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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디오로 읽는 천명관 신작 ‘몬스터’

    라디오로 읽는 천명관 신작 ‘몬스터’

    EBS ‘라디오 연재소설’이 14일부터 7월 초까지 소설가 천명관의 미발간 신작 ‘몬스터’를 연재한다. 은희경, 조해진, 편혜영, 백영옥 작가에 이어 다섯 번째다. ‘몬스터’는 전쟁 직후 거리에서 앵벌이로 살아가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절망 속에서 구원을 꿈꾸는 소년의 숭고한 노력을 천명관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살아서 꿈틀거리는 듯한 사실적인 묘사로 그렸다.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던 천명관은 2003년 단편 ‘프랭크와 나’(문학동네 신인상)로 등단했고, 2004년 첫 번째 장편 ‘고래’로 문학동네 소설상을 받았다. 기존 문학의 틀과 화법, 길들여진 상상력을 깨버리는 이야기들을 풀어내 ‘한국판 마술적 리얼리즘’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천 작가는 “신작을 EBS ‘라디오 연재소설’을 통해 낭독으로 선보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앵벌이 소년에게 동전 한 닢 던져 주는 마음으로 청취자들이 작품에 몰입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작품의 낭독은 소설가 최민석이 맡는다. 최 작가는 최근 장편 ‘능력자’로 제36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으며, 현재 밴드 ‘시와 바람’의 작사와 보컬을 맡고 있다. 방영찬 PD는 “천 작가의 작품은 특유의 재미뿐 아니라 소설적 의미를 잃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후배 작가이자 밴드 보컬이기도 한 최 작가가 낭독해 두 작가의 팬들은 물론 기존 청취자에게도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EBS FM의 ‘라디오 연재소설’은 출간을 앞둔 소설을 라디오에서 먼저 연재, 발표하는 프로그램으로 평소 문학을 접하기 어려운 청취자들에게 문학의 향기를 전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평일 오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방송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육영수 일대기 영화화 한은정 주인공 캐스팅

    육영수 일대기 영화화 한은정 주인공 캐스팅

    고(故)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에 한은정(32)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영화제작사 드라마뱅크는 11일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를 제작한다.”면서 “육영수 여사 역에는 영화 ‘신기전’의 배우 한은정이 낙점됐다.”고 밝혔다. ‘한지붕 세가족’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등으로 유명한 드라마 작가 이홍구가 시나리오를 쓰고 한창학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이 영화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청춘 러브스토리와 인간 육영수의 내면 묘사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한편 제작사는 “박 전 대통령 역은 현재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북촌 한옥마을에서’전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갤러리K. 옻칠에 집중해온 나성숙 작가의 환갑을 기념하는 전시로 한옥지붕 형태와 소나무 들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02)2055-1410. ●이윤숙 개인전 20~25일 서울 인사동 라메르갤러리. 현란한 현대미술에 치여 지금은 거의 사라진 듯 보이는 정통 회화 기법으로 구상계열의 정물, 풍경작업들을 선보인다. 치밀한 구성과 묘사가 눈길을 끈다. (02)730-5454.
  • 황제 나폴레옹이 영어로 쓴 ‘엉성한 편지’ 가격은?

    황제 나폴레옹이 영어로 쓴 ‘엉성한 편지’ 가격은?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1769~1821)이 유배시절에 영어로 직접 쓴 희귀한 편지가 경매에 나와 32만 5000유로(약 4억 8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프랑스 경매업체 오세나트는 “1816년 나폴레옹이 그의 영어교사에게 쓴 자필 편지가 당초 예상가의 5배인 32만 5000유로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 편지는 나폴레옹이 쓴 3장의 영어 편지 중 하나로 1815년 워털루 전쟁에서 영국-프로이센 연합군에 패한 뒤 세인트 헬레나 섬에 유배갔을 당시 쓴 것이다. 일반 편지지 크기의 이 편지에는 유배중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나폴레옹의 엉성한 영어실력이 잘 드러나있다. 나폴레옹은 편지 서두에 ‘It‘s two o’clock after midnight, I have enow(enough의 오기) sleep’이라고 썼으며 말미에는 ‘Four o’clock in the morning’라고 써 불면증으로 거의 잠자지 못하고 이 편지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 오세나트의 회장 장-피에르 오세나트는 “이 편지는 매우 희귀하고 가치있는 편지” 라면서 “통념과는 달리 나폴레옹은 영국을 미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폴레옹이 말년에 영어를 배운 것은 아마도 영국 문학에 대한 관심과 자신을 영국 언론이 어떻게 묘사할지 직접 읽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황병기와 원일 만날 때

    황병기와 원일 만날 때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상설공연 ‘정오의 음악회’가 이번에 조금 색다른 무대를 준비했다. 창작국악의 진수를 선보인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전·현직 예술감독이 만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나누는 자리이다. 12일 오전 11시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정오의 음악회’를 만들고 탄탄하게 자리매김하도록 한 황병기(왼쪽·76) 전 예술감독이 해설자로, 이 공연을 이어 더욱 알차게 끌어나갈 원일(오른쪽·45) 현 예술감독이 지휘자로 나선다. 공연은 원 예술감독이 작곡한 국악관현악 ‘춤, 바람, 난장’으로 시작한다. 2003년 국립국악원의 한국음악 창작발표회에서 위촉 받은 작품으로, 우리 악기로 만드는 경쾌한 박자감각이 일품이다. 황 전 예술감독의 작품 중에는 거문고 대금 이중주 ‘산운’(山韻)을 연주한다. 송강 정철이 가사 ‘성산별곡’에서 묘사한 산의 운치를 음악으로 표현한 곡. 거문고는 오경자, 대금은 박경민이 맡았다. ‘정오의 소리’ 코너에서는 국립창극단의 이영태가 ‘수궁가’ 중 ‘토끼 용궁 가는 대목’을 들려주고, ‘스타와 함께’ 코너에서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성악 부수석 강효주가 경기민요의 진수를 보여준다.1만원. (02)2280-4115~6 .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루브르 돌아왔네 신화·전설 품고

    루브르 돌아왔네 신화·전설 품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9월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는 ‘루브르박물관전 - 신화와 전설’이다. 2006년 ‘풍경’을 주제로 한 첫 전시에서 6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번 전시주제는 고대 그리스 신화다. 신화를 엿볼 수 있는 선사시대 유물에서부터 17~19세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회화작품들까지 모두 110여점을 모아뒀다. 이번 전시기획을 총괄한 이자벨 르메스트르 루브르박물관 수석학예연구관은 “고대 신화는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판타지가 한데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혹적인 소재”라면서 “이 매혹을 각 시대나 작가가 어떻게 달리 표현했는지 주의 깊게 들여봐달라.”고 말했다. 르메스트르는 특별히 꼽을 수 있는 대표작으로 안토니오 카노바의 1729년작 ‘프시케와 에로스’, 기원전 490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점령’을 택했다. ‘프시케와 에로스’는 “고대 이후 끊임없이 만들어진 소재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최고의 것”이라는 점을, ‘트로이 점령’은 “전쟁의 광포함을 실감나게 묘사해 피카소의 ‘게르니카’에게도 영감을 준 작품”이라는 점을 들었다. 전시작 가운데 프랑수아 제라르의 1842년작 ‘다니프스와 클로에’는 루브르박물관을 벗어나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에 나선 작품이다. 최초의 연애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그리스 소설을 소재로 삼은 그림으로, 작가가 그림을 완성하자마자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샤를 10세가 첫눈에 반해 사들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8000~1만 2000원. (02)325-107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인간의 운명은 벗어날 수 없는 미늘과 같다

    인간의 운명은 벗어날 수 없는 미늘과 같다

    ‘하얀 전쟁’의 작가 안정효(71)가 1991년과 2000년에 쓴 두 중편을 묶고 다듬어 장편소설 ‘미늘’(나남 펴냄)을 냈다. 낚시 끝에 달려 고기가 물면 빠지지 않게 만든 미늘에 빗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갈고리에 걸린 유부남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그렸다. 두 편의 미늘 이야기를 두 달에 걸쳐 고쳐 쓴 작가는 “당시 잡지에 연재되고 있어서 표현의 제약이 많았다. 큰 틀은 그대로 두고 내용을 추가해 분량이 3분의1 이상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서구찬은 부모를 잃고 큰아버지에게 양자로 입적돼 백화점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우유부단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그는 외부의 억압을 피해 낚시 도구를 챙겨 바다로 나갔다. 남도의 바닷가에서 만난 적극적인 여성 수미와 열애하며 일탈을 꿈꾸면서도 불완전한 양심 탓에 부인 재명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결국 자기 변호와 변명, 자각, 자기 위안, 자학, 도피를 반복하면서 수미를 잃고 재명에게 비난을 들어도 반박 한번 못 하는 그는 짧은 삶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다. “운명이란 결국 괴이하고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아주 작은 무슨 미끼를 삼키려다가 목구멍에 박히는 하나의 작은 미늘 돋은 바늘인지도 모르겠다.”(252쪽) 구찬은 다시 바닷가를 향한다. 1991년에 출간한 중편 ‘미늘’은 여기까지다. 2000년에 낸 중편 ‘미늘의 끝’은 그 후속작이다. 미늘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구찬은 결국 바다낚시를 하던 중 자살인지 사고인지 모를 죽음을 맞았다. 다시 만난 수미와 자신을 묵묵히 보필한 한 전무와 함께 간 바닷가에서였다. 이야기의 중심은 재명에게 옮겨 간다. 한 전무는 재명에게 구찬의 가정사를 들으며 구찬, 재명, 수미의 삼각관계를 종합하게 된다. 재명이 구찬의 백화점을 넘겨받고 “분노와 미움의 힘에 짓밟히지 않으면서도 살아가고 존재하는 길을 찾”(413쪽)는 새로운 삶도 조명한다. 인물들의 심리와 상처, 대화 등을 밀도 있게 그리고 소설에서 드물게 다루는 바다낚시를 정밀하게 묘사하면서 이야기를 숨가쁘게 몰아간다. 세심한 묘사는 작가가 추자도 푸랭이섬에서 낚시했을 때의 체험이 기반이 됐다고 했다. 작가와 30년 전 서울의 한 낚시방에서 만난 한광희 전무가 소설 속 한 전무의 모델이다. 구찬이 파도에 휩쓸려 사고를 당한 것도 한 전무와 친했던 낚시꾼의 사고가 바탕이 됐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재소자와 ‘야한편지’ 주고받은 20대 女교도관 결국

    재소자와 ‘야한편지’ 주고받은 20대 女교도관 결국

    여성 교도관이 재직중인 교도소의 남성 재소자들과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 및 전화를 주고받다 적발돼 결국 해고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3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 브릭스 교도소에 재직중이던 교도관 재닙 칸(27)은 남성 재소자 3명과 편지와 전화 등의 방식으로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녀는 자신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이 남성들과 사적인 관계를 맺어왔으며, 칸의 집에서는 재소자들로부터 받은 성적 묘사를 가득 담은 선정적인 내용의 ‘러브레터’가 발견됐다. 경찰은 그녀가 지난 3년간 또 다른 재소자 4명과도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에 나섰다. 특히 이들 사이에서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틈 탄 약물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와 교도관의 자질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칸은 사실이 밝혀진 뒤 곧장 경찰서로 연행됐으며, 해당 교도소는 그녀에게 해고조치를 내렸다. 그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어리석은 실수로 직장을 잃게 됐다. 매우 후회한다.”고 밝혔다. 교도소 반부패 담당부서의 조사에 따르면 칸과 재소자 사이에서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증거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한편 해당 교도소 측은 “우리 교도소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매우 유감을 느낀다.”면서 “그녀를 제외한 대다수 교도관들은 프로페셔널한 정신으로 매우 친절하게, 그리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웨덴,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에 반하다

    소설가 황석영이 오는 10일 스웨덴으로 출국한다. 지난해 11월 스웨덴에서 번역·출간된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이 현지 언론과 독자들에게 찬사를 받자 스웨덴작가협회에서 그를 초청한 것이다. ‘오래된 정원’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으로 2002년 일본어판이 나왔다. 2004년 7월 중국어판, 2005년 2월 프랑스판과 페이퍼백이, 같은 해 9월 독일어판이 나왔다. 2009년 9월에 영어판, 10월에 페이퍼백이 나왔다.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전 세계 각 대륙에서 모두 출간된 것이다. ‘오래된 정원’은 스웨덴에서 출간되자마자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예테보리 포스텐’지는 “이 책은 유럽에서는 68좌파에 해당하는 한국의 세대를 다루고 있다. (중략) 1980년에서 1998년에 이르는 교도소 묘사는 현기증이 나는 방식으로 스탈린 시대 소비에트의 감옥 묘사를 떠올리게 한다. 황석영의 소설은 현대 고전 같은 느낌이 든다. 유럽에 새로운 빛 한 줄기를 던져 주는 동방의 크나큰 소설이다.”라고 소개했다. ‘네리케스 알레한다’지는 “황석영은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들을 교대로 배치한다. 이 점이 소설 구성에 활력과 균형을 부여한다. 황석영의 자연 묘사는 훌륭하며 한국의 일상생활과 문화에 대한 생각들은 흥미진진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달고 쓰디쓴 사랑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스웨덴 중앙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SVD)는 ‘올해의 좋은 책 3권’에 ‘오래된 정원’을 선정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대구지역 방언 질펀하게 얼버무린 연작시집 ‘대구’ 펴낸 상희구 시인

    [저자와 차 한 잔] 대구지역 방언 질펀하게 얼버무린 연작시집 ‘대구’ 펴낸 상희구 시인

    시 한 편을 먼저 감상해 본다. ‘용두방천에는 돌삐이가 많고/무태에는 몰개가 많고/쌍디이못에는 물이 많고/깡통골목에는 깡통이 많고/달성공원 앞에는 가짜 약장사가 많고/진골목에는 묵은디 부잣집이 많고/지집아들 짱배기마즁 씨가리랑/깔방이가 억시기 많고/칠성시장에는 장화가 많고/자갈마당에 자갈은 하나도 안보인다’ 여기에 나오는 돌삐이는 돌멩이, 몰개는 모래, 쌍디이못은 쌍둥이못, 씨가리는 이의 알, 짱배기마즁은 머리통마다, 깔방이는 아주 작은 새끼 이, 억시기는 매우, 자갈마당은 대구의 이름난 유곽촌이다. 미당의 시 ‘질마재 신화’는 특정 지역을 무대로 쓰인 시집이다. 자신의 고향마을인 ‘질마재 마을’에서 보고 들은 여러 생활풍경들을 능숙한 언어로 재현해 우리 현대시사에서 불후의 명작을 남겨놓았다. 상희구 시인은 대구 지역 방언을 질펀하게 버무리며 총 100편으로 일단락된 연작시집 ‘대구’(황금알 펴냄)를 최근 펴냈다. 2010년 연작장시 집필을 시작으로 2011년 4월 ‘현대시학’에 모어(母語)로 읽는 ‘대구’를 연재해 2012년 2월호로 대장정을 마쳤다. 자신의 고향집에 대한 추억으로 시작해 고향의 젖줄인 금호강에 대한 장대한 묘사로 끝을 맺었다. 이 연작장시는 ‘질마재 신화’처럼 고향을 소재로 한 또 하나의 야심 찬 기획물이자 도전적인 시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집은 고향, 지리, 방언 등을 통해 우리 시의 미학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현대시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방언의 구사에서 자기 개성의 절정을 이룬다. 노골적이고 다채로운 대구 방언의 구사는 미학적 완성도를 한껏 높인다. “저로 하여금 시인이 되게끔 매개한 것은 어릴 적부터 그 엄혹했던 궁핍과 그에 수반한 지독한 외로움이었습니다. 외로움을 달랜다는 것은 아주 까다로운 정신의 한 영역으로 아주 힘든 것이었지만 그 치유방법으로는 저만의 독특한 비결이 있었지요. 다름 아닌 고향의 수많은 산천과 골목길, 야트막한 언덕배기, 연못, 다리, 나무, 돌덩어리들, 그리고 고향의 또 다른 온갖 것들과 서로 함께 맞닥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그 ‘온갖 것들과 함께 서로 맞닥뜨리고 상종하며 무엇인가 남겨놓은 일이 시인이 되게 했다는 것이다. 또 방언으로 시를 쓴 한 이유 중 하나는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시인은 “어머니는 대구 방언에 관한 한 아주 탁월한 언어감각을 가지셨던 분”이라고 회고한다. 따라서 이번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긴 장정이 될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고향 대구에 대해 그동안 가슴에 맺힌 것이 어찌 100가지뿐이겠습니까. 호흡을 한번씩 들이 쉬고 내쉴 때마다 맺힌 것을 하나씩 풀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고향의 세시풍속, 전래음식, 제례에 이르기까지 아우를 작정입니다.” 비장한 시인의 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아련한 옛 추억과 유소년 시절의 특별한 경험, 나이를 먹을수록 솟아나오는 시인의 놀라운 회상을 통해 재생되는 작업이 기대된다.시인은 1942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상고를 졸업한 뒤 1987년 김윤성 선생의 추천으로 월간 ‘문학정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발해기행’ ‘요하의 달’ ‘숟가락’ 등이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영화프리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영화프리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갑옷 입은 백설공주와 손에 칼을 쥔 왕비.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블록버스터다. 명작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는 백설공주가 계모 왕비의 계략에 휘말려 독사과를 먹고 잠들었다가 사랑하는 사람의 키스를 받고 깨어나는 기본적인 설정은 그대로 가져가되 기존의 수동적인 공주가 아니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여전사로 강인해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동화를 소재로 한 만큼 판타지 블록버스터로서의 장점은 잘 살아난 편이다. 영국 런던에 직접 거대한 세트장을 지어 촬영한 왕비 이블퀸의 성이나 마법의 숲 등은 상당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그 안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탄생한 마법과 상상 속의 생물들이 채웠다. 특히 거울이 녹아 내려 사람 형상으로 변하는 독특한 형태의 ‘미러 맨’은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 영화는 절대악의 힘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어둠의 왕비 이블퀸(샬리즈 시어런)과 이블퀸에게 죽음의 위협을 당하지만 세계를 구할 운명을 깨닫고 여전사로 새롭게 태어난 스노우 화이트(크리스틴 스튜어트)와의 대결 구도가 주요 뼈대다. 하지만 기획 단계부터 총 3부작으로 구상된 만큼 영화는 서막의 성격이 짙다. 도입부가 빠른 전개를 보였던 것과 달리 스노우 화이트가 성에서 탈출해 자신을 돕는 드워프족과 헌츠맨(크리스 햄스워스)을 만나는 중반부터 극의 전개가 다소 늘어진다. 스노우 화이트가 이블퀸의 성을 향해 진격하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도 막바지에 다다라서야 등장하고 분량도 그다지 많지 않다. 사악한 왕비 이블퀸의 캐릭터가 강조되다 보니 다른 인물들과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 특히 최강의 전사로 설정된 헌츠맨의 캐릭터가 제대로 부각되지 못했고, 주인공인 스노우 화이트가 변해가는 과정도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묘사된다. 친숙한 스토리를 엮어내는 능력과 여전사를 내세운 판타지 블록버스터로서의 차별성은 있지만, 영화적 평가는 속편에서 다시 한번 내려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두 여배우의 연기 대결은 볼 만하다. 샬리즈 시어런은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왕비 역을 맡아 카리스마 있는 연기 내공을 선보이고, 할리우드의 청춘 스타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기존의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후반부에 여전사로 변신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과 근대’전

    국립중앙박물관 ‘대한제국과 근대’전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인 조선실을 ‘대한제국과 근대’라는 주제로 새롭게 단장했다. 조선실 개편의 백미는 올해 2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안중식의 ‘백악춘효’(1915)와 채용신의 ‘운낭자상’(1914), 그리고 서울대 국문학과 이상억 교수가 최근 기증한 ‘이규상 초상화’이다. 전통화법을 유지하면서 서양화의 원근법이나 입체적 묘사법 등 개화의 입김들이 묻어 있다. 우선 백악춘효(白岳春曉)는 여름날의 백악산과 경복궁의 풍경을 그린 대표적인 작품이다. 안중식은 장승업으로부터 전통화법을 계승했지만, 21살이던 1881년 중국에 가 서양화법의 기초를 접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백악춘효는 쌀알 모양의 점을 찍는 전통화법인 ‘미점준법’으로 그렸으니, 이 미점으로 입체감을 나타내려고 했다. 여름 풍경을 그리면서 ‘봄날 새벽’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에 대해 서윤희 학예연구사는 “일제 강점기를 얼른 떨쳐내고 대한제국의 독립을 기원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안중식은 겨울 풍경을 그려 놓고도 역시 ‘백악춘효’라는 제목을 붙여놓아, 학예연구사의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채용신이 그린 ‘운낭자상’은 최연홍 초상화다. 아기를 안은 여성의 모습이 기독교의 성모자 상을 연상시키고, 아이가 들고 있는 것이 선악과가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치마 주름을 선이 아니라 채색 면으로 처리해 서양화처럼 입체감을 강조했다. 그러나 치마 밖으로 살짝 드러낸 버선발 등은 신윤복의 미인도를 연상시키는 전통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한다. 운낭자(최연홍)는 평안남도 가산의 관기(官妓)였으나 1811년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자 군수 부자의 시신을 수습해 장사지내고 부상한 군수의 동생을 치료한 공으로 기적(妓籍)에서 빠져나왔다. 이규상(1837~1917)의 초상화는 처음으로 공개된다. 조선의 전통 무관 복장을 한 이규상 초상화의 특이점은 왼쪽 가슴에 고종황제 망육순기념장(1902)과 황태자 가례기념장(1907) 등 기념장을 달고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이 초상화의 제작시기가 1907년 이후라는 의미다. 또한 전통 초상화와 다르게 얼굴을 묘사할 때 왼쪽보다 오른쪽을 더 밝게 그려 서양화의 명암법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좌우 균형을 중시하는 동양초상화의 관례에 따라 명도 차이를 최소화했다. 화문석 문양을 뒤로 갈수록 작게 처리한 것도 서양화의 투시법을 채택한 것이다. 작가 미상이지만, 이당 김은호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척화비와 대한제국선포에 따라 거북이 조각된 인장에서 용이 조각된 황제의 인장으로의 변화, 대한제국의 훈장, 세로로 쓴 근대 교과서, 축음기, 사진기, 전화기 등의 신식 문물이 전시된다. 2부는 전통회화가 어떻게 근대회화로 진행하는가를 보여 준다. 3부에선 자유연애 등 도덕관념의 변모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구가 가져온 당시 사회의 변화상을 ‘요지경’ 등 딱지본 소설의 표지나 근대사진 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59건 61점의 근대 유물이 소개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차기지도부 후보군 절반 후진타오계… 공청단, 보 사건이후 압도

    차기지도부 후보군 절반 후진타오계… 공청단, 보 사건이후 압도

    오는 10월 18차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에 맞춰 중국 최고지도부 선출을 위한 권력 승계의 막이 올랐다. 중국 공산당은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으로 불거진 권력투쟁과 관계없이 18차 전국 당 대표대회를 예정대로 올 하반기에 열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런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 서기,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등 현직은 물론 차기 지도부가 최근 지역 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며 권력 교체를 향한 일정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관영 언론들까지 차기 지도부 띄우기에 가세하며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대표회의 참석자도 당 중앙조직서 결정 중국 공산당은 6월까지 18차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에 참여할 대표자 2270명을 뽑는다. 권력 교체를 위한 기초 단계로 지난해 6월부터 전국 40개 단위별로 선거 중이며 지금은 마무리 단계다. 8만여 공산당원 중 선출된 이들 대표자는 18차 전국 당 대표대회에서 중앙위원(194명)을 뽑는다. 중앙위원들은 전국 공산당 대표대회 폐막 다음 날 오전 이른바 제18차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18차1중)를 열고 중앙정치국위원(25명)을 선출한다. 중앙정치국위원이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9명)을 뽑고 중국 최도지도자인 당 총서기(1명)는 상무위원 중에서 결정된다. 선거라는 과정은 거치지만 ‘요식 행위’에 불과하며 사실상 모든 것이 내정돼 있다. 18차 전국 당 대표대회에 참석할 대표도 모두 당 중앙조직부에서 결정한다. 내정인 만큼 사전 조율을 위한 예비회의가 특징이다. 예컨대 오는 7~8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선 차기 최고 지도부 구성을 확정한다. 앞서 최고지도부 후보인단 10명의 명단이 베이다이허 회의 참고자료로 쓰이기 위해 최근 베이징의 비공식 고위 당 간부회의에서 예비선거를 통해 작성됐다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내용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베이다이허 회의 결과는 18차1중 전회에서 선거 절차를 거쳐 공식화된다. 중국 공산당의 선거는 대부분 중앙조직부가 건넨 후보 명단을 대상으로 투표하는 이른바 차액선거다. 지난 17차 전국 당 대표대회의 경우 선출 대상인 중앙위원(194명) 후보 차액수는 17명. 즉 211명의 후보 가운데 194명을 뽑는 것으로 차액비율이 8.3%에 불과해 몇 명이 떨어지긴 하지만 선거는 당초 예상 범위에서 이뤄진다. 다만 이번에는 정치 개혁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차액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지청’… 시진핑 등 청년지식인 이미지 쇄신 관영 언론들은 문화혁명의 광풍으로 하방(下放)을 경험했던 일명 ‘지청(知靑·청년지식인) 세대’가 5세대 지도부 전면에 포진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벌써부터 지청에 대한 이미지 쇄신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앙CCTV는 29일부터 장편 역사드라마 ‘지청’을 방영하는데 주인공이 시 부주석과 비슷한 하방 청년 지도자로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은 드라마 ‘지청’이 냉혹한 정치 환경과 노동 조건 속에서도 당과 인민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지청의 진실한 면모를 그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청 띄우기에 가세했다. 시 부주석을 비롯한 예비 지도부 중 상당수가 지청 출신이지만 지청은 지금까지 고된 노동 생활을 이기지 못해 정신분열을 앓거나 타락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묘사됐다. 지청은 문혁 때 시골로 쫓겨 갔던 중학교 학력 이상의 2000만 도시 지식인을 이른다. ●상무위원 9인→7인 축소될까 최대 관전 포인트는 향후 정치국 상무위원(7~9명)에 대한 계파별 배분이다. 외신들은 비공식 고위 당 간부 회의에서 예비선거를 통해 추려진 상무위원 후보(10명) 중 후 주석 계열의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이 5명이나 이름을 올려 우세라고 전한 바 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계열의 상하이방 후보는 2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성·시별로 진행 중인 지방 지도부 선거에도 반영됐다. 최근 상하이시 상무위원 선출 결과 상하이시 상무위원 겸 정법위 서기인 장쩌민의 처조카 우즈밍(吳志明)과 측근인 양슝(楊雄) 부시장이 모두 연임에 실패했다. 또 충칭시 당서기에 당초 알려진 태자당(중국 혁명 원로 자제와 친인척 그룹) 계열의 장이캉(姜異康·59) 산둥(山東)성 서기 대신 공청단 계열의 저우창(周强·52) 후난(湖南)성 서기가 내정됐다고 중국시보가 28일 보도했다. 상무위원 수가 기존 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지도 관심거리다. 시 부주석의 경우 권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지도부를 7명으로 축소하는 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경우 당내 민주화 후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데다 장 전 주석이 반대하고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백미는 후 주석이 당 군사위 주석직을 언제 내놓느냐다. 시 부주석은 18차1중 전회에서 당 총서기에 선출된 뒤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에 오르지만 중국 내 최대 권력인 군사위 주석직까지 꿰차야 비로소 권력 승계가 완료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민해방군이 연일 후 주석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면서 일각에서는 후 주석이 퇴임 후에도 군권을 놓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미주통신] 오바마 고교시절 심각한 마리화나 중독자?

    [미주통신] 오바마 고교시절 심각한 마리화나 중독자?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10여개 주에서 합법화되고 있는 의료용 마리화나에 대해서도 국가소송까지 검토하며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고교 시절 상습적으로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곤혹에 빠졌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문제는 다음 달 출간 예정인 베스트셀러 전기 작가인 데이비드 마라니스가 쓴 책(버락 오바마 이야기)의 내용 일부가 먼저 세상에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전에 발표된 오바마의 자서전(내아버지로부터의 꿈)에서도 일부 마약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는 고백은 있었지만 새로 출간될 이 책에서는 오바마의 마리화나 단순 경험이 아니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들이키지는 않았다고 한 것에 반하여 오바마는 처음부터 완전히 흡입했다고 전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친구들의 순서를 제치고 먼저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을 자랑했음은 물론 마리화나가 다 떨어지면 차 안에 남은 연기까지 빨아들였다고 묘사하는 등 오바마가 심각한 마리화나 중독자로 묘사되어 있어 파란이 일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2010년 한 해에만 마리화나 관련 범죄자가 85만명이 넘었다고 밝히면서 이 중 88%가 단순히 소지했다는 것만으로 체포되어 오바마의 고교시절 마리화나 흡입 폭로 등으로 드러났듯이 오바마 행정부의 마리화나 정책에 관한 위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선택! 역사를 갈랐다] (13) 사육신과 단종 복위

    [선택! 역사를 갈랐다] (13) 사육신과 단종 복위

    수양대군이 어린 단종의 왕위를 빼앗은 계유정난(癸酉靖難), 아니 계유사화(癸酉士禍). 어떤 사건이 크면 클수록 그 직접적인 영향에 주목하기 마련이다. 계유사화 같은 정변도 그러하다. 계유사화는 그 자체로 엄청난 살상극이었다. 단종 복위 운동에서 목숨을 잃은 사육신 등을 포함하면, 필자의 추산으로 70명 이상의 인재가 조선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조선사람들에게 불의가 무력을 이용하여 정의를 대신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뿌리 깊은 내상(內傷)을 심어주었다. 신숙주·정인지·한명회 등은 공신(功臣)이 되어 노비와 전답을 하사받고 잘 먹고 잘살았다. 홍윤성 같은 자는 멋대로 양민들의 토지를 빼앗고 만행을 부려도 세조는 눈감아 주었다. 공신들의 세상. 원래 불의의 특권이 더 달콤한 법이다. ●원기(元氣)가 손상된다는 것 반면 찬탈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죽고 가족은 노비가 되었다. 이래서 뜻있거나 젊은 사람들은 세조 정권을 외면했다. 김시습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시습이 조정에서 별로 활동한 일도 없는데 자꾸 언급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공감의 대표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저항하고 비판하였으되 이름을 남기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또 다른 이름, 그것이 김시습이었다. 남효온이 젊은 나이에 과거를 그만두었던 것도 마찬가지였다. 김시습이 “나는 세종의 은혜를 받았으니 당연하지만, 그대는 나와 다르니 세상을 살아갈 계책을 세우라.”고 충고했을 때, 남효온은 “소릉(昭陵·문종 비 현덕왕후의 능호)이 추복되었을 때 나가도 늦지 않다.”고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세조의 찬탈은 오랫동안 바로잡히지 않았다. 비판은 좌절되었고, 공신들의 득세는 대를 이어 계속되었다. 사마천은 물었던 적이 있다. 왜 좋은 사람들은 해를 입고 사리사욕을 탐하는 자들은 떵떵거리며 잘사는가, 하늘의 도라는 게 옳은가 그른가? 어디 사마천만 했던 질문이었겠는가? 역사 속에서 숱한 사람들이 던진 질문이요, 지금 우리도 던지는 질문 아니겠는가? 이 질문을 던질 힘이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다. 냉소하는 것, 애써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좌절, 원기의 손상은 거기서 시작된다. 세조의 찬탈은 한동안 조선 사람들의 원기를 손상시켰다. 그것이 세조가 남긴 진짜 업보이다. ●찬탈은 간신(奸臣)을 낳고 임사홍(任士洪)은 그 아들들이 예종과 성종의 사위였으며, 이를 기회로 권력을 등에 업고 횡포를 자행하던 조선조의 대표적인 간신이었다. 도승지에 올라 유자광(柳子光)과 파당을 이루어 전횡을 부렸으며 연산군 4년(1498년) 무오사화(戊午士禍) 때에는 신진 사림들을 김일손(馹孫)의 사초(史草·후일 정리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사관이 그때그때 적어놓는 1차 자료) 사건에 얽어 숙청하였다. 무오사화는 아다시피 이극돈(李克墩) 등이 자신의 비위사실을 있는 대로 적은 사관 김일손 등에게 보복하기 위하여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이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을 애도한 글이라고 몰아가 모반죄로 얽음으로써 일어난 사건으로 연산군 폭정의 서막이었다. ‘조의제문’을 종종 한글을 읽는 호흡에 따라 ‘조의-제문’하는 식으로 읽는 분이 있는데, ‘조-의제-문’하는 식으로 읽어야 한다. 항우(項羽)에게 죽음을 당한 의제를 조문하는 글이란 뜻이기 때문이다. 김종직이 실제로 세조의 찬탈에 비유하여 이 글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다. 임사홍 등이 그 글을 세조 찬탈을 풍자한 것이라고 하여 김종직 등을 모반죄로 얽었던 데는 그 글의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세조찬탈의 명분에 대해 임사홍 일당과 김종직 등 사림들 간에 첨예한 견해의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그 명분의 차이는 경제 정책의 기조, 정치 운영의 원칙 등의 차이와 연관되어 있었다. 역사의 인과응보는 참으로 알 수 없어, 연산군 10년에 일어난 갑자사화(甲子士禍)로 세조 때의 공신들은 무덤에서 죄를 받았다. 딸 둘을 왕비로 들여보냈던 공신 한명회나 공신 정창손 등은 부관참시되었다. 생모 폐비(廢妃) 윤씨가 사약을 받았을 때 동조했다는 이유로 연산군에게 보복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홍귀달, 이유녕 등 다수의 사림 역시 해를 당했다.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폐위되었지만, 중종 14년 기묘사화가 일어난다. 조광조 등 개혁세력들이 공신세력들의 탄압을 받았던 것이다. 연산군의 폭정을 바로잡았던 공신들이 왜 또 사화를 일으켰는가? 공신이라는 특권을 제한하려는 조광조 등의 견제에 대한 반격이었다. 그리고 반정공신의 행태는 세조시대 이지러진 특권의 향유와 행사를 본받았고, 그 결과 출발과는 달리 자신들만의 영화를 위한 특권을 형성하며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방향으로 타락했다. ●기억하는 사람들 언제부터 사육신을 사육신이라고 불렀을까? 단종은 언제부터 노산군이 아닌 단종이 되었으며, ‘노산군일기’는 언제부터 ‘단종실록’이라고 불렸을까? 중종 때 소릉을 복위시키자는 논의가 있었다. 소릉은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인데, 어머니 최씨와 아우 권자신(權自愼)이 처형된 뒤 폐위되었고 능의 석물이 훼손되었다. 중종 8년 반정의 기운이 남아 있어 다행스럽게도 소릉은 복위되었다. 그러나 단종과 사육신은 여전히 금기 대상이었다. 사림정치가 본격화하는 선조대에 이르러서도 이들에 대한 복권은 여의치 않았다. 선조 2년 어느 날 경연에서, 퇴계와의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으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은 “그들의 의도는 상왕(단종)을 복위하려는 것이었는데 세조는 반란을 일으키려는 것으로 오해하였다.”며 복위를 건의한 일이 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기대승의 논리는 세조에 대한 ‘반역’과 상왕 복위를 분리하여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실은 이 논리밖에는 없었다. 이미 사육신이 세상을 뜬 지 100년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기대승의 문제 제기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선조 9년 남효온이 지은 ‘육신전’(六臣傳)을 가져다 본 선조는, “내가 그 글을 보니 춥지 않은데도 떨린다. 지난날 우리 광묘(光廟·세조)께서 천명을 받아 중흥하신 것은 진실로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저 남효온이란 자는 어떤 자이길래 감히 필묵을 놀려 국가의 일을 드러나게 기록하였단 말인가? 이는 바로 아조(我朝)의 죄인이다.”라고 단언했다. 민간에서 알음알음 전해오면서 읽어오던 책이 ‘육신전’이었는데, 이는 곧 금서(禁書)였던 것이다. ●군(君)에서 대군(大君)으로 그러나 당색을 막론하고 노산군을 연산군이나 광해군과 같이 보아서는 안 된다는 합의가 이어졌다. 곧 노산군을 노산대군으로 바꾸는 일이 현실화했다. 숙종 7년(1681), 그러니까 숙종 즉위년부터 정권을 담당했던 남인(南人)이 경신대출척(庚申大黜陟·1680)으로 실각하고, 서인(西人) 정권이 들어선 이듬해 7월 무더운 어느 날의 낮 공부(晝筵) 시간에 숙종은 이렇게 말하였다. “정실의 왕비 소생은 대군이나 공주라고 부르니, 노산군도 대군으로 불러야 한다. 대신들은 의논하라.” 이에 따라 논의한 결과 대신들도 대군으로 고쳐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숙종의 견해는 참으로 기발했다. 이것은 이 사건에 대해 200년 이상 축적된 합의가 낳은 대안이며, 올바른 역사적 평가를 내리기 위한 여러 단계 중의 하나였다. 원래 노산군이라고 할 때의 ‘군’(君)은 서자(庶子) 왕자에게 붙이는 칭호와 글자는 같아도 같은 의미가 아니었다. 폐위된 임금을 군이라고 부르는 것은 주자(朱子)가 ‘자치통감강목’에서 만든 역사 기록 범례의 하나였다. 그걸 몰랐을 리가 없다. 숙종의 착상인지 이전에 어떤 의논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위의 논리는 노산군에게서 ‘폐군’의 혐의를 벗기고 ‘적실 왕비의 왕자’라는 지위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단종’으로, ‘충신’으로 이로부터 10년 후, 숙종은 노량진에 자리한 사육신묘에 제사를 지내게 하고, 복관 조치를 내림과 함께 사당에도 편액을 하사한다. 당시 이미 민간 차원에서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내오던 터였다. 그러므로 편액을 내리는 것으로 사당 건립을 사후 승인한 셈이었다. 이런 배경에는 숙종 6년, 강화유수 이선(李選)이 세조도 아들인 예종에게 ‘사육신은 충신’이라고 유시(諭示)했다는 것을 근거로 사육신을 정려할 것을 요청했던 상소에서도 나타나듯이, 사육신을 충신으로 표창해야 한다는 공론이 뒷받침하고 있었다. 숙종 24년(1698)에는 현감(縣監)을 지낸 적이 있는 신규(申奎)가 노산대군의 왕호를 회복하라고 상소했다. 이후 숙종은 조정의 신하는 물론 지방관과 이미 관직을 그만두고 초야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의견을 묻도록 하였다. 한 달 뒤인 10월에 숙종은 승정원에 비망기(備忘記)를 내려 노산대군의 왕호를 추복하게 하였다. 단종이 영월 땅에서 승하한 지 햇수로 242년 만의 일이다. 이후 곧바로 온 나라의 축하 속에 단종 복위가 반포됨으로써, 강봉된 노산군은 243년 만에 후손들에 의해 단종으로 복원되었다. 우리가 장희빈만 기억하는 시대, 조선사람들의 유전인자에 냄비근성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기나긴 역사바로세우기가 마무리되었다. 오항녕(전주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 ‘UFO 목격담’ 담은 英정부 비밀 대화록 첫 공개

    1950년대에 영국 정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를 암묵적으로 인정한 내용이 담긴 문서가 최초로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7일 보도했다. 최근 케임브리지대학에 의해 공개된 이 문서는 당시 영국 공군(RAF)소속 전투기 조종사인 로렌트 휴스의 목격담과 이를 정부 고위층에 전달한 당시 보수당 의원 던컨 샌디스(Duncan Sandys)의 보고내용을 담고 있다. 휴스는 1952년 서독에서 비행훈련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가던 중 은빛으로 빛나는 둥근 원반 형태의 물체를 발견했다. 이 물체의 표면은 마치 은박지처럼 매우 매끄럽고 빛났으며 폭은 약 100ft(약 30.5m) 가량으로 추측됐다. 이 비확인비행물체는 레이더망에도 포착됐는데, 당시 지구상의 어떤 비행물체도 내지 못하는 속력을 자랑하며 휴스의 전투기 옆을 스쳐 지나갔다. 며칠 뒤 휴스는 이를 상부에 보고했고, 이를 전해들은 던컨 샌디스 의원은 영국 정부에 “휴스의 목격담과 레이더 증거가 비교적 설득력 있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에 따르면 샌디스 의원은 미국 공군의 수차례 UFO 목격을 언급하며 “나는 휴스 병사가 미국의 많은 목격자들이 묘사한 미확인비행물체의 현상을 봤다는 것에 일말의 의심이 없다.”며 존재를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UFO 목격과 관련한 대부분의 조사들을 경시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이 문서를 조사하고, 영국 정부 고위관료 사이에서의 UFO ‘밀담’을 최초 공개한 셰필트할람대학교의 데이비드 클라크 박사는 “휴스가 무엇인가를 봤다는 데에는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우리는 외계인 존재 여부를 조사하기 이전에 과학적인 증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도예가 김지아나 새달 25일까지 ‘공간 그리고 풍경’展

    도예가 김지아나 새달 25일까지 ‘공간 그리고 풍경’展

    김지아나(40) 작가의 작품을 보면 피부과 확대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작가가 피부 고운 여성이라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고운 조각들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입체적인 면을 이룬다. LED가 뒤에서 빛을 쏘면서 은은한 기운이 감돈다. 조명 색깔은 8분 간격으로 스르르 변해간다. 변하는 빛을 적당히 소화해 도로 뱉어내는 이 조각들은 놀랍게도 종이나 천이 아니라 도자기들이다. 그러니까 흙을 구워 만든 것이다. 빛이 도자기를 통과할 수 있을까. “붓으로 흙물을 석고판에 얇게 펴바른 뒤에 그걸 하나씩 구워내는 거예요. 그래서 저 조각들 두께가 A4 용지 정도예요.” 조각 가운데는 색깔이 들어가 있는 것도 있고, 더구나 도자기에 유약은 운명 아니던가. ●자기 조각 너무 얇아… 흙에 안료 섞어 색깔 내 “색깔을 따로 입히진 않아요. 아예 흙 자체에 안료를 섞어서 색깔을 냅니다. 유약은 안 써요.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려고요. 그리고 유약을 바르려면 그걸 흡수할 수 있을 정도의 두께가 있어야 하는데, 저건 너무 얇아서 유약을 먹지도 않아요.” 그러면 보존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제 나름의 비법이 있어요. 그거는 말씀드리기 곤란해요. 엄청난 비밀이어서가 아니라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될 것 같아서요.” 아니, 어차피 논문에다 쓰면 다 공개되는 거 아니던가. “알아도 못 따라 할 거예요. 그게 안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하하하.” 한 작품을 보니 세로로 붉은 선 두 가닥이 선명하다. 농담 삼아 전시장에 맞춘 63빌딩이냐 했더니 제목이 ‘시티-로드’라 했다. 중앙 차선과 아스팔트를 묘사한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바쁘게 살아가잖아요. 그런데 어느 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 헤드라이트에 비친 아스팔트를 쳐다보니까 참 아름답더군요. 우리가 놓친 저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어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 ‘시티-리버’는 운전하다 차창 밖으로 내다본 한강 풍경이다. ●입체적 자기 조각 붙여 그림처럼 평면화 그러니까 전공은 도예인데 작업은 회화처럼 한다는 얘기다. 회화하는 사람들이 캔버스의 평면감을 벗어나고자 캔버스를 찢고 오려붙이고 물감을 두껍게 찍어 바르는 방식을 쓴다면, 작가는 이미 입체적인 형상을 갖춘 도자기 조각들을 눌러 붙여 평면화하는 셈이다. 그래서 붓으로 흙물을 만지고 구워낼 때는 붓질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고자 애쓴다. 사람 손의 터치감을 느껴보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도예=공예’로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그릇 만드는 게 도예 아니냐는 고정관념에 대한 반항이 느껴진다. 전공의 벽이 높은 우리 상황에서, 대가가 되기도 전에 이러는 거 조금 위험하다. 차라리 정직(?)하게 회화를 했으면 어땠을까. “사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너무 좋아했어요. 지금도 도예보다 그림책이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미술 공부는 대학 가서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그림 그리는 걸로는 상대가 안되는 거지요.” 절망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거꾸로 데생을 안 해서 손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그래서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오른손잡이에게 왼손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훈련을 시켜요. 버릇처럼 익혀온 손놀림을 벗어나 보는게 소중한 경험이거든요.” 무작정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도예에서 회화로 육박해 들어간 이유다. ●잘 그리는 것보다 어떻게 그리느냐가 중요 반전은 있다. 한편으로는 그릇도 만든다고 했다. 그런데 얘기가 좀 웃긴다. “그릇도 저렇게 얇은 도자기로 만들어요. 깨지기 쉽다는 이유로 그런 그릇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거꾸로 그런 그릇에 담아서 먹어야 그 안에 담긴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다고 봐요. 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얇은 그릇을 쓰면 정성스럽게 두 손으로 우물물을 떠먹는 느낌, 그걸 주고 싶었던 거예요.” 전시는 6월 25일까지 서울 여의도동 63빌딩 63스카이아트미술관. 미술관 측이 올해 처음 만든 신진작가 프로젝트 ‘공간 그리고 풍경’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02)789-566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장동건이 옴므파탈役 원해…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장동건이 옴므파탈役 원해…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의 첫 공식상영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얻은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1782년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원작은 ‘위험한 관계’(1988), ‘발몽’(1989),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1999),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 전 세계에서 숱하게 리메이크될 만큼 매력적이다. 게다가 3500만달러(약 413억원)가 투입된 이 영화의 제작은 중국 존보미디어가, 연출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 감독이 맡아 더 관심이 쏠렸다. 영화에서 장동건은 모든 사랑을 게임으로 여기는 작업의 고수로, 장쯔이는 남편을 잃었지만 정절을 지키는 여성으로, 장바이즈는 농염한 팜므파탈로 나온다. ●상하이가 무대… 제작비 3500만달러 투입 허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혀 모르는 언어로 영화를 찍는 게 가장 힘들었다. 처음에는 무성영화를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대사를 끝냈는데 컷을 외치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봤다.”고 말했다. 이어 “장동건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옴므파탈(나쁜 남자)이 하고 싶다더라. 변화를 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허 감독은 1931년 상하이로 옮겨 놓았다. “원작소설은 심리묘사가 탁월했다. 동건이랑 농담을 한 게 우리가 일찍 이 소설을 읽었다면 연애를 훨씬 잘했을 거라고 할 정도로 사랑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고 말했다. 또한 “원작은 프랑스 혁명 이전의 화려하고 물질적이지만, 진정한 사랑은 없던 시절이 배경이다. 1930년대 상하이 상류층도 못지않게 쾌락 지향적이었다. 제작자가 오늘날 중국 또한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모르는 언어로 영화 찍기 힘들어” 장바이즈는 장동건과 ‘무극’(첸 카이거, 2005)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동안 장동건은 결혼했고, 장바이즈도 5살, 2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가 됐다. 그는 “‘무극’ 때는 조용하고 편안한, 성격 좋은 오빠였는데 7년 만에 만나니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났다. 동시에 너무 완벽한 남자라 무섭기도 했다. 여자라면 빠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누구와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극 중 대립각을 세우는 장쯔이와는 ‘촉산전’(서극, 2001) 이후 11년 만이다. “그땐 둘 다 어렸는데 이젠 30대가 됐다. 장쯔이는 국제적인 성공을 했고,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면서 “막상 영화에 함께 나오는 장면이 별로 없어 아쉬웠지만, 장쯔이는 1988년판 ‘위험한 관계’의 미셸 파이퍼 못지않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글 사진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후궁:제왕의 첩’

    [영화프리뷰] ‘후궁:제왕의 첩’

    신 참판의 딸 화연(조여정)은 어린 시절 한집에서 자란 권유(김민준)와 사랑하는 사이다. 이복형이 집권하는 궁을 떠나 바깥으로 돌던 성원대군(김동욱)은 우연히 화연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성원대군의 생모인 대비(박지영)는 공석인 중전에 화연을 천거한다. 며느리로 삼기엔 집안이 탐탁지 않았던 탓. 화연은 권유와 야반도주를 하지만 하루 만에 붙잡힌다. 결국 화연은 궁으로 들어가고 권유는 거세를 당한다. 5년 뒤 병약한 임금이 세상을 등지고 성원대군이 보위를 이어받는다. 다섯 살짜리 어린 왕자를 지켜내기 위한 화연의 몸부림이 시작된다. 김대승 감독의 4번째 장편영화 ‘후궁:제왕의 첩’(이하 ‘후궁’)은 구중궁궐에서 펼쳐지는 여인의 욕망에 관한 영화다. 등장인물 사이에 권력과 사랑, 복수, 섹스, 질투, 음모가 얽히고설켜 있지만 이는 결국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다. 원치 않게 궁에 들어온 화연은 본래 ‘사랑밖엔 난 몰라’형의 인물. 하지만 궁중 안에 피바람이 불고 아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워지자 생존을 위해 ‘정치적 근육’을 키워간다. 육감적인 육체를 슬픈 눈빛으로 봉인해 놓은 화연이 흘리는 거짓 눈물, 그리고 슬쩍 흘리는 웃음에 사내들은 모든 것을 내던진다. 어느 순간, 화연의 행보가 아들을 위한 것인지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호해진다. 화연의 정적(政敵)인 대비는 엇나간 욕망의 화신처럼 비친다. 하지만 그 또한 화연과 다를 것 없다. 어린 시절 정적의 음모로 아들과 함께 불에 타 죽을 뻔했지만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고 권력을 쟁취했다. 닮은 꼴이기에 더욱 화연을 짓밟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화연의 몸종으로 입궐해 우연히 승은을 입은 금옥(조은지)마저도 감춰진 본능에 눈을 뜨면서 음모를 꾸민다. ‘후궁’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하나같이 욕망에 충실하다. 데뷔작 ‘번지점프를 하다’(2000)와 ‘혈의 누’(2005)에서 김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 출신답게 긴 호흡의 드라마를 능숙하게 엮어내는 능력을 뽐냈다. 뻔하지 않은 멜로(‘번지점프를 하다’), 진부하지 않은 사극 스릴러(‘혈의 누’)를 통해 관객의 호응은 물론 평단의 지지도 얻었다. 2~3명의 관계에 집중했던 전작과 달리 김 감독은 ‘후궁’에 사연 있는 조연을 곳곳에 배치했다. 발현된 혹은 거세당한 욕망의 집합인 궁궐의 공간적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무게감이 덜한 주연배우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다. 조연의 대거 등장은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왕의 사랑 혹은 권력을 쟁취하려고 여인들이 암투를 벌이는 천편일률적인 TV 사극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중반 이후 극의 긴장감과 흡인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방자전’(2010)의 파격 노출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조여정은 ‘후궁’에서도 전작 못지않은 노출을 감행한다. 가혹한 운명에 휩쓸린 화연의 심리 묘사 또한 인상적이다. 특히 충격적이면서도 슬픈 결말에서 조여정의 눈빛은 오래 여운이 남는다. 6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유럽재정위기가 낳은 우울한 신조어

    유럽의 재정 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잿빛’ 신조어가 쏟아지고 있다.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이탈 가장 대표적인 신조어로는 ‘그렉시트’(Grexit)를 들 수 있다. 이는 ‘그리스’(Greece)와 ‘퇴장’(exit)의 합성어로, 지난 2월 씨티그룹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문제를 설명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커진 요즘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 신조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은행 도이체방크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G유로’(Geuro)라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그리스를 의미하는 ‘G’와 ‘유로’(euro)를 합친 말이다. 그리스 위기 해결 방법의 하나로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되 유로존과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때 그리스가 사용할 통화를 일컬어 G유로라고 부른 것이다. ●드라크…:그리스의 위협적 협상과정 ‘드라크메일’(Drachmail)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그리스의 옛 통화인 ‘드라크마’(Drachma)와 협박을 뜻하는 ‘블랙메일’(blackmail)을 합친 것이다. 영국의 채널4뉴스의 파이잘 이슬람 경제 에디터가 처음 사용한 이 말은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를 무기 삼아 다른 유럽 국가와 협상하는 과정을 묘사한 것이다. ●유로겟돈:유로존의 종말 이 밖에도 유로와 세계 종말의 마지막 전쟁 장소인 ‘아마겟돈’(Armageddon)을 합친 ‘유로겟돈’(Eurogeddon) 이라는 용어도 있다. 그리스 국민이 반(反) 구제금융 세력을 대거 의회에 입성시킨 지난 총선과 연정구성 실패에 따라 실시될 2차총선을 빗대, 네덜란드의 라보뱅크가 그리스와 선거(election)를 합성시켜 만든 ‘그렐렉션’(grelection)이라는 말도 쓰이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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