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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ARM 품고 화웨이 제재… 위기 속 기회 엿보는 삼성·SK

    美, ARM 품고 화웨이 제재… 위기 속 기회 엿보는 삼성·SK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인수하고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끊는 미국 제재가 발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굵직한 대외변수로 ‘악재´와 ‘기회´를 동시에 직면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거래 승인 요청, 대체 수요처 발굴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영국에 본사를 둔 자회사 ARM을 400억 달러(약 47조 4000억원)에 엔비디아로 매각한다고 14일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PC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최강자인 엔비디아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최강자인 ARM이 합병하면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한다. GPU에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경쟁사들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경쟁관계인 삼성전자나 퀄컴, 애플 등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로 ARM 설계를 쓰기 껄끄러울 수 있다.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 기술 사용료를 인상하거나 독점 사용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15일부터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는 미국 승인 없이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미국의 제재가 발효되면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 하게 됐다.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들어가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대한 패널 공급을 멈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사는(지난해 구매액 208억 달러) ‘큰손´ 화웨이의 수주 물량을 잃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타격이 한동안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로 지난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7조 3000억원)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11.4%(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정부에 수출 승인을 요청한 상태이나 업계에서는 승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기간은 매출 악화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화웨이가 최근 제재 막판까지 반도체를 사 모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올라갈 것”이라며 “화웨이가 6개월~1년가량 쌓아 둔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고 난 뒤에도 미중 무역 갈등 지속으로 스마트폰을 팔지 못한다 해도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특히 화웨이가 수출을 많이 하는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타 제조사 제품으로 수요가 대체되면서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쪽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부진에 따른 기회 요인도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스마트폰,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화웨이는 5G 시장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신흥 시장에서는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 벽을 뚫으며 ‘깜짝 실적´을 낼 거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의 제재로 8월 이후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증가하면서 3분기 반도체에서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하고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TV 출하량 증가 등으로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1조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화웨이 제재, 인도·중국 간 분쟁 등으로 3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이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4조 2000억원)를 찍을 거란 전망(대신증권)도 나온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7% 오른 6만 4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가 6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2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오라클 품에 안기는 틱톡… 화웨이는 반도체 ‘묻지마 구매’

    오라클 품에 안기는 틱톡… 화웨이는 반도체 ‘묻지마 구매’

    틱톡 모기업, MS 제치고 오라클에 매각AI 알고리즘 매각 대상 제외 방침 변수中언론 “바이트댄스, 美사업 매각 안 해” 화웨이, 2년치 부품 비축에도 타격 불가피‘위챗’ 텐센트, 미 하원 출신 로비스트 고용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제재를 공언한 15일(현지시간)이 코앞에 다가오자 해당 기업들이 생존을 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을 오라클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고, 화웨이도 반도체 부품을 최대한 쌓고자 ‘묻지마 구매’를 하고 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 운영사 텐센트도 ‘로키’(저자세)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틱톡을 운영하는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 협상자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오라클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이 바이트댄스의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명분을 내세워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사업을 팔거나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이에 MS와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이 틱톡 미국 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해 왔다. 당초 MS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당국이 “사용자에게 동영상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은 매각해선 안 된다”고 선언해 판도가 달라졌다. 기업용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장악한 오라클은 이번 거래로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갈 접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중국 관영 중국신문사는 14일 오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바이트댄스가 MS와 오라클 어디에도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경보 역시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이 틱톡 미국 사업을 팔지 않도록 하는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 막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도 ‘고통의 시간’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전면적인 반도체 제재가 발효돼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매할 수 없어서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상무부 공고에 따르면 15일부터 미국 회사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반도체 기업은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제품을 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11월 미 대선 때까지는 반도체를 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한국과 일본, 대만 등에서 최대 2년치 부품을 매집한 것으로 추산한다. 그럼에도 WSJ는 “화웨이가 내년 상반기부터 비축 부품이 동이 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 세계에서 12억명 넘게 쓰는 SNS ‘위챗’을 관리하는 텐센트도 ‘운명의 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회사인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사라지면 중국 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생활필수품이 된 위챗을 내려받지 못한다. 다만 CNN방송 등은 “애플 등 미 업체들의 청원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위챗 제재는 상징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텐센트 또한 미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 에드 로이스를 로비스트로 영입하며 제재 수위를 최소화하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항체 형성률 또 0.1% 미만… 집단면역은 사실상 불가능

    항체 형성률 또 0.1% 미만… 집단면역은 사실상 불가능

    방역당국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항체 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항체를 가진 사람이 1440명 중 서울 거주자 1명(0.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전략 중 하나로 꼽혀 온 집단면역이 쉽지 않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확산 이전인 6~7월 조사인 데다 표본 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4일 이 같은 항체가 추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 대부분은 감염으로부터 2~3주 뒤 면역력을 가진 항체를 갖는다. 항체가 조사는 항체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를 앓았던 ‘숨은 감염자’를 포함해 실제 환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알 수 있다. 앞서 1차 항체 조사(3055명 대상)에서도 검체 1건에서만 양성반응이 나타나 항체 형성률은 0.03%에 그쳤다. 1, 2차 조사 모두 항체 형성률이 0.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보면 국내에 숨은 감염자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방대본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와 생활방역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는 집단면역을 이루려면 전체 인구의 50~60%가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집단면역을 코로나19 방역 전략으로 고려할 상황은 아닌 셈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조사 기간인 6~7월 기준으로 봐도 환자가 1만명이 넘는 상황이었는데 표본 1440건으로 (조사 결과가 대표성을 띠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한계를 인정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1500명 정도 조사했기 때문에 잠복 감염, 무증상 감염 규모를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시기적으로도) 현재 수도권 유행 상황을 반영하기에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항체 형성률 0.07%를 우리나라 전체 국민 5000만명에 대입해 볼 때 약 3만 5000명이 감염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환자 2만 2285명과 비교하면 숨은 감염자가 1만 3000명에 달한다고 예측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불분명하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대구·경산 지역 3300명과 군 입소 장병 1만명, 지역 대표 표본집단 1만명의 항체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치킨배달 가장’ 사지로 몬 음주운전 30대여성 구속(종합)

    ‘치킨배달 가장’ 사지로 몬 음주운전 30대여성 구속(종합)

    만취 상태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 중앙선을 넘어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50대 가장을 숨지게 해 국민적 공분을 산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부장판사 김병국)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혐의를 받고 있는 A씨(33·여)에게 “도망할 염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통상 구속기간(10일) 만료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돼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경찰서를 나서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낮 최고기온이 26도를 육박하는 날씨에도 검정색 롱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그는 취재진의 물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대답도 않은채 황급히 호송차에 올라탔다. A씨는 지난 9일 0시53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2차로에서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달리던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 B씨(54·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가 처음 만난 C씨(47·남) 회사 법인 차량인 벤츠를 몰고 1㎞가량을 운행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 받아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검거 당시 경찰 조사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한 경위에 대해 횡설수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재조사 당시에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사고를 당한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B씨는 인근에서 치킨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이날 직접 치킨 배달을 하러 오토바이를 몰고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B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그의 딸이 사고 다음날인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9월9일 오전 1시께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자 B씨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나가셨다”면서 “알바를 쓰면 친절하게 못한다고 직접 배달을 하다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가족은 한 순간에 파탄이 났다”면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 나가지 않게 부탁드립니다”고 호소했다. B씨의 딸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운영 업체에 ‘배달이 오질 않는다’고 항의한 고객의 댓글에 ‘우선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의 딸이구요, 치킨 배달을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이 안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글이 게시되자 항의글을 남긴 고객은 게시글을 삭제했다. B씨의 글은 하루새 20만명을 돌파해 청와대 답변 요건을 갖춘 데 이어 글 게재 5일째인 14일 오전 55만여 명이 동의했다. 이어 11일에는 김창룡 경찰청장도 사고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음주 사망사고를 낸 A씨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해 입건했다. 사고 당시 A씨의 승용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 C씨에 대해서도 ‘음주운전방조’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美 화웨이 제재에 엔비디아 ARM 인수..격랑의 반도체 시장 국내기업 득실은

    美 화웨이 제재에 엔비디아 ARM 인수..격랑의 반도체 시장 국내기업 득실은

    14일 미국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인수하고 15일부터는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끊는 미국 제재가 발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간 패권전쟁도 더 요동치게 됐다. 미국은 자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가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설계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ARM을 품으면서 반도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확대하게 됐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대표 기업 화웨이의 손발이 묶이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까지 제재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어 ‘반도체 굴기‘(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에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굵직한 대외변수로 ‘악재’와 ‘기회‘에 동시에 직면하게 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거래 승인 요청, 대체 수요처 발굴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며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이날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영국에 본사를 둔 자회사 ARM을 400억달러(47조 4000억원)에 엔비디아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엔비디아는 GPU에 중앙처리장치(CPU)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경쟁사들은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경쟁관계인 삼성전자나 퀄컴, 애플 등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로 ARM 설계를 쓰기 껄끄러울 수 있다. 엔비디아가 ARM의 설계 기술 사용료를 인상하거나 독점 사용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장 15일부터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는 미국 승인 없이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미국의 제재가 발효되면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못 하게 됐다.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칩도 제재 대상에 들어가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대한 패널 공급을 멈춘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반도체를 많이 사는(지난해 구매액 208억 달러) ‘큰손’ 화웨이의 수주 물량을 잃게 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타격이 한동안 불가피해졌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로 지난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7조 3000억원)였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의 비중은 11.4%(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정부에 수출 승인을 요청한 상태이나 업계에서는 승인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단기간은 매출 악화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화웨이가 최근 제재 막판까지 반도체를 사 모으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올라갈 것”이라며 “화웨이가 6개월~1년가량 쌓아 둔 반도체 재고를 소진하고 난 뒤에도 미중 무역 갈등 지속으로 스마트폰을 팔지 못한다 해도 수요는 사라지지 않고, 특히 화웨이가 수출을 많이 하는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타 제조사 제품으로 수요가 대체되면서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쪽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부진에 따른 기회 요인도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스마트폰,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을 가져오며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화웨이는 5G 시장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글로벌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선진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 신흥 시장에서는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3분기 7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원대 벽을 뚫으며 ‘깜짝 실적‘을 낼 거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미국의 제재로 8월 이후 화웨이의 긴급 주문이 증가하면서 3분기 반도체에서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하고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TV 출하량 증가 등으로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1조 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화웨이 제재, 인도·중국 간 분쟁 등으로 3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이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4조 2000억원)를 찍을 거란 전망(대신증권)도 나온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7% 오른 6만 4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가 6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2월 2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트럼프 “美는 100억불 쓰며 北에서 南 지키는 호구”

    트럼프 “美는 100억불 쓰며 北에서 南 지키는 호구”

    트럼프 대통령, 우드워드 신간 ‘격노’서남한과 연합이 이익이라는 미군 입장에“끔찍한 흥정”, “100억불 쓴다”며 비판실제 주한미군 주둔비용은 45억 달러미군 주둔, 동북아 균형자 역할도 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남한을 북한으로부터 지키면서 100억 달러(약 11조 8000억원)를 쓰는 호구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투입액 규모를 지나치게 과장했을 뿐 아니라 동북아지역 안보 정세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5일 첫 인터뷰에서 우드워드가 ‘그간 미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남한과 연합하는 게 이익이라고 해왔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틀렸다. 끔찍한 흥정이다”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남한을 보호하고 있고, 남한은 텔레비전과 배와 그 밖의 모든 것으로 거액을 벌고 있다”며 “하지만 (남한을 지키는데) 100억 달러가 든다. 우리는 호구들”이라고 했다. 워드워드는 책에 주한미군 주둔에 매년 약 45억 달러가 소요되며 이중 9억 2000만 달러를 한국 정부가 지불한다고 썼다. 주한미군이 남한을 북에게서 지키려 주둔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어폐가 있다. 미군은 중국 및 러시아를 견제하는 등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책에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염두에 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한국인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3만명의 병력을 유지하는 비용을 내고 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뺏고 싶어하는 돼지저금통”이라고 했다. 또 2017년 방한 때는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과 함께 헬기로 이동하다 삼성 건물을 보고 “한국은 부국이다. 고층건물과 고속도로, 지하철을 봐라.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사령관이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짓는데 한국이 “100억 달러(전체 건설비의 92%)를 썼다”고 하자 “왜 한국이 비용 전부를 내지 않았느냐”고 한술 더 뜨기도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여기는 인도] 21세기에도 여전한 ‘마녀사냥’…70대 여성 살해돼

    [여기는 인도] 21세기에도 여전한 ‘마녀사냥’…70대 여성 살해돼

    수 백 년전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마녀사냥은 인류의 가장 부끄러운 역사이자 악습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전히 몇몇 여성들이 악습의 피해로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북동부 자르칸트주 금라에 살던 75세 여성은 지난 9일 자신의 살던 지역에서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이 여성은 사건 당시 자신의 집 앞에 앉아있었는데, 그녀를 마녀로 내몬 이웃집 여성이 날카로운 막대기로 피해자를 찔러 사망에 이르게 했다. 피해 여성의 아들은 “어머니를 살해한 이웃은 어머니를 ‘마녀’라고 불러왔으며, 어머니가 가는 곳마다 유령이 나타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2년 전에도 어머니를 마녀로 내몰며 살해하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현지에서는 마녀사냥과 연관된 살인 사건이 이전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재인식이 필요할 만큼 인도 전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인도의 또 다른 마을에서는 여성 3명이 마녀로 낙인찍혀 해당 마을 남성들에게 쫓겨났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마녀로 간주되는 이 여성들 때문에 마을 주민과 가축이 병에 든다며 누명을 씌웠다. 지난 5월에도 뉴델리 동남부의 한 마을에서 역시 여성 3명이 마녀로 내몰려 구타를 당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여성들이 흑마법을 부린다고 주장하며 심하게 구타하고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지난주에는 비하르주의 한 여성은 가족들로부터 마녀사냥을 당했다. 가족들은 이 여성의 몸에 마녀를 의미하는 낙인을 찍은 뒤 머리를 강제로 자르고, 사람의 대변을 먹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갔다. 이교도를 박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마녀사냥은 15∼17세기에 유럽, 북미, 북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행해졌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인도는 2005년 마녀사냥을 방지하는 법률까지 제정했지만, 치안이 불안정한 외딴 마을에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인도 내에서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는 마녀사냥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만연한 인도 사회의 여성차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무급휴직 허리띠 죈 항공사 직원들…씀씀이 줄이며 ‘해고 당할라’ 조마조마

    유·무급휴직 허리띠 죈 항공사 직원들…씀씀이 줄이며 ‘해고 당할라’ 조마조마

    유급휴직 직원은 배달 서비스 뛰어들고‘무급’은 고용유지지원금 받게 몰래 알바농촌일 도와 생활비… 마이너스통장 필수자녀학원·외식비 등 줄이며 최대한 버텨“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분위기 지속될 듯”지난 4월부터 기본급의 70%만 주는 유급휴직에 들어간 국내 항공사 직원 A씨는 요즘 제과제빵 학원에 다니고 있다. 직업적 불안감 때문이다. A씨는 “언제 무급휴직으로 전환될지, 언제 ‘정리해고’ 칼바람이 휘몰아칠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먹고살려면 뭐라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급휴직 중인 저비용항공사 직원 B씨는 카페에서 몰래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4대 보험에 가입하면 정부가 월 50만원씩 3개월간 최대 150만원을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아닌 동네 카페에서 소일거리 정도로만 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급휴직 중인 직원 가운데 딜리버리 서비스업에 뛰어든 사람도 꽤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대한항공 휴직자 규모 50% 넘어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휴직자 규모가 50%를 훌쩍 넘는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긴 대형 항공사들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운용하는 역발상으로 2분기에 흑자를 냈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위태로운 노동 환경 속에서 마음을 졸이며 지내고 있다. 특히 운항이 없어진 객실 승무원은 70% 이상이 휴업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노선의 90%가 끊겼기 때문이다. 현재 출근 중인 한 관계자는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진 상황 같다”며 공허한 분위기를 전했다. 무급·유급 휴직 중인 직원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자녀의 학원비나 외식비, 의류비와 함께 고정 지출도 최대한 줄이며 버티고 있다. 농촌 일손돕기로 생활비를 버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타 업종으로 이직을 고려하며 준비 중인 직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605명 해고… 실직 불안감 확산 이들은 항공업계가 언제쯤 다시 살아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두려운 건 정리해고다.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지난 7일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면서 항공업계에 대규모 실직 사태가 머지않아 현실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업계 전반에 번지기 시작했다. 마른하늘에 ‘해고’라는 날벼락을 맞은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노사 갈등까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리해고자 명단에 포함된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이번 정리해고는 노조를 타깃으로 했다”면서 “정부는 항공산업을 지원한다면서 이스타항공에는 어떤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배경에서 항공사들은 2분기 흑자를 기록하고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불황형 흑자’여서 업계가 되살아날 전조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영업비용은 1조 5424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 줄었다. 인건비 2024억원, 유류비 6340억원, 시설이용료 등 공항 관련비 3714억원을 줄인 끝에 흑자가 난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흑자라고 다 같은 흑자가 아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제 살을 깎아서 낸 영업이익”이라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수십만 명 죽어도… 미국인들 왜 마스크 안 쓸까

    수십만 명 죽어도… 미국인들 왜 마스크 안 쓸까

    미국 워싱턴DC 및 인근에서 마스크 착용은 상식이다. 인적이 없는 곳에서 산책을 하다가도 타인이 다가오면 재빨리 마스크를 쓰면서 거리를 두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교외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주말 찾은 오하이오주 에리 호수의 헌팅턴비치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막바지 일광욕을 즐기는 인파가 몰리면서 주차장은 가득 찼지만 일부 노인들을 제외하면 실내 시설에도 마스크 없이 들어가는 경우가 꽤 많았다. 오하이오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 2140명으로 인구 87명당 한 명꼴이다.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워싱턴DC 및 34개 주로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시민들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마스크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착용을 거부한 통학버스 운전사는 직무에서 배제됐고, 마스크 착용이 곧 범죄자를 연상시키다며 법원 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4월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던 뉴욕시가 14일(현지시간)부터 지하철이나 버스 탑승 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50달러(약 5만 9000원)의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보도했다. 마스크 착용 여부는 역무원이나 경찰이 검사한다. 적발 시 무료 마스크를 먼저 제공하는데 이를 거부하면 벌금이 부과된다. 규제 강화 이유는 마스크 의무화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 7월 뉴욕 버스 노조는 일부 노선에서 탑승자의 60%만 마스크를 쓴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부는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의학적 사실을 믿지 못한다. 뉴저지 지역 언론들은 레이크우드에서 지난 9일 13명의 학생들을 태운 통학버스 운전사가 이틀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 적발돼 해당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운전사는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버지니아비치의 교육 이사회에도 이사 중 한 명이 ‘의학적 의심’을 이유로 회의장 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채 퇴장했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문제다. abc방송은 살인혐의로 메인주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흑인 캐린 리브스가 마스크를 쓰면 배심원들에게 범죄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착용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리브스의 변호사는 ‘흑인이 마스크를 쓰면 인종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를 제출했다. 반면 판사는 코로나19로 법원 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여전하다. 인기드라마 ‘빅뱅이론’에 출연했던 칼리 쿠오코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마스크를 쓰고 줄넘기를 하는 동영상을 올렸는데 “운동할 때는 마스크가 필요 없다”거나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면 건강을 위협한다”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에 쿠오코는 “다른 이와 밀폐된 공간에 있다면 언제나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원칙에 준해 답했다. 의사인 로버트 클리츠만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초대받은 생일파티에서 마스크 착용자가 자신뿐이어서 민망했던 경험을 토대로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걱정하며 집단의 암묵적 압박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마스크 착용이 새로운 규범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책임진다던 택시기사, 어머니 죽음에 무엇을 책임졌나”

    3년 전 구급차 사고로 보상금 타내려던 기사 택시가 10분 막아서 응급실 2시간 늦게 들어가‘죽으면 책임진다’는 말 평생 안고 살게 돼 73만명 청원 동의하자 미온적 경찰 태도 바뀌어돌아가시고도 ‘피해자’ 되지 못한 어머니 재판서 혐의 대부분 인정했지만 반성 없는 기사 “어머니가 쇠약해지긴 했어도 분명히 그날은 돌아가실 날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쭉 지켜봤거든요.” 지난 7월 초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을 올렸던 김민호(46)씨는 “경찰이 엄정하게 수사를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수사가 길어지는 데에 대해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같은 달 말 “어머니의 사망 원인인 위장관 출혈이 고의적인 이송 방해로 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며 택시기사 A씨를 살인, 살인미수, 과실치사·치상, 특수폭행치사·치상, 일반교통방해치사·치상 등 9개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에서 결론을 못 내리는 사이, A씨의 재판은 시작됐다. 현재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폭행, 업무방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이다. A씨는 “(환자가) 죽으면 책임질게”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고인은 ‘피해자’가 아니라고 한다. 한순간에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가 억울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씨는 13일 “그렇게 험한 꼴을 보시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경찰이)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따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 편히 모시려고 부른 사설 응급차 지난 6월 8일 그 사건은 아직도 김씨에게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병원에 가시는 날은 항상 차로 모셔다 드렸던 김씨는 그날 처음으로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기력이 약해져 식사도 못 하시는 걸 보고 병원 가는 길이라도 편히 누워 가실 수 있게 구급차를 부른 것이다. 구급차에 아버지와 아내를 먼저 태워 보내고 김씨도 입원 준비 물품을 챙겨 막 출발하려고 할 즈음, 아내한테 전화가 걸려 왔다. ‘택시와 사고가 났는데 구급차를 보내 주질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이 다쳤어? 구급차를 안 보내 주는 사람이 어딨어?” 김씨가 사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날이 더워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뜨거운 열기가 올라왔다. 구급차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차들은 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막 도착한 119구급차에 어머니를 태워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그때만 해도 5시간 뒤 어머니가 돌아가실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김씨는 지금도 “(택시가) 막아서는 일만 없었더라면 순조롭게 됐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다. 그날 김씨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쯤. 간호사는 “방금 전 음압병상이 다 찼다”면서 대기해야 한다고 했다. 구급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기다려야 했던 어머니는 오후 5시 30분쯤에야 응급실에 들어갔다. 얼마 후 아내가 “어머니가 하혈을 한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의사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며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김씨는 그 상황에서도 “어머니가 고통스러우실 텐데 수면 내시경을 하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으나 “수면으로 하면 의식이 안 돌아올 수 있어 위험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검사가 진행됐지만 어머니는 과다출혈로 그날을 넘기지 못했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진 거죠.” ●사고 조사 더뎌 묻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청와대 청원 올려 사고 현장 블랙박스 영상을 본 건 장례를 치르고 한참 뒤였다. 그때부터 김씨의 머릿속에서는 “죽으면 책임진다”는 택시기사의 말이 떠나질 않았다. 술을 마시며 억울하고 분통한 마음을 달래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씨는 “평생 ‘그 말’(죽으면 책임진다)을 안고 살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내와 함께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A4 용지 4쪽 분량의 진정서도 제출했다. 괴로운 마음을 꾹꾹 눌러 가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리고 6월 말쯤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 “조사를 하셨나요.”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김씨의 기대에 못 미쳤다. A씨에 대한 1차 조사만 진행된 상태였다. 사 건이 묻힐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진정서 내용을 축약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로 했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이 옆에서 도왔다.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공감에 언론에서 다루자 수사 급속도 청원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변호사가 청원 글이 올라온 지난 7월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청원 글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달 뒤 73만명 넘는 인원이 청원에 동의했다. 김씨는 “부모가 아프면 사설 구급차나 119를 불러 병원에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들이 분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원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경찰도 바빠졌다. 강력팀이 추가로 투입됐다. 이용표 당시 서울경찰청장은 청원 후 사흘 만에 기자간담회에서 “현재는 (택시기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이 돼 있지만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지난 7월 24일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가 열렸다. 김씨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만큼 A씨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일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데 A씨가 법정에 들어가면서 취재진 질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밀치는 듯한 모습을 보고 김씨는 다시 한번 실망했다. 그는 “(A씨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정말 큰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면 그래도 ‘반성하고 있구나’란 생각에 화도 덜 냈을 텐데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A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3년 전에도 구급차와 사고를 낸 뒤 돈을 타내려 했고,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긴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김씨는 공소장 내용을 접한 뒤 “기가 막힌다”면서 “보험금을 탈 생각이었으면 구급차를 보내 주고 처리해도 다 받을 텐데 왜 10분 넘게 붙잡아 놓고 어머니 사진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1호 답변… “긴급차, 고의 운전방해 범칙금 상향” 김씨 측은 A씨를 상대로 5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소장에는 “고의적인 환자 이송방해 행위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면서 환자는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A씨가 환자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A씨의 인적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사실조회 신청을 하고 회신을 기다리는 상태다. A씨에 대한 형사 재판은 지난 4일 시작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일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를 제외하고는 공소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재판을 참관하진 않았다. 김씨는 “굳이 (A씨를) 보려면 보겠지만 사과 전화도 안 왔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김씨가 올린 청원 글에 직접 답변했다. 김 청장 취임 후 ‘1호 답변’이다. 김 청장은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떠나 보낸 김씨와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어 “(구급차, 소방차 등) 긴급 자동차의 운행을 고의로 방해하면 형법 등 관련 법령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히 수사해 사법처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운전자 경각심 제고와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자동차 진로 양보를 불이행하면 범칙금 수준을 크게 상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양보 안 한 운전자에게 범칙금 수준을 높이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구급차나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게 차들이 일제히 좌우로 길을 비켜 주는 ‘모세의 기적’을 보면 누구나 감동을 받고, 반대로 길을 가로막고 있으면 화가 난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모세의 기적이 상식이 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고받아야 할 秋장관이 ‘이해충돌’ 당사자 가능성… 제도 보완 필요”

    “신고받아야 할 秋장관이 ‘이해충돌’ 당사자 가능성… 제도 보완 필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이번 주 초 권익위 차원의 법률적 검토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또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이제 기속력을 갖고 정착해 가는 단계”라면서 “제도 취지를 살리고 규범력을 유지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법무부 장관 자녀의 검찰 조사에 대한 이해충돌 논란이 있는데. “현재 권익위에 법무부의 이해충돌 부분과 관련한 유권해석 요청이 와 있다. 자녀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법무부 장관 자리에 있는 것이 이해충돌 아니냐는 것이다.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실제로 이해충돌에 해당되는 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 예를 들면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든지 관여했다든지, 이런 부분이 사실상 확인이 될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는 권익위가 조사권이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어 실제로 그 내용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 이 때문에 법무부에 그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동시에 검찰에 그런 사건에 관한 지시나 영향력을 받은 적이 있는지 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통해 사실관계가 확정되면 그에 따라 이 부분이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인지, 조치는 적절했는지 판단해야 한다. 그렇게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권익위 유권해석은 만약에 관여했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게 아니라면 이런 가정에 따라 법률적 유권해석을 할 수밖에 없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정확하고 엄격하며 공정한 법률적 판단을 위해 부득이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거기에 대해 법무부나 검찰이 엄정하고 정확한 답변을 해 주기를 바란다.” -언제쯤 검토가 마무리되나. “이해충돌과 관련해서는 법무부와 검찰, 부정청탁에 대해서는 국방부 등에 지난주 사실관계 확인 요청을 했다. 법률적 검토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답변이 오면 이번 주 초에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답변이 제대로 오지 않으면 결국은 가정법에 의한 유권해석을 내릴 수밖에 없다.” -법무부 장관의 직무 참여를 일시 중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이해충돌이 일어날 때 사전에 기관장에게 신고하고 이해충돌을 회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이미 사전 회피의 단계가 지난 데다 당사자가 기관장이기 때문에 제도 자체의 한계가 있다. 입법 과정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올 추석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 상향이 ‘음식 3만원, 경조사 5만원, 선물 5만원’ 규정의 전반적 조정으로 이어질 것인지. “선물과 음식, 접대를 통한 부패 관행을 반성하면서 청탁금지법상 ‘3·5·5’ 규정이 만들어졌고 2016년 9월 시행된 이후 4년밖에 안 됐다. 이제 청탁금지법이 기속력을 갖고 정착해 가는 단계인데 그동안 경제 부처나 일부 유통회사 등에서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왔다. 하지만 제도 취지에 대해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여론조사를 해 보면 대다수 국민과 공무원 95% 가까이가 청탁금지법의 긍정적 측면을 좋게 평가한다.” -이번 상한액 상향의 배경은. “기준을 완화하는 차원이라기보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정 분야의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것이 절박하고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한시적 조치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고 정상적인 거래가 잘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유례없는 태풍과 홍수로 농가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조용한 추석 연휴를 보내게 돼 농가들은 3중고를 겪게 된다.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자는 취지에서 권익위가 어려운 결정을 했다. 권익위 내부에서도 고민과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한시적인 상향에 대해서는 권익위 전원위원회 위원들이 대부분 동의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이 8년째 국회에 계류돼 있는데. “최근에도 공직사회 이해충돌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공직자 이해충돌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 요구가 많았다. 청탁금지법 제정 당시 국민 우려를 해소하고자 이해충돌방지법이 국회에 같이 제출됐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무산됐다. 법 제정은 못했지만 이해충돌방지 내용을 담은 공무원 행동강령이 만들어졌다. 공직자들의 여러 이해충돌 문제를 규율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법 제정이 무산되면서 국민들의 요구와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거의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이해충돌방지법을 갖고 있다. 우리도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돼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예방하고 적절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올해 정기국회에서 정부 입법안이 논의될 것이다.” -처리 전망은. “최근 당정 협의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이 처리돼야 한다고 국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의정활동이 침해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일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의정활동이 저해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그런 우려가 충분히 해소될 수 있도록 제도적 조치를 사전에 마련하겠다. 입법부를 충분히 설득한다면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 정무위에는 권익위가 피신고자를 조사할 수 있는 법안이 계류돼 있는데. “권익위가 부패 신고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도적 한계가 상당히 많다. 현행 법으로는 부패 신고를 접수했을 때 신고자 진술과 신고자가 제출한 자료만 근거로 해서 부패 여부를 판단하도록 돼 있다. 권익위가 피신고자는 조사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때문에 부패 행위에 대한 실체 파악이나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 권익위가 부패방지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하도록 주문하고 있지만 그러려면 부패행위 신고를 받았을 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조사권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고가 없더라도 심각한 부패행위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 권익위가 선제적으로 직권 조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는 신고자가 불순한 의도를 가졌을 때 피신고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응할 수가 없다. 무고나 명예훼손 등으로 인권이 침해되고 실체적 진실이 훼손될 수도 있다. 부패방지 컨트롤타워로서 제대로 역할하는 것은 물론 피신고자 인권 보호, 실체적 진실 규명 차원에서도 조사권이 필요하다.” -최근 권익위의 국민의견 조사 결과가 지나치게 정부 정책 편향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그런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권익위는 여론조사를 하는 게 아니다. 신문고를 두드린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다. 2008년부터 이런 절차로 900건 가까이 제도개선 권고안이 만들어졌다. 최근 부동산과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조사도 국민 의견을 제도에 반영하고 그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재임 기간에 꼭 해결하고 싶은 것은. “권익위는 암행어사 기관이다. 권익위의 마스코트가 암행어사와 신문고다. 암행어사는 마패가 있다. 이 마패가 조사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권익위에 마패를 쥐여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현재 국가청렴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80여개국 가운데 39위에 불과하다. 20위권에 진입하는 게 제 임기 중 목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배달라이더·온라인몰도 지원… 부동산 임대업·약국은 제외

    배달라이더·온라인몰도 지원… 부동산 임대업·약국은 제외

    유흥주점·골프장 등 사회통념상 지원 배제수도권 음식점 매출 감소 증빙 필요없어‘코로나 실직’ 땐 가구 단위 최대 100만원올 창업자는 매출 안 줄었으면 지원 회수아동 돌봄·통신비는 별도 신청 안 해도 돼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소상공인과 고용취약계층, 육아부담가구, 취업준비생 등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하면서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되는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역별로, 업종별로, 시기별로 지원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13일 서울신문이 주요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는 업종은. “지역이나 매출 증빙에 상관없이 200만원씩 지원되는 12개 고위험시설 가운데 유흥주점과 무도장 운영업은 제외된다. 다만 접대부가 없는 단란주점은 유흥업이라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매출 감소를 증빙하면 100만원씩 받을 수 있는 지원금에서 제외되는 업종으로는 ▲전문직 업종 ▲사회통념상 제외되는 업종 등으로 분류된다. 구체적으로 금융·보험업,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업, 약국, 병원, 동물병원, 예술품·골동품·귀금속 중개업, 부동산 컨설팅업 등은 고소득 전문직이기 때문에 지원되지 않는다. 부동산 임대업도 지원 대상에서 빠지지만, 부동산 관리업과 6개월 이상 사업을 지속한 부동산 자문·중개업 등 소규모 부동산업자는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도박과 담배 관련 업종이나 성인용품 판매점, 경마업, 골프장 운영업, 신용조사·추심대행업, 점집 등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온라인 사업자도 지원받을 수 있지만 온라인게임 아이템·게임 아바타 중개업 등 사행성이 있다면 지원받지 못한다. 이에 대한 상세 가이드라인이 조만간 발표된다.”-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영업시간이 제한됐다. 매출 감소를 증빙해야만 하나. “증빙할 필요가 없다. 식당과 카페는 고위험시설에 포함되지 않지만, 수도권에 한해선 거리두기 상향으로 영업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150만원씩 지급된다. 정부가 행정 정보를 활용해 대상자를 사전에 선별하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내하기 때문에 추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개설될 통합시스템 또는 각 지역 주민센터를 통해 신청만 하면 즉시 지급된다.” -올해 음식점을 열어 지난해 매출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코로나19 진정세가 보이면서 매출이 반짝 올랐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달 다시 떨어졌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 “받을 수 있다. 올해 창업한 소상공인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하면 즉시 10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제출 서류가 맞는지 여부는 추후 확인하며, 만약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 보조금 환수 절차에 따라 반납해야 한다. ‘선지급 후확인’이다.” -배달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데 이번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 “1차 지원금 수령과 소득감소 여부에 따라 다르다. 1차 지원금을 이미 받았다면 별다른 소득 증빙 없이 정부 안내문자를 받고 별도로 개설될 고용노동부 홈페이지 또는 각 지역 고용센터에 신청하면 50만원이 지급된다. 1차 지원금을 받지 않았다면 지난해 과세 대상 소득 기준으로 5000만원 이하이며, 올 8월 소득이 비교 대상 기간 소득보다 25% 이상 감소한 사실을 증빙해야 한다. 비교 대상 기간 소득은 ▲지난해 월평균 소득 ▲올 6월 또는 7월 소득 ▲지난해 8월 소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소득 감소를 증명하지 못하면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종업원으로 일하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소상공인이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가 아닌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 “소상공인·특고 지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실직이나 휴폐업으로 소득이 감소했다면 긴급 생계지원비로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개인이 아닌 가구 단위로 지급된다.” -아동 돌봄지원금은 어디서 신청할 수 있나.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미취학 아동은 아동수당 계좌를 통해, 초등학생은 스쿨뱅킹을 통해 1인당 현금 20만원이 입금된다. 다만 학교 밖 아동은 별도 신청을 해야 한다.” -통신비 지원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따로 신청할 필요 없다. 본인 명의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별도 신청 없이 9월분 요금청구 내역에서 자동으로 2만원을 감면받고 통신비가 2만원보다 낮다면 여러 달에 걸쳐 지원된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니콜라 사기’ 보고서 파문 일파만파

    ‘니콜라 사기’ 보고서 파문 일파만파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는 미국 전기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니콜라 측은 “공매도 세력의 주가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지만 이를 잠재우기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 따르면 니콜라를 뒤흔든 것은 미국의 금융정보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니콜라는 완전한 기능의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며 “기술역량, 파트너십, 제품 등과 관련해 ‘수많은 거짓말’을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니콜라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이 지난 10년간 거짓말을 해왔으며, 니콜라가 만들었다고 한 트럭 샘플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더군다나 니콜라가 과거 공개했던 세미 트럭 고속도로 주행 영상은 언덕 꼭대기로 트럭을 견인한 뒤 아래로 굴러가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특히 앞서 8일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하며 제휴하기로 한 가운데 나와 파문이 커졌다. 힌덴버그는 “밀턴은 적잖은 거짓말로 대형 자동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왔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월가에서 공매도 전문분석기관인 시트론 리서치가 힌덴버그의 손을 들어줬다. 시트론은 11일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가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와 관련한 모든 사기를 드러냈다”고 썼다. 심지어 시트론은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경우 힌덴버그에게 관련 비용의 절반을 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니콜라는 즉각 반발했다. 니콜라 측은 이날 “우리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부터 수익을 내려고 주가를 조종하는 행동주의 공매도 세력이 ‘보고서’라는 걸 냈다”며 “이건 정확하지 않고 보고서라고 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아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산 후 갚으면서 차익을 올릴 수 있다. 니콜라는 힌덴버그를 공매도 세력으로 치부한 것이다. 니콜라 측은 이어 “그들은 마땅히 받아야 할 관심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며 “우리는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반박할 것”이라고 했다. 밀턴 CEO는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의 주장은) 일방적인 거짓”이라는 글을 직접 올렸다. 니콜라는 동시에 힌덴버그를 상대로 한 소송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미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4.48% 폭락한 주당 3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11.33% 폭락한 뒤 또 큰 폭 내린 것이다. 지난 사흘 동안 낙폭이 무려 35.80%에 이른다. 6월 9일 79.73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무려 59.70% 급락한 것이다. 니콜라 충격파에 파트너십을 선언한 GM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GM 주가는 “니콜라 사기” 소식이 전해진 10일 5.57% 곤두박질쳤다. GM 측은 “니콜라와 협력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추미애 보라”…국민의힘, ‘軍 사진 인증’ 릴레이

    “추미애 보라”…국민의힘, ‘軍 사진 인증’ 릴레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관련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녀들의 군 복무 인증 사진을 잇달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의원 대화방에서 “여당이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을 물타기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자녀들의 군 복무 시절 촬영한 자랑스러운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우리당 소속 의원 자녀분들이 훌륭히 군 복무에 임하고 있거나 마쳤음을 나타내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여권 일각에서 추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을 부인하며 ‘국민의힘 자녀들은 대부분 군대를 안갔다’, ‘군대 다녀왔으면 이런 주장 못한다’고 반발한 데 대한 맞불성 이벤트로 풀이된다. 실제 조수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당 의원들 전체 대화방에서 이색 컨테스트가 펼쳐지고 있다”면서 곽상도 의원과 송석준 의원 아들 사진을 올렸다. 조 의원은 “남성 의원 본인, 아들들의 군 복무 시절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며 “한눈에 봐도 누가 아버지인지, 누가 아들인지를 찾을 수 있다. 훈훈하다”고 했다. 송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독려에 앞서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해병대 군복을 입고 있는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추 장관을 비호하는 여당 인사들은 야당 의원들이 애들을 군대에 안 보내 봐서 군대 보낸 부모 심정을 잘 모른다고 하는데 명백한 현실 왜곡”이라며 “험한 부대에서 성실하게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사람도 있는데 누구는 상대적으로 편한 부대에서 근무하며 온갖 특혜를 누리려고 하고,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니 기가 찰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군 사진 공개 기사를 소개하며 “이제는 처지가 완전히 뒤바뀐 듯. 옛날엔 더불어민주당 사람들이 이런 사진 올렸는데”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김정은 ‘2017년 전쟁 준비했다’ 매티스 ‘北항구 폭격 고민했지만 단념’”

    “김정은 ‘2017년 전쟁 준비했다’ 매티스 ‘北항구 폭격 고민했지만 단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7년 전쟁을 준비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털어놓았다고 MBC 방송이 12일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발췌본을 입수해 보도했다. 당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같은 해 8월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북한의 한 항구를 폭격할지 고민했지만 전면전을 우려해 단념했다는 내용도 책에 포함돼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인 우드워드는 두 지도자가 주고받은 친서 27통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친서들에는 화기애애한 문구로 친밀감이 표현돼 있지만 한편으론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도 담겨 있었다. 발췌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한달 뒤 후속 협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자신의 지시에 따라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첫번째 주요 조치를 합의하려고 한다고 했지만 ‘종전선언’부터 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거부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뒤이은 서신에서 “각하처럼 걸출한 정치가와 좋은 관계를 맺게 돼 기쁘지만 고대했던 ‘종전선언’이 빠진 것엔 유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답장에서 다시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같은 해 9월 “우리는 단계적 방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있는 절차를 밟아가고 싶다”고 한 뒤 “위성발사구역,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시설이나 핵무기시설의 완전한 폐쇄, 핵물질 생산시설의 돌이킬 수 없는 폐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영변 핵시설 폐쇄를 제시한 북한과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주장이 엇갈려 결렬됐다. 또 같은 해 6월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에도 실무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비핵화 협상은 교착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엔 북한의 반발을 우려해 축소 시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항의하며 “남한 군대는 우리 군대에 맞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수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기존에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시각이 우드워드의 책에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첫 방한 때 전용 헬기 마린원으로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과 이동 중 한국의 고층빌딩과 고속도로 등을 보면서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지불한다. 그들(한국)이 모든 것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브룩스 사령관이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의 92%를 한국이 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 전부를 내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브룩스 사령관은 법적 제한이 없다면 한국이 100% 지불했을 것이라는 식으로 답했다. 우드워드는 이 책에서 “우리가 한국을 지켜준다. 한국의 존재를 우리가 허락하고 있다(I say, so we‘re defending you, we’re allowing you to exist)“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표현에 놀랐다는 식의 평가를 담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내 백신 개발 뒤처진 상황에 방역당국 “축적의 시간 부족”

    국내 백신 개발 뒤처진 상황에 방역당국 “축적의 시간 부족”

    세계 각국이 앞다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국내의 백신 연구·개발에 대해 방역당국이 “한국이 투자와 관심이 늦어 선두에 서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치료제와 백신은 과학의 문제이고,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긴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며 “(한국은) 이러한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늦었고, ‘축적의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현재 치료제·백신 개발의 선두에 서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백신 개발 선두에 있는) 글로벌 기업은 과거 에볼라 유행 이후 개발한 백신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미 한 가지 백신을 끝까지 개발하고 임상시험까지 거쳐봤기 때문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 출발선은 다르지만,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연구기관, 기업들이 합심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끝까지 가봄으로써 최악의 경우 국민들이 우리나라 백신을 맞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백신 개발 경험을 축적해 이후 신종 감염병을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민간기업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연구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치명률이 높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위해 생물안전3등급(BL3) 이상의 연구시설이 필요하지만, 재정적 부담으로 민간기업이 BL3 시설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 민간기업들을 이미 BL3 연구시설이 있는 공공기관과 대학, 의료기관에 연계해 코로나19 관련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19개 기관이 생물안전3등급 연구시설 활용을 신청했고, 이 중 10곳에 대해 관련 연구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를 완료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장인 권 부본부장은 “질병관리청 산하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동시에 미래 의료와 만성질환에 대한 융복합 의료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며 “현재 코로나19와 싸움 중에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내일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형이 7억원 딴 영국 퀴즈쇼 일년 만에 동생이 15억원 따내

    형이 7억원 딴 영국 퀴즈쇼 일년 만에 동생이 15억원 따내

    12일 아침 8시 53분에 게재한 기사에 부끄러운 잘못들이 수두룩해 13일 낮 12시 3분에 바로잡고 다듬어 다시 게재한다. 먼저 기사에 마음 상하신 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 교사로 일하는 형이 지난해 9월 영국의 유명 텔레비전 퀴즈쇼에 출연해 50만 파운드(약 7억 6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쥐었는데 역시 교사인 동생이 일년 만에 우승하며 100만 파운드(약 15억 2000만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텔퍼드의 한 중학교에서 역사와 정치를 가르치는 도널드 피어(57)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사전 녹화된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어?’에 출전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파운드를 따냈다고 BBC가 11일 전했다. 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퀴즈쇼에서 이 금액을 챙긴 이는 다비드까지 포함해 여섯 밖에 안된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아르헨티나 등 세계 각국에 포맷을 수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퀴즈쇼에는 50/50 구명줄(lifeline)이란 찬스가 있는데 그는 한 번만 사용했다. 형 다비스는 지리를 가르치는데 지난해 9월 이 프로에 출연해 동생 상금의 절반만 챙겼다. 난이도에 따라 상금 액수가 달라지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받는 찬스도 있는데 그럴 경우 상금을 나눈다.  도널드는 형 다비스를 “영웅이자 최고의 친구”라 불렀다. 사회자 제레미 클락슨은 형제가 “이제 조금은 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말했다.  15문제를 연속 맞혀야 하는 이 퀴즈쇼에서 도널드의 우승을 좌우한 마지막 문제는 “다음 중 어느 해적이 지금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싸우다 죽었는가?”였고, 선택지에는 칼리코 잭, 붉은수염, 바르톨로뮤 로버츠, 키드 선장 등이 있었다. 답은 붉은수염이었다.  도널드는 8년 전 8학년 학생들에게 이 내용을 가르친 적이 있어 붉은선장이 세상을 떠난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내가 잘 아는 남자였다”고 말한 뒤 “33년 동안 역사를 가르쳤어도 몇몇 사건들은 날짜까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도 1718년의 그 날짜와 붉은수염이 곧바로 머릿속에 번쩍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클락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도널드가 입은) 분홍 셔츠 안에 인터넷이 감춰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턱수염 달린 백과사전이었다”고 말했다.  도널드는 우승을 차지한 뒤 33년 동안 자신을 내조한 간호사 뎁스, 네 자녀와 함께 휴가를 내 노섬벌랜드주 해안을 따라 캐러밴을 하며 자축했다고 털어놓았다. 형 다비스도 하룻밤을 호텔에서 함께 지내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고 했다. 도널드는 상금의 70%를 가족에게 맡기고, 나머지를 은퇴 자금으로 쓰겠다고 했다. 학교에는 곧바로 사직 의사를 밝혔으니 사실상 은퇴 생활은 시작된 셈인데 그는 계속 학교에 머무를 생각도 없지 않았다.  도널드는 “규칙은 끝까지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급하게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하면서 제대로 고민도 하지 않았다. 원래 60회 생일을 맞기 2년 전에 그만 두려 했는데 아직 그 날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의료계 원로들 “의대생 국시 구제해야…우리들 잘못”

    의료계 원로들 “의대생 국시 구제해야…우리들 잘못”

    의료계 원로들이 국민에게 사과하며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구제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11일 의료계 원로 등은 ‘의사국가고시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선배들의 호소문’을 내고 “(의대생들이) 유급과 국가고시 거부를 선택한 것은 선배들과 스승들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돌아왔지만, 의대생들의 국가고시는 남겨진 문제”라며 “우리들의 부족함으로 학생들이 막다른 외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시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86%인 2726명이 시험을 치르지 못한다면 의료인력 수급에 엄청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몇 년 후 이들이 군의관, 공중보건의사로 일하게 될 공공의료 영역에서 타격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학생들이 오늘의 아픔을 아로새기며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의료계 선배와 스승들을 믿고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대국민 사과와 정부·여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위기 가운데 불편함과 불안감을 초래한 의료계 사태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의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인, 환자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또 “청년 의사들과 학생들의 분노와 좌절을 이해하고 의정 협의체를 통해 보건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정부와 여당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호소문은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사립대학교병원협회, 국립대학교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공동 작성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치킨배달 父 참변” 하루 만에 37만명 동의…경찰청장 “엄정수사”

    “치킨배달 父 참변” 하루 만에 37만명 동의…경찰청장 “엄정수사”

    김창룡 경찰청장이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이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을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김 청장은 이날 김병구 인천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사고에 대해 신속·엄정하고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려보냈다. 경찰청은 “갑작스럽게 가장을 떠나보내신 유족분들의 아픔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 관련자 및 블랙박스, CCTV 등에 대해 면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33세 여성 A씨는 지난 9일 오전 0시 55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벤츠 차량을 몰다가 중앙선을 넘은 뒤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B(54·남)씨가 크게 다쳐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치킨집을 운영하던 B씨는 이날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적발 당시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에게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해당 사건은 10일 오전 B씨의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9월9일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서 딸은 “본인 가게니까 책임감 때문에 배달을 했고, 알바를 쓰면 친절하게 못한다고 직접 배달을 하다 변을 당했다”며 “제발 가해 운전자에게 최고 형량이 떨어질 수 있도록,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게시글은 올린 지 하루 만인 11일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의 동의를 얻었으며, 오후 2시 20분 기준 37만명을 넘어섰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4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사설] 여권, ‘秋 아들 사건’ 파괴력 실감 못 하나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와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동반하락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휴가 의혹이 거듭되면서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그제까지 사흘 동안 전국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5.7%로 하락했고, 부정평가가 49.5%로 앞섰다. 민주당 지지도 또한 4.1% 포인트 하락한 33.7%에 그쳐 국민의힘을 불과 0.9% 포인트 앞서고 있다. 병역 이슈에 민감한 20대·남성·학생, 다시 말해 ‘이남자’와 군복무 자녀를 둔 50대·여성·가정주부의 문 대통령 및 여당 지지 철회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물론 아직 정확한 진상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만으로도 병역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청년과 어머니들은 불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온갖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참아 가면서 묵묵히 병역의 의무를 다한 청년과 그 어머니들로서는 특혜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청와대와 여권 수뇌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여권 인사들의 추 장관 엄호가 ‘헛발질’이 돼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추 장관이 당 대표일 때 원내대표였던 우상호 의원은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가 카투사 현역·예비역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결국 고개를 숙였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다 알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서 편한 군대가 어디 있는가. 추 장관 아들 사건은 불공정 이슈다. 과거 권력자들의 아들처럼 군복무를 회피하지는 않았지만, 군복무 과정에서 휴가와 병가 연장의 특혜가 이뤄지고, 비록 ‘꽃보직 민원 의혹’은 성사되지 않았더라도 민원한 그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정신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며 민심 이반을 경계했지만 결국 국정농단 사건으로 결딴났다. 임기가 1년 반 정도 남은 상황에서 검찰 등에서 이번 사건의 시시비비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부터 큰코다칠 수 있다. 상처는 초기에 치료해야지 묵히면 곪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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