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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9.끝)사랑과 맛

    페미니스트가 들으면 발끈할지도 모르지만 절망에 빠지고 좌절한 남자에게는 여성이 세상과 닿는 통로이며 자기 존재를 확인 시켜주는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사랑에 빠질 때 그렇다는 말이고 어느만큼 지나면 서로 냉정한 타인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헤밍웨이의 초기 단편에 보면 전장에서 돌아온 젊은이의 허무와 자폐증에 대한 심리 묘사가 곳곳에 나온다.죽음의 본질 비슷한 것을 곳곳에서 엿보고 돌아온 자는 생이 덧없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눈치채게 된다.군대에서는 의학적으로 ‘전쟁 공포증’이니 ‘야전 신경증’ 정도로 다루고 후송과 ‘휴양’을 강조하고 있다. 휴양 중의 행위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여자와의 접촉이다.성행위를 하든 안하든 간에 여성과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최소한간호만 받아도 안정을 되찾는다.그래서 나이팅게일 이후 ‘무기여 안녕’에 이르기까지 전장의 병사들에게 여성은 ‘천사’나 다름없다.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와 제대를 하고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보낸 일년은 악몽이었다.우선 아무런 의욕이 없었고 밖에 나가기도 싫어하고생각도 없고 누구와 말도 하기 싫고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했다.사나흘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냥 누워서 잠이 깼다가 다시 돌아누워잠들었다가 하면서 보낸 적도 있었다.즉 폭력의 상처 때문에 남과의사회적인 접촉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없으므로 자폐되는 것이다.밤에는 눈 멀뚱히 뜨고 일어나 앉아서 담배나 피워 대다가 해가 번히 뜬대낮에 죽은 것처럼 자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한번은 자고 있는데 고등학생이던 아우가 내 몸을 건너 뛰다가 잘못하여 팔을 밟았고 나는번개 같이 일어나 손에 닿는 대로 잡아서 후려쳤다.화병으로 머리를때렸으니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나고 아이 머리도 터져서 피투성이가되었다.그리고 또 어떤 날은 잠 자다가 일어나 마당으로 뛰어나가서땅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했다.이러니 온 식구들이 공포에 질렸을 밖에.어머니가 목사님을 청해다가 안수기도도 올리며 법석을 떨었다.나는 어느 잡지에 나온 글을 읽다가 그 주소에다 대고 편지를 쓰는 것으로 밤을 새우기 시작한다.상대가 누구인지 나이가 몇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나는 나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이해 시키려 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그렇게 편지를쓰는 행위를 통해서 내가 생각이 있고 느낌이 있고 살아 있다는 것을확인한다. 내게는 어쨌든 내 존재를 비쳐주고 확인시켜줄 타인이라는거울이 필요했던 셈이다. 몇 통의 편지를 연달아 쓰고나면 날이 훤하게 밝았고 그것을 우체통에 갖다 집어 넣고 나서야 하루를 살았다는강열한 의욕이 생겼다.나는 젊어서부터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던 사람이고 ‘좋은 글을 쓰겠다’라는 생각은 전장의 위험 속에서도 거의강박관념이었다. 내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복한 사생활을 위해서가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여생으로서의 삶을 위해서였다.뭔가 끄적여보려고 했지만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던 제대 이후에 나는 편지라는형식을 통해서 수십장씩의 ‘자기 표현’을 할 수가 있었다.요즈음은인터넷이 있어서 ‘자폐’는 묘하게 은페되어 있다.혼자 독방에 앉아누구와도 직접 관계하지 않으면서 컴퓨터가 세상으로나가는 ‘창’이라고 착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드디어 ‘왜 그러십니까?’식의 한 줄짜리 답장이 상대에게서 날아왔고 접촉이 시작 되었다.나는 그네를 만나러 시청 앞의 어느 찻집에나갔고 내 옷 차림새만을 전해둔 뒤였지만 상대의 반응이 없어서 그네가 과연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젊은 여성이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자리로 갈 뿐이었다.결국 두 시간쯤 기다린 뒤에 그네가 오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찻집을 나오게 된다.그러나 혹시 그네가 살그머니 왔다가 먼데서 관찰만 하고 돌아갔을지도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곳을 떠나면서도 조바심이 났다. 나는 주소를 가지고 그네의 집을 찾아 가기로 한다.이런 행동은 자기최면의 성격이 더욱 강해서 다른 가능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아직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도 믿을 수가 없으며 그러나 자기 표현에목마른 젊은이들이 불가항력적인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는 편집증에대하여 잘 안다. 이를테면 빈센트 반 고호가 사촌누이에게 구애하려고 찾아가서 만나 주기를 청하고 거절당하자, 거실의 촛불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이 손가락이 타는 동안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부르짖던 절박한 광경이 떠오른다. 빈센트는 그 뒤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던 창녀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날은 마침 추석 전날이라 달이 휘영청 밝았고 골목길마다 전 부치고 고기 굽는 냄새로 귀가하는 이들은 발걸음이 빨랐고 인기척도 일찍 끊겼다. 나는 주소지 근처에서 웬 아이를 만나서 길을 묻게 되고그애가 그네의 남동생이라는 걸 알게 된다.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네를 드디어 만났다.짧은 글에서 본대로 그네는 부드럽고 침착한 성격이었고 내 자폐증을 서서히 치유 받게 되었다.그네는 그날 다른 장소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이름의 찻집이 있었던것이다.나는 어쨌든 그 무렵의 다른 제대한 젊은이들처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그리고 그네의 인도에 의하여 세상으로 서서히 돌아왔다. 아마 초겨울이었을 것이다.전라선 기차의 창가로 싸락눈이 부딪혀 날려가던 게 생각이 나니까.그때는 단풍철도 다 끝나서 기차에 승객도별로 없었다.내장산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싸락눈에 살짝 덮여 있었다.함박눈이 덮이면 더욱 풍성한 눈꽃이 피어나겠지만 싸락눈이 희끗희끗 덮인 나무와 산등성이들은 초로의 여인네처럼 조금 쓸쓸해 보였다.귀틀집을 독채로 여러 채 지어 놓은 방갈로들이 유원지에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벽난로가 없고 방 한 가운데에 투박한 석탄쇠난로가 있었다.장작을 잔뜩 집어넣고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다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오솔길에는 싸락눈이 얼어서 뾰죽뾰죽한 성에가바사삭 부서지고 유리창도 꽃처럼 얼어붙었다.나는 산장의 아침 밥상에서 처음으로 ‘고들빼기’ 맛을 보았다.서울에서 자란 나는 물론이고 경기도가 고향인 그네도 고들빼기를 처음 보고 이름도 처음 들었다.쌉쌀하고 풀향내 나는 잎과 아삭이며 씹히는 뿌리의 맛이 여간 독특하지가 않다.고들빼기를 소금물에 며칠동안 담가 쓴맛을 우려내어멸치 젓국에 찹쌀풀과 갖은 양념을 버무려 실파와 함께 담그었다가일주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그리고 한 겨울에까지 눈 속에 남아있는 돌미나리와 냉이는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옛 시처럼싱그럽다.모시조개 넣고 된장 고추장에 끓인 ‘냉이 토장국’은 옛날의 잊혀진 사진 같이 정겨웁다.겨울의 하얀 냉기 속에서 봄날의 풀꽃들을 찾아내는 기쁨 같은 것이다.돌미나리 김치와 파래김치 같은 맛들은 묵은 김장 김치며 기름진 육것으로 포위된 듯한 한 겨울에 봄을재촉하는 방안 화초의 물기어린 방향과도 같다.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시리즈를 이번 회로 끝맺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신간 맛보기

    ■평화의 나무 김대중(오수 글·그림,도서출판 MK 펴냄)김대중대통령일대기를 두권으로 엮은 전기만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김대통령관련 책으로는 첫 주자가 될듯. 1권에선 가난한 섬마을 소년이 정치에 입문하기까지,2권은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끝에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을 받기까지 역정을 소개했다. 김대통령 측근인사 및 고향인 전남 하의도 주민들 현장취재를 바탕으로 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한화갑 최고위원,최재승·설훈 의원등이 감수했다.지은이는 현재 한 스포츠지에 스포츠만화를 연재중.각권 7,000원. ■명화로 읽는 성서(고종희 지음,한길아트 펴냄) 성서 내용을 다룬그림과 화가에 관한 이야기.‘낙원에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라는소재를 마사초(1401∼28)는 영감 넘치게 묘사한 반면 그의 선배 마솔리노는 무미건조하게 그려 대조된다.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가 에로틱한 여인으로 둔갑하는 등 르네상스시대의 베네치아에서는 성화에서조차 에로티시즘을 추구했으나 천박하지 않게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한다.6세기 이전까지 태양의 신아폴론의 모습으로 수염 없이 그려진 예수,천사 등의 주요부분을 가리도록 수정된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만찬’등 흥미진진한 일화들을쉽게 풀어썼다.2만5,000원■베트남의 신화와 전설(무경 엮음)/베트남의 기이한 옛이야기(완서지음,박희병 옮김,돌베개 펴냄)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고전들.민간 전승 신화와 전설을 15세기에 한문으로 기록한 ‘영남척괴열전’과 16세기 걸작 고전소설 ‘전기만록’(傳奇漫錄)을 번역했다. 앞의 책은 베트남 민중의 상상력과 세계관이 녹아 있는 건국신화와풍속,영웅 등에 관한 이야기 22편으로,우리의 ‘삼국유사’와 견줄만한 베트남의 역사·문화적 자료의 보고다.뒤의 책에는 중국의 침략주의와 현실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은 단편소설 20편을 실었다.우리의 ‘금오신화’에 비견된다.8,500원 1만5,000원■거대기계지식(플로리안 뢰처 지음,박진희 옮김,생각의나무 펴냄)사이버 시대의 올바른 지식사회 구축을 위해 첨단지식정보의 형성과정에 도사린 도전과 위험을 점검한 책.사이버 공간으로 인한 우리 생활의 변화를 살피면서,모든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거대지식보고의건설 가능성을 인터넷 기술에서 발견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상업화와 검열 강화,선·후진국간 정보 격차 등을문제점으로 지적한다.로베르트 베르졸라는 제조비 3달러인 CD롬을 30달러에 파는 선진국 거대기업과,설탕을 제조원가에도 못미치는 파운드당 15센트에 파는 개발도상국을 비교하며 파행적인 시장구조속의새로운 식민주의를 염려한다.1만5,000원
  • 북한 풍향계

    ■북한은 최근 풍치가 좋은 60여곳에 새 명승지·유원지를 조성했다고 평양방송이 20일 전했다. 평양방송은 “사계절 절경인 북방의 칠보산으로부터 ‘황해 금강’장수산 열두굽이,동해의 명승 송도원과 지하금강 룡문대굴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있는 명승지들이 태고적부터 간직된 자기의 독특한 모습을 노동당시대에 와서 더욱 아름답게 펼쳐놓게 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김옥균(金玉均) 등이 일으킨 갑신정변을 ‘우리나라 첫 부르주아 개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평양방송이 전했다. 갑신정변은 1884년 12월 김옥균을 주축으로 하는 개화당이 우정국낙성식 축하연을 계기로 정변을 일으켰으나 청나라 세력 등에 의해 3일 만에 실패로 돌아갔다. 평양방송은 일부 사학자들이 갑신정변을 ‘일본의 조정 밑에 친일파가 일으킨 궁중사변’으로 묘사하고 있으나 이것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난폭한 왜곡,날조’라고 주장했다.
  • ‘들꽃 화가‘ 김재학 인사동서 그림전

    “매발톱꽃처럼 실내에서 기르는 야생화도 있지만 만병초같은 꽃은백두산이나 설악산등 깊은 산 꼭대기에 무리지어 사는 고산식물입니다.흔한 게 야생화 같지만 야생화야말로 정말 만나기 쉽지 않은 꽃이에요.개화기가 1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제대로 관찰하고 그리기가어렵지요”‘들꽃 화가’ 김재학(48)이 지난 봄,여름, 가을에 걸쳐 그린 청초한들꽃 그림들을 서울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선보인다. 19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열리는 ‘김재학-들꽃그림전’.그의 그림꽃밭에는 온갖 들꽃들이 넘실댄다.아래쪽 꽃잎 하나가 불룩한 주머니 모양을 한 야생란 복주머니꽃,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져 서로 마음을 졸인다는 상사화,곱디고운 붉은 꽃이 기울어진 줄기 끝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금낭화….이번 전시에는4∼6호 가량의 소품 60여점이 나온다.120만원선(4호기준)이면 그림을장만할 수 있다. 작가가 들꽃 그림에 매료된 것은 지난 96년부터.한국수채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재능을 보이던 그에게 삼성그룹이 캘린더용 꽃그림을 의뢰한 게 계기가 됐다.그 뒤 300여종의 들꽃을 그리면서 묘사력과 대상에 대한 해석력을 키웠다.이에 힘입어 내년부터 2005년까지정보통신부의 의뢰로 매년 5종씩 25종의 들꽃 우표 그림을 그리는 행운도 잡았다. 한 개인이 이처럼 많은 우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퍽 드문 일이다. 김재학이 화가로 입신하기까지는 야생화처럼 강인한 의지가 밑바탕이됐다.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한 그는 주물공장 노동자,디스크 자키 등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았다.한편으론 미술학원 등에서허드렛일을 해주며 미술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그림을 좋아하던 그가직업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은 차트병으로 군대생활을 하면서다. 개머리판 하나 그리지 못하는 허울좋은 미대 출신 동료들의 허상을 보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혹자는 구상화가들은 이 세상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그러나 의식이 있는 작가라면 구상이나 비구상 따위의 경계는애당초 의미가 없는 것.김재학은 자연에 순응하며 나름의 꽃을 피워내는 들꽃의 모습에서숨겨진 생명의 이치를 읽어낸다.그리고 그것을사진같이 정밀한 들꽃 그림으로 표현한다. “때로 따분한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들꽃 그림을 그려나갈 작정입니다.꽃보다 배경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게 훨씬 어렵군요” 들꽃은 김재학 그림의 영원한 화재이자 존재 이유다. 김종면기자
  • “환경호르몬 이렇게 피하세요”

    환경정의시민연대 소속 ‘다음을 지키는 엄마 모임(다지모·대표 박명숙)’은 14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숨어있는환경호르몬을 찾아라’는 주제로 주부설명회를 갖고 환경호르몬의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생활수칙을 제시했다. 다지모는 ▲벽지 자주 갈지 않기 ▲벽지 도배시 합성풀 사용하지 않기 ▲합성수지 바닥재 사용하지 않기 ▲합성세제 사용하지 않기 ▲플라스틱 장난감 사주지 않기 ▲랩 및 플라스틱 용기 사용하지 않기 ▲전신 목욕 자주 하지 않기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방·거실·주방·욕조 등에 있는 환경 호르몬의 실태를 상세히 묘사한 ‘실내 조감도’도 공개했다. 다지모는 “벽지와 바닥재,침대 매트리스 및 커버,전기 장판,장롱,화장대,좀약,전자모기향 등 집안의 많은 물건이 환경호르몬을 함유하고 있다”면서 “환경 호르몬 검출 물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려는의지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사망일기’ 인터넷 연재 中암환자 끝내 숨져

    “당신의 육체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당신의 백절불굴(百折不屈)의정신은 우리에게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문장으로 영원한 친구 루요우칭(陸幼靑)선생을 애도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인터넷 친구,주웨이롄(朱威廉)). 웹사이트에 암(癌)투병기인 ‘사신(死神)과의 약속’을 연재,생명에대해 낙관적 태도를 보여 전세계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킨 화제의 주인공인 루요우칭이 끝내 숨졌다.지난 8월3일부터 10월23일까지 롱슈샤(榕樹下·www.rongshu.com)사이트에 암투병 일기를장기 연재한 루요우칭이 11일 오전 6시 50분 상하이(上海) 푸타(普陀)의원에서 3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12일보도했다. 지난 94년 경부암 선고를 받은 루는 외과수술과 방사선치료 등을 받았으나,많은 고통과 경비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고 혼자 힘으로 죽음과 맞서며 이 ‘죽음의 신’과의 투쟁을 벌였다.암투병중 자신의 죽음과의 싸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그는 2개월 20일 동안 경부암에 걸리게 된 원인과 절망감과의 싸움등을 솔직하고 생생한 일기체로 묘사했다. 첫 일기가 나간 후 하루에 3,000명 이상의 전세계 네티즌들이 “당신은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이라는 등의 글을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렸다.‘절망 속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평가를 받은 이 일기 내용은북경청년보에 기획 시리즈로 연재된 데 이어,지난달에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출판됐다. 상하이 푸둥(浦東)의 부동산회사 부사장을 지낸 루는 자신의 질병을시적으로 해석하고 죽음을 앞두고 담담한 모습을 보여 연일 중국 신문과 TV토크쇼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하루 일기의 첫머리에 “나는 이 투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나는지금 나의 투쟁을 질병과 죽음간의 대화,오후에 마시는 한잔의 커피에서 풍기는 향기와 같은 것으로 받아들인다”라고 적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朴금성청장 사퇴 전말

    박금성(朴金成)서울경찰청장의 중도퇴진은 학력 허위 기재가 계기가됐지만 호남 편중인사 시비를 무마하기 위한 정치적인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태의 전말 박 청장의 학력문제는 한 중앙일간지 만평에 박 청장이 ‘목포고’출신으로 묘사되면서 해당 학교 졸업생이 해당 언론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그동안 박 청장은 인사 때마다 ‘목포고’ 출신으로 발표돼 의심하지 않았던 대목이었지만 다음날(7일자) 해당 언론사는 ‘목포고가 아닌 목포해양고로 바로잡는다’는 고침 기사를 내보냈다. 경찰청 출입기자들은 곧 인사기록카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이 과정에서 출신고 부분이 볼펜 지우개로 지워진 채 타이프글씨로 ‘목포해양고’로 수정된 것을 확인했다.아울러 지난 67년부터 69년까지 3년동안 조선대 법률학과에 다닌 것으로 돼 있었으나 군복무기간(66년에서 69년까지)과 겹친다는 사실도 추가로 발견했다. 기자들은 다시 조선대에 확인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조선대 학적과에서는 ‘박금성’이 한 사람 있기는 하지만 동명이인이라는 응답이돌아왔다. 박 청장은 “97년말 모 시사주간지에 자신의 출신고가 목포고로 잘못 기재돼 언론사에 이의를 제기했고,이후 인사기록 카드가 잘못된사실을 발견해 정정했다”고 해명했다.조선대 관련부분에 대해서는“입대후 부대장이 야간대학에 다니는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로 야간대3학년에 편입해 청강생으로 다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청은 9일 오후 4시20분쯤 박청장의 사직서 제출을 공식발표했다.박청장은 같은 시각 서울경찰청장실을 나와 1층에 있던 직원들과 악수를 한 뒤 청사를 떠났다.기자들의 잇따른 질문과 인터뷰요청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초고속 승진과 최단기 퇴임 98년 3월 총경에서 경무관인 서울 101경비단장으로 승진한 그는 불과 2년 8개월만에 총경에서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경찰 내부에서도 비난이 적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학력 허위 기재와 경찰 내외 여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취임 이틀만에사표를 제출했다. ■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박청장 개인 문제이기도 하나 편중인사 시비 중 터져나와 경찰 조직과정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박 청장의 후임으로는 이팔호(李八浩)경찰대 학장의 기용이 점쳐진다.치안정감 승진자는 이대길(李大吉)경기경찰청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후임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노르웨이에서 돌아오는14일 이후에 임명될 전망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통일교육 기본계획 확정/ 北사회상 있는 그대로 담기로

    앞으로의 교과서에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추상적인 서술은 사라지고객관적이고 구체적인 묘사가 등장한다. 정부는 7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 주재로 통일교육심의위원회를 열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할 내년도 통일교육 기본계획과 통일교육 기본지침서를 심의,확정했다. 정부는 현재의 일년별 통일교육기본계획시스템을 중장기로 발전시키고 연도별 통일교육실적 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통일교육에 대한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할 예정이다.또 이달 중 민간통일교육기관 협의체인 통일교육협의회를 설립,지원키로 했다.이날 확정된2001년 통일교육기본지침서에는 북한사회의 단편적 모습이 아닌 기본운영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북한사회의 모습’,남북정상회담 이후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는 ‘평화공존을 위한 노력’,‘통일의 미래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 등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 집필,2002년에 배포될 교과서에는 평화통일의 당위성과 방법,민족공동체의 번영과 통일국가의 모습 등이 반영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겨울독서계 노크한 소설 두 권

    여러 모로 대조적인 소설집 한 권과 장편소설 한 권이 눈길을 끈다. 69년생의 박성원은 7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 ‘나를 훔쳐라’(문학 과지성사)에서 가짜의 진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되풀이 묻고 있다. 발표 당시부터 주목되었던 단편 ‘댈러웨이의 창’에서는 댈러웨이라 는 사진작가가 신화처럼 거론되다가 결국 댈러웨이는 실존 인물이 아 니라 가공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그러나 이를 알게 된 주인 공은 “진실은 애당초 없거나,있다 해도 우리가 절대로 거기에 도달 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게 진실”임을 깨닫는다. 반면 67년생의 여성 작가 고은주의 ‘여자의 계절’(문학사상사)은 문학성보다는 독자의 흥미를 더 염두에 둔 듯한 성적 소재의 장편이 다.문학잡지에 게재될 당시부터 절제하지 않는 대담한 성적 묘사로 관심을 모았다.작가는 30대 여성 4명의 성생활의 묘사를 통해 남녀의 삶 전체를 조명하고 더불어 인간의 궁극적 문제를 언급하고자 한다 지만 스토리는 너무 통속적이고 성적 묘사는 저급한 호기심을 유발하 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김재영기자
  • 그림에 담은 ‘상쇠’ 김용배의 삶

    “상쇠 김용배의 꽹과리를 내리치는 손에는 관음보살 치맛가락의 선 율보다 더 섬세한 신기가 감돈다고 도올 김용옥은 말했습니다.도올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김용배의 소리에는 서늘한 광기,영혼을 움직이는 힘 같은 것이 배어 있어요.안타깝게 죽은 ‘소리의 구도자’ 김용배 의 예술혼을 기리는 마음에서 그의 삶을 다룬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 다” 한국화가 이소영(33·경남대 강사·사진)이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동숭동 한국문화예술진흥원 2전시실에서 색다른 분위기의 그림 을 선보인다. 출품작은 가로 23m의 두루마리 그림 ‘음의 빛깔’을 비롯,‘왕릉- 시·공 공존’‘사물놀이 4인방’등 10여점.모두 국악인 김용배의 삶 을 다룬 것이다.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단연 ‘음의 빛깔’이다.작가 는 이 스토리가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그중 하나가 이시동도법(異時同圖法),즉 시간을 달리해 같은 인물의 이야 기를 펼쳐가는 방식이다.중국 돈황석굴의 ‘사신사호도(捨身飼虎圖) ’가 부처의 본생담을 효율적으로 묘사하고 있듯이 ‘음의빛깔’은 한 전설적인 뜬쇠의 삶의 내력을 소상히 전해준다. 김홍도의 ‘무동’과 신윤복의 ‘월하정인’을 패러디해 그려 넣은 것도 눈여겨 볼 대목.주요한의 ‘불놀이’,헤르만 헤세의 ‘그는 어 둠 속을 갔다’ 등의 시구도 써넣었다.“중국 동진의 고개지는 글을 설명하는 일환으로 ‘열녀도’ 등의 그림을 그렸지만 나는 그림의 분 위기를 살리기 위해 시구를 사용합니다” 작가는 이 그림을 하나의 시나리오(구성 이건수)를 바탕으로 해 그렸다. 김종면기자
  • 미니 시사

    ◆ 포르노그래칙 어페어.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의 화두를 성담론으로 들끓게 했던 프레데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2월2일 개봉)는 사랑과 섹스의 경계에 대해 깊은 시선으로 물음표를 찍는다.영화는 여주인공 나탈리 베이에게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었다. 제목만으로 순진하게 포르노그래픽일 거라고 오해하진 말 것.감독이묘사하려 한 건 섹스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과 성적 판타지다.그래서 남녀 주인공의 섹스는 질척거리거나 과장된 분위기를 내지 않는다. 여자(나탈리 베이)는 늘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오던 성적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어 포르노잡지 광고로 섹스파트너를 구한다.그렇게 만난 남자(세르지 로페즈)와는 통성명도 하지 않은 채 호텔로 향한다.계약된 만남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남녀는 사랑을 느끼고 갈등한다.위태로운 현실의 사랑을 택할 것인가,영원히 판타지를 간직한 익명의 만남으로 접을 것인가. 두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카메라는 단 한번도 밀회장면을 공개하지 않는다.판타지를깨트리지 않기 위해서다.중간중간 남녀가 각자 화면밖을 향해 솔직한 심경의 변화를 인터뷰하는 설정도감상포인트다. ◆ 필로우 북. 지난 여름 ‘8½ 우먼’으로 극단적인 남성 성의식을 그렸던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필로우 북’(The Pillow Book·12월2일 개봉).난해한 시선을 가진 그가 이번엔 문자텍스트에 주목하고 육체를 매개로 현란하고 대담한 영상파티를 벌인다.‘필로우 북’은 10세기 일본헤이안시대의 여류작가 세이 쇼나곤이 쓴 같은 이름의 일기.13권의책을 근거로 13가지 주제로 전개되는 영화에는 어찌보면 ‘문자’가주인공같다.감독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전달 장치로 ‘한자’를 선택했다. 일본 서예가의 딸로 태어난 나키코(비비안 우)는 책을 펴내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산다.어렸을적 아버지의 육체를 유린한 출판업자에게사랑하는 남자까지 희생당하자 복수를 계획한다.이 모든 과정의 메시지들을 나키코는 남자들의 육체를 종이삼아 한자로 재현한다.퍼포먼스를 보는 듯 독특하다 못해 낯선 화법의 영화다.나키코의 연인역은이완 맥그리거. 황수정기자
  • 방송 또 선정성!

    지난 8월 박지원 당시 문화부장관이 ‘장관자리를 걸고’ 퇴폐 프로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잠깐 주춤했던 방송의 선정성이 다시 위험수위로 ‘원위치’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를 더 이상 않겠다’는 결의는 잠시뿐,지상파·케이블TV 가릴 것 없이 너도나도 ‘성(性) 끼워팔기’에 정신없이 뛰고 나섰다.그러나 정작 TV프로의 선정성 여부를 가려내고 제재조치를 취해야할 방송위원회의 자세는 소극적이다.경고,시청자에 대한 사과방송 등징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사들은 ‘꿀밤 한대 맞는다’는 식이다. 지난주 SBS ‘한밤의 TV연예’.인기가수 백지영씨의 포르노테이프에대해 상대편 남자의 진술을 여과없이 내보내 프로그램의 ‘성가’를드높였다.‘한밤…’은 연예인 사생활을 시시콜콜 파헤친다는 비난이끊이지 않지만, 그 덕분에 연예 정보프로그램 중 시청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청자 사과,연출정지 명령을 받는 등 화려한 전력의 인천방송(iTV)‘김형곤쇼’는 결국 방송위원회의 ‘프로그램 중지 명령’이라는 극약처방을 받았다.지나친성적묘사와 전직 대통령에 대한희화화가 그 이유다.그러나 제작진은 ‘우리보다 더한 곳도 얼마든지많은데’하며 사뭇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힘없는 방송사라 시범 케이스로 당했다”는 얘기도 일부에서 들린다. 케이블TV의 선정성은 지상파 TV를 능가한다.뮤직비디오,수입영화의외설적인 내용은 말할 것도 없다.아예 ‘성인 취향’을 내세우고 자체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곳도 있다.특히 코미디TV의 ‘라이브 색시(色時)쇼’프로는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진행을 맡은 컬트삼총사는 초미니에 끈티 차림의 ‘야한걸’들을 앉혀놓고 스타킹을 신겨주는가 하면,이들의 몸속에 얼음을 집어넣고 온몸을 더듬으며 누가빨리 꺼내나를 겨룬다. 패자에 대한 벌칙은 여성출연자 입에 물린 바나나를 손 안대고 까먹기다. 코미디TV도 지난 10월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았지만 끄떡없다.한 관계자는 “김형곤쇼가 방송중지 당한 게 남의 일 같지는 않지만 우리식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라며 아예 배째라식이다. 방송진흥원 최영묵 연구팀장은 “지상파는 케이블을,케이블은인터넷방송을 벤치마킹하며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경쟁만 할 뿐 브레이크가없다”고 지적한다. 방송위원회가 올 출범후 내린 주의, 경고,시청자사과 등 제재는 총 600여 건이나 된다. 그러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별 실효가 없다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실시되는 프로그램 등급제 역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더 심화시킬 우려도 많다.‘19세 이상가’등으로 등급을 표시하게 되면 TV는 아마 지금보다 더 많은 선정·폭력물을 보여줄 공산이 크기때문이다. 방송위원회의 제구실이 절실해지고 있다. 허윤주기자 rara@
  • ‘김형곤 쇼’ 방송중지 명령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28일 지나치게 선정적인 성적 묘사와전직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내용을 장시간 방송한 경인방송(iTV) ‘김형곤 쇼’에 대해 ‘프로그램 중지’와 ‘관계자 징계’를 명령했다. 방송위가 선정성 등을 이유로 지상파 방송의 특정 프로그램에 대해방송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방송위는 또 같은 방송사의 ‘마법의 성’에 대해서는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을 내렸다.
  • 日아쿠타가와상 받은 교포작가 현월

    올해 초 일본의 권위 있는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재일교포 작가 현월(玄月·본명 玄峰豪·35)의 수상작 ‘그늘의 집’한국어판(문학동네)이 출간됐다.이에 맞춰 작가도 내한,23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문학관 등을 피력했다. 중편 ‘그늘의 집’은 재일 한국인의 슬픈 과거사를 밑그림으로 하면서도 기존의 재일교포 작가들과는 달리 교포들의 한이나 특이성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보편적인 실존을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일흔다섯 살의 주인공은 오사카 빈민촌에서 육십팔년 간을 살아온 재일교포 2세로 태평양전쟁 때 징용나가 손목이 잘리고 똑똑한 아들도비명횡사하는 등 불행한 인물.그러나 작품은 이뤄놓은 것 하나 없는현실적 비참함 속에 죽음을 앞둔 노인의 의외로 담담한 추억,재일교포 사회라는 딱지를 뛰어넘는 인간동네의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인간관계 등을 건조한 문체로 잡아내고 있다. 기자 간담회에서 현월은 교포2세로서 정체성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체성 문제는 대부분의 재일 교포들이 겪는다“면서 “그냥 일본인으로사는 사람도 있고 한국을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 경우는 후자다.모국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30대 중반인 지금 이런 현실을 그냥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2,500평 대지에 수백채의 바라크가 들어차 한국의 빈민가 쪽방을 연상시키는 소설 속 한국인 집단촌은 실존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학교 다닐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그와 비슷한 집단촌에 산 사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늘의 집’에서는 두 건의 집단폭행 장면이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당시 친구의 그 동네에서 집단린치 같은 것이 있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면서 “부모의 경험과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늘의 집’에서 묘사된 집단촌이 일본 독자들에게는 비열하고 야만적으로 비쳐질 수 있는데 어떻게 읽히길 바라는가라는 질문에 현월은 “소설 읽는 방식은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하다고 생각한다.일본독자들이 소설을 그냥 ‘픽션’으로 받아들이리라 생각한다”고 여유있게 받아넘겼다.소설쓰는방식에 관해서도 “미리 주제를 설정한 뒤 시작하고 싶지 않다”며 “그렇게 하면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되고 주제에 길들여지는 이런 방식은 재미없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야구,중학생 때는 럭비,고교 시절에는 아르바이트와 연애에 몰두했다고 수상 당시 말한 작가는 “재일교포로서 대학을 나와도 취직 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학에 안갔고 사실 공부에 별로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후 부친의 오사카 구두공장을 대신 운영해오면서 일과후 창작에 몰입한다고 한다.한국어판 ‘그늘의 집’에는 작품 ‘그늘의 집’‘젖가슴’‘무대배우의 고독’이 실려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여성 선언] 박씨부인과 뺑덕어미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힐러리 여사가 상원의원에 당선돼 대통령 부인에서 정치인 힐러리로 당당하게 정계에 입성했다.근소한 표차로 엎치락 뒤치락 하며 세계를 긴장시키는 미국 대통령선거보다도 그녀의정계진출이 더 인상깊었다. 그녀가 남편 후광으로 정계에 입성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오히려 힐러리라는 존재가 그동안 빌 클린턴 대통령을 더욱 돋보이게 했을 것이다.남편의 야망과 포부를 성취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한 내조자로서,그녀는 고전소설의 박씨부인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우리네 현명한 부인이 남편은 돋보이게 하면서 자신은 배경에서 드러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았다면 힐러리가 주는 이미지는그렇지 않다. 그녀는 대통령 부인으로 불릴 때조차도 언제나 힐러리라는 정체성을 유지했고,남편을 보좌하는 배경이면서도 동시에 동지로 남는 여성이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똑똑한 부인을 보는 시각이 이중적이다.긍정적으로말할 때는 평강공주나 박씨부인에 비유하지만 부정적으로 말할 때는뺑덕어미에 비유한다.극성맞은 여편네, 남편을지배하려 드는 여자,드센 여자,치맛바람깨나 일으키고 다닐 여자,잘난 체하지만 밥맛 없는 여자 등등. 사실 힐러리가 처음 국내에 소개될 당시만 해도 국내 언론에 묘사된 이미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은근히 뺑덕어미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행간에 담겼고 그것은 술자리의 좋은 안주거리였다.또 정치인 부인 중에서 조금 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힐러리에 비유했지만 결코 긍정적인 관점은 아니었다. 우리 사회는 남편을 돋보이게 하되 본인은 조용한 배경으로 남는 여성을 좋아한다.남편을 돋보이게 해줄 능력이 없다면,안에서 뒷바라지하는 헌신적인 모습이나 혹은 정치라는 큰 일에 신경쓰는 남편을 대신해서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방문하는 따스한 모습을 연출해야 한다. 언론도 이런 인식을 토대로 정치인 부인들을 평가한다. 똑똑한 여성은 본인이 정치인이라면 모르지만 정치인의 부인으로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당선을 기뻐하며 환히 웃는 힐러리의 사진을 보면서 과거 국회의원선거 때 받은 충격이 되살아났다.국회의원에 출마한 한 정치인의 부인은 TV 9시뉴스를 진행하던 앵커로,단정한 미모와 똑똑한 말솜씨로많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준 여성이다.9시뉴스를 진행하는 그녀의모습은 사회에 진출하고자 하는 젊은 여성에게는 희망을,많은 젊은남성에게는 감탄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런데 바로 그 여성이 남편 선거운동을 위해 동네 목욕탕에서 아줌마들의 등을 밀어준다는 사실이 기사화됐다.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아내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충격과 안타까움을 떨칠 수 없었다. 남편을 위해 할 일이 꼭 그런 식이어야 했는가. 그 정도 능력과 경력을 가진 여성이라면 선거운동을 다른 방식으로했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능력과 경력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그런 식의 선거운동은 하지 말아야 했다.한 여인네로서 동네 이웃사람과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것이야 당연하다.그러나 한 표를 호소하는 정치인아내의 입장에서 하는 그런 행위는 본인뿐만 아니라 정치 자체를 희화화하는 것이다. 능력 있는 여성보다 헌신하는 부인상을 선호하는 현실이 만들어낸풍경이었다. 내 딸은 힐러리같이 되기를 바라지만 부인은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이중성은 기성세대 남녀 모두의 시각이다.그러니 우선은 30대 이상여성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많은 남성은 아직도 제 딸을 제외한 다른 여성이 힐러리 같은 여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다른 여성의 자유로운 능력발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는 아직 여성뿐이라는 점을 여성 스스로 자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성옥 장안대교수·철학
  • ‘한국의 세잔’이인성 회고전

    인상주의 화가 이인성(1912∼1950).한국근대미술의 도입기이자 성장기인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그는 어느 누구보다 걸작을 많이 남긴 작가였다.조선미술전람회는 이인성을 위한 무대라고 할 만큼 일제 식민지 시대에 그는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하지만 이인성에 대한 평가는엇갈린다.그가 추구한 ‘조선 향토색’은 일제가 조장한 지방색의 일환이었다는 비판이 있는가하면,관전(官展)을 중심으로 활동한 그의경력이 ‘출세지향적이고 타협적인 작가’라는 멍에를 안겨주기도 한다.뚜렷한 자기 양식을 확립하지 못한 절충주의 작가라는 지적도 따른다.화가로서의 이인성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올해는 그가 서거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에 맞춰 삼성미술관이마련한 ‘근대화단의 귀재 이인성-작고 50주기 회고전’(2001년 1월25일까지)은 그의 예술적 성과와 한계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게 하는 자리다.전시장인 서울 호암갤러리에는 수채화,유화,드로잉 등 90여점이 나와 있다.조선미전 최고상인 창덕궁상을 받은 ‘경주의 산곡에서’(1935년)를 비롯해 ‘가을 어느날’(1934),‘복숭아’(1939),‘카이유’(1932),‘아리랑 고개’(1934) 등 대표작들이 망라됐다.작가가 19살 때 그린 수채화첩도 처음 공개됐다. 대구에서 태어난 이인성은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보통학교만 졸업하고 거의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했다. 이인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국적 인상주의’를토착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점이다.그는 1930년대 초 한국 고미술 연구가로 잘 알려진 시라카미 쥬요시의 주선으로 일본에 유학,서구미술의 후기 인상주의 기법을 익혔다.고흐,고갱,마티스,세잔 등의 인상주의는 그를 포함한 일본유학파들에 의해 한국화단에 흘러들었다.이인성은 이 서구사조를 나름의 주체적 화풍으로 소화했다.후기인상주의를조선의 향토색 내지 향토적 서정주의로 승화해 토착화시킨 것이다.그의 화풍은 ‘이인성류’로 발전해 근현대 한국미술의 한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이인성은 20여년의 길지 않은 화력을 뜨겁게 불태웠다.하지만 그의죽음은 너무 어처구니없었다.한국전쟁 와중인 1950년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순경과벌인 사소한 시비 끝에 순경의 총기 오발로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소설가 최인호는 그의 최후를 각색한 에세이 ‘누가 천재를 죽였는가’에서 순경이 이인성의 이마에 총구를 겨냥한채 방아쇠를 당겼다고 묘사했다. 김종면기자
  • 이만익화백 5년만의 개인전

    거기엔 찬란하게 요동치는 원색이 있다.단순하고 절제된 선에 의해이뤄진 도상은 더없이 강렬하다.고구려 건국신화에서부터 판소리,민요,탈춤까지 등장해 흥을 돋운다.그것은 겨레의 진솔한 이야기다.익살과 해학으로 풀어낸 민족의 삶과 희로애락.서양화가 이만익(62) 그림의 매력은 바로 그런 데 있다.선명한 색상과 단순명쾌한 구도로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해온 이만익 화백이 5년만에 개인전을 연다.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정서의 원류를 찾아서’전이 그것이다. 출품작은 고구려 건국신화를 토대로 한 그림,불교 소재의 그림,판소리 계열의 그림,일상 혹은 도원경 속의 인물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고구려 건국신화를 소재로 한 ‘하백일가도’에는 배를타고 강을 건너는 물의 신 하백의 가족이 묘사돼 있고,‘주몽’에는괴수를 무찌르는 주몽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불교적인 소재를 작품에 대거 끌어들였다는 점이다.그가 불교그림을 처음 그린 것은 아니다.지난 85년 ‘그림으로 보는 심국유사’ 출판기념전에서도 선보였지만 본격적인 불교그림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석굴암 본존도’‘백제관음도’‘행려관음도’ 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석굴암 본존도’는 부처를 낙랑칠기의 선홍색으로 칠해 옛스러움을 강조한 반면 배경은 동해의 쪽빛을 상징하는 푸른 색으로 처리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작가는 “불교 소재를 이처럼 많이 작품에 끌어다 쓴 것은 일종의 모험’이라고 했다. 판소리 소재 작품으로는 ‘탈놀이’3부작,도원경을 그린 작품으로는 ‘무릉부감도’ 등이 눈에 띈다.무릉도원은 이중섭도 즐겨 그린 소재.이중섭의 도원경이 다분히 설명적이라면,이만익의 그것은 단순명료한 도상으로 전형화된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그린 ‘우화-우리들의 모습 1950년 여름’도 주목할 만한 작품.팬티 바람의 두 형제가 총칼을 서로 들이대며 싸우고 있는 것을 가족들이 뜯어 말리는 형상의 그림이다.작가는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었던 한국전쟁의 참상을 한 편의 우화로 고발했다.원색을 즐겨 사용했던 동양화가 박생광이 만년에 역사의식 강한 그림으로 각광받았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단순한 구도와화법의 ‘우화-우리들의 모습…’에서는 민중화의 흔적도 엿보인다. 작가 자신도 이 점을 인정한다.“단순하지 않으면 이미지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그는 “오윤·임옥상 등의 민중화에는 아마나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02)720-1020김종면기자 jmkim@
  • ‘티보家의 사람들’첫 완역출간

    프랑스 현대고전 중의 하나인 로제 마르탱 뒤 가르(1881∼1958)의 ‘티보 가(家)의 사람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출간되었다.민음사에서 전5권으로 나왔으며 옮긴이 정지영 서울대 불문과교수는 10년동안 번역작업에 매달렸다. 1922년부터 1940년에 걸쳐 원고지 2만장이 넘게 씌어진 ‘티보 가의사람들’은 모두 8개 부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제7부 ‘1914년 여름’은 발표 다음해인 1937년 뒤 가르에게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겼다.“인간의 투쟁과 현대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날카롭게 묘사한 힘찬 사실주의를 높이 평가한다”고 스웨덴 한림원은 밝혔다. 이 작품은 국내에 잘 알려진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와 비슷한 서사성 넘치는 대하소설이나 초기에는 프랑스 지식인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중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불운을 겪었다. 2차대전후 카뮈는 뒤 가르에 관한 평론에서 ‘티보가의 사람들’이20세기 최고의 문학이며 최초의 사회 참여소설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영기자
  • 파이어 블록버스터 ‘리베라 메’ 11일 개봉

    11일 개봉하는 ‘리베라 메’(우리를 구원하소서)는 뚜껑이 열리기도 전부터 부담이 많다.무엇보다 ‘JSA’의 적수로 일찍부터 입소문을 타온 ‘단적비연수’와 나란히 개봉해 정면대결을 벌여야 한다.또하나.공교롭게도 똑같이 불을 소재로 한국형 파이어(Fire)블록버스터를 표방했던 ‘싸이렌’의 흥행실패도 영 찜찜하다.낯선 소재만으로도 얼마간의 프리미엄은 챙길 수 있으리란 기대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교해서 안됐지만,영화는 ‘싸이렌’보다는 훨씬 고민하며 불의 속성에 접근한 듯하다.살아있는 불을 묘사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한 흔적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미니어처로는 디테일한 촬영이 어렵다는이유로 주유소나 아파트 등은 아예 ‘방화용’으로 확보해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렸다.그렇게 밀어넣은 제작비가 총 45억원.시각적인 잣대로 따질 때 영화의 외피는 ‘파이어 블록버스터’로 크게 손색없다. 영화는 어릴적 아버지의 학대로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는 희수(차승원)와 소방대원 상우(최민수)의 쫓고쫓기는 대결구도를 기둥삼아 미스터리스릴러에 살을 붙여나간다.소년범으로 수감돼 12년만에 출감하는 희수의 등뒤로 교도소 보일러실이 폭발하는 도입부에서부터 스펙터클에는 믿음이 간다.시내 곳곳에서 대형화재가 잇따르고 상우와 소방팀은 결사적으로 구조에 매달리지만 번번이 원인 규명에는 실패한다. 상우와 화재조사원 민성(김규리)은 의도적 방화로 심증을 굳히고단순화재로 축소수사하는 경찰에 맞서 범인을 추적한다. 화염을 쏘아보는 최민수의 카리스마 연기는 화면을 달구는 불의 이미지와 모처럼 궁합이 맞아떨어졌다.달아오른 배관에 떨어진 땀방울이 순식간에 말라버리는 클로즈업 장면 등 순간순간 충실한 디테일을읽을 수 있다.문제는 부족한 기교다.불 소재를 부각시키려는 강박 때문에 끝내 ‘불을 위한 불의 영화’로 그친 느낌이다. 이글대는 불길을 관망하는 즐거움도 좋지만,화면 이면에 ‘느끼는’즐거움까지 깔아놨더라면 짜임새가 더 살지 않았을까.어정쩡하게 설정된 상우와 민성의 관계에도 멜로의 요소를 강화하는 편이 나았다. 유지태 박상면 정준 등 화려한 조연진은얘깃거리다. 상우의 후배대원을 맡은 유지태가 주가에 걸맞지 않게(?) 중반에 사고사하는 대목에서는 의아스러울 법하다.출세작 ‘동감’이 개봉되기전 이미 조연으로 캐스팅됐었다. 황수정기자 sjh@. ■양윤호 감독의 ‘변’. “대중영화를 아주 잘 만들어보고 싶어 불을 소재로 택했다.지난해부산 냉동창고 화재에서 결정적으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영화속 불의 의미는 글쎄,인간이 없다면 처음부터 불은 의미를 잃는것 아닐까.멜로분위기를 강화하고 싶었지만,워낙 내가 멜로 만드는솜씨가 없어서….오락영화인만큼 전체적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막판 30∼40분 내내 정신없이 속도를 낸 건 그래서다.제작비가 엄청들었다는데 본전 생각하면 부담스러워서 영화를 만들 수가 없다.‘단적비연수’? 물론,잘 됐으면 한다.경쟁논리로 따질 문제가 아니니까. (웃음)”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7)여수 여자만 고막

    남해 바다로 쭉 뻗어내린 여수반도 한켠 여자만(汝自灣)에서 오는 10∼2일 ‘찬바람이 돌아야 제 맛이 난다’는 고막 잔치가 벌어진다. 바다와 갯벌,해안선이 어우러진 여자만의 아름다운 풍광과 간간하고 쫄깃쫄깃한 이색 먹거리 고막의 만남인 ‘여자만 갯벌 고막축제’는 올해로 두번째. 순전히 여자만 어촌계 회원들에 의해 치러지는 고막축제의 주 무대는 소라면 복산리∼달천섬을 잇는 달천 연륙교.바닷물이 빠질때 다리 위에 서면 좌우로 1,000여㏊의 갯벌이 펼쳐진다.한해 3만여t의 고막을 수확,150억여원을 벌어들이는 ‘돈밭’이다. 최병수(崔炳洙·54) 여자만 어촌계장은 “행사기간중 4,000∼5,000원이면 두,세명이 고막 요리를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폭탄 세일을한다”고 말했다. 소설가 조정래씨가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벌교고막’의 졸깃한맛을 너무나 실감나게 묘사해 유명해진 고막은 요즘이 한창때다.여자만 어느 음식점에서곤 식사전 맛돋움으로 나오는 삶은 고막 알을 한입 깨물면 입안 가득히 번지는 졸깃하고 고소함에 ‘아하 이게 바로고막의 감칠 맛인가’라며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고막의 종류는 크게 2가지.하얀 껍데기에 세로로 난 까만 골이 뚜렷하면 ‘참고막’,옅으면 ‘새고막’이다.껍데기가 두터운 참고막은까기 쉽지만,새고막은 삶은 뒤에도 숫가락 등으로 꽁무니를 돌려야껍데기가 겨우 벌어진다.일일이 손으로 잡아야 하는 참고막은 ㎏당 6만∼7만원으로 비싸지만 전량 중국으로 수출될 만큼 효자 해산물이다.대량 증식후 그물로 잡는 새고막은 2만원선이다. 요리로는 양념없이 먹는 ‘고막백숙’,고막 알에 양념장을 바른 ‘숙회’,고막 알을 식초에 버무린 ‘회무침’,‘고막회 덮밥’ 등이 있다. 축제는 10일 불꽃놀이 등 전야제를 시작으로 2박3일간 진행된다.11일 여자만 앞바다에서 어선 100척이 오색깃발을 날리며 해상 퍼레이드를 펼치는 동안 달천교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재현된다. 12일에는 직접 갯벌에 들어가 고막과 낙지등을 잡아보는 ‘가족 갯벌 체험행사’가 열린다.문의 고막축제위원회 (061)691-6502∼3여수 남기창기자 kc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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