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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印 영토분쟁 점입가경…중, ‘적친적’ 부탄 공세 vs 인도, 중국산 앱 추가 금지

    中·印 영토분쟁 점입가경…중, ‘적친적’ 부탄 공세 vs 인도, 중국산 앱 추가 금지

    중국과 인도의 영토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9월 “더 이상 무력 충돌은 안 된다”며 긴장 완화에 합의하고도 여전히 크고 작은 갈등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친인도 성향 국가인 부탄을 싸움에 끌어들였고, 인도 역시 중국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추가로 금지하며 맞불을 놨다. BBC방송은 25일(현지시간) “부탄에서는 공론화를 원하지 않지만 중국이 인도와의 영토 분쟁에 이 나라를 끌어 들이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올해 6월 미국 정부가 부탄 동부 사크텡(740㎢)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자금을 지원하려고 하자 중국 측이 “이 지역은 영토 분쟁 중”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은 여기를 “티베트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부탄은 ‘뜬금없는’ 중국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 부탄 정부는 “중국과의 24차례 국경 관련 회담에서 단 한 번도 문제된 적이 없었다”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지난 7월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부탄의 경계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경의 동쪽 지역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영토 문제를 재점화했다. 여기서 말하는 ‘동쪽 지역’은 사크텡이다. 역사적으로 부탄은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인도에 외교권을 위임할 정도로 친밀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압박을 이겨내고자 인도와 더욱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탄의 역사학자 카르마 푼쇼는 “중국이 (인도의 동맹국인) 부탄을 자극해 인도와의 갈등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적의 친구도 적’이라는 논리다. 인도 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은 25일 “인도 정부가 ‘주권과 국방, 공공질서 등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중국 앱 43개를 추가로 차단했다”고 전했다. 금지된 앱에는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타오바오 라이브’ 등이 포함됐다. 인도는 6월부터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중국산 앱을 차례로 금지해왔다. 이로써 인도 정부는 모두 267개의 중국 앱을 금지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덧붙였다. 중국과의 국경 분쟁에 따른 ‘보복’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두 나라는 지난 6월 국경지대 갈완계곡 ‘몽둥이 충돌’ 이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인도 육군이 “자국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자 인도인들은 중국산 제품 보이콧 운동을 벌였다. 인도 정부도 국영통신사에 중국 제품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 관련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됐고 중국산 수입 장벽도 강화됐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가정폭력에 잇단 여성 희생… 중국인들 분노

    가정폭력에 잇단 여성 희생… 중국인들 분노

    최근 중국에서 젊은 여성들이 잇따라 가정폭력으로 희생돼 공분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생방송 중이던 30대 여성이 전남편의 휘발유 방화로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지 한 달여 만에 한 20대 여성도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폭행당해 사망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북경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산둥성에 살던 22세 여성 팡양양은 남편과 시부모에게 장기간 구타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남편 장빙은 2016년 11월 팡양양의 부모에게 13만 위안(약 2200만원)의 지참금을 주고 그를 데려왔다. 장빙은 부부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자 시부모와 합세해 그를 괴롭혔다. 2018년 7월부터는 나무 몽둥이로 때리거나 굶긴 채로 헛간에 가두는 등 ‘물리적 학대’도 자행했다. 시집올 때 80㎏이었던 팡양양의 몸무게는 사망 당시 30㎏에 불과했다. 최근 법원은 시아버지 장지린에게 징역 3년, 시어머니 류란잉에게 2년 2개월형, 장빙에게 집행유예(3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있고 유가족에게 합의금(5만 위안)을 지급했다는 이유였다. 솜방망이 처벌 소식이 퍼지자 소셜미디어에는 “우리나라 판결이 맞느냐”, “여자는 아이를 낳지 못하면 죽어도 되는 것이냐” 등 비난이 쇄도했다. 이 사건의 2심은 오는 27일 시작된다. 앞서 쓰촨성에서도 왕훙(인플루언서)으로 활동하던 티베트 여성 라무(30)가 실시간 방송 중 변을 당했다.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틱톡)에 산골 생활 영상을 올려 구독자가 25만명에 달하던 그는 올해 9월 자신의 방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다가 이혼소송 중인 남편 탕루가 방으로 들어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심한 화상을 입었다. 팬들이 치료비로 100만 위안을 모금하며 쾌유를 기원했지만 그는 2주가량 사경을 헤매다가 숨을 거뒀다. 라무는 17살 때 탕루와 결혼한 뒤 지속적인 구타를 견디지 못해 올해 5월 이혼했다. “재결합하지 않으면 둘째 아들을 죽이겠다”는 협박에 못 이겨 가정을 다시 합쳤지만 폭력이 줄지 않자 6월 이혼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탕루는 라무가 인터넷상에서 남성팬들에게 관심을 받자 분노를 드러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라무 사건을 공유하며 탕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AFP통신은 “중국이 2016년에야 가정폭력을 범죄로 규정했다. 지금도 지방에서는 여성 폭력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인민망 역시 “(접근금지명령 등) ‘풀뿌리 법’ 미비로 라무가 우리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쌍십일/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쌍십일/김상연 논설위원

    미국에서 매년 11월 넷째주 금요일은 연중 최대 할인행사와 대규모 쇼핑으로 떠들썩한 날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이날 부지런을 떨면 고가의 새 전자제품을 아주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잠도 안 자고 줄을 서는 사람이 많다. 특히 중국 유학생들이 목숨 걸듯 쇼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드디어 중국도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를 만들어 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맘때쯤이면 화제가 되는 광군제(光棍節)다. 매년 11월 11일인 이날은 얼핏 들으면 중국 역사의 거창한 황제를 기념하는 날 같지만, 그 뜻을 알고 나면 좀 허탈해진다. 광군제의 한국식 발음은 ‘광곤절’이다. ‘곤’은 몽둥이를 뜻하는데, 연인이 없는 싱글이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몽둥이 모양, 그리고 숫자 1과 비슷하다고 해서 11월 11일에 광군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상형문자를 발명한 중국인다운 발상이다. 한국에서 연인들이 11월 11일을 길쭉한 모양의 과자 이름을 따서 ‘빼빼로데이’라고 부르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결국 광군제는 ‘싱글들의 날’이다. 다만 광군제는 ‘광’이라는 글자를 ‘몽둥이’ 앞에 배치함으로써 철학적 깊이를 가미했다. ‘빛나는 싱글’이라…, 싱글은 외로운 것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형용모순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광군제 대신 ‘11’자 2개가 나란히 있다는 뜻으로 ‘솽스이’(?十一)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고 한다. 한국식 발음으론 ‘쌍십일’이다. 광군제는 원래 1990년대 초 중국의 일부 대학에서 여자친구가 없는 남학생들이 모여 술 마시고 노는 날로 시작됐는데, 2009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대표가 쇼핑으로 외로움을 극복하자며 할인 이벤트를 시작한 이래 쇼핑 축제일로 변모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경제의 규모가 커진 지금은 광군제의 온·오프라인 총거래액이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그것을 훌쩍 넘어서 세계 최대 쇼핑의 날로 발돋움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1일부터 시작한 할인 행사로 11일 0시30분 현재 우리 돈으로 63조원어치나 팔았다. 주택 80만채도 판매되는 등 블랙 프라이데이의 규모와는 차원이 다르다. 샤넬, 디오르 등 유럽 명품 브랜드와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도 가세해 매출을 올린다니 코로나19로 휘청거린 중국과 세계 경제에 광군제가 효자 노릇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외로운 싱글들이 본의 아니게(?) 세계 경제에 기여하게 된 셈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신종 기념일인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은 모두 연인들을 위한 날일 뿐 싱글들을 위한 날은 없다. 한국의 싱글들은 다 뭐하고 있나. 전국의 싱글들이여 단결하라! carlos@seoul.co.kr
  • “기록의 밤 왔다” 초당 최대 58만건… 차이나 머니 ‘광클 쇼핑’

    “기록의 밤 왔다” 초당 최대 58만건… 차이나 머니 ‘광클 쇼핑’

    알리바바 본사에 취재진 1000여명 몰려판매액도 작년보다 20% 이상 늘어날 듯샤넬·프라다 등 명품 업계 온라인 첫 참여中내수 촉진 위해 행사 기간 사흘 더 연장“올해도 ‘기록의 밤’(記錄之夜·알리바바 매출 신기록에 도전하는 밤)이 찾아왔다.” 세계 최대 쇼핑 축제인 중국 알리바바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 행사가 열린 저장성 항저우 미래과학처 학술교류센터. 코로나19 사태 뒤에도 중국의 소비 열기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고자 전 세계에서 1000여명의 기자들이 미디어센터를 가득 메웠다. 중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이라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친 올해에도 매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드디어 11일 0시. 솽스이 행사의 막이 올랐다. 티앤마오(T몰)와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접속한 수억명의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을 사고자 일제히 주문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주문 현황을 살펴보니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한국 등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3분 57초 만에 초당 거래 건수가 58만 3000건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올해로 12회째인 솽스이가 전 세계의 주목 속에서 막을 열었다. 행사를 이끄는 알리바바는 “자사 플랫폼으로 8억명이 접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3억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 위기 등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내수 잠재력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솽스이 당일 1분 36초 만에 판매액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1000억 위안을 달성하는 데도 1시간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는 솽스이 판매액이 전년보다 26% 급증한 2684억 위안에 달했다. 예년에 그랬듯 올해 솽스이에서도 지난해 매출 기록을 20% 이상 넘어설 것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는 전망했다. 언젠가부터 11월 11일은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광군제’로 불렸다. 1이 네 개나 모여 있어 독신자 기념일로 희화화됐다. 1과 비슷한 ‘군’(棍·나무 몽둥이)에다가 아름답다는 뜻의 ‘광’(光)을 붙였다. 해석하자면 ‘빛이 나는 독신자들의 날’이다.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그런데 이를 알리바바가 상업적으로 활용했다. 2009년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자’며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것이 해마다 커져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솽스이는 ‘스이’(11)가 쌍(雙)으로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말로는 ‘11·11’이다.알리바바는 첫 번째 솽스이 행사에서 52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할인 축제의 원조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10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 행사는 알리바바가 만들었지만 지금은 경쟁업체인 징둥이나 핀둬둬 등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경찰이 직접 TV에 나와 합리적 소비를 권하고 사기 판매도 경고한다. 명실상부한 국가적 행사로 자리잡은 셈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된 뒤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덕분에 여러 지표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유독 소비에서는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주민들이 지갑을 닫은 탓이다. 올해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기조를 ‘내수 확대’로 전환해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솽스이는 중국 정부의 ‘쌍순환’(내수 위주 경제 성장) 전략 성공 여부의 가늠자로 볼 수 있다. 올해 축제에는 중국 안팎에서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도 200만개에 달한다. 특히 올해에는 80만채에 이르는 아파트도 정가보다 최대 100만 위안 저렴하게 나왔다. 그간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던 샤넬과 디올, 프라다, 카르티에, 피아제,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들도 올해부터 ‘차이나 머니’를 의식해 온라인 행사에 동참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본 행사에 앞서 지난 1~3일을 ‘1차 판매 기간’으로 지정해 할인 축제를 사흘 더 연장했다. 중국 정부의 쌍순환 성장에 부응해 소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1일부터 이날 본 행사 개시 30분 시점까지 매출을 더한 금액은 3723억 위안에 달했다. 우리나라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30조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불과 열흘 만에 한국 온라인 매출의 절반가량을 팔아 치운 셈이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징둥도 이달 1일부터 11일 오전 0시 0분 9초까지 거래액이 2000억 위안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두 업체의 거래액만 합쳐도 우리 돈 100조원이 넘는다. 다만 알리바바는 이번 솽스이에서 예년과 같은 실시간 매출 누적집계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매출과 직접 비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은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며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를 강하게 비난했다. 곧바로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금융 당국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정부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보니 지나친 과열 분위기를 억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항저우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기록의 밤 왔다” 초당 최대 58만건… 차이나 머니 ‘광클 쇼핑’

    “기록의 밤 왔다” 초당 최대 58만건… 차이나 머니 ‘광클 쇼핑’

    알리바바 본사에 취재진 1000여명 몰려하루 판매액도 26% 늘어난 2684억 위안샤넬·프라다 등 명품 업계 온라인 첫 참여中내수 촉진 위해 행사 기간 사흘 더 연장“올해도 ‘기록의 밤’(記錄之夜·알리바바 매출 신기록에 도전하는 밤)이 찾아왔다.” 세계 최대 쇼핑 축제인 중국 알리바바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 행사가 열린 저장성 항저우 미래과학처 학술교류센터. 코로나19 사태 뒤에도 중국의 소비 열기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고자 전 세계에서 1000여명의 기자들이 미디어센터를 가득 메웠다. 중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이라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친 올해에도 매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드디어 11일 0시. 솽스이 행사의 막이 올랐다. 티앤마오(T몰)와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접속한 수억명의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을 사고자 일제히 주문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주문 현황을 살펴보니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한국 등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3분 57초 만에 초당 거래 건수가 58만 3000건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올해로 12회째인 솽스이가 전 세계의 주목 속에서 막을 열었다. 행사를 이끄는 알리바바는 “자사 플랫폼으로 8억명이 접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3억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 위기 등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내수 잠재력은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알리바바는 솽스이 당일 1분 36초 만에 판매액 100억 위안(약 1조 7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1000억 위안을 달성하는 데도 1시간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올해는 솽스이 하루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26% 급증한 2684억 위안에 달했다. 예년에 그랬듯 올해 솽스이에서도 지난해 매출 기록을 20% 이상 넘어설 것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는 전망했다. 언젠가부터 11월 11일은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광군제’로 불렸다. 1이 네 개나 모여 있어 독신자 기념일로 희화화됐다. 1과 비슷한 ‘군’(棍·나무 몽둥이)에다가 아름답다는 뜻의 ‘광’(光)을 붙였다. 해석하자면 ‘빛이 나는 독신자들의 날’이다.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그런데 이를 알리바바가 상업적으로 활용했다. 2009년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자’며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것이 해마다 커져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솽스이는 ‘스이’(11)가 쌍(雙)으로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말로는 ‘11·11’이다. 알리바바는 첫 번째 솽스이 행사에서 52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할인 축제의 원조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10배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 행사는 알리바바가 만들었지만 지금은 경쟁업체인 징둥이나 핀둬둬 등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경찰이 직접 TV에 나와 합리적 소비를 권하고 사기 판매도 경고한다. 명실상부한 국가적 행사로 자리잡은 셈이다.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된 뒤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덕분에 여러 지표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유독 소비에서는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주민들이 지갑을 닫은 탓이다. 올해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기조를 ‘내수 확대’로 전환해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솽스이는 중국 정부의 ‘쌍순환’(내수 위주 경제 성장) 전략 성공 여부의 가늠자로 볼 수 있다. 올해 축제에는 중국 안팎에서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도 200만개에 달한다. 특히 올해에는 80만채에 이르는 아파트도 정가보다 최대 100만 위안 저렴하게 나왔다. 그간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하던 샤넬과 디올, 프라다, 카르티에, 피아제,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들도 올해부터 ‘차이나 머니’를 의식해 온라인 행사에 동참했다. 앞서 알리바바는 본 행사에 앞서 지난 1~3일을 ‘1차 판매 기간’으로 지정해 할인 축제를 사흘 더 연장했다. 중국 정부의 쌍순환 성장에 부응해 소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1일부터 이날 본 행사 개시 30분 시점까지 매출을 더한 금액은 3723억 위안에 달했다. 우리나라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30조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불과 열흘 만에 한국 온라인 매출의 절반가량을 팔아 치운 셈이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징둥도 이달 1일부터 11일 오전 0시 0분 9초까지 거래액이 2000억 위안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두 업체의 거래액만 합쳐도 우리 돈 100조원이 넘는다. 다만 알리바바는 이번 솽스이에서 예년과 같은 실시간 매출 누적집계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매출과 직접 비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 전 회장은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며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를 강하게 비난했다. 곧바로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금융 당국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 정부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보니 지나친 과열 분위기를 억제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항저우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기록의 밤 왔다” 세계 최대 쇼핑 축제 中 솽스이 개막

    “기록의 밤 왔다” 세계 최대 쇼핑 축제 中 솽스이 개막

    “드디어 기록의 밤(纪录之夜·매출 신기록에 도전하는 밤)이 찾아왔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 미디어센터. 10일 밤 11시 45분이 되자 가수와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와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전 세계에서 찾아 온 수백명의 기자들에게 묘한 흥분감이 밀려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곤두박칠친 올해에도 24시간 매출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인가. 드디어 11일 0시가 됐다. 전 세계 주문 상황이 초대형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며 쇼핑이 시작됐다.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 각국에서 물품 주문이 쇄도했다. 개시 직후 한국은 알리바바 이용자들의 해외 주문 순위에서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 세계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잡은 중국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가 막을 열었다. 행사를 이끄는 알리바바는 이날 하루 자사 플랫폼으로 8억명이 접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3억명가량 늘어난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과 감염병 사태 등으로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지만 내수 잠재력은 여전히 탄탄함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지난해 알리바바는 솽스이 당일 1분 36초만에 판매액 100억 위안(약 1조66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 1000억 위안을 달성하는 데에도 1시간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24시간 판매액은 전년보다 26% 급증한 2684억 위안에 달했다. 늘 그랬듯 올해 솽스이에서도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언젠가부터 11월 11일은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광군제’로 불렸다. 뭔가 거창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독신을 뜻하는 1이 네 개나 모인 날이어서 희화화됐다. 1과 비슷한 ‘군’(棍·나무 몽둥이)에다가 아름답다는 뜻의 ‘광’(光)을 붙였다. 해석하자면 ‘빛이 나는 독신자들의 날’ 정도다.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만들어 낸 신조어다. 그런데 이를 알리바바가 상업적으로 처음 활용했다. 지난 2009년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며 할인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해마다 커져 연례행사로 굳어졌다. 솽스이는 ‘스이’(11)가 쌍(雙)으로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말로는 ‘11·11’로 해석된다. 알리바바는 첫 번째 솽스이 행사에서 52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이제는 원조인 미 블랙프라이데이의 10배가 넘는다. ‘네 시작은 미약하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구절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이 행사는 알리바바가 만들었지만 지금은 징둥이나 핀둬둬 등 경쟁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해마다 이맘때면 경찰이 직접 TV에 나와 합리적 소비를 권하고 사기 판매를 경고한다. 이제 솽스이는 명실상부한 국가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올해 축제에는 중국 안팎에서 25만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새로 선보이는 신제품도 200만개에 달한다. 특히 올해에는 80만채에 달하는 아파트도 정가보다 최대 100만 위안 저렴하게 나왔다. 그간 오프라인 판매를 고수했던 샤넬과 디올, 프라다, 카르티에, 피아제, 발렌시아가 등도 올해부터 온라인 행사에 참여했다. 중국은 바이러스 사태가 안정화된 뒤로 각종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여러 지표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유독 소비는 기지개를 켜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기조를 ‘내수 확대’로 잡고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솽스이는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성공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앞서 알리바바는 본 행사에 앞서 지난 1~3일을 ‘1차 판매 기간’으로 지정해 사실상 할인 축제를 사흘 더 연장했다. 11월 1일부터 이날 본 행사 개시 30분까지 매출을 더한 금액은 3723억 위안에 달했다. 다만 올해 솽스이에서는 예년과 같은 실시간 매출 누적집계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글·사진 항저우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관치(官治)의 민낯’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관치(官治)의 민낯’

    중국 ‘관치(官治)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중국 당국이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겸 전 회장의 ‘도발’을 트집잡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던 알리바바그룹 계열 핀테크 전문 회사 마이(螞蟻·Ant)그룹의 기업공개(IPO) 절차를 전격 중단시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특히 중국이 국제사회에 천명했던 금융시장 개방이라는 정책의 신뢰성에 커다란 흠집을 내는 ‘차이나 리스크’가 또다시 부각됐다. 홍콩 증권거래소와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지난 3일 공고문을 통해 “5일로 예정됐던 마이그룹의 상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마이그룹 창업자이자 사실상의 총수인 마윈 전 회장과 함께 징셴둥((井賢棟) 마이그룹 회장, 후샤오밍(胡曉明) 최고경영자(CEO)를 ‘웨탄’(約談)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예약 면담’을 뜻하는 웨탄은 중국 정부기관이 감독 대상인 기업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자의적으로 불러 질책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수위가 높은 경고에 해당한다. 기업 경영진과 고소득 연예인 등이 종종 면담의 대상이 된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닷컴은 2018년 4월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판매한 문제를 추궁당한 뒤 즉각 당국의 지적 사항을 받아들여 전면적으로 문제를 수정했다. 텅쉰(騰訊) 등 중국 소셜미디어·정보기술(IT)기업의 경영진은 2015년 7월 온라인상에 반정부적인 불온 언행을 제때 삭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웨탄을 가졌다. 지난해 초 일부 유명 연예인은 출연료가 지나치게 많아 시민들에게 박탈감을 준다는 이유로 웨탄에 불려갔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이뤄지는 공개적인 ‘군기 잡기’인 셈이다. 마윈 전 회장이 소환된 직후 마이그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당국과의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을 깊이 실천하겠다”며 “가이드라인 및 관리 감독을 잘 따르며 실물경제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며 납작 엎드렸지만 중국 당국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이번 웨탄 사건은 마윈 전 회장이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금융서밋에서 행한 연설에서 비롯됐다. 그는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순 없다”며 “현재 중국 금융시스템은 건전성이 문제가 아니라, 금융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기능의 부재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금융 당국이 안보와 리스크 방지 등 이유를 내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을 한 것이다. 마윈 전 회장은 이어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제로’(0)로 만들려는 것”, “미래의 시합은 혁신의 시합이어야지 감독 당국의 (규제) 기능경연 시합이어서는 안 된다”는 등 수위 높은 발언을 마구 쏟아냈다. 마윈 전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은행 건전성 규제 시스템인 ‘바젤’을 ‘노인 클럽’에 비유하면서 중국 금융시스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과감한 주장도 폈다. 전체적으로 기존 금융 기관들과는 성격이 다른 마이그룹과 같은 핀테크 기업에 당국이 완화된 규제를 적용해 더욱 더 자유롭게 사업을 펼 수 있게 해 달라는 취지였다. 더군다나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 금융 관련 최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뤄진 그의 도발적인 발언이 중국 당국의 ‘역린’(逆鱗)을 건드렸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서 마윈은 곧 혁신으로 통한다”며 “최근 중국의 기술 발전을 두고 중국 매체들마저 ‘마윈의 시대’라고 평가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런 마윈 전 회장이 당국을 향해 비판을 했다는 것은 중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히는 행동이었다는 지적이다. 유라시아그룹의 샤오멍 루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마윈 창업자의 공격적인 발언은 중국 거대 기술기업과 강력한 규제당국 간의 갈등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중국 당국은 마윈 전 회장의 규제 완화 주장에 ‘규제 몽둥이’로 화답했다. 1978년 이후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로 그와 같은 세계적인 부호가 탄생하는 등 상전벽해를 했지만 절대적 권력은 중국 공산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위원회는 1일 회의를 열고 민간 기업의 금융 혁신을 장려한다면서도 금융 리스크 방지를 계속 정책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마윈 논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금융안정위는 이날 회의에서 마이그룹의 ‘돈줄’인 소액대출을 포함한 핀테크 분야 전반으로 감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2일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금융 규제 당국은 공동으로 마윈 전 회장을 불러 ‘웨탄’을 진행했다. 중국 금융 당국은 이날 마이그룹의 주력 사업인 소액대출 사업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규제를 예고했다. 규제안에 따르면 소액대출 업체들은 고객 한 명당 최대 30만 위안, 고객 연봉의 3분의 1을 넘어 대출해서는 안 된다. 더욱 치명적 규제는 소액대출 업체들이 감독 당국의 별도 승인 없이는 회사가 등록된 성(省) 밖에서 영업할 수 없다. 실제로 소액대출 업체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국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해왔다는 점에서 손발을 철저하게 묶는 강력한 규제가 도입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이그룹이 전국 소액대출 영업을 위한 면허를 다시 신청해 받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그룹의 소액대출 영업 위축은 수익성에 치명적이다. 마이그룹은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과 함께 중국 전자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즈푸바오(支付寶·AliPay)를 운영한다. 그렇지만 전자결제 서비스는 사용자를 끌어오는 효과가 클뿐 수익성은 높지 않다. 마이그룹은 대신 전자결제와 연동된 소액대출, ‘리차이’(理財·재테크)로 불리는 투자상품 판매 등을 통해 많은 이익을 낸다. 마이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38%가 증가한 725억 3000만 위안(약 12조 3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소액대출 매출액은 59.5%가 늘어난 285억 9000만 위안이다. 상반기 소액대출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액의 40% 가까이를 차지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상장 취소가 아닌 만큼 마이그룹이 상장 가치를 재조정하고 상장 시기도 미룰 것으로 보인다.마윈 전 회장의 도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알리바바그룹이 뉴욕 증시에 상장 된 후 그는 “내 삶이 너무 피곤해졌다”고 털어놨다. 중국 당국의 국내 상장 회유를 뿌리친 대가는 그의 말대로 피곤함의 연속이었다. 2015년 1월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공상총국)은 백서를 발간하고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 정품을 판매하는 비중이 3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가짜 담배나 가짜 명품 제품을 파는 것도 모자라 무기 등 불법 거래마저 이루어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중국 정부가 백서까지 내면서 민간 기업 때리기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사태 초반 적극 반박하던 마윈 전 회장은 며칠 지나 공상총국을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민간이 관료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중국 속담이 현실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가 2018년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자 이를 두고 중국 정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불거졌다. 과거에도 중국에서 급성장한 민영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판단이 들면 ‘숙청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당시 중국 유명배우 판빙빙(範氷氷)이 탈세 사건이 불거진 후 실종되면서 소문은 날개를 달았다. 대만 언론들은 당시 왕치산 부주석이 마윈 전 회장이 보유한 알리바바그룹 주식이 내놓으라고 요구했다고 전하자, 같은해 10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마윈 전 회장이 공산당원이라는 발표하며 해명하기도 했다. WSJ는 당시 “공산당이 기업 경영으로 통제력을 강화하고, 어떤 식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기업인들이 공산당원 배지를 달아야만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압박을 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마이그룹은 5년 전부터 중국 연기금과 국유기업에 지분을 헐값에 넘기며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는 등 상장에 ‘공’을 들여왔지만 끝내 상장이 중단됐다. 던컨 클락 BDA차이나 회장은 “규제당국은 그들이 책임자이자 통제자라는 것을 밝히고 싶어했다. 베이징이 마윈에게 누가 방아쇠를 쥐고 있는지 상기시켜줬다”면서도 “상장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의 놀라운 발표는 베이징이 금융시장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윈이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해 진실을 말하기로 선택한 것은 높은 곳을 목표로 했지만,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운 것 같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개 짖는 소리에…절도 벌이다 집주인에게 걸린 남성의 최후 (영상)

    개 짖는 소리에…절도 벌이다 집주인에게 걸린 남성의 최후 (영상)

    한 절도범이 개 짖는 소리에 집주인에게 걸려 삽으로 두들겨 맞는 모습이 담긴 감시카메라 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4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쪽 교외 라파엘카스티요의 한 주택에서 두 남성이 가스통 2개를 훔치려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실패했다. CCTV 영상에는 한밤중 해당 주택 밖에 서 있던 두 남성 중 한 명이 사다리를 타고 담을 넘어간 뒤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주택 마당 안으로 이 남성이 침입하자 이 집에서 키우는 것으로 보여지는 개 한 마리가 어디선가 나타나 짖기 시작한다. 이 때문에 이 남성은 근처에서 가장 돈이 될 것처럼 보이는 가스통을 집어 들어 서둘러 담 너머 일행에게 건넨다. 그는 그것으로도 성이 안 차는지 가스통을 하나 더 집어들어 다시 일행에게 넘겼다. 그러고나서 이 남성은 담벼락 근처 나무와 담벼락을 발판 삼아 다시 담을 넘으려고 시도했지만 반대편에 세워둔 사다리를 그만 발로 밀어 쓰러뜨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당황했는지 이 남성은 그만 담을 넘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그때 집주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몽둥이 같은 것을 들고 나타나 이 남성을 사정없이 내리친다. 그러자 이 절도범은 몽둥이찜질을 피해 가까스로 빠져나가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집주인은 “우리 개가 짖기 시작해 밖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보려고 나갔었다. 그때 한 남자가 가스통을 담 너머로 건네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때 난 그가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고 생각해 삽을 잡았다”고 말했다. 즉 영상 속 집주인이 집어 든 것은 삽이었던 것이다. 결국 집주인에게 삽으로 뚜드려 맞은 남성과 공범은 도주했고 현재 경찰의 추적을 피해 쫓기고 있다. 당시 이들 남성이 훔쳤던 가스통 2개는 근처에서 발견돼 다시 집주인이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UNLAM 노티시아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마윈 말 한마디로 알리바바 90조원 증발

    마윈 말 한마디로 알리바바 90조원 증발

    중국 금융 당국이 세계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둔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 증시 상장을 중단시키자 모회사인 알리바바 주가가 하루 만에 9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두 회사를 창업한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의 개인 재산도 3조원 이상 사라졌다. 중국 최고 부호의 ‘말 한마디’가 글로벌 주식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3일(현지시간) 8.13% 폭락한 285.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 마윈이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규제 당국에 소환된 다음날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밤늦게 긴급 공고를 내 “5일 진행하려던 앤트그룹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날 알리바바 시가총액은 750억 달러(약 86조원)가량 증발했다. 알리바바 주식 4.2%를 보유한 마윈의 개인 재산도 30억 달러 정도 줄었다. 4일 홍콩 증시에서도 핀테크 관련 기업들이 약세를 보였다. 앤트그룹은 이번 IPO로 역사상 최대 규모인 340억 달러를 조달하려고 했지만 금융 당국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24일 마 전 회장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가 ‘작심하고 중국 지도부를 비판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 금융 당국은 ‘규제 몽둥이’로 화답했다. 마윈의 바람과는 반대로 “핀테크 영역의 위험 통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2일 면담은 그에게 ‘공산당에 도전하지 말라’는 경고를 전달한 자리로 보인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앤트그룹을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하려다가 보류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기업은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에 첨단기술 제품을 수출할 수 없다. 다만 대선 직전 월가의 반감을 살 수 있는 데다 소송 제기 가능성도 커 이번 결정이 미뤄졌다고 매체는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 당선 바라지만 바이든 가능성 높게 봐”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 당선 바라지만 바이든 가능성 높게 봐”

    “지난 대선과 비교해보면 속내 짐작 가능바이든의 ‘불량배’ 언급에도 반응 없어”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몇 주간 북한 반응과 지난 트럼프 대 힐러리 간에 맞붙었던 미국 대선 때 북한의 반응을 비교해 보면 북한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며 “김정은은 트럼프 당선을 바라지만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썼다. 그는 “바이든이 지난달 22일 마지막 토론에서 김정은에 대해 세 차례 ‘불량배’라고 불렀으나 북한은 현재까지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의 불량배 언급에 조선중앙통신이 ‘미친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맹비난한 것과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최고 존엄에 대해 모독하면 즉시 반박 성명을 내거나 외교적인 항의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침묵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바이든 당선 이후를 감안해 상황관리 중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높았던 지난 7월 김여정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암시하는 글을 보내고, 10월 미국 방문도 계획했으나 현재는 트럼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어 “대신 북한은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바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바이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삼간 채 선거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또 태 의원은 “바이든의 대북전략이 전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 2탄’으로 흐르지 못하게 견제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새롭게 등장할 미 행정부에 미국이 다시 전략적 인내 전략으로 나서더라도 중국의 지원을 통해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인도] “아빠를 죽였어요”…16세 소녀, 엄마 폭행하던 父 살해

    [여기는 인도] “아빠를 죽였어요”…16세 소녀, 엄마 폭행하던 父 살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보다 못한 10대 딸이 결국 아버지를 살해한 인도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보팔에 사는 16세 소녀는 현지시간으로 21일 저녁 6시 30분경, 아버지가 어머니와 다투는 장면을 목격했다. 당시 소녀의 부모는 큰 아들의 결혼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다 다툼이 시작됐고, 이는 어김없이 아버지의 폭력으로 이어졌다. 일방적인 학대에 분노한 소녀는 결국 빨래할 때 쓰는 몽둥이를 이용해 아버지를 내리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쓰러지고 출혈이 시작됐지만 소녀는 멈추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후 소녀는 직접 경찰에 신고해 범죄를 자백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녀는 도주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소녀의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 상태의 실직자였으며, 가족의 생계는 석공으로 일하는 장남이 책임지고 있었다. 어머니 등 가족을 향한 아버지의 폭행이 시작된 것은 이미 오래 전이었다. 소녀는 아버지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가족, 특히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폭행에 오랫동안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현지 경찰은 해당 사건을 접수한 뒤 소녀를 청소년 보호소로 보냈다. 해당 보호소는 유죄 판결을 받은 18세 미만의 보호와 사회 재활 등을 담당하는 곳이며, 이곳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는 2014년 당시 14세였던 소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9세 소녀 강간·살해한 남성, 이웃 500여 명이 직접 응징

    9세 소녀 강간·살해한 남성, 이웃 500여 명이 직접 응징

    아르헨티나의 한 마을 주민들이 9살 소녀를 강간한 남성을 직접 응징했다. 유력일간지 PERFIL 등 현지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북서부 산미겔데투쿠만에 살던 9살 소녀 아비가일 리쿠엘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집 근처 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녀의 부모는 딸이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자 찾아 헤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숨져있는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소녀의 머리는 흙으로 덮여 있었고, 입고 있던 옷은 벗겨져 땅에 흩어져 있었다. 숨진 피해 소녀의 부모와 마을 주민들은 직접 용의자를 찾아 나섰다. 목격자들은 리쿠엘이 한 남성과 함께 걷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고, 소녀의 부모와 마을 주민들은 25세 남성 호세 과이마스를 강력한 용의자로 꼽았다. 문제의 남성을 찾은 피해 소녀의 부모와 주민들은 그를 경찰에게 바로 인계하지 않는 대신 직접 응징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몽둥이 등을 이용해 이 남성을 마구 구타했고, 감정이 격해진 일부 주민들은 그의 옷을 모두 벗겨 산 채로 불에 태우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소녀를 강간·살해한 남성을 직접 응징하는데 손을 보탠 주민은 500여 명에 달했다.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민들 사이에서 문제의 남성을 ‘구출’했고, 이 남성은 옷이 모두 벗겨져 의식을 잃은 채 경찰서로 이송됐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인 과이마스는 피해 소녀를 유인한 뒤 성폭행 했고, 이 과정에서 소녀가 저항하자 목을 조르고 머리를 구타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응징에 나섰던 한 주민은 “과이마스가 평생 마약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망한 소녀에 이어서 내 3살 된 딸에게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두려웠다”고 말했다. 체포된 과이마스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남성을 직접 응징한 주민들에 대한 처벌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디지털 감염과 방역/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디지털 감염과 방역/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지역의 한 일간지가 9억여원의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한다. 이 신문은 2011년 7월 국회의원 보좌관 아무개의 부적절한 행동을 보도했다. 그가 연루된 뒤숭숭한 소문이 의원회관에 돌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좌관은 허위보도라며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냈다. 2018년 4월 대법원은 정정보도 판결을 확정했다. 일주일 내에 정정보도를 하라고 명령했다. 정정보도문은 이내 실리지 않았다. 올해 9월 말 부랴부랴 정정보도문이 나왔다. 허위에 오염된 정보가 애초 보도한 때로부터 9년간 진실인 것처럼 유통됐다. 원래의 잘못된 그 뉴스 정보는 해당 신문사, 외국에 서버를 둔 플랫폼에서 지금도 검색 노출이 된다. 2008년 가을, 한 방송사는 충격적인 보도를 했다. 국도변에 자리한 휴게소 주인 식구들이 수년간 지적 장애인 소녀를 착취하고 폭행했다고 방송했다. 연탄집게와 몽둥이로 폭력을 당했다는 소녀의 증언이 세 차례 전파를 탔다. 소녀에 따르면 주인 여자는 칼끝으로 가슴을 여러 번 찔렀고 주인집 딸도 칼로 눈 위를 찔러 살점이 떨어져 나갔다. 칼등으로 맞은 머리가 찢어졌다고도 소녀는 말했는데, 어마어마한 범죄였다. 수십 차례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주인 여자는 구속됐다. 6개월간 갇힌 채 재판을 받았다. 어떻게 됐을까? 주인 여자에게 백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소녀의 잇따른 절도와 거짓말에 화가 난 주인 여자가 소녀를 밀치고 뺨을 때린 대가였다. 무시무시한 폭력을 당했다는 소녀의 증언은 거짓이었다. 오히려 주인을 무고한 죄로 소녀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수사 과정의 촬영을 허용해 범죄 혐의를 실감나게 만든 경찰관들은 불법행위 책임을 졌다. 민사법원은 방송사가 허위사실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주인 식구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시청률을 높여 상업적 목적을 달성하려던 방송이라고 판단했다. 공익을 위한 것도 아니라고 판시했다. 판결은 확정됐다. 법원이 허위의 악의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판단한 그 정보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지금도 유통되고 있다. 사법부가 허위라고 판결한 수많은 언론정보가 디지털 공간에 다양한 형태로 잔존하고 있다. 피해자의 고통이 치유되는 것을 방해하고 허위에 오염된 정보를 진실이라고 오인한 이용자들을 감염시킬 위험이 대단히 크다. 허위정보에 감염된 디지털 이용자들은 원자료를 가공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변형 정보를 만들어 또 다른 이용자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스스로 허위정보에 오염되거나 타인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더라도 부지불식간 ‘허위정보의 n차 감염’이 무한반복될 수 있다. 사법부가 판결로 판단한 허위정보의 ‘디지털 감염’ 현상이다. 허위정보로 공격을 받은 대상자는 물론 무심코 오염된 허위정보를 수용한 사람도 디지털 감염의 피해자다. 분별 없이 허위정보를 재가공해 디지털 공간에 유포한 경우 그는 감염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디지털 감염의 전파자다. 언론에 거는 기대와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악의적인 언론의 허위정보는 디지털 감염의 슈퍼 진원지가 될 수 있다. 디지털 감염의 연결고리를 차단해야 한다며 국가의 강력한 법적 체계를 동원하려는 유혹이 생겨날 수 있다. 디지털 감염 외에 유사 디지털 감염까지 묶어 규제하려는 법률안 수십 개가 이전 국회에 제출됐다.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번 국회에도 벌써 디지털 감염 관련 법률안 여러 개가 발의됐다. 그러나 디지털 감염에 대한 방역을 국가행정기구가 도맡겠다는 발상은 온당치 않다. 자칫 온전하고 진실한 정보에 붙어 있기 마련인 사소한 허위를 빌미 삼아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적인 정보 생체망을 망가뜨릴 수 있다. 디지털 방역의 세 주체 중 뉴스정보 생산자와 플랫폼 유통 사업자들의 자발적 방역은 감염을 차단하고 해소하는 바탕이다. 코로나19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삭제하거나 가짜뉴스 딱지를 붙여 대응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무엇보다 학교와 생애교육을 통해 차근차근 시민들의 디지털 허위정보 분별과 수용 역량 즉 ‘디지털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투입 비용이 적지 않고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디지털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 여론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거짓말한 학생은 맞아야”...학생 때리고 방에 가둔 원장·강사 구속

    “거짓말한 학생은 맞아야”...학생 때리고 방에 가둔 원장·강사 구속

    학생을 둔기로 폭행하고 방에 가둔 학원 원장과 강사가 경찰에 구속됐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합숙 과외를 하면서 가르치던 학생을 나무 몽둥이와 주먹으로 상습 구타하고 다용도실에 감금한 혐의(폭행 등)로 30대 여성 원장 A씨와 20대 남성 강사 B씨를 지난 9일 구속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법원은 “사안이 중하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학생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폭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은 전치 5주의 상해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을 피해 학생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올해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싶었는데, 맞았던 기억들이 떠올라 더는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수능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나온 뒤에도 (학원 측은) 제게 사과 한마디도 없었고 오히려 협박 문자로 저를 힘들게 했다”고 주장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45년 만에 총성 울린 라다크… 中·印 국경 전투기까지 집결

    45년 만에 총성 울린 라다크… 中·印 국경 전투기까지 집결

    중국과 인도가 맞대고 있는 국경지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 군이 1975년 이후 처음으로 국경에서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장수이리(張水利) 대변인은 지난 7일 “인도군이 히말라야 산맥 해발 4270m 고지대에 있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 남안 선파오산 지역을 불법적으로 넘어와 위협 사격을 가했다”며 “중국군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대응을 통해 현지 정세를 안정시켰다”고 주장했다. 판공호수는 갈완계곡, 고그라, 온천지대 등과 함께 라다크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2017년 8월에 이어 지난 5월 5일에도 두 나라 군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져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군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인도군은 국경을 넘지 않았으며 총격 등 공격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았다”며 “노골적으로 협의를 무시한 것은 중국군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인들이 라다크 지역의 인도 측 진지로 접근하려 했고, 인도군을 만나자 허공에 여러 발 총을 쏘며 위협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상자가 나오거나 물리적 충돌이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양국 군에서 총기가 사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군은 중국군을 향해 먼저 사격을 했다”며 “이는 1975년 이후 평화를 유지하던 양국 국경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인도는 지난 1일 밤에도 “중국군이 지난달 말 판공호수에서 도발 행위를 했다”며 “인도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중국의 일방적인 국경상태 변경 시도를 막아 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이 과정에서 티베트 출신 인도 특수부대원 한 명이 숨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인도 영토침입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인도군의 월경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국경에 긴장감이 반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에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라다크 갈완계곡에서는 6월 15일 양국 군 600여명이 정면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군은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사건 당시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게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둘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BBC방송 보도로 중국군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다.●1956년 중국 악사이친 도로 건설에 냉각 우호적이었던 양국 관계는 1956년 중국이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잇기 위해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급속히 냉각됐다. 양국은 1962년 유혈 국경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두 나라는 일단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하고 이를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두 나라는 꾸준히 갈등을 빚어 왔다. 중국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의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인도 역시 라다크 영유권을 주장하며 지난해엔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갈완계곡 근처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창고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양국 군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인도 군사전문가 아자이 슈클라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룽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인도군 6월 국경에 대규모 병력 이동 인도군도 같은 달 갈완계곡에서 중국과 유혈 국경분쟁을 벌인 이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전진 배치했다. 이곳은 1962년 발발한 중인 국경전쟁 때 전투가 벌어진 주요 전장이었다. 인도군의 증원 배치로 이곳 영유권을 다투는 중국과 인도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유시 수단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행정관은 “중국군이 정기적으로 인도 영내에 침입하고 있다”며 “안조 일부 지역이 가장 불안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인도군은 라다크 일대의 각 전방 공군기지에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0MKI를 비롯해 미라주 2000 전투기, 재규어 지상 공격기, 미그29 전투기, 라팔 전투기를 전진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 배치를 끝냈다. 라팔 전투기 투입에 따라 인도 공군은 야간 전투순찰 비행을 하면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이와 함께 국경 인근에 T90 탱크를 투입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특히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라다크 전선으로 이어지는 스리나가르~레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군대와 군용차량만 이동하거나 통행하도록 했다. ●시진핑 국경경비 강화 직접 지시 중국도 맞대응하며 반격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분쟁이 잦은 티베트 지역의 국경경비 강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인도와의 국경에 있는 부대 보강에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국 공산당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당·정·군 지도자들에게 “티베트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확보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은 또는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미 포브스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공군기지에서 J20 전투기 2대의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젠20 배치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허톈공군기지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불과 3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중국군이 7월 28일까지 허톈공군기지에 36대의 군용기와 헬기를 배치 완료했다”며 중국군이 인도와의 접경지대에 공군력을 두 배로 증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허텐공군기지에 배치된 전투기는 J11 24대, J16 24대, J8 전투기 8대, Y8G 수송기 2대, KJ500 공중 조기 경보기 2대, Mi17 헬기 2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J20 배치로 중국과 인도 국경지역에서 중국군의 군사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젠20은 중국이 미국의 주력 스텔스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에 맞서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청두(成都)항공공사(CAC) 항공설계연구소가 개발에 착수, 2010년까지 2대가 시험 제작됐고 201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11월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국제에어쇼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고 2018년 2월 작전 부대에 배치됐다. 젠20은 길이 20.3m, 폭 12.9m, 높이 4.5m로 같은 스텔스기인 러시아의 수호이 T50(Su57)이나 미국의 F22보다는 조금 더 크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숙제 안했다고 ‘기마자세로 뜀뛰기’…태국 학생 숨진 채 발견

    숙제 안했다고 ‘기마자세로 뜀뛰기’…태국 학생 숨진 채 발견

    아파서 숙제를 해가지 못한 학생이 학교에서 무리한 체벌을 받은 후 숨진 채 발견됐다. 8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더네이션타일랜드는 태국의 한 학교 남학생이 체벌 다음 날 사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13살 남학생은 지난 3일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쪼그려뛰기 체벌을 받았다. 아파서 숙제를 하지 못했다는 해명은 별 도움이 안 됐다. 교사는 “원칙은 원칙”이라며 학생에게 이른바 ‘기마자세’로 제자리에서 100번을 뛰게 했다. 바로 다음 날부터 학생은 다시 끙끙 앓기 시작했다. 숨진 남학생의 가족은 “지난달 31일부터 아이 몸이 좋지 않았다. 이틀 후에는 응급실에 실려가느라 학교에 가지 못했다. 다음 날 다시 정상 등교했는데, 숙제를 하지 않았다고 벌을 섰다더라. 그리곤 다시 끙끙 앓기 시작하더니 아예 일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학생은 4일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시체를 검시한 수사당국은 수면 중 심부전증으로 사망한 걸로 보인다는 소견을 내놨다. 사망 시각은 4일 새벽 3시경으로 추정했다. 전날 학교에서 체벌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지 10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숨을 거둔 셈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는 교사가 아픈 아이에게 무리한 체벌을 가해 결국 사망에 이르도록 했다는 비난 여론이 조성됐다. 사건과 관련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학교 측은 논란이 거세지자 8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학교 측은 유가족과의 통화에서 사과를 전하는 한편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유가족은 “생각 없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체벌부터 하고 보는 교사들에게 우리 아이의 죽음이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태국에서는 올 초에도 한 차례 체벌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1월 태국 아유타야주의 한 교사는 과제를 해오지 않은 여학생의 엉덩이를 몽둥이로 내리쳤다가 원성을 샀다. 다른 학생이 몰래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체벌 장면을 본 사람들은 “체벌이 지나치다”,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문제가 커지자 학교 측은 전담반을 꾸려 조사를 시작했고 교사에게 일시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해당 교사는 꽃다발과 선물꾸러미를 건네며 계속 학교에 남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학생과 학부모, 동료 교사의 만류를 뒤로 하고 학교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거짓말했다며…합숙과외 학생 몽둥이로 때리고 가둔 과외교사들

    거짓말했다며…합숙과외 학생 몽둥이로 때리고 가둔 과외교사들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학원 합숙 과외에 참여한 학생을 나무 몽둥이와 주먹 등으로 상습 폭행하고 다용도실에 가둔 강사들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7일 폭행·특수감금 혐의로 합숙 과외 강사 30대 여성 A씨와 20대 남성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강사 A씨와 B씨는 지난 2월 합숙 과외에 참여한 학생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나무 몽둥이와 주먹으로 얼굴과 엉덩이 등 전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를 부순 뒤 다용도실에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은 폭행을 당한 허벅지 부위에 괴사가 진행돼 두 차례 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합숙 과외 학원, 수사 상황 등과 관련해 “수사 중이라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중국-인도 국경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중국-인도 국경

    중국과 인도가 맞대고 있는 국경지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군 간 국경도발로 사망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병력 이동하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인도 외교부와 국방부는 지난 1일 밤 성명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달 29~31일 히말라야산맥 해발 4270m 고지대에 있는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에서 도발 행위를 했다”며 “인도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중국의 일방적인 국경상태 변경 시도를 막아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양국이 국경 문제를 놓고 군사 충돌이 발생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판공호수는 갈완계곡, 고그라 등과 함께 라다크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꼽힌다. 이곳 판공호수에서는 2017년 8월에 이어 올해 5월 5일에도 두나라 군 사이에 총격전과 투석전이 벌어져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양국군의 구체적 충돌 내용을 밝히진 않았으나 이 과정에서 티베트 출신 인도 특수부대원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판공호수 근처에서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숨진 50대의 인도군 장교는 특별국경부대 제7대대 예하 중대장으로 부하를 이끌고 순찰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군의 인도 영토 침입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인도군의 월경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 국경을 둔 긴장이 반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에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양국군은 지난 5월 8일에도 라다크 지역에서 동쪽으로 1200㎞ 떨어진 인도 시킴 지역의 나투라 관문에서 또다른 전투를 벌였다. 6월 15일에는 갈완계곡에서 양국 군인 600여명이 정면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 육군은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중국군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양국군이 충돌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 이 사건 당시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 쇠못이 막힌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둘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BBC 보도가 나와 중국군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두드러진 진전은 없는 상태다. 1956년 중국이 서북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잇기 위해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우호적이던 양국 관계에 금이 갔다. 양국은 1962년 국경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두 나라는 일단 실질통제선(LAC·3488㎞)을 설정하고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두 나라는 꾸준히 각을 세워왔다. 중국은 인도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 동부에 있는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라다크 영유권이 인도에 있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엔 인도 정부가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라다크 갈완계곡 근처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창고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양국군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인도 군사전문가 아자이 슈클라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 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룽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인도군도 이에 대응해 지난 6월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과 유혈 국경분쟁을 벌인 이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동부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전진 배치했다. 이곳은 1962년 발발한 중·인 국경전쟁 때 전면적인 전투가 벌어진 주전장이었다. 인도군의 증원 배치로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일부를 놓고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과 인도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유시 수단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행정관은 “중국군이 정기적으로 인도 영내에 침입하고 있다”며 “안조 일부 지역이 가장 불안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인도군은 라다크 일대의 각 전방 공군기지에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0MKI를 비롯해 미라주 2000 전투기, 재규어 지상 공격기, 미그-29 전투기, 라팔 전투기, 공격용 헬기 아파치를 전진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 배치를 끝냈다. 라팔 전투기 투입에 따라 인도 공군은 국경 상공에서 야간 전투순찰 비행을 하면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국경 인근에 T-90 탱크를 투입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특히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지역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라다크 전선으로 이어지는 스리나가르, 레 간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군대와 군용차량만 이동하거나 통행하도록 했다. 인도 고위 당국자와 인도군 수뇌부가 국경 현지를 시찰 점검하고서 회의를 열어 병력과 무기장비를 신속히 투입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 봉쇄를 결정했다. 중국도 맞대응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분쟁이 잦은 티베트 지역 국경 강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인도와의 국경부대 강화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과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국 공산당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당·정·군 지도자들에게 “티베트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확보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중국은 이와함께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미 포브스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공군기지에서 J-20 전투기 2대의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J-20 배치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허톈공군기지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불과 3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중국군이 지난 7월 28일까지 허톈공군기지에 36대의 군용기와 헬기를 배치 완료했다”며 중국군이 인도와의 접경지대에 공군력을 두 배로 증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허텐공군기지에 배치된 전투기는 J-11 24대, J-16 24대, J-8 전투기 8대, Y-8G 수송기 2대, KJ-500 공중조기 경보기 2대, Mi-17 헬기 2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J-20 배치로 중국과 인도 국경지역에서 중국군의 군사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젠-20은 중국이 미국의 주력 스텔스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에 맞서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청두(成都)항공공사(CAC) 항공설계연구소가 개발에 착수, 2010년까지 2대가 시험 제작됐고 201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11월 중국 광둥(광동)성 주하이(珠海)국제에어소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고 2018년 2월에 작전 부대에 배치됐다. 젠-20은 길이 20.3m, 폭 12.9m, 높이 4.5m로 같은 스텔스기인 러시아의 수호이 T-50(Su-57)이나 미국의 F-22보다는 조금 더 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전광훈법·박형순법’ 쏟아낸 與, 야당·법원에 책임묻기 말폭탄

    ‘전광훈법·박형순법’ 쏟아낸 與, 야당·법원에 책임묻기 말폭탄

    더불어민주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미래통합당에 이어 8·15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법원을 향해서까지 ‘말폭탄’을 쏟아 내며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 묻기를 이어 가고 있다. 민주당은 ‘전광훈 방지법’과 함께 ‘박형순 금지법’까지 발의하며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지난 20~21일 이틀간 전광훈 방지법을 5건 발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일부 목사 등이 가짜뉴스의 주범이 되고 다수 신도가 검사를 거부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최근 통과된 감염병법마저 조롱하니 형량을 강화한 개정안들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지난 20일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재난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사람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 요청에 불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다. 같은 당 김성주(보건복지위 간사), 이원욱, 오영환, 전용기 의원도 각각 지난 21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역학조사를 방해하거나(이원욱 안), 집합행위 금지 조치 등을 위반할 경우(오영환 안)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 목사와 선을 긋고 지난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찾자 민주당의 말폭탄은 김 위원장을 향했다. 이 의원은 “도둑이 몽둥이 들고 주인 행세를 한다”며 비난했고, 정 의원은 “무식하고 무례한 훈장질”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8·15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법원을 비판하며 ‘국정농단’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우원식 의원은 지난 22일 집회를 허용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박형순)가 공개한 결정문에 대해 “한마디로 법원은 오류가 없다는 것”이라며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 의원은 같은 날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라고 한다”며 “그런 사람들이 판사봉을 잡고 또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재판부 부장판사의 이름을 딴 박형순 금지법(집회시위법 및 행정소송법 개정안)까지 발의했다. 감염병법 및 재난안전관리법상 집회 제한 지역 등에서는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만 집회와 시위가 가능하도록 하고, 법원이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질병관리본부장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 이 의원은 “광복절 집회를 허락한 박 판사를 해임하자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었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통합, ‘전광훈 프레임’ 맞서 ‘정부 책임론’ 총공세

    통합, ‘전광훈 프레임’ 맞서 ‘정부 책임론’ 총공세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재확산 책임을 8·15 광화문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와 전 목사와 정치적 입장을 함께했던 미래통합당으로 돌리는 프레임을 강화하자 통합당이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 “코로나 재확산 상황을 보면 정부 스스로 질병관리본부가 쌓아 온 선진 방역체계를 무너뜨린 측면이 다분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일부 병원은 코로나 병상을 대폭 감축했고, (정부는) 소비쿠폰을 발행하고 종교모임을 허용하는가 하면 스포츠·관광 제재를 해제했다”며 “대통령의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수 있다’는 발언을 생각해 보면 정부 스스로 안이한 코로나 방역대책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끈 8·15 광화문 집회를 전후로 2차 확산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 여권이 보수집회와 통합당을 연관시키며 연일 책임을 묻자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반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정은경 질본 본부장 방문을 둘러싸고 쏟아진 여당의 비판에도 “질본이 정부여당 눈치를 보지 말고 소신 있게 일해 달라고 힘을 실어 주기 위함이었다”면서 “이마저도 정쟁으로 악용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정 본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국가보건안전부를 새로 만들자고 조만간 정부에 요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문을 놓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무식한 훈장질”, “도둑이 몽둥이 들고 주인 행세한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부터 감염자가 많이 늘어났다. 잠복기를 고려하면 그 이전에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이라며 “정부가 방역을 과학이나 보건 관점에서 보는 게 아니라 정치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장에 내정된 신상진 전 의원은 “정부가 국민을 범죄자 취급해선 안 된다”며 “야당의 손을 잡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위기 극복을 함께해 나가는 국민 대통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의원은 조속한 치료제·백신 확보,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연기, 중증환자 병상 확보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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