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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착같이 살아낸 엄마, 폭싹 울었수다

    악착같이 살아낸 엄마, 폭싹 울었수다

    제주도 배경으로 파고 견뎌낸 3代 삶의 희로애락 4계절 빗대 풀어내서정적 스토리로 문학책 보듯 여운‘동백꽃’ 작가와 ‘나의 아저씨’ 감독아이유·박보검 등 배우들 호연에한국적인 정서로도 전 세계서 인기 엄마의 청춘은 충분히 푸르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수줍은 문학소녀였던 엄마는 딸을 위해 소중한 꿈을 바다에 묻었다. 자신의 엄마가 꼭 그랬던 것처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잔잔한 감동을 주며 국내외 시청자의 눈물을 쏙 빼는 힐링 드라마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일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1960년대 제주도를 배경으로 오애순의 인생 궤적을 좇으며 삶의 희로애락을 4계절에 빗대 풀어낸다. 서정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대사는 한 편의 문학작품을 읽는 것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 ‘폭싹 속았수다’는 ‘매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드라마는 주인공 애순과 관식을 비롯한 도동리 사람들을 통해 순수하고 인간적이었던 그 시절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에는 시대의 파고를 온몸으로 버텨 낸 3대가 등장한다. 애순의 엄마 광례는 해방 전후 가난과 힘겹게 싸웠던 조부모님 세대에 해당한다. 제주 해녀인 광례는 남편과 사별한 뒤 아이 셋을 키우기 위해 악착같이 삶을 살아 낸다. 귀신보다 배곯는 자식들이 더 무섭다는 광례는 전복 한 마리라도 더 따기 위해 가장 늦게 바다에서 나온다. 애순은 그런 엄마가 늘 못마땅하다. 광례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 똑소리 나는 딸이 자신과 같은 운명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를 살아가는 애순에게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다. 여자라는 이유로 늘 부급장에 머물러야 하고 대학은 꿈도 못 꾸고 동생들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세상천지에 자신의 편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애순은 서럽기만 하다. 어릴 때부터 그림자같이 따라다니던 관식만이 오직 애순의 결을 지킨다. “노스탤지어도 모르는 섬놈에게 시집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던 애순은 무쇠처럼 한결같은 관식의 마음을 결국 받아들인다. 대본을 집필한 임상춘 작가는 남녀 주인공의 쌍방 구원 서사를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왔다. 전작인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사회적인 편견으로 소외당하던 미혼모 동백이 경찰 용식의 해바라기 같은 사랑으로 인해 활짝 피어나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 큰 사랑을 받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폭싹 속았수다’는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의 통찰력이 더욱 깊어지고 짙어진 작품”이라면서 “평범해 보이는 삶도 임 작가의 필력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다시 그려진다”고 말했다. 어느덧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애순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첫째 딸 금명을 낳은 애순은 “세상이 다 내 품에 들어왔다”며 행복해한다. 고된 시집살이와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시댁 식구의 눈칫밥 속에서도 바람막이가 돼 주는 남편 관식 덕에 버티며 살아간다. 거친 비바람이 몰아쳐도 두 사람은 손을 놓지 않고 삶이라는 거센 파도를 함께 넘어간다. 이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뚜렷한 악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장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성격파탄자 부상길이 ‘최대 빌런’으로 등장하지만 그의 모습은 상당히 희화화돼 묘사된다. 대신 작가는 도동리 사람들의 연대에 주목한다. 광례와 함께 물질을 했던 해녀들은 엄마처럼 애순의 곁을 묵묵히 지켜 주고 주인집 노부부는 텅 빈 애순이 집 쌀독에 몰래 쌀을 채워 놓는다. 얄밉게 굴던 새엄마도, 어렵기만 하던 시댁 식구들도 마음만은 따뜻하다. 작가는 ‘착한 끝은 있다더라’는 대사를 빌려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한다.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모성애뿐만 아니라 부성애도 애틋하게 그려진다. 애순에게 ‘소 죽은 귀신이 씌었냐’고 핀잔을 들을 정도로 말이 없는 관식은 묵묵하게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다. 대학생이 됐지만 영원히 크지 않는 딸 금명을 하루 종일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세상 모든 딸의 코끝을 시큰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호연은 작품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아이유는 젊은 애순과 금명 1인 2역을 맡아 극을 영리하게 이끌어 가고 박보검은 한결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관식을 탄생시켰다. 성인이 된 애순과 관식 역은 문소리와 박해준이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광례 역의 염혜란은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온 이 시대 어머니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살면 살아진다’, ‘쫄아 붙지 마 너는 푸지게 살아’라는 광례의 대사는 인생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드라마 ‘미생’, ‘나의 아저씨’ 등을 통해 탁월한 연출력을 선보인 김원석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공감을 선사한다.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작품은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지만 넷플릭스가 자체 집계하는 글로벌 톱10에서 비영어 드라마 부문 2위까지 등극했다.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멕시코, 튀르키예, 필리핀, 베트남 등 41개 국가에서 톱10에 올랐다. 총 16부작인 이 작품은 매주 4회씩 공개되고 있는데 지난 14일 선보인 2막부터는 캐나다를 비롯한 영어권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를 공동 제작한 바람픽쳐스의 박호식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지만 한국적 정서를 담은 작품으로 승부수를 띄워 보고 싶었다”며 “사회적인 갈등을 봉합하고 시대를 보듬는 메시지가 세대와 국가를 넘어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 박수근 화백이 63년 전 지인에게 쓴 연하장 고국으로 돌아와

    박수근 화백이 63년 전 지인에게 쓴 연하장 고국으로 돌아와

    미국인 소장자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기증 한국인이 사랑하는 화가 박수근(1914~1965)이 63년 전 지인에게 썼던 연하장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박수근 화백이 작성한 연하장 등을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박수근이 1962년 12월에 지인에게 보낸 연하장과 연하장 봉투, 같은 해 열린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 등 총 3점이다. 모두 박수근의 지인이던 미국 개인 소장가(로버트 마티엘리·산드라 마티엘리)에게서 재단이 기증받은 것이다. 연하장은 1962년 연말에 박수근이 산드라 마티엘리에게 보낸 것으로, 안쪽에 박수근의 판화가 붙어 있어 가치가 크다. 겉면에는 인사말과 서명이 친필로 적혀 있고, 안에는 ‘연을 날리는 두 사람’을 묘사한 판화가 부착돼 있다. 이런 형태의 연하장으로 미술사학자 최순우(1916~1984)와 동료 화가 이응노(1904~1989)에게 보낸 것이 남아 있는데, 이번에 기증된 마티엘리 연하장은 1962년 12월이라는 구체적인 발송 연월을 말해주는 우편 봉투가 함께 남아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은 1962년 초 주한미군 서울기지사령부 도서관에서 열린 박수근 개인전 때 배포된 것이다. 리플릿에는 전시회와 작가 정보, 그리고 출품작들의 제목과 금액이 적혀 있다. 이와 같은 리플렛이 리움미술관 아카이브에도 소장돼 있는데, 이번 기증본에는 리움 소장본보다 11점 더 많은 작품명이 추가 기록돼 있다. 추가된 작품명은 전시 도중 새롭게 출품된 작품들로, 전시가 호응을 얻었음을 말해준다. 마티엘리 부부는 1950년대 미군 군무원으로 국내에 들어와 30년간 용산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박수근과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은 1962년 박수근의 개인전을 지원하고 그의 작품을 직접 구입해 한동안 소장하기도 했다. 마티엘리 부부는 이전에도 송광사 오불도, 전북 고창 지역 고문서, 사무엘 리 고객 장부 등 우리 문화유산과 역사자료를 몇 차례 기증한 이력이 있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재단의 국외문화유산 유공자로 지정됐다. 김정희 재단 이사장은 “중요한 자료를 발굴해 그 가치를 보존하려는 재단 연구진들의 정성과 소장자의 선의가 어우러져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자료들은 미술관이 다음달에 개최될 ‘박수근 작고 60주년 기념 특별전’에 소개될 예정이다.
  •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일본을 생각한다, 아름다운 문학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일본을 생각한다, 아름다운 문학

    삼일절 폭설이 내 발을 묶어 이용덕의 장편소설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를 읽게 되었다. 이용덕은 재일교포 3세대며 나는 한국어 번역본을 읽었다. 책은 자이니치(재일교포)의 다양한 삶을, 가까운 미래를 상상해 쓴 소설이다. 일본 자이니치들의 삶, 그들의 들쑥날쑥 이야기. 나는 이용덕의 소설을 한민족의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구분하지 않으련다. 엄연한 일본 문학이다. 제목이 너무 강력해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머뭇했으나, 작가 이용덕의 넉넉한 세계관은 나의 기우를 가볍게 넘어 버렸다. 글을 시작하며 작가는 “아아 일본, 일본인은, 정말로 구제 불능의 차별 국가, 차별적 민족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제 붓이 패배했다는 뜻이겠지요. 그게 아니라, 이건 한국에서도 혹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비극적인 체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으신다면 제 붓이 얼마간의 승리를 거둔 셈입니다”라고 썼다. 저자가 밝혔듯 소설 제목은 1923년 관동 대지진 혼란 속에 일본인 자경단이 이웃 조선인을 학살할 때 ‘죽창’을 사용한 역사적 사실을 의미한다. 작가는 시대의 모습 앞에서 한국인·일본인 혹은 피해자·가해자로 구별하지 않는다. 작가는 “비극적인 체계”로 비극을 해부한다. 인간의 굴레,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는 무사유(생각 없음)의 범죄를 묘사하는 데 그쳤으나, 소설가 이용덕은 그의 글을 읽는 사람이 본질의 구조를 사고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 형의 방에 꽂혀 있던 일본 문학 선집. 시마자키 도손, 나쓰메 소세키, 미시마 유키오 등의 소설은, 중학교를 입학하며 만난 이광수, 심훈, 김동리의 장단편 작품들과 어떤 차이도 느껴지지 않았다. 시마자키 도손의 ‘초연’에 나오는 “앞머리에 꽂은 꽃빗을 꽃다운 그대라 생각했네”의 감흥은 아직도 나에게 김소월의 진달래꽃, 박목월의 나그네와 다르지 않다. 계절이 바뀌면 곧잘 한시를 지어서 내게 보내는 친구가 있다. 나도 한자 4자 혹은 7자 절구로 뜻 화답은 하지만 주고받는 한시의 라임에는 통 자신이 없다. 문자로 이해는 하나 중국어 음과 운율에 익숙하지 않으니 이백과 두보도 ‘뜻’으로만 읽는다. 아쉽게도 바이런, 보들레르의 시에서도 나는 아무런 흥취를 느끼지 못한다. 번역된 ‘말테의 수기’를 읽고 또 읽어도 릴케의 서정은 어쩔꼬, 터럭 하나 내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어는 다르다. 바쇼의 하이쿠, 시마자키 도손의 시는 한국어 번역을 읽어도 리듬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내 몸이 일본시의 리듬에 편안히 반응하듯 거개 일본인들에게도 한국 시의 운율이 다르지 않게 전달되리라. 교토 도시샤대학 교정에는 윤동주의 ‘서시’와 정지용의 ‘압천’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나란히 새겨져 있다. 윤동주의 ‘서시’ 첫 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을 한국어로 또 일본어(死ぬ日まで空を仰ぎ一点の恥辱なきことを·시누히마데 소라오 아오기 잇텐노 하지나키 고토오)로 읽어도 시의 가락에 별반 차이가 없어 묘하다. 오늘날 한국인과 일본인이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은 불가능한데도, 우리 민요와 일본 시 운율의 흡사함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나는 시에서 한일 두 나라 운율의 흡사함을 보며 까마득한 날 아마 우리는 실제 동족이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한다. 동북아시아나 세계 지도를 펼쳐 보자. 한국과 일본만큼이나 안보, 경제, 외교, 문화를 의제로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그러함에도 대중 정치인, 방송 언론 심지어는 직업 외교관마저 상대국에 관해 혐오 발언을 태연히 내뱉는다. 가장 도타워야 할 이웃 간에 주고받는 선동과 혐오의 언어에 망연자실하다가 자이니치 이용덕의 글을 만났다. 문학이 이런 힘을 가졌으리라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이용덕의 세계관은 탈민족적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문제에 천착했던 오에 겐자부로의 세례를 받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승리한 작가의 붓. 이용덕을 배출한 일본 문학의 활연함에 나의 경의를 보낸다. 오겡키 데스카? 김민식 내촌목공소 고문
  • “짝짓기 전 ‘청산가리 10배’ 독 넣는다”…충격적인 이유 있다는데

    “짝짓기 전 ‘청산가리 10배’ 독 넣는다”…충격적인 이유 있다는데

    암컷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짝짓기 전 청산가리보다 10배 이상 강한 독을 심장에 주입하는 수컷 문어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 CNN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저널에 올라온 연구를 인용해 수컷 파란선문어가 짝짓기 중 먹히지 않기 위해 암컷의 심장에 테트로도톡신(TTX)이라는 강력한 신경 독소를 주입한다고 전했다. 문어의 짝짓기는 수컷이 생식기 역할을 하는 팔을 암컷 생식기에 집어넣어 정자를 전달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수컷 생식기 팔은 끝에 빨판이 없어 구별된다. 문어 짝짓기는 암수가 완전히 밀착한 상태로 진행되므로 몸집이 작은 수컷이 암컷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크지만, 파란선문어는 달랐다. 연구의 주 저자이자 호주 퀸즐랜드 대학 동물 신경생리학자 종원송(鍾文松·Chung Wen-Sung) 박사는 수컷보다 두 배 큰 암컷 파란선문어가 수컷 문어를 잡아먹는 경우가 많아 수컷이 독을 사용하도록 진화했다고 전했다. 문어의 신경독이 사냥이나 방어가 아닌 짝짓기에 사용된다는 증거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수컷 문어는 암컷 문어의 마지막 간식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 문어를 먹으면 알을 낳고 부화시키는 데 드는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어들은 짝짓기 중 안전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팔이 길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반면 파란선문어는 팔이 짧아 독을 사용해 방어한다. 종 박사에 따르면 수컷 파란선문어는 암컷 뒤로 다가가 특정 부위를 물어 대동맥에 TTX를 주입한다. 독이 주입된 암컷 문어는 약 1시간 동안 마비돼 호흡이 멎고, 그동안 수컷 문어는 안전하게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연구 중 암컷 문어가 독으로 사망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종 박사는 이 사례를 “암수 간 생존 및 번식을 위한 경쟁”으로 묘사하며 다음 세대로 유전자를 전달하려는 파란선문어의 생존 기술이라고 전했다. 짝짓기 중 상대를 잡아먹는 행위는 문어 뿐 아니라 거미, 사마귀 등 다른 동물에서도 나타난다. 국내서도 출현 빈도 잦아져…“발견시 신고해야” 파란고리문어로도 불리는 파란선문어는 이 독 때문에 주변 바다에서 발견되면 주의보가 내려지곤 한다. 국내에서도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아열대성 어종인 파란선문어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사람이 파란선문어의 독에 노출되면 신체 마비, 구토, 호흡곤란, 심장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몸 표면의 점액과 먹물에도 독성물질이 함유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파란선문어로 의심되는 문어를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 물에서 나오면 눈·입 무너지는 기괴 생물…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의 반전

    물에서 나오면 눈·입 무너지는 기괴 생물…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의 반전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로 꼽히는 블롭피쉬가 경쟁 상대를 누르고 간발의 차로 뉴질랜드의 ‘올해의 물고기’로 선정되며 반전을 일궈냈다. 뉴질랜드 ‘산에서 바다 보존 신탁’이 주최하는 연례행사에서 블롭피쉬가 투표를 거쳐 올해의 물고기로 선정됐다고 18일(현지시간) 미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행사는 뉴질랜드의 담수와 해수 환경에 서식하는 다양한 물고기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투표는 비영리 단체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달 초부터 약 2주간 진행되었으며, 지난 16일에 마감됐다. 총 5583표가 집계됐으며 블롭피쉬는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오렌지러피보다 거의 300표 차이로 승리했다. 트러스트의 발표에 따르면, 오렌지러피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더 못생긴 경쟁자인 블롭피쉬가 뉴질랜드 라디오 네트워크 ‘모어 FM’(More FM)의 지지를 받으면서 결과가 바뀌었다. 이 방송국의 ‘드라이브 쇼’ 진행자인 사라 갠디와 폴 플린은 “블롭피쉬는 바다 밑에서 인내심을 갖고 먹이가 오길 기다리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평생 괴롭힘을 당해왔고, 우리는 ‘이제 블롭피쉬가 햇빛을 받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러스트의 공동 이사인 킴 존스는 “독특한 심해 생물 두 종의 대결이었으며, 블롭피쉬의 색다른 아름다움이 투표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약 30㎝ 길이로 자라는 블롭피쉬는 “큰 올챙이처럼 생겼으며 창백하고 젤리 같은 살과 푹신하고 느슨한 피부, 큰 코와 구슬 같은 응시하는 눈을 가진 덩어리”로 묘사됐다. 주로 호주 남동부 해안과 태즈메이니아 근처에서 발견되며, 수심 600m에서 1200m의 깊은 바다에 주로 살고 있다. 블롭피쉬는 심해에서는 높은 수압 덕분에 비교적 정상적인 모양을 유지하지만, 물 밖으로 꺼내면 사람들이 흔히 ‘못생겼다’고 부를 정도로 기괴한 모습으로 변한다. 단단한 뼈대와 발달된 근육이 없어 자체적으로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
  •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 심슨 가족(The Simpsons)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발매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 심슨 가족(The Simpsons) 콜라보레이션 컬렉션 발매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가 디즈니코리아와 미국의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을 테마로 한 첫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선보인다. 1989년 멧 그래이닝에 의해 창작된 ‘심슨 가족’은 독창적인 미학과 예지적인 유머로 미국 사회와 대중문화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현실을 반영한 해학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전세계적인 팬덤과 확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송지오는 이번 협업을 통해 ‘심슨 가족’ 컬렉션과 첫 협업을 성사시키며 의미를 더했다. ‘심슨 가족’은 미국 스프링필드에 사는 ‘호머’, ‘마지’, ‘바트’, ‘리사’, ‘매기’로 이루어진 심슨 가족과 그 주변인들의 일상을 그린 패밀리 시트콤이다. 가상 사회 속 한 가족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가족 간의 따뜻한 유대감은 물론, 사회를 풍자하는 날카로운 시선, 기상천외한 유머와 풍자로 미국의 대표적인 최장수 애니메이션으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시대를 반영한 트렌디한 소재와 현대 사회의 흐름을 직시하는 시각을 시리즈 특유의 유쾌한 관점으로 풀어내며 팬들과 평단으로부터 꾸준히 호평받고 있다. 송지오의 ‘심슨 가족’ 컬렉션에서는 고전 예술에서 영감을 받아 아트적인 컬렉션을 탄생시키는 송지오가 화려한 16세기 르네상스의 화풍으로 심슨 가족을 그려내며 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심슨 가족’의 캐릭터들을 송지오의 신화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그림에서 묘사되는 이상적인 세상의 영물과 생물,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재해석하여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송지오 하우스의 수준 높은 엠브로이드 기법과 실크 스크린 기법을 다채롭게 활용하여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컬렉션을 선사한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은 화려한 시각적인 요소 뒤에 깊은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심슨 가족‘캐릭터들을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으로 승화시켰다. ‘심슨 가족’의 스토리텔링을 송지오의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해 의상의 위아래가 뒤집힌 리버스 패턴 메이킹, 비대칭적인 아트워크와 패치워크, 그리고 변칙적인 실루엣 등으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컬렉션을 선보인다. 이번 송지오의 ‘심슨 가족’ 컬렉션은 송지오 25SS 켤렉션의 첫 콜라보레이션으로 셔츠 7종과 티셔츠 16종으로 구성된다.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3월 18일 송지오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단독 선발매될 예정이며 3월 21일부터 송지오의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갤러리 느와’,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한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더 현대 서울, 갤러리아 명품관 등 전국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정식 발매된다. 1993년 설립된 송지오(SONGZIO)는 20여년간 파리 패션 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며 현재 전 세계 9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패션 하우스이다. 매해 세계적인 스튜디오와 아티스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송지오는 한국 패션의 높은 수준을 세계 무대에 알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 최소 40명 사망…미국 쑥대밭 만든 ‘괴물’ 토네이도

    최소 40명 사망…미국 쑥대밭 만든 ‘괴물’ 토네이도

    미국 중서부와 남부에 순간 최대 시속 300㎞가 넘는 강력한 토네이도가 지나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짧은 시간 동안 큰 피해를 초래한 이번 폭풍우를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16일(현지시간) NBC·ABC 등은 이번 토네이도와 국지성 돌풍으로 현재까지 미주리·아칸소·텍사스·오클라호마·캔자스·앨라배마·미시시피 등 7개 주(州)에서 최소 4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명피해는 계속 집계 중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미국을 휩쓴 이번 폭풍은 허리케인급 강풍과 모래폭풍, 산불, 우박 등을 동원하며 광범위한 피해를 주고 있다. 미주리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졌고, 15만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미주리주 버틀러 카운티 검시관 짐 에이커스는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주택을 두고 “더 이상 집이라고 할 수 없다”거나 “바닥이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며 피해 현장을 묘사했다. 미시시피에선 6명, 앨라배마·아칸소에서 각각 3명이 돌풍으로 인해 사망했다. 캔자스와 텍사스에선 모래폭풍이 고속도로를 덮쳐 차량 연쇄 추돌사고가 나면서 각각 8명, 4명이 숨졌다. 오클라호마에서는 강풍이 산불로 이어져 44개 카운티에서 130여 건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주택 약 300채를 포함해 689㎢ 면적을 태웠다. 토네이도로 인해 주택이 파괴되고 차량이 전복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현지 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진·영상에는 주택이 완전히 붕괴돼 잔해가 나뒹굴고, 차량이 심하게 파손되는 등 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한 모습이 나온다.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스쿨버스가 날아가 학교 지붕에 걸쳐진 장면도 있다. 미 기상청(NWS)은 시속 130㎞에 달하는 돌풍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 산불·우박 등 악천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토네이도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 (영상) 학교 지붕에 스쿨버스, 마을은 산산조각…美 ‘괴물’ 토네이도 강타 [포착]

    (영상) 학교 지붕에 스쿨버스, 마을은 산산조각…美 ‘괴물’ 토네이도 강타 [포착]

    미국 중서부와 남부에 순간 최대 시속 300㎞가 넘는 강력한 토네이도가 지나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짧은 시간 동안 큰 피해를 초래한 이번 폭풍우를 ‘괴물’이라고 표현했다. 16일(현지시간) NBC·ABC 등은 이번 토네이도와 국지성 돌풍으로 현재까지 미주리·아칸소·텍사스·오클라호마·캔자스·앨라배마·미시시피 등 7개 주(州)에서 최소 4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명피해는 계속 집계 중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미국을 휩쓴 이번 폭풍은 허리케인급 강풍과 모래폭풍, 산불, 우박 등을 동원하며 광범위한 피해를 주고 있다. 미주리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졌고, 15만여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미주리주 버틀러 카운티 검시관 짐 에이커스는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간 주택을 두고 “더 이상 집이라고 할 수 없다”거나 “바닥이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며 피해 현장을 묘사했다. 미시시피에선 6명, 앨라배마·아칸소에서 각각 3명이 돌풍으로 인해 사망했다. 캔자스와 텍사스에선 모래폭풍이 고속도로를 덮쳐 차량 연쇄 추돌사고가 나면서 각각 8명, 4명이 숨졌다. 오클라호마에서는 강풍이 산불로 이어져 44개 카운티에서 130여 건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지고, 주택 약 300채를 포함해 689㎢ 면적을 태웠다. 토네이도로 인해 주택이 파괴되고 차량이 전복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현지 매체를 통해 공개된 사진·영상에는 주택이 완전히 붕괴돼 잔해가 나뒹굴고, 차량이 심하게 파손되는 등 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한 모습이 나온다.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스쿨버스가 날아가 학교 지붕에 걸쳐진 장면도 있다. 미 기상청(NWS)은 시속 130㎞에 달하는 돌풍이 계속될 수 있다면서 산불·우박 등 악천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는 여전히 토네이도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 언론 없는 시사회 마친 ‘백설공주’…원작 훼손 논란 속 개봉 D-3

    언론 없는 시사회 마친 ‘백설공주’…원작 훼손 논란 속 개봉 D-3

    예고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논란을 부른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감독 마크 웹)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도 ‘조용하게’ 프리미어 행사를 마쳤다. 보통 월드 프리미어 레드카펫에선 수많은 기자와 방송 리포터 등이 줄 서 출연진을 인터뷰해왔지만 이번 ‘백설공주’ 시사회에는 디즈니 측이 섭외한 리포터들과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위축된 분위기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가디언 등은 엘캐피탄 극장에서 열린 ‘백설공주’ 할리우드 시사회를 조명하면서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백설공주’는 지난 12일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열린 유럽 프리미어 시사회도 축소했고, 앞서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프리미어 시사회와 레드카펫 행사는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시사회를 두고 벌처(Vulture)는 “디즈니가 영화로부터 도망치는 듯한 모습”이라고 비평하면서 영화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홍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디즈니가 영화 시사회에 언론사 대부분을 초대하지 않은 것을 두고 “주연 배우들이 즉흥적인 질문을 받을 가능성을 최소화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이는 과거 배우들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의식한 대응이다. ‘실사화’ 성공하던 디즈니의 다양성 논란영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은 2021년 캐스팅 발표 때부터 불거졌다. 그림 형제의 이야기 속 백설공주는 독일 출신에 ‘검은 머리에 눈처럼 하얀 피부’로 묘사돼 있다. 1937년 제작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도 이런 캐릭터의 성격을 충실히 따르지만 이번 실사 영화에선 구릿빛 피부를 지닌 콜롬비아·폴란드 혈통의 라틴계 배우인 제글러가 맡게 되면서 원작 훼손 논란이 일었다. 보수 논평가들은 이를 ‘워크’(woke·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해 깨어 있는 태도) 문화라고 비난했고, 일부 디즈니 팬들은 지글러가 어두운 피부색을 가졌다는 점에서 ‘흑설공주’라며 조롱했다. 디즈니는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재창조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신데렐라’(2015), ‘정글북’(2016), ‘미녀와 야수’(2017)까지 꽤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2020년 개봉한 ‘뮬란’은 정치·문화적 논란에 휩싸였다. 홍콩에서 중국 보안 통제를 반대하는 민주화운동 시위가 심화하는 와중에 ‘뮬란’의 주연 배우가 중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던 게 반발을 샀다. 또 당시 중국 우한을 발원으로 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반중 정서가 격해지는 상황이었다. 2023년에는 ‘인어공주’ 실사판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 아리엘에 캐스팅 되면서 인종차별적 반발을 맞닥뜨렸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덴마크 출신이라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었고, 1989년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붉은 머리 백인 캐릭터로 묘사됐다. 실사판에 다양성을 녹여낸 파격적인 캐스팅을 했으나 ‘싱크로율’ 논란과 인종차별 문제를 동시에 불렀다. 파격적인 선택인가 원작의 훼손인가‘백설공주’의 문제는 라틴계 공주만이 아니다. 다양성를 옹호하던 디즈니가 왜소증 배우들을 출연시키고는 컴퓨터그래픽(CG)으로 덮어버려 할리우드에서 일감이 한정된 왜소증 배우들의 기회를 빼앗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왜소증을 앓고 있지만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할리우드 스타 피터 딘클리지는 2022년 한 팟케스트에 출연해 “백설공주는 다양하게 캐스팅하면서 왜 난쟁이 캐릭터는 여전한가”라며 “디즈니는 진보하고 있지만 7명의 난쟁이는 동굴에 함께 살고 있다는 퇴보적인 이야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시사회 후 또다른 왜소증 배우 마틴 클레바는 뉴욕포스트에 “왜소증 배우 중 탁월한 연기를 할 만한 사람은 딘클리지나 워윅 데이비스 정도”라면서 “왜소증 배우 7명을 한꺼번에 캐스팅하는 게 어려웠을 수 있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난쟁이들의 비주얼이 장면과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실사 영화 속에서 이질적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글러 발언도 문제가 됐다. 그는 2021년 캐스팅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역할을 위해 피부를 표백하지 않겠다”는 게시글을 올렸다가 삭제했고, 2022년 인터뷰에서는 원작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평가하며 왕자를 “백설공주를 스토킹하는 이상한 남자”라고 표현해 원작 팬들의 반발을 샀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공개된 첫 예고편은 100만 개가 넘는 ‘싫어요’를 받았다. 네티즌들은 “왕자가 백설공주 대신 계모를 찾는다”, “디즈니는 동심 파괴를 그만하라”, “왜 왕자는 그대로 백인인가”,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궁금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글러는 최근 보그 멕시코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영광”이라며 “많은 이들이 원작을 사랑하는 만큼, 우리는 항상 같은 의견을 가질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데이 쇼와 폭스 뉴스는 논란이 된 지글러 발언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영화 속 ‘워크’ 메시지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했다. ‘백설공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2023년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의 파업 등으로 촬영 및 개봉이 연기되며 2억 6940만 달러(약 3750억원)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백설공주’는 한국은 19일, 미국에서는 21일 개봉한다.
  • 논란의 ‘백설공주’, 할리우드 시사회 끝낸 뒤 반응은…

    논란의 ‘백설공주’, 할리우드 시사회 끝낸 뒤 반응은…

    예고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논란을 부른 디즈니 실사 영화 ‘백설공주’(감독 마크 웹)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도 ‘조용하게’ 프리미어 행사를 마쳤다. 보통 월드 프리미어 레드카펫에선 수많은 기자와 방송 리포터 등이 줄 서 출연진을 인터뷰해왔지만 이번 ‘백설공주’ 시사회에는 디즈니 측이 섭외한 리포터들과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위축된 분위기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가디언 등은 엘캐피탄 극장에서 열린 ‘백설공주’ 할리우드 시사회를 조명하면서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백설공주’는 지난 12일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열린 유럽 프리미어 시사회도 축소했고, 앞서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프리미어 시사회와 레드카펫 행사는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시사회를 두고 벌처(Vulture)는 “디즈니가 영화로부터 도망치는 듯한 모습”이라고 비평하면서 영화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홍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디즈니가 영화 시사회에 언론사 대부분을 초대하지 않은 것을 두고 “주연 배우들이 즉흥적인 질문을 받을 가능성을 최소화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이는 과거 배우들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점을 의식한 대응이다. ‘실사화’ 성공하던 디즈니의 다양성 논란영화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은 2021년 캐스팅 발표 때부터 불거졌다. 그림 형제의 이야기 속 백설공주는 독일 출신에 ‘검은 머리에 눈처럼 하얀 피부’로 묘사돼 있다. 1937년 제작한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도 이런 캐릭터의 성격을 충실히 따르지만 이번 실사 영화에선 구릿빛 피부를 지닌 콜롬비아·폴란드 혈통의 라틴계 배우인 지글러가 맡게 되면서 원작 훼손 논란이 일었다. 보수 논평가들은 이를 ‘워크’(woke·사회정치적 이슈에 대해 깨어 있는 태도) 문화라고 비난했고, 일부 디즈니 팬들은 지글러가 어두운 피부색을 가졌다는 점에서 ‘흑설공주’라며 조롱했다. 디즈니는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재창조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신데렐라’(2015), ‘정글북’(2016), ‘미녀와 야수’(2017)까지 꽤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2020년 개봉한 ‘뮬란’은 정치·문화적 논란에 휩싸였다. 홍콩에서 중국 보안 통제를 반대하는 민주화운동 시위가 심화하는 와중에 ‘뮬란’의 주연 배우가 중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던 게 반발을 샀다. 또 당시 중국 우한을 발원으로 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반중 정서가 격해지는 상황이었다. 2023년에는 ‘인어공주’ 실사판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 아리엘에 캐스팅 되면서 인종차별적 반발을 맞닥뜨렸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는 덴마크 출신이라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었고, 1989년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붉은 머리 백인 캐릭터로 묘사됐다. 실사판에 다양성을 녹여낸 파격적인 캐스팅을 했으나 ‘싱크로율’ 논란과 인종차별 문제를 동시에 불렀다. 파격적인 선택인가 원작의 훼손인가‘백설공주’의 문제는 라틴계 공주만이 아니다. 다양성를 옹호하던 디즈니가 난쟁이 캐릭터를 컴퓨터그래픽(CG)으로 덮어버려 할리우드에서 일감이 한정된 왜소증 배우들의 기회를 빼앗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왜소증을 앓고 있지만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할리우드 스타 피터 딘클리지는 2022년 한 팟케스트에 출연해 “백설공주는 다양하게 캐스팅하면서 왜 난쟁이 캐릭터는 여전한가”라며 “디즈니는 진보하고 있지만 7명의 난쟁이는 동굴에 함께 살고 있다는 퇴보적인 이야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시사회 후 또다른 왜소증 배우 마틴 클레바는 뉴욕포스트에 “왜소증 배우 중 탁월한 연기를 할 만한 사람은 딘클리지나 워윅 데이비스 정도”라면서 “왜소증 배우 7명을 한꺼번에 캐스팅하는 게 어려웠을 수 있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난쟁이들의 비주얼이 장면과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실사 영화 속에서 이질적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글러 발언도 문제가 됐다. 그는 2021년 캐스팅 발표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역할을 위해 피부를 표백하지 않겠다”는 게시글을 올렸다가 삭제했고, 2022년 인터뷰에서는 원작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평가하며 왕자를 “백설공주를 스토킹하는 이상한 남자”라고 표현해 원작 팬들의 반발을 샀다. 이러한 논란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공개된 첫 예고편은 100만 개가 넘는 ‘싫어요’를 받았다. 네티즌들은 “왕자가 백설공주 대신 계모를 찾는다”, “디즈니는 동심 파괴를 그만하라”, “왜 왕자는 그대로 백인인가”,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궁금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글러는 최근 보그 멕시코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오히려) 영광”이라며 “많은 이들이 원작을 사랑하는 만큼, 우리는 항상 같은 의견을 가질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데이 쇼와 폭스 뉴스는 논란이 된 지글러 발언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영화 속 ‘워크’ 메시지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했다. ‘백설공주’는 코로나19 팬데믹과 2023년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의 파업 등으로 촬영 및 개봉이 연기되며 2억 6940만 달러(약 3750억원)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백설공주’는 한국은 19일, 미국에서는 21일 개봉한다.
  • NYT “트럼프,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 50일만에 무너뜨려”

    NYT “트럼프,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 50일만에 무너뜨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방·동맹국과 전세계를 향한 공세적인 관세 정책 등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구축한 세계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취임 50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몰고온 격변을 분석했다. NYT는 ‘권력, 돈, 영토: 트럼프가 50일간 세상을 뒤흔든 방법’ 제하의 기사에서 불과 50일이라는 짧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후 미국이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부터 80년간 힘겹게 구축한 국제 체계를 파괴하는 일을 어느 전임자보다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방향 전환을 선언하거나 전략적 근거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느 쪽에 설지 미국의 입장을 바꿨고, 더 큰 침략자를 상대로 국경을 방어하려는 결함을 안고 있는 미숙한 민주주의 국가를 돕겠다는 모든 논의를 포기했다고 NYT는 지적했다.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책임을 명시한 결의안을 막기 위해 북한,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졌고, 파나마 운하, 그린란드, 가자지구를 비롯해 심지어 캐나다까지 장악하겠다는 그의 위협은 약탈적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동맹국을 미국 경제의 ‘거머리’로 묘사하며 관세를 때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도 지적했다. NYT는 트루먼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딘 애치슨의 저서 ‘창조의 순간에 있었다’를 언급하며 “요즘 워싱턴에 산다는 것은 마치 그것들이 파괴되는 순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러한 변화가 영구적인지 일시적인지 알기까지 4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그때쯤이면 서방 동맹국들은 미국 중심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NYT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제시한 유명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가 최근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임승차 문제에 너무 집착해서 버스를 운전하는 게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쩌면 더욱 주목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면서도 이를 대체할 시스템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NYT는 짚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보면 19세기의 열강 정치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중국 주재 대사,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에서 나토 주재 대사를 지낸 니컬러스 번은 “지금 가장 큰 논쟁은 이것이 미국 외교 정책 재편을 위한 전술적 움직임인지, 아니면 혁명인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번 전 대사는 “나는 이것이 혁명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북한, 이란과 함께 투표하면서 나토 동맹국들을 거스르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지 못할 때, 동맹국들의 영토를 차지하겠다고 위협할 때 뭔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독일에서도 이제 미국을 동맹이 아니라 적국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의 마티외 본 로어 기자는 지난 10일 게재된 논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세계 질서를 저버렸으며 미국은 수십 년 된 동맹에서 물러나고 있다”며 “유럽은 스스로를 지키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 러측 “한국, 우크라 거액 지원…납세자는 세금 사용처 알고 싶을 것”

    러측 “한국, 우크라 거액 지원…납세자는 세금 사용처 알고 싶을 것”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10일(현지시간)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납세자들도 미국 납세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이날 공개된 타스,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도 우크라이나의 반민주적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사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지원과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서울 주재 유럽 외교관들은 종종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도 우크라이나 지원금의 사용처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으로서는 우크라이나 부정부패 및 서방 지원금 횡령에 관한 (미국발) 성명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의 납세자들도 미국의 납세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세금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3500억 달러(약 508조원) 규모의 무기 및 군사물자를 지원했으며, 이제는 이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희토류 등 광물 지분을 요구하는 협정을 “미국 납세자들을 위한 세금 환불”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 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반영하지만, 근절되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부정부패와도 관련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종전 조건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15년 동안이나 나토가 정한 공공부문 부패 척결 조건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다수 고위관리가 연루된 15억 흐리우냐(약 535억원) 규모의 무기조달 비리가 터져 ‘젤렌스키 정권’의 부정부패가 드러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 대선 직후 “젤렌스키가 용돈을 잃기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라며 미국의 막대한 지원금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필두로 하는 ‘부패 사슬’로 흘러 들어간다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투명성 강화를 위해 본인 소득까지 공개하는 등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이는 ‘과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SOCIS가 지난달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약 90%는 자국 부패 수준이 심각하다고 평가했으며, 이 중 3분의 1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패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한편 이날 러시아 언론들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지뢰탐지기와 방탄복 등 비살상 군사물자는 제공했으나, 살상 무기는 지원하지 않았기에 한국과 러시아 양자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았다는 자국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 대동강 건너 한밤 뱃놀이까지… 평양 장원급제 잔치를 엿보다

    대동강 건너 한밤 뱃놀이까지… 평양 장원급제 잔치를 엿보다

    녹단령을 입고 복건 위에 무각사모를 쓴 과거 문·무과 장원급제자가 평안감사가 마련한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대동강을 건너는 순간부터 늦은 밤 뱃놀이 후 야간 연회에 참여하는 순간까지의 모습이 8폭 병풍에 사진처럼 묘사돼 있다. 조선 후기 사대부가는 물론 평민 여인들도 입었던 전통 혼례복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백년해로를 바랐던 기대감이 화려한 자수 무늬로 표현됐다. 해외 소재 우리 문화유산이 국내 보존 기술로 제 모습을 찾아 관람객과 만난다. 1826년 도과(道科·각 도의 감사에 명해 실시한 과거시험) 급제자 축하 연회 풍경을 담은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와 ‘활옷’이 주인공이다.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에서 11일부터 4월 6일까지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국외 소재 문화유산 보존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이 미국 피보디에식스박물관에 있던 우리 유물을 오랜 시간에 걸쳐 복원했다. 1799년 개관한 피보디에식스박물관은 미국 내 가장 오래된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1800점 이상의 한국 유물을 소장했으며 2003년부터는 한국실을 운영 중이다. 1927년 매매와 기증을 통해 이역만리로 건너갔다가 이번에 고향 땅에서 원형이 복원된 유물들은 이번 전시 뒤 미국으로 돌아가 5월 재개관 예정인 한국실의 주요 작품으로 선보인다. ‘평안감사환영도’는 199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뒤 31년 만에 다시 공개되는 문화재다. 1994년 공개 당시에는 그림의 정확한 내용과 제작 시기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낱폭으로 분리돼 8폭이 임의 배열됐다. 하지만 2023년 11월부터 16개월간 리움미술관에서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폭에 한 장면씩 시간 순서대로 그린 행사 기록화라는 점이 확인됐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평양성도’ 등을 참고해 급제자 행렬 이동 경로와 시간 순서를 추정, 재배열하는 등 8폭 병풍으로 완성했다. 이와 함께 1만개가량의 벌레 먹은 듯한 구멍이 석 달에 걸쳐 메워진 것을 비롯해 안료 안정화, 화판-그림 해체, 구배접지 제거, 화면 기울기 및 높낮이 조정, 병풍 틀 제작 등을 통해 원래 모습을 찾았다. 재단 측은 “30여년간 쌓아 온 보존 기술을 활용해 병풍을 원형으로 복원했다”며 “국내 사립미술관이 나라 밖 문화유산 보존을 지원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여성 예복 중 하나인 활옷은 현재 국내 30여점, 국외 20여점 등 50여점이 남아 있다. 18~19세기 유물로 추정되는 피보디 활옷은 13개월 동안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보존 처리했다. 형태, 구성, 직물, 색상 등을 분석한 결과 피보디 활옷도 현재 남아 있는 다른 활옷처럼 여러 사람이 고쳐 가며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보존 처리를 위해 소매와 안감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경작지 추수에 대해 기록한 ‘추수기’와 과거시험에 떨어진 사람의 답안지인 ‘낙복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 재능 뛰어넘는 열정으로… 현대미술의 색채 혁명 이끈 ‘야수’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재능 뛰어넘는 열정으로… 현대미술의 색채 혁명 이끈 ‘야수’ [이명옥의 예술가의 명언]

    미술에 대한 운명적 사랑병실서 물감 선물을 받고 법관 포기연인에 “그림을 더 사랑” 프러포즈74세 암 수술, 종이 오리기 기법 개발화풍 혁신한 독창적 시각전통 색채 규칙·명암법·원근법 거부강렬한 원색 사용·화면 역동성 추구‘야수들’ 비난 딛고 새 미술운동 주도‘안락의자’ 같은 예술 추구평온함의 예술 꿈꿔, 마음 안정 강조오늘날 치유 개념과 연결 ‘쉼터’ 의미“누구 아닌 나를 위해 작업, 그게 구원”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꼽히는 앙리 마티스(1869~1954)는 피카소처럼 천재성을 타고나지 못했으며 신동도 아니었다. 그는 프랑스 공업도시 보앵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던 상인 집안에서 자랐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법관이 되거나 가게를 물려받을 운명이었다. 평범한 사람인 마티스는 어떻게 숨겨진 잠재력을 일깨워 최고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보통 사람의 위대함을 보여 준 마티스의 성공 비결을 그의 명언을 통해 탐구해 보자. 첫번째 명언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나는 항상 그림 그리는 일을 더 사랑할 거예요.” 마티스가 연인 아멜리에게 청혼하면서 했던 말이다. 이 특별한 애정 고백은 그림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헌신을 보여 준다. 이 말은 “나는 그림이 가장 좋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예술이 없이는 마티스 자신도, 연인에 대한 사랑도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마티스는 창작이 자신의 본질이며 연애 감정조차 일부분이라는 것을 미래의 아내가 이해해 주길 진심으로 바랐다. 마티스의 조건부 청혼에 대해 아멜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녀는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존중하며 결혼을 결심했다. 1898년 결혼한 후 1940년 별거할 때까지 42년 동안 남편의 예술 활동을 위해 헌신적으로 내조했다. 마티스가 삶에서 미술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 또 다른 일화를 소개한다. 순종적인 마티스는 가부장의 권위를 중시하는 아버지의 기대에 맞춰 가업을 도우면서 법학을 공부했다. 그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변호사 조수로 일하며 법관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예술에 대한 사랑이 그를 다른 운명으로 이끌었다. 1890년 21세의 마티스가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이다. 병상에서 회복을 기다리던 그는 옆자리 환자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어머니에게 화구를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어머니가 물감 상자를 건네주던 순간 마티스는 첫눈에 색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어머니에게서 물감 상자를 받은 순간, 이것이 내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천국을 발견했다. 나는 짐승처럼 사랑하는 것을 향해 달려들며 내 자신을 그 속으로 던졌다.” 물감 상자에서 비롯된 색에 대한 열정이 그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 주었다. 마티스는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색을 탐구하는 화가의 길을 선택했다. 파리에서 미술을 공부하며 색을 감정의 표현 도구로 사용하는 실험에 몰두했다. 스스로 색채이론을 터득한 그는 창작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색에는 각기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 내가 사용하는 모든 색은 합창단처럼 한데 어우러져 노래한다. 음악에서 소리를 보존하려고 애쓰듯 우리는 색채의 아름다움을 잃어서는 안 된다.” ‘붉은 화실 도판 1’은 마티스의 독창적 색채이론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는 강렬한 붉은색을 주된 색으로 사용해 자신의 작업실 내부를 묘사했다. 실내 벽과 가구는 붉은색으로 칠해 공간의 깊이와 경계를 해체하고, 사물의 윤곽은 가는 선으로만 표시해 전체적인 조화를 이뤄 냈다.” 색과 선은 힘이고, 창조의 비결은 이러한 힘의 놀이와 균형에 있다는 색 이론을 그림에 적용한 것이다. 붉은색은 감상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동시에 작업실 공간에 따뜻함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붉은색 외에도 검은색, 파란색, 흰색 등 다양한 색들이 사용됐다. 각각의 색들은 붉은색과 조화를 이루거나 대비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티스는 강렬하면서도 조화로운 구성을 통해 색들이 어우러져 색채의 합창을 연주하는 공간을 창조했다. 두번째 명언 “진정한 화가에게 장미를 그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없다. 왜냐하면 장미를 그리기 전에 지금까지 그려진 모든 장미를 먼저 잊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명언은 예술가의 창조성과 창작 과정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마티스는 장미를 그리는 데 필요한 기술적인 면에서의 어려움을 말한 것이 아니다. 그는 기존의 예술적 관습과 표현방식에서 벗어나 독창적 시각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에 의해 형성된 이미지로 인식한다. 따라서 장미를 그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축적된 수많은 장미의 이미지와 관념을 먼저 지워야 한다.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버리고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마티스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익숙한 방식에 안주하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는 예술가가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감수해야만 하는 어려움과 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왜곡 없이 사물을 보는 데 필요한 노력은 용기와 매우 유사한 것이다. 이 용기는 예술가에게 필수적이다. 예술가는 모든 것을 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명언은 ‘모자를 쓴 여인 도판 2’에서 구현됐다. 마티스는 이 작품을 통해 예술가의 용기가 무엇인지 직접 보여 주었다. 그의 아내 아멜리를 모델로 한 이 인물화는 1905년 미술 전람회인 살롱 도톤에 출품돼 미술계에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인물의 얼굴 피부색은 파란색과 녹색, 목에는 주황색, 입술은 보라색, 머리카락은 붉은색으로 거칠게 칠해졌다. 마티스는 자연의 색을 재현하는 대신 강렬한 원색을 자의적으로 사용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전통적인 색채 규칙과 원근법, 명암법을 거부한 그의 혁신적 화풍은 미술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비평가 루이 보셀은 이 그림을 포함해 색의 강렬함과 화면의 역동성을 추구했던 전시 출품작들에 대해 “야수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렬한 원색, 거친 표현방식이 야생의 짐승과 같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마티스와 그를 추종하는 화가들은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이를 예술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로 삼았다. 마티스의 주도로 새로운 미술 운동인 야수파를 결성하며 현대미술의 색채 혁명을 이끌었다. 야수파의 탄생을 알린 ‘모자를 쓴 여인’은 예술가의 용기가 미술의 혁신을 이끌어 내는 사례를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 번째 명언 “예술은 육체적 피로로부터 휴식을 제공하는 좋은 안락의자와 같은 것이다.” 이 명언은 미술을 통해 감상자에게 위로와 행복을 주고 싶었던 마티스의 예술관을 반영한다. 그는 예술이 불안과 혼란을 주기보다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치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화가의 노트”에서 구체적으로 밝혔다. “내가 꿈꾸는 것은 균형, 순수함, 평온함의 예술이다. 혼란스럽거나 우울한 주제가 없고, 모든 정신 노동자, 사업가, 문필가들의 마음을 달래 주고 안정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예술이다. 나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안정시켜 주는, 좋은 안락의자와 같은 예술을 창조하고자 했다.” ‘빨간 바지를 입은 오달리스크, 도판 3’는 그림 속에서 쉼과 위안을 찾고자 했던 마티스의 예술적 목표가 반영된 작품이다. 이 그림은 조화로운 색채와 형태를 사용해 감각적 즐거움을 전달하는 마티스 화풍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여인의 몸, 고요하고 이국적인 실내 분위기, 황금으로 장식된 붉은 바지와 대비되는 배경의 푸른 색조, 아라베스크 꽃문양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편안함을 준다. 마티스는 이 그림의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파리와 여러 걱정거리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숨 쉴 수 있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필요했다. 오달리스크는 이런 갈망이 충족된 조건에서 태어났다. 그것은 살아 있는 아름다운 꿈이며, 밤낮으로, 마법 같은 분위기와 황홀경에서 느낀 경험이었다.” 마티스는 미술을 통해 세상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사람들이 행복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그의 예술철학은 오늘날의 예술 치유 개념과 연결되며 정신적 피로와 불안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예술 쉼터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마티스는 재능을 뛰어넘는 열정이 위대함을 낳는다는 성공 방정식을 삶과 예술로 보여 준 예술가였다. 그는 야수파를 창시해 색채 혁명을 이끈 이후에도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이어 갔다. 노년에 건강이 악화돼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졌는데도 작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74세의 마티스는 십이지장암 수술 후 몸이 쇠약해졌다. 그는 침대에 눕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어야만 했기 때문에 붓을 잡고 이젤 앞에 설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그는 가위로 색종이를 오려 붙이는 혁신적인 종이 오리기(Cut-out) 기법을 개발하며, 색과 형태의 새로운 조화를 창조했다. 간결하고 단순한 형태의 컷아웃 작품은 벽지, 직물, 가구 등 다양한 디자인에도 적용돼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77세의 마티스는 신체적 제약 속에서도 로사리오 예배당 건축과 실내장식 일체를 의뢰받아 4년 이상을 작업했다. 마티스가 “내 생애 최고의 걸작”으로 꼽았던 로사리오 예배당 프로젝트는 창조적 열정과 실험 정신의 결정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티스는 명언을 많이 남긴 예술가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필사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명언을 선택해 독자에게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마티스를 구원했던 예술이 우리를 구원하기를 바라면서. “예술가는 자신의 스타일이나 명성, 성공이 감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지난 50년 동안 잠시도 작업을 중단한 적이 없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이전에 없는 힘을 가지고 작품 속에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내고 실험하느라 길고도 힘든 세월을 보냈다. 나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일했다. 그것이 나에게는 구원이었다.” 이명옥 사비나 미술관장
  • “친구야 먹어”…야생 흰동가리도 말미잘에게 먹이 제공 [핵잼 사이언스]

    “친구야 먹어”…야생 흰동가리도 말미잘에게 먹이 제공 [핵잼 사이언스]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인 흰동가리는 말미잘과 공생 관계로 유명하다.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독에 면역이 있어 촉수 사이에 숨을 수 있고 대신 흰동가리가 제공하는 먹이를 받아먹는다. 그런데 자연 상태에서 흰동가리가 말미잘 촉수 사이에 숨어 자신을 보호하는 경우는 흔하게 관찰되지만, 반대로 흰동가리가 말미잘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은 자주 보이지 않는다. 수족관에서는 종종 이런 모습이 보이지만, 실제로 야생에서 흰동가리가 적극적으로 숙주에게 먹이를 제공하는지는 다소 의문인 셈이다. 사실 흰동가리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는 말미잘에 무임승차가 가능한 만큼 숙주에게 적극 협력할 필요성이 낮을 수도 있다. 일본 오사카 공립 대학원의 사토시 아와타 교수와 대학원생인 유야 코바야시는 일본 아이난의 모로데 해변에 살고 있는 클락 흰동가리 (Clark’s anemonefish·학명 Amphiprion clarkii)와 버블 팁 말미잘 (bubble-tip anemone·학명 Entacmaea quadricolor)의 공생 관계를 연구했다. 수중 카메라를 통한 관찰 결과 흰동가리는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말미잘에게 먹이를 전달했다. 특히 자기가 먹기에는 큰 먹이나 곤란한 먹이의 경우 그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먹이 주기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흰동가리 본인의 욕구였다. 배고픈 흰동가리는 먹이를 잘 양보하지 않았다. 반면 배부른 상태에서는 말미잘에게 먹이를 양보하는 모습이 더 자주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런 공생 관계가 결국 흰동가리에게도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흰동가리가 낳은 알의 숫자를 보면 말미잘의 크기와 비례해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흰동가리 입장에선 말미잘이 집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말미잘을 크게 키우면 새끼도 더 많이 낳을 수 있고 자신도 숨을 곳이 훨씬 많아진다. 이렇게 상부상조하는 모습은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흔히 자연 상태를 약육강식의 경쟁 사회로 묘사하지만, 흰동가리와 말미잘은 사실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 [포착] 男 승무원, 비행기 화장실서 ‘소녀들 몰카’…“피해자 여러 명”

    [포착] 男 승무원, 비행기 화장실서 ‘소녀들 몰카’…“피해자 여러 명”

    미국 아메리칸항공의 한 승무원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여성 미성년자를 노린 ‘몰래카메라’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섰다. 보스턴글로브는 7일(현지 시간) “전날 전 아메리칸항공 승무원인 에스테스 카터 톰슨(37)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미성년 소녀들을 촬영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설치하고, 막대한 양의 아동 포르노를 수집한 혐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2023년 9월 아메리칸항공의 보스톤행 비행기 내에서 화장실을 찾는 14세 소녀를 안내했는데, 화장실에 들어갔던 소녀 승객이 변기 좌석 커버에 설치된 아이폰을 발견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당시 소녀는 화장실에 설치된 몰카를 촬영해 부모에게 보여줬고, 부모는 곧장 항공사 측에 항의했다. 숨겨뒀던 몰카가 들통났다는 걸 알게 된 문제의 남성 승무원은 곧장 화장실에서 아이폰을 회수해 초기화했으나, 이후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몰카를 숨기기 위한 ‘고장 스티커’ 여러 장을 발견했다. 또 그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에서 또 다른 미성년 소녀 4명의 녹음파일, 보호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홀로 좌석에서 잠이 든 9세 소녀의 사진, 어린이가 등장하는 성적 이미지를 AI로 제작한 파일 수백 장이 발견됐다. 1년여일 동안 재판과과 수사를 받아 온 문제의 남성 승무원은 결국 아동 성 착취 시도 혐의 및 미성년자를 묘사한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를 인정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혐의가 인정된 위 범죄의 최대 형량은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20년이다. 가해 남성은 더불어 손해배상금으로 25만 달러(한화 약 3억 6300만 원)를 지급할 가능성도 있다. 이와 별개로 아메리칸항공 역시 피해 소녀 2명의 부모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피해 소녀의 가족들은 항공사 측이 어린 소녀들을 성적으로 희롱하는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초로 몰카가 발각됐을 당시, 항공사 측이 가해자가 범행에 사용한 아이폰을 초기화하는 시간을 벌어준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023년 1월 가해 남성이 9세 여자아이가 기내 화장실을 이용하는 소리를 녹음한 것과 관련해 항공사를 고소했지만, 당시 항공사는 “승객(피해 소녀)이 ‘눈에 띄고 밝게 빛나는’ 녹음 장치가 화장실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나, 알았어야 하는 화장실을 이용한 책임도 있다”고 반박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러한 반박 후에 거센 비난을 받았고, 결국 대응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항공사 측은 지난해 5월 “우리는 (피해를 본) 아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전직 직원과 관련한 사항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 ‘전광훈 등장’ 독일 공영방송…“한국계엄 옹호다” 비판에 결국

    ‘전광훈 등장’ 독일 공영방송…“한국계엄 옹호다” 비판에 결국

    독일 공영방송 채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도 영상을 삭제했다. 독일 방송사 푀닉스는 앞서 6일(현지시간)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라는 제목의 28분짜리 다큐멘터리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대신 내보냈다. 푀닉스는 독일 양대 공영방송인 아에르데(ARD)·(체트데에프)ZDF가 함께 운영하는 정책·시사 프로그램 전문 채널이다. 문제의 다큐멘터리는 지난달 25일 이들 방송사 홈페이지에 먼저 공개됐는데, 방영 취소 후 푀닉스는 물론 ARD·ZDF도 각자 홈페이지에서 다큐멘터리 영상을 내렸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광훈 목사와 극우 유튜버 등 계엄 옹호 세력의 주장을 부각하고 한국 정치 갈등을 미국·중국·북한의 권력 다툼 관점에서 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내 16개 인권·언론단체 모임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는 6일 성명에서 “주요 취재원 또한 극우 인사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계엄령의 문제점을 지적한 취재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이 냉전 시대에 가졌던 동아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부활시켰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편향성 논란은 현지에서도 제기됐다. 독일 교민단체 ‘재독 한인 윤석열 탄핵집회 모임’은 2195명의 서명을 받아 7일 방송사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단체는 서한에서 “거의 모든 발언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이며 그들의 주장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저널리즘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히 검토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독일 싱크탱크 국제안보연구소(SWP)도 반발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계엄에 비판적 입장을 밝힌 취재원은 SWP 한국학 전문가인 에리크 발바흐 박사가 유일했는데, 연구소 측은 다큐멘터리가 발바흐 박사의 발언을 도구화했다며 방송사에 항의했다. 이와 관련해 푀닉스는 7일 한겨레의 관련 질문에 “한국 정치 상황의 복잡성을 제대로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푀닉스의 저널리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방송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해 보수정당 국민의힘의 관점을 부각하는 것이 제작 의도였으나, 우리가 추구하는 필수적인 균형을 이루지는 못했다”라며 다큐멘터리의 편향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 ‘美가 우릴 따라할 줄이야’ 트럼프 권위주의 행보에 놀란 中 [머나먼 중국]

    ‘美가 우릴 따라할 줄이야’ 트럼프 권위주의 행보에 놀란 中 [머나먼 중국]

    “인류의 본보기 국가였던 미국이 우리의 과오인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등장으로 시작된 세계사적 격변과 충돌을 지켜보며 상당수 중국인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직 한 분을 기쁘게 해주려는 정부의 공식 발표, 반대파에 가해지는 언론의 협박, 지도부에 잘 보이려고 충성 경쟁에 나선 기업가들, 그리고 자신을 ‘왕’이라고 부르길 서슴지 않는 최고 지도자까지… 중국에서나 볼 수 있다고 여겼던 일들이 이제 미국에서도 목격된다는 사실을 두고 중국인들은 ‘혼란의 10년’으로 규정된 문혁과 비슷한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문혁은 1966년 마오쩌둥 전 주석이 일으킨 극좌 운동으로 그가 사망한 1976년까지 지속됐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으로 미국과 소련을 이길 수 있다”며 시작한 대약진 운동(1958~1962)이 실패해 비난이 커지자 학생들을 선동해 반대파를 제거하고자 기획됐다. 사회주의 중국의 과거를 미화하고 싶어하는 공산당이지만 문혁만큼은 ‘분명한 과오’로 인정한다. 문혁의 참상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에도 잘 묘사돼 있다. 이 기간에 학자와 관료 등 170여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오를 맹목적으로 숭배하며 살인도 서슴지 않던 ‘홍위병’은 이성이 마비돼 비판자를 공격하는 이들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NYT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 연방정부 공무원을 감축하고자 파견한 20대 보좌관들이 과거 마오의 홍위병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시로 농담반 진담반으로 ‘3선 연임’을 언급하는 것을 보며 많은 중국인들은 “시 주석이 그에게 ‘나는 (장기집권을) 할 줄 안다. 도와줄까’라고 말할 것”이라고 농담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문혁 기간 마오쩌둥은 38세 문맹 농민을 부총리로 승진시키는 등 능력이 모자란 인사들로 ‘인의 장막’을 구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대동소이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의 핵심 충성파로 분류되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6일 자기 이마에 검은 십자가를 그리고 TV 방송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의 축복”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를 이끄는 미국의 외교장관이라고 보기 힘든 기행이다. 그가 뉴스에 출연한 날은 교회력 절기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었다. 사순절에 신도들은 속죄와 참회의 의미로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그린다. 루비오 장관은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가 지금껏 이마에 십자가를 그리고 재의 수요일 방송에 출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기행을 종교적 이유로 해석하기 어렵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 CEO를 특별 대우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에 자극받아 대통령의 관심을 끌기 위해 ‘관종 행보’를 연출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베이징에 사는 리웨아오 기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내각 회의에서 기립 박수를 받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웨이보(중국판 엑스)에 올린 뒤 “그간 내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과소평가했다”고 썼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공직자들이 권력에 굴종하는 모습은 매한가지라는 풍자다. 한 변호사는 리의 게시물에 “이들이 치는 박수의 리듬이 너무도 익숙하게 느껴진다”라고 의미심장한 댓글을 달았다. 다른 누리꾼도 “우리나라(중국)와 북한, (권위주의) 친구들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모두 옳았다’고 적힌 모자를 기자들에게 나눠주자 한 엑스(X·옛 트위터) 사용자는 중국어로 “미국에서도 마오쩌둥이 태어났다! 위대한 지도자 트럼프 대통령 만세, 만세, 만세!”라고 비꼬았다. 앞으로 대통령 기자단에 참여할 수 있는 언론 매체를 백악관이 직접 선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도 중국 충칭의 한 누리꾼은 “(중국에서) 매우 익숙한 전술”이라고 답했다. 중국이 미국처럼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나라가 되기를 바라던 일부 중국인은 자신들의 롤모델 국가가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에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있다. ‘장쉐’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탐사 저널리스트 장원민은 “지금의 미국은 중국과 너무도 비슷해서 그 친근감에 압도된다”고 비꼬았다. 2023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영구 이주한 그는 “이제 막 프라이팬에서 도망쳐 나왔더니 활활 타는 불 속에 들어가 버린 격”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수십 년간 중국 관련 저술에 몰두한 미 언론인 이안 존슨은 “미국이 중국에 비견될 만큼 권위주의 국가로 전락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중국의 퇴행이 정확히 평행한 것도 아니다”라면서도 “현재 미국은 외부의 압력 없이 스스로 자기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는 1966년 문혁 초기 공산당이 했던 일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이 느끼기에 가장 큰 충격 가운데 하나는 중국 주재 미 대사관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의 논조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자랑하는 내용으로 도배되면서 ‘중국 공산당의 선전물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중국 정부에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는 덩하이옌은 X에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 대사관들도 이 정도로 최고 지도자를 강박적으로 찬양하지 않는다”면서 “(공산당 선전매체인) 인민일보가 미 대사관으로 옮겨간 것 같다”고 썼다. 350만명 팔로워를 보유한 주중 미 대사관 공식 웨이보 계정은 그간 민주주의 가치와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선별해 전파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이에 공감하는 일부 중국인은 이 계정에 댓글을 달아 자국 정부와 비교하는 등 제한적이나마 미중 간 ‘공론장’ 역할을 수행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주중 미국대사를 지낸 니콜라스 번스는 2023년 연설에서 “우리(미 대사관)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는 중국인에게 미국의 사회와 역사, 미중 관계에 대한 진실을 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진실을 말해야 하는 것은 중국 관영 언론의 왜곡된 시각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가치에 우호적인 중국인에게 미 대사관의 웨이보 계정은 미국과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였다. 그런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대사관 웨이보가 트럼프 대통령의 홍보 수단으로 바뀌는 등 ‘영혼’이 사라지자 중국 사용자들은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미 대사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생명과 자유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러시아를 내내 비난해 왔다. 사실상 러시아의 편에 선 중국에 대해서도 에둘러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런데 한달쯤 전부터 미국이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를 비난하고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자 중국의 웨이보 사용자들은 “(자국 이익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려는) 미국은 부끄럽지 않으냐”며 반발하고 있다. 장첸판 베이징대 법학과 교수는 NYT에 “문화대혁명식 접근은 정직함도 효율성도 가져오지 않는다. 법치주의 파괴만 가져올 뿐”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현 행보를 에둘러 지적했다.
  • 경매 나온 조선 8폭 병풍 ‘책가도’…추정가 최대 8억원

    경매 나온 조선 8폭 병풍 ‘책가도’…추정가 최대 8억원

    조선시대 8폭 병풍 ‘책가도’가 경매에 나왔다. 미술품 경매기업 케이옥션은 오는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책가도 병풍을 포함한 142점, 109억원 상당의 예술품을 경매한다고 7일 밝혔다. 8폭 병풍 ‘책가도’는 세로 139㎝, 가로 394㎝의 8폭 병풍으로, 총 73개의 칸에 230개 사물이 세밀하게 배치된 모습을 묘사됐다. 지금까지 전해진 책거리 작품 중 가장 크고 정교한 구성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 갈색 톤에서 벗어나 밝고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 점에서 조선 말기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케이옥션에 따르면 책가도 병풍의 경매 추정가는 3억∼8억원이다. 또, 브라질 출신의 형제 디자이너인 움베르투 캄파나와 페르난두 캄파나, 미국의 가구 디자이너 웬델 캐슬 등의 디자인 가구도 경매될 예정이다. 회화 작품으로는 유영국의 1991년 작 ‘워크’(Work)가 3억4000만∼8억원에 나왔고 천경자의 1974년 작 ‘여인’은 4억원에 경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경매 작품은 8일부터 19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서울옥션도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113점, 낮은 추정가 기준 105억원 상당의 미술품과 핸드백 등을 경매한다. 이우환의 200호 크기 ‘대화’(Dialogue)가 추정가 9억2000만∼15억원에 출품된 것을 비롯해 김환기의 1973년 작 푸른색 점화, 유영국의 1972년 작 ‘산’(Mountain) 등이 경매된다. 핸드백, 시계, 보석 등을 경매하는 럭셔리 섹션에서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럭셔리 브랜드 루이뷔통과 협업한 한정판 핸드백 ‘온더고 BB’가 시작가 0원에 출품됐다. 10캐럿 이상 크기인 스리랑카 사파이어 나석(연마한 원석)도 나온다. 경매 출품작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일부 경매품은 ‘아트바젤 홍콩’ 기간에 맞춰 25∼28일 홍콩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전시 예정으로 17일까지만 국내에서 전시된다.
  •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 ‘골룸’의 원천이 되다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 ‘골룸’의 원천이 되다

    여기는 중세 체코 프라하의 유대인 게토(빈민가). 신비주의와 오컬티즘(초자연적 현상, 숨겨진 힘 등을 추구하거나 연구하는 것)이 횡행하던 이곳에서 골렘이 태어난다. 골렘은 한 유대교 랍비가 진흙으로 빚어 만든 ‘영혼 없이 움직이는 인형’이다. 이빨 사이에 부적을 끼우는 순간 생명을 얻는다. 낮의 골렘은 온갖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충실한 하인으로 지낸다. 한데 주인이 잠자리에 들기 전 부적을 빼지 않거나, 부적에 새겨진 글씨가 훼손되면 난폭해진 골렘이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1970년대 우리에게 인기를 끌었던 ‘중국형 좀비’ 강시를 연상하면 알기 쉽겠다. ‘골렘’은 프라하에 전해 오는 유대인 골렘 전설을 모티브로 지은 소설이다. 1915년에 처음 출간됐다. 약간의 포맷만 바꿨을 뿐 전설 속 내용을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 신비주의 소설이나 고전 추리소설을 즐기는 이라면 단박에 빠져들 정도로 문체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골렘을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한다. 첫째는 어둡고 미로 같은 게토 지역에 감도는 집단 심리다. 성스러움과 악마적 기운이 기묘하게 얽혀 게토의 건물과 사람들 사이에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골렘은 한 세대에 한 번, 그러니까 33년마다 한 번씩 나타나 게토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둘째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자아다. 사실 작가가 보다 중요하게 다루는 것도 이 부분이다. 주인공 페르나트는 게토의 지하 통로를 헤매다 올라간 방에서 또 다른 자아를 체험한다. 그가 본 것은 유령이 아니라 자기 의식의 반영, 즉 특정한 상황에서 등장하는 도플갱어다. 골렘은 무려 110년 전에 탄생한 캐릭터다. 한데 여전히 연극, 영화 등의 주요 소재로 쓰인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다중인격체 ‘골룸’의 원형이 바로 이 골렘이다. 독일에선 최초의 판타지 작품으로 꼽힌다. 책에는 1931년 후고 스테이네르프라크가 그린 25점의 골렘 삽화(사진·석판화)가 함께 담겼다. 음울한 유대인 게토를 묘사한 그림이 사진보다 강렬하다. 스테이네르프라크가 마이링크에게 보낸 편지, 책을 번역한 김재혁 고려대 명예교수와 마이링크의 가상 인터뷰 등도 담겼다. 독자들이 독일 판타지 문학의 기틀을 세운 저자의 문학 세계를 좀더 쉽고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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