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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축 꿈 ‘와장창’…곰팡이 먹고 자라난 ‘이것’에 입주민들 경악

    신축 꿈 ‘와장창’…곰팡이 먹고 자라난 ‘이것’에 입주민들 경악

    인천의 한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가 발견돼 입주민들과 소유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입주민들은 지속되는 민원에도 시공사 측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13일 인천 미추홀구에 따르면 지난 1월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는 지난 4월부터 가구에 곰팡이가 피고 혹파리 사체가 속출하고 있다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단지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총 1800여세대로 구성돼 있다. 현재 시공사에 혹파리 관련 민원 144건이 접수됐으며 피해 세대는 35가구로 조사됐다. 입주민들은 주방과 화장대 붙박이 가구 등에서 곰팡이가 피고 거실과 안방 창틀에서 혹파리 사체가 발견되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입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시공사 측이 붙박이 가구의 필름지를 교체했지만, 그럼에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입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입주를 미뤘다는 한 소유자는 연합뉴스에 “시공사가 주방 붙박이 가구 뒤 필름지를 교체해줬지만 이후에도 혹파리 사체가 한 번에 50마리 넘게 나올 정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입주민은 “50만원 넘는 돈을 들여 방역업체를 불러 방역을 했다”면서 “업체 측이 현미경으로 살펴보니 붙박이 가구에서 혹파리 먹이인 곰팡이가 많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시공사 측은 붙박이 가구 필름지를 교체했음에도 혹파리가 발생하는 세대에 대해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차례 방역으로 혹파리 제거 효과가 있다고 보고 가구 교체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한편 혹파리(파리목 혹파리과·Cecidomyiidae)는 몸길이가 1~3㎜ 정도이며 날개에 미세한 털이 많이 나 있다. 전세계적으로 6000종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산림청 병해충 목록에는 총 6종이 등록돼 있다. 야외에서는 혹파리의 알이 식물의 줄기나 잎 등 식물 조직에서 부화한다. 유충이 식물 조직에 혹을 만들어 영양분을 빨아들이는 탓에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해충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는 신축 아파트나 리모델링한 아파트 등에서 목재를 사용한 붙박이 가구 등의 틈새에서 유충이 부화해 실내 곰팡이를 먹고 자라난다. 특히 붙박이 가구에 사용되는 수입 목재는 긴 이동 시간과 장마철 등을 거치며 습기를 머금게 되고, 이같은 환경에서 곰팡이가 피면 개체 수가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 ‘신축 아파트의 불청객’으로 여겨지는 혹파리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입주 전 점검을 꼼꼼히 하고 환기와 실내 습도 조절 등에 신경써야 한다. 혹파리가 발견됐을 때는 전문 업체를 통한 방역 등이 필요하다.
  • 탈모라더니… “황재근 맞아?” 풍성한 머리숱·근육질 몸매 비결 뭐길래

    탈모라더니… “황재근 맞아?” 풍성한 머리숱·근육질 몸매 비결 뭐길래

    패션 디자이너 황재근(49)의 몰라보게 확 바뀐 외모 근황이 화제다. 황재근은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맛커’, ‘맛점’ 등 해시태그와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커피, 아이스크림 등 사진과 함께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는 황재근의 모습이 담겼다.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을 담은 사진들이지만, 확 달라진 황재근의 외모 때문에 네티즌들의 이목은 집중됐다. 사진 속 황재근의 모습에선 과거 트레이드 마크였던 삭발 머리와 콧수염, 뾰족한 뿔테 안경 등은 온데간데없고 풍성한 머리숱과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가 드러났다. 황재근이 최근 올린 다른 셀카 사진들에서도 예전 이미지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회춘한 듯한 모습만 눈에 띄었다. 황재근의 달라진 근황을 접한 네티즌들은 “농담 아니고 20대인 줄 알았다”, “몸이 원래 저렇게 컸었나. 멋있어졌다”, “다른 사람인 줄. 관리 엄청 잘했다”, “다른 사람 같다”, “요즘 가발 진짜 좋아졌나 보다” 등 반응을 보였다. 1976년생인 황재근은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에서 패션디자인과 조형예술 석사 과정을 마친 실력파 디자이너다. 2011년 온스타일 예능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3’에서 우승한 후 여러 방송에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활약했다. 특히 MBC 예능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로 화제를 모았으며 ‘마이 리틀 텔레비전’, ‘라디오스타’ 등에서 유쾌한 입담을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황재근은 과거 한 방송에서 ‘디자이너들은 보통 머리를 길게 하는데 왜 머리가 없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길게 기를 수 없는 처지가 있다. 탈모가 심하다. 그냥 아예 없앴다”라고 밝힌 바 있다.
  • 걸그룹 춤 추는 키 56㎝ ‘로봇 여친’, 200만원에 산다고? 中 기상천외 ‘로봇 굴기’

    걸그룹 춤 추는 키 56㎝ ‘로봇 여친’, 200만원에 산다고? 中 기상천외 ‘로봇 굴기’

    세계 최대 로봇 시장이자 생산국인 중국의 ‘로봇 굴기(崛起)’가 전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여자친구 로봇’이 등장해 화제다. 젊은 여성의 외형을 본뜬 작은 크기의 로봇이 걸그룹 노래와 춤을 선보이고 정서적 교류도 할 수 있는데, 최근 경매시장에서 200만원가량에 낙찰됐다. 콰이 테크놀로지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상하이에 기반을 둔 로봇 기업 ‘링동로봇’은 자사의 첫 번째 로봇 제품인 휴머노이드 로봇 ‘NIA-F01’(중국명 ‘니엔’)을 9999위안(약 192만원)에 출시했다. ‘니엔’은 날씬한 젊은 여성의 외형을 구현했으며 키가 56㎝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수 있는 데스크탑 로봇이다. 시각과 청각, 촉각을 갖춰 이용자의 말과 표정 등을 감지해 정서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로봇의 표면은 피부의 느낌에 가까운 실리콘 소재로 덮여 있으며, 골격이 총 34개의 관절로 나뉘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이용자가 원하는 로봇의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자체 개발한 프레임을 통해 얼굴과 헤어스타일, 옷 등을 이용자의 취향에 맞춰 바꿔 끼울 수 있고, 사람의 목소리와 말투, 동작, 성격 등을 입력해 구현할 수 있다. 이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춰 ‘맞춤형 여자친구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걸그룹 노래·춤 학습시켜 ‘로봇 걸그룹’ 구현링동로봇은 ‘니엔’을 “세계 최초의 AI 맞춤형 데스크탑 로봇”이라고 소개했다. 또 지난 8~12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5 세계 로봇 컨퍼런스(WRC)’에서는 ‘니엔’ 여러 개에게 걸그룹의 노래와 춤을 학습시켜 직접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는 ‘세계 최초의 로봇 걸그룹’도 선보였다. 링동로봇은 또한 지난 11일 한 경매 플랫폼에서 ‘니엔’을 경매에 부치면서 재차 이목을 끌었다. 링동로봇은 최저 입찰가격을 1원으로 설정했는데, ‘니엔’은 이날 경매에서 판매가(9999위안)를 뛰어넘는 1만 580위안(약 200만원)에 낙찰됐다. ‘로봇 여친’의 등장에 중국 IT업계에서는 기대감과 회의론이 교차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IT 매체와 블로그들은 ‘손님 응대 로봇’, ‘요리 로봇’ 등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 뿐 아니라 ‘애완 로봇’, ‘친구 로봇’처럼 이용자의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로봇 또한 로봇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반면 “쓸모 없는 로봇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집안일을 돕거나 업무를 하는 등 유용한 기능이 없는 로봇을 190만원을 주고 살 이유가 없으며, 정서적인 위안을 얻기 위해서라면 ‘라부부’같은 인형이나 장난감을 사는 게 낫다는 반응이다. ‘니엔’이 실제 인물의 목소리나 동작, 성격 등을 복제해 구현하는 것이 저작권이나 초상권, 인격권 등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펑파이신문은 “중국에서는 로봇이 특정 인물을 복제하는 것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아직 ‘회색지대’로 남아있다”면서, 복제된 인물은 로봇과 AI 기술로부터 자신의 인격권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건희, 3평 독방 수감…머그샷 찍고 식빵·딸기잼·우유로 첫 끼

    김건희, 3평 독방 수감…머그샷 찍고 식빵·딸기잼·우유로 첫 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밤 구속됐다. 지난달 10일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례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2시 35분까지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약 9시간 20분 만의 결정이었다. 김 여사는 심문에서 “결혼 전 일까지 계속 거론돼 속상하다. 판사님께서 잘 판단해 달라”고 항변했지만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에 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전 의원 공천 개입(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통일교 이권 청탁(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적용했다.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특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남은 사건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구속의 결정적 근거 중 하나로 ‘나토 순방 목걸이’ 진품 확보가 꼽힌다. 특검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김 여사에게 직접 목걸이를 건넸다”는 자수서를 받았으며, 진품과 가품을 나란히 제시하며 ‘바꿔치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여사는 목걸이 수수와 명품백 수령을 부인하며 “받지 않았다”고 답했으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김 여사는 일반 구속 피의자와 동일한 절차를 밟는다. 인적 사항 확인과 수용번호 발부, 키·몸무게 측정 등 신체검사 뒤 소지품을 영치하고, 카키색 미결 수용자복으로 갈아입는다. 가슴에 수용번호를 단 채 ‘머그샷’을 촬영한 뒤 독방으로 배정된다. 통상 2~3평 남짓한 여성 수용자 독방에는 관물대, 접이식 밥상, TV, 변기 등이 갖춰져 있지만 침대는 없고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잔다. 목욕·운동은 다른 수용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시간이 조율된다. 13일 첫 아침 식사는 식빵, 딸기잼, 우유, 그릴후랑크소시지, 채소 샐러드이며 1인당 단가는 1733원이다. 구속과 동시에 대통령경호처의 경호·예우도 모두 중단됐다. 한편 특검은 이날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김씨는 IMS모빌리티의 184억원 부당 투자 유치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해외 체류로 수사에 불응해 온 만큼 특검은 곧바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 대중문화 이끈 예술인으로, 독립운동가로… 다시 기생을 바라보다

    대중문화 이끈 예술인으로, 독립운동가로… 다시 기생을 바라보다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 시인으로 꼽혔던 황진이와 이매창, 교과서에도 실린 시조 ‘묏버들’의 저자 홍랑. 이들의 공통점은 ‘기생’이다. 기생은 춤이나 노래, 풍류로 잔치의 흥을 돋우는 일을 직업으로 한 여성을 말한다. 한국교방문화학회 회장인 신현규 중앙대 교수가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권번 기생들의 삶을 통해 ‘기생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연구서를 내놨다. 신 교수는 ‘권번 기생을 말한다’(사진)에서 기생제도는 조선 시대 이전에도 있었지만 조선 시대에 더욱 발전해 자리를 굳히면서 ‘기생=조선 기생’ 공식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기생은 사회 계급상으로는 천민이었지만 춤과 노래, 시, 서에 능한 예술인으로 대접받은 특이한 존재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타락한 소수의 사이비 기생과 유녀들이 ‘기생’을 참칭하면서 이미지가 왜곡됐다고 신 교수는 비판했다. 책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일제 강점기 기생은 단순히 유흥의 주체가 아니라 배우, 가수, 문학과 예술, 독립운동 현장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했음을 보여 준다. 이월화, 복혜숙, 석금성은 조선의 여배우 트로이카를 이룬 기생이었는데, 특히 석금성은 무성 영화, 흑백·컬러 영화, TV 시대까지 섭렵했다. 왕수복, 선우일선, 이화자 등 기생 출신 여가수들은 레코드 산업의 황금기를 이끌었고, 이화중선은 판소리사에서 전설적인 명창으로 자리잡았다. 일제 강점기 기생들은 현대 연예인들처럼 방송,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이들을 관리하는 권번은 지금의 연예 기획사나 매니저 역할을 했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의열단원으로 활동한 현계옥을 비롯해 김향화, 정금죽, 이소홍처럼 독립운동에 투신한 기생들도 적지 않았다. 또 남녀 차별이 심했던 시절, 남자처럼 당당하게 살겠다며 최초로 단발머리 남장을 하고 학교에 다니다 퇴학당하고 나중에는 사회주의 운동에 뛰어든 강향란처럼 일제 강점기 기생들의 삶의 궤적은 다양했다. 신 교수는 1919년 ‘조선미인보감’과 1929년 ‘조선박람회협찬보고서’에 각각 수록된 611명과 511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생 작명법을 분석하기도 했다. 기명에 ‘날 비(飛)’와 ‘무늬 채(彩)’가 들어간 이들은 춤, ‘비단 금(錦)’은 춤과 창(唱), ‘구슬 옥(玉)’은 창이 뛰어난 이들이었다. ‘매·란·국·죽’이 들어간 기생들은 뛰어난 외모에 춤과 창까지 뛰어났으며, ‘춘·하·추·동’이 들어간 이들은 성격이 드세 기운을 누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진’(眞)이 들어간 기명을 가진 이들은 동기 중 유독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라고 한다. 신 교수는 “재주와 끼가 많고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가 하면 안정된 삶을 위해 은퇴를 생각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 했던 기생은 오늘날 연예인의 선조”라며 “기생들은 세상의 흐름을 잘 알고 민감했기 때문에 많은 이가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 [김민정의 일러두기] 거시기가 공부다

    [김민정의 일러두기] 거시기가 공부다

    일러두기. 책의 첫머리에 그 책의 내용이나 쓰는 방법 따위에 관한 참고 사항을 설명한 글. 이름 끝에 이 단어를 붙여 연재를 해 온 지 꽤 여러 달이 지났음에 이제야 사전에서 그 뜻을 찾아본 건 ‘당연히’ ‘마땅히’ ‘응당히’ ‘의당히’ 내가 그 의미를 손질한 닭의 살코기를 정통으로 꿰고 있는 꼬챙이처럼 쉽게 정의해 쓸 수 있을 거란 자신에서였다.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가 부지불식간에 내게 그 뜻을 물었을 때 나는 어땠나. 아니 왜 그거 있잖아, 미리 알려 주는 거, 그거, 아이 참, 앞서서 말해 주는 거 있잖냐, 그거. 이모 그러니까 그거가 뭐냐니까. ‘거시기’란 단어로 얼버무리기엔 속수무책으로 당혹스러운 것이 순간 부끄러움을 가장한 어떤 두려움이 나를 엄습하기 시작했다. 사전적 정의를 찾고 읽고 형광펜으로 칠하고 그 한 문장을 채운 단어 하나하나를 되새김질하고 나니 묘하기도 하지, 왜 외국 여행길에서 한참을 헤매다가 뭔가의 힌트가 되는 표지판을 발견해 목적지를 향해 미친 속도로 직진할 적에 환희의 내가 되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특히나 간판도 없이 동네 집들 사이에 숨어들어 있는 작디작은 빈티지숍이라 할 적에!). 내가 알고자 하는 주제였는데 내가 알겠다 싶을 적에 내 몸은 얼마나 날렵한 바람이 되는가, 그때 그 회오리의 뜨거움을 잴 수 있는 온도계가 있다면 내 심장 말고 누구의 손이 그걸 집어 가능하게 하겠는가. 새삼 공부를 다시금 입에 올리는 요즘이다. 모름지기 공부를 새롭게 몸에 입히려는 작금이다. 우리는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무엇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가. 종종 시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받을 적에 거기로부터 도망치려고 부린 수법 같은 내 대답은 이랬다. 우린 다 말 하나에 삶을 걸고 거기 매달려 사는 사람들이니만큼 내가 안다고 확신했던 데로부터 왜라는 물음표를 갈고리처럼 걸고 과감히 미끄러져 보는 일 아니겠냐고. 우리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적에 그 모름을 안다고 말하는 데서 사방 꺼진 전구에 시방 불 딱 들어오는 밝음에 눈앞이 환해진다 할 적에 그거, 공부 아니겠나. 한 인터넷 서점은 내가 처음 가입한 날과 처음 구입한 책을 알려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뿐 아니라 지금껏 사들인 책의 권수와 총 가격도 합산해 준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하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나의 한계도 분명히 있는 터, 접속의 힘을 빌리자니 25년 전인 2000년 3월 28일 첫 구매 도서가 전기 ‘아빌라의 데레사’다. 내용은 둘째치고 밑줄이 그어져 있던 대목을 다시 읽는 데서 나는 오늘치 공부거리를 만났다. “결심으로 시작한 영혼은 벌써 한참 길을 간 것이나 다름없다.” “매일같이 완벽해진다는 것, 그것도 겸손되어, 일상 업무를 잘한다는 것,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접하고, 더 나아가서는 사랑으로 대접한다는 것.” 의지력과 단순성, 그때나 지금이나 내게 너무도 간절한, 소중한 가르침은 이 두 단어구나. 빗자루를 찾는다. 어쨌거나 청소가 공부의 기본임은 내 방 책상 위부터 휙 둘러보자니, 알겠다. 김민정 시인·난다출판사 대표
  • 독수리, 전설이 되다

    독수리, 전설이 되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데뷔 시즌인 올해 그라운드를 폭격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미국)가 43년 KBO 역사상 개막 최다 연승 기록과 최소 경기 200탈삼진 대기록을 새로 썼다. 폰세를 선발 마운드로 올린 김경문(67) 한화 감독은 통산 1000승 고지에 오르며 김응용(1554승) 전 감독, 김성근(1388승) 전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000승 감독’이 됐다.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중 1차전에서 롯데 타선을 7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으로 꽁꽁 묶은 폰세의 위력적인 투구를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지난 3월 28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던 폰세는 이날까지 등판한 23경기에서 단 하나의 패도 없이 15연승을 달렸다. 종전 KBO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은 정민태(현대 유니콘스·2003년)와 헥터 노에시(KIA·2017년)의 14연승이었다. 1회초 롯데 선두 타자 김동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이날 경기를 시작한 폰세는 5회까지 삼진 5개를 뽑아냈고 6회에도 김동혁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후속 타자 한태양에게 스트라이크 2개를 거푸 꽂아 넣은 폰세는 포수 최재훈과 눈빛을 주고받은 뒤 마운드에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시속 154㎞ 강속구를 찔러 넣었다. 한태양의 몸에서 가장 먼 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치는 직구로 3구 삼진을 기록, 올 시즌 200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이 삼진으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보유한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2021년)의 25경기 200탈삼진 기록을 23경기로 줄였다. 이날까지 202탈삼진을 거둔 폰세는 이제 미란다의 최다 탈삼진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폰세가 한화의 정규시즌 잔여 37경기 중 6경기는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기록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단일 시즌 200탈삼진은 KBO리그 역대 16번만 나온 기록으로 한화 소속 선수로는 류현진이 2번(2006년 204개·2012년 210개), 정민철이 한 번(1996년 203개) 달성했다. 한화의 ‘행복 야구’에 고무된 팬들도 대기록을 함께 만들었다. 이날 대전 구장은 1만 7000석 입장권이 전량 팔려나가며 올 시즌 47번째 매진을 달성했다. 이는 한화가 지난 시즌까지 홈구장으로 썼던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달성했던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매진과 타이기록이다. 수원에서는 한화에 2경기 앞선 단독 1위 LG 트윈스가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26·미국)의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kt 위즈에 11-2로 이기며 한화와의 경기 차이를 유지했다. 톨허스트는 7이닝을 77구로 완벽히 막아내며 새로운 외인 에이스 등장을 알렸다.
  • 괌 잡은 韓농구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의 골 밑을 책임지는 문정현, 하윤기(이상 수원 kt)가 득점력을 끌어올리면서 ‘쌍포’ 이현중(나가사키 벨카), 유기상(창원 LG)과 함께 내외곽 균형을 맞췄다. 3점에 의존했던 모습에서 벗어난 한국은 이제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괌과의 8강 진출전에서 99-66으로 이겼다. 2승1패로 조별리그 A조를 통과한 FIBA 랭킹 53위 한국은 한 수 아래인 괌(88위)을 가볍게 제압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제 대표팀은 14일 난적 중국(30위)과 4강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한국은 전날 레바논전에서 60%에 육박했던 3점 성공률이 21%(38개 중 8개)에 그쳤지만 2점 성공률은 62%(50개 중 31개)까지 끌어올렸다. 포워드 문정현이 팀 내 최다 18점(8리바운드), 센터 하윤기가 13점(5리바운드)으로 높이 대결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이현중(14점 9리바운드)과 유기상(13점)은 각각 23분 정도만 소화하며 3점을 2개씩 꽂았다. 대표팀은 선수별 출전 시간을 안배하며 중국전을 대비했다. 지난 경기에서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던 여준석(시애틀대)도 4쿼터 10분을 뛰면서 9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돌파, 슛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다만 무릎 연골판이 손상된 이정현(고양 소노)은 이날 결장했다. 
  • ‘31점 합작’ 문정현·하윤기, 내외곽 조화 완성…‘무릎 부상’ 여준석 출전, 8강 중국전 조준

    ‘31점 합작’ 문정현·하윤기, 내외곽 조화 완성…‘무릎 부상’ 여준석 출전, 8강 중국전 조준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의 골 밑을 책임지는 문정현, 하윤기(이상 수원 kt)가 득점력을 끌어올리면서 ‘쌍포’ 이현중(나가사키 벨카), 유기상(창원 LG)과 함께 내외곽 균형을 맞췄다. 3점에 의존했던 모습에서 벗어난 한국은 이제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괌과의 8강 진출전에서 99-66으로 이겼다. 2승1패로 조별리그 A조를 통과한 FIBA 랭킹 53위 한국은 한 수 아래인 괌(88위)을 가볍게 제압하고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제 대표팀은 14일 난적 중국(30위)과 4강 티켓을 두고 맞붙는다. 한국은 전날 레바논전에서 60%에 육박했던 3점 성공률이 21%(38개 중 8개)에 그쳤지만 2점 성공률은 62%(50개 중 31개)까지 끌어올렸다. 포워드 문정현이 팀 내 최다 18점(8리바운드), 센터 하윤기가 13점(5리바운드)으로 높이 대결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이현중(14점 9리바운드)과 유기상(13점)은 각각 23분 정도만 소화하며 3점을 2개씩 꽂았다. 대표팀은 선수별 출전 시간을 안배하며 중국전을 대비했다. 지난 경기에서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던 여준석(시애틀대)도 4쿼터 10분을 뛰면서 9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돌파, 슛 등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다만 무릎 연골판이 손상된 이정현(고양 소노)은 이날 결장했다. 이정현은 이번 대회를 조기 마감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 “햇볕 뜨겁다” 버스 안에서 ‘양산’ 쓴 승객…어떻게 해야 할까? [포착]

    “햇볕 뜨겁다” 버스 안에서 ‘양산’ 쓴 승객…어떻게 해야 할까? [포착]

    생존 본능인 거라고 봐줘야 할까요, 공공 예절에 어긋난다고 타박해야 할까요? 시내버스 안에서 양산을 활짝 펼치고 앉은 승객을 두고 온라인이 시끄럽다. 11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의 한 시내버스 안에서 양산을 쓴 아주머니를 포착했다는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버스 안에서 한 아주머니가 양산을 펼쳐 쓰고 계셨다. 창문으로 강하게 햇볕이 들어오니 더위를 피하려고 그러신 듯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창가 쪽 자리에 앉은 여성 승객이 양산을 펼쳐 쓰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일행인지 알 수는 없으나 옆 좌석의 다른 승객은 자리를 침범한 양산을 피하려는 듯 몸을 살짝 복도 쪽으로 빼고 앉아 있었다. 작성자는 “과연 더위를 피하기 위한 생존 행동일까 아니면 주변 승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이기적 민폐일까”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물론 햇볕 때문에 더웠을 수 있으나 대중교통에서 양산을 펼치는 모습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다만 해당 장면을 포착한 정확한 시기 및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만약 이 같은 행위로 옆 좌석 승객이 ‘정당한 범위를 넘는 불편’을 입었다면, 이론적으로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물론 시각적·신체적 불편 또는 정신적 고통 등 실제 손해 발생이 입증되어야 하며, 위법성 판단 또한 필요하다. 단 공권력과 사법 자원 낭비를 막는 차원에서, 부산 교통불편 신고센터(051-120) 등 교통당국에 행정·민원 제기를 통해 관련 대책 마련을 요구할 수 있다.
  • 개막 최다연승·최소경기 200K·감독 1000승…대기록이 불꽃처럼 터진 대전 밤하늘

    개막 최다연승·최소경기 200K·감독 1000승…대기록이 불꽃처럼 터진 대전 밤하늘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데뷔 시즌인 올해 그라운드를 폭격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31·미국)가 43년 KBO 역사상 개막 최다연승 기록과 최소 경기 200탈삼진 대기록을 새로 썼다. 폰세를 선발 마운드로 올린 김경문(67) 한화 감독은 통산 1000승 고지에 오르며 김응용(1554승) 전 감독, 김성근(1388승) 전 감독에 이어 역대 세 번째 ‘1000승 감독’이 됐다.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중 1차전에서 롯데 타선을 7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으로 꽁꽁 묶은 폰세의 위력적인 투구를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지난 3월 28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뒀던 폰세는 이날까지 등판한 23경기에서 단 하나의 패도 없이 15연승을 달렸다. 종전 KBO 개막 최다 연승 기록은 정민태(현대 유니콘스·2003년)와 헥터 노에시(KIA·2017년)의 14연승이었다. 1회초 롯데 선두타자 김동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이날 경기를 시작한 폰세는 5회까지 삼진 5개를 뽑아냈고, 6회에도 선두타자 김동혁을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후속 타자 한태양에게 스트라이크 2개를 거푸 꽂아 넣은 폰세는 포수 최재훈과 눈빛을 주고받은 뒤 마운드에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뒤 시속 154㎞ 강속구를 찔러넣었다. 한태양의 몸에서 가장 먼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로 3구 삼진을 기록, 올 시즌 200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이 삼진으로 폰세는 역대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보유한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2021년)의 25경기 200탈삼진 기록을 23경기로 2경기 줄였다. 이날까지 202탈삼진을 거둔 폰세는 이제 미란다의 최다 탈삼진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폰세가 한화의 정규시즌 잔여 37경기 중 6경기는 더 나올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기록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단일 시즌 200탈삼진은 KBO리그 역대 16번만 나온 기록으로, 한화 소속 선수로는 류현진이 2번(2006년 204개·2012년 210개), 정민철이 한 번(1996년 203개) 달성했다. 한화의 ‘행복 야구’에 고무된 팬들도 대기록을 함께 만들었다. 이날 대전 구장은 1만 7000석 입장권이 전량 팔려나가며 올 시즌 47번째 매진을 달성했다. 이는 한화가 지난 시즌까지 홈구장으로 썼던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달성했던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 매진과 타이기록이다.
  •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 사전트의 ‘용연향’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 사전트의 ‘용연향’

    1880년, 24세의 젊은 화가 존 싱어 사전트는 북아프리카 여행에서 본 장면을 떠올렸다. 모로코에서 스케치를 시작했고 이듬해 프랑스 파리의 화실에서 ‘용연향’(龍涎香)이라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그림 속 여성은 융단 위에 놓인 작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기를 머리에 두른 베일 아래로 들이마시고 있다. 하얀 옷으로 온몸을 감싼 채 신비롭고 고요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모습이다. 아치형 벽 앞에 서서 눈을 감은 듯한 표정으로 향의 기운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손으로 베일을 잡는 모습은 단순히 동작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의 세계에 몸을 맡기는 순간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매혹적이고 우아하며 고요한 관능”이라고 평했다. 고래와 시간이 빚어낸 물질, 용연향 향유고래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용연은 예부터 귀한 향료이자 약재로 사용됐다. 용연은 향유고래의 장에서 자연 발효와 산화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희귀 물질로, 바다 위로 떠오르거나 해변으로 밀려온다. 특유의 향을 지니며 고대부터 향수와 약재, 부적으로 귀하게 쓰였다. 향을 오래 지속시키는 고정제로서 가치가 높아 ‘바다의 금’으로 여겨졌으며, 오늘날에도 ‘바다에서 건진 로또’라 불린다. 용연은 향수 제조에 사용될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는 흡입하거나 향으로 사용된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거나 관능적인 매력을 더해준다고 전해진다. 바다와 태양, 고래의 삶이 농축된 이 향은 관능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기운을 품고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용연향을 피워 악귀를 쫓거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의식에 사용했다. 절제된 색채, 농축된 향 사전트는 이 독특한 향 문화를 단순히 이국적인 민속 장면이 아니라 빛과 공기, 인간의 감각이 교차하는 순간으로 포착했다. 화면 속 색채는 절제되어 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부신 백색의 가운과 은은한 상아빛 벽, 연기 속에서 스미는 미묘한 금빛이 전부다. 그러나 이러한 절제가 오히려 향기의 농도를 상상하게 만든다. 연기는 보이지 않는 향기를 눈에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림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게 된다. 이 작품은 19세기 말 유럽에서 유행하던 오리엔탈리즘의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이국적 취향을 자극하거나 과장하지 않았다. 사전트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되레 감춤으로써 은은한 관능을 표현했다. 향의 변화와 빛의 흐름을 관능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다. 이 그림은 시각을 넘어 후각을 자극한다.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은 사전트가 한 번의 붓질로 만들 수 없는 세계다. 하루하루의 빛과 향, 그리고 한 사람의 호흡이 겹겹이 쌓인 결과다. 어떤 향은 시간이 지나도, 심지어 그림 밖에서도 여전히 코끝에 머문다.
  • 기후변화의 습격?…프랑스 원전, 해파리 떼 몰려와 일시 폐쇄

    기후변화의 습격?…프랑스 원전, 해파리 떼 몰려와 일시 폐쇄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가 해파리의 ‘습격’으로 일시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 북부 그라블린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계통에 해파리 떼가 유입돼 원자로 4기 가동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벌어진 것은 지난 10일 자정으로 이날 원자로를 냉각하는 데 사용되는 펌프가 해파리 떼로 막혔다. 이에 원자로 2·3·4호기가 자동으로 멈췄고, 몇시간 후 6호기도 가동이 중단됐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예측하지 못한 엄청난 수의 해파리가 나타나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면서 “젤라틴 같은 몸을 가진 해파리가 첫 번째 필터를 뚫고 들어온 후 두 번째 드럼 시스템에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시설과 인력, 환경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이는 핵사고가 아니며 청소해야 할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해파리 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프랑스 북부 그라블린 주변은 북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파리와 같은 침입종의 유입이 활발해졌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해양생물학 컨설턴트 데릭 라이트는 “해파리는 물이 따뜻해지면 번식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심지어 해파리가 선박의 탱크에 들어간 후 지구 반대편 바다에까지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는 전기의 70%를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며 이중 그라블린 원전은 프랑스 최대 시설이다. 이 발전소의 6기의 원자로는 각각 900㎿, 총 5.4GW의 전력을 생산한다.
  • 기후변화의 습격?…프랑스 원전, 해파리 떼 몰려와 일시 폐쇄 [핫이슈]

    기후변화의 습격?…프랑스 원전, 해파리 떼 몰려와 일시 폐쇄 [핫이슈]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소가 해파리의 ‘습격’으로 일시 폐쇄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프랑스 북부 그라블린 원자력 발전소의 냉각 계통에 해파리 떼가 유입돼 원자로 4기 가동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벌어진 것은 지난 10일 자정으로 이날 원자로를 냉각하는 데 사용되는 펌프가 해파리 떼로 막혔다. 이에 원자로 2·3·4호기가 자동으로 멈췄고, 몇시간 후 6호기도 가동이 중단됐다.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예측하지 못한 엄청난 수의 해파리가 나타나 일시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면서 “젤라틴 같은 몸을 가진 해파리가 첫 번째 필터를 뚫고 들어온 후 두 번째 드럼 시스템에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시설과 인력, 환경에는 영향이 없다”면서 “이는 핵사고가 아니며 청소해야 할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해파리 떼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프랑스 북부 그라블린 주변은 북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파리와 같은 침입종의 유입이 활발해졌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해양생물학 컨설턴트 데릭 라이트는 “해파리는 물이 따뜻해지면 번식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심지어 해파리가 선박의 탱크에 들어간 후 지구 반대편 바다에까지 뿜어져 나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는 전기의 70%를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며 이중 그라블린 원전은 프랑스 최대 시설이다. 이 발전소의 6기의 원자로는 각각 900㎿, 총 5.4GW의 전력을 생산한다.
  •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 사전트의 ‘용연향’ [으른들의 미술사]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 사전트의 ‘용연향’ [으른들의 미술사]

    1880년, 24세의 젊은 화가 존 싱어 사전트는 북아프리카 여행에서 본 장면을 떠올렸다. 모로코에서 스케치를 시작했고 이듬해 프랑스 파리의 화실에서 ‘용연향’(龍涎香)이라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그림 속 여성은 융단 위에 놓인 작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기를 머리에 두른 베일 아래로 들이마시고 있다. 하얀 옷으로 온몸을 감싼 채 신비롭고 고요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모습이다. 아치형 벽 앞에 서서 눈을 감은 듯한 표정으로 향의 기운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손으로 베일을 잡는 모습은 단순히 동작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의 세계에 몸을 맡기는 순간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매혹적이고 우아하며 고요한 관능”이라고 평했다. 고래와 시간이 빚어낸 물질, 용연향 향유고래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용연은 예부터 귀한 향료이자 약재로 사용됐다. 용연은 향유고래의 장에서 자연 발효와 산화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희귀 물질로, 바다 위로 떠오르거나 해변으로 밀려온다. 특유의 향을 지니며 고대부터 향수와 약재, 부적으로 귀하게 쓰였다. 향을 오래 지속시키는 고정제로서 가치가 높아 ‘바다의 금’으로 여겨졌으며, 오늘날에도 ‘바다에서 건진 로또’라 불린다. 용연은 향수 제조에 사용될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는 흡입하거나 향으로 사용된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거나 관능적인 매력을 더해준다고 전해진다. 바다와 태양, 고래의 삶이 농축된 이 향은 관능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기운을 품고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용연향을 피워 악귀를 쫓거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의식에 사용했다. 절제된 색채, 농축된 향 사전트는 이 독특한 향 문화를 단순히 이국적인 민속 장면이 아니라 빛과 공기, 인간의 감각이 교차하는 순간으로 포착했다. 화면 속 색채는 절제되어 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부신 백색의 가운과 은은한 상아빛 벽, 연기 속에서 스미는 미묘한 금빛이 전부다. 그러나 이러한 절제가 오히려 향기의 농도를 상상하게 만든다. 연기는 보이지 않는 향기를 눈에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림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게 된다. 이 작품은 19세기 말 유럽에서 유행하던 오리엔탈리즘의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이국적 취향을 자극하거나 과장하지 않았다. 사전트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되레 감춤으로써 은은한 관능을 표현했다. 향의 변화와 빛의 흐름을 관능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다. 이 그림은 시각을 넘어 후각을 자극한다.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은 사전트가 한 번의 붓질로 만들 수 없는 세계다. 하루하루의 빛과 향, 그리고 한 사람의 호흡이 겹겹이 쌓인 결과다. 어떤 향은 시간이 지나도, 심지어 그림 밖에서도 여전히 코끝에 머문다.
  • ‘무죄→유죄’ 돌변 권도형, 친암호화폐 트럼프의 사면 노리나

    ‘무죄→유죄’ 돌변 권도형, 친암호화폐 트럼프의 사면 노리나

    트럼프 2기 정부가 ‘암호화폐 친화 정책’을 펼치면서 미국으로 송환돼 형사재판을 받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가 기존 무죄를 주장했던 입장을 바꿔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가 12일(현지시간) 권씨의 심리 일정을 정하며 “피고가 유죄 인정 변경을 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권씨는 해외 도피 도중 지난 2023년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 사용으로 체포됐다. 한국과 미국이 서로 권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다 최종적으로 체포 1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신병이 넘어갔다.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2023년 권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되자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 8개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권씨는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권씨는 지난해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제기한 소송에서 민사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벌금과 불법 수익금 환수금으로 45억 달러(약 6조 2500억원)를 지불하란 명령을 받았다. 2022년 5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400억 달러(약 55조원)가 증발했지만, 권씨는 그동안 무죄를 주장했다. 미국으로 이송된 권씨는 지난 1월 초 판사가 유죄 여부를 묻는 기소인부 심리에 출석해 자신이 받는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라고 밝혔다. 권씨 사건의 본 재판은 내년 2월에야 개시될 예정이었는데, 유죄를 인정하고 사면받으면 훨씬 빨리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달 스테이블 코인의 규제 틀을 마련하는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켰다. 권씨 재판을 담당하는 엥겔마이어 판사는 지난 6월 재판 전 협의에서 지니어스법의 영향에 대해 질의했고, 권씨 측 변호사는 “당연히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권씨가 내년 이후에야 결론이 나오는 정식 재판 절차를 포기하고 갑자기 유죄 인정으로 입장을 바꿈에 따라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사면을 노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증거 개시 과정에서 6테라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뒤 재판은 내년 초로 연기된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첫 재판 전 협의에서 방대한 증거자료와 암호화된 데이터 해독, 권씨 등이 작성한 한국어 통신자료 번역 필요성 등을 들어 충분한 일정을 달라고 요청했고 판사는 이를 수용했다. 권씨는 미국으로 송환된 뒤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으며, 약 8개월 동안 보석 없이 구금된 상태다.
  • 소녀시대 권유리, 제주도서 낙마 사고

    소녀시대 권유리, 제주도서 낙마 사고

    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권유리(35)가 최근 제주도에서 승마를 즐기던 도중 낙마 사고를 당했다는 근황을 전했다. 유튜브 채널 ‘권유리’에는 지난 11일 ‘괜찮아요? 말이 놀랐죠?! 제주 승마’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최근 제주살이에 푹 빠진 것으로 알려진 권유리는 영상에서 “애프터스쿨 가희, 전혜빈, 배우 황신혜 등 언니들을 따라갔다가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서 하게 됐다. 그게 한 10년이 돼가는 것 같다”며 승마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날 ‘한라마’ 품종의 말에 올라 코치와 함께 실내에서 워밍업을 한 권유리는 이후 숲으로 외승을 나갔다. 그는 “날씨 너무 좋다 오늘”이라며 말 위에서 노을 질 시간대 아름다운 제주 풍경을 만끽했다. 그런데 한참을 힘차게 달리던 중 권유리는 갑자기 고개를 숙인 말에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촬영진 등 주변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으나, 권유리는 땅바닥에서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며 안심시켰다. 권유리는 이후 몸을 일으킨 뒤 “내 첫 낙마다”라며 “말이 약간 깊숙한 곳에 발을 잘못 디뎠는데 내가 그때 무서워서 고삐를 꽉 못 잡았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말에서 떨어져) 등으로 넘어진 다음에 머리를 (땅에) 박았는데 괜찮다”며 웃었다. 권유리는 다행히 헬멧 등 안전 장비를 잘 착용하고 있었다. 권유리는 훈련장까지 걸어서 이동하면서 “고삐를 더 꽉 잡았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자 코치는 권유리에게 타고 있던 말을 건넸고, 권유리는 “바로 트라우마를 이겨내야 한다. 안 그러면 (다시) 못 탄다”고 말했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 권유리는 말을 꼼꼼하게 목욕시키며 이날 승마를 마무리했다. 그는 “말과 더 친숙해진 것 같다. 내팽개쳐졌지만, 그럼에도 말에 대해 잘 알게 됐고 동물과 같이 교감하면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건 승마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 대한민국 백 년의 질문: ‘진짜 죄인’은 누구인가

    대한민국 백 년의 질문: ‘진짜 죄인’은 누구인가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역에 군악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침내 열차 문이 열리고 이토 히로부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기회를 엿보던 한 사나이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재무장관과 의장대의 환영을 받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그 순간 사나이는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코레아 우라!” (대한독립만세) 사나이의 외침과 함께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알은 정확히 이토 히로부미의 몸을 관통했다. 이토는 쓰러졌고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총을 쏜 사나이는 다시 한번 “코레아 우라!”를 외쳤고, 러시아 헌병대가 그를 제압했다. 그는 순순히 체포되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당당함이 가득했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의거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이다. 하지만 이 의거가 갖는 근본적 의미보다 ‘대한제국 의병이 일본 고위 관료를 저격했다’는 사실만 부각되는 점이 아쉽다. 대한제국 의병의 처절한 역사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군대를 동원해 고종황제가 있던 경운궁을 포위했다. 그리고 을사오적을 앞세워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게 했다.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박탈당해 사실상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 모든 것을 지휘한 인물이 바로 이토 히로부미였다. 을사늑약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을사의병이라고 불린 이 항일 투쟁에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백성이 참여했다. 1907년 일본은 헤이그 특사 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고 군대를 해산시켰다. 근대식 무기와 군사 전술에 익숙한 해산 군인들이 의병에 합류하면서 의병의 전력은 향상되었고 활동 지역도 넓어졌다. 당시 의병 활동을 정미의병이라고 부른다. 한일 합방을 계획하던 일본은 의병 부대 제거를 위해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시작했다. 의병으로 의심되는 마을은 포위한 뒤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였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일제의 토벌 작전으로 한반도 남부의 의병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북부의 의병들은 토벌을 피해 만주와 연해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안중근 의사가 쏜 총알의 의미 당시 의병 부대는 대부분 소규모였고, 정식 군사 훈련을 받은 일본군을 상대하기에는 무기와 보급이 열악한 상태였다. 의병들의 무기는 화승총과 죽창 등 재래식 무기였다. 해산 군인들이 의병에 합류하면서 신식 소총을 확보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모자랐고 총알도 부족했다. 일본군의 탄압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항일 의병 활동도 점차 위축되었다. 심지어 패배주의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그러던 1909년, 하얼빈에서 안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이자 최고 사령관인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소식은 항일 의병들에게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항일 투쟁 활동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나아가 평범한 사람들의 항일 투쟁 의식을 고취해 1919년 3·1 운동과 같은 전국적인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안타까운 건 당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살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그가 속한 천주교 교단에서는 의병의 무력 투쟁 활동을 폭력으로 간주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교인은 안중근 의사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안 의사가 총을 쏘게 만든 ‘진짜 죄인’은 누구일까. 서울 남산 안중근 의사 기념관 버스를 타고 남산도서관에 내리면 바로 옆 계단을 통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안중근 의사라는 위대한 인물을 기리기에는 너무 작은 공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정문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좌상에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그의 출생과 의병 활동, 의거, 순국에 이르는 빛나는 일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안중근 의사가 여순 감옥에 있을 때 썼다고 전해지는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글귀도 볼 수 있다. 이곳을 나설 때면 역사적 사실을 넘어, 잊어버린 애국정신과 뜨거운 나라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 대한민국 백 년의 질문: ‘진짜 죄인’은 누구인가 [한ZOOM]

    대한민국 백 년의 질문: ‘진짜 죄인’은 누구인가 [한ZOOM]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역에 군악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침내 열차 문이 열리고 이토 히로부미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기회를 엿보던 한 사나이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재무장관과 의장대의 환영을 받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됐다. 그 순간 사나이는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코레아 우라!” (대한독립만세) 사나이의 외침과 함께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알은 정확히 이토 히로부미의 몸을 관통했다. 이토는 쓰러졌고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총을 쏜 사나이는 다시 한번 “코레아 우라!”를 외쳤고, 러시아 헌병대가 그를 제압했다. 그는 순순히 체포되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당당함이 가득했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의거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이다. 하지만 이 의거가 갖는 근본적 의미보다 ‘대한제국 의병이 일본 고위 관료를 저격했다’는 사실만 부각되는 점이 아쉽다. 대한제국 의병의 처절한 역사 1905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군대를 동원해 고종황제가 있던 경운궁을 포위했다. 그리고 을사오적을 앞세워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게 했다.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박탈당해 사실상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 모든 것을 지휘한 인물이 바로 이토 히로부미였다. 을사늑약 소식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을사의병이라고 불린 이 항일 투쟁에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백성이 참여했다. 1907년 일본은 헤이그 특사 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강제 퇴위시키고 군대를 해산시켰다. 근대식 무기와 군사 전술에 익숙한 해산 군인들이 의병에 합류하면서 의병의 전력은 향상되었고 활동 지역도 넓어졌다. 당시 의병 활동을 정미의병이라고 부른다. 한일 합방을 계획하던 일본은 의병 부대 제거를 위해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시작했다. 의병으로 의심되는 마을은 포위한 뒤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였다. 그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일제의 토벌 작전으로 한반도 남부의 의병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북부의 의병들은 토벌을 피해 만주와 연해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안중근 의사가 쏜 총알의 의미 당시 의병 부대는 대부분 소규모였고, 정식 군사 훈련을 받은 일본군을 상대하기에는 무기와 보급이 열악한 상태였다. 의병들의 무기는 화승총과 죽창 등 재래식 무기였다. 해산 군인들이 의병에 합류하면서 신식 소총을 확보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모자랐고 총알도 부족했다. 일본군의 탄압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항일 의병 활동도 점차 위축되었다. 심지어 패배주의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그러던 1909년, 하얼빈에서 안 의사가 조선 침략의 원흉이자 최고 사령관인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소식은 항일 의병들에게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항일 투쟁 활동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나아가 평범한 사람들의 항일 투쟁 의식을 고취해 1919년 3·1 운동과 같은 전국적인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안타까운 건 당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살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그가 속한 천주교 교단에서는 의병의 무력 투쟁 활동을 폭력으로 간주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 교인은 안중근 의사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안 의사가 총을 쏘게 만든 ‘진짜 죄인’은 누구일까. 서울 남산 안중근 의사 기념관 버스를 타고 남산도서관에 내리면 바로 옆 계단을 통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안중근 의사라는 위대한 인물을 기리기에는 너무 작은 공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정문에 있는 안중근 의사의 좌상에 인사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그의 출생과 의병 활동, 의거, 순국에 이르는 빛나는 일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안중근 의사가 여순 감옥에 있을 때 썼다고 전해지는 ‘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글귀도 볼 수 있다. 이곳을 나설 때면 역사적 사실을 넘어, 잊어버린 애국정신과 뜨거운 나라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 동성끼리 입 맞추고 포옹했다고…80대씩 공개 매질 선고한 ‘이 나라’

    동성끼리 입 맞추고 포옹했다고…80대씩 공개 매질 선고한 ‘이 나라’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 포옹과 키스를 한 남성 두 명에게 공개 태형 80대가 선고됐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시행하는 곳으로 동성애를 비롯해 혼외 성관계, 도박, 음주도 처벌한다. 지난 11일 AP통신에 따르면 아체주 반다아체에 있는 샤리아 법원은 지난 4월 한 공원 화장실에서 키스하고 포옹하는 등 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두 남성에게 태형 80대를 선고했다. 20세와 21세인 두 남성은 화장실에 함께 들어간 두 사람을 본 주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검찰은 두 남성에게 태형 85대를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뛰어난 학생이고 법정에서 예의 바르게 처신했으며 당국에 협조했고 전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한 두 사람이 4개월 동안 구금된 점을 고려해 4대씩을 형량에서 차감한다고 설명했다. 아체주는 2003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샤리아를 법으로 채택했으며 2015년부터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이를 적용했다. 동성애와 더불어 혼외 성관계, 도박, 음주는 물론이고 여성이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거나 남성이 금요일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태형을 받는다. 인권 단체는 공개 태형을 중단하라고 계속 촉구하고 있으나 아체주 주민들은 오히려 태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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