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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무인잠수함 개발

    美 무인잠수함 개발

    무인 잠수함 개발로 미 해군의 전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보잉사는 최근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 산타 카탈리나 섬 인근 해역에서 무인 잠수함을 시험 운용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0일 보도했다. 무인 항공기는 이미 정찰이나 정밀 폭격 등 군사 작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지만 해양에서 무인 장비의 활용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서 이번 무인 잠수함의 시험 운용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잉의 마크 코스코 이사가 밝혔다. 길이 5.5m 몸통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한 시험용 무인 잠수함은 지금까지 무인 잠수정이 탐사 용도에 한정되었던 것과 달리 군사용으로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공장에서 개발됐다. 보잉사는 이번 테스트를 토대로 해저 3000m에서도 수압을 견디며 장거리 사정 어뢰를 탑재하고 몇 개월 동안 해저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잠수함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예산을 들여 최강의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보잉은 무인 잠수함이 기뢰 탐색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 작전 참모본부장 게리 러페드 제독은 “무인 잠수함은 장차 전투와 정찰 임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군사 전문가 피터 싱거는 “무인 잠수함이 현재 무인 항공기가 하는 수준의 일을 해낸다면 엄청난 돈과 생명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인 잠수함이 실전에 투입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인 잠수함은 무인 항공기와 달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해저에서는 위성이 쏘아주는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정교한 무인 항법 장치 개발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살아있는 화석’ 원시뱀장어, 태평양서 발견

    ‘살아있는 화석’ 원시뱀장어, 태평양서 발견

    공룡 시대 초기인 약 2억 년 전부터 바닷속에 뱀장어가 서식했다는 증거가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미국 디스커버리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태평양 도서국가인 팔라우 응게멜리스섬의 한 해저동굴에서 발견됐던 신종 뱀장어가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생존한 원시 뱀장어로 나타났다. 영국 학술지 왕립학회 B 회보의 최신호를 통해 소개된 이번 논문에서 이 뱀장어는 약 2억년 전 고생물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어 팔라우에서 발견된 초기 뱀장어란 의미로 ‘프로토앵귈라 팔라우’(Protoanguilla palau)로 명명됐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팔라우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이 원시 뱀장어는 오랜 세월 동안에도 아주 작은 신체 변화를 겪은 원시종으로 밝혀져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고 있다. 연구팀은 이 원시 뱀장어에 대해 “큰 머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몸통 등 여러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서 “아주 기괴한 생김새라 어떠한 어류학자도 바로 뱀장어과인지 확인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약 18cm 정도의 몸길이를 가진 이 원시 뱀장어는 적갈색 몸이 두드러지며 밝은 흰색이 포함된 무지개 빛깔의 지느러미로 눈에 띈다. 과학적인 분석으로도 이 원시 뱀장어는 뱀장어과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존하는 뱀장어는 19종 정도로 분류되며 그 아래는 약 800여 종이 전 세계에 분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뱀장어로는 화석을 통해 약 100만 년 전 백악기에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원시 뱀장어는 그보다 더 고대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연구팀을 이끈 데이비드 존슨의 말을 따르면 이 원시 뱀장어은 기존에 발견된 백악기 화석에서 나타난 위턱뼈의 존재, 두개골과 연결된 척추뼈, 이빨 달린 아가미갈퀴 같은 원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꼬리 지느러미줄은 화석보다 좀 더 뒤로 펼쳐져 있는데 이 같은 특징은 원시 뱀장어의 또다른 특징이라고. 아울러 이 원시 뱀장어의 동굴 서식지는 뱀장어의 역사에 비해 짧게는 1만년 길게는 11만년전으로 짧아, 이들 서식지가 마지막 남은 곳일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사진=디스커버리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막 지르는 국회…보상 ‘갈팡지팡’ 재원 ‘오락가락’

    막 지르는 국회…보상 ‘갈팡지팡’ 재원 ‘오락가락’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피해자 구제 문제를 놓고 원칙과 소신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법이 정한 한도를 무시한 채 피해를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국조특위 위원들 스스로가 지역 민심이라는 꼬리 때문에 국민 경제라는 몸통을 흔들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퍼주기 보상 대책에 앞을 다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액 1억미만 95%까지 보상 국조특위 산하 피해대책 소위원회는 9일 부실 저축은행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 현행법의 범위를 넘어선 투자액까지 보상해 주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예금 보장 한도 5000만원보다 1000만원 많은 6000만원까지는 100% 보상하기로 했다. 6000만원이 넘는 액수는 구간을 나눠 보상 비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후순위채권도 1000만원까지 전액 보상하기로 했다. 당초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2억원까지의 예금과 후순위채권 전액을 보상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부랴부랴 보상 한도를 대폭 낮춘 것이다. 금융시장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정부 측 반발과 정치권의 ‘표퓰리즘 입법’에 대한 비판에 꼬리를 내린 셈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주변에서는 국조특위가 ‘2억원 보상’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워 놓고 여론 동향을 살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융 시스템에 혼란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예금 5000만원까지만 보호해 준다. 주식시장의 우선주와 비슷한 투자 리스크를 안고 있는 후순위채권을 구제하는 법은 없다. 소위는 또 보상 재원을 두고도 오락가락했다. 당초 부실 저축은행이 이익을 부풀려 납부한 법인세와 예금자들의 이자소득세를 환급받아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국세청 환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예금보험기금에서 충당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소위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별법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면서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면 9월부터 일괄 지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이진복·고승덕 의원, 민주당 우제창·조경태 의원이 소위 위원들이다. ●재원도 이자세→예보기금 급변경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당장 동료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이 이성을 잃었다. 예금보호 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면서 “이 법이 통과되면 과거 투자 실패자는 물론 미래의 투자 실패자까지 모두 국가가 보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조특위 소속인 민주당 신학용 의원조차도 “금융 원칙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앞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 있을 경우 이로 인해 피해를 볼 사람들까지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시장에선 늘 승자와 패자가 있다.”면서 “선량한 서민이 낸 세금으로 투자 이익을 노렸던 이들의 아픔을 씻어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5000만원 초과 예금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이는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보상해 줘선 안 되고, 후순위채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채권으로 인정받아 채권의 변제 순위를 격상시켜 투자금 일부를 환수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손해는 현재의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국조특위 소속 의원조차도 “금융감독원 등 국가기관의 감독 부실로 피해를 봤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게 원칙이지만 피해자들이 소송을 꺼리고 있다.”면서 “특히 여야가 내년 총선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부산 지역에 피해자들이 집중돼 있어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길이 3.2m 세계에서 가장 긴 ‘인조 미끼’

    거인국에서나 사용할 법한 초대형 루어(인조미끼)가 미국에서 제작됐다. 일반에 공개되면서 기네스에 등재될 예정인 초대형 인조미끼는 플래트-라이너 컬렉션을 만든 데이비드 패트리지의 모델을 1:24 스케일로 키워 만든 작품이다. 길이는 무려 3.2m, 무게는 161kg이다. 등쪽은 붉은 색, 배는 은색으로 곱게 물들이고, 몸통에는 초대형 낚시바늘 3개가 달려 있다. 기획과 제작에만 꼬박 10개월이 걸렸다. 인조미끼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해안도시 데스틴의 샌데스틴 골프&비치 리조트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현지 언론은 “기네스가 행사에 참석해 세계에서 가장 길고 무거운 인조미끼를 공인하고 제작팀에게 증명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TRAVIE CHOICE] JEJU-HOT SPOTs in Jeju Island

    [TRAVIE CHOICE] JEJU-HOT SPOTs in Jeju Island

    돌, 바람, 여자만 많은 줄 알았던 제주에 언젠가부터 테마파크가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올레길을 걷고, 바다에서 휴양을 즐긴 관광객들은 무언가 아쉬워 즐길거리를 찾아 나서지만 선택이 영 쉽지 않다. 돌, 바람, 여자만 많은 줄 알았던 제주에 언젠가부터 테마파크가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올레길을 걷고, 바다에서 휴양을 즐긴 관광객들은 무언가 아쉬워 즐길거리를 찾아 나서지만 선택이 영 쉽지 않다. 바로 이런 독자들을 위해 이제 막 제주에 다녀온 <트래비>가 친구들에게 속삭이듯 제주의 흥미로운 스폿들을 소개한다. 글·사진 김선주, 최승표, 전병대 기자 메이즈 랜드 에코·웰빙·힐링의 미로 그 속에서 길을 잃는 즐거움 미로에서는 헤매는 게 미덕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방심했다가는 미로 속 미아가 될 수도 있다. 미로 길이만 5km가 넘으니 말이다. 누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로 테마파크라고도 한다.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우두인신牛頭人身의 괴물 미노타우로스Minotauros가 노리고 있는, 그리스 신화 속 미궁에 던져진 듯한 황망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제주도 메이즈랜드Mazeland는 압도적인 규모와 길이로 개장 전부터 화제가 됐다. 올해 4월 개장했으니 메이즈랜드는 여전히 제주도의 ‘뉴페이스’라고 할 만하다. 무수한 테마들의 집결지인 제주도, 미로 역시 그 테마들 중 하나였지만 이번엔 그 야심의 크기가 사뭇 다르다. 그야말로 미로라는 테마의 ‘종결자’다운 비장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제주도의 3대 상징인 돌, 바람, 여자를 형상화한 3개의 미로(돌미로, 바람미로, 해녀미로)가 저마다 따로 독특하게, 또 함께 어우러져 있다. 미로박물관과 전망대, 카페 등 부대시설은 미로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미로탐방에 지친 다리를 주물러 준다. 1 메이즈랜드 전망대에서 바라본 3개의 미로 2 미로박물관에서는 퍼즐 증 다양한 재밋거리들을 만날수 있다 3 미로갤러리. 착시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돌 바람 여자…대규모 미로테마파크 돌미로는 돌하르방 모양이다. 총 길이는 2,261m. 제주도의 현무암 돌담이어서 친근하다. 중간중간 붉은색 돌(흑기석)이 양념처럼 끼워져 있어 아름답다.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다량 방출돼 건강증진 효과도 있다고. 3개의 미로 중 최장 길이여서 헤맬 가능성도 있지만, 곳곳에 미로를 푸는 힌트가 담긴 QR코드가 도움을 준다. 바람미로와 해녀미로는 푸른 나무로 꾸며져 돌미로와는 확연히 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바람미로는 소라 몸통의 나선형 문양을 본땄는데 태풍의 바람결 같은 느낌도 든다. 서양측백나무가 1,355m를 함께한다. 동백나무로 만들어진 해녀미로는 물질을 마친 해녀의 모습이라는데, 한눈에 이해하기에는 다소 복잡하다. 그만큼 막다른길과 갈림길이 많다는 얘기다. 길이는 1,461m. 출구를 찾기 위해 입구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미로풀이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미로의 돌담이 뿜어내는 좋은 기운을 흡입하고, 나무의 피톤치드 효과를 만끽하는 여유로운 미로산책이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에코, 웰빙, 힐링의 미로라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미로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 미로박물관 안 ‘미노타우로스의 미궁’ 코너에서는 그리스 신화 속 미로의 탄생과정을 3D 홀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미로갤러리에서는 미로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과 퍼즐 등을 만나고 체험할 수 있다. 전망대나 카페에서 3개의 미로와 그 뒤로 아담하게 솟은 오름, 우거진 비자림 숲을 감상하는 낭만도 놓칠 수 없다. 미로는 이미 완성됐지만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주변의 오름, 비자림과 연계한 새로운 트레킹 코스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그렇게 되면, 미로는 제주도 곳곳으로 혈관처럼 이어질지도…. 주소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322 제주공항에서 찾아가기 공항-동부일주도로 (1132번 국도)-평대-비자림로(1112번 지방도)-메이즈랜드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 장애인 3,000원 홈페이지 www.mazeland.co.kr 전화 064-784-3838 4 소인국테마파크에서는 간접적으로 세계여행을 해볼 수 있다 5 인도의 타지마할 뒤편으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거대 예수상이 보인다 6 올해 초 새롭게 오픈한‘옛날 옛적에’전시관에는 서울의 60~70년대 골목 풍경이 재현돼 있다 7 뉴질랜드 베스하우스가 제주 야자수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소인국 테마파크 이곳에 가면 누구나 걸리버가 된다 제주도에는 신이 빚은 독특한 자연 풍광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직접 고안한 작은 나라 사람들의 세계 ‘소인국 테마파크’도 여행객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한다. 세계적인 건축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인국테마파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니어처 테마파크로 맑은 날이면 한라산이 훤히 보이고, 기생화산(오름)이 사방으로 펼쳐진 제주도의 천혜의 환경 속에 기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2002년 문을 연 소인국 테마파크는 지금까지 7만여 평방미터의 부지에 약 110억원을 투자해 누가 봐도 알 만한 각국의 유명 건축물을 하나둘 세웠다. 자유의 여신상, 오페라하우스가 한눈에 서울역, 대법원, 불국사, 제주공항부터 자금성, 타워브릿지, 자유의 여신상, 오페라하우스, 피사의 탑, 타지마할 등 30여 개국의 문화유산 및 조형물 100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관람객이 바라보기 편한 각도(15도) 아래로 건축물을 전시해 소인국을 내려다보는 듯한 시각적인 효과를 더했다. 세계적인 건축물뿐만 아니라 제주도 돌문화, 민속신앙, 체험학습장, 공룡화석 등 다채로운 시설로 관광객들이 즐길 게 많다. 넓지 않은 공간을 최대한 고려한 조형물 배치와 조경에 심혈을 기울인 덕에 ‘작은 사람들의 나라’가 좁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전시된 조형물들은 시대상에 맞는 인물들을 배치시켜 방문객으로 하여금 소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건물과 인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입체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고,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집약해 놓아 어린이에게는 교육적인 효과를,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소인국이 문을 연 2002년 당시만 해도 제주에는 인공 테마파크가 흔치 않았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시작한 뒤로 세계여행을 하던 진동열 소인국테마파크 대표는 미니어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후로 오랜 기간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건축물의 도면을 확보하고, 각종 자료를 수집해 하나의 미니어처를 완성하는 작업은 고되고 고됐다. 진동열 소인국테마파크 대표는 “7년여의 미니어처 제작과 시공 기간 동안 척박한 황무지를 개척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테마가 있는 공원을 조성하고 작품의 질적, 양적인 향상을 끊임없이 노력해 온 결과, 제주에서 가장 사랑 받는 관광지가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작은 사람들의 나라 소인국테마파크에는 웬만한 세계적인 건축물이 다 들어선 만큼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소인국테마파크는 우리나라의 옛 풍경을 재현한 ‘옛날 옛적에’ 전시관을 올해 1월 새롭게 선보였다. 5년간 수집한 옛날 제품들로 60~70년대 도시의 골목 풍경을 고스란히 복원해냈다. 음악다방의 DJ와 낡고 붉은 우체통, 전파사, 담배 가게가 어우러진 모습에서 정감이 느껴진다. 입구 바깥 쪽에는 로마에 있는 트레비 분수의 모형을 본딴 조형물을 최근 새롭게 설치했으며, 바로 옆에 식당을 새롭게 열었다. 앞으로도 시설 확장은 멈추지 않는다. 실내 500평방미터 규모의 선박을 구매해 또 하나의 작은 나라를 건설한다는 ‘건국’의 꿈이 제주에 영글고 있다.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725 제주공항에서 찾아가기 공항에서 출발해 95번 국도(서부관광도로)를 이용하면 40분 가량 소요된다. 입장료 성인 9,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 장애인 7,000원(개별 여행객은 홈페이지에서 할인쿠폰을 출력해 가면 10% 할인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 www.soingook.com 전화 064-794-5400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흙더미에 깔린 아내 맨손으로 구했지만…

    흙더미에 깔린 아내 맨손으로 구했지만…

    평온한 일상을 엄습한 수마(水魔)는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친 남편의 순애보도, 다친 몸을 이끌고 아내와 아이를 구하기 위해 혼신을 다한 아버지의 부정도 외면했다. ●초교 동창 부부5쌍 산사태에 날벼락 27일 오전 초등학교 동창 부부 5쌍이 경기 포천시 신북면 금동계곡의 한 펜션을 찾았다. 우정을 60년간 이어온 이들의 마음은 모처럼의 여름 나들이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물놀이를 끝낸 이들이 펜션에서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고 있던 오후 8시 30분. 갑자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시뻘건 흙더미와 통나무가 벽을 뚫고 이들을 덮쳤다. 염모(70)씨 등 7명은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상황에서도 질퍽한 흙더미를 비집고 겨우 빠져나왔지만 염씨의 아내 문모(68)씨 등 3명이 보이지 않았다. 곧이어 “살려 달라.”는 절박한 외침이 들렸다. 황급히 다가가니 문씨와 다른 한 사람이 어른 몸통보다 굵은 통나무와 흙더미에 깔려 있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지만 염씨 일행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맨손으로 통나무를 밀쳐내고 진흙을 퍼내 가까스로 이들을 구해냈다. 하지만 산사태로 고립된 이들에게는 “무너지는 통나무에 가슴을 맞은 것 같다. 숨 쉬기도 너무 힘들다.”는 문씨 등 두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방법이 없었다. 염씨는 흙으로 범벅이 된 아내의 얼굴을 닦아내고 조심스레 물을 먹여 봤지만 문씨는 마신 물을 이내 피와 함께 토해냈다. 전기마저 끊긴 한밤중, 민박집 주인이 어둠을 뚫고 마을로 가 119에 신고했지만 구조대가 오기까지는 무려 5시간이 더 걸렸다. 그때는 문씨가 혼절한 지 3시간이나 지난 뒤였고,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염씨는 “물에 젖어 차갑게 식어버린 아내의 손길이 잊히지 않는다.”며 넋을 잃었다. 일행 중 염모(68·여)씨는 산사태 발생 직후 이미 숨졌고, 다른 부상자도 구조대를 기다리다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20대 부부 네 가족에 덮친 비극 같은 날 밤 10시, 포천시 일동면의 단란한 가정에도 흙더미가 밀려들었다. 빌라 뒤편의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토사가 정모(26)씨 가족이 살고 있는 1층 집을 덮쳤다.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정씨는 1층 현관 출입구에서 10m가량 떨어진 도로로 튕겨 나갔고, 그 덕분에 매몰을 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곧장 정신을 가다듬은 정씨는 자신의 부상에도 아랑곳없이 사고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4살과 생후 3개월 된 두 아들, 그리고 아내 위모(26)씨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정씨는 흙더미 속에서 작은아들을 찾아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내 숨졌다. 나머지 가족도 28일 오전과 오후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정씨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올라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억 2000만년 전 ‘프랑켄슈타인 곤충’ 발견

    1억 2000만년 전 ‘프랑켄슈타인 곤충’ 발견

    잠자리의 길쭉한 날개와 몸통, 하루살이의 시맥(翅脈), 사마귀의 구부러진 앞다리 등을 가진 고대곤충이 브라질에서 발견됐다. 학계는 곤충진화 역사의 비밀을 풀 결정적인 열쇠를 찾은 셈이라며 이 화석을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 크라토 퇴적지대에서 최근 다 자란 고대곤충 2마리와 애벌레 30여 마리의 화석이 발견됐다. 1억 2000만 년 전 서식했던 곤충들이었지만 대체로 보존상태도 양호했다. 무엇보다 ‘프랑켄슈타인 곤충’이라고 불릴 만큼 여러 곤충들의 특징을 한 데 갖고 있어 주목할 만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 곤충학자 군터 베츨리 박사는 “잠자리, 하루살이, 사마귀 등 현대의 곤충들의 외적 특징을 한 데 모아둔 굉장히 특이한 모습이었다.”면서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곤충들의 조합이라는 게 매우 흥미로웠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에서 밝혔다. 이 곤충은 담수새우처럼 몸통의 폭보다 길이가 더 길었으며, 앞다리가 길고 구부러져 있던 것으로 미뤄 물 아래 진흙에 숨어 있다가 더 작은 곤충류들을 앞발로 낚아채서 먹잇감으로 삼아 사냥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연구팀은 이 곤충들을 ‘콕소플렉토프테라’(Coxoplectoptera)라는 새로운 체계로 명명했다. 이 곤충들은 백악기시대부터 서식한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까지 남아있는 종은 없다. 그나마 관련이 있는 곤충은 하루살이 정도가 해당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자연사박물관 소속 아놀드 스타닉제크 박사는 “이번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이와 비슷한 수만개 화석이 잘 보존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곤충 진화 역사의 숨겨진 사실들을 밝혀낼 중요한 실마리가 발견된 셈”이라고 만족해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해저 보물 ‘승자총통’ 밀매될 뻔…

    해저 보물 ‘승자총통’ 밀매될 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승자총통’(勝字銃筒) 등 보물급 유물을 몰래 건져내 팔아넘기려 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보물급 문화재인 ‘승자총통’ 등 바다에 묻혀 있던 각종 유물을 도굴해 판매하려 한 잠수부 오모(43)씨 등 7명을 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유물 16점을 회수했다. 오씨 등은 2009년 11월 중순 충남 태안군 원북면 앞바다에 들어가 해삼을 채취하던 중 발견한 승자총통과 고려시대 청자 접시, 조선 전기 분청사기 접시 등 유물 16점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화재청 감정 결과 이들이 도굴한 승자총통은 조선 전기에 만들어져 임진왜란 당시 사용된 휴대용 소화기(小火器)다. 몸통에 새겨진 ‘만력 계미 시월일’(萬曆 癸未 十月日)이라는 문구로 미뤄 1583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알래스카 호수서 포착된 ‘괴생명체’ 진짜?

    알래스카 호수서 포착된 ‘괴생명체’ 진짜?

    알래스카 호수에서 2009년 목격된 정체불명의 해양동물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당시 조업 중이던 한 알래스카 어부가 “뱀처럼 몸통이 길고 머리에 큰 혹이 있으며 고래처럼 머리에서 물을 뿜어대는 거대한 형체를 봤다.”며 이 동물이 헤엄치는 장면을 촬영한 흑백영상을 공개해 많은 이들을 궁금하게 했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동물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의 한 조사팀은 이른바 ‘알래스카 호수괴물’ 정체를 파헤치려 조사 중이다. 디스커버리 채널은 해당 조사팀의 활동모습을 담은 특별 다큐멘터리 ‘알래스카 괴물사냥’을 최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조사팀은 ‘알래스카 호수괴물’이 전설 속 동물 ‘카드보로사우루스’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카드보로사우루스는 브리티시콜롬비아 카드보로해안에서 처음 목격담이 흘러나온 동물로, 거대한 뱀처럼 생긴 해양생물로 알려졌지만 과학적으로 확인된 적은 없다. 괴생명체 전문가 폴 르본드는 “영상에서 확인된 이 동물은 헤엄치는 모습으로 미뤄 평범한 어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면서 “고래나 거대한 장어 등으로 보이기도 하나 생김새가 다소 차이가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알래스카 호수에는 아직 학계에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동물종이 다양하게 서식하는 곳”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곳에 있는 만큼 ‘알래스카 괴물’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사진설명=알래스카 어부가 촬영한 영상 캡처(위), 카드보로사우루스 상상도(아래)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TREKKING-바람과 숲 그리고 길, 부산 금정산성길·대관령 바우길

    TREKKING-바람과 숲 그리고 길, 부산 금정산성길·대관령 바우길

    길을 걷는 일은 백지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펜 하나 수첩 하나를 봇짐 지듯 메고 나서서 나무 한 그루 돌 하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받아 적기만 하며 되었기 때문이다. 부산 금정산성길 풍경에 취해 걸었네 푹 패인 산정(해발 45m)에 마을이 둥지를 틀었다. 부산 금정산에 위치한 산성마을은 죽전竹田, 중리中里, 공해의 3개 자연부락이 모인 곳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누룩을 빚고 염소를 치며 살았다. 능선을 따라 산성이 세워지고(1706년), 허물어지고(일제시대), 다시 세워졌던(70년대 이후 복원) 300년 세월 동안 그 풍경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 예전에 병사들이 지켰던 그 성벽을 이제 등산객들이 돌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18km로 복원된 금정산성(사적 215호)은 부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행코스가 됐다. 코스는 선택하기 나름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남북에서 시작해도 되고, 산성버스를 타고 동문에서 올라가도 된다. 최고봉인 고당봉(801.5m)까지 올라가지 못하겠으면 북문을 통과해 범어사 길로 내려오면 된다. 쾌적한 한나절 산행코스다. 동·서·남·북의 성문을 기점으로 성곽을 도는 사람들은 ‘만리장성이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능선을 따라 실뱀처럼 휘어진 성벽이 몸통을 흔들고 서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8,2km2)의 산성이다. 기슭을 훑고 올라온 바람에 휘청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고 나니 저 앞에 원효봉(687m), 의상봉이 부주의함을 꾸짖는다. 한걸음 물러서서 부산 동래구의 단단한 도시 풍경을 내려다본다. 저기서 여기만큼, 잠시라도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사람들은 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 나비바위와 부채바위에 매달린 클라이머들의 행렬처럼 시간이 느려졌으면 좋겠다. 어떤 루트를 선택하든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유명한 산성막걸리다. 기자의 경우는 막걸리를 이유로 산행을 결정했을 정도다. 박정희 대통령이 특히 편애하여 대한민국 민속주 1호로 지정했다는 산성막걸리는 막걸리 애호가 사이에서 전설의 막걸리다. 일본식 누룩인 ‘입국粒麴이 아닌, 발로 꾹꾹 디뎌 만든 전통 누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누룩은 별다른 생계 수단이 없었던 산성마을의 삶을 유지시켜 준 생명끈이기도 했다. 누룩과 멥쌀, 물만을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내는 산성막걸리는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과연 일품이었다. 막걸리와 함께 먹는 파전이나 도토리묵이야 기본이고 산성마을에서 꼭 먹어 봐야 하는 요리는 ‘염소불고기’라고 했다. 생소한데다가 값도 만만치 않았지만 산성마을에 있는 거의 모든 식당의 메뉴가 입을 모아 염소불고기를 외치고 있었다. 쇠고기와 양고기 사이, 어디쯤 되는 쫄깃한 불고기를 안주 삼으니 막걸리 한 통은 줄줄 새는 듯 사라졌다. 그날, 금정산성길을 걸으며 마치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던 것이 술에 취한 것인지, 풍경에 취한 것인지, 아직도 헛갈린다. 1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대한민국 토속주 1호 금정산성막걸리 2 전국의 염소 가격을 좌우한다는 산성마을의 염소 불고기 3 오르막 능선 길에 오르면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다 4 금정산성의 동문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부산 금정산성길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소재. 주요명소로 신라 고찰인 국청사와 정수암, 미륵사 등이 있고 이 밖에도 고당봉을 중심으로 금샘, 장군봉과 상계봉, 원효봉, 의상봉, 마애여래입상, 은동굴, 병풍암, 부채부위 등의 명소가 있다. http://sanseong.invil.org 추천코스 동문까지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동문→3망루→4망루→의상봉(무명암)→원효봉→북문→범어사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반대로 범어사로 올라가 능선을 타고 계속 걷다가 동문을 지나 케이블카(왕복 6,000원)로 하산하는 방법도 많이 선택한다. 찾아가기 부산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하차. 3번 출구로 나와서 203번 산성버스 탑승(배차 간격 20분). 산행시에는 ‘동문’이나 ‘북문’에서 하차. 식사를 위해서는 ‘중리’나 ‘죽전마을(종점)’에서 하차. 유용한 정보 산성 보호를 위해 성벽 위에는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막이를 준비하면 유용하다. 성벽의 남사면에는 아랫마을로 내려오는 샛길이 여럿 있지만 인적이 드물고 길이 험한 편이므로 초행길에는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낫다. 추천 먹거리 30년 전통의 염소불고기를 파는 곳이 무려 120여 개나 된다. 염소는 산악지형에 잘 적응하는 동물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방목해 키운 염소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맛의 비밀이라고 한다. 불고기는 1인분에 3만원. 흑염소탕과 전골로도 판매한다. 강릉 바우길 비단 흙길 따라 두둥실 자고 나면 새로운 길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걷기가 대세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길의 패자부활전’, ‘산의 패자부활전’이라고 했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산과 길들이 새로운 명찰을 찾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바우길도 그런 곳이다. 바우는 ‘바위’를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다. 강원도 사람들을 부르는 말인 ‘감자바우’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그 단어다. 그렇다고 길이 모두 바위투성이라고 오해할 필요는 없다. 길의 70%가 금강소나무가 드리우는 시원한 그늘 속을 통과할 정도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길의 연속이다 . 대관령 옛길(바우길 2구간, 16km)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비단 위를 걷는 듯, 길이 폭신해서 피곤한 줄을 모를 정도였다. 솔솔 피어나는 촉촉한 흙냄새, 솔향을 품은 바람, 그리고 깨끗한 물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길이다. 대관령 옛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다. ‘관동별곡’을 쓴 송강 정철도 이 길을 넘었고, 김홍도가 길의 중턱에서 대관령 그림을 그렸다. 이런 옛 사람들의 흔적이야 이야기로만 전해지지만 아직 살아있는 역사도 있다. 예를 들어 2구간 초입에 자리한 국사성황당은 천년의 축제라고 불리는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단오의 주인인 국사성황신이 타로 내려온 나무, 즉 신목神木이 행차하던 길이 바로 대관령 옛길이었다. 그리고 조선시대까지는 서울과 영동을 잇는 유일한 고갯길이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몰라도 ‘잘생긴 길’은 그 자체로 매력을 발산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참나무 숲은 통과하고 나면 14만 주의 금강 소나무가 등장한다. 옛주막터 아래에는 식당이 하나 있는데, 평상에 앉아 먹는 산채 비빔밥 맛이 또 기막히다. 강원도 바우길은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이 ‘탐사대’를 조직하고 수년간 헤매 다닌 결과물이다.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3구간, 11.6km), 헌화로 산책길(9구간, 12.8km) 등 설화와 전설이 얽힌 길도 있고, 굴산사 가는 길(6구간, 19km), 주문진 가는 길(12구간, 12km) 등 오래된 여정을 복원한 것도 있다. 오래된 것들에 어찌 흥미로운 이야기가 없을까. 바우길 탐사단장이자 이사장은 맡고 있는 소설가 이순원씨가 홈페이지에 풀어낸 각 코스에 대한 설명은 ‘읽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1 바우길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주말이 되면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 바우길은 흙길, 마을길, 계곡 길, 숲 길의 릴레이다 3 오래된 나무들의 숨결은 더 깊고 상쾌하다 4 평범한 가정집 대문에 내걸린 메뉴판 5 대관령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T clip 강원도 대관령 바우길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150km 이상을 잇는 13개의 구간뿐 아니라 대관령 바우길(총 3구간), 울트라 바우길(3박4일 동안 72km을 걷는 코스)까지 있어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바우길 사이트에서 상세한 지도와 화장실과 식수 위치까지 알려주는 문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www.baugil.org 추천코스 2구간 대관령 옛길(16km, 소요시간 5~6시간), 대관령하행휴게소→풍해조림지→국사성황당→반정→옛길주막→어흘리→보광리유스호스텔 찾아가기 서울(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횡계에서 하차한 후 2구간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으므로 택시를 타면 된다. 횡계 개인택시 033-335-6263, 335-5960, 택시요금 약 7,000~8,000원 유용한 정보 (사)바우길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바우길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면 실전 정보는 물론 같은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박에 2만5,000원(저녁, 아침식사 2끼 포함) 주소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403번지 문의 033-645-0990 강릉지역 콜택시 번호도 하나쯤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강릉콜 080-080-1177 백두대간 바우길! 제2회 머렐로드 트레킹 바우길 걷기는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에서 개최하고 있는 ‘머렐로드 트레킹’의 두 번째 행사였다. 동행한 머렐의 김태원 대표이사는 “힘들고 어려운 전문산행이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성능과 디자인이 우수한 트레킹화로 유명한 머렐은 미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서는 아웃도어 의류를 처음으로 론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DMZ에서 행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5월28일 진행된 바우길 걷기 행사에는 100여 명이 참석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www.merrellkorea.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성인 몸집만한 세계에서 가장 큰 담배 등장

    인도네시아에서 성인 몸집만한 거대한 담배가 등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13일 인도네시아 담배농가들은 정부의 새 금연정책에 반대하는 집단 시위를 벌였다.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흡연율은 40년 전에 비해 6배가 증가했으며, 흡연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매년 40만 명, 간접흡연으로 사망하는 인구가 2만5천명 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강력한 강제금연정책을 내놓았는데, 담배생산농가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선 것. 농민들은 담뱃잎을 종이에 말아 만든 대형 담배와 각종 화려한 퍼포먼스로 정부정책에 반기를 표했다. 이들이 선보인 담배 중에서는 성인 몸통만큼 크거나, 직경 수 십 ㎝크기의 대형 담배도 있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흡연 문제가 도마에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어서 이번 시위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는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우는 2세 유아의 사연이 공개돼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생후 11개월부터 담배를 배웠다는 아르디 리잘은 인도네시아 국가아동보호위원회(NCCP)의 도움 끝에 간신히 금연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페인서 세계최초 두 다리 이식수술

    스페인서 세계최초 두 다리 이식수술

    두 다리를 잃은 환자가 다른 사람의 다리를 이식받아 걷게 되는 날이 올까. 스페인 의료팀이 최근 한 환자에 두 다리를 이식하는 수술을 세계 최초로 시도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스페인 일간신문 엘 문도(El Mundo)에 따르면 발렌시아가에 있는 라 페 병원 의료팀은 최근 남성 환자에 익명의 기증자의 두 다리를 이식했다. 뼈들을 연결하고 동맥과 정맥, 근육과 신경을 잇는 이 수술은 하루를 넘긴 긴 수술이었다. 수술을 이끈 의료진은 스페인에서 ‘기적의 의사’로 꼽히는 페드로 카바다스 박사가 지휘하는 팀이었다. 이에 앞서 의료팀은 턱뼈와 혀, 여성의 팔뚝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한 바 있었으나 두 다리를 환자의 몸통에 연결하는 수술은 이번이 최초 도전이었다. 이번에 수술을 받은 환자는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스페인의 젊은 남성. 이 남성은 보철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 평생을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신경과 근육들이 붙는 데 며칠 길게는 몇 주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이식 받은 두 다리가 남성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며, 운동신경들이 제대로 반응해 걸음을 걸을 수 있을 지가 핵심 과제로 남겨져 있다. 만약 이번 수술이 성공하면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잃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팀은 “환자가 이식받은 다리에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어 재활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한 뒤 “수술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몇 달 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지구 역사상 최강의 ‘바다 포식자’ 화석 공개

    약 1억 5500만년 전의 지구 바닷속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포식자로 군림했던 해양 공룡의 새로운 화석이 공개됐다. 7일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최근 도싯 카운티 박물관에서 플리오사우루스의 한 종으로 여겨지는 공룡의 두개골 화석이 일반인들에 공개되고 있다. 이 두개골 화석은 ‘쥐라기 해안’으로 잘 알려진 도싯과 동부 데번 해안에서 최초로 발견됐으며, 지난 1년 6개월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과학자들은 이 화석을 플리오사우루스와 같은 종이거나 새로운 생물로 보고 있다. 카운티 위원회의 지구과학 매니저 리처드 에드먼즈는 “처음에 단순한 뼈 더미로 생각했다. 지금은 95%가량 완성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완벽하고 가장 큰 플리오사우루스의 화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화석은 약 1억 5500만 년 전의 것으로, 지역 수집가인 케반 시핸이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조금씩 뼛조각을 모았다. 당시 화석은 점점 웨이머스만 인근의 한 절벽 밖으로 떨어지고 있었다고. 시핸은 “해변에 앉아 있다가 (절벽에서 화석 파편) 세 조각을 목격했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모른 채 발굴을 진행했고 몇 년간 새로운 조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처음 그 화석은 ‘바다 괴물’보다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더 닮았지만, 화석 전문가 스콧 무어- 페이는 그 뼛조각을 오랜 과정을 거쳐 정교한 화석으로 바꿨다. 다소 스테로이드를 맞은 악어처럼 보이는 이 ‘바다 괴물’ 화석은 쥐라기와 백악기 기간동안 산 플리오사우루스로 그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특히 이 바다 괴물은 육상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무는 힘이 무려 10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4개의 물갈퀴를 갖고 있었던 것을 예상하면 거대한 몸집에 매우 빠른 동력까지 갖춘 말그대로 바다의 제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두개골 외에는 어떠한 몸통 화석도 발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2.4m에 달하는 두개골을 통해 과학자들은 이 포식자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약 15~18m의 몸길이로 추정했다. 고생물학자 리처드 포레스트는 “이 두개골 화석은 지난 몇 년간 발굴된 가장 흥미로운 화석 중 하나이며 상징적인 표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그 ‘바다 괴물’의 완전한 화석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바다 괴물’이라는 타이틀의 주인으로 확인되기는 힘들다. 잠재적으로 더 큰 표본 조각은 옥스퍼드셔의 벽돌 원토 채취장에서도 발견됐으며, 호주에서 크로노사우루스로 불리는 플리오사우루스 한 종의 두개골 길이는 최대 3m로 나타났다. 또 최근 스발바르에서 발견된 ‘괴물’이나 ‘프레데터 X’로 명명된 화석뿐 아니라 멕시코에서 발견된 ‘아람베리의 괴물’ 또한 이 ‘바다 괴물’의 경쟁 상대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역대 지구 최강 ‘바다 괴물’ 화석 공개

    약 1억 5500만년 전의 지구 바닷속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포식자로 군림했던 해양 공룡의 새로운 화석이 공개됐다. 7일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최근 도싯 카운티 박물관에서 플리오사우루스의 한 종으로 여겨지는 공룡의 두개골 화석이 일반인들에 공개되고 있다. 이 두개골 화석은 ‘쥐라기 해안’으로 잘 알려진 도싯과 동부 데번 해안에서 최초로 발견됐으며, 지난 1년 6개월간의 복원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과학자들은 이 화석을 플리오사우루스와 같은 종이거나 새로운 생물로 보고 있다. 카운티 위원회의 지구과학 매니저 리처드 에드먼즈는 “처음에 단순한 뼈 더미로 생각했다. 지금은 95%가량 완성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완벽하고 가장 큰 플리오사우루스의 화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화석은 약 1억 5500만 년 전의 것으로, 지역 수집가인 케반 시핸이 지난 2003년부터 6년간 조금씩 뼛조각을 모았다. 당시 화석은 점점 웨이머스만 인근의 한 절벽 밖으로 떨어지고 있었다고. 시핸은 “해변에 앉아 있다가 (절벽에서 화석 파편) 세 조각을 목격했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처음에는 무엇인지 모른 채 발굴을 진행했고 몇 년간 새로운 조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처음 그 화석은 ‘바다 괴물’보다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더 닮았지만, 화석 전문가 스콧 무어- 페이는 그 뼛조각을 오랜 과정을 거쳐 정교한 화석으로 바꿨다. 다소 스테로이드를 맞은 악어처럼 보이는 이 ‘바다 괴물’ 화석은 쥐라기와 백악기 기간동안 산 플리오사우루스로 그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였다. 특히 이 바다 괴물은 육상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 무는 힘이 무려 10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4개의 물갈퀴를 갖고 있었던 것을 예상하면 거대한 몸집에 매우 빠른 동력까지 갖춘 말그대로 바다의 제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두개골 외에는 어떠한 몸통 화석도 발굴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2.4m에 달하는 두개골을 통해 과학자들은 이 포식자가 머리부터 꼬리까지 약 15~18m의 몸길이로 추정했다. 고생물학자 리처드 포레스트는 “이 두개골 화석은 지난 몇 년간 발굴된 가장 흥미로운 화석 중 하나이며 상징적인 표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그 ‘바다 괴물’의 완전한 화석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바다 괴물’이라는 타이틀의 주인으로 확인되기는 힘들다. 잠재적으로 더 큰 표본 조각은 옥스퍼드셔의 벽돌 원토 채취장에서도 발견됐으며, 호주에서 크로노사우루스로 불리는 플리오사우루스 한 종의 두개골 길이는 최대 3m로 나타났다. 또 최근 스발바르에서 발견된 ‘괴물’이나 ‘프레데터 X’로 명명된 화석뿐 아니라 멕시코에서 발견된 ‘아람베리의 괴물’ 또한 이 ‘바다 괴물’의 경쟁 상대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2)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2)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하면 생리 장애를 일으킨다. 보통 소는 5∼20도, 돼지는 15∼25도, 닭은 16∼24도의 기온을 좋아한다. 농촌진흥청 조사여서 가축들의 연구 결과만 나와 있지만 동물들도 사람처럼 30도 넘는 날씨는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마철과 같은 높은 습도의 날씨도 동물을 못살게 군다. 사람에게 불쾌지수가 있듯 동물에겐 열량지수가 있다. 열량지수는 기온과 상대습도(%)를 곱해 계산한다. 보통 가축은 1000∼1500 사이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기온이 30도, 습도가 80%일 경우 열량지수는 2400(30도X80%)이 된다. 열량지수가 2300을 넘어서면 가축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마에 무더위가 겹치는 이맘때가 동물들로서는 가장 힘든 때다. ●발목 높이 전체 다리 길이의 절반 하지만 삼복더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독한 놈이 있다. 더위의 절대강자 낙타다. 낙타의 몸 곳곳에는 무더위에 의연할 수 있는 비결들이 숨어 있다. 우선 낙타는 발목의 높이가 어느 동물보다도 높다. 다리 길이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낙타 사진을 보여 주고 “무릎이 어디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발목을 짚는다. 이렇게 발목의 위치가 높이 있는 것은 사막의 강한 복사열을 피하기 위해서다. 낙타는 60~70도에 이르는 사막 지면보다 10도 정도는 시원한 곳에 몸통을 둘 수 있다. 더위를 피해 ‘하이힐’을 신었다고 볼 수 있다. 낙타는 또 변온동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체온의 변화가 심하다. 한낮 무더위에는 자기 체온을 41도까지 높였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34도까지 낮춘다. 체내 수분이 땀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한번에 마실 수 있는 물의 양도 100ℓ에 이른다. 웬만한 승용차 기름 탱크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정도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대부분 동물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 급성 물중독 탓이다. 몸에 다량의 물이 일시에 유입되면 나트륨 등 체액의 전해질 농도가 급격히 낮아져 심장부정맥이나 뇌부종 등을 일으킨다. ●날씬한 몸매도 더위 퇴치에 한몫 낙타가 더위에 강한 또 다른 이유는 날씬한 몸매에 있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뚱뚱하면 땀을 많이 흘린다. 두꺼운 피하지방 때문에 몸 밖으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은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지만, 사막 동물에게 수분 낭비는 치명적이다. 또 낙타는 몸 전체에 필요한 지방을 등 쪽에 몰아넣고 필요할 때마다 빼 쓰는 재주를 지녔다. 통상 몸 전체에 체지방이 퍼져 있으면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열이 체온을 높이는데 이걸 막기 위한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될 때 사용하는 마지막 ‘지저분한 필살기’도 있다. 오줌을 제 몸에 싼다. 더울 때 마당에 물을 뿌리면 잠시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에 가도 어지간해서는 이 필살기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낙타에게 한국의 삼복 날씨는 서늘한 사막의 밤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서울신문은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의 열띤 호응 속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우치동물원의 최종욱 수의사와 서울신문 유영규 기자가 함께 꾸미는 지면입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동물들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은밀한 비밀 등 다채롭고 흥미있는 이야기들이 매주 1차례씩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금까지 연재됐던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들의 동물원] (1) ‘크누트’의 돌연사 왜 어미곰은 새끼를 포기했을까? [어른들의 동물원] (2) 외로운 ‘블랙스완’ 대량학살의 슬픈 역사 간직한 그들. [어른들의 동물원] (3) 동물들의 사랑 몸짓(상) 고슴도치들은 어떻게 교미를 할까? [어른들의 동물원] (4) 동물들의 사랑 몸짓(하) 수컷뱀 성기 2개로 5시간 짝짓기 [어른들의 동물원] (5) 동물의 심리학 개장수 나타나면 동네 개들 조용해지는 이유 [어른들의 동물원] (6) ‘고리롱’ 박제논란(상) 숨진 로랜드고릴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어른들의 동물원] (7) 우리나라 최초 코끼리 600년전 일본에서 실려와 비운의 삶 [어른들의 동물원] (8) ‘고리롱’ 박제논란(하) 서울동물원, 독자의견 따라 박제 않기로 [어른들의 동물원] (9) 잘못 알려진 진실들 백조는 물속에서도 발짓을 하지 않는다 [어른들의 동물원] (10) 동물들도 자살을 하나? 1주일 만에 새끼 잃은 어미원숭이의 선택 [어른들의 동물원] (11) 술 취한 원숭이들 먹던 과일 씹다 두면 발효돼 자연의 밀주로 [어른들의 동물원] (12) 더위 절대강자 낙타의 비밀 무릎 같은 발목이 하이힐 역할 [어른들의 동물원] (13) 원숭이와 눈 마주치지 마라 동물원 사팔뜨기 안경의 비밀 [어른들의 동물원] (14) 불법포획 돌고래의 고백 사자도 공작도 과거를 숨기는지 몰라요
  • 낙타가 하이힐을 신는 이유는?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하면 생리 장애를 일으킨다. 보통 소는 5∼20도, 돼지는 15∼25도, 닭은 16∼24도의 기온을 좋아한다. 농촌진흥청 조사여서 가축들의 연구 결과만 나와 있지만 동물들도 사람처럼 30도 넘는 날씨는 반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마철과 같은 높은 습도의 날씨도 동물을 못살게 군다. 사람에게 불쾌지수가 있듯 동물에겐 열량지수가 있다. 열량지수는 기온과 상대습도(%)를 곱해 계산한다. 보통 가축은 1000∼1500 사이가 적당하다. 예를 들어 기온이 30도, 습도가 80%일 경우 열량지수는 2400(30도X80%)이 된다. 열량지수가 2300을 넘어서면 가축이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마에 무더위가 겹치는 이맘때가 동물들로서는 가장 힘든 때다. 하지만 삼복더위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독한 놈이 있다. 더위의 절대강자 낙타다. 낙타의 몸 곳곳에는 무더위에 의연할 수 있는 비결들이 숨어 있다. 우선 낙타는 발목의 높이가 어느 동물보다도 높다. 다리 길이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낙타 사진을 보여 주고 “무릎이 어디일까요?”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발목을 짚는다. 이렇게 발목의 위치가 높이 있는 것은 사막의 강한 복사열을 피하기 위해서다. 낙타는 60~70도에 이르는 지면보다 10도 정도는 시원한 곳에 몸통을 둘 수 있다. 더위를 피해 ‘하이힐’을 신었다고 볼 수 있다. 낙타는 또 변온동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체온의 변화가 심하다. 한낮 무더위에는 자기 체온을 41도까지 높였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34도까지 낮춘다. 체내 수분이 땀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한번에 마실 수 있는 물의 양도 100ℓ에 이른다. 웬만한 승용차 기름 탱크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정도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대부분 동물은 그 자리에서 죽는다. 급성 물중독 탓이다. 몸에 다량의 물이 일시에 유입되면 나트륨 등 체액의 전해질 농도가 급격히 낮아져 심장부정맥이나 뇌부종 등을 일으킨다. 낙타가 더위에 강한 또 다른 이유는 날씬한 몸매에 있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뚱뚱하면 땀을 많이 흘린다. 두꺼운 피하지방 때문에 몸 밖으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은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지만, 사막 동물에게 수분 낭비는 치명적이다. 또 낙타는 몸 전체에 필요한 지방을 등 쪽에 몰아넣고 필요할 때마다 빼 쓰는 재주를 지녔다. 통상 몸 전체에 체지방이 퍼져 있으면 체지방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열이 체온을 높이는데 이걸 막기 위한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될 때 사용하는 마지막 ‘지저분한 필살기’도 있다. 오줌을 제 몸에 싼다. 더울 때 마당에 물을 뿌리면 잠시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울대공원에 가도 어지간해서는 이 필살기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 낙타에게 한국의 삼복 날씨는 서늘한 사막의 밤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민주 도청의혹 3각 공세

    민주 도청의혹 3각 공세

    민주당이 KBS 수신료 인상 논란 와중에 불거진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시도했다. 녹취록을 공개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을 고발하는 한편, 당 대표실의 경찰 현장 검증에 반대한 박희태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나아가 사건의 ‘몸통’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일단’ 저지한 만큼 반대 여론에 명분을 획득하고 8월 임시국회까지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당 ‘불법도청 진상조사 특위’ 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은 30일 국회 문화방송관광통신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전날 한선교 의원에게 녹취록 입수 경위를 24시간 이내에 밝혀 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한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박희태 국회의장은 경찰의 현장 검증을 불허하고 국회 차원의 자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민주당에 전달했다.”면서 “제1 야당 대표실이 도청당했는데 이보다 더 큰 인권유린이 어디 있는가.”라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국회 문방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국회의 당 대표실 불법도청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인 만큼 청와대가 몸통인지 한나라당이 몸통인지 청와대가 직접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KBS는 ‘정치권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자료를 통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거창한 것보다 나누고 사는 이야기 담고 싶어”

    “거창한 것보다 나누고 사는 이야기 담고 싶어”

    “언제든 잡혀갈 생각을 했죠. 아니나 다를까 좀 있으니까 종로서 정보과 형사들이 전시장 주변을 돌아다니더군요. 올 게 왔구나 싶어서 기다리는데, 웬걸, 잡아가질 않아요. 왜 그런고 했더니 ‘사람들이 이렇게 줄까지 서서 보는 작가를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잡아가 봐라. 김지하처럼 오히려 작가를 영웅으로 만들어준다’는 얘기가 들어간 거죠. 전시가 끝난 뒤 가택수색 한 번 하곤 그냥 내버려둡디다. 허허” 판화작가 이철수(57). 1981년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열었던 첫 전시의 기억을 뿌연 담배연기와 함께 뿜어냈다. “부작용도 있었어요. 촌놈 초짜가 너무 인기를 끈 거예요. 줄을 서서 보고, 작품이 다 팔려 나가고, 사람들이 너무 몰려 저녁엔 전시장 문도 못 닫고, 그 때문에 다음 전시 준비하던 작가가 항의하고…. 전시란 게 다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하다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하하하.” 30년 만에 관훈갤러리로 돌아왔다. ‘목판화 30년 기획초대전-새는 온 몸으로 난다’를 들고서다. 전시기간은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30년 인생을 113점의 작품에 추려 넣었다. 이 가운데 55점은 2005년 이후 만든 최근작이다. 작품은 간결하고 힘이 있다. 글까지 넣어 이해하기도 쉽다. 그만큼 대중적이다. 어쩌면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은 판화 자체보다 대화였을지도 모른다.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착하게 사는 게 좋을 걸’, ‘나누고 사는 게 좋을 걸’ 이런 거요. 그렇게 작품을 해 놓고 난 그렇게 살고 있나 자문해 봅니다. 그래서 작품 속 인물들에게 그런 표정을 넣어요. 작품 속 얼굴이 제 얼굴인 셈이지요. 족쇄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덕에 내가 이만큼이나마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30년 결산인지라 작품은 다양하게 섞었다. “1970년대 말에 고민했던 게, 참여문학은 많은데 참여미술은 왜 없을까였어요. 아무도 없다면 나라도 하자 했지요. 판화라는 게 일종의 인쇄복제술이잖아요. 데모하는 데 딱 어울리기도 하고, 쉽게 나눠 볼 수도 있고, 그래서 장르의 존재방식 자체가 가장 민주적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사실 지금 와서 보면 거칠고 선동적인 작품이죠.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못난 거, 마음에 안드는 거는 많이 숨겼는데 그때는 시절이 그랬으니 그 시절만의 느낌을 줄 수 있는 것들이라 남겨 놓았습니다.” 그가 대학을 안 나온 사실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제도권 교육을 거부했다는 둥, 데모하다가 ‘잘린’ 게 아니냐는 둥.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간단했다. 원래 수유리 입시미술 학원가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미술학도였단다. 학원들이 ‘공짜로 학원 다니게 해 줄 테니 대신 다른 학생들을 지도해 달라.’고 제안했을 정도였다고. 그런데 서울대 미대에 지원했다가 뚝 떨어졌다. 재수할 집안형편이 못돼 군대에 갔다. 말년 병장 때 유행성출혈열에 걸렸다. 눈, 코, 입으로 피가 쏟아져 정말 죽는구나 싶었단다. “내놓고 떠들 얘기는 아니지만” 그 뒤 몸을 추스르느라 대학 갈 생각을 못했던 것뿐이라고. 최근작들은 어떨까. “밥해 주는 엄마 마음이에요. 미학, 이런 어려운 말은 모르고. 그냥 덜 심심하게, 간 잘 맞춰서 먹을 만하게 해 줘야 할 텐데, 그 생각뿐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내세우고 싶은 작품은 독수리예요. 그전 작품들이 선에 힘을 실었다면, 이번엔 사진처럼 보이는 세밀한 묘사를 해 봤습니다. 그러면서 붓으로 그린 것처럼 번져나간 느낌을 연출해 보고 싶었어요. 독수리가 날아가는 힘, 그걸 해 보고 싶어요.” 제목은 ‘새는 온 몸으로 난다’이다. 고(故) 리영희 선생이 소개해 널리 알려진 말 ‘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에 대한 나름의 수정 작업이다. 여기엔 작업 변화에 대한 이유도 담겨 있다. 그는 1989년 독일 순회전 뒤 민중미술적 성향과 이별했다. “넌 정체가 뭐냐, 좌냐 우냐, 이런 말 하도 많이 들어서. 그 질문에 대해 제가 준비한 답이에요. 이념이니 국경이니 의미가 없다는 세상인데 왜 그런 걸 가지고 아직도 싸우나 싶었습니다. 말하자면 온몸으로 육박하는 존재의 실체가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그런 화두를 던져 보고 싶었어요.” 퍼드덕거리는 날개만 보지 말고 쭉 밀고 나가는 몸통을 보자는 얘기다. 그런데 판화의 시대는 이제 가버린 것은 아닐까. “고민 중이에요. 뭔가 마무리를 잘해야 하는데…. 그래서 디지털 프린트로 만들어 봤어요. 판화라는 게 속성상 사이즈에 항상 제한받다 보니까 디지털 프린트로 하면 크기를 확 키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지요. 그런데 디지털 프린트는 아직 판화로 인정이 안 된대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시뿐 아니라 작품까지 정리한 책 ‘이철수-나무에 새긴 마음’(컬쳐북스 펴냄)도 나왔다. 한마디 덧붙인다. “내가 참 복이 많구나 싶어요. 30년동안 이 짓을 할 수 있었고, 30년 했다고 전시하자는 사람도 있고, 거기에 책 내자는 사람도 있으니. 큰 복이죠. 허허.”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직비리 후폭풍] 檢 ‘국세청 몸통’ 정조준

    부산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대검 중수부가 국세청으로 타깃을 옮긴 것은 의미심장하다. 중수부가 세무조사 무마로비의 ‘몸통’을 규명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검찰은 일단 국세청의 6~7급 등 4명을 수사 대상에 올렸다. 하지만 하위직만을 상대로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은 많지 않다. 부산저축은행이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세무조사 무마는 하위 공무원들에게만 금품을 뿌린다고 성공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이 부패 공직자 사정 분위기에 맞춰 국세청 고위직에 대한 수사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부산저축은행그룹이 금품을 살포한 기관으로 드러난 곳은 금융감독원과 감사원, 금융위원회 등이다. 금감원 부국장 이자극(52)씨에게 1억원, 전 국장 유병태(61)씨에게 매월 300만원씩 총 2억 1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은진수(50) 감사원 전 감사위원에게는 금감원 검사 무마 청탁과 함께 7000만원을 브로커 윤여성(56·구속기소)씨를 통해 전달했다. 김광수(54) 금융정보분석원장도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모두 차관급이나 1~2급 고위 공무원이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부산지방국세청에도 금품을 뿌린 정황이 드러난 만큼, 고위층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부산지방국세청 국장까지 지냈던 세무사 김모(64)씨가 세무 공무원과 부산저축은행 간의 ‘연결 고리’였던 점에 주목, 국세청 고위 공무원, 즉 ‘윗선’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광주지방국세청 서광주세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광주세무서는 2008년 부산저축은행 특수목적법인(SPC)의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세무조사에 나섰는데, 김양(59·구속기소) 그룹 부회장이 2대 주주 박형선(59·구속기소)씨에게 조사 무마를 청탁하고 1억 5000만원을 건넨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박씨가 실제로 서광주세무서에 로비를 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서광주세무서는 그러나 “문제의 SPC는 경기 용인시에 있는 법인으로 광주세무서가 조사할 권한이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김옥균,… ’ 펴낸 박은숙 씨

    [저자와 차 한 잔] ‘김옥균,… ’ 펴낸 박은숙 씨

    ‘1892년 2월 22일(양 3월 28일) 오후 4시경. 중국 상하이 미국 조계(租界) 지내 일본인 호텔 동화양행. 한복을 차려 입은 조선인 자객 홍종우의 권총이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읽고 있는 김옥균을 향해 불을 뿜었다. 탕, 탕, 탕…. 세 발의 총알은 머리와 몸통을 꿰뚫었고 김옥균은 즉사했다. 이 장면은 김옥균의 죽음을 둘러싼 상징적 기호들로 가득하다. 중국, 미국 조계, 일본, 조선, 한복, 홍종우, 자치통감…. 김옥균의 죽음은 이러한 상징적 기호들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짜인 국제적 타살이었다. 신간 ‘김옥균, 역사의 혁명가 시대의 이단아’(너머북스 펴냄). 첫 대목부터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저자 박은숙(55)씨는 이 책을 통해 김옥균의 뒤에는 유교 국가 조선이 있었고 앞에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세계가 있었다는 시대 변화를 중요한 배경으로 삼아 인간 김옥균을 새로이 조명하고 있다. 풍운아 이미지로 굳어진 채 애국과 매국 양 극단의 평가를 받아 온 김옥균에 대한 인간적 시선 또한 새롭게 다가온다. 저자는 그러면서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오늘, 김옥균의 삶의 의미는 무엇이냐.’는 물음을 던지면서 역사 인식의 허점이 어떠한지를 보여 주려 애쓰고 있다. 지난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저자를 만났다.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근대로 이행하는 시기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과 직업적 변화, 갑신정변과 역사의 저 편에 묻혀 버린 행동대원들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김옥균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았다.”면서 “어떤 시대, 전환기에 왔을 때 김옥균은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며 새로운 세상에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고민하는 부분에서 배울 점을 많이 던져 주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갑신정변 때 김옥균 휘하의 행동대원들은 모두 200여명이며 암호는 하늘을 뜻하는 ‘천(天)’이었다. “김옥균은 영혼이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어울려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점도 특장입니다. 넓은 도량과 포용력, 유창한 언변, 강렬한 카리스마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김옥균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했다. 그의 무덤이 될 상하이행을 만류하는 지인들에게 ‘인간만사 운명’이라는 말로 ‘죽을 때’를 암시했다는 것. 결국 김옥균은 조선의 독립과 개화라는 너무나 무겁고 혹독한 숙명의 굴레 앞에서 이승의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김옥균의 파란만장한 인생 골목골목에 밴 절망과 아픔, 고뇌가 느껴져 무심하게 글을 엮어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정읍 출생으로 전북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원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을 겸하고 있다. 저서로는 ‘갑신정변 연구’(역사비평사, 2005), ‘시장의 역사’(역사비평사, 2008), ‘한국노동운동사’(지식마당, 2004, 공저) 등 다수가 있다. 글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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