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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잼 사이언스] 고대 거미 화석?…알고보니 백악기 가재 화석

    [핵잼 사이언스] 고대 거미 화석?…알고보니 백악기 가재 화석

    과학자들은 과거 생물의 흔적인 화석을 통해 오래 전 살았던 생물의 모습을 복원하고 생물이 진화 과정을 밝혀냈다. 하지만 상당수 화석은 불완전한 상태로 발견되거나 변형된 형태로 발굴되어 과학자들도 잘못된 해석을 내릴 수 있다. 신종 화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어린 개체와 성체의 차이였거나 일부만 발견되어 엉뚱한 형태로 잘못 복원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화석이 되는 과정에서 형태가 심하게 변해 아예 다른 종류로 분류되었다가 정정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보고된 몽골아라크네 카오얀젠시스(Mongolarachne chaoyangensis)는 마지막 경우에 속한다. 이 화석은 중국 랴오닝성에 있는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것으로 누가 봐도 거미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당연히 이를 발굴한 중국 고생물학자들은 이를 거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몽골아라크네의 세부적인 구조는 지금까지 알려진 거미와 매우 달랐다. 이상하게 생각한 연구팀은 중생대 거미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캔자스 대학의 폴 셀던 교수에서 자문을 구했다. 셀던 교수는 몽골아라크네가 거미의 일종이라는 초기 분석 결과에 의문을 갖고 이를 형광 현미경(fluorescence microscopy)을 통해 세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화석 기반암 사이에 숨은 본래 생물체의 흔적을 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결론은 거미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이 화석의 진짜 정체는 가재라는 것이다. 몽골아라크네는 1억 2000만 년 전에서 1억 3000만 년 전에 살았던 백악기 가재로 형광 현미경에서 가재에 특징적인 외골격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 결과는 관련 저널 (Palaeoentomology)에 발표됐다. 거미가 다른 절지동물 화석과 혼동을 일으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때 고생대 석탄기의 거대 거미로 알려졌던 메가라크네 세르비네이(Megarachne servinei)는 후속 연구를 통해 다리 너비가 50㎝에 달하는 괴물 거미가 아니라 멸종 절지동물인 바다 전갈의 일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살아 있을 때는 누구도 헷갈리지 않았겠지만, 화석화 과정에서 외골격이 암석에 눌려 납작하게 변형되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과학 분야가 그렇듯이 고생물학 역시 후속 연구를 통해 오류를 바로잡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학문이 더 발전한다. 이번 사례 역시 누구나 거미라고 생각할 화석에 의문을 품고 자문과 후속 연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의 자세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우연’은 어떻게 작품을 빚어내는가

    ‘우연’은 어떻게 작품을 빚어내는가

    ‘입체회화’로 유명한 손봉채 작가의 명함은 특이하다. 종이가 아니라 투명 OHP 필름을 사용한다. 캔버스 대신 방탄유리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에 유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을 여러 장 겹친 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는 그만의 독창적인 창작 방식의 기원도 바로 이 투명 OHP 필름이다. “대학 강사를 하던 2000년에 시험 감독을 들어갔다가 투명 OHP 필름을 커닝페이퍼로 활용하는 학생을 적발했다. 압수한 커닝페이퍼를 집에 가져와 시험지와 겹쳐 놨는데 글자들이 덩어리져 보이면서 입체 효과가 나더라. 원래 입체감 있는 회화를 하고 싶었던 터라 이를 계기로 다양한 재료를 실험하게 됐다.” 예술가는 창작의 영감을 어디서 얻을까. 언제나 궁금한 질문이다. 무언가 필연적이고, 운명적인 계기를 기대하지만 정말 우연한 기회에 뜻밖의 선물처럼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고 작가들은 말한다. 18세기 영국 소설가 호러스 월폴은 이처럼 귀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는 능력을 ‘세렌디피티’(serendipity)라고 이름 지었다.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의 신년기획전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는 개성 넘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한 21명의 예술가가 최초의 영감을 얻은 순간부터 행운의 씨앗을 보듬어 창작의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거쳐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작품으로 결실을 맺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여 주는 흥미로운 전시다. 소나무 조각으로 알려진 이길래 작가도 ‘우연한 발견’의 수혜자다. “2001년 충북 괴산에서 작업할 때 대학에 강의를 나가느라 고속도로를 오갈 일이 잦았는데 어느 날 앞차 트럭에 실린 동파이프를 보고 불현듯 생명의 최소 단위인 세포 이미지가 떠올랐다.” 동파이프를 두드려 타원형 고리를 만든 뒤 소나무 형태로 이어 붙인 그의 작품은 나무껍질의 질감이나 나이테 흔적, 이끼가 낀 듯한 청동의 부식된 색감까지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엑스레이 필름을 활용해 작업하는 한기창의 세렌디피티는 1993년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나타났다. 진료실에서 본 자신의 엑스레이 필름 속 뼈 이미지가 먹의 농담처럼 보이는 데 주목했다. 엑스레이 필름을 이리저리 오려 붙여 생명의 상징인 꽃과 새를 만들고, 의료용 금속 철침으로 흑백 산수화를 제작하는 등 창작의 지평을 넓혔다. 미국 뉴욕 유학 시절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광고 필름에서 강렬한 영감을 얻은 김범수, 전남 해남 작업실에서 슬럼프를 겪다가 우연히 창밖으로 유유자적 흐르는 구름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는 ‘구름 작가’ 강운, 5살 때 엄마가 만들어 준 계란 프라이에 대한 기억을 창작의 원천으로 삼은 최현주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뿐 아니라 창작의 모티브가 된 재료나 작업 도구 등 다양한 참고 자료를 함께 배치해 관람객이 작가의 작업 과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해 눈길을 끈다. 금속과 털의 상반된 질감을 한 화면에 담는 함명수 작가는 자신이 사용하는 수십 종류의 붓을 작품 옆에 가져다 뒀다. 한기창 작가의 작품 옆에는 엑스레이 필름과 의료용 철침이, 성동훈 작가가 몽골의 산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산 할아버지’ 옆에는 재료인 옛날 동전과 청화백자를 만드는 틀이 놓여 있다. 작가의 비밀스러운 작업실을 살짝 엿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작가마다 작품 세계를 펼쳐 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시점이 있다. 최초의 우연한 발견이 단순히 그 순간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연구와 실험을 통해 현재의 작업으로 이어졌는지 추적하고 싶었다”며 “관람객들도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세렌디피티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4월 2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천리안위성 2B호 운송 시작… 새달 19일 발사

    천리안위성 2B호 운송 시작… 새달 19일 발사

    정부는 동아시아 미세먼지 흐름을 관찰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고도 3만 6000㎞) 환경 감시 전용 위성인 ‘천리안위성 2B호’(정지궤도복합위성 2B호) 발사를 위한 운송작업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천리안위성 2B호를 무진동 항온항습 컨테이너에 실어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옮긴 뒤 항공운송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로 보낸다. 6일 기아나 우주센터에 도착하면 상태 점검과 연료 주입, 발사체 결합 등 준비 과정을 거쳐 다음달 19일(한국시간) 오전 7시 14분쯤 아리안스페이스사의 아리안5 발사체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발사 뒤 한 달쯤 지나 위성이 정지궤도에 안착하면 10월부터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천리안위성 2B호는 2018년 12월에 발사한 기상관측용 천리안위성 2A호의 쌍둥이 위성이다. 한반도 해역의 적조, 녹조, 유류 유출 등 26종의 정보를 실시간 관측할 수 있는 해양탑재체를 장착했다. 대기 중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 미세먼지 유발 물질, 오존 등 20여 종을 관측할 수 있는 환경탑재체도 있다. 특히 환경탑재체는 관측범위가 동쪽 일본부터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까지 이르는 동아시아 지역 13개 국가를 포괄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 대기환경 감시 전용 위성은 저지구 궤도용(고도 700~1000㎞)으로만 운용해 왔으며, 정지궤도 위성은 천리안위성 2B호가 세계 최초다. 미국은 2022년, 유럽은 2023년 이후 발사할 예정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미세먼지 감시 위한 첫 정지위성 천리안2B호 발사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미세먼지 감시 위한 첫 정지위성 천리안2B호 발사 카운트다운 시작됐다

    미세먼지와 적조, 녹조 등 대기환경 감시를 위한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2B호 발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본격화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정지궤도복합위성 2B호’(천리안2B호)가 다음달 발사를 위해 발사 예정지인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의 기아나우주센터로 이송되기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천리안2B호는 5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특별 제작한 무진동 항온항습 위성용 컨테이너에 실려 인천공항으로 옮겨진 뒤 기아나우주센터로 출발했다. 기아나 우주센터로 이송되면 천리안2B호는 발사일 전까지 상태점검, 연료주입, 발사체 결합 등 준비과정을 거친 뒤 다음달 19일 오전 7시 14분(한국시각)에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5’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관측용 위성인 천리안2A호의 쌍둥이 위성인 천리안2B호는 발사 후 한 달 동안 궤도전이 과정을 거쳐 고도 3만 6000㎞ 정지궤도에 안착했다. 수개월간 초기운영 과정을 거친 뒤 적조, 녹조 같은 해양환경 정보는 올 10월부터, 미세먼지 같은 대기환경정보는 내년부터 제공한다. 천리안2B호에는 미세먼지 발생과 이동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환경탑재체 GEMS가 장착돼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등과 오존, 에어로졸 같은 기후변화 유발물질 등 20여 가지 대기오염물질을 관측할 수 있게 된다. 관측범위는 일본부터 인도네시아 북부, 몽골 남부까지 동아시아 지역 13개국가를 포함하게 된다. 특히 한반도와 중국, 일본, 몽골 등에서 발생해 이동하는 미세먼지를 상시관측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됨으로써 국제대기환경 관련 분쟁에 대비한 기초자료 확보 차원에서도 천리안2B호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지금까지 대기환경 감시를 위한 위성은 저궤도인 700~1000㎞에 국한됐었는데 천리안2B호처럼 정지궤도 위성은 세계 최초이다. 천리안2B호와 같은 기능을 갖춘 대기환경 감시 정지궤도 위성은 미국(TEMPO)과 유럽(센티널-4)에서도 준비하고 있으나 각각 2022년 이후, 2023년 이후 발사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또 천리안2B호에는 해양탑재체도 장착돼 한반도 주변 바다의 적조, 녹조, 해무, 해빙은 물론 기름유출 등 26종에 달하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최원호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세계 최초 정지궤도 미세먼지 관측위성인 천리안2B호이 발사되면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응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도쿄올림픽 전지훈련 오세요” 안전·저물가 홍보하는 지자체

    “도쿄올림픽 전지훈련 오세요” 안전·저물가 홍보하는 지자체

    인천, 亞게임 시설·공항 이점 알리기 부산, 전훈 유치 영어 홈페이지 운영양산·김천, 레슬링·수영팀 유치 성공 “방사능 우려 겹쳐 1000명 이상 올 듯”지방자치단체들이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해외 국가대표팀 전지훈련 유치경쟁으로 분주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노출 우려를 피할 수 있으면서 일본과 기후도 같고 시차도 없어 전지훈련 장소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앞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분단 상황 등을 빌미로 국가대표팀을 유치, 당시 서울올림픽 출전선수의 10% 정도인 1600여명이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한 바 있다. 2013세계조정선수권 대회를 개최한 충주시는 조정선수단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오는 4월 충주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조정 종목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대회 기간에 유치전을 펴는 것이다.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의료진까지 따라와 훈련단 규모가 50명이 넘고 20일 이상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관광까지 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고 했다. 인천시는 한국관광공사 등과 도쿄올림픽 전지훈련단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관계자는 “인천에는 공항이 있고 2014아시안게임을 치러 경기장 시설도 뛰어나다”며 “인천을 소개하는 리플릿 등을 만들어 대한체육회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등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인근 13개 병원과 전지훈련 협력병원 협약을 맺었다. 병원이 전지훈련차 부산을 방문하는 선수 정보를 미리 확보해 부상 시 접수 절차 없이 바로 진료를 할 수 있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방문해 유치 협조도 당부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도쿄와 직항노선이 많고 도쿄와 평균기온이 유사해 컨디션 조절의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유치에 성공한 지자체도 있다. 경남 양산시는 도쿄올림픽 레슬링 사전훈련캠프를 유치했다. 한국에 훈련캠프를 설치하자는 국제레슬링연맹 제안을 받은 대한레슬링협회가 지자체 신청을 받아 양산시를 선정했다. 양산은 차로 30분 정도면 김해공항에 갈 수 있고 2002부산아시안게임을 치른 체육관이 있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는 7월 캠프가 차려지면 최소 500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슬링협회 관계자는 “올림픽이 다가오면 일본 물가는 더욱 비싸질 것”이라면서 “가난한 나라들에 적은 비용으로 쓸 수 있는 훈련장소를 제공하기 위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경북 김천시는 헝가리 등 4개국 수영대표팀을, 경북 안동시는 폴란드 카누대표팀을 각각 유치했다. 제주도는 스위스 철인3종 대표팀, 말레이시아 역도 대표팀 등과 협의 중이다. 제주도는 몽골, 베트남 등 7개 자매결연국가를 대상으로도 유치 활동을 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지훈련 유치지원센터를 마련해 지자체들을 돕고 있다. 체류 기간과 체류 인원을 곱해 ‘30’이 넘으면 공항 왕복 차량과 통역 등을 지원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해외 국가들이 기후나 시차 때문에 한국을 전지훈련 장소로 선택한다고 말하지만 방사능도 적지 않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며 “올해 1000명 이상이 한국을 찾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린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아들아, 휴대폰 내려놓거라” 2200㎞ 몽골 횡단 다녀온 부자

    “아들아, 휴대폰 내려놓거라” 2200㎞ 몽골 횡단 다녀온 부자

    열여덟 살 아들이 휴대전화를 멀리 하게 만들려고 몽골 깊은 오지를 함께 누빈 아버지가 있다.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출신으로 스키와 등반, 모터바이크를 즐기는 모험가 제이미 클라크가 주인공이다. 그는 모터바이크 뒤에 아들 코비를 태우고 몽골 초원과 설원을 돌아다녔다. 본인이야 워낙 고독, 풍광, 운명의 주인공이 오롯이 나란 점을 느끼는 일에 익숙하지만 코비는 그렇지 않다. 집에 처박혀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었다. 그에게도 책임이 없지 않았다. 코비가 어렸을 때 블랙베리 폰으로 아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다. 제이미는 2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개인으로나 가족으로나 오늘날 (휴대폰) 중독 문제가 있다면 우리 부모들의 책임이 상당하다. 멋진 장비지만 그것들이 오히려 우리를 지배하는 것처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서 몇년 전부터 고민하다 쉰 번째 생일 때 외따로 떨어진 스키 산장에서 주말을 보냈는데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고 아예 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이었다. 코비는 “그 전에 휴대폰 없이 주말을 보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해서 무척 기이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은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을 할 수 없다고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제이미는 기술이 자신의 가족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오랫동안 몽골 횡단을 꿈꿔왔는데 이제 아들이 웬만큼 컸으니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었다. 코비에게 제안했고, 당연히 곧바로 선뜻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코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있는 아이디어 같았다. 설레며 준비할 어떤 일로 생각이 바뀌었다. 코비는 모터바이크 운전면허를 딴 뒤 부자가 함께 오랜 시간 타는 연습을 해다. 아버지가 에베레스트 산을 두 차례 등정하는 동안 코비는 산 하나도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훈련이 필요했다.지난해 7월 28일 출발해 모터바이크도 타고 말과 낙타도 이용해 한달 동안 2200㎞를 달렸다. 도중에 인스타그램에 계속 사진을 올릴 만했지만 일부러 하지 않고 귀국한 뒤에야 했다. 코비는 “아예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것이 지겨우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지 않느냐. 지겨워지면 유튜브를 틀거나 넷플릭스를 들여다본다. 별들을 올려다보거나 손가락 비트는 일이나 하게 된다”고 말해 간단치 않은 도전이었음을 실토했다. 그러나 이제 그 역시 아버지가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고 텐트를 치고 자고 요리를 하고 어울리는 일에 가치를 매기는 데 공감하게 됐다. “아빠가 내 또래에 가까운 몸놀림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아들이 얘기하자, 아빠는 전형적인 부자의 역학 관계는 아니지만 아들이 의외로 성숙한 면모가 있다는 점을 알게 돼 놀랐다고 털어놓았다.제이미는 “코비를 새롭게 보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늘 테이블 위에 재킷을 던져놓고 설거지도 하지 않는 애로 봤는데 젊은이로 발돋움할 수 있어 보였다. 그리고 고산병 증세가 느껴지는데도 잘 적응하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이미는 여행에서 깨달은 교훈을 일상 생활에 접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은 가치있는 것이며 이용하기 나름이란 것을 깨달았다. 아들도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우리 둘다 누가 이걸 통제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삶과 죽음의 틈에서 건진 시, 몸에 붙은 44편의 노래

    “안 맞으면 못 살아.” 혹자는 “김민정이니까 할 수 있다”고 했던 시집 제목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거기는 커서 우리는 헤어지는 중입니다’(문학과지성사)에 대한 해명(?)이 그랬다. 거침없고 도발적인 시 세계로 알려진 김민정(44) 시인의 말이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력 20년의 끝자락에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시인은 덧붙였다. “내 문학에 대한 본령인 ‘거기’는 내가 모르는 곳이니까 작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는 세계인데 내 열망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나는 늘 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남의 책 내느라 자기 책 쓸 겨를이 없던 성공한 편집자인 시인의 책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사흘 밤낮을 앉아서 쏟아낸 덕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중편소설 써내려 가듯 쭉 쓴 다음에 시 44편으로 분절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문학동네’ 100호에 냈던 산문을 보고 김혜순(65) 시인이 보내온 문자메시지에서 기원한다. “민쟁(민정)은 이미 몸에 말이 붙어서 쓰기만 하면 다 시여.” 결국엔 스스로가 말한 시집 제목에 대한 설명처럼 ‘못 살아서’ 썼다. “문학성을 계산하기 전에, 사람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산란스러워서 썼어요.” 그도 그럴 것이, 시인은 2019년을 꼬박 먼저 간 이들을 기리는 데 썼다. 1년 내내 황현산 문학평론가, 박서영·배영옥·허수경 시인의 유고집을 묶었다. 허 시인의 49재와 황 평론가의 1주기 자리를 마련하는 일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정작 본인은 슬픔을 몸으로 체화할 여유도, 겨를도 없었다. “황현산 선생님 돌아가신 날도 안 울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슬펐다”는 그는 “길 가다가도 울고, 책 보다가도 울고. 그들의 아른아른거리는 것들을 일단락 짓지 않으면, 산 사람으로서의 내 생활이 안 되겠더라”고 고백하듯 말했다. 슬프거나 못 만나는 아쉬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잘 기억하게 하는 다음의 도모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나온 시집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시집으로서는 드문 페이지터너로서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특유의 가혹하고 그로테스크했던 정서는 사라졌다. 시인은 이제 ‘나’에게 천착하기보다 죽은 이들을 비롯한 주변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말을 주워 담는다. 가령 1만원도 하지 않는 양파를 가지고 퀵 서비스 기사와 벌이는 실랑이가 담긴 ‘준이의 양파’ 같은 시는 정말, 그야말로 ‘골 때린다’. ‘누나 이 중에 한 개의 무름이 있어요’(62쪽)라는 박준 시인의 말에서부터 시작된 소동. ‘한 개의 무름은 모두를 무르게 하는 무름’이라 화자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반드시 오늘일 필요가 있겠냐’는 기사의 반문에 끝끝내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만 오늘이라고 끝내 한 번 더 대답하는 지경’(64쪽)이 된다. 양파를 둘러싼 소동만큼이나 시인이 불러 모으는 이의 스펙트럼은 더욱 넒어졌다. 중국의 여성 노동자 시인 정샤오충, 파주의 ‘교하 중국정통마사지집’에서 마사지하던 내몽골 여인 등 국경도 없고, 노소(老少)도 없다. 시인에게 지난해는 ‘죽은 사람의 스케줄 따라 다니느라 안 죽어서 다행인 해’였다. 새해는 ‘선택과 집중의 해’다. “내가 있어야 남이 있다는 걸 알았잖아요. 나부터 직립할 거예요.” 그러나 산 사람들의 책 스케줄이 꼬박 밀려 있어 시인이 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는 나의 부록.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책 첫머리에 나온 ‘시인의 말’처럼 새해에도 그의 ‘많은 사랑’은 쉼이 없을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내 문학에 대한 본령인 ‘거기’는 내가 모르는 곳이니까 작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는 세계인데 내 열망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나는 늘 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삶과 죽음의 틈에서 건진 시, 몸에 붙은 44편의 노래

    삶과 죽음의 틈에서 건진 시, 몸에 붙은 44편의 노래

    “안 맞으면 못 살아.” 혹자는 “김민정이니까 할 수 있다”고 했던 시집 제목 ‘너의 거기는 작고 나의 거기는 커서 우리는 헤어지는 중입니다’(문학과지성사)에 대한 해명(?)이 그랬다. 거침없고 도발적인 시 세계로 알려진 김민정(44) 시인의 말이다 1999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시인은 시력 20년의 끝자락에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최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시인은 덧붙였다. “내 문학에 대한 본령인 ‘거기’는 내가 모르는 곳이니까 작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어요. 거기는 아무나 못 들어가는 세계인데 내 열망은 너무 큰 거죠. 그래서 나는 늘 시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남의 책 내느라 자기 책 쓸 겨를이 없던 성공한 편집자인 시인의 책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사흘 밤낮을 앉아서 쏟아낸 덕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중편소설 써내려 가듯 쭉 쓴 다음에 시 44편으로 분절했다. 시는 지난해 10월 ‘문학동네’ 100호에 냈던 산문을 보고 김혜순(65) 시인이 보내온 문자메시지에서 기원한다. “민쟁(민정)은 이미 몸에 말이 붙어서 쓰기만 하면 다 시여.” 결국엔 스스로가 말한 시집 제목에 대한 설명처럼 ‘못 살아서’ 썼다. “문학성을 계산하기 전에, 사람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산란스러워서 썼어요.” 그도 그럴 것이, 시인은 2019년을 꼬박 먼저 간 이들을 기리는 데 썼다. 1년 내내 황현산 문학평론가, 박서영·배영옥·허수경 시인의 유고집을 묶었다. 허 시인의 49재와 황 평론가의 1주기 자리를 마련하는 일도 모두 그의 몫이었다. 정작 본인은 슬픔을 몸으로 체화할 여유도, 겨를도 없었다. “황현산 선생님 돌아가신 날도 안 울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슬펐다”는 그는 “길 가다가도 울고, 책 보다가도 울고. 그들의 아른아른거리는 것들을 일단락 짓지 않으면, 산 사람으로서의 내 생활이 안 되겠더라”고 고백하듯 말했다. 슬프거나 못 만나는 아쉬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삶을 잘 기억하게 하는 다음의 도모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나온 시집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시집으로서는 드문 페이지터너로서의 매력은 여전하지만, 특유의 가혹하고 그로테스크했던 정서는 사라졌다. 시인은 이제 ‘나’에게 천착하기보다 죽은 이들을 비롯한 주변 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말을 주워 담는다. 가령 1만원도 하지 않는 양파를 가지고 퀵 서비스 기사와 벌이는 실랑이가 담긴 ‘준이의 양파’ 같은 시는 정말, 그야말로 ‘골 때린다’. ‘누나 이 중에 한 개의 무름이 있어요’(62쪽)라는 박준 시인의 말에서부터 시작된 소동. ‘한 개의 무름은 모두를 무르게 하는 무름’이라 화자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반드시 오늘일 필요가 있겠냐’는 기사의 반문에 끝끝내 ‘내일은 내일이고 오늘만 오늘이라고 끝내 한 번 더 대답하는 지경’(64쪽)이 된다. 양파를 둘러싼 소동만큼이나 시인이 불러 모으는 이의 스펙트럼은 더욱 넒어졌다. 중국의 여성 노동자 시인 정샤오충, 파주의 ‘교하 중국정통마사지집’에서 마사지하던 내몽골 여인 등 국경도 없고, 노소(老少)도 없다. 시인에게 지난해는 ‘죽은 사람의 스케줄 따라 다니느라 안 죽어서 다행인 해’였다. 새해는 ‘선택과 집중의 해’다. “내가 있어야 남이 있다는 걸 알았잖아요. 나부터 직립할 거예요.” 그러나 산 사람들의 책 스케줄이 꼬박 밀려 있어 시인이 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나는 나의 부록.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다. 많은 사랑이 있을 것이다.’ 책 첫머리에 나온 ‘시인의 말’처럼 새해에도 그의 ‘많은 사랑’은 쉼이 없을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北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 순위는? 신년 기사 살펴보니…

    北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 순위는? 신년 기사 살펴보니…

    북한이 선호하는 국가의 순위는 무엇일까.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간접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나와 주목된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낸 나라들을 소개하며 중국을 가장 먼저 호명한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기사에서 “여러 나라 국가수반과 정당 지도자, 각계 인사들이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 연하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통신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인(시진핑·펑리위안), 러시아 연방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라오스인민민주주의공화국 주석(분냥 보라치트)…” 등 순으로 국가와 직책을 나열했다. 몽골과 시리아, 싱가포르,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나이지리아, 적도기니공화국 등도 연하장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조선중앙통신은 각국 지도자가 북 지도자에게 연하장을 보낸 사실을 정리해 보도한다. 지난해 기사에서는 러시아를 첫 번째로 호명했다. 중국은 아예 명단에 없었다. 2018년에는 라오스, 러시아, 중국 순으로 소개했다. 2015~2017년에는 러시아, 중국 순이었다. 과거 사회주의에 기반한 이들 세 나라가 북한이 생각하는 최선호 국가들로 추정된다. 북한은 2014년까지만 해도 중국 최고지도부가 보낸 연하장을 다른 국가들과 구분해 별도 기사로 언급할 만큼 중국을 특별하게 대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2012년 핵실험에 나서면서 두 나라 관계가 급격히 나빠졌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전까지 중국이 한국을 중시해 온 것도 영향을 줬다. 북한이 올해 연하장에서 중국을 맨 처음 언급한 것은 한반도 정세 변화로 북중 관계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12월 30일부터 2주간 여행자 휴대품 집중검사

    관세청은 연말연시 해외 여행 성수기를 맞아 30일부터 2주간 마약류와 축산물(축산물가공품) 등의 국내 반입을 막기 위해 여행자 휴대품 집중 검사 기간을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북미 일부 지역 대마 합법화로 대마류 적발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입국하는 해외 유학생과 장기 체류자 등을 집중 검사할 계획이다. 대마 제품 마약류를 단순 호기심 또는 대마인줄 알지 못하고 국내에 반입하는 사례가 많아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품명이나 성분에 대마를 의미하는 ‘Cannabis’, THC(tetrahydrocannabinoi) 표기에 유의해야 한다. 관세청은 또 중국(홍콩 포함),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속적으로 발병함에 따라 국내 추가 발생 방지를 위해 축산물 및 축산물 가공품(소시지·만두·순대·육포 등)을 절대 가져오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신고없이 축산물이나 축산물 가공품을 반입하다 적발되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관세청은 국민 안전 및 위해 물품 반입 금지와 함께 휴대품 면세한도(미화 600달러)를 준수하고 면세한도 초과 시 자진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씨줄날줄] ‘헥시트’의 역사/이지운 논설위원

    [씨줄날줄] ‘헥시트’의 역사/이지운 논설위원

    ‘홍쿠버’는 홍콩 탈출의 상징이다. 1997년 중국 반환을 앞두고, 홍콩사람들은 캐나다 밴쿠버로 몰려갔다. ‘홍콩+브렉시트’에 빗댄 ‘헥시트’의 원조 격이다. 부자들의 투자이민이었기에 밴쿠버도 이들을 환영했고, 악명 높은 밴쿠버의 부동산 급등은 이즈음부터 본격화된다. 밴쿠버의 부동산이 오를 대로 오르고 관련 법규도 강화된 때문인지, 이제는 행선지가 싱가포르로 바뀐 모양이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인용해 홍콩에서 시위가 처음 발생한 지난 6월을 전후해 4개월간 40억 달러(약 4조 6880억원)의 예금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9~10월 싱가포르에서 인기 상위 100개 콘도미니엄중 90%를 홍콩 자금이 사들였다더라” “한 달에 5000~6000 싱가포르달러(약 433만~520만원) 하던 30평형 월세가 홍콩 시위가 격해진 직후 7000달러까지 오른 적이 있다”고 한다. 올 상반기 싱가포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유입된 홍콩 자금은 14억 달러(약 1조 6400억원)이고 시위가 본격화한 하반기에는 그 규모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글로벌 부동산 전문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 웨이크필드의 추정이었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는 ‘홍콩의 고액 자산가들이 수천억원대 싱가포르 대형 빌딩들을 매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특수가 몽골에까지 전달되고 있다. 사치와 가장 거리가 먼 나라 가운데 하나인 몽골에 사치품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 해외 인터넷 매체가 보도했다. 몽골의 ‘유일한 진짜 도시’인 울란바토르에 지난 1년간 롤렉스, 베르사체, 버버리, 구치 등이 본거지를 구축했다 한다. 호화 아웃렛을 입주시킨 상업용 건물들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물론 본토 중국인들이다. 2019년 상반기 중국 본토 관광객은 전체 몽골 관광객의 3분의1 이상이었고, 이 기간 중국인의 홍콩 관광은 42% 감소했다. 올해 홍콩의 럭셔리 브랜드 판매는 30~60% 하락이 예상된다. 세계 럭셔리업계 지출의 3분의1은 중국인들이 담당하고 있다. 홍콩에 돈이 말라가는 듯 보인다. 이것이 중국 당국이 바라는 현상일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행사에 참석해 “마카오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성공 모델”이라고 치켜세우며 마카오 육성 전략을 내비친 것도 홍콩의 경제적 지위와 위상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홍콩 사태가 내년도 세계 경제의 복병으로 이란 긴장, 브렉시트, 북핵 등과 함께 꼽히고 있다. 우리와의 경제 연계성이 워낙 높아 관심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2020, 홍콩까지 주시해야 한다. jj@seoul.co.kr
  • 26일부터 초등학교 예비소집…아동 안전 확인 안 되면 수사

    26일부터 초등학교 예비소집…아동 안전 확인 안 되면 수사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예비소집이 실시된다.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지 못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은 학교·지방자치단체·경찰청 등과 함께 2020학년도 초등학교 취학대상 아동 소재·안전 집중점검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예비소집은 이달 26일 세종시를 시작으로 내년 1월 10일까지 지역별로 실시된다. 학교별로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예비소집 일자와 시간은 취학통지서로 확인해야 한다. 보호자는 자녀나 보호하는 아동이 입학하는 학교의 예비소집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동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에 문의해 개별 방문 등 별도 등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이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에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를 신청하면 된다. 특히 예비소집에서 소재·안전이 확인되지 않는 아동에 대해서는 가정 방문, 등교 요청 등 절차를 진행한다. 학교는 아동의 소재·안전이 확인되지 않으면 관할 경찰서에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정부는 2016년 ‘원영이 사건’을 계기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예비소집 불참 아동을 비롯해 무단·장기결석 학생의 안전과 소재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당시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던 신원영군은 예비소집에 불참한 뒤 부모 학대로 숨졌지만 새 학기 개학 후 무단결석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취학 대상 아동의 소재와 안전 확인을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부터는 법무부와 정보를 연계해 중도입국 자녀(결혼이민자가 본국에서 데려온 자녀)가 있는 가정에 초등학교 입학 절차에 대한 안내 문자를 해당 국가 언어로 발송하기로 했다.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이 자주 방문하는 지역주민센터 등 유관기관에는 학교 편입학 안내자료를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러시아어·크메르어·미얀마어·몽골어·아랍어·타이어·타갈로그어·프랑스어 등 13개 언어로 배포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철도 중심으로 경제협력 사업…동북아 6개국 1일 생활권으로

    철도 중심으로 경제협력 사업…동북아 6개국 1일 생활권으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에게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설명하고 리 총리도 “중국도 함께 구상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대북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한국과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몽골 등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철도를 중심으로 경제협력 사업을 이행하는 협의체다. 동아시아철도가 연결되면 동북아 지역이 1일 생활권으로 탈바꿈한다. 선박에 비해 물류 운송시간이 30%가량 줄어 국가 간 수출입도 원활해진다.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연계되면 부산에서 유럽까지 기차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구상을 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의 열쇠를 쥔 미국의 협조가 필수적이어서 현실성은 미지수인 상황이다.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를 감안할 때 국제사회가 북측의 철도 건설을 지원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씨줄날줄] 매의 눈/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매의 눈/박홍환 논설위원

    인류가 맹금류인 매를 길들여 사냥에 이용한 것은 무려 4000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등 주요 대륙의 매 이동경로에 있는 60여개 국가에서 매사냥의 전통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몽골 등 북방지역에서 전해져 고조선을 거쳐 삼국시대로 이어지면서 활성화됐다고 한다. 매사냥은 특히 고려 25대 왕인 충렬왕(1236~1308) 때가 최고의 전성기였다.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의 사위였던 충렬왕은 직접 매사냥을 즐겼고, 매의 사육과 사냥을 담당하는 ‘응방’(鷹坊)이란 관청까지 설치했다. 응방은 원나라가 고려의 사냥매인 해동청(海東靑)을 탐내 조공품으로 바치도록 지시하면서 사냥매 획득과 사육을 보다 효율적으로 독려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 왕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때문에 응방은 왕의 후광을 등에 업은 최고의 권력기관이기도 했다. 조정에서는 각 지방 응방에 별감을 보내 사냥매들을 잡도록 독려했고, 이들의 횡포가 극심했다고 한다. 매는 맹금류 가운데 비교적 몸집이 작은 편에 속하는데 높은 곳에서 활공하며 사냥감을 포착한 뒤 급강하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순식간에 잡아채 날아오른다. 하강 순간 속도는 시속 300㎞를 넘나든다. 매가 사냥에 능한 것은 조류 가운데 최고의 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보다 시세포가 5배나 많고, 8배나 멀리 볼 수 있다. 사물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매의 눈’을 가졌다고 하는 이유다. 고대 이집트에서 신으로 숭배했던 호루스의 머리도 매 형상으로 그려져 있다. 이처럼 멀리, 세밀하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매를 빗대 작명한 정찰·탐지 및 요격용 무기체계가 많다. 항공모함에 탑재하는 미국의 조기경보기 E2의 이름은 말 그대로 ‘매의 눈’(호크아이)이다. 20㎞ 상공에서 지상의 30㎝ 크기 물체까지 식별해내는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는 ‘글로벌호크’로 불린다. 중국도 적 함정을 탐지해 요격하는 대함 미사일에 ‘매의 공격’이라는 뜻을 가진 ‘잉지’(鷹擊)라는 이름을 붙여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북한 전역을 감시하며 미사일 위협을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도입하는 글로벌호크 4대 중 1호기가 23일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구매 결정 8년 만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3대도 도입한다. ‘매의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 결함이 발견돼 당초 예정보다 6개월 늦어졌다. 첩보 위성급인 글로벌호크는 한번 이륙해서 38∼42시간 작전 비행을 할 수 있다. 작전반경은 3000㎞에 이르고, 기상조건과 상관없이 고해상도 영상까지 얻을 수 있다. 우리 군도 그야말로 ‘매의 눈’을 갖게 된 셈이다. stinger@seoul.co.kr
  • 역대 대통령이 선물받은 미술품 대통령기록관서 40점 무료 전시

    역대 대통령이 선물받은 미술품 대통령기록관서 40점 무료 전시

    역대 대통령이 해외 주요 인사로부터 선물로 받은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서 ‘대통령의 미술품: 세계의 회화와 공예’ 전시를 24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전시품은 세계의 자연풍경·일상풍속·도시건축·공예문화 등 4개 주제별로 10점씩 모두 40점이다. 33개국 대표 작가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다. 요하네스 라우 전 독일 대통령이 2003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독일 부부작가 크리스토 클로드와 잔 클로드의 ‘포장된 국회의사당’ 판화는 독일 통일과 민주주의 수호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버나드 카지무의 유채화 ‘어머니의 사랑’은 국가 재건과 평화의 희망을 담았다고 한다. 장첸 대만 총통부 고문이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란잉팅 작가의 ‘청풍죽영’,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전 몽골 대통령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몽골의 평원 풍경’, 타히르 하자르 알제리대 총장이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준 ‘1830년의 알제리’ 등도 공개한다. 대통령기록관 상설전시관에서는 이와 별개로 세계의 범선과 도검, 장신구 등 그동안 소장해온 대통령 선물과 기념품 등 280여 점도 공개한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역대 대통령이 선물 받은 미술품 전시를 통해 선물로 주고받은 예술품에 담긴 외교활동의 숨은 의미를 찾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계명대, 사회적 책무 부문 우수사례 대학으로 뽑혀

    계명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병설 한국대학평가원의 2019년 하반기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에서 5년마다 획득해야 하는 대학기관평가인증을 획득하고, 특히 사회적 책무부문에서 우수사례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번 평가는 68개 신청대학 중 54개 대학이 ‘인증’, 11개 대학이 ‘조건부인증’, 2개 대학이 ‘인증유예’, 1개 대학이 ‘불인증’을 받았다. 계명대는 대학기관평가인증과 함께 우수사례 대학에도 이름을 올렸다. 계명대는 2004년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사)계명1%사랑나누기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900여 명의 교직원이 월급의 1%를 떼어 연간 4억 원 가량을 모은다. 기금은 장학금과 저소득층 지원, 국외봉사활동, 불우이웃 김장 및 연탄나누기, 난치병 학생 돕기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봉사와 섬김은 계명대의 정신이다. 1988년 제중원에서부터 시작한 계명대는 많은 선교사와 독지가의 도움으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5년 3월 총장 직속기구로‘계명카리타스봉사센터’를 설립했다. 계명대는 매년 여름 및 겨울 방학에 국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2년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고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 임업과학원과 함께 숲 가꾸기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지난 16년간 네팔,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권을 비롯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와 중남미 콜롬비아까지 17개국에 96회의 봉사활동을 펼쳤다. 파견인원만은 3400명이 넘고 지원 금액은 7억 원에 달한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계명대가 추구하는 봉사정신은 지구촌 공동체의 어려움에 늘 관심을 갖고 작은 정성을 보태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탈북민 강제북송 50일,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상) [강주리 기자의 K파일]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은 정부가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탈북한 남성 2명을 강제 북송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달 29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베트남에서 체포된 탈북민 10명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됐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유엔 총회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한국은 한반도 사정을 이유로 빠졌다. 탈북민 사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죽인 탈북민 사이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탈북민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생존과 자유를 위해 남한으로 넘어온 탈북민 수는 약 3만 5000명(추정치). 남한에 정착한 20~30대 탈북민 5명을 만나 이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한 탈북민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Q. 탈북 시도하다 북송된 사람들 어떻게 되나 “100% 죽었을 것… 한국행 단어 나오면 끝”탈출 못하게 탈북민 손바닥 쇠줄로 뚫어 북송중국인들 잔인함에 질색…이후 철족쇄로 변경탈북민들은 북한에서 탈출하다가 붙잡혀 북송될 경우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사형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행으로 추정되거나 한국에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들이 강제 북송될 경우에는 “100%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지성(2016년 탈북)씨는 “한국에 왔다가 돌아가는 건 북한 헌법상 조국반역죄로 사형된다.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가 적용돼 다른 가족들이 다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이승철(2012년 탈북)씨도 “북송됐다가 탈출한 사람들 말로는 구치소나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데 엄청 많이 맞았다고 한다”면서 “가부좌를 틀게 한 뒤 움직이지 못하게 해 복사뼈가 다 썩었더라”고 전했다. 김지은(2002년 탈북)씨는 “중국에 돈 벌러 나왔다가 탈북민들이 북송되는 것을 봤다”면서 “북송되는 중간에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명의 손바닥 중간을 쇠줄로 뚫어서 꽂은 채 묶여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것을 본 중국인들이 너무 끔찍해서 ‘여기서 이러지 말고 자국에 데려가서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서 “2010년 이후로는 발목에 무거운 철족쇄를 채우는 걸로 바뀌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 귀순 확인되면 가족 트럭에 실려갈 것”베트남 등 동남아, 내몽골 한국 기도 분류“한국서 북송은 재판 없이 즉결 처형될 듯”이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한국으로 왔다. 2년 전 탈북한 하선우(2017년 탈북)씨는 “한국에서 귀순의사를 밝혔던 탈북민들은 다 죽게 될 것이라고 탈북민 사회는 보고 있다. 가족들도 트럭에 다 실려갈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들은 탈북 과정에서 ‘한국’, ‘남조선’이라는 단어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씨는 “북한에서는 한국행(남조선)이라고 하면 적과 내통했다는 ‘적선’이라고 해 무조건 정치범이라고 보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낸다. 가면 살아서 못 나온다고 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북 당시 절대 ‘한국행’이란 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국과 관련된 자료는 다 불태우고 혹시라도 잡히면 고문 받기 전에 죽을 생각으로 면도칼을 입에 물고 내려왔다”고 비장했던 탈북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 경로에 따라 북한 당국은 한국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될 경우 극단적 처벌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내몽골이나 동남아(베트남, 태국 등)에서 잡히면 한국 기도로 분류돼 엄하게 처벌받는다”면서 “북한은 즉결 처형제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북송됐기 때문에 재판조차 받기 어렵고 재판 없이 사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김정은 정권 들어 더욱 살벌해진 감시강 철조망에 감전용 전기선 설치 특히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들어서면서 탈북민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다고 탈북민들은 전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탈북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국 등 국경에 접한 강 주변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철조망에 전기 감전을 일으키는 장비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에게 탈북민들이 돈을 주면 돈은 챙기고 신병을 넘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함흥에서 아이를 유괴했다가 풀어줬다는 이유로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3명이 공개 처형(총살)되는 것을 목격한 강씨는 “이번에 강제북송된 두명은 스스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밝힌데다 한국으로 귀순의사까지 밝혔기 때문에 국가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돼 재판 자격도 없다”면서 “내가 북한에 있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도 변호사가 있지만 검사의 형량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역할을 할 뿐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사형되기까지가 ‘지옥’ “인권유린 참혹”“北사형수, 죽기 직전까지 고문 자행…밥 안줘”“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없다…변호사? 검사편”탈북민들은 사형 과정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는 전했다. 북한 수용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탈북민은 “한국은 사형수에게도 인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죽일 자라 밥은커녕 두들겨 패서 말도 못할 정도로 초죽음을 만들어 놓은 뒤 확인 사살시키는 정도의 사형을 진행한다”고 잔혹함을 설명했다. 통일연구원의 ‘2019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한국 녹화물을 시청·유포하거나 한국행을 알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최고형인 총살에 처해지고 있다. 한 탈북민은 2014년 모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붙잡히자 모녀를 포함한 일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국제연합총회가 1976년 발효한 개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국제조약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이하 자유권)에 가입돼 있다. 자유권규약(12조 2항)에는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에 어떠한 나라로부터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게 탈북민들의 일관된 증언이다.북한 형법은 탈북 행위를 비법국경출입죄와 조국반역죄로 구분해 처벌하고 있다. 한국행으로 발각돼 북송된 탈북민들에게 적용되는 조국반역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되는 비법국경출입죄와 달리 ‘조국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로 도망쳤거나 투항, 변절, 비밀을 한 조국반역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최소 5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서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은 주민들이 탈북을 위해 국경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보안단속법, 행정처벌법을 통해서도 무보수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처벌하고 있다. 北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에는고문 금지·이동의 자유 명시…현실은 반대김정은, 탈북민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 백서는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민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돼 2014년 이후부터는 탈북 횟수에 관계 없이 노동교화형이 부과되고 자발적 귀환도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두 차례 탈북했다 처벌을 받은 탈북민 증언을 인용해 설명했다.백서에 따르면 갈수록 탈북민 수가 늘면서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북한 내 수용소가 부족해지자 김정은 정권은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다각도로 강화했다. 2016년 탈북민은 하루에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지 확인하고 추궁한다고 증언했고 이러한 박해를 견디다 못해 탈북을 결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백서는 전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인권백서에서 “탈북민 강제송환은 송환 이후 집결소, 구류장, 노동단련대, 교화소에서 조사·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 규약 7조)와 피구금자의 권리(자유권규약 10조)를 심각하게 침해받는다”면서 “특히 중국 등에서의 한국행 기도나 기독교 접촉은 공개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되는데 이는 생명권(자유권규약 6조)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자유권 규약 14조)를 침해한다”고 명시했다. 강제송환 여성에 알몸수색·자궁검사임신한 여성 배 구타 강제낙태·영아살해유엔인권위, 국제형사재판소 北회부 권고 특히 중국에서 임신한 탈북 여성에 대한 강제낙태와 북한 여성의 인신매매 행위 역시 비인도적 취급을 받지 않을 권리(자유권규약 7조)와 신체의 자유와 안전에 대한 권리(자유권규약 9조)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강제송환된 사람들은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 운동과 내부 수색을 받는다. 이는 송환된 사람들이 숨기고 있을지 모를 돈을 몰수하려는 의도라고 한다. 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 평안북도 신의주시, 양강도 혜강시의 국가보위성 구류장에서 알몸수색, 소지품 검사, 에이즈 검사(위생 검사)를 거친 후 수용된다. 북한의 여성권리보장법 제37조는 여성에 대한 신체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강제송환된 탈북 여성의 경우 알몸수색과 동일 장갑을 이용한 비위생적인 자궁 검사, 발가벗긴 채 앉았다 일어섰다(‘뽐뿌질’)를 100회 이상 반복하는 등 고의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수치스러운 조사를 반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제송환된 임신한 여성은 배를 구타하거나 약물을 주입해 강제낙태시키고 출생 직후 영아를 산모가 보는 앞에서 죽이는 영아 살해 증언들도 수두룩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보고서에서는 이런 수많은 증언들이 기록돼 있다. COI는 “정치범수용소에서 탈북민 등에 대해 고문, 구금, 강제낙태, 성폭력 등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유엔이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유엔총회 올해 北인권결의안 채택한국, 60여 공동제안국서 빠져 유엔총회는 지난 18일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에서 “북한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현재까지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민 등에 대한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가 나열됐다. 2005년 결의안 채택 이후 15년째로 표결 없이 전원 합의한 것은 2012~2013년,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미국, 일본, EU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유엔의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며 인권침해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반(反)북한 적대세력에 의한 정치적 조작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강주리 기자의 K파일은 강주리 기자의 이니셜 ‘K’와 대한민국의 ‘K’에서 따온 것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취재파일입니다.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사까지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서울신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세종대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시범연수 성료

    세종대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시범연수 성료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이 운영기관으로 참여한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사업의 시범연수가 지난달 11일부터 22일까지 몽골 라마다 울란바토르시티 센터 호텔에서 진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몽골 관광인력 역량강화 사업의 시범연수는 객실관리·접객서비스·문제해결능력(1주 차)과 부대시설관리·연회관리·가이드(2주 차) 총 6종으로 진행됐고 수료생들은 각 20시간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며 학습했다. 호텔리어와 가이드 현업 종사자뿐 아니라 학생, 교수, 공무원 등 다양한 관광산업 종사자 123명을 수료생으로 배출했다. 시범연수 마지막날 열린 수료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성학 주무관, 한국관광공사 장유현 팀장, 박정웅 지사장, 몽골 환경관광부 바야스갈란 국장, 몽골관광공사 바르톨가 사장, 세종대 호텔관광대학 이희찬 학장, 관광산업데이터분석랩 이슬기 소장, 웰포인터컨설팅 박휘섭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조성학 주무관은 “한국의 첫 해외 관광 분야 ODA를 몽골에서 진행하게 되어 가슴이 벅차며, 많은 협조를 해주신 몽골 환경관광부 및 관계자분께 감사하다”면서 “이번 123명의 수료생이 몽골 관광산업의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기기를 희망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바야슬갈란 국장은 환영사에서 “몽골 관광산업발전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이런 사업을 진행해주어 환영하고 반갑다. 또한 호텔관광산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세종대가 함께하고 있어 앞으로도 큰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이희찬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관광 분야의 인재 양성에 선도대학인 세종대가 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어 운명적으로 생각한다”면서 “미래의 몽골 관광 역군이 이 사업을 통해 양성되기를 바라며, 대학 차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축사를 전했다. 대표로 수료증을 받은 어던치맥 몽골 산업기술전문대학교 교수는 “한국의 서비스 교육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많이 참고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밝게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을 먼저 가르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홀트아동복지회, ‘미혼한부모가족 인식개선 동영상 공모전’ 시상식

    홀트아동복지회, ‘미혼한부모가족 인식개선 동영상 공모전’ 시상식

    홀트아동복지회(회장 김호현)가 ‘미혼한부모가족 인식개선 동영상 공모전’의 시상식을 개최, 공모전을 성공적으로 종료했다. 이번 공모전은 미혼한부모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해소, 올바른 인식 확산에 기여할 수 있는 동영상에 대한 공모를 진행했으며, 홀트아동복지회가 주최하고 ㈜한샘의 후원으로 실시됐다. 지난 11일 홀트아동복지회 강당에서 열린 공모전 시상식에는 홀트아동복지회 홍현국 이사장, 김호현 회장, ㈜한샘 이영식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앞서 50여 개의 접수작들 가운데, 공정한 심사를 통해 총 7개의 최종 수상작이 선정됐다. 심사 결과 대상에는 ‘I`m ok’를 출품한 김수민 씨가 선정됐으며, 공주님나라의 ‘미혼부 인욱씨의 평범한 일상이야기’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시상식에서는 수상자들에 대한 축하를 전함과 동시에 ▲대상(여성가족부 장관상) 상금 300만 원 ▲최우수상(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상) 상금 200만 원 ▲우수상(홀트아동복지회 회장상, ㈜한샘 회장상) 각 100만 원 ▲장려상(홀트아동복지회 회장상) 각 5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김호현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은 “다양한 지원을 통해 미혼한부모가정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전했으며, ㈜한샘 이영식 부회장은 “홀로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가정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한부모가정이 하나의 가정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인식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샘은 2019년부터 홀트아동복지회와 함께 미혼한부모가정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한샘은 미혼한부모가정의 심리정서지원, 물품 지원, 직업훈련비 지원, 임직원들의 약정 기부로 진행되는 미혼한부모가정 긴급양육비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1955년 전쟁과 가난으로 부모를 잃고 고통받는 아이들의 새 가정을 찾아주며 입양복지를 시작한 홀트아동복지회는 현재까지 소외된 이웃을 위한 전문적인 사회복지를 실천하며 국내외 대표 아동복지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는 아동복지, 미혼한부모복지, 장애인복지, 지역사회복지를 비롯하여 다문화가족지원, 캄보디아, 몽골, 탄자니아, 네팔의 해외빈곤 아동지원 등의 복지를 전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장남 주니어, 몽골 멸종위기종 아르갈리 산양 사냥 구설수

    트럼프 장남 주니어, 몽골 멸종위기종 아르갈리 산양 사냥 구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아들 트럼프 주니어(42)가 지난 여름 몽골을 찾았을 때 멸종 위기종인 아르갈리 산양을 사냥했다고 탐사전문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12일 보도했다. 아르갈리 산양은 커다랗고 휘황할 정도로 구부러진 뿔 때문에라도 몽골에서 국보로 여겨질 정도로 귀한 대우를 받는다. 이런 동물을 총으로 쏴 사냥할 수 있는 권리는 이 나라에서 돈이나 인맥, 정치적 고려에 기반해 주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한밤중 사냥이 이뤄졌으며 트럼프 주니어는 레이저 조준기가 달린 소총으로 무장했다. 그는 사살된 아르갈리 산양을 곧바로 해체하려는 가이드의 행동을 제지하고, 대신 트로피를 만들려는 듯 목을 잘라 사체를 알루미늄 판에 담아 조심스럽게 운반하라고 수행원들에게 지시했다고 카우안딕 아크바스(50)가 증언했다. 역시 멸종 위기종인 붉은사슴도 한 마리 죽였다. 그런데 사냥 당시에는 트럼프 주니어에게 사냥 허가가 발급되지 않았으며 사냥을 마친 며칠 뒤인 9월 초 칼트마 바툴가 대통령을 만나고서야 정식 허가증을 발급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트럼프 주니어 측은 사적인 여행이었으며 행정부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몽골 정부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는다. 트럼프 주니어 측은 2015년 전미총기협회(NRA)가 주최한 자선 경매 행사에서 7일 일정의 몽골 여행 상품을 구매했다고 주장했다. 구매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이었으며 민항기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NRA 경매에 아르갈리 산양 사냥과 몽골 정부 인사 접견 등의 항목이 명시돼 있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트럼프 주니어의 몽골 방문 시점이 바툴가 대통령의 미국 방문 직후란 점 때문에 물밑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간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몽골에 적극 구애하고 있었다. 몽골도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주변국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미국을 “제3의 이웃”이라며 접근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막내아들 배런에게 말을 선물하며 친밀감을 과시한 일도 있다. 미국으로 사냥 트로피를 들여오는 일이 적법한지를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는 혼돈스럽고 그때그때 다른 입장을 취했다. 두 아들이 열렬한 사냥꾼인데도 대통령 자신도 끔찍한 쇼라며 이런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해왔다. 멸종 위기종의 트로피를 미국에 들여오려는 미국인 사냥꾼이라면 이런 행동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 규제를 가한 것을 철회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되살렸다. 미국 법원은 대체로 이런 행동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결하면서도 수입을 계속하도록 허용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스웨덴 환경운동 소녀 그레타 툰베리(16)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데 대해 트위터에 “목숨을 걸고 자유를 위해 싸우는 홍콩 민주화 시위대”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은 “마케팅 속임수”라며 툰베리의 화법을 흉내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느냐”고 타박했다. 멸종 위기종을 총 쏴 죽인 사람이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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