세이션‘전이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97년 런던의 로얄 아카데미에서,98년과 올 초 베를린의 함버거 반호프에서 개최됐던 이 전시회는 지난달 2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열리며 그 뒤 일본을 순회 전시한다.영국서 활동하고 있는 젊고 참신한 30대의 작가 42명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지난 세기에 제리코,쿠르베,마네,그리고 인상파 작가들이 과감하게 자신의가치관을 표현했듯이,이번에 전시되는 영국의 젊은 작가들은 일반인들이 편안하게 느끼지 않는 것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감동적’이다.현대의 생활과 예술에서 느끼는 사랑과 성,낭비와 풍요,학대와 폭력,질병과 죽음,철학,혼동 등 여러 모순과 아이러니를 오감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온갖지각을 총동원하여 감상할 수 있는 전시이다. 리차드 빌링햄은 가엾고 힘없는 부모의 일상적인 삶의 현실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알콜 중독,문신,구토물 등 그들의 어쩔 수없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작가 자신의 불쌍한 부모에 대한 따뜻한이해와 사랑과 애절함을 느끼게 한다.제이크와 디노 채프만의 작품 ‘죽음의 행위’는 19세기 고야의 ‘전쟁의 참해’ 에칭 연작을 조각화한 것이다.푸른 눈의 어린 소녀 마네킹들이 서로 붙어 휠라 운동화를 신고서 소녀의 코와 입을 남녀의 성기로 대신한 모습과 함께 숲속에서 소녀들이 동성애하는 모습 등은 가히 충격적이다. 마커스 하버는 어린 아이 유괴범,미라의 얼굴을 경찰서의 흑백몽타주 사진처럼 실제 어린이들의 손을 이용해 대형으로 제작,런던 전시 때 항의 시위를 받기도 한 문제의 작품이다. 데미안 헐스트는 밀폐된 공간에서 파리들에 의해 부패되는 쇠고기 덩어리를 설치해 전시장 전체에 쾌쾌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크리스 오필리는 나이지리아계 흑인 영국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코끼리 똥 등을 이용하여 화려하게 장식하는 잘 알려진 작가이다.뉴욕 시민들의 항의와 함께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가 종교와 신성을 모독했다면서 브루클린박물관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조치를 내린 직접적인동기가 된 작품이 오필리의 코끼리 똥과 포르노 잡지를 콜라쥬한 ‘성모 마리아’이다.브루클린 미술관은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700만달러를 뉴욕시에서 지원받았는데 뉴욕타임스 및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시장과 다투는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 클린턴여사까지 가세한 이번 전시 소동으로 미술관은 센세이셔널한(놀랄만한) 관람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전시 작품들은 영국 젊은 작가의 작품을 집중 수집하고 있는 광고재벌 찰스 사치의 개인 소장품인데 이번 전시는 단순한 센세이션을 일으킨데 그치지 않고 영국 미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너무 과감해 남들이 회피한 작품을 사들인 소장가의 과감한 안목은 물론 항의시위,법정비화에도 불구하고 물의를 일으킨 전시를 지속시킨 ‘예술적’ 환경이 돋보이는 전시회였다. 박규형(갤러리 현대 디렉터)
  • ‘작가적 연출자’ 박종원감독 ‘송어’ 주말 개봉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머리를 치받아 자살해버린다는 얼음물고기 송어. 6일 개봉되는 박종원 감독(42)의 새 영화 ‘송어’는 바로 이러한 송어의 결곡한 속성과 인간의 구질구질한 생명력을 대비시킨 ‘심리 스릴러’다.송어의 결벽에 비하면 거짓과 위선을 일삼으며 구명도생(苟命徒生)하는 인간의몰골이란 얼마나 같잖은 것인가.‘송어’가 겨냥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내면에 태연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악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다. 영화는 산골에서 송어 양식장을 하며 살아가는 독신남 창현(황인성)에게 다섯명의 도시 손님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친구인 민수(설경구)·정화(강수연)부부,병관(김세동)·영숙(이항나)부부,그리고 정화의 여동생 세화(이은주). 이들은 모처럼만의 재회를 즐기지만 각각 다른 욕망의 ‘오감도’를 그려나가고,일행 사이엔 어느새 묘한 불안감이 감돈다.옛 애인사이인 창현과 정화는 아직도 연애감정의 흔적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세화는 창현에게 접근해 삼각관계의 한 축이 된다.그런가하면 순박한 산골소년 태주(김인권)는 세화를 몰래 사랑하고,육욕에 눈먼 영숙은 낯선 사냥꾼에 몸을 맡긴다.흔히 볼수 있는 통속극의 구도다. ‘송어’는 이처럼 그리 새롭지 않은 삽화적 사건들을 나열하고 설명하기에 바쁘다.이렇다할 극적 반전과 긴박감이 없는 만큼 전반적으로 나른하다.모든 크고 작은 일들은 예측가능한 범주안에 놓여 있거나 우연에 기댄다.동어반복 혹은 과잉묘사의 혐의도 짙다.한 예로 태주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악다구니 장면에서는 절제의 미덕이 필요했다.또 사냥꾼들은 왜 막무가내로 거칠게만 그려져야 하는지 최소한 심리적 동기라도 암시했어야 하지않을까.영화는 구멍난 타이어로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가고 총상을 입은 병관이 치료도 받지 않고 기적처럼 낫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설명 없이 어물쩍넘어간다.세부묘사는 영화의 큰 틀을 짓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리얼리티에 관한한 ‘송어’는 설 땅이 없다. ‘송어’가 강렬한 잔상을 남기지 못하는 데는 등장인물에 대한 성격묘사가 모호한 것도 한 몫 한다.주인공격인 창현은 비루한 세상과는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살아가는 송어 같은 인물이다.하지만 그는 은자로서의 어떠한 관조적 태도도 반어적 냉소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무색무취한 무룡태 정도로 그려질 뿐이다.배우들의 연기 또한 지나치게 표피적이다.강수연과 황인성의 평면연기는 작품속에 녹아들지 못하고,설경구와 김세동의 연극조 과장연기는 스크린에 어울리지 않는다. ‘송어’에는 엽사(獵師)라는 한자말이 일상어로 등장한다.사냥꾼을 높여부르는 말이 엽사일진대,영화의 주인공들이 사냥꾼 때문에 봉변을 당하면서도 스스로 존대를 붙이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감독은 영상과 아울러 언어를다루는 종합예술가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종원 감독은 지난 10년동안 ‘구로아리랑’(89년)·‘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92년)·‘영원한 제국’(95년)등 단 3편으로 대표적인 중견감독 반열에 오른 ‘행운아’다.‘작가적 연출자’란 평도 따르는 그에게 과작은 오히려 힘이 될 수 있다.그러나 4년만에나온 ‘송어’는 작품의 완결성면에서 수준 이하다.감독의 감각에는 이미 청태가 낀듯 더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송어’에 대해서는 그나마 건강한 주제의식에서 위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김종면기자 jmkim@
  • [대한광장] 죽음이 없다면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1946년에 발표한 소설 ‘인간이면 누구나다 죽는다’는 죽음을 모르는 한 불사적인 인간의 가능성을 묘사한 책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어떤 영약의 힘으로 이 세상에서 죽음이 없는 영원한 삶을살게 된다.옛날 진나라의 시황제가 찾던 불로초의 효험을 훨씬 능가하는 영약이었던 모양이다.저자는 이 소설에서 죽음이 삶에 대해 더이상 한계를 지우지 않는데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삶의 기쁨,체험의 가능성,사회의 유대 및책임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였다. 그렇다.죽지 않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이라고는 없다.그에게 있어서 고통과 기쁨은 결정적인 것이 아니다.그런 것들은 진지하지도 않고 유희적이며피상적인 것이 될지도 모른다.주인공이 바치는 어떤 희생이나 헌신도 죽어야만 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의의나 의미를 지니지 못할 것이다. 떨어지는 나뭇잎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한번쯤 생각하게 되는 가을은그 어느 계절보다도 죽음이 더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빨갛게 물들어가는 현란한단풍을 보면서 나도 마지막 순간에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하는 반성과 바람을 동시에 가져보기도 한다. 누구나 다 죽을 수밖에 없는 미약한 인간존재이지만 막상 그 죽음이 자기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심지어 그 죽음이 막상 자신에게 바짝 다가왔을 때에는 어떤 수단과 방법이라도 다 동원해 거기서 멀리 도망치고자 하는 존재가 우리 인간이다. 우리 대부분은 죽음이 그렇게 일찍 찾아오지 않는다고 느끼며 살아간다.그러므로 죽음이 멀리 있고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느껴져 때로는 삶이 부패되고 나태해진다.그러나 그렇게 멀리 있는 것처럼 여겨지던 죽음이 막상 아주가까이 와 있다고 느낄 때에는 그 전보다는 훨씬 진지하고 개선된 삶을 찾게 되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곧 죽음이 가까이 왔을 때에야 비로소 사랑이 더깊어지거나 열정적으로 될 뿐만 아니라 이로 말미암아 삶 전체가 풍요롭게변화된다. 바꾸어 말하면 곧 다가올 죽음이 삶에 깊이를 더해준다는 것이다.어떤 영약의 힘으로 영원히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할 때 그 순간부터이미 그 삶은 기쁨이 사라질 것이다.삶에서 모험과 긴장은 사라지고,인생에서 중요한 것은아무 것도 없다.친구와 다투어도,헤어져도 화해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남을위한 봉사와 희생,책임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할 것이다.더욱이 죽음이 없다면 삶은 전혀 고마운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사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죽는다는 것은 한 인간의 삶에서 개화되는 모든 가능성을 한꺼번에 막아버린다는 뜻이고,실재 세계에서 인간을 완전하게 결별시키는 하나의 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죽음에 수반되는 모든 현상,곧 세상의 하직,주위 가족이나 친지들과의 영원한 이별,지금까지 이룩해 놓은 모든 업적의 상실 등이 지금까지 걸어온 삶이 마치 허구인양 만들기 때문에 죽음이 우리를 거기서 도망치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죽음은 우리가 거기서 아무리 멀리 도망친다 해도 우리 곁을 떠나지않는, 우리 인간실존의 한 부분이다.시몬 드 보부아르의 소설이 말해주듯이죽음은 인간적 삶에 속해 있는 것이며,죽음에 입각하여 비로소 삶은인간적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대의학의 힘이 인간의 생명을 무한히 연장시키고 죽음을 요원한 미래로밀어버리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된다.깊어가는가을에 한번쯤 생각해 보는 죽음이 우리를 움츠리게 하기보다는 지금 현재의삶을 더욱 희망적이고 적극적이 되도록 만들 때 그 죽음이 곧 내 삶의 일부분으로 변화되지 않겠는가?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의 아름다움이 마지막 순간에 발하는 아름다움인것처럼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아름답기 위해 죽음은 언제나 가까운 내 친구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11월을 시작한다. [李東益 가톨릭대교수·윤리신학]
  • [대한시론] 主敵이 변하고 있다

    미국의 퇴역장군인 콜린 파월대장은 그의 35년의 군생활중 처음 30년과 그다음 5년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를 실감나게 설명하고 있다.처음 30년 동안은 단순했다.이 기간 미국의 전략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봉쇄였다. 전략의 목표는 팽창하는 공산주의를 군사적으로,정치적으로,사상적으로 억제하는 것이었다.적은 하나였고 이러한 전략은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었다.소련의 3만개의 핵무기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도 3만개 핵무기를 제조했고양측은 유럽을 국경으로 40여년 동안 대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일순간에 바뀌었다.파월대장은 고르바초프와의 역사적 미팅을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고르바초프는 세계를 움직여 왔던 구모델이 이제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맞은 편에 앉아있던 미 국무장관 슐츠를 향하여 말하기를 “슐츠장관,이제 나는 냉전을 종식하려고 합니다”고 한 뒤 파월을 향하여 “장군,당신은 이제 새로운 적을찾아 나서야 할거요”라고 말한다. 파월은 갑작스런 발언에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나는 다른 적을 찾고 싶지 않다.당신은 내가 상대하기에 좋은 적이었다.당신이 거기에 앉아서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세계를 움직여 왔던 모든 규칙과 정치구조,그리고 가정(假定)들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그런 뒤 1991년 12월 구소련은국가로서의 시스템을 마감하고 그들의 가치,믿음,경제시스템의 붕괴를 맞게된다. 역사를 보면 변화는 천천히,그리고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비연속적이고도 큰 폭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인터넷을 기반으로 한디지털경제는 지금까지의 경제를 움직여 왔던 이론,규칙,틀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다. 정보가 디지털화되면 모든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은 0과 1로 구성된 비트로저장되어 빛의 속도로 인터넷을 통하여 전파된다.이렇게 되면 국가간의 벽은무너지고 사업영역도 경계도 없어지게 된다. 경쟁은 경쟁자뿐만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곳으로부터 발생한다.주적(主敵)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최대 서점인 반즈 엔 노블의 경쟁자는 다른 서점이 아니라 인터넷회사인 ‘아마존’이 되어버렸다. 미국 최대의 증권회사인 메릴린치의 경쟁자는 기존의 다른 증권사가 아닌‘이트레이드사’이다.은행의 경쟁자로 마이크로 소프트나 인튜이트(Intuit)와 같은 소프트웨어회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인 민츠버그는 그의 책 ‘전략기획의 흥망성쇠(The Rise and Fall of Strategic Planning)’에서 전통적 전략기획의 오류는 현재의 기업환경에 근거해 미래를 예상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간에는 모 탤런트의 성고백서가 화제가 되고 있다.검찰은 음란성 여부를내사했고 언론은 호들갑을 떨어 책은 많이 팔릴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성인영화 전용관을 만드는 문제가 유해성 여부를 판단하느라 몇 년 동안 매듭을 못 짓고 표류하는 동안 우리의 청소년들은 이미 사이버 포르노를 통해 안방 깊숙한 곳에서 포르노물을 본 지가 오래되었다.접근의 용이성과 막강한 전파력을 앞세운 인터넷 포르노는 과거 음란물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모 탤런트의 성고백서의 대부분이 성행위 묘사로채워져있다 해도 불법 음란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인터넷 포르노에는 각종 변태적인 성과 인간성을 왜곡하는 사이트가수두룩하다.과거의 음란물은 불량 아이들이 먼저 접했다. 그들이 유통경로를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 음란물은 착하거나,머리가 좋거나,부유하거나를 가리지 않는다.여기에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음란물에 있어서 눈에 보이는 책이나 영화가 문제가 아니다.모든 영역에서 우리가 관심을 쏟아야 할 주적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金孝錫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 현정숙 화초·야생화展

    현정숙전이 단성갤러리에서 11월2일까지 열리고 있다.(02)735-5588.작가가다루는 소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일반적인 풍경과 함께 야생화 및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초들이 대부분이다. 평론가 신항섭은 “소재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치밀한 묘사력에서 작가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다”면서 구도 및 구성에서 좀더 명쾌하고 선명한 감각 및세상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주문하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외언내언] 연예인과 포르노

    한 연예인이 쓴 성(性) 고백서를 두고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저질 포르노물’에 불과할 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묵살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용기있는 고백이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다’고 부추기는 사람도 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尹亮重)는 최근 음란 논란을 빚고 있는 탤런트 서갑숙의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를 청소년유해도서로 분류하고 ‘19세 미만 구독불가’로 판정을 내렸다.결정 이유는 ‘한여성이 여러 남성을 상대로 무분별하게 벌이는 성행위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성애·혼음 등 변태적 성행위를 기술하고 있어청소년의 성윤리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과연 책의 면면은 강간에서 일렉트라 콤플렉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으로 구색을 갖추는 등 다분히 의도적이고 상업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여기에다 한 인터뷰에서책을 쓴 장본인은 ‘O양의 비디오’ 같은 자신의 비디오 테이프가 시중에 흘러나올 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9년 염재만의 ‘반노’가 대법원까지 가는 지루한 논쟁 끝에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 소설과 영화·만화·잡지 등에서 끊임없이 음란성이 논의돼 왔다.물론 예술에서 표현의 자유는 개인의 자유확장과 사회개방화 추세라는 측면에서 아무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그래서 성을 음지나 양지,도덕의 잣대로 재려는 것은 구태스러운 일이다.또 음란성으로 말하면 이번 성 체험서보다 더 혐오스러운 포르노물들이 얼마든지 널려 있다.이 책이왜 파문을 일으켰는지,조작된 파문이 아닌가 하고 의심될 정도다. 다만 이 책을 쓴 사람이 연예인이라는 것이 문제다.연예인은 공인이자 청소년의 우상으로 학교의 교사 못지않게 언동에서 조심해야 할 위치다.본인은‘억압되고 어두운 곳에 숨겨진 성’을 밝은 세상으로 이끌어내는 데 ‘사명감과 확신에 불타 있다’고 하지만 포르노 배우를 자처한다고 해도 연예인의 자유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무명의 전환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발상은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누를 끼치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 상업주의는 있을 수 있으나 ‘표현의 자유’와 ‘용기있는 고백’을 구별하지 못하면 타락과 윤리부재의 늪은 골이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더구나 우리의 정서는 청소년보호 측면에서 ‘음란물과의 전쟁’을 벌이는 현실이다.‘용기와 자유’를 앞세워 모든 것이 옹호된다면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왜곡되고 말 것이다.연예인은 연예인답게 먼저 자신의 기량으로 탤런트를 인정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세기 논설위원
  • ‘거짓말’ 다시 등급보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등급분류 소위원회는 지난 26일 밤 2개월간의 등급보류 기간을 거쳐 재심 요청된 ‘거짓말’을 심의,다시 등급보류 결정을 내렸다.‘거짓말’제작사인 신씨네는 2개월 전 등급보류 판정을 받은 필름에서상영시간 5분 가량의 필름을 잘라 내고 재심을 신청했으나 “과도한 성묘사와 음란성 등으로 인해 현행 등급분류에 적합치 않다”는 판정을 다시 받았다. 김종면기자 jmkim@
  • [화제의 책]

    ■ 정운영교수가 던지는 사회비판·반성 시평집 논객으로 정평이 난 경기대 정운영 교수가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사회에 던지는 비판과 반성의 시평집이다. 최근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 엮었다.국제통화기금(IMF) 개입부터올 상반기까지 우리 사회의 어지럽고 참담했던 실상을 수기 형식으로 적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비판하면서 침몰 위기에 빠진한국경제의 실상과 정치현실을 질타하는 등 특유의 ‘삐딱하게 세상 바라보기’를 시도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지만 밑바닥에는 경제학자의 시선이 깔려 있다. ■ 소수민족의 독특한 삶·언어 소개한 문화기행 세계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수민족의 독특한 삶과 언어를 컬러 사진과함께 묶은 문화 기행. 저자인 관동대 연호택 교수는 지구촌 오지의 소수민족 풍습을 연구하기 위해 지구촌 곳곳을 직접 다녀왔다. 연 교수는 파키스탄의 장수마을 ‘훈자’에서부터 뉴질랜드의 ‘마오라족’에 이르기까지 12개국의 오지마을을 답사했다. 연 교수는문명인의 ‘그릇된 오만’으로 무시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고유한 문화와 풍습을 간직한 채 자신만만하게 지내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그는 “깊숙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렸다”고 밝힌다. ■ 학교교육의 붕괴현장 생생히 묘사 ‘수업 종소리가 고문받으러 가라는 소리로 들린다는 고교생들,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 쩔쩔매는 교사들…’.학교 교육의 붕괴현장을 선입견없이 내시경으로 들여다 보듯 살펴본다. 다소 충격적인 이 책은 이른바 문제아로 찍힌 학생들,친구들에게 소외된 학생들을 위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저자는 그러나 청소년들의 자생력을 믿으며 이 자생력이 학생과 교사,나아가 학교 전체를 구원해줄 진실한 ‘학교종’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여성신문에 ‘지금 교실에선’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년간 연재된교육에세이를 묶은 것이다.인기방송 드라마 ‘학교’에서도 이 에세이를 소재로 활용했었다. [정기홍기자]
  • 법관 성적순 임용 않는다

    앞으로 신규 법관의 임용 기준이 성적위주에서 기본소양과 자질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대법원은 18일 그동안 성적 위주로 뽑던 법관 임용방식에서 벗어나 ‘법관임용심사위원회’를 구성,법관으로서 소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탈락시키기로 했다. 이는 사시 합격 인력의 대폭 증원과 맞물려 일부 소장법관의 자질을 문제삼는 안팎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다,최근 신모 전 판사가 서해교전이 우리 당국의 공작에 의해 일어난 것처럼 묘사한 글을 PC통신에 게재한사건 등이 계기가 됐다. 이에 따라 지도교수들로 하여금 사법연수원생의 품행과 자질을 지도·채점토록하는 한편 법관임용심사위원회에서 문제 연수생을 가려내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법조일원화 차원에서 우수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변호사를 대거 영입하고 ▲법관직급제를 완화하기 위해 2년 이상 근무한 법원장을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직교류하는 인사개선안도 마련중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조용한 연극 ‘도쿄 노트’ 한국 노크

    화려한 연출이나 사건,배우의 감정 묘사는 철저히 배제된다.오로지 희곡이가진 대사의 힘에만 의존한다.일본 현대 연극의 신경향인 ‘조용한 연극’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가 자신의 극단 세이넨단과 함께 ‘도쿄 노트’로 한국을 찾아온다. 22∼2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일 ‘도쿄 노트’는 무대 전환이나특별한 조명없이 배우들의 대화로만 진행되는 히라타 오리자 연극의 대표작. 배우가 관객을 등지고 말을 하거나 동시에 여러 대화가 엇갈리는 등 연극의일반 법칙을 무시하는 일본 현대극의 특징을 엿볼수 있는 무대이다. 대규모 전쟁이 유럽을 휩쓸고 있는 2004년 도쿄를 배경으로 작은 미술관에모인 4명의 남매가 주고받는 일상사에 관한 얘기가 기둥줄거리이다.20여명의 연기자가 출연하고,무대 한가운데 설치된 멀티비전을 통해 한글자막이 나온다. 세이넨단은 83년 히라타 오리자가 창단한 극단으로,구어체와 문어체를 뒤섞은 파격적인 스타일의 작품을 매년 무대에 올려 일본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있다.1년간 한국에서 어학을 공부한 경험이 있는 히라타 오리자는 88년 ‘빛의 나라’등 한국에 관한 3부작을 만들었고,93년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서울시민’이란 작품을 한국어로 공연하기도 했다.내한기간중 23일 오후 2시에는 워크숍,24일 오후5시에는 심포지엄이 열린다.(02)580-1412이순녀기자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8) 한수산’욕망의 거리’

    한수산 필화사건의 전말을 가장 적절하게 묘사한 이문재 시인의 글(레이디경향 1988년 11월)은 이렇게 시작된다.“1981년 5월28일 오후 3시,중앙일보사 편집국 문화부.문화부장을 찾는 직통전화가 걸려온다.‘보안사령부 X소령입니다.제주에 살고 있는 한수산씨의 집주소와 전화번호를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정중했지만 차갑고 딱딱한 목소리였다.이 한 통의 전화로 이튿날부터 끔찍한 사건이 저질러진다.이른바 한수산 필화사건….”문학평론가 정규웅 (당시)문화부장은 좋잖은 예감으로 즉각 연재소설 ‘욕망의 거리’를 검토하기 시작했다.이미 1980년 5월1일부터 시작된 이 장편은미모의 30대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하게 도심 속의 욕망을 추적하는중이었는데,아무리 뒤져도 관계 당국의 비위를 거슬릴만한 구절이나 반정부적인 요소는 없었으나 다만 아래 구절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 “어쩌다 텔리비전 뉴스에서 만나게 되는 얼굴,정부의 고위관리가 이상스레촌스런 모자를 쓰고 탄광촌 같은 델 찾아가서 그 지방의 아낙네들과 악수하는 경우,그 관리는돌아가는 차 속에서면 다 잊을게 뻔한데도 자기네들의 이런저런 사정을 보고 들어 주는 게 황공스럽기만 해서,그 관리가 내미는 손을 잡고 수줍게 웃는 얼굴,바로 그 얼굴들은 언제나 그렇게 닮아 있어서 그것이 모내기 하는 논둑이든,산동네 빈민촌이든,탄광촌이든 항시 같은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였다.”(317회)박회장과 함께 잠자리에 들면서 세희는 박회장 집에서 보았던 죽은 부인의사진을 떠올렸는데,그 ‘부자 사모님 얼굴에서 탄광촌 여인의 모습’을 왜떠올렸는지 자신도 모른다고 소설은 서술하고 있다.그리고 다음 장면을 또보자. “월남전 참전 용사라는 걸 언제나 황금빛 훈장처럼 닦으며 사는 수위는 키가 크고 건장했다.그는 지금도 그 수위 복장에 대해서 남모를 긍지를 가지고 있는 듯 싶었다.내가 월남에 있을 때 말이야,그러니까 그때가 서기 일천구백 몇 년인가 하면…그렇게 그는 시간 나는대로 자서전을 썼었다.그리고 그럴 때면 그는 자신의 그 꼴같지않게 교통순경의 제복을 닮은 수위제복을 여간 자랑스러워 하지않는 눈치였다.하옇든 세상에 남자놈 치고 시원치 않은게 몇 종류가 있지.그 첫째가 제복 좋아하는 자들이라니까.그런 자들 중에는 군대 갔다온 얘기 빼놓으면 할 얘기가 없는 자들이 또 있게 마련이지.”(324회)세희의 남동생 경태는 사장이 유일하게 애첩의 집에까지 데려갈 정도로 신임을 받는데,다른 회사의 스카웃 제의를 받아들여 사직원을 냈건만,사장은 일을 다 배운 뒤에는 도로 자기 회사로 오라고 간단히 잘라버린다.화가 난 경태가 사무실을 나오며 수위를 보고 떠오르는 잡념들을 묘사한 대목이다. 그나마 문제가 된다면 이 구절이겠거니 예견하고 있던 차에 드디어 사건은터졌다.5월29일 오전 10시 경,언제나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복되듯이낯선 중년들에 의하여 정규웅부장은 검은 세단에 태워져 끌려갔다.중앙일보에서는 손기상(당시 편집국장대리,현 삼성문화재단 상무),권영빈(당시 문예중앙 주간,현 중앙일보 주간),허술(당시 출판국 부장)이 연행 당했고,엇비슷한 시각에 한수산은 제주에서 항공편으로 압송 당했으며,박정만 시인(당시고려원 편집부장) 역시 끌려 들어갔다.빙고동 보안사 대공분실이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4회 부산국제영화제 14-23일 열려

    20세기 마지막 해를 장식할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답게 올 부산영화제에는 국제 영화계의 거물감독들이 대거 참석한다.‘책상서랍 속의 동화’로 ’99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거머쥔 장이모 감독은 유현목 감독·원로배우 황정순씨와 함께 핸드프린팅행사를 펼친다.또 데즈카 오사무의 아들로 ‘백치’를 감독한 데즈카 마코토,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딸로 ‘처녀자살소동’을 만든 소피아 코폴라,‘쥐잡이’를 선보이는 영국의 여성감독 린 램지,‘컵’을 출품한 부탄의승려감독 키엔체 노르부 등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부산영화제의 차림표는 어느해보다도 풍성하다.수영만 야외상영장과남포동 일대 극장가에 풀어놓을 영화는 54개국 211편.압바스 키아로스타미·장이모·리트윅 가탁 같은 거장들의 신작이 있는가 하면,프루트 챈·장위엔·부르노 뒤몽 등 주목받는 신진감독들의 작품도 고루 섞여 있다.개·폐막작으로는 한국의 ‘박하사탕’(감독 이창동)과 중국 장이모감독의 ‘책상서랍속의 동화’가 상영된다. 영화의 바다에서 견져올릴 월척급 작품들로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개막작?박하사탕 무기력의 극한에 이른 한 중년 사내의 개인사를 통해 얼룩진 한국사를 추체험.‘초록 물고기’로 한국사회의 폐부를 드러내 보인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현대사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간다. ■ 폐막작?책상서랍 속의 동화 중국 5세대와 6세대 감독을 아우르며 새로운 리얼리즘미학을 선보이고 있는 장이모 감독의 신작. 열세살 난 대리교사의 이야기를통해 중국 시골의 교육현장을 들여다 봤다.이란 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영화에서 볼 수 있는 천진난만함이 스며있는 맑은 영화. ■ 아시아영화?쌍생아 ‘일본의 데이비드 린치’‘사이버 펑크의 귀재’로 불리는 쓰카모토 신야 작품.에도가와 람포의 동명소설을 영상에 옮겼다.서로 다른 운명의길을 걷던 쌍둥이가 한 여인을 축으로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철남’‘동경의 주먹’‘총알발레’ 등에서 감독이 보여준 기괴한 이미지가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살아 있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그리고 삶은계속된다’‘올리브 나무 사이로’ 등 ‘이란 북부 3부작’으로 잘 알려진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영화.이란 접경지역 쿠르드 마을의 독특한 장례의식을 매개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기록영화에 가까운 담백함이 키아로스타미 영화의 특징. ?그해 불꽃놀이는 유난히 화려했다 6,000만원짜리 초저예산 영화 ‘메이드인 홍콩’에 이어 프루트 챈 감독이 만든 홍콩반환 3부작의 두번째 작품.중국 반환막?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직업군인들이 은행털이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춤 춤과 팬터마임,연극이 혼합된 인도의 전통예술인 카타칼리의 대가 쿤히쿠탄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인도 영화.감독은 샤지 카룬.1930년대인도 남부의 케랄라를 배경으로 삼았다. ?구름에 가린 별 사티야지트 레이·므리날 센과 함께 인도영화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리트윅 가탁 감독 작품.벵갈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풍습 등을 탐구했다.오늘날 인도영화의 새로운 세대인 마니카울·쿠마르 샤하니·아두르고파라크리슈나 같은 감독들은 모두 그의 제자다. ?황토지‘사람과 대지’ 사이의 관계를 살핀 중국 5세대 감독 첸 카이거의대표작.1939년,팔로군의 한 병사가 민요를 수집하기 위해 가난한 마을 산시성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지평선이 화면 상단 3분의 2까지 올라오는 특이한구도가 눈길을 끈다. ?라쇼몽 ‘일본 영화계의 천황’ 구로사와 아키라의 출세작.1951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일본영화로서 본격적으로 해외에 알려진 첫 작품.숲속에서 일어난 사무라이 살인사건을 여러 인물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풀어간다.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형이상학적 물음을 던지는 영화. ?오발탄 지난 56년 ‘교차로’로 데뷔한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한 가족을 통해 당시 한국사회 문제를 다뤘다.리얼리즘 정신을 유지하면서도 모던한 방식으로 현실을 드러내고있다는 평. ■유럽영화?내 어머니의 모든 것 스페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열네번째 작품.간호사 마누엘라는 사고로 죽은 아들이 남긴 노트 속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글을 읽는다.그리고 성전환으로 여성이 된 남편을 찾으러바르셀로나로 떠난다.양성애와 동성애에 대한 분방한 묘사,초현실적인 발상,그로테스크한 유머 등이 그의 영화의 특징. ?8월말,9월초 불치병을 앓던 친구의 죽음으로 변화해가는 주변 사람들의 삶을 통해 프랑스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죽음의 풍속도를 그렸다.감독은 90년대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올리비에 아사야스.그는 홍콩 여배우 장만옥과 결혼,화제를 낳기도 했다. ■애니메이션?모노노케 공주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개발지와원시림이 공존하던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를 배경으로 인간과 자연,그리고 환경파괴 문제를 다뤘다.97년 일본 개봉 당시 1,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작이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영화의 입장료는 1편에 4,000원(개·폐막식 8,000원).입장권 예매는 부산은행 전국 지점망과 서울의 서울극장·시네코아·중앙시네마 등에서 실시하며,인터넷 홈페이지(www.piff.org)로도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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