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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태기 중년부부의 ‘이상한 불륜’

    권태기 중년부부의 ‘이상한 불륜’

    연극 ‘러버’(The lover), 19세도 아닌 20세 관람가다. 거리에 붙은 홍보 포스터에는 나체의 섹시한 여성을 한 남성이 백허그하고 있다. 에로 여배우를 활용한 포스터로 대단히 유혹적이다. 그래서 포스터만 봤을 땐,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 연극인가 싶기도 하다. ‘러버’는 권태기에 빠진 한 중년 부부의 이야기다. 남편은 출근하며 아내에게 묻는다. “당신 애인 오늘 집에 몇 시에 들리지?”라고. 이에 아내는 “3시, 3시에 오기로 했어요.”라고 웃으며 답한다. 비정상적인 이런 대화는 관계 회복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 그 자체다. 권태기에서 벗어나고자 서로 불륜 상대가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 질투하며 둘 사이의 관계에 ‘밀당’(밀고 당기기)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사이코 심리극인가 싶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대화들이 오고 간다. 하지만 극을 5분가량 남기고 비로소 이러한 비정상적인 대화들이 왜 계속 오갔는지, 관객은 깨닫게 된다. 이들 부부의 불륜은 우리가 아는 불륜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 남녀 배우가 나체로 등장하는 장면이 70분 러닝타임 중 1분가량 되지만, 포스터와 달리 야하지 않다. 남녀가 아닌 인간관계의 허무함에 대한 무게감을 더한다.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의 이야기란 점에서 관객의 결혼 여부는 극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부부, 권태기, 남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미혼자보다 기혼자들, 특히 40~50대에서 공감의 폭이 더 넓을 수 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국 작가 해럴드 핀터의 대표작인 ‘러버’는 국내에서는 1974년 ‘티타임의 정사’라는 이름으로 극단 실험극장과 극단 민중극장의 레퍼토리 공연으로 여러 차례 공연됐다. 자극적인 포르노그래피로 접근한 아류작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계기도 됐다. 70분이 러닝타임 중 눈에 띄는 건 잘 만들어진 무대이다. 무대도 배우 같다. 360도 회전식 무대는 전혀 다른 두 개의 공간을 잘 표현했다. 이 작품을 위해 독일에서 생활하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는 이승비(36)의 농염한 몸짓도 극의 긴장도를 높인다. 남편 리차드 역의 송영창(54) 역시 연륜 있는 배우인 만큼,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연기력이 상당하다. 8월 1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 3만~4만원. (02)766-6007.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11)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11)

     두만간 푸른 물에 노젓는 뱃사공  흘러간 그 옛날에 내님을 싣고  떠나간 그배는 어데로 갔소  그리운 내님이여 그리운 내님이여  언제나 오려나. 이시우(李時雨) 작곡『눈물 젖은 두만강』의 1절이다. 김정구(金貞九)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노래는 1935년에 OK「레코드」에서 취입됐다. 국내뿐 아니라 만주(滿洲) 일본 등지에 있는 교포들을 숱하게 울린 노래로, 그리고 근 40년 꾸준히 애창된 노래로 손꼽힌다. 2년 뒤면 60살이 되는 노장 가수 김정구(金貞九)는 지금도 술집 무대에서 이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김정구(金貞九)의「팬」이었던 사람들의 아들 딸들이 이제 다시 김정구(金貞九)의「팬」이 되어 이「두만강 푸른 물-」에 박수 갈채를 보내는 것이다.  김정구(金貞九)는 1934년에「레코드」사「뉴·코리아」에서『어머님 품으로』란 노래를 취입함으로써 가요계에「데뷔」했다. 최근 감기 몸살로 4일간 쉬었다는 그는『4일간이나 노래를 못부른 건 평생 처음』이라고 말할 만큼 꾸준히 노래를 불렀다. 김정구(金貞九)야말로 가요 사상 최장수(最長壽) 가수다.  출생지는 함남(咸南) 원산(元山). 작곡가 겸 가수로 날린 김용환(金龍煥)이 바로 친형이고 일본(日本) 동경(東京)음악학교 출신의 여가수 김(金)안나가 바로 누나다.  『16살에 고향을 떠났읍(습)니다. 그때까지는 교회 합창단에서 노래 공부를 했죠. 3남매가 남매 합창단이 되어 강원도 일대의 교회를 돌기도 했읍(습)니다』  형 김용환(金龍煥)씨한테「바이얼린」을 배웠고 이흥열(李興烈·작곡가) 황재경(黃才景·목사) 두 사람한테「클래식」을 배웠다. 그러니까 당초 김정구(金貞九) 의 꿈은 정통 성악가가 되는 것이었다.  대중 가요로 목청을 돌린 건 돈벌이 때문이었다. 일본서 고학으로 음악학교에 다니는 누님이 너무 고생하는데 자극 받아 돈벌이가 되는 대중 가요를 택했다 한다. 물론 이 시도는 충분히 성공했다.「데뷔」1년 뒤『눈물 젖은 두만강』이「히트」함으로써 김정구(金貞九)는 돈방석에 올라 앉게 된 것이다.  학비 벌려 대중가요 택해···코믹·송으로 인기를 다져  『그때 취입료, 무대 출연료 모두 합쳐서 한달에 1천원 가량 받은 일이 있었죠. 3백50원 주고 고향에 대궐 같은 집을 샀읍(습)니다』그러나 세월 좋을때 마련한 재산은 고스란히 고향에 두고 1·4 후퇴때 빈 손으로 내려왔다.  당초 김정구(金貞九)의 인기는 만요(만謠)라고 불린「코믹·송」으로 굳혀졌다.  「누님 누님 나 장가 보내주」로 시작되는『총각 진정서』나「비단이장사 왕서방」의『왕서방 연서』가 그 방면의 대표곡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장「실크·해트」를 쓰고 부동 자세로 노래하는 게 무대「매너」였다. 만요가수 김정구(金貞九)는 그럴 수가 없었다. 익살스런 노래에 맞춰 익살스런 몸짓을 해야 했기 때문에 손발을 흔들고 몸짓, 고갯짓을 했다. 이것이 새로운『제스처』라고 관객의 환영을 받았다.  목소리가 형 김용환(金龍煥)과 비슷해서 처음에는 오해를 받았다. 김용환(金龍煥)은「포리돌」전속이었는데 김정구(金貞九)가「뉴·코리아」에서『어머님 품으로』를 취입 발표하자 김용환(金龍煥)이 타사에서 취입했다고 일대 소동을 벌였다는 것.  OK로 옮겨와 처음「히트」한 노래가 박시춘(朴是春) 작곡의『항구의 선술집』이다.「부어라 마셔라 탄식의 선술집」이렇게 시작되는 이 비탄조의 노래는 그때 술집 기생들이 무척 즐겨 불렀다.「사나이 우는 맘을 누가 알리요」하는 2절은 그야말로 갈 곳없는 젊은이들의「엘레지」.「파이프 연기처럼 흐르는 신세, 내일은 어느 항구 선술집에서」의 3절은 방황하는 젊은이를「마도로스」에 비유한 것이라 한다.  대표곡『눈물 젖은 두만강』의 작곡 이면에는 흥미있는 일화가 뒤따르고 있다. 작곡자 이시우(李時雨)는 그때 만주지방 공연단을 따라 두만강변 국경 지대인 도문(圖門)에 머무르고 있었다.  갈채받은 노래 때문에 유치장 신세까지  국경의 허술한 여관방에서 잠 못이루고 뒤척이던 그의 귀에 조용히 흐느껴 우는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산란하던 그는 그 여인을 불러 우는 이유를 물어봤다. 그 여인은 남편을 찾아서 국경을 넘어 왔는데 돈벌어 온다던 남편은 일본 경찰에 잡혀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는 것. 그때 독립운동단체의 연락 책임을 맡았던 탓으로 남편은 아마 죽음을 당한 것 같다는 사연.  이 여인의 슬픈 사연을 이시우(李時雨)는 5선지 위에 올렸고 당시 작사자로 날린 김용호(金用浩)가 가사로 만들었다 한다.  만주 지방에 흩어진 교포들은 김정구(金貞九)가 부르는 이「두만강 푸른 물에-」자기들의 설움을 담아 위안을 삼았다. 『낙화삼천(落花三千)』은 김정구(金貞九)에게 1주일간 유치장 신세를 지게 한 노래.「물어보자 물어보아(자) 3천궁녀 간 곳 어디냐」하고 부르는 이 노래는 망해 간 백제(百濟)를 소재로 한 것인데 일경(日警)의 귀에는 항일의 노래로 들린 것 같다. 평양 지방공연에서 이 노래가 갈채를 받자 그때 일경의 앞장이 였던「다까야마」란 한국인 형사가 김정구(金貞九)를 평양경찰로 연행해 가 1주일간 유치장에 넣었다. 마침내 노래마저 금지곡으로 지정했다. 묘한 것은 이 노래가 바로 지원병 응모를 장려하는 총독부의 국책영화『너와 나』의 주제가 였다는 점이다.  <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3월 18일 제6권 11호 통권 제231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2012 상반기 히트상품]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2012 상반기 히트상품]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5.3형 HD슈퍼아몰레드를 탑재한 ‘갤럭시 노트’는 크고 시원한 화면에 선명하고 깨끗한 초고화질로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무게는 182g에 불과해 휴대가 쉽다. S펜은 256단계 압력 인식으로 종이에 글을 쓰듯이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표현한다. 제품은 사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해 특정 기능을 작동시키는 ‘모션(Motion) UX’를 적용했다. 이 기능은 간단한 몸짓만으로 자동 화면 캡처, 소리 일시 정지, 모션 줌, 모션 에티켓 등을 제어하도록 도와준다. 갤럭시 노트는 국내 LTE폰 시장에서 최초로 누적판매 200만대를 돌파했으며, 국내 LTE폰 시장 점유율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기능과 특징을 명확하게 전달한 ‘하우 투 리브 스마트’ 캠페인은 제품이 성공하는 데 주효하게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를 제작, 선보이며 제품의 혁신적인 기능을 부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국내 영화감독 3인과 배우, 음악가, 웹툰 작가가 모여 만든 ‘시네노트’. 시네노트는 이들이 갤럭시 노트를 이용해 촬영, 그림, 작곡 등의 작업을 거쳐 만든 것으로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 치매 시어머니·지체장애 아들과 자살시도한 며느리… 국민참여재판 가보니

    변호인은 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 윤모(20)씨에게 “증인은 어머니가 감옥에 갇히길 원하나요.”라고 물었다. 말을 못 하는 윤씨는 몸을 비비 꼬며 고개를 세차게 내저었다. “싫어요.”라는 의미였다. 25일 오후 2시 서울동부지법 제1법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 피고인 김모(45·여)씨는 자신이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아들 윤씨의 몸짓에 이내 고개를 떨궜다. 김씨는 지난 2월 12일 오후 3시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집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을 비관, 자살을 결심했다. 그러나 잠시 머뭇거렸다.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 김모(69)씨와 아들 때문이었다. 시어머니는 혼자 화장실도 갈 수 없는 처지였다. 거동이 힘든 아들 역시 혼자서는 끼니조차 해결할 수 없었다. 남편은 악화된 호흡기 질환에 일을 하지 못했다. 김씨는 우울증 약을 한꺼번에 삼킨 뒤 시어머니와 아들에게도 나눠 먹였다. 이어 미리 사 둔 연탄에 불을 붙였다. 방문을 닫고 세 식구가 나란히 누웠다. 연탄 연기에 서서히 정신이 혼미해졌다. 곧 후회가 밀려들었다. 김씨는 휴대전화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 달라.”고 외쳤다. 이후 모두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변호인 측은 “김씨가 지난 20년간 알코올 중독에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장애인 아들을 성실히 돌봐 온 점을 들어 선처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또 “김씨가 죽어 가는 상황에서도 구조 요청을 했기에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중지미수 및 실행미수(범죄 실행 전 자기 의사로 행위를 중지한 것)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증언대에 오른 김씨의 언니도 “가세가 기운 것은 아들 병 치료에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라면서 “끼니를 잇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병약한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다.”고 옹호했다. 법원은 이날 김씨에게 징역 1년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죄는 중하나 가정형편이 어렵고, 20년간 시어머니와 아들을 정성껏 돌봐 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길섶에서] 미안합니다/이도운 논설위원

    오늘따라 유난히 몸이 물을 잘 타는 것 같았다. 내친김에 평소보다 10분이나 수영을 더 했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출근족들이 거의 다 빠져나가 한산한 편이었다. 거울을 보며 단장을 하는데, 뒤에 60대로 보이는 노인 한 분이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뭔가 말하려 하다 마는 듯했다. 별 생각 없이 내 할 일을 계속했다. 잠시 후에 또 한 사람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콧수염을 기른 그 사람은 50대로 보였다. 그러자 노인은 그 사람에게 로션을 내밀며 등에 발라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그 사람은 흔쾌히 응했다. 아마도 노인은 조금 전 나에게 로션을 발라달라고 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말을 하지 않았을까. 무표정한 얼굴, 사무적인 몸짓에 거리감을 느낀 것일까. 출근 시간을 다투는 듯 서두르는 모습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아직 젊어 보이는 40대보다는 말 걸기 편한 50대 남자를 기다린 것이었을까. 이유가 무엇이었든간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살아있는 날은/이해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살아있는 날은/이해인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 미술을 만난 몸짓

    미술을 만난 몸짓

    미술과 무용이 한데 모이는 자리가 마련됐다. 8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본관에서 열리는 ‘무브(MOVE): 1960년대 이후의 미술과 무용’전이다. 2010년 영국 헤이우드갤러리에서 시작돼 지난해 영국, 독일 등을 순회전시하면서 인기끌었던 아이템인데 한국에 맞게 변용됐다. 20여명의 작가가 조각·영상·미디어·설치·퍼포먼스 등을 배합한 3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80여점에 아카이브도 주목할 만하다. 1960년대 이후 몸짓과 미술을 어우러놓은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한데 모아뒀다. 스테파니 로젠탈 헤이우드갤러리 수석큐레이터는 “1960년대 이후 미술가와 무용수 모두 팔짱 끼고 작품을 바라만 보던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유하는 작품들을 내놨다.”면서 “관객들이 이번 전시장을 운동장처럼 여기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다. 윌리엄 포사이스의 ‘사건의 진실’은 기계체조에서 볼 수 있는 링을 잔뜩 매달아둔 작품이다. 저런 것에 매달리는 것이 어릴 적에는 즐거움이지만, 나이 들어서는 삶의 무게 때문에 힘들어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매달려놀다 인생의 무게를 느껴보라는 것이다. 브루스 나우만의 ‘녹색 빛의 복도’는 말 그대로 녹색빛이 들이치는 35㎝ 너비의 복도를 설치해뒀다. 그 좁은 공간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신체에 대한 감각을 느껴보라는 제안이다. 작품에 따라서는 시간대에 맞춰 전문 무용수들이 나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현장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온 더 스팟’(On the Spot) 무대도 마련됐다. ‘세일즈맨의 죽음’ 등 6개 작품이 준비되어 있다. 개별 작품과 이들 온 더 스팟 작품에서 미술과 무용이 어떻게 접합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홈페이지(www.moca.go.kr)에서 일정을 미리 살펴보고 가는 게 좋다. 4000원. (02)2188-60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무용수·안무가의 ‘국경 넘은 몸짓’

    2인 1조로, 무용 장르별로, 무용수와 안무가가 합심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최고의 솔로 무대를 선사한다. 한국공연예술센터(HanPAC·한팩)가 8·9일과 15·16일 서울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올리는 ‘2012 한팩 솔로이스트’에서다. 현대무용과 발레, 모던힙합, 한국춤 등 여러 장르에 걸쳐 현역 무용수 9명, 안무가 8명이 참여했다. 신작 6개에, 지난해 찬사를 받은 2개 작품을 포함해 모두 8개 작품이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안무가와 무용수를 분리·조합한 이유에 대해 “안무가들은 무용의 새로운 경향을 작품에 충분히 녹일 수 있고, 무용수들은 새로운 움직임을 경험하고 역량 이상의 몸짓을 발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일과 9일에 오르는 작품은 모두 5개다. 비보이 출신의 무용가 이우재는 프랑스 출신 얀 루르의 안무로, 힙합·현대무용·한국무용의 장르를 넘나드는 ‘현행범’을 선보인다. 현대무용작 ‘아빠’(A pa)는 벨기에 피핑탐 무용단에서 활약하는 김설진이 소속 무용단의 가브리엘라 카리조와 뭉쳐 만들었다. 한국무용작 ‘야행’에는 섬세한 선을 가진 김미애와 역동적인 안무를 보여주는 안성수가 만났다. 안영준은 프랑스 현대무용가 파브리스 랑베르와 현대무용 ‘중력’을 준비했다. 지난해 극찬을 받은 김용걸의 발레작 ‘그 무엇을 위하여’도 오른다 15일과 16일에는 국립무용단의 수석무용수인 최진욱이 이 무용단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윤수의 안무를 받아 ‘이몽’(異夢)을 올린다. 현재 벨기에에서 활동하는 현대무용가 이은경은 벨기에 캠포 아트센터 소속 무용수 피터 암프와 ‘나쁘지 않은 기억들’을 선사한다. 지난해에 이어 앙코르 공연하는 예효승의 ‘발자국’은 벨기에 세드라베 무용단의 알랭 플라텔이 안무한 작품이다. 2만~5만원. (02)3668-0007.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강원도는 축제중

    강원도 곳곳에서 5월의 축제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미치지 않으면 축제가 아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춘천마임축제가 27일까지 문화예술회관과 어린이회관, 수변공원, 축제극장 몸짓 등 춘천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20일 개막식과 함께 ‘아! 水라장’ 등 다양한 도심 속 마임 공연이 선보인 가운데 밤새워 벌이는 난장파티인 미친 금요일과 도깨비난장이 어린이회관과 수변공원 일대에서 진행된다. 미친 금요일은 오는 25일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펼쳐진다. 26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5시까지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도깨비난장은 마임과 록, 풍물, 밴드, 설치미술, 무용, 음악 등 다양한 공연을 통해 관객과 공연팀이 함께 호흡하게 된다. 인제군의 용대리 황태축제도 25일부터 28일까지 황태의 메카인 북면 용대삼거리 행사장에서 펼쳐진다. 축제는 황태요리 경연대회, 황태요리 시식회, 황태 퓨전요리체험, 가마솥 황태국 무료시식회 등 풍성한 황태체험행사를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정선지역의 대표 산나물인 곤드레의 맛과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곤드레 산나물축제도 25일부터 나흘간 정선읍 공설운동장 일대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춘천·인제·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괴물이 되어버린 금융/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괴물이 되어버린 금융/박정현 경제부장

    흡혈 오징어는 화석 속의 괴물이다. 1000~4000m의 깊은 바다에 살면서 물고기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의 50배 크기인 이 괴물 오징어는 고래도 먹어 치운다. 피냄새만 나면 귀신같이 나타나는 상어의 피까지 빨아먹는다. 작년 말 반(反)월가 시위가 한창일 때 미국의 한 시사잡지는 골드만삭스를 흡혈 오징어에 비유했다. ‘돈 냄새가 나는 것은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혈액 깔때기를 꽂아 넣는 인간의 탈을 쓴 거대한 흡혈 오징어’라고 잡지는 폄하했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모조리 먹어치우는 골드만삭스의 거침없는 탐욕을 비꼰 것이다. 미국 월가와 자본주의의 상징인 골드만삭스에 붙여진 흡혈 오징어라는 표현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을 방문하려다 ‘흡혈 오징어 시위’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없던 일로 해버렸다. 표현이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미국 시민들은 흡혈 오징어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본의 40%를 월가와 금융업계 종사자가 가져간다. 아무리 일해도 금융업계와의 연봉 차이는 커지기만 하고, 금융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월가에 대한 분노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반월가 시위는 바로 금융업계 전체의 탐욕을 겨냥한 서민들의 항의의 몸짓이다. 나눔의 정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월가에 보내는 각성의 메시지다. 금융이란 괴물에게 국경이란 무의미하다. 우리나라의 금융과 자본주의도 미국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국에서의 흡혈 오징어는 저축은행들이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오너들이 저지른 일들이 검찰 수사에서 양파껍질 벗겨지듯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그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날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저축은행 오너들이 저지른 행태는 탐욕의 경계를 넘어선 범죄행위에 속한다. 가짜 서울 법대생 행세와 200억원의 은행 돈을 빼내 밀항하려다 붙잡힌 저축은행 회장의 얘기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스토리다. 파블로 피카소와 알베르토 자코메티 같은 세계적인 거장의 미술 작품을 사 모은 행태는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궁금하다. 저축은행 경영진의 영업활동 상당수는 정상적인 투자가 아닌 비정상적인 투기행위들이다. 저축은행 대주주의 행태를 보면 애초에 도덕성이란 게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보여준 행태는 도덕적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수준을 뛰어넘는다. 그들에게는 고객의 돈을 받아 서민을 위해 돈을 굴리고 빌려 준다는 개념 자체가 원래 없었는지 모른다. 한눈 팔지 않고 착실하게 서민과 중소기업 대출에 전념해온 정상적인 저축은행,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에만 충실한 저축은행 직원들은 복장 터질 노릇일 게다. 하지만 영업정지당한 저축은행들이 보여준 행태는 모럴 결핍증을 보여준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저축은행 기능과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저축은행들이 돈벌이 되는 부동산프로젝트에 몰두하는 사이 신용도가 낮은 서민을 위한 대출 기능은 크게 위축됐다고 평가한다. 저축은행들이 중상위 신용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에 집중하는 동안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저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부업체로 내몰리고 있다. 30%가 넘는 저신용자 대출금리는 대부업체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저축은행의 위기다. 신뢰와 윤리를 되찾지 않으면 위기는 되풀이된다. 실효성 없는 판박이 대책으로는 안 된다. 작년에 솔로몬·미래 저축은행 등에 적기시정조치 유예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줘 사회적 비용만 키운 금융당국은 더 이상 미덥지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는 신간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에서 우리 사회가 시장과 윤리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 위에 서 있다고 했다. 윤리와 신뢰 회복 없이는 저축은행의 앞날은 없다. jhpark@seoul.co.kr
  • ‘코리아’ 순복 역 한예리 “노출 배역 들어온다면…”(인터뷰)

    ‘코리아’ 순복 역 한예리 “노출 배역 들어온다면…”(인터뷰)

    분단의 현실을 감동적인 스포츠 드라마로 그려낸 영화 ‘코리아’는 하지원·배두나라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선 작품이다. 관객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력을 자랑하는 그녀들에 기대를 걸고 극장에 들어서지만, 정작 영화가 끝난 뒤에는 유독 뇌리에 남겨진 낯선 얼굴을 떠올린다. 일명 ‘끝판왕’이란 수식어가 붙은 배우 한예리(29)다. 극 중 북한 국가대표 리분희 선수 역을 맡은 배두나와 함께 순박한 함경도 소녀 류순복 선수를 연기한 한예리는 전형적인 미인형의 얼굴도, 이름값 높은 스타도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를 보면 오롯이 느껴지는 진심이 있다. 그 진심어린 눈빛과 몸짓이 저도 모르게 뇌리에 남게 하는, ‘끝판왕’ 한예리는 그런 배우다. 추적추적 봄비가 내린 지난 14일, 작은 카페에 그녀와 마주앉았다. 사실 숱한 독립영화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해 왔지만, 상업영화계에서는 아직 신인인 한예리는 소속사로부터 매뉴얼대로 교육받은 듯한 여타 신인배우와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자유분방함 속에 깊은 내면을 감춘, 그러면서 신선하기까지 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 보니 ‘이 배우, 보통 내공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기자: ‘겸업’이 한국 전통무용수라고 하던데, 어떻게 영화계에 오게 됐어요? -한예리: 대학교 2학년 때, 영화를 전공하던 학교 친구가 안무가 필요하다고 해서 도와준 적이 있어요. 인연이 돼서 연기를 조금씩 하다가 2007년에 오디션 보고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들어왔죠. 벌써 5년 차네요.(웃음) 기자: 독립영화 쪽에 있다가 엄청난 규모의 상업영화로 넘어오니, 다른 점이 있던가요? -한예리: 일단 스텝이나 연기자가 정말 많아서 놀랐어요. 또 텔레비전에서 보던 선배들과 연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다르고요. 최근엔 예쁜 옷 입고 무대인사하며 영화에 대해, 그리고 류순복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다는게 매우 이색적이예요. 기자: ‘코리아’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예리: 다른 사람들은 파트너가 있지만(하지원-배두나, 이종석-최윤영 등), 전 혼자 가야만 하는 캐릭터였어요. 게다가 탁구로 인한 성장통을 겪고 우승에 큰 힘을 보태는 역할이었죠. 그런 나만의 드라마가 있다는게 너무 좋았어요. 기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끝판왕’ 한예리에 분명 관심을 갖게 되요.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려졌다는 사실을 느끼나요? -한예리: 사실 아직 아무도 못 알아보세요(웃음). 전 여전히 지하철이나 버스를 자주 애용하거든요. 스타가 됐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고,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기자: 여전히 무용수로서 무대에 선다고 들었어요. 인간 김예리(그녀의 본명), 춤추는 김예리, 연기하는 한예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한예리: 장녀다 보니 집에서는 의젓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무용을 할 때에는 무대 위에서 완벽해지기 위해 냉철하게 노력하는 편이고요. 연기를 할 때에도 무용 할 때와 비슷하지만, 현장에서는 제가 막내다 보니 약간 어리광이 생기기도 해요.(웃음). 기자: 하지원씨나 배두나씨 등 가까운 선배들은 과감한 노출이나 섹시함을 강조한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본인에게 이런 작품들이 들어온다면? -한예리: 훌륭한 감독님과 시나리오, 스텝과 배우가 함께 한다면 아무 상관없어요. 좋은 작품에서 필요한 장면이라면 배우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엔 윤여정 선배님이 영화 ‘돈의 맛’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를 선보이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배우로서의 용기와 열정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정말 최고,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기자: 노출 연기 등 다양한 면에 있어서 연예계, 영화계는 여배우에게 힘든 곳이잖아요. 본인은 어때요? -한예리: 공개 연애는 힘들 것 같아요(웃음). 선배들도 연애하려면 구석에서 조용히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여배우라서 힘든 점도 있겠지만,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힘든 거라고 생각해요. 기자: 요새 시나리오 막 쏟아질 것 같은데. 코리아 이후에 어떤 작품이 기다리고 있나요? -한예리: ‘환상속에 그대’라는 독립 장편영화 촬영을 마쳤어요. 올해 부산영화제에 출품예정이라 하반기에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함께 작품 하고 싶은 남자배우 있어요? -한예리: (망설임 없이) 양조위! 국내에서는 황정민 선배님이나 최민식 선배님, 송강호 선배님, 김윤식 선배님 등과 촬영해보고 싶어요. (기자가 워너비 상대배우들의 평균연령이 너무 높은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하정우씨나 박해일씨, 이선균씨 스타일도 너무 좋아요. 그런데 하정우씨 빼고는 다 유부남 이시네요. 하하. 기자: 마지막으로 한예리의 10년 후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예리: 저보다 12살 많은 선배님께 여쭤본 적이 있어요. 그 나이가 되면 사는게 나아지냐고. 그랬더니 선배님은 “더 힘들지만 어느 길로 가야되는지는 분명해진다.”하시더라구요. 열심히만 하면 시간이 흘러서 그 길을 잘 갈 수 있을 거래요. ‘좋은 배우’라는 타이틀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줘야지만 얻을 수 있는 거잖아요. 좋은 배우로 불릴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는 한예리로 살고 있지 않을까요? 글·사진=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12 여수세계박람회] “안내부터 통역… 1만 4300명이 뜁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안내부터 통역… 1만 4300명이 뜁니다”

    “여수엑스포 성공은 우리의 얼굴에 달렸다는 각오로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일 개막하는 여수엑스포 현장에는 1만 43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이들은 전국 140개 단체들이 뭉쳐서 조직된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고진광(57) 한국자원봉사협의회 공동대표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 고 대표는 8일 현장을 점검하며 30년 전부터 전국의 어렵고 힘든 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온 노하우를 이번 엑스포에 다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들 자원봉사자는 앞으로 엑스포 기간인 93일간 엑스포 현장 곳곳에서 비지땀을 흘린다. 자원봉사자들은 1430명 단위로 10일간 활동을 한다. 봉사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계층으로 이뤄졌다. 70대 봉사자들은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어 일본인들의 안내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당은 고작 1만원이다. 고 대표는 “자원봉사자들은 전국에서 지원한 사람들 중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될 만큼 봉사 정신과 희생의 의미를 알고 있다.”며 “안내에서부터 외국어 통역 등 전 분야에 걸쳐 세심한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또 “이번 자원봉사는 국내 최초로 정부가 민간단체에 관리를 위탁해서 하는 활동이어서 우리는 그만큼 책임감과 보람을 함께 느끼면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대표는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의 미소나 표정, 몸짓 하나가 여수엑스포를 찾는 관람객들의 첫인상을 좌우한다는 각오와 국가 위상을 높인다는 자부심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연극리뷰] ‘서툰 사람들’

    [연극리뷰] ‘서툰 사람들’

    110분 내내 배를 잡고 웃고 싶다면 서울 대학로로 달려가자. 장담하건대 KBS 2TV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기고, 어지간한 개그 프로그램보다 유머가 넘친다. 장진 감독의 연극 ‘서툰 사람들’ 이야기다. 장진 식 개그는 신호 없이 은근히 다가와 가볍게 툭 치고 지나가지만, 그 파장이 큰 편이다. 대본 자체의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베테랑 배우 정웅인, 예지원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25세 중학교 여교사 화이, 87년생 좀도둑 장덕배. 이 둘은 화이의 작은 아파트에서 서툰 도둑과 서툰 인질로 대면한다. 덕배는 도둑질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훔칠 물건보다는 집주인을 먼저 생각하고, 집주인 손목에 상처라도 날까 싶어 밧줄에 매듭 맺는 법을 적어올 정도로 배려심 많은 도둑이다. 화이는 덕배가 자기 집에 훔쳐갈 귀중품이 없는 것이 안쓰러워 비상금 위치까지 먼저 털어놓는 순진한 집주인이다. 시간이 갈수록 대사와 행위가 서툴기만 하다. 근데 그 서툶이 관객에게 큰 재미를 준다. 남의 사정 봐가면서 적당히 털 줄 아는 도둑 장덕배는 여교사 화이집을 털려고 침입한다. 생각보다 진입이 쉬웠다. 문도 잠그지 않고 그녀가 잠들었기 때문이다. 덕배는 도둑질에 열을 올리지만, 사회 초년병 화이의 자취 집엔 돈 나가는 물건이 없다. 옥신각신하는 와중에 바로 아래층 집에서 한 남자가 자살 소동을 벌이고, 동네에 경찰과 소방차가 출동, 덕배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뜻하지 않게 화이의 집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된 덕배는 우연히 화이를 귀찮게 쫓아다니는 남자 문제를 해결해 주고, 새벽 5시에 들이닥친 화이의 아버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는 등 그야말로 좌충우돌의 하루를 보낸다. 줄거리만 읽었을 때에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드라마 스토리 라인은 비논리적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직접 극을 보며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 깨알 같은 재미의 대사 등을 음미하며 배를 잡고 웃는 과정에서 진정한 참맛을 느낄 수 있다. 도둑과 집주인으로 만난 두 남녀가 친구가 되는 과정은 ‘유쾌함’ 그 자체다. 극이 시작되기 앞서 장진 감독은 종종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철학적이지도 않고, 시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편안하게 웃고 즐기시다 보면 극을 보고 집에 돌아가실 때 즈음 가슴 한쪽에 무언가 남으실 겁니다.”라는 장 감독의 말은 진짜 극이 끝나고 난 뒤 100% 공감할 수 있다. 장진 감독은 관객과의 만남에서 연극 ‘너와 함께라면’ 티켓과 배우들의 브로마이드 등을 객석에 선물한다. 티켓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은 ‘54년생 이하 어르신들’ 또는 ‘특별한 날을 맞아 가족끼리 공연장을 찾는 관객’등이다. 극을 보는 재미 외에도 이런 이벤트를 통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연극 ‘서툰 사람들’의 또 다른 매력이다. 연극 ‘서툰 사람들’은 주인공 장덕배 역을 조복래 정웅인 류덕환 3인이 번갈아 가며 열연하고 있다. 여교사 화이 역 또한 예지원, 이채영, 심영은이 트리플 캐스팅 됐다. 5월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3만 5000원. (02)766-6007.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객석을 떠난 그들/신동호 시인

    무용공연을 보았다. 주변이 총선으로 분주했던 지난달, 불 꺼진 객석에 앉아 원초적인 몸짓과 문명이 만나 가는 과정을 보았다. ‘먼저 생각하는 자-프로메테우스의 불’이란 다소 긴 제목의 이 공연은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으로 이루어졌다. 안무가 정영두는 말한다. ‘기술의 진화와 행복의 진화가 비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으로 공연을 준비했다.’라고. 안무가가 의도한 대로 음향과 조명 등 실험적인 기술이 춤과 만난 신선한 공연이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쏠렸다. 놀랍게도 출연자들 모두 아마추어들이었다. 약제보조사에서 무역회사 직원, 고등학교 교사가 있는가 하면 증권사 브로커도 있었다. 그들은 공연을 위해 두 달간 많은 시간과 열정을 바쳤다. 자정이 넘게 땀을 흘리며 스물세 명의 출연자는 변화해 가는 자신의 몸을 보았을 것이며, 또한 생소했던 갖가지 기술이 자신들과 어울려 하나의 공연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누구보다 깊이 만났을 것이다. 안무가의 의도를 표현하고자 거듭 연습을 반복하면서 그들 스스로 기술문명을 성찰하는 철학자가 되었으리라 생각하니, 공연의 의미가 더 소중하게 다가왔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차이는 문화에 있었다. 크로마뇽인의 거주지에서 발견되는 동굴벽화와 동물조각품들은 생존과 무관한 것들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죽은 자에 대한 연민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각품을 나누며 같은 감성을 확인하는 동안 공동체의 결속은 더욱 단단해졌다. 내가 베푼 친절이 후대에라도 좋은 영향을 미치리란 생각은 문화적 감성을 통해 각인되었고, 이타심은 유전자에 기록되었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춤으로써 생존이 불안했던 크로마뇽인은 비로소 존재의 위안을 받았음이 분명하다. 사회가 분화되고 전문화될수록 오히려 문화의 참여는 줄어들었다. 마을 축제는 공동체의 전 성원들이 준비하고 참여함으로써 완성되었다. 판소리는 단지 공연자의 소리로만 구성되지 않았고 관객의 추임새가 더해져야 했다. 현대사회는 그러한 참여의 기회를 박탈한다. TV는 갖가지 공연을 화려하게 보여주지만 향유밖에 할 수 없고, 영화는 표를 사는 적극적인 행위를 전제하지만 마찬가지로 참여의 문은 닫혀 있다. 전문화된 문화는 오케스트라나 뮤지컬처럼 고급화되어 일상적으로 향유하기에도 부담스러울 지경이니 참여는 언감생심이다. 문화적 감성을 전이하지 못하는 현대의 크로마뇽인은 존재의 불안함을 갖고 산다. 축제의 공간도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어 있으며, 주가를 올리는 합창단도 정작 참여하기에는 만만치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문화에 대한 참여의 공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닌데, 현대 사회에서 문화의 향유와 참여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준 공간은 바로 교회다. 성가대의 노래를 듣고 목사의 연설을 향유하고 동시에 함께 찬송가를 부름으로써 교인들은 일상적으로 문화 참여의 기회를 갖는다. 함께 찬송하며 그들은 기꺼이 성경의 말씀에 동의하고 교회공동체 안에서 존재의 위안을 받는다. 문화에의 참여는 인간성에 대한 감수성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독일의 작가 브레히트는 연극에 일반인을 참여시킴으로써 파시즘에 대해 국민 스스로 저항할 힘을 키웠는데 이를 ‘교육극’이라 불렀다. 향유보다 참여가 삶의 주체가 될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례 중 하나인 셈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작한 문화바우처는 문화복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부분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의 집’ 사업처럼 문화에 참여할 기회는 가질 수 없고 단순히 관람을 지원하는 소비적 형태를 띠고 있다. 과연 이를 통해서 저소득층 사람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회에서도 하는 일을 정부가 방치한다면, 국민은 국가를 통해 존재의 위안을 받을 수 있을까. 객석을 떠나 무대 위에 선 그들을 통해 문화 참여의 중요성을 정부가 인식하길 바란다. 광범위한 정치 참여 또한 문화적 감수성의 향상을 통해 발현될 터이다.
  • 伊 축구선수 모로시니 경기중 심장마비 사망

    이탈리아 21세 이하 청소년대표를 지낸 축구선수 피에르마리오 모로시니(26·AS리보르노 칼초)가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올해 초 세리에A 우디네세에서 임대된 모로시니는 15일 아드리아티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스카라와의 2011~12 세리에B(2부리그) 35라운드 원정경기 전반 31분쯤, 몇 차례 비틀거리다 운동장에 쓰러졌다. 경기는 중단됐고 의료진이 구급차 안에서 1시간 30분 넘도록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15세에 어머니를 잃고 2년 뒤 아버지를 떠나보낸 모로시니는 누나와 함께 살며 소년가장 역할을 하면서 축구에 대한 꿈을 키웠다. 얼마 전 장애인 동생이 자살해 슬픔에 젖어 있었는데 이번에 본인이 세상을 뜬 것. 그가 축구에 대한 꿈을 키웠던 아탈란타 유스팀의 미노 파비니 이사는 “늘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이를 돕는 일만 생각하는 선수였다.”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동료 선수들은 경찰차량이 경기장 출입구를 막아 구급차의 진입을 지연시키지만 않았으면 그를 살릴 수 있었다고 항의했다. 페스카라의 골키퍼 루카 아나니아(32)는 “다른 차량이 입구를 막고 있는 바람에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선수와 구단 관계자들은 다급한 몸짓을 하며 구급차가 빨리 들어올 것을 재촉했고 결국 몇몇 동료들이 들것을 이용해 모로시니를 구급차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이 경기는 물론 주말에 예정됐던 세리에A 33라운드 등 이탈리아의 모든 축구 일정이 취소됐다. 지난달 22일에는 인도 방갈로르 마스의 미드필더 D 벤카테시(27)가 서부철도클럽과의 지구 축구협회배 경기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뒤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졌다. 당시 구급차가 없어 3륜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세상을 등졌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중국의 혼이 담긴 중화예술의 꽃 ‘경극’

    중국의 혼이 담긴 중화예술의 꽃 ‘경극’

    중국의 화려한 역사와 활기찬 오늘을 보여 주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 ‘베이징에서 발전한 연극’이라는 뜻을 가진 경극은 화려하고 심오한 예술성으로 200년 넘게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13일 오후 7시 35분에 방송되는 EBS ‘세계의 무형문화유산’에서는 중국의 혼을 살아있는 미학으로 승화시키는 경극을 매란방 경극단의 단장 리훙투와 그의 제자인 장진을 통해 만나 본다. 경극은 중국의 고대 역사를 기본으로 노래, 낭송, 연기, 무예가 합쳐진 중화예술의 꽃이다. 또한 별다른 장치가 없는 텅 빈 무대에 연기자들이 노래, 낭송, 연기, 무예라는 네 가지 기예와 입, 손, 눈, 몸, 걸음으로 만드는 다섯 가지 표현법로 연극을 화려하게 수놓는 ‘4공 5법’의 종합예술이다. 경극은 그 기원이 어느 시점부터 시작되었는지 명확하지 않다. 18세기 청나라 건륭의 80세 생일잔치를 기념해 ‘안후이성’이라는 극단이 펼친 연극이 경극의 시발점이라고 전해진다. 경극을 이해하려면 나름의 심미안과 사전지식이 필수다. 경극에는 고전 문학인 삼국지부터 기존 역사 이야기를 재구성한 패왕별희까지 중국의 고대사, 전통, 문화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또한 남성인 생과 여성인 단, 폭력적인 악한 역할의 정과 감초 역할의 축, 네 개 배역이 펼치는 ‘과장의 예술’ 속에서 등장인물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해야 한다. 연기자가 펼치는 걸음걸이, 안색, 말투, 몸짓, 눈높이, 신발 모양, 얼굴 분장색 하나하나가 상징하는 함의를 관객이 이해해야 비로소 하나의 경극이 완성되는 것이다. 현대의 중국인들에게 경극은 친밀하지 않다. 서민이 접하기에는 공연관람가격이 비싸고, 구성요소들도 난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극은 그들에게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해 볼 수 있는 조국의 혼, 그 자체이자 전통 예술이다. 북경 경극원에 입단한 지 벌써 20년차인 매란방 경극단의 리훙투(50) 단장은 연극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매화상 18회 수상자이다. 경극에 있어서 베테랑이 된 그이지만, 그는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나 모래주머니를 차고 연습에 매진한다. 경극을 더 나은 길로 발전하게끔 이끌고 후대에게 올바르게 전승해야겠다는 소명의식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3년 전, 진지하게 경극을 배워보고 싶다는 제자가 찾아왔다. 바로 장진(28)이다. 12살 무렵부터 경극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몇 년 전 다리 부상을 입으면서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매란방 같은 경극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한평생을 해도 이해할 수 없다는 심오한 경극에 빠져들어 스승의 뒤를 따라 묵묵히 경극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공연리뷰] 英무용단 DV8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

    [공연리뷰] 英무용단 DV8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

    “여기 누가 탈레반보다 도덕적으로 낫다고 생각합니까(Who here feels morally superior to the Taliban?).” 무용수가 던지는 첫 질문부터 심각하다. 입을 연 무용수는 객석을 등지고 서 있는 다섯 명을 벽 삼아 몸짓을 이어간다. 마치 의자라도 있는 양 자연스럽게 앉아 팔걸이에 팔을 얹는 자세를 취하는가 하면, 두 팔을 등 뒤로 꺾어 맞잡고, 몸을 꼬고, 흔들림 하나 없이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기도 한다. 굉장히 유연한 움직임이 마치 관절인형 같다.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 등 소재 지난 6~8일 3일 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 위에 오른 피지컬 시어터 DV8의 ‘캔 위 토크 어바웃 디스’(Can We Talk about This)는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공연이었다. DV8이 ‘일탈하다’의 영단어 디비에이트(deviate)에서 나온 것처럼, 예술감독 로이드 뉴슨(55)은 매 작품마다 일탈을 이어갔다. 2005년 내한공연에서 올렸던 ‘저스트 포 쇼’(Just for Show)에서는 현대사회의 허영과 환상을 들춰내고, 2008년 작 ‘투 비 스트레이트 위드 유’(To Be Straight with You)에서는 종교적 관용과 동성애의 문제를 다루었다. ‘캔 위 토크’는 과격한 이슬람 원리주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 다문화주의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세계 초연된 이 작품은 공연을 할 때마다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실제로 그럴 만했다. 무용수들이 무대에 서서 1990년부터 2004년을 거슬러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테러를 당한 사람들을 소개하며 사진들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소설 ‘악마의 시’(1988)를 집필해 암살 현상금이 걸린 영국작가 살만 루시디와 덴마크 신문의 마호메트 풍자만화 작가, 무슬림 여성들의 인권에 관한 단편영화를 찍은 후 살해당한 네덜란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 등이다. 바닥에 떨어진 사진 위로 검은 속옷 차림의 여성이 아름답고 유연하게 춤을 추며 자신의 몸에 펜으로 그림을 그린다. 여성이 중얼거리는 것은 이슬람 문화가 여성의 몸을 얼마나 ‘하찮고 더럽게 보는지’에 대해서다. ●테러영상 통해 문제의식 고양 이슬람 여성 인권에 대해 발언했던 영국 노동당 의원 앤 크라이어의 의견을 전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손에 찻잔을 들고 있는 왜소한 여성은 한 남성을 받침대 삼아 고난도의 동작을 보여준다. 남성을 의자 삼아 다리를 꼬고 앉는가 하면, 남성의 두 팔을 밟고 허공에 꼿꼿하게 서 있다. 남성의 등 위로 편하게 기대 누운 자세나 남성의 머리 위에 찻잔을 올려놓은 것이 마치 거실에서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끊임없이 대사를 읊어대면서도 동작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무용수 11명을 보면 얼마나 잘, 또는 혹독하게 훈련받았을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런 장면 사이사이에 테러당한 인물들에 대한 기록영상이나 사건 묘사, 증언들을 보여주면서 공연 ‘캔 위 토크’는 의도했던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끌어올린다. 이 작품에 대해 영국 텔레그라프는 “눈을 뗄 수 없는 작품. 훌륭할 뿐만 아니라 용감하기까지 하다.”고 극찬했다. 지난 3월 런던 내셔널시어터에서 이어진 공연에서는 “폭동을 일으키려고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무용수들의 훈련 강도 느껴져 지난 8일 공연에서 관객과 대화에 나선 로이스 뉴슨은 이런 반응들에 대해 “이것은 사실에 근거한 작품이고, 모든 무슬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일부 극단적인 무슬림에 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출연하는 무용수 중에도 무슬림 출신이 3명이나 있는데, 그들 역시 극단적인 무슬림들의 불관용에 공포를 느끼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사는 역설적이게도 “나는 자유로워지고 싶다. 그래서 나는 침묵해야 한다(I want to be free, so I need to shut up).”이다. 이에 대해 뉴슨은 “잔인한 조크”라고 설명했다. “침묵을 지키는 한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 계속 침묵하고 있었다면 유럽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이 마녀로 누명을 쓴 채 처형당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좀 더 일찍 이야기했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고전 발레의 정수를 뽐내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고전 발레의 정수를 뽐내다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페티파의 3대 발레 걸작 중 하나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4월 5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6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아름다운 플로레스탄 왕궁에서 탄생한 오로라 공주가 그녀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마녀 카라보스의 저주로 100년간 잠들어 있다가 데지레 왕자의 달콤한 키스로 다시 깨어난다는 샤를 페로의 동화가 원작인 작품이다. 고전 발레의 교과서라고도 부를 만큼 형식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작품인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기초에 충실하면서도 고전무용다운 우아함과 높은 기교를 선보이는 주역무용수들의 움직임이 매우 인상적이다. 또한 3막에 등장하는 페로의 또 다른 캐릭터(파랑새와 플로리나 공주, 장화신은 고양이와 앙증맞은 흰 고양이, 빨간 두건 소녀와 늑대)와 여섯 요정의 바리에이션으로 이뤄진 결혼 축하연 장면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얼마나 뛰어난 무용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는 10년의 파트너십을 자랑하는 황혜민-엄재용, 강예나-이현준 외에도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김나은, 손유희-이동탁, 김채리-이승현 등이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다. 특히 올 3월 수석무용수 타이틀을 달고 첫 무대를 펼친 데지레 왕자 역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타고난 신체적 조건과 뛰어난 기량으로 무대를 압도, 오로라 공주에 비해 그리 많지 않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매 장면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또 김채리-이승현은 간판급 주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탁월한 실력을 선보여 유니버설발레단의 세대교체에 밝은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동화 속 인물을 현실로 데려온 듯한 라일락 요정의 아름다운 몸짓과 주역무용수를 능가하는 뛰어난 기량 역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3막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앙증맞은 결혼 축하연 장면은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인형’의 멜로디가 너무나 익숙해서 이제는 식상하다고 느끼는 관객 또는 발레를 자주 접해보지 않은 관객 등에게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다. 차이콥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 선율은 익숙하지 않아 새롭고, 귀족적이며 화려한 유럽풍 무대와 무용수들의 우아한 몸짓은 발레를 전혀 모르는 관객 역시 동화 속 세상으로 이끈다. 문훈숙 단장과 오로라 공주 역을 맡은 강예나의 해설로 진행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MBC는 어떤 아티스트인가/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최근에 ‘아티스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5개 부문에서 수상을 한 이 영화는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가던 시기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의 최고 흥행 배우였던 조지는 유성영화를 예술로 인정하지 못해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하게 된다. 반면에 우연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에 입문한 신인 여배우 페피는 유성영화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최근에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아티스트의 주인공 조지와 같이 시대에 뒤처져 밀려나는 미디어 기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페피와 같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무장한 신생 미디어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이지만 신문 판매와 광고 수익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 3월에 온라인 뉴스를 유료화한 페이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가입자는 40만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런데 2005년에 설립한 블로그 기반의 뉴스 웹사이트인 허핑턴포스트는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면서 월 방문자 수 3550만명을 기록해 뉴욕타임스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추월했다. 허핑턴포스트는 2011년 2월에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 5500만 달러에 인수됐고 6세 꼬마가 100세 노익장을 꺾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반스앤드노블은 1300개의 점포를 가진 미국 제1위의 서점 체인이었으나 전자책 시장의 점유율이 2위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돼 결국 리버티 미디어의 투자를 받아 회생하게 됐다. 반면에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온라인 장터로 그리고 다시 온라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1800만개에 달하는 영화, TV쇼, 음악, 잡지, 전자책 등의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 생태계의 리더가 됐다. 블록버스터는 20여년간 미국에서 DVD 대여 시장의 1위였으나 2010년 9월에 파산 신청을 했고 최근에는 6500개의 점포 중 1500개를 폐쇄했지만 결국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인수됐다. 한편 네트플릭스는 온라인 주문과 우편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연체료를 없애며 DVD 대여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로 사업방식을 다시 바꾸고 있다. 10주차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이에 대응한 사측의 해고와 징계조치로 진통을 겪고 있는 MBC의 상황을 보면 공영방송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노조의 입장이나 정당한 경영권 행사를 주장하는 사장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또 다른 이유에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다.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광고에 의존하는 상황 때문에 사실상 상업방송과 차별화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채널 경쟁력의 하락을 경험해 왔다.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도 MBC는 30대 시청자에게서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으나 40대 이상은 KBS에, 특히 20대 이하는 NHN에 1위를 내주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다양한 방송 플랫폼이 공존하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 지상파 방송의 직접 수신율이 8.9%(수도권 지역의 직접 수신율은 5% 전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미 방송 플랫폼으로서의 지상파 방송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뉴욕타임스, 반스앤드노블, 블록버스터의 위기를 초래한 미디어 환경변화가 이미 MBC를 강타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회사의 생존을 고민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노사는 무성영화에 집착하다가 몰락한 아티스트 조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아티스트’는 성공한 페피가 조지에게 손을 내밀고 조지는 페피의 지원 속에 무성영화의 몸짓과 탭댄스 소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로 유성영화에서 재기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MBC가 조지와 같이 극적으로 재기하려면 노사는 공히 아직은 남아 있는 시청자의 애정을 바탕으로 안팎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물론 정체성, 소유구조 등 MBC의 문제는 MBC 혼자만의 힘으로는 풀기 어렵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변신은 MBC의 몫이다.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3) 대구 도동서원 ‘김굉필 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73) 대구 도동서원 ‘김굉필 나무’

    나무와 더불어 사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땅을 만들자는 뜻에서 정한 기념일, 식목일이다. 처음 지정한 60여년 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기후 탓에 날짜를 앞당겨야 한다는 논의도 있지만, 아직은 그대로다. 굳이 나무를 심어야만 하는 게 아니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겨 보는 날로서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나무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를 골라 보호수로 지정하는 산림청 방식이 있는가 하면, 살아 있는 생물로서 최고의 지위라 할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문화재청 방식도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독자적 방법도 있다. 그 가운데 대구광역시의 나무 보호 방법은 유난히 눈에 띈다. ●나무에 스쳐간 옛 사람의 자취를 찾아 “2002년이었어요. 당시 녹지과장이던 이정웅 선생님이 아이디어를 내셨지요. 사람과 더불어 오래 살아온 생명체이니, 나무에서 선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보호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이었어요. 나무를 스쳐간 옛 사람들의 삶을 찾아내 나무에 새기고, 지역을 빛낸 선조들의 업적도 기리자는 거죠. 나무를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겠지요.” 대구시청 공원녹지과의 이재수(29) 주무관은 10년 전 특별한 방법을 찾아내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는 그때에도 지금처럼 녹지과에 근무했다. 달성군 도동서원 대문 앞에 우뚝 선 커다란 은행나무가 ‘김굉필 나무’라는 이름을 얻은 것도 그때였다. 도동서원을 처음 지으면서 심은 이 나무는 서원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그저 ‘서원목’(書院木)으로만 불리던 도동서원 지킴이 나무였다. 나무의 이름이 된 김굉필(宏弼, 1454~1504)은 서울 태생이지만 청소년기를 대구의 현풍 지역에서 보낸 인물로, 고려의 정몽주에서 조선의 김종직으로 이어진 성리학의 정통성을 지킨 사림(士林)세력의 중추였다. 연산군 재위 시절인 1498년에 신흥 세력을 경계하기 위해 훈구파들이 일으킨 무오사화에 연루돼 억울한 죽음을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조선 성리학을 대표하는 대학자였다. 그는 중종 반정(反正)으로 조광조가 정치세력의 중심으로 등장하면서 복권되어 정여창·조광조·이언적·이황과 함께 동방오현(東方五賢)으로 추앙됐고, 대구 지역 정신사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선조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도동서원은 그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외증손인 예학자 정구(鄭逑, 1543~1620)가 세운 400년 전 건축물이고 서원 앞의 은행나무는 완공을 기념하여 정구가 손수 심었다. ●대구 지역을 빛낸 인물과 나무의 만남 “대구시를 빛낸 인물들과 또 대구를 대표할 만큼 훌륭한 나무를 함께 찾았지요. 인물과 나무의 연관성을 찾은 뒤에는 향토사학자를 비롯해 해당 인물의 문중 어른들께 꼼꼼한 심사를 부탁했지요.” 이 주무관의 이야기대로 치밀한 고증 과정을 거쳐 사람의 이름을 얻은 대구시의 나무는 모두 24그루다. 식민지 시대의 화가 이인성이 그림으로 표현했던 계산성당의 감나무에는 ‘이인성 나무’, 천년 고찰 동화사의 법당 뒤편에 서 있는 오동나무에는 이 절을 창건한 스님을 기억하기 위해 ‘심지대사 나무’라는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다. 이어 시청에서는 이 같은 나무들을 더 많이 알리고 지키기 위해 사연을 알기 쉽게 새긴 안내판을 세웠다. 안내판에는 디자인뿐 아니라 내용 등에도 세심한 손길이 닿았다. 여느 보호수 안내판과 달리 자세한 사연과 함께 나무와 관련된 정보 등을 알알이 적었을 뿐 아니라, 나무에 어울리는 단아한 디자인도 고려했다. “기념할 만한 나무를 정한 뒤에 시민 답사단을 모집했지요. 참가자들은 나무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어요. 그동안 그저 문화재만 찾아보았는데, 이제는 문화재를 아름답게 하는 자연물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었어요.” 도동서원과 김굉필 나무는 그런 점에서 더없이 맞춤한 선택이다. 도동서원 자체만으로도 조선 중기 서원의 전형을 갖춘 빼어난 건축물인 데다, 은행나무도 대구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전체의 은행나무를 대표하고도 남을 만큼 훌륭한 나무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으로 지어낸 건축물과 그 곁에서 자라난 자연물을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좋은 답사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땅바닥에 내려앉은 가지 풍경은 절경 25m의 큰 키에 줄기 둘레가 8.7m에 이르는 김굉필 나무는 사방으로 30m 가까이 나뭇가지를 펼쳤는데, 그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만히 땅바닥에 내려앉은 남쪽의 굵은 가지가 펼쳐 보이는 나무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쪽의 큰 가지는 30년쯤 전에 부러졌다. 당시 부러진 가지를 치우기 위해 잘라내자 8t 트럭이 가득 찼다고 한다. 전체적인 균형은 깨졌지만, 그 바람에 오히려 비상하려는 몸짓이 느껴질 만큼 나무는 웅혼한 기상을 갖췄다. 그동안 사람들은 도동서원이 누구를 배향한 서원인지를 기억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서원 앞에서 ‘김굉필 나무’라는 이름으로 우뚝 선 은행나무를 바라보았다면, 도동서원과 김굉필과의 관계는 잊지 않을 것이다. 또 김굉필이라는 옛 선비가 대구를 빛낸 인물이었음도 자연스럽게 기억할 것이다. 서원을 지은 사람도, 나무를 심은 사람도 모두 떠났지만 한 그루의 은행나무는 이제 사람의 이름을 얻어 사람처럼 보호받으며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나무를 사람처럼 보호하려는 대구시의 독특한 나무 보호법이 유난히 고마운 식목일이다. 글 사진 대구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35번지. 대구시의 서쪽에 자리잡은 도동서원에 가려면 중부내륙고속국도의 현풍 나들목으로 나가서 우회전한다. 7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저수지가 나오는데, 그 옆으로 난 도로로 나간 뒤 다시 저수지를 끼고 우회전한다. 4.5㎞ 가면 낙동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제방이 나온다. ‘도동서원’을 알리는 교통안내판에 따라 우회전한다. 다람재라는 이름의 그리 험하지 않은 고개를 넘으면 낙동강이 내다보인다. 고개 넘어 만나게 되는 첫 마을에 도동서원이 있다. 나무는 서원 대문 앞 너른 마당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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