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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포럼] 6·15와 특검의 이중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한(恨)이다.애절한 서편제와 남도가락의 본고장인 전남이 고향이어서인지,아니면 죽을 고비와 투옥,망명으로 점철된 그의 정치역정 때문인지 알 수는 없으나 한과 함께 신명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그제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동교동 사저를 방문했을 때도,그는 춘향과 심청의 한을 예로 들면서 ‘한이란 복수가 아니라 소원이 달성될 때 풀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한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제 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는데,신당과 당대표 경선을 둘러싼 저간의 사정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얘기일 터다.그에게 남아있는 지역과 이념층의 영향력을 어떻게든 활용해보려는 정치적 덧셈법에서 파생된 것이다.그러나 여기에서 관심은 대북송금 의혹 특검을 바라보는 김 전 대통령의 속내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단언할 수 없지만,아마 십중팔구 특검에 합의한 정치권에 대한 섭섭함의 표시일 게다. 사실 김 전 대통령과 그가 이끈 국민의 정부에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은 ‘성공한’역사이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6개항 중에서 적어도 남북교류·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등 2∼3개항은 실현되었거나 진행중인 ‘절반은 성공한’ 역사인 것이다.의혹이 있다고 해서 YS의 문민정부 때 단죄했던 전례가 있는 ‘성공한 쿠데타’는 아니다. 이럴진대,그의 눈에는 특검이 대선기간 중 송금 의혹을 딱 잡아떼지만 않았어도,선거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한나라당과,선거기간 내내 속시원하게 도와주지 않고 오히려 걸림돌만 됐다고 떨떠름해 하는 민주당 신주류간의 ‘정치적 이해일치’로 비쳐지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모르겠다.관련자들이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가슴아픈 심정이라고 토로한 데서 이러한 심기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DJ의 햇볕정책을 평화·번영정책으로 계승 발전하겠다고 했으나,시각은 약간 다르다.무엇보다 2000년 6월 평양 순안공항에서부터 펼쳐진 그 감동의 현장에 같이 있지 않았다.DJ에게는 30년 정치역정에서 가장 벅찬 감격의 승부처였지만,참여정부로서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현장이긴 하지만,동시에 국민의혹을 해소해야 할 법망(法網) 속 질서문제인 것이다.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가치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도 특검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특검수사는 150돈쭝 순금 학(鶴)이 김 국방위원장에게 선물로 전달되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는 등 어지럽게 진행되고 있다.또 몸통으로 지목을 받고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기한만료 하루전인 16일 소환하는 것을 보면 한차례 기한 연장은 불가피한 것으로 짐작된다. 시각차는 늘 갈등을 불러오기 마련이다.초반 특검법 협상과정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논의될 만큼 특검은 정치적 이슈였고,‘수사에 관여말라.’고 말로는 떠들고 있으나,이제 어느 누구도 정치적 판단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 되어버렸다.신당·총선과 같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얽혀 여파가 계속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고 보면 정권은 어딘가 모르게 늘 닮은 구석이 있다.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초 역시,환란책임을 규명한다는 이유로 경제청문회가 열리는 등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검찰이 정책관련자들을 단죄했지만,결국 모두 풀려났다.국민의 정부에 되레 정치적 멍에만 지워준 꼴이 됐다.대북송금 특검도 한국정치의 또 하나의 업보가 될 것인지,아니면 교훈이 될 것인지 지금 기로에 서 있다.민심과 역사사이의 대화가 필요하다. 양 승 현 논설위원 yangbak@
  • 수두·무균성수막염 주의보

    국립보건원은 지난 3월 소아과 외래환자 1000명당 1.5∼2.5명이던 수두환자가 5월들어 첫 주에 4.4명,넷째주에 5.6명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지난해는 6월 중순에 수두 유행이 최고조에 달한 것에 비하면 올해는 유행이 일찍 시작됐고 환자도 많은 편이라면서 예방을 위해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수두는 환자의 타액이나 직접 접촉을 통해 옮겨지며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2∼3일 후부터는 얼굴과 몸통,손발 등에 발진과 물집이 생긴다. 보건원은 또 무균성수막염 환자도 5월 첫 주에 외래환자 1000명당 0.13명이던 것이 넷째주에 0.26명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경남에서 시작,경북과 광주 전북 강원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
  • ‘北송금 특검’ 영향받나

    대북송금 특검수사가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들끓기 시작했다.수사가 대북송금의 ‘몸통’에 점점 다가서자 민주당 신주류 및 중도파 의원 30명이 3일 사법처리 반대 성명을 내는 등 강력 반발했고,이에 한나라당은 “특검수사 방해책동”이라고 맹비난하며 특검팀 엄호사격에 나섰다. ●정치권 논란 안팎 논란이 확산되자 4일에는 박관용 국회의장까지 나섰다.그는 기자간담회를 자청,“특검에 맡겼으면 결과를 봐야 한다.”라고 전제,“정치권이 이러면 앞으로 누가 특검을 맡겠느냐.”며 “특검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 독립과 중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민주당의 반발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박 의장은 특히 지난달 27일 민주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노 대통령이 특검수사에 대해 언급한 것을 맹비난했다.“권력을 가진 사람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며 “미리부터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영향력 또는 압력행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한나라당도 공세를 퍼부었다.박종희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북뒷거래 사건은 총선 승리라는 정략적 발상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민 혈세를 북한에 갖다 바친 국기문란범죄”라며 “집권세력은 특검수사 방해책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하순봉 최고위원은 “김정일에게 국민 세금으로 화장품과 녹용,외제약품,고급 술 등 온갖 뇌물을 갖다바친 것도 과연 평화비용이고 통치행위냐.”고 꼬집고 “여당의 반발은 몸통에 대한 수사를 조사단계부터 막으려는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반론이 나왔다.박상천 최고위원은 “특검은 사실을 그대로 조사할 수밖에 없으며,누구도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근태 김영환 임채정 설훈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명은 지난 3일 “대북송금은 남북경협사업의 일환으로,실정법의 잣대로만 재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세계적으로 정상외교를 위한 활동을 사법적 잣대로 처벌한 전례가 없다.”며 사법처리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호남 민심과 정국 이번 논란은 노무현 대통령이 촉발한 측면이 강하다.그는 민주당의원 만찬에서 “남북관계를 해칠 만한 수사로 달려가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하겠으며,남북정상회담의 가치를 손상하는 결과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사실상 특검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고,민주당 주류측은 이기호 이근영씨의 잇단 구속에 자극받아 성명을 내기에 이른 것이다.정치권의 논란의 바탕에는 신당논의와 호남민심이라는 정국상황이 깔려 있다.궁극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처리가 어떻게 가려지느냐에 따라 호남 민심의 향배와 신당 추진을 비롯한 정국 전반의 지도가 판가름나는 것이다.처리 결과에 따라 호남민심이 돌아설 경우 신주류측의 신당 추진은 결정적 타격을 받게 되거나 아예 분당사태로 치달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진경호기자 jade@
  • 野, 나라종금로비 특검 추진/ “盧대통령도 조사해야”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나라종금 로비의혹 등과 관련해 특검수사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거푸 기각되자 특검수사를 진상 규명의 돌파구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박종희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가 받은 검은 돈의 성격이 정치자금이든 로비자금이든 노 대통령이 그 최종 귀착지일 가능성이 99.9%”라면서 “검찰은 자금 사용처 수사를 통해 깃털과 몸통을 한꺼번에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씨에 대한 보강수사는 물론 그의 동업자를 자처한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은 형사소추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지 국민적 의혹사건의 조사대상에서조차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안씨에 대한 속 보이는 봐주기 수사,얼치기 수사로 연이어 구속영장 기각을 자초한 검찰이 사건을 미봉하려 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정치검찰의 구태를 벗지 못하고 사건을 미봉하면 특검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당권 주자로 나선 이재오 의원도 건평씨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주변 인사들의 비리의혹에 대한 특검수사 추진을 촉구했다.이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 취임 3개월을 맞아 당사에서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상 사람들은 (건평씨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생수회사를 둘러싼 거액 불법자금 거래,나라종금사건의 몸통은 노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대선과정에 불거졌던 ▲대북 비밀송금사건 ▲병풍(兵風) ▲기양건설 비자금 이회창 후보 수수의혹 ▲이회창후보 20만달러 수수 주장 등 4대 사건은 ‘정치공작’이고 노 대통령은 이 정치공작극의 주인공”이라며 대통령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지운기자 jj@
  • 野 “盧대통령 양심고백해야”‘나라종금 검은돈’ 공세

    한나라당은 23일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민주당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의 나라종금 로비자금 수수의혹과 관련,노 대통령의 ‘양심고백’을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임인배 수석부총무는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안씨는 몸통에 접근하기 위한 정류장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다.”면서 “검찰은 정치자금이라고 한계를 짓지 말고 대가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하며,노 대통령도 국민이 궁금해하는 안씨와의 의혹을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곤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검찰 재수사 결과 안씨가 받은 검은 돈의 추정액수가 당초 2억원에서 4억원대로 불어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도 이제는 안씨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검은 돈을 걷어 바쳤는지 고백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라고 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또 “안씨는 검찰에서 ‘노 대통령도 2억원과 관련된 일을 전혀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고,시민변호인단은 ‘우리는 그를 정치적 양심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안씨는 깃털에 불과하며,몸통은 노 대통령’이란 의미”라고 주장했다. 홍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도 안씨를 동업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전광삼기자 hisam@
  • 한나라 당권주자 정견발표 / “수구당 탈피 내가 적임자”

    한나라당은 22일 오후 당사에서 당 선관위 주관으로 당권주자 정견발표회를 갖고 당대표 선거전 개막을 공식화했다. 당권주자들은 당과 정치개혁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밝히고 자신이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일각의 우려처럼 인신공격성 비난전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자들은 한결같이 수구적인 당의 이미지를 탈피하자고 강조하면서,“당선되면 젊고 유능한 인사들을 당의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약속했다.노무현 대통령과 현 정부에 각을 세우며 ‘선명성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선책임론 공방 김덕룡 의원은 “국민들은 ‘노무현 정권이 정부이길 포기했다.’는 소리를 하면서 ‘한나라당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느냐.’고들 한다.”면서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야당다운 야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체성 확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개혁적 보수,도덕적 보수를 위해 젊고 건강한 보수 일꾼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서청원 의원을 겨냥한 듯,“질 수 없는 선거에 지고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도당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청원 의원은 대선 패배,불출마 번복 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번뇌가 있었다.대선 패배에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그러나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달라는 당원들의 요구에 힘입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또한 “다른 주자들의 공박을 이해하긴 하지만,‘함께 뛰어서 지도력을 심판받고,함께 당을 이끌어나가자.’는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다른 주자들을 꼬집기도 했다. 이재오 의원은 대북송금사건,병풍 등 대선과정에서 제기된 4대 의혹사건을 언급하면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공작을 이 기회에 단죄하는 데 당력을 모아 투쟁해야 하고 대표가 되면 이것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세대교체도 주요 이슈 김형오 의원은 “명망가들의 노쇠하고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 당의 역동적인 발전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고 “당의 진정한 개혁은 세대교체에 있다.”면서 ‘50대 리더십’을 역설했다.이날 ‘당 개혁 프로그램’을 두툼한 책자로 내기도 한 그는 7대 국정비전,당의 7대 개혁방안 등을 제시하며 준비된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강재섭 의원은 “대선후보로 아껴두자는 얘기가 있지만,이번에 대표가 되지 않으면 당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나선 것”이라면서 “총선 결과가 시원찮으면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그는 “우리 당을 ‘시골 노인회관 같다.’는 비판에 충격을 받았다.”는 말로 젊은 지도자론을 강조하기도 했다.그는 “(당선되면) 적어도 자유체제와 안보,민생에 대해서는 노무현씨의 멱살을 잡고,몸통을 확실히 잡겠다.”고 해 박수를 받았다. 최병렬 의원은 “연설은 하지 않겠다.”면서 가장 나지막한 목소리로 정견을 발표했다.그는 “차세대들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바람막이가 되겠다.정치적 사심이 없는 사람이 대표로 선출돼야 한다.”면서 대권 출마에 욕심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최 의원은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야당다운 야당의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이어 지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주요당직 지역안배,‘안티정당’ 이미지 탈피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이지운 박정경기자 jj@
  • ‘檢’에 떠는 정치권

    여의도 정가에 사정(司正)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3일 민주당 한광옥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방침이 전해지자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초긴장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민주당쪽 기류가 심상치 않다.한 위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여권 구주류의 핵심이고,추가 소환대상에 민주당 의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신당창당을 위한 ‘기획수사’라는 정치적 해석도 나돈다. 정치인들이 연루된 사건은 나라종금 로비의혹,한·일 월드컵 휘장사업 비리의혹,석탄 게이트 등이다. 민주당 P의원은 고향선배인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소환이 예상된다.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에 대해서도 영장 재청구를 위한 검찰의 보강수사가 진행 중이다.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제기한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의 몸통과 관련,민주당 K의원이 거론돼 수사여부가 주목된다. 한·일 월드컵 휘장사업 비리의혹과 관련해서는 민주당 P·H 의원이 거명되고있다.한나라당 P·N 의원,자민련 L 의원,민주당 출신 정부투자 기관장 이름도 나돈다.민주당 C,J,K 의원의 경우,발전용 석탄 납품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손세일 전 의원은 이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의 사정 칼날이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에게 향하자 정가에서는 신당정국과 연계된 것이라는 분석도 한다.청와대가 당·정분리 원칙에 충실하면서 검찰사정을 통해 문제 정치인들을 자연스럽게 걸러냄으로써 신당창당 분위기를 고조시키려 한다는 해석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한광옥씨 오늘 영장 안팎 / ‘나라종금 로비’ 몸통은 청와대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의 몸통은 결국 청와대였다.검찰은 99∼2000년 국민회의 부총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최고위원을 사법처리한 뒤 다른 정치인들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청와대 직접 개입 드러나 98년 5월 영업이 재개된 나라종금은 99년 중반 터진 대우사태로 2000년 1월 영업정지된 뒤 같은 해 5월 퇴출됐다.이 과정에서 나라종금 편법유상증자와 불법대출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더구나 2000년 2월 나라종금을 정밀검사했던 금감위는 불법사실을 밝혀내지도 못하고 관련자들을 징계만 했다.감사원의 특감을 받고서야 금감위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 최고위원에 대해 영장이 청구됨으로써 나라종금에 대한 금감위의 소극적인 검사 배경에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이 있었음이 확인됐다.또한 한 최고위원과 그의 소개로 김 전 회장 등을 만난 이 전 수석이 금감위 등 관계기관 등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김 전 회장 등이 한 최고위원을 만나기 위해자택과 청와대 비서실에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김 전 회장이 2억∼3억원의 돈을 한 최고위원에게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이 전 수석으로부터도 한 최고위원으로부터 ‘나라종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이 대가성을 워낙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이 전 수석까지 형사처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검찰도 이 전 수석을 ‘순수한 참고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여기에는 나라종금이 결국 퇴출돼 결론적으로 ‘실패한 로비’였다는 정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빨라지는 검찰 발걸음 김 전 회장과 안 전 사장은 지연과 학연으로 광범위한 구명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미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P의원을 포함한 3∼4명,한나라당 K의원을 포함한 2∼3명에 대해 검찰이 수뢰단서를 포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이들 모두 “고향이나 학교가 같다고 의혹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최근 안 전 사장이 비자금 관리를 위해 개설한 가·차명 계좌 수백개에 대한 추가 추적작업에 돌입했다.이를 위해 특수수사에 경험이 많은 홍만표 대검 특수수사지원과장과 양부남 대검 연구관을 수사팀에 합류시켰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나라종금 몸통 누군가 비호”홍준표 “1차수사팀 감찰” 주장

    한나라당 홍준표(사진) 의원이 11일 나라종금 의혹사건과 관련,“몸통은 따로 있다.”면서 “대선전 수사를 은폐한 당시 수사팀에 대한 검찰 내부의 감찰부터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홍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안희정·염동연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기 때문에 각광받는 것이지 로비의 몸통이 아니라 보험적 성격의 로비 대상이었을 뿐”이라며 “지난해 6월 1차 수사 때 로비의 몸통이 드러나는 등 대부분의 혐의가 확인됐지만 검찰이 덮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당시 숨겨준 검찰의 장본인이 누구냐,그것이 재수사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면서 “이대로 가면 수사가 또 은폐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몸통’에 대해서는 “내가 말하지 않겠다.재수사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아울러 ‘감찰 대상’에 당시 수사팀을 지휘한 검찰총장 등 수뇌부도 포함시켜야 하는지는 답하지 않았다. 홍 의원은 “내가 지난해 9월 대검 국정감사 때 제기한 ‘내사기록 일부누락’ 등의 내용은 앞서 8월에 검찰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것으로,지금 소환정국으로 이어지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나라종금에서 문제된 2조원은 84조원에 달하는 회수불능 공적자금의 일부일 뿐”이라며 “다음달 전당대회 후 우리당 새 지도부가 가장 먼저 밝혀야 할 부분이 공적자금 문제”라고 지적했다.특히 “현대그룹이 전 정권과 유착해 얻은 34조원의 공적자금 중 23조원이 회수불능”이라며 “용처와 해외유출 여부 등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野 ‘PK발 개혁風’ 노심초사 / 경남 달려간 한나라당권주자들

    한나라당 당권 주자들이 6일 일제히 경남으로 달려갔다.창녕에서 개최된 ‘영남권 시·도의원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여기서 당권 주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세미나는 한나라당만의 행사가 아니어서 민주당·민노당·무소속 시·도의원들이 상당수 섞여 있었고,달라진 지역의 분위기를 일정부분 감지케 했다. ●盧정부 지방분권에 긴장 주최측은 “노무현 정부가 ‘지방 분권’을 화두로 개혁의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여권의 지방관련 정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한나라당과 당권 주자들에게는 은근한 경고와 위협으로도 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주최측은 당권 주자들에게 ‘짧은 연설’을 주문하기도 했다.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이 “행정권·재정권의 이양은 역사적 필연”이라며 지방분권의 당위성을 역설하고,당권 주자들이 연설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해 일제히 지방의원 유급화의 필요성을 지지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사회단체 연대 움직임 뚜렷 당의 한 관계자는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를 비롯, 각종 사회단체 등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이들간의 연대 움직임도 눈에 띄는 형국”이라면서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총선 붐을 조성하자는 분위기가 지역 언론 등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또 다른 인사는 “지역 주민들은 대거 청와대 관광에 나서고,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왕래하는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지역에 정권과의 동질감이 형성돼가고 있다.”고 분석하고,“문제는 야당이 이를 드러내고 지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당권주자들 방어나서 최병렬 의원은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졌다고 신당 만들겠다는데 한나라당이라도 국민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당을 만들어서 현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청원 대표는 “한나라당이 수구정당,재벌 비호·기득권 비호정당으로 비쳐서는 야당하기 어렵다.서민과 중산층을 아우르는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강재섭 의원은 “젊은 리더십을 세워 노후화된 당 이미지를 바꾸고 내년 총선에서승리하자.”고 ‘젊은 리더십’을 내세웠다.김형오 의원은 “한나라당은 시대변화를 읽지 못해 패배했다.”면서 “당이 어정쩡하게 변해서는 미래가 없으며 몸통째,뿌리째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김덕룡 의원은 만찬 행사에 참석했다. 이지운기자 jj@
  • 정치권 갈등 첨예화 / ‘고영구 정국’ 전면전 가나

    ‘고영구 대치정국’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감지되던 훈풍은 사라지고,서로 “밀릴 수 없다.”는 힘의 논리만 남은 양상이다.나라종금 수사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특검수사를 검토하고 나서는 등 전선을 확대하려는 분위기다.이에 따라 북핵문제나 경제난 등 국가적 과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도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극한으로 치닫는 대치정국 1일 고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낸 한나라당은 “대통령은 국민에게 저항해선 안 된다.”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대행은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서동만 기조실장 임명을 통해 얼마만큼의 승리감에 젖었을지는 모르지만 소탐대실의 전형을 걷고 있다.”면서 “국정원 인사를 백지화해 국민을 포용하고 끌고가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김영일 사무총장은 “국민과 국회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국기문란행위”라며 “친북인사를 국정원 핵심간부로 임명한 것은 국정원을 북한정권의 입맛대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상배 정책위의장도 “친북·반미주의자들을 안보 관련 최고정보기관에 포진시킨 것은 인계철선 제거나 다름없는 안보위기”라고 주장했다. 청와대측은 아예 등을 돌렸다.개혁차원의 국정원 인사에 대해 이념적 편향성을 주장하며 비난하는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고위관계자는 “그동안 국정원 기조실장 인사를 놓고 정치권이 왈가왈부한 적이 없다.”며 한나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다른 관계자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할 때 상당한 긴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대치정국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민주당 김성순 지방자치위원장은 이날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 아니라 국민에게 위임받아 적임자를 선택하는 것으로,서 기조실장 임명은 잘못됐다.”고 지적,여권내 논란을 일으켰다. ●나라종금수사 짜맞추기 논란 노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한나라당은 “검찰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무너졌다.”며짜맞추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김 사무총장은 “지하주차장에서 현찰로 건네진 2억원을 생수회사 투자금이라는 대가성 없는 정치자금 제공으로 규정,사건의 성격을 축소한 데다 안씨를 ‘독립된 정치인’이라며 배후몸통에 대한 수사를 비켜가려 했다.”고 검찰수사를 비난했다. 김문수 기획위원장은 “한국리스여신이 노 대통령의 생수회사 장수천의 여신담보물인 친형 노건평씨의 경남 거제 땅 5필지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은 데 대해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또 다른 축소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또 “50억원 이상의 장수천과 오아시스워터사가 어떻게 인수됐는지 검찰은 이미 압수한 회계장부를 통해 밝혀야 하고 이 과정의 특혜여부를 가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사건수사가 노 대통령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이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보고 노 대통령의 직접해명과 재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수사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역시 언급을 자제했다.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수사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진경호기자 jade@
  • 판타즘 비올 4중주단 29일 내한공연 / 바이올린 사촌 ‘비올’ 그 깊은 선율속으로

    오늘날 서양의 대표적인 현악기는 바이올린,비올라,첼로,콘트라베이스 등이다.이른바 바이올린족(family) 현악기들이다.그러나 바이올린이 등장한 16세기 이전에도 서양음악사를 장식한 현악기들이 있었는데 바로 비올(viol)족이다. 비올은 부드럽고 우아한 소리로 17세기까지도 유럽의 궁정을 장악했지만,이후 기능이 뛰어난 바이올린족에 밀려 한동안 잊혀진 악기였다.비올은 영어.유럽 대륙에서는 이탈리아어인 비올라 다 감바(viola da gamba)라고 부른다.다리의 비올라라는 뜻이다.첼로처럼 악기의 몸통을 무릎 사이에 끼고 연주하기 때문이다. 판타즘 비올 사중주단(사진)은 비올만으로 구성된 흔치 않은 앙상블이다.이 사중주단이 29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내한연주회를 갖는다.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본격 비올사중주 연주회로,소규모 앙상블을 뜻하는 이른바 콘소트(consort)음악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비올사중주는 높은 음역부터 트레블 비올,알토 비올,테너 비올,베이스 비올로 이루어진다.사람의 목소리에 해당하는 4성부이다.일반적인 현악사중주가 2개의 바이올린과 비올라,첼로로 구성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국 영국 핀란드 출신으로 1994년 창단된 판타즘 사중주단 단원들의 면면은 화려하다.리더인 트레블 비올 주자 로렌스 드레피스는 고음악학자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다.1995년에는 헨리 퍼셀 작품을 녹음하여 그래미상을 받았다.알토 비올 주자 웬디 길레스피는 유명한 옛음악연주단체 잉글리시 콘소트와 ‘생트 콜롱브의 딸들’에서도 솔로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테너 비올의 조나단 맨슨은 바로크 첼리스트 빌란트 쿠이켄의 제자로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이다.베이스 비올의 마르쿠 루올라얀 미콜라는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교수로 현대작곡가들이 베이스 비올을 위한 곡을 쓰도록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리처드 미코와 매튜 로크,헨리 퍼셀 등이 작곡한 17세기 엘리자베스왕조 영국의 궁정음악과 모차르트가 편곡한 바흐의 푸가들을 연주한다.(02)6303-1919. 서동철기자 dcsuh@
  • 펜싱 동호회 들여다보기/ 이 짜릿함의 마력

    “마르셰(전진),마르셰,마르셰” “롱페(후진),롱페,롱페” “팡트(찌르기),팡트,팡트” 지난 15일 밤 8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코스모 스포츠빌 지하 1층에서 하얀 펜싱복을 입은 남녀 8명이 일과를 끝낸 뒤 펜싱 연습에 여념이 없었다.‘코스모 스포츠빌 펜싱클럽’ 회원들인 이들은 강사의 구령에 맞춰 빠른 동작으로 움직인지 5분도 안돼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펜싱은 집중력을 강화해주고 육체적으로는 민첩성과 순발력을 키워줍니다.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어서 여성들의 몸매 관리에도 도움이 되죠.” 펜싱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회장 겸 강사인 이인환(35·서울 논현초등학교 교사)씨는 “10분 정도 펜싱 연습을 하면 러닝머신 위에서 1시간 달리는 것과 같은 운동 효과가 있다.”며 펜싱 자랑으로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00년 결성된 이 모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마추어 펜싱 동호회이다.30여명이 참여하고 있고 1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도 다양하다.직업도 치과의사·회사원·중소기업체 사장·M&A(기업 인수·합병) 컨설턴트 등 각양각색. 이태호(50·치과의사)씨는 “500g인 칼을 들고 쉴새없이 움직이다 보니 하체 단련은 물론,심폐기능도 훨씬 더 좋아졌다.”며 “나이는 50대이지만 30대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김성훈(35·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과장)씨는 “펜싱을 하다보면 순간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민첩한 판단이 요구되는 만큼 판단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체력 소모가 많은 격렬한 운동이어서 살을 빼는 효과도 탁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펜싱을 즐기는 것은 상대방을 찌를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고 귀족적이고 이국(異國)적인 정취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칼로 상대를 찌르는 등 공격성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만족시켜 줍니다.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죠.” 지난해 9월 입문한 전정(29·여·회사원)씨는 “펜싱이 힘들고 고된 운동이지만,너무 좋아 6개월 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고 털어놨다.클럽 막내인 하용훈(11·서울 대치초등 5년)군은 “상대방과 칼 싸움을 하는 중세의 기사가 된 기분이어서 좋고학교에 가 친구들에게 자랑할 거리가 있어 신난다.”고 말한다. 펜싱은 에페·플뢰레·사브르 3개 종목으로 나뉘어 있다.결투 종목인 에페는 찌르기만 가능하다.점수를 얻으려면 상대보다 24분의1초(전자심판기 감응) 먼저 찔러야 한다.플뢰레는 에페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습하기 위해 생겼는데,머리·팔·하체를 제외한 몸통만 공격할 수 있다.역시 찌르기만 할 수 있다.사브르는 찌르기와 베기,칼등으로 치기 등 모든 공격이 가능하며 머리와 팔 등 상체만 공격할 수 있다.김찬수(33·유니온스틸 대리)씨는 “펜싱에 입문하면 먼저 플뢰레 종목을 배운다.”며 “다른 종목을 먼저 배우면 플뢰레를 배우기가 힘들어,플뢰레를 익힌 뒤 자신에게 알맞은 종목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현재 국내 펜싱 인구는 전국적으로 100여명.대학 펜싱 동아리 출신을 중심으로 대개 10명 안팎이 모여 운동하고 있다.김찬학(43·제일공업 대표)씨는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때 김영호가 금메달을 딴 뒤 ‘반짝 붐’이 일었으나 이내 사그라졌다.”고 말한다. “일반인들은펜싱이 귀족 스포츠인 만큼 돈이 많이 드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실제 그렇지 않습니다.처음부터 수십만원대의 펜싱복 등 모든 장비를 갖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지난달부터 펜싱을 시작한 안주영(32·여·은민인테리어 과장)씨는 시작할 때 칼과 장갑(합계 17만원) 정도만 사면 되고 배워 가면서 수준에 맞게 장비를 장만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김규환기자 khkim@ ■나도 한번 배워봅시다 취미 활동으로 펜싱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전국적으로 4군데 있다. 서울의 코스모 스포츠빌 펜싱클럽(011-213-5945)과 아남펜싱클럽(myhome.hitel.net/∼femin03),서울펜싱클럽(user.chollian.net/∼monchef),전북 익산의 이상기 펜싱아카데미(my.netian.com/∼marter/hwcont)이다. 펜싱 배우기는 5단계로 나뉘어진다.1단계는 기초과정.인사 등 예의와 기본 자세를 배우는 단계이다.2단계에서는 기본 동작을 익힌다.마르셰(전진)와 롱페(후진),팡트(찌르기) 등의 동작을 반복적으로 배운다. 3단계는 펜싱 기본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쿠페(찍기)와 파라드(막기) 등의기술을 배운다.4단계에서는 각종 기술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것과 함께 프랑스어로 된 심판법도 배운다.마지막 5단계는 마스터 과정으로 불리는 데,펜싱을 가르치는 지도자 양성 과정이다. 코스모 스포츠빌 펜싱 강사 이인환씨는 “펜싱의 실력은 태권도나 검도처럼 단도 없고 급도 없어 자기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실력이 결정된다.”며 “1개월쯤 배우면 펜싱을 즐길 소양을 쌓는 것이고,기본 폼을 익히는 데 3개월쯤 필요하며,1년 동안 열심히 하면 아마추어로서는 상위 수준급의 펜싱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모 스포츠빌은 화·목요일 주 2회 운동을 하며 수강료는 월 5만원.서울펜싱클럽은 월·수·금요일 운동에 5만원,아남펜싱클럽은 월·수·금요일 운동에 4만원이다.이상기 펜싱아카데미는 월·화·목요일 운동에 수강료는 무료이다.이 가운데 아남펜싱클럽은 장소가 좁아 신규 회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김규환기자
  • 도미 한마리면 기생도 풍악도 필요없다 / 승 기 악 탕

    ‘생선의 여왕’ 도미의 계절이 돌아왔다.겨울잠에서 깨어나 5∼6월 알을 낳기 전인 요즘 가장 살이 올라 있다.근육에 탄력이 붙어 유연하고 담백해 혀가 즐겁다. 흔히 ‘돔’으로 부르는 도미는 연안에서 고루 나지만 남해안 다도해산과 충남 서해안산을 가장 알아준다.참돔,황돔,붉돔,혹돔,자리돔 등 종류가 다양하다. 도미는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어른 생신이나 회갑을 비롯,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생선이 바로 도미였다. 짜릿한 손맛을 보려는 낚시꾼들은 도미를 최고로 친다.도미는 물고기로는 상당히 드물게 ‘일부종사(一夫從事)’하는 습성 때문에 한 마리가 잡힌 곳에서 또 한 마리를 낚을 수 있다고 한다. 고급 횟감으로 치는 도미 요리에는 찜,구이,매운탕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맛있다는 것이 도미 승기악탕(勝妓樂湯·기생이나 풍악보다 더 낫다)이다.미모가 빼어난 기생보다 낫다는 뜻에서 ‘승가기탕(勝佳妓湯)’이라고도 불린다. 승기악탕은 유래가 재미있다.조선 성종 때 허종(許琮·1434∼1494)이 의주에서 오랑캐 침입을 막으니 주민들이 감읍하며 도미에 갖은 고명을 다하여 정성껏 만들어 바쳤다.너무나 맛있는 이 요리에 이름이 없자 허종이 ‘승기악탕’이라 이름붙였다고 홍선표의 ‘조선요리학’은 전한다. 또 조선 말 최영년이 펴낸 ‘해동죽지’에 승가기탕은 해주의 명물로서 서울의 도미국수와 같은 것으로 맛이 빼어나 ‘승가기’라 한다는 기록이 나타난다. 이런 도미 승기악탕을 요리연구가 임승미(44)씨가 자신의 집에서 시범을 보였다.임씨는 서울 강남지역 백화점과 주민자치센터의 요리교실에서 생활요리를 인기리에 강의하고 있다. 임씨는 승기악탕은 집에서 하기 어려운 요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재료를 다듬어 끓여내는 데 1시간 가량 걸린다.도미는 중간 크기가 좋다.큰 것은 냄비에 다 들어가지 않아 불편하다.도미 중치 1마리는 요즘 1만원선. ●이런 재료를 준비하세요 도미 1마리,양파 1개,대파 1대,미나리 반단,달걀 2개,홍고추 2개,청주 2큰술,석이버섯·무·느타리버섯·마늘·팽이버섯·다시마·소금 약간. ●승기악탕은 (1) 도미는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몸통에 칼집을 넣어 소금에 살짝 절여 놓는다. (2) 무·양파·대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놓는다. (3) 마늘을 얇게 썰어 둔다. (4) 달걀은 홍·백지단으로 나눠 부쳐서 채 썰고 미나리·홍고추도 같은 길이로 채 썰어 놓는다.석이버섯도 손질해서 채 썰어 놓는다. (5) 느타리버섯은 굵게 찢어놓고 팽이버섯도 뿌리를 잘라서 준비한다. (6) 다시마는 찬물에 30분 가량 담가둔 다음 끓여 국물을 준비한다.다시마를 찬물에 담근 다음 끓이면 육수가 맑고 깨끗하며 맛있게 우러난다.다시마 국물을 미리 충분히 만들었다가 모밀국수나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다. (7) 냄비에 (2)를 깔고 위에 도미를 올려놓은 다음 고명으로 (4)를 얹고 다시마 육수를 넣어 10∼15분간 끓여준다. (8) 끓으면 청주와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청주를 넣어주면 생선 비린내가 사라진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강성남기자 snk@
  • [나의 건강보감] ‘국창’ 조상현

    소리꾼 조상현(65).사람들은 그를 ‘국창’이라고 불렀다.그의 소리 굽이굽이 꿈결처럼 더듬으며 절창에 울고,재담에 웃었던 사람들.그들은 조상현의 울대에 굵은 핏대로 선 신열의 소리를 들으며 혼절할 것만 같은 한(恨)의 깊이를 가늠했고,또 바닥 모를 정(情)의 무게를 달았다.그들의 흉금속 조상현은 아직도 ‘국창’이다. 어지러운 시절을 불꽃처럼 살면서 한 시대의 국민정서를 쥐락펴락한 그는 소리의 혁명가였다.그 전까지 반가(班家)의 완상 놀이로만 명맥을 이어오던 판소리는 조상현에 이르러 ‘한국의 소리’로 거듭났다.그만큼 그의 소리는 우람하고 울창했다.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소리꾼’이지만 ‘힘겨웠던 시절’을 살아오면서 언감생심 따로 건강을 살핀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얘기중 그는 아,하고 입안을 내보였다.어금니 자리가 모두 텅 비어 있다.소리하는 게 이에 영향을 주는데다 당뇨 때문이란다. ●‘힘겨웠던 시절' 건강 못챙겨 ‘환장하게 화창한 봄날’ 그는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약속 장소에 나왔다.백내장 때문에 색안경을 끼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불편한 곳은 없느냐고 물으니 고혈압과 당뇨를 꼽았다.두가지 다 소리꾼에겐 천형같은 질환.특히나 고혈압은 앉은 자리에서 혼신의 힘을 쏟는 소리꾼에게 억장 무너지는 장애가 아닐 수 없다.그러나 그는 달랐다.“아,병이 아무리 깊단들 내 정신꺼정이야 건들겄소?” 그는 약을 먹으면서도 무대 오르는 일을 주저해 본 적이 없다.“신명 아니면 누가 소리를 하겄소?”라는 그의 얼굴에는 소명에 몸을 맡긴 한 인간의 애잔한 이력이 배어났다.그러길래 사람들은 아직도 우렁찬 우조(羽調)와 슬픈 애원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상현의 소리를 그리워하는 것인지도 모른다.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나이 예닐곱 시절부터 유성기를 통해 임방울은 물론 그의 수양어머니이자 소리 스승인 박녹주 선생과 전정렬,송만갑,이동백,김창완 등 다섯명창의 소리를 들으며 자란 그는 열세살 나던 해 명창 정응민씨 문하에 입문,본격적인 소리공부를 시작했다. ●고혈압·당뇨 소리꾼엔 ‘천형' 말이 공부지 스승 집에 기숙하며 농사일 짬짬이 소리를 배우는 식이었다.이렇게 7년동안 내공을 쌓아 춘향전과 심청전,수궁가를 배운 그는 광주로 옮겨 박봉술씨에게서 적벽가를 배우는 등 소리꾼의 험한 삶을 시작한다. “그때사 소리꾼이 천한 직업이었소만은 소리 배운 이후 ‘넓을 광자,큰 대자 광대(廣大)’ 된 것을 한번도 후회 안허고 살었소.내가 광대라도 잔칫집 가서 술이나 얻어 먹는 ‘또랑광대’ 노릇은 안했응께.”그의 목소리는 ‘국창’의 자부심으로 자꾸 높아졌다.그 후,광주,목포에서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천하의 임방울이 “그 놈,물건 하나 났다.”며 무릎을 쳤던 그다. 군복무를 마친 뒤 박녹주씨 눈에 띄어 수양 아들이 된 그는 지난 71년 상경해 국립극장 정단원으로 일하며 자신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당시 TBC에서 첫 방송을 한 그는 잇따라 KBS ‘창극무대’와 MBC ‘내강산 우리 노래’ 등 방송 3사의 국악 프로그램을 모두 장악,‘1인 천하’시대를 열었다. 이 즈음의 일화 하나.당시 TBC에서 판소리 녹화중 눈빛이 형형한 초로의 신사와 만나게 된다.이 신사는 끝까지 그의녹화장면을 지켜본 뒤 정중하게 저녁식사에 초대했다.장소는 지금의 에버랜드가 들어선 용인의 한 별장.저녁 자리에는 몇몇 다른 사람들도 함께 해 그의 소리에 넋을 잃었다.이 노인이 바로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이다.그 후 이 회장은 틈나면 그를 불러 소리 삼매경에 빠지곤 했다.교보 신용호 회장과 민복기 대법원장 등도 자주 함께 했다.이 회장은 그의 소리에 감복해 아예 석관동에 거처까지 마련해 주며 그가 ‘국창’으로 자라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이 회장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갖췄다.천년 안에는 못볼 명창이다.”고 했고,조상현은 그런 이 회장을 “참으로 정깊고 격조를 아는 선비였다.”고 회고한다. ●태권도 품세 응용한 체조 시작 그렇게 한국의 소리판을 거침없이 누빈 한 시절,그러나 호사다마일까.20년쯤 전,경북 상주에서 공연을 마치고 귀경길에 그만 넋을 놓고 말았다.혈압이 치고 올라 와 혼절하고 만 것이었다.지난 91년 국위선양한다며 나선 해외 공연길,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다시 한번 쓰러졌다. 이때 시작한 운동이 태권도 품세를 응용한 ‘조상현식 맨손체조’다.그는 지금도 이 체조가 참 좋다고 믿는다.당뇨로 인슐린이 필수품이 됐지만 ‘소리’를 위해 먹거리를 따로 가리지는 않는다.그렇게 먹지 않으면 완창에 6∼7시간이 걸리는 판소리,특히나 기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보성 소리는 감당하지 못한다.“다른 소리 10시간을 하지 그 소리 한 시간 못한다.”는 보성소리다. ●정신력으로 버티며 무대 올라 그러나 병마를 다스리는 그의 비전은 역시 정신력이다.애당초 술은 멀리 한데다 담배도 15년전 끊었다.그런 가운데 덮친 혈압과 당뇨로 자신이 위축될 때마다 ‘정신일도금석가투(精神一到金石可透·정신을 하나로 모으면 쇠나 돌도 뚫을 수 있다)’를 되내며 스스로를 매질했다.지금도 그는 병마에 눈앞이 흐려지면 이렇게 염원한다.“하늘이여,나는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다시 그의 절창이 온 방에 넘쳐난다.‘…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세상이 변했다지만 어찌 한 나라에 내리받이 정신이 없고,또 정서가 없으랴.사람들은 새삼 ‘국창’ 조상현을 그리워한다.마치 옛적의 눈물겨운 가난이 한참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참말로 그리운 향수이듯.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맨손체조의 건강학 맨손체조가 운동이 될까 싶지만 사실 그만큼 좋은 유산소 운동도 흔치 않다.모든 운동의 기초 및 마무리 운동으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 혈압·당뇨환자에게는 필수적 치료 운동이기도 하다. 조상현씨의 경우 혈압으로 쓰러져 당뇨까지 확인되자 지체없이 운동을 시작했다.무슨 운동을 할까 많은 고민도 했고,주변의 조언도 들었다.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맨손체조였다.벌써 20년째다.그의 맨손체조법은 특정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본과는 다르다. 공인 3단의 태권도 실력을 갖춘 그는 태권도 품세를 체조로 활용한다.기합과 함께 전신의 힘을 순간적으로 모으는 태권도 품세는 일순간 기력을 모아 발산하는 판소리의 성음체계와 흡사해 제법 어울리는 운동이다 싶었다.거실을 마당삼아짧게는 30∼40분,길게는 1시간씩 그렇게 맨손체조를 하며 땀에 흠뻑 젖도록 온 몸을 움직인다.그게 일상화돼 이젠 체조를 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가 됐다.“내가 몸을 지탱하는 것은 체조 덕인데,해보니 그만한 운동도 없더라.”는 그다. 맨손 체조는 시설이나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운동량과 시간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요가나 중국의 파룬공도 동양식 맨손 체조의 일종이다.보통 여러 동작을 체계적으로 연결한 일련 체조를 비롯,교정 체조,꾸미기 체조,짝 체조와 스트레칭 등이 있어 각자가 필요한 동작을 취하면 된다.당뇨 치료를 위한 맨손 체조도 종류가 많아 몸 상태에 따라 의사와 상의해 결정하면 된다. 처음에 간단한 동작부터 시작해 후반에 운동량을 늘렸다가 다시 가벼운 정리 운동으로 마무리하는 게 순서다. 부위별로는 다리-팔-목-가슴-옆구리-등-배-몸통-온몸-팔다리-숨쉬기 순서가 좋으나,꼭 순서에 얽매이기보다 각각의 필요에 따라 몸에 익히면 된다. ■ 도움말 분당차병원 김성원 재활의학과장 심재억기자
  • 與 권력투쟁설 비화… 野도 연루의혹 대두/ 나라종금 파문 ‘갈수록 태산’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강도를 더해가면서 여야 정치권 어느 곳도 편치 않은 기류다.여권은 신·구주류간 권력투쟁설로 비화 중이고,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열중하던 한나라당도 야당의원 연루설에 화들짝 놀랐다. 노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민주당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염동연 인사위원의 돈 수수 의혹 사건으로 강화된 검찰수사가 9일 나라종금 로비 의혹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여야 정치인 상당수가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심상찮은 정치인 연루설 나라종금의 대주주였던 보성그룹 김호준 전 회장이 개인적으로 23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지연과 학연을 활용해 정·관계에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검찰 주변에서 관련 정치인들의 이름이 속속 거론되고 있다.내용도 구체적이고,여도,야도 가리지 않은 채 무차별적이다. 퇴출저지 로비의혹 시점인 1999년 당시 김 전 회장과 가깝게 지낸 여권 중진, 야당 의원들의 이름과 함께 구체적인 액수까지 거론되고 있다.갈수록 연루자 수도 늘어나는 양상이다.수사 향배에 따라 정치권 지각변동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검찰이 안 부소장과 염 위원 차원을 벗어나 정치권 전체로 수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대통령 핵심측근인 안 부소장과 염 위원 사법처리에 부담을 느낀 검찰이 엉뚱한 희생양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어,검찰 수사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권력투쟁·여야 흠집내기 정치권 일각에서 안 부소장이 받은 2억원이 노 대통령의 다른 측근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안 부소장과 청와대가 강력 부인하자 여권 내 권력투쟁설이 급격히 퍼지고 있다.노 대통령의 젊은 측근들의 ‘권력 독점’을 경계한 신주류 중진이나 구주류측이 노 대통령 측근 연루설을 흘렸다는 관측이다. 사건에 연루된 다른 인사들이나 한나라당이 여권 교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흘린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사실이 가려지면 후폭풍이 몰아칠 전망이고,사실이 흐지부지되면 향후 검찰사정의 정당성이 크게 약화될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몸통론’제기 한나라당은 야당의원 연루설에 내심 긴장하면서도 겉으로는 ‘몸통론’을 제기하는 등 공세를 지속했다.노 대통령의 측근 안 부소장과 염 인사위원은 로비자금의 환승역인 ‘깃털’에 불과하고,종착역인 ‘몸통’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관심사는 로비자금의 최종 귀착지와 대가성 여부”라며 “깃털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다 진실이 밝혀지면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규택 총무는 “이번 사건은 ‘이용호 게이트' 처럼 국가기강을 문란케 한 엄청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이어 “나라종금의 비자금 230억원이 어디에 사용됐는지,4조원의 공적자금이 나라종금에 투입되는 과정에서 정권 개입이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배용수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안희정씨는 심부름만 한 것이고 그 돈은 노 대통령의 또다른 핵심측근인 A씨에게 전해진 것으로 안다는 여권 고위관계자의 발언에 주목한다.”며 “그 돈이 당시 노무현 의원에게 흘러 들어간 로비자금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실토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춘규 전광삼기자 taein@
  • 검찰 로비의혹 재수사 착수 / ‘나라종금’ 몸통 누구?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의 몸통이 누구일지를 놓고 검찰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검찰은 관련 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수사팀을 보강했고 금감원 직원을 소환,나라종금 경영상태 전반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구 여권을 포함해 정치권 전반이 나라종금의 충격파를 맞을 전망이다. 검찰의 수사 범위는 97년 12월 1차 영업정지를 당한 나라종금이 연명해가다 2000년 5월 결국 퇴출되는 때까지다.이 기간 동안 나라종금의 경영 상황과 관련해 로비가 있었는지 광범위한 수사를 할 방침이다.이 때문에 당초 수사 재개의 단서였던 노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염동연씨 수뢰 의혹이 ‘곁가지’로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가 있었다면 시기적으로 수사의 타깃은 노 대통령쪽보다는 오히려 ‘구 여권’쪽이라는 것.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정치공세적인 측면이 있긴 하지만 지난해 이미 민주당 구여권 관계자 H씨,P씨 등에게 나라종금 돈 수십억원이 전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나라종금은 97년 12월 IMF위기로 인한 대량인출 사태로 1차 영업정지를 당했다.금융당국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BIS비율 4% 기준에 맞출 것을 요구했다.김호준 전 회장은 이를 위해 600억원대 회계조작을 감행했고 대출금 가운데 일부를 자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토록 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이듬해 4월 영업 재개 결정을 받아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금감원 등 감독기관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나라종금으로부터 조작된 보고서를 받고도 이를 추인해줬을 뿐 아니라 그 뒤에도 징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나라종금은 결국 2000년 1월 2차 영업정지를 거쳐 같은 해 5월 퇴출됐다.안·염씨 로비의혹은 이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다.이미 한차례 영업정지를 당한 김 전 회장이 99년부터 나라종금의 경영사정이 악화되자 무차별적인 로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검찰은 99∼2000년에 걸쳐 김 전 회장의 비자금 가운데 일부가 전 사정총수 K씨,전 정부고위관료 K씨,전 서울시 고위 관계자 K씨 등 유력인사 수명에게 건네진 사실을 확인했다.모두 대가성이 없어 무혐의 처리되기는 했으나 김 전 회장의 넓은 인맥을 보여준다.여기에는 나라종금 사외이사를 맡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척 이모씨도 포함되어 있다.검찰이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에 대한 전면 재수사 의지를 밝힌 이상 기존에 이름이 거론된 인물이라 해도 수사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
  • 황태찜·동태찜 전문점

    ●황태골 서울 삼성본관 뒤쪽에 위치한 ‘황태골’은 비교적 작지만 햇황태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 황태요리 전문점인 이 집은 강원도 인제 용대리에서 황태를 공급받는다.일부 업주들이 완성된 양념을 구입해 쓰는 것과는 달리 김택수(45) 사장이 매일 시장에 나가 사온다. 김 사장은 양념은 모두 27가지를 쓰지만 양념 재료는 다 가르쳐 줄 수 없다며 손사래쳤다.하지만 인공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한다.이집 황태찜은 씹을수록 졸깃하면서도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점심 식사용으로 황태정식(7000원),황태구이와 황태조림(각각 5000원)이 있다.어른 4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황태찜 대자는 2만 2000원,황태전골은 2만 5000원이다.별미로는 황태철판구이(7000원),황태전(1만원) 등이 있다.주차장이 있으며,저녁 10시까지 문을 연다.(02)777-5887. ●송림 동태찜·탕 황태로 거듭나지 못한 명태는 동태로 변신,우리의 입맛을 돋운다.말리거나 얼리지 않은 생태를 맛보기 힘든 만큼 동태도 사계절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애주가들의 사랑이특히 크다.이러한 집이 서울 지하철 5호선 방이역 4번출구 부근의 ‘송림동태찜·탕’.이 집의 안주인 황정옥(59)씨는 “동태 맛의 비결은 해동”이라며 “꽝꽝 언 동태를 다듬어 4∼5℃의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서서히 해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지 않으면 동태 살이 풀어지고 국물 색깔도 탁해진다는 설명이다. 동태찜은 양념은 아귀찜과 비슷하지만 동태 살을 도톰하게 그대로 살려 내는 것이 비법이다.양념을 깐 뒤 동태를 올려놓고 그위에 양념을 얹어 익힌 뒤 헝클어지지 않게 접시에 담아내야 한다.멀리 일산과 김포 등에서도 오는 단골이 있다고 자랑한다.이 집의 메뉴는 딱 3가지.동태 찜·탕·지리뿐이다.탕과 지리는 6000원,동태찜 소자(성인 2인분)는 1만 5000원.대자(3∼4인분)는 2만 5000원.저녁 10시까지.(02)412-8853. 이기철기자 chuli@ ◆황태골 추천 황태찜 만드는 법 ●이런 것을 준비하세요. 황태 1마리,물 200g,콩나물 300g,다진마늘·고춧가루 1큰술,홍·청고추 1개,대파50g,새송이버섯 1개,찹쌀가루 1큰술,간장·설탕·참기름1작은술,생강 5g ●이렇게 하세요. ①황태는 대가리를 잘라내고 물에 살짝 담갔다가 뼈를 빼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을 낸다.②황태 대가리는 잠길 정도로 자작하게 물을 부어 푹 끓여 육수로 사용한다.③고추는 얇게 엇썰어 씨를 빼고,대파는 5㎝ 길이로 썬다.새송이는 결대로 얇게 썬다.④육수가 끓으면 대가리를 건져내고 콩나물을 넣어 살짝 데친 후 건져낸다.⑤육수에 ①과 마늘·야채를 넣은 후 고춧가루와 간장,설탕 등을 넣어 버무려 양념한다.여기에 찹쌀가루를 넣어 걸쭉해지면 약간 익힌다. ◆햇황태 지금이 제철 설악의 기를 머금은 햇황태가 나오기 시작했다.내장을 발라 낸 명태를 덕대에서 겨우내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노랗게 말린 것이 황태다.전국 황태의 80%가 진부령과 미시령이 만나는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서 생산된다.용대리 사람들은 요즘 황태 손질에 바쁘다.1,2월의 매서운 추위가 지나고 3월 봄바람이 불면서 맛이 든 황태를 포장해 출하하기 때문이다.황태는 사시 사철 먹을 수 있지만 햇황태는 3월이 돼야 맛볼 수 있다.용대리 사람들은 “황태 맛은 하늘이 내린다.”고 한다.밤에 얼었다 낮에 햇살을 받아 녹기를 반복하지만 날씨가 추울수록 황태가 더 맛있어진다는 것이다.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살아있는 건조 명태에는 이름이 여러가지다.말릴 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색깔이 하얗게 된 것은 백태,반대로 날씨가 따뜻해서 색깔이 검게 된 것을 먹태 또는 찐태,건조 중 머리나 몸통에 흠집이 생기거나 일부가 잘려 나간 것은 파태,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 걸어 건조시킨 것이 무두태,작업중 실수로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말린 것은 통태,바람으로 덕대에서 땅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낙태라고 불린다.꾸들꾸들하게 반쯤 말린 것은 코다리,그냥 말린 것은 건태…. 명태도 이름이 19가지나 될 정도로 많고 건조 명태도 여러가지로 불리는 것은 우리네의 황태 사랑이 지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황태는 가장 신성시하는 제사상에 오른다.요즘도 각종 고사나 개업식 뒤 명주실에 감아 문지방에 달아 두거나 차에 싣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황태는 일반 생선보다 저지방이며 칼슘과 단백질,아미노산이 풍부한 건강식품.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 민속의학 권위자 김일훈(1909∼1992)옹은 ‘우주와 신약’에서 명태가 연탄독과 독사독,광견독 등 각종 독을 푼다고 소개했다.따라서 오피스타운마다 한두 곳씩 있음직한 식당이 바로 황태(북어) 해장국이다.간밤의 주독을 풀려는 술꾼들이 이른 아침부터 찾는 곳이다. 이기철기자
  • 닭 대신 게? 삼게탕...대게 몸통에 찹쌀 채워 인삼·대추등 넣어 푹 고아

    요즘 게 요리가 인기 절정이다.특히 진상품 대게는 임금님이 코와 입,수염에 달라 붙는 것도 모르고 쪽쪽 빨아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다. 경북 영덕과 울진 등 동해안이 주산지인 영덕 대게는 몸집이 크다고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빛깔이 마른 대나무 색깔과 비슷하고 8개의 다리가 대나무처럼 쭉쭉 벋어 있어 붙여진 명칭이다.속살이 도끼자루를 만드는 박달나무처럼 실하다고 해서 ‘박달게’로도 불린다. 우리가 먹는 대게는 모두 수컷.암컷은 찐빵처럼 생겨 ‘빵게’라고도 불리는데 어획이 연중 금지돼 있다.대게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그 중에서도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와 회복기의 환자에게 좋다.이런 대게에 새로운 요리 ‘삼게탕’이 등장했다.삼게탕은 지난 1월 왕돌잠 광화문점의 조리사 홍창균씨가 개발,특허 출원중이다.여름철 보양식 삼계탕을 응용한 것으로 닭 대신 대게가 들어간 것이 특징. 삼게탕은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고 게 특유의 깔끔하면서도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삼계탕의 닭기름으로 인한 느끼한맛이 전혀 없다. ●홍 조리사가 들려 준 삼게탕 조리비법 삼게탕을 만들려면 미리 냉동 대게,게살,찹쌀,통마늘,인삼,대추,당귀,밤,소금,후추,물을 준비해야 한다. ①대게는 신선한 것을 골라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해동한다. ②해동된 대게의 다리를 자르고 몸통 내장부분을 잘 손질한다. ③찹쌀을 깨끗이 씻어 불린다.쌀알이 하얗게 될 때까지 충분히 불려야 대게 몸통 속에 넣고 끓였을 때 잘 익는다. ④충분히 불린 찹쌀은 체에 받쳐 물기를 빼고 마늘은 껍질을 벗겨 씻어둔다. ⑤밤은 껍데기를 까고 대추는 씻어둔다.인삼은 깨끗이 씻어 머리 부분을 잘라낸다. ⑥대게 몸통 속에 불린 찹쌀을 넣어 채운다.너무 꼭 채우지 않아야 국물이 덜 들어가고 속까지 잘 익는다. ⑦끓이는 도중 찹쌀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몸통살을 명주실로 잘 메어 둔다. ⑧게를 냄비에 넣고 물을 붓는다.인삼,대추,마늘,밤,당귀 등을 함께 넣고 센불에서 한소끔 끓인다. ⑨센불에서 끓이다가 불을 죽여 뽀얀 국물이 나오도록 푹 끓여낸다. ⑩게살을 함께 곁들여 삶아내도 좋다. ●대게 고르는 요령 “게 먹고 체한 사람 없다.”는 옛말이 전해오듯 게는 그만큼 소화가 잘된다.이는 쉽게 변해 부패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따라서 싱싱한 게를 고르고 구입한 뒤 빨리 요리해 먹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영덕 대게의 물량이 극히 적어 북한산·일본산·러시아산의 홍게가 많이 들어와 있다.‘꿩 대신 닭’이라고 값이 싼데 비해 맛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대게를 살 때는 들어보고 가장 무거운 것을 골라야 한다.무거운 것이 속이 충실하다.수족관 칸을 나눠 놓은 대게집이 많은데 칸별로 오래된 게와 최근의 게가 나눠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살아있는 대게를 들었을 때 다리가 축 처져 있는 것은 상태가 안 좋다.들어봐서 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고른다.특히 집게다리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놈이 싱싱하다.다리가 긴 것이 진짜 영덕대게다. 게뚜껑 위에 검은 점(난낭·기생충의 일종으로 영양분을 공급받는 곳)이 많은 대게를 고르면 좋다. 쪄논 상태라면 배가 불그스름한 게가 충실하다.살아있을 때에도 다리가 불그스름한 빛을띠는 것을 고른다.허연 빛깔의 대게는 피한다.배부분을 눌러 말랑말랑한 것은 가급적 피하자. 여름철이라면 대게는 날씨가 좋을 때 사야 한다.장마나 태풍이 지나간 지 5∼6일 뒤에는 가급적 사지 말아야 한다.수족관에 오래 머물렀던 게라서 다리와 몸통살이 많이 빠져 있다. 이기철기자 chuli@ ◆삼게탕 개발한 '왕돌잠' 게요리 돌풍의 주역 왕돌잠((www.biocrab.co.kr)은 광화문점·스타타워점·논현점 등 3개의 직영점을 두고 있다.게요리 전문점인 왕돌잠은 남효수(43) 사장의 고향인 경북 영덕의 앞바다인 대게 어장에서 따왔다.최고의 게요리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모두 35명의 조리사들이 다달이 새로운 게 요리를 개발,품평회를 갖고 있다.지금까지 개발된 게요리는 모두 100여 가지. 이 가운데 으뜸은 삼게탕.지난 1월 3개의 지점 요리사들이 참가한 품평회에서 광화문점의 홍창균 조리사가 개발한 삼게탕이 1등을 차지했다. 삼게탕은 대게의 몸통에 찹쌀을 채워 인삼,대추,당귀,밤 등을 함께 넣어 푹 곤 것이다. 똘똘한 새내기 요리 삼게탕은 곧바로 주전으로 발탁됐고,7만원 이상의 코스요리의 주 요리로 가장 나중에 나온다.삼게탕만 따로 주문하면 2만원. 왕돌잠에는 최고급 저녁식사인 ‘용왕님 수라상’이 있다.1인분에 10만원하는 이 요리는 대게수프,대게살샐러드,대게회,대게찜,대게구이,해물철판구이 등 10여가지가 대게 껍데기로 담근 키토산해주와 함께 나온다.또 ‘산해진미(7만원)’‘진수성찬(5만원)’ 등은 게요리와 해산물요리 가운데 몇 가지씩 줄인 상차림이다.직장인을 위한 점심식사용으로는 게장알밥정식·왕돌잠정식·대게정식 등으로 가격대는 1만∼5만원.2시간 이전 예약이 필수적이다.(02)3444-3334. 이기철기자
  • [김영두의 그린에세이]9 - 19 - 29

    남편은 내 생일에 29송이의 장미를 선물한다.서른 살 생일에도 그랬던 것은 아니다.서른 살에는 30송이를,서른 한살에는 31송이를 들고 들어왔었다. 어느 해인가는 내 나이보다 꽃송이 수가 하나 적었다.한 살이라도 젊게 보아준 남편에게 감사를 해야할 것인지,이제 마누라의 나이도 잊는 남편에게 투정을 부려야 할지,꽃송이를 세고 또 세며 만감에 젖어 있는데 남편이 난데없이 파란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한 송이는 여기 있잖아….” 두 손바닥을 꽃받침처럼 턱밑에 고이면서 말을 이었다.“나는 당신 나이를 스물 아홉으로 기억할거야.영원히….”이듬해 나는 29송이의 장미를 받았다. 내 나이를 묻는 사람에게 나는 “19-29-39,정신-감성-신체”라고 적어 준다.정신연령은 19세,감성연령은 29세,신체연령은 39세라는 뜻이다.고개를 갸웃하면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묻는 뻔뻔한 남자에게 나는 입 속으로는 “너부터 이실직고해봐.”,입 밖으로는 “호구조사 나온 구청 직원이신가요?”라고 되묻는다.내게 골프라운드를 청하면서 핸디부터 묻는,에티켓이 엉망인 골퍼들이 간혹 있다.나는 “9-19-29,희망-접대-도박”이라고 둘러댄다.희망하는 핸디는 9,접대 핸디는 19,강적에게 구걸하는 핸디는 29라는 뜻이다. “신사의 스포츠인 골프를 한다는 사람이 좀 정직할 수 없느냐.”는 핀잔을 들으면,“신사는 정직해야 하지만,눈물에도 독을 타고 웃음에도 비수를 숨기는 여자가 진짜 숙녀라고 배웠나이다.”라고 공손하게 대답한다. 나는 어른이 된 이후로 단 한번도 키를 재지 않았다.타인 앞에서 체중계에 올라간 적도 없다.몸의 길이는 정확히 알지 못해서 밝힐 수 없고,몸의 무게는 알지만 밝힐 수 없다.허리둘레는,적어도 옷가게 점원 앞에서는 당당하게 밝힌다. 여자들 중에는 165-65-35도 있고,165-65-25도 있다.이 숫자가 키-몸무게-허리둘레를 나타낸다면 체형이 어떤 곡선을 그리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인생의 동반자를 찾을 때는 연령보다는 인성에 역점을 둬야 하고,골프의 동반자를 찾을 때는 핸디보다는 매너를 우선 따져야 할 것이다.그러나 외모도 아주 무시할 수만은 없다면,몸통을 꽈배기처럼 꼬았다가 원심력으로 풀어주는 제대로 된 골프스윙을 열심히 하고 숫자를 배열해 보라. 소설가·골프칼럼니스트 youngdoo@youngd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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