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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지구서 살아남아라… 앵무새 부리 10%나 커졌다

    뜨거운 지구서 살아남아라… 앵무새 부리 10%나 커졌다

    산업화 이후 전 세계 기온 1.09도 상승이상고온 발생 지역 포유류·조류 연구몸속 열 발산 쉬운 부리·꼬리 더 커져 美 시애틀에 섭씨 42도 폭염 덮치자새끼 새들 둥지서 뛰어내려 떼죽음이상기후에 갈수록 세지는 허리케인제방 쌓아도 불안… ‘기후 이주’ 고민‘낯선 정적이 감돌았다.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린 것일까.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1962년 출간된 ‘침묵의 봄’에서 레이철 카슨은 DDT 살충제에 타격을 입어 사라져 버렸거나 노래하지 못하는 새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전 세계에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이 책이 나온 지 60년 가까이 지난 2021년의 환경문제는 귀뿐 아니라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54차 총회’에서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1.09도 높아졌고 해수면은 1901년보다 0.2m 상승했다고 규정한 지금, 새들은 부리와 다리의 생김새를 바꾸며 새로운 기후에 응전하고 있다. 포유류의 말단 부위, 그러니까 귀, 다리, 꼬리, 날개의 생김새도 달라졌다. ●지구가 더 더워지면 ‘덤보’ 나타날 것 호주 디킨대학의 조류학자 세라 라이딩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여름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종의 새 부리가 커졌다고 과학저널인 ‘생태와 진화 동향’에 지난 7일 발표했다. 예컨대 호주 동부에 서식하는 큰장수앵무새의 부리 크기는 1871년 이후 4~10% 커졌다. 포유류인 나무쥐와 잿빛뒤쥐는 꼬리와 다리가 길어졌고 박쥐의 날개 크기도 커졌다. 라이딩 박사는 “동물들의 신체 말단 크기의 변화 폭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지구가 더 더워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귀가 날개처럼 큰 아기 코끼리 캐릭터인) 덤보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동물들의 변화는 생존을 위한 진화의 일종”이라면서 “적응과 생존에 성공하는 동물이 얼마나 많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왜 하필 부리, 꼬리, 다리의 생김새가 바뀔까. 이에 관한 답은 1877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앨런의 법칙’을 세운 미국의 생물학자 조엘 애샙 앨런이 진작에 규명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온난한 기후에 서식하는 동물일수록 체온 배출 기관이 크다. 몸의 말단에 있으면서 털로 덮이지 않아 몸속 열을 발산하기 좋은 부리와 꼬리의 크기가 클수록 더운 기후에서 살기 쉬워지는 것이다. 열대우림 앵무새의 큰 부리, 사막여우의 큰 귀, 심지어 한반도에 혼재된 북방형과 남방형의 외모 구별만 연상해도 납득이 되는 법칙이다. 처한 환경에 따라 말단 부위의 형태가 다르다는 점 역시 찰스 다윈이 1859년 저작인 ‘종의 기원’의 핵심 아이디어로 제시한 바다. 갈라파고스 군도에 서식하는 핀치새가 섬마다의 환경에 따라 다른 부리와 다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만 갈라파고스 핀치새들이 강우량과 먹이 종류에 따라 적합한 부리를 찾는 진화 과정을 거쳤다면 지금의 새들은 지구가 더워지는 총체적 변화와 맞서고 있다는 점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약자에게 더 가혹한 기후변화 부리로 체온조절을 하는 모습을 한 단어로 묘사하면 ‘헐떡거린다’란 표현이 어울린다. 더운 날 강아지가 혀를 쭉 빼고 헐떡거리는 것처럼 새들은 깃털로 덮이지 않은 부리에 모인 신체의 열을 헐떡거리며 배출한다. 이 과정은 새의 몸 전체를 움직이는 근육운동을 동반시킨다. 체력 소진이 큰 움직임이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동물들은 인간들과 똑같이 모순적인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약자들에게 더 가혹해지는, 피해의 양극화 징후가 나타나는 것이다. 1905년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오듀본은 올해 초여름 동안 폭염으로 뜨거웠던 북미 지역에서 벌어진 일을 기후변화로 인한 동물 세계의 양극화 현상으로 소개했다. 섭씨 42도의 폭염이 덮쳤던 지난 6월 28일 워싱턴주 시애틀의 태평양 연안에선 아직 날지 못하는 새끼 제비갈매기 수십 마리가 가옥 지붕의 둥지에서 스스로 뛰어내리는 일이 벌어졌다. 오듀본의 케르스티 뮬 연구원은 “둥지 속 폭염을 참지 못한 새끼새 들이 뛰어내렸지만, 그들이 떨어진 콘크리트는 섭씨 63도까지 온도가 치솟은 곳이었다”면서 “다리뼈가 부러진 새들이 콘크리트에 떨어져 있는 장면은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만일 둥지가 숲속에 있었다면 새끼새들이 직사광선을 피할 그늘을 찾을 수도 있었겠지만, 도시화가 심화될수록 인공 구조물이나 벌판에 홀로 선 나무 위에 짓는 둥지가 늘고 있다고 뮬 연구원은 설명했다. 당시 떨어진 새끼새 중 52마리가 구조돼 야생동물센터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들 중 약 절반은 생존하지 못했다. 이날 벌어진 새끼새들의 추락만큼 끔찍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새들은 점점 더 자주 더위 스트레스에 노출될 것이라는 게 생태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새들은 땀을 흘리지 않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더워진 서식지를 견디려면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해 다시 체열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피츠패트릭 아프리카 조류학연구소의 조류 생리학자인 앤드루 매케치니는 “특히 물새들의 경우 방수 깃털이 몸에 쌓인 체열을 가둬 두기 때문에 극한의 조건에서 헐떡일 때 열병에 걸리기 쉽다”고 했다. ●적응 못 하면 죽거나 떠나거나 대기 기온이 올라 고통받는 새들처럼 바닷속에도 수온이 올라서 고통받는 생물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총천연색 산호초 지대로 유명한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산호가 하얗게 죽어 가는 백화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백화현상이 일단 일어나면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처럼 산호초를 은신처로 삼은 다양한 색깔의 물고기 대신 죽은 산호를 덮은 조류를 먹는 비늘돔류 물고기들만 남게 된다. 2016년과 2017년 따뜻한 물의 급습으로 백화현상을 겪은 이곳의 산호들은 아직 부서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한 채이지만, 태풍이라도 불면 무너질 정도로 생명력을 잃었다. 동물들보다 더 치열하게 인간들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기후 때문에 삶의 터전을 옮길 날이 올 것이라던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곳은 남태평양의 외딴섬이 아니라 미국 남부이다. 당장 지난달 29일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하고 북쪽으로 진격해 뉴욕 일대까지 물바다로 만든 4급 허리케인 아이다를 경험한 이들은 제방을 쌓을지, 이주를 할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아이다 진행 경로에 위치했음에도 제방과 둑, 양수 시스템을 적절하게 구축해 허리케인 피해에서 비켜 간 뉴올리언스의 사례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기후 이주’가 시작돼 인구가 줄기 시작한 지역에 제방을 쌓는 전통적 방식이 과연 효율적 방법인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는데, 이유는 이렇다. 미국 동남부엔 특유의 늪 지대인 ‘바이우 지형’이 형성돼 허리케인 피해를 완충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허리케인의 위력이 점점 더 강력해지면서 바이우 지형의 완충 역량에 한계가 가해지고 있다. 뉴올리언스처럼 허리케인을 막기 위해 둑과 제방을 쌓으면 인공적인 구조물을 만들어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이우 지형을 대체하는 것인데, 이렇게 한들 점점 더 강해지는 허리케인을 막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는 것이다. 기상학자들이 바람 세기에 따라 현 5단계인 허리케인의 등급에 5단계보다 더 강한 6단계 등급을 신설해야 하는지 토론 중일 정도로 허리케인의 위력은 점점 더 강해지는 추세여서다. 루이지애나 관리들은 2017년부터 해수면 상승에 대비, 해안가의 수천명을 이주시키는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이미 기후위기는 삶 속의 문제가 됐고, 지난 세기 내내 인간의 해법이었던 둑과 제방은 효력을 잃어 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단면이다. ■2010년대 주요 2개국(G2)으로 도약한 중국의 여정을 담았던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스코프’ 연재의 후속으로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상기후 징후부터 각국의 역학 관계까지 기후변화와 관련된 움직임을 다양한 관점으로 전하겠습니다.
  • 인구 1만명 캐나다 작은 도시, 9·11 때 ‘인류의 119’ 된 사연

    인구 1만명 캐나다 작은 도시, 9·11 때 ‘인류의 119’ 된 사연

    비행기 35대, 뉴펀들랜드 비상 착륙주민들이 승객·승무원 6595명 보호옛날부터 항공 사고 때 친척처럼 대접“공격받은 서구 사회, 강인한 면모 증명”캐나다 북부의 뉴펀들랜드주를 인류 최후의 도피처 정도로 묘사한 영화들을 본 기억이 있다. ‘월드워Z’(2013)는 그중 하나다. 감염된 좀비와의 전쟁에서 절멸의 위기에 처한 인류에게 안전지대가 돼 준 곳이 뉴펀들랜드의 항구도시 노바스코샤였다. 궁금했다. 왜 뉴펀들랜드였을까. ‘온 세계가 마을로 온 날’을 읽다 보면 서구인들이 갖고 있을 정서의 일단이 엿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구인들은 뉴펀들랜드를 인간의 선한 본성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이해하는 듯하다. 발단이 된 건 꼬박 20년 전 터진 ‘9·11 테러’다. 미국 뉴욕의 무역센터 등에서 비행기 테러가 발생하자 미국 영공이 폐쇄됐다. 미 정부는 자국으로 향하던 모든 비행기의 즉시 착륙을 명령했다. 당시 미국 상공에 떠 있던 비행기는 4546대. 이들은 미국 내 아무 공항에나 착륙할 수 있었다. 문제는 대서양 상공을 운항 중이던 약 400대의 비행기였다. 이들 대부분은 캐나다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테러범이 탔을 수도 있지만, 캐나다는 주저하지 않고 갈 곳 잃은 비행기를 받아들였다. 그중 한 곳이 뉴펀들랜드의 소도시 갠더였다. 책은 ‘9·11 테러’ 직후에 갠더에서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다. 겨우 1만명 정도가 사는 소도시에 착륙한 비행기는 모두 35대. 승객과 승무원은 6595명이었다. 주민 전체와 맞먹는 숫자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갠더와 주변의 작은 마을에 사는 남녀노소 모두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생업을 멈추고 낯선 ‘비행기 사람들’을 조건 없이 껴안았다. 세상에 ‘인간애’라는 달달한 단어가 남아 있으리라 믿기 어려운 시대에 이들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뚜렷이 보여 줬다.뉴펀들랜드에 사는 사람들을 ‘뉴피’라고 부른다. 이 지역에 정착한 영국과 아일랜드 노동자들의 후손이다. 이들은 말끝에 ‘자기’(my dear), ‘내 사랑’(my darling) 등의 단어 붙이길 즐긴다고 한다. 저자는 뉴피들을 “셰익스피어 소설체의 말을 쓰는”, 매우 감성적인 사람들로 그리고 있다. 사람에 대한 환대도 극진하다. 원래 특질이 그렇다기보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DNA가 아닐까 싶다. 뉴피들이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 베푼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은 다소 덜하지만, 비행기 연료 적재량이 지금보다 적던 시절에 갠더는 대서양 횡단 비행의 ‘주유소’였다. 그 와중에 추락 등 불행한 사고가 빚어지기도 했다. 뉴피들은 그때마다 집의 문을 열고, 낯선 타인들을 오랜만에 만난 친척처럼 대접했다. 책엔 수많은 이들이 등장한다. 관제사, 보안관 등 갠더 주민은 물론 비행기에 오른 승객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모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저자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다시 만난 ‘그날의 사람들’ 이야기도 담겼다. 저마다 삶의 행로는 달라졌어도 2001년 9월의 그 시간이 타인을 보는 관점을 바꿔 놓았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끼며 살아가고 있었다. 저자는 “재난이 상수인 시대에도 인간은 언제나 환대와 신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며 “테러범이 서구 사회의 허약함을 드러내려 공격을 감행했다면, 갠더에서 일어난 일은 반대로 (인간의) 강인한 면모를 증명해 냈다”고 했다.
  • ‘굴욕 외교’ 논란 ‘1953 금성 대전투’ 직접 보니

    ‘굴욕 외교’ 논란 ‘1953 금성 대전투’ 직접 보니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중국의 관점으로 만든 한국전쟁 영화 ‘1953 금성 대전투’(원제 진강촨)에 ‘15세 이상 관람‘ 등급을 적용해 ‘굴욕외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과 재향군인회 등을 중심으로 “6·25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과 중공군의 개입을 미화했다. 국군과 유엔군을 능멸하는 것”이라며 상영 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영화는 오는 16일부터 인터넷(IP)TV로 방영할 예정이었지만, 수입사가 8일 등급 분류를 취하해 상영을 포기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항미원조 전쟁’(6·25) 70주년(10월 25일)에 맞춰 개봉됐다. 당시 기자는 베이징의 멀티플렉스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중국 애국주의 영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랑’(늑대전사) 시리즈에서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우징(47)이 출연한다. 그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는 20년 만에 한국전 70주년 행사에서 직접 연설을 하는 등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중국 문화계도 이에 발맞춰 한국전쟁 관련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쏟아냈다. ‘1953 금성 대전투’도 이 가운데 하나였다. 우리나라의 ‘포화 속으로’(2010)나 ‘봉오동 전투’(2019)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4억 위안(약 680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도시 전광판 광고를 도배하다시피 해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영화는 6·25 막바지인 1953년 7월 강원도에 자리잡은 북한강의 지류 진강촨(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배경으로 한다. 당시 미군은 압도적인 전력으로 이 지역을 끊임없이 폭격했다. 중국 인민지원군은 이때마다 떼죽음을 당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병력 이동용 나무다리를 끝까지 복구했다. 결국 엄청난 희생을 치러내며 금강천의 마지막 다리를 지켜 전투 병력을 목적지까지 이동시켰다. 중국이 군사력 열세에도 미국에 지지 않고 한국전쟁을 이끈 것은 이름 없는 자국 군인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중국 당국이 공무원과 학생들에게 애국주의 영화 관람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던 때였지만, 100여명을 수용하는 극장에는 10명 정도만 앉아 있었다.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다만 짜임새가 탄탄했고 연출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부 여성 관객은 영화에 큰 감동을 받은 듯 내내 눈물을 흘렸다. 진강촨은 유명 예매 서비스 ‘메이투안’에서도 평점 9.4점(10점 만점)으로 1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내 평가가 좋았다. 특이하게도 이 영화에는 한국군이나 북한군은 나오지 않는다. 오직 인민지원군과 미군만 등장한다. 이 영화가 철저히 미국을 겨냥해 반미의식을 고취하려고 만들었음을 보여 준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의 끊임없는 압박으로 미중 갈등이 극에 달한 때였다. 제작사가 이 영화를 기획한 지 3개월여만에 촬영을 마치고 개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없었다면 ‘1953 금성 대전투’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1950년 남한과 북한 사이에 내전이 벌어지자 중국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던 미국이 이를 핑계로 한반도에 상륙했다. 미군이 중국 본토인 만주 지역까지 공습하는 등 대륙 침략 야욕을 드러내자 한국전 참전이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중국의 설명이다. 중국군은 북한의 요청으로 그해 10월 19일 압록강을 넘었다. 엿새 뒤인 25일 한국군에 첫 승리를 거뒀는데, 이를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는 항미원조 기념일로 정했다. 6·25를 보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인식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한국전쟁을 ‘미중 대결’로만 해석하려는 시각도 담겨 있다. 영화의 배경인 ‘금성전투’는 1953년 6~7월 강원 화천군과 철원군 일대 영토를 두고 국군과 유엔군 40만명이 중국군에 맞서 싸운 전투다. 국군 1701명이 전사하고 4136명이 실종됐으며 754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는 193㎢의 영토를 북한에 빼앗겨 ‘뼈아픈 전투’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중국군은 대표적인 승전 사례로 선전한다. 영화 속에서 미군은 ‘남의 나라 전쟁’에서 하루 빨리 빠져 나오기만을 바라는 비겁한 존재로 묘사된다. 친구(북한)를 위해서 목숨을 건 중국군과는 태도 자체가 다르다. 영화 마지막에 우징이 “우리가 항미원조 전쟁에서 완벽히 승리해 조선반도를 해방시켰다면 (남북한) 인민들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할 때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조금 섬뜩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가난했던 1950년대 미국과의 전쟁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것은 신냉전 상황에서 중국 인민들의 반미 정서와 투지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속보] 서욱, D.P. 가혹행위 관련 “지금 현실과 달라”

    [속보] 서욱, D.P. 가혹행위 관련 “지금 현실과 달라”

    서욱 국방부 장관은 8일 넷플릭스 드라마 ‘D.P.’에 나오는 군내 가혹행위와 관련해 “조금 극화되어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라고 말했다. 군무이탈 체포조(D.P.)가 탈영병을 쫓는 과정을 드린 이 드라마는 2014∼2015년 제작된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2014년 발생한 ‘윤일병 사건’을 모티브로 한 픽션으로도 알려져 있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결산심사에서 해당 드라마에서 묘사된 병영 내 구타 등 가혹행위 상황에 관해 “지금의 병영 현실 하고 좀 다른 상황일 것”이라며 “많은 노력을 해서 병영문화가 개선 중이고 전환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 장관은 다만 “지휘 사각지대는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병영 부조리를 반드시 근절하고 선진 병영문화 이뤄내야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9·11 뉴스화면 보며 “아! 내가 놓쳤던 그녀석이” 직감은 적중했다

    9·11 뉴스화면 보며 “아! 내가 놓쳤던 그녀석이” 직감은 적중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KSM 쫓았던 FBI 요원 “카타르에서 체포했더라면 참극 막았을텐데” CIA 주도로 관타나모에서 끔찍한 고문 자행 증거 오염시켜 테러 주범들 단죄 오히려 지체 “은퇴 3년이나 미루며 단죄를 도우려 했지만 세상은 늘 이런 식, KSM의 관종 짓에 놀아나” “내가 쫓던 그놈이잖아. 세상에나,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가 틀림없어.” 20년 전 9·11 테러 날, 말레이시아의 한 호텔에서 공중납치된 여객기들이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는 것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던 프랭크 펠레그리노는 퍼뜩 그를 떠올렸다고 영국 BBC에 7일(이하 현지시간) 털어놓았다. 공격 목표가 그의 야심과 맞아 떨어졌다.마침 이날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국 군사법정에 그가 다시 섰다. 당시 ‘KSM’으로 통하던 무함마드는 여전히 재판 전 심리 과정에 있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중단됐다가 18개월 만에 재개됐는데 그는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며 법정에 들어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년이 흐르도록 테러의 모든 것을 세세히 설계한 용의자에 대한 재판은 거의 시작도 못한 셈이다. 2008년부터 모하메드를 변호한 데이비드 네빈은 방송에 말했단다. 재판 결론이 내려지려면 20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이었던 펠레그리노는 30년 가까이 무함마드를 추적해 온 인물인데 자신 때문에 9·11 참극을 막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에 내내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멀리 아프가니스탄의 산악지대에 은거하며 모든 것을 지휘했지만 현장에서 테러 공격의 모든 것을 세세히 설계하고 지휘했던 인물은 무함마드였다. 쿠웨이트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소련에 맞선 아프간의 봉기에 합류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공부했다. 미국이 그를 쫓기 시작한 것은 9·11이 일어나기 8년 전 세계무역센터(WTC)가 폭탄 공격을 받은 뒤였다. 6명이 죽고 1000명 이상 다쳤다. 테러 자금을 송금하는 과정에 무함마드란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2년 뒤 FBI 요원은 그가 태평양 위에서 여러 대의 국제선 여객기를 동시에 폭발시키는 음모를 꾸몄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1990년대 중반 펠레그리노에게 그의 행적을 쫓으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카타르에서 그를 체포하는 작전을 기획했다. 오만에서 국경을 넘어 카타르로 들어가 체포할 작정이었다. 이미 비행기 한 대를 수배해 용의자를 미국에 데려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미국 외교관들이 반대했고, 펠레그리노가 직접 카타르 주재 미국 대사와 관리들을 만나 무함마드가 여객기 테러를 모의했기 때문에 체포해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소용 없었다. 외교관들은 말썽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했다. 대사는 카타르 관리들이 몹시 화가 나 있다며 관두라고 했다. 사실 이때만 해도 무함마드는 그렇게 꼭 잡아야 하는 타깃이 아니었다고 펠레그리노도 인정했다. 펠레그리노 역시 그의 이름을 미국이 열 손가락 안에 꼽는 현상수배 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테러리스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무함마드는 미국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누군가로부터 귀띔을 받고 카타르를 떠나 아프간으로 달아나버렸다. 그 뒤 몇년 동안 KSM이란 이름은 전 세계 테러 용의자들의 전화번호 수첩에 어김없이 등장했다. 그는 모든 용의자들과 잘 연결돼 있었다. 이 시기에 빈 라덴을 만나 조종사들을 훈련시켜 미국의 건물을 들이받게 한다는 발상을 더욱 발전시킨 것으로 보인다.펠레그리노가 KSM의 짓이라고 믿은 것은 구금 중인 알카에다 주요 인물의 입을 통해 맞는 것으로 증명됐다. “프랭크가 쫓던 녀석이 그 짓을 벌였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됐다. 그가 그 놈이란 것을 알았을 때 나보다 더 비참한 사람은 없었다.” 2003년에 무함마드는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다. 펠레그리노는 자신이 만든 기소장에 근거해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사라졌다. 중앙정보국(CIA)은 “강화된 심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블랙 사이트(black site)”로 끌고 가 구금했다. 해군 함정이나 달리는 차 안에서 커튼을 내리고 심문하는 일도 있었다. CIA의 한 간부는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싶다. 그것도 가능한 빨리”라고 말했다. 무함마드는 적어도 183번 물고문을 당했는데 “거의 익사할 뻔” 했다고 묘사하곤 했다. 직장(直腸) 탈수, 스트레스를 받게 오랫동안 한 자세를 취하게 하거나,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옷을 벗게 해 수치심을 주는 등 가혹한 고문이 이어졌다. 자녀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위협도 했다. 그가 수많은 음모를 자백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중에 상원 보고서는 그가 건넨 많은 정보들이 스스로 지어낸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CIA는 2006년에야 무함마드처럼 “가치 있는 구금자들”은 관타나모로 옮겨졌다고 밝히고 FBI도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2007년 1월에야 펠레그리노는 그렇게 오랫동안 쫓았던 무함마드와 처음 얼굴을 마주했다. “90년대 자신을 기소하는 과정에 참여한 사람이란 걸 그가 알게 하고 싶었다.” 그래야 9·11에 관한 정보를 빼내오는 말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펠레그리노는 그 대화에 대해 많은 것을 털어놓으려 하지 않았지만 “믿거나 말거나 겠지만 그는 유머 감각도 있고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녀석이더라”고 말했다. 관타나모에서의 재판 전 심리에 “관종(grandstanding)”처럼 굴어 펠레그리노는 가장 악명 높은 테러 용의자를 “카다시안류”라고 했다. 주의를 끌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뉘우치는 빛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자백을 해서 재판에서 최고의 장면을 만들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분명 그는 해낸 일을 좋아하며 이 쇼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함마드와 엿새를 보낸 그는 충분히 알 수 있었으며 더 이상 그를 만날 필요가 없었다고 돌아봤다.한때 800명에 이르렀던 관타나모 수감자는 이제 39명만 남아 있다. 기소조차 되지 않은 이는 28명, 7일 재판 전 신문에는 무함마드 등 5명이 임했다. 네빈 변호사는 20년이 흘렀는데 용의자들에 대한 사법절차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점을 보여주기 위해 열흘의 신문 일정이 나흘 전에야 부랴부랴 준비됐다고 말했다. 관타나모에서 추악한 고문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폭로된 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뉴욕으로 수감자들을 모두 이감해 재판받게 하려 했으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펠레그리노 역시 뉴요커 인터뷰를 통해 “우리집 뒷마당에 데려오지 말고 관타나모에 그냥 내버려두라고 모두 비명을 질러댔다”고 돌아봤다. 그 동안 재판장은 계속 바뀌어 이번이 여덟 번째인가 아홉 번째인가 헷갈릴 정도라고 했다. 생전 처음 보는 내용이 수두룩한 3만 5000쪽의 신문 기록, 수천가지의 움직임을 제대로 검토하기란 힘든 일이다. 더욱이 끔찍한 고문을 통해 취득한 자백과 진술의 옥석을 가려 오염된 정보를 걸러내는 일은 엄청 벅찬 일이다. 여기에 먼 거리를 날아와 참관하는 9·11 희생자 유족들의 민감한 정서를 다독이기까지 해야 한다. 너희들이 일을 제대로 하는 거냐는 의심스러운 눈치까지 받는다. 펠레그리노는 무함마드의 법정에서 진술하려면 현역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은퇴를 3년 미뤘다고 했다. 그런데 재판은 도무지 끝낼 조짐을 보이지 않아 결국 얼마 전 정든 조직을 떠났다. “그의 이름이 매일 내 머리에 떠오르는데 달갑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 치유할 일이지만 늘 이런 식이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제국주의의 시선/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제국주의의 시선/미술평론가

    당연한 얘기지만 예술은 당대의 역사, 당대의 관심을 반영한다. 하렘의 여성을 묘사한 ‘오달리스크’는 서구가 동방과 접하면서 미술에 등장했다. 오달리스크는 원래 집안일하는 하녀를 가리키는 터키어로 성적인 의미는 지니고 있지 않았으나 서구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하렘에 사는 술탄의 후궁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동방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붙였다. 앵그르는 19세기 초 오달리스크 소재를 프랑스 미술에 끌어들였다. 벌거벗고 긴 의자에 누워 있는 앵그르의 오달리스크는 동방이 야만적이며 유혹적인 곳이라고 관객에게 속삭인다. 들라크루아의 ‘알제의 여인들’ 역시 오달리스크 소재의 변주다. 앵그르는 동방에 간 적이 없었지만, 들라크루아는 1831년 프랑스 왕 루이 필리프가 술탄과 조약을 맺기 위해 파견한 외교단에 섞여 수개월 동안 알제리와 모로코를 방문했다. 그러나 서구인, 더구나 남자가 무슬림 여성들이 머무는 집안의 내밀한 공간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심지어 밖에 빨래를 널러 나온 여성을 스케치하려 해도 그 여성은 남편을 불러 대는 판국이었다. 그래도 들라크루아는 운이 좋았다. 알제리 항구에서 서구인들에게 우호적인 한 상인을 만나 그의 집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림 속 방안에는 세 여자가 앉아 있다. 여인들은 화려한 옷과 보석, 금줄로 치장하고 있다. 흑인 하녀는 방을 나가면서 고개를 돌려 앉아 있는 여인들을 바라본다. ‘알제의 여인들’은 1834년 살롱에 전시돼 찬사를 받았다. 학자들은 이 그림이 이슬람 세계에 대한 민속학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들라크루아는 적어도 앵그르처럼 동방의 여성을 내놓고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그림 역시 서구의 시각과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드러낸다. 가슴이 보이는 헐렁한 의상, 쿠션에 기댄 여성의 나른한 포즈, 애매한 눈길, 벗은 발에서 느껴지는 성적인 느슨함. 물담배 파이프, 화로, 러그 같은 오리엔탈리즘의 모티브는 방 밖에서 벌어지는 식민지 쟁탈전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아라비안나이트류의 이국적인 신비함과 에로티시즘을 강조한다.
  • ‘중공군 미화’ 영화 논란에 영등위 “등급 보류·거부는 위헌” (종합)

    ‘중공군 미화’ 영화 논란에 영등위 “등급 보류·거부는 위헌” (종합)

    중국이 한국전쟁 당시 승전을 기념해 만든 영화 ‘1953 금성 대전투’ 상영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영상물등급위원회가 7일 입장자료를 냈다. 영화 내용을 이유로 영상물 등급을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건 위헌이라는 설명이다. 영등위는 ‘1953 금성 대전투’와 관련해 “언론 보도에서 언급되고 있는 ‘상영허가’ 및 ‘수입허가’는 각각 1996년, 2005년에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이미 폐지됐다”며 “등급분류를 보류하는 제도 또한 2001년 위헌결정으로 폐지됐다”고 설명했다. ●“‘상영허가’, ‘등급보류’ 위헌으로 폐지” 그러면서 “현행 영상물 등급분류 제도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도입됐다”며 “영상의 소재 또는 내용 등을 이유로 해당 영상물의 등급분류를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헌법에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돼 현행 법률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체 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관람가 등 총 5개 등급으로만 분류 가능하다는 것이다. 논란은 ‘1953 금성 대전투’가 철저히 중국 시각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중국 유명 배우 오경, 장역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중국에서 ‘금강천’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제작에 68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금성 전투를 앞두고 금강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중국군이 미국 정찰기와 폭격기의 공습으로 다리가 파괴되자 몸으로 다리를 쌓아 도강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국군과 미군은 ‘적’으로 묘사된다.영화는 1953년 7월 현재의 북한 지역인 강원도 김화군 금성천 일대에서 벌어진 ‘금성 전투’를 배경으로 했다. 국군은 당시 중공군 2만 7000여명을 사살하고 3만 8000여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등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으나, 결국 4㎞를 후퇴했다. 그 과정에 1700여명이 사망하고 7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000여명이 실종됐다. 실종인원 상당수는 포로가 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으로 끌려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野 “청소년이 ‘인민군 영웅’ 보라는 건가”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1953 금성 대전투’에 대해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라고 미화하는 포스터도 있다.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대체 어디인가”라고 비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 “한국군 피로 물들였다” 中 영화에 “굴욕 외교” 논란

    “한국군 피로 물들였다” 中 영화에 “굴욕 외교” 논란

    유승민 “중공 찬양 영화 보라는 말인가”최재형 “청소년에게 ‘인민군 영웅’ 보게 해”중국이 한국전쟁 당시 승전을 기념해 만든 영화 ‘1953 금성 대전투’ 상영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영화는 한국전쟁 말기인 1953년 7월 현재의 북한 지역인 강원도 김화군 금성천 일대에서 벌어진 ‘금성 전투’가 배경이다. 국군은 중공군의 대규모 공격으로 서울시 면적의 3분의1 크기인 금성 돌출부 지역을 빼앗겼으며, 7월 27일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서 전투지역은 북한 땅이 됐다. 국군은 당시 중공군 2만 7000여명을 사살하고 3만 8000여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등 땅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으나, 결국 4㎞를 후퇴했다. 그 과정에 1700여명이 사망하고 7000여명이 부상했으며 4000여명이 실종됐다. 실종인원 상당수는 포로가 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으로 끌려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국군 4000명 실종…상당수 北으로 끌려가문제는 영화가 철저히 중국의 시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중국 유명 배우 오경, 장역 등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중국에서 ‘금강천’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0월 개봉했다. 제작에 680억원이 투입된 대작이다. 금성 전투를 앞두고 금강천의 다리를 건너야 하는 중국군이 미국 폭격기의 공습으로 다리가 파괴되자 몸을 아끼지 않고 다리를 쌓아 도강에 성공한다는 내용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미군은 ‘적’으로 묘사된다.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는 ‘1953 금성 대전투’에 대해 “중국 인민지원군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금성 전투에 대해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인민군 최후의 전투”라고 미화하는 포스터도 있다. ●“한국군 사단의 피로 물들인 전투” 中 미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심의를 거쳐 ‘1953 금성 대전투’에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적용하자 정치권에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는 극장 개봉용이 아닌 VOD로 관람할 수 있다.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7일 “대한민국을 침략한 중공찬양 영화를 우리 안방에서 보라는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굴욕외교의 끝은 대체 어디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은 지금까지 한한령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배척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굴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게 문재인식 ‘문화 상호주의’인가”라고 덧붙였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영화는 금성 전투를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라며 “도대체 전쟁을 도발한 게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최 전 원장은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영화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 유통기한 지난 상품 그대로?…세븐일레븐, 드라마 ‘D.P.’ 수정 요구

    유통기한 지난 상품 그대로?…세븐일레븐, 드라마 ‘D.P.’ 수정 요구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D.P.’ 제작진이 촬영 협조를 구해 찍은 편의점 장면에서 점주가 불법을 종용하는 상황을 묘사해 편의점 본사 측이 넷플릭스와 제작사 측에 수정·편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제의 장면은 극 중 황장수(신승호 분)가 전역 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진열대에서 치우는 황장수를 향해 점주는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바로바로 치우면 적자 나는 건 네가 메꿀 거냐”며 타박한다. 이 장면에서 등장인물 모두 세븐일레븐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배경에도 세븐일레븐 점포가 드러나 시청자들이 해당 편의점 브랜드를 쉽게 인식할 여지가 많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측은 이 장면으로 자사 편의점에 대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고 봤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주 넷플릭스와 드라마 제작사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 자사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며 내용을 수정·편집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코리아세븐 측은 “촬영 요청 때에는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장면만 나온다고 해서 협조했다”면서 “이런 장면이라면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리아세븐은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아직 답이 없어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처가 무엇인지 문의해뒀다”고 말했다.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쓸 새로운 이주의 역사/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쓸 새로운 이주의 역사/연세대 중국연구원 전문연구원

    중국의 윈난성에는 이주의 역사를 가진 많은 민족이 거주한다. 머나먼 서북쪽 티베트 고원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전쟁이나 기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들이 살던 곳을 떠나 남쪽으로 이주했다. 물론 그곳도 해발고도가 2000미터를 웃도는 척박한 땅이지만 원래 살던 데에 비하면 한결 나은지라, 산지를 개간해 농사를 지으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전승하는 창세 서사시에는 민족 이주의 기억이 들어 있다. 문자를 가진 민족은 종교의 경전 속에, 문자를 가지지 않은 민족은 사제들의 노래 속에 이주의 기억을 아로새겼다. 나시족은 높은 산을 넘어 이주해 온 자신들의 조상이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말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의 딸이 인간 세상의 용감한 청년을 자신의 배우자로 점찍고, 아버지인 천신에게 보여 주기 위해 하얀 새를 타고 함께 하늘로 올라간다. 인간 남자 따위는 여신의 짝이 될 수 없다는 아버지의 완고함 때문에 청년은 죽을 뻔했지만, 천신은 결국 청년을 시험해 보기로 한다. 천신은 하룻밤 사이에 아흔아홉 개 산의 나무를 모두 베고, 씨를 뿌리며, 곡식을 거둬 오라는 등의 어려운 시험 문제를 냈다. 청년은 지혜로운 천신의 딸 덕분에 모든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고, 천신에게서 곡식 종자와 가축들을 받아 여신과 함께 무사히 지상으로 내려온다. 나시족 사람들은 3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들을 지나고, 험하고 깊은 협곡지대를 건너 지금의 리장까지 이주해 온 그들의 역사를 이렇게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의 이야기로 경전에 기록했다. “아버지의 영력이 위대하고, 아들의 영력은 더욱 위대한 가족. 어머니의 영력이 위대하고, 딸의 영력은 더 위대한 가문.” 나시족의 신화는 자신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인구가 30만명밖에 되지 않는 나시족이 강성한 티베트족과 경계를 이루고 살면서도 지금까지 꿋꿋하게 버텨 올 수 있었던 바탕에는 바로 이러한 신화가 있다. 이주의 기억을 담은 그 신화들이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카불을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이 품고 있는 오래된 역사와 빛나는 문화를 생각해 보면 지금 카불이 겪는 혼돈 상태가 참으로 안타깝다. 파슈툰족을 비롯한 몇 개의 종족이 집단 형태를 유지하면서 살아가던 아프가니스탄에서 강대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맞부딪치며 긴 전쟁이 시작됐고, 그 고통은 고스란히 그곳 ‘사람’들의 것이 되고 있다. 2001년 탈레반에 의해 바미얀 석불이 폭파되는 충격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영화 ‘칸다하르’를 만든 모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아프가니스탄의 불상은 파괴된 것이 아니다. 치욕스러운 나머지 무너져 버린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파괴된 불상이 아니라 전쟁과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이라고 했다. 탈레반의 배후에 파키스탄의 은밀하고 강력한 지원이 있었다지만, 탈레반을 불러낸 것은 칸다하르 근처 무자헤딘 군벌들의 횡포였다. 물라 오마르의 제자인 ‘마드라사의 학생’을 가리키는 ‘탈레반’의 출현이 무자헤딘 군벌에게 고통받는 소녀들을 구해 낼 목적이었다는 게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그곳 사람들이 부패한 무자헤딘 군벌의 통치가 소련군의 그것보다 나을 게 없다고 여겼던 건 사실인 듯하다. 하지만 ‘소녀를 위해’ 행동했던 탈레반은 결국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부르카라는 ‘0.1평의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 “다음 세상에 여자로 태어날 바에는 차라리 돌이 되게 해 달라”고 신에게 간청하는 여성의 나라가 됐다. 지금 그 탈레반이 20년 만에 귀환했다. 그리고 그들의 통치를 피해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한국에 왔다. 나시족 사람들이 그러했듯 그들 역시 새롭게 쓸 이주의 역사를 통해 강하게 버텨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미고자라드(Migozaradㆍ지나가리라).
  • 맨발의 대통령 둘러싼 무장세력… ‘장기 독재’ 기니서 군부 쿠데타

    맨발의 대통령 둘러싼 무장세력… ‘장기 독재’ 기니서 군부 쿠데타

    TV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9명의 군인이 출연했다. 스스로를 ‘국가화해발전위원회’라고 부르고 “헌법이 해체됐다. 만연한 부패와 정부 운영 실패, 가난 때문에 정권을 장악했다”고 했다. 대통령은 행방이 묘연하다. 공개된 한 장의 사진에는 맨발에 청바지를 입은 대통령이 소파에 걸터앉았고, 복면을 한 무장 군인들이 그 주변에 가득하다. 영국 BBC 등 서방 언론들이 6일 묘사한 서부 아프리카 기니의 쿠데타 정황이다. 쿠데타 세력은 전 프랑스 용병 마마디 둠부야 중령이 이끄는 부대로 추정된다. AP, AFP,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기니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 근처에서는 전날 오전 상당한 규모의 총격전이 발생했다. 중심가에 총격 소리가 들리고 곳곳에서 무장 군인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쿠데타 세력은 국경이 일주일 동안 폐쇄됐다고 선언했다. 다만 국방부는 “대통령 경호팀과 군대가 쿠데타 세력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쿠데타 세력은 TV에서 정부 해산과 군부에 의한 과도정부 구성 방침을 밝혔다. 전국에 통금령을 발령했으며 6일 오전 과도 정부 내각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둠부야는 “우리는 더이상 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정치를 맡길 것”이라고 했다. 쿠데타 세력이 군 내부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확보했는지, 집권 세력을 통제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받던 기니에선 1958년 독립 이후 장기 독재와 군부 통치가 이어졌다. 알파 콩데(83) 대통령이 2010년 최초로 선거를 통해 집권했으나 지난해 3선에 연임하며 장기 집권을 선언, 국민의 지지를 빠르게 잃었다. 이날 코나크리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쿠데타를 축하하는 듯한 사진이 공개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기니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콩데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 현실 관통 ‘D.P.’에… 李 “야만 역사 끝낼 것” 洪 “징병 멍에 벗겨야”

    현실 관통 ‘D.P.’에… 李 “야만 역사 끝낼 것” 洪 “징병 멍에 벗겨야”

    군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여과 없이 묘사한 넷플릭스 드라마 ‘D.P.’(Deserter Pursuit·탈영병 체포조)에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여야 대선 주자들이 병역 관련 공약을 소개하는 등 2030 남성들을 겨냥한 적극적인 피드백을 보이고 있다. 군 복무 관련 공약은 외교·안보 영역이면서도 공정과 젠더이슈, 청년 복지 등 다양한 의제와 맞닿아 있어 여야 주자마다 공을 들이는 분야다. 더불어민주당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D.P.’ 정주행 소식을 알리며 “야만의 역사부터 끝내는 게 MZ(밀레니얼+Z세대) 정책”이라며 “청년들께 미안하다”고 했다. 산업재해 장애로 군 복무를 면제받은 이 지사는 “아시다시피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지만, 수십 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며 “차이가 있다면 제 경험은 40년 전이고 드라마는 불과 몇 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혹행위 끝에 탈영한 드라마 속 조석봉 일병의 대사를 인용하며 “청년들이 자신을 파괴하며 ‘뭐라도 해야지’ 마음먹기 전에 국가가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픽션이지만 군내 가혹행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젊은이들이 그런 일을 당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을 징병의 멍에에서 풀어 줄 때가 이젠 됐다고 보기 때문에 모병제와 지원병제 공약을 한 것”이라고 했다. 여야 주자들이 내놓은 군 복무 관련 공약은 모병제 도입 등 의무복무 체계 개편과 군 복무 청년 지원 정책이 주를 이룬다. 이 지사는 징병제를 유지하되 원하는 청년은 징병이 아닌 정예전투요원이나 무기장비 전문인력으로 일할 기회를 주는 선택적 모병제로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홍 의원의 ‘D.P.’와 모병제 연결에는 같은 당 유승민 전 의원이 반기를 들었다. 유 전 의원은 “저도 ‘D.P.’를 보고 우리 군이 말도 안 되는 부조리와 폭력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군대를 개혁해야지 군대는 그대로 두고 모병제로 바꾸면 군대에 가는 이들은 어떻게 돼도 좋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공약했다. 박 의원은 남성과 여성 모두 40~100일의 기초 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 도입을, 하 의원은 1년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 혼합제 도입을 공약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장병 내일준비적금을 활용해 제대 군인 1인당 3000만원을 제공하는 사회출발자금 제도를 공약으로 내놨다. 유 전 의원은 미국 ‘제대군인원호법’(GI Bill)에 착안한 ‘한국형 GI Bill’ 도입이 대표 공약이다. 민간주택 청약 가점 부여, 의무복무 기간만큼 국민연금크레딧 부여 등 패키지 지원을 구성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군 복무 개선 공약을 공개하며 특혜성 병역특례제도 개편, 군 급식 단계적 민영화, 군 의료체계 개편, 군 복무기간 등록금 또는 취업지원금 지원 등을 약속했다. 그는 “막내아들이 현재 복무 중”이라며 “저 최재형은 ‘내 아들의 일이다’라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공약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달 연설에서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저인력·저비용·고효율 국방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드라마 ‘D.P.’에 모병제 공약 홍준표…유승민 “공정 아냐”

    드라마 ‘D.P.’에 모병제 공약 홍준표…유승민 “공정 아냐”

    군대 폭력에 대한 사실적 묘사로 군복무를 마친 대한민국 남성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불러 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D.P.’에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아시다시피 저는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다”면서 “수십 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가장 절박한 순간 함께 하지 못했던 ‘공범’으로서의 죄스러움도 고스란히 삼킨다”며 “모욕과 불의에 굴종해야 하는 군대, 군복 입은 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 반드시 바꿀 것”이라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은 아예 징병제를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홍 의원은 “군부대에서 방위소집을 1년 6개월 경험해 봤고, 고참들의 가혹행위는 그때도 참 심했다”면서 “군부대 출퇴근 하면서 방위라고 군인 대접도 못 받고 매일 고참들한테 두들겨 맞고 하루종일 사역하고 군기교육대 들어온 사병들과 봉체조 하기가 일쑤였다”고 털어놓았다. 모병제와 지원병제 공약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을 징병의 멍에에서 풀어줄 때가 이젠 되었다고 강조했다. 역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홍 의원의 모병제 공약에 대해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모병제를 한다고 해서 군대내 부조리와 폭행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판도라’ 영화 한 편을 보고 탈원전을 주장하더니, 홍준표 후보께서는 드라마 D.P.를 보고 모병제를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군대를 바꾸고 개혁해야 한다”면서 “군대는 그대로 두고 모병제로 바꾸면 군대에 가는 이들은 어떻게 되어도 좋다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모병제를 못할 이유가 더 많고, 무엇보다 모병제는 정의와 공정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2016년 12월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신분으로 부산에서 영화 ‘판도라’를 관람했고 이어 당시 시사회에서 “탈핵·탈원전 국가로 만들어나가자”고 발언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탈원전 공약은 2012년 18대 대선 공약에도 등장한 바 있다.
  • 대선 주자들의 D.P. 감상법…軍 공약은 모병제·남녀평등복무·한국형 GI Bill

    대선 주자들의 D.P. 감상법…軍 공약은 모병제·남녀평등복무·한국형 GI Bill

    군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여과 없이 묘사한 넷플릭스 드라마 ‘D.P.’(Deserter Pursuit·탈영병 체포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여야 대선 주자들은 ‘정주행’ 소식과 함께 병역 관련 공약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피드백을 보이고 있다. 군 복무 관련 공약은 외교·안보 영역이면서도 공정과 젠더이슈, 청년 복지 등 다양한 의제와 맞닿아 있어 여야 주자마다 공을 들이는 분야다. 더불어민주당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충청권 경선 후 ‘D.P.’ 정주행 소식을 알리며 “야만의 역사부터 끝내는 게 MZ(밀레니얼+Z세대) 정책”이라며 “청년들께 미안하다”고 했다. 산업재해 장애로 군 복무를 면제받은 이 지사는 “아시다시피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지만, 수십 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며 “차이가 있다면 제 경험은 40년 전이고 드라마는 불과 몇 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혹행위 끝에 탈영한 드라마 속 조석봉 일병의 대사를 인용하며 “청년들이 자신을 파괴하며 ‘뭐라도 해야지’ 마음먹기 전에 국가가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픽션이지만 군내 가혹행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젊은이들이 그런 일을 당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당백의 강군을 만들려고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약했다”며 “젊은이들을 징병의 멍에에서 풀어 줄 때가 이젠 됐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공약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여야 주자들이 내놓은 군 복무 관련 공약은 모병제 도입 등 의무복무 체계 개편과 군 복무 청년 지원 정책이 주를 이룬다. 이 지사는 징병제를 유지하되 원하는 청년은 징병이 아닌 정예전투요원이나 무기장비 전문인력으로 일할 기회를 주는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해 일자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을 공약했다. 박 의원은 남성과 여성 모두 40~100일의 기초 군사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는 혼합병역제도를 도입하고 현행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 의원도 1년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 혼합제 도입을 공약했다. 병역을 마친 청년들을 지원하는 공약도 다양하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미국 ‘제대군인원호법(GI Bill)에 착안한 ‘한국형 GI Bill’ 도입이 대표 공약이다. 민간주택 청약 가점, 공공임대주택 분양 가점, 의무복무 기간만큼 국민연금크레딧 부여 등 패키지 지원을 구성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제대 군인 1인당 3000만원을 제공하는 사회출발자금 제도를 공약으로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제대 군인에게 취업 경쟁은 넘기 힘든 벽”이라며 시행 중인 장병 내일준비적금을 활용해 목돈 마련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 2일 병역특례제도 전면 개편 공약을 발표하면서 “병역 면탈의 창구로 이용될 수 있거나 실효성 없는 특혜성 특례제도는 과감히 폐지할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공약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지난달 연설에서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저인력·저비용·고효율 국방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서울포토] ‘코로나19도 태워버려’… 스페인 불꽃축제 ‘라스 파야스’

    [서울포토] ‘코로나19도 태워버려’… 스페인 불꽃축제 ‘라스 파야스’

    5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전통 축제인 ‘라스 파야스(Las Fallas)’가 열린 가운데 인형들이 불타고 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이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돼 지난 1일 2년 만에 열렸다. 판자와 나무 등으로 만들어진 거대 인형이나 조각들은 사회 현안과 인물들을 묘사하며, 축제의 마지막 날 불태워진다. AP·AFP·EPA 연합뉴스
  • 이재명 “야만의 역사” 홍준표 “방위시절 생각나”…‘D.P.’ 본 반응(종합)

    이재명 “야만의 역사” 홍준표 “방위시절 생각나”…‘D.P.’ 본 반응(종합)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D.P.’(군무이탈 체포조)가 대권주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군무이탈 체포조가 탈영병을 쫓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2014~2015년 제작된 웹툰이 원작으로, 당시의 병영 내 구타 등 각종 부조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화제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6일 페이스북에 ‘D.P.’를 시청한 소감을 올리면서 “가혹행위로 기강을 유지해야 하는 군을 강군이라 부를 수 없다”며 “청년을 절망시키는 야만의 역사부터 끝내는 것이 MZ정책”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저는 산재로 군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수십년 전 공장에서 매일같이 겪었던 일과 다르지 않다”며 “야만의 역사다. 정신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묵인돼 온 적폐 중의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전기드릴로 군대 내 가혹행위가 이뤄졌다는 뉴스에서 볼 수 있듯 현실은 늘 상상을 상회한다”며 “모욕과 불의에 굴종해야 하는 군대, 군복 입은 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을 반드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D.P.’를 보면서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할 때가 됐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이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픽션이지만 군내 가혹행위가 아직도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저도 군부대에서 방위소집을 1년 6개월 경험해 봤다. 고참들의 가혹행위는 그때도 참 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부대 출퇴근하면서 방위라고 군인 대접도 못 받고, 매일 고참들한테 두들겨 맞고, 하루종일 사역하고, 군기교육대 들어온 사병들과 봉체조 하기가 일쑤였다”며 “나라를 지키려고 간 군대에서 젊은이들이 그런 일을 당한다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그래서 젊은이들을 징병의 멍에에서 풀어줄 때가 이젠 됐다고 봐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을 검토한다고 공약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D.P.’에 나오는 군내 가혹행위 등 부조리 묘사에 대해 이날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놨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지금까지 국방부와 각 군에서는 폭행, 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를 근절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병영혁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일과 이후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악성 사고가 은폐될 수 없는 병영환경으로 현재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 [나우뉴스] 제공된 음식이…미국간 아프간 난민 ‘배급 식사’ 사진 트윗 논란

    [나우뉴스] 제공된 음식이…미국간 아프간 난민 ‘배급 식사’ 사진 트윗 논란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미국 텍사스 엘파소의 군사 기지에 머물고 있는 한 난민이 트위터에 배급된 저녁 식사라는 글과 사진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프간 난민인 하메드 아마디(28)는 ‘이것은 지난 저녁 먹은 음식이며 다음 식사는 12시간 후로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난민들의 삶이 안전할 수는 있으나 결코 쉽지 만은 않다’는 글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배급된 도시락에는 빵과 닭고기 몇조각, 과일 등이 담겨있지만 한 눈에 봐도 빈약해보인다. 이 트윗이 사진과 함께 공개되자 SNS에는 난민의 처지를 위로하는 글도 있었으나 아마디를 비난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 누리꾼들은 ‘자신들을 구해준 미국에 고마워하기는 커녕 반찬 투정이나 하고 있다’를 시작으로 심지어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라’는 비판도 많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마드가 직접 입을 열었다. 아마드는 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트윗의 요지는 불평이나 비판을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면서 “단지 아프간 난민들이 정말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묘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트위터에 길게 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설명을 붙였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진짜 난민 생활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드 역시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었다. 그의 형은 2달 전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사망했으며 여동생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또한 또다른 여동생은 경찰로 근무한 과거 때문에 현재 아프간에서 숨어지내고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까지 미 행정부는 12만 명 이상을 아프간에서 대피시켰으며 이중 절반 정도는 미국과 동맹국으로 실어날랐다. 또한 현재 미군 시설에는 약 3만 명 이상의 아프간 인이 거주 중에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제공된 음식이…미국간 아프간 난민 ‘배급 식사’ 사진 트윗 논란

    제공된 음식이…미국간 아프간 난민 ‘배급 식사’ 사진 트윗 논란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미국 텍사스 엘파소의 군사 기지에 머물고 있는 한 난민이 트위터에 배급된 저녁 식사라는 글과 사진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아프간 난민인 하메드 아마디(28)는 '이것은 지난 저녁 먹은 음식이며 다음 식사는 12시간 후다.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난민들의 삶이 안전할 수는 있으나 결코 쉽지 만은 않다'는 글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배급된 도시락에는 빵과 닭고기 몇조각, 과일 등이 담겨있지만 한 눈에 봐도 빈약해보인다. 이 트윗이 사진과 함께 공개되자 SNS에는 난민의 처지를 위로하는 글도 있었으나 아마디를 비난하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 누리꾼들은 '자신들을 구해준 미국에 고마워하기는 커녕 반찬 투정이나 하고 있다'를 시작으로 심지어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가라'는 비판도 많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마드가 직접 입을 열었다. 아마드는 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트윗의 요지는 불평이나 비판을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면서 "단지 아프간 난민들이 정말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을 묘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트위터에 길게 쓸 수 있었다면 더 많은 설명을 붙였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진짜 난민 생활이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드 역시 비극적인 가족사를 겪었다. 그의 형은 2달 전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사망했으며 여동생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졌다. 또한 또다른 여동생은 경찰로 근무한 과거 때문에 현재 아프간에서 숨어지내고 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최근까지 미 행정부는 12만 명 이상을 아프간에서 대피시켰으며 이중 절반 정도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으로 실어날랐다. 또한 현재 미군 시설에는 약 3만 명 이상의 아프간 인이 거주 중에 있다.
  • ‘옥빛 계곡’ 경북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 명승 된다

    ‘옥빛 계곡’ 경북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 명승 된다

    문화재청은 경북 영덕군 달산면 옥계 침수정 일대를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옥빛 계곡을 뜻하는 옥계는 계곡을 따라 폭포와 연못, 돌개구멍, 소 등 독특한 경관이 연달아 펼쳐져 있다. 계곡의 중심에는 조선시대 손성을(1724~1796)이 정조 8년(1784)에 지은 침수정이 들어서 있다. 세심대, 구정담, 탁영담, 부연, 삼귀담, 병풍대, 진주암, 학소대 등 주변 계곡과 암벽의 지형지물 37곳에 이름을 지어 ‘옥계 37경’으로 불렀다. 정자의 건너편 기암절벽에 ‘산수주인 손성을(山水主人孫聖乙)’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조선 고지도 ‘청구도’에 ‘옥계’가 표시되어 있고, 18~19세기 여러 문인들의 시와 글에도 침수정과 옥계 일대의 경관이 묘사되어 있다. 문화재청은 “오늘날에도 한 폭의 산수화 같은 경관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어 선조들이 자연을 향유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자료로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침수정 주변에 소나무, 회화나무, 느티나무 등이 자라고 있어 계절별 경관을 즐길 수 있고, 암벽 사이에는 희귀·멸종위기 식물인 둥근잎꿩의비름 자생지가 형성돼 생태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문화재청은 30일 예고 기간을 거쳐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의 명승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 문유석 “팬데믹 맞은 시민의 분노...정치·사법이 자기 일 해야”

    문유석 “팬데믹 맞은 시민의 분노...정치·사법이 자기 일 해야”

    법치는 존재하지 않고 불신과 혐오가 판치는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에 ‘국민의 뜻’만 따른다는 판사가 등장한다. 폐수를 유출한 피고에게 금고 235년형을, 안하무인 재벌 2세에게 태형을 선고하는 강요한은 대중들에게 ‘사이다’를 선사하지만,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고민을 남긴다. 지난달 22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악마판사’가 묘사한 사법의 모습은 부장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가 대본을 썼다는 점에서 더 시선이 쏠렸다. ●“분노 악용 사회… 디스토피아물 실험” 최근 서면으로 만난 문 작가는 집필 계기에 대해 “무서움”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붕괴 등 한순간에 달라진 세계의 모습에 느낀 감정이다. 문 작가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래에는 어떤 세상이 되고 마는 걸까 생각하다가 ‘블랙 미러’나 ‘브이 포 벤데타’ 등 근미래 디스토피아물처럼 사고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악을 처단하는 악’ 강요한은 디스토피아에서 등장할 만한 캐릭터다. “다크 히어로에 대한 열광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라고 진단한 그는 “분노가 폭주하고 미디어와 정치 권력이 이를 증폭시키며 악용하면 폭력과 극단주의, 혐오가 지배하는 사회가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같은 악몽이 극에 달하면 결국 강요한식 ‘극약 처방’ 외에 대안이 없는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문 작가는 드라마를 “이질적인 요소가 가득한 혼돈 같은 이야기”라고 돌이키며 “만화처럼 과장된 설정, 고전 비극의 서사, 연극적인 문어체 대사, 의도된 찝찝함과 불편함 등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과잉되게 집어넣고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다크 히어로 필요 없는 세상 되길” 2018년 첫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JTBC)에서 다양한 판사들을 통해 법의 역할을 물었다면, 이번에는 극단적 설정에 희망에 가까운 메시지를 녹였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그런 (디스토피아) 세상을 만들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강조한 문 작가는 “정치, 사법, 언론 등의 ‘시스템’에 시민들이 기대하는 건 자기 할 일을 묵묵히 잘해서 다크 히어로가 필요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했다. 문 작가는 20여년 판사로 재직하며 품었던 고민과 생각이 드라마 집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사건이나 대사 등 세부적인 부분도 도움이 된다. 다만 담당했던 사건을 극에 사용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고 피한다. 현실과 가상 속 판사 이야기를 모두 다룬 그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그는 두 번이나 법정물을 썼으니 다른 장르를 써 보려 한다고 했다. 그는 “‘악마판사’의 주제와 연결되는 헌법에 관한 에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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