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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여자 됐어요”…바비인형 남친 켄, 태국서 성전환수술

    “진짜 여자 됐어요”…바비인형 남친 켄, 태국서 성전환수술

    한때 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켄'으로 이름을 날린 제시카 알베스(37)가 완벽한 여자로 변신했다. 알베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달 17일 성전환수술을 받고 진정한 여자가 됐다"고 밝혔다. 알베스는 "실수한 몸에서 태어나 성적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다 이제야 진정한 나를 만난 것 같다"면서 여자로 시작하는 제2의 인생에 벅찬 기대감을 보였다. 여자로 거듭나기 위해 알베스는 멀리 아시아까지 날아가 수술대에 올랐다. 알베스가 여자로의 변신을 완성한 곳은 성전환수술로 유명한 태국의 한 성형외과였다. 이 병원에서 알베스는 6시간에 걸쳐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진정한 여자가 되기 위해 그가 지불한 비용은 1만6000달러, 우리 돈으로 1870만원 정도다. 알베스는 "성전환수술을 잘못 받으면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3개월만 있으면 완벽하게 회복이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긴 방황(?) 끝에 여자로의 인생을 선택한 알베스는 "거울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낀다"면서 성전환수술에 대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랑에 대한 기대감도 감추지 않았다. 알베스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준비도 됐다"면서 "사랑을 만나면 둘만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한 항공회사 보조원으로 일하며 평범하게 살던 알베스는 어느 날 늘어진 자신의 복부를 보고 성형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바비인형의 남자친구 '켄'과 똑같은 남자가 되겠다며 성형과 시술을 반복했다. 그가 지금까지 받은 성형과 시술은 어림잡아 약 150회에 이른다. 변신을 위해 지출한 돈은 최소한 100만 달러(약 11억3000만원)로 추정된다. 중남미 언론은 "그가 실제로 수술에 쓴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아마도 본인도 계산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켄을 향한 변신을 거듭하던 알베스는 지난해 초 돌연 여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남성형 이름인 로드리고를 버리고 제시카라는 여성형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여자로 변신하던 알베스에게 성전환수술은 완결판 수술이었던 셈이다. 알베스는 "완벽한 여자가 된 만큼 이제는 사랑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알베스 인스타그램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국민들에게 칭찬 못 받는 ‘공공 SW사업’ 구조적 문제인 발주 관행부터 개선해야”

    “국민들에게 칭찬 못 받는 ‘공공 SW사업’ 구조적 문제인 발주 관행부터 개선해야”

    공공부문에서 내놓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치고 국민들에게 칭찬받는 것을 찾기 어렵다. 서울시 대표 정책이라는 공공자전거 ‘따릉이’만 해도 앱 사용자들이 남긴 리뷰를 보면 분노와 비판 일색이다. ‘쓰기 불편하다’거나 ‘서울시 공무원들은 앱 개발한 뒤 사용도 안 해 보냐’는 지적이 그나마 가장 점잖은 축이다. 국회사무처 소프트웨어 과업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최근 선임된 이동규(45) 동아대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22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공공소프트웨어 사업은 왜 맨날 이럴까 고민했다. 결국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부처별로 구성되는 과업심의위를 제도 개선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과업심의위를 통해 공공소프트웨어 발주 관행부터 개선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업심의위는 지난해 12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정부기관과 광역자치단체에 설치가 의무화됐다. 외부 위원이 과반수가 돼야 하며, 정부기관 공동앱과 기관 발주 홈페이지 등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심의하고 의견을 제출한다. 재난관리정책을 전공한 이 위원장은 재난관리용 공공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특허를 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몸으로 느꼈다. 그는 “기관마다 소프트웨어 이해가 높지 않은 공무원이 과제 제안서 기획부터 점검까지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제안서 자체가 명확하지 않으니 수정 보완 요청이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가 산정이 제대로 안 되는 것도 심각하다. 과업 규모에 따른 단가를 제대로 측정하지 않고 줄이는 데만 급급하니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소프트웨어 사업 중 84%가량이 2분기 이후 입찰 공고를 낸다. 대부분 연말까지 사업을 마쳐야 해 실제 사업기간이 반년도 안 되는 데다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니 노동환경이 열악해 숙련된 고급 인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공소프트웨어를 만든 뒤 지속적인 품질 유지 관리가 필수인데 잘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따릉이 같은 실패작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과업심의위를 통해 부당한 관행을 개선하면서 공공과 민간이 함께 발전하는 길을 찾는 토대를 만들고 싶다”면서 “서로 경험을 나누고 제도 개선도 함께 고민하려면 각 부처 과업심의위를 묶는 협의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동료 성희롱 신고했더니… 부장은 “왜 일 키우냐” 회유

    동료 성희롱 신고했더니… 부장은 “왜 일 키우냐” 회유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뒤 동료나 상사, 회사로부터 2차 피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직장에서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일고민상담실이 지난해 지원한 197건의 상담 중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113건(57%)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58건), 부당해고(14건), 기타 노동사안(9건), 성차별적 조직문화(2건) 등 순으로 상담이 많았다. 거래처나 원하청 관계, 신입·수습직원처럼 지위가 낮은 경우 성희롱 피해에 취약하다. 회식이나 술자리 외에 사무실에서 마우스 위로 손을 잡거나 불필요하게 몸을 밀착하는 성희롱도 많았다.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했을 때 겪는 2차 피해도 심각하다. 동료나 상사가 “대화로 풀 수 있는데 신고하느냐”며 피해자에게 죄책감을 심어 주거나 “(가해자가) 나이가 많아 그러니 친절하게 대해 주라”며 참으라고 하는 식이다. 회사는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의 신고 의도를 의심하거나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 피해자에게 퇴사를 종용하거나 승진 배제, 부당 전보·징계 등 불이익을 준 경우도 있었다. 여성민우회는 “직장 내 성희롱이나 괴롭힘은 노동자에게 신체·정서적 악영향을 끼치는 노동권 침해 행위”라며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더불어 회사 구성원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흡연 학생 훈육”…고교 행정실장, 결국 형사처벌 받는다

    “흡연 학생 훈육”…고교 행정실장, 결국 형사처벌 받는다

    “담배 6개비 한 번에 피우라고 해”고교 행정실장 검찰 송치 흡연을 한 학생에게 폭행과 욕설 등을 한 광주 한 고등학교 행정실장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21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7일 폭행 등 혐의로 광주 모 고등학교 행정실장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이 학교 교장 B씨에 대해서는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초 흡연을 한 3학년 5명을 행정실 앞에서 폭행하고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학생은 몸에 피멍이 들었고, 한 학생의 휴대전화는 파손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부 학생들에겐 담배 5∼6개비를 입에 물도록 한 후 강제로 피우도록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광주시교육청은 “A씨의 폭행 혐의가 중대하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관계자는 “학교에서 훈육이라는 미명 아래에 이뤄지는 체벌은 가장 비교육적인 처사”라며 “학생이 교내 흡연 등 학생 생활 규칙이나 교칙을 위반했더라도 교육적 지도 활동은 인권이 존중되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 한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광주시교육청은 이들을 징계해야 한다. 더는 폭력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광주 학생인권조례를 기반으로 인권침해 및 상담 활동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털어놓자... “괜히 일 키우지 말라”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털어놓자... “괜히 일 키우지 말라”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도 여전히 회사나 주변에서 2차 피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의 ‘2020년 주요 상담사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뤄진 상담 197건 중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113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58건), 부당 해고(14건), 기타 노동사안(9건), 성차별적 조직문화(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성희롱 상담의 경우, 마우스 위로 손을 겹쳐 잡거나 불필요하게 몸을 밀착하는 신체적 성희롱부터 사장이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례까지 나왔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는 명령어에 동료를 성희롱하는 내용을 넣는 등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 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겪는 2차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나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을 때 “대화로 풀 수 있었을 텐데 인사팀에 신고하느냐”고 핀잔을 주거나 “일로 마주쳐야 하고 (가해자가) 나이가 많아 그러니 친절하게 대해주라”며 그냥 참고 넘어가라고 종용하는 사례도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미온적인 대처도 적지 않았다. 회사 측은 외부에 알려질 것을 꺼려 “괜히 일을 키우지 말라”고 하거나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의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퇴사를 강요하거나 승진 배제와 부당 징계 등 고용상 불이익을 준 사례도 있었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장은 “사내 성희롱과 괴롭힘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문제”라며 “일차적으로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 성희롱과 괴롭힘이 회사 구성원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LH 사태 일단 몸 낮추는 관가… “달라져야” “달라질까” 뒤숭숭

    LH 사태 일단 몸 낮추는 관가… “달라져야” “달라질까” 뒤숭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공직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의를 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세종청사가 자리한 세종시에서도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동산 문제가 관가를 흔드는 ‘블랙홀’이 됐다. 정부 합동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예측불허 상황에서 공공부문은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일부 정부부처는 청렴서약식 등을 통해 조직 분위기를 잡는가 하면, 주식 열풍의 후폭풍을 우려해 주식 거래를 제한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신뢰가 떨어진 공직사회에 쏠리는 눈은 따갑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15일), 환경부(8일), 국토부(2일) 등이 내부 및 산하기관까지 참여시킨 가운데 공개 청렴 행사를 가졌다. 메시지는 부패 근절과 청렴문화 확산, 국민 신뢰 확보 등으로 비슷했다. 논란의 중심인 국토부는 지난 2일 산하 공공기관과 간담회를 갖고 청렴 실천을 협약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된 직후다. 변창흠 장관은 “국민이 우리 조직이 청렴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정책 신뢰마저 무너진다”고 말했는데 현 상황을 예견한 듯한 발언이 됐다. 정부부처 등 공공부문에서 실시하는 청렴서약식이나 결의대회 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세종청사의 한 간부는 “청렴에 대한 분위기를 공유하고 다시 마음에 새기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반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서약한다’는 구호는 공허하고 선언적 퍼포먼스로 “달라질 게 없다”는 반론도 거세다. 세종청사의 한 사무관은 “청렴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기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청렴서약식이라는 게 결국 보여 주기 행사일 수밖에 없고, 안 한다고 부패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라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공직윤리 기준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는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리 부재와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대한 한탄도 터져 나왔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LH 사태를 ‘불공정의 표본’이라며 “공직사회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런 사각지대가 만연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앙부처 한 간부는 “충분히 예견된 일인데 정부나 관계기관에 감시시스템이 없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과거에나 벌어질 일을 접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고위급 관계자는 “개발부처나 금융권 등 상대적으로 정보가 빠른 조직에서 상시화된,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범죄라는 인식 및 차단에 대한 관심조차 없었다”고 일갈했다. 세종청사 이전 공무원들에 대한 아파트 특별공급 문제도 소환됐다. 세종청사 한 과장은 “특별공급은 세종으로 공무원들이 이전하라는 취지로 마련된 대책”이라며 “정부가 후속 조치 없이 손을 놓으면서 일순간 특혜로 불신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LH 사건이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세종청사 한 국장은 “재보선 이후 인사든 정책이든 어떻게 나타날지 불확실하다 보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LH 사건으로 긴장감이 높아졌고 공직기강이 강화되면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반면 경제부처 한 과장은 “이번 사태는 정보에 사전 접근이 가능한 소수 집단에서 가능한 일인데 공직 전체가 개혁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대다수 공무원을 같은 프레임에 넣고 ‘자성해야 한다’고 몰아세워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민 공분을 산 사건인 만큼 강도 높은 수사와 대책 마련은 당연하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귀농 활성화를 위해 농지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까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김영란법’이 만들어졌듯 LH 사태로 공직자 사익 추구를 막는 ‘이해충돌방지법’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됐다”며 “부패방지책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LH 사태’에 뒷북 수습 나선 관가…“달라질 게 없다” 자조도

    ‘LH 사태’에 뒷북 수습 나선 관가…“달라질 게 없다” 자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공직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의를 표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세종청사가 자리한 세종시에서도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동산 문제가 관가를 흔드는 ‘블랙홀’이 됐다. 정부 합동조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예측불허 상황에서 공공부문은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일부 정부부처는 청렴서약식 등을 통해 조직 분위기를 잡는가 하면, 주식 열풍의 후폭풍을 우려해 주식 거래를 제한하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신뢰가 떨어진 공직사회에 쏠리는 눈은 따갑다. 18일 관가에 따르면 LH 투기 의혹이 불거진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15일), 환경부(8일), 국토부(2일) 등이 내부 및 산하기관까지 참여시킨 가운데 공개 청렴 행사를 가졌다. 메시지는 부패 근절과 청렴문화 확산, 국민 신뢰 확보 등으로 비슷했다. 논란의 중심인 국토부는 지난 2일 산하 공공기관과 간담회를 갖고 청렴 실천을 협약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된 직후다. 변창흠 장관은 “국민이 우리 조직이 청렴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정책 신뢰마저 무너진다”고 말했는데 현 상황을 예견한 듯한 발언이 됐다.정부부처 등 공공부문에서 실시하는 청렴서약식이나 결의대회 등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세종청사의 한 간부는 “청렴에 대한 분위기를 공유하고 다시 마음에 새기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반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서약한다’는 구호는 공허하고 선언적 퍼포먼스로 “달라질 게 없다”는 반론도 거세다. 세종청사의 한 사무관은 “청렴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기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청렴서약식이라는 게 결국 보여 주기 행사일 수밖에 없고, 안 한다고 부패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라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공직윤리 기준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는데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관리 부재와 ‘사후약방문식’ 대응에 대한 한탄도 터져 나왔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LH 사태를 ‘불공정의 표본’이라며 “공직사회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런 사각지대가 만연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중앙부처 한 간부는 “충분히 예견된 일인데 정부나 관계기관에 감시시스템이 없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과거에나 벌어질 일을 접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고위급 관계자는 “개발부처나 금융권 등 상대적으로 정보가 빠른 조직에서 상시화된,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범죄라는 인식 및 차단에 대한 관심조차 없었다”고 일갈했다. 세종청사 이전 공무원들에 대한 아파트 특별공급 문제도 소환됐다. 세종청사 한 과장은 “특별공급은 세종으로 공무원들이 이전하라는 취지로 마련된 대책”이라며 “정부가 후속 조치 없이 손을 놓으면서 일순간 특혜로 불신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LH 사건이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크다. 세종청사 한 국장은 “재보선 이후 인사든 정책이든 어떻게 나타날지 불확실하다 보니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LH 사건으로 긴장감이 높아졌고 공직기강이 강화되면서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반면 경제부처 한 과장은 “이번 사태는 정보에 사전 접근이 가능한 소수 집단에서 가능한 일인데 공직 전체가 개혁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다”며 “대다수 공무원을 같은 프레임에 넣고 ‘자성해야 한다’고 몰아세워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민 공분을 산 사건인 만큼 강도 높은 수사와 대책 마련은 당연하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귀농 활성화를 위해 농지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에 차질이 빚어질까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김영란법’이 만들어졌듯 LH 사태로 공직자 사익 추구를 막는 ‘이해충돌방지법’이 수면 위로 오르게 됐다”며 “부패방지책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성난 원숭이떼의 습격…놀라 달아나던 인도 여대생 추락사

    성난 원숭이떼의 습격…놀라 달아나던 인도 여대생 추락사

    원숭이떼를 피해 달아나던 인도 여대생이 추락사했다. 11일 더한스인디아는 인도 텔랑가나주의 한 아파트를 습격한 원숭이떼로 인해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10일 텔랑가나주 와랑갈시 카지페트 지역의 한 아파트에 원숭이떼가 출몰했다. 아파트 옥상에서 친구들과 배드민턴을 치던 G. 시리샤(21)는 원숭이떼 공격에 놀라 몸을 피하다 그만 중심을 잃고 말았다. 건물 높이는 4~5m에 불과했지만 추락 충격으로 크게 다친 시리샤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건물 반대편 CCTV에는 원숭이떼를 피해 옥상 난간으로 기어 올라간 시리샤가 중심을 잃고 추락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추락과 동시에 시리샤에게 달려들던 원숭이 두 마리도 양 옆으로 흩어졌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주민 너덧 명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시리샤는 다발성 골절로 끝내 숨을 거뒀다. 인도에서는 원숭이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타밀나두주에서는 가정집에 난입한 야생 원숭이떼가 쌍둥이 아기를 납치해 이 중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0월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에서는 원숭이떼가 무너뜨린 담장에 맞아 남성 2명이 숨졌다. 같은 해 7월 우타르프라데시주 샤자한푸르시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일가족 5명이 사망했다. 2007년 당시 뉴델리 부시장이 자택 테라스에서 달려드는 원숭이떼를 뿌리치다 추락사한 사건은 매우 유명하다.전문가들은 인도 경제발전과 함께 주택 수요가 폭증하면서 원숭이 서식지가 파괴됐고, 이 때문에 난폭해진 원숭이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힌두교 신자인 주민 대부분이 하누만(원숭이신)의 화신인 원숭이를 살뜰하게 보살피고 있어 적극적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들이 원숭이 도살에 반대하는 것 역시 관리 당국에는 걸림돌이다. 2000년대 초반 인도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덩치가 크고 사나운 랑구르원숭이를 동원해보기도 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20대·여성, 이상 반응 많은 까닭… “젊을수록 면역반응 강한 탓”

    20대·여성, 이상 반응 많은 까닭… “젊을수록 면역반응 강한 탓”

    “50대는 이상반응을 보인 이가 드물었지만 40대 이하는 발열, 두통, 근육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고 결근하거나 응급실에 간 직원도 있었어요.”(종합병원 의사 A씨)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되게 앓았다는 후기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고 있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이상반응 경험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15일 밝힌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 신고율에 따르면 20대 3.6%, 30대 1.7%, 40대 1.2%로 신고율이 높고 50대(0.8%)와 60대(0.5%)는 이보다 적었다. 또한 여성(2.1%)의 신고율이 남성(1.0%)의 두 배에 달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면역력 때문에 이런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면역작용이 활발한 젊은층일수록 백신 항원이 체내에 들어갔을 때 면역반응이 세게 나타나 발열, 근육통 등 이상반응을 강하게 겪는다는 것이다.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17일 “몸에 들어온 이물질과 우리 몸이 격렬하게 싸우는 과정에서 발열 등의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노병은 나이 들어 싸울 힘이 적고 젊은이는 싸울 힘이 많아 이상반응도 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일반적인 백신과 달리 이번에는 연령에 따라 그 차이가 큰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침팬지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써서 아데노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중장년층이 젊은층보다 부작용이 덜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쓰인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아니어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성에게서 이상반응이 더 잦은 이유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등 성호르몬의 영향이라는 설명도 있고, 면역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X염색체에 많아 X염색체가 두 개인 여성의 면역반응이 더 활발하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남성보다 여성이 이상반응을 민감하게 느끼고 적극적으로 신고해 신고율이 높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는 확실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 임상시험에서도 아나필락시스 90% 이상이 여성이었고, 대부분이 알레르기 반응 발생 이력이 있는 경우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 아이도 코로나 블루?… TV 끄고 아이 마음 들어주세요

    우리 아이도 코로나 블루?… TV 끄고 아이 마음 들어주세요

    中청소년 절반, 불안·우울증세 호소TV·컴퓨터 노출 길수록 불안 늘고신체활동 늘수록 우울증 위험 낮아어른들과 대화 통해 공포심 줄이고부모가 손씻기 등 방역 모범 보여야 ‘집콕’에 활동량 줄어 소아비만 증가 “먹는 양 조절보다 규칙적 식사 유도”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시기에 아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깥 활동은 물론 친구들과의 만남도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사회화를 익히고 인격이 형성될 때인 아이들의 사회적 고립은 어른들과는 또 다른 문제를 노출시킬 수 있다.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아이들도 어른처럼 우울감과 건강염려증, 공포 같은 증상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들한테서 감염병 확산을 우려하는 얘기를 듣거나 휴대전화로 감염병 소식을 접하다 보면 불안감이 커지고 정신적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학교 활동이나 친구들과의 만남이 줄어들면서 아이들은 고립감과 소외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이지홍 교수에 따르면 실제 중국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789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불안(21.7%)과 우울 증세(24.6%)를 호소했다. 외출을 하지 못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가족 구성원과의 의사소통이 줄고 취미나 관심 분야를 통한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TV나 컴퓨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길고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검색을 오래할수록 불안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신체활동을 많이 할수록 우울증 위험이 낮아졌다는 것이다.●학교 활동 줄어 고립감·소외감에 노출 아이들이 우울감이나 불안 증세를 보일 때는 주변 어른들이 같이 대화를 나누며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게 좋다. 어른들이 본인을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친구들 사이에 퍼지는 잘못된 정보는 바로잡아 주고 뉴스를 함께 접하며 같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근거 없는 공포심을 부추기는 유언비어성 루머를 구분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감염병에 대해 아이가 어떻게 알고 있는지 등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 표현하도록 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면서 “아이가 걱정을 많이 한다면 이유를 물어보고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지는 않은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은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가 손 씻는 모습을 직접 보여 주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해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아이들이 제대로 실천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학교와 교실을 드나들 때 만질 수 있는 손잡이나 화장실 수도꼭지, 변기 등에도 세균이 많다는 점을 알려 주고 수시로 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새 학기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시기여서 소아청소년의 정신과 질환이 악화하거나 새로 발병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유난히 아이들이 힘들어할 때는 당장 학습에 집중하기보다는 우선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돌봐 주는 게 필요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아이들의 비만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활동량이 줄고 음식 섭취는 늘어나 비만에 노출되기 쉽다. 비만에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요인은 유전과 행동양식, 환경인데 코로나19는 이 가운데 행동양식과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는 “스트레스로 인한 고칼로리 음식과 음료수 섭취, 가계 재정 악화로 인한 건강한 음식의 섭취 부족, 학교 폐쇄로 인한 신체활동 감소, 온라인 수업 증가 등 행동양식의 변화로 인한 비만이 늘게 된다”면서 “여자아이와 고학년생일수록 비만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칼로리 과다 섭취를 줄이도록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가능하면 배달음식을 줄이는 대신 가정에서 만든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 특히 소아들은 성장에 필요한 고른 음식 섭취가 중요하기 때문에 과도한 식이조절보다는 일정한 양을 규칙적인 시간에 섭취하는 게 필요하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더라도 일찍 일어나 제 시간에 식사하도록 도와준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이미 소아청소년의 비만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비만으로 병원을 찾는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2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대용 교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비만은 갈수록 급증하는 만성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비만을 전 세계에 만연한 신종 전염병이라고 불렀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는 비만 환자의 급증을 야기해 이른바 ‘확찐자’라는 단어가 어른들뿐 아니라 소아청소년에서도 유행하게 됐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성장기 아이들의 비만은 단순히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건강에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코로나19로 활동 영역이 줄어든 상황에서 비만 증상까지 겹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심하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맨손체조 등 에너지 소비 늘려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는 “비만한 아이들은 심리적·정신적 안정이 중요하며 정서불안이나 열등감, 소외감, 학교 과외활동의 단절을 없애 주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심리요법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 상담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기된 아이들의 고립이 학교나 친구들과의 일시적인 단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비만 같은 육체적 이상 증세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비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체활동을 늘려야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식품은 피하고 채소와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시간을 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감염병 확산으로 마음놓고 외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사람이 많이 없는 공원 등을 찾아 자전거를 타거나 하루 30분씩 실내에서 계단 오르내리기나 맨손체조 등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기에 있는 소아청소년은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기보다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동성애자로 군 복무를 한다는 것은…강제람 씨의 호소

    동성애자로 군 복무를 한다는 것은…강제람 씨의 호소

    지난해 11월 영국 BBC는 시각예술활동가 강제람(36) 씨의 사연을 전했다. 그는 설치작품전 ‘유 컴 인, 아이 컴 아웃, 정신병동에서 온 편지들(You come in, I come out - Letters from Asylum)’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16일 다시 4분여 동영상을 홈페이지 전면에 올려 눈길을 끈다. 아마도 변희수 씨가 유명을 달리한 것이 계기가 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시회를 구상하게 된 것은 2017년 육군 중앙수사단이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해 군형법 92조6을 위반한 혐의로 형사처벌하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이 때 23명이 입건됐고,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그 역시 성소수자로 2008년 군에 입대해 충격적인 일들을 경험했다. 영국 유학 중이었는데 기획전을 구상하면서 이듬해 처음으로 다른 시기에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3명의 병사 증언을 듣게 됐다. “누군가 작은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냈을 때, 거기서 변화가 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강씨는 배치된 자대에서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괴롭힘의 대상이 됐다. 그는 몇몇 선임들과 부대원들이 그의 몸을 만지고, 귓불에 바람을 불고 속옷을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한 부사관이 그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고 그는 성소수자란 사실을 털어놓았다. 문제의 부사관은 다음날 곧바로 ‘아우팅(성 정체성을 타인이 강제로 공개하는 것)’ 해버렸다. 동료 병사들은 오히려 그가 밤새 누군가 다른 병사를 유혹했다고 손가락질을 해댔다. ‘관심병사’를 가리키는 노란색 스마일 라벨을 군복에 붙이는 수모를 견뎌야 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는데도 군 정신병원에 강제로 보내져 116일을 지냈다. 항우울제를 강제로 먹였다. 군 전역 심사를 앞두고는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연기하라는 지시까지 받았지만 그는 거부했다. 결국 그는 복무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아 조기 전역했다. 사유는 “히스테리성 인격장애 및 자아이질적 동성애로 인한 병역부적합”이었다. 한국 군은 동성애자의 현역복무를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국방부의 부대관리훈령 제7장은 동성애자 병사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이 다른 장병과 마찬가지로 군 복무를 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병사의 신상비밀 보장, ’아우팅‘ 제한, 동성애자에 대한 구타, 가혹행위 등 괴롭힘과 차별 금지, 성적 소수자 인권보호 교육 등 구체적인 금지사항과 의무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군형법 92조6항은 “군인·군무원·사관생도 등에 대해 항문성교 및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행위의 장소나 시간, 방식, 강제성 등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하고, 동성애자를 차별하는 조항이라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돼 이 조항을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군형법 92조 6항은 1962년 제정 후 세 차례 위헌 심판대에 올랐지만, 세 번 모두 합헌 결정을 받았다. 현재 헌법재판소는 2017년 2월 인천지법에서 제청한 위헌법률심판으로 이 조항의 위헌 여부를 네 번째 심리 중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 “동성애 편견과 차별을 내포하는 군형법 추행죄를 폐지하거나 개정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90%가 넘는 대한민국 남성이 군대에 다녀와요. 그래서 군형법 92조6항은 단순히 동성애자 군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 생각합니다. 법으로 누군가의 존재가 불법이 될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할 수 있을까요?” 한편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15일(현지시간) 가톨릭교회가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가톨릭 사제가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 있는지 묻는 여러 교구의 질의에 “안된다”고 회답한 것이다. 동성 결합처럼 결혼이라는 테두리 밖의 성행위가 수반되는 관계가 안정적이라 하더라도 축복하는 일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신앙교리성은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런 유권해석을 승인했다고 밝히고 “이것은 부당한 차별이 아닌, 혼인성사 예식 및 그 축복과 관련한 진리를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동성애 성향을 갖고 있어도 주님의 뜻에 따라 신의를 갖고 살 의지를 드러내 보이는 사람을 축복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교황청의 설명에 진보적인 독일 교단 일부는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군에서의 성소수자 처우로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를 입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군인권센터와 친구사이, 전화 129를 이용하면 된다.
  • “김하성 몸살, 온몸 쑤시는 증세… 코로나 아닌 듯”

    “김하성 몸살, 온몸 쑤시는 증세… 코로나 아닌 듯”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코리안 타자들의 컨디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MLB에 올해 처음 진출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몸살 증세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무릎 부상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의 제프 샌더스 기자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하성은 약간의 몸살 증세로 인해 경기에서 제외됐다. 김하성은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제이스 팅글러 샌디에이고 감독은 CBS스포츠에 “김하성이 온몸이 쑤시고 아픈 증세(aches and pains)를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구체적인 병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팅글러 감독은 샌디에이고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있는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최근 기온이 크게 떨어진 점을 지적하며 그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타율이 0.111(18타수 2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9타석 연속 무안타로 6번 삼진을 당했다.MLB닷컴은 이날 최지만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오른쪽 무릎에 염증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최지만은 전날 팀 주치의를 찾아 정밀 검진을 요청했다. 최지만은 앞서 시범경기 개막 당시에도 무릎이 좋지 않아 초반 세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와 관련,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MLB닷컴에 “우리는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며 “많은 선수가 무릎, 팔꿈치 염증으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캐시 감독은 또 최지만이 4월 2일 개막 경기 출전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휴식과 재활 훈련을 통해 최지만의 몸 상태와 관련해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14일 등 통증으로 투구 훈련을 중단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사실과진실] “AZ 백신 젊은층 부작용 심각해 유럽에선 기피?”

    [사실과진실] “AZ 백신 젊은층 부작용 심각해 유럽에선 기피?”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됐다. 사상 초유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 맞서 우리가 이길 방법은 모두 힘을 합쳐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것과 백신을 접종하는 것 두 가지뿐이다. “20~30대 젊은층에게도 부작용이 심각하다”“유럽에서도 기피하는 백신을 국내로 들여왔다” 그러나 막상 백신 접종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불안감을 조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백신을 조기 도입해야 한다던 국민의힘은 이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문제가 많다며 억측을 펴고 있다.▶ 팩트체크 ① 젊은층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사실 주호영 원내대표는 8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은 부작용이 크고 20~30대 젊은이에게서도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백신 부작용이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일부 발생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백신의 효과성이나 안전성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면역 반응이 활발하기 때문에 백신을 맞은 직후 경미한 부작용이 일시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7일 0시 기준 31만 4656명의 접종자와 3689명의 이상반응 신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이상반응 신고는 18~29세에서 1334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30대 765명, 40대 666명, 50대 692명, 60~64세 232명 순이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특히 면역반응이 활발한 젊은 연령층에서 접종 후 근육통, 발열 등 증상이 상당수 나타나서 힘들었다는 분들이 계셨다”면서 “다행히 2, 3일 지나면 증상이 소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항원이 체내에 들어갔을 때 면역학적 반응을 일으키는 강도가 젊은 층에서 훨씬 세기 때문에 발열이나 근육통 같은 이상반응을 좀 더 세게 겪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층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간혹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면역 과잉 반응)과 비슷한 원리다. 몸 안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들어오면 세포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면역 물질을 쏘며 공격하는데 이것이 과할 경우 다른 건강한 장기까지 건드려 문제가 된다. 즉 젊은층 부작용의 ‘진실’은 활발한 면역 체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자체의 결함으로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팩트체크 ② 부작용이 심해 유럽에서도 기피한다: 거짓 지난 2일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라는 유럽에서 매우 기피하는 백신 종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접종되고 있다”고 말해 백신 불안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개발된 직후 유럽 각국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만 65세 이상의 경우 임상시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효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웨덴은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이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아일랜드 보건 당국도 65세 이상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핀란드는 70세 미만, 폴란드는 60세 미만, 벨기에는 55세 미만에게 제한적으로 백신 사용을 권고했다. 그러나 이후 영국에서 300만명 이상이 접종하면서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접종 결과 등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모이기 시작했다. 영국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지난 1일 AZ 백신을 맞은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4주 뒤 60~73%의 감염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령층 접종을 제한했던 유럽 국가들도 사용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일 65~74세를 포함해 합병증이 있는 50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독일도 4일 65세 이상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하면서 만 65세 이상 접종은 가능하지만, 주의사항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문구를 달았다. 역시 효과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데 따른 결정이었으나, 각국 정책이 변화하는 만큼 고령층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대로 백신 부작용이 심해서 유럽이 기피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효과성에 대한 입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보류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를 증명할 실제 접종 자료가 나오면서 유럽에서 고령층 접종을 허용하는 기조로 선회하고 있다는 게 ‘진실’이다. 코로나19 종식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거짓 정보이다. 보건당국의 백신 계획을 신뢰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집단면역은 요원한 꿈일 뿐이다.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잘못된 정보에 골몰한다면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백신을 정쟁의 도구로 쓴다는 뭇매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월드피플+] 26년열애 끝에 결혼식 올린 英 85세-91세 커플

    [월드피플+] 26년열애 끝에 결혼식 올린 英 85세-91세 커플

    26년간 연인관계를 이어온 85세 남성과 91세 여성이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영국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윌트셔의 한 요양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주인공은 올해 85세의 피터 스머리스와 91세의 진 롭슨이다. 피터는 전 아내와 이혼한 뒤 진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무려 26년동안 이어졌고, 오랜 열애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 노년이 되어서도 서로에 대한 변치 않은 마음을 간직해 온 두 사람은 행복한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결혼식이 미뤄진 기간 동안 피터의 건강상태도 갈수록 악화됐다. 26년째 서로의 곁을 지켜 온 커플은 더 이상 결혼식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3일 요양원에서 간소한 의식을 치렀다. 신랑인 피터는 멀끔한 정장을 입고 휠체어에 앉은 채 입장했고, 신부인 진은 웨딩드레스에 쓰이는 소재의 천을 몸에 두르고 요양원 복도를 통해 ‘식장’으로 입장했다. 하객은 피터의 딸과 손녀, 진의 딸 등 가까운 가족과 요양원 직원들이었다. 모든 하객은 완벽한 개인보호장비를 갖춘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으며, 일부 가족들은 영상 연결을 통해 실시간으로 결혼식을 지켜봤다.붉게 상기된 얼굴로 입장하던 91세 신부는 “결혼식을 올리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많은 사람이 도운 덕분에 오늘이 있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터는 사실 우리가 교제한 지 1년 후인 25년 전에 내게 프러포즈를 했지만, 나는 급할 게 없다며 결혼을 미뤘었다”면서 “우리는 이후 오랫동안 결혼을 계획해왔지만 실제로 오늘이 올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객으로서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한 요양원의 한 직원은 “지난 1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결혼식은 내게 요청된 최초의 임무였다”면서 “우리는 하객들이 모여도 되는지, 요양원 내에서 결혼식을 올려도 되는지 등에 대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감염관리전문가와 협력해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무사히 임무를 완성해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로 도심 속 자연 걸으며 코로나 시름 ‘훌훌’

    구로 도심 속 자연 걸으며 코로나 시름 ‘훌훌’

    “코로나19로 답답하고 지친 마음, 도심 속 숲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달래보세요.” 서울 구로구가 항동 148번지 일대에 천왕산 생태공원 조성을 마쳤다고 3일 밝혔다. 구는 그간 장기간 경작지로 이용되면서 비료를 많이 쓴 까닭에 땅이 많이 훼손됐던 이곳을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사업은 지난해 환경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국비 5억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천왕산 생태공원은 9100㎡ 규모의 생태연못과 저류습지, 조류서식지와 더불어 주민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숲속생태놀이터, 산책로 등의 시설을 갖췄다. 조류와 곤충 등 생물을 비롯해 소나무, 매화나무, 산사나무, 산수국, 진달래 등의 식물도 만날 수 있다. 구는 또 이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 날개띠좀잠자리, 붉은머리오목눈이가 살 수 있는 서식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더불어 구는 생태공원 인근에 있는 천왕산 가족캠핌장과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생태탐방, 체험학습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이달 말 준공되는 인공암벽장을 비롯해 스마트팜, 책쉼터 등 체험 공간을 마련해 천왕산 주변을 자연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천왕산 생태공원이 주민들에게 자연의 기쁨을 느끼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주민들을 위한 여러 자연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백신 이상반응 실시간 대응 서초 앱·콜센터 운영합니다

    백신 이상반응 실시간 대응 서초 앱·콜센터 운영합니다

    서울 서초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고 콜센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앱은 ‘서초 코로나 백신 이상 반응 신고 콜’이다. 콜센터에는 간호사가 있어 이상 반응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장에서 QR코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의료기관, 백신 정보가 입력된다. 이상 반응이 발생하면 서초구 콜센터·1339·119로 바로 통화가 가능하며 앱을 이용해 문자로 이상 반응을 전송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예진 의사는 확인 후 소견을 제시하고 콜센터에서는 이상 반응 신고 내용과 의사 소견을 종합해 실시간으로 대응한다. 서초구 관계자는 “백신 접종을 마치고 귀가 후에도 자기 몸 이상 반응을 스스로 관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접종 부위 부음, 통증, 가벼운 열, 근육통 등 감기 기운은 2∼3일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안면마비 또는 아나필락시스(입안·입술 부종, 전신 두드러기, 호흡곤란) 같은 이상 반응은 앱을 통해 신고하고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앱에 백신 재고 관리와 각종 통계자료 생성기능을 넣었다. 향후에도 코로나뿐만 아니라 독감 등 다른 백신의 이상 반응에도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 앱은 앞으로 서초구 백신센터는 물론 지역 위탁의료기관에도 적용해 통합운영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최영근 서초구보건소장 법정대행은 “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 신고 앱과 전용 콜센터를 차질 없이 운영해 주민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떠난 아들이 남긴 손주 보며 돈 없어도 참고, 아파도 참고… 방구석에 갇힌 노년의 ‘忍生’

    떠난 아들이 남긴 손주 보며 돈 없어도 참고, 아파도 참고… 방구석에 갇힌 노년의 ‘忍生’

    코로나가 키운 경제·심리적 소외감 손주 키우려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실직손가락 통증에도 돈 없어 병원 엄두 못내“생활고에 몸까지 아프니 살아 뭐하나…”‘생계 보루’ 임시·일용직마저 13.7% 줄어 친구·가족도 거리 둔 독거노인은 우울감소득 상·하위 20%의 건강수명 8년 격차“OECD 1위인 노인 빈곤·자살률 더 악화”“아프고 힘들어도 노인 얘기를 누가 들어 주나요. 코로나19로 다 똑같이 힘든데 이 고통이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겁니다.” 지난달 3일 만난 최길녀(67·여·가명)씨는 3년 전부터 손가락 마디가 아프기 시작해 빨래나 설거지를 하는 것도 고통스러운 상태다. 하지만 병원에 가지 않아 병명조차 알지 못한다. 최씨는 갑상선암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남편 강명석(69·가명)씨와 함께 사고로 숨진 아들이 남긴 17, 18세 손녀를 돌보는 조손가정 보호자다. 아파트 경비원과 요양보호사로 생계를 잇던 두 부부에게 지난해는 실직과 경제적 빈곤, 질병이 한꺼번에 닥친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 시대 노년층 격차는 극명하게 갈린다. 바늘구멍보다 좁은 노인 일자리, 소득 감소에 따른 스트레스와 건강 격차는 육체적·정신적 문제와 연결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의 노년 격차는 ‘소외감’과 ‘박탈감’으로 집약된다”면서 “정부가 지금처럼 노년층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인 노인 빈곤율(2018년,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 43.4%)과 자살률(2017년 10만명당 47.7명)이 더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노인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인구수)은 2018년 48.6%, 2019년 46.6%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씨는 2019년 질환으로 요양보호사 일을 그만뒀고 남편도 아파트 경비원에서 밀려나 교회에서 청소 등 잡일을 한다. 코로나 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던 두 부부는 소득이 줄면서 손녀들의 학원도 끊었다. 최씨는 “아이들 학원도 못 보내는데 몸까지 아프니까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조손가정 사례들을 보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보호자인 노인들이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노인들은 생활고와 건강 악화가 겹쳐 상황이 굉장히 악화된다”고 했다. 노년층 건강은 소득에 따라 격차가 뚜렷하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실제 활동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 2018년 기준)은 평균 73.3세인 반면 하위 20%는 평균 65.2세로 소득 수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일용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 상황도 노년격차에 한몫을 한다. 저소득·차상위 노년층은 대부분 공공근로나 식당, 건물청소 등 고용 안정성이 낮은 일자리로 생계를 꾸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임시·일용 근로자는 499만 5000명으로 전년 1월 대비 79만 5000명(13.7%)이 줄었다.독거노인들은 사회적 단절감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 등 정서적 우울감을 호소한다. 일용직으로 홀로 살고 있는 김철수(60·가명)씨는 “친구들도 서로 만나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외출도 없다”며 “부모님 제사나 명절 때 왕래했던 여동생들도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했다. 김씨는 2019년 공공근로를 하기 전에 받았던 건강검진에서 담당 의사가 “우울증 초기 증상”이라고 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그는 “일용직 일도 다 끊어졌는데 치료할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독거노인들에 대한 코로나 영향은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 독거노인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의 한 주민센터 담당자는 “월세방이나 고시원에서 사는 노인들의 경우 지자체에서도 별도의 관리가 쉽지 않은 데다 주민센터 직원 1명이 거주지 내 200명 안팎의 독거노인을 담당하는 게 현실이다 보니 제때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55세 이상 세대별 노동조합인 노년유니온의 고현종 사무처장은 “코로나로 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노년층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많지 않다”며 “노년유니온 조합원 상당수가 지난해 일자리를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의 ‘코로나 시대 자본의 두 얼굴’ 등 세번째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section3)로 연결됩니다.
  • ‘학대 의심’ 사망 8살, 등교 출석 ‘0’…교사 가정방문도 회피

    ‘학대 의심’ 사망 8살, 등교 출석 ‘0’…교사 가정방문도 회피

    “코로나19 감염 우려” 이유로 안 보내교사 연락에 오빠만 학교 2차례 방문담임 가정방문 시도에 “집에 없다” 회피 인천에서 몸 곳곳에 멍이 든 채 숨진 8살 여아와 그 오빠가 등교수업이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딸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된 A씨 부부는 학교 측의 가정방문 시도에 각종 이유를 대며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27·남)씨와 B(28·여)씨 부부의 학대로 전날 숨진 초등학교 3학년생 딸 C(8)양은 코로나19 여파로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했던 지난해 등교수업이 있던 날 한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C양의 오빠이자 같은 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D(9)군도 본격적인 등교 수업이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 부부는 학교에 “D군이 폐 질환을 앓고 있으며 코피를 매일 같이 흘린다”며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등교가 어렵다”며 아이들의 결석 사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경우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 등 교외체험학습 허용일이 최대 44일었지만, 지난해 이 학교 전체 등교수업 일수 자체가 44일에 못 미쳐 이 같은 결석이 행정적으로 가능했다. 학교 담임교사는 이들 남매가 등교수업에 계속 빠지자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려고 여러 차례 A씨 부부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A씨 부부는 “집이 자주 비어 있다”라거나 “영종에 집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방문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대신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오겠다”고 이야기한 뒤 D군만 2차례 학교에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C양이 학교에 온 적은 없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오빠인 D군의 경우 상당히 밝고 쾌활했고 담임이 부모와 지속해서 전화와 문자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도 수상한 낌새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며 “11월에는 C양과도 담임이 직접 통화했으나 별다른 학대 정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에 (C양을 데리고) 나오라고 하니, 할아버지댁에 갔다거나 교통사고 가 나 입원을 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사진까지 보내주며 거절했다”면서 “아빠가 학교에서 나눠주는 꾸러미를 받기 위해 수시로 방문했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C양 남매의 경우 2019년 8월 이 학교에 전학 오기 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할하는 보육 시설에 있었으며 같은 해 2학기는 정상적으로 등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A씨 부부와 관련해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온 전력은 없었다. 2019년 7월 중구에 전입신고한 이들 부부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드림스타트(맞춤형 복지서비스) 사례 관리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부부는 전날 인천시 중구 운남동 한 빌라에서 딸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 57분쯤 자택에서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느다”며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A씨가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있었다”며 “아이 턱과 손가락 끝에 (근육이 딱딱하게 굳는) 사후 강직이 나타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A씨 부부는 “아이가 새벽 2시쯤 넘어졌는데 저녁에 보니 심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도 C양의 얼굴과 팔 등 몸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을 확인한 뒤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C양의 계부로 조사됐으며 B씨는 전 남편과 이혼한 뒤 A씨와 재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빠 D군의 몸에서는 학대 피해 의심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한 A씨 부부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달동네’ 노원 백사마을, 이젠 부러움 한몸에

    ‘달동네’ 노원 백사마을, 이젠 부러움 한몸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렸던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명품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노원구는 지난 2일 18만 6965㎡ 면적의 백사마을 재개발 예정지에 대한 사업 시행계획을 인가했다고 3일 밝혔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형성된 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주거지역으로 마침내 개발이 본격화된다.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총 2437가구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을 건립하는 이번 사업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불암산 자락 구릉지에 위치한 지형적 상황과 과거 주민 생활 모습 등 지역 역사 보전이다. 먼저 9명의 건축가가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다양한 층수의 아파트와 일반주택을 적절히 혼합 배치해 자연경관을 살리고, 골목길 등 기존 지형을 일부 보전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또 하나는 60여년 된 지역 역사 보전이다. 전시관을 건립해 각종 생활 물품과 자료, 행사나 잔치, 인물 사진 등을 수집 전시해 예전 동네 모습이나 마을 주민들의 애환 어린 삶의 기억을 보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을식당과 공방 등 다양한 주민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동 이용시설을 배치해 자연스럽게 마을공동체 활성화도 유도한다. 주거 단지 조성은 아파트와 일반주택으로 이뤄진다. 먼저 아파트는 5층부터 20층까지 각기 다른 층수로 34개 동 1953가구가 들어선다. 전용 면적도 59~190㎡까지 다양하다. 일반주택은 주거지 보전사업으로 골목길 등을 살리는 방식으로 지하 4층부터 지상 4층의 다세대 주택 136개 동 484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은 30~85㎡ 미만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내년 관리처분 계획인가 후 착공해 2025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열악한 주거환경이 자연과 어우러진 명품 단지로 바뀔 수 있게 된 것은 지역주민 등 모든 분들의 협력 산물”이라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꼼꼼히 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만원’ 서울에 끼여사는 청춘들... 서울시민 절반 “서울살이 위험 상당히 커졌다”

    ‘만원’ 서울에 끼여사는 청춘들... 서울시민 절반 “서울살이 위험 상당히 커졌다”

    서울에서 2년째 생활하고 있는 강진명(33)씨는 지난해 이맘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코로나19로 취업문이 꽉 막힌 상황에서 겨우 잡은 벤처기업 면접에 지각을 할 뻔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마포에서 성동구까지 거리가 멀어 택시를 탈까 생각을 했지만 차가 막히면 답이 없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인 만원인 상태로 들어와 두 번이나 차를 놓친 것이 화근”이라면서 “대구에서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선 동네의 지도를 보며 면접을 보기로 한 회사 근처까지 찾아갔지만 회사 건물은 보이지 않았다. 행인들에게 겨우 길을 물어 지각은 면할 수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고향인 대구에서는 상상하지 못 할 정도로 차가 많이 막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도 사람이 많아 출퇴근이 많은 스트레스가 된다”고 털어놨다. 만원 지하철에 몸 구겨넣는 시민들... 만원 서울에 팍팍한 시민의 삶 출퇴근뿐만이 아니다. ‘만원’(滿員)인 서울의 월세는 그의 어깨를 더 찍어눌렀다. 동생이 취업을 위해 대구에서 상경하자 그는 마포구의 고시원을 나와 상대적으로 월세가 싼 은평구의 빌라 옥탑에 들어갔다. 더위가 워낙 심해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 출신인 강씨지만, 한 여름 옥탑방은 밤이 되어도 식지를 않았다. 여기에 겨울이 오면 수도가 얼어붙어 설겆이와 빨래를 며칠씩 묵혀둬야 했다. 최근 청년 취업과 주거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원책이 나오고 있지만 그에게 서울은 떠나고 싶은 도시다. 하지만 강씨는 떠날 수 없다고 말한다. 강씨는 “대구도 대도시지만 일자리를 구하기가 점점 쉽지 않아진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청년들은 대학을 나와 고향에서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다 서울로 올라온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씨처럼 진학, 고용 등의 이유로 수도권으로 오는 인구는 2017년 이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순이동자수(전입-전출)는 2017년 1만 6000명에서 2018년 6만명, 2019년 8만 3000명, 지난해 8만 8000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수도권 유입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연령별 순유입률 지역을 살펴보면 20대는 서울이 3.1%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가 2.2%로 그 다음이었다. 20대에서는 수도권 순유입률이 가장 높았던 셈이다. 30대 역시 경기가 2.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자리 서울 집중에 2030 서울 유입 높아 삶의 질을 보여주는 통근시간도 젊은층일수록 길었다. 2019년 서울시민의 평균 통근시간은 34.8분이지만, 30대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38.9분, 20대의 평균 통근 소요시간은 40.8분으로 모두 평균 이상이었다. 강씨는 “월세와 관리비, 점심 밥값, 휴대폰 비, 교통비 등과 동생의 교통비, 휴대폰 비, 용돈을 주고 나면 10만원도 저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각박한 서울살이에 위험에 대한 시민들의 경계는 더 커졌다. 서울시가 매년 발표하는 ‘10년 전 대비 위험정도 변화’ 통계에 따르면 10년 전 대비 위험정도 변화(2019년 기준)를 묻는 질문에 ‘위험이 상당히 커졌다’라고 응답한 서울시민이 55.1%로 가장 많았다. 특히 강씨와 같은 30대(56.9%)가 전연령을 통틀어 가장 민감하게 위험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서울-수도권 비대화 막을 대책 필요 서울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81%(평균 6억 8000만원→12억 3000만원), 땅값은 98%(3.3㎡당 4200만원→8328만원) 올랐다. 강씨 같은 청년들에게 내집 마련은 더욱 요원하고 그렇다 보니 결혼 등은 꿈도 못꾸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 3513건으로 2019년(23만 9159건)보다 10.7%(2만 5646건) 감소했다. 감소 폭과 감소율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변금선 서울연구원 도시사회연구실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어 지방에 사는 20, 30대 청년들이 서울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의 월세 등 주거비용이 올라가면서 외곽지역으로 내몰리다보니 통근시간도 길어지고 더욱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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