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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호」를 보면서…(사설)

    우리의 신년은 걱정으로 출발하고 있다. 모든 매체들이 어두운 새해를 점치는 특집으로 채워졌다. 이렇게 침체된채 새해를 맞은 경험이 최근 몇년에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새해 원단부터 우리는 불안하고 우울하다. 우리가 정치적으로 민주화하고 경제적으로 중진국에 진입한 나라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 스스로도 확신하고 있고,남들도 의심하지 않고 있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이런 수준에 이르렀음이 분명한데도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이며 21세기를 준비하는 결정적인 시기인 90년대의 벽두에 우리가 이토록 불길한 미래를 생각하며 우울한 새해를 맞아야 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하는 강한 회의가 든다. 그러나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 불길한 징조들은 발전단계에서 만나는 필연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고도성장을 지향하며 고속화도로를 달려왔고 그 달림의 속도에 짐스럽다고 한때 벗어 던지고 외면했던 「민주화」를 되찾아 짊어지고 「걷기」시작했다. 짐이 무거우면 달릴 수 없는 것이 당연하고 달릴 수 없어지면 뒤처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어진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현실이 필연성을 지녔다고해서 그것이 노력없이도 극복될 수 있는 시련인 것은 아니다. 이 갈림길을 극복하는 방법에 따라 우리는 중진에서 도약하여 선진으로 진입할 수도 있고,그 역으로 퇴행의 늪으로 함몰될 수도 있다. 우리가 특히 불길을 예측하는 것은 지금 당면하고 있는 발밑이 도약을 하기에는 매우 부실하고,오히려 미끄러져 퇴행하기에 십상인 입지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약보다는 추락을 더많이 예측시키는 원인이 무엇인가. 신년호 매체들은 그 원인을 대체로 국민의식에서 찾고 있다. 부정직한 정치,부도덕한 경제,나태해진 근로자,절도 잃은 시민에게 두고 있는 것이다. 변혁기의 몸살에 미처 적응할 수 없을 만큼 참을성이 없는 국민을 냉정한 계산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하며 갈팡질팡한 정책,민심을 얻기 위해 성숙한 역량도 없는 민심을 너무 추켜 올리는 무책임한 정치,시류에 얹혀서 진실을 말하기에 직무를 태만하는 지식인,선동체질에 중독된 대중운동가까지 합세하여 오늘처럼 어두운 현실에 이르렀음을 우리는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새해가 어려움을 잉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제히 적시하고 있는 「신년호」들을 통해 한편으로 우리는 희망의 불씨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잘못되고 있다는 인식으로 부터 바로잡는 노력은 출발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산적하면 극복의 역량도 발휘된다. 통일지상주의 증후군이나 집단이기주의,소유박탈감의 만연으로 혼란과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되면 다함께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이 「앎」이 좀더 탄탄하게 하는 노력부터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다. 우리의 생사문제인 경제만 해도 우루과이라운드 EC,가트같은 것을 깊이 있는 지식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 정당한 대응이 이기는 것임을 알게 되고 건전한 도덕성이 사회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힘들지만 정치인도 그것을 노력해야 하고 경제도 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성숙해야 하고 참을성 있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근면해야 한다는 것이 새해의 불길한 의문에 대한 해답이다.
  • 전국 6개 연구단지 지상점검

    ◎전국토 과학산실화… 「첨단한국」 열기 가득 전국을 고루 과학도시화하는 작업이 새해부터 본격화 된다. 21세기를 불과 몇년 앞둔 시점에서 과학기술 연구개발 체제의 쇄신과 향상을 기하고 전국토를 고루 과학의 산실로 하며 자족도시로 이끌기 위한 거시적 차원의 작업이 시작됐다. 광주 첨단과학 산업연구단지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건설작업에 착수하는가 하면 부산 대구 전주 강릉 등에서도 과학연구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사업이 시작돼 지방화시대를 앞서 열고 있다. 과학기술의 수명이 짧아가고 과학기술이 복합화돼 가는 시대일수록 신속하게 정보를 나누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형태로 매우 급박하게 변해 가는 현실 속에서 과학연구단지 조성은 추진되고 있는 것. 서울신문 취재망을 통해 각 과학산업연구단지 설립계획내용 등을 알아본다. ○특별취재기자 최암(제2사회부차장·대구주재) 임정용(제2사회부차장·광주주재) 김세기(제2사회부차장·부산주재) 조성호(제2사회부기자·강릉주재) 임송학(제2사회부기자·전주주재) 이석우(생활과학부기자) ◎대덕단지/과기의 메카… 박사연구원 1천5백명/전자·원자력등 기초­응용분야 총망라 대덕을 우리는 흔히 「한국과학의 메카」라고 부른다. 총면적 8백34만평에 들어 서있는 13개의 정부출연연구소,5개의 민간연구기관 등 모두 23개의 관련기관,그리고 1천5백명에 이르는 박사급연구원 및 1만명의 연구기관 종사자 등 어느면으로 보나 과학연구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국내유일의 과학연구도시로 손색없다. 92년말까지 이곳은 상주인구 7만명에 모두 1만9천4백여명의 연구진이 61개소의 연구소 및 관련기관에 종사하는 과학연구도시로 완성되게 된다. 연구분야도 미생물 생명공학 정밀화학 신소재에서부터 전자통신 항공우주 원자력에 이르기까지 기초과학에서 산업기술까지 망라되지 않은 연구분야가 없을 정도다. 대덕연구단지의 중요성은 이곳이 단순히 대학(KAIST와 충남대)과 연구소 그리고 산업체(연구소)가 결합된 국내 유일의 과학기술연구도시라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토의 중간에 위치한 이 과학도시로 하여금 인접지역의 첨단산업 단지개발을 족진하고 나아가서는 지역개발과 균형있는 국토개발의 원동력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이곳의 존재의의다. 대덕이 한국과학기술의 요람으로 기대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정부가 이곳을 연구학원도시로 확정한 지난 73년부터였다. 그후 5년후인 78년 한국표준연구소가 첫 연구소로 입주하게 된다. 지난해 6월 시스템공학센터가 초당 20억번의 연산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슈퍼컴퓨터와 함께 중심기능을 이곳으로 이전한데 이어 7월초엔 유전공학센터가 실험동물센터와 유전자은행을 제외한 모든 시설과 인원의 대덕이전을 완료했다. 또 지난 79년 쌍룡중앙연구소 등 3개 기관아외엔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않던 민간연구소도 지난 12월 2곳(대림에틸렌기술연구소,호남석유기술연구소)이 입주한 것을 비롯,올해 5월의 한일합섬 기술연구소를 위시해 무려 7개 민간연구소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신소재등 「첨단」 50여개 유치 첨단과학 산업연구단지 조성사업이 올부터 본격화된다. 광주 서북방 광산구 비아일대와 북구 삼소·본촌동 일대 5백86만평을 2단계로 나눠 시행될 사업은 우선 올부터 95년까지 1단계로 비아지구 2백98만평에서 착수된다. 1단계 사업 내용을 보면 2백98만평중 59만평은 연구 및 연구시설 용지로,61만평은 공업용지,49만평은 주거용지,27만평은 상업용지로 1백3만평은 녹지 및 기타로 구분돼 조성된다. 과학산업연구단지 조성사업은 노태우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경제발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에 2001년까지 고부가가치의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시킨다는 계획아래 추진된다. 광주의 경우 「생산력이 약한 도시」라는 이제까지의 한계를 뛰어넘고 21세기를 대비하는 도시로 부상해야 한다는 지역민의 꿈을 안고 착수돼 뜻깊다. 생산도시화 운동은 공업화·산업화를 추진하더라도 재래산업만으로는 발전을 보장받을 수 없고 첨단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다. 또한 고급 두뇌양성이 첨단산업 육성의 열쇠이고 우수인력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머무를 수 있도록 우수 이공계 대학원설립을 서두르고 있어 광주단지의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애초 광주단지 조성사업을 벌이면서 4년제 일류 공과대학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나왔다. 그러나 광주시내에는 전문대 단관대 종합대학 등을 포함,10개 대학이 있고 이공계 학과가 전남대에 45개,조선대에 28개 학과 등이 있어 대학설립보다는 우수인력을 키울 대학원쪽으로 방향이 전환된 것. 대학원은 첨단과학과 관련된 전기 전자 정보통신 기계 환경분야 관련학과가 설치될 것으로 알려지며 한국과학연구원의 분원과 같은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업용지에는 신소재 정밀화학 우주산업 분야 등 50여개 첨단산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 광주단지의 경우 90년 2백60억원의 사업비까지 책정돼 있었다. 그러나 실시설계 등이 끝나지 않아 사업을 착수할 수 없었다. 광주시는 실시설계가 상반기에 끝날 것으로 보고 상반기중 진입로 개설 작업에 이어 10월중 기지건설 본사업에 착수한다. ◎서해안 개발 중심지 부상/전주 전북 전주시 왕봉읍 일대에 1백만평 규모의 전주 과학산업연구단지가 조성된다. 정부가 서해안 개발사업의 한가지로 추진하는 과학산업연구단지는 올해부터 2001년까지 종사업비 1천억원이 투입된다. 전북지역의 산업구조 개선에 기폭제가 될 이 사업은 올부터 93년까지 1백54억원을 투입,기반조성사업을 하고 94년부터 96년까지 3백17억원,97년부터 2001년까지 5백26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85년 한국개발연구원 등의 연구에 의해 첨단산업 및 연구단지 최적지로 선정된 전주 과학산업연구단지는 90년 10월 기본계획용역을 발주함으로써 91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되었다. 91년에는 1차로 15억원을 들여 실시설계를 하고 하반기에 사업착수에 들어간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이곳에 전자 신소재 생명과학 자동차부품 정밀화학산업을 유치하게 된다. 전주 첨단과학 산업연구단지가 조성되면 농업에 편중된 전북의 산업구조가 공업위주로 개선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주 제3공단 이리 제2공단 군산 산업기지 등에 입주하게 될 자동차 관련업체 전자·신소재 산업체들이 이 연구단지에서 제공하는 각종 첨단기술과 산업정보 혜택을 받게된다. 이 단지는 호남고속도로와 이리인터체인지 삼례인터체인지 등과 인접해 있고 풍부한 공업용수,양질의 노동력을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어 전북지역에 고른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공업 비철금속 위주로 구성된 전북의 공업구조를 공해가 적고 부가가치가 크며 고용증대 효과가 높은 첨단산업 위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해양·우주항공 부분에 적격 인구 4백만의 거대도시 부산은 앞으로 첨단기술 산업단지 조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부산의 경제는 기업의 역외 유출과 신발 봉제산업의 영세화 및 사양화에 따라 70년대 이후 경제력이 계속 저하돼 왔다. 즉기 부산의 ▲구종산업인 섬유 합판 신발류가 저성장 산업이고 ▲소비재 위주의 노동집약형 경공업구조이며 ▲종사원 1인당 부가가치액이 전국 최하위인 산업구조의 낙후성과 기업구조의 영세성 및(50인 이하의 업체가 76.5%,3백인 이상 3.5%) ▲공용용지 부족 및 항만기능과 도시경제 성장의 불일치 등을 나타내고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경부 남해 부마고속도로 및 김해 국제공항 등 고속교통망이 정비돼 있으며 우리나라 제1의 항만도시로서 교통경제상 이 점이 풍부한데다가,동남해안 공업지대의 중심도시로서 창원 울산 거제지역에 대한 각종 부품공급 기지의 핵심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낙동강 하구의 녹산 임해공단과 연결하여 첨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공업재배치의 효과 극대화,첨단기술의 파급효과 등이 가능하다. 지난해 1월 부산시가 명지 녹산지구 산업기지 개발계획을 고시함에 따라 개발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7개년 계획에 따라 정부는 녹산공단을 96년까지 조성,2백21만평중 60%인 1백30만평은 항공기 정밀기기 해양 및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을 배정키로 했다. 또한 부산시 강서구 지사동 일대에 첨단 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한다. 녹산공단의 재배치,산업시설과의 기능적 연계지원은 물론 항공 우주산업 자동차공업 등 대규모의 토지를 필요로 하는 첨단산업을 우선 유치한다는 것이다. 부산지역의 연구소를 보면 국·공립연구소 1곳,기업부설연구소 1곳 등으로 서울 1백21,경기 75,경남 22곳과 비교해 볼때 크게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키 위해 기초 및 응용과학 분야대학 신설과 기존대학 및 연구소의 이전을 추진해나가면 지역대학과 기술개발 기능분담 및 인력확보가 용이하게 된다. ◎대구/사양길 섬유산업 개편 가속 달서구 월암동 등 7개 동일대 성서공단 3차지구(1백10만평 규모)에 들어설 첨단 산업단지의 조성과 정부 및 민간연구소의 설립 및 유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첨단 연구단지 기본계획 및 기본설계 용역에 착수,오는 93∼94년말까지 기반시설공사를 완성하고 95년부터는 첨단 연구시설과 입주업체에 대한 건축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아래 용지매입,입주할 첨단업체 선정 등 세부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는 국비 1천5백억원 시비 5백억원 민자 3천5백억원 등 총예산 5천5백억원을 들여 이 사업을 수행키로 했다. 이 계획은 지난 89년 대구시가 장기 사업계획 아래 착공,건설중인 1백32만평의 성서공단 조성사업 1,2차지구 조성계획과 유기적으로 결합돼 추진된다. 성서공단 3차지구에 설립될 성서 첨단 연구단지는 크게 ▲산업시설구역 ▲연구시설구역 ▲교육시설구역 ▲공동이용시설구역 등으로 구분되어 조성된다. 산업시설구역은 50만평 규모로 1백∼1백50여개의 첨단기술 업체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소요되는 2천5백억원은 민자로 충당하게 된다. 연구시설구역은 총 40만평 규모로 국비 1천억원 등 총 2천억원을 투자,국책연구소와 기업부설연구소 등을 조성한다는 구도아래 추진되고 있다. 또 10만평 규모의 교육시설구역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분원을 비롯,첨단과학계열 단과대학이나 첨단기능 인력양성을 위한 연수원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대구는 이 지역에 들어설 연구기관과 KAIST분원 등을 통해 신소재 전자정보 정밀전자 정밀기계 등의 연구와 사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대구시의 이같은 계획은 섬유가 사양산업화함에 따라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경제 구조를 개편하는 것과 동시에 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에서 이루어졌다. 또 첨단기술 연구·교육·산업을 연결한 종합연구단지 조성을 통해 동남경제권의 과학기술 진흥거점도시를 육성한다는 목표도 아울러 겨냥하고 있다. ◎강릉/북방교역의 전진기지 역할 동해안 지역의 중심도시로서 북방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해야할 주요한 기능을 가진 강릉지역에 과학산업연구단지가 조성된다. 강릉시는 대관령에서 발원하는 남대천이 시가지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관류하며 시의 서부지역은 산악과 구릉지역,동부지역은 평야지역이다. 강원도는 자연적으로는 좋은 생활환경을 갖추었으나 타지역에 비해 교통여건이 불비한 것이 문제로 산업이라고 꼽을 만한 것이 특별히 없다. 1차 산업의존도가 전국의 20·9%인데 강원도는 이 보다 13.9%나 높다. 2차산업은 광공업을 제외하면 제조업의 구성이 아주 낮다. 이에 지역균형개발의 차원에서 강릉 과학산업연구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강릉단지는 정부가 90년1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본 설계용역에 착수 했으며 91년에 다시 15억원을 투입,실시설계에 들어간다. 강릉시가 단지지정 및 기본계획 승인을 하면 92년부터는 지방재정과 지역별 여건을 따라 본격적인 단지 건설사업을 착수한다. 강릉시는 이같은 계획에 따라 시 외곽지 명주군 구정면 어단리 등의 4개 후보지를 물색,1백여만평을 조성하게 된다. 정부가 균형있는 국토개발 계획에 따라 과학산업단지 조성을 벌인다는 발표가 나가자 특히 70만 영동지역 주민들은 『지역의 낙후성을 면하게 됐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앞으로 활발해 질 북방교역과 금강산 공동개발을 대비할 전진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곳이 첨단 과학연구산업단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는 것이다. 단지유치 및 조성에 참여하고 있는 강릉대학의 최창의교수는 『강릉 등 영동지역은 아직 오염되지 않고 있어 지능형 컴퓨터,위성통신 기술,광섬유 체계기술,소프트웨어 등 공해유발 요인이 적은 정보산업 분야나 음료정수 기술,하수 분뇨처리 기술,산업폐수 처리기술 등 환경이나 의료분야 이외에 신물질 창출,생물과정 정밀화학기술 관련업체와 연구기관 유치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 90년 정치·외교 결산/정치부기자 방담

    ◎기나긴 「합당파문」·결실맺은 북방정책/극한대결이 부른 파행국회,정치불신 증폭/거여 각서파동 몸살… 지자제 합의는 큰 성과/한·소 수교로 한반도 평화정착 기대 부풀어/야통합 당내 진통만 거듭… 끝내 불발 90년대를 개막한 올 한해는 정치·외교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과 도약을 모색해본 대사건이 연속되면서 파란과 충격이 점철된 시기였다. 지난 한해 우리 정치·외교·통일 분야의 명암을 되돌아 본다. ­금년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 전반기를 마무리 짓는 한해로서 3당 통합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치질서구축 노력,그리고 한소 수교로 상징되는 북방외교의 결실 등이 돋보였습니다. ­금년 벽두 집권여당과 보수야당의 결합발표는 기존 정치질서의 틀을 뒤바꾼 정치혁명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잇따른 수교와 한소 정상회담,남북 고위급회담 등은 한반도에서도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일반 국민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지요. ­신년에도 새 정치질서 구축 및 한반도의 탈냉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진척되리란 예상입니다. 연말에 노재봉내각이 출범함으로써 집권후반기를 맞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이념이 가시적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이며 30년만에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이 또다시 「지각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결국 새해 정국의 초점은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양김대결 구도가 굳어지느냐 아니면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어 새로운 인물이 대권레이스에 동참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13대 국회에서는 추진하지 않기로 당정간 의견을 모았던 내각제 개헌문제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대통령을 비롯,민자당내 민정·공화계가 아직 내각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다 노총리서리가 강력한 내각제 신봉론자라는 점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선거에서 평민당의 지역당 성격이 더욱 뚜렷이 부각될 경우 김대중총재가 내각제 개헌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제2의 정계개편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연초의 3당 통합과 관련,통합의3주체였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김종필 민주·공화 양당총재가 통합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도 한동안 정가의 얘깃거리로 등장했죠.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3당 통합 이후 자신과 노대통령이 주체였고 김종필 최고위원은 나중에 뒤따라왔다고 피력,공화계로부터 반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권을 염두에 둔 YS의 의지가 이때 이미 표출된 것이고 내각제를 3당 통합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있던 JP와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3당 통합으로 인한 거여의 출범이후 「유일야당」으로 남은 평민당과 민자당 참여를 거부한 민주당 잔류세력 등의 야당통합 문제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평민당 서울지역구 의원들의 「서명파동」과 민주당 이기택 전 총재의 「경상도 배신자론」 이후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 등 양당 모두 당내 진통을 거듭하며 지루한 협상을 벌였으나 상호 불신감만 안긴채 끝내 무산됐습니다. ­통추회의측이 3자 통합 협상의 재야당사자로 나서는 등 3개 정파가 수차례의 공식협상과 막후접촉을 거듭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김대중총재를 인정하느냐의 여부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이상 백담사에 은둔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하산,귀경하게 되는 것도 연말의 큰 뉴스로 꼽을 수 있지요. 전전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 머물 경우 5공 인사들이 자연스레 전전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여 여당의 권력 판도에 변화가 있으리란 관측도 있습니다만 전전대통령 자신은 당분간 정치적 활동을 자제하리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4월 당시 여권의 핵심 실세였던 박철언 전 정무1장관의 김영삼대표에 대한 비난발언과 장관직사퇴 사태는 민자당의 앞날을 예고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 김대표의 방소를 둘러싸고 김대표를 수행했던 박장관과의 사이에 북방성과의 「공다툼」 모습으로 비쳤으나 그 이면에는 차기대권을 겨냥한 힘겨루기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김대표가 결국 탈당을 카드로 노태우대통령을 압박,일단 박장관을 퇴진시키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이 사태로 그 자신 역시 이미지의 손상을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이 사건은 향후 민자당의 대권주자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여당이 숙명적으로 겪어야할 당내분,계파간 갈등의 시발이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박장관이 12·27 개각으로 다시 체육부장관으로 각료직에 복권된 이상 또다른 형태의 김­박대결이 없으리라고 단정키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민자당내의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사건은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민자당내 3계파의 갈등을 표면화시켰고 김영삼대표의 마산행 가출로 분당일보 직전에까지 갔습니다. 그동안 내각제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김대표는 각서존재를 부인했으나 자신이 서명한 각서가 드러나자 당무를 거부,끝내 자신의 내각제 포기주장을 관철한뒤 당무에 복귀했지요. 이 과정에서 김대표는 자신의 측근의원까지도 김대표가 당을 떠날 것이란 사실을 믿게할만큼 강경드라이브로 밀어붙여 민정·공화계의 항복을 받아낸 셈이지요. ­김대표는 내각제 포기라는 자신이 원해던 실리는 얻었지만 각서서명과 서명사실 부인과정에서의 도덕성 문제·집권당 대표가 당을 버리고 가출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크나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었지요.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의 이른바 「7·14 날치기파동」은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이어지면서 여야관계를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치닫게 했습니다. 지난 11월19일 평민당 의원들이 다시 등원하기까지 4개월여 이상 계속됐던 「사퇴정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요. ­평민당은 사퇴서 제출과 함께 주장했던 내각제 개헌포기와 지자제 전면실시 등의 요구가 여권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대중총재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고 소속의원들이 동조단식까지 벌이는 등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지요. 이 과정에서 민자당 내부의 상황변화도 있었지만 결국 11월17일 여야 총무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는 관철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야권의 시각에서 볼때 「사퇴정국」은 정국의 흐름을 민자당 일방독주에서 여야 동반상태로 복원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야간 현안합의에 따라 정상화된 정기국회는 법정회기 30여일을 남겨두고 지각 출범했던 만큼 졸속·부실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은 처음부터 예견됐었습니다. 결과도 그대로 나타났구요. 특히 일요일 이틀을 포함해 불과 9일간 치러졌던 국정감사도 평민당측이 온통 민방지배주주 선정문제에만 매달리면서 기대수준에 크게 미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말았습니다. ­국회의 졸속·부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 않았습니까. 이점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그동안 정치권의 최대쟁점이었던 지자제 관련법안을 여야합의에 의해 매듭지은 점을 우선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야의 견해도 그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지요. 양측이 정기국회의 최대성과를 지자제 관련법안 통과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밖에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도 하겠습니다만 지자제 문제에 있어서만은 양측이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겠지요. ­지자제 협상이 타결되면서 정기국회의 막바지 운영은 눈에 띄게 순조롭게 진행됐었지요. 예산안이라든가 추곡수매 등 쟁점현안 처리에 있어서는 야당의 「방조」 기색도 충분히감지됐고요. ­어쨌든 새해 벽두부터 전국이 온통 지자제 선거열기에 휩싸일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열·타락의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여야 모두 내년봄으로 예상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14대 총선과 차기대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상정하고 있느니만큼 선거전의 양상은 대선각축전에 못지않을 전망입니다. ­민자당의 경우는 선거준비단계에서부터 공천권행사 및 향후 대권후보 결정문제 등이 겹쳐 또 한차례 내부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지요. 평민당의 경우도 선거결과가 나쁠 경우 더욱 거세질 것이겠지만 야권통합의 회오리에서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당 합당 후 첫 선거로 기록된 대구 서갑,충북 진천·음성 보궐선거는 사실상 민자당의 참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소야대의 구도하에서도 동해,영등포을 재선거에서 승리했던 여당이 진천·음성에서 야당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구 서갑에서도 여권후보끼리 혈전을 벌이다 결국 정호용후보 사퇴소동까지 빚었습니다.­2곳의 보선이 민자당의 패배로 나타난 것은 구국적 결단이라고 강변했던 3당 합당에 대한 평민·민주당의 거센 도전과 합당 후 끊이지 않았던 당내분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지난 6월 노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때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최근 청와대측의 밀사가 정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지요. ­우리외교는 정말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정초에 북아프리카의 사회주의 국가인 알제리와 국교를 수립,청신호를 올린 북방외교의 닻은 그야말로 쾌속항진이었습니다. 역사적인 6·4 샌프란시스코 「노­고르비 회담」에 이은 9·30 유엔본부 한소 수교서명,12·13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및 한소 정상회담 등 북방외교의 쾌거는 우리외교를 명실상부한 전방위외교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지요. ­한소 수교는 또한 정치·외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중관계 정상화에도 대단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전문가들은 한중수교가 내년중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는데 아무런이견을 달지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한중간에 계속 유지될 것이 확실하다는 측면에서 내년에는 한반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도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분단 45년만에 남북의 총리가 공식 대좌한 총리회담이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세번씩 열렸고 남북 통일음악제·통일축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치러졌습니다. 남북회담과 교류를 주무한 통일원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들은 눈코뜰새없이 준비 및 지원업무에 바빴으며 특히 남북왕래 창구인 판문점은 지난 45년동안 왕래한 사람 숫자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스쳐갔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통일열망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차례의 총리회담은 비록 합의 도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쌍방이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남북간 기본원칙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축구대회·음악제는 최초의 민간인 교류라는 점에서 앞으론 남북간 인적 왕래 확대가능성을 엿볼수 있습니다.
  • 격동의 90년… 다사다난의 한해 결산/사회부기자 방담

    ◎범죄와의 전쟁… 통일열기… 극심한 “전환기몸살”/화성살인·양평생매장 큰 충격/방북신청 6만… 「이산의 한」 실감/「술자리합석」등으로 판·검사의 도덕성 실추/비리공직자에 “사정한파”… 노동계·학원가는 비교적 조용/보안사 민간사찰 폭로·감사자료공개 등 파문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지난 한해가 과거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것으로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다사다난했던 한해에서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교훈을 깨우치고 새해를 예비하는 슬기는 무엇보다 값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난 한햇동안 벌어졌던 각종 사고와 사건을 사회부기자들의 방담으로 정리해 본다. ­올해 우리 사회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될만큼 각종 범죄에 심각하게 시달려 왔습니다. 강력사건만 하더라도 구로동 「샛별」룸살롱 살인사건,미장원 연쇄 강도 및 주택가 연쇄 방화사건,잇단 유괴사건과 부녀자 인신매매,양평 일가족 생매장사건,경기도 화성 부녀자 연쇄 강간살인사건 등에 이어 최근에는 부녀자 합승강도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지요. ­문제는 노태우 대통령이 10월13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경찰이 총비상령에 들어갔는데도 강력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졌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달 9일과 16일 발생한 양평사건과 화성사건입니다. 특히 양평사건에서는 범인들이 환각상태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11살짜리 어린이를 생매장하고 할머니들까지 낭떠러지에서 밀어뜨려 살해하고도 죄의식은 커녕 『재수가 없어 붙잡혔다』고 말해 수사관들까지 치를 떨게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달 23일 국민학교 6년밖에 되지 않은 신영철군(11)이 「범죄를 없애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12층에서 투신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일어났지요. 이웃 불량배에게 시달리다 못해 자살한 신군이 남긴 「마지막 소원,이 사회의 범죄를 없애주세요」라는 유서는 우리 사회를 향한 절규같았습니다. ­유괴사건도 어느 해보다 많았습니다. ○“범죄 없애달라” 유서 지난 5월25일 가짜 여대생 홍순영씨(23)가 유치원생 곽재은양(6)을 유괴살해한 것이라든가 8월6일 서일주씨(23)가 중학교 1년생인 조카 최숙자양(13)을 유괴살해하고 2천만원을 요구한 것,9월4일 수원에서 전기철씨(25)부부가 5살짜리 이완희군을 목졸라 실신시킨 뒤 부대에 넣어 저수지에 수장한 것 등 모두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지요. 「공중전화살인」과 같은 「충동사건」이 우리 사회의 요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올 한해 각종 사건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사회가 황금만능주의와 「한탕하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한탕주의에 마비돼가고 있고 인간성과 도덕성은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경찰등 공권력만으로는 범죄근절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보아야 합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강력사건이 일어난 것이 그 반증인 셈이지요. 범죄꾼들이 법을 무서워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당국은 국민들에게 「누구라도 땀흘려 일하면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주어야 하고 도덕성의 회복을 위해 교육제도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범죄를 유인하는 유해업소 등 각종 환경적 요인은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근절해나가고 국민들은 국민들대로 「나와 내이웃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내가 막는다」는 방범의식을 다져야 하겠지요. ­올해는 해방이후 통일열기가 가장 고조된 해이기도 합니다. ○조카까지 유괴살인 7월20일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대교류」제의를 시발로 북한방문신청,범민족대회,남북총리회담,통일축구 경기,남북전통음악제 등이 이어져 통일열기가 대단했습니다. 특히 8월4일부터 5일동안 전국 시·군·구청에서 받은 방북신청에는 6만명이 넘는 실향민들이 몰려 이산의 아픔을 실감케 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정부는 「전민련」등 재야단체의 선별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만 북한측은 우리 정부는 제쳐놓고 「전민련」등과 직접 접촉하겠다고 고집해 8월13일부터 17일까지로 예정됐던 「민족대교류」는 무산되고 말았지요. ­분단 45년만에처음으로 열린 남북총리회담도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았지만 군축,불가침선언,주한미군 철수 등 남북접촉때마다 거론됐던 문제들이 걸림돌이 돼 가시적인 결과는 얻어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남북의 기본입장을 확인하고 남북의 관계개선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데에는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이지요. 당국간의 대화에서는 많은 이견을 드러냈지만 통일축구,전통음악제 등에서는 양측 모두가 화해분위기속에서 민족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올해 가장 큰 사건은 사상최대의 대홍수라 할 수 있습니다. ○사상최대의 대홍수 지난 9월 때늦은 큰비로 한강둑이 터지면서 고양군 일대가 물바다가 됐을 때는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주민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가 황급히 몸만 빠져나오느라 가재도구 하나 챙기지 못하고 대피소에서 몸을 떨어야 했어요. 게다가 둑이 복구된 뒤 되돌아간 주민들이 진흙탕이 되어버린 가재도구와 영글다가 만 벼이삭을 움켜쥐고 허탈해하는 모습은 눈물없이는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수재를 당한 주민들은집이 모두 부서져 지금도 임시로 지은 비닐하우스안에서 세밑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올해는 공직자들에게도 찬바람이 몰아친 해라고 보아야 합니다. 지난 5월 공직자의 기강확립을 위해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가동된 뒤 비리가 드러난 고위공무원은 대통령의 경북고 동기생인 김상조 전 경북지사를 비롯,김하경 전 철도청장,홍종문 전 수협회장,윤승식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김용휴 남해화학 사장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황금만능주의 판쳐 특히 김 전철도청장의 수사과정에서는 현역의원이 11명이나 영등포역사의 상가를 특혜분양받았다는 소문이 나돌아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습니다. 특명사정반의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어서 공직자들은 당분간 한기를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판·검사들도 도덕성을 의심받았습니다. ○향락풍조 한풀 꺾여 인천의 「꼴망파」두목 최태준씨에 대한 전과누락사건을 놓고 지난 11월 검찰과 치안본부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습니다만 대검 중앙수사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 그 사건을 수사한 김수철 검사의 잘못으로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이어 대전에서 판검사들이 폭력배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사실도 드러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켰어요. 검찰은 이같은 사건들이 연일 크게 보도되자 원망을 많이 하는 눈치였습니다만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부동산투기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월 이문옥 감사관이 재벌들의 부동산 보유실태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폭로해 큰 파문을 일으켰지요. 전·월세값이 폭등해 자살하는 사람이 속출할 지경이었으니 재벌들의 부동산투기가 일반인들의 눈에 거슬린 것은 뻔한 일이었어요. 이감사관은 이 때문에 공무상 비밀누설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는 했습니다만 국민의 알권리와 비밀누설의 한계를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지난 10월4일에는 군복무중 「혁노맹」사건으로 보안사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윤석양 이병(24)이 정치·종교·언론·문화예술·학계·학원가 등 1천3백명에 대한 보안사의 사찰자료를 폭로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당국은 이에 대해 『전시에 주요인사를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유치한 변명을 해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어요. 결국 국방부장관과 보안사령관이 경질되고 보안사의 서빙고분실을 폐쇄하는 한편 기능을 개편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더이상 보안사가 대민사찰업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의 심란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50억원 규모의 사재를 털어 장학금으로 기탁한 대전의 「김밥할머니」 이복순씨(76)와 아파트 1천가구를 지어 무주택 서민들에게 기증하겠다고 밝힌 경남 창원 성원토건의 김성필씨(39)의 얘기는 메마른 우리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특히 두사람이 모두 부자나 재벌기업의 총수가 아닌데다 자신의 선행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해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을 내세우려는 요즘세태에 깨우침이 됐어요. 두사람은 정말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하겠습니다. ○시위횟수·규모 줄어 ­올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는 유흥접객업소의심야영업 제한조치와 자동차의 안전띠착용이 정착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심야영업 제한조치 이후 강남 영등포 청량리일대의 유흥가는 찬서리를 맞았고 과소비와 향락풍조도 상당히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안전띠착용이 일반화돼 교통사고 사상자가 크게 줄었다는 게 경찰의 분석입니다. ­노동계와 학원가는 비교적 조용했던 해였습니다. 노동계는 지난 4월 노조가 서기원사장의 취임에 반대하며 한달이상 파행방송을 했던 KBS사태가 정상화되고 울산 현대그룹 계열사의 파업이 진정되면서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노동법에 규정된 쟁의행위는 아니지만 11월 중순에는 MBC노조를 중심으로 새 방송관계법이 민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3일동안 사실상의 파업에 들어가 일부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지요. 당시 정부측은 방송사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연대제작거부를 비난했습니다만 그후 주식회사 태영이 민방의 대주주로 선정돼 다시 한번 잡음이 일었지요. ­대학가시위는 반민자당투쟁,「범민족대회」 참가시도,보안사 사찰규탄투쟁으로 이어졌지만예년에 비해 횟수와 규모가 작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11월에 전국적으로 있었던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는 후보학생들이 학사행정 및 학생복지문제를 많이 들고 나오는등 대중성을 회복하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 역연했습니다.
  • 중소업체,신발수출 “몸살”/고급화추세에 저가품 외면

    ◎올 수출물량 작년비 38% 줄어 신발수출이 고급품 위주로 바뀜에 따라 국내 중·저가품 생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발수출시장은 올들어 켤레당 20달러를 넘는 고가품에 대한 주문이 대부분을 이루었고 10달러 이하의 저가품 주문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3월부터 뚜렷해져 10월말 현재 수출액은 30억6천7백2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늘었으나 물량은 2억7천2백20만 켤레에 그쳐 오히려 38.3% 줄었다. 이와 함께 수출신발류의 평균단가도 연초의 11∼13달러에서 최근에는 19∼20달러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리복·나이키·LA기어 등 미국의 대형업체들이 각종 기능화판매 싸움에 돌입하면서 제조수준이 높은 한국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저가품 주문은 중국·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지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대형메이커를 제외한 중소신발제조업체들은 심각한 주문물량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17)

    ◎상품 진열에 뺏긴 인도… 행인은 불편하다/도로까지 점령,종일 체증에 몸살/처벌 가벼워 단속도 우습게 여겨/시민의식 되살려 스스로 자제해야 서울 중구 황학동 S고등학교앞 길가에는 언제나 각종 기계 주방용품 자전거 등 상품이 2∼4m너비 인도를 거의 1㎞나 점거한채 버젓이 진열되어 있다. 특히 이 일대 S목공기계 D상사 B기계 등 30여개 기계 판매점은 부피가 크고 육중한 농기계 등으로 인도를 꽉 막아버려 행인들은 차도로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바로 맞은편 중구 신당동 일대 시장상가 1백여곳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때문에 8m너비의 2차선 도로는 반정도가 상인들의 상품 진열장으로 돼버렸고 차량과 행인들은 한데 뒤섞여 혼잡의 극치를 이뤘다. 이곳 기계 판매상들은 길가에 진열해 두었던 기계를 밤에도 안으로 들여놓지 않고 비닐로 덮어 두기만 한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앞길. 인도는 물론 3차선 도로의 1개 차선까지 상인들이 쌓아둔 무 배추 등 채소와 생선으로 넘쳤다. 물건을 사려는 시민들은 차도에 몰려나와 흥정을 벌여야 했다. 이 곳은 16개 노선의 시내버스가 하루 수십차례씩 오가는 곳이어서 종일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 이면도로변에 있는 자동차 부품상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G타이어 가게 등 50여 부품점에서 도로를 예사로 점거하고 자동차를 분해하거나 길가에 부품을 쌓아놓고 있다. 동대문구 청계천7가 중앙시장 앞길도 상습 노상적치물 지역으로 이름난 곳. 이 곳은 간선도로변이라 당국의 단속이 심한 곳인데도 상오4시만 되면 상인들이 상품을 인도에 멋대로 진열하고 노점상까지 1백여명씩 몰려든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2동 철제시장 앞길도 매일 상오8시만 되면 너비 2m,길이 1㎞에 이르는 인도가 완전히 상품 진열장으로 변해버려 출근길 시민들은 차도로 걸어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처럼 가게가 있는 곳이면 어디를 가나 길가에 상품이 쌓여있게 마련이다. 시장 상가주변은 특히 심해 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차도까지 마구 상품을 쌓아놓아 통행이나 차량소통에 불편을 주기 일쑤다. 당국의 단속이강화되고 있지만 상인들의 노상무단 상품 적치행위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적발된 상습 노상상품 적치 및 무단 점용행위는 1만5천여건에 이른다. 과태료에 해당하는 부당이득료 징수 총액만도 8억여원이나 된다. 그러나 이같은 단속 실적에는 가게앞 인도에 1∼2㎡쯤 상품을 쌓아둔 곳은 경고만하고 단속대상에서 제외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상인들의 상습적인 불법행위가 하루에도 10만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동대문구 청량리2동 B옷가게 주인 편영덕씨(35·여)는 『요즘들어 장사가 잘 안되고 주위에 다른 옷가게가 많이 생겨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앞다투어 옷가지 등을 인도까지 진열한다』면서 『구청에서 거의 매일 단속반이 나오지만 가게 밖으로 상품이 약간 나와 진열된 경우는 경고만 할 뿐 심하게 단속하지 않아 「불법」이라는 생각이 안든다』고 말했다. 청량리시장 H과일점 주인 유숙자씨(45·여)는 『가게도 좁고 소비자들이 물건을 봐야 사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길가에 상품을 내놓는다』면서 『단속 직원이 오면 잠깐 치웠다가 다시 진열한다』고 털어 놓았다. 또 중구 황학동 S기계 주인 이성주씨(42)는 『이 부근 상가는 단속에 걸려 벌금을 내지않은 곳이 없을 정도』라면서 『나도 지난 9월 구청단속반에 걸려 부당이득료 16만원을 냈으나 요즘은 가게가 좁아 어쩔수 없이 농기계를 인도에 내놓아야 하는 형편을 고려해서인지 심하게 단속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거리에 상품을 진열하는 행위가 뿌리뽑히지 않는데는 동종업 상인들간의 과열 경쟁과 시민의식 결여에 가장 큰 원인이 있지만 당국의 단속이 미약한 탓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현행 「도로 무단점용자 과태료 부과」 조례에 따르면 1차 적발될 경우 경고만 받고 2∼3차 적발돼도 과태료가 1만원씩 15일치만 내면 된다. 또 여러번 단속에 걸려 고발조치돼도 도로교통법에 의해 가볍게 처벌되기 때문에 상인들이 단속을 우습게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구청이나 동사무소의 단속 직원들은 휴일에도 10명씩 조를 짜서 상인들에게 가두 홍보방송 및 협조전단을 돌리고 있으나 이 방법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 가운데 일부는 동종업자끼리 종전의 친목단체를 「자율정비 조직위원회」로 명칭을 바꿔 도로 무단점용을 자제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시내에는 이같은 조직이 7백여개가 있으나 아직 활성화 되진 않고 있다. 청계천 털실판매상들의 조직인 「청계 모사협의회」의 김성진씨(53)는 『길거리에 상품이 들쑥날쑥 널려있어 미관상 안좋아 질서있게 상품을 진열할 뿐이지 가게들이 워낙 좁아 약간의 무단점유가 우리로서도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상품 노상 무단적치행위가 계속되자 서울시는 지난달 위반업소에 대한 단속법규를 강화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내놓기까지 했다. 새로 마련된 「도로 무단점용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안」에는 도로 3㎡ 점유때 5만원,3∼7㎡ 점유때 10만원,7∼10㎡일때 15만원,그 이상은 20만원을 물게 돼있다. 따라서 앞으로 상품을 길거리에 진열했을 때는 한번 적발되면 15일동안 계속 점유한 것으로 간주돼 75만∼3백만원의 부당이득료를 내야한다. 서울시 건설행정과장 정태연씨는 『정부의 「10·13조치」이후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많이 깨끗해졌으나 이면도로까지 단속하려면 인력과 장비가 엄청나게 들어 손도 못쓰고 있다』면서 『상인들은 단속 순간만을 피하려하기 때문에 벌금만 높인다고 해서 실효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1백여 이민족 연방/오늘의 소련 국세

    ◎2천만㎢ 면적에 인구 2억9천만명/12국과 접경… 한인 50만명 거주 추정/개혁추진속 침체경제·민족분규 몸살 한때는 붉은 곰·철의 장막·동토의 나라를 먼저 연상케했던 소련이 노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오고 있다. 15개 공화국과 1백개 이상의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연방국가 소련은 유라시아대륙의 북부에 위치,세계 육지면적의 6분의 1이나 되는 2천2백40만㎢의 광활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국이다. 동유럽에서 북아시아 및 중앙아시아에 걸쳐 동서로는 1만1천㎞,남북으로는 5천㎞에 달하는 광대한 이 나라는 세계 최장의 국경선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과 아시아지역에서 모두 12개국과 접경하고 있다. 인구는 90년 현재 2억8천9백만명으로 중국과 인도 다음의 세계 제3위이며 인구밀도는 1㎢당 13명을 약간 웃돈다. 정식명칭인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연방이라는 국호가 공식채택된 것은 1917년 11월 혁명으로 제정이 무너진후 22년 12월30일에 개최된 제1차 전소련 소비에트대회에서 였다. 처음에는 러시아연방,자카프카즈연방,우크라이나공화국,백러시아공화국 등 4개 사회주의국가 연방으로서 성립했다. 그뒤 일부 연방의 해체에 따른 새 공화국의 탄생,그밖의 공화국의 가입과 통합 등을 거쳐 지금은 15개의 공화국(러시아 우크라이나 백러시아 우즈베크 카자흐 그루지야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몰다비아 키르기스 타지크 투르크멘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이 소비에트 연방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 15개 공화국의 통치구역내에는 각기 상이한 소수민족들이 자치권을 인정받아 20개의 자치국,8개의 자치주,10개의 민족관구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민족구성은 러시아인(51%)·우크라이나인(15%)·우즈베크인(6%) 등 12대민족이 전체 인구의 89%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개는 유럽계이지만 아시아계도 상당수 혼재해 있다. 현재 소련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의 수는 5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1백여개 이상의 소수민족 가운데 수적으로 29위를 차지한다. 소련의 공용어는 러시아어이지만 민족수와 거의 같은 숫자의 언어가 민족어로 사용되고 있다. 소련은 1917년 11월7일의 혁명으로 로마노프왕조를 무너뜨리고 탄생한 최초의 사회주의국가이다. 24년 레닌이 죽자 대권을 잡은 스탈린은 28년부터 2차대전까지 3차례의 5개년 계획을 실시,국민경제의 사회주의화와 공업화를 이룩했으며 농업을 집단화 했다. 오늘날 소련이 가진 강대한 군사력과 경제력은 이때 형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4년말부터 38년까지 대숙청을 단행한 스탈린은 2차대전 이후 동유럽과 아시아에서 태동한 사회주의국가들의 대부가 됐다. 그후 흐루시초프(53∼64년),브레즈네프(64∼82년),안드로포프(82∼84년),체르넨코(84∼85년) 등을 거치며 가쁜 숨을 몰아쉬던 세계 공산권의 종주국 소련은 85년 3월 현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시대를 맞으면서 개혁과 개방의 탈바꿈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헌법개정을 통해 공산당 일당독재를 포기하고 사유재산권을 인정하는 등 일련의 대개혁조치를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지금 이같은 개혁조치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경제문제와 각 공화국의 분리 독립요구,민족문제등 소 연방체제의 운명을 좌우할 양대난제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동구 대변혁의 기적을 만들었던 고르바초프는 민족분규의 확산과 군부의 동요로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고르비의 개혁을 지원하려는 EC 등 서방측은 소련의 취약한 경제구조와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구체적 지원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심각한 생필품 부족현상은 국민들의 불만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실정이며 70년대 이후 계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는 경제성장률,노동생산성의 저하,낮은 투자효율 등은 86년부터 시작된 제12차 5개년경제계획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 「12·12조치」1년… 몸살앓는 시은·투신

    ◎「증시부양자금」상환 싸고 진통/평가손에 이자부담… 경영 극도악화 투신/원리금 회수 못해 자금운용에 애로 시은/통화팽창 원인제공… 물가불안 우려도 ○통화관리 난맥상 초래 지난해 12·12증시부양조치로 투신사에 지원된 증시부양자금의 상환을 둘러싸고 은행과 투신사간의 줄다리기가 재연되고 있다. 연말 상환기일이 다가왔으니 빨리 갚으라는 은행의 요구와 증시침체로 원금은 커녕 이자 한푼도 내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는 투신사의 입장이 맞서 시원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12·12조치가 내일로 1년을 맞지만 당시의 부양조치는 결과적으로 증시침체와 통화관리의 난맥상이라는 정반대의 정책효과만을 가져왔다. 투신사는 정부가 시키는대로 2조7천억원의 돈을 받아 주식을 사들였다가 대규모의 평가손이 나 자금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이고 이를 지원한 시중은행들은 원리금을 회수못해 자금운용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가수금 회계처리 부당 특히 거액의 주식평가손에다가 연 2천억원이 넘는 이자부담으로 투신사는 올들어 최악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투신사 지원금 때문에 올 내내 지불준비금 부족으로 한은에 벌칙성금리를 물고 연말 결산에 가서는 내년 3월까지 유예해준 이자를 가수금으로 잡아 회계처리하는 편법마저 동원해야 할 형편이다. 통화관리의 주무부서인 한은도 12·12부양자금 때문에 올 1년 「돈농사」를 망쳤다.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시붕락을 막겠다」는 당시 재무장관의 희한한 논리에 밀려 시중은행의 투신대출을 묵인했던 「죄」때문에 방만한 통화관리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올 연간 총통화증가율이 연초 통화당국이 설정한 전년동기대비 연 15∼19%를 크게 웃도는 21.3%를 기록하리라는 것도 지난해의 무리한 증시자금지원이 주범이다. 2조7천억원은 당시 총통화의 4.9%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때 높아진 통화수위가 1년동안 계속됐고 이달에도 3조9천억원이라는 사상최대의 돈이 시중에 방류돼 올연말 통화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내년에도 시중유동성의 과잉상태속에 물가불안이 우려되고 있으며 지자제선거 등 통화팽창요인이 겹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국면이 야기될 가능성도 높다. ○당시 총통화의 4.9% 올 통화수위는 물론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과 높은 물가수준으로 다소 높아질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하나 직접적으로는 12·12증시 부양자금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12·12조치는 증시도 살리지 못하고 시중은행과 투신사의 자금난을 심화시킨채 통화관리에 큰 부담만 지워줬다. 또 매도기회를 엿보던 대주주들에게 주식을 팔아챙겨 증시를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셈이 됐다. 현재 투신사의 경영은 최악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대만·국민투자신탁이 지난 3월부터 10월말까지 4천1백억원의 적자에다 고유자산에 속하는 보유주식 4조원에 대한 평가손 9천3백억원 등 모두 1조3천4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신사로서는 은행빚 상환은 고사하고 이자한푼 내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이제 증시지원자금은 부실채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반대출에 대해서는 연체 3개월이면 여지없이 부실의 딱지를 붙이면서도 6개월간 이자상환유예에다 회수불능의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투신사의 무담보대출금에 대해서는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도 이그러진 금융의 한 단면이다. ○대출금 상환 연기 요청 투신사들은 최근 시중은행에 대출금상환을 내년으로 다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역시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상환을 강력하게 독촉하는 인상을 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증시침체로 가뜩이나 수지가 악화된 상황에서 투신지원 자금의 이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가수금으로 회계처리해야 하는 현실에 매우 못마땅해 하고 있다. 12·12조치가 뿌려놓은 「불행의 씨앗」들이 1년동안 거대한 공룡의 모습으로 자라나 금융계를 다시 위협하고 있는 양상이다.
  • 내년 건설인력 파동우려/공사물량 폭주로 건설현장 “몸살”

    ◎신도시에 지하철건설 겹쳐 수요 급증세/아파트건설 적정량보다 60%나 더 넘쳐/자재난도 예상… 분당공사 지연 제때 입주 의문 내년에는 아파트를 포함한 건설공사의 폭주로 건설현장의 일손 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해져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봄쯤부터는 인력파동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6일 건설부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건설업체들이 한해동안 지을 수 있는 적정 건설물량은 50만가구 안팎인데 반해 내년에는 올안에 분양되는 5개 신도시 아파트 8만8천3백98가구의 공사가 본격화되는 등 전국적으로 약 80만가구의 주택건설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건설인력수급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자재잔도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그동안 억제됐던 상업용 건축물 허가규제가 풀리는데다 교통난완화를 위한 지하철 및 각종 도로공사까지 쏟아져 나와 건설업체들이 인력이나 자재면에서 이같이 엄청난 건설물량을 감당해낼 수 있을 지 크게 우려되고 있다. 건설경기의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건설현장의 일손부족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져 올해만해도 자재난까지 가세,건설공사에 큰 타격을 주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에 분양돼 내년 9월부터 입주하기로 되어있는 분당신도시 시범단지 아파트의 경우 공정이 당초 계획보다 최고 30%까지 늦어져 제때에 입주할 수 있을 지 의무시되고 있다. 일손부족은 어느 건설공사현장에서나 공통된 현상이지만 아파트공사의 폭주로 아파트공사현장은 더욱 심각하다. 형틀공은 현재 필요인원의 60% 정도밖에 동원하지 못하고 있고 미장공등은 더욱 구하기 어려워 30%도 채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노임은 지난 1년동안 50%에서 1백%까지 치솟아 목수의 경우 하루 품삯이 최고 10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힘드는 일을 하지 않으려는 풍조의 만연으로 건설인력이 원천적으로 크게 모자라 획기적인 인력수급대책 없이는 건설 인력난은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당국은 건설인력부족이 올해 9천명,내년에 6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내년 건설부문의 성장률도 11%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파트를 포함한 건설물량의 폭주로 부족인원이 정부당국의 추정보다 훨씬 많으리라는 것이 건설업체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건설업체들이 기능공의 자체 양성과 일손이 덜 가는 조립식 등 새로운 공법의 개발을 소홀히 한데도 원인이 있지만 정부가 주택난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인력 및 자재공급대책을 사전에 세우지 않은 채 신도시아파트를 대량으로 분양하는 등 주택공급만 무리하게 늘리려하고 있는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정부가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급물량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아파트공급 확대만을 능사로 알고 아무런 대책없이 신도시아파트의 동시 대량분양정책을 밀고 나갈 경우 일만 벌여놓고 뒷감당을 하지 못해 착공이 지연되거나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건축비가 크게 올라 주택건설업체들이 아파트건설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파트를 제때 입주할 수 없는 등 부작용이 뒤따르고 정부의 주택 2백만가구 건설계획도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것이 주택건설업체들의 걱정이다. 주택건설업계는 아파트공급을 원활히 하고 건설인력파동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의 주택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신도시 아파트의 공급물량조절 및 주택 선분양제도의 도입과 함께 중국교포 등을 한시적으로 고용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 데이브드 S 브로더 미 정치평론가(해외논단)

    ◎흔들리는 「보수정권」… 고민하는 미ㆍ영/부시ㆍ대처,인기ㆍ신뢰 떨어져 위기직면/“후계 부재속 같은 운명” 차기집권 암운 미 공화당의 하원 원내총무로서 얼마 전 대통령의 세금인상안에 반대,부시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 파문을 일으켰던 뉴트 깅글리히와 지난 1일 부총리직에서 사임,영국 보수당과 마거릿 대처 총리 정부를 발칵 뒤집어놓은 영국의 세련된 외교관 제프리 하우경을 비유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터무니없어 할 것이다. 그만큼 두 사람 사이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우 전 부총리는 그가 가장 화가 나 있을 때라도 깅글리히가 가장 조용하게 얘기하는 것보다도 더 조용히 얘기하는 사람이다. 또 깅글리히가 흔히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의 주장을 「부도덕하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데 비해 하우경은 기껏해야 「나를 조금 화나게 한다」는 것 이상의 표현을 쓴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보수당의 운명과 미 공화당의 운명간에 유사점을 간파한 사람이라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미ㆍ영 두 나라의 집권당에서 일어나는 내부분란의 조짐에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중간선거가 치러지기 바로 직전 대처 영 총리는 두 가지 큰 충격을 받았다. 하나는 당선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던 보궐선거에서 보수당 후보가 참패를 당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앞서 얘기한 하우 부총리의 사임이다. 유럽 경제통합에 대한 대처 총리의 경직된 태도에의 항의가 하우 부총리의 사임이유. 그의 사임으로 대처는 첫 집권당시의 제1세대 각료들 중 현재까지 내각에 남아 있던 마지막 1명이자 영국내 보수주의자들 중 가장 인기있는 한 사람을 잃게 됐다. 이는 또 대처자신의 판단력과 지도력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이와 비슷한 시기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미국내 여론조사 결과는 부시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공화당에 대한 지지가 지난 2년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정치적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미ㆍ영 두 나라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이처럼 두 나라의 집권당이동시에 인기를 잃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으로 돌릴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대처 총리는 지난 79년 국내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노동당 정부를 누르고 보수당의 집권을 이끌었다. 당시 제임스 캘러헌 총리는 또 노동당내의 좌익세력들에 대한 통제력도 잃고 있었다. 그로부터 1년 뒤 로널드 레이건이 스태그플레이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민주당을 누르고 공화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역시 영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주당내 좌익세력들로부터의 내부도전에 고전하고 있었다. 대처와 레이건은 모두 과거와 급속히 단절함으로써 기업투자를 위한 부의 축적을 격려하고 복지국가의 기능을 억제하는 쪽으로 나라를 이끌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레이건과 대처는 또 보수주의 그리고 보수당과 공화당의 대중적 이미지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게 됐다. 대처와 레이건은 첫 임기중 모두 경제적 곤경에 직면했다. 그리고 대처와 레이건은 모두 군사전략의 성공으로(대처는 83년의 포클랜드전쟁,레이건은 84년의 그레나다 침공) 재선에 큰도움을 받았다. 지난 87년 대처의 선거유세를 취재했을 때 나는 부시가 88년의 미 대통령선거 후보로서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에 관계없이 공화당이 미국내에 조성되고 있는 「이제는 변화를 추구할 때」라는 여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지도자에 대해 싫증을 느끼는 것으로 치면 레이건­부시로 이어지는 미국의 치어리더식 지도력에 미국민이 느끼는 것보다 대처의 강압적인 지도스타일에 영국민이 느끼는 반발이 훨씬 강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처는 대승을 거두었다. 그것은 노동당이 집권을 위한 일관된 계획의 추진여부는 별개로 치더라도 영국내의 모든 반보수당 여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88년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도 역시 똑같은 결점을 나타냈으며 결국 모처럼의 기회를 이용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영국 노동당의 닐 키노크 당수가 추진한 정책 개선과 공보활동의 강화는 매우 인상적이다. 또 워싱턴에서도 미 상하원내의 민주당의 새 지도자들이 영국에서와마찬가지로 당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90년 가을을 맞아 이제 우리는 대처 영국총리가 유럽의 급속한 경제통합 움직임과 관련,당내부로부터 중요한 내분에 직면해 있듯이 부시 미 대통령은 예산적자문제를 처리하는 대통령의 방식과 관련,당내부의 반발세력으로부터 거센 비난에 봉착했음을 보고 있다. 또한 미국과 영국은 모두 경제가 심각한 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인플레와 실업률은 미국보단 영국이 훨씬 더 높지만 그렇다고 부시의 경제정책이 대처의 경제정책보다 더 효율적이라고도 결코 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영국 보수당과 미 공화당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유사점이 있다. 대처 총리에 대한 많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보수당 후보로 나설 것을 결심한다면 보수당내에서 대처를 대신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화당내에서도 오는 92년 대통령선거 때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자리를 내놓고 부시의 후보 재지명에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영국의 보수당이나 미공화당은 모두 현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여하에 따라 부침을 겪게 될 것이다. 심판은 대처 총리의 보수당이 먼저 받게 될 것이다. 대처 총리는 92년 6월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만일 정황이 호전됐다고 생각되면 선거일정을 좀더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대처 총리가 승리한다면 부시의 재선도전 전망도 한층 밝아진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보수당이 패배한다면 이는 공화당에겐 심각한 경고가 될 것이다. 정치적인 운명론을 주장하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미ㆍ영 두 나라 정치의 변천과정이 너무도 오랫동안 비슷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두 집권당 사이의 유사점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웨스트민스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주목하면 다음번엔 워싱턴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 번지는 「각서파문」…민자 “내각제몸살”/각계파,수습묘수 찾기 고심

    ◎당론조정 실패 땐 「최악상황」 예상/조기공론화 시도… 개헌작업 착수 민정계/공작정치 간주,“분당도 불사” 반발 민주계 합의각서파문의 확대 끝에 여권 핵심부는 주초를 목표로 내각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정리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분명한 입장」은 내각제 추진을 확인하되 그 시기는 당초의 약속대로 내년초로 미루는 것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김영삼 대표위원이 27일 밤 박준병 사무총장의 면담을 거절한 데서 보듯이 계파간의 불신과 이해대립이 이미 위험한 상태에 이르러 있다. 3계파의 합의가 필요한 「입장정리」는 따라서 불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민정계는 이번 내각제 각서파동을 내각제 추진이라는 본질과 「분실」이라는 절차상 실수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 즉 파문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민주계가 내각제를 추진키로 합의해 놓고 이를 이행치 않으려 했기 때문이며 합의각서가 유출된 것은 지엽말단적 일에 불과하다는 주장. 각서유출사건을 하나의 「해프닝」으로 돌리고 연내 내각제논의 유보입장을 고수,당내 조율의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것이 아직 민정계의 1안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을 넘어서 악화되고 있으며 차제에 내각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 계파갈등과 대국민 불신을 줄여보자는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 27일 하오 당3역과 청와대측의 노재봉 비서실장ㆍ최창윤 정무수석,그리고 서동권 안기부장 등이 참석해 삼청동 안가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서도 내각제에 대한 당 입장을 조기에 확정지을 것이냐 여부가 주된 논의대상이었다는 전문. 3당합당 당시부터 내각제 추진이 합의된 사실이었고 각서까지 썼으면서 그것을 정식으로 공표치 않음으로써 민주계가 「다른」 목소리를 낼 소지를 만들었고 내각제 추진이 마치 숨겨야 할 야합으로 국민의 눈에 비쳤다는 것이 민정계의 자성이다. 이날 안가 긴급대책회의의 한 참석자는 『합의문 유출이란 돌출사건이 터졌으므로 당으로서 무언가 입장표명이 있어야 될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내각제에 대해당이 어찌 생각하고 있고 그것을 추진할 것인지 여부,그리고 추진한다면 그 방법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인지 주초까지는 결정키로 했다』고 전언. 민정계로서는 각서유출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내각제 공론화를 앞당기고 이에 대한 민주계의 반발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찾느라 고심하는 셈이다. 하지만 내각제 조기공론화에 따른 후유증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결정과정에서부터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한 실정. 우선 연내 내각제논의 유보라는 당 수뇌부의 거듭된 약속을 깨야하며 내각제 적극 추진공표는 현재 진행중인 여야협상을 결정적 파탄으로 물고갈 것이란 관측. 특히 민주계의 반발이 문제이며 이날 안가대책회의 참석대상이었던 김동영 정무1장관이 지역구활동을 핑계로 회의에 불참,민주계의 불편한 심기를 대변했다. 때문에 청와대나 민정계로서는 당도 살리면서 내각제 추진에도 상처를 주지 않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형편에 있다. 청와대측이 감정표현을 자제하면서 얼핏 냉각기를 가졌으면 하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청와대나 민정계가 구상하고 있는 최선의 방안은 노 대통령 혹은 1노2김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내각제에 대한 통일된,그러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데 있다. ○민주계측은 이날 각서누출 경위에 대한 박준병 총장의 공식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각서공개파문을 내각제 개헌에 부정적인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대권후보 부각을 저지하기 위해 「공작」차원에서 기도된 「음모」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3인 합의각서에 따라 내각제 개헌을 적극 추진하려는 민정ㆍ공화계가 내각제 개헌의 무산을 노려 연말까지 시간벌기작전을 벌이고 있는 김 대표측의 의도를 간파,합의각서를 고의로 언론에 유출함으로써 역공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민주계측의 분석. 민주계측은 또 이번 각서공개 파문은 최근 정국정상화협상 과정에서 지자제의 지나친 양보에 불만을 품은 민정ㆍ공화계의 강경보수세력이 협상의 흐름을 바꿔놓기 위해 각서를 공개함으로써 사실상 여야간에 양해가 이루어진 내각제문제를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고의로 유출시켰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이날 하오 서울시내 N호텔에서 청와대측과 접촉,이번 사태에 대한 민주계의 시각을 전달하면서 『공작정치를 중단하지 않으면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항의를 겸한 불만의 뜻을 전달했다는 후문.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상오 당사에서 핵심 측근인 황병태 의원과 함께 각서공개 이후 자신에게 쏠리고 있는 당 내외의 비판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 황 의원은 김 대표와의 면담이 끝난 뒤 『김 대표는 25일 상오 박 총장으로부터 합의각서 사본의 분실경위에 대한 보고를 받기까지 원본 1부만 청와대 금고에 보관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소개하고 『김 대표가 합의각서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마다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은 사본의 존재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 황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3인간에 합의된 대로 비공개의 원칙을 고수한 김 대표보다는 이를 어기고 공공연히 의원들 사이에 이를 유포시킨 측이 도의적인 비난을 받아야 한다』며 민정ㆍ공화계측을 겨냥. 그러나 민주계의 선택폭도 민정계 만큼이나 좁은 것이 사실이다. 내각제 개헌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힐 경우 스스로 분당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되는 입장이 되고 청와대나 민정계의 「분명한 입장」정리에 동조할 경우에도 당내 입지나 정치적 운신폭의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민주계가 어정쩡한 현재 입장고수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은 각서공개 파문이 어떤 형태로 결말지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데다 반대했을 경우 민정ㆍ공화계의 거센 반발과 찬성했을 경우 12∼13명 선에 이르는 계파내 의원들의 이탈움직임을 동시에 감안한 것으로 보여진다. ○…공화계는 내각제 합의각서 파문이 당 내외의 쟁점으로 부각되자 「내각제논의 연내유보」의 당 방침에 대한 새로운 당론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내각제 추진이라는 합당 당시의 합의내용을 대외적으로 확고히하려는 분위기. 최각규 정책위의장은 『내각제 개헌추진은 이미 3당통합 당시 기본합의 사항인만큼 이번 각서파동을 계기로 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절차를 가질 필요가있다』며 조기공론화 희망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당내 기독교인 조찬모임에 참석한 뒤 휴식을 취할 예정이던 김종필 최고위원은 당 비서실로부터 박준병 사무총장이 합의각서 유출과 관련,자신의 거취문제 등을 표명할 것이라는 보고를 받고 당사로 잠시 나와 박 총장으로부터 경위설명을 듣고 『각서유출 경위에 대한 보고만 받았을 뿐 사퇴의사를 전달받지는 않았다』며 박 총장의 사퇴반대 입장을 간접 피력.
  • 외언내언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좋은 점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악마의 발명품』. 앰브로스 비어스는 「악마의 사전」에서 「전화」를 이렇게 풀이해 놓는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점」이란 정겹게 쓰는 편지라도 뜻함이었을까. ◆그 전화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해는 1882년. 1876년 벨이 발명한 지 6년 후가 된다. 그 당시 쓰였던 다리풍ㆍ덕률풍은 텔레폰을 음사한 이름이고 어화통ㆍ전어통은 그 구실을 생각하는 뜻으로서의 이름. 1902년에는 한성(서울)∼인천 사이에도 가설된다. 하지만 해방되던 해까지 서울의 전화 대수는 1만5천6백56대. 전국을 친다 해도 3만대 안팎이었다. ◆그러니 전화를 가진 집이라 하면 대단할밖에 없다. 그것은 1공화국ㆍ2∼3공화국시대도 마찬가지. 80년을 전후할 무렵까지도 전화는 「재산」 속에 들었다. 80년대 들면 3백만 회선을 육박하지만 그래도 신청을 해놓고 좋이 한두해는 기다려야 했던 전화사정. 그것이 지금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신청 즉시 가설될 정도가 되었다. 외국에서 걸어도 이웃집에서 건듯이 감도까지 좋아진 전화. 그 전화가 1천5백만 회선을 돌파하고 있다. ◆그렇게 필수품화해 있는 문명의 이기를 일상생활화할 수 있을 만큼 전화문명을 정립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우리 의식구조. 우선 전화를 걸고 받는 예절부터 많이 잘못되었음은 누구나 느끼는 일이다. 전화통을 잡았다 하면 여고시절 얘기까지 늘어놓는 장광설. 음담패설을 지껄여대는 장난질 전화. 몸살을 앓는 공중전화시설. 114에 폭주하는 하루 3백12만건의 문의전화. 이 모두가 「1천5백만 회선에 부끄러운 작태들이다. △물론 「악마의 발명품」 아닌 「천사의 발명품」. 하지만 문명의 이기란 그것을 선용할 때 더욱 빛나고 값지게 되는 법이다. 이용자들의 높은 공중도덕심 확립이 회선의 증가 자랑보다 앞서는 일 아닐까 한다.
  • 「깡통계좌」몸살…주가 다시 하락/주말 7포인트 빠져「6백16」기록

    주가가 다시 7포인트 빠졌다. 연휴이후 첫장에서 흥겨운 급상승 장세를 펼쳤던 주식시장은 6일 주말장에서 찬기운이 돌아 상당히 완강한 하락세로 일관했다. 종가는 7.66포인트 내려 종합지수가 6백16.47이 됐다. 전날의 상승 무드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당연한 기술적 반락으로 풀이할 수 있으나 마이너스 역전의 힘이 예사롭지 않게 거셌다는게 중평이다. 개장지수는 마이너스 0.2미만이었지만 증안기금과 투신사가 6백억원 정도의 주문량을 쏟아부은 이후의 장세에서 내림세는 오히려 깊어만갔다. 6백35만주가 거래되었고 거래대금은 8백18억원이었다. 전날 활기차게 「사자」를 불렀던 투자층이 뒤로 물러선 대신 「팔자」 물량은 갈수록 불어났다. 매도물량 가운데서는 반등국면 지속에 따른 이식매물이 우선 눈에 띄었다. 지난달 22일이후 전날까지 8일간의 매매일을 통해 종합지수가 40포인트가량 상승한 사실을 짚어보면 상당수의 투자자가 단기이식을 위한 매도 찬스를 엿보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매도층의 주류는 오는 8일로 유예기간이 끝나며 10일 강행(9일은 휴장)될 「깡통계좌 일괄반대매매」와 직면하면서 투자의욕이 꺾인 사람들이었다. 일반 매수세의 관망화 역시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팔자」를 유보하긴 했지만 불안하기는 매도층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매매에 대한 이같은 불안감은 강행 일자가 임박한데서 생긴 불가피한 일시적 현상으로 지적하는 관계자가 많다. 이들은 마이너스 역전이 반대매매에 대한 심리적 충격의 마지막단계로 보고 실제 반대매매가 실시되면 곧바로 최소한 소강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휴 이전의 시황이 반대매매 논의 초기와는 달리 플러스 장세가 유지된 점,그리고 지수가 하락한 이번 주말장에서 2백6개 종목이 상승한 사실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내린 종목은 5백1개였다.
  • OCA의 「이라크 축출」 결정을 보며(북경수첩)

    ◎화합시대의 아이러니 아주 스포츠/OCA회장 피살ㆍ전 회원국 참가 무산/페만 모래바람에 유례없는 위기 봉착 아시아의 스포츠는 어디로 가는가. 전세계에 개방과 개혁의 물결이 흘러넘치고 화해와 화합의 기운이 가득한 이 시대에 아시아는 아연 긴장과 갈등의 몸살을 앓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시대의 아이러니,너무나 아시아다운 비극이다. 아시아 스포츠의 중흥을 위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라는 거창한 기구를 만드는데 앞장섰던 초대회장 제이크 파하드가 쿠웨이트 궁성을 지키다가 이라크침공군에 의해 피살되고 이라크가 쿠웨이트의 합병을 선언했다. 아랍 형제국들을 비롯한 전 아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제재문제,쿠웨이트의 자격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었다. 지난 8일 OCA집행위원회는 아랍분쟁을 야기시켜 아시아스포츠에 위기상황을 조성한 이라크의 북경아시안게임 참가금지 권고를 결의해 총회에 상정,20일 임시총회에서는 전 회권국들의 비밀투표로 이라크의 축출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집행위원회는 북경아시안게임을 3명의 부회장이 분담,주재하고 대회기간중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후임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이라크의 축출로 이라크를 지지한 것으로 추측되는 요르단과 예멘 등 2개국의 불참이 확실시된다. 뜻하지 않은 중동의 모래바람으로 아시안게임은 전례없는 위기를 맞게 됐으며 사상 처음 OCA 38개 전 회원국이 참가하는 최대의 잔치를 치르려던 개최국 중국의 의지도 여지없이 짓밟히게 됐다.
  • 전국에 렙토스피라 경보/수해복구 농민들 주의 당부

    보사부는 17일 전국에 렙토스피라경보를 발표하고 예방 및 방역활동을 철저히 펴도록 각 시도에 지시했다. 이날 주의보가 경보로 대치된 것은 홍수로 인해 들쥐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이 씻겨내려와 논밭에서 피해복구작업이나 추수를 하는 농부들이 이 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때문이다. 렙토스피라증은 초기에는 고열ㆍ두통ㆍ근육통 등 감기몸살 증상으로 시작되어 심하면 폐출혈을 일으켜 목숨을 잃게 되는 계절병이다.
  • 주가 5백90선도 붕괴위기/“팔자”쏟아져… 주말장 13P 밀려

    ◎「반대매매」 악재로 올 최저접근 종합주가지수 6백대의 둑이 다시 무너졌다. 거센 하락세의 물결이 15일 주말 주식시장을 휩쓸어 주가를 20일만에 5백대지수의 늪으로 다시 빠뜨렸다. 반나절장이지만 하락폭이 12.9포인트에 이르러 종가종합지수를 5백90.62까지 가라앉혔다. 지난달 24일 침체기 처음으로 6백선이 붕괴된지 18일장(매매일기준)만의 일이고 다음날인 25일에 파인 연중 최저바닥에 단 2.7포인트차로 다가선 지수다. 연4일째 하락했을뿐 아니라 갈수록 그 물살이 급해지고 있어 이번 속락세 와중에서 현재보다 더 깊은 바닥이 파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했던 최저지수 경신의 찬바람이 내주 증시에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훑어보아도 주가에 보탬이 될만한 지푸라기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는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주말장의 급락세는 최근의 현안인 「반대매매」와 오래묵은 장외문제인 「중동사태」가 악재적 힘을 한꺼번에 쓰는 통에 나타났다. 이라크군이 쿠웨이트 주재 대사관들을 침입하는등 중동사태가 다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며 유가가 급등한다는 보도로 다소라도 호전되는 장세를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반대매매」로 인한 몸살때문에 증시와 투자자 모두가 흔들리고 있는 판에 중동의 나쁜 바람까지 심술궂게 다시 불어제친 것이다. 강제성의 일괄 반대매매가 2주 앞으로 임박하게되는 내주에는 반대매매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저지수 경신을 불가피하다고 전망하는 관계자들은 이같은 사태를 피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그뒤의 회복력발생여부에 생각을 모으고 있다. 「반대매매」는 현재의 바닥지수를 이끌어낸 「중동사태」와는 달리 투자자 전부에게 악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반대매매에 직접 관련된 계좌는 전 증시계좌 4백만개 가운데 4만개미만일 뿐이며 「반대매매」에 대한 장기적 및 대국적 평가는 「긍정」쪽이 단연 우세하다. 장세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을 치우는 일이 순탄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반대매매」로 인한 최근의 투자심리 위축이나 주가속락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 “페만전에 새우등 터질라”… 몸살 앓는 요르단

    ◎강석진특파원이 본 「암만의 딜레마」/이라크ㆍ서방사이 중재노력 “별무성과”/봉쇄따라 인플레 심화… 경제파탄 직면/난민 45만 유입… 식량달려 뒷처리에 골머리 요르단의 수도 암만시의 가로수는 아카시아다. 잡목을 가로수로까지 격상시켜 준 것은 물론 황무지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는 아카시아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중동위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이 아카시아보다 더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해야 될 어려움을 요르단은 맞고 있다. 이라크와 세계여론 사이에 끼여 줄타기외교를 펼쳐야 하고 대 이라크 경제봉쇄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으며 수용능력을 넘는 난민을 감당해야 하는 하나같이 어려운 문제들이 요르단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요르단의 국민들은 거의 압도적으로 이라크를 지지하는 편. 지난 5일 허드 영국 외무장관이 암만을 방문,기자회견을 가졌다. 회견 모두에 요르단 기자단은 서방세계가 이스라엘의 아랍영토 점령에는 관대하면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에는 양팔을 걷어 붙이고 나서고 있다고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약간 뚱뚱한 기자대표가 허드 외무장관 앞에서 성명을 읽어 내려가자 박수가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9월8일 요르단의 전 외무장관ㆍ왕세자 법률고문ㆍ현직 언론인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 「현 위기상황의 원인」이라는 세미나에서도 토론자들은 「무력침공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지만」이라는 단서를 일단 내건 뒤에 쿠웨이트가 「사적으로 이라크의 일부분이라는 법적 뒷받침을 제시하는 한편 서방세계의 이중기준을 규탄해 마지 않았다. 요르단 정부로서는 국민들의 이라크지지 여론과 세계여론 사이에서 어렵게 행보중이다. 후세인왕은 일면 유엔의 경제제재에 동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 유럽 이라크를 돌아다니면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중재효과는 거의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요르단정부가 이처럼 곡예외교를 펼치는 것은 국민의 70∼80%가 팔레스타인계로서 이스라엘의 점령지 철수여론이 강력하고 사방에 강대국을 두고 있다는 점과 아울러 이번 사태로 자칫하면 경제가 파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요르단은 최근 2∼3년간 80억달러에 달하는 외채와 두 자리를 넘는 인플레,20%에 달하는 실업률 등으로 고전해왔으며 최근에는 IMF(국제통화기금)의 권고로 재정긴축을 실시해왔다. 요르단경제의 유일한 활로는 대 이라크 경제협력이었는데 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봉쇄 결의로 말미암아 상황은 급전직하의 형국이 돼 버렸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지난 10년간 경제협력관계를 증진,거의 통합의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라크는 요르단으로부터의 수입상품에 대해 15%의 가격경쟁력 제고효과가 있는 관세혜택을 주었다. 이라크는 또 요르단에 우호가격으로 석유를 공급,연 2억8천만달러를 간접지원해 왔다. 이에 따라 요르단 제조업분야에서 대 이라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게 됐으며 전체 노동력의 3.7%가 이라크에 진출,외화를 벌어들였다. 여기에 노동인구의 8%에 달하는 쿠웨이트진출 인력,아카바항을 통한 대 이라크 운송업,이라크의 대 요르단 채무상환액 연 3억달러 등을 합치면 요르단은 경제봉쇄로 말미암아 44%의 실업률과 연 20억달러이상의 손실을 본다는 것이 요르단측의 분석이다. 기자가 아카바항을 취재했을때 부두에는 이집트 난민수송용 페리 2척만이 있었을 뿐 화물선은 단 한척도 없었고 부두 주변에는 화물트럭과 컨테이너들이 벌판을 메우다시피 놀고 있었다. 한산한 아카바항의 모습은 이웃한 이스라엘의 일라트항에 화물선들이 입항해 있는 모습과 좋은 대조를 이루었다. 요르단국민들이 서방세계가 자국에 대한 지원에는 인색하면서 경제봉쇄에 참여하라고 다그치는데 대해 분개하는 이유를 대번에 느낄 수 있을 만큼 적막한 분위기였다. 주요 외화수입원의 하나인 관광업에도 찬 서리가 내렸다. 요르단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 페트라와 카라크성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져 버렸다. 한창 관광철이어야 할 9월인데도 거의 모든 관광프로그램이 운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난민 뒤치닥거리는 요르단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두통거리. 아시아계 난민들의 구호문제는 전세계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거의 요르단에 내맡겨져 있는 상태다. 요르단으로 입국한 난민의 숫자는 사태발발후 지금까지 줄잡아 45만. 이 가운데 아시아계 특히 인도계 난민들의 상당수가 본국으로 떠나지 못한 채 반거지가 돼 있다. 이라크와의 접경지역,암만교외,아카바항근처 등의 황무지위에 거의 노숙하다시피 지내고 있는 이들 난민의 숫자는 10만은 넘으리라고 추산되고 있다. 먹을 물ㆍ식량ㆍ의료진이 턱없이 모자란다. 지평선과 맞닿아 있는 빵 배급줄,물 한통에 수십개의 손이 달려들어 아우성치는 모습 등을 요르단 TV는 연일 비추고 있다. 유엔구호기구(UNRO)의 엠하메드 에시피조정관의 말처럼 요르단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채 구호활동을 펴 왔지만 즉각적인 대규모의 외부지원없이 인구 3백만이 못되는 조그만 나라가 수십만의 난민을 구조하기는 역부족이다. 아직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로부터 넘어올 제3국인 숫자가 1백만을 넘는다는 보도이고 보면 난민문제는 이번 중동사태가 낳은 가장 비극적 결과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와 쿠웨이트가 미군 주둔비로 수십억달러씩 내놓으면서도 난민구조에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요르단 국민들에게는 적지않게 반감을 사고 있는 상태다. 기자가 요르단에 입국할 때 갖고 있었던 사우디신문을 공항에서 압수당한 것이나,쿠웨이트인들이 요르단에서 배겨나지 못하고 떠나고 있는 것,하산 요르단 왕세자가 전세계가 난민의 인간적 비극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격렬하게 공개 비판한 것 등도 안팍 곱사등이 신세가 된 요르단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이었다.
  • 부산등 5개항,수입화물로“몸살”/시멘트등 반입급증…체선ㆍ체화 심각

    ◎화물선 48척 “하역대기”/부두에도 1백67만t 쌓여 최근 국내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시멘트ㆍ원목등 건축자재의 수입물량이 급증하면서 각항구에 들어온 화물선박이 제때 하역을 못하고 대기하는 체선현상과 하역된 화물이 부두에 쌓여 있는 체화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8일 해운항만청에 따르면 부산ㆍ인천ㆍ포항ㆍ울산ㆍ동해 등 5개 항에서 하역을 대기하고 있는 선박은 시멘트가 주로 반입되는 인천항에 29척,원목반입이 많은 부산항에 13척 등 모두 48척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 5개항구의 부두에 쌓여있는 화물은 모두 1백67여만t으로 부산항이 76만9천t,인천항이 51만6천t이나 된다. 이는 반입 화물량에 비해 항만시설이 부족한데다 최근 시멘트와 원목등의 수입물량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고 후방수송로의 교통체증이 심각해 화물인수마저 늦어지고 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또 항만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공휴일작업을 기피하는 것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해운항만청은 이에 따라 상공부와 경제기획원등과 협의,시멘트등 건축자재를 하역이 편한 컨테이너나 포장단위를 크게 해 선적토록하고 하역항을 적체가 심하지 않은 곳으로 유도하며 하역회사ㆍ항운노조ㆍ화주등 항만유관단체와 긴밀히 협조해 인부들의 하역작업을 독려하기로 했다. 또 식물검역소등과 협의해 수입화물의 방역제도를 개선해 검역시간을 단축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 미수금 몸살로 폭락/8P 밀려 주가 6백20도 무너져

    종합주가지수 6백2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6일 주식시장은 전장내내 미수금 및 미상환융자금등의 악성물량이 계속 쏟아져 나온데다 남북총리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무산되고 중동사태가 무력충돌로 확산되리라는 위기감마저 나돌아 3일째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거래량은 9백60만주로 전날에 비해 다소 활발했으나 종합주가지수는 8.71포인트 빠진 6백16.29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1천2백75억원이고 상한ㆍ하한가 종목은 각각 14,75개였다. 반대매매에 따른 악성물량이 쏟아진 전장은 페만사태의 악화와 원유가 상승,도쿄증시의 폭락 등 악재가 속출,증안기금이 1백20억원을 풀어 매도물량을 거둬들였으나 주가를 받치는 데는 역부족,지수가 10.60포인트 빠졌다. 증안기금은 3백80억원을 더 쏟아부어 후장 한때 하락폭을 5.49포인트까지 줄이기도 했으나 추락하는 주가를 붙잡지는 못했다.
  • 일 은행들 마구 대출/땅값 폭등 부채질(해외경제)

    ◎토지관련 여신총액 47조엔 육박/은행들, 비난일자 융자억제 나서 지가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에서도 은행의 방만한 대출이 땅투기의 원인으로 지목돼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은행들이 비난을 받고 있는 이유는 중소부동산업자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무제한적인 자금지원을 받아 투기적 토지거래에 나섬으로써 지가앙등을 부채질해왔기 때문. 사회적인 비난여론이 아니더라도 언제 투기의 후유증이 증폭될지 모르는데다 일부업자들의 경우 대출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폭락으로 대출금 상환마저 어렵게 돼 은행들도 서둘러 대출요건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일본열도의 땅값폭등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주식값과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물거품경제」론이 제기되면서 일본 은행들도 이제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부동산경기가 침체되면 담보가치의 하락으로 부동산 담보대출금의 회수가 불투명한 것은 자명한 일. 이같은 위기의식 때문에 일본 금융기관들은 공적인 택지개발기관에 대한 대출을 제외하고 부동산관련 대출액의 증가가 총대출액 증가를 넘어서지 않도록 대출을 억제하고 나섰다. 아울러 부동산관련 대출의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부동산업자ㆍ건설업자 등에 대한 대출을 매분기마다 점검해 대출총량을 규제해 나가기로 했다. 일본 은행들의 이같은 총량규제조치는 대장성의 지도에 따른 것이긴하나 금융업무의 자율화추세속에 시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은행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금융기관의 토지관련 대출잔액은 46조9천억엔으로 전년에 비해 14.1%가 증가,토지투기가 극심했던 87년(17.6%)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돼있다. 특히 토지관련 대출 증가율이 총대출증가율 10.9%를 웃돌고 있어 부동산투기가 극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은행들의 부동산관련 대출의 억제조치로 땅투기가 얼마만큼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일부 중소기업들이 부동산을 담보로 과잉대출을 받아 투기에 나섰다가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투기 진정과 대출금의 건전화를 위해 취한 일본 은행들의 규제조치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고집하고 있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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