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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이후 경제 어떻게 되나/개혁정책 기존 틀 고수할듯

    ◎각종 감세 조치따라 세수차질 우려/증시 조정국면 탈피… 920P 넘어설듯 15대 총선에서 여당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의석으로 원내 제1당을 확보함으로써 집권후반기 문민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 큰 무리는 없을 것같다.그동안 추진돼 온 각종 개혁적 성격의 정책들도 종전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미세하나마 여소야대 상황이 재연된데 따른 부담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과천의 경제부처들은 88년 13대 총선때와 같은 압도적 격차의 여소야대 상황이 재연되면 정책추진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내심 걱정이 많았었다.당시 대국회업무로 적지않게 곤욕을 치르고 정책기조와 맞지않는 파행적 입법이 많았기 때문이다.89년 의원입법으로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휴업수당이 평균임금의 70%로 인상되고 연차휴가가 8일에서 10일로 늘어난 것을 비롯,인기위주의 입법이 그 당시 많이 이뤄졌다. 이번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비록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했으나 과반수에 가까운 의석을 갖게 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을 어느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중소기업 지원이나 외상매출채권보험제 등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던 분야들은 무리없이 정책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경제력집중을 막기위한 대 재벌정책이나 근로자파견법 변형근로시간제 도입 등 정책현안들은 여전히 여야간 쟁점사안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금융 및 토지관련 정책들도 규제완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선거 전에 취해진 각종 조세감면조치로 세수차질이 우려됨에 따라 세수고삐는 조여질 전망이다.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총선결과를 볼 때 기존의 경제정책이 당장 수정되거나 정책추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아무래도 야당의 몸집이 커진만큼 대 국회관계를 전보다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도 총선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그간의 횡보국면에서 탈피,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우세하다. 이같은 예상은 그동안 증시가 총선결과를 심각한 여소야대로 상정,충분한 조정을 거쳤다고 보기 때문이다.물론 여당이 안정의석을 확보했을때 보다는 못하지만 상당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일부 낙관적인 시각들은 이달안에 종합주가지수 9백20∼9백30선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김기안 LG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국불안감이 해소된데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자금사정도 좋아 9백20선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선거전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순매수 우위를 유지하도록 권유한 것이 다소 부담이긴 하나 이를 극복하면 반등하리라는 얘기다 올해 우리경제지표의 움직임은 예상보다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시중금리가 안정세를 다져 금융당국이 곧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계획이며 경기도 연착륙 국면에 들어서 있다.올 성장률은 지난해의 과열국면에서 잠재성장률 수준인 7∼7.5%로 안정을 되찾았다.물가도 3월까지 2.2%로 지난해(2.4%)보다 낮아 연간 4.5% 이내에서 잡힐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선 성적은 우리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권혁찬·오승호·김균미 기자〉
  • 고3생 교실서 급우 살해/경남 창녕

    ◎“평소 심부름 등 괴롭혀”… 흉기로 찔러 【창원=강원식 기자】 고교생이 평소 자신을 괴롭혀온 급우를 교실안에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18일 하오 1시20분쯤 경남 창녕군 남지읍 대신동 N고교 3학년1반 교실에서 차모군(16)이 흉기로 같은 반 친구인 김모군(18)의 등과 배 등을 여러번 찔렀다.김군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 차군은 이날 3교시가 끝난 뒤 『영어참고서를 빌려 오라』는 김군의 요구에 따라 참고서를 빌려다 주었으나 『왜 이리 늦었으냐』며 머리를 때리고 『점심시간에 보자』며 겁을 주자 곧바로 학교앞 가게로 나가 1천5백원을 주고 흉기를 구입했다.이를 가방속에 숨기고 4교시 수업을 마친 차군은 교실안 뒷쪽에서 김군이 보자며 부르자 가방안에 있던 과도를 꺼내 김군에게 가 등과 배등 2곳을 찔렀다. 중학교부터 같은 학교를 다닌 차군과 김군은 고등학교 1학년때를 빼고는 같은 급우로 잘 아는 사이였다. 학교측은 두 학생 모두가 고등학교 성적이 반에서 10등안에 들만큼 학교생활에 모범이었다고 말했다. 차군은 자신보다 몸집이 좋은 김군이 중학교때부터 자주 때리는데 앙심을 품고 있던중 이날 다시 괴롭힘을 당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차군을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 청주 죽림동 미륵댕이 돌장승(한국인의 얼굴:65)

    ◎몸집 좋은 시골남정네 모습 보는듯/몸통보다 큰 머림·밋밋한 코 인상적 마을의 장승은 대개 한 쌍을 세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그러나 짝수를 지키지 않고 하나 또는 셋과 같은 홀수의 장승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짝수와 홀수는 장승의 기능에 따라 구분되었다.마을이나 절을 수호하는 장승은 한 쌍으로 짝수를 이루었고,마을 풍수와 관련한 장승은 홀수로 세웠다.홀수의 장승은 마을 지세의 보강이나 방위상 허한 쪽을 막아주는 비보기능을 지녔던 것이다. 충북 청주시 죽림동 미륵댕이 장승은 홀로 있는 돌장승이다.마을사람들은 돌장승을 미륵이라 불렀고 자연부락 본래 이름도 미륵댕이다.죽림리는 청원군 남이면에 소속한 마을이었으나 근래에 청주시에 편입되었다.미륵의 키는 1백35㎝에 불과한 난쟁이다.그런데 몸통 길이는 얼굴과 머리부분 길이 75㎝에 비해 15㎝가 모자라는 60㎝다.난쟁이 키에 몸통보다 머리가 더 크고 보면 몸골은 이러고 저러고 할 처지가 못되는 미륵이라 할 수 있다. 그래도 미륵의 얼굴은 착해 보였다.전체 인상을 말하라면부족한 구석이 널려있지만 인정이 넘친다고 할까….눈두덩 위가 깊게 파여 눈섭이 그린 것처럼 도드라졌다.그리고 눈은 짓감았다.헤벌린듯한 입은 마치 콧구멍을 연상케 하는 두개의 구멍으로 표시했다.그 눈과 입이 어울려 우는지 웃는지를 분간할 길이 없는 표정을 지었다.코는 밋밋했다.입 위로 파인 한 줄기의 주름이 콧방울에 닿았다. 볼과 턱에 살이 꽤 붙었다.육덕이 좋은 중년의 시골 남정네 같은 미륵은 체면치레를 하느라 관모를 갖추었다.천질이 못났을 뿐 그런대로 학덕을 갖추어서인지 무식한 얼굴도 아니다.굽은듯한 어깨와 더불어 얼핏 문인석느낌이 와닿는 까닭도 여기 있다.또 팔을 앞으로 모아 놓은듯 몸통을 다음은 것도 문인석에 접근한 요소로 작용했다.사모까지 머리에 얹어 더욱 문인석을 닮았다. 그렇다고 문인석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정월 열나흘 저녁이면 사사롭게 지내는 제의가 있으니 바로 미륵동고사다. 죽림동 미륵에서 주목되는 것은 장승과 미륵불과의 신앙복합현상이다.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장승은 나무장승이 아닌 돌장승이다.장승과 미륵불이 신앙적으로 복합한 시기는 돌장승이 나타난 18세기 후반 이후가 아닌가 한다.조선시대 억불숭유정책은 불상조성을 어렵게 했을 것이다.그래서 돌장승을 세워놓고 미륵신앙의 의미도 부여했으리라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동양인들 전통심성에 자리잡은 미래불미륵은 메시아와 같은 존재였다.
  • 경작지 늘어 철새서식지 줄어든다/탐사팀 연천군 사미천에 가다

    ◎비오리·큰기러기·청둥오리 예년보다 감소/억새풀속엔 참매습격 받은 들새 깃털 날려/강가 뒤덮고 노니는 쇠기러기떼 모습은 장관 경기도 연천군 민통선 북방.여느 민통선 지역과 다름없이 6·25사변 이후 40여년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그러다보니 희귀한 야생 동·식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특히 연천군 장남면과 백학면에 걸쳐 흐르는 임진강 하류와 사미천 일대는 학자들의 관심거리다.「민통선 안의 민통선」이라 불릴 정도로 원시의 모습을 연상케할만큼 자연상태가 잘 보존돼 있다. 대부분이 해발 2백∼3백m 가량의 야트막한 구릉들이다.강가에는 덤불들이 무성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각종 조류 등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기에 알맞다. 실제로 한반도 남쪽에서 겨울을 지낸 철새들이 장거리 비행에 지친 끝에 잠시 쉬기 위해 머무는 곳이다. 이곳을 찾은 지난달말은 겨울 철새들이 시베리아 등지로 북상을 시작하려는 시기였다. 관할 육군 ○○부대의 도움으로 민통선 초소에 다다르니 살얼음이 낀 폭 10m 남짓한 사미천이 소리없이 흐르고있었다.사미천은 북한의 장단군 대남면에서 발원,연천군 백학면 전동리에서 임진강과 합류한다. ○북상 겨울철새 휴식처 하류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비오리 너댓 마리가 유유히 노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검은 빛깔의 머리가 햇빛에 반사돼 유난히 반짝거렸다.이방인의 시선을 피하려는 듯 물속으로 자맥질을 되풀이했다. 동행한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 소장(54)은 『이 지역의 대표적인 겨울철새』라며 『다른 오리류와는 달리 잠수성 오리라서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입부터 뜻밖의 마중을 받고 가벼운 흥분을 느끼면서 사미천 상류로 향했다. 비포장길을 10여분쯤 달려 남방한계선을 표시한 철책의 턱밑에 다다랐다.야트막한 야산을 끼고 흐르는 개천 건너편에 고라니 한 마리가 한가롭게 수초를 뜯고 있었다.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였다. 온몸이 갈색털로 덮인 고라니는 노루과에 속한다.무척 예민하다.아니나다를까 인기척에 귀를 쫑긋 세우더니 사진기의 셔터를 누를 틈도 주지 않고 긴 다리로 펄쩍 펄쩍 뛰며 산 속으로 숨었다. 비무장지대라면 모를까,민통선 지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철책근무를 하던 병사가 귀띔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던 중 물가 억새풀 속에서 육식 조류의 습격을 받은 알락오리와 고방오리,청둥오리의 깃털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소장은 『참매(천연기념물 323호)의 소행』이라고 말했다.참매는 독수리나 황조롱이가 들판을 사냥터 겸 휴식처로 삼는 것과는 달리 산림과 개울이 있는 곳에 사는 맹금류다. 사미천을 일별하고 서쪽으로 2∼3㎞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임진강 하류로 방향을 틀었다. 전방이 탁 트인 30여m 높이의 강변 둔치에 올랐다.마주보이는 야트막한 야산에는 눈꽃이 앉은 앙상한 나무들로 빽빽했다.굽이쳐 흐르는 강을 따라 길게 펼쳐진 백사장은 겨울 정취를 더해주었다. ○살얼음위 독수리 눈길 수면 위에는 수천마리의 쇠기러기와 큰기러기,황오리 등 겨울철새들이 강물을 뒤덮고 노닐고 있었다.탄성이 절로 나오는 장관이었다. 그러나 이소장은 『올해는 늦겨울 추위가 유난스러워 강이 얼어붙는 바람에 새의 수가 예년에 비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무리에서 10m도 채 안 떨어진 살얼음 위에는 독수리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먹이에는 전혀 눈길을 주지 않았다.철새들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독수리는 육식 조류지만 죽은 동물만 먹기 때문이다.이른바 동물 세계의 청소부다.한 번에 몰아서 먹이를 먹고 상당기간 굶는 「아코디언형 위장」을 지니고 있다. 이 곳에서 주목의 대상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다.드물기는 하지만 연천군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맹금류이다.모습도 위엄과 살기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몸집은 비둘기보다 조금 크지만 뒷날개가 유난히 커,하늘에서 정지한 상태에서 자유자재로 방향을 트는 재주가 있다.때문에 들쥐 등 사냥감을 발견하면 거의 놓치는 법이 없다. ○딱새류 등 집단 서식 때마침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쇠황조롱이가 갑자기 상공으로 치솟았다.잠시 곡예하듯 선회·정지비행을 선보이더니 전투기처럼 급강하했다.어느 틈엔가 두 발에 들쥐 한 마리를 낚아채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 민통선을 빠져 나오는길,먼 벌판 위에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6마리가 성큼성큼 걸어다녔다.북상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듯 했다. 이 일대 경작지와 야산의 경계지역에는 텃새인 딱새류를 비롯해 할미새류,때까치류,멧새류,되새류 등이 집단으로 서식한다.고지대에는 딱다구리와 두견이류,까마귀류가 많으며 강가에는 백로,뜸부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인 잿빛 개구리매,원앙,흰뺨 검둥오리 등도 나타났다고 학계에 보고됐다. 이소장은 『연천군의 다른 민통선 지역은 대부분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어 다른 곳에 비해 조류의 수가 줄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체계적 생태계조사 시급”/개발논리에 밀려 환경훼손 안돼야/이정우 동서조류연구소장 『사미천 일대는 외진 곳이라 지금껏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덕분에 우리가 지켜야 할 동식물의 보고로 남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 소장(54)은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는 이처럼 알려지지 않은 곳에 대한 실사 및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아직까지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아쉬워한다. 이곳의 가치는 산짐승이나 날짐승들이 살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인가가 전혀 없고 사람의 발길도 닿지 않았다.물가에 산림과 덤불이 잘 조성돼 있다.느린 개천의 흐름도 동물들을 모이게 만든다. 이소장은 『아주 맑은 물에서만 사는 비오리가 대표적인 철새이며 알락오리,청둥오리,고방오리 등 각종 오리류와 참매 등의 맹금류 등이 이곳에 서식한다』고 설명했다.노루나 고라니 등 산짐승도 많이 살고 있다. 특히 사미천은 북한 장단군에서 발원한 남북을 잇는 개천이므로 남북한이 공동으로 생태계를 조사하고 또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한의 야생 동·식물 교류사업도 군사분계선으로 생긴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단절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장은 민통선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 사미천 일대처럼 「생태계의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지적했다.임진강이나 한탄강 등 민통선을 넘나드는 강들이 민통선 밖의 작은 공장들과 마을에서배출하는 폐수 및 생활하수로 오염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소장은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개발우선의 논리가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무공해 지역이 과거 무분별한 개발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장기적인 연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초중고생 몸집 커지고 체력 떨어져/교육부,95년 신체검사 분석

    ◎키 10년전보다 평균 3㎝이상 “쑥쑥”/고교생 10명중 4명 안경… 시력 “저하” 초·중·고교생들의 키와 몸무게 등 체격은 매년 좋아지고 있지만 시력을 비롯한 체질과 달리기 등 체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컴퓨터와 TV의 영향으로 시력이 갈수록 나빠져 굴절이상(근시·원시·난시) 학생이 1백명에 21명꼴로 10년전보다 무려 2.6배나 늘어났다. 이는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교생 7백94만여명의 체격·체질·체력을 검사,표본을 분석해 22일 내놓은 95년도 학생신체검사 결과다. 키는 10년전보다 남학생은 평균 3.79㎝,여학생은 3.01㎝ 더 커졌다.남학생은 초등학교 3.07㎝,중학교 5.23㎝,고교 3.06㎝씩,여학생은 초등학교 3.73㎝,중학교 3.06㎝,고교 2.24㎝씩 자랐다. 그러나 앉은 키는 평균 1.35㎝(남)와 0.78㎝(여)밖에 자라지 않아 하반신이 상대적으로 긴 「서구형 체형」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몸무게도 각각 평균 4.97㎏,3.53㎏씩 더 늘었다. 시력이 0.2∼0.04인 약시는 1백명에 3·4명꼴로 10년 전보다 2.3배 늘어났고,굴절 이상(근시·원시·난시)은 전체 학생의 21.49%(1백70만여명)에 달했다. 시력 약화는 고학년이 될수록 늘어 1백명 기준으로 초등학생 13명,중학생 32명,고교생 40명 가량이 안경을 쓰고 있다.조도가 낮은 상태에서의 독서,장시간의 컴퓨터 조작,TV 과다시청,컴퓨터 게임기 및 전자오락 탐닉 등이 주원인이다. 체력도 갈수록 떨어져 고1 남학생은 1백m 달리기와 오래 달리기(1천m)가 10년전보다 각각 0.9초와 25초가 느려졌고 턱걸이는 2·3회가,던지기는 2.2m가 줄었다. 고1 여학생도 팔굽혀 매달리기가 0.6초 느려지고 제자리 멀리뛰기도 9.6㎝ 주는 등 전 종목의 기록이 나빴다.잘못된 식생활에 전자오락과 TV시청 등 비활동성 오락을 즐기는 탓이다.
  • 임산부 음주/태아 24시간 만취상태로/미 식품의약품청 경고

    ◎알코올 1분내 도달… 치명적 피해 입혀/정신지체·기형아 등 가능성 매우 높아 임산부가 어쩌다 한번 아주 조금 마신 술도 태아에게는 치명적인 해를 입힌다. 21일 보건복지부가 펴낸 「의약품안전성정보」지에 실린 미국식품의약품청(FDA)의 「임신중의 음주」에 따르면 임산부의 혈류중의 알코올은 1분 안에 태아에게 바로 도달하며 24시간동안 태아의 체내에 머문다. 태아는 간이 충분히 자라지 않아 알코올을 처리할 능력이 없어,어머니에게 다시 돌려준다.임부가 술에서 깰 때까지 마치 스펀지가 술을 머금은 듯 취한 상태가 된다.산모가 술을 자주 또는 많이 마시는 경우 태아는 하루종일 만취상태인 셈이다. 임부가 얼마나 자주,어느 정도 마시느냐에 달려 있지만 태아알코올증후군(FAS)에 걸릴 수도 있다.FAS에 걸리면 비정상적으로 몸집,특히 머리의 크기가 작아지며 나중에도 정상적인 크기로 회복되지 않는다. 뇌의 크기도 작아 정신지체를 보이며 학습능력도 떨어진다.손과 발의 기능협조도 잘되지 않는다.눈과 코 등 얼굴도 기형이 될 수 있다.신장·심장에도 이상이 온다. 태어난 뒤에는 알코올금단증상을 경험하게 된다.이 증상은 1주일에서 길면 6개월까지 지속된다. 역학조사결과 FAS증후군은 2천명의 신생아중 1∼3백명에게서 나타나며,술을 마시는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신생아는 3분의 1이 걸린다. FAS와 관련이 있는 알코올의 최소섭취량은 하루 75㎖(포도주 한잔은 15㎖)정도다.사람마다 알코올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태아가 피해를 입는 알코올의 양은 의학자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 가벼울수록 오래 산다고는 했지만(박갑천 칼럼)

    작가이자 시인인 G K 체스터턴은 지독한 뚱보였다.그에비해 젊어서부터의 채식주의자 버너드 쇼는 말라깽이.어떤 자리에서 만난 두사람이 몸매를 가지고 입씨름을 벌인다. 『내가 만에 하나 자네같은 뚱보로 된다면 차라리 목을 매어 죽고말지』 살좀 빼라는 뜻을 담은 쇼의 되알진 독설이었다.체스터턴이 불룩나온 배를 쓸어만지며 이말을 받는다. 『제가 만에 하나 목을 매달게 된다면 선배님을 목매는 노끈으로 쓸겁니다』 쇼보다 18살아래인 체스터턴의 좀 무람없는 대거리였다 할까.그는 쇼보다 14년 먼저 세상을 뜬다.역시 훌쭉이는 뚱뚱이보다 오래 산다는 것인지.94살을 살다간 쇼는 장수한 편이다. 시·서·화에 뛰어났던 강희안도 뚱보였다(「용재총화」2권).성삼문이 시를 지어 그를 희롱한다.『돼지고기는 성성이(생)가 술을 좋아하듯 하고/월과(다달이 보는 시험)는 여우가 화살을 피하듯 하는구나…』 그 강희안은 47살에 이승을 하직한다.38살로 비명에 간 성삼문은 천수를 다했을때 몇살까지나 살았을지. 강희안같이 살코기 좋아한다 하여 반드시 살이 찌고 오래 못살고 하는 것만도 아니다.「어우야담」에 쓰인 참판 김계우의 경우를 보자.그는 닷새마다 소 한마리를 잡아 부인과 대작하면서 먹었으니 한달에 여섯마리씩을 축낸 셈이었다.그랬건만 함께 80살을 살았다는 것 아니던가. 『부잣집 맏며느리감』으로 표현되는 여성은 오동포동 살깊은 몸집이다.그래야만 마음도 낙낙하다는 뜻이었겠지.백거이(백거역)의 장한가가 노래하는 양귀비의 몸매가 그랬던 듯하다.여성미를 형용하는 연수환비라는 말도 그를 뒷받친다.이는 조비연(한나라 성제비)같은 빼빼에 옥환같이 푼더분한 여인이라는 뜻.옥환은 양귀비의 이름이다.야들야들 토실토실한 살집이 떠오른다. 얼마전까지도 부자·상류층을 그리는 만화는 파이프나 잎담배를 물고있는 뚱보였다.하지만 이젠 마른 사람으로 갈음돼간다.그런만큼 비만은 성인병의 원인이라면서 『선진국속의 후진적 인간』으로 몰리는 추세다.흐름이 그런 터에 하버드의대는 비영비영한 경우나 담배피우는 경우가 아닐때 체중이 가벼울수록 오래 산다는 연구조사결과를 내놓고 있다. 다 아는 얘기긴 하지만 정상체중 넘는 이들의 심기를 한번더 불편하게 하는 것 아닌지. 하지만 섭생은 하되 무리하게 줄이면서 부작용을 불러들여서는 안되겠다.
  • 알와리드 사우디 왕자 사업가로 “대 성공”

    ◎세계굴지 기업·은행·호텔 대거 매입/장래 중시… 부실기업 집중투자 적중/언론매체·쇼비즈니스도 큰 관심… 한해 5천만달러 수익 호화궁전,전용 비행기,40인승 호화요트에 4백명의 가신,2명의 24시간 무장경호원을 거느린 아라비안 나이트 왕자 알와리드 빈 타랄.이들 식솔에게 지급되는 급료는 그러나 그의 가계비 지출의 2%도 안될 만큼 「사막의 왕자」는 갑부다.알와리드는 또한 궁핍한 서민들에게 한해에 1억5천만달러를 희사하며 가난한 왕자들을 먹여살리기도 한다. 세계 굴지의 기업체·은행·호텔·유통체인 위락시설등을 닥치는대로 매입,1백억달러의 「부의 왕국」을 건설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왕자이자 톱 경영자로 자리잡은 알와리드.왕자라기 보다는 전문기업가로 성공을 거듭하는 그에게 유수의 세계 경영인들이 경이로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알와리드는 현 파드국왕의 조카로 재무장관직을 맡고 있는 타랄의 아들이다. 올해 38세인 알와리드의 다음 목표는 이탈리아의 전직 총리이자 언론재벌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TV매체 인수를 성사시키는 일이다.한때 미국 CBS매입에도 관심을 가졌던 그는 이탈리아 TV왕국의 12억달러 상당의 주식 매입을 놓고 요즘 호주출신의 황색 언론재벌 루퍼트 머도크와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않는 알와리드는 지난 70∼80년대에 오일달러를 흥청망청 낭비하던 아랍의 귀족이나 거부들과는 달리 사업수완이 출중하다.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멘로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전과목 A학점을 받을 정도로 학업성적도 우수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디에 있는 그의 집무실에는 레흐만 브러더스,메릴 린치,골드만 삭스등 투자자문회사의 신용조사 자료로 가득차 있다.그는 핵심측근 10여명의 자문을 받아 당장 목전의 수익보다는 3∼4년후,아니면 10년후의 투자전망을 더 중시한다.그리고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그는 계약을 체결할 때는 반드시 대리인을 내세워 리야드에서 무선전화를 통해 지시한다. 그 좋은 사업 성공사례가 15년전 미국 중앙은행(FRB)으로부터 부실기업 판정을 받은 시티은행의 주식을 다량 매입할 때의 일이다.측근들은 주식인수를 적극 만류했지만 그는 주당 16달러에 이 은행 보유 주식의 9.9%를 과감히 사들였다.현재 시티은행 주가는 당시보다 4배 이상(주당 67달러) 올라 이 은행내 그의 자산을 2백80억달러로 늘렸다. 적자 투성이인 유로 디즈니랜드에도 3백50억달러(24.8%의 주식보유)를 투입했지만 투자전망이 밝다고 판단하고 있다. 알와리드는 또한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1억6천만달러(50%),샌프란시스코의 페어먼트 유통체인에 4천만달러(50%),토론토의 포시즌 호텔에 1억2천4백만달러(26.6%)등을 투자해 호텔업계 종사자들을 놀라게 한다. 현재 이들 호텔에 대한 투자가치는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오히려 그는 5년 이내에 호텔수를 40개,10년후에는 80개로 늘릴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알와리드는 그러나 커크 커코리언 회장의 크라이슬러 자동차,영국 사치 & 사치 회사의 주식 인수제의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했다. 그의 사업 스타일과 관련,사우디 거부 아므로 카쇼기는 『외국 기업인들과 공동출자를 통한 그의 사업수완이 점차 세련되고 있다』며 『실패를 거듭하는 다른 왕족들과는 달리 알와리드는 한해에 5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사우디 주재 한 전직 미국대사도 『그는 여러 분야에서 성공을 하고 있고 자신에 대해서도 엄격하다』고 전한다. 아랍 TV & 라디오(ART)를 소유하고 있는 알와리드는 특히 언론매체와 할리우드의 쇼비즈니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그래서 그는 자신의 전용 비행기를 보내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점심식사에 초대할 정도로 절친하다.영화,만화영화,리조트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초대형 멀티미디어 왕국을 겨냥하는 두사람은 최근 비밀협정에 서명,더욱 주목되고 있다. 비교적 비대한 몸집의 아랍귀족과는 달리 알와리드는 주치의가 처방해주는 하루 1천3백 칼로리의 영양분만 섭취할 정도로 절제력이 뛰어나다.한밤중에 조깅을 하고 새벽 4시에 잠자리에 들며,반드시 오후 4시에 점심식사를 하는 괴벽의 소유자이기도 하다.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절제한 식사로 몸이 뚱뚱해지는 것이다.
  • 전국의 명산 그림으로 본다

    ◎오승우 화백,예술의 전당서 「한국 100산전」/한라­설악산에서 서울근교 산까지 망라 중진서양화가 오승우씨(65)에게 올해는 남다른 의미가 주어질 수 있다. 쉽게 자리를 펴지않는 성격에 지난 13년동안 갖지 못했던 개인전(13∼24일,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을 대규모로 갖는가 하면 올해의 예술원상을 수상하며 국내 예술인들에게 주어지는 최상의 지위인 예술원 회원이 됐다. 호남화단의 거목이었던 고 오지호화백의 장남이지만 많은 예술인 2세들이 버거워하는 「부친의 무게」를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소박하게 자신의 예술세계를 지켜온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0여년간 미술계에서 쉽게 거론되지 않을만큼 조용히 지내온 그는 또래의 많은 중진들이 그림값 상승무드에 편승해도 흔들림없이 10여년전 그림값을 고수하며 살아왔다. 『예술원 회원이 되면 그림값이 호당 1백만원은 넘어야 한다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가격을 붙여야 할지 모르겠다』는게 요즘 숙제이기도 하다. 이번 개인전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지난 10여년간 그려온 산그림들을아낌없이 내놓는다는 점이다. 몸집은 자그마하지만 굵고 대담한 필력을 갖고있는 그의 화폭엔 깊은 골과 여운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회에 내놓는 산그림 유화 1백점은 한라산·설악산·지리산·월악산·적상산 같은 명산과 그가 무시로 올랐던 북한산·도봉산 등 서울근교 산들의 형상을 안고 있다. 유영국·박고석 등 이미 산을 소재로 삼은 대가들의 영역에 행여 도전장을 내는 기분이 들까봐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다지만 10여년만에 벌이는 「한국 100산전」에 기울이는 정성과 기대는 남다르다. 배낭하나 둘러멘 그가 10여년간 오르내린 산들의 표정­정상에서 내려다본,혹은 골옆에 비껴서 그린 다양한 산의 그림들은 특유의 정감을 지니고 있다. 1백호 크기부터 크게는 5백호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양과 규모의 산그림들을 갖고 개인전을 갖는 노작가의 표정은 마냥 즐겁다.
  • 모기와 군복(외언내언)

    모기침은 얼마만한 위력을 가진 것일까.학계에서 「양성 3일열 말라리아 매개모기」로 부르는 중국얼룩날개모기는 몸집이 뇌염모기보다 크지만 몸길이가 6㎜이고 이중 머리에서 침끝 길이는 2.5㎜에 불과하다.머리카락 같은 모기침은 한쌍 곁눈(복안)옆 더듬이보다 약간 길고 양옆에 수염을 달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롱모양의 모기 입이라고 한다.끝에는 칼날같이 뚫는 기능이 있고 뱃속에서 타액을 내뱉으며 효소를 작동시켜 흡혈할 때 피를 엉기지않게 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이 대롱모양입을 침놓듯 내리꽂고 흡혈하는 시간은 30초에서 1분간.이 순간 흡혈량은 2㎣.배가 가득차서 무거워 날기 어려울 정도가 돼야 더 달려들지 않고 쉬러 간다고 한다. 국립보건원은 말라리아 방역을 위해 군인들에게 모기침이 들어가지 않는 특수군복을 지급할 것과 전방막사에 2중망창을 하고 저녁이후 새벽까지 야외근무 장병에게 모기 기피제를 지급할 것을 긴급 건의했다.보건원이 그간 말라리아 발병환자를 정밀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발병자 모두 휴전선에서 근무한군인들이고 민간인도 전방에서 감염된 것이 거듭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보건원관계자는 말라리아가 후방에까지 전파되는 것을 막기위해서는 인근 지역 모기박멸도 있어야 하지만 군인들이 물리지 않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장병들이 제대후 발병하지 않게 하는 것도 방역의 필수지만 국내 헌혈의 상당부분을 이들 젊은 층이 담당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인근 미군부대에는 모기침이 뚫을수 없는 굉장히 조밀하게 직조된 군복과 긴 소매에 방충제를 바른 특수군복이 지급되어 있고 막사에도 2중망창 시설이 되어있다는 점을 든다.모기는 색맹이지만 밝은 옷보다 짙고 어두운 색을 더 좋아한다.모기는 살충제를 바른 옷도 용케 감지하고 피한다고 한다. 군복제조에 모기방어까지 고려한 미군들의 장병보호 전략을 늦었지만 바로 본받아야 할 것이다.
  • 일일일선운동을 생각해 본다(박갑천 칼럼)

    국민학교때의 교장선생님이 생각난다.자그만 몸집의 전형적 일본사람.그는 어느날의 조회에서 일일일선운동을 역설했다.하루에 좋은일 하나씩만 해나가자는 말이었다.멀쩡한 자기돈 1전짜리를 가지고 교장실에 들어가 운동장에서 주웠노라고 했던 「거짓말선행」이 민주스러워진다. 그는 어쩌면 고대로마의 황제 티투스의 행적을 읽었던 것인지도 모른다.인두세·통행세등 갖은 명목으로 세금을 거둬들이다가 나중에는 공중변소세까지 받자고한 아버지 베스파시아누스 황제의 영바람을 눌렀던 사람이다.그가 아버지 뒤를 이어받자마자 곧 저 유명한 베수비오화산 폭발이 일어난다.이때 헌신적으로 구제와 뒷수습에 나섬으로써 그는 국민들의 경모를 받는다. 이 티투스황제의 생활철학이 일일일선이었다.그는 국민을 위해 혹은 인류를 위해 이바지할수 있는 일을 하루 하나씩만이라도 해나가자고 마음먹었다.또 그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도 기울였다.그러나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어떤날 그런 뜻이 펴지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을때 그는 측근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푸념했다고 전해진다.『아미키,디엠 페르디디(Amici,diem perdidi:친구여,오늘을 헛되이 보냈구나)』 「명심보감」을 펼치면 그 첫머리 계선편에 다음과 같은 귀절이 나온다.『하루라도 착한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모든 악한 마음이 스스로 싹터 일어나느니라』 그러기 때문에 날마다 착한 마음을 일으키라는 뜻이다.말하자면 일일일선운동의 탯줄을 이루는 말이었다고도 하겠다.그것은 바로 「하늘이 복으로써 갚는」(천보지이복)길을 여는 일이기도 하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서 피어난 자원봉사하며 헌혈의 물결은 일일일선 아닌 십선·백선의 마음들이었다.설사 그런 재난의 현장에까지 마음쓰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서분서분한 마음들을 가꾸어 나갔으면 한다.굳이「거창한 선행」만을 생각할 일은 아니다.거리에서 쓰레기 하나 줍는 일이나 버스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도 선행이라 못할 것이 없다.「명심보감」의 가르침 그대로 그러한 선의는 염의없고 주접스런 마음을 누르는데로 이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선을 행하면서 선임을 의식할때 벌써 선에서 멀어진다는 말은 지나치게 철학적이다.선을 의식하는 선이라도 얼마나 목마르게 기다려지는 오늘의 각박함인가.「자그만 선 하루 4천만가지」의 우리사회에는 명지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 외언내언

    학질모기가 다시 나타났다.학질,하루거리,제것,초점등 지방따라 병명을 달리 하던 말라리아 매개 모기가 서부 휴전선 일대에 상당한 밀도를 보이고 있다.국립보건원이 지난해 휴전선 인근지역에서 군인 18명등 20여명 학질환자가 생긴 것을 계기로 계속 조사한 결과 고양시와 김포 연천 파주 포천등에서 학질모기 밀도가 높았고 강원도 철원 전방지역에서도 학질모기를 확인했다. 학질모기는 정식이름이 중국얼룩날개모기와 잿빛얼룩날개모기 등인데 이 모기들은 몸집이 6㎜ 정도로 뇌염모기(4.5㎜)보다 크고 비행거리도 상당하다.하루저녁에 보통 4∼6㎞를 날고 최고 16㎞까지 비행한다고 한다.서식지는 무논이다. 논물에서 알­장구벌레­번데기 과정에 10∼14일 걸리고 그 다음 날개가 나와 날아다니며 사는 기간이 한달간.이 1개월 생존기간에 단 한번 교미하고 알은 5∼7회 낳는다.1회에 2백50개 정도 낳지만 횟수가 늘면 알 숫자는 준다고 한다.흡혈은 알을 낳기 위한 것이다.따라서 암놈이 흡혈을 하는 것이다.흡혈 후 3∼4일만에 알을 낳고 그다음 또 흡혈하러 나선다.가장 좋아하는 흡혈대상은 소와 돼지다.이런 동물이 없을때 사람에게 달려든다.학질모기떼 가운데 2%정도(1백마리중 2마리)가 사람을 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말라리아 매개모기는 휴전선 너머 북녘 개풍군 무논에서 넘어왔을 것으로 추정한다.매개곤충 조사자들이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유문등으로 모기를 채집할때 인접 북한농촌에 동물이 없는 점과 바로 인접한 우리농촌에는 8만여마리 가축이 있는 점에서 추론한 것이다.모기는 소 돼지에게서 발산되는 탄산가스와 질산 암모니아 등을 좋아하여 이것을 안테나로 감지하고 달려든다. 79년 이후 환자발생이 없었던 남한에서 지난해와 올해 휴전선 근처 체재자가 발병한 점이 북한 모기설을 뒷받침한다.남북대화는 방역 때문에도 필요하게 되었다.
  • 김 대통령 경제장관회의 지시 내용

    ◎“선거 물가파급 차단… 5% 억제선 지켜라”/불법노동·선거운동 절대 용인말라/공기 넘기더라도 안전확보에 만전 김영삼 대통령은 9일 상오 과천 제2종합청사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 부처에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재정경제원=4대 지방선거 실시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하여 금년도 목표인 물가상승률 5%선 억제를 지키도록 하라.특히 농산물 가격을 지속적으로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하라.무역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자본재의 수입대체가 이루어지도록 힘쓰라.국내 기업이 국산기계의 구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 ▲통상산업부=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과 융자가 대기업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은만큼 각별히 신경쓰도록 하라.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곤란하지만 최대한 융자의 공평성을 기하도록 하라.중소기업 육성은 경제의 기본틀이다. ▲건설교통부=다시는 가스로 인한 사고가 없도록 해야만 한다.가스관이 들어가는데 무리수가 없도록 하라.공기를 넘기더라도 안전을 중시,무리한 공사가 없도록 하라. ▲정보통신부=한국통신은 국민의 생명,재산이 직결된 중추신경이다.그러나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일은 하지 않고 노동운동만 하는 노조간부가 87명이나 되는 것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노조가 1년에 40억씩이나 쓴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한국통신 사태는 노사분규 차원이 아니라 국가안위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이준씨를 사장으로 임명한 것도 통솔력과 장악력 때문이다.불행한 사태가 생겨 대체인력을 투입하게 되더라도 지휘능력이 있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정당한 노동운동은 정부가 보호할 것이나 불법적인 노동운동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노동부장관이 하는 일에 만족한다.노동관계 특별대책으로 국민이 만족하고 있다.불법을 행하는 자는 용서없다.법위에 성역없다.정부의 존재 이유는 법을 엄정히 지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작년에 신문용지 3억5천만달러 어치가 수입됐다.있을 수 없는 일이다.수입을 줄이라고 앞장서 말하면서 이렇게 수입하고 있다.50­20%를 무가지로 찍어내 전부 쓰레기로 버리고 있다.신문이 쓰레기를 줄이자고 한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쓰레기를 산처럼 만들고 있다.기가 막힌 일이다.심지어 할당제를 지시하고 있다. 공공사업 부정거래 행위는 이제 없어질 때가 됐다.철저히 조사해 몇개 회사든 법에 따라 고발조치하라.다시는 공사부정,담합행위가 없도록 하라. ▲종합 지시=선거부정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절대로 적당히 넘기지 않겠다.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적당히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당장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다. ◎재경원/집행기능 축소·정책기능 제고/방대한 권한 스스로 줄인건 평가 받을만/관할권 다툼에 「유통」 일원화 안돼 아쉬움 지난 4월 7일 과천청사 통상산업부의 대회의실.이석채 재정경제원 차관과 박운서 통상산업부 차관,그리고 양 부처 1급 간부들과 주요 국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회합에서는 중소기업 지원과 자본재산업 육성등 두 부처의 현안과 업무협조 문제가 격의 없이 토의됐다.그러다 회의 말미에 박차관이 한마디 던졌다.『재경원이 부처통합으로 권한과 기능이 비대해졌다.이제 떨어도 될 업무는 타부처로 과감히 이양해야 한다.예컨대 외국인투자나 덤핑률 조사같은 집행업무는 개별부처나 무역위원회로 넘기고 연불수출자금이나 대외경제협력기금의 일정 부분을 수출진흥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차관이 『연구·검토해보겠다』고 짧막하게 답변한 뒤 회동은 끝났다.유사한 모임이 다른 부처들과도 있었다. 9일 대통령주재의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홍재형 부총리가 밝힌 재경원의 기능축소는 이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제부처 간담회의 역할이 컸다.지난 해 단행된 조직개편(재무부와 경제기획원 통합)이 재경원의 옷 치수를 줄인 것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작아진 옷에 맞게 몸집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재경원의 권한과 기능이 일개 부처로는 막강하고 방대했던 게 사실이다.예산 세제 금융 경제정책 대외경제조정에서부터 각 부처의 업무를 총괄하는 각종 위원회까지 버거울 정도다.부총리가 주재해야 할 위원회만 47개이며,이들 위원회가 1년에 한번만 열려도 일주일에 한번 꼴이 된다. 재경원은 이번 기능조정에서 유통과 공업입지,관세와 관련된 위원회 외에 원자력위원회도 타 부처로 넘길 생각이었다.그러나 원전의 안전을 다루는 과학기술처로 넘겨야 한다는 주장과 원전건설도 중요한만큼 과기처로 일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통산부 논리가 맞서 결말을 보지 못했다. 해묵은 과제인 반덤핑 등 산업피해구제제도의 일원화는 재경원이 통산부 요구를 흔쾌히 수용,무역위원회로 일원화되는 결실을 보았다.그동안 산업피해 여부에 대한 판정은 무역위원회가,덤핑율 조사는 관세심의위원회가 따로따로 해 효율적이지 못했다.외국인투자 인가권을 각 부처로 넘기고 제2금융권의 검사권을 은행감독원에 위임키로 한 것 역시 집행기능을 줄이고 정책기능을 제고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유통과 공업입지관련 위원회는 각 부처의 관련법과 관할타툼때문에,유통은 유통근대화추진위원회(통산부)와 유통단지개발심의위원회(건교부)로,공업입지는 공업배치심의위원회(통산부)와 산업입지개발심의위원회(건교부)로 쪼개져 위원회 정비취지를 반감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번 기능조정이 위원회 정비차원인데다 주로 재경원이 손털고 싶었던 것들이어서 「씨알이 잘다」는 지적들이 적지 않다.그러나 공룡부처로 따가운 시선을 받아 온 재경원이 권한을 스스로 줄였다는데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케냐 국립공원/수천마리「누」떼 대이동“장관”(아프리카 기행:5)

    ◎호숫가 아침 물먹을땐 강·약자 공존/굶주린 표범도 다른 동물 공격안해/인간보다 창조의 질서에 더 순응하는 듯 케냐의 국립공원인 암보셀리(AMBOSELI)는 킬리만자로산의 장관을 한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마사이마라(MASAIMARA)에서 하룻밤을 지낸 우리는 케냐의 서남쪽에 있는 암보셀리로 차를 달리기 시작했다.나이로비에선 2백50㎞ 거리에 있다.암보셀리는 킬리만자로 산자락에 기대 살고 있는 사자,들소,코끼리,코뿔소,치타와 같은 덩치 큰 맹수들의 보금자리다.그런데 암보셀리의 킬리만자로에는 우리나라의 38선이 그어질 때와 비슷한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목초지 찾아 국경 넘어 오늘날 지도상에 나타난 케냐의 국경선은 18 80년에 영국과 독일의 식민정책 실무담당자의 손에 의해서 그려진 것이다.빅토리아호수로부터 남동쪽으로 거의 일직선으로 그어지던 이웃 탄자니아와의 국경선이 킬리만자로에 닿으면서 불규칙한 선을 이루면서 비켜간다.이것은 당시 케냐를 통치하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탄자니아를 지배하고 있던 독일의 빌헬름황제의 생일을 위한 축하선물로,신비로운 만년설의 봉우리를 가진 킬리만자로 일대를 독일에 넘겨준데서 비롯되었다.그들 식민정부의 실무담당자들은 원주민들의 역사와 함께 지켜왔던 부족들의 전통적인 경계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사이족들이나 야생동물들 역시 오늘날까지 그 경계선을 무시하고 목초지를 따라 국경선을 넘나든다. 우리는 마사이마라에서 암보셀리로 가던 도중 수천마리를 헤아리는 누우(ENU)떼들이 삭막한 초원지대를 가로질러 일렬종대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누우떼는 케냐의 마사이마라 북부지방에서부터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북부지역을 거쳐 응고롱고로(NGORONGORO)분화구 범위를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달리는 차안에서 누우떼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느냐고 원주민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들의 이동진로를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손에 잡힐듯 마주 바라보이는 암보셀리로지에 도착한 것은 하오 해질무렵이었다.두번째 방문한 이 로지베란다에다 의자를 꺼내놓고 노을에 빗기는 킬리만자로의 산자락을 바라보았다.털보영감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가 저절로 뇌리에 떠올랐다. 헤밍웨이는 사냥터와 바다를 찾는 모험으로 일생을 살았다.그러한 취향을 가진 헤밍웨이에게 아프리카는 늘 모험을 충동질시키는 대상이 되었다.그는 두번에 걸쳐 아프리카를 여행하였다.그 첫번째가 19 33년 몸바사항구를 통해 내륙으로 들어왔었고 두번째의 여행은 그로부터 20년 후였었다. 그러나 그의 아프리카 여행은 두번 모두 순탄치 못했다.첫 여행에서는 아메바이질에 감염되어 죽을 고비를 넘겼고 다음 여행에선 사냥중에 타고 가던 비행기가 두 차례나 추락해 부인과 함께 중상을 입었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 그러나 첫번째 여행중 그는 응고롱고르호수에서 대자연의 섭리로 이루어지는 동물들의 대이동을 목격한다.그리고 뜨거운 아프리카의 열기 속에서도 만년설을 이고 있는 킬리만자로의 웅장한 자태에 압도되었다.그 경험에서 얻은 작품이 「아프리카의 푸른 산들」과 「킬리만자로의 눈」이다.아프리카를 두번째 찾았을 때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주인공이자 카렌의 남편인 브로어 블릭센 남작을 만나 의기를 투합하였다. 「킬리만자로는 높이 5천8백95m의 눈에 뒤덮인 산이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한다.마사이족은 서쪽 봉우리를 가리켜 「느가에느가이」라고 일컫는데 그것은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그런데 이 서쪽 봉우리 근처에는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하나 나둥그러져 있다.과연 그 표범은 산봉우리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던 것일까.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독백과 함께 시작되는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소설 주인공 헤리의 의식을 통해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자신이 겪었던 정신적 방황과 욕구불만,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신의 내부에 감추어진 열정을 쏟아낸 단편이라 할 수 있다. ○호수·웅덩이 곳곳에 가뭄에 시달려 초원이 거의 회색빛을 띠고 있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근처와는 달리 암보셀리는 푸른 초원이 눈부시게 깔려 있었다.그리고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로 가득한 아름다운 호수와 웅덩이가 시야에 들어왔다.그 호수와 웅덩이에는 거산 킬리만자로가 힘겹게 투영되었다. 아침해가 뜰 무렵이면 수십만마리를 헤아리는 갖가지 동물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동서에서 늪지대를 향해 걸어온다.그들은 이곳 늪지대의 물을 마시고 제각기의 초원지대로 돌아가기까지는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굶주리고 있는 사자나 표범이 있다 할지라도 물을 마시고 헤어지는 시각만큼은 절대로 다른 동물을 공격하지 않는다.그 야성의 동물들은 인간들보다 창조질서에 더 잘 순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로지의 숙소에 짐을 풀기가 바쁘게 우리는 다시 사파리를 떠났다.로지정문을 나서자마자 우리는 거대한 킬리만자로를 등진 채 앉아 쉬고 있는 들소들을 만났다.해발 6천m에 가까운 킬리만자로를 등지고 앉아있는 들소의 덩치 큰 몸집은 만년설의 산과 이상하게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룬다.이들 중에서 아름다운 굴곡을 이루고 잘 발달된 뿔을 가진 들소가 무리 중에서 우두머리다.들소들은 주위의 초원에서 뛰놀고 있는 톰슨가젤(THOMSON’SGAZELLE)의 가족무리를 멀건히 바라보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간 우리들에게 시선을 돌렸다.어쩌면 탈속한 듯한 눈초리로 우리를 지켜보았다.아무런 적의도 없이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 마사이족 풍습/신부 데려올땐 가축 선물(아프리카 기행:4)

    ◎임신한 여인은 소젖짜기 등 일체의 노동면제/남자어머니가 여자배꼽에 기름 칠하며 청혼/이혼은 합의로… 받았던 가축에 이자더해 변상 마사이족들은 적게는 칠팔가구,많게는 십오륙가구가 추장을 중심으로 모여 마을을 이룬다.마을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가운데 공터를 둔 완전한 원형 배열이다.모든 가옥의 출입구는 한결같이 공터쪽을 향했다.맹수들이 살고 있는 초원지대를 등진 형상이다.가옥구조는 공기 유통이나 햇볕을 불러들이기 위한 조처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벙어리장갑같은 것이었다.출입구에서부터 모닥불이 피워져있는 잠자리까지 들어가자면 ㄷ자나 ㄹ자 형태로 된 매우 협소한 통로를 따라들어가야 한다.통로는 한 사람이 몸을 움츠리고 옆으로 서서 들어가야 할 만큼 비좁고 어둡다.게다가 항상 피워둔 모닥불의 연기로 꽉 차있다. ○소똥·흙 섞어 벽 발라 마사이족들의 주거형태가 가운데의 공터를 중심으로 원형을 이룬데는 그들 나름대로의 지혜가 함축돼있다.낮에 초원에다 방목하였던 수백마리의 소떼들을 밤에는 공터 안에 몰아넣고맹수들의 침입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함이다.잠자리의 불씨를 일생동안 꺼지지 않게 보존하는 것과 주거지의 통로를 미로처럼 구성해 놓은 것도 역시 같은 이치를 가지고 있다.그들의 마을로 들어서면 누구든 스펀지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그것은 그 공터에 오랫동안 쌓아온 섬유질의 소똥 때문이다.그들이 소똥과 흙을 섞어 벽을 발라둔 것 역시 맹수들이나 독충들이 그 독한 냄새 때문에 주거지로 접근하기를 아예 단념하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낮에 마사이족의 주거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남자들을 볼 수 없다.그 까닭은 해가 뜨는 것과 동시에 할례를 받은 예비전사들을 비롯한 남자들은 일이 있든 없든 초원으로 나가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불문율에서 비롯되었다.우리 일행이 마사이마라를 방문했을 때도 마을에는 여자들과 아이들 뿐이었다.그들 손으로 만든 장식품들을 널어놓고 사기를 권하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여자였다.그러나 화려한 당카자락으로 몸을 감싼 두 처녀는 자기 집 문 앞에 서서 우리 일행을 구경하고 있다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한 처녀는 잽싸게 등을 돌려댔다.결혼을 앞둔 처녀들이란 얘기를 들었다. 유노토(EUNOTO)의 의식을 치른 전사들은 결혼할 자격을 얻는다.결혼하기 전에도 소녀들과는 잠자리를 함께 할 수 있다.그러나 자기보다 높은 연령집단에 속한 여자거나,자기보다 높은 연령집단에 속한 남자의 아내와 동침하는 것은 죄악시한다. ○딸에 재산상속 불허 마사이족 여성들은 동양식 정조를 강요받지 않는다.남편의 연령집단에 속한 친구가 동침을 요구하면 그 남편은 아내를 빌려줘야 한다.보편적 사고나 윤리관을 지닌 현대인들에게 선뜻 이해가 안가는 이 기이한 관습의 주도권은 여자가 갖는다.그래서 여자가 거부하면 동침은 이루어질 수 없다.결혼은 중매로써 이루어지는데,남자 쪽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매파와 함께 남자의 어머니가 처녀가 있는 집으로 간다.여러가지 패물과 소기름을 가져가는데 여자의 아버지가 바라보는 앞에서 목걸이와 귀걸이같은 패물을 처녀에게 채워주거나 여자의 배꼽에 쇠기름을 칠하면서 결혼을 원하는 신랑감이 누구인가를 넌지시 귀뜸해 준다. 이 자리에서 신랑감의 이름을 말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상대방이 누구인가를 알아챈 처녀는 마음에 들면 그대로 다소곳하게 앉아있게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건네 준 패물을 벗어 던지거나 배꼽에 칠한 쇠기름을 지워버린다.이렇게 되면 혼사는 결렬된다.그러나 일단 결혼이 성사되면 남자는 여자의 아버지에게 상당한 수의 가축을 지불하고 신부를 데려갈 수 있다.신부가 혼수를 못해와 쫓겨가는 일은 절대 없다. 슬하에 딸만 둔 아버지는 자신의 재산을 물려줄 후손을 얻기 위해 딸을 시집보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마사이들은 딸에게 재산(가축)을 물려주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경우 딸들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아버지가 분명하지 않은 남자아이를 낳아주어야 한다.마사이여인들은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을 가장 큰 부덕으로 생각하고 있다.따라서 여인들이 임신하면 유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초원으로 나가서 땔감을 모은다거나,소의 젖을 짠다든지 하는 일체의 노동에서 해방된다.임신하기 전에 하던 일들은 남편의다른 부인들이나 친정에서 임시로 일을 돌보러 온 여동생들이 맡는다.임신한 부인은 가능한한 단백질을 적게 먹고 칼슘을 많이 섭취하는데 그것은 튼튼한 뼈대를 가진 아기를 낳기 위해서이다. ○성격차 이혼사유 안돼 이들 마사이들에게는 이혼의 풍습도 없지 않다.그것을 키탈라(KITALA)라고 한다.이런 경우 대개는 결혼한 여자의 부정 때문이고 그러한 과실이 명백하게 드러나서 쌍방의 합의에서만 이루어진다.감정적인 문제는 이혼의 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마사이는 부계사회이기 때문에 부부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가 양육하게 되고 이때 여자의 친정에서는 시집보낼 때 받았던 가축에다가 이자에 해당하는 얼마간의 덤을 얹어 변상하는 관습도 있다. 숙소인 로지(LODGE)로 돌아가려 했을 땐 벌써 아프리카 대평원의 구릉지대에는 찬란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석양으로 물들기 시작했다.우리는 그 귀로에서 하이에나(HYAENA)를 만났다.그들의 집이기도 한 흙구덩이를 나와 석양무렵의 맑은 공기를 쐬고 있는 하이에나가족과 불과 2∼3m를 사이하고조우하게 되었다.하이에나가족은 그 어미와 두마리의 새끼였는데 어미가 새끼를 어루만지며 다독거리는 애정표현은 눈물겹도록 따뜻하였다.하이에나는 사자들이 먹다남은 시체나 썩은 고기를 찾아다니는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무리를 지어 자기 몸집보다 몇배나 더 큰 짐승을 사냥한다.이들이 얼룩말을 사냥해서 뜯어먹고 있는 광경이 이번의 사파리에서 목격되었던 적도 있었다.
  • 미·일 기업/중간간부 역할 다시 커진다(현장 세계경제)

    ◎“퇴물” 인식 씻고 “미래의 리더” 부각/경영진­현장 연결고리역 중요시/사내기업가로 키워 프로젝트 경쟁 유도하기도 한물간 퇴물취급을 당했던 기업의 중간간부들이 기업을 이끌어갈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중반이래 비용절감과 경쟁력강화라는 슬로건과 함께 수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이 리스트럭처링(구조개편)이나 다운사이징(규모축소)등 칼날 밑에 선 경영진과 작업현장의 다리 역할을 맡았던 공장 관리자(프로덕트매니저)를 비롯한 각부서 부장,과장등 중간간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비용절감과 능률제일주의의 기업풍토하에서 중간간부들이 설 자리는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경영이론가들은 이들을 마치 스탈린이 30년대 제정러시아시대의 부농계급인 「쿨락」을 처단대상 1호로 삼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없어져야 하는 존재로 지목했다.지난 88년이후 발생한 실업자의 5분의 1이 중간간부들이었다는 통계는 이같은 시대적 분위기를 전해준다. ○팀제운영에 걸림돌 경영진들이 이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이들이 「진보」와 관련된 모든 것에 방해가 되고있다는 것이다.기업내부에서 정보의 흐름을 관리하던 이들의 위치는 컴퓨터의 보급으로 하루아침에 존재가치가 없어졌다.게다가 일정한 책임과 의사결정권이 부여되는 소단위 팀제 운영방식의 확산과 정착은 이들을 「하는 일 없이 지시만 하는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셋째로는 제품수명주기(라이프 사이클)이 단축되는 상황에서 기업도 이에 맞춰 민첩해져야 하는데 이들은 「느림보·굼벵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미로같은 관료조직체에서 성장한 이들이 기동력과 적응력을 겸비할 리 만무하다는 비판이 이들에게 내려진 「퇴물」 선고이유다. 그러나 많은 기업은 다운사이징으로 비대한 몸집을 날씬하게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동시에 꼭 있어야하는 영양소마저 과다하게 빠져나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즉 기업이 중간간부들층을 줄일때 전문기술도 함께 잘려나간 것이다.게다가 이론적으론 근로자들은 새롭고 딱딱함이 덜한 조직구성으로 활력을 얻어야 마땅한데 상당수가 오히려 풀이죽었다.미국 이스트만 코닥사는 항구적인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대책마련 없이 88년부터 92년 사이 1만2천개의 일자리를 줄여 상당기간 후유증을 앓았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물론 코닥사의 감원대상자에는 상당수의 중간간부들이 끼어있었다.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 이같은 부작용은 경영자들과 경영학자들로 하여금 궤도수정을 불가피하게 했다.이들은 중간간부가 경영자와 현장 노동자간의 벌어진 틈새를 메우는 중간고리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새 시각에서 발견한 것이다.새로울 게 없으나 가치가 재인식 된 것이다.중간간부들은 경영자들이 세운 「전략적」 구상을 최전선의 현장 노동자들에게 수용시키는 가교역할을 한다.경영자는 원대한 구상은 하지만 작업현장의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막연한」 생각밖에 없는 반면 현장 노동자는 일은 하지만 도대체 회사전체 전략의 어느 한부분도 제대로 꿰뚫을 수 없다.전자는 다리가 없고 후자는 머리를 상실한 듯한 양상인 것이다.따라서 머리와 다리를 이어주는 중간자로서 간부들의 가치는 그만큼 값졌다. ○미기업 정탐에 활용 일본의 혼다가 미국 오토바이 시장조사를 위해 파견한 정탐꾼이 「새파란」 기술자가 아닌 「노련한」 중간간부들이었으며 세계적인 엔진생산업체인 프랫 앤 휘트니(P&W)사가 부품공급업에 진출하게 된 것도 침묵을 강요당했던 중간간부들의 공이었다는 몇가지 예들은 이들의 재기를 잘 이야기해준다. 경영학적 측면에서도 이들을 「살려두는」 것이 크게 손해가는 일은 아니다.끝이 보이지 않는 승진 「사다리」에 있는 이들은 직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하는 동기부여의 효과가 있다.또 이들은 미래의 경영자들에게 필수적인 「사람다루는 법」등 소양교육도 도맡아 수행한다. ○감원정책 효과없어 이같은 의미에서 중간간부는 결코 현대적 기업 구조에서 계륵의 존재가 아니다.기업은 이들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묘책을 쓰고 있다.그 첫째는 디지털 이퀴프먼트사와 3M사의 경우처럼 회사자체를 내부시장으로 상정하고 이들을 「사내 사업가」로 만들어 고위 경영자들에게 프로젝트를 판매하도록 서로 경쟁을 시키는 방법이다.또 하나는 이들을 경영자의 전략적 목표와 현장 노동자의 실무를 연결하는 이른바 「전략적 틀짜기」의 중간고리로 활용하는 것이다.이는 모터롤라사가 위성통신 프로젝트인 이리디움 설계에 이들을 참여시켰고 혼다사가 시빅 승용차 개발시 젊고 유능한 중간간부들에게 전권을 위임해 재미를 본 케이스에 속한다. 중간간부의 재기는 다운사이징과 리스트럭처링 등이 기대만큼 효율적이지 못한 데다 최근 젊고 유능한 인력이 대기업 입사 대신 자기 사업 쪽을 선호하는 조류의 부산물에 불과할 수 있다.그렇더라도 이들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10년은 지난 80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훈풍을 탈 것이다.
  • 3월1일 철거 선포에 부쳐/김도현 문화체육부 차관(특별기고)

    ◎“옛 총독부청사여,사라짐으로 증언하라”/막혔던 역사,눌렸던 민족 정기 살아 웅비하리니… 구 조선총독부 청사여,마침내 너는 헐린다. 우리 겨레를 말살하기 위해 세워졌고 그 안에서 온갖 흉모와 폭압이 계획되고 집행되었던 너는,우리 겨레가 다시 빛을 찾은지 50년만에 독립의 함성이 지축을 울린 기념일에 퇴장을 선고 받고 해방의 날에 꼭대기를 걷어내는 것으로 시작하여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네가 자취를 감춘 그 자리에는 옛 궁궐이 모습을 다시 갖추고 우리는 참으로 오랜만에 광화문을 통해 겨레의 정궁이었던 근정전을 볼 수 있게 된다. 저 북한산 북악 그리고 경복궁을 거친 맑은 바람은 더는 흉물에 막히고 휘어지지 않고 세종로로 서울로 한반도로 시원스레 내려올 수 있게 된다. 구 총독부 청사여,너도 나름대로 크기와 쓸모와 내세울 만한 겉모양을 갖추었고 한동안 요긴하게 정부청사와 박물관으로 쓰이기도 했기에 그리고 너무나 중요한 목에 버티고 있었기에 서울의 모습으로 새겨져 있었지만 그래서 이제 임종에 즈음하여 마지막 사랑을 받음직도 하련만,유감스럽게도 너를 위해 울어줄 수 없구나.네가 미워서가 아니고 너의 값어치를 일부러 깎아내려서도 아니고,나아가 네속에서 이루어졌던 갖은 흉책과 그것을 꾸미고 저질렀던 그 사람들을 마냥 지금껏 증오해서도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그 자리는 이나라의 서울이 비롯되는 얼굴이며 그래서 이 나라가 열리는 머리이며,네가 가로 막은 것은 정부와 백성,이 나라 역사의 흐름이었던 것이다.너는 실로 비대하고 견고한 몸집으로 이 나라 역사를 단절하고 민족을 절멸시키는 자리에서 역할을 했던 것이다.잘못 앉았던 자리를 비워주고 안 했어야 할 일을 영원히 맡아야 한다는 피할 수 없는 업보를 받는 것이다. 혹 너의 없어짐을 잘 모르고 가여워 하거나,너의 모습을 또 다른 저의를 가지고 간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너를 짓고 광화문을 헐어 낼 때 그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한 같은 나라 사람으로 동양의 아름다움을 아꼈던 이가 쓴 글의 일절을 다시 읽어 주고 싶다. 『가령 지금 조선이 발흥하고 일본이 쇠약하여 마침내 조선에 합병됨으로써궁성이 폐허가 되고 대신 그 자리에 서양식의 일본 총독부 건물이 세워지고 저 푸른 해자너머 멀리 보이던 희벽의 에도성(강호성)이 헐리는 광경을 상상해 주기 바란다』 (야나기 무네요시 1922년 잃어지려는 한 조선 건축을 위해서) 너를 그곳에 둔채 겨레의 치욕을 새기고 뒷날에 가르침을 두자는 소리도 없지 않으나,네가 가로막고 있는 그 자리가 이 나라의 5백년 정궁의 숨통인 것을 바로 그 궁앞에서 너의 등을 본다면 누구나 숨이 막히면서 깨달을 것이다.또 너를 보면서 아직도 용서할 수 없는 향수를 느낀다거나 끔찍한 앞날의 망상을 펴는 무리도 없지 않다고 한다. 그동안 나라 형편도 너를 없앨 만큼 넉넉지 못했다.극도의 나쁜 정치행위로 태어난 너 였기에 고도의 좋은 정치적 결단을 새 정부가 내린 것을 오히려 너는 반겨해야 할 것이다.이것은 역설이 아니다.네가 그 자리에서 많은 옳은 이들로부터 저주를 받고 악한 무리를 새로운 역사적 범죄로 유혹하기 보다는 깨끗하게 사라져서 막히고 가려졌던 아름다운 우리나라 서울 옛 정궁을 만천하에드러나게 하는 것은 오히려 복받을 일이다. 사라지는 식민지 총독부와 되살아나는 민족의 정궁은 세계와 역사 앞에 우렁차게 증언할 것이다.다른 나라와 겨레를 빼앗고 누르고 죽이는 일은 오래갈 수 없으며,이 모든 나쁜 일들이 쫓겨난 자리에 아름답고 밝고 시원한 옳고 좋은 일이 온다는 것은 꼭 반드시 이루어지는 역사의 철칙이다.
  • 깨끗한 공직사회(민주화에서 세계화로:2)

    ◎「이권­뇌물의 부패고리」 끊었다/“정치자금 한푼도 안받는다” 대통령선언이 기폭제/「윤리법」 강화… 부정축재 원천봉쇄/부처 이기주의로 엄두 못내던 정부조직 대수술 작년 6월부터 약 2개월 동안에 걸쳐 진행된 공보처의 지역 민방 사업자 선정과정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정경유착 악습 차단 지역 민방 사업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꼽히는 막대한 이권으로 알려져 지역별로 첨예한 경쟁을 보였다.실질적인 평가작업은 위원장인 오린환 장관과 8명의 평가위원 전원이 투명한 심사를 위해 서울시내 모처에서 합숙까지 하며 진행됐다.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지고 정치결탁설 및 이전투구식 매터도까지 나돌았지만 민방허가 과정은 어느 때보다도 깨끗하고 공정·투명하게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민방 사업이 문민정부 들어 우리 공직자들이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차단한 대표적인 사례라면 93년8월 결정된 경부고속철도 차량 선정은 외국 업자로부터의 검은 대가를 배제한 모범적인 경우로 꼽힌다.과거대형 국책사업을 둘러싸고 종종 정치자금 수수설이 오갔기 때문이다. 박유광 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은 『파격적인 차관 조건 등 가격이나 운영 경험에서 TGV측이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결과』라며 『대형 사업에 흔히 따르는 잡음이 하나도 없었던 것은 문민정부의 달라진 공직풍토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초 과거 고질화된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솔선해서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천명했다.취임 2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이 선언은 전체 공직사회의 정화를 가져온 큰 계기로 평가된다. ○관가 풍속도 바뀌어 서울 광화문의 정부종합청사나 과천의 제2종합청사 주변 음식점에는 과거처럼 업자들이 점심을 대접하며 뒷거래를 하는 광경이 거의 사라졌다.지금은 많은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한다.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이 되어도 관청 주변을 맴도는 업자들이 보이지 않는다.관가의 풍속도가 바뀐 것이다. 토지개발공사나 도로공사·주택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에서 공사발주 때 으레 따르던 업자들의 중앙부처나 정치권에의 상납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토개공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 해의 발주물량이 수천억원이나 되는데도 문민정부 출범 이후에는 상납이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또 공직자의 재산공개는 검은 돈을 챙길 소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작년에 인천 등 일부 지방에서 세금비리 사건이 터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결과적으론 정부가 공직자 비리에 좀더 다각적이고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재산공개의 범위가 확대돼 앞으로는 4급 이상,대민 접촉이 많은 국세청과 감사원 공무원들은 6급까지 모든 재산을 등록해야 한다.비리 공직자에 대해서는 금융실명제의 예외를 인정,금융거래 추적을 가능케 했다.이는 공직자 윤리법을 고치면서까지 추진한 사항이다.이미 뇌물을 받은 사실이 적발될 때에는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 따라 추징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개혁의 제도화가 착착 이뤄지고 있다. ○정부정책 신속결정 예산 부풀리기와 낭비도 크게 줄었다.재경원의 이영탁 예산실장은 『종전 같으면 각 부처에서 예산을 불려 조직과 인원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했으나,요즘은 부처마다 개혁 분위기에 맞춰 스스로 몸집에 맞는 예산을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행정의 효율성이 높아진 점이다.이달 초 발표된 산업용지 공급 원활화 대책과 중소기업 지원 9대 시책은 농어촌 산업지구를 새로 지정해 농지전용 절차를 간소화하고,유망한 중소기업이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도산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종전 같으면 경제기획원을 중심으로 재무·상공자원·농림수산·건설·교통부 등 여러 부처가 부처 이기주의에 집착해,길 경우 몇 달 동안 결론을 내지 못하고 밀고 당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번에는 재정·예산·금융 등 「경제 3권」을 한손에 쥔 재정경제원 내에서 의사결정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졌다.종전에 기획원과 재무부간의 이견 조정으로 애를 먹던 비능률이 제거되고 행정의 효율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서비스 행정 탈바꿈 또 도로·항만·철도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분담하던 건설부와 교통부도 건설교통부로 통합된 뒤 한 부처에서 업무협의가 끝남에 따라 신속하고도 종합적인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을 입안,집행하고 있다. 종전에 잡다한 대민 업무까지 담당하던 통상산업부나 정보통신부 등도 군살빼기에 따라 『이권에 개입하려고 해도 조직과 인원이 없어서 못한다』는 조크성 불평(?)까지 나온다. 이는 지난 연말 30년만에 단행된 혁명적인 행정조직 개편의 결과다.냉전 체제의 종식과 무한경쟁 시대의 돌입이라는 세계사적 조류는 작고 강력한 정부의 구현을 요구한다. 정부조직 개편은 이런 추세에 맞춰 관료의 규제를 서비스로,군림하는 자세를 봉사하는 행정으로 탈바꿈함으로써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종전의 재무부와 상공자원부가 대립할 때 경제기획원이 중재하던 균형의 기능과 공룡 부처가 된 재경원에 대한 견제수단이 적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앙 정부의 1백15개 과가 폐지되고 1천2백명이 공직에서 물러난 조직개편은 지속적으로 여러 부문에서 행정의 효율과 능률성을 높이는긍정적인 결과를 빚어낼 전망이다.
  • 릴리 전주한 미대사가 본 「북한의 오늘」

    ◎“북한의 대미강경정책은 계산된 전략”/외자유치 힘쓰지만 나진·선봉외 개방안해/「김일성 조문 불허」 사과요구는 협상술책/한국재벌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투자 기대/지원받은 중유로 18개월 중단됐던 발전소 가동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67)는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평양을 방문,김영남 외교부장 김용순 노동당비서 등 북측 고위관리들을 만났다.한국대사에 이어 중국대사를 거친 릴리 대사는 현재 워싱턴의 유수한 싱크탱크의 하나인 미 엔터프라이즈연구소의 아시아연구소장을 맡고 있다.그는 조지 워싱턴대와 북한의 평화군축연구소간의 세미나 참석및 인적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이 대학의 시거연구소 김영진교수,존 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부의 돈 오버도퍼 전 워싱턴포스트기자,토컬 패터슨 전 백악관안보보좌관실 동아태담당관 등과 함께 방북했다.릴리 대사는 25일(한국시간 26일 상오)서울신문과 단독회견을 갖고 자신의 평양체류시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소상하게 밝혔다. ­우선 북한에서의 자세한 체류일정은 어떠했는지. ▲지난 14일저녁 6시 북경으로부터 평양에 도착했다.공항에서 평화군축연구소 김영홍 부소장의 영접을 받았는데 통역과 조씨라고 하는 사람을 대동했다.조씨는 머리 스타일이나 몸집,생김새가 꼭 김정일을 닮아 처음에는 우리가 김정일을 만나게 되는구나고 하고 착각할 정도였다.그들은 텔레비전 카메라로 우리 일행을 촬영했고 이어 호텔에 가는 길에 김일성동상이 있으니 가보겠느냐고 묻길래 『그러자』고 말했다.우리는 차에서 내려 동상을 보고는 그냥 떠났다.절을 하거나 꽃다발을 바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음날은 일요일인데 무엇을 했는가. ▲북한 외교부 회의실에서 북한측의 평화군축연구소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고 저녁에는 만찬이 베풀어졌다.이날은 나의 67회 생일이었는데 그들이 먼저 알고 축배를 제의하기도 했다.그들은 나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나의 두 형님이 1934년부터 36년까지 3년동안 평양의 외국인학교에 다녔다고 말하자 그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물론 내가 중국의 청도에서 태어났으며 중국에서 자랐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우리 일행은 귀빈 대우를 받았는데 벤츠 승용차를 제공해 주었고 평양의 고려호텔 26층에 있는 방 3개가 있는 슈이트객실을 숙소로 제공했다.김영진교수도 27층의 방 3개짜리 객실에 머물렀다. ­16일 이후에는 무엇을 했나. ▲16일부터 20일까지는 매일 수시간씩 회의를 하거나 북측 인사들을 만났다.외교부의 이영철 미주국장에서부터 송부부장,김영남부장을 만났고 김용순노동당비서도 면담했다.김영남부장과는 3시간 동안 얘기를 나눴다.송낙안 일본국장도 만났다. ­평양 바깥지역으로 나가보았는가. ▲오직 단군릉만 가보았을 뿐이다.우리 일행은 평양 외에 원산·함흥·청진·나진·선봉·신의주·남포·개성 등 어느 곳이든 가보자고 요청했으나 그들은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우리는 군부지도자들과 김정일을 만나보자고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김정일체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김정일이 현재 북한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는가. ▲우리가 만난 사람은 누구든지 김정일이 국정을 장악하고 있을 뿐아니라 현장지도는 물론 경제·군사부문에 관해직접 명령을 내린다고 말했다.북한의 모든 분야가 그의 책임 아래 있다는 것이다.우리 일행의 이번 북한 방문도 김정일이 개인적으로 승인을 했다고 들었다.그들은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에 대한 애도 기간이 3년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3년이나 되는 긴 기간을 애도기간으로 갖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금년중 중대발표설 ▲그래서 그들에게 『그 말은 앞으로 김정일이 3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냐』고 묻자 그들은 『그 질문에 대답은 할 수 없으나 당신들은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들은 이어 금년에 중대한 정치적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그들은 당신들이 원하는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나 김정일에 대한 것으로 속단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우리는 재차 김정일이 기존의 군최고사령관직 외에 국가주석직과 당총비서직에는 왜 아직도 취임하지 않느냐고 물었으나 아직도 애도기간이고 김정일이 상중에 급히 다른 자리로 옮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군헬기 조종사 홀 준위의 석방결정 직전 북한 군부와 외교관리들간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평양에 머무르는 동안 그같은 흔적을 느꼈는가. ▲군부와 외교부간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는 증거를 본 적이 없다.평양을 방문했던 리처드슨 하원의원 같은 이는 그같은 갈등을 헬기 조종사 석방 교섭 과정에서 계속 얘기해왔으나 내 생각으로는 그같은 해석은 자의적인 것으로 본다.논쟁을 하려는 것은 아니나 지난 77년에는 헬기사고 이틀만에 조종사들을 송환해 주었으나 이번에는 13일이나 걸린데 대한 이유가 필요해서 갖다붙인 것이 아닌가 한다. 내가 보기로는 북한으로선 강경노선의 인식을 차제에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이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때문인 것같다.이같은 수법은 과거 중국이나 여타 국가에서 구사해온 오랜 수법중의 하나다.북한 내부의 강온노선이 헬기조종사 석방 문제로 갈등을 일으켰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는 것같다. ­북한의 김정일체제는 이제 개방을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주체사상의 포기로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는가. ▲북한의 주체사상은 밤낮은 물론 매시간마다 외쳐대는 말이다.그들은 주체사상이 성공적이라는 말을 중단해본 적이 없다.동구나 러시아가 실패를 한것은 그들은 사회주의를 제일 첫번째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북한은 다만 나진·선봉지역을 사회주의 시장경제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지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함흥이나 청진 등으로 확대한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그들은 나진·선봉지구를 「사회주의 시장경제지역」으로 개발하고 외국의 자본을 이곳에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한국의 삼성도 이곳에 통신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줄로 믿는다.그들은 코카콜라나 독일·스웨덴 등지로부터 돈을 끌어들이려고 애쓰고 있다.그러나 북한국토의 99%는 계속 옛날과 다름이 없다. ­북한의 경제가 최근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데 그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마이너스성장 부인 ▲그같은 마이너스 성장을 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하고 있다.지난 86년부터 93년까지의 제3차 7개년계획 동안에 약 1.5배의 생산성 향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전기는 1.6배,석탄은 1.4배,강철은 1.3배 등으로 수치를 제시했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어떤 시사를 받은 것은 없는가. ▲북한은 미국과는 관계를 증진시키고 반면 한국과는 관계를 동결하자는 입장이었다.그들은 한국을 계속 격하시키고 한·미간을 격리시키려는 전술을 펴고 있다.북한은 남북대화의 재개에 장애물을 설치,3가지의 전제조건을 달고있다.첫째는 김일성사후 한국정부가 취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고 둘째는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는 것이다.셋째는 장기수 포로(미전향 장기복역자)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이 북한 관리들의 공식이었나. ▲하급,상급관리 할 것 없이 똑같은 소리였다.우리들은 신속한 남북대화의 재개가 핵합의의 이행 과정에서 필수적이라고 수차 강조했다.북한의 전제조건 제시에 대해 그러한 자세는 합의의 정신과는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또 우리는 지난 91년 남북한간에 합의한 「화해와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실천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이밖에 비무장지대에서의 긴장완화·신뢰구축·비방 중지 등을 촉구했다. ­북한이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그같이 전제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남한이나 미국측으로부터 좀더 이득을 보기 위한 협상 카드의 성격은 아닌가. ▲대체로 협상전술용이라는 측면이 강하나 또 일면으로 북한 고위관리들의 남한에 대한 분개를 표시한 것이라는 면도 있을 수 있다.그들의 심중을 정확히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이 이같은 행동을 왜 취하는가를 따져보면 지난 40년 동안 북한이 취해온 전형적인 협상 기교의 하나였거나 약속의 실천을 봉쇄하기 위해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 것이다. ○한미간 격리전술 펴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번에 그들의 속셈을 파악했는가. ▲경수로 문제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그러나 우리는 남한의 협력이 핵합의의 실천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북한이 남한에 제동을 걸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또 북한의 핵투명성이 검증되어야 함을 다시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말 북한에 대한 경제·통신제재의 일부를 완화했는데 북한측의 반응을 들어보았는가. ▲북한측은 오래 전에 했어야 되는데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자신들은 모든 것을 다 풀었는데 미측은 아직 제대로 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국의 중소기업 2개가 나진·선봉지구 입주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들은 미국이 투자를 계속 미루면 유럽이 먼저 들어올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감은 나지 않았다.우리는 북한더러 실제로 투자를 유치하려면 입주업체가 이득을 남길 수 있도록 경쟁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하며 이들 업체가 막연히 북한을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우리가 평양에 머물고 있을 때 미북합의에 의한 중유의 첫 선적분이 들어왔는데 그들은 유류가 없어 지난 18개월간 가동을 중지했던 나진·선봉지구의 2백메가와트 발전소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재벌이 북한의 나진·선봉지역에 투자하기 위해 진출하는 것을 북한당국은어떻게 보고 있는가. ▲한국재벌의 참여를 환영하고는 있으나 재벌업체들이 아직 적극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그들은 나진·선봉지구에 통신정보센터를 세우려는 삼성에 대해 좋게 보고 있다.북측은 한국측에서 말은 많이 하는데 별로 기여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기자가 연변의 행상으로 가장,북한에 들어가 그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보도했는데 북한측이 이에 어떻게 반응했는가. ▲그들이 한마디로 사실이 아니며 영양부족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그들은 농업에 제일 첫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2인자는 누구이며 대사가 만난 김영남·김용순·김정우 등은 실세인가. ▲우리가 만난 그들 세사람은 적어도 북한의 정책결정 그룹의 일원인 것은 분명한 것같다.특히 노동당비서이자 남북한대화의 책임을 맡고 있는 김용순은 김일성사망 직전 성사된 남북정상회담 교섭을 위한 북측 대표로 만나는 사람마다 그는 「막강한 자리」에 있다고 말했다.그는 김정일과 매우 가까운 인물로 치부되고 있다.또 대외경제위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우는 김일성주석이 사망하기 바로 전날 그에게 나진·선봉지구 사업에 관해 직접 브리핑을 했다.우리는 텔레비전으로 그 광경을 보았다.본인도 그것을 시인했다. ­평양을 1주일 방문하고 온 소감은.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이었나. ▲개인숭배의 교조주의가 만들어낸 엄청난 결과에 놀랐을 뿐이다.73년 모택동 시절 문화혁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던 당시 중국에 있었지만 지금의 북한과 같은 일은 없었다.북한은 훨씬 더 광신도의 집단같은 것이었다.5차선의 도로에 자동차를 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나 어마어마한 대형빌딩과 그 앞에서 조그만 비를 들고 비질을 하는 모습 등은 참으로 괴기스러운 것이었다. □약력 ▲중국출생.51년 예일대,72년 조지 워싱턴대학원 졸업 ▲75년 중국주재 미CIA책임자 ▲81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정무조정관 ▲84∼85년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고문 ▲85∼86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86∼88년 한국주재 대사 ▲89∼91년 중국주재 대사 ▲91∼92년 국방부 차관보 ▲현재 미국 엔터프라이즈연구소 아시아연구소장
  • 돼지해… 「돈=돈」 꿈들 꾸셨나요(박갑천칼럼)

    「장자」(인간세편)에 돈지항비라는 말이 나온다.돼지 들창코라는 뜻이다.귀신은 이마흰 소와 들창코 돼지를 싫어한다.그래서 치질걸린 사람과 함께 제물로 바칠수 없다면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고사라도 지낼양이면 들창코 돼지머리 올려놓는게 우리네 습속 아니던가.그런 흔적은 「삼국사기」에도 보인다.고구려 유리왕19년 제천때 그 희생으로 쓸 돼지(교시)가 달아난 사건에 관한 기록이 그것이다.하늘에 제사지내려면서 조심스레 키웠던 것임을 알게하는 내용이다. 성서는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친다.『너희, 진주를 돼지앞에 던지지말라』(마태복음7­6)는 말만이 아니다.『아름다운 여인이 삼가지 아니하는 것은 마치 돼지코에 금고리 같으니라』(잠언11­22)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에 다시 누웠다』(베드로후서2­22)등등. 마태복음 8­31의 기록도 그것이다. 성서뿐이랴.『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도 『돼지한테 비극이 있겠는가』면서 비유법으로 이죽거린다.우리도 그렇다.『돼지같은놈』이라는 말에 화 안낼 사람 있겠는가.하다못해음정·박자 안맞는 노래에 대해서까지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들 끌어대지 않던가. 흔히 갈신들린 듯한 식성을 두고 돼지같이 먹는다고 빈정댄다.그러나 돼지야말로 절제를 안다는 것이니 사람이 배워야 한다.몸집에 비겨 작은눈이 착하고 애교있어 보인다고 말하는이도 있다.작기로 말하면 꼬리는 어떤가.언론인 설의식은 그 꼬리를 예찬한다(「도야지의 대덕」).누옥에서 청빈에 만족하는 처지이니 꼬리칠 일이 없어 그렇다면서.있는듯 없는듯한 목도 그렇다.좌우 눈치 볼것 없이 목표만 보는 돼지한테 목은 필요없다는 눈길이었다.그런 시각이라면 퇴화한건지 발달 못한건지 모를 네발도 고관대작 문앞 기웃거릴일 없어 그렇다 할것인가. 새해는 돼지해이다(사실은 음력이라야겠지만).그래서 돼지 도둑질하여 뼈를 베푼다(도돈시골)는 말을 생각해보게 한다.환경오염에 저임금·탈세등 몹쓸 수단방법으로 열냥돈 번 사람이 고작 한푼짜리 선행을 하면서 목에 힘주는 경우를 두고 이른다.않는것보다야 낫다 하겠으나 어쩐지 돼지가 들창코 벌름거리며 웃을것만같다.「돈=돈」이어선가,돼지꿈은 복꿈이다.어젯밤 돼지꿈들 꾸셨는지.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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