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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의 방향은 국민 행복…‘코디네이션 타워’ 만들자”

    “혁신의 방향은 국민 행복…‘코디네이션 타워’ 만들자”

    21세기 들어 우리 정부는 ‘정부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다양한 방식의 개혁 작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게 낮아진 지금 정부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차기 정부는 우리의 현주소를 냉정히 따져 보고 앞으로 혁신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 나갈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이에 서울신문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9층 회의실에서 ‘새로운 정부혁신의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오영교(69)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병섭(63) 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 오철호(58)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 윤종수(53)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가 패널로 참석해 깊이 있는 토론을 가졌다. 사회는 김성곤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이 맡았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정부 혁신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오 전 장관 정부가 혁신하는 이유는 국민에게 더 큰 만족을 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 정부는 그런 취지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 국민과 한 몸이 될 수 있도록 소통과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이 만족할 정책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국민을 더이상 서비스 대상으로 보지 말고 국민이 정부의 주인이 돼 스스로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정책을 입안할 수 있게 ‘개방과 참여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김 전 위원장 지난해 촛불 집회에서 봤듯 지금 국민들은 “이게 나라냐”라고 생각한다. 다음 정부는 반드시 난세(亂世)를 치세(治世)로 바꿔야 한다. 플라톤이나 노자 등 여러 철인(哲人)이 주장해 온 이상국가의 핵심은 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였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지금껏 여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선거에서 표를 얻고자 사탕발림처럼 말만 했을 뿐이다. 차기 정부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정말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것에서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끌고 가겠다는 발상 버려야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열풍이 거센데 우리 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오 교수 4차 산업혁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융합’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뿐 아니라 정부와 민간의 구분도 사라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나눠 생각하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정부는 민간 기업이 모든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서둘러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민간은 정부가 만든 새로운 틀 안에서 서로 경쟁하며 혁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앞으로는 정부와 민간이 하나가 돼 서로 협업해야 한다. -윤 변호사 정부가 더이상 모든 것을 끌고 가겠다는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 규제의 방식도 뿌리부터 바꿔야 한다. 그간 우리 정부는 산업의 틀을 미리 정한 뒤 여기에 민간업자를 끼워 맞추는 ‘사전 규제’를 선호해 왔다. 이는 매우 쉬운 통제 방식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버 같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면) ‘사후 규제’로 패러다임을 교체해야 한다. 사후 규제는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민간의 움직임에 늘 민첩하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정부가 상당한 역량을 쌓아야만 가능하다. →현재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오 교수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는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주먹구구식 행정’에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주요 정책을 마련할 때 반드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취임 직후 행정명령을 내려 “정부 데이터를 개방하라”고 했다. ‘21세기 민주주의’가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개방하는 데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도 이들 나라의 4차 산업혁명 적용 노력을 배워야 한다.→정부 혁신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윤 변호사 정부가 생각하는 혁신과 민간이 원하는 혁신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정부는 정보화 등에 기반해 ‘빠르고 신속한 일처리’를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국민들은 소통과 개방을 통한 ‘투명성 확대’를 혁신이라고 여긴다. 사실 행정 서비스 분야만 놓고 보면 이미 우리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잘하는 것만 더 잘하려고 할 뿐, 투명성 확대 같은 부분은 좀체 개선시키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비난은 비난대로 받는’ 우리 정부가 안타깝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부 혁신의 최고 책임자는 누가 돼야 하는가. -오 전 장관 기업이든 정부든 혁신이 이뤄지려면 리더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 대통령의 관심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정부의 움직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거시적 문제를 다룰) 제대로 된 논의 구조가 없었다는 것이다. (국무회의 등에서) 형식적으로 논의를 해도 실효성 있는 해법이 안 나오면 의미가 없다. 국가 전체를 아우를 비전과 청사진을 그린 뒤 많은 기회비용을 따져 보고 단 하나의 목표를 선택할 수 있는 이는 대통령뿐이다. 대통령이 제대로 판단하고 각 부처가 이에 맞춰 분야별로 실행해 간다면 정부 혁신이 가능하다. -김 전 위원장 이명박 정부 때무터 정부 혁신에 큰 관심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도 ‘정부 3.0’을 말했지만 실제로 이를 제대로 구현하고자 노력하진 않은 것 같다. 왜 우리는 ‘정부 혁신’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늘 정부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것인가. 지방 분권 시대가 열렸지만 과연 지방은 행복해졌는가. 왜 우리 정부는 늘 구성원을 소외시키는 방식으로 혁신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부터라도 구성원 스스로가 주체가 돼 스스로 혁신의 방향과 내용을 정할 수 있게 가야 한다. →새 정부의 혁신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까. -오 교수 정부는 총괄 업무를 할 때 ‘컨트롤타워’라는 용어부터 쓰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이에 도움을 주려는 ‘코디네이션 타워’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발생한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정부 부처가 서로 협업해 이를 해결해야지 지금처럼 청와대가 모든 일에 나서서 ‘감 놔라 배 놔라’식으로 간섭해선 안 된다. 청와대가 관리하는 방식으로 나서면 정부 부처는 이를 과제로 인식하게 된다. 국민은 체감을 못하는데 부처만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지금의 폐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오 전 장관 우리 정부가 혁신이 잘 안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품위제에 기반한 ‘대면결재 시스템’이다. 사무관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정책안을 내도 실제로 구현되려면 6~7단계의 품위를 거친다. 정책을 구상하는 것보다 품위를 받는 데 시간과 노력이 더 든다. 이 과정에서 상관의 생각이 보태져 원취지가 변형되기도 한다. (공개오디션 방식으로) 공무원과 민간인이 모두 모인 공개된 자리에서 사무관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장관과 실·국장이 그 자리에서 투명하게 평가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이 아닌 직속 상관만 설득하면 (실효성이 떨어져도) 국가의 정책이 되는 시스템은 없어져야 한다.●공직자 거짓말 엄격히 처벌해야 →늘 정부의 소통 부족이 지적된다. 국민 불신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윤 변호사 우리 정부도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여러 아이디어를 올리는 등 소통에 애를 쓰지만 솔직히 효과는 없다. 사실 소통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그냥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 주기만 하면 된다. ‘정부가 하나도 숨김 없이 모두 까는구나’고 느끼면 국민과의 소통은 저절로 된다.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정부는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김 전 위원장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공직을 맡는 사람들조차 공공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최순실 사태’ 등을 보면서 최고위직 공직자들조차 공적 의식이 없는 것을 보며 크게 놀랐다. 거짓말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 지금처럼 공직자가 예사로 거짓말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는 안 된다. 공직자 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공직사회 전체가 도덕적으로 무너진다고 간주해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하면 안 된다는 사회 분위기를 갖춰야 한다. →정부 혁신을 위해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한다면. -오 전 장관 선진국 정부가 우리보다 잘하는 것은 바로 ‘국민과의 소통’이다. 하나하나 다 듣고 어떻게든 해결해 주려고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아직 우리 정부는 준비가 덜 돼 있다. 총론적 접근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이 없다. 미국은 민간이 자본과 기술을 주도하고 있고, 일본이나 중국은 국가가 시장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도 우리만의 적절한 민관 협업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에 난제 해결 맡긴‘18층 프로젝트’ -김 전 위원장 4차 산업혁명이 국민의 바람이 구현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려면 ‘고객 만족’ 정도의 뻔한 이야기로는 안 된다. 국민의 삶의 질과 사회 전체의 질, 정부의 질 등이 모두 나아지는 쪽으로 가야 한다. 또 새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어두운 측면도 냉철히 들여다봐야 한다. (무인 자동차 때문에 택시 운전사가 설 자리가 없어지듯) 기술 사회가 계속 발전하면 비인간화의 문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양극화 문제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정부가 이를 잘 살펴보고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오 교수 지금 이 시기에 좋은 정부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인간의 욕망 발전단계에서 보면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나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1960~1970년대에는 ‘잘살았으면 좋겠다’. 1980~1990년대에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지금은 ‘인간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살고 싶다’는 단계까지 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논의의 키워드는 ‘시민’에게 둬야 한다. 정부의 운영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윤 변호사 여러 정부 부처에서 민간 위원회를 맡아 봤지만 보람을 느낀 적이 거의 없었다. 다른 민간인도 2~3번 정도 위원회에 참여하면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는다. 정부가 이미 결론을 내놓고 구색 맞추기용으로 민간을 끌어들이고 있어서다. 시민 참여 플랫폼을 갖춰 작은 것이라도 시민이 스스로 바꿀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오바마 정부는 한 건물의 18층에 민간 인재들을 모아 정부의 난제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결케 하는 ‘18층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우리도 이런 건 한 번 해 볼 필요가 있다. 정리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도봉구 건강관리사 지원 최고… 산모·신생아대비 지원율 34%

    산모에게 출산만큼 중요하고 힘든 과정이 산후조리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산후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는 탓이다. 서울 도봉구가 저소득층 산모뿐 아니라 다자녀, 장애인, 미혼모 산모의 건강을 위해 산후조리를 직접 챙기고 나섰다. 도봉구는 지난해 말 기준 산모·신생아 수 대비 건강관리사 지원율이 34%(740명 지원)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26일 밝혔다. 건강관리사는 출산 후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는 산모를 돕는 도우미로, 산후조리 음식을 만들고 신생아를 돌보며 마사지를 하는 등 산모의 건강을 챙기는 역할을 한다. 도봉구는 정부 기준보다 훨씬 다양한 계층이 건강관리사의 도움을 저렴하게 받아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정부가 건강관리사를 지원하는 기준은 기준중위소득 80% 이하 출산 가정이다. 이에 더해 구는 자체 예산으로 도봉구에 6개월 이상 산 사람 중 기준중위소득 80~180% 이하이고 둘째 아이나 쌍생아 이상 출산 가정, 장애인 산모 및 신생아, 희귀난치성질환 산모, 미혼모, 결혼 이민, 새터민 산모 등에게도 1~5주간 건강관리사를 지원하고 있다. 건강관리사 신청 기간은 출산 40일 전부터 출산 후 30일 이내이며 신청서와 건강보험증, 산모 신분증,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예외 지원 대상자 증빙서류 등 관련 서류 등을 갖춰 보건소 3층 도봉아이맘 건강센터에 직접 방문하거나 복지로(www.bokjiro.go.kr)로 접수하면 된다. 김상준 도봉구 보건소장은 “산모와 신생아 건강관리 추가 확대 지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많은 산모가 산후 건강관리에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기고] 5월 9일 선택에 달린 대한민국/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기고] 5월 9일 선택에 달린 대한민국/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당신은 그 후보를 왜 지지하십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을까. 국민은 누구나 각자 지지하는 후보에게서 희망을 본다. 그 희망 속에는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는 기대, 나와 내 가족이 학교에서, 사회에서, 일터에서 좀더 나은 환경을 만날 것이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국민이 보는 희망이 정책이다. 후보자는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담아 정책을 제시하고, 국민은 정책이 자신의 희망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보고 투표장에서 선택을 한다. 선거를 통해 단순히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것을 보여 주고, 국가의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은 ‘살기 좋은 나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궁수의 활처럼 날카롭고 정확한 방향을 가져야 한다. 국민은 후보자가 쏘는 활의 방향을 보고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하는 과녁을 정확히 맞히는 정책만이 선택받을 수 있다. 후보자는 정책을 제시할 때,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필요한 예산은 얼마며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물론 대북 정책이나 외교 정책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청년수당과 일자리, 기본소득제, 노인복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투자하는 분야는 구체적인 목표, 예산 근거를 갖춰 놓지 않으면, 5년 임기가 계획만 세우다 끝날 수 있다. 말 그대로 공(空)약이 되어 여전히 국민의 희망으로만 남는다. 여론을 정확하게 반영한 공약이 채택되면,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다음 선거에서 심판받지 않으려면, 정당과 후보자는 그만큼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집요하게 파고들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론을 수렴하는 ‘선거’의 본래 기능이 정상화된다. 여기에는 언론과 학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보자가 반짝 공약을 내놓지 않도록 평상시에 국민 여론을 읽어 주고, 선거가 임박해서는 후보자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정확히 분석해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선심성 공약과 포퓰리즘에 흔들리지 않도록 유권자를 단단히 잡아 줘야 한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우선순위를 매긴 10대 공약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 우리 삶을 바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금 여러 후보자의 10대 공약을 펼쳐 놓고 내 삶의 버킷리스트 순위를 매기듯이 동그라미를 쳐 보자. 10대 공약이 바로 대한민국의 버킷리스트, 앞으로 5년 내 삶의 버킷리스트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앞으로 남은 TV 토론회에서 그동안 준비한 정책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선보이고, 다른 후보자의 정책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에게 정책 선거를 실천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 그 끝에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5월 9일 마주하게 될 투표용지에 적힌 이름 세 글자, 그의 정책을 떠올리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한 표를 던지기 바란다.
  • [런웨이 조선] 먹지 않고 피부에 양보한 천연 재료, 검은 머리·물광 피부… K뷰티 원조

    [런웨이 조선] 먹지 않고 피부에 양보한 천연 재료, 검은 머리·물광 피부… K뷰티 원조

    아름다움의 기준은 상대적이며, 시대에 따라 혹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고 한다. 그러나 시대를 막론하고, 계층을 불문하고 맑고 깨끗한 피부를 선호하지 않았던 때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고운 피부가 미의 기준이라는 전제 아래, 화장으로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가는 다른 얘기이다.중국이나 일본은 색조 화장을 선호했다. 중국은 얼굴에서 화장으로 어디를 강조했느냐에 따라 시대를 구분할 정도다. 당나라 말기에는 짙은 눈썹에 이마 사이에는 화전을 그리고, 볼 양옆에 사홍(斜紅)과 보조개에 해당하는 면엽(面靨)을 그려 넣어 더욱 짙고 화려한 화장을 했다. 이후 송나라에서 명나라, 청나라를 거치며 이마, 콧등, 턱을 하얗게 칠하는 새로운 화장법이 등장했다. 일종의 하이라이트 효과로 얼굴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중국 여성의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음을 방증한다.일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본 여성은 얼굴의 이목구비를 드러내어 입체적으로 하기보다는 빨간색, 흰색, 검정색의 세 가지 색상으로 단순하게 만들어 얼굴과 몸을 은폐하고자 했다. 얼굴과 목, 등까지는 백분으로 하얗게 덮어 가리고, 입술과 뺨, 손톱에는 빨간색을 칠해서 덮었다. 치아는 검정 칠을 해서 치흑(齒黑)을 만들고, 눈썹은 밀어 이마를 변형시켰다. 이는 일본 여성의 화장법이 스스로를 드러내고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추는 데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조선 여성은 어떻게 화장을 했을까. 조선 여성은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색조는 약하게 하는 대신 피부 관리에 온 힘을 쏟았다. 조선시대 미인의 기준은 얼굴이 아니라 머리카락에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미 지난 회에서 언급한 바 있다. 길고 풍성한 머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검은 머리와 대조를 이루는 백옥 같은 피부로 머리 스타일과 조화롭게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백옥 같은 피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맑고 깨끗한 것은 물론 물광, 즉 윤기가 필수적이다. 조선 여성은 중국이나 일본 여성처럼 덧칠하는 화장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피부 미용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정성을 쏟았다. 피부 관리는 당연히 깨끗한 세안에서 시작한다. 이때 사용된 것이 녹두와 팥 등을 갈아 만든 조두다. 조두는 곡식의 껍질을 벗긴 후 곱게 갈아 체에 쳐내 만든 가루비누다. 물로 얼굴을 적신 후 손바닥에 조두를 묻혀 문지르면 때가 빠지고 살결이 부드러워진다. 그러나 이 가루비누는 날비린내가 났다.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조선 여성은 향을 넣어 고급 향비누를 만들었다. 깨끗이 세안을 하고 난 다음, 액체 상태의 미안수를 바른다. 얼굴을 부드럽게 하는 동시에 화장이 잘 받게 하는 기초 케어다. 미안수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로 재료의 성질을 십분 활용하여 만들었다. 미안수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박이다. 가을에 박을 거두고 난 다음 뿌리에서 가까운 쪽의 줄기를 잘라 병에 꽂아 놓는다. 미끈미끈한 즙이 나오는데 이것을 바르면 피부에 자연스런 윤기가 흐르며 보습 효과가 좋았다. 오이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다. 흔하다 보니 미안수를 만드는 방법도 다양하게 개발했다. 오이 속을 삶아 씨를 걸러낸 후 그 즙을 사용하기도 하고, 삶을 때 발생하는 증기 자체를 미안수로 사용하기도 했다. 간단하게는 오이를 썬 다음 즙을 짜서 그대로 바르기도 했다. 또 유자를 이용하기도 했는데 유자와 물, 술을 같은 양으로 넣고 푹 끓여 삼베로 걸러내면 겨울철에도 매끈한 피부로 관리할 수 있는 미안수를 만들 수 있으며, 유자를 껍질째 정종에 담가 1개월 정도 두면 고농축 ‘유자 로션’을 만들 수 있다. 이 밖에도 수박, 토마토, 당귀, 창포, 복숭아 잎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의 재료들이 미안수로 이용되었다. 조선 여성이야말로 ‘먹지 않고, 피부에 양보’하는 생활을 실천했다고 볼 수 있다.미안수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나면 다음에는 면지를 바른다. 면지는 얼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일종의 세럼이나 영양크림에 해당한다. ‘규합총서’에는 계란을 술에 담가 밀봉하여 약 한 달 정도 지난 뒤에 얼굴에 바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얼굴이 트지 않을 뿐 아니라 윤기가 나 마치 옥같이 되었다’는 조선판 사용 후기가 기록되어 있다. 실제 계란 노른자에 있는 레시틴 성분은 피부를 촉촉하게 가꾸어 줄 뿐 아니라 잔주름을 없애 주며, 흰자는 세정력이 있어 피지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윤기’에 대한 조선 여인의 관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들깨, 살구씨, 목화씨, 쌀, 보리에서 추출한 기름도 사용하였다. 기름은 새살을 돋아나게 해 주근깨와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거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촉촉한 피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모두 자연에서 얻은 순수한 화장품이다. 화려하고 진한 화장보다 피부 관리에 정성을 다했던 물광 피부의 원조, 조선의 여성들은 이미 천연 원료와 자연주의 콘셉트로 ‘K 뷰티’를 시작했던 것이 아닐까.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임연구원
  • [스포츠&스토리] “엄마는 더 강하단다” D라인 선수의 도전

    [스포츠&스토리] “엄마는 더 강하단다” D라인 선수의 도전

    세리나 윌리엄스 임신 8주쯤 우승 ‘만삭 올림픽 기수’ 탁구선수도 화제 “선수라도 몸 변화 적응하기 어려워” “초기 스테로이드양 늘어 기록 도움”여자테니스 세계랭킹 2위 세리나 윌리엄스(36·미국)가 최근 임신 20주 중이라고 공개해 지난 1월 호주오픈을 우승했을 때 임신 8주의 몸으로 경기에 나선 것으로 추정돼 적지 않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영국 BBC는 21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에 쏟아진 수두룩한 반응을 옮긴 뒤 임신한 여자 선수들이 대회나 경기에 나선 사례를 소개하며 의료인들의 조언 등을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난 그맘때 침대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ㅠ’, ‘난 스낵을 잔뜩 먹고 리모콘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부럽당’, ‘임신 8주에 요가 클럽에서 불평이나 늘어놓고 있었는데’, ‘점심을 거하게 먹은 뒤 계단을 걸어 오르느라 애쓰고 있었는데’ 등의 글이 빽빽하게 올랐다.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로라 케니(25·영국)는 BBC 라디오5 인터뷰에서 “임신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도 경기에 나섰다. 5~6주쯤 됐을 때 국내 대회를 우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뒤 출전할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그러나 임신 7개월 만삭의 몸으로 여섯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여인도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회식에서 기수를 맡아 아프리카 여성으로는 올림픽 최다 출전 2위에 오른 탁구 대표 올루푼케 오쇼나이케(42·나이지리아)가 주인공이다.2014년 6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미국육상선수권 여자 800m 준준결선에서는 배가 잔뜩 부른 선수가 눈에 띄었다. 알리시아 몬타노(31)가 임신 8개월인데도 출전을 강행해 2분32초13에 결승선을 꼴찌로 통과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1분57초34)에 35초 뒤졌지만 관중들은 기립 박수로 열렬히 응원했다. 지난주에는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접영 100m 금메달리스트 대나 볼머(30·미국)가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수영 자유형 50m 예선에 출전해 화제에 올랐다. 그는 “주변에선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두 살배기 첫 아들을 안고 쫓아다니느라 보내는 데 견줘 이 종목을 뛰는 덴 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찰나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을 마치고 첫 아들을 보기 위해 훈련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리우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7월 둘째 아들을 출산할 예정인데도 훈련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신한 몸으로 굳이 무리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많다. 다섯 차례 올림픽 육상 중장거리에 출전한 두 아이의 엄마 조 파비(44·영국)는 “윌리엄스의 경우 임신한 줄 몰랐을 수 있다. 난 임신 중에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10㎞쯤 달렸을 뿐이지 그 이상 뛰지 않았다”며 “스스로를 극한까지 밀어붙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여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15분25초) 보유자인 폴라 래드클리프(44·영국)는 2년 전 “임신 중이란 사실을 안 순간 모든 게 아기를 중심으로 돌아갔다”며 “경쟁의 본능을 잃어버렸다. 어떤 때에는 달리기의 본능도 잃어버렸고 더이상 훈련의 의미도 찾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셰필드 할람 대학의 선임연구원인 마르코스 클로니자키스 박사는 임신 8주의 몸으로 도전해 우승을 거둔 데 대해 “놀랍다”며 “엘리트 선수란 점을 차치하더라도 어떤 여성이라도 몸의 변화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학적으로 임신 5주만 돼도 여성들은 심혈관계의 변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태아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호흡하는 게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윌리엄스가 돌아서면 또다시 경기에 임해야 하는 그랜드슬램 대회에 나서 욕지기는 물론이고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란 점은 쉬 짐작할 수 있다. 재니스 라이머 로열 칼리지 산부인과·부인학과 교수는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 잘 관리된 훈련과 영양 지도를 전문적으로 받는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잉태 8주 정도 때 운동을 하면 고도의 훈련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짚었다. 또 “임신 초기 몇 주 동안은 스테로이드의 자연 분비가 약간 늘어 성적과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쿨 유리 셋째 임신, 미국에서 몸 관리 중 ‘경사 났네’

    쿨 유리 셋째 임신, 미국에서 몸 관리 중 ‘경사 났네’

    쿨의 멤버 유리가 셋째를 임신해 화제다. 21일 한 매체는 가수 유리가 셋째를 임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리는 임신 초기로 현재 가족들과 함께 미국에서 몸 관리 중이다. 유리는 임신 사실을 알고 지인들의 축하를 받으며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쿨 소속사 대표는 “유리가 셋째를 가졌다. 좋은 일이니 다들 축해줬으면 좋겠다. 남편 사재석도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유리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골프선수 겸 골프관련 사업을 해오고 있는 6살 연하의 사업가 와 결혼에 골인,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생활 중이다. 그의 나이는 1976년 한국나이로 42살이다. 그는 같은 해 첫 딸을 출산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둘째 딸을 낳았다. 현재 유리는 별다른 방송 활동은 하지 않고 미국에서 가족과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적장애인 10년간 노예처럼 부린 부부

    지적장애인을 10여년간 노예처럼 부리며 기초생활수급비를 가로챈 부부가 검찰에 고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적장애인 이모(53)씨에게 임금 없이 농사일을 시키고 폭행한 A씨 부부를 장애인복지법 등에 대한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강원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부는 이씨를 10여년간 자신의 집 행랑채에 머물게 하면서 논농사와 밭농사를 시켰다. 이들 농장은 논이 7000여평, 밭이 3000평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기초생활수급비가 들어오는 이씨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약 4년간 생활용품을 사들이는 데 1700여만원을 썼다. 485만원은 자신들의 대출을 갚았고, 1579만원을 찾아 쓰기도 했다. 이들은 이씨가 노인정에서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폭행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 이씨를 긴급 구제 조치했다. 부부는 인권위 조사에서 “통장과 카드를 관리하다 돌려줬고, 밥도 주고 영양제도 사주고 치료를 해 주는 등 돌봐준 것”이라며 “이씨가 집안일을 거들어 주기는 했지만 인건비를 줄 정도는 아니며 몸이 불편해 일을 잘하지도 못했다”고 해명했다. 폭행에 대해서는 이씨가 술을 얻어 먹어 한 대 치긴 했지만 그외에 때린 적은 없었다며 부인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숙식 제공과 병원 치료를 명분으로 금전과 노동 착취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고발 배경을 밝혔다. 인권위는 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 통장을 제3자가 관리하는 실태를 파악해 문제점이 있는 경우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알쏭달쏭+] 짠 음식 먹으면 물을 더 마실까, 덜 마실까?

    [알쏭달쏭+] 짠 음식 먹으면 물을 더 마실까, 덜 마실까?

    짠 음식은 목마름을 유발해 물을 더 많이 마시게 할까, 아니면 정 반대로 물을 덜 마시게 할까? 미국 밴더빌트대학과 독일 막스 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 공동 연구진은 남성 10명을 대상으로 205일간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에게 소금 함량이 각기 다른 식단을 제공하고, 마시는 물의 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했다. 실험참가자들은 각각 하루 12g, 9g, 6g의 소금이 함유된 식단을 먹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으로, 소금으로 환산할 경우 5g정도다. 연구진의 205일간 이들이 마신 물의 양과 소변의 양 등을 분석한 결과, 하루에 각각 12g, 9g의 소금이 함유된 식단을 먹은 그룹은 소금 함유량이 1일 권장량에 가까운 6g이었던 그룹에 비해 물을 더 적게 마시거나 같은 양 마신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염분이 신장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장은 우리 몸이 과잉 섭취한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체내 나트륨 양이 많아지면 신장은 더 많은 수분을 몸 안에 가두려는 성질이 생기고 이것이 목마름을 덜 느끼게 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것. 소금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은 그룹의 소변에서는 더 많은 나트륨이 검출됐지만, 동시에 체내에서 빠져나가는 수분의 양이 적어지면서 목마름을 덜 느끼고 물도 덜 마셨다. 다만 소금이 많이 든 음식을 먹은 그룹은 권장량에 가까운 그룹에 비해 배고픔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장이 나트륨을 소화해내는 과정에서 이를 배출하기 위한 요소(소변에 들어있는 질소 화합물)를 합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미래에 화성으로 떠날 우주인들의 식단 및 건강을 관리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에서 화성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510일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우주선 내부에서 생활해야 하는 510일뿐만 아니라 화성에서 생활하는 기간 동안 물 섭취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기초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곽정은, 이태임 디스? “‘밥 세 숟가락’..혹독한 자기관리 아냐”

    곽정은, 이태임 디스? “‘밥 세 숟가락’..혹독한 자기관리 아냐”

    방송인 겸 작가 곽정은이 ‘이태임 다이어트’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곽정은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이태임 다이어트’ 관련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하루에 밥 세 숟가락 먹는 것이 ‘혹독한 자기관리’라는 말로 설명되어선 안 된다”고 적었다. 그는 “대중에게 360도로 몸이 보이는 직업을 가진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좀 더 스키니 한 몸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면서도 ‘혹독한 자기관리’라는 표현은 다소 부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게시물에서 곽정은은 “그건 그저 몸을 혹사하는 일이라서 팩트로서도 틀린 표현이고 ‘밥 세 숟가락으로 하루를 버틸 정도는 되어야 자기 관리하는 사람(특히 여성)’이라는 억압적 가치판단이 전달될 수 있어 나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태임은 지난 11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 야윈 모습으로 출연했다. 이태임은 자신만의 다이어트 비법으로 “하루에 밥 세 숟가락만 먹었다”고 고백했다. 달라진 얼굴에 급기야 성형설까지 불거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단독] 암 유발 ‘간흡충’ 26년 생존…‘돌고기’ 가장 위험

    [단독] 암 유발 ‘간흡충’ 26년 생존…‘돌고기’ 가장 위험

    간 담도에 기생하며 암을 일으키는 ‘간흡충’이 사람 몸 속에서 26년이나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흡충은 전체 기생충 중에서 감염률 1위에 올라 있어 민물고기 섭취에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4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의 ‘간흡충 감염 및 관리사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국내 장내기생충 감염률은 2.6% 수준이었다. 간흡충은 이런 기생충 감염의 73%를 차지할 정도로 감염위험이 높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서 150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입이 2개라는 의미의 ‘디스토마’(distoma)로 불렸지만, 잘못 붙여진 이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간흡충으로 용어가 통일됐다. ●돌고기 1마리에 유충 7750개 간흡충의 성장기는 3단계로 나뉜다. 1차 중간숙주인 쇠우렁이가 알을 먹으면 몸속에서 중간단계로 자란다. 쇠우렁이 몸에서 나와 유충의 형태로 물속에서 돌아다니다가 2차 중간숙주인 민물고기 근육으로 들어간다. 이 고기를 날 것으로 먹으면 감염되며 4주 뒤에 다시 알을 낳는데 산란양은 하루에 4000개에 이른다. 날 것으로 먹었을 때 감염위험이 가장 높은 민물고기는 ‘돌고기’다. 돌고기 1마리에 붙어있는 유충은 7750개에 이른다. 긴몰개(7680개), 몰개(2670개), 모래무지(1325개), 중고기(1318개) 등도 위험도가 높다. 질병관리본부 분석에서 간흡충은 26년을 생존할 정도로 수명이 긴데다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도가 높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담석증, 담낭염, 간농양, 췌장염, 황달 등을 유발한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는 간흡충에 의한 담관암 발생 위험이 전체 담관암의 2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는 낙동강 인근 지역 주민의 담관암 발병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도 쉽지 않다. 간흡충은 일반 구충제로는 제거할 수 없다. 1970년대부터 사용하고 있는 ‘프라지콴텔’은 60㎏ 성인 기준으로 9g이나 복용해야 하고 전신 피로감, 어지러움, 메스거움 등의 부작용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루 3번, 2일 동안 충분한 양을 복용해야 한다. 최근 이 약 용량의 10%만 먹어도 50%의 효과를 보이는 다른 치료제 ‘트리벤디미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민물고기회 즐기는 식습관 개선 유도해야더 큰 문제는 치료를 해도 다시 민물고기를 먹는 사례가 많아 퇴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 말라리아기생충과 연구팀은 “완전한 구충에 실패하면 지속적인 만성 염증에 노출된다”며 “유행지역에 계속 거주하고 날 것을 먹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재감염이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치료제를 잘 복용해 완벽하게 치료해도 이미 망가진 간이나 담도에서 담관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감염 위험이 높은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는 식습관을 개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홍보와 교육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식문화에 대한 개선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유행지역의 교육수준과 문화를 고려한 홍보·교육자료를 개발해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7 부산국제밸런스페스티벌(BIBF 2017), 벡스코서 개최

    2017 부산국제밸런스페스티벌(BIBF 2017), 벡스코서 개최

    균형 잡힌 삶을 추구하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관련 산업 활성화 및 건강하고 여유로운 즐거운 삶을 위한 ‘2017 부산국제밸런스페스티벌(BIBF 2017)’이 KNN, 벡스코, 엑스포럼 주최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스포츠, 캠핑, 아웃도어 및 자전거, 요가, 필라테스, 건강 식음료까지 다양한 품목들이 전시될 예정이며, 요가와 폴댄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동시 진행된다. 최근 ‘몸’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가치소비에 대한 트렌드가 뚜렷해짐에 따라 필라테스 및 요가, 폴댄스, 스피닝 등 관련 소비자 품목이 대거 출품, 전시된다. 또한 동시행사로는 13일과 15일 양일간에 걸쳐 전국요가대회 부산광역시 대표선발전인 ‘한국요가리더스챔피언십’과 아름다운 폴 스포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제3회 부산국제폴챔피언십’이 메인무대에서 개최되며, 16일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스포츠스태킹 클럽 대항전인 ‘스포츠스태킹 스포츠클럽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4월 캠핑 시즌을 맞이하여 카라반테일, YJRV, 스타카라반, 비에프엘, 델타링크, 제일모빌, 레저스토어, 카사운드인캠핑 등 다양한 국내외 카라반 브랜드들과 캠핑트레일러, 루프탑텐트를 선보인다. 또한 관람객들의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클라이밍 체험관과 탁구, 야구 등의 스포츠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스포츠 VR 체험관이 마련되며, 전 국민의 체력 증진을 위한 대국민 스포츠 복지서비스 ‘국민체력 100’관에서는 체력측정에 참가하는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과학적인 체력측정과 체력수준별 맞춤형 운동프로그램 등이 제공된다. 전시장 내 마련된 자전거 시승장에서는 행사기간 중 자유로운 자전거 및 전기자전거 시승이 가능할 뿐 아니라, 주말인 15일과 16일에는 트라이얼바이크의 환상적인 바이크 퍼포먼스도 관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 앱으로 운동량을 조회하고 운동기록을 관리하는 브이후프 등 관련 분야 스타트업 기업들의 참가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제품 및 스마트 운동기기 등을 직접 만나볼 수 있으며, 파도가 없는 곳에서도 서핑이 가능한 제트서프 같은 해양레저용품과 스노보드, 밸런스용품, 디톡스 주스까지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해 균형잡힌 삶을 추구하게 하는 다양한 품목들이 전시된다. 올바른 스트레치와 코어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 주는 필라테스 솔루션 전문 세미나와 로푸드(Raw-Food) 클래스, 힐링체조 등 내 몸의 균형을 위해 일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세미나가 진행될 예정이며, 건강한 멘탈을 위한 브레인트레이닝 센터의 특별 공개강연도 함께 준비된다. 또한 화려하게 펼쳐질 에스스피닝의 스피닝 공연은 이번 행사가 주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캠핑, 레저, 밸런스 기구의 체험과 각종 전문 강연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번 ‘2017 부산국제밸런스페스티벌’은 관련산업의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자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체험형 축제 행사로써, 관련업계 종사자는 물론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찾기에 부담없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 3홀에서 개최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부산국제밸런스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사전등록을 신청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꼰대’소리 듣기 싫죠… ‘마음의 소리’ 듣는 사람이 되세요”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꼰대’소리 듣기 싫죠… ‘마음의 소리’ 듣는 사람이 되세요”

    ‘당신의 ‘마음 건강’은 안녕하십니까.’ 한성열(66)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긍정 심리학’의 대가로 꼽힌다. 인간의 심리, 자아, 감정 속에 인간이 속한 문화의 특이성이 표출된다는 ‘문화 심리학’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학자이기도 하다. 고려대 심리학과 70학번으로 입학해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7년부터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올해로 만 30년이다. 지난 2월 28일 정년퇴임과 함께 ‘명예교수’로 자리를 바꿔 앉은 그가 후학 양성을 위해 장학금 1억원을 쾌척했다는 소식에 눈길이 갔다. 인터뷰를 청했고,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 수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CJ법학관 로비에서 90여분간 ‘행복과 소통’을 주제로 진행됐다.→ 2014년에 쓴 ‘심리학자의 마음을 빌려 드립니다’에서 교수님은 ‘마음 건강’을 위해 무얼 했느냐고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마음 건강은 무엇이고, 교수님은 마음 건강을 위해 무얼 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의외로 마음 건강을 등한시합니다.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답하죠. 초중고교 교육과정에 체육 과목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했느냐고 물어보면 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마음의 건강에 대해 생각할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거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생활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자살률이 높고 이혼율이 급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마음 건강에 관심이 없는 게 밑바탕에 있다고 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 마음 건강의 핵심은 ‘화병’에 있습니다. 화병은 1994년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에 오른 한국 특유의 마음의 병인데, 유독 화병이 많은 건 그 문화와 연관이 있다는 거죠. 저는 간단하게 말하면 속에 담아 두질 않습니다. 기분 나쁜 게 있으면 바로 풉니다. →말로 풀면 상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상대와 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맞아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방법을 모르면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고,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죠. 우리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대인 관계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친구끼리 사이좋게 지내라’, ‘어른을 공경해라’만 알려 주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어떻게’(how to) 교육을 하지 않습니다. 규범만 알려 주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 수 있는가는 구체적으로 알려 주지 않는 거죠. 화가 나는 이유는 수십, 수백개이고 인생에서 화 자체를 없애는 방법은 없어요. 우리는 화를 나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화를 내지 말라, 억눌러라라고 가르쳤지 화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가장 좋은 건 말로 표현하는 겁니다. 여성은 이걸 수다로 풀죠. 남성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면 남성적이지 못하다고 배우다 보니 맑은 정신에는 못 하고 술기운을 빌려 자기감정을 표현합니다. 40~5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죠. 성별을 불문하고 자기가 가진 감정을 상대방과 풀 수 있는 훈련을 해야 해요. →수다를 떨었어야 했나요. -수다는 부정적인 게 아녜요. 마음 건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수다는 자기의 화를 풀고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합니다. 평균적인 대한민국의 남자는 이를 회피하고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가끔 모았다가 술 한잔하고 푸는 거죠. 갑자기 쌓인 화를 풀려니 남자들끼리 하는 술자리에서 유독 다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죠. 밖으로 향하는 화병은 남을 향한 폭력이 되고, 안으로 향하면 나를 때리는 우울함이 됩니다. 타인을 향한 폭력이 심해지면 살인이 일어나고, 나를 때리는 폭력이 계속되면 자살로 이어지는 거죠. 화병은 남을 죽이거나 나를 죽이거나, 누구 하나는 죽여야 끝나거든요. 마음의 불이랄까. →보통 우울과 행복은 맞은편에 있는 개념으로 봅니다만 교수님은 우울이나 불안은 행복과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우울한 사람이 행복할 수도 있단 얘긴가요. -지난 100여년간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을 낮춰 주고 우울한 사람들을 우울을 낮춰 주면 행복해진다는 식으로 연구가 이뤄졌지요. 하지만 우울한 사람의 우울을 낮춰 주면 덜 우울한 사람이 되는 거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우울과 행복은 상관이 없어요.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행복감을 높여 주는 게 더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지요.→1930년대 하버드대학생 268명의 70년 인생을 추적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행복의 제1조건은 돈, 명예가 아닌 ‘관계’라고 합니다(한 교수는 2005년 이 같은 연구 내용이 담긴 조지 베일런트의 ‘성공적 삶의 심리학’을 번역해 소개했다). 그런데 요즘 혼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인맥을 관리하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것에 권태를 느끼는 20대’를 칭하는 ‘관태기’라는 신조어도 등장했죠. 관계 맺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일까요. -관계를 맺는 게 이익인지, 혼자 있는 게 이익인지 따져 봤을 때 혼자 있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행동하는 겁니다. 사회가 부추기는 경쟁이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사회가 내가 너와 친구로, 파트너로 함께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상대를 꺾어야 하는 구조이다 보니 관계에 공을 들이기보다 혼자 하는 걸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지는 거죠. →얼마 전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를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요즘 젊은 세대는 정당한 노력보다 관계, 일명 ‘빽’을 성공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더군요. ‘금수저 계급론’ 등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성공하려면 혼자 있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니 굉장히 모순적이네요. -맞아요. 지금 젊은이들은 한 시대가 변화하는 끝자락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시험 잘 보는 친구들이 수능을 보고, 고시를 보고 소위 말하는 성공을 했죠. 그런데 앞으로는 단순히 머리가 좋다, 기억을 잘한다 이런 것들은 인공지능(AI)에 견디지 못할 겁니다. 선생님한테 배우기보다 네이버 지식인이 더 친숙하듯 의사나 변호사, 판·검사도 조만간 인공지능이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변호사를 통해서만 법률 지식을 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변호사 자체가 많아졌고, 다양한 곳에서 법률 지식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변호사가 사무실을 개업해도 예전만큼 손님들이 오지 않습니다. 인간 관계가 넓어 손님을 더 많이 유치하는 사무장이 더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끝이 났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어떻습니까? 부모와 학교 시스템은 아이들이 그저 공부를 잘하면 성공할 것이라고 끊임없는 환상을 심어 주고, 정작 인간 관계 등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아 왔습니다. 환경은 바뀌고 있는데 교육은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는 거죠. 시험 볼 때면 스마트폰을 뺏는 것만 봐도 얼마나 우리가 퇴행적인 교육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진짜 교육이라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그런 문제를 내야지요. →경제, 사회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바뀌었는데 아직 교육은 19세기,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개인이 출세해 별장을 사는 것이 성공이었다면 지금은 별장을 가진 친구를 많이 사귀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돈 버는 개미형 인간이 아니라, 대인 관계를 잘 맺어 별장 있는 친구들을 사귀는 거미형 인간이 성공하는 시대인 겁니다. 혼자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보다 지식과 정보가 오가는 유통망 한가운데 네트워크를 쳐 놓고 정보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인 거죠. 그런데 아직도 우리 교육은 시험 성적이 개인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단순 알고리즘은 인공지능이 하는 4차산업 사회에서 살아남는 인간은 마음으로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이라는 건 대인 관계에서부터 시작하는 거거든요. 부모가 자녀에게 성공이라고 알려 주는 가치관이 혹시 19세기, 20세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고요. →‘다름을 인정하라.’ 말은 쉬운데 현실은 쉽지 않습니다. 사회는 점점 분극화, 파편화, 분절화돼 가고 있는데, 개인의 노력만 가지고는 어려운 일 아닌가요. 중요한 것을 알면서 왜 인정은 없고 갈등은 심화하는 것일까요. -우리 전통문화 자체가 부모 자녀 동일체 의식이 강합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부르잖아요. 이 중 가화의 ‘화’(和)는 화목 화, 즉 가족 구성원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화목하다고 보는 것이지요. 한목소리는 그럼 누구의 목소리인가요. 이것이 아버지이자 남편의 목소리였던 겁니다. 아내는 부창부수로 따라가고, 자녀는 부모 말에 순종해야 하는 게 ‘가화’(家和)의 의미였던 것이죠. 왜 우리나라가 유독 그러느냐고요. 지정학적인 위치에서 외침을 많이 겪다 보니 한 사람이 빨리 결정을 내리고 그 사람이 책임을 가져야만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의견을 물어 통합하는 건 불가능했지요. 그렇다 보니 계속해서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은 조직을 해치는 사람인 걸로 교육받게 되고 대통령부터 시작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걸 좋아하게 된 것이지요. 딜레마는 지금까지는 이 문화가 발전에 도움이 됐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장애물이 될 거란 겁니다. 쉽지 않지요. 거대한 항공모함이 방향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거든요. →수직적인 문화가 수평적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네. 민요는 10명이 나와도 같은 목소리를 내지만 서양의 합창은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알토 등 다 각자 다른 소리를 내면서 화음을 이루잖아요. →5060 중년 콤플렉스를 말합니다. ‘꼰대.’ 이것만은 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게 중년의 슬픈 자화상입니다. 어떻게 하면 중년의 아저씨들이 꼰대 소리 좀 덜 듣고 살 수 있을까요. -중년은 젊은이라는 축과 늙은이의 축이 만나 갈등을 겪는 시기입니다.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상태죠. 그래서 중년은 힘이 듭니다. 더 힘든 건 힘들다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청소년은 밖으로 고함을 지르지만 중년은 속으로 우는 세대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 실패한 인생 같으니까.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것처럼 살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이 큰 시기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5060세대가 막 입사했을 때보다 지식도 많고 기술도 많습니다.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건 오로지 경험밖에 없는데, 문제는 늘 이 경험으로 밀어붙이다가 꼰대가 되는 겁니다. 지혜라는 히브리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듣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지혜가 있는 척하는 사람은 상대가 묻기도 전에 자기 경험부터 들이밉니다. 하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와서 물어볼 때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멘토가 되는 방법은 후배와 멘티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그들이 내 이야기를 원할 때 한다는 겁니다. 듣고 싶지도 않은데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건 아주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죠. 먼저 묻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 주는 일이 선행돼야 하는 거죠.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jade@seoul.co.kr 정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행복을 좇지 마세요…그저 오늘을 즐기세요” 한성열 교수가 말하는 행복이란 “행복요? 전 행복하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던진 ‘뻔한’ 질문은 이렇게 뻔하지 않은 답변에 속절없이 허를 찔렸다. 당신이 ‘긍정심리학’의 대가라고 하니, 그런 긍정적 마인드로 무장했을 사람이면 마땅히 행복도 인위적으로, 작위적으로 만들어(?) 지녔을 법하다는, ‘행복하다’는 답변을 내심 조롱할 요량으로 한껏 날을 벼리고 날린 물음이었다. 정말 고맙게도 한 교수는 기자의 ‘기대’를 완벽히 저버렸다. 솔직했고 담백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빨간 도트 넥타이에 코발트블루 셔츠와 먹색 재킷, 그리고 이를 감싼 블랙 트렌치코트로 한껏 멋을 낸 그의 옷차림이 결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것임을 그 한마디로 입증해 보였다. “누가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냐고 물어본다면 ‘즐겁다’고 답할 겁니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설파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과도 맥이 닿는 듯했고, 장자의 안빈낙도(安貧道)가 떠오르기도 했다. 기자의 마음을 읽은 걸까. 한 교수가 말을 이었다. “대개의 사람들이 행복에 대해 ‘잘못된 명제’를 갖고 있습니다. 행복은 추구해야 할 인생의 목적이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 오늘을 즐기는 것, 그것이 행복하게 되는 겁니다. 행복이란 걸 얻으려고 무엇을 하면 할수록 행복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에게 행복이란 열심히 살아야 할 목표가 아니라 열심히 살면 얻어지는 결과인 것이다. 적어도 내일 행복하자고 오늘 참거나 미룰 목표는 아닌 셈이다. “행복이라는 걸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게 사실 이게 우리말이 아니거든요. 불과 100여년 전 서구에서 들어온 개념입니다. 사랑이란 말도 마찬가지예요. 이전 우린 ‘만족’이라고 했고, ‘정’이라고 했죠.” 정년을 맞은 한 교수는 그럼 앞으로 무슨 일로 열심히, 즐겁게 오늘에 충실할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세요? “교역자들에게 심리학과 상담 기법을 가르쳐 주는 교육기관인 ‘상담 목회 아카데미 예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110여명의 교역자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 전액 무료 수업을 받고 있죠. 일반인들을 상대로 ‘만남과 풀림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왜 이제야 묻느냐는 듯 한 교수의 말이 빨라졌다. 휴대전화가 계속 울렸고, 기자보다 먼저 자리를 떴다. 진경호 부국장 겸 사회부장 jade@seoul.co.kr
  • [기업 기부 새틀 짜자] 좋은 일 하겠다는데… ‘주식출연 제한’에 갇힌 기업 재단

    [기업 기부 새틀 짜자] 좋은 일 하겠다는데… ‘주식출연 제한’에 갇힌 기업 재단

    올해부터 극심한 ‘기부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기부가 뇌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기업들이 잔뜩 몸을 사리고 있어서다. 기업들이 기부금 심의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면 투명성은 강화될 수 있어도 기부 규모가 줄면서 각종 지원 단체들은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해외처럼 기업들이 공익 목적으로 세운 재단을 활성화시키자는 주장이 나온다. 재단을 둘러싼 각종 규제를 풀어 주되 재벌가의 편법 승계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는 식으로 기부 문화의 새 틀을 짜는 대안을 3회에 걸쳐 제시한다.“모든 게 불확실합니다.” 국내 1위 기부금 모금 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전체 성금의 65% 이상을 기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주요 기업들이 기부금을 줄이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모금액은 약 930억원. 통상 전년 대비 110%가량 성장세를 보였는데 올해는 전년 수준을 맞추기도 빠듯하다. 강주현 모금회 법인모금팀장은 10일 “지난 1월 말 연말연시 이웃 돕기 캠페인이 끝난 뒤로 모금액이 크게 줄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기부를 줄이면 취약계층이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분간 기업들의 ‘통 큰 기부’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냈던 삼성도 그룹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이 사라지면서 예년 수준을 유지할지 불투명하다. 2013년 삼성 임직원들이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1122억원의 성금을 냈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안으로 기업 재단을 옥죄는 규제라도 풀어 기부 문화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학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015년 450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하는 지분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뒤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재단을 세운 것처럼 우리 기업인들도 기업 재단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과세 제도를 손질하자는 주장이다. 이미 기업 재단을 통한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기업들의 지출 규모를 넘어선 지 오래다. 2015년 기업재단 62곳의 사회공헌 활동 금액은 3조 3904억원으로 기업 255곳이 낸 금액(2조 9021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많다. 이상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좋은 일 하겠다고 하는데 굳이 주식 출연에 제한을 둘 필요가 있나 싶다”면서 “규제는 원칙적으로 풀고,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공익 법인은 국내 법인의 의결권 있는 주식 5%까지만 취득 가능하다. 성실공인법인으로 지정되면 10%까지는 가능하고, 10%가 넘더라도 3년 이내에 처분하면 과세가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주요 그룹이 세운 재단 중 5% 이상 지분을 가진 곳은 현대차 정몽구재단(이노션 9%), SK행복나눔재단(사회적기업 ‘행복나래’ 5%) 등이 있다. 물론 ‘과세의 공평성’과 ‘기부의 자유’라는 대원칙이 충돌되기도 한다. 한 예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10년부터 7년 연속 배당금을, 사재 75억원을 출연해 세운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이때 배당금 중 44%는 종합소득세 명목으로 제한 뒤 나머지 금액만 재단에 귀속된다. 2015년 당시 박 회장이 받은 배당금 16억원 중 약 9억원이 재단에 기부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법 전문가들은 “배당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준 뒤 또 증여세를 감면해 주면 이중 혜택이 되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기업 오너들이 해마다 받는 수백억원의 배당을 사회에 환원하면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해외 기업인들이 정말 순수하게 재단을 세우고 전 재산을 기부한다고 하면 오해”라면서 “세금과 기부 중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문화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커피전문점도 ‘부익부 빈익빈’

    커피전문점도 ‘부익부 빈익빈’

    5조원을 넘어선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기업 계열 전문점이나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브랜드는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차별화에 실패한 토종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은 3월 말 기준 9만 809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 계열인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중에서는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올랐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상승해 2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디저트 카페’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에, 해외 진출 등에 CJ푸드빌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점 등이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2009년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인 매일유업의 폴바셋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53억원으로 전년(484억원)보다 34.9%가 늘었다. 영업이익도 2015년 적자(-1억 3000만원)에서 지난해엔 흑자(3억 1000만원)로 돌아섰다. 가성비를 앞세운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곳도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전국 매장 수 2000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535억원으로 전년(1355억원) 대비 13.2%가 늘었다. 시내 중심지 한 블록 들어간 곳에 매장이 있지만 매장 면적을 줄이면서 커피 가격을 내린 정책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연구·개발(R&D)센터인 ‘이디야커피랩’을 문열 고 신메뉴 개발에 주력한 것도 효과를 봤다. 이 과정을 거쳐 지난해 선보인 3000원대 후반의 저렴한 질소커피 ‘리얼 니트로’는 출시 20일 만에 무려 20만잔이나 팔렸다. 반면 국내 토종 커피전문점들중 ‘수난’을 겪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카페베네는 과도한 사업 확장과 해외 투자 실패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2010년 진출한 미국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지난해엔 13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중국에서도 합작 투자를 했으나 수십억원의 손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빵집 마인츠돔 등 국내 신규브랜드 사업도 쓴맛을 봤다. 탐앤탐스도 영업이익이 2014년 65억에서 2015년 43억원으로 하락하는 등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다. 2014년엔 강원 춘천 커피 테마파크 조성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1년 반 만에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나친 ‘몸 불리기’에 집중하다 가맹점·서비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과포화된 시장에서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언니들의 슬램덩크2’ 강예원, 여배우 맞아? 털털해도 너무 털털한 ‘남다른 관리법’

    ‘언니들의 슬램덩크2’ 강예원, 여배우 맞아? 털털해도 너무 털털한 ‘남다른 관리법’

    배우 강예원이 남다른 몸 관리법을 공개했다.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에서는 멤버들에게 예뻐지는 관리법을 선보이는 강예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채영은 “너 맨날 좋은 거 들고 다니던데 같이 예뻐지자”라고 물었고 강예원은 얼굴 미용팩을 한 채영에 건넸다. 함께 팩을 붙인 뒤 강예원은 비닐을 종아리에 감싼 후 정체불명의 양말을 신었다. 그는 “랩핑이라고 있다. 다리의 붓기를 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강예원의 예뻐지려는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강예원은 플라스틱 병을 들고 사라졌고, 곧 알 수 없는 소리가 방에 울러퍼졌다. 전소미는 소리를 따라 걸어갔고, 거기엔 강예원이 플라스틱병을 코에 넣고 코세척을 하고 있었다. 카메라 앞에서도 털털한 강예원의 모습에 전소미는 “언니 그래도 여배우인데”라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강예원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걸 싫어한다. 잠자는 시간이 제일 아깝다. 잠은 죽어서 자자란 주의다”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빛나는 밤길… 범죄 가고 안심 찾다

    빛나는 밤길… 범죄 가고 안심 찾다

    “예전에는 어두운 골목이 무서워 밤에 밖에 잘 못 나갔어요. 그런데 어느 날 보니 폐쇄회로(CC)TV를 달아놓은 전봇대를 노랗게 칠해 눈에 띄게 바꾸고, 가로등을 달았더군요. ‘여기 CCTV가 있구나, 이렇게 밝은데 누가 마음 놓고 나쁜 짓은 못하겠구나’ 생각이 들어 요즘에는 불안감이 많이 줄었습니다.”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삼성동에서 만난 주민 주모(39·여)씨는 “작은 환경 변화로도 안전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환경 변화를 ‘범죄예방디자인’(셉테드· CPTED)이라고 부른다. 밝은 분위기의 벽화를 그리고, 외진 골목길에 담을 없애고, 가로등 조도를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범죄자의 범죄 의지를 꺾는 기법이다. 관악경찰서와 관악구청이 삼성동에 진행 중인 셉테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동 전통시장은 왕복 1차로의 양편에 늘어서 있었다. 오전 10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곳곳에서 취객들을 볼 수 있었다. 취객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시장을 지나자 무허가 주택 밀집지역이 있었다. 이곳 골목은 차 한 대가 드나들기도 버거울 정도로 좁았다. 이런 골목들이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었다. 경찰이 2015년 우범지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셉테드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주민들은 동네가 음침한 것이 가장 불안하다고 설명했고 경찰은 ‘빛’을 주제로 삼성동을 바꾸기로 했다. 우선 골목 입구 벽면에 길이 150㎝, 너비 30㎝, 폭 10㎝의 노란 철제 구조물 ‘빛마루폴’을 만들었다. 개나리색 외형에 좁쌀 만한 구멍이 빼곡하게 뚫려 있는 막대형 구조물이다. 오후 7시가 지나 자동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켜지면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이 발산돼 골목을 밝힌다.CCTV를 설치한 전신주는 노랗게 칠하고 ‘블랙박스형 CCTV 작동 중’이라는 팻말을 붙였다. 오후 7시부터 전신주 상단에 달린 빔프로젝터가 ‘CCTV’라는 글자가 적힌 지름 1.5m의 조명을 길바닥에 쏜다. 전신주 몸통에는 비상벨과 송수신장치가 달려 있다. 비상벨을 누르면 150㏈의 경고음이 울린다. 가까이서 들으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소리가 크다. 또 관악구 종합관제센터로 즉시 연결돼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리고, 동시에 주변 CCTV가 비상벨이 울린 전신주 주변을 찍어 종합관제센터 모니터로 송출한다. 기존 CCTV 8대를 보수하고 추가로 12대를 설치했다.골목의 한가운데 공중전화 박스처럼 생긴 안심부스도 만들었다. 내부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강화유리가 닫혀 외부의 위협을 차단할 수 있다. 부스 안에는 공중전화기가 있어 112신고를 할 수 있다. 이외 비상벨과 송수신장치 세트 8개를 골목 구석구석에 부착했다. 낡은 잿빛 담장은 연두색, 노란색으로 칠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민 전미남(49·여)씨는 “경찰이 와서 이것저것 만든 다음부터 동네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여기저기 조명을 달고 CCTV 주변을 노랗게 칠해 눈에 띄게 하니까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오전 11시 30분, 난곡동으로 이동했다.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난곡동의 셉테드 주제는 ‘안심’이었다. CCTV를 달고, 골목에 밝은 조명을 설치하는 등 기본 개념은 비슷하지만 젊은 여성들이 큰길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귀가하는 동선을 파악해 공공시설물을 배치했다. 무엇보다 주택가 주변 400m 구간에 있는 전신주 10개에 크게 번호판을 부착해 위험한 상황이 닥쳤을 때 본인의 위치를 경찰에 정확하게 알릴 수 있게 했다. 곳곳에 반사경 2개와 미러시트 7개를 붙여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미러시트는 거울 역할을 하는 벽지다. 범죄자가 몸을 숨길 수 있는 건물 틈새를 막아 출입을 제한하는 안전가림막, ‘여성안심귀갓길’ 안내 사인 등을 포함해 총 41개의 시설물을 만들었다. 관악서에서 셉테드를 전담하는 범죄예방진담팀의 민성화 경사는 “관악구와 협의해 노후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셉테드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경찰과 자치구가 정기적으로 시설물을 점검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하려면 주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악구에서 셉테드 사업이 시행된 지역은 삼성동, 난곡동, 행운동 등이다. 서울시 전체로 보면 중구, 용산구, 성북구, 마포구, 영등포구 등 21개 자치구에서 52개 동에 셉테드를 적용했다. 우리나라의 첫 셉테드 적용 지역은 2012년 서울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이다. 영국과 미국 등 서구권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것을 감한하면 다소 늦은 편이다. 법무부의 ‘외국 셉테드 사업 추진 사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중앙정부가 직접 셉테드를 관장하는 게 지자체가 관리하는 우리나라와의 차이점이다. 1998년 ‘범죄와 무질서법’이 통과되면서 셉테드가 도시계획과 설계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 법안은 지역의 범죄 수준과 패턴을 조사해 3년 단위로 종합 전략을 세우게 했다. 영국 내각 부총리실은 2004년 ‘도시계획정책안’에 셉테드 개념을 핵심사항으로 명시하고 세부시행규칙 가이드라인을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해 반영하게 했다. 미국 애리조나의 템페에서는 1989년 한 경찰관이 셉테드 입법화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후 약 6년간에 시청, 경찰, 건축업자들 사이에 논쟁과 협상이 진행됐다. 1996년 초안이 마련됐고 1997년 시 건축 개발 및 환경관련 법규에 셉테드 관련조항이 신설됐다. 공공예술의 역할이 컸다.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여성 럭비선수 여럿이 벤치에 앉아있는 사진을 크게 인쇄해 정류소에 붙였다. 실제 범죄 심리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로수가 시야를 가리지 않게 개방적으로 조성해 범죄를 저지를 만한 폐쇄적 장소를 없앴고, 화장실 내 범죄가 늘자 벽을 통유리로 바꾸었다. 또 지상 1층 상업시설과 소매점, 업무용 시설은 반드시 보행로를 바라보게 해 보행자가 자연스레 범죄를 감시할 수 있게 했다. 일본 도쿄 아다치에는 유명한 셉테드 타운이 있다. 3만 2300㎡ 면적에 206가구가 사는 이 마을의 모토는 ‘CCTV가 필요 없는 마을’이다. 우리나라가 셉테드의 핵심으로 CCTV를 꼽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실제 마을 입구에 단 한 대의 CCTV만 설치돼 있다. 대신 건물마다 외부에서 복도를 볼 수 있도록 복도 부분의 외벽을 통유리로 만들어 주민들의 자연감시가 가능하게 했다. 또 건물 앞 보행로에는 석조 장애물을 만들어 무단 주차를 막았다. 범죄자가 차를 건물 바로 앞에 주차하고 절도를 한 뒤 바로 도주하는 것을 방지한다. 전문가들은 비록 우리나라의 셉테드가 시작은 늦었지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용길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우리나라 셉테드는 지역적 특성과 거주자의 특성을 반영하는 식으로 진화했다”며 “최근 호주에서 우리의 셉테드를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 올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지자체에서 셉테드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 없이 벤치마킹하는 식으로 적용하고 있어 정부가 주도해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홀몸 어르신 반지하방에 햇살을”… 강동구 모든 동 확대

    “홀몸 어르신 반지하방에 햇살을”… 강동구 모든 동 확대

    건물이 밀집돼 있거나 반지하에 있는 가구는 낮에도 집안이 어두컴컴하다. 햇볕이 들지 않으면 홀몸 노인들은 우울감이 심해지기 쉬운 데다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D를 공급받기도 어렵다. ‘햇살 복지’가 필요한 것이다.서울 강동구가 ‘햇살 가득한 방 만들기’ 사업을 모든 동으로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SH공사, 건설기술업체인 ㈜엔엘에스와 지난 5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온종일 햇볕이 들지 않는 반지하 저소득가구에 200만원 상당의 자연 채광 장치를 설치해 주는 햇살 복지 사업은 둔촌2동 홀몸 노인 가구에서 첫 시작을 했다. 구청 관계자는 “지역 내에 LH, SH공사가 운영 중인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이 200가구 정도 있다. 구에서는 이곳들을 방문해 실내 채광 여부를 확인하고 엔엘에스는 설치 및 관리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치는 건물 옥상에 설치된 거울이 태양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여 햇빛을 모아 다른 반사경을 통해 반지하 방에 빛을 비춰 주는 방식이다. 마치 햇빛이 창문을 통해 직접 실내로 유입되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효과를 낸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장치를 설치하면 일조권 침해 문제 해결은 물론 노인들의 우울감을 완화하고 겨울철 난방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대선 정국… 공직기강 감시 수위 ‘최고조’

    대선 정국… 공직기강 감시 수위 ‘최고조’

    “일과 중에 왜 밖에 나갔다 오셨나요?”방위사업청에서 일하는 공무원 A씨는 최근 감사담당관실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당황한 그는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도무지 ‘무단 외출’로 걸릴 만한 게 뭐가 있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감사관실 직원이 구체적인 날짜와 시간을 들이대며 캐묻자 그제야 팀장이 주문한 택배를 받으러 정문 밖에 5분 정도 나갔다 온 게 생각났다. A씨는 “출입통제시스템에 저장된 모든 기록을 샅샅이 살피는 것 같은데 FM(원칙)대로 하는 게 맞지만 융통성이 너무 없다”면서 “감시받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공직기강 감시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국무조정실이 감찰을 강화하고 공직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무원 스스로 ‘몸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6일 오후 1시 직후 정부세종청사 주변은 인적이 끊겨 적막이 흘렀다. 공무원 대부분이 일찌감치 점심식사를 마치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B과장은 “낮 12시 30분이 넘어가면 휴대전화 시계를 흘깃거리면서 차 한잔 마시고 청사에 돌아갈 시간을 가늠한다”면서 “함께 밥 먹는 손님을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이지만 다년간 훈련된 ‘애니멀 스피릿’(동물적 감각)이 나도 모르게 발휘된다”고 말했다. C과장은 “감사실에서 청사 로비 스피드게이트에 기록된 출입시간을 체크해 오후 1시 넘어서 들어온 ‘점심 지각자’를 요주의 인물로 관리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면서 “안 그래도 ‘새가슴’인 공무원들이 더 몸을 사려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서울에 청사를 두고 있는 사정기관에는 총리실 공직복무점검단이 매일같이 나와 살다시피 하고 있다. 이 기관의 한 간부 직원은 “출퇴근이나 점심시간까지 일일이 점검을 하는데 공무원들이 잠재적 규정 위반자들이라도 되는 양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다”면서 “업무상 중요한 만남이 있어 일찍 청사를 나서야 할 필요가 있는 날도 공직기강 점검에 적발될까 겁이 나 저녁 6시가 되기 전에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D국장은 “집중근무시간이 시작되는 오전 9시부터 점심 먹으러 나가는 오전 11시 40분까지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기 어렵다”면서 “화장실 한 번 가거나 담배 피우러 나갈 때에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파견이나 해외연수를 준비하느라 최근 인사에서 보직을 받지 않은 공무원들도 감찰의 희생양이 될까 전전긍긍이다. 스마트워크센터에 매일 확실하게 출퇴근 도장을 찍는다. 세종청사에 출근했다가 서울에서 볼일을 처리한 뒤 퇴근 기록을 남기기 위해 다시 KTX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이 적지 않다. 2015년 3월 스마트워크센터 출근을 핑계로 무단결근한 ‘사라진 김 과장’ 사건이 남긴 트라우마다. 공직기강 바로잡기는 필요하지만, 정도가 지나쳐 공무원 사기를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중앙부처의 E과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교체 1순위가 될 1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기강 단속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보인다”면서 “외부 인사들과 약속이 잦고 해외 출장 일정도 꼬박꼬박 챙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이재용 부회장 성실히 수감생활”

    교도관 “절도 있는 생활” 칭찬 지난 2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돼 7일 첫 재판을 앞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구치소 안에서 ‘모범수용자’로 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최대 기업 총수인 그가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식사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는 덕분이다. 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어릴 적부터 ‘황태자’로 자란 ‘범털’(사회 고위층을 일컫는 은어)답지 않게 안정적이면서도 절도 있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TV 1대와 매트리스 등이 비치돼 있는 6.56㎡(약 1.9평) 크기의 독거실(독방)에서도 책이나 침구류 등을 잘 정돈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구치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불교, 개신교 관련 서적 등을 외부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관들은 각 방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수시로 재소자들의 생활을 관찰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밖에서는 한 번도 접하지 못했을 한 끼당 1440원 정도의 식사를 하면서도 음식물을 남기는 법이 거의 없다”면서 “매일 배달되는 신문들을 꼼꼼히 읽으면서 천천히 식사를 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은 하루 한 번 45분씩 주어지는 운동 시간엔 좁은 부채꼴 모양의 운동 공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등 몸 관리에도 철저하다는 게 구치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독방에 수용된 거물급 인사들의 경우 일반 재소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따로 운동 시간을 배정받는다. 그가 조사받는 자세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안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검팀 고위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상당히 점잖고 가정교육이 잘된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반면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구치소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실장은 독방에서 종종 식사를 제대로 비우지 않는 데다 계속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등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평생 서슬 퍼런 권력을 휘둘렀던 김 전 실장이 만년의 자신의 처지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조윤선 “모든 일 소상히 밝히겠다”…김기춘은 ‘침묵’

    조윤선 “모든 일 소상히 밝히겠다”…김기춘은 ‘침묵’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일명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일 법정에 섰다. 김 전 실장은 입을 다문 채 침묵하며 다소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조 전 장관은 화장기 없는 민얼굴로 나와 힘없는 표정이었고, 체중이 많이 빠진 모습이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 모두 수의 대신 검은 정장을 입고 나왔다. 재판장이 생년월일 등 기본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하기 위해 피고인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할 때도 잠시 다른 생각을 했는지 뒤늦게야 몸을 세웠다. 김 전 실장은 재판장이 직업을 확인하자 “무직입니다”라고 답했다. 조 전 장관도 “지금 없습니다”라며 짧게 답변을 마쳤다. 두 사람 모두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법조인 출신이다. 특검팀이 공소사실을 읽어내려가는 동안에도 김 전 실장은 계속해 주변을 둘러봤다. 간간이 헛기침도 내뱉었다. 변호인이 40분에 걸쳐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때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재판장이 “본인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고개만 가로 저을 뿐 입을 떼진 않았다. 이후 다른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변론을 이어가자 옆자리의 변호사와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김 전 실장이 협심증이 있어서 야간까지 재판하면 위험한 상황이다. 그에 관해 의사를 물었고 김 전 실장은 재판부 진행을 따르겠다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조 전 장관은 주머니에서 접힌 A4 용지 한 장을 꺼내 책상 위에 펼쳐놓고 그 위에 시선을 고정했다. 펜으로 종이 위에 메모하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의 변론이 끝나자 이 종이를 한 번 들여다본 뒤에 재판장을 쳐다보고 자신의 입장을 말로 풀어나갔다. 그는 “지금까지 저에 대해 깊은 오해가 쌓여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제가 겪은 모든 일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차분히 말했다. 조 전 장관의 남편인 박성엽(56·사법연수원 15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법정에 나왔다. 박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의 변호인으로 선임계도 냈지만, 이날은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다. 이날 재판에선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변호인들이 열띤 변론을 하면서 여러 법리적 쟁점과 사실관계에 대한 주장을 풀어놓았다. 오전 재판이 끝나자 김 전 실장은 변호인단과 여유 있게 악수하고 인사를 나눈 뒤 법정을 나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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