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못한다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 핵무기
    2026-03-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585
  • 대한민국 정치는 ‘위선적’… 민주당 ‘실망’·한국당 ‘부패’

    대한민국 정치는 ‘위선적’… 민주당 ‘실망’·한국당 ‘부패’

    ‘희망적’ 6% 등 긍정적 인식 소수 그쳐 정의당 ‘위선적’ 32%·‘개혁적’ 23% 혼재“대한민국 정치는 위선적이다.” 서울신문이 지난 1~4일 진행한 청년 대상 서면 인터뷰에 참여한 만 16~39세 응답자들의 기성 정치와 정당에 대한 인식(복수 응답)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인터뷰에 응한 참여자 205명 중 121명(59%)은 ‘정치´라는 키워드를 들었을 때 “위선적이다”라는 이미지를 떠올린다고 답했다. 또 ‘부패하다’ 45.4%, ‘실망스럽다’ 43.4%, ‘늙었다’ 25.9%, ‘비이성적이다’ 21.5% 등 회의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답변이 많았다. ‘희망적이다’ 5.9%, ‘정의롭다’ 3.9%, ‘합리적이다’ 2.6% 등 긍정적 이미지를 떠올린 응답자는 소수에 그쳤다. 아울러 서울신문과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달 26~2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가 높은 순서대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등 3개 정당에 대한 인식도 물었다. 정치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이 압도적인 가운데 각 당을 보는 시선은 조금씩 달랐다. 민주당은 ‘실망스럽다’ 44.9%, ‘위선적이다’ 39.5%, ‘회의적이다’ 17.6% 등이었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와 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조국 사태’ 등을 겪으며 무너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이미지는 ‘부패하다’ 60.5%, ‘늙었다’ 45.4% 순으로 답변이 많아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강해 보였다. 정의당에 대해서는 ‘위선적이다’ 32.2%, ‘실망스럽다’ 22.4% 등 부정적 인식과 ‘개혁적이다’ 22.9%, ‘정의롭다’ 13.2% 등 긍정적 인식이 혼재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법원 “자차 출근 등 통상적인 출퇴근길 사고도 산재”

    법원 “자차 출근 등 통상적인 출퇴근길 사고도 산재”

    자신의 차량 등을 이용한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퇴근을 하던 도중 사고를 당해 숨진 근로자가 유족의 소송을 통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헌법재판소는 회사 지급 차량으로만 산재가 인정되는 산재보험법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2016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이어 법 개정 이후 이전 사고를 적용하지 못해 보험금 지급이 안 되는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지난해 또다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게 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의 출퇴근 경로와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통상적인 출근 중 사고가 나 사망한 것이라고 보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11월 자신이 소유한 화물차를 몰고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A씨의 유족은 유족급여와 장례비 등을 청구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이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이 사례에서 쟁점은 개정되기 이전과 이후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중 어느 것을 적용하느냐였다. 과거 산재보험법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정했다. 기존 산재법대로라면 A씨는 자신이 보유한 차량으로 출퇴근했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 헌법재판소는 “불합리한 차별이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고 2016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령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단순 위헌 결정으로 즉각 효력을 중시시키면 법적 공백과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헌법에 어긋남을 선언하되 개정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효력을 존속시키는 결정을 말한다.헌재 결정에 따라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도록 산재보험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산재보험법은 2018년 1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의 부칙에는 ‘시행 후 최초로 발생하는 재해부터 적용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부칙대로면 A씨의 사고는 2017년 발생했으므로 여전히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다시 한번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A씨가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헌재는 당시 “통상의 출퇴근 사고가 개선 입법 시행일 이후에 발생했는지에 따라 보험급여 지급 여부를 달리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취급”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개정된 산재보험법을 A씨의 사례에 소급 적용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허지웅이 감동한 유재석 문자 내용, 뭐였길래? [SSEN컷]

    허지웅이 감동한 유재석 문자 내용, 뭐였길래? [SSEN컷]

    허지웅이 혈액암 투병 당시 유재석의 문자에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4’에 출연한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은 힘들었던 암 투병기를 전하며 회복 소감을 전했다. 허지웅은 “항암치료를 하면 부작용이 계속 생긴다. 물건을 못 짚을 정도로 붓고 발도 땡땡 부어서 걷지도 못한다. 또 하루 종일 딸꾹질을 하고 구역질이 나서 뭘 못 먹는다. 그래서 사람꼴이 아닌 모습이 보기 싫어 집안에 있는 거울을 다 치웠다”며 “중간에 힘을 주는 분이 없었다면 못 버텼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아플 때 재석이 형이 문자를 몇 번 보내줬다. ‘힘들지는 않냐, 나중에 한번 보자’ 이런 일상적인 얘기였다. 사실 그때 너무 아파서 정말 바닥을 찍었을 때였다. 그런데 그 문자를 받고 난 뒤 일상적인 나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래서 샤워하고 편안하게 잤던 기억이 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그는 “박명수 형은 일면식도 없는데 전화가 왔다. ‘내가 문자를 하나 보낼 건데 참고해보라’고 하더라. 동영상이었는데 ‘암에 걸리면 맨발로 흙을 밟으라’는 내용이었다. 항암치료가 다 끝난 후여서 따라하지 않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허지웅은 지난 2018년 12월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5월 항암 치료를 끝낸 그는 8월 완치 소식을 전했다. 사진=KBS2 ‘해피투게더4’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최준용, 대장에 용종 3822개 발견→대장절제술 ‘현재 건강 상태는?’

    최준용, 대장에 용종 3822개 발견→대장절제술 ‘현재 건강 상태는?’

    ‘모던 패밀리’ 최준용의 아내 한아름씨가 ‘대장 절제술’을 한 아픔을 어렵게 털어놓는다. 3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MBN ‘모던 패밀리’ 45회에서는 ‘15세 연상연하’ 신혼 부부 최준용 한아름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병원을 찾는 모습이 그려져 시선을 집중시킨다. 두 사람은 지난 해 10월 결혼해 장위동 옥탑방에 신혼살림을 차린 4개월차 부부. 특히 초혼인 한아름씨가 최준용의 부모님, 최준용의 아들과 한 집에 모여 사는 모습이 ‘모던 패밀리’에서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아름씨는 세련된 미모에 밝은 성격으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남모를 아픔이 있다. 지난 2013년 대장에 용종이 무려 3822개가 발견돼 대장 절제술을 한 것. 연애 시절부터 이 사실을 안 최준용과 시댁 식구들은 한아름씨를 사랑으로 감싸 안아 진정한 가족애를 보여줬다. 대수술 후 오랜만에 병원을 방문한 두 부부는 현재 한아름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와 임신이 가능한지에 대해 전문의에게 상담한다. 이 과정에서 최준용, 한아름씨는 의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접해, 착찹함을 감추지 못한다.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은 최준용의 어머니와 병원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고, 여기서 한아름씨는 그간 힘들었던 투병기와 “지금 너무나 행복해서, 나 내일 죽나 싶다”는 속내도 털어놓는다. 최준용의 어머니는 며느리의 고백에 “넌 행복 지각생이야. 이제부터 많이 행복해야 한다”고 다독인다. 최준용 역시 “당신을 좋아하게 된 게, 힘든 장애를 안고서도 긍정적으로 사는 성격 때문이었다”고 말한 뒤 “내가 한참 나이가 많지만 당신을 보살펴야 하니, 딱 1분만 더 살고 싶다”고 고백해 모두를 눈물짓게 한다.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최준용 한아름 부부의 ‘찐’ 사랑 이야기는 이날 오후 11시 방송되는 ‘모던 패밀리’ 45회에서 공개된다. 이외에도 박해미 황성재 모자가 생애 처음으로 정신과 진료에 나선 사연이 공개된다. 한편, MBN ‘모던 패밀리’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靑 “윤종원, 국정철학 잘 이해”…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 반박

    靑 “윤종원, 국정철학 잘 이해”…기업은행장 낙하산 논란 반박

    청와대는 3일 IBK기업은행 노조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신임 행장의 첫 출근을 막으며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이라고 비판한 것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분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 더불어민주당은 관료 출신이 금융기관 수장으로 가는 것을 많이 비판했는데 이번 인선은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느냐’는 물음에 “인사 과정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외부 관료 출신 행장은 은행 현장을 잘 모른다’는 이유를 주로 들며 윤 행장 임명을 반대해 온 기업은행 노조의 입장을 반박하면서 임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날 오전 윤 행장은 서울 을지로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으로 첫 출근했지만, 노조가 아침 일찍부터 바리케이드로 정문을 봉쇄하며 후문에서도 윤 행장의 출입을 막았다. 이 바람에 윤 행장은 10분 가량 김형선 노조위원장 등과 대화하다 발길을 돌렸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정진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비서실 부실장이 2017년 10월 장환석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출마 예정이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언론 보도 관련 질문에 “청와대와 관련이 있는 사안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정 전 부실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대표로 재직할 당시 대표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산불 현장 돌아보는 모리슨 호주 총리 향해 “당신 아웃” “당신 바보야”

    산불 현장 돌아보는 모리슨 호주 총리 향해 “당신 아웃” “당신 바보야”

    “당신 아웃이야. 만나서 반가웠어요.” “당신 바보야!” “보수당 안 찍을거야.” 호주 산불 피해 현장을 둘러보던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성난 주민들의 조롱과 야유가 쏟아지자 쫓기듯 현장을 떠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국 BBC에 따르면 2일 뉴사우스웨일즈(NSW)주 코바고란 마을을 찾았던 모리슨 총리는 이런 수모를 당했다. 이 마을에서는 이번 주 초 두 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고 많은 이들이 집을 잃었다. 총리는 짐짓 의연하게 “사람들이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은 것이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영상에서 드러나듯 심각한 민심 위반을 확인한 그의 얼굴은 내내 굳어 있었다. 호주의 석탄 산업 비중을 의식해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었고 산불 대처에도 미흡하다는 이유로 환경단체나 야당의 표적이 됐던 그는 한창 산불이 번지던 지난해 연말 미국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다가 엄청난 비난이 일자 서둘러 귀국한 일도 있어 주민들의 성난 반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한 여성은 “어떻게 달랑 트럭 네 대만 갖고 우리 마을을 지키겠어요? 우리 마을은 돈도 많지 않아 그저 진심 하나밖에 없었어요. 총리님”이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가 돌아서자 이번에는 “바보” 소리가 날아들었다. 이어 “여기서 표 얻을 생각 하지도 마라, 친구. 보수당 안 찍어, 가버려 아들아”란 비난이 들렸다. 그러자 앞의 여성이 다시 “죽은 사람들에게 뭐라고 할래요. 총리님? 살 곳조차 잃은 사람들에겐 어떻고요?”라고 물었다. 총리는 호주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그런 격한 감정에 휩싸이는 것을 이해한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잃었다. 그리고 여전히 아주 위험한 나날을 앞에 두고 있다. 내 일은 아주 어려운 나날들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며 그들이 지원받는다는 반응이 나오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산불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9월 이후 산불 때문에 NSW주와 빅토리아주에서 18명이 목숨을 잃고 1200채 이상의 가옥이 불에 타 스러졌다. 이번 주에만 17명 이상이 실종된 상태다. 벌써 수천 명이 NSW주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생필품이나 전력, 수도가 차단된 데다 매캐한 공기와 공기 질이 나빠 도저히 살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른바 이 지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이주”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 이 주를 벗어나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군대는 빅토리아주의 산불에 오도가도 못하는 주민과 관광객 4000명을 바다로 접근해 피신시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NSW주는 3일 아침 8시부터 일주일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NSW 산불방재청(RFS)은 “남동해안에서 이틀 안에 빠져 나오라”는 탈출령을 내렸다. 광범위한 화재 피해상황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면서 호주 정부가 지구 온난화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지 않다는 회의론이 논쟁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이상고온에 강풍, 3년째 이어지는 가뭄으로 화재 원인이 꼽히지만 모리슨 총리의 보수당 정권이 고수하는 기후 변화에 대한 고루한 시각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모리슨 총리가 신년사에 산불과 지구 온난화를 연결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모리슨 총리는 “산불은 끔찍한 시련이고 호주는 역사를 통틀어 유사한 시험에 직면해왔다”고만 언급했다는 것이다. 모리슨 정부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량을 26~28%까지 줄일 계획인데, 야당인 중도좌파 노동당의 목표치(45%)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北 전원회의 분석 2] “북미 ‘현상 동결’ 후 4자회담 통해 중국 활용해야”

    [北 전원회의 분석 2] “북미 ‘현상 동결’ 후 4자회담 통해 중국 활용해야”

    전문 1 보러가기 정성장 북한은 금강산 개별 관광이 유엔제재 대상이 아닌데도 남한이 미국 눈치 보느라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불만이 크다. 그리고 북한은 한국정부가 앞에선 평화를 말하면서도 뒤에선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군비 증강과 예산 증액에 매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성렬 당국자간에 신뢰가 없어서 조기 재개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민간 부분에선 오히려 북미협상 장기화 국면에 민간교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고, 북한으로서도 대남관계 관리 위해 고려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대북 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성장 적에게도 배울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간부들까지 불러 3박 4일 동안 북한이 나아가야할 방향, 생존전략과 안보전략 방향에 대해서 장시간 얘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원회의 개최 전까지 치열한 내부 토론 통해 종합된 의견을 갖고 김 위원장이 얘기했다고 봐야 한다. 상황을 어떻게 주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북한과 상대해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는 강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었지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북한처럼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대로라면 북한이 주도하는 방향에 끌려 갈 수밖에 없다. 평화에 대한 의지만으로는 안 되고 그야말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기존의 외교?안보?대북 라인에 문제는 없는지,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조성렬 하노이 회담까지는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넘어 어느 정도 당사자 역할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은 볼턴을 경질하고 비건이 부장관에 오르는 등 쇄신이 있었다. 북한도 김영철 국무위원이 뒤로 물러나고 외무성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에 비해 우리는 마땅히 바꿨어야 할 기존 라인이 그대로이고 변화된 상황에 따른 대응도 바뀐 게 없어 정책피로가 상당해 보인다. 부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대하는 친서를 보낸 데 대해 북한당국은 남한 당국자들이 북한체제의 특성을 이해 못하고 있고 정세 판단도 제대로 못한다고 비판하는 보도문을 내보냈다. 흔히 보수정부보다 진보정부가 북한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북한의 불만을 보면 우리 정부가 북한을 너무 모르고 자신들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대북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성장 우리 대북 라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현실적이지 못하고, 북한이 어떤 입장과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사회 한중 정상회담 때 철도 얘기한 것도 이상했다. 조성렬 북한이 관심을 두는 것은 단순한 남북철도 연결이 아니라 고속철 건설이다. 북한은 단번 도약(퀀텀 점프)를 바라는데 우리 정부의 제안은 1980년대식의 기존 철도 연결에 머물러 있다. 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절대로 남측의 지원을 일방적으로 받지 말고 호혜적으로 하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가 지원량도 얼마 되지 않으면서 원조, 원조하니 북한이 반응을 안 보이는 것이다. 정성장 중국이 북한에 지원한 것에 비해 1/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규모의 식량 지원 가지고도 한국정부가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찔끔 지원하고 생색내려고 하니 북한으로선 한국정부에 대해 반감이 생길 법하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제재 대상 아니므로 보다 과감하게 했어야 한다. 사회 전문가들이 많이 지적하는데 도대체 바뀌지 않는다. 정성장 한국정부가 2018년의 남북 및 북미 대화 국면을 이끌어내는 데에는 큰 역량을 발휘했지만 그 후 국면에서 대안 제시에 명백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를 위해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큰 그림을 제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같은 작은 문제들만 주로 논의했다. 북미협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우리 스스로를 위축시키는 결과만 초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전문가들과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현 정부에서는 그것이 매우 부족하다. 사회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다자간 구도로 바꿔나갈 것이다. 우리가 휘말릴 위험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조성렬 중국은 본질적으로 한반도 문제 당사자를 자임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숨 돌렸으니 여력이 생겼다. 시진핑 주석이 작년 상반기에 평양을 방문해 북중 정상회담을 가졌으니, 금년 봄 서울을 방문해 한중 정상회담을 가져 판을 4자 논의구조로 바꾸자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으로선 중국을 ‘뒷배’ 삼아 대미 협상력 높이고, 북미협상이 끝내 결렬되더라도 미국의 보복을 견제하는 안전판으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시 주석이 2018년 5월 다롄 2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약속한 것은 ‘비핵화 약속을 위반하면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해도 우리는 책임 못 진다. 반면에 북한이 약속 지켰는데도 미국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면 체제안전과 경제번영은 우리가 보장한다’는 것이었다. 정성장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에서 첫 번째 목표는 한반도 안정이고 두 번째 목표가 비핵화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대북 제재의 구멍을 메울 수도 크게 할 수도 있는 것이 중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현재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비교적 잘 견뎌온 것도 중국과의 협력 덕분이다. 현재 대북 제재가 북한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굳이 미국과 자신의 핵포기를 논의하는 협상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한국 대통령에게 거짓말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비핵화 협상 의지가 약해진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호전됐고,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했으며, 북한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리비아 해법’을 미국에 요구한 것 등이 북한의 협상 의지를 약화시켰다. 결국 다시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해선 중국과의 협력이 필수다. 북한은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어 북미 합의가 깨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포기 후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로 북한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중국의 대북 안전보장 제공 및 비핵화 협상 참여가 필요하다.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중의 4자회담으로 확대하면, 4자회담의 틀 내에서 남북 간 접촉이 가능해진다. 4자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지면 일본, 러시아도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6자회담과 다르게 관련국들 간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북미협상을 4자 또는 6자 협상으로 확대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조성렬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현상 동결(stand still) 합의가 필요하다. 미국 대선의 중요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우리 4·15총선, 7월 24일~8월 9일 도쿄올림픽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파국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겠지만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멘텀들이 줄줄이 있다. 이런 상황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하지 않고 그대로 멈춰서는 잠정합의가 필요하다. 이런 합의를 해놓고 북미,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현상 동결 합의를 위한 보증자로 중국과 러시아를 참여시켜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노력을 미 대선 때까지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한이 여기에 응하면 상응 조치로는 한미 훈련 중단 정도로 안 되고, 가능하면 해외파견 노동자들의 강제입국 동결이나 유예 조치, 제재를 일부 동결함으로써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성장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노력과 함께 또 다른 한편으로 남북관계와 북미 교착 장기화를 염두에 둔 대북 전략의 수립도 필요하다. 북한은 ‘정면돌파’ 노선 발표와 함께 핵과 미사일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전략무기의 양이 늘어날 텐데 북한의 핵무기가 100여개로까지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비관적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하는 균형적 태도와 냉정한 현실 인식 및 치열한 고민 그리고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을 위해 한국 정부는 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빈곤 청년이여, 자본에 저항하라” 마르크스식 해답

    “빈곤 청년이여, 자본에 저항하라” 마르크스식 해답

    ‘밀레니얼’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를 뜻하는 단어다. ‘N포세대’라는 신조어에서 보듯 견고한 계층의 사다리 앞에서 좌절하는 가난한 세대이기도 하다. ‘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는 “암울한 미래를 앞둔, 그러면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혁명 세력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는 마르크스주의 입문서다. 밀레니얼 세대의 처지를 사회주의적 시각에서 살핀 저자는 현재가 진정한 사상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시대라고 본다. “위대한 좌파주의가 강력하게 재부상하고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 전환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카를 마르크스 형님”이다. 책은 격하고 거리낌이 없다. 육두문자에 가까운 표현을 써 가며 논리를 전개한다. 그런데 저자는 왜 이리 분개할까.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약속된 미래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 ‘꿈을 따라가라’ 등 자본주의의 금언들은 악몽이 돼 버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지배 계층은 공고해졌고 불평등은 심화했다. 세계 거부 8명이 전 인류의 가장 가난한 절반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부를 갖고 있는 현실이 그 예다. 저자는 “그 원흉은 자본주의”라며 “마르크스주의가 이런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마르크스주의가 지구상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단 하나의 비법은 아니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지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은 아닌 만큼 페미니즘 문제에선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선을 긋기도 한다. 저자가 “혁명적인 전채요리, 그러니까 마르크스 맛보기”라고 표현했듯, 책은 결국 쉽게 풀어쓴 사회주의 개론서다. 다만 젊은이들이 반길 만한 용어와 비속어 등을 동원해 잘 포장은 했지만 내용으로 보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는 선에 그치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도 남는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공격하려는 “부에 절어 야들야들해진 지배층” 역시 한 세대 전에는 청년이었고, 아닌 척하며 누릴 것 다 누리는 ‘샴페인 좌파’도 엄연한 게 현실이다. 모든 ‘악의 근원’이 자본주의에 있다고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사설] 야권 정개개편 앞두고 안철수 복귀, 총선용 단견 아니길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안 전 의원은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뒤 같은 해 9월 해외로 떠났다. 그는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며 정치재개 선언과 함께 귀국 계획을 알렸다.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전 의원은 당 내분 과정에서 여러 차례 귀국을 요청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대선 3등에 이어 ‘소선’까지 고배를 마셔 완전히 정치를 떠나기로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돌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정치판 복귀를 결정했다. 안 전 의원은 소용돌이치는 야권의 개편구도에서 가장 큰 변수로 대두될 것이 분명하다.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명색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더블 스코어’ 가깝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태극기부대를 비롯한 극우 보수세력에 기대면서 국익보다는 당리를 챙기고, 쇄신하기는커녕 기득권에 집착하는 한국당의 구태의연한 모습에 국민들은 할 말을 잃은 지 오래다. 황교안 대표에게서 보수정치를 책임지는 리더십은 찾아보기 힘들다고들 한다. 오죽하면 보수층에서조차 “한국당으로는 안 된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안 전 의원의 복귀 결정도 이런 ‘판세’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이날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이라며 사실상 한국당과 민주당을 모두 비판했다. 낡은 정치와 기득권을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고도 했다. ‘새정치’를 내세웠던 8년 전 정치 입문 당시를 연상시킨다. 19대 총선 때 단 몇 달 만에 국민의당을 창당해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정계개편과는 상관없이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나름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참신성이 떨어지는 데다 비호감층이 상당히 존재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양단된 국론 등 지금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정치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의 정치 재개는 주목조차 끌지 못할 수도 있다. 정치를 재개한다면 청년과 미래의 한국에 큰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 “특권층 불로소득 분배 시혜 아닌 국민의 권리” vs “복지사각 놓인 1%위해 99%에 퍼주기는 안 돼”

    “특권층 불로소득 분배 시혜 아닌 국민의 권리” vs “복지사각 놓인 1%위해 99%에 퍼주기는 안 돼”

    “청년한테 고기 잡는 법 대신 물고기를 주는 건 포퓰리즘이다.” “더이상 잡을 물고기가 없는데 굶어 죽으란 거냐.” 서울시, 경기도 등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주는 지원금에 대해 한쪽에서는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이, 다른 한쪽에선 소외층에 대한 배려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국민에게 일정 소득을 지원하는 ‘기본소득’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처럼 극단으로 갈린다. 이른바 ‘줬다 뺐는 기초연금’ 등 복지 정책의 허점을 메울 ‘대안’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본소득은 책임감 없는 이들의 망상에 불과한 것일까. 국내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불붙기 시작한 것은 4년 전인 2016년 성남시가 청년배당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다. 소득 수준, 취업 여부 등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만 24세 청년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한 것은 국내 어느 곳에서도 시도된 적 없는 ‘파격’이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2일 “기본소득은 공동체 구성원 자격으로 받는 일종의 배당금”이라면서 “정부의 시혜가 아닌 국민들 권리”라고 말했다. 상위계층 일부만 누리는 불로소득을 국민 모두가 골고루 돌려받는 게 기본소득의 취지라는 설명이다.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여성의 돌봄 노동도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전 민간정책연구소 ‘LAB2050’가 당장 내년부터 전 국민 월 3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도 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 기본소득 논의가 더 활발해졌다. 이 연구소는 연 187조원의 재원 확보를 위해 우선적으로 소득세 비과세, 감면 제도 정비를 제안했다. 이미 폐지됐어야 할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을 손보면 저소득자들의 부담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기초연금, 아동수당도 기본소득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했다. 이원재 LAB2050 대표는 “조세개혁이 어려운 건 세금을 내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기본소득을 통해 조세개혁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승호 가톨릭대 교수(사회복지학)도 “당장 실현하기에는 저항이 많겠지만, 기존 세제를 건드리지 않고 적은 금액부터 나눠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상승분, 재건축 초과이익 등에 대한 적극적 과세를 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론도 만만찮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우리나라는 북유럽 등 선진국에 비하면 예산부터 현저히 적은 복지 후진국”이라면서 “기존 복지 시스템조차 다 구축하지 않고 기본소득을 논의하는 건 국가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 국민 중 1%도 안 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나머지 99%에게 복지 혜택을 주자는 건 비합리적”이라면서 “배부른 사람에게도 빵을 건네자는 식의 정책은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월드피플+] 낯선 손님에게 ‘2020달러 팁’ 받은 美 노숙자 출신 미혼모

    [월드피플+] 낯선 손님에게 ‘2020달러 팁’ 받은 美 노숙자 출신 미혼모

    노숙자 쉼터에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식당 종업원에게 선물 같은 팁이 주어졌다. CNN과 폭스뉴스 등은 미국 미시간 주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미혼모가 새해를 앞두고 손님에게 2020달러의 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앨피나시의 한 식당에서 손님 두 명이 23달러짜리 점심 식사를 주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던 이들은 종업원 앞으로 2020달러(약 233만 원)의 팁을 남겼다. 계산서에는 ‘해피 뉴 이어, 2020 팁 챌린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손님이 서명한 2020달러짜리 수표를 받아든 종업원 다니엘 프란조니(31)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매니저에게 이게 진짜냐, 받아도 괜찮은 거냐 물었다.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겠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프란조니에게 2019년은 매우 힘든 한 해였다.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인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2년 전부터 새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다 1년 전 지금 사는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옷가지 외에 다른 살림은 하나도 없이 빈털터리로 앨피나시로 흘러든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노숙자 쉼터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 세 아이와 함께 살날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란조니는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 노력 덕분일까. 세밑에 찾아온 2020달러의 행운에 더해 2019년 마지막 날에는 새집으로 이사하는 경사까지 겹쳤다. 프란조니는 “이제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려 한다. 새로운 삶의 기회가 찾아왔다. 나와 내 아이들에게 미래가 생겼다”며 감격스러워했다.손님들이 남기고 간 팁으로 그녀는 무얼 하고 싶을까. 일단 운전면허를 딸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모든 아이를 만날 수 있고 딸에게는 운전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돈은 저축할 생각이다. 프란조니는 “사실 팁을 받은 날 새벽 이웃집에 불이 나 불안에 떨고 있었는데 축복이나 다름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손님에게 감사를 전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 새해를 앞두고 내 삶의 궤적을 바꾸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손님들은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온 그들의 친절 덕분에 나는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받은 행운을 나누고 싶었던 그녀는 이후 다른 식당을 방문해 20.20달러를 팁으로 전했다는 후문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2020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것들 -강성은의 시

    1. 별일, 없습니까? 강성은을 줄곧 예의주시하던 독자라면, 그녀가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현대문학, 2018)에서 보여 준 세계가 결코 낯설게 다가오지 않았을 것이다. 안개가 도시를 뒤덮어 이윽고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이야기(‘눈 속에 안개가 가득해서’). 여기에는 비록 논리적 인과가 생략되어 있지만, 그동안의 그녀의 작품 세계를 떠올려 보자면 이러한 결말은 거의 필연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일단 그 결말에 대한 이야기는 접어 두도록 하자. 타인의 죽음을 노래하던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보다 무서운 것은, 그녀의 ‘별일 없습니다’라는 말에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강성은의 세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현실의 비틀림을 시적 언어로 치환하여 구조적 폭력과 그 속에 놓인 주체를 치밀하게 조망한다. 그 세계는 희생자의 관점에서 추상된 세계이기에, 폭력을 경험해 보지 못한 자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타자의 영역으로 남는다. 세계는 악몽이며, 깰 수 없는 꿈이라는 인식 속에서 강성은은 극복이나 초월을 말하지 않으며 단지 악몽을 더듬어갈 뿐이다. 그간 강성은이라는 시인이 평단과 독자 양쪽 모두의 주목을 받았음에도 그녀의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해석이 부재했던 것은 타자의 세계와 응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기묘한 매력이 있음을 동시에 암시해 준다. 이 낯선 세계와 마주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던져 보자. 별일 없다고 말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우리에게는 보다 대담한 시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령 악몽을 이해하기 위해 또 다른 ‘악몽’을 나란히 세워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자리에 스즈키 고지 원작의 영화 ‘링’1)을 놓아보자. 악몽에 일상을 겹쳐 놓음으로써 ‘이것은 악몽이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악몽에 또 다른 악몽을 겹쳐 놓음으로써 강성은 시의 깊이에 초점을 맞춰 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 세계가 가진 디테일과 그로부터 펼쳐지는 어떤 파국의 매혹에 대해, 그리고 그 파국이 가질 수 있는 어떤 심층적 의미에 대해 깊게 응시할 수 있을 것이다. 2. 죽음을 상연하는 세헤라자데의 서커스 -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창비, 2009)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에서 시인은 ‘세헤라자데’의 입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옛날 이야기 들려줄까 악몽처럼 가볍고 공기처럼 무겁고 움켜잡으면 모래처럼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 그러나 여기에서 이야기는 아직 비어 있다. 드러나는 것은 이야기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마치 본 사람 중에 살아남은 이가 없어 아무도 그 내용을 모르는 ‘링’2)의 비디오처럼. 옛날 이야기 들려줄까 악몽처럼 가볍고 공기처럼 무겁고 움켜잡으면 모래처럼 빠져나가버리는 이야기 조용한 비명 같은 이야기 천년 동안 짠 레이스처럼 거미줄처럼 툭 끊어져 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이야기 지난밤에 본 영화 같고 어제 꿈에서 본 장면 같고 어제 낮에 걸었던 바람 부는 길 같은 흔해빠진 낯선 이야기 (…) 당신이 마지막으로 했던 이야기 매일 당신이 하는 이야기 내가 죽을 때까지 죽은 당신이 매일 하는 그 이야기 끝이 없는 이야기 흔들리는 구름처럼 불안하고 물고기의 피처럼 뜨겁고 애인의 수염처럼 아름답고 귀를 막아도 들리는 이야기 (…) 어젯밤에 내가 들려준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내일 밤 내가 당신 귀에 속삭일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 ‘세헤라자데’ 중에서 천일야화 속 등장인물인 그녀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이야기를 이어 가는 인물이다. 예컨대 그녀는 왕이 계속해서 이야기를 듣도록 매혹해야 하는 숙명에 빠져 있다. 그러나 위의 시에서 소재가 되는 ‘이야기’는 일반적인 성격에서의 매혹과는 다른 결로 표현되어 있다. 그 이야기는 ‘무겁고’, ‘툭 끊어’질 것 같고, ‘비릿하고’ ‘개 같’다. 심지어 화자는 그것을 ‘흔해빠진 낯선 이야기’라고 말한다. 혼란에 빠진 듯 두서없이 말하는 시에서 내용이 아닌 목적에 맞춰 질문을 던져 보자. 그녀는 이런 설명으로 어떻게, 어떤 청자를 매혹하려는 걸까? 보편적 매혹과 구별되는 설명이 매혹으로 작용하는 경우에 대해 떠올려 보자. ‘링’의 첫 대목은 여고생의 통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녀는 저주받은 비디오에 대해 상대에게 집요하게 묻는다. ‘보면 죽게 되는 비디오’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 기묘하고 혼란스러운 장면이 영화의 시작을 장식하는 것처럼, ‘세헤라자데’가 시집의 첫 작품으로 배치될 때 환기시키는 것은 위험하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매혹이다. 그렇다면 ‘세헤라자데’는 누구로부터 죽음을 연기하려는 것일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시집에서 ‘죽음’이 특정한 사건이 아닌, 세계에 만연해 있는 일상으로 묘사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나’는 남편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하며(‘서커스 천막 안에서’), 자줏빛 스카프와 같은 사물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하며(‘누가 그레텔 부인을 죽였나’), 때로는 바람이 몰아쳐 내장을 쏟아내며 죽기도(‘새벽 두시의 변기’) 한다. 그 외에도 무수하게 변주되는 죽음의 양상 속에서, 죽음은 특별한 인과가 아니라 세계의 이상성을 보여 주는 한 표지(標識)가 된다. 여기에 덧붙여 화자가 죽음을 ‘신의 집에서 벌어지는 서커스’(‘잠의 형제’)라고 말한다는 점에 주목해 보자. 죽음은 슬픔, 그리움, 안타까움과 같은 감정을 동반하는 사건이 아니라 신의 유희를 위해 상연되는 그 무엇이다. 이 시적 세계에서 인물은 신의 유희를 위한 희생양의 위치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러한 희생양의 위치는 공포영화 속 인물의 위치와 같다. 공포영화에서 인물이 죽는 것은 살인마에 의해서인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관객의 긴장과 응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다시 말해, 영화에서 인물의 삶과 죽음은 오직 내적 서사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을 염두에 둔 상태로 전개된다. 영화 ‘링’의 결말 부분에서 인물의 죽음은 직접적인 묘사를 통해 스크린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눈을 통해 우회적으로 전달된다. 눈은 1차적으로 내적 맥락인 사다코의 저주를 표상하지만 이는 동시에 외적 맥락인 관객의 응시 또한 형상화한다. 이어지는 엔딩에서 여주인공 아사가와는 다른 이에게 저주의 비디오를 전달하러 떠난다. 자신의 죽음을 연기(延期)하기 위해 다른 이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에서 ‘세헤라자데’ 또한 마찬가지로 이해될 수 있다. 예컨대 자신의 죽음을 연기하기 위해 타인의 죽음을 계속해서 상연하는 서커스라고 말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시집에서의 수많은 죽음은 화자의 죽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연을 위해 화자가 뒤집어쓴 인물들의 죽음이다. 다시 말해 화자는 죽음을 연기(延期)하기 위해 신 앞에서 계속 죽음을 연기(演技)해야 하는 저주받은 자이고, 그것이 시집에서 표상되는 세헤라자데의 본질이다. 그렇기에 화자는 ‘구두 위에 구두를 또 신’고, 종국에는 ‘구두 속에서 나오지도 않’게 된다.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는 세헤라자데의 저주받은 삶을 표상하는 문장인 셈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신체 절단과 같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서커스에 연관될 수 있는 이미지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작품 외적으로는 시인의 개성적인 상상력이면서, 작품 내적으로는 신의 눈을 홀리는, 화자가 계속 존재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시의 그로테스크함은 통각의 언어이면서, 화자의 세계를 지탱하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정신분석학적 의미에서의 증상3)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가 그로테스크한 발화를 다룰 때, 그것을 단순히 희생자의 광기 어린 토로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가끔 그녀의 감은 눈꺼풀 속 검고 깊은 구멍 속에서 하얀 꽃잎들이 흩어져내렸네’(‘나무가 되는 법’)라거나 ‘나는 나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점들은, 살점들은, 몸에서 떨어져나가는 순간 선명하게 붉은 점이 되었다’(‘태양의 반대편’)라고 말할 때, 이는 화자의 광기를 증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탱하고 유지하려는 절박한 시도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때에 나타나는 난해성은 해석에 저항하는 관성적 구성물로서 증상의 필연적 산물이다. 결국 증상들로부터 예증되는 이 그로테스크한 절박함이야말로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를 통해 강성은이 펼쳐 보인 시적 세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Komm, s廓r Tod) - ‘단지 조금 이상한’ (문학과지성사, 2013)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를 통해 강성은은 저주받은 세헤라자데의 몸을 빌려 독자적인 시적 세계와 그 속에서의 증상적인 발화를 보여 주었다. 그녀의 첫 시집은 이렇듯 죽음을 연기(延期)하기 위해 죽음을 연기(演技)하는 분투였다. 이는 두 번째 시집 ‘단지 조금 이상한’ 에도 이어지는 것으로서, 여기에도 강성은은 자신의 시가 본질적으로 하나의 연기(演技)이자 제스처라는 방식을 줄곧 유지한다. 가령 ‘외계로부터의 답신’에서 화자는, 어떤 날은 내가 읽은 페이지마다 독이 묻어 있고 내 머리털 사이로 예쁜 독버섯이 자라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나는 죽지 않고 어떤 날은 미치도록 사랑에 빠져든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어 그런데 이상하지 나는 병들어가고 - ‘외계로부터의 답신’ 중에서 라고 말하며 삶과 연기의 간극을 드러낸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두 가지 효과가 발생하면서 이 시집이 전작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음을 드러낸다. 첫째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연기임을 완전히 선언했다는 점이다. 전작에서 화자는 ‘구두’라는 표현을 통해 자신의 삶이 수많은 배역의 연기임을 드러냈지만, 이 같은 대비를 전경화하지는 않았다(전작에서 화자는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는 점에 유의하자). 두 번째는 연기와 삶 사이의 틈을 무대화한다는 점이다. 그 틈은 ‘단지 조금 이상한’ 것으로, ‘아직 이름이 없고 증상도 없는/어떤 생각에 빠져 있을 땐 멈춰 있다가/정신을 차리고 보면 다시 생동’한다. ‘단지 조금 이상한 병/잠처럼’(‘단지 조금 이상한’) 좀처럼 알아차릴 수 없으며 드러나지 않지만, 해소될 수도 없는 틈. 화자는 그 틈을 어렴풋이 감지하며 그것의 윤곽을 그려 나간다. 이처럼 연기와 화자 사이의 틈이 무대화되는 지점에서 화자는 존재론적 물음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올란도’에서 화자는 과거를 돌아보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 모두가 죽었다 몇 세기에 걸쳐 꿈을 꾸었다 수많은 계절들의 반복과 변주 수많은 사람들의 반복과 변주 어제와 내일의 경계가 사라져도 이 꿈은 사라지지 않아 죽기 위해 절벽에서 몸을 던지면 다음 생이 시작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밤이 저 오랜 질문을 던지고 슬그머니 얼굴을 바꾸면 다음 날이 시작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몇 세기에 걸쳐 떨어져 내리는 낙엽들 나의 노래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나의 얼굴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이 오랜 꿈이 끝나고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 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리 - ‘올란도’ 전문 타자의 몸을 빌려 그로테스크한 죽음을 상연하던 것에 대해 이제 화자는 그것을 하나의 ‘꿈’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꿈은 깨지 않는 꿈이고 사라지지 않는 꿈이다. 그 꿈속에서, 화자는 자신의 실체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에 직면한다. ‘너는 누구지? 너는 누구야?’ 그러나 화자는 대답할 수 없다. 무수히 반복되는 삶 속에서 ‘나’란 ‘켜켜이 쌓여’가는 반복과 변주라는 사후적 형식으로만 파악될 뿐이다. 그렇기에 질문은 존재론적 해답을 향해 나아가지만 결국에는 빗나가며 실패한다. 화자는 그 빗나감과 실패를 통해 자신의 존재에 대한 희미한 윤곽선만을 그려본다. 그 대답을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리’라며 사후의 순간에 은유할 뿐이다. 이때 ‘죽음’이라는 기표는 이전과 다른 의미로 조직된다. 이전 시집에서 그것이 신의 유희를 위해 상연되는 것이었다면, 이제 죽음은 필연적으로 찾아오게 될 시간, 화자가 ‘밤’이 되는 순간으로 재전유된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 변화를 의미할까? ‘링’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는 아사가와의 표정을 상기해 보자. 이 장면에서 아사가와는 우연히 저주받은 비디오를 봐 버린 아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매개물이 되어 자신의 부모에게 저주를 전염시키러 떠나고 있다. 여기에서 아사가와는 슬픔에 찬 눈과는 대조적으로 약간의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 있다. 먼저 확실한 것은 그 표정이 저주에 사로잡혀 공포에 떨던 표정도,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초조해하던 표정도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이 표정은 한결 평온해 보인다. 이 지점에서 ‘링’을 구성하는 두 개의 쇼트 형식4)은 완전히 겹쳐지고 영화는 끝이 나는데, 이는 아사가와가 저주로 인한 삶의 비틀림을 자기 삶의 기반으로 받아들였음을 의미한다. ‘단지 조금 이상한’의 화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그녀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더이상 시달리지 않는다. 앞서 ‘올란도’를 통해 보았듯이 화자는 죽음을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전 시집에 비해 연과 행의 나눔이 정갈해지는 변화 또한 이 같은 요소로부터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아사가와가 저주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임으로써 공포와 불안으로부터 벗어났듯이, ‘단지 조금 이상한’의 화자 또한 죽음을 언젠가 찾아올 필연적 사건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말하기 방식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말이다. 이 같은 태도는 ‘기일(忌日)’과 ‘불 꺼진 방’, 그리고 ‘구빈원’의 세 편의 구도를 통해 다른 형태로 구체화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선 두 편의 시는 동일한 장면에 대한 서로 다른 위치에서의 관점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일(忌日)’에서는 화자가 집 밖의 쓰레기장을 바라보며 거기에 버려지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반면 ‘불 꺼진 방’에서 화자는 내다 버려진 ‘죽음’의 입장에서 주변을 바라본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의 두 관점은 그 내용에서 두 입장의 차이를 드러내는데, 이러한 차이는 ‘구빈원’이라는 작품을 통해 변증법적 종합에 이른다. 그러나 이러한 종합은 통상적 정·반·합의 구도와는 다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실은 모두가 버려지고 있다/너무 먼 곳에 버려져 잊었을 뿐이다/이 행성이 우주의 거대한 쓰레기장이라는 걸/우리는 모른다/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화자의 가장 비참한 형상(죽어 버려진 모습)을 자신의 인식론적 밑바탕으로 삼는 모습을 보여 준다. 마치 ‘링’의 아사가와가 저주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고자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저주를 자기 삶의 변화된 기반으로 인정하고 그로부터 나아가듯이 말이다. 4. 커져가는 소음 속에서 자라나는 것 - ‘Lo-fi’ (문학과지성사, 2018) 그러나 세계는 여전하고, 화자는 여전히 ‘살아 있는 듯 잠자는 듯했지만/엄마 오늘밤 우리의 악몽은/태어나지도 깨어나지도 않는 영원한 불길함입니다’(‘양수 속에서’,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중)라고 표현했던 세계에 있다. 단지 자신의 죽음을 필연적인 것으로, 그것을 인식의 기반으로 삼음으로써 화자의 관점만이 변화했을 뿐이다. 이러한 변화는 화자의 시각장을 재조직한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 그의 눈에 포착되면서, 시는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간다. 이 지점에서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요소가 생활감 있는 유령들의 출몰일 것이다. k는 죽은 후에도 가끔 산책을 한다 p는 죽은 후에도 가끔 시를 쓰고 담배를 핀다 r은 술을 마시고 꿈도 꾼다 어제는 오래전 죽은 친구를 만나 강에서 수영을 했는데 죽었다는 사실을 잊었다 b는 살아 있는 사람인 척 온종일 카페에 앉아 있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옆 테이블에서 떠드는 사람들도 살아 있는 척하느라 그런 것 같았다 도시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누가 죽은 사람인지 산 사람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 ‘계면’ 중에서 인용된 작품 전반부에서 죽은 이들은 생전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종종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정도로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이어 간다. 이 가운데 화자는 도시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누가 죽은 사람인지 산 사람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이러한 독백 이후로 화자는 산 사람들의 삶을 나열한다. 그들(z, w, n)은 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죽음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있다. 물론 강성은의 시에서 죽은 이의 출몰은 늘 있어 왔다. 그러나 이전 시집에서 죽은 자들은 악령이었거나 자신이 죽은 줄 모르는 모습이었던 반면 여기서 포착되는 죽은 자들은 보다 생활감 있는 이미지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리고 스스로가 죽었음을 알면서도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아래는 시의 후반부다.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면 죽음이 무슨 소용인가요 가수는 노래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죽고 죽고 죽어도 다시 살아나 노래하고 s는 어제 쓴 일기를 반복해 써 내려가고 c는 읽을 수 없는 글자들을 매일 베껴 적는다 불행한 일들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불운한 날들이 빛처럼 쏟아져 내려도 도시가 잠기도록 비가 내려도 - ‘계면’ 중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도망가지도 않’는다면, 죽음과 살아 있음의 차이는 경미해진다. 시에서 죽은 인물들과 산 인물들의 이미지가 대비가 아닌 나열의 방식으로 나타나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과 죽음이 다르지 않다면/죽음이 무슨 소용인가요’라고 화자가 독백할 때, 여기의 행간에는 앞선 산 자와 죽은 자의 비교로 인해 ‘삶이 죽음보다 더 죽은 것 같다면’이라는 문구가 새겨지고, 죽음과 삶의 의미는 변화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산 자는 알 수 없는,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문구이다. 물론 이것은 불온한 인식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 세계는 죽음에 대한 공포를 축으로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Lo-fi’는 이런 불온한 인식이 거듭 쌓여가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 여자는/살아 있을 땐 죽은 여자 같더니/죽고 나선 산 여자처럼’(‘Ghost’), ‘공동묘지와 아파트가 구분되지 않고/살아 있다는 것과 죽어 있다는 것이 구분되지 않는’(‘0℃’)과 같은 독백들, 혹은 ‘오늘 죽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고/오늘 산 자는 영원히 살지 않고//결코 다시 죽지 않으리’(‘안티고네’)와 같은 발화에서, 그 불온한 인식은 임계점을 향해 가는 힘처럼 시집에 거듭 축적되어 간다. 여기에 더불어 ‘이상하게도 그가 삶을 포기하고 나면/죽음을 기다리고 있으면/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이다’(‘카프카의 잠’)라는 독백은 그러한 힘이 어떤 예기치 못한 결과를 발생시킬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다가온다. 여기서 잠시 ‘링’으로 돌아가 보자. ‘링0’5)에서는 기괴한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저음질의 소음이 영화를 메운다. 이는 공포영화 특유의 클리셰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인 사다코의 스트레스와 사건의 상관관계를 알려주는 표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저음질의 소음은 일종의 시그널로, 현재의 장면 속 어딘가에서 포착할 수 없는 일이 준비되고 있으며 그것이 곧 현실로 분출될 것임을 암시한다. 이 소리는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는 가장 작은 크기로 들리다가, 사다코가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영화의 절정 부분에서 최대치에 이르게 되며, 이는 저주를 통한 살해의 시발점이 된다. 어쩌면 ‘Lo-fi’ 또한 이러한 공포물의 구조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지 않을까. 예컨대, 시집이 계속될수록 쌓여가는 불온한 힘이 저음질(Lo-fi)의 소음과 같은 형태로 점차 커져가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시집에서 이처럼 커져가는 소음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현실의 밑에 차곡차곡 쌓인 어떤 것이 이윽고 분출되리라는, 절정이 곧 다가오리라는 암시인 것일까? 그것은 화자의 파멸인가, 아니면 세계의 파열인가? 이러한 맥락에서 화자가 ‘섣달 그믐’에서 말하고 있는 한 점에 유의해볼 필요가 있다. ‘밖에선 종말처럼 어두운 눈이 내리고 있고/나는 이제 잠에서 깨버릴 것 같’다고. 이때의 ‘잠’은 이전 시집의 ‘올란도’에서와 유사한 의미로 들린다. 그때에 화자가 ‘나 자신이 희고 빛나는 밤이 될 때/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 알게 되리’라고 했던 점을 상기하자면, 이는 곧 화자가 ‘밤’이 될 시간이 도래하고 있음을 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의 시집들을 경유하여 살펴보자면 그 ‘밤’이 이성의 빛이 도래하기 이전의 암흑의 시간으로서의 ‘밤’이 아닌 것은 분명할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헤겔적 의미에서의 ‘세계의 밤’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를 탈구시키는 근원적 혼돈이자 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잉여인 동시에 그것의 결핍을 드러내는 틈으로서의 ‘밤’. 그것은 주체의 출현을 암시하는 강력한 은유이다. 그러므로 ‘섣달 그믐’의 시점에서 ‘올란도’를 돌이켜본다면, 이는 다음과 같이 재의미화된다. 그녀가 온다. 모든 것을 멈추게 하는 그녀가. 그때 이 모든 잠의 의미를 우리는 알게 되리라. 5.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것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안개가 도시를 뒤덮어 이윽고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이야기(‘눈 속에 안개가 가득해서’)로. 처음에는 국소 범위였던 안개가 점차 도시를 가득 메워가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B시에서 일어나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TV를 통해 지켜보던 M시의 사람들은 이윽고 그것을 촬영하던 리포터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며 공포에 휩싸인다. 이제 안개는 B시를 넘어 확산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확산의 이미지는 ‘별일 없습니다 이따금 눈이 내리고요’ 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반복된다. ‘꿈에서 배를 가르자/흰 솜뭉치가 끝없이 나왔다’(‘소설(小雪)’), ‘불행의 구렁텅이에 차오르는 빛 하나로/서로의 손과 발을 묶고’(‘첫아이’), ‘그가 가방을 열고 모래를 꺼낸다 가방에서 모래가 끝도 없이 나온다’(‘손님’), ‘그의 주위로 쇄기풀이 무성하게 돋아나고 있었다 풀은 무섭게 자라 기관실을 뒤덮고 곧 모든 객차를 넘실거리며 물결칠 것’(‘객차’) 등등. 이 같은 이미지들 가운데 ‘객차’의 ‘풀’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보자.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공황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작품에서, 풀은 모든 것을 잠식하는 공포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기차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계속해서 달린다. 이러한 상황에 이어 재난상황은 확산과 그로 인해 퍼져가는 공포감을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제시한다. 재난이 벌어졌다고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재난은 처음이라고 우리들의 육체와 영혼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다줄 것이며 이후로는 결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방송을 하던 남자가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중략)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며 재앙을 계속될 것이라고 1분 후 다음 재난 방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더욱 경악할 만한 재난이라고 덧붙였다 나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였다 일요일 오후였다 - ‘재난 방송’ 중에서 화자는 재난 방송을 본다. 냉정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 리포터마저도 그것을 잊게 만들 정도로 사태는 심각해져간다. ‘이후로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표현은 재난 규모가 미증유의 것임을 짐작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화자의 태도이다. 화자는 방송을 바라보다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커피를’ 끓이며 일요일 오후의 일상을 준비한다. 마치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왜 화자는 재난 앞에서 평온한 것일까?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왜 화자는 ‘별일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여기서 잠시 ‘링’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보자. 사다코의 원한을 해결했으니 이제 저주를 피할 수 있다고 확신한 류지는 자신의 방에서 밀린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의 방에 놓여 있던 TV가 갑작스레 켜지며, 예의 저주받은 비디오가 재생된다. 경악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류지를 향해 사다코는 우물에서 기어 나와 점차 다가오기 시작한다. 마침내 사다코가 TV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나타났을 때, 류지는 경악에 찬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통상적 해석을 따르자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이 현실화되는 재앙의 순간이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서 보자면, 이것은 류지에게는 재난이지만 사다코에게는 출생의 순간이 아닐까.6) 마찬가지의 구도를 이 시집에 적용해보자. 세계에 몰아친 재난은 화자가 출생하기 위한 조건인 것은 아닐까? 계속해서 축적되어온 불온한 힘이 마침내 이야기의 틀을 넘어 현실로 넘쳐흐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이와 더불어 ‘링’에서 거듭해서 나타나는 자라나는 머리칼의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점차 자라나며 외부를 향해 확산되는 머리카락은 섬뜩한 무엇이면서, 사다코가 점차 비디오를 넘어 현실로 틈입해 들어오고 있음을 예시하는 이미지이다. 마찬가지로 강성은이 이 시집을 통해 반복해서 제시하고 있는 확산의 이미지들 역시 서서히 증식되는 불길함의 이미지이면서 주체의 출현을 알리는 내러티브인 것은 아닐까? 그것은 세계의 입장에서는 악몽이지만 화자에게는 출생의 사건이다. 그리고 그 출생은 모든 의미가 혼란에 빠지는 시간이며 주체가 세계를 잠식하는 사건이다. 이 시집에서 안개의 확산을 거대한 재앙으로 표현한 것은 이 미증유의 사태에 대한 서사화이며, 지젝의 표현을 빌리자면 구체적 보편성으로서의 주체가 추상적 보편성으로서의 세계를 잠식하는 과정이다. 강성은의 시세계는 이 지점을 통해 재의미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악몽이었으되, 주체가 출현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악몽이었다고 말이다. 오직 그 악몽으로부터, 그것을 자기 삶의 기반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체가 출현하기 위한 조건이다. 서서히 고조되는 불온한 분위기에서 스스로의 출생을 예감하고 마침내 세계를 잠식한다는 점에서, 강성은의 시적 주체의 탄생은 세계를 정지시키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로부터 다음의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네 권의 시집을 거쳐 비로소 태어난 이 시적 주체는 과연 누구이며 무엇인가?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여기에는 그간 강성은이 여성 화자를 강조해왔다는 사실이 덧붙여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구체적인 여성과 거리가 멀다. 강성은의 여성 주체는 구조적 폭력의 희생자에서, 궁극적으로는 세계 전체에 대한 부정항으로 출현한다. 억압된 것의 귀환 혹은 여성 주체의 직립. 그녀는 더 이상 악몽에 시달리는 희생자가 아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을 위협하던 세계를 위협하는 공포다. 아사가와에서 사다코로의 기묘한 이행, 이것이 강성은의 궤적이며, 악몽을 거쳐야 태어나는 어떤 것이다. 1) 여기에서는 ‘링’의 시리즈 가운데 ‘링’(나카타 히데호, 1998)과 ‘링0-버스데이’(쓰루타 노리오, 2000)를 주요 텍스트로 삼고 있다. 이하 글에서는 ‘링’과 ‘링0’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2) ‘링’의 주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방송국 기자 아사가와 레이코는 보면 일주일 후 죽게 된다는 어떤 비디오에 대한 학생들 사이의 소문을 취재하던 중 조카 도모코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도모코와 같은 날 죽은 세 명의 학생들이 같은 비디오를 봤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은 아사가와는 그 비디오를 찾아나선다. 결국 아사가와도 그 비디오를 보게 되는데 그는 죽음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이다. 3) 지젝은 라캉이 말하는 증상을 이렇게 정의한다. “그것은 특수하고 병리적인 기표적 형성물로 해석과 소통에 저항하는 관성적인 오점이면서 사회적 유대의 네트워크 속에 포함될 수 없는 얼룩이다.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그러한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만드는 실정적 조건이라는 점에서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슬라보예 지젝, 이수련 역,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새물결, 2013, 132쪽 참조. 4) 영화 ‘링’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전개된다. 둘은 숏의 형식을 통해 구별된다. 현재는 시간과 날짜가 표기되며, 컬러 화면으로 구성된다. 반면 과거는 인물의 회상적 발언이 표지의 역할을 하며 흑백 화면으로 구성된다. 이 둘이 뒤섞이는 것은 영화에서 딱 두 번 나타난다. 하나는 저주의 장본인인 사다코가 TV화면으로부터 빠져나오는 장면이고, 두 번째는 위에 예시된 아사가와의 장면이다. 사다코의 경우 흑백의 화면에서 컬러의 세계로 빠져나와 클로즈업되는 반면, 아사가와는 컬러의 세계로부터 흑백의 화면으로 넘어가며 롱숏으로 처리된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5) ‘링0-버스데이’는 저주의 비디오가 태어나게 된 계기인 사다코의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다. 사다코는 어머니의 자살 이후 극단에 소속되어 연기자로 살아간다. 그러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영적인 능력이 의지와 상관없이 발현되면서 극단은 공포에 휩싸인다. 계속되는 불길한 현상과 단원들의 죽음에 패닉에 빠진 단원들은 사다코에게 집단 린치를 가해 살해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사다코가 귀신이 되어 저주가 구체적인 형태로,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얼룩으로 세상에 남게 되는 계기가 된다. 6) 이 장면에서 사다코가 좁디좁은 TV 브라운관으로부터 고통스레 기어 나와 천천히 두 다리로 선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머리부터 빠져나와 두 팔을 뻗는 사다코의 모습은 자궁으로부터 빠져나오는 태아의 모습과 유사성을 지니고 있으며, 고통스레 두 다리로 직립을 시도하는 모습은 인간의 성장 과정을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것처럼 느껴진다.
  • ‘비례정당’ 만들어도 손해 없는 한국당? 민주당은 역풍?

    ‘비례정당’ 만들어도 손해 없는 한국당? 민주당은 역풍?

    한국당, 지지층 정당 충성도 높아 유리 민주 지지자 22% “비례는 정의당 선택” “선거법 통과시켜 놓고 꼼수” 비판 우려도‘비례정당, 자유한국당에는 손해 없고, 더불어민주당에는 역풍 불까.’ 4·15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최대 변수인 ‘연동형 비례제’의 파급력을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연동형 비례제는 정당 득표율이 높지만 지역구 당선자가 적은 정당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 의석만을 위한 전담 정당(비례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의석을 뺏기지 않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당 지지층은 다른 정당에 비해 충성도가 높아 비례정당을 만드는 게 실제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9일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의 현재 지지율은 24.8%, 총선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 시 한국당을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4.7%, 비례대표 투표 시 한국당을 뽑겠다는 응답은 22.5%였다. 오차 범위에서 응답률이 사실상 같은 셈이다. 이는 한국당을 일관되게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20%대로 고정돼 있다는 의미다.더불어민주당은 다르다.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39.4%인데 총선 지역구 투표 시에는 34.9%, 비례 투표 시에는 26%로 집계됐다. 비례투표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게 나온 셈이다. 각 정당 지지자별 비례투표 의향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민주당 지지자 중 60.8%는 민주당에 비례투표를 하겠다고 했지만 22.3%는 정의당에 투표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 적지 않은 수가 지역구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정의당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한국당 지지자는 81.4%가 비례 투표 시 한국당을 선택하겠다고 답하는 등 민주당 지지자보다 충성도가 더 높았다. 이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은 비례정당을 만들더라도 정의당으로 누수되는 지지층이 적지 않아 한국당만큼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적극적으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놓고서 꼼수를 쓴다는 역풍도 맞을 수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단 오찬에서 “꼼수에는 묘수밖에 답이 없다”며 “비례정당을 이야기한 것은 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동형 비례제라는) 꼼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놓치면 억울할 2020년 10가지 ‘우주 쇼’

    [이광식의 천문학+] 놓치면 억울할 2020년 10가지 ‘우주 쇼’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특히 화려하고 장엄한 '우주 쇼'가 잇달아 펼쳐질 전망이다.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소개된 '2020년 가장 볼 하늘 이벤트 10가지'를 정리해본다. ​ 특기할 하늘 이벤트로는 두 개의 놀라운 유성우, 밝은 행성들의 짝짓기, '불의 고리'를 볼 수 있는 금환일식과 개기일식 등이 새해에 펼쳐질 천상의 하이라이트이다.​​1. 1월 4일 : 사분의자리 유성우 1월 4일 밤과 다음날 새벽까지 사분의 유성우가 쏟아진다. 정확한 극대시간은 4일 오후 5시 20분경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일몰 전이라 보기 힘들고, 밤 7시 이후부터 본격적인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약 20개 남짓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극대시간의 폭이 좁아 이날 밤을 놓치면 보기 힘들다. 3대 유성우에 속하는 이 유성우의 복사점은 목자자리 안에 있다. 이 유성우는 극대기에는 시간당 120개까지 떨어지지만, 최대 6시간 전후에 1/4 이하로 뚝 떨어진다. 2. 1월 21일 : 달 뒤에서 까꿍하는 화성 이날 심야에 초승달이 떠오르면 특별한 하늘의 이벤트를 보기 위해 쌍안경과 망원경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달은 북미, 중앙아메리카, 쿠바, 하이티 그리고 남미 저 아랫녘의 관측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붉은 별처럼 보이는 화성 앞에서 활공한다. 이 이벤트는 북미 서쪽 절반에서 일출 전에 발생한다. 붉은 행성이 보이지 않을 때, 대륙의 동쪽 절반에서는 낮에 화성이 보이지 않을 동안 달이 그 앞을 가로지른다. 한국에서는 이날 새벽 4시 13분 두 천체는 2도 거리까지 접근한다.​​3. 4월 3~4일 : 금성을 위한 '영광의 밤' 4월 초 금성은 개밥바라기로서는 플레이아데스성단과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서 빛난다. 이런 현상은 2012년 4월에 있은 후 8년 만에 나타나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8년 후인 2028년 4월 초에 다시 나타날 것이다. 4월 3일과 4일 저녁에, 우리는 서쪽 하늘에서 플레이아데스 부근에서 -4.5의 밝기로 전조등처럼 눈부신 금성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맨눈으로 보이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거의 압도할 것이다. 웬만한 배율의 망원경으로도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희푸른 별들 옆으로 떠가는 흰빛을 띤 황금빛 금성이 초승달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성이 지는 시각은 위도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밤늦게까지 하늘에 남아 있을 것이다. 4월 말에 금성은 지구 저녁 하늘에서 최대 밝기에 도달한다. 아마 UFO가 나타났다는 신고 전화가 예전처럼 빗발칠지도 모른다. 4. 4월 8일 : 올해 가장 큰 달 ​ 4월 8일 오전 11시 달은 2020년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한다. 이 거리는 지구-달 간 평균 거리인 384,400km에 비해 약 7% 가까운 357,029km다. 8시간 35분 후 달은 공식적으로 완전한 만월이 된다. 또한, 이 보름달과 우연한 달의 근지점 일치는 가장 밀물이 높은 한사리를 초래할 것이다. 이것이 '2020의 가장 큰 보름달', 이른바 슈퍼 문이 될 것이지만, 달과의 거리 변화는 관찰자들이 쉽게 알아채기 힘들다.5. 6월 21일 : 해가 반지처럼 보이는 금환일식 일어난다 2020년 두 차례의 일식 중 첫 번째는 아프리카, 아라비아, 파키스탄, 인도 북부, 중국 남부, 대만, 필리핀 해 및 태평양에서 볼 수 있다. 북미의 일부 지역에서는 볼 수가 없다. 초승달은 태양 바로 앞을 가로질러 지나가지만, 달이 지구에서 평균 거리보다 멀어 달의 겉보기 크기가 태양보다 0.6 % 작아지기 때문에 해를 완전히 가리지는 못한다. 그 결과 태양의 얇은 가장자리가 달 밖으로 비어져 나와 고리처럼 보이게 되는데, 마치 반지 같다고 하여 이를 금환일식이라 한다. 이 금환일식을 볼 수 있는 지역은 매우 한정되어 있는데, 인도 북부에서 금환일식의 경로 너비는 21km에 불과하며, 햇빛 고리는 38초 동안 지속된다. 부분일식은 거의 모든 아시아, 아프리카 및 호주 북부에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분일식을 볼 수 있다. 최대 식분은 0.554다.​일식을 쉽게 관측하는 방법은 A4용지 크기인 태양 필름을 사서 종이컵에 오려 붙인 다음 쌍안경에 끼워서 보면 된다. 어린이들이 필터 없이 천체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태양을 보지 않도록 조심시켜야 한다. 눈을 다칠 수 있다. ​ 6. 8월 12일 :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쏟아진다 페르세우스 유성우의 믿을 만한 유성우다. 8월 12일 밤에 예상되는 극대기에 하현달이 유성우 관측에 약간 방해를 하겠지만, 관측에 나서면 적어도 1분에 한 개꼴로는 유성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우가 피크에 이르렀을 때 볼 수 있는 개수는 대략 시간당 60~70개로 예측되지만, 운이 좋으면 2016년의 경우처럼 최극성을 맞아서 시간당 150~200개의 유성을 볼 수도 있다. 최고의 유성우 쇼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8월 12일에서 14일 새벽을 노리면 된다.​페르세우스 유성우는 태양을 133년에 한 바퀴씩 도는 스위프트-터틀 혜성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부스러기들이 지구 공전궤도와 겹칠 때 지구 중력에 의해 초속 60㎞ 정도의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빨려들어 불타면서 별똥별이 되는 현상이다. 유성우가 떨어지는 중심점, 곧 복사점이 페르세우스 자리에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7. 10월은 화성의 달 2018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20년 역시 화성에게 멋진 한 해가 될 것이다. 이 붉은 행성은 10월 14일 태양의 정반대 자리인 충(衝)에 이르러 황도 별자리인 물고기자리에서 황혼에서 새벽까지 볼 수 있다. 밝기는 시리우스보다 3배나 밝은 -2.6을 기록하는 만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월 30일과 10월 29일 사이 목성보다 더 밝아 지구 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행성이 되는 화성은 달과 금성 옆에서 세 번째로 밝은 천체가 될 것이다. 화성은 2018년에 비해 하늘에서 30도 더 높아 북반구에서 훨씬 더 쉽게 관측될 것이다. 10월 6일 오후 11:18(14:30 GMT) 시점에서 지구와의 거리는 6천 2백만 km다. 2035년 9월이 되어서야 다시 가까워질 것이다.8. ​12월 14~15일 : 현란한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쏟아진다 부지런한 유성 추적자들은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8월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능가하는 연간 최고의 유성우 샤워라고 생각한다. 쌍둥이 유성우는 이상적인 어두운 하늘 조건에서 시간당 60~120개의 느리고 우아한 유성우로 하늘을 수놓는다. 12월 14일 밤에서 다음날 새벽에 유성 활동 극대기에 도달할 예정이다. 달은 초승달이라 유성우 관측에 별다른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2019년의 쌍둥이 유성우의 밤은 거의 보름달에 가까운 밝은 달이 밤하늘을 지배하는 바람에 가장 밝은 유성을 제외하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유성우 관측자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10시 이후에 관측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후에는 상당한 수의 유성이 보일 수 있지만, 관측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현지 시각으로 오전 2시경이다. 유성 극대 시간에 앞서 작고 희미한 유성들이 밤하늘을 수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대기의 전후로는 크고 밝은 유성과 화구(火球)들이 출현할 것이다.​9. 12월 15일 : 개기일식​ 2020년의 마지막 일식은 남미의 3분의 2 이하 지역과 남서 아프리카의 좁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북미에서는 보지 못할 것이다. 개기일식의 좁은 경로는 남대서양에서 시작하여 남동쪽으로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를 지나기까지 25분 동안 지속되며, 그다음 남대서양을 지나 계속 진행되어 나미비아 해안 남서쪽으로 370km에 이르러 끝난다. 개기일식이 가로지르는 칠레와 아르헨티나 지역은 인구 밀도가 낮은 곳이다. 이번 일식의 최고 포인트 지점은 아르헨티나의 리오네그로 주에 있는 도시 시에라 콜로라도에서 북서쪽으로 29km 떨어진 곳이다. 여기서 경로 너비는 90km로, 개기일식은 2분 9.6초 동안 지속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식을 볼 수 없다. 10. 12 월 22일 : 목성과 토성의 '대접근' 목성과 토성은 평균 20년에 한 번 서로 접근한다. 가장 가까이 접근할 때는 대개 약 1~2도 거리 정도 떨어질 뿐이다. 그러나 12월 22일 목성과 토성은 0.1도까지 대접근하여 고배율 망원경으로 보면 한 시야 안에 다 들어오는 희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실제로 이것은 1623년 이래 두 행성이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천문학적 사건이다. 그들의 접근 거리는 보름달 크기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새해 삭풍이 불어도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새해 삭풍이 불어도

    삭막한 바람이 마당을 채우는 날. 여전히 고양이들은 쥐를 쫓고 개들은 고양이 보면 짖어 대기 바쁘다. 매해 조금씩 자라는 나무들은 온 잎을 떨군 채 삭풍을 맞고 있다. 걷는 걸음마다 뽀드득뽀드득 내는 소리. 녹지 않은 눈 밟는 소리만은 아니다. 풀이 자라는 것도 아닌데 남은 흔적들 밟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문득 큰 키를 자랑하는 은행나무를 보고 있자니 상상의 나래가 성긴 나뭇가지마다 매달린다. 저 나무가 잭과 콩나무처럼 구름을 뚫고 끝없이 자란다면 어떨까? 고양이는 빨리 달리지만 지속력이 떨어져 오래 달리지 못한다는데 그 한계가 없다면 어떨까? 늘 주변을 배회하는 새들이 끝없이 날기만 한다면? 볼 가득 도토리를 물고 가는 다람쥐 그 주둥이에 한없이 담을 수 있다면? 집을 지키는 개가 끝없이 짖기만 한다면, 한없이 먹는 것이 가능하다면? 더이상 할 수 없을 지점이 없다면 주변을 채우는 것은 상상으로 만나던 괴물이겠다. 살면서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한계를 뛰어넘으라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온당한 말일까 생각해 본다. 고양이는 보통 뛰지 않는다. 느릿느릿 걷는 모습이 일상이다. 기분 좋아 뛰는 모습은 바쁘지 않아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보일 정도다. 최대치를 뛰는 일은 영역 다툼을 하거나 사람이나 큰 동물에게 쫓겨 도망칠 때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과 달리 길고양이들에게 영역 싸움은 생존의 문제라 그 싸움이 격렬하다. 싸우지 않아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사료를 챙겨 주지만 여전히 싸움은 그치지 않고 있다. 그래도 괴물은 아니다. 우리들은 어떠한가. 힘을 믿고 이익만을 좇아 끝없이 한계를 넘어 버리고 싸우고 파괴하는 군상들. 굳이 전쟁이 아님에도 삶을 접어야 하는 많은 사건이 비일비재하고, 무소불위 힘이 무엇인지 여전히 보게 되고, 거침없이 쏟아 내는 말들은 살아 있는 창이 돼 읽는 이들은 상처투성이다. 그래도 괴물은 아닐 수 있을까? 가끔 딱따구리가 찾아와 나무에 붙어 있는 벌레를 제거하느라 따닥따닥 소리를 낸다. 그 덕에 마당이 따스해진다. 보이지 않아도 늘 그들과 함께하는 마당. 마지막 달력을 떼어 내며 한숨이 아쉬움 속에 절로 새어 나오지만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어서 고마운 한 해였다. 따뜻한 한 해였다.
  • [기고] 검찰개혁 단상/박노섭 한림대 법행정학과 교수

    [기고] 검찰개혁 단상/박노섭 한림대 법행정학과 교수

    최근 자신들을 둘러싼 개혁 논의를 대하는 검찰 조직의 행태를 보면 생각나는 게 있다. 세계적 석학인 경제학자 앨버트 O 허시먼이 제시한 세 가지 명제다. 앨버트 허시먼은 프린스턴 석좌교수 시절 쓴 ‘반동의 수사학’에서 역사적으로 변화를 거부해 온 세력이 사용한 논리를 세 가지 명제로 분석했다. 첫째,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위험 명제’, 둘째, 정치·사회·경제 질서의 일부를 향상시키려는 어떤 의도적인 행위도 개선하려는 환경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역효과 명제’, 셋째,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노력은 어떤 변화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무용 명제’가 그것이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을 하면 국민의 인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위험 명제). 그러나 국민의 인권은 검사 1인의 독단적 판단의 영역으로 두면 언제든지 그들의 생각에 따라 침해될 수 있는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기소권자가 수사까지 하게 되면 기소라는 목표에 맞춰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검찰은 자신들만이 국민 인권을 지키는 존재인 것처럼 말하며 ‘선한 독재자’의 역할을 자청한다. 그러나 ‘수사권’과 ‘기소권’은 한 기관에만 맡기기에는 너무 위험한 권한이다. 분리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검찰은 국회에서 심사 중인 수사권 조정 법안은 형사사법체계를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역효과 명제). 하지만 현재 검찰에 모든 권한이 집중된 ‘검사 지배적 수사 구조’는 100여년 전 식민 통치를 원활히 하기 위해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것이다. 수사권 조정 법안은 이러한 전근대적인 형사사법체계를 바꾸는 과정이다. 일방적인 ‘검사의 수사 지휘’를 폐지하고 ‘검경 협력 관계’를 설정해 상호 견제와 감시가 가능하다. 앞의 두 가지 명제보다 나쁜 것은 마지막 ‘무용 명제’에 입각한 검찰의 행태다. 사회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자신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국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 봤자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식을 심어 준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이제는 변화시켜야 할 때다. 그들의 명제에 더이상 속지 말자.
  • 윤석열 총장 공수처법 통과후 선거범죄 대비 강조 이유

    윤석열 총장 공수처법 통과후 선거범죄 대비 강조 이유

    윤석열 검찰총장은 31일 신년사를 발표해 전날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첫 입장을 내놓았다. 윤 총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형사 사법 관련 법률의 제·개정으로 앞으로 형사 절차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올해도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내년 4·15 총선과 관련해 “금품 선거, 거짓말 선거, 공무원의 선거 개입 등 선거 범죄에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선거 건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단순히 기계적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반칙과 불법을 저지른다면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의 선거 범죄에 대한 대비태세 강조는 ‘진짜 배지를 달려면 검찰의 선거법 기소를 피해야 한다’는 여의도에서 나도는 속설을 대변한 것이란 분석이다. 검찰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33명을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무더기 재판에 넘긴 바 있다. 당시 기소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수를 차지했다. 5년전 총선에서 전국 일선 검찰청은 4·13 총선 사범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전 더불어민주당 16명, 새누리당 11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 의원 2명 등 현역 의원 3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20대 국회에서 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은 14명으로 17대 국회 18명, 18대 22명, 19대 21명보다는 적다.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들을 정당별로 보면 자유한국당(전신인 새누리당 포함) 소속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이 3명, 민중당이 1명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0대 국회 들어 의원직 상실 사례가 없다. 검찰의 기소가 법원에서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에서 의원 본인이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배우자·직계 존비속이 300만원 이상 벌금을 선고받으면 의원 배지를 박탈당한다. 윤 총장은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때까지 우리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로 중단 없는 개혁을 계속해 나가야 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한정된 역량을 올바르게 배분하지 못한다면 ‘과잉수사’ 아니면 ‘부실수사’라는 우를 범하게 된다”며 “수사와 공소유지 등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과 절차 개선을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1월 2일 오전 9시 20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신년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이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정부 신년회에 참석한 다음 오후에는 대검에서 간부 및 직원들이 참석하는 신년 다짐회를 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두 손 이식 일년 뒤 “캔의 차가움 느끼는 게 얼마나 벅찬 일인지”

    두 손 이식 일년 뒤 “캔의 차가움 느끼는 게 얼마나 벅찬 일인지”

    “아들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진짜로 껴안아보고, 손을 맞잡는 일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여러분은 모를 겁니다.“ 영국 렌프류셔주 로크위녹에 사는 코린 허튼(48)은 지난 1월 두 손을 이식하는 수술대에 올랐다. 2013년 폐렴과 패혈증을 앓아 두 손과 두 발 모두 잘라냈다.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녀에게 두 손을 잃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남편과도 헤어졌다. 그런데 이식 수술을 받겠다고 결심한 뒤에도 맞춤한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맞춤한 사람이 나타났다고 달려가 보면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피부 조직이 완전히 다르거나 손 크기가 다르거나 해서 헛물을 켠 것이 십수 번이었다. 그렇게 5년을 기다린 끝에 리즈종합병원에서 사이먼 카이 박사 집도로 12시간 수술을 받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두 손을 동시에 이식한 것은 스코틀랜드에서는 그녀가 처음이었다.그런데 손끝까지 감각이 돌아오는 데 또 일년이 걸린 것이다. 이제는 아들 로리(11)의 손을 맞잡거나 컵을 쥐었을 때 차가운 느낌을 체감하고 있다. 여느 어머니라면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을 일을 일년의 노력 끝에 해냈다. 자선재단 ‘당신의 발 찾기(Finding Your Feet)’를 만든 코린에게는 세상을 얻은 것이나 진배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아들을 위해 도시락을 싸거나 목욕 시키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아들의 손을 맞잡고 머리칼을 쓰다듬는 것처럼 어쩌면 그들 자신을 떠들썩하게 흥분시키지 않는 자그마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내게 많은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진정 뭔가를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감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코린은 면역 체계가 작동하지 않아 처음 6개월은 꼼짝없이 병원 침상에 누워 지냈다. 하지만 지난 5월 무렵부터 “거의 새것 같은” 두 손이 의수보다 낫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아주 기초적인 일조차 남의 손을 빌어야 했지만 갈수록 나아졌다. 지금도 주로 의수를 쓰지만 이따금은 새 손으로 직접 운전해보기도 한다. 또 최근 반년 동안 심리치료도 받고 있다. 오른손은 거의 쭉 펼 수 있을 정도가 됐지만 왼손은 조금 더 사용해 구부린 것을 펼 필요가 있다고 했다.더욱 좋은 신호는 손으로 차갑고 뜨거운 것을 분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말 엄청난 순간이었다. 갑자기 주스 캔을 만지니 차가운 느낌이 전해졌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처음에는 손끝으로 느꼈는데 이제는 온손으로 느낀다.” 올해는 재활에 더욱 집중했던 만큼 새해부터는 절단 장애인과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당신의 발 찾기’ 일 등 다른 이를 돕는 데 더 열중하겠다고 다짐했다고 BBC가 전했다. 내년 3월에 하프마라톤 대회를 열 계획이다. 몸을 바쁘게 움직이는 일이 긍정적인 삶을 지키는 데 비결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생각은 날 주저앉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내 다리를 되찾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내 스스로를 많이 생각하지 않을수록 스스로 더 낫게 여기게 되더라.” 코린은 또 “기증자 가족이 ‘이제 당신이 손들의 주인이네요. 할 수 있으면 최선을 다해 살아주세요’라고 말하더라”면서 “하지만 난 (두 손을 기증한) 그녀를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공습…4개 도시 측정해보니 (연구)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공습…4개 도시 측정해보니 (연구)

    공기 중 떠다니는 유해물질 중 ‘최강’이 초미세먼지라고만 알고 있다면 이는 착각이다. 최근 영국 연구진이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공습이 시작됐음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일반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은 길이(또는 지름)가 0.02~0.5㎜의 작은 플라스틱을 의미하며, 대체로 드넓은 해양이나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생활용품에 함유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의 연구결과, 런던을 포함해 프랑스 파리, 독일 함부르크, 중국 광둥성 둥관 등지의 대기 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진이 위 4곳 중 런던의 대기에서 채취한 표본 8개를 분석한 결과, 런던 대기에서만 총 15종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검출됐다. 구체적으로 하루 평균 1㎡당 575~1008조각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은 중국 둥관에 비해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2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프랑스 파리에 비해 7배, 독일 함부르크에 비해 3배 많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킹스칼리지런던의 스테파니 라이트 박사는 일간지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대기 중에 미세플라스틱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가장 큰 우려는 우리가 이러한 사실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그렇지 않은 지에 대해 찾아야 한다”면서 “아마 다른 도시들도 이번에 조사한 4개 도시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현존하는 기술과 분석방식, 수집 방법에 제한이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더욱 명확하게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농도를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입증한 연구 보고서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는 “북극 지방의 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눈과 부빙에서 발견된 상당한 양의 미세플라스틱은 의심할 여지 없이 대기 중의 공기와 바람을 타고 이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UN)은 입자의 크기가 150㎛ 이상인 플라스틱 조각은 인체 밖으로 배출돼 건강에 해를 기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보다 작은 입자는 장기에 흡수될 위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를 옮기거나,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도록 도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X같은 돼지” 경찰관 커피컵에 욕 쓴 美 맥도날드 직원

    “X같은 돼지” 경찰관 커피컵에 욕 쓴 美 맥도날드 직원

    미국에서 한 경찰관이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주문했다가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써놓은 커피컵을 받은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캔자스주 헤링턴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한 맥도날드 매장에 들렸다가 이런 모욕을 당했다고 해당 경관의 상관인 경찰서장이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브라이언 호나데이 경찰서장에 따르면, 문제가 발생한 맥도날드 매장은 정크션 시티 1127 사우스 워싱턴 스트리트에 있는 지점으로, 캔자스 시티에서 서쪽으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다. 호나데이 서장은 모욕을 당한 경찰관의 신원을 밝히길 거부했으나 해당 경관이 맥도날드 매장에서 받은 커피 컵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했다. 거기에는 “X같은 돼지”(f**king pig)라는 욕설이 검은색 네임펜으로 쓰여 있는 것이다. 당시 해당 경관은 프리미엄 로스트 핫 커피를 주문하고 설탕 3개를 추가했었다. 그는 문제의 커피컵을 받아들고 나서 나중에 이런 문구가 쓰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즉시 매니저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해당 관리자는 사과의 뜻으로 빅맥과 라지 감자튀김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경찰관은 정중하게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호나데이 서장은 “해당 경찰관은 5년간 헌병이었던 육군 퇴역자로 두 달 전 우리 경찰서로 왔다”면서도 “그는 자신의 커피 컵에 그런 욕설을 쓴 직원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민들을 위해 봉사했고,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가지 못한 환자들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으며 초등학교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에도 참여했었다”고 말했다. 이번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문제의 욕설을 쓴 직원을 찾아내 해고하고 해당 지점은 경찰관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이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