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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역비리 박노항 검거/ 수사 이모저모

    ‘병역비리의 몸통’ 박노항 원사는 35개월간 철저하게 아파트에서 칩거한 것으로 드러났다.박 원사를 검거한 국방부검찰단은 26일 이틀째 박 원사를 밤샘 조사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박씨 수사와 관련한 차관보급 회의를긴급 소집, 수사팀 보강을 비롯해 수사 보안 유지를 위해박씨의 신병을 제3의 장소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으며 장소는 용산구 소재 국방부 소유의 한 건물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아파트에서는 주한 미8군 영내에서만 구입이 가능한 외국산 의약품들이 발견됐다. 검 ·군 합동수사반은 ‘AAFES’라는 영문 로고가 새겨진외국산 영양제(4∼5통)가 주한 미8군 영내에서만 구입할 수있는 것이어서 미 영내에 출입이 가능한 비호 인물이 구해주었거나,카투사 선발 비리에도 연루된 박 원사가 친분관계를 이용,미군 영내를 드나들며 직접 구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구입 경위를 추궁했다. ■박 원사의 은신처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현대아파트33동에는 한미연합사령부에 근무하는 한국군 장성용 관사 2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장군’과 ‘탈영 군인’이 한아파트 같은 동에서 3년 동안 동거한 셈. ■박씨의 ‘여장(女裝)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여자 구두와 옷,화장품 등 여성용품과 검거 당시 박 원사가 얼굴에 머드팩을 하고 있었던 점 등 때문에 여장설이 나돌았으나 박씨의 누나(57)는 “집안에 여자가 없는 것처럼보이면 사람들이 의심할 것 같아 이들 여성용품을 가져다놓았다”고 밝혔다. ■박 원사가 갖고 있던 도피자금 6,800만원은 은신처 아파트 주방 싱크대 밑과 안방 장판 아래에서 나와 박 원사의주도면밀함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도피자금을 발견하지 못한 수사팀이 ‘돈 있는 곳을 대라’고 집요하게 추궁하자 부피가 큰 현금 800만원과 100만원권 수표 50장 등을 싱크대 아래에 테이프로 붙여 놓았고 1,000만원은 안방 장판 아래에 깔아놓았다고 자백했다.수사팀은 대부분 97년도에 발행된 수표에 대한 자금 추적에 들어갔다. ■박 원사가 조사를 받는 국방부 검찰단은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 안에 있으며 보안 유지가 철저한 곳.박 원사는 이곳1층의 조사실을 옮겨다니며 각방 담당 조사관들에게서 릴레이식으로 조사를 받았다. 노주석기자
  • 병역비리 박노항 검거/ 여의도 리스트 비상

    정치권은 병역비리의 ‘몸통’ 박노항(朴魯恒) 원사에 대한 수사가 진척되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박노항 리스트’의 실체여부와 진위파악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정치권 긴장 ‘박노항 리스트’의 일부를 확인하고,정치인 70명 이상이 연루됐다는 소문이 떠돌면서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벌써부터 야당 중진 J모의원 보좌관, 구 여권 J모의원의보좌관과 박 원사가 가깝게 지냈다는 등 구체적인 리스트가 나돌고 있다.당사자들은 “나는 무관하다”면서 펄쩍뛰고 있지만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특히 군대를 정상적으로 마치지 않은 아들을 둔 정치권인사들은 “나는 병역비리와 상관없다”면서도 ‘박노항리스트’내용에 관심을 갖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반된 시각 한나라당은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 쟁점화를 통한 물타기를 시도했고,민주당과 자민련은 철저한수사를 촉구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시민단체들도‘성역없는 수사’에 가세했다. 자칫 병역비리가 정치공방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였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3년여동안 도피생활을 한 박 원사가 수사관이 집에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있다 검거됐다는 것에 주목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병역비리 수사에 반대한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은 “병역비리는 용서해서도 용서받을 수도 없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지난해 검찰에 병역비리 연루의혹 인사 명단을 전달한반부패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번만은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병역비리 박노항 검거/ 수사 급물살

    병역비리 수사에서 핵폭풍을 불러올 ‘박노항 리스트’의실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병역 비리의 몸통’ 박노항(朴魯恒)원사의 아파트에서발견된 답뱃갑 크기의 일본 S사의 K전자수첩 1개가 핵폭풍의 잠재적 진앙지.현재는 박 원사에게서 돈을 빌린 환경업체대표 1명(여)의 이름과 전화번호만이 남아 있다. 박 원사는 “도주 직후인 98년 6월쯤 건전지를 갈아끼우는 과정에서 방전돼 모든 기록이 지워졌으며 여자이름은다시 입력했다”고 주장했다.군 검찰은 박원사가 도피과정에서 고의로 삭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검찰은 이에 따라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전문가 5명에게 전자수첩의 복원을 의뢰했지만 실패했다.전문가들은 이수첩이 97년 이전 제품으로 ‘한번 방전되면 복원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수사팀은 전자수첩의 중요성을 감안,일본본사에 직접 복원을 의뢰키로 했다. 전자수첩에 수록된 내용이 복원되면 이른바 ‘박노항 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현재까지 박씨가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병역비리는 140여건이나 앞으로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수사진의 판단이다.실제 박씨는병역면제와 카투사선발,입영연기,부대배치,보직조정,의병전역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비리에 개입해왔고 함께 병역비리를 저질렀던 원용수(元龍洙·전 준위) 전 육본 모병연락관의 수첩에 적혀 있던 430여명 중 상당수가 박씨를 통해병역청탁을 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원사의 전자수첩에서는 반부패시민연대가 지난해 2월검찰에 제출,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병역비리 수사의단초가 됐던 120여명의 명단이 다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이 명단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 54명을포함, 재계와 관계 인사 등 비리 의혹대상자 120명이 수록돼 있었다. 직업별로는 ▲정계 인사 54명(병역의무자 기준으로는 75명) ▲재계 1명 ▲연예계 3명 ▲체육계 5명 ▲자영업 등 기타 35명 등이다. 군·검찰 일각에서는 전·현직 지방자치단체장과 모 중앙언론사 사주,중견 변호사,중소기업체 사장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다. 게다가 군 ·검이 98년 5월이후 몇차례 거듭된 수사에도불구하고“고위 공직자 등의 자녀가 일부 석연찮게 병역면제 등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원사가 도피중이어서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밝혀온 바 있어 박씨의 검거로 그간 흐지부지 중단돼온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병역비리가 얼마나 확인될지 주목된다. 노주석기자 joo@
  • 병역비리 박노항 검거/ 검거 순간과 도피행각

    “박노항” “예” 단 두마디였다. 잠적 2년11개월 동안 군·검·경수사관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병역비리의 몸통’ ‘마지막 도망자’ 등으로 불리던박노항(朴魯恒·50) 원사의 검거 순간은 허망했다.은신처에들이닥친 수사관들이 이름을 부르자 얼굴에 머드팩을 한 그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순순히 수갑을 받았다. 25일 오전 10시 정각.서울 동부이촌동 현대아파트 33동 1113호 은신처 거실에서 얼굴에 마사지용 머드팩을 한 채 잠옷 차림으로 드러누워 있던 박 원사는 곧바로 국방부 검찰단으로 압송됐다.오전 11시 핼쑥한 얼굴로 사진기자들 앞에선 그는 “죽고싶은 심정입니다. 자수를 해야 할지,자살을할지 고민했습니다.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란 말만 남겼다. 박 원사는 도피생활의 어려움 때문인지 눈에 띄게 살이 빠졌고,자주 이발을 할 수 없었던 탓인지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발이었다.성형수술을 한 흔적은 없었지만 수사기관이박 원사의 변장에 대비,4가지 모습을 컴퓨터로 합성해 전국에 돌린 50만장의 수배전단에 나온 사진과는 딴판의 평범한중년 남자의 모습이었다. [검거작전] 박 원사의 꼬리는 전화 한 통화에서 잡혔다.지난 15일 박 원사의 누나 박모씨(57)와 형 박모씨(63)가 “부산으로 내려간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주고받은 것이다. 수사팀은 이날 의정부에 살던 누나 박씨의 뒤를 열차와 승용차편으로 나눠 밟았다.박씨는 충남 서천에 살고 있는 오빠 박씨의 집으로 갔다.이 때부터 수사방향을 가족중심으로 틀었다. 누나 박씨는 지난 24일 집에서 나와 서울 영등포역에서 택시를 타고 동부이촌동으로 향했고 이를 뒤쫓은 수사팀은 아파트 부근에서 택시를 놓쳤지만 끈질긴 탐문수사를 통해 박씨가 들어간 아파트동이 33동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수사팀은 33동 전체를 대상으로 아파트의 불이 켜지지도 않은 채배달된 신문이 없어지고 현관 앞에 달린 가스계기판을 통해가스를 사용하는 ‘문제의 집’을 수색한 끝에 결국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다.누나 박씨가 아파트단지 안 은행에서관리비를 내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 필름을 구한 것이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검거순간] 문제의 집이 박 원사의 은신처임을 확신한 수사팀은 전담수사팀 10명과 국방부 검찰단 수사요원 30명 등 40명을 총동원,‘D데이 H아워’를 25일 오전 10시로 정했다. 박 원사가 투신할 것에 대비,이삿짐센터에서 사다리차를빌려 베란다로 수사요원 2명을 투입하고,열쇠수리공을 동원한 수사관 8명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나머지는 아파트주위에 배치됐다.박 원사가 은신해온 방 3개짜리 32평형 아파트는 김모씨(70) 명의였으며,박 원사는 지난해 1월 1억5,000만원에 전세를 든 이후 이곳에서 1년3개월동안 칩거해온것으로 확인됐다. [도피행각] 박원사는 신창원(申昌源),이근안(李根安)과 함께 ‘3대 도망자’로 불릴 만큼 신출귀몰한 도피솜씨로 수사팀의 애를 먹였다.신창원은 지난 99년 7월 검거됐고,이근안이 같은 해 10월 자수했지만 박 원사의 행적은 묘연했다. 연인원 800명이상을 조사했고,소환조사자도 70명에 달했다. 수사팀은 박 원사의 친·인척집 11곳에 대한 잠복수사에주력하면서 불교신자인 그가 은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전국의 암자를 뒤졌으나 허탕을 쳤다. 노주석기자 joo@. *검거이후 수사 전망. ‘병역비리의 몸통’ 박노항(朴魯恒·50) 원사가 2년 11개월 만에 검거됨에 따라 그가 개입했던 병역비리의 실체와안개속 도피행적 등의 전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박 원사가 개입한 병역비리의 대상이 주로 군장성을비롯,정·관·재계 유력인사,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제인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사결과에 따라 정치권은 물론,사회전반에 엄청난 ‘핵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박 원사의 비리는 병역비리 1차수사 당시원용수 준위(56)로부터 1억7,000만원을 받고 12명을 불법으로 면제시켜 준 것을 포함해 대략 100여건에 달한다.이과정에서 챙긴 돈도 1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군주변에서는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박 원사가 입을 열면 총체적 비리액수 및 비리연루 대상자 규모는예측을 불허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박 원사가 CT 필름 바꿔치기를 통한 병역면제,카투사 선발,보직조정 등 ‘병역비리의 백화점’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신종 병역비리를 저질러 왔고 군장성 및 정·관계 고위층 자제가 주 대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고위층 자제에 대한 병역비리 수사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박 원사의 검거는 정치권에도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야는 박 원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우리당은 문제 없다”며 병역비리 척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촉구했다. 하지만 여당은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강조한 반면,야당은 편파사정을 경계해 미묘한시각차를 드러냈다. 민주당과 자민련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해야한다”고 강조했으나 한나라당은 “병무행정이 바로잡히는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지난해 총선 직전 터진 ‘병풍(兵風)’처럼 야당 의원을 겨냥한 기획·편파사정의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쨌든 국방부 검찰단과 검찰은 지난 2월 해체된 합동조사단을 재구성,박 원사를 상대로 그동안 개입한 병역비리와도피기간 중 행적을 밝히는 데 수사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노주석 김상연기자
  • 박노항 누구? 27년간 병무청 근무

    박노항 원사는 병무비리의 ‘몸통’이다.병무비리 사건이 터진 98년 당시 국방부 합동조사단(헌병) 소속이지만 병무청 파견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병역면제와 카투사선발,보직조정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병무비리에 개입한 것으로알려져 있다.군 검찰 관계자가 “병무비리에 관한한 천하를 통일한 인물”이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박 원사는 27년간의 군 생활중 대부분을 병무청에서 보냈다.국방부 인사기록카드에 기록된 주소지가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확인될 만큼 철저히 주변과 자기 신상을 숨겨왔다.술과 담배를 즐기지 않는 대신 매일 목욕하는 습관을 지녀 그동안 수사당국이 목욕탕과 대중사우나,찜질방 등을중점 수색해 왔다. 군 수사결과 내연관계를 맺은 여인만 10여명에 이를 정도로 여자관계가 복잡했던 것으로 전해진다.수사당국 관계자는 “82년 이혼한 뒤 20년 가까이 독신으로 지내면서 카바레 등에서 대부분 연상의 여인들을 그때 그때 만났다”고전했다.박 원사는 지난 3년간 도피생활중 이들 여인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주석기자
  • [사설] 철저한 수사로 병역비리 근절을

    ‘병역비리 몸통’으로 불린 박노항 원사가 군당국에 의해 검거됨에 따라 병역비리의 구조와 실체가 밝혀질 수 있게됐다.박 원사는 100여건의 병역비리에 개입한 데다 그 대상도 주로 정관계 유력인사들의 아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있다.따라서 군 수사당국이 박 원사와 연루된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함으로써 병무비리의 수법과 그 배후가 백일하에드러나고 이를 계기로 병무행정 비리의 발본색원이 가능하리라고 보는 것이 국민의 기대다. 검찰과 군당국은 박 원사가 개입했던 비리의 전모는 물론도피기간 행적도 철저하게 밝혀 내야 할 것이다.박 원사가만 3년간 수사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배후에서 지원한 세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국민의 생각이다.그렇다면 그 배후가 바로 병무비리의 진짜 몸통일 수도 있다.이것이 바로 이번 사건을 보는 다수 국민의 정서라는 점을 수사 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군·검 당국은 이 병역비리 사건에 정치인 등 사회 지도층이 광범위하게 포함됐을 것이라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실적도없이 지난 2월 군·검 합동 수사반이 해체 됐을 때 국민의 실망과 불신이 어떠 했던가를 기억하고 있으리라 믿는다.그 때 군·검은 모든 열쇠를 쥔 박 원사의 잠적을 수사 미진의 원인으로 설명했다.따라서 이제 박 원사가체포 됐으므로 의혹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그리고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을 국민이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이번에도 만약 수사가 용두사미로끝나면 앞으로 병무비리에 대한 당국의 어떤 말도 국민은믿지 않을 것이다. 병무 비리는 건국 이후 우리 사회 부패의 핵심 고리다.서민 범죄와 달리 병무비리는 돈이든 권력이든 힘있는 사람들만 가능한 범죄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그동안 병무비리 근절을 위한 조치가 꾸준히 있어 왔지만 솔직히 아직도 국민 상당수는 병무행정의 투명성을 믿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이는 군·검 당국의 자업자득이기도 하다.이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 한 누가 청년들에게 조국을 위해 충성하라고 말할수 있겠는가? 박원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 ‘깃털보다 몸통 잡기’超法 운영

    주요 범죄 피의자를 수사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피의자에 대해 형을 감경해주는 플리 바겐형식의 수사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플리 바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그러나 기소에 대한 검사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는 기소독점주의와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플리 바겐과 비슷한 형태의 수사가 암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태 플리 바겐기법이 흔히 활용되는 분야는 뇌물 증여자의 자백이 필수적인 뇌물사건이나 다른 조직원에 대한 제보가 결정적 단서로 작용하는 마약범죄 등이다. 지난 97년의 ‘한보사건’ 수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검찰은 7명의 전·현직 은행장을 소환해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재수감했지만 4명은 ‘스스로 판단해 대출해줬다’는 이유로 사법 처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검찰 주변에서는 플리 바겐을 적용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한보철강에 대한 여신이 5조7,000억원에 이르는 데도 은행장 2명만 대출커미션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정작 한보 대출을 사실상 주도한 전직 은행장은사법 처리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슬롯머신사건’ 수사에서도 플리 바겐이 있었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돌았다.검찰이 정덕진씨 형제 중덕진씨만 구속하고 동생 덕일씨를 불구속하는 조건으로 박철언 전 의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증언을 받아냈다가 검찰간부들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플리 바겐이 깨졌다는 게 당시 법조계의 해석이었다. ■문제점 플리 바겐 자체가 제도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계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또 검찰이 정도를 넘어서는플리 바겐을 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 한양대 법학과 양건(梁建)교수는 “증언을 매개로 형량을흥정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검찰이 이유를 대면 항상 빠져나갈 여지가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출신인 이종왕(李鍾旺)변호사는 “플리 바겐식 수사 관행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중대한 범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필요한 진술이나 증거를 얻어낸다면 곤란하다”면서 “양형 논리에 따른 합리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심재륜(沈在淪)변호사도 “검찰이 과학적인 증거 수집보다는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에 매달리는한 플리 바겐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면서 “검사의 전문적인 수사력을 키우고 충분한 내사를 거쳐 수사에착수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민의 불신만 키우는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반
  • 美대사관, 가로수에 ‘철침 족쇄’

    서울시가 ‘국가 상징 가로’로 지정한 세종로변 가로수에 미국대사관이 경비상 필요하다며 철침이 박힌 족쇄를설치,서울시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았으나 8개월 동안이나이를 이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미국대사관은 지난해 6월 반미 기습시위 방지책이라며 세종로 방향의 대사관 건물 앞 인도를 따라 늘어선 12그루의 가로수 몸통에 철침이 박힌 철제 족쇄를 각 2개씩 모두 24개를 설치했다. 벨트형 철판에 날카로운 쇠창살을 엇갈리게 박은 족쇄는성인 키 높이의 나무 몸통을 감싸고 설치돼 가로수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보행자들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 이같은 사실을 적발한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지난해 8월 대사관측에 시설물관리법에 저촉된다며 철거해줄것을 요청한 데 이어 대사관 보안과장을 직접 불러 철거를 요구했으나 대사관측은 나무당 1개씩만 철거했을 뿐 나머지는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PCS비리 ‘몸통’ 못밝힌 채 ‘끝’

    개인 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비리 수사는 결국 ‘몸통’ 확인에 실패한 채 이석채(李錫采)전 정통부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만을 적용한 ‘미완의 수사’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검찰은 “직권 남용의 배경과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해 계속수사하겠다”면서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고 있지만 수사팀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이 전 장관만 들어오면 실체를밝히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던 98년 수사팀을 ‘원망하는’ 분위기다. 98년 수사의 핵심은 이 전 장관이 LG텔레콤에서 뇌물 3,000만원을 받고 PCS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심사평가 방식을 변경했다는 것.당시 수사팀은 김기섭(金己燮)안기부 운영차장과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까지 연계된 거대한 커넥션을 수사의 ‘밑그림’으로 그려 놓았다.그러나 재개된 검찰 수사에서 커넥션은 고사하고 98년 수사에서 확인했다는 금품 수수 혐의를 밝히는 데도 실패했다.검찰 관계자는 “이 전 장관 귀국 이후 영장 청구까지 수사기간이 이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의 수사에서 더 밝혀낼 부분이있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나 벌써부터 ‘예견된 수사 결과’라는 소리가 들린다. 이 전 장관과 주변 인물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수사 한계를여지없이 보여줬다는 비판이다. 검찰은 정장호(鄭壯晧)전 LG텔레콤 부회장 등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했지만 이들의 ‘입’에서 검찰이 원했던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 전 장관 역시 “평가방식을 변경한 것은 개인적 소신”이라며 금품 수수 혐의 등을 전면 부인했다.결국 98년 수사팀이 광범위한 계좌 추적을 통해 갖고 있다던 ‘물증’은실체가 없는 ‘허깨비’였던 셈이다.그러나 검찰은 이날 ‘사전 교감설’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문민정부 최대의의혹 사건 중 하나인 만큼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이 2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동점자의 경우 추첨으로 사업자를 가리도록 하는 이전 심사방식을 김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그 자리에서 ‘추첨제는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점도 변수다.김 전 대통령의 개입문제다. 아무튼 이 전 장관이 직권남용을 했다면 그렇게 해서까지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평가방식을 변경한 ‘진짜 이유’를 규명해 사건의 전후 관계를 명쾌히 밝히는 것이 수사팀의 과제다. 박홍환기자 stinger@
  • 구제역 발생 1년… 파주·홍성 르포

    경기도 파주에서 시작돼 충남 홍성 등으로 확산돼 국내축산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구제역이 25일로 발생한지만 1년이 된다.올들어 전 세계적인 구제역 확산으로 재발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는 경기도 파주와 충남 홍성지역의축산농가 및 필사적인 방역 현장을 22일 둘러봤다. “구제역이 또 발생하면 이젠 재기 못합니다.” 자신의 축사에서 ‘구제역 첫 발생’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김영규씨(53·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금파리)는 축사와젖소를 소독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늘이 조금만 흐리거나 유럽·남미·중동 등지에서 구제역이 번졌다는 뉴스가 나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금파리에선 1년전인 지난해 3월26일 김씨의 젖소 15마리등 7농가의 소 106마리가 도살 처분됐다. 김씨 등은 이후 보상금과 국민성금 등 2억1,000여만원으로 송아지를 새로 사 현재 80여마리를 사육중이다.그러나새 젖소가 우유를 생산하려면 오는 1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금파리는 이후 축산농가들이 매일 자체 소독을 하는데다매달 4차례씩 행정기관이 대대적으로 소독작업을 해 소독약 냄새가 가실 날이 없다.축사 옆 사료더미는 단단히 비닐포장으로 싸여 있다.황사가 부는 날이면 아예 소의 몸통을 비닐로 덮을 만큼 필사적이다. 인근 야산에 터를 잡았던 양봉업자들은 소독약을 견디지못해 모두 떠났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를 도살했던 충남 홍성군 구항면 내현리도 마찬가지.마을로 들어서자 마을길과 축사 곳곳에 생석회가 눈에 띄었다.게다가 지난 겨울 폭설로 축사 6∼7개동이 무너져 있었다. 내현리 이장 정헌식(鄭憲植·47)씨는 “주민 모두가 1년동안 소를 기르지 못하다 4일전에야 구제역 음성반응 판정을 받았다”며 “소 울음소리마저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이 마을 26개 축산농가는 지난해 구제역으로 기르던 한우966마리를 모두 도살했다.이는 전국에서 도살한 2,216마리의 43.5%이다. 주민 정헌(鄭憲·50)씨는 “한우를 다시 키우려고 축사를손보고 있으나 전 세계에 구제역이 재발하고 황사까지 날아들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그런데도송아지 값은 150만원으로 예전보다 50만원이나 올랐다”며울상을 지었다. 파주 한만교 홍성 이천열기자 mghann@
  • 닭·꿩 잡종 태어났다

    자연상태에서는 교배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닭과 꿩의 잡종이 탄생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시 서구 검암동에서 닭과 꿩을 키우는 이상설씨(67)는지난해 4월 중순 같은 우리 안에 놓아 기르던 수탉과 까투리(암꿩)가 교미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후 다음달 꿩이 암수 한쌍을 부화했는데,암컷은 곧 죽었고 수컷은 머리·날개는 꿩과 비슷한 모습이고 발·몸통은닭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교원대 생물교육과 김수일 교수는 “닭과 꿩은 같은 꿩과동물이지만 자연교배는 번식기 불일치 등으로 인해 극히 희귀한 사례”라며 “닭은 오랫동안 집짐승화돼 번식기가 따로 없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25)울진 대게 축제

    경북 울진의 봄은 대게 삶는 내음에서 시작된다. 완연한 봄기운을 머금은 바닷바람에 실린 대게 내음이 7번국도로 퍼져 나간다.봄을 만끽하며 달리던 상춘객들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채 항구에 들러 대게를 즐기게 된다. 대게는 큰게라는 뜻이 아니다.다리 모양이 대나무와 닮아서 붙여진 것으로 죽해(竹蟹)라 한다.대게는 필수 아미노산이많아 어린이에게 좋고 맛이 담백해 수술 회복기 환자에게도효과가 크고 알코올 해독작용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술안주로도 인기가 높다. 이런 즐거움은 17∼20일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에서 열리는 ‘울진대게축제’에서 절정에 달한다.올해 2번째인 이 축제는 인근 영덕군의 대게축제,포항시 과메기축제 등과 함께 동해안의 대표적인 먹거리 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울진군은 지난해 1만여명이 참가한데 이어 올해는 경북도민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2만여명이 넘는 미식가들이 찾아들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래 대게는 영덕이 유명하다.그러나 울진군은 대게 생산량이 지난해 383t으로 영덕의 188t보다 2배이상 많은점을 내세워 주산지의 명성을 찾기 위해 축제를 열게 됐다. 울진군은 대게탕 대게찜 등의 기존요리외에 대게 회 등 새로운 요리법도 개발,선보인다. 참가자들은 항구내에 마련한 1,650㎡ 크기의 축제장을 비롯해 항구주변 50여개 대게 전문점에서비교적 싼 가격에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몸통 크기가 9㎝이상되는 살아있는 대게들을 마리당 3만∼8만원선이다. 특히축제기간중에는 대게전시관을 비롯해 가요제,줄다리기대회등도 개최돼 전국에서 몰려던 미식가들이 대게를 통해 한데어우러지게 된다.미식가들은 대게와 축제장에서 울진송이,고포미역을 비롯한 울진 특산물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또수질좋기로 유명한 백암·덕구온천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울진 이동구기자 yidonggu@
  • 마한·백제 무덤 발굴

    전북 군산의 백제시대 굴모양 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에서둥근 고리가 달린 큰칼(環頭大刀) 3점이 거의 완전한 모습으로 나왔다. 군산대박물관(관장 이용휘)은 지난해 11∼12월 군산시 대야면 산월리 고분군을 조사한 결과 마한 및 백제시대의 무덤 5기를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이 무덤들에서는 환두대도를비롯하여 토기 65점과 철기류 38점,방추차 2점,숫돌 1점,구슬류 190여점 등 300여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큰 항아리(大壺)와 곧추선 넓은 아가리 모양 항아리(廣口直口壺),주둥이가 몸통 한가운데 있는 횡병(橫甁) 등은 서울풍납토성을 제외하면 다른 유적에서는 출토된 예가 없다. 특히 둥근고리가 달린 큰칼은 백제와 신라·가야를 통틀어삼국시대 무덤에서 상당수가 나왔으나,굴모양 돌방무덤에서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굴단은 “이 유적은 마한에서 백제까지 묘제의 변천과정과백제가 수도를 공주로 옮긴 이후 대내외적 관문지로 군산이맡았던 역할을 밝히는 데 값진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단은 무덤들의 축조연대에 대해서는 마한 관련 무덤은 4세기 무렵,백제무덤은 6세기 안팎으로 추정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2001 길섶에서/ 바보 소나무

    주말에 눈덮인 산에 올랐다. 32년만의 폭설답게 온통 눈으로 산길도 계곡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도처에 소나무 가지가 쌓인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채부러져 있었다. 더러는 몸통자체가 부러지기도 했다. 가지와머리에 눈덩이를 안고 있는 것은 소나무와 잣나무 뿐이었다. 철따라 변하는 나무들은 가을에 이미 잎새를 털어버린 까닭에 눈이 쌓일 이유가 없었다. ‘미련한’소나무들만 푸른잎을 거느리다가 눈에 덮이고 속절없이 가지를 부러뜨리는것이다. 뭇 나무들이 소나무를 비웃었다. “소나무야 소나무야, 철따라 변하거라, 그래야 살아남는다”바보 소나무가 말했다. “그래도 옛적에는 독야청청을 우러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김삼웅주필
  • [21세기 산업현장을 가다] ‘조선 빅3’ 호황 무한질주

    * 거대한 선박전시장 현대중공업 탐방. 조선업계는 요즘 호황이다.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세계시장의 51%인 19억5,000만GT의 수주실적을 올렸다.올해도 45%의 시장점유율이 예상된다.‘잘 나가다 보니’ EU(유럽연합)와 통상마찰까지 불거졌다. 저가수주 극복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그럼에도 조선업은 다른 산업현장과 달리 호황 속을계속 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의 조선왕국으로 우뚝 선 중심에는 현대중공업이 자리잡고 있다. 울산광역시 동쪽끝 방어진 앞바다를 끼고 있는 현대중공업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단체관광객들과 외국 선박업체 관계자들로 북적댔다. “왜 이렇게 방문객이 많으냐”고 묻자 “현대중공업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지금까지 집계된 방문객만도 1,200만명에 이른다. 현장은 현대중공업의 실체를 느끼기에 충분했다.육중한 몸통을 움직이며 선박용 강판을 쉴새없이 옮기고 있는 골리앗클레인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골리앗클레인의 꼭대기에 올라 내려다 보는 250만평의 작업장은 그야말로 거대한 선박전시장이다. 왼쪽의 전하만,오른쪽의 미포만에는 출항을 앞둔 선박들이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스웨덴의 콘코디아사로부터 수주받은 32만t급 ULCC(극초대형 원유운반선)와 네덜란드의 P&O 네들로이드사가 주문한 6,8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1개)급 컨테이너선 2척도 시야에 들어온다. 한 직원은 “출항에 앞서 시운전하고 있는 선박만도 19척이나 된다”면서 “우리는 구조조정이 뭔지 모르고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다른 직원은 “95년 일본 조선사가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LNG(액화천연가스)선을 현대중에 발주한 사실은 현대중의 기술력을 입증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94년부터 모두 7척의 LNG선을 건조했고 3척을 건조중”이라고 자랑했다. 현대중은 지난해 조선 엔진기계 해양 등의 사업분야에서 77억달러의 물량을 수주했다.이 중 조선분야는 컨테이너선과유조선을 비롯해 53억달러(82척)를 수주해 착공기준으로 향후 2∼3년치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중은 지난해 현대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손실을 봐 당기순이익이 151억원밖에 안됐지만 영업이익은 7,569억원이나 됐다. 올해 경영전략은 내실경영으로 잡았다.잘 나갈 때 문단속을더 잘 하자는 뜻에서다.수주를 전년 대비 11.8% 감소한 67억7,000만달러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재무구조 안정성과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감안,시설투자는 전년보다 12.2% 줄어든 3,237억원으로 잡았으나 연구개발투자는 31.9% 증가한 1,154억원으로 정했다. “조선분야에서는 따라올 업체가 없도록 못을 박을 겁니다” 2010년까지 300억달러(36조)의 매출목표를 세운 현대중의‘2010비전(장기발전전략)’은 해외영업 강화·기술우위 확보·고객만족 경영이라는 3대 경영전략을 통해 빈틈없이 실천에 옮겨지고 있었다. 울산 주병철기자 bcjoo@. * 삼성重·대우조선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난해 계열사인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와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적자를 보았지만 조선업황자체로는 호황을 누렸다. [삼성중공업] 경남 거제시 신현읍 장평리 거제조선소는 100만평 규모에 3개의 도크를 갖고 있다.1도크는 고부가가치선(여객선·LNG선),2도크는 석유시추선을 중심으로 한 드릴십,3도크는 대형 컨테이너선 등의 일반선으로 전문화돼 있다.초정밀도를 필요로 하는 심해유전개발용 원유시추선(FPSO)을세계 최초로 건조하는 등 특수선 건조에 노하우를 갖고 있다.지난해에는 세계 최대의 7,400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저력을 보였다. 올해 수주는 지난해(34억달러)보다 20% 가량 줄어든 27억달러로 잡고 있다.건조척수도 58척에서 29척으로 줄였다.그러나 영업이익 목표는 5,500억원.지난해에도 삼성자동차 부채정리때문에 적자(2,200억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250억원을 기록했다.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규 사업분야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에서 10분거리에 있는 옥포조선소도활기가 넘치기는 마찬가지다.지난해 10월23일 대우에서 분리독립된 후 옛날의 영광을 되찾자는 분위기가 넘친다. 올해 수주는 지난해 37억달러보다 다소 낮은 34억달러.건조대수도 53척에서 40척으로 줄였다. 그러나올해는 지난해의 적자경영(2,500억원 내외)에서 흑자로 반전시킨다는 계획이다.2,100억원의 영업이익(지난해 2,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특화분야는 LNG선 건조.지난해 해외에서 LNG선6척을 수주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14척 가운데 43%를 점유해이 분야 1위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100만t급의 도크는 한꺼번에 30만t급 유조선 4척을 건조할 수 있는능력을 갖고 있다. 주병철기자. **3社 올해 경영전략. * 한대윤 현대중공업 전무. “건조기술을 짧은 시간안에 고도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한대윤(韓大胤·52)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전무는 “지속되는 호황을 활용하지 못하면 조선업계의 앞날을 장담할수 없다”면서 조선업계의 기술고도화를 강조했다. 그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선건조분야의 기술개발 외에엔진·기계 등 핵심업종 전략화에도 나서고 있다”면서 “올해만 하더라도 엔진·기계,플랜트 등 비조선 분야의 매출액이 3조7,000억원으로 조선분야 3조6,000억원보다 많을 정도로 핵심업종 전략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출액만 1조원이 넘는 엔진기계사업부문,해양사업분야 등이 향후 집중투자할 사업분야라고 말한다. “요즘 흔히 쓰고 있는 ‘고부가가치선’이란 용어도 결국이익창출을 위한 것인 만큼 ‘고급선’ 건조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기호 삼성중공업 전무.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추격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기호(李起浩·52) 삼성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전무는 국내조선업계가 호황이라는 말에 고개를 내젖는다.그는 “오히려끊임없는 기술축적과 특화가 국내 조선업계의 당면과제”라면서 “삼성중공업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은 물론 자동차수송과 레저를 겸하는 호화 페리선,크루즈선 등의 건조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선박 건조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것. 국내 조선업계의 ‘내부출혈’을 막는 것도 과제다. “그동안 수주물량 확보에만 치우쳐 값싸게 수주해 왔지만앞으로는 제 값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그는 가격경쟁력을높이기 위해 e비즈니스를 통한 부품공동구매 등도 적극 고려해 볼만하다고 제안했다. *송민호 대우조선 전무. ‘가치경영,고객감동 경영,종업원 활력 경영’ 대우조선이 올해 1월1일부터 새출발하면서 내건 모토다. 송민호(宋旼昊·53) 상선생산본부 전무는 “2010년까지 10조원의 매출에 2조원의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통해 건실한 경영토대를 마련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기존의 보유기술로 볼 때 대우조선이 갖는 경쟁력은남못지 않다”며 올해 내실경영으로 2,000억원대의 흑자경영을 자신했다. 수주물량 증대에 따른 인력충원은 자제하고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잠수함 건조경험을 토대로 해양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나의 레저/ 장애인 스키캠프서 찾은 자유

    86년 아시안게임을 눈앞에 두고 목뼈를 다치는 바람에 나는체조선수로서의 꿈뿐만 아니라 육체의 자유 또한 포기해야했다.팔조차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내게 휠체어는 감옥이상의 것이었다. 10여년의 재활훈련 끝에 95년 영라이프 장애인 스키캠프에참여하면서 스키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번거롭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장애인이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심지어 나 자신도. 비교적 장애가 심한 내가 탈 수 있도록 제작된 스키는 사람이 앉을 수 있게 몸통이 만들어져 있다.이름도 ‘바이(Bi)스키’다.혼자선 탈 수 없어 강사가 스키에 끈을 매 뒤에서잡아주고 위험한 상황에선 대신 대처해준다.하지만 방향이나 속도조절 같은 간단한 상황은 나 혼자 처리한다. 처음 슬로프를 미끄러져 내려올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리프트에서 내려다 보니 아래에서 보던 것과 딴판의 세상이펼쳐져 있었다.하얀 설원위에 부서지는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거렸고 얼굴에 스치는 바람과 눈발조차 따사롭게 느껴질지경이었다. 스키가 천천히 슬로프에서 미끄러지자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눈앞에 펼쳐진 깨끗한 세상을 질주하는 스키 위에서 나는 휠체어에 갇힌 이후 처음으로 자유를느꼈다.스키를 타는 것이 아니라 나는 것 같았다.이후 겨울마다 스키장을 찾고 있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을 해냈을 때의 기쁨은 다른 일에 대해서도,또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처음엔 말리기만 했던 가족들도 지금은 나를 자랑스러워한다. 나는 지난해 제주 문섬에서 스킨스쿠버에 성공했고 그뒤 장애인스쿠버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런 자유를 모든 장애인이 함께 누렸으면…. 김소영 前체조국가대표
  • [김삼웅 칼럼] 당쟁과 정쟁 그리고 민생

    일본인 시데하라 히로시가 대한제국 정부의 학정참여관으로 조선에와서 ‘조선정쟁지(朝鮮政爭志)’를 펴내고, 이책에서 당쟁을 조선정치의 특징이라고 규정한데 이어 호소이(細井肇)같은 자가 “조선인의혈액에는 특이한 검푸른 피가 섞여 있어서 당파싸움이 계속되었으며이는 결코 고칠 수 없는 것이다”란 극언을 한 것을 알고는 분노를삼키기 어려웠다. 일제 관학자들이 한국인을 업신여기면서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고자만든 궤변이고 억설로 치부했다. 이광수나 최남선이 이를 받아들여동족을 비하하는 글을 쓴 것을 읽고는 친일파들의 상투적 수법으로접어두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최근에 많이 바뀐다. 정녕 우리 민족은 당파심이 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시데하라가 지적한 “조선시대의 정당들은 주의(主義)를 가지고 서로 존재하는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해관계에서 서로 배제하는 사당(私黨)”이란 모습이 요즘 상황과 겹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는 기호와 영남지방으로 갈려 싸우던 당쟁이 지금은 영남과호남으로 바뀌었다. 당시에는 그래도율곡과 우계(牛溪)사이에 벌어진 ‘율우논변(栗牛論辨)’이나 이황과 기대승의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그리고 이른바 ‘예송논쟁(禮訟論爭)’등이 있었다. 비록‘예송논쟁’이 효종의 계모 자의대비의 복상(服喪)문제를 둘러싸고3년복을 입느냐, 1년복을 입느냐 따위의 ‘하찮은’시비로 시작되었으나 논쟁의 대부분이 당시 최고의 담론이 화두가 되었다. 본질은 권력싸움이지만 명분은 학구적인 논쟁이었다. 적어도 요즘 우리 정쟁처럼 명분도 실익도 없는 ‘개판싸움’과는 달랐다. 경제회생의 ‘몸통’을 잡는 정치는 지금이나 조선시대나 다르지 않았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국토가 황폐하고 민심이 흉흉해졌다. 지각있는 지도층이라면 관민이 힘을 모아 국난극복과 민생을 위한 정치에 매진했어야 옳다. 그런데 아니었다. 선조가 죽자 영특한 세자 광해를 두고 두살배기영창을 후계로 삼으려고 정파간에 싸움이 붙고 결국 광해가 집권하여피바람이 불었다. 그 여파로 인조반정이 이루어지고 또 한차례 보복전이 나타났다. 민생은 뒷전이었다. 임진·병자양란으로 피폐해진 국토를 재건하고 백성을 돌보고자 ‘대동법(大同法)’이 마련되었지만 정쟁으로 100년 뒤에야 전면 실시되었다. 일부 학자들은 지역별로 실시하는 시험과정으로 평가하지만사실은 농민생활의 안정과 국가재정의 확충을 위한 세력과 양반지주의 입장과 기득권만을 보호하려는 세력과의 분쟁 때문이었다. 율곡이 당쟁을 없애려고 나섰지만 허사였다. 율곡은 사사건건 대립하는 동인과 서인을 양시론(兩是論)으로 화해시키고자 했다. 즉 “무왕(武王)과 백이숙제의 일은 둘다 옳고 춘추시대의 전쟁은 둘다 그르다”는 식이다. 무왕이 은나라 주왕(紂王)을 치려할 때 백이숙제는주왕이 도리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신하가 임금을 축출하는 것을 옳지않다고 거사를 말렸다. 그러나 무왕은 만류를 무릅쓰고 주왕 축출에성공했다. 이에 백이숙제는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고 수양산에들어가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 죽었다. 무왕과 백이숙제의 행위는 모두 옳다는 것이 율곡의 양시론이다. 오히려 반대세력이 율곡을 모함하고 나섰다. 젊었을 때의 입산(入山)을 두고 계모와 싸우고 가출하여 머리깎고 중이된 것은 불효이자 이단이란 것이다. 모친을 잃은 슬픔에 출가한 것이 ‘사상논쟁’의 배경이다. 당시 ‘불교도’의 낙인은 요즘 ‘용공좌경’처럼 치명적이었다. 영조는 어떻게 해서라도 당쟁을 없애보고자 노론의 영수 민진원과소론의 영수 이광자를 불러 두사람의 손을 맞잡고 화해를 종용했다. 그리고 노론을 한사람 기용하면 소론도 한사람 기용하는 식으로 탕평책을 적극 실현했다. 이런 인사방식을 ‘쌍거호대(雙擧互對)’라고했다. 이같은 영조의 노력도 당쟁을 뿌리뽑지 못했다. 조선사회는 쓸 만한 인재를 그냥 두지 않는 못된 병폐가 있었다. 조금 우수하다 싶으면 모함하여 쫓아냈다. 우암 송시열을 기호지방에서는 극존칭인 ‘송자(宋子)’라 높이고 영남지방에서는 ‘시열이’란개이름으로 불렀다. 최근 김대중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지역별로 평가가 다른 것도 비슷한 양상이다. 한달만에 국회가 정상화됐다. ‘설민심’의 실천이 국회에서 나타날것이다. 정쟁을 접고 경제살리기와 대미외교,남북문제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클래식의 二色 변신

    오직 생명체만이 진화한다고? 아니다,클래식도 진화한다.청중의 귀를 잡아끌기 위해서라면 시대 흐름에 맞춰 기꺼이 변화할 줄 알기 때문이다. 새달초 LG아트센터에 잇달아 오르는 두 공연은 클래식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무대다.하나는 콘트라바스라는 악기로 재즈·탱고·클래식을 자유롭게 창출하고 또다른 하나는 바로크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 고풍스러운 원전(原典)음악을 재현한다.살아남기 위한 유연한 변신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 춤추는 콘트라바스=오케스트라의 한쪽 구석에 푹 파묻힌 육중한저음악기가 바로 콘트라베이스(일명 콘트라바스)다.‘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는 있어도 베이스 없는 오케스트라는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축물의 기초같은 구실을 담당하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게 사실. 하지만 6명으로 구성된 프랑스의 ‘콘트라베이스 오케스트라’가 명예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이들은 현을 손으로 뜯고 몸통을 두드려묵직한 저음뿐 아니라 낭랑한 새의 울음,앰뷸런스 사이렌 소리,배의경적소리 등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낸다. 게다가 콘트라베이스가 무대 위를 날고 거꾸로 서서 춤까지 추는 퍼포먼스까지 곁들여 객석을 온통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간다.지난 99년 첫 일본공연에서 전석 매진되는 선풍을 일으켰다.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바스,바스,바스,바스,바스 그리고 바스’,악기를 거꾸로 잡고 연주하는 ‘코라의 노래’,삼바풍의 리듬 앙상블 ‘탱고’등 대표곡을 선사한다.2월2일 오후8시. ◆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 연주회=무지카 안티쿠아 쾰른은 작곡 당시의 악기와 옛기법을 재현하는 ‘원전연주’의 최고봉으로 손꼽히는독일 앙상블.리더인 라인하르트 괴벨이 21세 되던 73년 쾰른 음악대학 동창생들과 손잡고 창설했다.괴벨은 10여년전 무리한 연습으로 왼손이 마비되자 다시 오른손에 바이올린을 들고 재기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라모폰상, 디아파종상을 비롯한 전세계 음반상을 휩쓸며 17∼18세기 바로크음악을 재현하는 데 앞장섰다. 공연은 3일 오후4시·7시 2차례.오후4시에는 륄리 ‘샤콘느’,텔레만 ‘두 대의 오보에,두 대의 바이올린,두 대의 비올라와 바소콘티누오를 위한 6중주’등을 연주하고 7시에는 바흐 칸타타 42번 ‘그래도 같은 안식일 저녁에’와 칸타타 18번 ‘비와 눈이 하늘에서 내려와’등을 들려준다.괴벨이 연주 중간중간 곡에 관해 직접 해설한다.(02)2005-0114허윤주기자 rara@
  • 신토불이 제수용품 구별법

    ‘차례상은 신토불이 상품으로’ 값싼 외국 제수용품이 많이 들어 와 있어도 조상에게 드리는 것만은 여전히 ‘국내산’을 고집하는 이들이 많다.국산과 수입산 제수용품구별법을 알아본다. [조기] 국산은 몸통이 두툼하고 짧은 반면 수입산은 비늘이 거칠고꼬리가 길고 넓은 편이다.또 옆구리 줄이 선명치 않고 머리 아래부분이 회백색 또는 흰색을 띈다.유난히 몸에 광택이 난다.특히 중국 인도네시아산은 몸전체가 회색이거나 흰색이고 눈,복부,지느러미만 붉은 색을 띈다. [명태] 국산은 평균길이가 40㎝정도지만 수입산은 이보다 6∼7㎝길고 가슴지느러미가 검정색을 띤다.또 주둥이 밑에 수염이 없으며 비늘도 매우 작다.등쪽은 갈색 계통이며 배부분은 흰색이다. [쇠고기] 한우는 선홍색이 많으나 수입육은 암적색이 많다. [도라지] 손질한 도라지를 보면 국내산은 길이가 짧고 끝부분이 조금 말려 올라간 반면 중국산은 길이가 길고 동그랗게 말려 있다.씹어보면 국내산은 단단한 섬유질이 적어서 부드럽고 흰색을 띠며 향이 강하다.중국산은 단단한 섬유질이많아 질기고 약간 노란색을 띤다. [고사리] 국내산은 줄기가 짧고 가늘며 줄기 윗부분에 잎이 많이 붙어있으나 중국산은 줄기가 굵고 길며 윗부분 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그리고 국내산은 연한 갈색이고 털이 적다.반면 중국산은 진한 갈색에 털이 많으며 향기가 약하다. [대추 ]색깔은 선명하고 달짝지근한 향이 풍기는 것이 좋다.국내산은 잘말라 단단하며 대개 과육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지만 중국산은 덜 말라 말랑말랑하고 과육과 씨가 쉽게 분리되는 경우가 많다. [곶감] 국내산은 과육이 탄력이 있고 표면에 흰가루가 알맞게 있으며 꼭지 부위에 껍질이 아주 적게 붙어있다.중국산은 꼭지 부위에 껍질이 많이 붙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선임기자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광어(II)

    나는 처음으로 행운아라는 생각을 했다.나는 당신에게서 들려오는 대금 소리를 들었다.당신의 시커먼 자궁 속으로 지나는 바람이 보였다. 당신은 당신의 지나간 봄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당신이 춘천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이다.나는 당신에게 괜찮다고 말했다. 이제당신에게는 내가 있으니 괜찮다고 말이다.아무렴 당신은 아무 걱정없다.당신이 내 머리를 쓸어 내린다.고개를 들어보니 당신이 나를 보고 있다.당신의 알몸이 그리워진다. “새끼삼촌.” 당신은 나를 삼촌이라 부른다.나는 당신의 삼촌일 수 있다.그런 관계는 세상에 흔하고 흔한 일이 아닌가.하지만 그 보다도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혹시 당신이 내 이름을 알지못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한다.나는 이름을 알려준 적이 없었던가 후회한다. “일어날 수 있겠어요?”“괜찮아.삼촌,나 물.”주위를 살펴보지만 물이 없다.나는 밖으로 나간다.203호 문을 보니아까 보았던 흥부의 박 같은 배가 생각난다.기억나지 않았던 휘파람가락이 생각난다.간호원에게 물을 청하자 뽀로통하더니 플라스틱 컵에 물 한 잔을 가져다준다.그것을 받아들고 가다가 먼저 한 모금 마셔본다.물이 시원하지 않아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나는 물을 벌컥들이켜고 밖으로 생수를 사러 나갔다 온다.사온 생수를 플라스틱 컵에 부어 한 모금 마셔본다.플라스틱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물이 시원하다.들어와서 당신에게 물을 건네자 당신은 물을 마시면서 눈을 크게 한 번 뜬다.컵 속의 물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이 깊다. “삼촌,나 이제 여기 나갈래.”“갑갑해서? 그렇게 해요.병원비 내고 올 테니 잠깐 기다려요.”나는 오늘 사장에게 가불한 월급으로 병원비를 치르고,아직 이십여만원이 남는다.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진다.당신을 데리고 나는 택시를 탄다.당신과 내가 처음 갔던 여관으로 간다.205호에 들어간다.옆방 203호를 보니 아까 보았던 흥부의 박 같은 배가 생각난다.205호로 들어가자마자 당신은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든다.당신은 몸이 아픈 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아픈 것인지 궁금하다.그것이야 어쨌든 나는 당신으로 인해 마음이 아프다.당신에게뭐라도 좀 먹이고 싶어진다.당신을 재우고서 나는 문을 잠그고 여관 밖으로 나온다.수족관 속의 물이 생각났던 것이다.물을 갈아줄 때가 되었다. 사장님은 내가 어디에 간 것인지 궁금해 할 것이다.사장님과 사모님은 당신이 병원에 간 것을 모르고 있다.아직 당신의 배속에 아이가있다고 생각한다.당신,당신의 몸값은 팔백 만원이라고 했다.그것도밑진 장사라고 했다. 나는 버스를 타고 횟집으로 간다.한 낮인데도 가게 안은 어둡다.창밖으로 보이는 호수의 수면이 잔잔하다.호수는 아무 문제없어 보인다.담배를 하나 물고 수족관 안을 들여다본다.수족관은 여전히 물 떨어지는 소리로 요란하다.이 놈들도 시끄러움을 알까 궁금하다.혹시 떨어지는 물소리 때문에 오래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궁금해진다.당신,당신은 팔백 만원이 필요하다.아니 나는 팔백 만원이 필요하다.통장에 있는 삼백여 만원이 생각난다.물을 갈아줘야 하는데 나는 망설이고 있다. 수족관을 보니 우럭 한 마리가 균형을 잃고 어항 안을 뱅글뱅글 돌고 있다.아침에 건져 올렸던 놈이 틀림없다.나는 뜰채를 들고 우럭을건져 올린다.우럭은 아직 죽지 않았다.입을 동그랗게 크게 벌리고 몸을 뒤튼다.하지만 이놈의 펄떡거림에는 힘이 없다.나는 면장갑도 끼지 않고 놈을 회친다.놈이 죽기 전에 회를 치려는 것이다.꼬리를 자르고,머리 부분을 칼등이 두꺼운 통칼로 썩둑 자르고 회를 친다.이제 우럭은 죽었다.놈의 피가 도마 위에 흥건해진다.나는 칼질을 서두른다.놈의 비늘 때문에 자꾸 손이 미끄러진다.등선을 따라 가시가 돋아 있는 뾰족한 지느러미를 자르고,그 사이로 칼을 집어넣는다.칼이 미끄러지며 내 검지 손가락을 벤다.우럭의 피와 내 손가락의 피를 구분할 수 없지만 나는 아무 걱정 없다.나는 칼을 놓고 수족관 안을 본다.여전히 광어는 죽은 척,모른 척 엎드려 있다.나는 피가 흐르는 손가락으로 행주를 쥐고,수족관을 보다가 머리와 꼬리가 없는,우럭의 몸통 토막을 들고 어항으로 다가간다.나는 오백 만원이 필요하다.토막낸 우럭을 수족관 속으로 집어넣는다.토막낸 우럭은 서서히 피를 뿌리며 가라앉는다.물 속으로 시뻘건 안개가 피어오른다.광어의 등위로 우럭은 가라앉지만 그 놈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혹시 당신은 잠에서 깨어 배고픈 배를 움켜쥐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수족관 안의 물은 다시 아래에서 솟구치고 시뻘건 안개는 걷힌다.우럭의 몸통은 광어와 같이 죽은 척,모른 척 움직임이 없다.나는 호주머니에서전표 한 장을 꺼내어 본다.도광일,그가 아이의 아버지가 확실한지는모른다.그렇지만 나는 오백 만원이 필요하다.당신은 알지 못 할 것이다.내게서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전표를호주머니에 구겨 넣고 쌀 한 줌을 물에 담가 놓는다. 물차가 도착했다.고기들을 도매로 파는 사람들이 도착했다.그들은 바닷물을 차에 싣고 다니며 물을 갈아준다.이러고 보면 세상의 물은 돌고 돈다.나는 고기를 받지 않고 물만 간다.그들 중에 늙수그레한 사람이 우럭 토막을 보고 내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나는 수족관 속의 물을 빼다가 멈추고,머리를 긁적인다.사람들은 내가 머리를 긁적이면서 묻는 말에 대답을 피할 때면 나를 아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그는 더 이상내게 묻지 않는다.수족관 속의 물이 완전히 빠졌다. 물 빠진 수족관 속의 펄떡거림이 장관이다.광어는 죽은 척,모른 척하지 않는다.수족관 밖으로 튀어 오르는 놈도 있다.토막낸 우럭 몸통만이 가만히 있다.나는 물차에 호스를 꽂고 입으로 호스를 빨아들인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났을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물이 호스를 따라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물이 몇 미터 앞까지 올라온 소리가 들린다.나는 바닷물 한 모금을 내장 속으로 밀어 넣는다.물이 어항 속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어항 속으로 물이 가득 채워지고 광어는 다시 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린다.물이 아래에서 위로 솟구친다.나는 문을 잠그고 밖으로 나와 버스를 탄다.버스는 잔잔한 호수를 끼고 시내로 향한다.아무렴 나는 아무 걱정 없다. 나는 도청 문 앞에서 잠시 망설인다.나는 당신을 보지 않고서 이곳으로 온 것을 후회한다.도광일,그는 도시계획국장이다.수위가 친절하게 그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당신은 알지 못 할 것이다.내게서 미묘한감정이 교차하고 있는 것을 말이다. “도광일씨 되시죠? 저......‘환희’에서 왔습니다.” “어디에서 왔다고?”그는 키가 작고 깡마른 체구였으나 배만 볼록 나와 어쩐지 맘에 들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는 나보다 키가 작았지만 그의 눈은 나를 굽어보고 있었다.나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는다. “‘환희’를 모르십니까?”나는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전표를 꺼내 그에게 보여준다. “그래서? 가을에나 와봐.지금 내가 삼백이 어딨어?”그가 돌아서서 가려는 것을 나는 붙잡는다.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싶어진다.나는 조급해진다. “지금 주셔야 하겠습니다.” “뭐? 이거 미친놈 아냐? 당장 내가 삼백이 어딨어? 이자식아.다음에 오라니까”그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스 정이 선생님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뭐라고? 이거 순 또라이 새끼아냐?”. 그의 음성은 가라앉았지만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나는 담배를 입에 물고 그를 굽어본다.그가 내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목을,그리고 가슴을 보다가 다시 눈을 본다. “그런데 이새꺄,니가 그년 배를 까봤냐? 그 애가 나하고 닯았든?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얘기야.지금? 난 그년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데. .....”그는 말끝을 흐리고,나는 담뱃불을 비벼 끄며 그의 말을 자른다.나는 그를 굽어본다. “선생님이 오늘 주셔야 할 돈은 오백 만원입니다.삼백이 아니고 말입니다.선생님도 아이를 낳는 것에는 반대하실 것 아닙니까.물론 선생님 부인께서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나는 내가 할 말만 하고 돌아서서 도청을 나온다.그가 나를 부르는소리가 들린다.나는 걸음을 바삐 걸어 택시를 잡아타고 여관으로 간다. 침대 위의 당신은 여전히 잠을 잔다.죽은 척 엎드려 있는 광어같이말이다.나는 당신을 여러 번 소리내어 불러보지만,당신은 모른 척 잠을 잔다.나는 밖으로 나온다.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진다.나는여관 앞의 전화부스에서 도광일에게 전화를 건다.그는 나인지 알고전화를 받지 않고,여자 직원이 받는다.나는 그녀에게 계좌 번호와 시간과 도광일의 집 앞에 있다는 메모를 남긴다.전화를 끊고 횟집으로간다.나는 아무 걱정 없다.나는 횟집에서 다시 도광일에게 전화를 건다.이번엔 그가 받는다. “기회는 오늘 하루뿐입니다.오늘 돈을 주셔야 합니다.꼭 부탁 드립니다.” 수화기 저쪽에서는 아무 말이 없다.옆자리의 사람들 때문인 것 같다. “다 알아들으신 걸로 알고 전화 끊겠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고 죽을 끓인다.물에 불은 쌀을 건져내어 절구에 넣고 공이로 곱게 빻는다.생각보다 쌀이 충분히 붇지를 않았다.도광일이돈을 주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혹시 사모님에게 전화를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일이 잘못되면,일단 삼백 만원을 가지고 사모님에게 사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물을 넉넉히 넣고 약한 불로 죽을 끓인다.하얀 죽 위에 무엇을 조금 넣을까 생각하다가 그만둔다.대신에 양념장을 만든다.부추를 잘게 썰어 간장에 넣고 참기름도 넣는다.나는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와서 도청 앞의 은행으로 간다.불을 너무 세게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통장에 도광일의 돈은 들어와있지 않다.나는 다시 도광일에게 전화를 한다.입 밖으로 욕이 튀어나온다.나는 그의 부인에게 알릴 생각이 없는데,그가 그것을 눈치챘는지 걱정된다.그는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다.죽이 다 타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나는 시계를 본다.은행 문 닫을 시간이 얼마 남지않아 나는 초조해진다.나는 그에게 삼십 분의 시간을 주며 삼백 만원만 요구하고 전화를 끊는다.삼십 분이면 하얀 죽이 새까맣게 될지도모를 일이다.당신은 잠에서 깨어났는지 궁금하다.육백 만원을 사모님에게 드리면 당신을 ‘환희’에서 놓아줄지 걱정이다.도광일이 들어온다.나는 화장실로 숨는다.변기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문다.하얀 죽이 타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당신이보고 싶어진다.계좌로 그는 이백 만원을 입금했다.나는 오백 만원이있다.이것이면 당신이 내게로 오는 것이 자유로울지 가늠해보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다.나는 다시 도광일에게 전화를 하지는 않는다.사모님에게 전화를 해보니 그녀는 아직 도광일에게 내가 술값을 받아낸일을 모르는 모양이다.전화를 끊고 전표를 찢어 버린다.미스 정이 임신한 아이가 내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돈의 무게가 그것을 결정하는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자유롭지는않다.당신은 모를 것이다.내게서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좋은 아버지가 될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나는 서둘러 횟집으로 간다. 죽은 타지 않았다.오히려 더 끓여야 할 것 같다.나는 하얀 죽을 주걱으로 휘휘 저으며 끓인다.죽이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나는 다 끓인 죽을 보온병에 담고 그릇을 챙겨 여관으로 간다.병원 갈 때 불었던휘파람이 나온다.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당신은 언제 잠에서 깨었는지,일어나 앉아 TV를 보고 있다. “일어나 있어도 돼요? 누워있지 않고.”“삼촌,고마워.그치만 삼촌이 이렇게 신경 쓸 필요까지는 없는데.” “제가 아니면 누가 미스 정을 돌봐요? 배고프지 않아요? 죽을 좀 쑤어 왔는데.”나는 죽을 그릇에 담아 그녀에게 준다.당신은 죽을 보며 웃는 것도같다.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삼촌,담배 있어? 나 하나만 줘.”“죽을 좀 먹지 그래요.몸이 안 좋은데.”“담배 피우고 먹을게.”나는 당신에게 담뱃불을 붙여 준다.당신이 담배를 피우는 동안 나는방안을 살핀다.휴지통에 처박힌 광어를 본다.살아있을 것 같은 광어를 본다. “징그러워서 버렸어.”“괜찮아요.저는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묻지도 않고 가져온 제가 잘못이죠.”당신은 죽을 먹는다.양념장을 섞어서 맛있게 먹는다. “오늘 도광일을 만났어요. “누구? 그게 누군데?”“그 있잖아요.가게 가끔 오는 도청에 다니는 공무원 있잖아요.키 작고,깡마르고 배만 볼록 나온 사람,생각 안 나요?”“아,그 사람 이름이 도광일이야? 그런데 그 사람을 왜?”“돈이 필요해서요.미스 정이 환희에 빚진 거 갚으려고......” 당신은 숟가락을 놓고 나를 본다.당신 눈은 슬프지 않다.아무래도 당신이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는 나였던 것 같다.이제야 확신이 든다.당신이 병원에 가도록 내버려 둔 게 후회된다. “그 사람한테 왜 돈을 꾸어?”“돈을 꾼 게 아니고,도광일이 아이의 아버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기도 하고,환희에 빚 진 술값도 있고 해서......”“그럼 그 인간한테 돈을 뜯으러 갔다는 얘기야? 그 인간이 순순히돈을 내줘?” “네.그런데 다 받지는 못했어요.오 백 만원을 달라고 했는데...... ”“오 백?”나는 통장을 꺼내 당신에게 보여준다.비밀번호도 알려준다.당신과 나는 이제 춘천을 떠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사모님에게 내일 당장 돈을 주고 떠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백 만원밖에 안 줬어요.내 돈 삼백 만원하고 합치면,그것으로 내일 사모님에게 사정할 테니까.미스 정은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요.죽도 마저 먹고.”나는 놀라는 당신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당신은 믿을 수 없는 모양이다.춘천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말이다.당신은 내 얼굴과 통장을번갈아 보다가 자리에 돌아눕는다.나는 당신의 뒷모습을 본다.나는당신의 엉덩이 사이에 묻어있는 얼룩을 본다.나는 옷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나는 당신의 옆자리에 가서 눕는다.당신의 알몸이그리워진다.당신의 머리에 코를 갔다대고 나는 당신의 냄새를 맡는다.나는 두 번째로 행운아라는 생각이 든다.속으로 휘파람을 분다.나는 당신의 연한 화장품 냄새를 맡으며 잠이 든다. 방안이 깜깜하다.나는 잠에서 깼지만 일어나 앉지는 않는다.당신이자리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나도잠에서 깨었다.방안에는 창 밖의 가로등에 비친 당신의 형체만 있다.나는 모른 척,이마에 팔을 얹고 당신을 본다.당신은 무엇인가 망설이는 듯하다.당신은 우두커니 서서,움직이지 않고 나를 본다.내가 수족관 안의 광어를 보듯 당신은 나를 본다.당신은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광어가 죽기 전에 내뱉는 가냘픈 바람 소리가 당신을 따라 나간다.당신은 당신의 오백 만원이 들어있는 통장만 들고 밖으로 나갔다.나를 깨우지 않고 말이다.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어머니가 나를 버리던날이 기억나는 것도 같다.처음 왔었던 춘천이 기억나는 것 같다.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이 빠져나간 문만 바라본다.얼굴 없는어머니가 불쑥 들어올 것 같다.나는 일어나 불을 켜고 시계를 본다. 서울로 가는 막차가 있을지 궁금하다.나는 휴지통에 처박힌 광어를본다.언제 죽었는지 들키지 않았던 광어를 본다.벌써 당신이 보고 싶어진다. 나는 광어를 꺼내어 우물우물 씹기 시작한다. 백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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