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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 미술관 속으로] (39) 테크노마트 ‘빛-우주21’

    [거리 미술관 속으로] (39) 테크노마트 ‘빛-우주21’

    단 3초만에 상대방에게 호감이나 비호감을 갖게 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건물의 첫인상 역할을 하는 것이 로비. 어떤 인상을 주느냐에 따라 건물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첫인상은 33m 높이의 보이드 공간(몇개 층을 관통해 뚫려있는 곳)에 달린 ‘빛-우주21’(27m·알루미늄)로 좌우됐다. 얼핏 크리스마스 장식줄을 꼬아 달아놓은 듯, 커다란 다슬기 모양의 용수철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듯, 육중한 몸이 바람을 타고 천천히 돌아가며 화려한 빛의 변화를 보여준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모빌인 이 조형물은 ‘빛의 화가’로 유명한 고 하동철(1942∼2006) 전 서울대 서양화과 교수의 작품이다. 천장에 철골을 박고 원판을 매달아 바람에 따라 움직이도록 했다. 그 움직임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다채롭게 빛이 번지면서 신비로움 그 자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30년 가까이 ‘빛’에 집중하며 작품활동을 해온 하 교수는 줄곧 “예술은 결국 우주의 질서를 닮으려는 몸짓이고, 빛은 우주 질서를 상징하는 불변의 요소이자 생명의 근원이다. 내 작품은 색의 변조를 통해 본질을 가리는 싸움의 연속”이라면서 그림이나 조형물에 빛을 담는 데 애써 왔다. 빛을 등지고 오는 어머니를 기다리던 고향의 모습, 어머니의 상여를 따라가며 본 태양의 눈부심, 비행기를 타고 북극을 지나며 본 오로라 등이 그에게 빛의 영감을 주었다. 그의 작품 세계를 단조로운 모노톤으로 고요한 명상의 빛을 담은 초기와 다양한 색으로 감성을 풍부하게 내보인 후기로 구분짓는다면, 이 작품은 단연 후반기 작업의 특성을 담고 있다. 그만큼 웅장하고 현란하다. 더불어 빛을 다루는 그의 내공이 작품의 면, 모서리, 꼭짓점 곳곳에 오롯이 녹아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내 맘속에 초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내 맘속에 초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글 홍승범(본지 편집장) | 사진 한영희 2005년 4월호 장영희 교수로부터 2007년 7월 가수 이은미까지, 그간 ‘초대’에는 총 스물여섯 분이 참여하여 진솔한 대화를 나눠주셨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 있는 분들을 한 자리에 초대하는 일은 매회 산고를 안겨주었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모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릴레이 인터뷰 ‘초대’가 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이후 더 풍성하고 실팍한 내용을 담아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이번 호에는 그간 ‘초대’에 등장했던 대담자의 면면과 어록을 살펴봅니다. 장영희(영문학자, 서강대 교수)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장영희-김점선(화가) 관능의 힘이 그대를 이끈다 김점선-신희섭(뇌 과학자) 단순함의 아름다움 신희섭-정말로(재즈 보컬) 꽃잎 날리네, 햇살 속으로 / 머물다 가네, 꽃그늘 아래 정말로-이외수(소설가) 고독한 산보자의 꿈 이외수-류승완(영화감독) 유쾌하고 정직한 분노의 방식 류승완-최일도(목사) 지상의 양식 최일도-인요한(의사) 1백 년 린튼 가의 ‘조선 살림, 한국 사랑’ 인요한-최불암(탤런트) 홀로 안으로 익어가면 / 그게 남자요, 아버지요 최불암-한준호(한국전력 CEO) 한 가지 마음으로 한길을 걸어가다 한준호-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 청년의 꿈을 청산에 심다 문국현-김후란(시인) 재능이 아니다, 열정이다 /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김후란이병훈(유니베라 대표) 꿈은 현실보다 힘이 세다 이병훈-한젬마(화가) 그림 밖으로 걸어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한젬마-유인촌(서울문화재단 대표)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유인촌-장미희(배우) 여름, 보리울의 길목에서 장미희-홍세화(한겨레신문 시민편집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홍세화-정혜신(정신과 전문의) 다시, 인간에 대한 예의로부터 정혜신-한비야(국제 NGO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내 어여쁜 사람아, 일어나 함께 가자 한비야-박경철(시골의사) 쓸모없음보다 두려운 것은 없다 박경철-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행복한 자유주의자와의 대화 공병호-심재명(엠케이픽처스 사장) 모든 평범한 삶은 특별하다 심재명-장윤주(모델) 날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나요? 장윤주-배한성(성우) “친구, 인생은 더빙이 안 된다구” 배한성-정관용(KBS 심야토론 진행자) 대한민국의 정중앙에 서다 정관용-이은미(가수) 화려하고 쓸쓸하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장영희 행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절대 행복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갖고 있습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참으로 변덕꾸러기라서 손에 넣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행복은 영원이 아니라 순간적인 것이고, 그래서 진정한 가치와 행복은 위대한 성취의 이면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김점선 상대적으로 둔하고 끈질긴 예술가들만 남게 돼. 너무 예민하면 죽어. 무시도 이겨내야 하고, 운명 같아. 조물주가 작가 하나를 만들 때 일부러 굳센 의지를, 뚝심을 심어 놓지. 스무 살에 빛나지 않고 육십, 칠십에 빛나게 아주 조금씩 키워갈 수 있는 씨앗만을 집어넣지,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런 조숙하고 완성된 재능을 넣지는 않아. 그렇게 되면 타락하기 쉬워. 시들어 버린다니까. 신희섭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으면서 그 일을 쉽게―다른 사람이 보기에―잘 해내는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부른다. 그는 그 일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뇌에 배어 있다’가 맞는 표현이다. 뇌에 배어 있는 기능이 몸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 일상의 전문가이다. 자는 일, 먹는 일, 걷는 일 하나만 해도 우리가 얼마나 오랜 연습 끝에 이룩한 기능인가? 정말로 진실과 맞닥뜨리려면 얼마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해요. 입맛에 맞는 달콤한 음악을 하기는 쉽지만 나 자신을 속일 수는 없잖아요. 재즈가 좋은 건, 음악과 나 사이의 공간에 거짓이 존재할 틈이 없다는 거예요. 거칠지만 그만큼 진솔하니까. 이외수 험, 험. 하던 얘기 마저 합시다. (담배 하나 물고) 옛날에 내가 심산유곡에 들어가 문장공부를 했거든. 겨울에 냉방에서 자고, 밥할 때만 불 떼고. 눈이 첩첩이 쌓여있으니 나무 구하기가 힘들어 아예 달밤 같은 때는 문 열어놓고 닫으나 여나 춥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밖을 내다보는데, 아! 그 달빛 속의 나무가 너무 거룩해 보이는 거요. 이렇게 추운데, 저자는 홀딱 벗고서 홀로 서서 겨울을 나는구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렇게 초연하게 겨울을 날까. 딱 보면 내 신세 같은데… 그러다가 문득 그와 내가 하나가 되는 일체감을 얻은 겁니다. 그때부터 문장도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묘사하고 설명하는 문체가 아니라 그 사물의 마음으로 말을 하게 된 거지. 류승완 자칭 걸작 시나리오를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람들을 가끔 만납니다. 그러나 만나고 보면 그들은 시나리오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제가 직접 만든 단편 영화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모든 영화제에 출품해서 모조리 떨어져 봤습니다. 영화학과 시험에도 빠짐없이 낙방을 경험했고요. 데뷔하기 전까지 열한 편의 장편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 번도 공모에 당선되지 못했고 영화사에도 팔지 못했습니다. 재능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열정은 극복할 수 없어요. 시쳇말로 중요한 것은 펀치가 아니라 맷집이 세야 한다는 겁니다. 최일도 어느 날, ‘밥퍼’ 현장에서 진지를 드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신문을 보시다가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어이, 최 목사! 또 책을 냈구먼. 아, 네. 졸작을 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건 아는구먼. 예? 무슨 말씀…. 이 사람아, 예수는 책 한 권 낸 적 없는데, 그 제자라는 사람이 뭔 책을 그리 많이 내? 아, 예. 그래서 늘 부끄럽습니다. 내고 싶어 낸 게 아니라…. 지난번에 저쪽에서 냈으니 이번엔 이쪽에서 내달라고 하도 졸라서…. 아, 시끄러워! 어쨌든 당신이 냈잖아. 이것 봐. 우리는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목사 말고 예수님처럼 사는 목사를 기다리는 게야…. 인요한 가난과 역경에 맞닥뜨려도 웃으면서 헤쳐나가는 것이 조선 사람의 본래 얼굴입니다. 결핵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주민이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몹쓸 병에 걸렸지만 어쩌겠어요. 열심히 끝까지 싸워봐야죠.” 너무나 의연한 자세로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용기 있게 맞서는 모습에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린 지금 어떻습니까? 걸핏하면 한강에 풍덩, 목숨을 버리는 풍조가 생겨났어요. 병원에 와 보세요.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목숨은 선물인데, 그런 나약한 태도는 원래 우리의 모습이 아니에요. 비겁한 도피예요. 최불암 요즘 들어 내가 주례를 많이 보는데, 아버지가 울면 딸이 울고, 딸이 울면 반드시 아버지가 울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손으로 눈물을 닦지 않아요. 마치 흘린 적 없다는 것처럼 눈만 껌벅거릴 뿐. 그래서 결혼식장에서는 아무도 아버지의 눈물을 볼 수 없고 다만 딸이 그것을 느끼게 되는 거지요. 내 사무실에 여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아주 어렵게 자란 친구예요. 시집갈 때 내가 주례를 봤는데 그이 아버지도 역시 눈물을 떨구고 있더라구. 신부는 화장 지워가면서 같이 울고…. (아들? 그때는 어머니가 울지) 한준호 북한 현지 KEDO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에 참여한 현지 인력 4백 명 가량을 강당에 모아 놓고 교육을 시켰어요. 그런데 하루는 그중 한 사람이 와서 강당 불이 밝아 글을 볼 수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전등의 삼분의 이를 끄고 나머지만 켰더니 그제야 눈이 편하다고 했답니다. 우리 눈에는 너무나 익숙한 불빛이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는 눈이 부실 만큼 밝다는 사실…. 이것은 우리가 지금 어떤 문명을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라 할 겁니다. 문국현 언젠가 피터 드러커 선생을 만나 뵈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비가 막 쏟아지는 날인데, 아흔다섯의 연세에 다리가 불편하셔서 워커에 의지하시면서도 식사를 굳이 나가서 하자시는 겁니다. 아! 선생님, 도대체 이 도전하는 정신의 정체는, 그 정열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여쭈었더니 답이 명쾌했습니다. “인생은 긴 달리기이고, 사람은 모름지기 젊게 살아야 해! Life is long running, people must keep young!”. 김후란 미래는 현재다, 이 말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요.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 미래로 달려가는 것이잖아요. 이병훈 일터는 우리가 하루 3분의 2 이상의 시간과 정력을 쏟는 곳입니다. 당연히 자아성취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자아라는 건 개인과 기업의 꿈이 하나 될 때 성장하니까 가능하면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그래서 제게는 10조짜리 회사를 만들겠다는 욕망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함께 일하는 ‘참 좋은 회사’ 하나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한젬마 잘 어울려서 내 몫만큼 살고 가는 것. 그게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일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 들면서 모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제가 정말 싫어하는 거예요. 젊은 나이에는 잘 모르고 달려드는 패기도 좋고 날카로움도 좋지요. 하지만 나이 들어 그러는 것은 부담스러워요. 너무 공격적이거나 강한 것도 싫고요. 조용하고 침착하고 내면의 힘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아요. 유인촌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계층에 있는 사람들, 예술에 대해 별로 인식이 없어. 말로는 뭔 소리 못 해. 하지만 옷 벗고 속에 있는 얘기 다 끄집어내다 보면 예술을 하찮게 생각해. 문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이다 떠들지만 말 뿐이야. 결국 예술가들이 그이들의 머리를 깨우쳐줘야 하는데 부끄럽게도 대부분 역량이 부족해. 예술가? 딴따라? 그 역할 너머냐, 안쪽이냐로 구분하면 돼! 장미희 언제 어디서든 당당한 배우들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못 그래요. 전날 밤 준비하고, 고민하고, 그러고도 막상 나가야 할 때가 닥쳐오면 “정말 싫어!” 혼자 떼를 써요. 요즘도 공적인 자리에 가면 “말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편안히 놔주었으면 좋겠어” 중얼거리면서 귀퉁이에 숨어요. 아직도 저는 왜 배짱이 요만할까, 혼자 고민하지요. 홍세화 한국으로 돌아가면 땅을 많이 밟아보리라, 파리에 있을 때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자동차가 사람을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위로 가라, 밑으로 가라 아니면 건물 속으로 들어가라…. 사람의 길이 없구나, 길이 없어서 사람들이 길을 찾지 않는구나, 나는 독백을 했습니다. 정혜신 ‘인간은 자기가 아닌 만큼만 인간일 수 있다.’ 2차 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던 한 유태인 정신과 의사가 이런 말을 남겼어요. 인간은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만큼만 인간이라는 거고, 본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간의 자의식 속에서만 진정한 이성적 존재가 나타난다는 거죠. 한비야 생각하는 사람thinker도 있고, 행동하는 사람actor도 있어요. 저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어떻게든 손발을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니 후자이겠죠. 생각해보세요. 목욕탕 가서 생각보다 뜨거운 물에 들어갔어요. 견딜 수 없죠? 튀어나가야 하죠? 그게 절박감이에요. 난 그게 뭐가 됐든지 일단 ‘필’이 오면 100도까지 끓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요. 성에 안 차! 박경철 죽어서 아버지를 만나서는 “그래, 잘했다” 칭찬을 받아야 하고, 아픔을 함께해준 친구에게는 언제든 힘이 되어주어야 해요.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아내에게도 실망을 줄 수 없으니 결국 이들이 저를 하루 24시간 감시하고 격려하는 거죠. 당연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할 수밖에요. 공병호 안분지족, 나는 노! 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높은 목표에 에너지를 쏟고 그것에 몰입할 때 행복을 느낍니다.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절반의 행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이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사람도 항상 행복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행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일을 하면서 행복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심재명 재테크요? 문외한이에요. 성격이요?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랄까, 지레짐작해서 일을 그르친다고 남편에게 늘 주의를 받아요. 화나는 일이요? 영화 잘 만들 고민을 하지 않고 잘 살아남을까만 궁리하는 사람을 마주 보는 일. 화를 자주 내냐고요? 못내요. 좌우명이요? 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말자. 성공이요? 그런 걸 꼭 생각해야 하나요? 나이에 따라 현명하게 자신을 변화시켜가면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그게 성공 아닐까요? 장윤주 리허설 백 번 하고 관객 앞에 딱 한 번 서면 그만인 게 쇼예요. 하루 만에 끝날 거 할 짓 없어서 이렇게 준비하나,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되풀이하지 않는 비장한 올인이 멋있잖아요. 예전에는 쇼가 끝나고 나면 아쉬운 기분에 맥주도 한 잔씩 했는데, 이제는 박수를 뒤로하고 무대를 내려와 본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너무 좋아요. 쿨하게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총총 발걸음을 돌리는 그런 내 몸짓들이 진짜 멋있다, 완전 카리스마다, 스스로 감탄하기도 해요. 배한성 방송 잘하는 법 궁금하시죠. 책 나와 있어요. 조금 두꺼운 게 흠이긴 한데, 읽다가 지치면 훌쩍 뛰어넘어 맨 뒤를 봐도 좋아요. 거기 아마 이런 이야기가 쓰여 있을 거예요. 여태껏 얘기한 건 이론이다, 방송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뭘 타고나느냐, 재능? 아니, 끈기. 정관용 토론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것은 교육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사지선다 주입식 학습의 폐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거죠. 정운찬 총장 재직 시 서울대학교에 기초교육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거기서 뭘 가르칠까요. 말하기와 글쓰기랍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에 들어온 우수한 학생들이 정작 학문을 위한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은미 남 모르는 아픔과 고민 갖지 않은 사람 누가 있겠어요. 그런데도 제 주변에는 세상이 다 그런 거다, 너 혼자 고민하는 것 아니다, 코웃음 치는 사람이 없었어요. 늘 한 발짝 뒤에서 지켜주기만 하는 그런 진짜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정작 제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 기초자치단체들의 변신

    기초자치단체들의 변신

    ‘만들고, 바꾸자.’ 기초자치단체들의 변신 몸짓이 성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부산에서는 ‘동네 명물거리 만들기’ 분위기가 완연하고, 대구·경북에서는 공무원들이 학습동아리를 통해 현안을 깐깐히 훈수한다. 명물거리 조성은 동네 유명인들을 내세워 관광 효과는 물론 볼거리, 즐길거리를 준다는 취지다. 또 공부하기 열풍은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할 수 있는 행정현안을 연구하고, 외부 전문가그룹의 조언을 듣고서 활용한다. 연구 실적이 좋으면 해외연수 기회도 줘 학습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 부산, 현인광장·명품거리·대학로 등 조성 부산의 구청들이 지역의 특성을 살린 ‘명물거리 만들기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가고 있다. 부산 서구는 5일 송도해수욕장에 부산출신 ‘국민가수’인 고 현인 선생을 기리는 ‘현인광장’을 조성, 준공식을 갖는다. 해수욕장 녹지공간 1500㎡에 들어서는 현인광장에는 현인 선생의 동상과 ‘굳세어라 금순아’,‘ 신라의 달밤’ 등 대표곡과 고인의 약력을 새긴 노래비가 세워진다. 또 현인 추모 쉼터 및 현인 선생의 대표곡 10곡을 감상할 수 있는 노래 감상쉼터도 만들어졌다. 해운대구는 우동 수영만 매립지에 세계적인 명품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수영만 매립지에는 50∼70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와 특급호텔이 들어선다. 구는 이곳에 일본의 록본기힐, 홍콩 캔론로드, 서울 청담동에 버금가는 명품거리를 만들기로 하고 최근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남구는 경성대, 부경대, 동명대 등 5개 대학이 있는 대연동에 대학로를 만든다. 최근 남구 대학로 조성사업 추진협의회를 설립했으며 경성대와 부경대 옛 차량등록사업소간 1㎞를 젊은이들이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구는 대학로에 쇼핑, 영화, 영어상용화거리를 만들고 옛 차량등록사업소 부지는 젊음의 광장을 조성, 공연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중구는 지난 2000년 중앙동 40계단 일대에 한국전쟁 때 피란민들의 애환을 담은 조형물 등을 설치한 테마거리를, 동구도 2001년 초량동에 상하이거리를 조성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명물거리 조성은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외지인들에게 홍보를 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대구·구미 車요일제 등 현안 연구 구슬땀 대구·경북의 공직사회에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4개 학습팀이 구성돼 매주 한차례씩 현안을 연구하고 구체적 해결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베스트 대중교통팀(교통국)은 ‘승용차요일제 정착’을 주제로 지정요일제에서 선택요일제로의 전환과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자가용 승용차의 요일제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비즈토피아팀(기업지원본부)은 ‘마케팅 지원체제 효율화를 통한 기업하기 좋은 도시조성’이란 주제를 놓고 연구와 토론을 했다. 동성로 판타지팀(문화체육관광국)은 도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에 간판·조명 등의 정비사업과 다양한 문화 컨셉트 도입 등을 통해 동성로를 많은 사람이 찾는 명품거리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머신 탑, 크레디에이트팀(신기술산업본부)은 기계부품소재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위한 로드맵 구축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4개 학습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이날 대구시청 상황실에서 발표했다. 경북 구미시에도 시정 연구모임인 ‘미래디자인팀’과 40여개 학습동아리팀이 구성돼 연구활동 중이다. 미래디자인팀은 29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월 2회 정례모임을 갖는다. 또 사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모여 토론을 벌인다. 이 팀은 6년전 발족됐으며 올해는 33개 시정 현안 과제와 시장 공약사항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학습동아리팀은 조직내부의 문제해결 및 발전방안 제시로 시정 추진에 도움을 주는 것이 활동 목표다. 현재 전체 직원의 30% 정도인 450여명이 40개 학습동아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연구실적이 우수한 팀원들에게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씨줄날줄] 녹색과 경제의 공존/우득정 논설위원

    지난해 6월과 9월 녹색연합 주관으로 ‘녹색’과 ‘경제’의 공존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보존과 개발로 맞서온 양측 전문가들이 ‘지속가능성’을 공통 화두로 접점을 도출하기 위한 자리였다.‘보전은 절대선, 개발은 절대악’이라는 식으로 운동논리를 펼치던 환경단체로서는 대담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 없는 환경운동은 일반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고민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아직까지 메아리 없는 작은 몸짓에 그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한치 양보없는 대치가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광역시 계산동의 계양산 자락에 롯데건설이 건설하려는 골프장 문제가 될 것 같다. 지난 2년간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인천 생태녹지축의 중심인 이 지역을 자연상태로 보전해야 한다며 촛불집회,3보1배, 나무위 1인 시위, 고소·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 규모가 당초 계획한 27홀에서 18홀로 축소되고 생태공원 조성 등 환경보전 계획이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를 받았음에도 ‘골프장만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오는 9월까지 인천시와 중앙정부의 도시계획 심의를 받아야 하는 롯데로서는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심의를 받지 못하면 5년후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승인받아야 한다. 롯데가 시간과의 싸움에서 절대 불리하다. 경부고속철 공사를 중단시킨 ‘천성산 도롱뇽 사태’와 수도권 외곽순환도로 공사를 지연시킨 ‘북한산 사패터널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세미나 강연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골프관광 수요를 어떻게 국내로 전환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골프장 건설 때 토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3만여명이 해외로 골프 여행을 떠나 1조 1000여억원을 썼다. 권 부총리가 골프장 건설 활성화에 매달리는 이유다. 정부와 업계, 환경단체는 이번 기회에 계양산 골프장 건설이라는 현안을 놓고 녹색과 경제의 공존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한국 온 맨유와 환상의 3일

    지난주, 한국의 축구팬들은 밤잠을 설쳐야 했다. 열대야 현상 때문에? 아니다.18일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이자 06∼0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기 때문이다.KBS 1TV ‘다큐멘터리 3일’은 26일 오후 10시, 이들이 한국 땅을 누빈 환상의 사흘을 담은 ‘맨유, 한국에 오다-그 열광의 72시간’을 방송한다. 12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순한 축구단이 아니다. 추정되는 자산가치만 1조 3000억원이 넘는 움직이는 거대 기업이다. 한국 최초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을 비롯해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 최강의 스타를 거느리고 있다. 맨유 선수들이 호텔에 도착하자 서상호 총주방장의 손길이 바빠진다. 국빈급 손님들의 식사를 많이 담당한 베테랑인 만큼 특별히 긴장될 건 없지만 그도 맨유 팬이기에 이것저것 신경이 더 쓰이는 것이 사실일 테다. 마침내 20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열기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친선경기가 펼쳐진 것.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 황홀한 군무와도 같은 축구스타들의 몸짓에 관중들은 빨려들어가듯 매료됐다. 6만여명의 관중들은 저마다 손에 휴대전화·디카를 들고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길섶에서] 모래탑/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심리학자가 그랬다. 거짓말은 인간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문화유산이라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정상인보다 진실을, 또는 진실되게 말하려는 경향이 크단다. 하지만 우울증에서 회복되면 거짓말이 다시 늘어난다고 했다. 사회적응을 위한 거짓, 눈가림이 어디 말뿐일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일상이 거짓의 연속일 때가 많다. 가발, 키높이 구두, 뽕브라, 성형 미인, 보톡스, 체지방 흡입 몸짱 등. 모두 거짓이고 가식의 몸짓이다. 우리 사회는 거대한 거짓말로 구성됐다고 했다. 거짓말의 모래탑이란다. 정이현이 신작소설 ‘오늘의 거짓말’에서 예시했다. 주인공은 인터넷 쇼핑몰에 가짜상품 사용 체험기를 올리는 아르바이트생이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위층의 소음 때문에 고민한다. 알고 보니 자신이 인터넷에 체험기를 올렸던 그 상품이었다. 그래서 그는 거짓을 알고 지내는 것과, 모르고 지내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가짜 인생, 성형 인생이 연일 화제다. 하지만 우리 자신은 어떨까. 거짓을 방조하고, 거짓의 모래탑을 쌓는 일을 거들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걸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연극]

    ■ 뒤바뀐 머리 25일∼8월2일, 월∼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4시·7시. 머리와 몸이 뒤바뀐 남편과 남편의 친구. 이성과 육체 중 무엇이 더 중요하며 여자는 누구를 사랑하게 될까. 상명아트홀 2관,1만 5000원.(02)3673-5580.■ 오래된 아이 9월1일까지, 월∼금 오후 10시 30분 토·공휴일 오후 10시. 심야공포극.15년 전 한 마을의 축제에서 사라진 여자아이가 15년 뒤 복수극을 펼친다. 대학로 아트홀 스타시티.2만원.(02)741-6135.■ 미친 뇌 10∼29일, 월∼금 오후 8시 토 오후 4시·7시 일 오후 4시.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주인공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독창적인 몸짓과 영상, 교향곡으로 담아낸다. 설치극장 정미소.2만원.(02)741-4485.
  • [길섶에서] 낯선 사람들/우득정 논설위원

    우리는 형제, 자매, 부모 그리고 자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의 삶의 궤적에 드리워진 그늘과 의식의 저편에 숨겨진 비밀의 창고를 상상이나마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대학시절 첫 하숙을 함께 한 김영현이 최신작이라며 건넨 ‘낯선 사람들’은 나 자신에게 이런 의문을 던졌다. 아버지 피살사건에 얽힌 실타래를 한올 한올 풀어헤쳐 가던 예비 신부 성현은 가족 구성원들의 이면에 감추어진 추악한 실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실체를 알면 알수록 가족으로 알고 있었던 인물들이 점점 낯선 사람들로 탈바꿈한다. 시대의 부조리에 거센 몸짓으로 항거했던 김영현으로서는 대단한 변신이자 영역 확장이다. 그날도 김영현은 ‘무엇을 위해 사느냐.’로 밤 새워 토론하자며 발톱을 곧세웠다.“형, 나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라고 하자 갑자기 낯설어진 듯 한동안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 봤다.‘낯선 사람들’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라네.’라는 결론이 선연하게 다가왔다.‘내 생각도 마찬가지야.’하고 가만히 되뇌어 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 [케이블·위성방송]

    ●EBS플러스1 11:10 EBS기본과 특별한(종합) 국어(상)(1)(2), 도덕 13:40 EBS포스(종합) 수학Ⅱ (1)(2) 15:10 EBS포스(종합) 영어구문투어 16:10 EBS포스(종합) 수학Ⅰ (1)(2) 18:10 EBS포스(종합) 영어독해유형 ●EBS플러스2 10:00 청소년드라마 비밀의 교정(1)(2) 11:45 꾸러기 실험실 12:30 춤추는 소녀 와와 13:00 동물대탐험 구리구리 댕댕(1)(2)(3) 15:30 초등학교 3학년 국어, 수학(재) 17:30 초등학교 5학년(재) 국어, 수학(재) 19:00 방과후 반가운 시간 ●KMTV 09:00 KM HOT DOG1 11:00 와이드 연예뉴스 12:00 dj풋사과 사운드 13:00 쇼 뮤직탱크 14:30 아이돌 월드 17:00 미소년 합숙대소동 19:30 팝 매거진 ●KBS N SPORTS 11:00 그레이티스트 클래식 복싱 14:00 2007 전국 여자축구 선수권대회 대학부 결승 16:20 2007 삼성 파브 프로야구 삼성:현대 23:00 2007 삼성 파브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mbn 06: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08:20 팝콘영상 09:20 부동산 특급 알짜가 보인다 12:20 신화창조 13:20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15:30 열린TV 열린영상 20:40 클릭 성공 주식회사 ●Q채널 09:00 TV동물농장 11:00 현장기록 형사 12:00 동물이 좋아 13:00 인간극장 17:00 기상천외 동물왕국 20:00 도시탐험 아시아 23:00 리얼다큐 천일야화 ●드라맥스 08:25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10:40 앙코르 위험한 초대 12:50 구미호외전 17:35 쟁반노래방 베스트 19:45 헤이헤이헤이 24:15 앙코르 두남자와 1/2 시즌3 01:20 I.W.G.P ●애니원 09:00 도라에몽 11:00 이누야사 극장판 13:00 도라에몽 명작극장 14:00 포켓몬스터 극장판 16:00 도라에몽 3기 17:30 유희왕 극장판 20:00 피치피치핏치 21:00 스쿨럼블 2학기 ●MGM 11:10 카세일즈맨의 연애특강 13:10 배트21 15:10 스칼렛 18:50 첩보원 가족 20:35 더블웨미 22:30 투문정션 24:40 스노우 볼 02:30 거부하는 몸짓으로 저 하늘을
  • 에든버러 가는 ‘보이첵’

    몸과 탱고, 조명과 나무의자가 없었다면 ‘보이첵’은 없었을 것이다. 극명한 콘트라스트를 이루는 빛과 어둠. 환희와 절망 사이를 질주하는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배우와 함께 해체되고 합체되는 의자. 이 세 가지 재료를 몸이 가지고 논다. 8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된 ‘보이첵’이 지난 2∼5일 아르코예술극장의 기획프로그램 ‘몸짓콘서트’에서 선보였다. 다음달 2일부터 27일까지 에든버러 오로라 노바 극장에 오를 ‘보이첵’은 2001년 초연 이후 재작년 스위스와 일본 공연에 이어 2007년 폴란드,2008년 타이완까지 진출할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수작. 육군 일등병인 보이첵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가난한 버러지’이자, 흥미로운 실험 대상이다. 멸시와 천대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그가 유일하게 가진 것은 붉은 입술의 아내 마리. 악대장은 순금 귀걸이를 미끼로 아내를 탐하고 의사는 실험대에 그를 가둔다. 목울대와 핏발이 잔뜩 선 보이첵은 파국을 택한다. 그러나 음악과 몸놀림의 카리스마는 날 선 비극도 무디게 한다. “보이첵, 보이첵∼.”하며 시종일관 그를 불러대는 코러스의 익살과 정색, 군무는 장면마다 눈을 고정시킨다. 무대 장치이자 또 하나의 배우인 10개의 의자는 칼과 술이자 보이첵을 옥죄는 권력과 억압이 된다. 이야기간의 점성이 묽어 장면간의 연결고리는 헐겁다. 음악의 볼륨이 대사를 덮거나 몸에 대한 집중이 대사 전달을 방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과관계에 기대는 극이 아닌 만큼 관객도 이에 너그럽다. 한편, 아르코예술극장에서는 15일까지 몸의 향연이 펼쳐진다.10일부터 12일까지는 고재경, 이윤재, 정금형 등 마임 전문가들이 선보이는 ‘1인 마임’이 대기 중. 8일,14∼15일에는 연극 배우와 안무가, 설치예술가 등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이 함께 선보이는 릴레이 몸짓 공연 ‘움직이는 갤러리’가 이어진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Metro] 주말 청계광장 무료 공연

    주말이면 청계천 광장에서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이색 무료공연이 펼쳐진다.6일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첫 주말인 7일 오후 5시와 7시에는 치어댄스와 비보이 공연이 열린다. 여성 4인조 뮤직 퍼포먼스팀 에카의 경쾌한 연주도 펼쳐진다.14일 오후 6시에는 김용우, 이미숙 무용단의 율동과 소리가 조화를 이룬 ‘몸짓과 소리’ 공연이 선보인다.21일 오후 5시와 7시에는 10개의 탈을 바꿔 쓰면서 공연하는 중국 전통극 ‘변검(變檢)’퍼포먼스와 중국 오교남천 기예단의 현란한 공연이 진행된다. 여성 타악 퍼포먼스 드럼캣의 공연도 열린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노대통령·이건희 위원도 프레젠터로

    |과테말라시티 임병선특파원| 강원 평창의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 여부가 사흘 뒤 결정되는 가운데 평창이 그동안 갈고닦아온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의 윤곽이 드러났다. 평창유치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4시간에 걸쳐 최종 PT가 열릴 웨스틴카미노레알 호텔의 그란살론 레알홀에서 일반 리허설을 진행했다. 최종 PT는 4일 낮 12시15분(한국시간 5일 새벽 3시15분)부터 1시간 동안 펼쳐진다.●이영희 할머니 얘기로 표심잡기 단상 앞줄 맨 왼쪽부터 쇼트트랙 스타 전이경,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김진선 강원지사, 노무현 대통령, 한승수 유치위원장, 이건희·박용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장애인 스키선수 한상민이 앉는다. 뒷줄엔 왼쪽부터 평창의 겨울스포츠 후진국 청소년 양성을 위한 ‘드림 프로그램’에 참여한 브리아, 자문교수 전용관(연세대 사회학과)씨, 프리랜서 방송인 안정현씨, 권혁승 평창군수 순으로 앉게 된다. 권양숙 여사를 비롯,48명의 지원단이 PT를 지켜본다. 프레젠터로는 이미 알려진 전이경·안정현씨 외에 노 대통령이 분단극복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는 7번째 프레젠터로 나서고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보장하는 이건희 위원의 연설로 대미가 장식된다. 정상의 PT 주도는 98명 안팎의 위원들 가운데 3분의1 정도가 마음을 정하지 못한 데다 표심이 적잖게 흔들리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몸짓으로 해석된다. 평창유치위는 PT 내용을 함구하고 있지만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는 명분과 비전, 올림픽정신을 강조하며 ‘뭔가 다른 평창(Something different)’을 호소할 예정이다.4년 전 프라하총회 때 1차투표 1위를 이끄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이영희 할머니(총회 얼마 뒤 작고)의 그 뒷얘기로 분단 극복의 메시지와 ‘왜 평창인가’를 결합한다. 당시 PT에서 한국전쟁 때 잃어버린 아들을 이산가족 상봉으로 반세기 만에 만났지만, 사흘 뒤 북으로 보냈던 이 할머니의 비극은 위원들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다. 다시한번 이들의 심금을 울려 표심으로 연결한다는 것.●“특정 장소만 위원 접촉 허용” 이날 리허설은 3차례나 PT를 실시한 뒤 30여분간 입·퇴장 때의 보폭과 걸음걸이까지 점검할 정도로 세밀했다. 1일 입성한 노 대통령과 이건희 위원, 미리 도착한 박용성 위원이 역할 분담해 이날까지 도착한 60여명의 IOC위원을 맨투맨 설득한다.IOC는 총회장 근처의 레알인터콘티넨털 호텔 객실 10개 이상을 임대, 이곳에서만 위원들을 접촉하도록 허용했다. 알프레트 구센바우어 오스트리아 총리도 “평창과 소치만큼 돈은 없지만 잘츠부르크는 훌륭한 대회를 치를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스포츠 도박업체 윌리엄힐이 투표 직전까지 진행하는 온라인 베팅에서는 2일 오전 11시(한국시간)까지 평창이 1.5대1로 소치(4대1)를 많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bsnim@seoul.co.kr
  • 영화 ‘택시4’… 5일 개봉

    다니엘이 모는 총알택시의 무한질주를 기대했다면 섭섭. 어리숙한 형사 에밀리앙과 경찰서장 지베르의 ‘덤앤더머’식 코미디를 원한다면 대만족. 5일부터 국내 극장가를 달릴 ‘택시4’의 감상평은 이렇다.1편부터 택시를 몰아 온 뤽 베송이 제작·각본을, 2편부터 합승한 제라르 크라브지크가 감독을 맡았다. 출연진 또한 모두 낯익은 얼굴들이다. 다니엘과 에밀리앙 역의 새미 나세리·프레데릭 디팡달의 호흡은 여전하고, 정신없고 수다스러운 경찰서장 지베르 역의 베흐나흐 파흐씨의 감초연기 또한 관객을 즐겁게 만든다. 그동안 독일갱단, 일본 야쿠자 등을 상대해 온 이들이 이번에 상대할 악당은 53건의 무장강도와 122건의 살인을 저지른 희대의 살인마 반덴보시. 에밀리앙은 반덴보시의 감시 업무를 맡으나 어처구니없게 그를 풀어주게 되고 다니엘의 도움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는 설정은 전편과 다를 바 없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들이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자신들을 꼭 닮은 아이들의 아버지가 됐다는 것. 유명 인사를 카메오로 등장시킨 3편처럼 이번에도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다니엘의 첫 손님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지브릴 시세. 마르세유 축구장으로 “콩코드기 부품을 사용해” 성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다니엘의 택시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시세가 내리자마자 축구경기가 시작되는, 확실한 ‘그림’을 만들어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아쉽게도 다니엘의 총알택시가 비좁은 도심이 아우토반인양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때뿐이다. 이후부터 트렁크에 살인범을 담아 넣는 마지막까지 택시는 정차상태. 속도감이 확 떨어진 영화를 채우는 건 에밀리앙, 경찰서장 지베르를 비롯한 덜 떨어진 경찰들이 살인마를 체포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몸짓 개그와 만담이다. 전편에 비해 총알택시의 활약상이 줄어들어 아쉽지만 머리보다 몸이 앞서는 형사들이 벌이는 유치하고 엉뚱한 악당 체포기가 밉지만은 않다.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조각가 이환권 두번째 개인전

    조각가 이환권 두번째 개인전

    길게 늘어나거나 짜부러진 인물 조각들이 어딘지 기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2점의 작품이 예상가의 10배가 넘는 7500만원에 각각 팔리면서 세간의 주목을 끈 이환권(33)의 두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02-822-3457)은 다음달 12일까지 ‘바람부는 날’이란 제목으로 이환권의 조각전을 연다. 합성수지인 FRP로 정감있게 빚어 낸 이환권의 인체는 심하게 왜곡돼 있지만, 어떤 특정한 몸짓을 간직하고 있다. 의자에 앉아 독서를 하거나(‘책이 되다’), 책상에 엎드려 있고(‘오늘은 공부하기 싫어’), 혹은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바람부는 날’) 등 평범하고 일상적인 동작들이다. 작가는 지인들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한 뒤에 포토샵을 이용해 일정한 비례로 가로 또는 세로의 방향으로 늘인다. 만들어진 사진을 조합해 흙으로 빚고 다시 FRP로 떠내는 작업은 적지 않은 노동을 거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길쭉해진 이웃의 모습은 어딘지 애련한 모습이다.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가 연상되기도 하고,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길쭉한 검은 인물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시각적으론 즐거우면서도 괴로움을 안겨주는 작품들이다. 대학로의 공공미술 작업 ‘낙산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그의 조각작품 ‘앉아 있는 민형’은 담벼락 위에 오도카니 앉아서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의 조각 작품은 지난해 2억 4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각광받았고 올해는 홍콩 소버린 아트파운데이션, 타이완 아트센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애드윈갤러리 등으로부터 5억원 규모의 작품을 주문받은 상태다. 오는 10월에는 독일 뒤셀도르프 안데스 갤러리에서 첫 해외 개인전도 열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스·세우회(稅友會)」민진기(閔珍基)양-5분데이트(105)

    「미스·세우회(稅友會)」민진기(閔珍基)양-5분데이트(105)

    「미스·세우회(稅友會)」민진기(閔珍基)양은 49년생의 귀엽고 상냥한 아가씨 158cm의 자그마한 키, 귀여운 몸짓이「트랜지스터·걸」특유의 사랑스러움을 담뿍 간직하고 있다. 목소리 또한 상냥하고 부드러워 누구든 한번만 만나면 단박 호감을 가질것 같은 느낌의 아가씨다. 「미스」민이 근무하고 있는 세우회는 세무공무원들의 퇴직문제와 월간『국세(國稅)』발간을 맡아보고 있는 기관. 2년제인 경기(京畿)대학 관광과를 졸업하고는 곧장 세우회에 들어와 올해로 3년째 근무하고 있다. 집은 천안. 아버지 민병철(閔丙喆·53)씨의 3남 5녀중 네째딸. 『언니들은 모두 결혼을 했어요. 저는 아직 생각지도 않고 있지만요…』 서울서는 지금 큰 오빠댁에 머물러있다. 취미는 등산과 꽃꽂이. 주말이면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산에 오르고 한가한 때면 꽃을 꽂으며 소일한다. 『요즈음은 책을 읽어요. 무엇이나 닥치는대로 읽지만 그중 지금 읽고 있는 『생활의 발견』은 무척 재미가 있더군요』 [선데이서울 70년 10월 25일호 제3권 43호 통권 제 108호]
  • 한국의 ‘크리미널 마인드’ 대검 심리분석실을 가다

    한국의 ‘크리미널 마인드’ 대검 심리분석실을 가다

    지난해 1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심리분석실. 행동분석 담당 김재홍 분석관의 눈빛이 번뜩였다. 건너편에 앉은 안모(35·여)씨의 몸짓이 이상했다. 안씨는 2005년 경남 창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 딸이 독극물을 먹고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유가족. 하지만 딸의 죽음을 되짚는 안씨의 얼굴에선 분노나 슬픔이 표현되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김 분석관을 경멸하는 표정이나 미소도 지었다. 아무 이유없이 신체의 일부를 만졌고, 입술에 주기적으로 침을 발랐다. 말을 더듬었고 속도도 일정치 않았다. 평소 안씨가 하지 않던 행동이었다. ●과학수사로 풀 수 없는 범죄 해결 김 분석관은 분석 결과 안씨가 딸을 숨지게 한 범인임에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어냈고 이를 창원지검에 알렸다. 법원은 종합적인 판단 끝에 보험금을 노린 살인죄로 안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대검 심리분석실 수사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형기 검사관, 강민국 검사관, 이상현 검사관, 김미영 분석관, 김재홍 분석관, 정재영 실장.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증거도 동기도 없어 과학수사로도 풀 수 없는 범죄. 유일한 단서는 사건 관련자들뿐.‘크리미널 마인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실제로 존재하는 행동분석팀(BAU)이 등장하는 미국 드라마다. 범인의 행동과 심리 상태에서 미궁에 빠진 범죄의 열쇠를 찾는 프로파일링을 소재로 한 수사물이다.14일 한국의 ‘크리미널 마인드’ 대검 심리분석실 수사관들을 만나봤다. 충남 보령에 사는 간호사 윤모(22·여)씨는 퇴근길에 직장 동료 유모(37)씨에게 성폭행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애원도 해보고 고함도 처봤으며 급기야 손에 잡힌 유씨의 흉기로 자해까지 했지만 유씨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윤씨는 결국 유씨의 어깨를 흉기로 두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살인과 정당방위의 갈림길에서 물적 증거는 없었다. 열쇠는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심리·생리검사 반응뿐이었다. 윤씨는 사건 관련 질문에 답하며 호흡이나 맥박, 혈압에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 등 진실 반응을 나타내 결국 무죄로 풀려났다. 윤씨는 석달 뒤 결혼할 약혼자와의 사이에서 3개월 된 새 생명을 잉태한 상태여서 성폭행에 대한 저항이 더욱 격렬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심리·뇌파·행동·진술 등 4가지 동원 심리분석실에서 다루는 분석검사는 심리·생리검사와 뇌파분석, 행동분석과 진술분석 등 모두 네 가지다. 심리·생리검사는 거짓말탐지기로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배와 가슴의 호흡 변화, 혈압과 맥박의 변화, 동공의 크기 변화, 피부에 땀이나 닭살 등이 생기는 전류 저항 등을 측정하는 검사법이다. 뇌파 분석은 두피에 뇌파 변화를 탐지하는 32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사건 관련자에게 사건 관련 물품을 보여주고 뇌파 변화를 측정한다. 예를 들어 살인사건 용의자 5명에게 피해자의 옷을 보여 줬을 때 범인이라면 이 옷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정보를 처리하면서 특이한 뇌파가 생기지만 관련 없는 용의자는 정보처리를 하지 않는다. 대검 심리분석실 정재영 실장은 “보통 거짓말탐지기를 써도 심리·생리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반응들은 자율 신경계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해 거짓말탐지기는 97∼98%, 뇌파분석은 100%의 정확성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고성능 카메라로 행동 경향 파악 행동분석은 분석관과 사건 관련자들이 사건에 대해 얘기할 때 관련자들이 하는 말실수, 목소리 톤 변화, 응답시간 지연, 말더듬기, 진술의 일관성, 얼굴 미세표정, 눈의 움직임, 응시회피, 자세 변화와 몸 각 부위의 위치 등과 같은 행동 특징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심리분석실에는 6대의 고성능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카메라에 찍힌 개인마다의 고유한 행동 경향을 파악하고 특정 진술이나 질문에서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지를 파악한다. 진술분석 담당 김미영 분석관은 “정말 겪은 사건에 대한 진술은 감각 정보가 풍부하고 사건 전후와 중간 가운데 중간상황에 대한 진술을 길게 적는다. 반면 거짓 진술에는 감각 정보가 부족하고 하나의 대상을 부르는 명칭이 자주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0.25초 순간 온갖 표정 나타나 ‘당신의 표정엔 만감(萬感)이 숨어 있다.’ 행동분석은 사람의 수많은 행동 속에 숨어 있는 감정 변화를 읽어내는 수사기법이다. 국내 최고의 행동분석 전문가인 대검 심리분석실 김재홍 분석관의 설명을 통해 행동변화가 가장 잘 나타나는 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해 봤다. 사람의 얼굴은 수천개의 미세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이 근육 중에는 통제가 가능한 수의근(隨意筋)이 있는 반면 통제할 수 없는 불수의근도 있다. 김 수사관은 약 0.25초의 짧은 순간 얼굴 근육의 움직임으로 나타나는 미세 표정을 통해 인간의 온갖 감정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먼저 눈썹이 팔(八)자 모양이 되고 입술 양끝이 아래로 내려가는 건 ‘슬픔’을 뜻한다.‘분노’를 나타낼 땐 미간이 안쪽으로 몰리고 아래로 내려가며 바깥쪽 눈썹이 위로 올라간다.‘분노’땐 턱을 아래로 내리고 치아를 약간 내보이며 공격 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눈이 커지고 눈썹과 눈꺼풀이 들어올려지면 ‘두려움’을 뜻하고 여기서 입이 함께 벌어지면 ‘놀라움’이라는 뜻이 된다. 코에 주름이 생기고 눈이 가늘어지면 ‘혐오’라는 뜻이고 입술에 힘을 주는 건 ‘결의·분노’를 뜻한다. 범죄와 관련해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사람이 ‘행복’할 땐 양쪽 입가가 뺨 근육을 통해 살짝 들어올려져 미소 짓는 표정이 된다. 미소에도 진짜와 거짓이 있다. 진짜 미소는 자연스런 긍정 정서에서 유발되기 때문에 눈 양쪽에 주름이 생기는 반면 거짓 미소는 눈가 주름이 형성되지 않는다. 김 수사관은 “얼굴 미세표정 변화로 인한 감정 표현은 심리상태를 포착해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면서 “이를 고성능 카메라로 찍어 수천 가지 표정에 일일이 번호를 매기며 분석하다 보면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심리수사 軍에서 시작됐다…1961년 국내 첫 거짓말탐지기 도입 우리나라 심리수사의 역사는 군대에서 시작됐다. 1961년 국내 최초로 거짓말탐지기를 도입해 사용한 곳이 군대다. 이후 79년 4월부터 3개월 동안 국내 최초로 거짓말탐지기 검사관 양성교육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8월 대검찰청이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심리·생리검사 업무를 시작했다.2004년 대검에 뇌파분석이 도입됐고 2005년 행동 및 진술 분석이 추가로 도입되면서 세계 최초로 네 가지 통합심리분석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현재 검찰에는 대검찰청을 포함해 전국 13개 지검에 19명의 심리·생리검사관이 있다. 국내 유일의 행동분석관과 진술분석관인 김재홍 분석관과 김미영 분석관 등 모두 21명이 심리수사 업무를 맡고 있다. 하지만 지검에서는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한 심리·생리검사밖에 할 수 없고 네 가지 통합심리분석은 대검찰청 심리분석실에서만 이뤄진다. 분석검사는 사건 관련자의 동의를 받아야 이뤄질 수 있다.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의 요청 외에 사건 관련자도 스스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석을 요청할 수 있다. 심리·생리검사관이 되기 위해서는 대졸 이상 학력에 수사 실무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하고 검찰 수사관 양성교육을 6개월 이상 받아야 한다. 진술과 행동분석관이 되려면 범죄심리학 석사 이상의 학력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대검 심리분석실 정재영 실장은 “아직 대법원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가 수사 증거로 채택되지 않지만 하급심에서는 종종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검사 결과와 판결문이 94% 정도의 수준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6%도 거짓말탐지기의 오류라기보다는 범죄의 추가 증거가 모자라 판결이 검사 결과와 엇갈린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심리수사가 범죄 관련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청춘영화의 대명사 이영옥

    [다시보는 선데이서울] 청춘영화의 대명사 이영옥

    [다시보는 선데이서울-표지모델편 ⑦] 입영열차의 차창에 매달려 병태(윤문섭)와 가슴 찡한 키스를 하던 눈 큰 여배우 영자(이영옥)를 기억하시는가? 언제나 메모지 한 장이면 신청곡을 들을 수 있었던 음악다방, 통기타와 청바지. 캠퍼스에는 최루탄 가스가 날리고, 사복경찰과 닭장차 군단에게 짓밟히기 일쑤였던 70년대.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최인호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바보들의 행진>(1975년)은 암울했던 그 시절에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머리가 길어도 치마가 짧아도 경범죄로 처벌받던 시절, 단속에 걸리면 길거리에서 ‘바리깡’에 알토란 같은 머리카락이 쑥대밭이 되곤 했던 것은 남의 얘기가 아니었다. 그토록 단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끈질기게 머리를 길렀던 것은 차마 말로 할 수 없었던 저항의 몸짓이었을까? 병태와 친구 영철(하재영)이 경찰의 장발단속을 피해 달아나는 장면에서 신나게 불러 외치는 송창식의 ‘왜 불러’는 모순적인 권력에 대한 저항이자 조롱이었다. 이영옥은 이 영화의 여주인공 ‘영자’로 출연, 70년대 청춘영화의 톱스타로 떠올랐다. 입영으로 이별했던 ‘병태’와 ‘영자’는 4년 뒤인 79년 관객을 다시 만난다. 속편인 <병태와 영자>에서 영자는 의사인 주혁(한진희)과 결혼할 뻔 했으나 결국 군에서 제대한 병태와 결혼에 성공하는 해피엔딩의 주인공이다. 이영옥은 64년 영화 <내별은 어느 하늘 아래>로 데뷔하며 아역 스타로 출발했다. 72년 개봉한 <장화홍련전>에선 18살 앳된 모습의 이영옥을 볼 수 있다. 청순하고 발랄한 매력으로 당시 대학생들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내가 버린 여자>(1977), <도시로 간 처녀>(1981) 등 숱한 화제작을 뒤로하고 95년 결혼과 함께 은막에서 모습을 감췄다. 2000년대 초 경기도 안양의 잘나가는 나이트클럽 주인이라는 소문만 나돌았을 뿐, 언론에 행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표지=통권 570호 (1979년 10월 28일) 박희석 전문위원 dr39306@seoul.co.kr
  •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민주화를 향한 그 몸짓…20년만에 첫 정부행사로

    [6월 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 민주화를 향한 그 몸짓…20년만에 첫 정부행사로

    6월 항쟁은 정치적으로 ‘불완전한 승리’였다. 직선제 개헌으로 절차적 민주주의는 확보했지만, 군부독재 정권의 6·29선언과 타협하면서 20여년 동안 ‘위로부터의 정치민주화’에 머물렀다. 높아진 시민들의 정치 의식과 변화된 사회상을 정치가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점점 고착화됐다.87년 대선 당시 양김의 분열이 이같은 현상의 전초전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희연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를 ‘정치 지체’라 표현했다. 민주화의 세례를 받고도 정치 발전은 더디게 진행됐다. 특히 불안정한 정당체계는 정치 지체 현상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꼽힌다. 정치권은 87년 민주화투쟁 이후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의식과 사회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조 대표는 “6월 항쟁으로 형식적 정치민주주의는 완성됐지만,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체제는 권위주의 시절과 유사했다.”고 지적한 뒤 “지배세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가보안법 등 억압적 기제도 그대로 엄존한 상태에서 사회 변화와 괴리돼 왔다.”고 분석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권위주의 시절 정당은 특정계층이나 세력을 대표하지 못한 채 사회적 기반을 갖지 못했다. 강력한 보스에 근거해 정당의 운명이 좌우됐다.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는 “한국 정당은 냉전 반공주의와 성장제일주의를 중심으로 유지돼 왔다.”면서 “단지 국가 권력의 장악 여부만을 놓고 여야의 차이가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6월 항쟁을 주도했던 반독재 민주화세력은 권위주의 시절의 정당 질서를 재편하지 못한 채, 사회의 다원성을 포괄하는 데도 실패했다. 노동과 평화 등 핵심 이슈를 책임지는 정당질서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최근 범여권의 정계개편론, 유력 대선 주자의 탈당 등 취약한 정당정치는 여전하다. 정상적인 정당정치 부재는 지역주의와 ‘재야 엘리트 수혈’에 기반한 변형적인 정치 구조를 만들었다. 특히 지역주의는 민주화 이후 정당정치를 대표하는 말로 굳어졌다. 이는 민주 대 반민주, 진보 대 보수라는 정상적인 정치 경쟁을 부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조 교수는 “이념적 스펙트럼이 협소한 조건에서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이해관계를 대표하지 못할 때 정당체제는 지역대표의 성격만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역주의는 역으로 선거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소외시키는 요인이 됐다. 군부정권은 87년 대선에서 김영삼·김대중씨의 분열을 계기로 저항세력을 지역주의 세력으로 격하시켰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이 서로를 지역적 관점에서 적대시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불안한 정당정치를 뒷받침한 또 다른 축은 ‘외부인사 수혈’이다. 집권세력이 지배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해 제도권 밖 운동진영을 흡수해 온 것을 말한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정치가 변신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러나 수혈의 정치는 불행히도 실패했다. 보수정당을 개혁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함에도 보수적 정당체제의 틀에 묶여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빨치산과의 한나절/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열린세상] 빨치산과의 한나절/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우리 조무래기들은 용케도 저녁마다 집을 빠져나왔다. 별별 장난을 다 하다 싫증나면, 목청을 돋워 군가를 불렀다. 들은풍월의 군가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에는 북의 적기가(赤旗歌)까지 끌어댔다. 그러나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적기가는 날이 갈수록 사그라졌고 대신 공비로 회자되던 유격대 이야기가 가만가만 끼어들었다. 이는 제법 플롯을 갖춘 그럴싸한 레퍼토리로 곧 자리를 잡았다. 그해 기어이 전쟁이 터지던 날 동네에서 유일한 사법서사 집 라디오에서도 뉴스 간간이 군가가 흘러나왔다. 북위 37도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중부 내륙에 사는 조무래기들이 얼핏 상상한 38선의 전쟁은 무섭기보다 가슴 설레는 어떤 이벤트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어떻든 여름 들머리에 일어난 전쟁은 이내 학교문을 닫아 버렸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주제에 휴교한 나날이 싫지는 않았다. 전쟁 소식이 들리는 언저리에 꽂은 벼포기가 땅 냄새를 맡았을 무렵 동네로 새까맣게 몰려드는 인민군을 처음 보았다. 행렬은 저물도록 꼬리를 물었고, 한 달 뒤에는 부산까지 내달릴 참이라는 소문이 들렸다. 국군이 밀어올린다는 소식도 잠깐, 추위가 몰아치는 동안 전선이 또 밀린다고 했다. 피란민들이 꾸역꾸역 내려왔지만, 다른 군대가 다시 동네에 들어온 적은 없다. 우리 조무래기들은 춥고 배고픈 전쟁의 세월에도 아마 훌쩍 자랐을 것이다. 까치집만 했던 조무래기들의 나뭇짐도 덩달아 커졌다. 어느새 나뭇꾼이 다 되었다는 성급한 생각에서, 늘 개미 쳇바퀴 돌 듯했던 야산을 버렸다. 그 대신 깊고 높은 먼 산에서 나무터를 찾던 첫날 빨치산 숙영지(宿營地)로 제발로 들어가는 낭패를 당했다. 전쟁 다음해 4월 초순쯤이었는데, 높은 산의 음달은 아직 추웠다. 한낮이 기울어지자 우두머리가 좌정한 양달로 조무래기들을 불렀다. 낮잠을 깬 여자 빨치산이 저만치서 막 일어나는 참이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건너편 산마루서 콩 볶는 듯한 총성이 울렸다. 두엇 터울 누나뻘로 보이는 젊은 여전사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다. 매사가 다 귀찮다는, 짜증스러운 낯빛으로 야전모를 눌러썼다. 그리고 마지못해 총을 들었다. 붙들려 있던 조무래기들은 총소리가 나는 반대 방향으로 튀었기 때문에 빨치산의 그 다음 행동이나 행적을 알 길이 없다. 다만 두고 도망친 지게를 찾기 위해 다음다음날 들른 그 자리 산비탈에는 아랫동네서 잡아올린 개고기 찌끼 몇 점이 나뒹굴었다. 이를 눈치 챈 까마귀떼가 벌써부터 하늘을 맴돌며 아우성을 쳤다. 지금 이 나이에도 가끔 빨치산 꿈을 꾸면서, 누나 같은 여전사를 생시처럼 만난다. 그런데 물어볼 말을 번번이 잊는다. 나이가 들어 읽은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헤로인으로 등장하는 마리아처럼, 어떤 확신을 가진 떳떳한 몸짓으로 울부짖지도 못했느냐는 말을…. 그리고 유고의 빨치산 지도자였던 티토가 만약 당신들의 수령이라면, 고립무원(孤立無援)한 패자집단인 당신네 빨치산을 그냥 내버렸겠느냐는, 그들로선 억장이 무너져 내릴 소리도 꼭 지껄이고 싶었다. 전쟁 당시 북은 일제가 두고 떠난 군수산업 시설 덕분에 웬만한 보급품을 자급자족하는 희떠운 부자였다고 한다. 이는 전쟁을 먼저 서두른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북은 ‘민주주의’와 ‘인민공화국’ 따위 듣기 좋은 꾸밈새말을 동원한 명함을 일찍 뿌리지 않았던가. 이같은 얼굴을 한 북한을 향해 고단한 삶을 살던 조무래기 시절의 성장통(成長痛) 같은 과거를 지금 들춘 까닭은 따로 있다. 아직 여진이 남은 잔인했던 전쟁을 기억하자는 것이다. 전쟁의 역사와 전쟁의 참상을 곱씹는다는 것은 바로 평화를 부추기는 반면교사와 상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황규호 ‘한국의 고고학’ 상임편집위원
  • [열린세상] 붕어빵 학교,더 이상 안된다 /강지원 변호사

    [열린세상] 붕어빵 학교,더 이상 안된다 /강지원 변호사

    문명사적으로 머지않아 학교라는 존재가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예측을 하게 된다. 원래 학교라는 존재는 대중들에게 일정한 교육을 시키기 위해 생겨난 조직이다.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생애주기 중 특히 청소년시기에는 통과의례처럼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도록 제도화됐었다. 그래서 학교는 곧 지식정보 전수의 독점적 기능을 수행했고 그런 의미에서 학교는 지식정보의 통로를 꿰차고 앉은 권력기관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학교를 다녔는지에 따라 배운 사람과 배우지 못한 사람을 구별했다. 또 다닌 학교의 등급에 따라 사람을 차별했다. 심지어 자격기준까지 만들어 어떤 자리는 고졸자에게, 어떤 자리는 대졸자에게 허용하는 등 사회적 지위의 진입장벽까지 쌓기도 했다. 학력은 곧 권력과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향후의 시대에도 과연 그러할까. 미안하지만 앞으로의 시대는 전혀 다를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밖에서 배우는 역전의 시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시대는 이미 다가와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벌써부터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교재로 쓰고 있는 인쇄매체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는다. 성품 또한 그 깨알 같은 문자들에만 붙들려 있을 만큼 느긋하지도 않다. 정보화문명은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과 오디오 등을 통해 감성까지 겸비한 지식정보들을 마음대로 얻을 수 있게 하였다. 게다가 학교란 늘 과거의 지식을 전수해주는 데 급급했다. 청소년들은 늘 수동적으로 배우기만 해야 하는 존재였다. 에디슨처럼 거부하는 몸짓으로 학교를 뛰쳐나간 아이들은 오히려 왕따감으로 인식될 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아이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이미 발명가이고 생산자들이다. 그들의 펄펄 나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은 오늘의 정보화 문명을 창출해냈다. 그리고 이 이후의 새로운 문명도 역시 더 어리고 더 젊은 이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어디 과학기술뿐인가.10대 골프선수,10대 판소리명창들을 보라. 그들은 이미 수동적 학생이 아니다. 창조적 생산자인 것이다. 과거의 학교는 그토록 암기를 강조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시험을 치르고 점수를 매기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암기의 수준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 대신 그 자리를 생각과 아이디어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요즘 사람들은 전화번호를 몇 개나 외우고 다니는가. 휴대전화에 모조리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외워야 할 것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또 클릭 한번만 하면 정확한 해답들이 나오는데 무엇을 그렇게 많이 외워야 하겠는가. 앞으로는 시험도 오로지 머리와 손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모두 활용해서 보다 좋은 답을 써내도록 하는 시험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기존의 학교처럼 학생들을 붕어빵같이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을 꼭 받아야 하는가이다. 나는 에디슨처럼 발명가가 되고 싶은데, 학교에서 가르치는 그 많은 것들을 모두 배워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모두 다르게 태어났다. 그만큼 타고난 소양과 재능 또한 모두 다르다. 다르게 태어난 아이들은 다르게 교육해야 한다. 미래의 교육은 바로 다른 사람을 다르게 키우는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를 거부하는 학교는 어찌될 것인가. 아마도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매체에서 자신에게 맞는 지식정보를 마음대로 골라 배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적성에 따라 자신만의 지식정보를 추구하는 선택 학습이다. 새시대야말로 교육이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개인의 적성을 창달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분재가 아니다. 자연 그대로 키워야 한다. 그리고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강지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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