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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제회복세 주춤

    회복 조짐을 보이던 미국 경제가 증시 하락과 달러화 약세,국제 유가 상승이라는 3대 복병을 만나 다시 주춤하고 있다.1·4분기 경제성장률이 5.8%를 기록하고 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이 상존하고 향후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유가 4주 만에 최고] 국제유가의 현물가와 선물가가 사흘째 상승,4월2일 이래 4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3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9일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0.47달러 오른 배럴당 25.59달러를 기록했다.북해산 브렌트유도 0.54달러 오른 27.31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0.39달러 상승한 27.50달러로 4월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6월 인도물의 경우 북해산 브렌트유는 0.30달러 오른 26.50달러,WTI는 0.46달러 오른 27.57달러였다. 알라론닷컴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가 내년이라크 공격을 감행,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기대와는 달리 산유량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유가상승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 박일범 과장은 “중동사태의 조기 해결 가능성이 낮고 이라크 공격 변수도 잠재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어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하향안정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3·4분기 이후에도 비(非)OPEC권의 감산공조체제가 유지될지와 향후 미국 경제의 회복세 지속 여부에 따라 수요문제가 생겨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가능성도높다.”고 덧붙였다. [달러화 약세] 미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자 달러화 약세 기조도 확연하다. 유로화에 대한 환율은 3개월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지난 26일 유로당 90센트선을 돌파했던 유로화의 대미 달러 환율은 29일 런던 시장에서 0.904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0.9023달러로 마감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달러당 126.10엔까지 내려갔다가 127.75엔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감소하고 유럽 기업들이 달러 대신 유로 매집에 나서는 데다 미국의 경상적자가 갈수록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강한 달러를 지켜내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자율을 올릴 경우 가뜩이나 좋지 않은 미국 경제와 증시에 장기적인 악재를 하나 더 얹는 셈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달러화 약세는 우리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한 원화 약세 기조를 바꾸어놓을 가능성이 있고 수출기업의 매출 둔화로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약세 증시]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92%(90.85포인트) 빠진 9819.87,나스닥종합지수는 0.42%(6.96포인트) 밀린 1656.93이었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역시 1.01%(10.88포인트) 내린 1065.18을 기록했다.S&P500 지수가 6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2000년 9월 이후 19개월 만의 일이다. 시포트증권의 중개인 테드 와이스버그는 “죽은 말에 몽둥이질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주가하락에도 불구,매도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뉴욕 증시의 하락을 초래한 것은 미미한 기업실적이다.1·4분기 5.8%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소비와 설비투자가 부진한 데다 기업실적도 예상보다 저조해 하반기 이후 이중침체(더블 딥)에 빠질 위험성이 있는것으로 지적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 경기회복에 탄력을 불어넣을 기업투자는 오히려 5.7% 줄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경고했다.이 신문은 1·4분기 성장률의 절반은 기업들이 그동안 경기침체 탓에 줄였던 재고량을 늘리기 위해 기계를 돌린 결과로,경기에 미치는 영향도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1·4분기 실적 공시를 한 S&P 500기업의 86%가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기업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12% 하락한것으로 나타났다.에렌크란츠 킹 누스바움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배리 하이먼은 “V자 반등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무너져 내렸고 시장은 이제 U자형의 느리고 완만한 회복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균미 임병선기자 kmkim@
  • 83년 복무중 의문사 서울대생 한희철씨 가혹행위 비관자살

    지난 83년 군 초소 근무중 가슴에 총탄 3발을 맞고 숨진채 발견된 서울대생 한희철(당시 22세)씨는 신군부가 운동권 학생들의 동향파악을 위해 진행한 녹화사업 과정에서받은 가혹행위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는 26일 “83년 12월6일부터 10일까지 한씨를 조사했던 국군보안사령부 녹화사업전담 정훈장교로부터 ‘한씨를 몽둥이로 구타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또 “한씨가 부대로 복귀한 뒤동료들에게 ‘보안사에서 전기고문을 당했고 이젠 감시를받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 관계자는 “한씨가 남긴 유서에서 고문에 대한 두려움과 동료를 배신한 데 대한 양심의 가책을 기재한 점으로 미뤄 가혹행위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씨는 83년 10월 휴가기간에 함께 야학활동을 하던 동료가 수배중인 사실을 알고 동사무소에 근무하던 친구에게동료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해줄 것을 부탁했다가 들통나 보안사 과천분실에서 조사받았다.한씨는 자술서 40여장과 반성문,서약서 등을 쓰고 분실에서 풀려났으며,부대 복귀후 실탄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이경형 칼럼] 盧風과 ‘홍3’ 역풍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 대선 경선 후보는 이번 주말 당의 대통령후보로 공식 선출된다.‘노풍(盧風)’을 일으켜대선 가도의 강자로 부상한 그는 지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세 아들,이른바 ‘홍(弘)3’ 문제를 두고 발언의 미세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노 후보는 그동안 김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관해 총론면에서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모두 물려받겠다.”고 말해왔다.그리고 각론인 대통령 아들 문제에서는 “선거에 불리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누구를 잡아넣어라는 식의 소리는 하지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4일 KBS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대통령이적절히 처리할 것이며 피할 수 없는 문제다.”고 밝혔다.그리고 지금의 국정 운영은 현직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 아래 이뤄지는 것이며,대선 후보가 개입할 일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자세는 김 대통령과의 관계를 큰 틀에서는 국민의정부 개혁을 계승·발전시키되,‘대통령·후보 상호 불간섭주의’의 입장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상호불간섭은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관계이지,12월 대선까지 계속 유지될 수는 없는 불안정한 형태다. 노 후보는 대선 본선에 대비해 자신의 정체성과 독자성을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어느 시점에 가서는 ‘DJ의 계승과단절 또는 극복’을 표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가운데서도 효과적인 득표를 위해서는 단계적인 ‘탈(脫)DJ’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후보 진영에서는 나름대로 표(票) 계산을 하기 마련이다.영남 출신인 노 후보가 호남 유권자에게 100%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통령 아들 문제를 들먹여 반(反)DJ로 돌아서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할지 모른다.반대로 노 후보가 계속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면 ‘노풍’ 자체가 ‘홍3’ 역풍으로 타격을 입게 되며,따라서 차제에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는 주장도내부에서 나올 법하다. 그동안 노 후보와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경선 후보와의지지율 차이는 이달 초 20%포인트 이상 벌어져 최고치를 이룬 이래 지난주에는 16%포인트로 떨어졌고,24일 S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다시 14.8%포인트로 줄어들었다.이같이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바로 ‘홍3’ 역풍이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노 후보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에 관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계속고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대권 경쟁에 뛰어든 사람이 최대 현안에 시종 침묵을 지킬 수는 없는 일이다. 그가 ‘홍3’문제에 관해 어떤 말을,어느 때 해야 하는가는 전적으로 그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하지만 ‘홍3’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서 연유하는가를 곰곰 따져보면그 해법은 자연히 도출된다. 대통령 아들 문제는 노 후보 말처럼 분명 정경유착의 구조적 비리의 산물은 아니다.그러나 이번 ‘홍3’문제는 이보다 더 후진적인 대통령 권력의 가족주의화에서 나온 것이다.그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이 봉권시대 군주가 제후들에게 봉토를 나눠주듯 친인척들에게 나눠지고,나아가 가신(家臣)들에게까지 나눠진 데서 비롯된다.이것은 대통령이의도적으로 그렇게해서라기보다는 현 정부의 정치문화가대권 경쟁에서 쟁취한 정치권력이 마치 전리품처럼 인식되고,한편으로는 끼리끼리의 연고주의가 그 외연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홍3’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은 자명해진다.대통령 아들 문제에 대한 분명한 태도 표명이 DJ와의 단절이아니라 한국정치의 전근대적인 요소를 척결한다는 선언적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5년 전인 1997년 11월7일 신한국당 대구·경북 필승대회에서 이회창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당시 김영삼 대통령을 상징하는 ‘03 마스코트’를 몽둥이로 내려치는 이벤트를 벌인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큰 정치를 꿈꾼다면 개별 표에 영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깃발로 표를 불러모아야 한다.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수도권 곳곳 ‘진흙탕 길싸움’

    수도권 일대 곳곳에서 때아닌 ‘길싸움’이 한창이다.주민들끼리 허가난 도로의 개설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가하면 시계를 넘는 도로폐쇄를 둘러싸고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과 인접한 용인시 죽전동 J아파트 주민들과 성남시의 분쟁은 법적문제를 떠나 이제는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발단은 지난해 11월 J아파트 시공사가 분당으로 연결되는 왕복2차선도로를 개설하면서부터. 성남시는 용인시측과 도로개설협의없이 교통체증을 부채질하는 이 도로를 폐쇄했다.이 때문에 30분가량을 우회해야하는 아파트 주민들은 김병량 성남시장을 상대로 교통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내 조건부 통행허가결정을 받아낸 뒤 통행방지물을 철거했다. 이에 발끈한 성남시가 묘안을 짜냈다.가처분신청을 낸 주민 100명만을 출입시키겠다는 것.지난 8일 오후 통행방지물이 철거된 도로끝에 검문소를 설치,해당 주민 100명 이외에는 통행할 수 없도록 검문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J아파트 주민들도 이에 질세라 반대편 도로끝에경비업체을 고용해 성남차량들의 죽전 진입을 막는 등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용인시 주민들이 아파트 진입로를 둘러싸고 수년째 ‘길싸움’을 벌여오다 최근 물리적 충돌사태로까지 번져 주민들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용인시 구성읍 보정리 H아파트 주민들과 상현동 S아파트주민들도 심각한 길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H아파트 진입로가 S아파트 후문쪽으로 연결돼 주변경관을 해치고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다며 주민들이 수일째 도로개설공사현장을 점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삽과 몽둥이를 들고 대치하다 8명이 부상을당하는 불상사를 낳았으나 여전히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10년 이상 주민과 자동차의 통행로로 사용되는 광주시 탄벌동 19일대 도로는 최근 땅주인이 나타나 말뚝을 박아버리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개설 당시 땅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행정기관의 묵인아래 도로로 사용해왔으나 이제와서 땅주인이라며 통행을 일방적으로 막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시에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김삼웅 칼럼] ‘惡의 축’ 한반도가 희생양인가

    프랑스의 시인 샤를 보들레르가 1857년에 간행한 ‘악의꽃’은 근대시 최대 걸작의 하나로 꼽힌다.원죄의식에 바탕을 둔 고뇌와 회한,이상적 순수미를 추구하는 의욕과 붕괴와 하강,신에 대한 숭배와 저주 등 복잡한 근대인의 심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통해 이란·이라크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거명하면서 ‘악의 꽃’이연상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보들레르의 ‘악의 꽃’과부시의 ‘악의 축’은 무연(無緣)하다.‘이상적 순수미’를 추구하는 시인의 정서와 패권을 추구하는 정치인의 발언이 같기를 바랄 수 없지만 굳이 닮은꼴을 찾는다면 ‘악(惡)’이라는 단어다.같은 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뱀이 먹으면 독이 되듯이 같은 단어라도 쓰는 사람과 의도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부시 대통령과 참모들의 대북강경 발언이 거듭되고 북한이 여기에 크게 반발하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가 갑자기 난기류에 싸였다.‘후폭풍’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심히우려된다. 9·11테러 공격을 당한 부시의 처지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편입을 거부하는 이란·이라크와 북한이 잠재적·현재적 적성국가이고 테러 가능성 또는 테러지원 국가로인식되기에 충분할 것이다.이 국가들의 과거 행적으로 보아 그런 개연성을 부인하기도 쉽지 않다.하지만 부시의 강경발언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 아니라 더욱 꼬이게 만든다는 사실이다.평화를 찾으려면 방법도 평화적이어야 한다. 잘 가꾼 배추밭에 송아지 몇 마리가 뛰어들었다고 치자. 코뚜레도 고삐도 없는 송아지를 어떻게 퇴치할까.몽둥이를휘둘러 쫓아내거나 당근으로 유인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경우 미국 역대 대통령이 취한 ‘몽둥이 정책’은 거의 실패했다.쿠바·베트남·이란·이라크·북한이 여기에 속한다.반대로 ‘당근정책’은 대부분 성공했다.철의장막 또는악의 제국으로 불린 소련제국은 미국의 개방정책으로 붕괴하고 죽의 장막이라던 중국은 지금 개방의 물결이 중원천지에 넘실댄다. 동독은 서독의 동방정책으로 무너졌다. 몽둥이질은 배추밭을 망가뜨리고 심하면 송아지의 저돌성만 키우게 된다.부시 집권과 함께 급선회한미국의 ‘몽둥이 정책’이 9·11테러 참사를 불러온 업보라는 것이 노엄촘스키 등 문명비평가들의 분석이다. 김대중 정부의 ‘당근정책’으로 평온을 되찾아 가던 ‘배추밭’에 부시의 ‘몽둥이 정책’이 제기되면서 긴장이고조되고 모처럼 기지개를 켜던 경제에도 타격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미국은 수만리 남의 나라 ‘배추밭’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아프간이나 이라크전쟁처럼 영상매체의 ‘전쟁 드라마’ 정도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사자들은 사활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찰스 크러서머는 며칠 전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와 이란만 거명(악의 축)할 경우 이슬람만을 겨냥하고있다는 비난을 우려해 북한을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북한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이다.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군축전문가 리 페인스타인은 “북한은 이란·이라크와는 달리 핵확산금지조약에 서명한 점에서 다르다.”고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재래식 무기의 후방이동과 무기수출 중단을 대화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북한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대테러 전략이 북한의 내정문제로 옮아간다.이같은강경발언의 배경에는 1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F15전투기(100대)를 구매하라는 압력수단과 가을의 중간선거용,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벼랑전술’ 등 복합적인 분석도 가능하다. 부시와 참모들의 대북 강경론이 전해지면서 수구신문과일부 정치인이 미국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것은 민족적 수치다.전쟁억제에 여론을 모아야 할 언론과 정치인들이 미국의 강경론에 맞장구치면 민족의 운명은 어찌되는가. 북한 당국도 무력대결이 아닌 개혁개방으로 국제사회에투명성을 담보하는 것만이 ‘악의 축’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부시 정부는 한반도를 정략의 희생물로 삼지 말라. [김삼웅 주필 kimsu@
  • 美 ‘악의 축’ 압박가속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도쿄 AFP 연합] 콘돌리자 라이스백악관 안보보좌관,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콜린 파월국무장관 등 테러전을 이끄는 미 전시내각의 ‘3인방’은3일(현지시간) 잇따라 방송에 출연,북한·이란·이라크를‘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지원 사격을 계속했다.국제사회의 반발을 무마하면서 2단계테러전의 연대를 공고히 하려는 이른바 ‘언론 홍보전’이다.특히 파월 장관은 북한이 최근까지도 미사일을 팔았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5개국을 순방 중인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데니스 블레어 사령관(해군 대장)도 4일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수출이 테러를 지원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여야 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의 지난달 29일국정 연설을 함께 비판하고 나섰다.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38차 국제안보정책회의에 참가했던 민주당 톰 앨런 하원의원 등은 귀국길인 지난 3일 “북한은 알 카에다와 연계돼있지 않다.”며 “부시 대통령이 북미 관계에파문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척 헤이글 상원의원은 ‘큰 몽둥이를 들되 말은부드럽게 하라’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충고를상기시켰고, 같은 당 딕 베로이터 하원의원은 “‘악의 축’이라는 표현이 필요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부시 대통령을 간접 비난했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내마음의 삼류극장-최원종(1)

    ●등장인물. 재롱(19살·재수생) 형(30살·화정총각 ) 실버(19살·나이트 삐끼) 아줌마(40대 후반) 대머리(40대 후반) 배달원,경찰,남자들. ●무대:삼류극장. 내부는 매우 낡고 퇴색되어 있다. 벽에 육감적인 여배우들의 포스터들만이 생동감있다. 극장 로비 우측에는 섹스용품 가판대가 있고 좌측에는 사발면이나 음료수를 파는 진열대겸 매표소가 있다. 무대의 뒤 배경은 흰 스크린이 되어 있다. 스크린은 등장인물들의 과거를 드러낼 때,쓰인다. 막이 열리면,어둠 속에서 실버가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고,스크린에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가,미야자키 하야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미야자키의 영화 화면들. 실버가 무대를 나가면,무대 밝아지면서 극장 로비가 된다. 진열대 겸 매표소에는 아줌마가 멍하니 앉아 있고 섹스용품 가판대에는 형이 고장난 콘돔 자판기를 수리 중이다. 재롱:아줌마가 짜장면 먹을 나이냐구. 형:여기 입장료가 2500원이야.저기 써 있지? 재롱:2500원이,뭐? 형:그게 짜장면 값이야.2500원. 재롱:알았어.그만해….광어회 한번 먹기 되게 힘드네. 형:점심엔 짜장면 시켜먹고,영사실에서 낮잠이나 자.방해하지 말고. 재롱:광어회에다가 소주 한 잔 걸치는 건,재수생인 내게 중요한 문제라구.이런 걸 먹어야지 자신감이 생겨. 형:정,먹고 싶으면,혼자 가서 먹어. 재롱:돈 있다니까. 형:학원비나 내.그건 그렇고,너 옆에 끼고 있는 거….수능봐야 되는 놈이 아직도 그런 걸 보냐? 재롱:이거.성문종합영어? 형:지금은 2001년도야.10년 전에 나도 그걸 봤다. 재롱:이거 성문 아니야.빌 게이츠하구 스티븐 스필버그 자서전이야.겉 표지만 성문종합영어. 형:겉 표지만? 재롱:그래야 엄마한테 덜 미안하거든.내가 학원에 안 가고여기 와도.뭐,하여튼 책만 들고 다니면 공부하고 있는 줄 아시니까.형은 내가 여기 왜 오는지 알지? 형:실버 보려고 오는 거 아냐? 재롱:실버? 아냐.여기 이렇게 앉아서,짜장면 먹으면서 말이야,빌 게이츠를 읽고 스필버그 사진 보고있으면 일류가 된기분이 든단 말이야.꼭 내가 성공할 사람처럼 느껴져. 형:꼭 성공할 사람? (웃는다).그런 사람이 정해져 있기나한 거야? 재롱:누구나 삼류시절이 있기 마련이잖아.뭐.하여튼 대충그래.특히 영화보고 나오는 이 동네 대머리 아저씨나,백수형들 보고 있으면,온몸이 그냥 짜릿해지는 거 있지. 형:그런 기분에 시간 낭비하지마. 재롱:시간 낭비? 형:분수에 맞게 느끼라구. 재롱:….난 내가 덜 떨어진 재수생이라는 사실이 못마땅해. 싫어. 형:그런 기분 잠시야.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재롱:나,제대로 성문종합영어도 못 봐.10년 전에도 형이 봤다는,그거 말이야.난 겉 표지만 질리도록 보는 걸.내가 어디 시궁창에서 굴러다니는 개뼈다귀가 될까봐….더러워.기분이 엿 같애.매일 하루하루가 겁나. 형:짜장면 시키자. 재롱:그래서 빌 게이츠하구 스필버그 읽는 거야.내가 가방에 뭘 들고 다니는 지 보여줄까?루이스 거스너,손정의,앤서니 기든스,스티브 잡스,스타벅스,이런 거 읽으면 기분 짜릿해져 와.형 말대로 잠깐이지만.짜릿해. 형:난! 그런 거 신물 나. 재롱:난 형하고 달라.내겐 머리가 있어.빌게이츠 읽을만한에너지가 있어.그 에너지를 형은 느껴보기나 한 거야? 형:에너지….느껴본 적 있냐구?야,짜장면이나 시켜. 재롱:(신경질적으로) 아줌마! 짜장면 먹을 거에요? 아줌마:(멍해 있다가) 응?….응. (그때,입구에서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들어온다.아줌마가인사한다) 대머리:(포스터를 쳐다보며) 신프론가 보네.(읽는다) ‘조폭 아가씨의 일기’ 아줌마:어서오세요. 대머리:이게 ‘조폭 마누라’ 에로 버전인가 보네. 아줌마:표는 저한테 사시면 돼요. 대머리:진짜 빨라.언제 이런 걸 다 만들었데. 아줌마:2500원이에요. 대머리:2500원? 아하,입장료. 아줌마: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대머리 남자,극장 안으로 들어간다) 형:아줌마,제발 좋은 시간 되라는 말 좀 안 하면 안 되요. 아줌마:아니 단지,좋은 시간이 됐으면 해서…. 재롱:아줌마,곱빼기죠? 아줌마:(고개를 끄덕인다.) 재롱:(전화를 건다) 거기 만리장성이죠? 여기 화정극장인데요.짜장면 둘 하고 곱빼기 하나 갖다줘요.고춧가루,고춧가루 꼭 가져와요. 형:미안해요.큰 소리 칠 생각은 없었는데.(다시 콘돔 자판기를 고치기 시작한다) 재롱:아줌마,대머리도 성적인 매력이 있나요? 아줌마:그게 … 나도 잘 … 그냥 안쓰러워. 재롱:안쓰러워요,대머리가요? 아줌마:가끔 내가 왜 이러나 걱정스러워. 재롱:여기 영화 많이 봐서 그런 거 아니에요? 아줌마:그,그럴까.하지만 달라.뭔가 다른 것 같애.마음이싸하게 저린 게,눈물이 찔끔찔끔 나려고 하고 …. 재롱:아줌마하고 헤어졌다는,아줌마 남편이요? 대머리였나보죠? 아줌마:남편? … 아니.남편은 머리에 숱이 많았어,아주.아기도 아빨 닮아서,내 배 속에서 나올 때부터 머리카락이 쭉쭉 뻗었었지.근데 가버렸어.아일 데리고. 재롱:왜요?아줌마가,남편이 대머리가 아니라고 구박한 건아니죠? 아줌마:둘 다 머리에 숱이 많을 때였어.그거 하나 믿고 살았는데….근데.아기 기저귀며 분유 살 돈이 부족했지.나,너무 먹질 못해서,젖이 나오지 않았거든.그래서 분유라도 사려고,신문지며 박스를 주우러 돌아다녔어. 재롱:요즘 그거 트럭 한 대 꽉 채워도 돈 십 만원을 안 준대요. 아줌마:그러다 여길 오게 된 거야.그 땐,이 극장도 잘 나갔었는데.큰 극장에서 금방 끝난 영화를 빌려 가지고 와선 반값에 틀었거든.그땐 큰 극장에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 재롱:아줌만,이 극장에서 뭘 했는데요? 아줌마:표도 팔고 청소도 하고,단골손님한텐 라면도 끓여줬지. 재롱:지금이랑 똑같잖아요.라면 끓여주는 건만 빼고. 아줌마:라면 … 그래,라면을 끓였어.그 날은 비가 많이 왔었는데.바깥에 비가 오나,지금.비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오늘 같이 극장에 오는 손님이 없었는데.(비 소리가 들려온다.무대는 어두워진다.스크린에 중년의 대머리 남자 그림자가 영상으로 보인다.영상에는 아줌마와 남자의 스토리가그림자극으로 보여진다.아줌마는 스크린 옆에서 마임 동작만을 하면 된다.아줌마가 그 그림자 옆으로 다가간다.그림자는 비를 흠뻑 맞고 몹시 떨고 있다.그러다가 바닥에 쓰러진다) 아줌마:이봐요,이봐요 ….일어나요. 그림자:(정신을 못 차리고 뒤척인다) (아줌마는 그림자의 이마에 손을 얹어본다.) 아줌마:앗,뜨거.(수건을 물에 적셔 그림자의 이마에 올려준다.라면을 끓이기 시작한다.라면 봉지를뜯고,라면을 반으로 쪼개고 냄비에 넣는다.스프 봉지를 뜯고 스프가루를 넣는다.냄비를 그림자 옆으로 가져가,숟가락으로 국물과 면을 조금씩 그의 입에 떠 넣어 준다.그림자가 약간 의식을 찾은 듯뒤척인다.그러자 외국 에로 영화의 음향이 들려온다.외국남녀의 격정적인 신음소리) 아줌마:영화가 상영되나 봐요.(그 둘은 같이 한 곳을 바라본다.) 아줌마:이봐요,며칠 굶은 사람처럼 얼굴이 말이 아니네요.(남자 그림자가 아줌마 그림자를 껴안는다.무대 밝아진다.) 재롱:그래서 아줌마 남편이 떠난 거구나. 아줌마:맞아.내 탓이야 ….나중에 남편이 물었어.그 남자한테 무슨 감정 품었냐구. 재롱:아무 감정도 없었잖아요. 아줌마:난,난 잘 모르겠다구,나도 모르게 그냥 그랬다구,말했지.사실은 그 때 그 감정을 말로 할 수가 없었어.어렸을때,눈깔사탕을 실수로 꿀꺽 삼켰을 때,그런 기분.이래저래그 순간엔 눈깔사탕만 자꾸 떠오르더구나. 재롱:눈깔사탕이라 …. 형:지금은 알아냈어요?그 눈깔사탕? 아줌마:… 아버지가 떠올랐어. 형:아버지요? 재롱:아줌마아버지가 대머리였군요? 아줌마:… 내 아버진 꽃다운 시절에 대머리가 되셨지.엄만나한테 머리카락 줍는 일을 시켰었는데 ….엄만 아버지를 구박했어.처음엔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였지.머리 안 빠지는 데 좋다는 약은 다 구해다 먹였으니까.그러다 훤히 대머리가된 걸 보고 구박했어.동네 사람들도 뒤에서 웃어댔지.읍내에 장이 서는 날,아버진 중절모를 쓰고 나를 데리고 나가셨어. 내게 눈깔사탕이며 빨간 에나멜 구두를 사주곤 했는데.아버진,광견병 걸린 개한테 물려서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지. 광견병 걸린 개한테 눈깔사탕을 먹이려고 하셨나봐.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집으로 돌아와선 엄마를 때리고 옷들을 마당으로 마구 집어 던졌어.아버지가 개한테 물렸던 양복 윗도리 주머니엔 눈깔사탕이 가득 들어있었어.아버지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동안,난 그 사탕들을 입안에서 녹이며 보냈어.나중에,알게 된 건데,아버지한테 다른 여자가 있었대.그래서엄마가 ….(짜장면 철가방 소리가 들린다) 배달원:짜장 왔습니다. 재롱:여기요.여기다 놔요.(배달원이 철가방에서 짜장면을꺼내놓으면,그들 셋은 소파 탁자로 모여 둘러앉는다) 배달원:(50원 동전을 주며) 50원이요. 재롱:예? 배달원:저희 만리장성에서는요,전화로 주문하셨을 경우 전화비 50원을 돌려주기로 했거든요.(배달원 퇴장했다가 다시들어온다) 배달원:고춧가루요.(배달원 나간다.) 재롱:핸드폰으로 걸면,껌 값 줄래?고춧가루나 잘 갖고 와라!(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극장으로 들어온다.그러면 아줌마,대머리에게 달려가,뭐라고 서로 숙덕숙덕 거리며 같이 퇴장한다) 재롱:대단해.저건 또 못 보던 대머리네. 형:아줌마 건,퍼지기 전에 니가 해치워라. 재롱:내가 뭐랬어? 광어회 사다 먹자니깐.(짜장면을 먹는다.극장 옥탑방에 세 들어 사는 나이트 삐끼,실버가 잠에서 방금 깨난 듯 들어온다) 실버:짜장면 맛있어 보이네.근데 웬 세 개? 재롱:빨리 와.퍼지겠다. 실버:웬일이야.너 부킹하고 싶어서 그러지. 재롱:아냐.형이 시킨 거야,이거. 실버:고마워 오빠.한 번 나이트에 놀러와.부킹,내가 확실히 책임져 줄께.나이트 와서 ‘실버’를 찾아.실버.은빛 겨드랑이. 재롱:야,밥 맛 떨어지게. 실버:밥이 아니라,짜장면이다,이 바보야.(셋,짜장면을 먹는다) 재롱:실버,내가 준 비디오는 다 봤어?미야자키 하야오 꺼말이야. 형:뭐? 미아가되자 야호? 재롱:모르면 따라하지마,형. 실버:미야자키 하야오.일본 애니메이션.그거 보면 되따 좋아져요.토실토실한 너구리를 쓰다듬고 있는 기분이에요.그사람 만든 걸로,제목이 뭐더라? ‘헤이세이 너구리 대전쟁폼포코’,‘이웃의 토토로’. 재롱:‘바람 계곡의 나우사카’,‘천공의 성 라 퓨타’,그리고 극장에서 엄청난 관객동원을 이룬 ‘원령 공주’까지. 마지막으로 ‘미래 소년 코난’. 형:코난? 그건 나도 어렸을 때 본 건데.지금은 애도 아니구. 실버:취향의 문제죠.뭐,(재롱에게) 커피 마실래?(커피 자판기로 간다) 재롱:그 사람 걸로 좋은 비디오 구해놨는데,살래? 실버:어떤 거? 재롱:발작을 잠재워 줄만한 거. 실버:그럼 옥탑방으로 배달해 줄래?오늘 면접 있거든.(자판기 옆에서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다가 나오지 않자,신경질적으로 자판기를 발로 차고 나간다)(재롱과 형은 커피자판기를 바라본다) 형:발작? 재롱: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이 제한텐 약이야.보고있으면 안정이 된다고 하니.발작을 콘트롤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대.그래서 한 편씩 구해주는 대가로 오천원씩 받기로 했어. 형:발작을 콘트롤 한다구? 재롱:아직까지 몰랐어,형? 제 간질 있어.핸드폰 걸었는데생리통이 심하다,머리가 아프다,어쩌고저쩌고 하면 십중팔구 그 날이야. 형:… 간질 …. 재롱:옥탑방에 틀어박혀서 비디오만 봐.반딧불들이 날아다니는 자궁 안에서 자기 뇌로 연결된 깨끗한 탯줄로,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은 피를 수혈 받는 거야.그런 기분.그리고 리모콘 누르는 것처럼 적당한 순간에 채널을 바꾸는 거야. 형:감쪽같이 속았는데.감쪽같이 말이야. 재롱:형이 몰랐던 것뿐이지,누가 속여. 형:하긴 나도 그 애하고 별반 다르진 않지.(커피자판기로가서 사정없이 발로 찬다) 재롱:동전 안 넣잖아? 형:(계속 차면서) 커피 마실 거니? 재롱:나야,주는 대로. 형:(옥탑방을 가리키며)마시겠냐고 물어봐.아이스 커피로. 재롱:뭐야 실버 때문이야.알았어.야 실버! 너 아이스 커피마실래? 야 실버! 형이 아이스 커피 타준대.(대답이 없다 )이빨 닦고 있나봐.(정장을 한 실버 들어온다.) 실버:야,옷 입을 때,부르지 좀 마. 재롱:내가 부른 게 아니고,형이 시킨 거야.너 아이스 커피먹으래. 실버:이빨 닦았어.근데 자판기에서 아이스 커피가 나와?(실버는,형이 직접 아이스 커피를 만드는 걸 본다) 실버:시럽도 있어야 되는데 ….그거 마시려면. 형:시럽? … 지금 만들어 볼게. 재롱:야아.말 잘 듣네.형이 말 잘 듣는 걸 보니,이건 분명형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야. 실버:생일? 어쩌지 … 그럼 시럽 만들지 마.커피에 각설탕두 개 넣어 줘.나,스푼으로 오빠 이름 쓰면서,생일축하합니다,하고 쓰면서 설탕 녹일게 ….그거 오빠가 마셔.오빤 늘블랙으로 먹지?난 블랙으로 먹는 사람 심술궂어 보여. 형:장난 그만해라. 실버:설탕은 그냥 저어서 녹이나,오빠 이름 쓰면서 녹이나녹는 건 마찬가지야. 형:(멍하니 쳐다본다) 실버: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냐.(웃는다)하지만 이건 알아둬.오빠 나이하고 내 나이 ,열한 살 차이나. 재롱:(웃는다)(형이 실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실버:오빠가 빤히 쳐다보니까,자꾸 그 애 생각이 나네. 재롱:그 애? 너한테 찝쩍대는 웨이터 송강호 말이야. 실버:아니 ….내 첫사랑.그 앤 반에서 항상 5등이었어.난 4등이었구.중학교 3학년 때였나? 2학기 때,담임선생이 아파서 다른 선생님이 잠시 동안 우리 반 담임을 맡게됐는데.교실에 들어와선,쪽지를 하나씩 나눠주는 거야. 재롱:쪽지는 왜? 실버:좋아하는 애 이름을 적어내라고.그걸로 짝을 지어 주겠다고.나,그 애 이름을 적어냈어.별달리 적어낼 사람이 없었거든.아무튼 그 애는 체육시간에 발야구 투수였어.타석에서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그 애 얼굴을 봤거든.얼굴이 빨개져서,어쩔 줄 몰라하더니,공을 아주 천천히 굴려주는 거야. 덕분에 난 인기 캡이었지.공을 팡팡 차댔거든.그 애하구 짝이 됐어.그 애가 내 이름을 적어냈던 거야.놀랍지 않아? 서로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었는데.우린 서로 친절했어.근데 그것도 끝나버렸지.전 담임선생님 건강이 회복됐거든.시험문제 틀린 개수대로 종아리를 때릴 테니까,틀린 개수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앞으로 나오래.(실버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가선다.무대 어두워진다.몽둥이를 들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그림자가 스크린에 비친다)
  • [사설] 최교수 타살증언과 역사의 힘

    지난 1973년 10월 중앙정보부에서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던 중 숨진 서울대 법대 최종길(崔鍾吉)교수는 ‘투신 자살’했다던 당시 중정의 발표와는 달리 “수사요원에 의해 7층에서 떼밀려 떨어졌다”는 중정핵심 간부의 증언이 나왔다.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는 10일 당시 최 교수 사건 조사계통에 있던 A씨를 소환조사한 결과 “부하 직원 B씨가 ‘최 교수를 조사하던 차모씨 등 2명이 7층 조사실 옆 비상계단에서 최 교수를 밀어 떨어뜨렸다’고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규명위는 또 수사관들이 최 교수에 대해 잠 안 재우기,무릎 사이에 각목을 끼우고 꿇리기,몽둥이 찜질 등 고문을자행한 사실도 밝혀냈다.뿐만 아니라 최 교수 조사 및 사망과 관련해 중정이 작성한 긴급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은 물론,사망진단서와 사체검증조서 등 5건의 서류가 모두 허위라는 사실도 밝혀냈다.중앙정보부가 최 교수의 ‘타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규명위는 중정이 최 교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지 이틀째인 73년 10월18일 최 교수에게 간첩 혐의가 없다고 인정한 사실 등을 들어 ‘최 교수의 죽음은 중정의 공작’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타살’을 밝혀내는 데는 난관이있을 수도 있다.타살 사실을 상관 A씨에게 보고한 B씨가사망한 데다 타살 혐의를 받는 수사관들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최 교수가 고문끝에 사망했거나 가사상태에 빠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투신 자살’을 위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항간에 팽배해 있음을 규명위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규명위는 또 중정의 조직적 은폐 혐의도 명백히 밝혀내야 한다.이 문제에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당시 중정의수뇌부 이후락(李厚洛)부장과 김치열(金致烈)차장은 규명위의 소환 요구에 ‘치매’등 질병을 이유로 불응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국민들은 이들이 ‘칭병(稱病)’을 하고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의학적 증거’를 제출해야한다.우리가 최 교수 의문사 진상의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나 그 사실의 조직적은폐는 ‘반인륜적 범죄’로 시효와 관계없이 단죄돼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최 교수 ‘타살 증언’을 접하면서 ‘역사의힘’에 대한 믿음을 재확인한다. 지난날 독재정권 아래서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고있다.뉘라서 감히 도도하게 전진하는 역사의 힘을 거스를수 있는가.역대 독재정권에 봉사해 왔던 권력기관들은 스스로 거듭나기 바란다.그럴 수 있는 마지막 길은 장준하(張俊河)선생 등 그동안 숱하게 제기돼 온 ‘의문사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력하는 것이다.
  • ‘최종길교수 타살’ 증언 파장

    '의문사 1호'. 서울대 최종길 교수가 당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게 타살됐다는 진술이 중정 핵심 관계자에게서 나옴에 따라 이 사건의 진상이 곧 밝혀질 전망이다. 최 교수가 타살된 것으로 최종 결론날 경우 당시 지휘계통에 대한 전면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로 밝혀진 사실] 당시 최 교수를 수사한 중앙정보부 5국 핵심 관계자 A씨는 “최 교수가 숨진 직후 직계 부하 B씨로부터 ‘조사관들이 최 교수를 건물 밖으로 나 있는 7층 비상계단으로 끌고가 밀어 버렸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B씨가 “”사건 발생 직후 동료인 수사관이 (나를) 비상계단 쪽으로 데려가더니 양손으로 미는 시늉을 하면서 '(내가) 여기서 밀어버렸어'라는 말을 했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최 교수가 가혹한 고문으로 가사상태에 빠졌거나, 이미 죽음에 이르러 수사관들이 자살로 은폐하기 위해 최 교수를 건물 밖으로 밀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의식이 있었던 최 교수를 건물 밖으로 던져 숨지게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시 중정은 “”조사를 받던 최교수가 화장실에 갔다가 동행했던 김모 수사관의 만류를 뿌리치고 소변기를 발로 딛고 창 밖으로 투신했다””고 자체 감찰 결과를 발표했었다. 규명위는 “중정은 조사 이틀째인 1973년 10월18일 최 교수에게 간첩 혐의가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최 교수를 죽음으로 이끈 것은 명백히 중정의 공작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고문에 직접 참여했던 수사관 2명을 조사한 결과, 잠 안 재우기,모욕,무릎 사이에 각목을 끼우고 꿇리기,몽둥이 구타 등의 고문을 한 사실도 밝혀냈다. 규명위는 또 중정이 최교수에 대한 긴급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은 물론, 사망현장 검증조서 등을 검찰을 통하지 않고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수사 전망 및 과제] 규명위는 중정 수사관들에 의한 의도적 살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건 공작 전모와 조직적 은폐 의혹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교수가 타살됐다면 이 사실이 당시 지휘계통에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후락 부장 등 당시 중정 최고 간부들이 자살로 은폐하도록 지시했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타살로 결론이 나도 공소시효가 지나 당시 중정 간부들을 국내법으로는 형사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김형태 상임위원은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처벌 가능한 ‘반인륜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적용 배제 국제조약’을 적용해서라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이영표기자 window2@. ■최 교수 아들 광준씨 “의문사 진상 이번엔 밝혀야”.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국가가 스스로 아버지의 타살 사실을 고백해야만 그동안 쌓인 우리 가족의 한도 풀릴 수있습니다.” 최종길 교수가 지난 73년 중앙정보부 수사관에 의해 떠밀려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10일 최 교수의 아들 광준(光濬·37·경희대 교수)씨는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이같이 절규했다. 최씨는 “정부가 지난 28년 동안 이 사건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아버지를 비롯한 모든 의문사 희생자들에 대한 진상규명만이비뚤어진 우리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은 아버지를 고문했던 중정 수사관들에 대한 미운 감정마저 사라졌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만 죄인을 용서하고 싶어도 누구를 용서해야 할지 모르는 현실이 갑갑하다는 말로 그동안 겪었던 고통을 토로했다. 최 교수의 사망사건 당시 9살이었던 광준씨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이틀 전 건장한 체격의 중정 수사관 두명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버지는 곧 집에 오실거야’라고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면서 “진실은 100%밝혀야 진실이지 일부만 밝히는 것은 진실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정치 뉴스라인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9일 경기도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신앙간증을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날 “지금 나라는 국가정체성의 위기,국가파탄 및경제위기,부정부패 및 교육위기,구걸외교 위기에 빠졌다”고 현 정권에 날을 세운 뒤 “다음 대통령은 임기내내 허덕이는 고난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총재를 겨냥,“제가 발탁해 감사원장,총리,대통령후보까지 만들어준 사람이 탈당을 요구하더니 내 인형을 만들어 몽둥이로 내리치는 패륜적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한번 신의를 저버린 사람은 국민을 또 다시 배신할 것이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은 9일 당권-대권 분리와 당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제,당내 의사결정의 민주화등 대대적인 당 쇄신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이 논의하고 있는 당 운영의 민주화 시도를 간과해선 안된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힌 뒤“당내 민주화를 위한 요구를 들어주느냐,안들어주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길로 갈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민추협,평민당,통합민주당,국민회의의 당료 출신 의원들과 당 사무처 간부들이 10일 오후 시내 하림각에서 송년 모임을 갖는다. 이날 모임에는 권노갑(權魯甲)전 최고위원과 김영배(金令培)·안동선(安東善)·박상천(朴相千)상임고문,김옥두(金玉斗)의원,민국당 김상현(金相賢)최고위원 등이 초청됐다. 이들 당료파 인사들은 그동안 민주당내 초·재선 소장파 의원들의 쇄신운동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기 때문에 모임성격에 대해 당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권 전 위원의 측근은 “이날 모임이 ‘세(勢) 과시’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으면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 [허윤주기자의 교육일기] 못말렸던 우울한 기억의 선생님들…

    ‘타임머신’을 타고 추억여행을 떠난다. 10여년전,강원도 W시의 여자중학교 교실.중년의 사회 선생님이 보인다.알코올 중독으로 빨갛게 코가 부푼 선생님의 손에는 늘 무지막지한 몽둥이가 들려있다.불같은 성격이다.무엇 때문이었을까,또 한차례 매타작이 시작된다.아무도 말릴 수 없다.비명과 함께 아이들의 엉덩이에 피멍이 들고 있다. 무용 선생님도 보인다.30세가 됐을까 안됐을까.그녀의 기분은 날마다 춤을 춘다.어떤 날은 하이톤 목소리에 화사한 웃음,하지만 저기압인 날이면 사소한 일에도 아이들 뺨을 때리고 출석부로 머리를 내리친다.‘춤추는’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아이들은 알 수가 없다. 두 선생님은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에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망각 속에 묻은 줄 알았는데,우울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걸 보면 당시의 학교 풍경은 내게 ‘상처’였나보다. 나와 친구들이 만났던 ‘이상한’ 선생님은 그들 뿐이 아니었다.‘천재 ’라는 별명의 과학 선생님은 자폐적인 성격이었다.늘 과묵한 그는 수업 시간에 공부할 내용을 칠판에 가득 써놓고 “자습하라”며 의자에 앉아 창 밖만 내다보았다.아이들이 마구 떠들어도 “이놈들,조용히 하래두”하실 뿐이었다. ‘수상쩍은’벌칙을 즐겼던 선생님도 있었다.준비물을 안 챙겨왔다고 한사람씩 꼭 끌어안고 꺼칠꺼칠한 수염으로비벼대거나 겨드랑이 살을 꼬집었다. 대다수 선생님들은 우등생을 사랑했고 공부 못하는 애들은 제자 대우를 받지 못했다.부잣집 아이들에게는 눈에 띄게 상냥했다. 그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라고,지극히 불행하고도 특수한 경우라고 나무랄지도 모른다.하지만 ‘교원 성과금제’를 둘러싼 근간의 논란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 선생님들이 떠올랐다.‘성과금 반납 투쟁’에 나선 교사들은 선생님의 등급을 어떻게 제대로된 잣대도 없이 매길 수 있냐며,교육이란 건 그렇게 가시적으로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거라며 분노했다. 10여년이나 지난 지금,강원도 W시의 그런 선생님들은 모두 사라졌을까.아무도 말리기 어려웠던 그들이 지금 어디에선가 우리의 새싹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을까.생각만 해도 두렵다. 허윤주기자rara@
  • 카불 첫 영화상영 표정

    [카불 외신종합] 카불에 5년만에 음악 소리가 울리고 TV가다시 켜진데 이어 19일에는 가장 유명한 영화관인 ‘바크다르’가 다시 문을 열었다. 기쁨에 들뜬 수많은 시민들이 영화 ‘우루드즈(승천)’를보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우르드즈는 가장 인기있는아프간 영화로 1979∼89년 소련 점령 하에서의 무자헤딘 게릴라들의 저항을 그린 고전이다. 검표원은 관중석 출입구앞에 위태롭게 앉아 있었고 경찰관들은 관중석 문을 닫으려안간힘을 썼다. 일부 경찰관들은 몰려드는 인파를 감당하지못하자 주먹과 몽둥이를 휘두르기도 했다. 이같은 열기가 가장 반가운 사람은 암표상.표를 사려고 몰려든 사람들이 내뻗은 돈 뭉치로 얼굴이 가려질 지경이었다.이날 관중석 650여석이 꽉 들어찼으며 250여명이 넘는 사람들은 복도에 서서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관은 탈레반이 카불에서 퇴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지난 5년간 쌓였던 먼지를 털어내고 음향시설과 필름을 손질하기 시작했다.또 아프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인도 영화의 포스터를 벽장 안에서 꺼내복도에 내거는 등재개관 채비를 해왔다.
  • 美 ‘강대국의 오만’부터 버려야

    [로스앤젤레스 연합] 세계의 미국 비판가들은 이번 테러참사를 계기로 미국의 오만함과 이중잣대가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이 테러 발생후 춤추고 환호하는 장면은 반미 감정이나 냉전시대의 분쟁을 통해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힘에 대한 경계심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전했다.이어 유럽·남미·동남아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미국이 거만하고 미국의 국내 정치와 이익에만이기적으로 집착하는 나라로 비춰지고 있는 이유가 적지 않다며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테러 참극을 ‘응보’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미국의 많은 우방들과 심지어 적성국까지도 이번 테러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으나 그 뒤에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미국이 모두를 지시할 수 있는 초강대국으로서보이고 있는 오만함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비판가들의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고의 세르비아계 국영 TV 문화프로 책임자 겸 인기작가인 미르야나 보비치는 “사람들이 이번 테러에 깊은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당신이 남을 몽둥이로 때린다면 당신에게도 부메랑 효과가 있을 것임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바구스 프라세트요는 “(이번 테러가)미국이너무 거만해지지 말라는 충격요법과 같다”고 말했다. 세르기오 로마노 전 모스크바 주재 이탈리아 대사는 “상당한 반미 감정이 있으나 이런 감정이 하나로 뭉치는 것은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세계를 적대적인것으로 단일시하고 자신들의 지도자들로 하여금 일방적 조치나 고립주의로 내모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 미국 외교관은 “부시 대통령이 TV에 나와 테러범과 비호자들을 잡겠다고 밝힌 것은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을 것임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정당한 이유를 갖고행동한다고 생각하나 우리의 정책은 엄청난 충격을 끼쳤고우리의 오만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아 왔다”고 말했다.
  • 의문사 김준배씨 경찰이 구타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梁承圭·진상규명위)는 3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민정부 시절인 97년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김준배씨(당시 27세·광주대 무역학과 졸업)가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린 뒤 경찰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진상규명위는 당시 석연치않게 수사를 종결한 정모 검사(현 Y지청장)에 대해 동행명령장 발부를 결정했다. 당시 경찰은 제 5기 한총련 투쟁국장인 김씨가 97년 9월15일 은신처인 광주시 북구 오치동 아파트 13층에서 경찰의 검거를 피해 아파트 케이블을 타고 내려오다 10층에서 추락해숨졌다고 발표하면서 이틀만에 수사를 종결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받았었다. 진상규명위 김형태(金亨泰) 상임위원은 “김씨가 경찰에게몽둥이와 발로 구타를 당하는 것을 목격한 주민 2명의 증언이 있었다”면서 “김씨 옷의 신발 자국과 일치하는 상흔,우심방 파열이라는 직접 사인이 추락이나 구타 모두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외상학회의 소견도 있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아직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만큼 당시 수사지휘를 맡은 정 검사를 조사한 뒤 직무유기 혐의가 드러날 경우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폭행 경찰관 역시 독직폭행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진상규명위는 ▲경찰이 김씨를 검거하기 위해 김씨의 선후배에게 1,5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로 하고 프락치로 활용했던 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감정결과 보고서가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 발생 이틀만에 추락사로 내사 종결한 점 ▲경찰의 구타 의혹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은 점등도 함께 밝혔다. 민주화정신계승국민연대(상임대표 吳鍾烈)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경찰의 프락치 공작에 포섭됐던 김씨 선후배들이 곧 양심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검사는 이에 대해 진상규명위의 조사에 이미 최대한 협조했기 때문에 동행명령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검사는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간부의 추락사는 진상규명위가 다룰 ‘민주화 운동 관련 사건’이 아니고 ▲진상규명위가 사망자체와 관련이 없는 검사를 부당하게 피진정인으로 규정했으며 ▲당시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건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대한광장] ‘부평사태’와 대통령

    ‘부평사태’는 지난 80년 광주사태를 방불케 했다고 신문들이 저마다 난리다.김대중 정권이 갈 데까지 다 갔다고 극단적인 표현을 쓰는 신문들도 있다.과연 그런가.‘그렇다’,‘아니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그렇다’측의 논지는 이렇다.부평사태가 비록 광주처럼 군에 의한 무차별 살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불법시위사태를 평정한다는 명목으로 투입한 경찰의 행태는 단연코 전쟁을 연상케 하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폭력행위였다.그렇다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현장에서 직접 지휘를 담당한 부평경찰서장과 인천경찰청장은 물론,경찰의 총수를 거쳐 당연히 대통령이 져야 한다.그도 그럴 것이 군대와 마찬가지로 경찰 역시 그 조직의 속성상 상부의 명령없이 발생하는 하부의 돌발사태란 절대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방경찰 책임자들의 직위해제나 인사조치 정도로 마무리해서 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책임진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야당인 한나라당이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 같다.‘그렇다’측에 합세해서 적극적인 정치공세에 나섰다.국민앞에사과하고 충분한 피해보상을 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일찌감치 정권재창출을 위한 모든 시도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기대했던 노동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모양이다. 한나라당이 평소 노동자들의 다양한 생존권 투쟁에는 얼굴을 돌리더니 이제와서 갑자기 두둔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이 시점에서 나는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그러나 ‘그렇다’측의 주장에 기울어지는 마음도 애써 부정하지는 못하겠다. ‘아니다’측의 말도 들어보자.노동자들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행동이 매우 과격했던 점은 인정한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부상을 당하고 피흘리며 병원으로실려간 불상사가 생긴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그러나 아무리 경찰이라도 제 동료가 끌려가 당하는 것을 눈앞에 빤히 보면서 마냥 명령만 기다릴 수 있겠느냐. 국민의 정부는 출범 이후 이미 고질병적인 최루탄을 없앴고 물리력에 의한 강제진압을 가급적 자제해 왔다.김대통령이야말로 공권력에 의한 최대의 희생자가 아닌가.그런데 누가 감히 노동자들을 개 패듯 패라고 시켰겠느냐.모든일을 사사건건 대통령과 관련지으려는 것이 섭섭하다.김대통령의 어려운 처지를 십분 감안한다 하더라도 어쩐지옹색한 변명으로만 들린다. 기업이 죽으면 노동자도 죽는다.함께 살리는 길을 찾다보니 구조조정이란 처방이 나오고 그 실행과정에서 겪어야하는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십자가라는 거다.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린가.얼핏 지당하신 말씀처럼 들리나 왜 십자가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노동자만 져야 하느냐고 묻고 싶다. 노동자의 불법행위를 용납하는 나라는 이 세상에 하나도없단다.엄정한 법집행으로 포장한 몽둥이가 생존권을 빼앗긴 노동자들의 분노를 삭일 수 있을 거라고 믿나? 그렇게‘법대로’라면 해고된 노동자도 노조사무실에 들어갈 수있다는 판사의 말이 왜 경찰에게는 씨도 안 먹혔을까.가뜩이나 김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바닥을 기는데 어쩌자고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든든한 ‘빽’이던 노동자들에게까지 ‘타도’를 외치도록 하는가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김대통령에게 한번더 부탁드린다.대통령이 혼자서 직접 단위노조나 말단 경찰관까지 다 챙길 수는 없다.나눠 맡겨야 한다.맡기되 맡길 만한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그런데 그게 영 ‘아니올시다’이다.5,6공 인사들을 모셔다가 만든 소위 ‘3당공조’는 아예 말도 말자.그러나 마땅히 자르고 버려야 할 사람을 놓칠세라 부둥켜안고 있는 건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참새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랴마는 과감히 버리는가 하면금방 또 불러 옆에 세운다.어디 한두 사람인가.굳이 이름을 나열할 필요도 없이 알 사람은 다 안다.사람 볼줄 아는 눈이 아쉽다.‘부평사태’에 대한 대통령의 책임 운운도근원을 여기에서 찾는 게 옳지 않을까? [호 인 수 인천간석2동성당 신부]
  • 외국인 노동자 학대 심하다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폭행과 임금체불 등 인권침해 행위가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전국 외국인노동자센터에는 임금체불을 비롯,신체적 가혹행위 등으로 상담을 해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국내 체류중인 외국인노동자는 34만여명인데 대부분 동남아출신들로 산업연수생으로 왔다 이탈했거나 밀입국한 불법체류자들이 많다. 경기도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는 지난해 외국인노동자와 900여건의 상담을 했다.임금체불이 550여건으로 가장 많았고 산업재해 250여건,폭행 등 신체적 가혹행위 100여건 순이였다.신체적 가혹행위는 전년도에 비해 30%가량 늘어난것이다.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에도 지난해 500여건의 상담이 들어왔는데 94건이 임금체불,21건이 폭행 관련 상담이었다.폭행사건은 올들어 이미 9건이 접수돼 증가추세다. 인도네시아인 A씨(33)와 B씨(25)는 99년 10월 경남 김해시 한 회사에서 회사 관리자로부터 1년여간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하자 상담소를 찾았다.상담소는 회사측으로부터 재발방지 각서를 받았으나 폭행을 계속하자 관리자를 경찰에고발, 지난 2월 징역 6년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지난달 2일 마산시 봉암동 K산업에서 중국인 노동자2명이 회사 관리자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중국인 동료 5명과 함께 신변의 위험을 느껴 피신하기도 했다.지난달 13일 방글라데시인 루미씨(35)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채 경기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를 찾아왔다. 류미씨는 시화공단의한 중소기업에서 무리한 작업으로 인해 어깨와 허리에 통증이 생겨 통원치료를 받아왔다.그런데 사장이 “꾀병 부린다”며 몽둥이로 온몸을 마구 때려 참다 못한 루미씨는도망쳐 나왔다.경찰은 되레 불법체류자니 본국으로 추방해야 한다며 루미씨를 붙잡아 두기까지 해 물의를 빚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박천응(41·목사) 소장은 “억울한일을 당해 경찰서에 신고하고도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오히려 추방되는 게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라며 “이들을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산업기술연수제도의 폐지와 인권을 개선하는 대체입법 마련이 조속히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종합
  • 대한매일 신년특집/ 뱀띠 4인 새해소망

    새천년의 첫해인 2000년이 가고 다시 새해 첫날이 밝았다.대한매일은 뱀띠해를 맞아 각계에서 일하고 있는 뱀띠 4인의 새해소망을 듣는 좌담회를 마련했다.이들은 학계,벤처업계,금융계 등 각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20∼60대의 뱀띠생들이다. 편집자주 김 주 연[숙명여대 교수] 전 병 진[하나銀마포지점장] 임 병 진[성진씨엔씨대표] 홍 자 영[한림대 대학원생]◆임병진(林炳辰·36) 성진씨엔씨 대표 저희 회사는 도난방지용 CC카메라녹화시스템이나 인터넷 방송장비를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 97년설립됐습니다. 출범 당시 경제가 몹시 어려웠으나 꾸준히 성장해왔고 내년에는 매출 450억원에 순익 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 정권은 IMF타개책의 하나로 벤처기업을 키워 고용을 창출하고자했습니다.그러나 관리소홀로 정현준 사건,진승현 사건등 불미스러운일들이 터졌습니다. 우리 벤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타 회사가 없고 시가총액 상위업체가운데 벤처제조업체가 없다는 것입니다.단지 무슨 유행처럼 ‘닷컴’ 벤처만 넘쳐 난다는 것입니다.미국의 성공한 벤처는 컴팩,델컴퓨터,시스코 등 대개 제조업체입니다.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마이크로 소프트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입니다. 우리도 내년에는 제조업 중심의 벤처가 믿음직한 산업으로 자리잡아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병진(全秉鎭·48)하나은행 마포지점장 우리 금융계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지점장들이 대체로 법·상대 출신이어서 벤처기업의 능력을 평가할 실력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따라서 신용대출이 어렵습니다.벤처기업이 가진 것은 기술력과 열의입니다.금융계에는 이들을지원할 백업시스팀이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임대표 기술평가는 기술신용보증기금 같은 곳에 맡겨도 되지 않습니까. ◆전지점장 그렇긴 하지만 대출을 해주는 사람도 기술을 알아야 대출규모를 결정할 수있습니다.자체적인 기술평가능력이 있어야 기술신용보증기금을 이용하더라도 평가결과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재가공할 수있는 것입니다. ◆임대표 새해에는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모두가 불필요한 ‘자기중심’의 욕심을 버렸으면 합니다.미국의 경우는 몇십%의 주식을 가진 설립자를 찾아보기 힘듭니다.대부분이 5∼10%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설립자가 경영권에 집착해 수십%의 주식을 갖고 독단적으로 경영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벤처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김주연(金柱演·60) 숙명여대 교수(독문학) 임사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신적 자세’가 문제같습니다.사회 전반적인 의식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요즘 교육은 ‘참된 한국인이 되자’‘올바른 인간이 되자’가 아니라 ‘경쟁력 강화’라거나 무조건 ‘세계화’ ‘정보화’입니다. 막연한 슬로건은 정치적 사고만 키우고 애나 어른이나 가릴 것 없이 사회를 권력 관계로 바라보게 합니다. 기술발전과 정보화,경쟁력은 ‘인문주의’적인 시각과 함께 가야 합니다.문학과 인문학은 사회를 종합적 유기적으로 작동케 하는 기본원리입니다. 사회를 통합하는 힘,그것이야말로 큰 생산성입니다.동시대인이라면서로의 생각들이어느정도 비슷하게 가야죠. ◆홍자영(洪慈英·24) 한림대 사회복지 대학원생저는 국제 앰네스티와 인권운동 사랑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인권과 관련해 이런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선 도시빈민이나 농민층이 정보화·세계화할 수 있도록 컴퓨터 보급이 돼야한다는 겁니다.컴퓨터가 없으면 정보로부터 차단돼 소외되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교육의 첫번째 문제는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간격이에요.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고 있어요. 한 예로 제가 아는 분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첫날 선생님이 몽둥이로 탁자를 탁탁 두드리면서 ‘선생님 말을 잘 안들으면 혼내주겠다’고 하더랍니다.그래서 아이가 학교에 가고싶지 않아 한데요. 아이들이 학교를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도록,학교가 열린 공간이 돼야 합니다.이런 갭을 좁히려면 선생님들이 먼저 스스로 변해야 하고사회도 ‘아동권’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김교수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정치적 시각이 아닌 상징적 시각에서 해석했으면 좋겠어요. 평화란 인권의 신장과 보호를 빼놓고는 요원합니다.우리사회는 ‘만성적인 인권 실종’ 상태입니다.초등학교에서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소질이나 능력,희망에 따른 교육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또 학교당국의 자율권이 없다보니 학생 선발기준부터 교육이념이 반영될 수 없었습니다.대학이 성적순으로만 학생을 뽑지 않겠다고 선언할수 있는 자율권이 보장되면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겁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교육개혁한다고 많은 교사들을 단기간에쫓아냈어요.‘지식인 죽이기’ 풍조는 평화와 역행하는 것입니다. 또 정확한 지식없이 소문이나 익명성을 내세워 인권을 침해하는 ‘스캔들 사회’도 사라져야 합니다.모 인기 여가수의 섹스비디오가 인터넷으로 유포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기본적 인권에 대한 침해가 없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홍씨 최근 독거노인들과 인터뷰하기 위해 신림동에 갔어요.생활이너무 열악했어요.좁고 가파른 계단을 한없이 올라간 끝에 한 평이 안되는 단칸방에 계신 한 할머니를 찾을 수 있었어요.아들로부터 생활비를 받기 때문에 생활보호대상자에서 제외된 그 할머니의 꿈은 복지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점심을 마음 편히 드시는 것이었어요.그 말에 제 마음이 착잡했어요.새해부터는 눈칫밥을 먹지 않았으면 하는할머니의 소망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달동네에도 ‘희망’이 있어요.신림동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하루종일 모은 고물을 팔아서 생활하시는데,“이렇게 몸 건강하고,일을 해서 한 몸 건사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씀하세요.그분을보면 행복의 기준이 부와 명예에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전지점장 내년에는 인생을 체크하는 표를 작성할 계획입니다.나에게 꼭 필요한 것은 보충하고 필요없는 것은 버릴 것입니다. 우선 나와 가족 회사를 위해 꼭 해야 할 것이 금연입니다.우리 지점에서 아직 나만 담배를 피웁니다.중간 책임자나 다른 직원이 피우면여직원들이 쪽지를 집어 넣지만 나는 책임자라고 봐주고 있습니다.집안에서도 창문을 열어 놓고 피우는데 애들이 뭐라고 합니다. 요즘 40,50대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영화가 ‘쉬리’라고 합니다.제목이 마치 집에가서 쉬라는 것처럼 들린다고 해서 그런 농담이나온 것이지요. 새해에는 금융계도 원칙이 서고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모든 문제는 원칙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데서 출발했고 원칙이 섰더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서 발생한 것입니다.무담보 기업어음의 경우 금리가 높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높은 금리에 해당하는 페널티가 있습니다.잘못될 경우 원금을 100%보전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습니다.토초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세금을먼저 낸 사람들만 바보가 됐습니다.농어가 부채의 경우도 부채를 갚은 사람들은 손해를 봤다고 느낄 것입니다. 어떤 사회든 원칙을 세우고 일해야 하지 일하면서 그때그때 맞는 원칙을 세우는 식의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는 사회는 잘 되기 어렵습니다. ◆임대표 저는 개인적으로 내년에 셋째가 태어납니다.건강하게 태어났으면 합니다.또 기업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회사에 투자하신 주주들에게 많은 이익이 돌아갔으면 합니다.세금도 많이내서 국가 재정에도 작지만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됐으면합니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내년부터 정부가 벤처에 돈을 저리로 빌려준다든지 하기보다는 벤처기업이 잘 자랄 수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으면 합니다.벤처에 대한 직접 지원은 벤처의 체력을 약화시켜 오히려 망하게 하는 길입니다.정부의 역할은 인프라 구축과공정한 경쟁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김교수 새해부터 TV를 제대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연일 개혁·구조조정을 보도하는 뉴스가 많아 보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는 국가관을 확립하고 개인들은 ‘셀프 컨피던스(self confidence)’를 길러야 해요.물질이 아닌 정신적인 행복함이 있어야지요.벤처든 공무원이든,그런 자세가 생산성을 만듭니다.사회가 ‘평가’에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홍씨 개인적으로는 올해 꼭 달동네의 공부방 선생님을 하고 싶어요.또 ‘노인들의 빈곤문제’를 대학원 논문 주제로 쓰고 싶어요. ‘인권게임’이라는 놀이가 있어요.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죠.게임이 끝나고나니 꼴찌는 저같은 ‘여성’이었어요.맨마지막 ‘지시’가 ‘여성분들은 뒤로 10발짝씩 물러나세요’ 였거든요. 여성들 스스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깨닫고 제몫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유상덕·문소영 기자 youni@
  • 역사 기피증 환자의 ‘처방전’

    역사,하면 뭔가 중요한 얘기란 건 알겠는데 골머리 싸맬 끈부터 찾게되는 걸 어쩔 수 없다. 꾸벅꾸벅 고개 처박히는 세계사 수업시간, 혀도 안돌아가는 외국 인명·지명 외우느라 하얗게 지샌 악몽의 시험전야…. 악몽탈출을 꿈꾼다면 이 두 권을 주목하라.‘모든 것은 이브로부터시작되었다’와 ‘모든 것은 돌멩이와 몽둥이로부터 시작되었다’(이상 리처드 아머 지음,이윤기 옮김,시공사 펴냄).역사 기피증 ‘환자’의 처방전을 자처한다. 가히 ‘극약처방’에 가깝다.탄산음료처럼 톡 쏘는 글발,역사적 사실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상상력을 어긋매끼는 탱탱한 유머감각.단락건너 하나씩 폭소탄을 터뜨리며,고대부터 20세기까지 역사 테마여행길을 단박에 답파시켜 준다. ‘이브’는 여성이란 프리즘에 비춰본 인류사.성서 속 이브·데릴라부터,마리 앙트와네트,마타하리까지 13인의 스토리를 코믹 감각으로재창조했다.여기서 지은이는 어째 시종 비아냥거리는 눈치다.희대의여성은 하나같이 남자 혼이나 호리는 색정의 화신이요,영웅호걸이라는 남자들도 힘만 믿고 날뛰다가 어처구니없이 고꾸라지는 어리보기들로 그려지고 있다. ‘돌멩이와 몽둥이’는 인류의 전쟁·무기사.전쟁 기원부터 수소폭탄에 이르는 치명적인 길을 걱실걱실한 입담으로 희화화한다.“모나코왕자 레니에와 그레이스 켈리 결혼식 이래 가장 볼만한 결혼식은 ‘물경 8,000∼9,000㎞를 커버하는 핵탄두 미사일과 이런 원거리를 극복하는 정확성의 결혼식’이었다.결혼식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때까지’에서 절정을 이룬다.”하버드대 영문학 박사로 대학강단과 저널리즘을 오간 지은이 이력이쭉쭉 뻗어나가는 글발을 설명하고도 남는다.각권 6,500원손정숙기자 jssohn@
  • [외언내언] 준비된 ‘미국 찬양’

    마치 봉숭아 꽃씨주머니 터지듯 ‘미국 찬양’이 쏟아졌다.지루하고모양새도 좋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까스로 끝나,이제야 좀 다르겠지 했더니 또 그 곡조였다.우리 언론의 ‘미국 찬양’은 중독증일까,반복적인 학습으로 얻은 반사반응일까.미국을 찬미할 준비가 언제나 충분히 돼 있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마다,그러니까 4년마다,미국 시민의 절차 존중,결과에 대한 승복,승자에 대한 패자의 축하 전화를찬양했다.이번에도 맞춤 찬사가 준비됐다.그런데 그만 플로리다주 개표에서 문제가 생겨 당락이 뒤집힐 기미가 있자 고어가 부시한테 건축하 전화를 취소하는 사태가 일어났다.제작 시간 때문에 이 사태 이전에 찬양 논평을 실었던 매체는 꼴이 우습게 되었다. 그 뒤 손으로 하는 검표가 진행되기도 하고 중단되기도 하면서 미국선거의 숱한 비능률과 불합리가 종합적으로 전시됐다.게다가 미국 사법부는 법과 상식이 아니라 당파성에 좌우된다는 인상을 주었다.미국안에서도 이 이상한 선거를 개탄하는 코미디가 만발했다.미국 민주주의가 망신당하고 국민이 분열된 것을 뼈아프게 반성하는 소리 또한높았다. 엉망진창인 선거를 보고서도,찬사는 준비된 것이라 버리기 아까웠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역시 미국”이란다.미국의 저력,미국민주주의의 위대성을 높이 기린다.남을 칭찬하는 것은 좋다. 우리는이것에 인색한 것이 탈이다.그런데도 미국에만은 유달리 후하니 이또한 탈이다.미국 찬양으로만 끝나도 괜찮겠는데 뒤에 붙이는 “한국같으면 어땠을까”한 마디가 속을 뒤집는다. 가짜 명나라 사람(고질적 사대주의자)두상에 몽둥이질을 해야 한다고 1920년 권덕규(權悳奎)가 쓴 논설이 새삼 생각난다. 미국은 대통령 뽑은 경험이 220여년이다.우리는 50여년 동안 대통령을 뽑아 보았다.연륜도 연륜이지만,고난과 역경 속에서 우리가 이만큼이라도 민주정치를 성취해 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견한가.우리도 앞으로 두 번이나 세 번쯤 대통령 뽑는 것을 더 경험하고 난 뒤에는 미국보다 훨씬 근사하게 할 수 있다.희망을 심자.자기비하는 이제제발 그만하자. △박강문 논설위원pensanto@
  • 한국언론정보학회 토론 내용

    ‘언론은 권력의 주체인가,아니면 권력의 감시·견제자인가.’ 언론학 교과서에서나 나옴직한 물음이 우리사회에서는 화두로 살아퍼득거리고 있다.구한말의 항일언론,독재정권하 자유언론의 깃발은이미 내려진 지 오래다.오늘날 우리언론은 그 자체가 권력집단이라는따가운 비판을 받는다.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김재범)주최 특별토론회에서 학계·언론계·시민운동계 전문가들은 우리 언론의 권력화 현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부산대 언론정보학과 조항제교수는 ‘미디어 권력화의 조건들’을,손혁재박사(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는 ‘안티조선운동과 정치개혁’을 각각 주제발표하였으며, 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윤영철(연세대)박용규(상지대)교수,진중권 ‘아웃사이더’편집위원,장해랑 KBS PD,권영준 언개연 사무차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먼저 조항제교수는 “미디어는 작게는 간단한 민원을,크게는 선거의의제를 결정하는 힘이 있다”고 전제했다.그러나 미디어가 권력체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 않는 이유는 ▲‘몽둥이’로 상징되는 권력의도구가 없고 ▲스스로 창출한 것이 아닌,어떤 다른 힘의 대리인이라는 생각에 ▲힘을 가지는 것을 규범적으로 당연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조교수는 미디어의 권력화를 “자율화한 미디어가 권력의 제도화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권력행위와 권력현상”이라고 분석했다.또 미디어시장이 분화한 사회에서는 이른바 ‘권위지’가 생겨나미디어의 영향력 균등화를 가져오지만,반대의 경우 개별 미디어의 상대적 시장점유율이 권력과의 밀착도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손혁재박사는 올들어 언론계 빅이슈로 부상한 ‘안티조선 운동’을시민운동가 입장에서 접근했다.손박사는 “공룡처럼 비대해진 언론권력 앞에서 우리사회 모든 분야가 눈치보기에 급급하다”고 전제하고“개혁이 지지부진한 것은 언론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언론권력의 한복판에 선 조선일보는 단순한 ‘문화권력’‘언론권력’이 아니다”라면서 “조선일보는 국론분열,지역편가르기,개혁 딴지걸기 등 정치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다”고 비판했다.한예로 손 박사는 조선일보가 4·13총선 당시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을 축소·왜곡 보도한 사례를 들었다.손 박사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여타 신문에 비해 보도량이 적은데다 그나마 보도한 내용이 낙선운동의 위법성을 강조한 ‘법적 기준’(37.1%)과 낙선운동이 비현실적이라는 ‘정치현실’(31.7%)이 주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토론에서 윤영철교수는 미디어권력의 정당성 기준을 “시장지배 구조, 의견의 다양성 확보,윤리·도덕성 문제”라고 제시하고 향후 미디어가 경제권력에 종속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심광현교수는 “조선일보가 90년대이후 문화면을 통해 새로운 문화정치적 권력집단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하고 “안티조선운동은 사설·정치면 분석 등정치·경제적 접근보다 조선일보의 물적기반 형성과정의 탈법성 등연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진중권씨는 “조선의 언론권력은 파쇼적 선동, 선정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하고 “안티조선운동은 건전한 상식운동”이라고 말했다. 권영준차장은 “선출되지않은 언론권력은 그 형성과정이 비민주적이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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